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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브라질…대통령은 탄핵위기, 장관은 애정행각

    [여기는 남미] 브라질…대통령은 탄핵위기, 장관은 애정행각

    갓 취임한 브라질 관광부장관의 부인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도마에 올랐다. 탄핵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저런 사람들이 대통령 주변에 있으니 한심하다"며 가슴을 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관광부장관에 취임한 알레산드로 골롬비스카 테이세라의 부인 밀레나 산토스. 2013년 마이애미 미스 붐붐(미스 엉덩이) 출신인 산토스는 최근 페이스북에 일련의 사진을 올렸다. 관광부장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엔 가슴이 깊게 파인 원피스를 입은 산토스가 등장한다. 남편 테이세라 장관과 손을 잡고 키스를 하는 사진도 올렸다. 남편이 관광부장관으로 취임한 날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산토스는 "브라질 관광부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첫 날의 기록을 친구들과 공유한다"면서 자신을 '관광부의 퍼스트 레이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산토스가 사진과 올린 글은 거부감을 자아낸다. "자기야, 사랑해, 우리는 함께 있을 때 더욱 강하지", "위대한 남자의 곁에는 언제나 예쁘고 실력있는 여자가 있다는 게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라는 등 산토스는 어수선한 정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말과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침통에 빠진 지지자들은 산토스의 사진과 글을 보고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호세프의 지지자들은 산토스가 마이애미 미스 엉덩이 시절 찍은 사진, 모델로 활동하면서 찍은 사진 등 노출 정도가 심한 사진들을 긁어모아 SNS에 올리면서 비난을 퍼부었다. '과거'를 폭로(?)하는 사진이 쇄도하면서 집중포화를 맞은 산토스는 부랴부랴 사진을 내렸다. 남편 테이세라 장관은 "우리 부부를 폄훼하려는 목적으로 과거의 사진을 꺼내들고 공격을 하는 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산토스는 문제의 사진들을 삭제하고 부부가 저녁식사를 하는 사진을 올렸지만 "정국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나", "저런 한심한 장관을 두니 쫓겨나게 생겼지"라는 등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SSEN초점] ‘미쓰비시 광고’ 거절한 송혜교... 우리가 몰랐던 그녀

    [SSEN초점] ‘미쓰비시 광고’ 거절한 송혜교... 우리가 몰랐던 그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연 배우 송혜교가 미쓰비시 자동차의 중국 광고 출연 제안을 거절해 화제다. 11일 송혜교 소속사 측은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제안을 받은 송혜교가 이 기업이 제2차 세계대전 전범기업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기업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제 강점기, 이 기업은 조선인을 강제 연행해 노동력을 착취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탈세로 씌워진 비호감 이미지를 무마하려는 전략적 행동이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사실 송혜교는 ‘탈세 논란’으로 한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송혜교는 세무 관련된 일체의 업무 및 기장 대리를 세무법인에 위임하여 처리해 왔다. 2012년 국세청으로부터 ‘비용에 대한 증빙이 적절치 못하여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기 전까지 세무대리인에 의하여 부실한 신고가 계속되어 왔던 것을 송혜교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이후 세무조사를 통하여 세무신고 대리 세무사 직원의 업무상 잘못으로 통상적인 소득세의 2배 가까운 중과세와 가산세까지 납부한 바 있다. 당시 송혜교 측은 비록 세무 대리인을 선임하여 일체의 업무를 위임하였더라도 모든 최종 책임은 납세자 본인에 있음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탈세녀’ 꼬리표는 계속 따라 다녔다. 송혜교는 이런 반응에 ‘억울하다’ 소리치지 않고 묵묵히 연기로 보답했다. 탈세 오역을 벗기 위한 행동이 아닌 진정성 있는 꾸준한 선행도 해왔다. 그동안 송혜교는 한국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한국을 알리고 역사를 바로잡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들은 전 세계 주요 미술관, 박물관 등에 우리 역사를 알리기 위해 한국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 교수의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 프로젝트’에 송혜교가 후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송혜교는 2012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 한국어 안내서를 후원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중국 상하이, 중경, 항주 임시정부청사를 비롯해 7곳의 전시관에 한글앱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참여했다. 2013년에는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은 송혜교가 시각장애인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이유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립기념관 점자 안내서’를 발간 하기도 했다. 또 2014년엔 미국 필라델피아 ‘서재필 기념관’, 로스엔젤레스 남가주대학(USC) ‘도산 안창호 하우스’ 등에 한글 안내서를 제공했으며 네덜란드 헤이그의 ‘이준열사 기념관’에 부조작품을 기증했고, 지난해엔 캐나다 박물관 ‘로열 온타리오 뮤지엄’, 독립운동의 거점지인 미국 ‘뉴욕한인교회’ 등에 한글 안내서를 비치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송혜교는 2년 전 ‘탈세녀’란 꼬리표가 붙기 전부터 선행을 해왔다. 탈세 오역을 벗기 위한 눈 가리기 식 선행이 아니란 걸 증명하는 부분. 송혜교의 선행을 가까이서 지켜본 서경덕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송혜교가 미쓰비시 광고를 거절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송혜교 씨는 오랫동안 저와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 프로젝트’를 해왔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진 일명 ‘개념 배우’”라고 칭찬했다. 알고 보면 송혜교의 미쓰비시 광고 거절은 ‘전략적’ 행동이 아닌 ‘당연한’ 행동인 것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경찰간부,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 처형시켜야”…이재명 “경찰청장 사과 요구”

    경찰간부,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 처형시켜야”…이재명 “경찰청장 사과 요구”

    한 경찰 간부가 이재명 성남시장을 겨냥해 “처형해야 한다”는 글과 함께 이 시장의 머리에 권총을 쏘는 그림을 자신의 SNS에 공유해 논란이 벌어졌다. 서울시내 경찰서에 재직 중인 김모(59) 경정은 지난 29일 오후 “성남시장 이재명이를 즉각 체포해 처형시켜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이재명 시장의 머리에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사진이 첨부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김 경정이 공유한 글에는 “이 자는 미국까지 가서 북 조폭 집단을 대변하고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북핵 개발이 한국 정부 탓이란다. 역적놈이 한 지역지자체 수장이란 게 기가 찬다. 김, 노정권때도 북은 핵실험을 했다. 더구나 좌파 정권한텐 조공받고 핵 개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시장은 앞서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간담회를 갖고 강력한 대북제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 효과가 없었다고 하지만 그 정책을 펼 당시에는 북한의 핵 개발이 거의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후임 정부들이 강경책을 쓰면서 악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경정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속된 경찰서를 근무지로 밝히고 있기도 하다. 김 경정은 자신이 공유한 게시물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페이스북에는 이런 것도 올라오고 저런 것도 올라오지 않나”라면서 “특별한 의미 없이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이같은 내용을 접한 이 시장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총살 처형 하겠다는 현직 경찰간부…나라가 미쳐갑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시장은 “현직 경찰간부가 이재명 시장을 처형해야 한다며 제 이마에 권총을 쏴 죽이는 그림을 올렸다”면서 “저의 미국 맨스필드재단 초청간담회 발언을 조작한 종북몰이와 함께”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제 발언은 대화 협상 중심의 민주정부 10년간 핵문제는 소강상태로 거의 진전이 없었는데, 이후 강경 압박제재 정책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문제가 악화되었으니, 이제 대화 협상에 무게를 두고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였는데”라면서 “이를 가지고 ’민주정부 당시에는 핵개발 없었다고 거짓말‘, ’한국 정부 때문에 북핵 개발 되었다 거짓말' 한 것으로 조작했다. 노무현 물어뜯을 때처럼 짜장면 싫어한다니까 중국 폄훼했다 주장하는 꼴”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일부 언론이 종북몰이 왜곡기사를 쓰고, 이를 근거로 잔인하고 해괴망측한 글이 생산되어 무차별 유포되더니 이제 경찰간부까지 나서 확산시킨다”면서 “권총을 소지하는 현직 경찰간부가 종북몰이와 함께 자치단체장 머리를 권총으로 쏴 처형하겠다니요? 종북은 시대착오적인 병이지만, 종북몰이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범죄”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정부를 향해 “첫째, 김모 과장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문책을 요구한다. 이 사건은 중앙정부 공무원이 지방정부 수장을 총살하겠다고 공개위협한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둘째, 강신명 경찰청장의 공개사과와 김 과장에 대한 엄중한 형사처벌을 요구한다. 총기를 소지하는 경찰간부의 총살처형 위협은 일베충의 치기어린 위협행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근거 없는 ‘경제 실패론’ 국민·기업 노력에 찬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경제 실패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화상 회의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일각에서 편협한 시각으로 경제지표를 왜곡 해석하며 근거 없는 경제 실패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의 땀이 밴 값진 성과를 ‘실패’라고 폄훼하고 경제 위기론으로 경제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국민과 기업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12.5%로 역대 최고치까지 오른 것에 대해 “졸업과 취업 시즌을 맞은 청년들의 고용 사정이 더할 나위 없이 팍팍한 데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스럽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도외시한 채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을 하지 않고 청년 상황에 편승해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는 것은 ‘표(標)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는 매달 산업별로 고용동향을 분석해 일자리 정책을 지속 발굴 보완해 올해 35만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다음달 발표하는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은 수요자 중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대폭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발표되는 내집 연금 3종 세트에 대해선 “60대 이상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하고 40, 50대는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때 주택연금 가입을 미리 약정하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고령층 가계부채가 약 26조원 줄어들고 10조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알파고’와 ‘스리피스’/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알파고’와 ‘스리피스’/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 대한 대화가 온통 주변을 메우고 있다.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에 감탄하는 사람들,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 불가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가 들끓고 있는 듯하다. 올 초 다포스포럼에서 인공지능이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와해성 혁신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알파고의 선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되어 알파고의 산파 역할을 한 구글 딥마인드 대표 허사비스는 알파고가 평범한 인간의 일상을 모방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문득 알파고가 스타워즈의 ‘스리피스’로 실현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필자만은 아닐 듯하다.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필자가 기억하는 ‘스리피스’는 ‘알투디투’보다 문제해결 능력은 현격히 떨어지지만 감성적이었고 유머러스했다. 좀 더 어려운 단어들로 표현하자면 자신이 처한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프레임들 가운데 어떤 프레임이 중요한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프레임 안에서 목적 지향적이지 않은 행위를 적절히 수행했다. 이것이 인간에 의해 주어진 프레임 안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하는 ‘알투디투’에 비해서 ‘스리피스’가 우리에게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인 이유일 것이다. ‘알투디투’에 가까운 알파고는 빅데이터 분석, 이미지 분류, 음성인식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딥러닝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파고는 바둑 대국에서 상대방이 어떤 위치에 돌을 놓는지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알고리즘과 승자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결합하여 있다고 한다. 알파고는 바둑돌의 다음 위치를 예측하도록 하는 지도학습과 대국의 결과에 따라 보상을 주는 강화학습, 바둑돌의 위치 평가를 바탕으로 결과에 대한 예측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필자는 과거 인공지능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인간의 개입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던 기계학습의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며, 인간의 개입을 배제한 학습의 과정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필자가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방법에서 인식론적 전환과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현재의 인공지능 접근방법이 인간의 근본적인 행위를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의사소통을 포함한 대부분의 인간 행위가 문제해결과 결부되어 있거나 개념적 사고를 바탕으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어떻게 상황이 주는 무수히 많은 행위 프레임들 가운데서 특정한 프레임을 중요한 것으로 선택하는지, 그리고 선택된 프레임과 관련성을 가지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지를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알투디투’의 개선된 형태를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의 성과와 발전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안정적인 대량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정의된 문제해결의 영역에서 인간이 하는 많은 활동들을 대체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다만 인공지능이 자신의 신체, 욕구, 감정, 사회·문화적 배경으로부터 사고를 통하지 않고서도 행위를 발생시키는 인간적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인간이 활용하는 도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간을 학습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나는 문학인이 아니다. 당연히 특정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아니 그럴 만한 능력도 아예 없다. 내가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순전히 1980년대를 살아온 일개 독자로서의 쓸쓸한 회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둔다. 청춘의 재발견이다. 80년대는 이문열의 시대였다, 이문열을 얘기하지 않고 80년대를 넘어가기 어렵다. 지금의 중년이 이문열을 떠올린다는 것은 지나온 젊은 날의 고비고비를 떠올리고 추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온 많은 세월의 어느 순간에서도 이문열은 지금의 40~50대와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소설은 이 땅의 중년에게 가늠할 수 없는 충격과 영향을 주었다. 비록 우리 위 세대지만 그는 듬직한 길동무이자 우리를 열광케 한 생의 멘토였다. 그로 인해 우리는 사랑과 인생을 고민했고 남루한 현실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쳤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구절 ‘대추야자 꽃피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제목을 따온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를 읽고 지독히도 광기 어린 사랑에 진저리를 쳤으며 책 서두에 등장하는 오스트리아 그라츠는 나에게 동경의 도시로 자리잡게 했다. 지금은 국민 배우쯤으로 인정되는 최민식을 알게 된 것은 강수연, 손창민이 등장하는 동명의 영화가 한몫했다. 젊은 날 누구나 한번쯤 근원적인 고민에 빠지게 했을 ‘사람의 아들’, 유장한 고어체 문장의 아름다움에 숨을 멎게 했던 ‘황제를 위하여’나, 권력과 인간의 위선적 속성을 통렬하게 까발린 ‘필론의 돼지’는 또 어떠했던가. 삶에 대한 고뇌와 불안으로 밤을 새우게 한 ‘젊은 날의 초상’은 나로 하여금 부끄러움에 떨게 했다. 얼마 전 EBS틀 통해 본 동명의 영화가 끝난 그날 밤 자정, 나는 속절없이 사라져버린 젊은 날을 생각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80년대를 거쳐온 우리들의 생의 마디마디에는 이문열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그 시절 청춘을 휘어잡았던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극단적인 찬사와 더불어 그에 비견하는 비판이 교직하고 있다. 작품 그 자체보다는 그가 드러낸 정치적인 주장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치적인 견해를, 그것도 직설적으로 내뱉은 데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진보 쪽 젊은 비평가들의 경우 가장 과대평가된 작가로 그를 첫손가락에 꼽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문학적 성과에 비해 지나친 권력 보유’와 ’정치적 발언의 파장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 결여’가 이유라고 했다. 비판자들은 또 이문열의 숲에 들어서는 독자들이 그가 가꾸어 놓은 보기 좋은 나무들과 꽃들을 바라보는 데 취해 그 숲 전체가 내뿜는 이념 혐오의, 아니 탈현실의 독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비판자는 이문열의 엄청난 대중적인 인기를 두고 당시 독재권력하에 엄혹했던 민중의 현실을 적당히 건드리면서 사실상 관념적인 낭만주의 세계로 80년대 준열한 사회의식을 희석시키거나 호도시켰다고 깎아내린다. 문학 문외한인 나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론할 능력이 안 되고 또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이 같은 전문가적인 지적과는 별개로 이문열은 그 시절 젊음을 열광케 한 괴력의 작가였다. 그가 보여준 허무주의, 낭만주의, 교양, 취미, 엘리티시즘 등등이 주는 매력을 우리는 정녕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설은 물론이고 ‘레떼의 연가’ ‘사람의 아들’ ‘구로아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등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수많은 영화를 보고 울고 웃게 된다. 우리는 순전히 정치적인 지향 태도의 문제로 문학적 성과를 폄훼하는 일부의 비평에 마땅치 않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한 인간의 삶이 극렬한 치달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식으로 발화되는지를 문장으로 보여주는 흔치 않은 작가였기 때문이다. 이문열 키드쯤 되는 나는 매 학기 첫 강의시간에 나눠 주는 강의계획서 끝에 예외 없이 ‘더 베스트 이즈 옛 투 비’(The best is yet to be)라는 한 구절을 슬쩍 붙여 놓았다. 더러는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지만 결국은 수강생 중 누군가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그럴 경우 그 구절의 의미를 뭉클한 맘으로, 내심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해 준다. “우리가 동경 낡은 하숙집에서 굶주리며 조국 해방을 꿈꾸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쫓겨가야 하다니…” “아닐쎄…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지 않은가. 미래에 올 그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시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이문열의 초기 작품인 영웅시대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한국전쟁이 나고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전쟁 동안 북한 정권이 임명한 수원농대 책(서울농대 학장)으로 있던 주인공과 동료가 북으로 쫓겨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고받은 대화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일제시대 동경 유학까지 다녀온 식민지 지식인으로, 작가의 월북한 친아버지가 모델이다. 더없이 극한 상황에서도 ‘좋은 것은 미래에 있다’는 주인공의 한마디는 당시 20대 청춘인 나에게 무한한 의미를 던져 주었다. 인터넷이 없던 80년대,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구절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샅샅이 뒤졌고 결국은 로버트 브라우닝(1812~1889)의 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영웅시대’가 이데올로기를 고민케 하는 작품이었다면 ‘젊은 날의 초상’은 80년대를 관통한 청춘의 성장통이었다. 서가에서 찾아낸 빛바랜 책에는 내가 20대 때 읽으며 밑줄을 그은 대목들이 불현듯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는 대목으로 인해 나는 지금껏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폭탄주를 이를 악물고 마시게 되었다. 또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라는 대목을 무슨 탈무드의 잠언처럼 외우고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특별히 드러내 놓을 것도 없는 나의 삶에도 이처럼 이문열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 쏟아지는 비난의 대상이 된 그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안타깝다. 한때 더없는 구애의 대상이었으나 이제 초라해진 옛사랑을 마주하듯 비감스럽다. “비록 턱없는 감상과 애정 때문에 극적인 과장과 미화의 폐해를 입고 있긴 해도 이 갈피갈피에는 무슨 열병처럼 지나온 내 젊은 날들이 영원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숨쉬고 있다”는 작가의 후기가 마치 변변치 않은 삶을 살아온 나의 고백 같아 부르르 떨린다. 계절은 어느새 겨울의 막바지에 와 있다. 문밖에 서성이는 봄은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고 싶었던 수정 고드름을 녹이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봄이 온다는 말이 실감 나는 계절이다. 봄은 만물을 소생케 한다지만 그 대상에 인간은 빠져 있다. 지난 시절은 장려했지만 새봄을 맞는 지금의 중년은 외롭고 허전하다. 그러나 옷을 벗은 산들이 다가올 봄의 신록을 거부하지 못하듯이 힘듦 속에서도 희망의 씨는 자라고 있다. 설날이다. 더없이 곤고한 상황에서도 그가 ‘영웅시대’를 통해 던진 한마디를 새겨 보자.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으리 (The best is yet to be). 그때 종로 코아 빌딩 언저리 맥주집에서 ‘영웅시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던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이 문득 그립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s.com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우리가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아마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전에 줄기세포는 우리 일상과는 먼 거리에 있는 과학 또는 의학 분야의 전문적인 이슈일 뿐이었지요. 황우석(사진) 교수는 신데렐라였습니다. 그의 연구 성과에 온 국민들이 환호했고, 난치질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통해 우리의 젓가락질이 일군 개가라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때가 2004년 2월이었습니다.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됐지요. 이어 이듬해 5월에는 황우석 교수가 척수마비와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역시 사이언스지에 발표돼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했지요. 그 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황빠’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돌 가수에게나 있을 법한 오빠부대의 출현이었습니다. 줄기세포라는 낯선 존재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짧은 행복, 긴 어둠 그러나 기대와 기쁨은 한순간에 낙담과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2005년 11월에 방송된 모 방송사의 심층 추척프로그램에서 ‘황우석 신화의 난자 매매 의혹’을 다룬데 이어 논문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부터였지요. 연구자와 방송사 간의 공방이 이어졌고, 세간에는 “그럴 수가…”라는 탄식과 “설마…” 하는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쏠린 가운데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 난자 사용’ 사실을 시인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줄기세포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었습니다. 정당하게 얻지 않은 ‘연구원 난자’가 윤리적 문제를 유발한 것이지,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온전하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해 12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다”고 발표했지요. 이 때문에 그의 연구성과에 환호작약했던 국민들은 쓰디 쓴 실망감을 곱씹어야 했고, 그 때 이미 이 사태의 결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논란 끝에 이듬해 3월 사이언스지가 공식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논문을 철회함으로써 사태는 희망으로 시작해 악몽으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오로지 나쁘기만 한 일은 없는 것인지, 이 사태를 계기로 연구윤리 문제를 제도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아무튼 파장은 오래 갔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손실은 이후 상당 기간 우리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마치 동토에 내버려지기라도 한 듯 긴 휴면기로 접어들었다는 점이겠지요. 그 틈새를 비집고 일본과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는 연구에 가속도가 붙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고요. 우리와 그들의 연구 격차는 이렇게 커져만 갔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유력 매체인 아사히신문의 과학 전문기자인 다카하시 마리꼬를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그와는 오래 전부터 친교하는 사이여서 평소에도 스카이프나 메일을 통해 교신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때의 만남은 좀 달랐습니다. 마리꼬 기자는 대뜸 황우석 박사의 근황부터 묻더군요. 황 박사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 가던 때라 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것 등등. 그러자 마리꼬 기자는 필자더러 그의 연구실로 안내해 줄 수 없겠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그의 연구소가 서울 영등포 어름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같이 가줄 수 없느냐는 제안에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취재와 같은 주제로 인터뷰까지 한 터에 혼자 가라고 할 수도 없어 안내만 하기로 했지요. 이 때는 일본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장인 야마나까 신야 박사가 유도만능세포를 확립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2012년)한 뒤였습니다. 일본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일본이 추월했다고 여길만 했고, 더러는 노벨상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우리에게는 이 시간이 ‘짧은 행복의 끝, 긴 어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탄력을 받기까지 어림 잡아 4∼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으니까요. 연구 분야에서 4∼5년은 세상을 바꿀만큼 중요하고도 긴 시간입니다. ●‘줄기세포 신드롬’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줄기세포에 극단적인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생기더군요. 줄기세포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골치만 아프다는 희한한 기피증이 그것입니다. 황당한 얘기입니다만, 우리 식약처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술을 부정한 일이 최근에 발생했습니다. 그냥 부정만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술을 폄훼하기까지 했지요. 국내 바이오기업인 네이처셀사는 얼마 전, 일본 관계사인 알재팬사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임상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치료기술은 버거씨병을 포함한 중증 하지허혈성 질환에 적용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가 이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 치료술을 우리나라에서 허가하지 않은 탓입니다. 아시겠지만, 일본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에 가장 깐깐한 나라로 꼽힙니다. 그런 일본에서 이 치료가 시행되는데 우리 식약처는 여전히 깜깜이 식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네이처셀 측은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중증 하지허혈성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일본 정부가 허가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료 분야에서 보수적인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황당한 일은 이 뒤에 일어났습니다. 네이처셀 측의 이 발표가 있자 식약처는 즉시 해명자료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허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지요.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문의한 결과, 후생노동성은 ‘바스코스템’을 의약품으로 허가한 것이 아니라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의사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따라서 일본 전역에서 바스코스템 사용을 허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로 궁색한 변명을 해야 한다면 어느 나라 식약처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식약처의 해명에서 사실을 비틀려는 의도가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이나 중국인도 니시하라 클리닉을 찾아가면 바스코스템을 이용한 치료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허가했는데, 한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강변한 것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지요. 그러면서 식약처는 좀 저어했던지 “식약처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제품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면피성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말인즉, ‘그 치료제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우리(식약처)도 충분히 허가할 수 있으나, 그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그걸 깐깐한 일본이 덜렁 승인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했겠습니까. 가뜩이나 약이 오른 네이처셀 측이 “일본에서 새로 제정된 재생의료추진법에 따라 치료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일본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환자라도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치료 지역에 제한이 있는 것처럼 발표한 식약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 제약사나 랩에서 특정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좁게 보면 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일이고, 범주를 넓혀 보면 그 약으로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수많은 환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또다른 관점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치료제의 부가이익을 상당 부분 일본에 넘겨준 것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 일과 무관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업무적 관행이나 낡은 기준 때문에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도 이를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식약처가 정말로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고 역정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식약처는 현행 규정상 이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다른 약제와 달리 이 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만들었는데, 당시의 규정이 줄기세포 관련 조항을 세밀하게 만들어 놓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이 애매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이는 규정 이전에 정책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아니, 일본은 승인 신청이 들어가자 즉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 치료를 허가했는데, 우리는 그걸 못해 결국 꿩도 매도 다 놓쳤으니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지요. 돌이켜 보면, 식약처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오로지 식약처만 탓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부류가 어디 식약처 뿐이겠습니까. 그러니 시의적절하게 관련 규정을 만들거나 정비하지 못 했을 것이고, 그런 외중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승인하려니 겁인들 안 났겠습니까. 한 마디로 황우석 사태 이후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한 ‘줄기세포 신드롬’인 셈이지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사진)란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아직 미분화 상태여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원하는 조직으로 세포 차원의 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요. 이를테면 간경변이 심해 기존 치료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조직적합성이 확인된 간조직을 만들어 이식하거나 기존 간 조직에 같은 세포를 심어 새로운 간조직으로 생육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좀 어렵나요? 여기에서 말하는 분화란 특정 장기의 특성을 갖추지 않은 초기 단계의 세포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특정 조직, 즉 간이나 심장, 뇌, 안구 등 특정 조직의 특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컨대, 사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생성되는데, 여기에서 분화가 진행되면 뼈, 심장, 피부 등 다양한 인체 조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단일세포인 수정란이 자궁 속에서 차츰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 완성된 생명체로 태어나지요. 배아줄기세포니, 성체줄기세포니 하는 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런 분화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분화 세포인데, 이 세포의 경우 필요한 조건만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합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숙한 여성의 난자가 필요한데, 난자 자체를 원초적 생명이라고 간주하는 가톨릭 등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이용한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회적으로 자칫 심각한 윤리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제약이 따릅니다. 이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능력이 한계가 있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는 얼마든지 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시비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연구도 아주 많습니다. 이제 왜 수많은 의학자와 기업이 줄기세포 연구에 몰두하는 지를 아셨을 것입니다. 질병을 고치는 새로운 접근을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할 수는 없지만, 기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줄기세포 치료제는 ‘노다지’인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악몽’에서 ‘희망’으로 황우석 박사는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 때문에 평생 그가 얻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지만, 줄기세포에 질병 치료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일찌기 간파한 안목을 가졌고, 이를 위해 행동했으며, 연구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 지를 일깨운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정리하자면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그 희망을 악몽으로 분화시켰으며, 그 악몽이 이제는 우리의 자산이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반면교사(反面敎師)처럼. 그 사이 국내에서는 앞서 거론한 네이처셀(알바이오·R Bio) 말고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 나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치료 분야에서 다시 희망을 일구는 것이지요. 또, 각급 병원에서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얼른 생각 나는 몇 곳만 들어볼까요. 메디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기 대비 37.1%나 늘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처음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12년 28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03건을 기록하는 등 누적 판매량이 3000건을 넘어섰으며,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병·의원도 전국 290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카티스템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히딩크 전 감독이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탄 골관절염 치료제로,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선두 격인 셀트리온도 눈여겨 볼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류마티스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인 ‘램시마’를 출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있으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도 이 회사 제품입니다. 아마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축적된 연구 역량이 가장 뛰어나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 셀트리온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뿐이 아닙니다. 세원셀론텍, 파미셀, 마리아바이오텍, 안트로젠 등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곳들입니다. 일선 병원들의 연구 동향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차병원 그룹인 차바이오텍은 최근 스타가르트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MA09-hRPE’의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이 치료제는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개발 단계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연세사랑병원의 경우 개원가에서는 아마도 가장 먼저 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한 곳일텐데,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들병원이나 바른세상병원 역시 척추 및 관절질환을 정형외과·신경과 중심으로 치료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병원들이지만,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략적이지만 이런 동향을 소개하는 것은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줄기세포에서 희망을 구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혈관과 신경은 물론 심장·신장·간·면역계·골격·근육·피부 등 줄기세포를 통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특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우리 몸 전부라고 하는 게 이해가 빠르겠지요. 이런 줄기세포의 질병 치료 원리는 간단합니다. 인체는 60조∼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데, 사고나 노화, 질병 등으로 이 세포가 훼손되거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질병이 생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체는 자가치유력을 보이지요. 몸이 스스로 망가진 세포를 재생, 복구해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이 자가치유력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입니다. 줄기세포가 갖는 특성 중에 ‘호밍효과(Homing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풀이하자면 귀소본능 같은 것으로, 줄기세포를 체내에 주입하면 각기 필요한 곳으로 몰려가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이 호밍효과가 바로 줄기세포 치료의 원천입니다. 이런 줄기세포의 존재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계기가 되어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기대주 중 한 명인 라정찬 박사의 견해를 빌리면, 이 때 건강한 사람의 골수를 피폭 환자들에게 이식해 치료를 시도한 것이 조혈모세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 때부터 ‘자신과 똑같은 세포를 생산(자가복제 능력)하며, 적혈구,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능력(분화능)을 가진 세포’라고 줄기세포를 정의하게 되었답니다. 이런 내력을 일별하면, 오래 전에 답은 나와있었습니다. 문제는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배양과 이식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전 세계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엄청난 부가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논점을 국부 차원으로 확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며, 부가 이익은 그 다음의 문제이니까요. 우리는 황우석 사태를 거치면서 한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한 채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낙담해 관련 연구는 발이 묶였고, 필요한 규정은 제때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 ‘앗, 뜨거’라며 허겁지겁 만들어 놓은 ‘압박성 규제’들이 지금까지 연구를 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비 온 뒤에 땅이 굳을 거라고 믿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줄기세포라는 엄청난 ‘은총’과 ‘노다지’를 모두 잃고 종국에는 질병 치료의 식민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원천기술은 없는데, 병은 치료해야 하니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외국의 원천기술을 사오거나 외국 제품을 구입해 쓸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를 잊고 ‘작지만 강한’ 줄기세포 강국의 꿈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정부의 몫을 다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자들은 기탄없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임시국회 D-2… 여야 협상 또 ‘공회전’

    임시국회 종료일(8일)을 사흘 남겨둔 5일에도 여야의 쟁점 법안과 선거구 획정안 관련 협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공회전만 반복했다. 이처럼 12월 임시국회가 성과 없이 끝날 조짐을 보이자 새누리당은 쟁점 법안과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위한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 1월 임시국회에서도 협상 국면에 큰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투명하다. 여야는 이날도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쟁점 법안과 관련, “야당은 권력 진흙탕 싸움에만 혈안이 돼 무책임하게 법안 처리를 방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쟁점 법안을 핑계로 선거구를 무법 상태로 두는 것은 새누리당의 꼼수”라고 반박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부친상을 당한 더민주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를 조문하기 위해 ‘남행열차’에 2시간을 나란히 앉아 가기도 했지만 타협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구 획정안 협상도 큰 진전이 없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253석+선거연령 18세 인하’ 절충안을 20대 총선부터 적용하면 새누리당이 요구한 선거구 획정과 쟁점 법안의 연계 처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17년 대선부터 선거 연령을 낮추는 대신 이번에 쟁점 법안을 연계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하태경 의원 대표 발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의 의결 요건을 현행 3분의2 찬성에서 과반 찬성으로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 의원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면담한 뒤 “정 의장이 (발의한) 개정안을 직권상정하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정 의장이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정 의장이 전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선거구 획정 문제와 경제법안 연계 불가’ 방침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기자들에게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는 이날 “‘연계’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는데 정 의장이 우리의 뜻을 왜곡하고 폄훼했다”며 발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제2의 리퍼트 만들자… 미국 내 ‘지한파 키우기’ 대작전

    [글로벌 인사이트] 제2의 리퍼트 만들자… 미국 내 ‘지한파 키우기’ 대작전

    ‘제2의 마크 리퍼트, 빅터 차를 키워라.’ 한·미 동맹이 출범한 지 60년이 넘었지만 미국 내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한국을 위한 목소리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을 폄훼하고 한국과 일본 간 과거사 등 갈등에 친일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여론도 종종 눈에 띈다. 그렇다면 미국 내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인들, 특히 여론 주도층들에 한국을 잘 알리고 이해를 높이는 방법이 가장 유효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최근 시작한 ‘지한파 육성’ 프로그램들이 주목된다. 미국 대학 등에서 활동하는 학자와 싱크탱크에서 활약하는 정책연구자, 의회 보좌관 등을 대상으로 한국을 알리는 맞춤형 프로그램들이다. 보좌관 프로그램 출신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역임했던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등의 뒤를 잇는 차세대 지한파를 양성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6일(현지시간) KF에 따르면 한국 관련 연구에 주력하는 대학교수와 연구소 정책연구자, 언론인 등 20~30대 미국 전문가 10명이 참가하는 차세대 한국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인 ‘한·미 넥스트젠 프로그램’이 7일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KF가 지난 10월 CSIS 및 남가주대(USC) 한국학연구소와 함께 뽑은 전문가들로, CSIS 차 석좌와 데이비드 강 USC 교수,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 한반도 전문가들을 멘토로 삼아 향후 2년간 한국과 미국에서 한반도 정책연구 수행방법 등을 집중 연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7~8일 워싱턴DC를 방문, 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을 만나 토론을 벌인다. 내년 봄에는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한·미 관계를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 등에 대해 지도받고, 이어 여름에는 서울에서 정부 당국자 등과 만날 계획이다. 차 석좌는 “그동안 차세대 한반도 정책 전문가를 육성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한·미 넥스트젠 전문가들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한국 관련 정책 논의가 보다 풍부하게 이뤄지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넥스트젠 프로그램이 한국을 이미 아는 차세대 전문가를 상대로 하는 것이라면, 일본·중국 등 인근 지역과 안보·통상·의회 등 한국과 관련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유수 싱크탱크의 젊은 정책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KF가 한미경제연구소(KEI)와 손잡고 7일 서울에서 시작하는 ‘2015 미국 지역 차세대 정책 전문가 방한 프로그램’에는 미국외교협회(CFR), 브루킹스연구소,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아시아정책연구소(NBR) 등에서 활동하는 20대 젊은 연구원 6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서울에서 5일간 머무르며 외교부·통일부·국방부 당국자 및 정치인·언론인·교수들과 만나 정책 대화를 갖고, 청와대·비무장지대(DMZ)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레이철 웽글리 NBR 대관·대외협력 담당자는 출국 전 기자와 만나 “한국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방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인솔자인 트로이 스탄가론 KEI 의회무역부장은 “방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워싱턴에서 이들의 연구에 계속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연 KF 워싱턴사무소장은 “내년에는 10명씩 4~5개 그룹으로 나눠 모두 50명까지 참가자들을 늘릴 예정”이라며 “미국 내 주류 싱크탱크에 한국 관련 여론을 형성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일본을 연구하는 학자, 정책연구자들과 한국 전문가들을 연계하는 한·미·일 3자 프로그램도 주목된다. KF는 일본 연구를 주로 지원하는 맨스필드재단과 함께 3국 관련 전문가들을 묶어 최근 라운드테이블 토론회 등을 개최했다. KF는 이와 함께 포린폴리시이니셔티브(FPI), NBR 등 싱크탱크들이 자체 운영하는 차세대 전문가 육성 및 의회 보좌관 프로그램에 한국 관련 강의를 포함시키는 등 한국 알리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KF와 외교부가 1990년부터 운영해 온 ‘미 의회 보좌관 방한 초청 사업’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보좌관 시절 방한했던 리퍼트 대사가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알게 됐고, 결국 주한 대사까지 오르면서 이 프로그램이 더 관심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초창기 소규모로 시작했으나 최근 들어 매년 상반기 2번, 하반기 2번으로 나눠 총 40명 규모의 보좌관을 초청,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반응이 좋은 만큼 예산이 더 늘어나면 보좌관 초청 규모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두 레전드/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두 레전드/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요즘은 (미디어들이) 잘 안 불러 주시더라고요. 워낙 좋은 샛별들이 많으니까요. 솔직히 개인적으로 섭섭하긴 하지만 샛별들이 인터뷰를 많이 하면 농구 붐도 일어날 수 있고 여고생 팬들도 생기니까요.” 지난달 중순 만난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센터 김주성(36)이 담담하게 내뱉은 말이다. 14년 동안 동부에서만 한솥밥을 먹은 그의 얼굴이 떠오른 것은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의 캐빈 듀랜트(27) 때문이었다. 듀랜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코비 브라이언트(37)에 대해 미디어들이 레전드 대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브라이언트를 우상으로 여겨 왔으며 플레이를 하나하나 따라 하며 농구에 눈을 떴다며 “코비를 향한 언론의 시선, 논조가 매우 실망스럽다. 기자들은 코비를 ‘한물간 영감’으로 취급하고 있다. 코비는 레전드란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브라이언트는 낮은 야투 성공률에도 끊임없이 공을 소유하려 하고 야투 시도를 자제하지 않아 언론과 팬들에게서 ‘조금 더 빨리 은퇴했어야 했다’는 조롱을 받아 왔다. 듀랜트는 “물론 언론이 전성 시절보다 못한 경기력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요즘 분위기는 객관적 평가와 거리가 멀다. 내년에 코트를 떠나는 전설적인 선수를 이런 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클리블랜드의 르브론 제임스는 NBA 파이널에서 브라이언트와 붙어 보지 못하고 그를 떠나보내는 것이 한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응원에 힘 받았을까. 브라이언트는 2일 자신이 태어난 필라델피아에서의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20득점 5리바운드로 팀 내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다. 팀은 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개막 후 18연패 탈출에 도움을 줬지만 고향 팬들은 열띤 응원으로 레전드와의 헤어짐을 한껏 아쉬워했다. 레이커스 한 팀에서만 20시즌을 뛴 NBA의 하나뿐인 현역 선수 브라이언트와 마찬가지로 김주성도 한때 그런 마음고생을 했다고 했다. 그는 “군대를 안 갔다 와서인지 다들 제가 훨씬 더 오래 코트에서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며 “큰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몸담은 브라이언트의 20시즌과 대학을 다녔던 김주성의 15시즌은 그리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도리어 김주성은 부상으로 올 시즌 초반을 쉰 뒤 복귀해 더 절정의 기량을 보여 준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이날 모비스를 상대로 10점을 더해 통산 9351점으로 서장훈의 1만 3231점과 추승균 KCC 감독의 1만 19점에 이어 KBL 통산 세 번째 득점을 차지했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고, 만나면 헤어지는 것도 이치다. 김주성의 말마따나 물갈이는 계속돼야 하고 내리막을 관리하는 것도 레전드의 책무일 것이다. 우리 코트에서도 살아 있는 레전드들이 땀방울을 떨구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식의 변화로 팬들이나 레전드급의 활약을 깎아내리거나 폄훼하는 시선들이 많이 옅어졌다. 반갑고 긍정적인 일이다. bsnim@seoul.co.kr
  • 최고위원직 버린 오영식… ‘문·안·박 연대’ 길 터주나

    최고위원직 버린 오영식… ‘문·안·박 연대’ 길 터주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구성 제안에 유감을 표했던 오영식 최고위원이 27일 사퇴했다. 오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안·박 연대와 관련해 “분점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비전과 역할로서 실현되길 바란다”면서 “나아가 당의 새로운 세대교체형 리더십을 창출해 낼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제게 맡겨진 정치적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퇴의 변을 설명했다. 오 최고위원의 사퇴는 당초 문·안·박 연대에 대해 “또 다른 지분 나누기, 권력 나누기로 곡해될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장기적으로 명분을 얻기 위해 ‘일보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다른 최고위원들은 사퇴 의사를 밝히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퇴는 또다시 주류·비주류 간 세 과시성 ‘성명서 전쟁’을 불러왔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초·재선 의원 48명과 원외 시·도당위원장·지역위원장 116명 중 80명은 이날 문·안·박 연대를 지지하는 취지의 성명을 내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줬다. 반면 호남권 의원 18명은 “통합이 절차에 있어 지도부와의 협의가 없었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로서 미흡해 보완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앞서 “문·안·박 연대는 ‘영남 연대’나 다름없으며 이를 비판한 우리들을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사람으로 폄훼했다”고 비판했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이날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같은 것들을 통해 호남이 보완될 것”이라고 밝혀 문·안·박 연대를 성사시킨 후 ‘호남 달래기’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 문 대표 측은 안철수 의원이 연대 제안을 받아들이면 당헌·당규상 현 단일지도체제를 문·안·박 공동대표의 임시 지도체제로 바꾸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상징성 있는 당 인사들을 추가해 ‘문·안·박+α’로 지도체제를 개편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안 의원의 의중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호남권 비주류 측 한 인사는 “당 대표 ‘직인’을 문 대표가 쥐고 있다면 공동대표 체제의 의미가 없다”고 비판해 거절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산 줄기세포 치료술 부정하는 ‘이상한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기술을 공개적으로 폄훼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기술이 일본의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특정 질환 치료로 인정되자 이례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식약처는 이 사실을 보도한 특정 언론의 보도를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통해 엉뚱하게 “‘응급상황 사용승인제도(응급임상)’를 통해 치료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거나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했다”는 등 사안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관 홍보성 내용을 포함시켜 국내 기술의 세계화보다 일본 정부의 조치에 마치 뒤통수라도 맞았다는 양 대응해 시민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가 ‘창조경제’를 내세워 국정 전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마당에 식약처는 국내 기술의 세계화보다는 기관의 안일한 치료기술 심의 방식이나 제도적 문제를 호도하기에 급급하다”면서 “도대체 어느 나라 식약처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네이처셀사는 일본 관계 회사인 알재팬사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임상 적용 허가를 획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치료기술은 버거씨병을 포함한 중증 하지허혈성 질환에 적용되며, 치료는 일본의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이뤄지게 된다. 네이처셀 측은 “이번 줄기세포 공급은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중증 하지허혈성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일본 정부가 허가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치료술에 대해 세계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꼽히는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발표가 있자 식약처는 당일 해명자료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허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문의한 결과, 후생노동성은 ‘바스코스템’을 의약품으로 허가한 것이 아니라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의사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따라서 바스코스템을 일본 전역에서 사용하는 것을 허가한 것은 아니다”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식약처는 이어 “(우리도)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 환자에게는 허가 받지 않은 의약품이라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응급상황 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치료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식약처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제품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납득할 수 없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같은 식약처의 해명에 대해 네이처셀 측은 재반박에 나섰다.  네이처 측은 “일본에서 새로 제정된 재생의료추진법에 따라 치료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일본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환자라도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치료 지역에 제한이 있는 것처럼 발표한 식약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의약품’ 이라는 용어에 발목이 잡혀 환자의 치료 기회 박탈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정당화하는 식약처가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네이처셀은 이어 “체외에서 배양된 줄기세포를 의약품으로 볼 것인지는 정책 관점상의 문제”라면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 치료를 허가한 일본 정부의 판단을 폄하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술이 왜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먼저 허가 받아 전세계 환자들에게 제공되게 됐는 지를 두고 식약처는 먼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식약처가 제시한 응급임상 제도에 대해서도 네이처셀 측은 국내 응급임상제도는 바스코스템의 일본내 치료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는 것이다. 네이처셀 측은 “일본의 이번 허가는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관련 질환자는 누구나 치료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면서 “식약처가 말한 국내 응급임상은 환자 1명당 각각 병원 IRB(연구윤리심의위) 심의를 거쳐 식약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또 응급임상을 신청해도 일정 조건을 갖춘 환자에게만 이를 허락해 치료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돼 사실상 적절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 환자 및 의료인과 시민들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우리 기술을 보호하고 발전시켜야 할 식약처가 일본에 당하고 나서 자기변명에 급급한 모양새”라면서 “그렇게 궁색하게 대응할 게 아니라 왜 우리는 그 줄기세포 치료술을 일본보다 먼저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되돌아 보고,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고 개선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속 의료인은 “식약처가 의료계나 의과학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분야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창조경제다, 규제 개혁이다 애를 쓰는데, 지금까지 식약처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의료인은 이어 “치료 기술에 대한 심의는 행정의 시각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의료의 시각, 환자의 시각으로도 봐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 식약처는 너무 고답적이어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환자들도 “식약처가 국민 건강보다 기관 이기주의에 매몰돼 있지 않나 싶다”면서 “문제의 기업이 과거 이런 저런 논란에 연관된 것으로 알지만, 그렇더라도 국내의 수많은 환자와 국익을 위해 좀 더 합리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며, 그런 관점에서 묵은 제도나 관행을 과감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광복회 “국정교과서 ‘건국절’ 기술 반대”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들로 구성된 광복회가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대한민국 수립’으로 보는 건국절 추진에 강력 반발했다. 광복회는 10일 결의문을 통해 “8·15광복절을 건국절로 변경하려는 것은 정부가 우리 역사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폄훼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새로 집필될 역사 교과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반(反)헌법적인 내용이 실리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광복절을 건국절로 변경해 국민들의 역사 의식과 정서에 혼란을 초래하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문은 지난 9~10일 광복회 간부 200여명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논의된 후 작성됐다. 건국절이란 일부 보수 성향의 학자들이 이승만 정부가 탄생한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기됐다. 그러나 건국절은 대한민국이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슈&논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논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2대 주필 단재 신채호는 그의 저서 ‘조선상고사’ 서문에서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 상태의 기록’이라고 했다. 또 영국의 외교관이자 정치학자였던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2015년 가을, 한국의 교육계와 역사학계, 정계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교과서 검인정제 유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국정화가 다양성을 해치고, 정권이 원하는 사실만 역사적 사실로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한다. 반면 국정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현행 검인정제의 여러 교과서가 같은 사실을 다르게 설명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많은 혼란을 준다”고 비판한다. 이런 입장 차는 양측이 생각하는 ‘아’와 ‘비아’, 끊임없는 대화를 나눠야 할 ‘과거’와 ‘현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 정작 현장에서 교과서를 들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교사들의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이 교육과정 논의에 소외의식을 많이 느끼는 것은 교육과정의 정당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贊] 수요자 중심 역사교육 위해 필요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작년 서울교대에서 개최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당시 8종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실린 통일, 북한 파트를 분석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나름 관심을 갖고 방청석에 앉아 토론을 지켜보았다. 사실 필자는 8종 한국사 교과서에서 통일, 북한 파트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으며 그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집중했지 국정화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당시 필자도 교과서의 국정화에 그다지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는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교 8종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을 분석하면서 필자의 생각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내용의 편향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검인정 제도하에서 출간된 8종 교과서의 문제점을 방치해 온 교육부와 역사학계의 무책임함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때문에 최근 국정화 논의에서 역사학계 일부 전문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집단 반대 의사 표명의 적극적 움직임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쪽의 의견을 들어보면 그 근거나 논리가 매우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화 논란은 내용과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정화는 형식이고 교과서의 콘텐츠는 내용이다. 국정화 자체가 역사의 내용일 수는 없다. 국정화 논의에서 의아스러운 것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해당 정권의 입장이 반영된 교과서가 발행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여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역사가 씌여질 것이라는 판단이 앞서게 되는 것일까? 그 자체가 아직 우리나라에서 역사, 특히 근현대사 부분에 대한 해석의 최소 교집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그간 역사학계에서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 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여기서 말하는 ‘최소한의 교집합’이란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아우르는 하나의 해석이 횡행하는 도그마를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에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팩트’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닐까? 특히 교과서에서는 말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첫째,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과거 유신 시기의 국정 국사 교과서와 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민주화 이후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과거 회귀를 한국사회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국정화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키우고 역사인식의 편향성을 심화시킬 것이란 논리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정화는 형식이고 교과서에 담긴 콘텐츠가 내용이다. 국정화라는 형식이 과거 유신체제에서 진행되었다는 이유로 새롭게 쓰여질 교과서의 내용 역시 독재가 미화되고 반공 일색의 내용으로 도배될 것이란 주장은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매체와 인터넷 등에서 최고 권력자를 향한 비판과 풍자를 쏟아내는 현실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임은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결론이다. 또한, 교과서가 많다고 역사 해석이 다양해진다는 주장 역시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1개교당 1종류의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 현행 체제하에서 8종의 교과서를 보급한다고 해서 1명의 학생에게 8개의 해석과 관점을 전달하고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집필진들에 의해 선택된 학습내용과 관점만을 학생에게 전달하고 있는 검정 체제보다는 다양한 학설이 반영·소개되어 있는 단일한 교과서를 보급하는 것이 다양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국정화로 인해 학생이나 학부모의 부담이 커진다는 논리가 가능할까? 차라리 국정화가 수요자의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해 주지만 반대로 일반화된 역사인식이 주입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서 해결방안을 고민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여기서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은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 관련 학술논문집이 아니란 사실이다. 루이스 개디스가 지적한 ‘역사가는 역사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하는 고민은 학계의 몫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학계에서 합의된 최소한의 교집합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도 양이 만만치 않다. 이제는 이 문제를 역사교육의 생산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곰곰이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反] 정권 따라 수정 가능 ‘사유화’일 뿐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애초부터 그 동기가 불순하다. 검인정이냐 국정화냐 하는 교과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역사 인식을 공교육의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육적 입장과는 무관한, 특정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의 본질이다. 2008년 3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대안교과서 한국현대사’를 발간하면서 역사에 대한 쿠데타가 시작됐다. 이 교과서는 일제강점기 시기에 근대화의 기반이 마련됐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마련했다거나 근대화 혁명의 주인공이라는 등 황당한 내용이었기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같은 해 5월 박근혜 의원은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역사적 쾌거’라며 축하 발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뒤이어 정부 각 부처와 한나라당,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와 수구 언론들은 일제히 검정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를 적극 옹호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채택해서 가르치고 있던 금성교과서는 좌경교과서로 몰리면서 불벼락을 맞았다. 이뿐 아니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종로에 건립하자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독재자 이승만이나 항일독립군 ‘토벌’을 임무로 했던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특히 교과부는 2011년 일선 학교에 4·19를 ‘데모’로 폄훼하고, 역대 독재정권을 미화한 현대사 영상물 ‘기적의 역사’를 배포했다. 이어 학계의 의견 수렴조차 없이 제멋대로 교과서 집필기준까지 바꿨다. 박근혜 정권 첫해인 2013년 8월 새로운 집필 기준안에 따라 교과서 검정심의가 이루어졌다. 이때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검정 교과서가 통과됐다. 1500군데 이상 틀린, 즉 교과서 한 쪽당 5개 이상 틀린 내용을 담은 엉터리 책자가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단 하나, 현 정권의 이익을 대변한 것 때문이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교학사 필자를 불러 역사 강좌를 열면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포했다. 박근혜 정권은 엉터리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교육부에 책임을 묻는 대신 교학사 교과서 지키기와 보급에 앞장섰다. 그러나 단 한 학교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교학사 검정본은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현 정권의 입맛에 맞춘 엉터리 교과서가 검정제도에서 퇴출되자 뒤이어 나온 것이 바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이다. 도종환 의원이 공개한 올해 6월 2일자 교육부 공문을 보면, 지난해 2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용 도서 발행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교과서 국정화의 최고 관심자는 박 대통령 자신인 것이다. 그런데 국정교과서 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던 이는 바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당시 학생들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유신독재를 찬양·미화하는 내용을 배우고 생각마저 정권의 입맛에 맞게 통제됐고, 학교교육은 붕괴됐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국정교과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공교육의 현장에서 국정화는 사고·사상의 획일화를 강요하고 무엇보다 특정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치도구로 악용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북한이나 베트남 같은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모든 나라가 검인정이거나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원 2만 4195명 가운데 응답자 1만 543명 중 77.7%인 총 8188명이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이미 답했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편협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여론마저 무시하고 힘으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이들에게서 어떻게 공정한 내용의 국정교과서를 보장받겠는가. 현 정권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역사적 정통성을 결여한 특정 세력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국정교과서를 통해 젊은 세대 곧 미래 세대의 유권자를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 확보하기 위한 음모가 배후에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서의 국정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고쳐질 수밖에 없기에 교과서 국정화는 교과서 사유화에 다름 아니다.
  • [오늘의 눈] 김무성·문재인의 정치개혁 셈법/장세훈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김무성·문재인의 정치개혁 셈법/장세훈 정치부 기자

    내년 총선이 임박하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표면적으로는 공천제와 선거제 등 ‘총선 룰’을 둘러싼 당 안팎의 요구를 어떻게 수렴해 나갈지, 본질적으로는 여야 대표가 주창하는 총선 룰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여야 대표가 과거 횡행했던 ‘낙하산 공천’이나 ‘밀실 공천’, ‘계파 공천’ 등의 폐해를 없애겠다는 정치적 신념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선 정치 현장에서 빚어지는 정치공학적 셈법 역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실제 여야 대표는 공천 개혁의 방편으로서 국민경선을 외치지만 정작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한 총선 후보자들은 당원 모집에 열을 올린다. 올 들어서만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신규 당원이 각각 30만명 정도씩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당원 수는 새누리당 270만여명, 새정치연합 240만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폭증 수준이다. 남은 총선까지 각 정당에 입당 원서는 줄을 이을 전망이다. 벌써부터 당원명부에만 존재하는 ‘유령 당원’, 출마 후보자나 당원 모집책이 당비를 대신 내주는 ‘당비 대납’ 등으로 홍역을 치를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 국민들의 정치 참여가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공천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작전 세력’만 키우고 있는 꼴이다. 경선에 사활을 건 후보자들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당원으로 가입할 때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심지어 여러 정당에 중복 가입해도 이를 거를 마땅한 제도적 장치는 내놓지 않았다. ‘공천 후유증’은 잦아들지 몰라도 ‘경선 후유증’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여야가 ‘표밭 다지기’에만 몰두하면서 민생을 ‘희생양’으로 전락시켰다는 점이다. 임시국회가 매달 거의 빠짐없이 열려왔고 지금은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개막한 상황이지만 정작 의원들을 국회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도 여야가 평행선만 달린다. 반성과 책임은 물론, 해법과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선거제 개편의 핵심인 지역구 조정 문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키로 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만 조정하면 된다. 말은 쉽다. 문제는 여야 대표의 해법이다. 김 대표는 지역구 확대를 위해 비례대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문 대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타협 대신 관철을 앞세우니 선거구 획정을 위한 법정 시한(10월 13일)을 지킬지도 미지수다. 자칫 여야가 주고받기 식 협상을 통해 의원 정수를 유지한다는 기존 합의를 깰 여지도 있다. 국민들 눈에 ‘통 큰 합의’보다 ‘정치적 야합’으로 비쳐질 소지도 다분하다. 더욱이 여야가 ‘어떻게 공천할 것이냐’는 방식의 문제에 몰두하면서 ‘어떤 인물을 공천할 것이냐’는 정치 개혁의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는 답이 없다. 경선 결과가 민심의 반영이며, 선거제 개편이 민심의 반영도를 높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shjang@seoul.co.kr
  • 왜곡·오류 넘치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왜곡·오류 넘치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위험한 역사시간/이주한 지음/인문서원/416쪽/1만 8000원 역사 교과서가 위태롭다. 정부여당 대표는 최근 국회 대표연설에서 “중립적인 시각을 갖춘 국정 역사 교과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교실에서부터 역사에 의해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역사를 하나로 가르쳐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지난 7월 22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이미 국정교과서 문제를 의제로 다뤘다. 반면 서울대 역사 관련 교수들은 “똑같은 역사 교재로 전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우리 사회의 역사적 상상력과 문화 창조 역량을 크게 위축시키고 민주주의는 물론, 경제발전에도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과서 국정화는 유신시대인 1973년 시작해 2001년에 사라졌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역사에 대한 접근 및 사유의 방법을 획일화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역사 왜곡을 초래한다. 이 책은 국정교과서 이전 현재 검인정 역사교과서조차 역사적 사실과 고고학적 증거를 외면하는 등 역사 왜곡과 폄훼가 심각하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고대사를 중심으로 역사의 시간과 공간을 나눠 검인정 교과서, 그리고 교과서 지은이들이 쓴 다른 책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사관(史觀)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책이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역사 왜곡의 대표적 사례는 한반도 청동기의 시기 규정이다. 기원전 15~30세기까지 올라가는 수많은 고고학 유물과 유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들은 일률적으로 기원전 10세기 무렵으로 서술한다. 또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 아니고 위만국(교과서는 위만조선으로 표기)인 이유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제왕운기’ 등의 기록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 바탕에는 일본의 사서와 ‘삼국사기’ 등의 기록이 불일치하면 일본의 사료에 더 신뢰를 보내면서 나타난 결과이고, ‘단군조선 부정하기’, ‘임나일본부설 조작’ 등을 위한 식민사학의 영향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칫 ‘국수주의’, ‘재야사학’ 프레임으로 읽히기 십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 관계조차 외면당하는 현실에 대해 주장이 아닌, 더욱 구체적인 사료들로 대응한다. 단재 신채호는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했던 ‘독사신론’에서 “현재 각 학교의 교과용 역사책을 살펴보니 가치가 있는 역사책은 거의 없다”고 일갈했다. 2015년 9월 100년 남짓 전의 한탄이 더 심각하게 반복될 위기에 놓여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힐러리 측근 “캐머런 총리 속물”…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휘청

    힐러리 측근 “캐머런 총리 속물”…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휘청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속물이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휩싸였다. 일간 가디언 등은 과거 힐러리의 최측근이 힐러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캐머런 총리와 닉 클레그 부총리를 싸잡아 ‘속물적이며 오만한’ 사람으로 폄훼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편지에서) 영국은 더이상 신뢰할 수 없는 동반자요, 유럽에서 미국의 가교 역할조차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묘사됐다”고 덧붙였다. 캐머런 폄훼의 주인공은 힐러리 국무장관의 비선인 시드니 블루멘탈 전 백악관 보좌관이다. 그는 2010년 고든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 정부와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 정부 교체 당시 힐러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신임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의 인기가 초긴축 예산안 통과로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가혹한 경제정책을 꺼내든 보수당 연정을 신뢰할 수 없다”고 평했다. 혹평은 보수당 연정 수뇌부에 대한 언급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블루멘탈은 “닉 클레그 당시 신임 부총리가 타고난 오만함이 있지만 캐머런보다는 덜 속물적”이라며 “명문사립고인 이튼스쿨을 나온 캐머런과 달리 클레그가 웨스트민스터스쿨을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임을 앞둔 윌리엄 헤이그 전 외무장관에 대해선 “뼛속까지 반유럽주의자로, 앞으로 (힐러리를) 사사건건 속이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의 관계에 대해선 2차 대전 이후 이렇게까지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푸념했다. 힐러리는 “정말 냉철한 판단”이라며 “남편인 빌과 내용을 공유했다. 계속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답장했다. 이날 공개된 또 다른 편지에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부인인 셰리 블레어가 카타르 왕가를 위해 힐러리에게 로비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셰리 블레어는 2010년 6월 힐러리 전 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카타르 왕세자가 당신과 만나 식량 안보나 양국의 협력증진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한다”며 직통번호를 알려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블레어 전 총리 부부는 클린턴 내외와 절친한 사이다. 또 카타르 왕세자 부부와도 자선기금 모금 활동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왕가는 영국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과 초고층 빌딩 샤드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 편지들은 미 국무부가 지난달 31일 추가로 공개한 힐러리의 2009~2010년 개인 메일 4368건 중 일부다. 앞서 법원은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관용 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만 사용한 것과 관련해 내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전체 메일을 공개하도록 명령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시향 단원들 “정명훈은 세계적 거장…폄훼하는 건 중단돼야”

    서울시향 단원들 “정명훈은 세계적 거장…폄훼하는 건 중단돼야”

    서울시향 단원들 서울시향 단원들 “정명훈은 세계적 거장…폄훼 안돼”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1일 최근 사의를 밝힌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서울시향 발전을 위해서는 정 예술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시향 단원들을 대변하는 기구인 서울시향 단원협의회는 이날 서울시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재 상황에서 서울시향을 더욱더 발전시키고 서울시향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지휘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라며 “지난 10년간 마에스트로와 서울시향 단원들은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이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단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시향 단원 103명 전원의 뜻을 전달하는 자리로, 지난달 28일 정 예술감독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의를 밝힌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박현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논란 과정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고액연봉 논란, 업무비 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울시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된 이래 단원들이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원협의회는 “서울시향 재단법인 10년이라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 부족하고 불합리했던 부분들을 재정비해 더욱 나은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현 과정에서 예술감독의 부재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30여 년의 선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경험이 있는 정명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향은 추락한 신뢰도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발전위원회를 구성,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을 비롯한 조직, 제도 재정비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어 “정명훈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세계에 몇 안 되는 지휘의 거장으로, 그가 가진 음악적 역량과 경험이 향후 한 단계 더 발전을 이뤄야 하는 서울시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정명훈이 앞으로도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로서 함께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더불어 “정명훈에 대한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비판은 그의 업적을 폄훼하는 동시에 서울시향의 성과 또한 폄훼하고 있기에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순수하게 음악을 연주하는 예술인과 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정명훈은 지난 10년간 항상 단원들과 직원들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리더였다”며 “정명훈의 인권옹호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고도 했다. 협의회는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서울시향이 이룬 비약적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 지원과 콘서트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무일 단원협의회 대표는 단원들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 “서울시향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예술감독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고, 서울시민과 대한민국이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 도와달라는 의미를 담았다”면서 “그동안 여러 구설수로 서울시향의 이미지가 실추됐는데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단원들의 뜻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 예술감독의 개인 윤리 문제를 둘러싼 잡음에 대해서는 “아무 결론도 나지 않고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원들이 가타부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향 단원들 “정명훈은 세계적 거장…폄훼 안돼”

    서울시향 단원들 “정명훈은 세계적 거장…폄훼 안돼”

    서울시향 단원들 서울시향 단원들 “정명훈은 세계적 거장…폄훼 안돼”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 1일 최근 사의를 밝힌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서울시향 발전을 위해서는 정 예술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시향 단원들을 대변하는 기구인 서울시향 단원협의회는 이날 서울시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재 상황에서 서울시향을 더욱더 발전시키고 서울시향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지휘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라며 “지난 10년간 마에스트로와 서울시향 단원들은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이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단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시향 단원 103명 전원의 뜻을 전달하는 자리로, 지난달 28일 정 예술감독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의를 밝힌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박현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논란 과정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의 고액연봉 논란, 업무비 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울시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된 이래 단원들이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원협의회는 “서울시향 재단법인 10년이라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 부족하고 불합리했던 부분들을 재정비해 더욱 나은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현 과정에서 예술감독의 부재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 “30여 년의 선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경험이 있는 정명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향은 추락한 신뢰도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발전위원회를 구성,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을 비롯한 조직, 제도 재정비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어 “정명훈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세계에 몇 안 되는 지휘의 거장으로, 그가 가진 음악적 역량과 경험이 향후 한 단계 더 발전을 이뤄야 하는 서울시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정명훈이 앞으로도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로서 함께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더불어 “정명훈에 대한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비판은 그의 업적을 폄훼하는 동시에 서울시향의 성과 또한 폄훼하고 있기에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순수하게 음악을 연주하는 예술인과 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정명훈은 지난 10년간 항상 단원들과 직원들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리더였다”며 “정명훈의 인권옹호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고도 했다. 협의회는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서울시향이 이룬 비약적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 지원과 콘서트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무일 단원협의회 대표는 단원들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 “서울시향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예술감독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고, 서울시민과 대한민국이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 도와달라는 의미를 담았다”면서 “그동안 여러 구설수로 서울시향의 이미지가 실추됐는데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단원들의 뜻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 예술감독의 개인 윤리 문제를 둘러싼 잡음에 대해서는 “아무 결론도 나지 않고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원들이 가타부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저자와 차 한잔]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광복 70년. 반세기가 훨씬 넘는 긴 세월이 흘렀어도 일제 통치의 아픔과 그로 인한 후유증은 여전하다. 그 아픔의 큰 부분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와 잔재의 지속이다. 이윤옥(56)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은 잔재의 청산을 통한 바람직한 미래를 앞당기자며 움직이는 글쓰기에 천착해 사는 문화게릴라이다. 그동안 낸 저술도 그 방향에 집중돼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이 땅의 식물들을 뒤져 아픔과 오류를 파헤쳤다. 책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 출간에 맞춰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났다.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요. 그 아름답고 예쁜 우리 풀꽃에 그토록 음흉하고 질 낮은 일제의 흔적이 숨겨져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4년 전 지인이 휴대전화로 보내온 ‘큰개불알꽃’ 사진을 본 게 시작이었다. “이 예쁜 꽃에 왜 이런 흉칙한 이름이 붙었을까.” 곧바로 국회도서관으로 달려가 1937년 일제치하 한글로 편찬된 최초의 식물도감 ‘조선식물향명집’을 이 잡듯이 뒤졌다고 한다. 그동안 출간된 각종 도감과 자료를 대조해가며 4년간 작업 끝에 일종의 고발서로 낸 셈이다 “‘조선식물향명집’의 2079종 식물을 일일이 조사했더니 번역도 제대로 못한 엉터리 이름이 수두룩했어요. 2079종의 식물 중 99종에 달하는 식물 이름에서 ‘조선’이 사라졌더군요.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만든 ‘한반도 고유종 총람’에 따르면 한반도 고유식물은 모두 33목 78과 527종인데 일본학자 이름으로 학명이 등록된 게 327종으로 무려 62%나 됐구요.” 그 오류와 악의의 증거는 일일이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개’자가 붙은 식물들은 대부분 일부러 격을 낮춰 부르거나 폄훼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개망초를 한번 보자. 개망초의 일본 이름은 히메조온(姬女)이다. 히메(姬)는 어리고 가냘프며 귀여운 것을 뜻하므로 애기망초나 각시망초로 옮기는 게 적당한데 개망초 등 일부 식물은 ‘히메’를 ‘개’로 번역해놓았다. “일본인들이 한반도 식물을 채집, 조사하면서 상당수에 ‘조선’‘고려’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지금 조선, 고려가 붙은 들꽃이름은 찾아보기 힘들어요. 식물 이름을 번역하는 사람들이 조선이나 고려를 빼고 옮겼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봄을 대표하는 꽃인 개나리의 일본 이름은 조센렌교인데 번역자들이 조선 대신 ‘개’를 붙여 개나리라고 이름 붙였다. 개암나무, 개벚나무, 개비자나무등이 같은 경우이다. 큰개불알꽃, 며느리밑씻개도 모두 외양을 폄하하거나 왜곡된 이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리 풀꽃에 제대로 된 이름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겠죠. 일제 압력 탓이 크고 식견과 지식도 일천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지금 야생화 도감이며 들풀, 꽃 사진집이 넘쳐나지만 대부분 아무 문제의식 없이 일제시대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 쓰고 있다. 개선에 앞장서야 할 학자나 대학교수들도 오래도록 써온 이름을 바꾸는게 옳지 않다며 뒷걸음질치기 일쑤라고 한다. “일제의 식민 침략은 단순한 영토 침략을 넘어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사람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우리 고유의 이름마저도 창씨개명으로 없애버렸습니다. 식민의 쓰라린 역사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37년간 일본어와 고전을 연구하며 잔재 청산에 매달려 사는 그의 지론은 또렷해 보인다. “제대로 알고 바로잡아야 바람직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 아니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를 붙였다. “고대 한국어의 영향을 받은 일본 식물 이름을 추적하고 있어요. 2년쯤 후에 책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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