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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남 ‘그림대작’ 공개변론...“면죄부 안 돼” vs “지나친 형벌권 행사”

    조영남 ‘그림대작’ 공개변론...“면죄부 안 돼” vs “지나친 형벌권 행사”

    “1심 집행유예, 2심 무죄대검 검사장, 직접 변론국선변호인이 조씨 대변조씨 “소란 일으켜 죄송”“옛날부터 어르신들이 화투를 가지고 놀면 패가망신한다고 했는데 제가 너무 오랫동안 화투를 가지고 놀았나 봅니다.” 다른 사람에게 대신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고가에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6)씨가 28일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지난 5년간 이런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미리 준비한 편지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도중 울먹이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참된 예술가가 될 수 있도록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개변론에서는 검찰과 조씨 측 국선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에서는 노정환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검사장)이 직접 나와 공소 사실을 설명하고 최종 변론에도 나섰다. 노 부장은 “조씨가 그림을 맡긴 화가는 조수가 아닌 대작화가에 가깝다”면서 “실력 있는 화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몹시 부끄러운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씨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또 다른 연예인 혹은 정치인, 재력가 등 유명인들이 자신의 부와 명성을 이용해 고수익을 올리는 폐단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씨에게 고가의 대금을 주고 그림을 구입한 피해자 보호 뿐 아니라 미술계 발전을 위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해달라는 주장이다. 반면 조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속일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구매자를 속이려고 했다면 조수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는게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다는 게 변호인 측 논거다. 또 “검찰이 불명확한 ‘고지 의무’라는 도구를 이용해 지나친 형벌권을 행사했다”면서 “(검찰 주장대로라면) 조수를 고용한 세계적 유명 화가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사기죄로 처벌받는 이상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이날 변론에는 검찰 측과 조씨 측 참고인으로 각각 신제남 전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과 표미선 전 한국화랑협회 회장이 나와 조씨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전 이사장은 “아마추어가 프로 작가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그림을 그리게 한 사실에 미술인들은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작가의 양심, 도덕성을 버린 사기 행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표 전 회장은 ‘조수를 고용해 그림을 그렸다면 작품 평가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유명 작가가 되려면 작품 수가 많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씨는 평소 알고 지낸 화가 A씨에게 그림 1점당 10만원을 주고 그려오게 한 뒤 자신이 약간 덧칠하고 서명을 넣는 방식으로 17명에게 21점을 팔아 1억 5300여만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는 조씨에게 고용돼 그의 지휘·감독 하에 조씨의 창작 활동을 돕는 ‘조수’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미술 작품의 창작적 표현 형식에 기여한 ‘작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구매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망 행위가 인정된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는 보수를 받고 조씨의 창작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도움을 준 기술적인 보조자일 뿐”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렸는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2심 재판부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날 변론을 끝으로 조만간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에도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 지급 촉구 기자회견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에도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 지급 촉구 기자회견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서울시의 여성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 제정에 따른 해당 조례 내용의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8일 권수정 의원은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와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 개정에 따른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과 관련 교육 진행을 위한 서울시의 적극적 이행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 거주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비롯한 월경용품 구입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로 발의했으며, 서울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로써 권 의원은 서울시 차원에서 모든 여성청소년들에게 보편적으로 월경용품을 지원해 여성에 대한 월경권 보장과 건강보호를 위한 공공책임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회를 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현재 해당 조례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 예산 수립 및 시행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이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월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개입과 책임이 필요한 여성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라며, “여성 청소년에게 월경용품을 지급하고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정책은 공적인 차원에서 보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필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나, 정부가 미봉책을 내세우는 동안 여성의 건강, 안전, 교육권이 침해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권 의원은 “특히 지금 같은 코로나19라는 재난적 상황에서 월경용품 구매 관련 비용지출은 많은 청소년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다.”이라며, “이러한 재난상황에서 서울시가 관련 조례에 따른 월경용품 지급을 위한 시행방안 마련을 미루는 것은 재난 시스템 구축에서 여성을 고려하지 않고, 더욱 취약한 상황에 노출시키는 상황을 불러온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권 의원은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 지급 관련 지원조례’가 통과된 의미와 그 가치를 공감하며, 서울시는 여성의 학습권, 건강권, 기본권 보장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짜뉴스’ 취급된 트럼프 트윗… 트위터 “팩트체크 필요” 경고

    ‘가짜뉴스’ 취급된 트럼프 트윗… 트위터 “팩트체크 필요” 경고

    트럼프 “언론에 편승한 선거개입” 격분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처음으로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경고 딱지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선거개입”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는 격분에 찬 트윗으로 응수했다. 트위터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2개에 각각 파란색 느낌표와 함께 ‘우편투표에 대한 사실을 알아보라’는 경고 문구를 삽입했다. 긴 글을 나누어 쓴 2개의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사실상 사기나 마찬가지다. 우편함은 털리고, 투표용지는 위조되거나 불법적으로 인쇄되고, 서명은 위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경고 문구를 클릭하면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유권자 사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는 내용의 관련 기사를 모아 놓은 화면이 뜬다. 트위터는 이 화면에서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이라는 3가지 ‘팩트’도 제공한다. 우편투표가 사기와 연관된다는 증거는 없다는 전문가 의견을 비롯해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캘리포니아주는 우편투표 용지를 등록 유권자에게만 보낸다는 사실, 현재 우표투표 시행 지역은 5개 주이며, 모든 주에서 부재자 투표를 우편으로 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트위터는 이달 초 코로나19 허위 정보 차단을 위해 경고 문구를 도입했다. 단계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정치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첫 타자’가 된 셈이다. 이날 트위터가 첫 경고 문구를 삽입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한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론 트윗’을 삭제해 달라고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도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01년 조 스카버러 상원의원의 플로리다주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턴의 남편으로 그는 아내 죽음을 둘러싼 트럼프의 억측성 트윗으로 고통받아 왔다. 스카버러는 현재 MSNBC 프로그램 ‘모닝 조’ 진행자로 트럼프와 앙숙이다. 트럼프는 스카버러를 공격하기 위해 숨진 인턴이 스카버러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재수사를 촉구하거나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암시하는 트윗을 무차별적으로 올렸다. 그러나 트위터는 이 경우는 서비스약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남성의 간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고 문구와 관련한 후속 트윗에서 “트위터가 2020년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트위터는 언론의 자유를 완전히 억압하고 있다.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소상공인 돕기 총력… 누적보증 30조 첫 돌파”

    “소상공인 돕기 총력… 누적보증 30조 첫 돌파”

    지원금·상담 늘려 코로나 피해 ‘버팀목’ 매출 70조 증대·고용 31만명 창출 효과“코로나19로 경제적 취약계층인 소기업·소상공인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월세는커녕 생계조차 막막한 자영업자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돕기 위해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습니다.”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 가운데 최초로 누적 보증금액 30조원을 돌파한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이민우 이사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피해 기업과 영세상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라고 밝혔다. 경기신보는 지난달 9일 전국 최초로 보증공급 28조원을 넘어선 지 20여일 만에 2조원을 보증지원하며 역대 최단 기간 보증공급 실적도 달성했다. 재단을 설립한 지 24년 만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월 하루 평균 콜 상담 및 방문 상담 건수는 1600건 정도였는데 확산 시기인 3월 이후 상담 건수는 5배 이상인 1만여건까지 증가하는 등 보증 수요가 폭증했고, 미결도 1월 대비 16배가 넘었습니다.” 이 이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야근이 기본이고 주말까지 출근하기 일쑤였다. 이 이사장은 그런 직원들이 안쓰러워 손편지와 미니 화분을 전달하고 휴일에는 현장을 찾아가 간식을 전달하며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방역이든 피해 기업 지원 대책이든 선제 조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피해 기업 특별자금 지원을 위한 종합지원 대책을 추진하면서 자금 지원 규모를 4조 300억원으로 확대했다”면서 “253명을 새로 채용하고 신속전담지원반을 구성해 처리 기간 단축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재단의 30조원 누적 보증 지원은 70조 803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 31만 3785명의 고용창출 효과, 1800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유발하며 서민 경제를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이사장은 “신속한 보증 지원과 재정건전성을 위해 코로나19 특례보증의 재보증 비율을 60%에서 80%로 높여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보증부실 해소를 위해 경기도 및 31개 시군과 힘을 모아 출연금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동양인은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인종차별 손편지 美 백인여성 체포

    “동양인은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인종차별 손편지 美 백인여성 체포

    동양계 주민에게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즉시 떠나 태어난 나라로 돌아갈 것이며, 그들이 떠난 집에는 백인이 살아야 한다는 인종차별적 손편지를 남긴 백인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LA타임즈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앨러미다 카운티 샌 린드로에 살고 있는 동양계 주민인 트리니 윈을 비롯한 5명의 집에 이상한 손편지가 배달됐다. 편지에는 '당신이 외국에서 태어난 남성 혹은 여성이라면 즉시, 빨리, 신속하게 당신이 태어난 나라로 돌아가라. 당신은 외국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18세 이하 자녀가 있다면 역시 신속하게 자녀를 데리고 떠나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당신들이 떠난 이 집은 이 나라에서 살 자격이 있는 백인들이 거주할 것이며, 오직 백인 미국인만이 여기서 살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편지를 받은 윈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마침 문에 설치해 놓은 보안카메라를 확인해서 이 편지를 문 앞에 두고 가는 한 백인 여성을 발견했다. 윈은 이 백인여성의 캡쳐 화면과 함께 편지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올렸다. 그녀는 “오늘 이 여성이 집앞에 손편지를 두고 갔다. 혹시 이 여성을 아는 사람은 알려달라”며 “이러한 인종차별과 증오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샌 린드로 경찰은 즉시 조사에 나섰고, 동일한 손편지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있는 낸시 아레치가(51)라는 여성을 체포했다. 이 여성은 이번 집에 배달한 편지 이외에도 지역내 여러곳에 “노우(NO) 아시안, 동양인은 즉시 떠나라”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붙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이작 베나부 샌 린드로 경찰서 부서장은 “우리 지역은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주민들이 조화를 이루면 사는 지역으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지역의 안전과 안락한 삶을 저해하는 이러한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폴린 커터 샌 린드로 시장 역시 “가정집과 지역 사회에 동양계 주민을 차별하는 내용의 편지가 전달된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는 지역사회에 이러한 증오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진짜와 가짜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진짜와 가짜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 초반에는 해리(콜린 퍼스)가 에그시(태런 에저턴)에게 전설적 국제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설립 자금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전 세계 권력자들 상당수가 후계자를 잃었고 그 결과 엄청난 돈이 주인을 잃게 된다. 그 자금을 바탕으로 ‘킹스맨’이 설립돼 대의를 위해 쓰인다는 내용이다. 영화 줄거리는 물론 허구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많은 영국 귀족 가문의 대가 끊겼고, 그들 가문의 재산이 상속자를 잃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1914년 전쟁이 발발하자 귀족 청년들은 앞다투어 초급 장교로 전방 근무를 자원했다. 1915년 봄이면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재학생의 3분의2 이상이 군 복무를 자원했고, 두 대학 재학생 중 30%가 목숨을 잃었다. 전방의 신참 초급 장교들은 총알받이 신세였다. 장차 나라를 이끌 청년들이 무수히 쓰러지자 영국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엘리트들이 대량 소멸하는 사태를 방치할 수 없었다. 정부는 전방 근무만이 조국을 위한 길이 아니며 우수한 두뇌를 활용해 후방에서 참모나 정보 장교 등으로 근무하는 것도 조국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들은 전장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았고, 그 결과 많은 귀족 가문의 대가 끊겼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한 청년 장교들은 병사들과도 상호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어느 병사는 전사한 중위의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여태껏 전쟁터에 발을 들여놓은 어떤 병사도 부인의 아드님처럼 훌륭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이런 경험은 전후 영국 사회에서 사회적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했다. ‘보수’의 진정한 면모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1960~) 왕자도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전투 헬리콥터 조종사로서 영국 군함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해 금속가루(chaff)를 뿌리는 임무를 수행했다. 자칫 미사일에 헬기가 맞아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임무였다. 보수는 명예롭다. 조국이 위기에 빠질 때 기꺼이 멸사봉공(滅私奉公)한다. 애국이 기본이다. 하지만 가짜도 많다. 타국의 이익을 우선하거나 동족에게 총부리 겨누는 일을 서슴지 않는 자들도 보수의 간판을 쳐들곤 한다. 하지만 진짜와 가짜는 빛과 어둠처럼 다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코로나19로 떠돌던 크루즈선 한국인 승무원, 두달 만에 귀국

    코로나19로 떠돌던 크루즈선 한국인 승무원, 두달 만에 귀국

    코로나19로 입항하지 못 하고 연안을 떠돌던 크루즈선에서 근무하던 우리나라 국민이 두 달 만에 가까스로 귀국했다. 26일 조현신 진주시의원에 따르면 경남 진주시 출신 A(25·여)씨는 지난 18일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왔다. A씨는 미국 선사가 운영하는 크루즈선에서 음악 공연을 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각국에서 크루즈선 입항을 금지했고, A씨가 탄 크루즈선 역시 지난 3월 15일 호주 시드니를 들른 이후 마땅히 입항할 곳을 찾지 못한 채 싱가포르와 필리핀 연안을 떠돌아야 했다. A씨는 그 동안 바다 위에서 사실상 세상과 격리된 크루즈선에서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이달 초 A씨가 탄 크루즈선은 필리핀 마닐라 연안에 도착했다. 딸 걱정으로 나날을 보내던 A씨 부모는 지난 9일 이러한 어려움을 조현신 시의원에게 알렸고, 조현신 시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박대출 의원 측은 A씨가 하루빨리 귀국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외교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외교부는 주필리핀 대사관을 통해 A씨가 크루즈선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대사관 측은 일단 한국행 항공편을 구했고, 이후 크루즈선에 발이 묶인 A씨를 육지로 데려올 수 있는 보트를 수소문했다. 결국 A씨는 다른 한국인 1명과 함께 크루즈선에서 보트를 타고 빠져나올 수 있었고, 4시간 만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귀국 후 자가격리 중인 A씨는 조현신 시의원과 박대출 의원실에 감사편지를 보냈다. A씨는 “다른 나라 국적 크루즈 직원들이 필리핀에 있는 각국 대사관에 연락했을 때 회신이 아예 없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형식적인 답변만 받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안도감, 감사함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덴마크 정부 “덴마크인과 사귀면 입국 허용…증거 제시해야”

    덴마크 정부 “덴마크인과 사귀면 입국 허용…증거 제시해야”

    덴마크 정부가 25일(현지시간) 자국 주민과 연인 관계에 있는 일부 주변국 주민의 입국을 허용하면서 최소 6개월 이상 교제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덴마크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 중 다른 북유럽 국가와 독일 주민에 대한 입국 제한을 일부 완화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생이별을 해야 했던 연인들이 덴마크에서 다시 만나려면 문자 메시지나 사적인 사진, 상대의 개인정보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사생활 침해라고 항의하자 덴마크 정부는 사진 1장 또는 연애편지를 제시해도 된다고 지침을 수정했다. 덴마크 국민 중에는 인근 북유럽 국가나 독일로 통근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국경을 넘어 연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덴마크는 지난 3월 14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했다. 이러한 봉쇄 조치로 상당 수 연인들이 생이별을 겪게 됐다. 지난 4월에는 80대 연인이 덴마크와 독일 간 국경을 사이에 두고 커피를 마시며 손을 잡는 등의 방식으로 만나는 장면이 보도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정신병원에서 온 원고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정신병원에서 온 원고

    편집부 귀하. 발신자: K정신병원 입원환자. 노트 세 권이 우편으로 도착했다. 자기 존재를 망각하지 않고, 10인실 안의 다른 환자들처럼 온종일 잠만 자거나 허공을 응시하지 않기 위해 A는 쓰고 또 썼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진 않았고 중독증을 치료하고자 제 발로 입원했다며 병원에서 펼쳐지는 일들과 병원장을 비롯해 환자 하나하나의 모습을 그려 갔다. 그렇게 지내 오길 이미 7년이라, 그의 글은 같은 생각과 결심을 되풀이했고 병원 속 특정 인물은 아름답게 묘사되다가 돌연 메피스토펠레스처럼 그려지기도 했다. 그는 그곳에서 꽤 긴장하며 지냈다. “잘못 보이면 왜 그러냐는 꾸지람을 듣는다. 그들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정신과 의사 저자는 여러 명 만나 봤지만, 정신병동 환자가 쓴 글은 처음 투고받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독일의 켐니츠 지방법원장을 지내다가 정신병원에 두 번 입원한 다니엘 슈레버다. 어느 날 그는 업무 중압감 등으로 인해 불면증을 앓았고 수면제를 처방받은 뒤 더욱 신경증적인 증상으로 발전해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면서 환자로서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이라는 치밀한 기록을 남겼다. 물론 지식의 최고봉이었던 그는 입원 뒤 비이성적 세계에 의해 지배된 탓에 책 뒤엔 담당 의사의 반론이 덧붙여진다. 하지만 슈레버와 A는 모두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의 정신병원 관찰기인, ‘수용소’에서 지적한 환자ㆍ의료진 간의 위계 구조를 떠올리게 했다. A는 규칙을 어긴 환자가 병원의 모든 사람 앞에서 실명이 공개되고 지적당하는 것에 분개했다. 그 환자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A는 “환자들을 손안에 쥐고 흔드는 꼴”이라며 인권 유린을 고발했다. 고프먼은 시설에 수용된 이들이 필연적으로 ‘자아의 축소’를 겪는다고 했다. 그곳에서는 자아를 대상으로 일련의 비하, 모멸, 조롱이 이뤄진다. “직원들은 재소자들이 음흉하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재소자들은 직원들이 거만하고 고압적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자로서 A의 원고를 읽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폐쇄정신병동의 구조가 눈앞에 그려졌고, 그곳에서 어떤 음성과 눈빛들이 교차되는지 짐작됐다. 우리에게 여전히 암흑 상태인 세계 일부의 현실, 진짜 병원의 상황들이 드러나고 있었다. 편집자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들로부터 종종 연락을 받는다. 3년 전 급성신부전증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분께 편지가 왔다. “한번 뵌 적도 없지만 이제 작별 인사를 드립니다.” 그와 함께 노자의 ‘도덕경’을 10년간 해석해 수기로 쓴 원고가 담겨 있었다. 그는 모든 걸 버렸지만 ‘도덕경’ 해석만큼은 그럴 수 없었노라고 했다. 불교와 인도철학 등을 깊이 섭렵한 듯한 그의 원고를 나는 읽어낼 능력이 부족했고, 오로지 아는 것은 그의 이름 석 자뿐이어서 아무것도 이루어 줄 수 없었다. 세상 끝에 내몰린 이들은 이따금 출판사를 구원의 밧줄처럼 여긴다. 그들은 몸소 깨달은 전부를 내주려 한다. 하지만 이미 세상을 겪을 대로 겪어 본 터라 큰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다만 불쏘시개가 되기 전에 누군가에게 자기 기록이 읽히길 바라는 것이다. 무의미가 되기 전에 의미를 한 번 더 새기는 몸짓이리라. 원고는 아니지만, 교도소의 재소자들로부터 편지를 받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이전에는 책을 보내 달라는 부탁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어떤 범죄로 감옥에 들어왔고, 귀사의 어떤 책을 감동 깊게 읽었으며, 자기가 발견한 오타를 고쳐 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겸손하다. 이른바 ‘시설’이 그들의 자아를 축소시키는 데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쓸 순 없으므로 어느덧 생각과 문체까지 똑같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곳으로 답신을 보내기는 힘들다. 세상과 분리된 그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그저 형식적인 답변은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부적절한 취재 인정한 채널A…기자 개인 일탈로 결론

    부적절한 취재 인정한 채널A…기자 개인 일탈로 결론

    검찰 고위 간부의 기자 사이에 이른바 검언유착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채널A가 부적절한 취재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회사의 개입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채널A는 25일 회사 홈페이지에 지난달 1일부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해온 보고서 53쪽 전문을 공개했다. 채널 A는 이모 기자가 신라젠 관련 취재 착수를 자발적으로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검찰 관계자와 논의했다고 볼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가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편지를 발송한 행위 역시 그의 자발적 취재였으며, 편지를 보낼 당시 내용에 대해 검찰 관계자와 논의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가 검찰 측과의 통화를 녹음해 들려줄 수 있다고 대리인 지모(55) 씨에게 제안한 일 역시 검찰 관계자와 논의한 사실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채널A는 “다만 이 기자가 지 씨와 만나는 과정에 대해 검찰 관계자와 대화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 기자 진술과, 법조팀 동료 기자인 백모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 등 일부에서 추정할 수 있다”면서 “이 기자가 직접 녹음한 검찰 측과의 녹음파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널A는 이 기자의 신라젠 취재에 대한 회사의 지시와 보고 대목에서는 “상급자의 지시가 없었으며, 다만 취재 착수 후 편지 발송이나 통화 과정 등은 부서 내 차장과 부장에게 보고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지 씨에게 ‘회사’,‘간부’ 등을 언급했지만 채널A 경영진과 상급자의 지시,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자가 취재 성과를 내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자가 취재원과 만남에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언급한 것도 회사 지시는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채널A는 “차장과 부장이 취재 과정에 대한 게이트키핑에는 실패했다. 이 기자가 신원 불명 취재대상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 윤리 위반이 일어났다”고 결론 내렸다. 이 기자는 지 씨와 첫 만남에서도 “현직 기자 중에 제가 제일 (검찰과)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검찰 대검 고위층에게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화 도중 “(검찰과) 결탁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라며 자신의 취재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채널A의 이날 보고서는 결국 이번 사안이 이 기자 개인의 일탈이라는 것으로 정리된다. 채널A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도본부에 취재윤리에디터를 두고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기자의 징계 등 조치는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판단하기로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연쇄살인’ 최신종, 1분 40초 ‘음성 유서’ 남겨둔 이유

    ‘연쇄살인’ 최신종, 1분 40초 ‘음성 유서’ 남겨둔 이유

    “아내와 자녀를 잘 부탁한다” 등 녹음음성 유서 남긴 뒤에도 부산 여성 살해전주 여성 살해 뒤에는 약물복용 신고최씨 아내 “우울증약 줄어들지 않아”법정서 ‘심신미약’ 주장 위한 의도 추정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신종(31)이 휴대전화에 음성파일 형태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음성파일을 남긴 시점이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하기 전이어서 실제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향후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한 판단을 받기 위해 녹음해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신종은 지난달 15일 새벽 10개가량의 유서 음성파일을 휴대전화에 저장했다. 음성파일을 모두 합하면 길이는 1분 40초 정도다. 음성파일에는 “그동안 진짜 고마웠다”, “아내와 자녀를 잘 부탁한다” 등 가족과 지인에게 남기는 내용이 담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는 전주 실종 여성 A(34)씨를 살해한 이튿날 최신종이 녹음한 것이다. 이후 최신종이 보인 행태는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둔 사람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녹음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최신종의 아내는 남편이 자택에서 약물 과다복용 증세를 보인다며 119에 신고했다. 최신종은 119가 출동하자 병원 이송을 완강히 거부했고, 119 요원은 이런 최씨의 반응을 살핀 뒤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씨는 약물을 복용했는지조차 불투명한 것으로 최근 경찰 조사를 통해 파악됐다. 그는 검거 후 경찰에서 119 신고가 있었던 지난달 17일 상황에 대해 “아내가 처방받은 우울증약을 먹었다”고 말했으나 아내는 “(내가 복용하는) 우울증약의 양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는 아내의 약을 최신종이 복용한 게 아닐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최신종은 119 신고 하루 뒤인 지난달 18일 부산 실종 여성 B(29)씨를 살해했다. 유서의 내용과 형식을 띤 음성파일을 작성한 뒤 사흘 뒤에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는 경찰에 긴급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된 지난달 25일에는 자해를 하기도 했다. 당시 최신종은 “편지를 쓰고 싶다”며 유치장 관리 직원에게 볼펜을 요구한 뒤 자해를 했는데, 최신종의 목에는 살짝 긁힌 정도의 가벼운 상처만 남았다. 이런 최신종의 여러 행동에 비춰 ‘음성 유서’는 향후 법정에서 본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최신종은 지난달 14일 밤 아내의 지인인 A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이튿날 새벽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데 이어 랜덤 채팅앱으로 만난 부산 여성 B씨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 총리 “노무현, 질병 관리본부 만든 혜안의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인 23일 “(노 전)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님께 띄우는 편지’란 제목의 글에서 “세월이 흘렀지만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며 “당신은 우리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썼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 총리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노심·문심 잡기’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정 총리는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냈다. 정 총리는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면서 “2003년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마치 전쟁 치르듯 방역했던 경험이 지금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특히 “사스 종식 후 위기관리센터 신설과 질병관리본부 출범으로 견고한 예방책을 마련한 것은 앞날을 미리 내다본 (노 전)대통령의 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7년이 흐른 지금 질병관리청 승격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살았던 자’와 ‘살아가고 있는 자’는 17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도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정세균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노무현 없는 盧시대 산다”

    정세균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노무현 없는 盧시대 산다”

    “사스 이후 질본 출범, 앞날 내다본 盧 혜안”정 총리, 참여정부 시절 산자부 장관 지내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인 23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면서 “당신은 우리 마음 속 영원한 대통령”이라며 추도의 뜻을 표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방역을 계기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지금도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노무현 대통령님께 띄우는 편지’를 통해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글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면서 참여정부 출범 초기였던 2003년 맞은 ‘사스’ 사태를 언급했다.정 총리는 “마치 전쟁 치르듯 방역했던 경험이 지금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사스 종식 후 위기관리센터 신설과 질병관리본부 출범으로 견고한 예방책을 마련한 것은 앞날을 미리 내다본 (노 전)대통령의 혜안”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17년이 흐른 지금 질병관리청 승격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살았던 자’와 ‘살아가고 있는 자’는 17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처음이지? 언론에 보여주기 싫다는 트럼프 마스크 쓴 모습

    처음이지? 언론에 보여주기 싫다는 트럼프 마스크 쓴 모습

    그렇게도 언론에 보여주기 싫어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기어이 찾아내 NBC 뉴스가 온세상에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을 둘러본 뒤 취재진을 만나 공장 내부를 시찰할 때 마스크를 썼느냐는 질문에 “공장 측에서 선호하는 한 지점에서 썼다”고 밝힌 뒤 “아주 좋았다. 매우 좋아 보였다. 그들은 반드시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답했다.그러면서 대통령 직인이 들어간 남색 마스크를 보여주며 발언 도중 들고 있기도 했다. 미시간주 법무장관까지 나서 간곡히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그는 “언론 앞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또다시 어깃장을 부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살까봐 빌 포드 회장 같은 이도 백악관이 알아서 할 일이란 식으로 배려했는데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가 이날 마스크를 쓰느냐는 며칠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자신이 이끄는 연방정부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한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공장 측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가동을 재개한 시점에 백악관에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다나 네설 미시간주 법무장관은 대통령에게 편지까지 보내 “마스크 착용은 단지 포드의 정책이 아니라 주지사의 명령이다. 현재 이 주의 법”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그런데도 언론 앞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고 버젓이 몽니를 부리는 것은 언론의 압력에 굴복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 ‘나약한 지도자’ 이미지를 주지 않겠다는 속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마스크를 쓴 모습을 언론에 들키고 말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WHO “24시간 신규 확진 보고 10만 6000건, 발병 후 최다”

    WHO “24시간 신규 확진 보고 10만 6000건, 발병 후 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4시간 기준 전 세계에서 10만 6000여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며 첫 발병이 보고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신규 확진 보고 가운데 3분의 2가 단 네 나라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확산세가 수그러드는 조짐이 확연하고 미국에서는 50개주 모두 경제활동을 재개한 시점에 러시아와 브라질 등에서 계속 신규 환자가 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21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8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500만 561명, 사망자는 32만 8191명인 가운데 미국(155만 1853명, 9만 3439명), 러시아(30만 8705명, 2972명), 브라질(29만 1579명, 1만 8859명), 영국(24만 9619명, 3만 5786명) 순으로 감염 환자가 많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더불어 한국이 메르스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발병 사례를 빨리 찾아내고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경고 서한’에 대해 묻는 일련의 질문에 “물론 그 편지를 받았고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답한 뒤 WHO의 연간 예산이 23억 달러(약 2조 8000억원)로 “매우 매우 적다”면서 “이는 선진국 중형 병원의 연간 예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한 재정 관련 도전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미국의 자금 대부분이 의료 체계가 취약한 국가에 투입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자금이 계속 흘러가도록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기여자들이 그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WHO가 “실질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과 당신의 기구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서 반복적으로 한 실책 때문에 전 세계가 엄청난 대가를 치른 점은 명확하다”며 “WHO는 중국으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또 전날 세계보건총회(WHA)에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결의한 코로나19 대응 평가에 대해 “그것은 평가돼야 하고 포괄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 개시 시점에 대한 질문에 “가능한 한 빨리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라이언 차장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나 클로로퀸에 대해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치료 등에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기 갈매기 살려 줘요” 울릉군수 울린 아이들

    “아기 갈매기 살려 줘요” 울릉군수 울린 아이들

    경북 울릉군과 지역 초등학생들이 힘을 뭉쳐 어린 괭이갈매기들을 로드킬로부터 구해내 화제가 되고 있다. ●부화 뒤 차도로 이동 중 ‘로드킬’ 희생 20일 울릉군에 따르면 괭이갈매기의 국내 대표적인 집단 번식지인 북면 관음도 일대에는 매년 이맘때쯤 산란철을 맞아 부화가 한창이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괭이갈매기들은 해안 낭떠러지 둥지를 떠나 인근 도로로 이동하기 일쑤여서 사고가 빈번하다. 특히 지난해 산란철엔 관음도 인근 울릉 일주도로변에서 어린 괭이갈매기가 한꺼번에 수십 마리씩 로드킬당하는 안타까운 현장이 자주 목격됐다. 전례 없는 일이었다. 2018년 말 울릉 일주도로가 55년 만에 완전 개통되고 교통량이 크게 증가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초등생 보호 호소… 주의 표지판 설치 등하교 시 이를 보다 못한 북면 천부초등학교 학생들이 어린 괭이갈매기 보호에 나섰다. 김병수 울릉군수에게 ‘섬 일주도로에서 자주 로드킬당하는 괭이갈매기 가족을 지켜 달라’는 손편지를 보냈고, 괭이갈매기 보호 현수막을 스스로 제작해 일주도로변에 내걸었다. 당시 도로변에는 괭이갈매기 보호를 위한 어떤 시설물도 없었다. 김 군수는 이런 아름다운 동심을 접하고는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북면 관음도관광안내소 앞 등 3곳에 국내 처음으로 괭이갈매기 로드킬 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학생들과 함께 일주도로변에서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괭이갈매기 로드킬 예방 캠페인도 벌였다. 렌터카 업체에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괭이갈매기 보호를 당부하도록 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산란철에는 일주도로변에서 어린 괭이갈매기들의 로드킬이 거의 사라졌다. 천부초교 관계자는 “올해는 어린 괭이갈매기들이 차에 치여 희생된 현장을 쉽게 볼 수 없다”면서 “어린 학생들도 매우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화 100년을 돌아보다

    한국화 100년을 돌아보다

    전통회화인 한국화의 흐름을 한눈에 돌아보는 전시가 마련된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22일부터 6월 13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화 100년 특별전’을 연다. 1970년대 최고 호황기를 누렸으나 서양화와 여타 장르에 밀려 설 자리가 줄어든 한국화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다. 1부 한국화의 전통, 2부 한국화의 개화, 3부 한국화의 확장, 4부 아카이브의 증언으로 꾸며졌다. 지운영, 고희동, 이상범, 박생광, 천경자, 송수남, 이종상, 황창배, 김호석, 김선두, 임태규 등 한국화가 55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첫 서양화가인 고희동이 대홍수가 일어났던 1944년 여름을 그린 ‘갑신 접하일화’, 공필채색화로 유명한 김은호의 ‘승무’, 1세대 여류화가 금동원이 1962년 홍콩국제회화살롱에서 입상한 ‘음’ 등을 만날 수 있다. 변관식의 ‘내금강 보덕굴’, 김정현의 ‘부여 수북정 소견’, 황창배의 외로운 섬 ‘독도’, 이호신의 ‘운주사’ 등도 눈길을 끈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이응노가 제자 금동원에게 쓴 육필 편지, 김기창이 이탈리아에서 보낸 우편엽서를 비롯해 해강 김규진의 1910년대 ‘묵란첩’과 ‘신편 해강죽보’ 등 화집, 1968년 ‘한국의 빛, 프랑스전’ 포스터와 팸플릿 등 100여점이 나왔다. 전시를 기획한 김달진 박물관장은 “우리 한국화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높여 새롭게 부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책임지는 저 코뿔소들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책임지는 저 코뿔소들처럼

    ‘코뿔소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혜주 개인전이 20일 서울 인사동 마루갤러리에서 개막한다. 악어와 사슴이 함께 노니는 ‘낙원’을 주로 그리던 작가는 2017년 ‘달빛 코뿔소’전을 시작으로 줄곧 코뿔소에 매달려 왔다. 왜 코뿔소일까. 작가는 “초식동물인 코뿔소는 남을 먼저 해치거나 짓밟지 않지만 사자든 호랑이든 어떤 동물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라며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책임지는 코뿔소의 모습이 인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80여점의 작품이 나왔다. 코뿔소 그림이 대다수지만, 120호 대작 ‘하늘 호수’처럼 풍경을 그린 회화도 새롭게 선보인다. 코뿔소 그림에도 변화가 있다. 이전 작품에선 초기 불교경전 ‘수타니파타’에 나오는 경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처럼 홀로 제 갈 길을 가는 코뿔소의 이미지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지 위를 나란히 걷고 있는 두 마리의 무소나 무소 뿔 위에 평화롭게 내려앉은 새의 그림(작품)에서 보듯 함께하는 공동체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작가는 “서로를 이해하면 우리는 힘을 합칠 수 있고, 좀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서 “내 그림은 어려움을 참으며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편지”라고 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치매로 가는 길목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씹고, 걷는 ‘3多’ 하세요

    치매로 가는 길목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씹고, 걷는 ‘3多’ 하세요

    툭 하면 비밀번호를 잊어버린다. 비밀번호를 휴대전화 메모지에 적어 놓지만 적어 놨다는 사실조차 깜빡깜빡한다. 혹시 치매의 전조 증상이 아닌지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일상생활에서 한번쯤 겪어 봤음직한 일이다.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지만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노화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후군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기억해야 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도 많은 중년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억이란 정보를 받아들이면 그중에서 중요한 순서대로 입력해 뇌에 저장하는 과정이다. 집중력이 떨어져 정보를 선택적으로 집중하지 못해 건망증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에만 문제 발생 건망증은 병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도인지장애와 구별된다. ‘잊어버리는 것을 내가 먼저 아느냐, 남이 먼저 아느냐’가 둘을 구분하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내가 먼저 알면 건망증, 남이 먼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어버렸을 때 건망증은 ‘맞아, 미안해’라고 기억을 해낸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약속한 일 자체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켜도 기억을 해내지 못한다. ‘우리가 약속 전화를 했다고?’라는 반응을 보인다. 실제 경도인지장애를 앓으면서도 건망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건망증으로 불편을 겪는 50대 주부는 혹시하는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다. 최근 들어 종종 약속을 깜박하고 잊어버리거나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주변에서는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위로했지만, 증세가 심해져 일상생활까지 불편해지자 겁이 났다고 했다. 병원 진단은 경도인지장애였다. 경도인지장애란 같은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력이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박정미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건망증은 단순히 잊어버린 것이고 경도인지장애는 어떤 사건을 잊은 상황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심리행동 문제, 인격 변화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긴다. 흔히 ‘깜빡깜빡한다’라고 표현하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아직은 치매가 아니지만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쯤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경우, 며칠 전에 들었던 얘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귀띔을 해주어도 알지 못하고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자신이 모르거나 부인하고, 시간이나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이 흐려진다. 전화를 대신 받고도 그 내용을 전해 주지 않거나 돈 계산을 잘못해 거스름돈을 줄 때 실수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2013년 8만 5140명에서 2017년 18만 1841명으로 증가했다. 2017년 기준으로 여성이 12만 4582명으로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았다. 박 교수는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는 노화나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서 “인구의 고령화가 빨라지고 경쟁사회에서의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는 그 자체가 특정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인지기능장애가 심한 경우가 치매라면,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기능의 장애는 있지만 그 나이와 교육 수준에 맞는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정도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치매와 마찬가지로 경도인지장애도 많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자칫 경과가 나빠져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매는 특정 질병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뇌의 질환으로 생기는 만성 증후군 가운데 하나다. 기억력이나 사고력, 이해력, 학습·계산 능력, 언어 및 판단력 등을 포함하는 뇌 인지기능의 장애를 말한다. 근래 들어 치매를 앓는 연령층이 낮아져 ‘젊은 치매’라는 말도 나온다. 45세에서 65세 미만의 나이에 발생해 ‘초로기(중년) 치매’라고도 한다. 김희진 교수는 “젊은 나이에 발병한 원인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치매 가족력, 중금속 등 각종 유해환경 노출, 나쁜 생활습관이 초로기 치매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 습관이나 각종 성인병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혈관성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뇌혈관 질환이 누적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질증, 심장병 환자나 흡연자,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습관적인 과음도 뇌세포를 파괴해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킨다. 하루 술을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고혈압·당뇨 환자 혈관성 치매 ‘고위험’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3다(多) 3불(不)’ 예방법이 권장된다. 많이 읽고, 많이 씹고, 많이 걷는다. 하루 1시간 이상의 독서나 신문 읽기는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된다. 글을 자주 쓰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편지에 구사된 단어가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치매가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많이 씹으면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인지 기능을 높여 준다.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하루 30분 이상 ‘빠른 걷기’ 운동을 실천한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절반 정도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하루 시작은 늘 새벽 3시… 24년간 원고 지각 없었죠”

    “하루 시작은 늘 새벽 3시… 24년간 원고 지각 없었죠”

    그의 하루는 새벽 3시에 시작된다. 모두가 한창 잠들어 있을 시간 커피 한 잔과 빵 하나를 집어 컴퓨터 앞에 앉은 송정연 작가의 손끝에서 SBS 최장수 라디오 ‘이숙영의 러브FM’의 원고가 탄생한다. 1996년부터 24년간 매일 아침 7~9시 방송을 책임진 그는 “학창 시절 개근상은 못 타 봤지만 원고는 지각해 본 일이 없다”며 “새벽의 고독과 매일의 일상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 작가의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 사진은 ‘이숙영의 러브FM’ 소개 이미지였다. 눈 뜬 순간부터 잘 때까지 청취자 문자 수신 번호 ‘#1035’를 읊조린다는 그에게 프로그램은 자신을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일 만도 하다. 그에게 글은 운명이었고, 일은 우연이었다. 국문학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 스스로 ‘교지학과’를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학내 교지에 열정을 쏟다가 취업할 때가 돼 한 잡지사에 서류를 냈다. “학과 공부는 뒷전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에 그동안 썼던 글을 다 모아 잡지사에 들고 갔어요. 처음에는 이상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셨는데, 나중에 신입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표님이 ‘글 쓴 것을 보고 애초부터 합격 낙점을 해 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잡지 기자로 일하던 중 송 작가는 인터뷰차 만난 방송사 PD에게 라디오 작가 제의를 받았다. “기사가 마음에 드는데, 원고를 써 보지 않겠느냐”는 거였다. 글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말에 덥석 들어간 프로그램은 오전 5시부터 30분간 하는 ‘새벽을 열며’였다. 그때가 1985년, 라디오 작가 일을 시작했고, 여기서 이숙영 아나운서를 처음 만났다. 그러나 잡지사에 몸담은 채 ‘투잡’을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어요. 취재할 시간도 없는데, 덜 쓴 원고로 녹음을 해야 할까봐 불안감에 시달렸죠.” 아예 라디오 작가로 전업한 그는 ‘유열의 음악앨범’ 등에서 쏙쏙 들어오는 오프닝 멘트와 감성 어린 글로 청취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방송, 사랑, 그리고 비행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출발할 때 에너지가 가장 많이 든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음악앨범’의 진행을 맡은 새로운 DJ 유열입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2019)에서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날 때 흐르는 DJ 유열의 오프닝 멘트도 그의 작품이다. KBS FM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 아나운서가 1996년 SBS로 터를 옮기면서 송 작가에게 “같이 방송하자”고 제안해 두 사람은 재회했다. 그렇게 다시 호흡을 맞춰 온 햇수를 모두 합치면 올해로 30년.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그렇게 됐더라고요. 매일 뉴스와 날씨를 전하고, 그때그때 감정을 공유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 매일 새벽 3시에 눈을 떠 6시면 집을 나서는 탓에 30년 가까이 아들에게 아침밥을 차려 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서른 살이 된 아들은 자립심이 매우 강하다”는 게 그의 유쾌한 해석이다. ●“새벽 출근으로 아들 아침밥 해준 적 없어” 이숙영 DJ가 콕 집어 송 작가에게 함께하자고 한 데는 이유가 있었을 터. 스태프들이 송 작가에게 쓴 생일 메시지에는 “스튜디오에 있으면 많은 사람들 기분이 급 좋아지는 매직 걸”, “이숙영의 러브FM의 긍정파워 해피 매직”이라는 칭찬이 빼곡하다. 송 작가는 쑥쓰러운 듯 말했다. “(이숙영) 언니가 굉장히 문학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장난기도 많아요. 말장난 같은 ‘하급’ 유머부터 아주 고급스러운 원고까지 다양한 것을 모두 소화해 내요. 그래서 쓰는 맛이 나는 진행자예요.” 30년간 한번도 이숙영 DJ가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없다는 송 작가는 오랜 시간 동행의 비결에 대해 ‘적당한 거리 두기’를 꼽았다. “사적으로는 자주 만나지 않아요. 하지만 일에 대해서는 회의도, 대화도 많이 하죠.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은 게 오히려 도움이 된 듯해요. 마음은 크리스마스나 생일 카드로 전달돼요.” PD가 20명 이상 바뀌는 동안 송 작가가 롱런한 또 다른 비결은 20대 청년들을 최대한 자주 만나는 것이다. 그는 대학이나 작가협회 강의를 통해 연을 맺은 1990년대생들과 꾸준히 교류한다.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자 선배로서 실무적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86세대에서도 고참급 나이지만 그는 ‘꼰대 마인드’를 버리자고 항상 다짐한다. “젊은이들을 만나면 가르치려는 마음보다는 그들의 인생이 먼저 다가오더라고요. 선배로서 작가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서는 최대한 알려 주되 훈계는 금물이에요. 강의실을 나오면 맛있는 밥 한 끼 함께 먹으며 이 친구들의 생각을 최대한 들어 보자 마음 먹어요.”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방송한 뒤 후회하지 않는 성격도 강점이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면 지나간 방송은 뒤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내일만 바라본다. 송 작가는 “매일 방송을 하는 사람은 과거를 생각하면 안 된다”며 “진흙이 묻은 장화를 털고 앞으로 나가듯이 다음날 방송을 위해서는 ‘후회는 없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쓰고 절대 돌아보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다만 방송을 위한 준비는 자신만의 온라인 도서관을 만들어서 차곡차곡 해 둔다. 기억과 저장이 늘 습관이 돼 영화, 책, 스포츠, 정치, 계절 등 그때그때 보고 느낀 것들을 소재별로 적어 두고 필요할 때 원고에 활용한다. ●책 12권 펴낸 실력파… “여동생도 작가” 새벽 글쓰기도 몸에 뱄기 때문에 송 작가는 생방송이 없는 주말에도 같은 시각 눈을 뜬다. 평일은 청취자와 소통을 위한 글을 쓴다면 주말은 오롯이 자신만의 글을 쓰는 시간으로 비워 둔다. 덕분에 그사이 소설 4권을 포함해 총 12권의 저서가 쌓였다. 영화로도 제작돼 23만권이 팔린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열일곱살의 쿠데타’를 비롯해 드라마를 쓰는 동생 송정림 작가와 함께 낸 에세이들도 잔잔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다. 송 작가는 두 사람을 전업 작가로 키운 것은 부모님의 교육 방식 덕분이라고 돌이켰다. 그는 “제주도 시골에서 여섯 남매가 자라면서 다들 책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며 “집에는 책이 곳곳에 널려 있었고, 그 속에 파묻혀 세계명작과 고전, 만화책까지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다”고 떠올렸다. 읽을 책이 떨어지면 남매들은 같이 이야기를 만들고 역할극을 하며 놀았다. 성적이 나쁘다거나, 책을 정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나 본 적도 없다. 송 작가는 “엄마는 과수원에서 일하다 집에 와도 흙 묻은 신발을 벗자마자 책을 잡았다”며 “엄마가 보내 주신 편지들은 하나 하나가 시적이고, 그런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제주도판 ‘작은 아씨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글에 빠진 두 작가는 평생 좋은 경쟁자이자 동반자가 됐다. 송 작가는 동생을 ‘천재’라고 치켜세웠다. “정림이의 원고지에는 꽃송이와 눈송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글이 아름다워요. 최근 동생이 2년 전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며 썼다고 책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건넸는데, 읽다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렀어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송 작가에게 라디오는 딱 맞는 매체다. 끝이 없다는 듯 라디오의 매력을 열거한 그는 “매일 현재에 집중하며 감성을 채워 넣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라디오는 ‘물기’예요. 특유의 촉촉함을 갖고 있어서 감성을 메마르지 않게 해 줘요. 바람과 꽃잎 하나도 소재가 되고, 일상의 변화에 집중하면서 청취자와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라디오만의 생생함이죠.”현재 ‘이숙영의 러브 FM’ 청취자로 구성된 온라인 모임에는 1만 1000명이 넘는 고정팬이 가입해 가족처럼 안부를 주고받는다. 모두들 마음의 온도가 높은 사람들이어서 이들과 교류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송 작가는 이러한 친밀함에서 라디오의 미래를 본다. 각종 플랫폼과 숏폼 등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도 소수 정예의 청취자를 중심으로 진화해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앞으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강해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300명, 500명의 정예 청취자를 위한 라디오로 분화되지 않을까요. 시각보다 청각이 아련함을 자아내기도 하고 그래서 중독성이 있거든요. 방송작가를 은퇴하게 되더라도 형태가 변형된 또 다른 라디오를 기획하고 만들며 살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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