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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1)두산그룹, 청소년 사진 촬영 성장 프로그램 ‘시간여행자’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1)두산그룹, 청소년 사진 촬영 성장 프로그램 ‘시간여행자’

    “지난 40년 동안 총 75만장의 작품을 찍었는데 이 중 제 마음에 드는 사진은 단 10장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카메라 세상은 선택의 폭이 넓으니까 용기를 잃지 말고 다시 찍고 새로 도전하세요.” 지난여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에서 열린 ㈜두산의 ‘시간여행자’ 여름방학 캠프에서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사진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열정, 인생 경험담을 털어놨다. 크고 작은 상처 하나씩은 안고 사는 58명의 어린 학생들은 숨을 죽인 채 눈동자도 깜박이지 않고 김씨를 응시했다. 야무지게 다문 입술에서는 어떤 의지가 엿보일 정도다. 김씨가 “시간여행자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하자 비로소 우렁찬 박수가 나오며 학생들의 표정이 해맑아졌다. 두산은 사진 촬영을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돕는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역사의식과 자연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장소에서 갑갑한 현실에 가로막힌 자신의 눈이 아닌 맑고 투명한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꿈을 키울 기회를 주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시간여행자’라는 이름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 예술적 자질을 지녔으나 가정 형편 탓에 꿈을 키우지 못하는 중학교 2학년생부터 고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다. 8개 조로 나뉜 학생들은 5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총 20회에 걸쳐 방과 후 3~4시간의 사진 교육을 받는다. 전문가로부터 사진 이론과 역사 등 4회에 걸친 이론교육을 받은 뒤 고궁과 박물관, 공원, 골목길, 쓰레기장 등지에서 16회에 걸쳐 실사를 한다. 2박 3일간의 지난 여름방학 캠프에서는 사진작가 김중만씨, 무용가 안은미씨, 신병주 건국대 교수 등이 멘토로 나섰다. 이를 통해 1기생 58명은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2주일 동안 120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처음에는 60명이 참여했으나 2명은 개인사정으로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9개월 교육과정의 모든 비용과 3000만원이 드는 전시회 비용은 모두 두산에서 책임진다. 120만원 상당의 디지털카메라는 어린 학생들로선 처음 받는 값비싼 선물이다. 1기생 박초롱(17)양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가난에 쪼들리지만 늘 밝고 명랑하다. 문화 예술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데 박물관이나 공연 관람은 말도 못 꺼낼 처지다. 그런 초롱이에게 카메라 렌즈는 또 다른 세상을 보게 해 준 눈이다. 초롱이는 교육을 마친 뒤 최광주 ㈜두산 사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을 꼭 계속 운영해 주세요. 저와 같은 처지의 다른 친구들에게도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조영만(17)군은 가난한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중학교 입학 때부터 사진작가의 꿈을 잊은 적이 없다. 하지만 친구들의 휴대전화를 빌려 내장 카메라의 셔터만 눌러봤을 뿐이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도 없었다. 영만이는 올해 H미디어고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 김진호(16)군은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지만 늘 친구를 먼저 생각했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다가 불량배를 만나 곤욕을 치르는 경험을 했다. 모멸감을 느끼면서 친구가 상처를 입은 것이 큰 충격이었고 진호의 말수는 더 줄었다. 그러나 카메라 렌즈에 어두운 골목길이 포착되자 눈망울이 반짝였고 기분 나쁜 기억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나영 ㈜두산 관리본부 과장은 “청소년 자살률 1등 국가라는 참담한 현실에서는 자칫 눈에 삐뚤어진 세상만 보일 수 있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다시 보면 예술의 세계가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더욱 보람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가정의 달… 편지로 사랑 전하세요

    가정의 달… 편지로 사랑 전하세요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편지에 담아 보내세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2013 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가 열린다. 우정사업본부는 5월 31일까지 손 편지나 인터넷 편지 응모작을 접수한다고 30일 밝혔다. 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는 사랑, 감사, 용서, 그리움, 격려 등 따뜻한 마음을 담은 내용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응모작 분량은 A4용지나 편지지로 3장 이내다. 응모한 편지는 심사 후 받는 사람에게 발송된다. 대회는 초등부(1∼3학년, 4∼6학년), 중등부, 고등부, 일반부로 나뉘어 열린다. 응모 부문별 대상, 금상, 은상, 동상 등 52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부문별 대상 1명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상장과 트로피, 상금을 받는다. 또 소속 학생들이 응모작을 많이 낸 우수 지도 학교와 우수 지도 교사에게도 상금과 상을 수여한다. 손 편지는 응모 부문, 성명,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 서울중앙우체국 사서함 8666호 편지쓰기 대회 담당자 앞으로 우편 발송하면 된다. 인터넷 편지는 인터넷 우체국(www.epost.go.kr)의 ‘맞춤형 편지’ 메뉴를 이용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우체국물류지원단 홈페이지(www.pol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상작 발표일은 7월 2일이며 시상식은 같은 달 12일 서울중앙우체국 포스트타워에서 열린다. 김명룡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은 “국민 정서를 함양하고 편지 쓰기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2000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편지쓰기 대회를 열고 있다”며 “학생과 일반인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깔깔깔]

    ●믿거나 말거나 2 ▶1998년 영국. 어느 도로에서 과속운전을 한 남성에게 영국 경찰이 증거사진과 함께 벌금통지서를 보냈다. 며칠 뒤 경찰에 배달된 그 남성이 보낸 편지에는 지폐를 찍은 사진이 대신 들어가 있었다. 이에 영국 경찰 측은 아무 말 없이 수갑 사진을 찍어 보냈다. 그러자 곧바로 며칠 뒤 그 남성은 벌금을 냈다. ▶2002년 아프리카 말라위. 한 남자가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악어의 습격을 받았다. 악어는 물어뜯는 능력이 없어 먹이를 잡고 몸을 회전하여 물 속으로 끌어들여 익사시키기에 그 전에 이 남성은 필사적으로 악어 눈알을 손가락으로 마구 쑤셨다고 한다. 결국 악어는 아파서 입을 벌렸고 그는 결사적으로 헤엄쳐 나왔다.
  • “서민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껴”

    “서민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껴”

    토요일인 지난 27일 오후 3시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아파트 앞 작은 편의점. 아이스크림을 사러 온 아이들 3명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섰다. “어? 이건 ‘1+1’ 상품이네요. 가서 먹고 싶은 거 하나 더 가져오세요. 그리고 사탕은 보너스.” 꼬마 손님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피었다. 편의점 아저씨의 얼굴에도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 ‘보통 사람’ 김능환(62)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요즘 일상은 이렇다. 30년 공직자의 권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입가에 진 잔주름이 소탈한 웃음을 닮은 그의 삶의 궤적을 대변한다. 김 전 위원장은 아내 김문경(58)씨를 위해 지난해 4월과 9월 상도동에 각각 편의점과 채소가게를 열었다. 지난 3월 5일 퇴임한 뒤 평일엔 아내의 ‘운전기사’, 주말엔 ‘편의점 알바생’으로 8시간씩 가게 일을 돕고 있다. ‘청백리’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다는 그는 “별다를 것 없어요. 그냥 내 처지와 상황에 맞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라면서 “조용히 살고 싶은데 언론에 자꾸 노출되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럽다”고 했다.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거부하던 그는 기자가 이날 오후 편의점에 불쑥 찾아가 손님들 틈에서 꾸준히 질문을 던지자 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꺼내 권했다.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다. 김 전 위원장은 ‘착한 아저씨’로 통했다. 주민들에게는 대법관, 중앙선관위원장 출신이라는 그의 ‘과거’보다 인심 좋고 친절한 아저씨라는 ‘현재’가 훨씬 강하게 부각된 듯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정원(16)군은 “이 분이 전직 대법관과 선관위원장이었다”고 말해 주자 “진짜 몰랐어요. 그냥 되게 착하셔서 인상 좋은 편의점 아저씬 줄만 알았다”며 깜짝 놀랐다. 김 전 위원장은 모든 손님에게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를 잊지 않았다. 손님들은 대부분 인사를 받지 않고 그냥 나갔지만 그는 이런 무반응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기계 조작이 느린 그에게 욕설과 함께 “짜증 나네”라고 말하며 나가는 20대 손님도 있었다. “가게 일을 하다 보면 상처를 받을 때도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손님은 왕이잖아요.” 복지카드를 들고 온 할머니가 카드 한도 초과로 사려던 빵을 제자리에 놓고 그냥 가려 하자 그는 빵을 다시 할머니의 손에 쥐여 줬다. 그러고는 자신의 지갑을 열어 계산을 했다. “내 가게는 아니니까 돈은 채워 놔야죠. 전 알바생인데….” 이곳 계산대 앞에 막대사탕통 두 개가 놓여 있다. 파는 게 아니라 편의점을 찾는 아이들에게 공짜로 주기 위한 ‘사은품’이다. 사탕을 종류별로 담아 놓고 먹고 싶은 걸로 가져가되 ‘한 명당 한 개씩’이란 원칙이 있다. 아이들은 다들 “우와, 저 아저씨 되게 착하다”며 좋아했다. 때로는 대법관 출신다운 잔소리도 했다. 로또 복권을 사러 온 여성에게는 “저희는 로또는 취급을 안 합니다. 사행성 게임은 하지 마세요. 좋을 게 없어요”, 담배를 사는 학생에게는 “담배는 몸에 해로워. 벌써부터 피우지 않아도 돼. 잘생긴 얼굴 미워져”라고 말했다. 공직에서 물러났다는 편안함 때문일까. 손님들 외에 김 전 위원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날도 초등학교 동창 김길용씨가 편의점을 찾아왔다. 49년 만에 처음 본다고 했다. “예전부터 방송, 기사 등을 통해 활약상은 봐 왔지만 공직에 있을 땐 혹여 누가 될까봐 내가 먼저 연락을 못 했어요. 이제는 편하게 자주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능력 있는 친구가 이러고 있는 게 마냥 좋은 건가 싶긴 하죠.” 김 전 위원장을 보려고 먼 곳에서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들도 있었다. “못생긴 얼굴 보러 여기까지 와 주시는 분들 보면 고마울 따름이죠. 편의점에 직접 오시거나 편지를 보내 법률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도 많아요. 소송을 대리해 주고 싶은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지요.” “전 그냥 비정규직이에요. 뭔가를 보여 주려는 생각도 없고, 탐험하듯 완전한 자유인으로 지내고 있어요. 편의점 하면서 잔돈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죠.” 그는 아내로부터 용돈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가게 경영은 철저히 아내의 몫이다. 그는 관여하지 않는다. 돈에 집착하기 싫어서다. “내가 경영에 관여하면 돈을 얼마나 버는지 신경 쓰게 되고 그러다 보면 운영을 잘하니 못하니 잔소리하고 싸우게 마련이죠. 그냥 필요할 때마다 뭐 사달라고 얘기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돈에 연연하지 말고 서비스를 하자는 뜻에서 바로 옆 채소가게에도 ‘영업시간’ 대신 ‘업무시간’이라고 적힌 팻말을 붙여 놨다. “영업시간이라고 하면 장사한다는 느낌이 많아서 그냥 서비스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하는 거죠.” 김 전 위원장은 조심스레 품고 있던 얘기를 꺼냈다. “지금은 저도 아내도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어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신경 쓰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연연하지 않아요. 다만 후배 법관들이 ‘아, 퇴직하면 저렇게 살아야 되나 보다’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에요.” 가게 사정이 어렵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과장된 것”이라면서 “집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집이 있으니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민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손님이 없는 가게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아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편의점 가맹주들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의 어려움도 알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의욕을 갖도록 정치권이나 기업에 계신 분들이 더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다음 직업으로 변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제가 아는 게 법이니 그걸 활용할 길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결정된 건 없고 방향만 모색 중입니다. 지금도 법률 상담은 무료로 하고 있지만 변호사로 일한다면 서민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신사참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日정부,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신사참배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日정부,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신사 참배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30년 넘게 살아온 일본인 목사가 과거사를 부정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일본인교회의 요시다 고조(71) 목사는 지난 25일 아베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한·일 강제합병 및 한국인에 대한 고문·투옥 등 그 모든 침략과 억압에서 야스쿠니 신사가 정신적 지주이자 기둥이었기에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합사된 신사에 정치인들이 참배하면서 공인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사 참배 문제는 야구로 말하면 1루 베이스”라면서 “모든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요시다 목사는 지난 24일에도 아사히 신문에 ‘역사에 역행하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라는 제목의 글도 보냈다. 그는 여기에서 “일본의 침략 행위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카이로 선언, 얄타 협정, 포츠담 선언 등 여러 국제무대에서 수십년 전부터 언급되고 있다”면서 “이를 부정하는 것은 침략 가해국 총리로서 견문과 학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요시다 목사는 1976년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일 청년세미나에서 3·1운동 제암리 교회 학살사건을 접한 뒤 한국민에게 사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981년 서울일본인교회에 부임했다. 올해로 33년째 한국 내 일본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日 신사참배는 제국주의 부활탄… 피해자는 日국민”

    “日 신사참배는 제국주의 부활탄… 피해자는 日국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전 세계 주요 대학 교수들에게 편지를 보내 일본 정계 인사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부당성을 홍보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 전쟁(1941~1945년) 등을 통해 아시아를 전쟁의 공포에 몰아넣은 수많은 전범들이 ‘신’(神)으로 모셔져 있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린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26일 “미국의 하버드대, 영국의 옥스퍼드대 등 전 세계 대학에서 역사·국제학 전공 교수 1000여명에게 일본 총리와 각료, 국회의원 등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제우편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우편물에는 영문으로 쓴 ‘야스쿠니 신사 참배 관련 성명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사들이 최근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 강행을 비판한 기사 스크랩, 일본 제국주의 부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일본인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한 편지 등이 들어 있다. 반크는 영어 성명에서 “신사 참배 행위는 일왕 숭배와 군국주의라는 부끄러운 과거를 용인하는 일”이라면서 “이는 일본 제국주의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반크는 “이러한 잘못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일본 국민이고 미래”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강원 산골엔 304가지 맛·단종의 향기가 있다

    강원 산골엔 304가지 맛·단종의 향기가 있다

    봄바람을 타고 강원 산골마을이 들썩이고 있다. 정선 오지마을 주민들이 300가지가 넘는 산촌 토속음식을 테마로 축제를 마련하고 영월에서는 조선시대 비운의 임금 단종을 추모하는 단종문화제까지 다채롭게 펼쳐져 관광객을 맞는다. 꽃잎이 흐드러지게 핀 주말, 강원 산골마을로 훌쩍 추억의 여행길에 나서보자. 이름도 맛도 생소한 정선 산촌마을 토속음식 304가지가 한데 모여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간이역으로 하루 두 차례 열차가 다니는 정선 북평면 나전역 앞 시골장터에서 26일 정선토속음식축제가 막이 올라 28일까지 열린다. 국제슬로시티 지정을 추진하는 북평면과 북평면체육축제위원회가 중심이 돼 두 번째로 열린다. 감자와 밀가루를 섞어 쪄내는 감자부생이밥, 쌉싸래한 살쿠리나물로 만든 살쿠리밥, 메밀칼국수를 굵게 썰어 내는 콧등치기국수와 느름국, 메밀이나 콩가루로 만든 칼국수 가수기, 옥수수 가루로 만드는 올창묵 등 이름은 생경하지만 산촌의 정과 맛이 듬뿍 묻어난다. 준비된 토속음식도 마을별로 각양각색이다. 북평3리는 산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름도 생소한 밥 29개 종류를 준비했다. 인근 숙암리는 가수기 등 12개 종류의 국수를 마련하는 등 14개 마을이 모두 다른 음식을 선보인다. 음식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관광객들이 고루 맛볼 수 있게 적은 양으로 1000~3000원씩에 팔기도 한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장도 마련됐고 정선 산촌과 농경문화 체험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산간 오지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소밭갈기와 달구지 타기 등 영농 무료체험과 산촌 생활 및 문화 전시, 산촌놀이 경연, 벚꽃길과 강변길에서 천천히 걷기, 무료 자전거 타기 등 관광객 참여 행사도 마련된다. 영동고속도로에서 북평면으로 이어지는 국도변에는 인공으로 만든 176m 높이의 백석폭포도 장관이다. 대한민국 대표 전통문화제인 제47회 단종문화제도 영월군 영월읍 장릉과 동강 둔치 등에서 28일까지 펼쳐진다. 올해는 ‘단종의 향기’를 주제로 단종 제향, 국장 재현, 정순왕후 선발대회, 칡 줄다리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행사가 마련됐다. 첫날엔 학생백일장과 민속예술경연대회, 정순왕후 선발대회 등이 열렸다. 둘째 날인 27일에는 전국 유일하게 왕릉에 제향을 올리는 유서깊은 유교식 제례의식인 단종 제향이 봉행된다. 이날 밤에는 칡줄과 횃불의 화려한 행렬을 관광객이 감상할 수 있는 칡 줄다리기행사가 열린다. 조선 숙종 때부터 시작된 칡 줄다리기는 길이 35m, 무게 6t에 이르는 칡 줄을 200여명 장정이 동·서 양편으로 나눠 메고 영월역과 영월 문화예술회관에서 각각 출발해 동강 둔치에서 만나 승부를 가른다. 단종문화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조선시대 국장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스포츠 파크에서 장릉까지 2㎞ 거리에서 재연된다. 조선의 임금 중 유일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한 단종의 넋을 기리려고 2007년부터 시작돼 단종문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철저한 고증으로 재연된 국장행렬은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현장감과 장엄함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생육신인 관란 원호 선생이 편지, 곡식, 채소 등을 표주박에 담아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에게 보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표주박 통신체험’이 동강 둔치와 수주면 요선암 일대에서 마련된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전통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단종문화제가 ‘국장 재연’을 브랜드로 세계화의 이목을 끌고 있다”면서 “온 가족이 함께 찾아 소중한 전통문화를 맘껏 느끼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선·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파리 5구의 여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파리 5구의 여인’

    파월 파블리코브스키의 영화는 새로운 관계 탓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보통 영화에서 낯선 만남은 대부분 희망이나 인연과 연결된다. 파블리코브스키의 영화는 다르다. ‘마지막 휴양지’의 러시아 여인은 영국인 약혼자의 약속만 믿고 영국에 왔다가 수용시설에 머물게 된다. 파렴치한 포르노 제작자 때문에 쓴맛을 본 그녀는 조금씩 지쳐간다. 놀이시설을 관리하는 남자가 다가와 마음을 털어놓지만, 그녀는 믿음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두 번째 영화 ‘내 사랑의 여름’의 주인공은 종교에 미친 오빠와 사는 시골 소녀다. 마을의 저택에서 귀족으로 살던 소녀가 말을 건네면서 둘을 친구가 된다. 그러나 둘 사이에 놓인 장벽과 거짓된 감정이 진실한 관계를 막는다. 만남의 긴장은 근작 ‘파리 5구의 여인’에서 반복된다. 미국인 톰 릭스는 퓰리처상 후보 경력을 지닌 대학교수다. 제자와의 스캔들로 이혼당한 그는 딸을 찾아 파리에 도착하는데, 아내는 싸늘한 눈빛으로 접근을 거절한다. 정처 없이 버스에 탄 그는 가방과 지갑을 잃어버린다. 그는 불법이민자들이 거주하는 싸구려 호텔에 기거하면서 야간경비원으로 일하는 틈틈이 딸에게 편지를 쓴다. 어느 날, 작가들의 파티에 참석한 그는 번역가로 일하는 마르짓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즈음, 평소 불편하게 지내던 옆방 남자가 시체로 발견되고, 그는 현실로 보아 넘기던 것들의 숨겨진 이면과 대면하면서 혼란에 휩싸인다. 릭스는 관계의 끈이 절실하다. 번듯하게 살았을 미국인인 그가 빈털터리 신세로 파리에서 지내려면 당연한 일이다. 폴란드 출신인 파블리코브스키는 폴란드인 웨이트리스 아냐를 곁에 세워 불안한 방문자의 정서를 교류하게 한다. 아냐가 현실의 위안이라면, 마르짓은 예술가가 불러낸 환영에 가까운 인물이다. 릭스가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마르짓의 이야기를 읽었거나, 아니면 작가의 손으로 그녀의 존재를 창조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아냐와의 관계에 비해 마르짓과의 그것이 영화적으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데 있다. ‘파리 5구의 여인’은 ‘빅 픽쳐’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이며, 주인공의 직업 또한 작가이다. 이중으로 배치된 작가의 내면을 이미지로 표현하려면 추상적인 부분까지 끌어들어야 하는데, ‘파리 5구의 여인’은 문자와의 싸움에서 성공한 것 같지 않다. ‘파리에 머무는 미국인’ 캐릭터의 원형인 ‘파리의 미국인’(1951년)과 비교해보면 ‘파리 5구의 여인’의 약점은 명확해진다. ‘파리의 미국인’의 주인공 멀리건은 종전 이후 파리에 남아 화가를 꿈꾸는 남자다. 막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낸 그는 툴루즈 로트렉 풍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그림 속 인물 사이로 연인의 환영이 등장하고, 그는 장장 17분 동안 구애의 춤을 춘다. 극중 대사처럼 ‘파리의 미국인’의 클라이맥스는 ‘진실함과 아름다움이 빚은 잊지 못할 순간’이다. 그림, 이미지, 그리고 조지 거쉰이 작곡한 음악의 조합은 환영과 노니는 화가라는 설정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파리 5구의 여인’은 그런 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물의 고통과 정서마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릭스를 연기한 에단 호크가 오만상을 찌푸려보지만, 생동감 없는 영화의 지루함만 더한다. 영화평론가
  • “보스턴 테러, 이라크·아프간戰 때문”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발 테러 사건과 관련해 대량 살상 혐의로 기소된 조하르 체르나예프(19)는 “미국이 벌인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대한 반감 때문에 테러를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조하르가 병원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특별 수사팀과 필담으로 진행한 심문에서 테러 현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뒤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팀 관계자는 “차르나예프 형제가 인터넷에서 이슬람의 강경 메시지를 접하면서 ‘급진적인 생각’을 갖게 됐으며, 해외 테러 조직과는 연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형제의 어머니인 주바이다트는 전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며 테러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큰아들이 단지 이슬람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FBI로부터 추적을 당해왔으며, (미 정부가) 아들을 위협적이라고 여겨 제거하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상원의원 등 3명에게 맹독성 물질 ‘리친’이 든 편지를 보낸 혐의로 체포된 모창 가수 폴 케빈 커티스(45)에 대해 미 수사당국이 공소를 철회한 뒤 이날 오전 석방했다고 WP가 보도했다. FBI는 전날 열린 재판에서 “커티스의 자택에서 리친과 관련된 아무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이번 사건의 새로운 용의자로 제이 에버렛 더쉬케(41)를 지목해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미시시피 언론들이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300년 된 ‘은밀한 연애 편지’ 스페인서 발견

    300년 된 ‘은밀한 연애 편지’ 스페인서 발견

    스페인에서 300년 전 쓰여진 연애편지가 공개돼 화제다. 편지는 스페인 도시 톨레도의 오래된 저택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편지가 발견된 사실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면서 최근에야 그 내용이 완전히 판독되고 세상에 알려졌다. 편지는 당시 사용됐던 누런 종이에 먹물로 적어내린 것이다. 알폰소 데 바르가스 이 몬테스라는 남자가 마리아 데 시에라라는 이름의 여자에게 보낸 사랑의 메시지다. 1700년 10월 29일이라고 날짜가 적힌 편지에서 남자는 “당신 덕분에 열심히 사랑에 빠진 사람이 됐다.”며 여자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당신처럼 글씨를 예쁘게 쓰는 여자를 본 적이 없다.”는 글도 적혀 있어 두 사람이 여러 차례 편지를 주고 받은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두 사람에 대해선 전혀 알려진 게 없지만 편지의 내용을 볼 때 금지된 사랑을 나누던 남녀가 은밀하게 주고받은 편지임에 틀림없다.”고 보도했다. 편지는 돌돌 말아 실로 묶은 채 고벽 사이에 보관돼 있었다. 저택을 철거할 때 노동자들은 편지를 보자 “보물이 나왔다! 보물이 나왔다!”고 소리쳤다. 벽 사이에 놓여져 있는 편지를 들어올리자 삭은 실은 가루가 되면서 떨어져 나갔다. 현지 언론은 “고저택을 철거할 때 숨겨놓은 보물을 종종 발견했던 노동자들이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무언가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퍼블리메트로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길섶에서] 조의(弔意) 문자/정기홍 논설위원

    옛날 시묘(侍墓)살이란 게 있었다. 부모의 거상 중에 묘 근처에 움막을 짓고 3년간 사는 일을 말한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은 관리들이 시묘살이를 핑계로 국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봉록만 챙기는 폐해를 막기 위해 이를 없앤 적도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부모의 죽음을 천붕(天崩)으로 여겨 이 같은 예를 갖추며 슬픔을 이겨 냈다. 부모상을 당한 지인이 며칠 전 조의(弔意)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근계시하(謹啓時下) 입춘지절(立春之節)에’로 시작되는 내용은 한참을 봐서야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대소사 땐 꼭 연락을 주라’는 문구도 빠뜨리지 않고 적었다. 예나 지금이나 경조사는 십시일반, 품앗이로 그 어려움을 이겨 내는 것이지 싶다. 하지만 요즘엔 아쉽게도 격식을 갖춘 경조사 글을 보기가 쉽지 않다. 주로 문자 메시지로 알린다. 졸지에 당한 상(喪)이라면 예를 다 갖추기가 어려울 게다. 그 때문인지 경조사 문구를 대행하는 업체도 많아졌단다. 관혼상제의 미덕을 가벼이 여기고 경박스레 사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누군가는 바보라 하겠지만… 그런 당신이 진정한 경찰”

    “누군가는 바보라 하겠지만… 그런 당신이 진정한 경찰”

    자살 기도자를 구하려다 실종된 정옥성(46) 경감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10시 인천 강화경찰서에서 열렸다. 인천지방경찰청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이인선 인천경찰청장을 비롯해 동료 경찰관, 유족 등 450명이 참석했다. 이 청장은 “당신의 아무 흔적도 찾지 못하고 떠나보내는 저희를 용서하십시오”라고 목멘 소리로 조사를 읽으면서 “당신은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경찰관이었다”고 추도했다. 고인의 부인(41)은 환하게 웃는 남편의 생전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지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정 경감이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기 전 문자 메시지로 새우가 먹고 싶다며 응석을 부렸던 딸(13)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혹시라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새벽마다 선착장에 나갔던 고인의 어머니(69)는 영정 앞에서 망연자실 자리를 뜨지 못하다가 경찰관의 부축을 받고서야 자리로 돌아갔다. 정 경감은 지난달 1일 오후 11시 25분쯤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 선착장에서 자살하려고 물에 뛰어든 김모(45)씨를 구하려 바다에 몸을 던졌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온라인에서는 추모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누리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하늘로 부치는 편지’에는 정 경감 부인의 애절한 심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신 혼자 낯선 곳으로 가게 해서 미안해. 내가 많이 지치고 외로울 때 소리 없는 바람처럼이라도 우리 곁에 왔다 가줘요. 여보 사랑해….”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수사당국, 보스턴 테러 용의자로 두 남자 추적”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당국이 두 차례 폭발 직전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 있던 남자 두 명을 ‘잠재적 용의자’로 보고 신원 파악과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수사 당국의 한 관계자는 “폭발 현장 사진을 분석한 결과 결승선 근처에 두 남자가 있던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 한 명은 흰색 야구 모자를 쓰고 밝은 색 후드 셔츠와 검은색 재킷을 입은 남성으로, 사건 현장 근처의 보안 카메라에 가방을 놓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CBS방송은 폭탄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는 두 번째 폭발 현장 인근 관중 속에 있던 “백인 남성”이라고 전했다. 앞서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대학생(20)은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수사국(FBI)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저 위커 상원의원에게 독성 물질 ‘리친’이 들어 있는 우편물을 보낸 혐의로 미시시피주에 사는 모창가수 출신 폴 케빈 커티스(45)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커티스는 경찰 관계자들 사이에선 의원들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는 사람으로, 편지에는 “잘못된 것을 보고도 알리지 않는 것은 잘못을 지속시키는 데 공조하는 것이다”라는 내용과 “나는 KC이며 이 메시지를 승인한다”는 서명이 적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미 전역에서 잇단 테러 제보로 대피령이 내려지는 건물이 속출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오후 3시쯤 보스턴 모클리 연방법원에 폭파 협박 전화가 걸려 와 직원과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조사 결과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아 1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워싱턴 연방의회의 리처드 셸비(공화), 조 맨신(민주) 상원의원의 사무실에도 테러 의심 우편물이 배달돼 일부 빌딩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또 이날 낮 12시 로스앤젤레스 시내 실버레이크의 쇼핑몰 주차장에 ‘압력솥’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즉각 폭발물 처리반을 출동시키고 인근 지역 교통을 통제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나 해프닝이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전 보스턴을 직접 방문, 희생자·부상자를 위한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뮤지컬로 옮겨온 영화 ‘고스트’

    뮤지컬로 옮겨온 영화 ‘고스트’

    패트릭 스웨이즈와 데미 무어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눈물을 뽑고, 우피 골드버그의 코믹함으로 박장대소하게 한 할리우드 영화 ‘사랑과 영혼’(Ghost, 1990)이 오는 11월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고스트’는 2011년 3월 영국 맨체스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첫선을 보인 뒤 그해 6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했다. 작품은 브루스 조엘 루빈의 원작을 그대로 따르면서, 데이브 스튜어트와 글렌 발라드가 음악을 넣어 완성했다. 초연 이후 1년이 채 안 된 지난해 3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영화가 매우 깊은 인상을 안긴 히트작이었던 터라 드라마 자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수효과 면에서는 “감각적인 즐거움이 넘쳤다”(인디펜던트, 영국) “화려하고 멋진 비주얼, 눈으로 보는 강한 뮤지컬”(더 가디언, 영국), “연극무대와 첨단기술의 놀라운 결혼”(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미국) 등 칭찬이 이어졌다. 제작발표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오리지널 프로듀서 콜린 잉그램은 “샘과 몰리의 사랑, 복수를 하는 샘, 친구를 배신하는 칼, 과장된 몸짓으로 웃겨주는 오다메 등 많은 이야기가 있어 뮤지컬로 만들기 좋은 소재”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샘과 몰리의 ‘도자기 장면’뿐만 아니라 영혼이 된 샘이 지하철을 넘나드는 장면, 극 마지막에 샘이 사방에 빛을 흩뿌리면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장면 등의 명장면을 남겼다. 잉그램은 “영화 ‘해리 포터’ 등에 참여한 폴 키에브 등을 초빙해서 특수효과 구현에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혼자 접히는 편지, 샘의 몸에서 나는 불빛, 샘이 지하철 문을 통과하는 장면 등을 보면 현실과 비현실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스트’는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탤런트 주원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주원은 뮤지컬 ‘아이다’의 김준현, ‘레미제라블’의 김우형과 함께 스웨이즈가 맡았던 샘 역에 캐스팅됐다. “뮤지컬은 고향 같은 곳”이라는 주원은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무대만의 매력이 있다. 많은 러브콜을 많이 받았지만 좋은 작품을 기다렸다. 출연하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짧은 머리 붐을 일으켰던 몰리는 가수 아이비와 ‘레미제라블’로 주목받은 신예 박지연이 연기한다. ‘시카고’, ‘키스 미 케이트’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만난 아이비는 “청순하고 진지한 역할인 줄 알았는데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봤더니 키스신, 베드신 등 나름 섹시한 장면이 나오더라. 내 장점을 잘 살려보겠다”며 웃었다. 샘과 몰리만큼 강렬한 캐릭터인 강령술사 오다메에는 관록 있는 뮤지컬배우 최정원과 정영주가 열연한다. 샘을 배신한 친구 칼은 이창희·이경수, 병원 유령에는 성기윤이 각각 캐스팅됐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고스트’ 라이선스를 딴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뮤지컬 시장이 많이 어려운데 활로를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대형뮤지컬에 도전했다”면서 “현란한 매지컬(magic+musical, 마술과 뮤지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스트’는 11월 24일부터 내년 6월까지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6만~13만원. (02)577-1987.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살신성인 마지막 문자 ’ 故 정옥성 경감 ‘시신없는 영결식’

    ‘살신성인 마지막 문자 ’ 故 정옥성 경감 ‘시신없는 영결식’

    자살 기도자를 구하려다 실종된 정옥성(46) 경감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10시 인천 강화경찰서에서 열렸다. 인천지방경찰청장(葬)으로 거행된 영결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이인선 인천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동료 경찰관, 유족 등 450명이 참석했다. 이 청장은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당신의 아무 흔적도 찾지 못하고 떠나보내는 저희를 용서하십시오”라고 목멘 소리로 조사를 읽으면서 “당신은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경찰관이었다”고 추도했다. 강화서 남기철 경위는 고별사에서 “누군가는 너를 보고 바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너는 진정 우리 대한민국 13만 경찰의 대표였다”고 애통해했다. 고인의 부인(41)은 환하게 웃는 남편의 생전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지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정 경감이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기 전 문자메시지로 새우가 먹고 싶다며 응석을 부렸던 딸(13)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아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새벽마다 선착장에 나갔던 고인의 어머니(69)는 영정 앞에서 경찰관의 부축을 받고서야 자리로 돌아갔다. 경찰은 정 경감의 실종 이후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을 찾지 못해 시신 없이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 후 유족과 동료 경찰관은 고인의 머리카락을 담은 유해함을 들고 고인의 강화도 생가로 이동, 노제를 지냈다. 이후 고인의 마지막 근무지인 강화경찰서 내가파출소에 들른 뒤 임시 봉안지인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경찰은 순직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충원 일정에 따라 안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정 경감은 지난달 1일 오후 11시 25분쯤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 선착장에서 자살하려고 물에 뛰어든 김모(45)씨를 구하려 바다에 몸을 던졌다가 실종됐다. 영결식 이후 온라인에서는 추모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누리꾼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하늘로 부치는 편지’에는 정 경감 부인의 애절한 심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신 혼자 낯선 곳으로 가게 해서 미안해. 내가 많이 지치고 외로울 때 소리 없는 바람처럼이라도 우리 곁에 왔다 가줘요. 여보 사랑해….”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속보]오바마 美대통령에 독극물 ‘리신’ 보낸 용의자 검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연방 상원의원들에게 치명적인 독성물질인 ‘리신’을 포함한 편지를 보낸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FBI는 용의자는 미시시피주 출신의 인물로 지난 15일 발생한 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와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착한 편지에서 의심스러운 물질이 포함된 것을 발견, FBI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에 따르면 이 편지는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외부 우편물 검사시설에서 발견으며 독성물질 리신이 포함돼 있었다. 문제의 편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되기 전 발견돼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에는 로저 워커 미시시피주 상원의원을 수신자로 하는 우편물에서 리신 양성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보스턴마라톤 대회 폭탄 테러 직후 의회와 백악관 등에 의심스러운 우편물이 배달됨에 따라 또 다시 ‘9·11테러’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며칠 뒤 탄저균이 담긴 우편물로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편지에서 발견된 리신(Ricin)은 0.001g 정도의 소량만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다. 아주까리(피마자)씨에서 추출되는 리신은 액체나 결정체, 가루 등의 형태로 호흡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거나 혈류에 흡수되면 몇 시간 안에 열과 구토,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며 폐와 간, 신장, 면역체계 등을 무력화시켜 사망하게 된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보스턴 폭발물은 ‘압력솥 폭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6일(현지시간) 전날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탄테러의 도구로 압력솥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FBI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폭발물을 넣은 6ℓ짜리 압력솥들이 검정 더플백에 담겨 결승선 주변 도로 위에 놓여 있었다”면서 “더플백에는 금속, 못, 쇠구슬인 볼 베어링도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이 사건이 국제 테러단체의 소행인지 미국 내 자생적 테러범의 소행인지 등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의심 인물로 조사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20대 남성도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스턴 경찰과 소방관 노동조합은 범인 제보 포상금으로 5만 달러(약 5560만원)를 내걸었다. 한편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의심스러운 물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배달됐다고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보스턴 테러] 상원의원에 독극물 편지… 치명적 ‘리친’ 검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미국 상원의원에게 독극물이 든 편지가 배달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관계자들은 이날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의원에게 치명적 독성 물질인 ‘리친’에 양성반응을 보인 편지가 발송됐다고 밝혔다. 리친은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면 입자 한 개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다. 관계자들은 이 편지가 의원들에게 우편물이 최종 배달되기 전 거치는 검사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연방수사국(FBI)과 의회 경찰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날 오후 애틀랜타에서 우편물 폭발 신고가 접수돼 한때 비상이 걸렸다. 애틀랜타의 한 중고품 판매 업체 매장 직원이 소포 포장을 뜯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감식 결과 폭탄이 아닌 단순 사고로 밝혀졌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한·중 우호 노력 깨질라… 일산 차이나타운 부지 매각 말라”

    서울차이나타운개발추진위원회가 경기 일산 차이나타운 부지의 매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차이나타운개발추진위 공동위원장인 한성화교협회 류국흥 고문과 서울차이나타운개발㈜ 양필승 전 대표는 17일 고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의 대주주인 프라임개발㈜은 일산동구 대화동 1050-171 일대 1만 3781㎡ 규모의 차이나타운 부지를 롯데쇼핑㈜에 매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차이나타운 부지를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용도로 매각할 경우 해당 지역에는 관광객들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만 찾게 돼 한국 관광산업과 고양시 지역경제 발전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차이나타운 건설을 계기로 10년 이상 유지해온 한·중 우호의 상징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의가 추락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 정부는 2002년 장관급 회의인 한·중투자협력위원회를 통해 일산 차이나타운 사업을 공개 지지했으며, 이후 칭화대학기업집단이 지분 참여했었다. 류 고문은 “2004년 11월 서울차이나타운이 고양시로부터 사업 부지를 매수할 당시 양측은 매매계약서에서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경우 시는 토지 매매대금 350억원 중 10%를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매수자에게 돌려주고 계약을 해제하기로 약정했었다”면서 “시는 프라임개발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토지를 환수한 뒤 새로운 사업자를 공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최대 주주인 프라임개발이 자금난을 겪자 착공 21개월 만인 2009년 11월 공정률 38.1%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지난해 12월 롯데쇼핑에 토지 및 시설물 모두를 54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차이나타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단계 사업마저 시와 협의해 백지화했다. 양 전 대표는 “프라임개발이 심각한 자금난으로 차이나타운개발 사업권을 롯데쇼핑에 양도하는 줄로만 알았지, 백지화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고작 180억원이 없어 연간 400만명 이상 중국 관광객들이 찾는 한국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지 못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문수 경기지사와 최성 시장을 만나 차이나타운의 조속한 완공을 당부하는 스쾅(時匡) 중국건축대사 등 서울차이나타운 해외 고문단들의 편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추진위는 다음 주 중 시 결정이 정당했는지 도에 감사를 청구하고, 법원에 부동산 매각 절차 진행 금지 및 매각 승인 취소 가처분 신청 제기, 화교 및 각계를 대상으로 용도변경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 국제통상과 최규형 부팀장은 “시 결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 프라임개발은 더 이상 차이나타운 건설 사업을 이끌어 갈 능력도 의지도 없어 불가피한 선택였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검찰 “한만호 증언 신빙성 있다” 한명숙측 “증거 부족… 무죄 당연”

    검찰 “한만호 증언 신빙성 있다” 한명숙측 “증거 부족… 무죄 당연”

    한명숙(69)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항소심 공판이 1심 무죄 이후 1년 6개월 만에 재개됐다. 곽영욱(73)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대가로 5만 달러(당시 약 5000만원)를 받은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여서 항소심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서울고법 형사 6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1심의 판결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한 전 총리 측을 압박했다. 검찰은 “원심은 증거 판단 방식에 오류가 있고 주요 증거도 누락했다”며 한만호(52) 전 한신건영 대표가 구치소 수감 이후 모친 및 지인들과 나눈 대화 내용, 편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모친 등에게 ‘(한 전 총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는데 구속 뒤 1년이 다 되도록 면회도 오지 않았다. 가족들을 뒷바라지해 주지도 않았다. 이제 솔직히 다 털어놓고 풀어 버리려 한다’고 말했다”며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아들이 알게 되더라도 맥없고 비겁한 아버지가 아니었음을 알아 달라’고 하는 등 한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인한 수사 미진과 입증 부족 책임을 원심 재판부에 전가하고 있다”며 “공소 제기한 사실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크며 원심의 판단 유탈을 전제로 한 검찰의 주장도 항소심에서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 한 전 대표에게 대통령 후보 경선 지원 명목으로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한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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