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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계 자성·쇄신 움직임 확산

    자기 쇄신을 통한 불교계의 저항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지난달 26일 자성과 쇄신을 위한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의 5대 결사운동이 시작됨을 밝힌 데 대해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20여개 불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세했고, 여기에 일반 신도들도 ‘민족문화수호 중앙신도 실천위원회’를 꾸려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는 15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승 총무원장, 혜총 포교원장, 현응 교육원장, 김의정 중앙신도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전액 삭감된 문화재 보호 방재 예산의 대응책으로 산불 피해와 문화재 보존을 위한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만인 모금운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신도회는 지난해 꾸준한 문화재 환수운동을 벌여 일본으로부터 조선왕실의궤의 반환 의사를 받아낸 바 있다. 중앙신도회는 이 밖에도 불교의료봉사단 ‘반갑다 연우야’를 통해 이동 한방버스를 운영하며 이주노동자, 취약 계층에 한방 봉사 활동을 펼치고 몽골, 동남아시아 등에서 의료봉사 활동도 가질 계획이다. 김의정 신도회장은 “불교의 전통은 물론 민족문화가 폄훼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올해의 정진 주제를 자각자구(自覺自求)로 잡은 만큼 우리 불자들이 교구신도회와 신행 단체 활성화는 물론 민족문화수호 실천위원회 조직과 모금운동을 전개할 것을 거듭 다짐하며 용맹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복지는 정치의 힘이다/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복지는 정치의 힘이다/박홍기 논설위원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지난 2009년 12월 “당신 같은 부자도 아동수당을 받을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중학교 졸업 전인 16세까지 매달 2만 6000엔씩을 주기로 한 민주당의 아동수당을 둘러싼 소득제한론 논란이 한창 진행되던 때다. 아동수당은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의 ‘생활 제일’을 뒷받침하는 복지정책 가운데 대표 격이다. 정치인 중 가장 부자인 하토야마 총리는 “받아 기부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어린이의 성장은 사회 전체가 지원한다는 취지 아래 가계소득에 관계없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 2000만엔 이상의 고소득 가정을 제외하는 안도 검토했으나 해당 자녀 연령층이 1% 미만인 수만명에 불과,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기부 제도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보편적 복지를 선택한 것이다. 현재 아동수당은 당초 약속과는 달리 재정 탓에 절반인 1만 3000엔만 주고 있다. 복지는 돈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본 민주당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요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다. ‘지교시와케’( 事業仕分け)라는 국책사업 및 예산 재평가를 위한 공개심의를 통해서다. 2009년 12월 첫 공개심의에서 1조 7700억엔의 예산을 깎아 재원을 확보했다. 충분하지 않았다. 간 나오토 총리는 올해 세수 부족이 커지자 50조엔어치의 국채를 발행했다. 국가부채 비율이 처음으로 200%를 넘어섰다. 때문에 증세론이 강하게 떠오르고 있다.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26.7%인 데 비해 일본은 18.0% 수준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가부도위기설’도 사뭇 다르다. 국채의 95% 이상은 금융기관이나 개인 등 국내 투자가들이 갖고 있다. 5%만 외국인이 보유했을 뿐이다. 해외에 빌려준 돈이 무려 2조 800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대 채권국이다. 외환보유고도 1조 달러가 넘는다. 실제로 국민들 사이에 정책의 방향성 자체를 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본을 거론한 것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복지 논쟁의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민주당은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 등록금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니 ‘서민 속이는 표 장사’니 하는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정면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저서 ‘도덕, 정치를 말하다’에서 말한 ‘자애로운 부모’와 ‘엄한 부모’ 모델론과 같다. 분명한 점은 사회가 전례 없이 양극화, 빈곤층 증가, 저출산, 고령화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넘쳐 흐르는 물이 바닥을 적신다는 ‘적하효과’(Tricle down effect)의 한계도 체감했다. 새로운 정책 이념과 정책 혁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성장 정책에 치중한 탓에 분배에서 출발하는 복지는 사회적 호응을 거의 얻지 못했던 터다. 따라서 복지 논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바람직하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과 질, 생활보장, 한국의 미래를 따질 만큼 사회 의식이 커졌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복지에 눈을 떴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복지엔 사회적 구성원, 즉 국민적 공감대가 필수적이다. 논쟁 양상에서는 색깔론과 같은 구태에서 벗어나야 함은 물론이다. 민주당이 야심차게 빼든 무상복지도 보다 설득력을 얻으려면 재정 확보 등 챙겨야 할 부분이 적잖다. 정책적 대안보다는 “단편적 논쟁”이라며 폄훼하고 정치적 공세를 펴는 여권 측의 자세도 별로 보기 좋지 않다. 우리나라의 예산 대비 복지지출 비율은 28%로 OECD 국가평균 45%에 비해 턱없이 낮다.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도 복지예산은 7.5% 수준으로 OECD 국가평균 19.3%와 큰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재원 마련은 공감대만 이뤄지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복지는 정치적 결단의 산물이자 국민의 몫인 까닭에서다. 담론이 무성할수록 복지 현실은 개선돼 나갈 것이다. 때문에 불붙은 정치권, 시민단체의 복지 논쟁은 치열하되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hkpark@seoul.co.kr
  • 오피니언 리더 ‘참나’를 찾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전문적으로 참선 수행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정·관계, 재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선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마음의 평화와 자유를 얻게 해 주는 곳이다. 서울 조계사는 25일 서울 청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년 4학기제의 참선 전문 수행과정인 선림원(禪林院)을 오는 3월 10일 개강한다.”고 밝혔다. 이곳이 불교적 가치관을 지닌 사회 주도층 인사들의 네트워크로 작용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선림원은 다음 달 7~20일 입학 원서를 받는다. 대학 졸업자나 조계종 산하 불교교양대학 또는 일반 4년제 대학 이수자 가운데 서류전형과 면접심사를 거쳐 제1기 4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수강료는 한 학기에 100만원. 선림원 수행 과정표를 보면 참선 입문 단계부터 중급, 고급, 심화 단계까지 갖추고 법문과 강의, 실참 수행을 한다. 여기에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 스님을 비롯해 산중 선방에서 수행 중인 수좌 스님들이 특강에 나선다.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과 금강경, 육조단경, 임제록 등을 강의한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과 김희옥 동국대 총장, 진 리브스 중국 인민대 석좌교수, 푸른 눈의 가톨릭 사제 서명원 신부(서강대 종교학부 교수) 등이 특강을 맡아 종교에 대한 인식과 참선 수행의 외연도 넓혀준다.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은 “‘정부와 보수 개신교계의 불교 폄훼와 전통문화 홀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교적 가치관을 지닌 여론 주도층, 사회지도자들의 인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에서 선림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신한류(韓流)에 한류(寒流)

    신한류(韓流)에 한류(寒流)

    케이팝(K-pop)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新)한류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에서 신한류 주역인 걸 그룹을 폄훼하는 만화가 버젓이 유통되는가 하면 타이완에서는 한국 드라마 방영을 제한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한국 걸 그룹의 성 상납을 묘사한 ‘K-POP 붐 날조설 추적’이라는 제목의 만화가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만화에는 걸 그룹 소녀시대의 무대의상을 입고 속옷을 노출하거나 카라를 연상시키는 여성들이 옷을 입지 않은 채 엉덩이춤을 추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작가가 취재를 바탕으로 각색했다고 밝힌 이 만화는 전직 아이돌 출신인 한국인 호스티스가 한국 아이돌의 실상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국 걸 그룹들이 성 상납을 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한해 1조 6000억엔(약 20조여원)을 투자해 한류를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소녀시대와 카라 소속사는 13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카라 소속사인 DSP미디어 측은 “만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걸 그룹들을 지극히 선정적이고 악의적인 내용들로 표현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므로 사태를 파악한 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일본 측 변호사와 논의한 뒤 강력 대응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앞서 타이완 국회의원들은 지난 11일 한국 드라마 등 외국 프로그램의 타이완 TV 방영 비중을 40%에서 20%로 제한하는 내용의 ‘유선 라디오 TV법’ 개정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 스타 양수쥔 선수가 실격패한 사건으로 타이완에서는 반한(反韓) 감정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는 한국에서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어린 소녀들이 ‘노예계약’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획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신한류에 대한 반발 및 견제 심리가 이 같은 현상을 낳은 것 같다.”면서 “문화 흐름이 강제로 막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류 콘텐츠도 지나치게 한국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다른 나라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진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류 붐이 이미 상당히 뿌리내린 만큼 타이완이 법 개정을 하더라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더라도 현지 정서에 맞는 콘텐츠 개발, 합작 프로젝트 시도 등 반한 감정에 적극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김정은기자 erin@seoul.co.kr
  • [사설] 종교계에 쏟아진 쓴소리 겸허히 수용해야

    종교의 제자리를 찾자는 자성의 쓴소리가 이어진다. 엊그제 이웃 종교 대화 자리서 ‘내 종교가 최고’란 인식을 버리라는 외국 신학자의 충고가 있었다. 종교 대화의 세계적 권위자인 폴 니터 박사의 경고다. 이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한국교회가 가난을 도난 맞았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신년에 나란히 나온 고언들이 예사롭지 않다. 인류 최고의 도덕률이라는 종교의 미덕은 관용과 사랑이다. 남을 배려·포용하자는 정신이자 빛이다. 그런데 우리 종교계는 배타적 우월과 집단 이기주의로 빠져드는 것 같아 두렵다. 지난해 시끄러웠던 봉은사 사건과 그 언저리서 터진 개신교 신자들의 사찰 내 기도며 ‘봉은사 땅 밟기’의 폄훼가 대표적일 것이다. 따져 보면 봉은사 사건도 정치적 배경이 있다지만 대형 사찰이기에 생긴 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개신교 신자들의 사찰 난입은 폴 니터 박사 말 그대로 종교적 우월감의 표본이다. 템플스테이 예산삭감 후 조계종이 택한 정부·여당 인사의 산문 통제도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불교적 이해, 배려와는 멀다. 최근 소망교회 담임목사 폭행사건은 기독교의 ‘믿음·소망·사랑’ 가치의 부끄러운 외면이 아닌가. 한국 기독교는 가파른 개발과 성장의 사회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섰던 배려의 역사를 갖고 있다. 1700년 역사를 갖는 한국불교의 핵심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이라는 우주적 차원의 구제다. 지구상 유례 없는 종교다원주의 국가라는 찬사의 바탕은 바로 이 배려와 구제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외형의 성장·치레와 세상을 등한시한 속빈 염불이 한국종교의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폴 니터 박사는 “기독교·불교 두 종교가 모두 관심을 가진 것은 고통”이라고 했다. 김 목사가 촉구한 것도 경건과 절제다. 우리 종교계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새해 벽두의 큰 화두라고 본다.
  • 불교계 정초부터 내부결속 다지기

    새해가 밝았지만 불교계의 결기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새해 벽두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상징적 성과물’인 청계광장에서 1080배를 봉행하며 불교계 자립 의지를 드높일 계획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10일 오전 총무원 등 중앙종무기관, 재가 종무원, 관련 산하단체 등을 중심으로 ‘민주주의 회복과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80배 정진’을 연다. 예정된 행사 진행은 단출하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 스님, 기획실장 원담 스님 등을 비롯해 300여명의 불자들이 모여 108배를 열번 한다. 요란하고 호들갑스러운 구호도, 날선 주장과 규탄 발언도 없이 그저 불경을 낭송할 뿐이다. 세 시간 정도 독경 소리에 맞춰 묵묵히 1080배를 봉행하는 모습을 통해 외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민족문화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겠다는 뜻이다. 이날 직접 죽비를 들고 나설 민족문화수호위원장 영담 스님은 “정부나 여당 어딘가를 겨냥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행사”라면서 “중앙종무기관부터 시작해 불교의 역량을 결속해 나간다는 의미와 자신을 낮추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뜻을 스스로 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이후로도 계속된다. 청계광장 1080배 다음 날인 11일 성도재일(成道齋日·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날)에는 전국 3000여 사찰에서 민족문화 수호 동시법회를 열 예정이다. 불교문화유산 훼손 실태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등 사회 일각의 불교 폄훼와 차별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정월대보름인 다음 달 17일에는 4대강 개발 현장에서 방생법회와 1080배 정진을 한 차례 더 가질 예정이다.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0일 결사’가 끝나는 3월 23일에도 1080배 정진이 예정돼 있다. 정웅기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은 “대립과 갈등을 통해서가 아닌, 노력과 성찰을 통한 불교계 내부의 의미 있는 변화와 개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총무원은 4일 “종단에서 시행하는 연등법회와 봉축 법요식 등 각종 행사에 정부 관계자 및 정치인의 참석을 원칙적으로 배제한다.”면서 “여당 정치인은 단호히 거부하며 기타 정치인 및 기초·광역단체장은 참석을 자제토록 권고한다.”는 내용의 종무 행정지침을 전국 본사와 말사에 보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올 한국경제 ‘5% 성장’ 근거·방안은

    올 한국경제 ‘5% 성장’ 근거·방안은

    3일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5%대의 고성장에 방점을 찍으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6.1%의 경제성장률을 올해도 이어갈 수 있다는 정부의 자신감과 정부의 바람을 담은 기대치라는 주장이 서로 엇갈린다. 국내외 경제기관 대부분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대 후반에서 4%대 중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 목표와 최대 1% 포인트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기대와 현실의 격차만큼이나 커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가장 낙관적이라고 지적받았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치(5.5%)가 실제 수치(6.1%)에 가장 가까웠다는 점에서 정부 목표가 단순히 기대치라고 폄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 국장은 정부의 5%대 경제성장률 근거와 관련, “내수의 60%를 차지하는 소비가 4%대 초중반 수준으로 증가하고, 수출도 미국 경제의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경제의 양대 축인 내수와 수출 성장세가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소비는 고용과 임금 상승에 힘입어 양호한 증가세가 예측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가 28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건설투자는 주택건설 개선 등으로 2% 안팎의 증가세를 점쳤다. 설비투자도 대내외 수요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 기업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7% 내외의 성장이 예상됐다. 수출은 신흥국의 가파른 성장과 미국 경제의 회복 등으로 연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는 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이 15%가량 늘어 올해(290억 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160억 달러로 전망됐다. 김현욱 KDI 박사는 “정부가 밝힌 5% 성장은 물론 달성 가능한 범위에 있다.”면서 “다만 5% 성장 달성을 위해 경기확장 정책을 장기화하면 정상적인 경제운용이 지연되는 부작용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5%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국제 원자재값 상승,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 등 여러 변수를 잘 극복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다만 이 같은 변수들은 한국 정부가 컨트롤할 수 없는 만큼 무리한 성장 정책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난해 6%대의 고성장은 정치적 측면이 컸다.”면서 “올해도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유럽 재정위기 등이 해소되면 5%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김민희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 다른 종교의 포용에 관한 대통령령/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른 종교의 포용에 관한 대통령령/함혜리 논설위원

    기원전 3세기 경 인도 마우리아 제국에 아소카(Asoka)라는 왕이 있었다. 용맹스러웠던 그는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영토를 넓혀 인도 최초로 통일 국가를 이뤘다. 왕위에 오른 지 8년째 되던 해 칼링가국 정복에 나선 아소카 왕은 피비린내 나는 정복전을 치르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깊이 느끼고 무력에 의한 정복을 그만두었다. 대신 불교를 믿으며 모든 인간이 지켜야 할 윤리와 법에 의한 통치를 실현하고자 했다. 불교를 융성하게 하는 데도 힘을 쏟았지만 동시에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항상 강조했다. 종교로 인한 갈등이 얼마나 큰 불행을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기둥에 새겨진 아소카 왕의 칙령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누구나 자신의 종교만을 숭앙하고 다른 종교를 저주해서는 안 된다. 다른 종교도 존중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의 종교에 무덤을 파는 것이며 다른 종교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해하는 것이 좋다. 경청하라. 다른 종교의 가르침이나 교의에도 귀를 기울이라.” 23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 우리나라에 이런 내용의 칙령을 선포하면 어떨까. 군주나 황제가 없으니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그 주체가 된 ‘다른 종교의 포용에 관한 대통령령’이라면 적당할 듯하다. 템플스테이 예산문제로 확대된 불교차별 논란, ‘봉은사 땅밟기’와 같은 일부 개신교도들의 불교 비방과 폄훼 등 우리 사회에서 점점 심화되는 종교 갈등을 보면서 해 본 생각이다. 불가능하겠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아소카왕이 그랬던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모든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령을 제정해 선포한다면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듯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이 법령을 공표한다면 대통령 자신과 현 정부의 종교를 둘러싼 여러 소모적 논란이나 오해들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법령의 목적은 종교인들이 배타성과 오만에서 벗어나 한층 더 성숙해지도록 독려하고 종교가 사랑과 평화, 자비의 실천이라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가 많은 종교가 상호간 차이로 인한 테러나 폭력, 차별 없이 공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종교적 갈등과 분쟁은 위험 수위를 향해 치닫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현 정부 들어 종교갈등이 유난히 심각해졌으며 이는 개신교 신자인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집권초기 소망교회 인맥을 요직에 등용해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고 청와대에 목사를 초빙해 예배를 드린다는 얘기도 간혹 흘러나온다. 공무원들이 기독교 신자인 대통령과 기독교 신자인 기관장을 의식해 정책을 집행한다는 오해를 받기 일쑤다. 어떤 이유에서든 대통령이 종교 편향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종교 갈등과 관련해 좀 더 분명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대통령령 같은 것을 제정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국민 앞에서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을 재천명하고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당부해야 한다. 공직자들에게는 국민 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어떠한 편향된 정책도 불허하며, 만약 그럴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대통령에게도 신앙의 자유는 있다.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여러가지 종교를 화합하도록 하는 것 또한 다종교 사회를 안정되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 대통령의 중요한 의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치우침 없는 중도의 시각으로 종교를 화합하게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것은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의 큰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종교가 서로 관용하고 화합해야 나라와 국민이 평안한 법이다. lotus@seoul.co.kr
  • [사설]조계사에 불 밝힌 성탄트리만 같다면…

    엊그제 조계사 일주문에 성탄축하 트리가 불을 밝혔다. 한국불교사상 사찰에 성탄트리가 서기는 처음이다. 점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가 나란히 섰다. 이날 자승 총무원장은 “평화와 관용을 위협하는 아집·독선을 이겨내야 한다.”며 “예수의 마음, 부처의 지혜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냈다. 화답이라도 하듯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은 최근 문제가 된 템플스테이 예산을 정부에 요청했단다.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웃 종교 간의 화합과 소통이 흐뭇하다. 성탄 트리가 선 조계사는 2008년 불교 폄훼에 맞서 전국으로 번진 범불교도대회의 도화선이 된 현장이다.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의 차량을 수색하고 신분증까지 요구해 불심을 자극한 조계종 총본산이자, 한국불교 1번지인 것이다. 그때 성난 불심의 바탕은 개신교의 불교 폄훼와 그에 맞물린 정부의 인사·정책에 대한 불만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내년 예산에서 템플스테이 지원금이 빠진 뒤 조계종이 정부와의 대화 단절을 선언하고 정부·여당 인사의 산문 출입을 막은 조치를 보면 3년 전 파란의 재탕인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런 현장에서 조계종단이 성탄 트리에 불을 밝힌 의미를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종교의 큰 가치는 배려와 관용일 것이다. 나를 낮춰 평화와 사랑을 이루자는 미덕이다. 그런데 배타주의와 편협이 부른 일련의 상황은 ‘지구상 유례 없는 종교천국’의 찬사가 무색하다. 범어사 방화와 팔공산역사문화공원 백지화, KTX 울산역의 통도사 병기 누락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한 양상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슬람채권(스쿠크)을 발행해 중동 오일머니를 흡수하자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의원들의 반대로 보류된 것을 놓고도 말이 많다.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는 배타주의는 종교만이 아니라 사회의 균열을 부른다. 조계사 성탄 트리의 의미를 단순히 바라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 연평도 전사자 폄훼발언 구설 황진하 의원 “유가족에 사과”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군 장병들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황 의원은 지난 10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 참석, “군인 사망자 2명이 있다고 하지만 사실 전사가 아니다.”면서 “(한명은) 대피호에 있다가 담배 피우러 나간 뒤 파편에 맞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의원은 12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전사자 유가족과 해병 장병과 국민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어 “전사자가 아니라고 말하거나 담배를 피우다 죽어서 전사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적이 없다.”면서 “전사한 서정우 하사 유가족에게는 일단 전화 연락이 돼 사과 말씀을 드렸고, 이유를 불문하고 유가족 여러분과 해병 장병에게 대단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내년 최소 3개학년 무상급식”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지원조례 의결에 반발해 시정협의를 중단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압박했다. 곽 교육감은 “서울교육청은 서울시의 협조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부터 최소한 3개 학년에 대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며 무상급식 강행의지를 재확인했다. 곽 교육감은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보편적 교육복지의 참뜻이 일부 정치권에서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참담하게 폄훼당하는 상황을 더는 지켜보기 어려웠다.”며 ‘무상급식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 오 시장을 치받았다. 곽 교육감은 “의무교육은 서울시민 다수가 지지해 이미 시민적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라면서 “부모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수업료를 면제하고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것도 의무교육에 필요한 보편적 복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 시장의 선거 공약인 학습준비물 지원 역시 보편적 교육복지의 일환”이라며 “친환경 무상급식과 학습준비물 간에 이중 잣대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곽 교육감은 오 시장이 제안한 무상급식 TV토론에 대해 “아이들 밥 먹이는 무상급식에 대해 이념적 편 가르기나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경계한다.”며 거부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北에 즉각적·궤멸적 대응 왜 못하 는가

    연평도가 시커먼 연기로 뒤덮인 채 ‘북한군 포격 계속’이라는 자막이 뜬 그제 오후, 생방송을 지켜본 국민은 경악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쪽 대응이 늦어지면서 불안·초조해지는 마음을 다스리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북한군은 민가를 무차별 포격하는데 우리 군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이번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가.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은 1953년 정전 협정 이래 처음인 우리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었다. 그동안 북쪽이 군인이나 군사시설을 기습 공격한 일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민간인 살상조차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적은 없었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는 우리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 그런데도 군은, 평소 한국과 미국의 군사 당국이 공언한 것과는 달리 ‘즉각적이고 궤멸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이후 한·미 양국은 서해상에서 다양한 합동 군사훈련을 해왔다. 북한에 천안함 폭침의 책임을 묻는 한편으로 무력 도발을 또다시 일으킬 때에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다. 그 기저에는 철저한 응징을 다짐하는 결의가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한·미 군사당국의 결의를 굳이 빌려다 쓸 필요도 없다. 우리 군의 교전수칙에는 북한이 도발할 때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을 적용하도록 했다. 즉, 북한군이 한 발을 사격한다면 우리는 그 이상으로 대응하며, 필요하다면 사격 원점까지 격파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교전수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북한군의 2차 공격을 차단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터이다. ‘확전말라’ 발언 혼선 책임 물어야 마땅 그런데도 군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첫 공격이 있은 뒤 13분이나 지나서야 반격에 나섰고 대간첩작전에나 적용할 법한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게다가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어제 국회 답변에서 ‘13분 후 반격’을 “훈련이 잘 됐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옹호했다. 첨단기기가 총동원되는 현대전에서 13분이 ‘빠른 대응’이라니 기막힌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북한이 연평도 포격에 그치지 않고 전면전을 시도했다면 13분 사이에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지 국방부장관은 정녕 모른다는 얘기인가. 더구나 북의 해안포는 약 5분간 포격한 뒤 동굴 진지 안으로 이동하므로 발포 준비 후 10분 이내에 정밀타격하지 않으면 궤멸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대응’이라 강변할 수 있는가. 연평도에 보유한 자주포 6문 가운데 2문이 고장나 사용하지 못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따름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연평도 포격’을 보고받은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 한 지시가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였다고 알려진 것이다. 다행히 이 대통령의 지시는 “교전수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같은 혼선이 빚어지게 된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어떤 도발도 억지할 수 있는 전력·태세 갖춰야 우리는 분단 현실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원한다. 설사 통일의 대업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남북의 한겨레가 더 이상 전쟁의 상흔 없이 서로를 보듬어 안는 그날을 차분히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북쪽의 지배자 집단은 불행하게도 광기에 찬 집단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1962년 ‘쿠바 사태’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당시 소련은 미국의 턱 밑인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고, 이에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은 해상봉쇄 조치를 취했다. 결국 소련이 미사일을 철수해 사태가 종결됐다. 역사는 케네디 대통령의 결단이 미·소 간 충돌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하지, 그를 모험주의자로 폄훼하지 않는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북의 지배층이 바뀌지 않는 한 북의 무모한 도발은 앞으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도발을 응징하고 전쟁을 억지할 힘을 우리가 갖추는 일이다. 북의 공격에 ‘즉각적이고 궤멸적인 대응’을 하는 것만이 저들이 더욱 무모한 도발을 기도하지 못하게 막는 힘이다.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그때 우리 군은 왜 즉각적이고 궤멸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는가. 군은 국민 앞에 그 이유를 명백히 밝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언제까지 말로만 ‘응징’하고 사후약방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것인가.
  • [女談餘談] 꿈과 패기는 누구의 것인가/윤설영 산업부 기자

    [女談餘談] 꿈과 패기는 누구의 것인가/윤설영 산업부 기자

    얼마 전 언론계의 한 후배가 기자직을 그만두었다. 후배는 대학교 교직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기자를 하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로서는 적잖이 충격이었다. 기자라는 직업과 대학교 교직원이라는 직업의 괴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비단 그 후배뿐만이 아니다. 대학 4학년인 한 후배는 학점 4.3, 어학연수 경력, 토익 고득점 등 온갖 훌륭한 스펙을 갖췄는데 꿈은 역시 교사다. (교직원이나 교사를 폄훼하는 게 아니다). 그는 아등바등하기보다 정해진 일을 하면서 즐기며 살고 싶다고 했다. 왜 좀 더 다이내믹하거나 신나거나 재밌는 일을 찾아보지 않는지 핀잔을 줄 생각도 해 봤지만 다른 인생관을 강요할 수는 없었다. 얼마 전 알게 된 한 벤처 기업인은 “요즘 졸업생들이 안정된 공무원, 대기업 같은 것만 찾고 도전하는 정신이 없다. 인턴을 열심히 가르쳐 놓아도 막판에 최종입사는 안 한다. 그래서 사람 뽑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탄했다. 얘기를 듣고 나니 과연 ‘젊은이=꿈, 패기’라는 등식이 아직도 유효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태를 두고 그들만 탓할 수는 없다. 젊을 때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해 볼 만한 비전을 기성세대들이 보여 주지 못한 탓이 더 크다. 열심히 일한 아버지, 어머니의 은퇴 후 쓸쓸한 모습,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하루벌이를 위해 길을 나서는 노인들. 젊은 친구들이 그들을 보면서 어떤 미래를 그려 봤을지 그들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G20 정상회의로 나라가 붕 떠 있었다. G20 의장국으로서 국격이 높아지고 자부심도 커졌을지 몰라도 현실은 G20 이전과 다름없다. 대포폰과 청원경찰 로비 사건으로 얼룩진 정치권, 그 밖에도 고물가, 명예퇴직, 실업률, 학교비리 등 암울한 현실은 현재 진행형이다. G20 의장국으로서 역할은 훌륭했지만 이젠 국민이 일상에서 희망을 느낄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공유하고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누가 젊은 친구들에게 꿈과 패기를 권유할 수 있겠는가. snow0@seoul.co.kr
  • 충북도의회 역할은 지사 지원군?

    충북도의회 역할은 지사 지원군?

    충북도의회가 집행부 견제보다 이시종 지사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체 의원 35명 가운데 22명이 이 지사와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한나라당 등 다른 정당 소속 도의원들이 이 지사를 비판하면 민주당 의원들이 이 지사를 두둔하며 반박하는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도의회는 도와 도교육청이 초·중학생 무상급식 예산 문제로 갈등을 빚자 협상 지원단을 구성해 도는 300억원, 교육청은 234억 5000만원을 각각 부담하라는 중재안을 최근에 제시했다. 이 중재안은 내년도 무상급식에 469억원이 필요하다는 도의 입장을 근거로 산출된 것이다. 도교육청은 무상급식을 하려면 순수 급식비, 인건비, 시설비 등 총 900억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기준으로 분담 비율을 협의하자고 주장해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900억원을 놓고 각각 450억원씩 부담하자고 했으나 도가 예산이 없다고 해 370억원씩 내자고 제안한 상태였다.”며 “도의회가 교육청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이런 중재안을 내놓아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도의원들이 도정 질문 등을 통해 이 지사를 지원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김동환 도의원은 지난 18일 도정 질문을 통해 민선 4기 때 정우택 지사의 주력 사업이었던 오송메디컬그린시티 사업을 ‘도민 현혹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투자자가 없는데도 6조 5000억원의 투자자가 있는 것처럼 도가 부풀려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이 사업을 수정키로 결정한 직후 나온 발언이라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성 발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지사가 전임자 사업을 무조건 폄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에 대한 물타기용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나라당 소속인 김양희 도의원이 개원 첫날 5분 자유 발언에서 “기존 관사를 개방한 뒤 새 아파트를 사서 관사로 사용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이 지사를 비난하자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첫날부터 이러는 거 아니다.”, “측은하다.”, “생각을 해서 발언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단체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민주당은 과도하게 이 지사를 감싸고, 한나라당은 지나치게 이 지사를 흠집 내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당을 떠나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봉은사에서 기독교 예배를…‘불교 폄훼’ 동영상 논란

    봉은사에서 기독교 예배를…‘불교 폄훼’ 동영상 논란

    일부 기독교 신자들이 조계종의 핵심 사찰인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 기독교 신자들은 ‘우상 숭배’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등 종교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말과 행동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24일 ‘봉은사 땅밟기’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왔다. 6분30여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 자신들을 ‘찬양인도자학교’ 소속이라고 밝힌 젊은 기독교 신자들은 봉은사 대웅전 등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보고, 기도를 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들은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크게 우상 숭배를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이 땅은 하나님의 땅이라는 것을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봉은사 곳곳의 전경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만든 우상들’, ‘헛된 것들’ 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기독교식 예배를 한 뒤에는 “우리가 밟고 지나간 자리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보냈다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은 24일 일요법회에서 이들의 행동을 지적하면서 “일부 개신교 신자들의 이같은 행동들이 한국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진스님은 기독교 목사들에게 종교 갈등을 주제로 공개 토론을 제안하면서 “봉은사는 신도들과 함께 이런 망동을 막아내고 한국불교의 불꽃을 피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라크전 사망자 10만명 중 민간인 6만명”

    미군이 은폐한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6만 6081명, 이라크인 수감자에 대한 고문·학대, 이란의 적극적인 개입…. 내부 고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3일(현지시간) 폭로한 이라크전 기밀 문건 39만 1832건의 주요 내용이다. 이라크 인권부는 “이미 알려진 내용들로 놀라울 것이 없다.”고 폄훼하면서도 “진상조사팀을 구성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기밀문서 공개는 미군과 이라크 민간인을 위험하게 하는 행위”라는 우려와 함께 위키리크스를 비난했다. 호주 등 일부 연합군 국가들은 자국 군인들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 세계 인권 단체와 유엔 등도 해당국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라크전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파장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위키리크스는 민감한 내용 때문에 공개를 미뤄 왔던 1만 5000건 이상의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된 문서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美 역사상 최대 유출사건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샌지는 “이라크 전쟁의 진실에 관한 것”이라면서 “진실에 대한 왜곡이 바로잡히길 희망한다.”며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뉴욕타임스, BBC, 가디언 등 외신들은 “미 역사상 최대의 기밀 문건 유출사건”으로 평가했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이라크전 문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군이 지금껏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 없는 민간인 사망자 수다. 해당 기간 동안 사망자는 모두 10만 9000명, 이 중 66%인 6만 6081명이 민간인이다. 6·25전쟁 이후 되풀이돼온 ‘전쟁에서는 민간인이 더 위험하다.’는 속설이 현대 전쟁에서도 유효하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2005년 8월 말 바그다드 공습 때 다리 위로 민간인이 몰려들면서 950명이 한꺼번에 숨진 데다 2007년 시리아 접경지역에서는 트럭 폭탄테러로 500명 이상이 희생됐다. 민간인 사망의 원인에는 이라크인들의 내부 갈등과 고질적인 ‘분파 청소’도 크게 작용했다. AP통신은 “미 국방부는 지난해 7월 민간인 분류 없이 전체 사망자가 7만 6939명이라는 비공식 집계를 내놓은 적이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군이 ‘적’으로 분류한 이라크인 사망은 2만 3984명, 이라크 군경은 1만 5196명이었다. 연합군은 3771명이 숨졌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투항할 의사를 밝힌 반군을 사살하거나 미군끼리, 연합군끼리 오인사격해 죽거나 부상을 입은 사실도 들어 있다. ●고문·학대 일삼아… 진상조사 촉구 이라크 군경은 이라크인 수감자에게 구타, 불고문, 채찍질, 전기고문, 성폭행 등을 일삼았다. 인권유린에 대한 보고만도 수백건에 달했다. 때문에 수감자 가운데 적어도 6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미국 당국은 학대 행위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조사하지 않고 묵인했으며, 일부 미군들도 수감자를 학대했다는 게 문건의 내용이다. 수감자의 이마에 욕이나 조롱하는 문구를 쓰거나 손가락을 자른 뒤 산성용액을 붓는 ‘엽기적인 행각’도 제시됐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은 소속 병사들이 직접적으로 학대하지 않았다면 상부 지시가 있을 때까지 조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란이 이라크 반군에 로켓, 폭탄, 소총 등 갖가지 무기를 공급해 전쟁에 개입했다.’는 문건도 폭로했다. 한편 만프레드 노박 유엔 고문특별보고관은 BBC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인권 남용 사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인권단체들은 “문건에 담긴 사망자 중 일부는 영국군과 관련이 있다.”며 영국군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구·경북은 보수꼴통 도시” 파문

    대구 경북 민심이 ‘보수 꼴통’ 발언으로 들끓고 있다. 논란은 지난 14일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민노당 권영길 의원과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대구·경북은 보수 꼴통 도시”라는 발언에서 시작됐다. 대구시와 경북도의회는 18일 비난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구시의회는 성명서에서 “두 의원의 지역 모독 발언에 550만 시·도민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북도의원들도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자긍심과 명예를 한번에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언사”라며 “두 의원은 무책임하고 도발적인 망언을 사죄하고 국회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라.”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대구시·경북도당도 “지역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시대착오적인 망언을 한 두 의원은 대구·경북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주민 김동현(45)씨는 “6·25 때 필사적으로 나라를 지킨 대구·경북을 보수 꼴통이라 비하했다.”며 “폄훼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독자의 소리] 군 복무 폄훼 말았으면/권정규 경기 시흥시·예비역 병장

    최근 ‘장군의 아들’ 병역 특혜 의혹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아버지가 장군인 나로서는 무엇이 특혜이며, 어떤 근거로 이렇게 애기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2005년 8월 최전방 모사단 GP 총기사고로 매스컴이 떠들썩했던 때 그 부대의 전차병으로 보직을 받았다. 자대배치 후 신참 때는 아버지가 군인이라는 이유로 많이 어려웠다. 그러나 나 때문에 아버지가 비난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여 성실하게 군 복무를 마쳤다. 현재는 동생도 최전방사단에서 상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버지가 장군인 병사는 어려움이 더 많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도 다른 병사보다 항상 더 움직여야 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려는 사람들과는 달리 당당하고 성실하게 군 복무에 임한다. 근거 없는 특혜시비로 병사 사이에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고 국민의 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 권정규 경기 시흥시·예비역 병장
  • “보건연, 카바수술 사망률 통계 왜곡”

    “보건연, 카바수술 사망률 통계 왜곡”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CARVAR·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수술을 둘러싼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건연)의 허위·왜곡 연구보고서 논란이 국감 도마에 올랐다.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건연과 송 교수 간의 진실게임은 지난 1월 보건연이 이 치료법의 안전성을 검증하겠다고 밝힌 이래 국내외 의료계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송 교수가 개발한 카바수술법은 대동맥 판막질환과 대동맥 근부질환을 치료하는 신기술로, 기존 판막치환술처럼 가슴을 여는 대신 특수 고안된 SS링을 사용해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은 지난 3월 유럽특허를 획득한 데 이어 5월에는 유럽의료기기 인증기관인 ‘TUV-SUD’로부터도 최고 등급인 3등급 CE 인증까지 얻었으나 국내에서는 특정 학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돼 왔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보건연이 복지부에 제출한 카바수술 연구보고서의 사망률 통계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치료가 가능한 똑같은 질환을 놓고 카바수술과 판막치환술의 성과를 비교해야 카바수술의 안전성 입증이 가능하다.”면서 “판막치환술로는 수술이 불가능하고, 카바수술로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사망률이 20%에 이르는 ‘대동맥근부질환자’의 수술까지 통계에 포함시켜 비교하면 카바수술 사망률은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송 교수가 대동맥 판막질환자 93명을 카바시술법으로 치료한 결과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도 카바수술은 안전하다고 본다.”면서 “카바수술로 사망한 환자가 15명으로 3.8%에 이른다고 주장한 보건연의 해당 연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데이터 조작 등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진수희 장관에게 정식 요청했다. 앞서 보건연은 “카바수술 환자 397명에 대한 적합성을 검토한 결과 52건(13.1%)이 부적합했고, 이 중 1명의 사망자와 3명의 심내막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었다. 보건연은 이를 근거로 카바수술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이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 4개 대학병원의 ‘대동맥판막질환군’ 1년 사망률 1.4%는 확인 결과 2007~2009년 중 판막치환술만을 추려 3년 평균을 낸 수치로, 왜곡된 것”이라면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건연 연구진이 데이터의 오류를 모를 리 없는데, 서로 다른 질환을 비교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우리의 의료 신기술을 폄훼하려는 것은 매우 불순한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카바수술의 존폐 여부는 오는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보건연 보고서의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심평원 심사도 상당 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진수희 장관은 답변에서 “국내 신기술·원천 기술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심평원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모든 자료를 엄정하게 평가,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박지원 대표 ‘MB, 러 방문 급조·청문회 도덕성 검증 비공개’ 발언 논란

    박지원 대표 ‘MB, 러 방문 급조·청문회 도덕성 검증 비공개’ 발언 논란

    청와대가 단단히 화가 났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최근 발언 때문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맡고 계시는 분의 거짓말이 지나치다.”면서 “공당의 대표라는 분이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로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는 책임 있게 행동하시길 부탁드린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거짓말’, ‘무책임한 발언’, ‘사과’라는 직설적인 표현에서 드러나듯 청와대의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돼 있다. 청와대가 문제 삼는 발언은 크게 두 가지다.‘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급조 의혹’과 ‘청와대가 도덕성 검증 인사청문회를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박 대표는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9~11일) 일정에 대해 지난 10일 라디오에 출연, “최근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 보고서가 우리 정부와 차이가 있다는 도널드 그레그 전 미국 대사의 발언도 있었는데, 대통령이 당초 계획에 없던 방문을 하는 것은 우연치고는 기가 막힌 일”이라며 “친분을 쌓기 위해 간다는 청와대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천안함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러시아에 갑자기 가게 됐다는 얘기처럼 해석될 수 있다. 청와대는 엄연히 상대방이 있는 국가 간 정상외교 문제를 야당 대표가 아무 근거도 없이 폄훼한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특히 방러 기간 중 러시아 측이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해 줬다는 점을 들어 박 대표의 ‘의혹제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지난 14일 나온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박 대표의 발언으로 이 역시 거짓말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에서) ‘잘 검증된 사람을 국회로 보낼 테니까 인사청문회를 두 가지로 나누자.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공개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와대 어느 누구도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이미 확인했다.”면서 “지금껏 참고 참았지만, 야당 대표라는 분이 이런 식으로 거짓말을 계속 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청와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금도를 넘어섰다.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내신 분이 작은 정치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정치 수법에 의지하며 상생의 정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원 총장은 특히 “대기업에서 1억원씩 받고 휠체어 타고 다니던 때가 언제인데 너무 손바람 내다가 ‘덜컥수’를 둘 수 있다.”고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박 대표는 자신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사죄하고 공당의 대표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박 대표가 청와대를 직접 거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박 대표는 오후 라디오 방송에 출연, “(총리 인선과 관련)여권 인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야당도 상당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수·이창구·허백윤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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