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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영 ‘절대 자유’… 도봉에서 풀처럼 서다

    김수영 ‘절대 자유’… 도봉에서 풀처럼 서다

    “자유, 절대 사랑, 자연…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김수영의 시(詩) 정신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어요.” 1층 입구에 들어서면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참여시인 김수영(1921~1968)의 30대를 표현한 캐리커처와 맞닥뜨린다. 김영주 화백이 그린 것이다. 부인 김현경(87)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턱 부분이 길게 뽑아졌다. 곧장 1전시실에 들어서면 오른쪽 벽에 시인의 유고작이자 대표작인 ‘풀’ 전문이 눈에 띈다. 바로 옆에는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풀밭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바짝 다가서자 바람 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사라락 풀이 누웠다가 다시 일어선다. 시인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관람객들은 김수영의 작품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김수영 문학관’이 시인의 생일에 맞춰 27일 문을 열었다. 문단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로 볼 때 한참 늦었다. 앞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인들 사이에 여러 의견이 오갔다. 늘 비용이 문제였다. 흔쾌히 손을 내미는 곳이 없었다. 이동진 구청장 취임과 더불어 도봉구가 팔을 걷어붙였다. 시인은 종로구 관철동의 현재 삼일빌딩 자리에서 태어났다. 6·25전쟁 뒤엔 마포구 구수동 서강 언덕배기에서 살았다. 도봉은 본가가 있던 곳이다. 시인은 어머니를 뵈려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곤 했다. 특히 누이가 쓰던 초당을 중요한 집필 때 사용했다. ‘신귀거래’ 연작시 등이 이곳에서 쓰였다고 한다. 시인은 근처 선산에 묻혔다. 1주기 때 무덤 곁에 ‘풀’ 시구를 새긴 시비가 우뚝 섰다. 나중엔 복원 작업이 한창인 도봉서원 터 앞으로 옮겨졌다. 지금도 방학3동에는 여동생 수명(79)씨가 살고 있다. 구는 2008년 30억원가량을 들여 완공한 4층짜리 방학3동 문화센터(연면적 1200㎡)를 문학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짰다. 국비, 시비를 12억 5000만원 끌어와 리모델링을 했다. 부인은 덕수궁 미술관을 이상, 염상섭, 김수영 등 서울 출신 문인들을 위한 문학관으로 만드는 꿈을 가졌던 터라 처음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나마 다행이랬다. “많은 문학관을 가 봤지만 이만큼 세련되고 시인의 시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은 없다”고 흡족해했다. 부인과 여동생이 기증하고 일부 임대한 유품이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전시됐다. 1층에선 6·25, 4·19, 5·16 등 현대사와 함께 시인의 연대기와 작품 세계를 좇을 수 있다. 육필 원고는 실물로 보거나 터치스크린 멀티미디어 기기로 검색할 수 있다. 시인이 작품에 사용했던 단어들을 골라 재구성해 보거나 대표작을 직접 낭독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들어섰다. 미니 상영관에서는 시인의 삶을 압축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2층엔 재떨이, 만년필, 스탠드, 초고, 편지, 일기, 아들을 위해 직접 만든 한자 노트, 시인이 읽었던 해외 잡지와 서적, 수많은 작품이 탄생한 서양식 테이블과 좌식 탁자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숱하다. 기증된 900점 안팎의 유품 가운데 10%가 전시됐다. 수장고에 있는 나머지는 앞으로 번갈아 선보인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장윤정 고발한 사람, 알고보니 장윤정 전 팬클럽회장 “너무 예쁘고 사랑해서…”

    장윤정 고발한 사람, 알고보니 장윤정 전 팬클럽회장 “너무 예쁘고 사랑해서…”

    가수 장윤정의 전 팬클럽 회장 송모(50) 씨가 장윤정을 고소한 것과 관련 26일 장윤정의 어머니 육모(57) 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두했다. 송씨는 지난달 22일 “장윤정이 어머니를 감금하고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경기도 용인 동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송씨를 조사한데 이어 26일 오후 육씨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27일 한 매체에 따르면 전날 동부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송씨는 장윤정을 고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너무 예쁘고 사랑해서였다. 10년 동안 팬으로써 장윤정을 아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씨는 “어머니가 수없이 편지를 쓰고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팬클럽 회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법적으로라도 잘못된 가족사를 바로 잡기 위해 고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고발장의 내용이 거짓일 경우 어떻게 책임을 질거냐는 질문에 송씨는 “내 말이 거짓말이라면 광화문 한복판에서 속옷 차림으로 석고대죄 할 것이며 어떠한 법적인 책임도 달게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윤정 소속사 측은 송씨가 고발한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북지역 설화 테마공원서 재탄생

    경북지역 설화 테마공원서 재탄생

    경북의 시·군들이 지역 설화·스토리 등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 건립에 잇따라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동시는 내년 6월까지 20억원을 들여 정하동 고성 이씨 문중 정자인 귀래정 인근 부지 2118㎡에 ‘원이 엄마 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는 원이 엄마의 애절한 사랑 얘기를 간직한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서다. 공원에는 미투리와 반지 등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원이 엄마와 관련한 영상물 상영 시설, 야외무대, 실개천 등이 마련된다. 공원이 조성될 곳에서 70m쯤 떨어진 도로 건너편에는 이미 원이 엄마상이 있다. 1998년 안동 정상동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무덤 이장 과정에서 430년 전의 관 속에서 이씨 부인(원이 엄마)이 젊은 나이에 숨진 남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사모하는 정을 담은 편지, 남편의 쾌유를 빌며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 줄기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 미투리가 발견돼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포항시도 지역을 대표하는 설화인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8만 2637㎡)를 만들 계획이다. 2015년 7월까지 남구 동해면 임곡리 일대에 총 72억원을 들여 전망 쉼터, 신라가옥 복원, 한국 뜰,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전시관을 건립한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기공식을 가졌다. 시는 또 2017년까지 테마파크 인근에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스토리텔링화한 신라문화탐방 바닷길도 조성하기로 했다. 연오랑세오녀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일(日)·월(月) 신화로, 이들 부부가 일본 이즈모로 건너가 제철기술과 농사짓는 법, 베 짜는 법 등을 전수하고 일본의 왕이 됐다는 내용이다. 앞서 경주시는 지난 9월 보문단지의 6만 4380㎡에 동·식물원인 ‘동궁원’을 개장했다. 이곳에는 아열대 식물 400여종과 나무 5500여 그루가 전시되고, 앵무새와 코뿔새·펭귄 등 250여종 9000마리의 조류가 있다. ‘동궁’(東宮)은 안압지 서쪽에 있었던 신라의 별궁 이름.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4년(674년) 동궁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와 진귀한 새, 동물을 길렀다는 내용이 있다. 국가적인 경사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경주시는 이에 착안해 동궁원을 지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테마파크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공간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수업 끝날까 끙끙 앓는다는 ‘성동 글로벌 영어하우스’

    수업 끝날까 끙끙 앓는다는 ‘성동 글로벌 영어하우스’

    “사실 실패의 경험이 있어요.” 학부모 A씨가 어렵게 운을 뗐다. 영어 공부를 위해 초등학교 1학년 때 아이를 미국의 겨울캠프에 보냈다. 아이는 적응 대신 충격을 받고 돌아왔다. 그래서였을까. 처음 문을 두드렸을 땐 불합격처리됐다. 그때의 공포 때문에 겁먹은 아이는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그랬던 아이가 달라졌다. 고작 3주간이었는데 영어가 툭툭 나온다. “아이가 학교에다 어찌나 자랑했던지 다른 엄마들이 저에게 어떤 곳이냐고 물어봐요. 오늘은 학교에서 데려다 주는데, 수업 마지막 날이라고 아쉬워 끙끙 앓더라고요.” 지난 4월 개관한 ‘성동 글로벌 영어하우스’ 얘기다. 영어 공부 방법은 넘쳐난다. 그런데 여전히 영어는 잘 안 된다. 어떻게 할까 하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이 ‘홈스테이’ 같은 걸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성동구 용답동의 단독주택을 매입한 뒤 미국에서 모건 드미트루, 에린 드미트루(24) 동갑내기 부부 교사를 모셔왔다. 아이들은 여기서 3주간 먹고 자면서 지낸다. 고 구청장은 “영어 때문에 해외연수니 해서 사교육비가 적지 않게 드는데 이걸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3주간 비용은 22만 5000원. 이곳 프로그램의 특징은 특별히 뭔가 애써서 가르치는 게 없다는 점이다. 이 집의 유일한 규칙은 오직 영어로만 말하기. 이진아 교육지원과 주무관은 이를 “학(學)을 넘어 습(習)으로”라고 정리했다. 더 가르치고 더 배운다기보다, 여지껏 배운 걸 다양한 상황 아래서 써먹어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을 뽑을 때도 영어실력 자체보다는 적극성과 사회성을 먼저 본다. 함께 어울려 놀면서 자연스레 영어를 쓰는 게 목표라서다. 이 주무관은 “언어능력은 남자보다 여자가 뛰어나다는데 여기서 관찰해보면 성별을 떠나 사회성이 뛰어난 아이들이 가장 빠른 성취를 보인다”고 귀띔했다. 현장을 찾은 지난 22일도 그랬다. 이날은 글로벌하우스 13기 학생 8명의 졸업식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오후 3시 30분쯤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곤 선생님의 지도 아래 지난 3주간의 경험을 편지로 적었다. 가장 좋았던 활동, 집에 대한 그리움, 기억에 남을 친구, 가장 소중했던 기억 등 편지에 담아야 할 내용을 일러준다. 물론 모범은 선생님이 보인다. 일일이 난 너의 어떤 점이 기억나고, 어떤 일이 재밌었고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며 대화를 이끌어 나가자 아이들도 곧 편지쓰기에 빠져든다. 그 다음에 롤플레이, 역할극이다. 편지를 썼으니 이제 그 편지를 부칠 차례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선생님과 함께 우체국에 가서 편지 부치는 상황을 영어로 표현해본다. 선생님은 우체국 직원이다. 아이들은 직원에게 편지를 들고 가 어디로 보낼 것인지 설명하고 우표를 사다 붙인다. 편지를 썼으니 이제 출국해야 한다. 성동글로벌하우스에 들어오는 게 비행기 타고 미국에 오는 설정이었으니, 이제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두 팀으로 나눠서 자기들끼리 상황을 정하고, 역할을 나누고, 알맞은 대사를 만든다. 선생님은 중간중간 아이들이 잘 모르는 단어나 표현 같은 걸 물어보면 간단히 일러줄 뿐 끼어들지 않는다. 에린은 “너무 많은 시험 때문에 힘들다는 아이들의 얘기를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지만,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있고 신나는 경험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너무 부끄러움이 많아 입도 잘 못 떼던 현영이가 이 수업 덕분에 별 걱정 없이 미국에 가게 됐다고 자랑하러 오고, 수업받고 나간 지원이가 늘 여기에 놀러오는 것만 봐도 우리 아이들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6co.kr
  • [영화 多樂房]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 故 박철수 감독에 보내는 후배감독의 오마주

    [영화 多樂房]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 故 박철수 감독에 보내는 후배감독의 오마주

    제목과 외연으로는 고 박철수 감독과 김태식 감독이 연출하고 2011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의 파격적 노출로 유명세를 탄 신인배우 오인혜 등의 존재를 알린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속편 격이다. 꽃집에서 일하는 미모의 여인 홍채(문지영)를 2년 넘게 짝사랑해온 남자 점동(김재록)의 광적인 집착과 이뤄질 수 없는 욕망을 축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영화다. 홍채의 철없는 엄마 선애(유안)까지 가세한 치정 멜로의 형태를 빌렸다. 이 영화에는 중편 2편을 묶은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불륜이 부재한다. 바캉스도, 웨딩도 없다. ‘붉은 바캉스’편(김태식 감독)의 부조리적 코미디도, ‘검은 웨딩’편(박철수 감독)의 애잔한 치정도 찾아보기 힘들다. 주·조연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두 영화의 관련성은 여느 전편과 속편의 그것이 아니다. 그 내포는 말할 것 없고 전반적 분위기나 톤 등에서 두 영화는 판이하게 다르다. 두 영화를 이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그 무엇이다. 고 박철수 감독과 이 영화를 연출한 최위안 감독 사이의 각별했던 관계다. 박 감독은 자기처럼 방송 쪽에서 일하다, 한때 조감독 등으로 몸담았던 영화로 다시 넘어와 빚어낸 ‘저녁의 게임’의 프로듀서 중 한 명이었다. 2012년 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 첫선을 보인 두 번째 연출작 ‘낭만파 남편의 편지’의 기획자도 박철수 감독이었다. 영화는 고 박철수 감독에게 보내는 후배의 오마주(경의)인 셈이다. 최위안 감독은 50대 중반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영화적 성취를 일궈내지 못한 것이 객관적 사실이다. 대중적 성공은 말할 것도 없고 비평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독한 저예산의 문제적 소품들을 선보이면서 자기만의 독자적·실험적 행보를 걸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녁의 게임’은 오정희의 동명 단편과 또 다른 단편 ‘동경’을 토대로 빚어낸 2009년 한국 영화의 뜻밖의 발견이었다. 어느 지면에 그해의 영화 베스트10을 선정하면서 종합 7위에 올린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한국 영화로서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종합 4위)와 박찬욱 감독의 ‘박쥐’(5위)에 이은 3위였다. 하희경, 정재진, 안찬우 등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외에도 별다른 기복이 없으면서도 고르게 전개되는 극적 호흡이 칭찬할 만하다. ‘낭만파 남편의 편지’는 철저히 연극적 컨벤션에 입각해 42세 결혼 9년차의 권태에 빠진 부부를 중심축으로, 오로지 42.9m²의 연극적 공간무대에서 펼쳐(BIFF 프로그램 노트)지는 실험적 스타일의 문제작이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2’는 위 영화들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할 때 그 문제성이 감지된다고 하면 과장일까. 선정성의 위험을 무릅쓰고 극단으로 내달린 파국의 드라마도 그렇고, 신예이거나 무명이면서도 여전히 인상적인 출연진의 연기도 그렇고…. 청소년 관람불가. 28일 개봉. 전찬일(영화평론가)
  • 소년의 마지막 12일 노년의 친구가 말하다

    소년의 마지막 12일 노년의 친구가 말하다

    “하느님께, 제 이름은 오스카….” 무대 위 탁자에 놓인 편지를 읽는 배우 김혜자(72)는 첫 대사에서 울먹였다. 편지를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한 그는 더이상 70대의 노년이 아니었다. “제 이름은 오스카입니다. 나이는 10살이구요, 병원에 살아요….” 세상을 떠난 소년 오스카가 남기고 간 편지를 소년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읽어내려갔다. ‘국민 엄마’를 눈앞에서 본다는 흥분도 잠시. 관객들은 배우 김혜자도, 70대 할머니도 아닌 해맑은 눈의 10세 소년을 마주했다. 지난 16일 막을 올린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김혜자의 모노드라마다. 1시간 40분의 공연시간 동안 홀로 무대를 누비며 어린아이부터 70대 할머니까지 11명의 캐릭터로 분한다. 노년의 배우로서 쉽지 않은 도전일 터. 체력 소모를 고려해 토요일 공연을 2회에서 1회로 단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무대에 오른 건 50년 연기의 관록으로 삶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오스카!’는 백혈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10세 소년 오스카와 소아병동의 가장 나이 많은 간호사 ‘장미 할머니’가 나누는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그린다.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부모를 ‘겁쟁이’라 부르고 인생에 냉소를 보내던 오스카는 유일하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미 할머니를 만난다. 오스카는 장미 할머니의 제안대로 하루를 10년으로 여기고 살아가기 시작한다. 또 매일 하느님에게 편지를 쓰며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고 소원을 빈다. 프랑스 작가 에리크 에마뉘엘 슈미트의 소설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가 원작이다. 오스카는 10대를 거치며 사춘기를 경험하고 30대가 돼서는 가장으로서의 버거운 삶을 푸념한다. 40~50대를 거치며 중년의 고뇌를 마주하고 70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죽음과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12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걸쳐져 있다. 오스카를 그리워하는 장미 할머니의 시선에서 출발한 김혜자는 이내 오스카의 옷을 입고 그의 마지막 12일을 이야기해준다. 개구진 목소리와 뒤뚱거리는 몸짓으로 인생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맑은 영혼의 소년은 70대 여배우의 몸을 빌려 오롯이 다시 태어난다. 함영준 연출은 “작품의 저작권을 획득한 순간부터 주인공으로는 김혜자 외의 다른 배우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를 번갈아 연기해야 하는 역할은 관록과 천진난만함을 모두 가진 김혜자에게는 맞춤옷과도 같았다. 미소와 슬픔이 공존하는 얼굴, 눈물이 떨어질 듯 말 듯 맑은 눈빛, 친구들을 상징하는 소품들을 어루만지는 손길,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 하나하나가 말할 수 없이 섬세했다. 관객들이 이 모든 것을 생생하게 느끼며 배우와 가까이 호흡하기엔 극장이 너무 크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은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꽤 멀어 육성이 아닌 마이크에 의존해야 했다. 김혜자는 “한 아이의 최후 며칠을 다룬 작품이 우리의 인생과도 비슷한 면이 많다”면서 “한 아이의 마지막 12일 안에 인생의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 “방대한 분량의 대본에 막막했고 체력적 부담이 컸지만 연습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힘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12월 29일까지 서울 CGV 신한카드 아트홀. 4만~6만원. 1588-0688.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원자바오, 교육을 논하다’

    [지구촌 책세상] ‘원자바오, 교육을 논하다’

    중국 지도자들은 퇴임 이후 책을 펴내는 전통이 있다. 개인이 아닌 당 중앙이 주관하며, 책값은 일반 서적보다 50~100%가량 비싸다. 주로 임기 중 내놓은 발언 등으로 구성돼 저작권료의 상당 부분이 개인에게 돌아간다. 마오쩌둥(毛澤東)의 경우 ‘마오쩌둥선집(選集)’, ‘마오쩌둥문선(文選)’, ‘마오쩌둥시사(詩詞)’ 등 관련 저서가 있으며, 1976년 9월 마오 사망 당시 그가 받은 저작권료 누계는 총 124만 위안(약 2억 1700만원)으로 전해진다. 올해도 전직 지도자들의 출판 행보가 활발하다. 최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퇴임 9개월 만인 이달 초 첫 책 ‘원자바오, 교육을 논하다’를 펴내 화제다. 그는 재임 시절 정치개혁을 주장하고, 내외신 기자 회견에서 권력 투쟁 스캔들의 주인공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등 개혁적인 면모를 보이면서도 일가족 축재 문제로 잦은 구설에 시달리던 인물이다. 책은 1995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교육과 관련된 그의 담화, 보고서, 편지 등을 모아 엮은 것이다.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 금융위기 등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학교를 찾아 사건을 주제로 학생들과 자유롭게 나눈 대화 내용들도 수록되어 있다. 책을 펴낸 인민출판사 황수위안(黃書元) 사장은 주제를 교육으로 정한 것은 원 전 총리가 재임 기간 교육에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2008년 국민 의무교육(9년) 제도를 완성했고, 2012년까지 교육 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으로 높이는 등 성과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원 전 총리의 할아버지가 톈진(天津)에서 초등학교를 개설한 적이 있고 베이징사범대 출신인 그의 부친도 오랜 세월 교편을 잡는 등 교육자 집안 출신으로 교육에 강한 애착이 있는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개혁 청사진을 공개한 공산당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그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상하이강화실록(上海講話實錄)’에 이어 책을 낸 것은 개혁파 원로로서 개혁에 힘을 보태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다. 다만 주 전 총리의 책은 상하이 시장 재직 시절 도시 건설 경험을 담은 내용들이 상당수 담겨 있어 새 정부의 경제성장 엔진인 ‘신형 도시화’를 계획하는 데 귀감이 될 만한 데 비해 원 전 총리의 책은 개혁과도 무관해 다소 평범하다는 평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동성애자 女교사, 14세 女제자와 성관계 충격

    동성애자 女교사, 14세 女제자와 성관계 충격

    영국에서 동성애 성향의 한 여교사가 불과14세의 여제자와 불순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2일 보도했다. 레이첼 스피드(41)라는 교사는 학교 문구점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14살의 학생에게 키스를 한 뒤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레이첼은 반에서 따돌림을 받는 여학생에게 문자메시지나 온라인 채팅을 통해 접근해 친밀감을 쌓았다. 이후 일주일에 수차례 여학생을 차에 태워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뒤 함께 샤워를 하고 성관계를 맺었다. 레이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학생에게 비도덕적이고 음란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여학생에게 보냈는데, 여학생의 어머니가 이 편지를 발견하고는 레이첼을 찾아갔다. 레이첼은 여학생의 부모에게 “당신의 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부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그들 앞에서 여학생이 21살이 되기 전까지 혹은 학업을 마치기 전까지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지만 이를 어기고 말았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레이첼은 2년 형을 선고 받았다. 법원 측은 “레이첼 스피드는 자신이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나우뉴스부 nowenw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순천만이 늦가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75㎢의 해수역,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생태보고다. 또 세계 제일의 여행 잡지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은 데다 갯벌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에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 멋을 풍기고 있지만 11월과 12월 초순까지가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밭, 농게와 짱뚱어의 몸짓,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날갯짓하며 먹이를 주워 먹는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1964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도 한국 문학 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이 표현한 순천만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에 들어서면 아! 여기가 순천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갈대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온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사람들을 만난다. 5.4㎢의 드넓은 벌판에 자리잡은 순천만 갈대는 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누렇게 빛나는 황금색을 띤다. 갈대밭길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모래가 많은 서해안 갯벌과는 달리 밀가루를 반죽한 듯 순전히 펄로 이뤄진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대를 뜯어먹기도 하고 연신 집게로 젓가락질을 하는 게를 보면서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짱뚱어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다. 낮은 곳에 깃드는 생물이란 의미의 저생생물 짱뚱어는 남해한 서부와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한다. 또 하나, 용산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순천만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용이 승천하다 순천만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려와 머문 곳이라 전해지는 용산은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의주로 불리는 자그마한 언덕도 있다. 2.6㎞ 거리의 용산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 걷다 보면 땀도 나고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보조전망대를 지나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사진으로 무수히 봐왔던 순천만을 상징하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는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항상 모여 있다 보니 일반인들은 사진 찍기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종전과 다른 색다른 갈대의 모습을 보노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굽이도는 물줄기와 사이사이에 둥근 원을 그리며 자리잡은 갈대 군락, 빨간색의 칠면초 군락,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도심에서 느끼는 모든 힘겨움과 근심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순천만 갯벌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빛깔이 고운 칠면초 군락은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칠면초가 몸이 붉어지는 때는 가을로, 지금 순천만에 가면 붉디붉은 칠면초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추우면 추울수록 수많은 겨울 철새가 몰려오는 곳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은 최근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66%증가했다. 22일 현재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663마리, 재두루미 2마리, 큰고니 22마리를 포함한 1만여 마리가 관찰됐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순천만의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이다. 사방의 공간이 탁 트인 갯벌은 잠을 자는 장소로 부족함이 없고 제방 너머 들판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순천만 안에 있는 자연생태관이다. 1층에 들어서면 3m 높이의 흑두루미가 관람객을 맞는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들의 생태 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순천만에 사는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 낮에는 새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는 천문대 등이 갖춰져 있다. 겨울 철새들과 순천만 습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8~35인승의 생태체험선을 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루 10~17차례 운항하는 생태체험선은 평일에는 오후 2시쯤, 주말에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왕복 30분, 3㎞ 정도를 운항하는 이 배를 타고 순천만 갯벌을 따라가면 바로 눈앞에 수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생태해설사 한영미씨는 “철새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는지 겨울 철새가 매년 더 많아 찾아온다”며 “주말에는 1000대1 이상 될 정도로 배를 타기 위한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반드시 봐야 할 코스다”라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순천만에는 문학의 향기도 가득하다.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에서 700m 정도 방죽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순천문학관이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하얀 솜을 자랑하는 목화밭, 흥부집에 온 것 같은 초가집 위의 박들은 편한함과 함께 도시 탈출을 느끼게 해준다.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고 정채봉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이 두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순천에서 보내면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의 육필 원고와 작품·편지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전시돼 있으며, 이곳을 둘러보면 두 작가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이 유명한 생태 관광지로 보전된 데에는 순천만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과 시민단체, 해당 공무원이 하나로 뭉쳐 순천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안들판에서 거둔 벼의 10% 정도를 두루미 먹이로 다시 부려준다.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순천만 갯벌지기단’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조류와 식물, 갯벌과 주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질서 유지와 안내까지 맡으니 눈코 뜰 새 없다. 2003년 이들 세 주체는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순천만협의회를 구성했고, 2004년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개장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사이트에 등재됐다. 순천만에서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쌀은 2009년 9월 친환경인증을 획득해 ‘흑두루미 쌀’로 탐방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된다. 순천시는 갯벌 인근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음식점 등을 이전시키고 동천과 그 인근의 농경지, 나대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등 그간 흐트러진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데도 주력했다. 순천만 사람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순천만과 연결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선암사 등은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칠면초의 붉음, 황금빛 갈대, 높다란 하늘, 들판 그리고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순천만의 늦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주말 인사이드] 해마다 300만명 다녀가는데… 순천만 갈대밭 아직도 못 가봤나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순천만이 늦가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75㎢의 해수역, 220여종의 철새, 12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생태보고다. 또 세계 제일의 여행 잡지인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은 데다 갯벌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곳이다. 순천만에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4계절 모두 제 나름대로 멋을 풍기고 있지만 11월과 12월 초순까지가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밭, 농게와 짱뚱어의 몸짓,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날갯짓하며 먹이를 주워 먹는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1964년 출간한 이래 현재까지도 한국 문학 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이 표현한 순천만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에 들어서면 아! 여기가 순천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갈대다. 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온다.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사람들을 만난다. 5.4㎢의 드넓은 벌판에 자리잡은 순천만 갈대는 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누렇게 빛나는 황금색을 띤다. 갈대밭길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모래가 많은 서해안 갯벌과는 달리 밀가루를 반죽한 듯 순전히 펄로 이뤄진 갯벌에는 게와 짱뚱어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갈대를 뜯어먹기도 하고 연신 집게로 젓가락질을 하는 게를 보면서 너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짱뚱어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다. 낮은 곳에 깃드는 생물이란 의미의 저생생물 짱뚱어는 남해한 서부와 서해안 남부 지역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한다. 또 하나, 용산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순천만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용이 승천하다 순천만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려와 머문 곳이라 전해지는 용산은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의주로 불리는 자그마한 언덕도 있다. 2.6㎞ 거리의 용산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 걷다 보면 땀도 나고 등산하는 기분이 든다. 보조전망대를 지나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사진으로 무수히 봐왔던 순천만을 상징하는 S자 수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는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항상 모여 있다 보니 일반인들은 사진 찍기가 곤란한 경우도 많다. 종전과 다른 색다른 갈대의 모습을 보노라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굽이도는 물줄기와 사이사이에 둥근 원을 그리며 자리잡은 갈대 군락, 빨간색의 칠면초 군락,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도심에서 느끼는 모든 힘겨움과 근심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한다. 순천만 갯벌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빛깔이 고운 칠면초 군락은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일곱 번 옷을 갈아입는 칠면초는 염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단정짓지 못한다. 칠면초가 몸이 붉어지는 때는 가을로, 지금 순천만에 가면 붉디붉은 칠면초를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은 추우면 추울수록 수많은 겨울 철새가 몰려오는 곳이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은 최근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66%증가했다. 22일 현재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663마리, 재두루미 2마리, 큰고니 22마리를 포함한 1만여 마리가 관찰됐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순천만의 풍부한 생태자원 때문이다. 사방의 공간이 탁 트인 갯벌은 잠을 자는 장소로 부족함이 없고 제방 너머 들판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순천만 안에 있는 자연생태관이다. 1층에 들어서면 3m 높이의 흑두루미가 관람객을 맞는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들의 생태 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순천만에 사는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영상관, 낮에는 새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는 천문대 등이 갖춰져 있다. 겨울 철새들과 순천만 습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8~35인승의 생태체험선을 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하루 10~17차례 운항하는 생태체험선은 평일에는 오후 2시쯤, 주말에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 왕복 30분, 3㎞ 정도를 운항하는 이 배를 타고 순천만 갯벌을 따라가면 바로 눈앞에 수많은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생태해설사 한영미씨는 “철새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는지 겨울 철새가 매년 더 많아 찾아온다”며 “주말에는 1000대1 이상 될 정도로 배를 타기 위한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반드시 봐야 할 코스다”라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순천만에는 문학의 향기도 가득하다.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에서 700m 정도 방죽길을 따라가다 보면 운치 있는 순천문학관이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하얀 솜을 자랑하는 목화밭, 흥부집에 온 것 같은 초가집 위의 박들은 편한함과 함께 도시 탈출을 느끼게 해준다. 순천문학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고 정채봉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이 두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순천에서 보내면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해왔다. 두 작가의 육필 원고와 작품·편지 등 손때 묻은 물건이 전시돼 있으며, 이곳을 둘러보면 두 작가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이 유명한 생태 관광지로 보전된 데에는 순천만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과 시민단체, 해당 공무원이 하나로 뭉쳐 순천만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인안들판에서 거둔 벼의 10% 정도를 두루미 먹이로 다시 부려준다. 공무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순천만 갯벌지기단’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조류와 식물, 갯벌과 주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은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질서 유지와 안내까지 맡으니 눈코 뜰 새 없다. 2003년 이들 세 주체는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순천만협의회를 구성했고, 2004년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개장했으며, 2006년에는 람사르 사이트에 등재됐다. 순천만에서 경관농업으로 생산되는 쌀은 2009년 9월 친환경인증을 획득해 ‘흑두루미 쌀’로 탐방객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된다. 순천시는 갯벌 인근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음식점 등을 이전시키고 동천과 그 인근의 농경지, 나대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하는 등 그간 흐트러진 생태 환경을 복원하는 데도 주력했다. 순천만 사람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순천만과 연결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선암사 등은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칠면초의 붉음, 황금빛 갈대, 높다란 하늘, 들판 그리고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 이렇게 순천만의 늦가을은 깊어가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혜승 아나 딸 민하린, 알고보니 민병철 손녀

    이혜승 아나 딸 민하린, 알고보니 민병철 손녀

    23일 방송된 SBS ‘스타주니어쇼-붕어빵’(이하 붕어빵)에서는 민병철 건국대 교수의 손녀이자 SBS 이혜승 아나운서의 딸인 민하린양이 최초 공개됐다. 이날 엄마 없이 무대에 등장한 민하린양은 “6살이다. 엄마는 정말 예쁘다. 그런데 우리집에서 영어를 제일 못한다. 엄마는 영어를 나보다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엄마 이혜승 아나운서의 어린시절 사진이 공개됐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인형 같은 자태가 공개되며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이혜승 아나운서는 알고보니 토익 만점을 받은 영어 실력자. 하지만 민하린양은 “우리집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은 할아버지”라고 말했다. 민하린양의 할아버지는 다름아닌 ‘영어 박사’로 유명한 민병철 교수. 민병철 교수는 손녀 민하린양에게 영상편지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민·경찰 어깨동무 대전 치안 OK

    “무서웠던 경찰관 아저씨들이 이제는 반가워요. 마음 놓고 등하교할 수 있고요.”(김경주·12·갑천초 6년), “대전시내 교통이 무척 좋아졌습니다.”(김용갑·64·대전 괴정동) 대전경찰청이 지역 513개 기관·단체와 벌이고 있는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대전시와 교육청, 천주교 대전교구청, 대전YMCA, 변호사회, 금융기관 등 지역 전체가 힘을 합쳐 가정·성 폭력 등의 예방에 나선 이 운동은 21일 시행 6개월을 맞으며 시민들 속으로 온전히 스며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진본부를 만들어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선 이들은 갖가지 활동을 벌인다. 경찰관들이 매일 아침마다 학교 앞에 나가 주정차 단속을 하고, 유해 현수막을 제거한다. 정용선 대전경찰청장도 매일 참여한다. 경찰관마다 학교폭력 가해·피해자를 정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주고받자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가정폭력경찰관을 배치했고, 성폭력 무기명 신고 사이트도 운영했다. 공원 주변 순찰활동을 계속 벌이고, 오토바이·자전거 순찰대도 운영했다. 경찰이 앞장서자 자원봉사자들이 동참하고 주부들은 ‘엄마순찰대’를 만드는 등 시민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시행 뒤 가출청소년이 28% 줄었다. 재범률에서도 가정폭력은 8% 포인트, 성폭력은 3% 포인트 낮아졌다. 노인과 장애인 등에 대한 안전운전 지도 효과로 교통사고 사망자도 38%나 줄었다. 사회 안전성이 높아지자 시민과 학생들의 감사 편지 600여통이 추진본부에 쇄도했다. 경이호 지족초 교장은 “학교 주변 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져 석달 뒤 정년을 맞아도 안심이 된다. 참 고맙다”고 말했다. 최근 충남경찰청 국감에서 일부 의원들이 “대전청에 좋은 정책이 있더라. 전국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용선 청장은 “시민들과 지역 기관 단체가 협조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정책”이라고 고마워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나도 우체통에 편지 넣어볼래~

    나도 우체통에 편지 넣어볼래~

    19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취미우표 작품 전시회를 찾은 어린이들이 부모님에게 쓴 ‘사랑의 엽서’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여기선 아팠던 친구야 하늘나라선 행복하길”

    “여기선 아팠던 친구야 하늘나라선 행복하길”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계모의 학대로 숨진 이모(8)양을 추모하는 행사가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인 19일 이양이 다니던 울산 울주군 범서읍 모 초등학교에서 열렸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1000명은 이날 오전 10시 운동장에 모여 이양을 추모했다. 학교장의 추모사가 시작되자 운동장 곳곳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눈물을 흘렸다. 학생 대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 슬프다. 하늘나라에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추모 편지를 읽으며 울었다. 이어 학생과 교사는 추모곡으로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입 모아 불렀다. 교사와 학생의 헌화를 끝으로 30분가량의 추모식은 끝이 났다. 학교 관계자는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이양에 대한 추모를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추모식을 열게 됐다”면서 “아이가 원혼을 풀고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양은 지난달 24일 계모 박모(40)씨에게 머리와 가슴을 폭행당해 숨졌다. 이양은 박씨로부터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길” 계모학대로 숨진 초등생 모교서 추모식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계모의 학대로 숨진 이모(8)양을 추모하는 행사가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인 19일 이양이 다니던 울산 울주군 범서읍 모 초등학교에서 열렸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 1000명은 이날 오전 10시 운동장에 모여 이양을 추모했다. 학교장의 추모사가 시작되자 운동장 곳곳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눈물을 흘렸다. 학생 대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 슬프다. 하늘나라에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추모 편지를 읽으며 울었다. 이어 학생과 교사는 추모곡으로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입을 모아 불렀다. 교사와 학생의 헌화를 끝으로 30분가량의 추모식은 끝이 났다.  학교 관계자는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이양에 대한 추모를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추모식을 열게 됐다”면서 “아이가 원혼을 풀고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양은 지난달 24일 계모 박모(40)씨에게 머리와 가슴을 폭행당해 숨졌다. 이양은 박씨로부터 이전에도 지속적인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커버스토리-자치단체장은 외출중] 내년 6·4지방선거 앞두고 늘어나는 행정업무 규제 어쩌나…

    [커버스토리-자치단체장은 외출중] 내년 6·4지방선거 앞두고 늘어나는 행정업무 규제 어쩌나…

    “현장을 돌다 보면 어려운 이웃이 많아요. 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엔 난방기가 없어서 고생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죠. 미리 계획된 예산이나 후원이 없을 땐 사재를 털어서라도 지원하고 싶은데 공직선거법에 어긋나는 일이에요. 제때 지원 못 하는 경우도 생기죠.” 서울 구청장의 푸념이다. 내년 6·4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행정 업무에 대한 제한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라고는 하나 사람들을 만나며 민원을 파악하고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인 단체장으로서는 행동반경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체장들은 일부 예외를 빼곤 상시적으로 기부 행위가 금지된다. 우수 학생을 격려하기 위해 초등학교에 찾아가더라도 표창은 할 수 있지만 부상으로는 연필 한 자루도 쥐여 줄 수 없다. 기부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주례를 요청해도 거절해야 한다. 역시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 선거 전 180일이 되면 제약은 더 커진다. 다음 달 6일부터다. 근무 시간 중에는 공공기관이 아닌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된다. 주민자치센터가 개최하는 교양 강좌에 나서지도 못한다. 지자체의 사업 계획이나 추진 실적 등의 활동 상황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도 낼 수 없다. 180일 이전엔 홍보물 종류에 따라 분기별로 한 차례씩 발행할 수 있었다. 또 단체장 이름을 밝히며 감사 편지 등을 발송할 수 없다. 내년 3월 6일, 선거 전 90일부터는 출판 기념회를 열 수 없다. 선거 전 60일이 되는 4월 5일부터 제약은 극에 달한다. 단체장은 교양 강좌, 사업 설명회, 공청회, 직능단체 모임, 체육대회, 경로행사, 민원 상담 등의 각종 행사를 열거나 후원하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천재지변이나 긴급 민원이 아니면 통반장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다. 현역 단체장들은 예비 후보자나 후보자 등록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직무가 정지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선거 전 60일부터는 사실상 구청 업무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평소 구가 하는 업무의 절반 이상이 행사인데 민원 처리 정도를 제외하곤 업무를 하려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행정 공백도 공백이지만 깐깐한 선거법은 주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선거 전 180일부터는 연말에 집중되곤 하는 각종 수상 성과, 사업 추진 결과 등을 널리 알려 주민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법 관련 지자체 실무자들은 비슷한 사안을 놓고 선관위마다 들쭉날쭉 잣대가 다른 점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단체장들이 현장에서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실시하는 현장시장실, 이동구청장실 등이다. 사전 선거운동인지 아닌지 지역별 선관위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선거법이 너무 복잡해 애매할 경우 선관위에 질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면 시시콜콜한 자료까지 요구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중앙선관위나 시 선관위보다 구 선관위가 법을 소극적으로 해석해 안 된다고 하는 사례가 잦다”며 “이 때문에 구 선관위를 건너뛰어 상급 선관위에 익명으로 질의하는 일도 숱하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진짜 사나이’ 위문편지에 코끝 ‘찡’…‘이병 어린이’ 김형근 일병 편지 내용이…

    ‘진짜 사나이’ 위문편지에 코끝 ‘찡’…‘이병 어린이’ 김형근 일병 편지 내용이…

    MBC ‘일밤-진짜 사나이’ 멤버들이 광개토대왕함에서 위문편지를 받았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지난주 방송에서 독도경비 임무 수행을 위해 1박 2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배 위에서 진행되는 해군만의 특별작전인 해상보급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해상보급이란 바다 위에서 두 대의 배를 띄워 두 함정이 서로 물자를 주고받는 것으로 오로지 밧줄 하나에 의지해 물자를 이송하는 방법이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해상보급임무를 수행해냈다. 해상보급작전이 끝난 뒤 ‘진짜 사나이’ 멤버들은 상대편 함정으로부터 받은 물품을 확인하던 중 놀라운 물건(?)을 발견했다. 바로 이기자 부대에서 함께 생활했던 김형근 일병이 위문편지를 보낸 것. 멤버들은 ‘이병 어린이’에서 듬직한 일병이 된 김형근의 편지에 감동했고 뿌듯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또한 이들은 모 어린이집 원생들로부터도 단체 위문편지를 받았다. 특히 류수영은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받아 다른 멤버들의 부러움을 샀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에게 도착한 위문편지 이야기는 17일 오후 6시 20분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학의 성접대 강요 주장 여성, 박근혜 대통령에 편지

    김학의 성접대 강요 주장 여성, 박근혜 대통령에 편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52)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직후 성접대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는 여성 A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 탄원서를 보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A씨는 탄원서에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 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제 한을 풀고 싶어 이렇게 각하께 올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어머니는 그 당시 윤중천의 협박과 무시무시한 힘자랑에 딸의 억울함을 하소연도 한번 못하시고 저와 인연을 끊었다”면서 “윤중천은 제 동생에게 협박성 섹스 스캔들 사진들을 보내 세상에 얼굴을 들 수 없게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윤중천이 협박한 녹취된 음성파일과 날 캡처한 사진들을 결혼할 사람이 듣고 모든 걸 알게 되었다”면서 “충격으로 전 유산하고 대인기피증에 조울증, 공황장애, 심장병까지 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A씨는 “피의자인 저들은(김학의) 절 경찰조사 중에 저와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시켜 절 돈으로 도와주겠다며 연락을 했다”면서 김학의 측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매수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각하, 이 나라의 머리이시기 전에 여자이십니다. 불쌍한 제 한을 풀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탄원서 전문. 대통령 각하께 각하께서도 절 아실지 모르겠네요.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윤중천·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피해자 여성입니다. 제가 이렇게 신문고를 두드리는 이유는 너무도 억울하고 제가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 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제 한을 풀고싶어 이렇게 각하께 올립니다. 전 이 사건이 터지기 전 8년 전부터 제 가슴에, 제 마음에 짐으로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각하 이 사건은 제가 억울하게 윤중천에게 이용을 당한 그때, 2008년 전 이 사건을 제가 먼저 고소하려고 하였으나 힘없고 빽 없는 전 권력에 힘, 김학의와.. 절 개처럼 부린 윤중천에 힘으로 어디 하소연 한번 못하고 전 이렇게 숨어살다 지금에 세상이 떠들썩해지며 제가 숨겨진 채로 피해자로 등장하였습니다. 전 이들의 그 개같은 행위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는 그 당시 윤중천에 협박과 무시무시한 힘자랑에 딸의 억울함을 하소연도 한번 못하시고 그 추잡함을 알아버리시고 저와 인연을 끊으셨습니다. 윤중천은 제 동생에게 협박성 섹스 스캔들 사진들을 보내 세상에 얼굴을 들 수 없게 하고. 제가 재판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렇게 먼저 각하께 억울함을 올리는 이유는 아무것도 모르고 계셨던 아버지가 아셨습니다. 지병이 계신 아버지는 저 때문에 화로인해 당뇨합병으로 녹내장이 오시고…하루하루가 약이 오르고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전 이번 사건으로 제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개입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용기있는 형사님들의 응원과 제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나라가 아니라는 믿음을 주시고 꼭 제 억울함과 한을 풀어주신다는 말씀에 전 용기를 내어 수사에 참여했고 이 사건은 7월에 검찰로 넘어가고 저 역시 검찰조사를 마친 지 4개월입니다. 제가 알기론 윤중천·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아는 것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고 조사를 받을 사람은 다 받고 검찰에서는 김학의 소환 계획도 없다고 기사도 나오고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만이 조사를 안 받은 것으로 압니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시는 김학의 전 차관님은 너무 유치합니다. 지금 국민들이 알고 있는 기사내용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윤중천과 둘은 잘 알고 있으면서 병원에 입원을 하시고 지금, 아니 전 매일매일 지금 이시간 이순간까지 하루 한 시간 잊고 살 수가 없어 대인기피증에 조울증, 공황장애, 심장병까지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전 병원 갈 돈이 없어 약이 언제 떨어질까 아껴먹는다면 믿으십니까? 제가 지금 떠들어 대는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입니다. 죽음을 몇 번씩 생각하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버림받고…2008년 윤중천이 협박한 녹취된 음성파일과 절 캡처한 사진들을 결혼할 사람이 듣고 모든 걸 알게 되었습니다. 충격으로 전 유산하였고 전 윤중천이 얼마나 흉악하고 악질이며 무서운 사람인걸 알기 때문에 그 자료들을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유일하게 그들을 벗어날 수 있는 행복, 결혼이 파혼되면서…모든 걸 잊고 살겠다고 전 윤중천·김학의 물건들 자료들을 소각시키고 시골에 와 살고 있습니다. 역시나 윤중천·김학의는 결국 이렇게 절 또 다시 죽음의 길로 인도를 합니다. 그 물건을 버린 것을 후회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완전하진 않더군요. 협박 그리고 사진들을 속기를 할 때 속기하시는 그분이 모든 걸 기억해주시더군요. 각하…이런 절…피의자인 저들은(김학의) 절 경찰조사 중에 저와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시켜 절 돈으로 도와주겠다며 연락을 하더군요. 역시 법을 잘 아시는 분이라 행동도 빠르시더군요. 전 죗값을 받으라고 했죠. 절 노리개 가지고 놀 듯 윤중천과 가지고 노신…. 각하 이 나라의 머리이시기 전에 여자이십니다. 불쌍한 제 한을 풀어주세요. 각하 살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 새벽기도 다니시며 기도하시는 부모님께 다시 사랑한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싶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각하 살고 싶습니다. 제가 다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세요. 김학의 전 차관을 덮으신다면 윤중천까지 죗값을 받지 않을 것이며…각하 이 두 사람의 내용의 기사는 대한민국을 뒤집습니다. 국민들이 모르는 신세계가 있으니까요. 그들, 그들의 가정을 지키고 그들의 면상을 지키기 위해 그리 숨어있을 때 피해자인 전 제 가족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더 이상 내 식구 감싸기라는 검찰기사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억울함에 더 많은 진실을 국민들 앞에 하소연하며 한을 풀기 전에 스스로들 국민들 앞에 나와 심판받길 원합니다. 각하 전 담당 검사님께 간절한 제 마음을 편지로 보냈습니다. 부디 그 편지가 쓰레기통으로 가지 않았다고 믿고 싶습니다. 매일 밤 삶과 죽음길에서 밤을 새웁니다. 전 윤중천의 협박과 폭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님의 권력이 무서웠습니다. 윤중천은 경찰 대질에서까지 저에게 협박을 하며 겁을 주었습니다. 각하, 범죄 앞에선 협박도 폭력도 권력도 용서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세요. 제가 용기 내어 잘 버티고 잘 했다고 해주세요. 국민들이 지금 각하께 하는 쓴소리를 솔로몬의 지혜로움으로 이 사건을 해결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각하 제 입으로 더 이상 이 사건의 내용을 떠올리며 힘들어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렇게 국민을 우롱하며 뒤에 숨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전 계속 싸울 것입니다. 몇 번의 죽음을 넘기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책임자로서 각하의 지혜로우신 중심을 믿겠습니다. 2013. 11.13 피해여성 A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깔깔깔]

    ●신문광고 한 노처녀가 매우 결혼을 하고 싶어서 참다 못해 신문광고란에 ‘남편을 구합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광고를 낸 후 그녀에게 며칠 사이에 수백 통의 편지가 왔는데 그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제발! 내 남편을 가져 가세요.’ ●직업별 기피 대상 의사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 앓느니 죽겠다는 사람. 치과 의사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사람. 산부인과 의사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 무자식 상팔자라는 사람. 한의사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 밥이 보약이라고 하는 사람. 학원 강사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 하나를 가르쳐도 열을 깨우치는 사람.
  • “쉽고 편한 도로명주소 쓰세요”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모든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 정부 기관 중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서 학부형에게 도로명주소 사용을 알리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 명함 바꾸기 캠페인, 국방부는 국군장병 도로명주소로 편지 쓰기 캠페인 등을 실시한다. 지자체는 전통시장, 터미널 등에서 도로명주소 홍보관과 체험관을 운영하고 자기집 주소 써보기 캠페인 등을 벌인다. 이달 말까지 주소변경사이트(www.ktmoving.com)에 접속해 회원 가입한 기업 사이트의 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환하면 자동차 등 경품도 나눠준다. 우편물의 도로명주소 표기율은 지난해 말 13.6%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16.5%로 2.8%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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