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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처음 북한학을 접했던 것은 학부 교양수업에서였다. ‘남북한 관계와 통일문제’라는 수업을 듣고 북한 문제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가 정치학을 배우기 위해 대학 편입을 했고, 2년간 주경야독한 끝에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다. 북한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편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에서 북한 책을 보고 있으면 “저런 걸 왜 공부하지?” 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북한학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정책 위주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많이 의아해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 북한에 대한 고민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학은 블루오션이다. 당장 눈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통일이 되면 시장은 무한하게 열린다. 어떤 사람은 통일이 되면 북한학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데 신라·고구려가 멸망했다고 해서 역사학이 없어진 건 아니지 않은가. 미술 전공자라면 남북한의 미술을 비교하고, 정치·역사학자라면 남북한 현대사에 대한 비교 등 통일이 되면 역사의 서술을 새로 해야 한다. 할 일이 무척 많은 분야다. 시대의 흐름과 정부의 정책, 북한의 변화에 따라 부침이 많은 학문이 북한학이다.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잘되었다가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위축되기도 한다. “이거 하나로만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후배들 가운데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북한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의 모습인 것 같다. 북한학을 공부하는 선후배들끼리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금이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나는 북한 사회가 유지되는 작동 원리에 관심이 많다. 남들은 북한이 곧 무너질 것 같다고 말하지만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북한이 곧 망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도 이뤄지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아래로부터의 변화’다. 정치, 당, 군인, 관료 등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따로가 아닌 그 접점을 찾고자 한다. 기존 정부 관료들에 의한 정치·외교·안보적 대화에서 탈피해 사회 전반적인 통합을 만들어내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어떤 통일이 돼야 하는가. 이 질문은 북한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늘 하게 되는 고민이다. 가장 좋은 통일은 북한 내부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남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통일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얼마나 될까. 남남 갈등의 간격을 메우고 이견의 폭을 좁히는 것이 북한학을 연구하는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100만명의 다문화 가정 인구가 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자고 한다. 그러나 북한 이탈 주민 2만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차별적인 시선이 있다. 언론에서도 이들이 정착하는 모습보다는 기획 탈북, 성매매, 체제 모순 등 자극적인 주제만 다루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들이 북한 이탈 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2등 국민’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통일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통일도 힘들다. 북한 이탈 주민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일종의 통일 예행 연습이다. 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사회 안정을 이룰 것인지, 국민, 기업, 정부는 북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접근할 것인지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 기업에서는 대화와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와 언론은 국민들에게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통일이 당위적이기보다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통일에 따른 이익을 강조하다 보면 남한만의 이익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약력 ▲31세 ▲2004~2006년 정유회사 근무 ▲2007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졸업 ▲2007년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 석사과정
  • 김석동 금융위원장 ‘저축銀’ 해결에 발빠른 대처

    ‘금융 리스크’가 활화산으로 변할 조짐을 보이자 긴급 소방수로 투입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취임 100일 평가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미국계 사모펀드로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 문제는 1분기의 빛과 그림자였다. 김 위원장은 1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를 시작으로 부실 저축은행 문제 해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2월에는 부산저축은행 계열 5곳 등 무려 7곳을 영업정지시켰다. 그 과정에서 뱅크런 조짐이 엿보이기도 했지만, 곪디곪은 환부를 도려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한마디로 ‘김석동’다운 행보였다. 임명권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면모가 유감 없이 발휘됐다.”면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게 낫다. 관료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론스타 문제 해결은 꼬이는 듯하다. 오랫동안 끌어오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짓고,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해준다는 게 복안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며 일이 꼬였다. 김 위원장은 취임하며 “도망치듯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고민하는 모양새다. 앞으로도 과제는 쌓여 있다. 마침 김 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10일 과거 손발을 맞춰본 ‘대책반원’, ‘행동대원’들을 대거 소집하는 인사를 통해 전열을 정비했다. ‘김석동호’는 이제부터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라는 게 안팎의 시선이다. 김 위원장은 가깝게는 서민 금융 안정화 및 가계 부채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중견그룹들, 건설사 부도설에 전전긍긍

    중견그룹들, 건설사 부도설에 전전긍긍

    최근 국내 중견 그룹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진흥기업, LIG건설 등 최근 5년 사이에 중견 그룹들이 인수한 건설사들이 연이어 좌초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LIG그룹이 최근 LIG건설에 대해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모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끌고 가자니 모그룹이 휘청거리고, 법정관리 등을 신청할 경우 ‘꼬리 자르기’로 비쳐져 그룹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것이다. ●무리한 건설사 인수에 대기업 휘청 5일 재계에 따르면 요즘 건설사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들은 ‘루머 단속’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증권가 등에서 ‘모 건설사가 위험하더라’는 유언비어가 하루가 멀다 하고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사재 140억원 정도를 털어 STX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STX 주식 51만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한 것도 STX건설에 대한 ‘부도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건설사 위기설은 최근 중견그룹 계열 건설사의 줄도산에서 비롯됐다. 시공능력평가 47위인 LIG 건설은 2006년 LIG그룹에 인수된 지 5년 만인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8년 효성그룹에 인수된 진흥기업도 최종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지난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대아그룹이 2004년 인수한 경남기업과, 대한전선이 2008년 계열사로 편입한 남광토건도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건설사들 미분양 해소 올인하지만 극동건설(웅진), 코오롱건설(코오롱) 등도 마찬가지다. 주택 경기가 몇 년 째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무작정 실탄을 건설 자회사에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움직임이 심상찮은 것도 고민이다. 이번 달 안에 채권은행의 추가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다. 게다가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만기도래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연장해주지 않는 것도 부담이다. A건설사 모그룹 관계자는 “자산을 늘려 기업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건설사를 인수한 게 아니냐는 반성의 목소리가 회사 안에서도 나온다.”면서 “기존 주력 사업에서 번 돈을 건설 자회사에 쏟아붓고 있다.”고 털어놨다. B건설사 관계자는 “PF 대출에 걸려 있는 자금이 3000억원에 달한다.”면서 “모기업에 더이상 짐이 될 수 없어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미분양 물량을 털 계획이지만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근거없는 낙관론 지양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건설사 인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업계 분위기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로운 기업 인수에 대한 전략과 비전의 부재가 최근 사태의 원인”이라면서 “‘돈’이 되면 인수하는 식으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만큼, 기업 인수 때 재무건전성에 대한 판단을 더욱 치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설사들의 자금회전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준규·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론스타 적격성 법률검토 새달초 나올 듯

    금융당국이 외부에 의뢰했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가 이르면 다음 달 초 나올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7일 “여러 법률 전문가에게 의뢰해 론스타의 수시 적격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다음 달 초 결과를 취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외부 자문 결과에 대해 판단을 내려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면,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론스타의 수시 적격성 심사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위는 지난 16일 정례회의에서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볼 수 없어 정기 적격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수시 적격성과 관련해서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돼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4월 초 외부 자문 결과가 취합되면 같은 달 6일 또는 20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수시 적격성 심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수시 적격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방향이 잡히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살펴봤던 하나금융의 재무제표를 12월 말 기준으로 다시 분석할 계획이지만,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방시혁 “독설도 애정 있어야 나오죠”

    방시혁 “독설도 애정 있어야 나오죠”

    “안녕하세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그에게 독설가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작곡가인 방시혁(39).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위탄)에서 까칠하고 냉철한 심사평으로 ‘독설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요즘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논현동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방시혁을 만났다. ●낯가리는 방시혁, ‘위탄’ 출연 이유는?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 2AM의 ‘죽어도 못 보내’,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 비의 ‘나쁜 남자’, god의 ‘하늘색 풍선’…. 자신의 이름보다 더 유명한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방시혁은 가요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기 작곡가다. 낯가림이 심해 인터뷰는 물론 방송 노출을 꺼리던 그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부터 물었다. “처음엔 ‘슈퍼스타K’의 짝퉁이란 얘기가 있어서 위험 부담도 있었어요. 하지만 시장 선도 업체들이 있는 상황에서 저희 회사 음악을 빨리 알리기 위해서는 사장인 제가 스스로 브랜드화되고 킬러 콘텐츠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제작자가 유명해지면 사회적인 책임도 커지겠지만, 그만큼 일관성과 충성도도 커지니까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시절, 박진영 대표와 손잡고 많은 스타들을 키워냈던 그는 2005년 독립했다. 2AM, 임정희, 에이트 등이 그의 회사 소속이다. 그렇다면 ‘위탄’ 출연으로 인한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요즘 사원을 채용 중인데 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지원자가 10배가량 늘었습니다. 저의 멘토 스타일을 본 뒤 (우리 회사) 오디션 응시자도 부쩍 늘었어요. 하지만 삶 자체가 노출되는 데 따른 불편함도 있어요. 공공장소에서도 그렇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글을 올릴 때도 자꾸 자기 검열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는 얼마 전 SNS에 평소 절친한 사이인 가수 엄정화와 ‘우리, 결혼했어요’에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는 우스갯소리를 올렸더니 인터넷에 ‘방시혁, 공개 구애’라는 기사가 떴다며 웃었다. 그래도 소속 아티스트들의 애로 사항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수확’이란다. 그는 예전부터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하게 엄격한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했다. “제가 직접 프로듀서를 맡을 때는 녹음실에서 울면서 노래한 가수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울면서 나간 가수는 없어요. 나가면 다시는 못 돌아오니까. 케이윌, 에이트, 임정희 등 지금은 유명한 가수들도 마음에 들지 않아 앨범 제작을 중단한 적도 있어요. 물론 화만 낸 것은 아니고, 성악 발성을 가르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줬죠.” 방시혁은 ‘위탄’에서의 자신의 이미지는 자사 오디션이나 소속 가수들을 볼 때의 중간쯤이라고 했다. “독설도 애정이 있어야 나오는 겁니다. 소속 가수들에게 엄격하게 대하는 것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요. ‘위탄’ 도전자들에게 독설을 하는 것은 음악가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이 들어서예요. 정말 가수가 되고 싶은 절박한 마음에 온 친구들인데, 단점이 보이는데,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독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가끔은 자신이 봐도 정말 밉살스러울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일에 집중할 때의 모습이 TV에 그대로 나와 더욱 경직되게 보인다는 것. “전 제 말이 꼭 독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남을 비방하거나 해할 의도가 있지 않기 때문이죠. 요즘 독설 화법이 유행하는 것은 명분을 앞세우는 한국 사회에서 체면을 생각해 에둘러 말하거나 거짓을 얘기하기보다는 좀 불편하더라도 솔직하게 진실을 말하기 때문일 겁니다. 엄숙주의를 깨는 데 대한 대리만족이나 통쾌함도 작용한 것 같고요.” 방시혁은 ‘위탄’에서 노지훈과 데이비드 오를 최종 합격시켰다. 두 사람은 새달 8일부터 다른 ‘멘토 스쿨’의 최종 진출자들과 생방송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합한다. 그의 오디션 심사 기준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1등을 할 가능성을 먼저 고려했죠. 제 심사 기준은 무대에서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재능입니다. 가수는 물론 가창력이 중요하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 스타성으로 표현되는 무대 장악력이 화면으로 뿜어져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주된 평가 기준이죠.” ●서울대 미학과 출신… 어려서부터 빌보드 꿰고 살아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빌보드(미국 대중음악 차트)를 꿰고 살았다는 그는 아직도 박진영의 음악적 유산이 자신에게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작곡가로서 박진영의 문법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숙제”라고도 했다. “작곡가는 평생 하청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을의 정신’에 투철합니다. 일단 곡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또한 새로움의 요소가 없으면 제가 쓴 곡이 아무리 유행해도 달갑지 않아요. 작곡은 모르겠지만, 작사는 당대의 감성을 그 시대의 말로 풀어내는 남다른 문법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편입니다.” 평소엔 TV를 잘 보지 않고, 주로 뉴스를 보면서 시류를 파악하고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싶은지 고민한다는 방시혁. 그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동요 사업과 걸 그룹 ‘글램’의 데뷔(7월)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불혹을 앞둔 나이.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지혜로운 여성을 찾고 있지만, 음악보다 가정을 우선시할 자신이 없어서 당분간은 (결혼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음악을 더 오래 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등 체력 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는 그를 보며 ‘독설가’보다는 ‘완벽주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독설은 음악가로서 사회적 책임감 때문”

    “독설은 음악가로서 사회적 책임감 때문”

    “안녕하세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그에게 독설가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작곡가인 방시혁(39).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위탄)에서 까칠하고 냉철한 심사평으로 ‘독설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요즘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압구정동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방시혁을 만났다.   낯가리는 방시혁, ‘위탄’ 출연 이유는?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 2AM의 ‘죽어도 못보내’,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 비의 ‘나쁜 남자’, god의 ‘하늘색 풍선’…. 자신의 이름보다 더 유명한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방시혁은 가요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기 작곡가다. 낯가림이 심해 인터뷰는 물론 방송 노출을 꺼리던 그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부터 물었다. “처음엔 ‘슈퍼스타K’의 짝퉁이란 얘기가 있어서 위험 부담도 컸어요. 하지만 시장 선도 업체들이 있는 상황에서 저희 회사 음악을 빨리 알리기 위해서는 사장인 제가 스스로 브랜드화되고 킬러 콘텐츠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제작자가 유명해지면 사회적인 책임도 커지겠지만, 그만큼 일관성과 충성도도 커지니까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시절, 박진영 대표와 손잡고 많은 스타들을 키워냈던 그는 2007년 독립했다. 2AM, 임정희, 에이트 등이 그의 회사 소속이다. 그렇다면 ‘위탄’ 출연으로 인한 손익 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요즘 신입사원을 채용 중인데 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지원자가 10배 가량 늘었습니다. 저의 멘토 스타일을 본 뒤 (우리 회사) 오디션 응시자도 부쩍 늘었어요. 하지만 삶 자체가 노출되는 데 따른 불편함도 있어요. 공공장소에서도 그렇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글을 올릴 때도 자꾸 자기 검열을 하게 되더라구요.” 얼마 전 SNS에 평소 절친한 사이인 가수 엄정화와 ‘우리, 결혼했어요’에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는 우스개 소리를 올렸더니 인터넷에 ‘방시혁, 공개 구애’라는 기사가 떴다며 방시혁은 웃었다. 그래도 소속 아티스트들의 애로 사항을 확실히 알게된 것은 ‘수확’이란다. 그는 예전부터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하게 엄격한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했다. “제가 직접 프로듀서를 맡을 때는 녹음실에서 울면서 노래한 가수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울면서 나간 가수는 없어요. 나가면 다시는 못 돌아오니까. 케이윌, 에이트, 임정희 등 지금은 유명한 가수들도 마음에 들지 않아 앨범 제작을 중단한 적도 있어요. 물론 화만 낸 것은 아니고, 성악 발성을 가르치는 보완책을 마련해줬죠.”   방시혁이 말하는 ‘독설의 철학’ 방시혁은 ‘위탄’에서의 자신의 이미지는 자사 오디션이나 소속 가수들을 볼 때의 중간 쯤이라고 했다. “독설은 애정이 있어야 나오는 겁니다. 소속 가수들에게 엄격하게 대하는 것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구요. ‘위탄’ 도전자들에게 독설을 하는 것은 음악가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이 들어서예요. 정말 가수가 되고 싶은 절박한 마음에 온 친구들인데, 단점이 보이는데,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독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가끔은 자신이 봐도 정말 밉살스러울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일에 집중할 때의 모습이 TV에 그대로 나와 더욱 경직되게 보인다는 것. “전 제 말이 꼭 독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남을 비방하거나 해할 의도가 있지 않기 때문이죠. 요즘 독설 화법이 유행하는 것은 명분을 앞세우는 한국 사회에서 체면을 생각해 에둘러 말하거나 거짓을 얘기하기보다는 좀 불편하더라도 솔직하게 말을 하기 때문일 겁니다. 엄숙주의를 깨는 데 대한 대리만족이나 통쾌함도 작용한 것 같구요.” 방시혁은 ‘위탄’에서 노지훈과 데이비드 오 두 명의 도전자를 최종 합격시켰다. 두 사람은 새달 8일부터 다른 ‘멘토 스쿨’의 최종 진출자들과 생방송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합한다. 그의 오디션 심사 기준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1등을 할 가능성을 먼저 고려했죠. 제 심사 기준은 무대에서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재능입니다. 가수는 물론 가창력이 중요하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 스타성으로 표현되는 무대 장악력이 화면으로 뿜어져 나와야한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주된 평가 기준이죠.”   서울대 미학과 출신, 어려서부터 빌보드 꿰고살아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빌보드(미국 대중음악 차트)를 꿰고 살았다는 그는 아직도 박진영의 음악적 유산이 자신에게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작곡가로서 박진영의 문법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숙제”라고도 했다. “작곡가는 평생 하청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을의 정신’에 투철합니다. 일단 곡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또한 새로움의 요소가 없으면 제가 쓴 곡이 아무리 유행해도 달갑지 않아요. 작곡은 모르겠지만, 작사는 당대 감성을 그 시대의 말로 풀어내는 남다른 문법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편입니다.” 평소엔 TV를 잘 보지 않고, 주로 뉴스를 보면서 시류를 파악하고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싶은지 고민한다는 방시혁. 그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동요 사업과 걸 그룹 ‘글램’의 데뷔(7월)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불혹을 앞둔 나이.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지혜로운 여성을 찾고 있지만, 음악보다 가정을 우선시할 자신이 없어서 당분간은 (결혼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음악을 더 오래 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등 체력 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는 그를 보며 ‘독설가’보다는 ‘완벽주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영화계 장학사업 선도 원로배우 신영균

    [김문이 만난사람] 영화계 장학사업 선도 원로배우 신영균

    노래 하나 감상해본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구름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아가씨야 내 마음 믿지 말아라 번개처럼 지나갈 청춘이란다.’ 한운사 작사, 황문평 작곡의 ‘빨간 마후라’다. 얼핏 짧고 단순한 노래 같지만 대한민국 공군 출신들에게는 영원히 가슴 속에 남아 추억의 되새김질을 하게 하는 노래다. 또한 40~50대 이상의 남성들에게는 영화를 통해 익숙하게 다가오는 노래이기도 하다. 1964년 신상옥 감독이 제작한 영화 ‘빨간 마후라’는 공군 전투기가 하늘을 나는 장면과 시원한 활주로, 빨간 머플러가 컬러 필름으로 표현돼 관객을 압도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 충무로 명보극장에서만 25만 관객을 기록했다. 특히 이 영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됐으며 주연으로 나온 신영균(83)씨는 당시 제11회 아시아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한류 스타가 누구냐고 했을 때 영화계에선 신씨를 거론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런 추억을 담은 ‘빨간 마후라’는 대구 달성군 유가면 양리에 위치한 고 유치곤 장군의 호국기념관에 노래비로 세워져 이곳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원로 영화배우 신씨가 2010년 10월 출연한 재산으로 출범한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이 현판식과 함께 영화인 자녀 19명에게 2011년도 상반기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했다. ●영화인 자녀 19명에게 첫 장학금 전달 영화인 총연합회 회원단체와 영화인회의 등 8개 영화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영화인 자녀 이동규(서원대 유아교육학과 1학년), 임원룡(서울대 경영학부 4학년)군 등 대학생 10명과 홍민호(경복고 3학년), 정원(동두천외국어고 1학년)군 등 고교생 9명에게 총 4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들 장학생 중에는 영화배우 허기호(허장강씨의 장남)씨의 아들 허진우(안양대학교 공연예술학과 1학년)군도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신씨는 명보시네마테크 운영, 신영균연기예술상 제정과 함께 영화 인재 발굴 사업으로 청소년 영화제 ‘필름 게이트’와 방학 시즌 어린이 영화 체험 교실인 ‘꿈나무 필름 아트 캠프’ 등을 추진할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올 연말에는 제1회 신영균영화연기대상 수상자가 처음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처럼 ‘빨간 마후라’와 ‘5인의 해병’ 등으로 일찍부터 원조 한류스타의 명성을 얻은 신씨는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5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는 등 국내 영화 발전을 위해 새로운 열정과 의욕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신씨를 만났다. 때마침 김두호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현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도 함께 있어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며 인터뷰가 진행됐다. 검은색 양복에다 빨간 넥타이 차림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40대로 보인다.”고 인사를 하자 “에구 뭘, 마음이 젊어서 그런가.”라며 파안대소했다. 그래서 건강 얘기부터 먼저 나왔다. “운동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가끔 골프 라운딩도 하고 헬스클럽에는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나가지요. 나이 먹어서는 근육 운동을 자주 해야 돼요. 골격이 튼튼해지니까.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합니다.” ●294편 영화 거의 다 기억… 팔순의 나이 무색 신씨는 웃음이 호탕하다. 생각을 젊게 하고 행동 또한 그러하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기억력 또한 남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1960년 조긍하 감독의 ‘과부’로 데뷔한 이후 1978년 ‘화조’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출연한 294편의 영화를 거의 줄줄 꿰고 있었다. ‘빨간 마후라’에 출연한 동료 배우 최무룡씨를 비롯해 ‘5인의 해병’에 등장하는 황해·곽규석·박노식씨 등에 대한 추억도 또렷하게 떠올린다. 이들 중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아 우리나라 영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회가 특별하다. 신씨는 알다시피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재 대부분을 털어 장학사업에 쓰겠다고 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 후 후회는 한번도 없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장학사업)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인들의 작업 환경이 아직도 열악합니다. 특히 그들 중에는 재능 있는 자녀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와 보탬이 된다면 그것처럼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대를 잇는 훌륭한 연기자들을 잠시 떠올린다. 1955년 ‘피아골’로 데뷔한 고 이예춘씨의 아들 이덕화와 손녀 이지현, 고 김승호씨의 아들 김희라와 손자 김기주, 오발탄의 명배우 고 김진규씨의 아들 김성준, 고 황해씨의 아들 전영록, 고 독고성씨의 아들 독고영재와 손자 독고준, 고 박노식씨의 아들 박준규 등. ●치과의사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꿈 간직 신씨 자신도 가난과 배고픔을 몸소 겪었기에 연기에 자질이 있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청춘극단’에서 2년 동안 연기를 하다가 생활의 비참함을 벗어나고자 좀 더 안정적인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서울대 치과대학에 진학했다. 해군 대위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1958년 서울 회현동에 ‘동남치과’를 개업했으나 도저히 끼를 못 버려 2년 뒤 황순원 원작 ‘과부’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처음에 연극을 했는데 생활이 영 말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직업적으로 전망이 좋다는 치과의사가 되고자 했지요. 하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더라고요.” 데뷔작 ‘과부’에서 처음 주연으로 발탁될 당시를 회고한 그는 “배역도 좋고 작품도 좋았는데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많이 고민했지만 순전히 연기에 대한 욕심 하나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후 신씨는 다양한 스타일의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스타의 길로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다. ‘빨간 마후라’ ‘5인의 해병’ 같은 군사물은 물론이고 ‘연산군’에서는 폭군,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는 멜로물의 주인공, ‘저 높은 곳을 향하여’에서는 종교인으로 등장하며 타고난 끼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18년 동안 294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니 그의 열정과 끼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렇다면 한참 인기 가도를 달릴 때 왜 배우를 그만두게 됐을까. “당시 군사정권이었죠. 검열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권총을 쏘는 장면도 ‘왜 이 각도에서 총을 쏴야 하느냐’ 등의 이유로 가위질을 많이 당했지요. 그러다 보니 영화에 대한 매력도 없어지고 편수도 줄고, 관객 또한 마찬가지로 흥미를 잃게 됩니다.” ●군사정권시절 검열 심해 배우 생활 그만둬 배우를 그만둔 이후에는 제주도에서 영화박물관 건립에 열정을 쏟는다. 그가 제주도와 인연이 된 것은 영화 ‘마적’(신상옥 감독)이었다. 이 영화는 1967년 제주도에서 촬영됐는데 당시 신씨는 드넓은 초원에서 영화박물관을 생각하게 됐다. 결국 오랜 노력 끝에 1999년 제주 남원읍에 ‘신영영화박물관’을 건립했다. 이때부터 신씨가 부자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어떻게 부를 일궜을까. “제 인생의 특징을 말한다면 실패를 안 했다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려고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도 않았고 또 무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요. 인격적으로는 겸손하자고 늘 생각했어요.” 신씨는 배우 시절 영화배우라는 직업을 늘 불안하게 여겼다. 그래서 1960년대 친구와 함께 서울 금호동에 동시 상영을 하는 ‘금호극장’을 지었다. 영화는 많으나 극장이 턱없이 모자라는 현실에서 발동이 걸렸던 것. 이후 명보극장 바로 옆에 있는 명보제과를 인수했다. 이때 부인 김선희 여사가 팔을 걷어붙여 직접 빵을 굽고 장사도 하면서 사업을 키워 나갔다. 당시 명보제과는 뉴욕제과와 태극당, 풍년제과 등과 함께 4대 제과로 꼽힐 정도였다. 그러던 1977년 8월 명보극장을 인수하게 된다. 이후 ‘지옥의 묵시록’과 ‘빠삐용’ 등의 외국 영화와 ‘내가 버린 여자’(이문웅 감독), ‘속 별들의 고향’(하길종 감독), ‘미워도 다시 한번’(변장호 감독) 등의 한국 영화가 잇달아 대박을 터뜨렸다. 그가 지난해 기부 대상을 ‘명보극장’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극장 소유는 영화인들의 꿈이었고 이제는 그 꿈을 후배들에게 돌려주려는 생각에서였다.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언젠가 꿈이 이뤄진다는 철학도 포함됐다. 신씨는 지금도 꿈을 꾼다. 헤밍웨이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노인과 바다’ 같은 영화에 출연해 멋진 연기로 영화배우로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단다. 이를 위한 구상이 현재 기획 단계에 있다고 귀띔했다. 그의 취미는 나무 심기다. 신영영화박물관 옆에 많은 나무들을 심었단다. 서른두살에 영화 나무를 처음 심은 이후 지금도 꾸준히 나무를 심고 있다고 했다. 팔순 나이에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에서 또 한번 영원히 자라는 나무를 심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신영균은 치과의사 → 배우 → 국회의원… ‘빨간 마후라’로 아시아 영화제 남우주연상 1928년 황해도 평산의 산 속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교육열에 의해 일찍 서울로 월남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우연히 교회 연극을 통해 연기를 접한 뒤 줄곧 배우를 꿈꿨다. 한성고를 졸업하자마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청춘극단’에 들어갔다. 하지만 극단 배우로 생계 유지가 힘들자 다시 공부를 시작해 서울대 치의학과에 합격했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총학생회 연극부를 창립해 활동했고 졸업 후 치과의사로 일하다 1960년 32살의 나이에 영화 ‘과부’로 데뷔했다. 이어 1961년 ‘마부’로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고, 1962년에는 ‘연산군’으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데뷔 2년 만에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출연작 중 단연 압권은 ‘빨간 마후라’(1964)이다. 이 영화로 아시아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원조 한류스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던 1970년대, 유신정권 아래 영화에 대한 사전 검열이 심해지면서 영화계가 침체됐고 1978년 ‘화조’를 끝으로 배우 활동을 접었다. 이후 명보극장을 중심으로 영화사업에 뛰어들었고 15, 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99년 제주도에 영화박물관을 지었으며 지난해에는 사재 500억원을 선뜻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난 18일에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현판식을 가지면서 장학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요 대표작으로는 열녀문(1963), 쌀(1963), 달기(1964), 시장(1966), 천하장사 임꺽정(1968), 대원군(1968), 미워도 다시 한번(1968) 등이 있으며 18년 동안 모두 29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 현대상선 주총 앞두고 우선주 발행한도 변경안 충돌

    현대상선 주총 앞두고 우선주 발행한도 변경안 충돌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우선주 발행 한도를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를 반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23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25일로 예정된 현대상선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정될 우선주 발행 한도 변경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문제가 된 안건은 정관 7조 2항의 ‘우선주의 수와 내용’. 현대그룹은 해운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등을 이유로 우선주 발행 한도를 현행 2000만주에서 8000만주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관 변경은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은 정관 변경으로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엠, 현대증권 등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로 얽힌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우선주 발행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자사주 등으로 편입돼 현대그룹 우호 지분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우선주 발행 반대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고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지분의 23.8%를 보유한 대주주다. 주총에서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려면 출석한 의결권의 3분의2 이상과 전체 주식의 의결권 중 3분의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현대그룹이 행사할 수 있는 현대상선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42.25%. 현대중공업그룹과 KCC, 범현대가 지분을 합하면 38.73%에 달한다. 범현대가의 동의 없이는 정관 변경이 불가능한 셈이다. 현대그룹 측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더 이상 경영권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도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7.8%를 조속히 현대그룹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우선주 발행 한도 확대가 주주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반대 의견을 냈다.”면서 “아직 보통주 발행 한도도 1억 2000만주나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도로구역 편입 사유지 보상 쉬워질 듯

    도로로 사용되고 있지만 보상금을 받지 못한 개인 소유의 토지(이하 ‘미불용지’)에 대한 보상이 쉬워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도로 구역에 포함된 미불용지 소유자가 해당 토지를 실제로 사용·수익하는 도로관리청에 매수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도로법에 명시할 것을 국토해양부에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권익위는 또 도로관리청이 관할 구역 내 미불용지에 대해 정기적으로 실태 조사를 하고 보상 계획을 수립해 보상할 수 있도록 보상 기준 및 보상 절차 등도 마련토록 권고했다. 그동안 도로 구역에 포함된 미불용지 소유자는 해당 토지를 사용하거나 수익 행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처분도 어려운 실정인데도 도로관리청에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없었다. 이로 인해 도로관리청과 협의 매수가 안 될 경우 민사상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을 통해 일정 기간(최대 5년)의 사용료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대학 시간강사 없애고 교원 인정

    ‘보따리 장수’로 불리며 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던 대학 시간강사가 정식 교원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이 덕분에 강사들의 고용이 안정되고 강의료도 오른다. 정부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시간강사를 정식 교원으로 편입시키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2010년 기준 전국의 시간강사는 7만 7000여명으로 정식 교원과 비슷한 규모인 데다 대학 강의의 3분의1을 전담하고 있지만, 법률상 교원이 아니어서 열악한 대우를 받았다. 개정안은 시간강사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현행 교원 체계인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 아래 ‘강사’를 추가하도록 했다. 따라서 강사의 임용과 재임용도 대학별 자체 기준이 아니라 인사위원회 동의, 공개채용, 대통령령에 의한 심사 등을 통해 공정하게 이뤄진다. 지금은 시간강사의 94.7%가 계약기간이 6개월 미만이지만, 개정안은 강사의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연장해 고용 불안정성을 줄이도록 했다. 또 강사가 임용계약을 위반하거나 형을 선고받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계약기간 중 의사에 반해 면직당하거나 권고사직당하지 않도록 하고, 불체포특권도 보장하기로 했다. 국립대 강사의 시간당 강의료는 2010년 4만 2500원에서 2011년 6만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강사 1인당 기준 연봉도 1148만원에서 1620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립대 강사의 시간당 강의료를 2013년 8만원, 연봉을 2160만원까지 올려 전임 교원 평균 보수의 50%선까지 이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기준으로 국립대 전임교원 평균연봉은 4395만원이다. 정부는 사립대의 경우 올해부터 시간강사 강의료를 공시하게 하고, 대학 교육역량강화 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이를 지표로 반영해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간접적인 강제수단에 불과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부실이 발생한 저축은행의 건전화를 지원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에 2026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설치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 공포안도 심의, 의결했다. 또 제5대 국새 제작비용 지원 경비 2억원을 2011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 등 법률공포안 58건·법률안 7건·대통령령안 91건·일반안건 3건을 심의, 의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천안함 1년] (중) 생존자 첫 전역 전준영씨 사연

    [천안함 1년] (중) 생존자 첫 전역 전준영씨 사연

    그와의 전화 통화는 쉽지 않았다. 때로는 문자메시지로, 때로는 늦은 밤 짧은 통화로 간간이 안부만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찍기도 완곡하게 거절했다. 아직도 천안함이라는 상처에서, 세간의 관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 천안함 생존자 58명 가운데 처음으로 의무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5월 전역한 전준영(24)씨다. 어렵게 연결된 전화 속 그의 목소리는 의외로 밝았다. 방황→학업 포기→자살 충동→사랑→희망…. 그렇게 아픔을 극복해 가고 있단다. 죽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동일본 지진 피해자들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저는 국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힘이 나고 고마웠거든요. 우리들처럼 힘냈으면…”이라고 위로의 말을 보냈다. 곧 새신랑이 된다는 기쁜 소식도 전했다. “(제가) 기자회견 하는 거 보고 제 미니홈피를 통해 한 여성분이 연락을 해 왔어요. 그 뒤 그녀를 만나 위로받으면서 가까워졌죠. 양가 부모님들이 4월에 만날 예정인데 그때 결혼 날짜를 잡을 겁니다.” 극한의 고통을 준 천안함 사건이 아이러니하게도 천생 배필을 만나게 해 줬다. 가장이 된다는 책임감과 가족이 생긴다는 기쁨에 자연스럽게 마음의 상처도 아물어 갔다. “이제 가족이 생겨서 그런지 예전처럼 우울하고 그런 건 많이 없어졌죠. (사건 당시) 그때랑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어요. 가장이 돼 가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병원 갈 시간도 없고, 가족 때문인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된 거 같아요.” 전역한 뒤 심해진 우울증으로 ‘그냥 같이 전사했으면 차라리 편했을 텐데 왜 살아서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며 방황했던 마음도, 자살 충동도 옆에서 힘이 되어 준 연인 덕에 이겨 냈다. 그는 “밥 먹다가 군대랑 연관된 음식을 먹으면 그렇게 눈물이 났어요. 특히 부침개를 보면 더 슬펐습니다. 동기가 부침개 부치면 따로 불러서 입에 넣어 주고 했던 추억이 떠올라서….”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동기는 이상희, 이재민, 이용상, 이상민 하사 등이다. 그는 해상병 542기 동기들 중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았다. 처음에는 방황도 많이 했다. 휴학 뒤 체대 편입 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녔지만 두려움, 불안, 죄책감 등 어지러운 마음이 발목을 잡았다. 며칠을 공부하다 흐트러지고, 며칠을 마음먹었다 포기하는 나날이 반복됐다. 의욕이 없었고 무기력했다. 지난해 7월의 일이었다. 결국 한달 만에 편입 공부를 접었다. 학교에 다시 돌아갔지만 마찬가지였다. 일주일 만에 또 휴학계를 냈다. 우울증도 심해졌다. 자살하려고 했던 일도 두세번이나 됐다. 그때 여자 친구가 ‘구세주’가 됐다. 힘겹게 술로 하루하루를 잊으며 보냈던 당시, 그녀는 메신저로 연락하며 힘을 주었고, 만나서는 따뜻한 말로 용기를 줬다. 결국 그는 사랑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 3개월 전 태어나 처음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택배 기사로 일하며 아침 7시부터 꼬박 12시간을 뛰어다닌다. “결혼해야 하니까요. 휴학하고 그냥 남들처럼 살고 있습니다.” 다시 마음을 잡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를 사칭해 유가족을 괴롭히는 이도 있었다. “전역 후 5, 6월일 거예요. 누가 천안함 카페 가입해서 저인 척하고 유가족들한테 귀찮게 전화하고 그랬다더라고요. 경찰에 전화했는데 잡혔다고만 하고 그 뒤의 이야기는 못 들었어요. 한두달 지나서 잡혔다는데 크게 처벌하진 못할 거라고 들었습니다.” 목소리가 어두워졌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바람을 물었다. “좋은 가장이 되고 싶어요.” 고통의 나날 1년, 이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백민경·최두희기자 white@seoul.co.kr
  • [시론] 일본 교과서 검정의 공정성을 기대하며/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시론] 일본 교과서 검정의 공정성을 기대하며/서종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동일본 대지진으로 이웃 일본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한시라도 빨리 평안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지만 곧 발표될 일본의 교과서 검정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자연재해로 인해 일본열도가 입은 피해와 상처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한·일 간의 교과서 논쟁은 별개의 사안이다. 올해는 특히 역사교과서뿐 아니라 지리와 공민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문제가 기술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매우 높다. 이번에 검정 신청한 중학교 교과서는 60년 만에 개정된 교육기본법과 신학습지도요령 및 해설규정에 의거해 처음으로 기술됐다. 새 규정들은 일본의 전통과 문화 존중, 국가와 향토 사랑 및 애국심, 공공의 정신 등을 강조하고 있어서 교과서 기술에 영향을 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문부과학성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거나 지도상에 국경선을 표시하는 등의 검정 의견을 낸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2008년 7월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해설에 독도를 명기해 한·일 간에 외교적 갈등이 증폭됐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중학교 교과서 검정 및 채택 여하에 따라 양국의 우호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번에는 우익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과 새역모의 내분으로 분파된 ‘일본교육재생기구’(교과서 개선의 모임)가 각각 역사와 공민 교과서를 검정 신청했다. 역사의 경우, 총 7개 출판사 8종 가운데 위의 단체가 발간하는 교과서는 지유샤(自由社)와 이쿠호샤(育鵬社) 2종이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의 정통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른바 ‘자학사관’의 탈피를 주장하며 교과서를 발간한다. 새역모 역사교과서의 등장은 다른 교과서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교과서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면 1997년 모든 교과서에 기술됐던 일본군 ‘위안부’ 기술이 점차 후퇴하더니 결국에는 ‘위안부’라는 용어마저 사라져 버렸다. 간접적이나마 이 문제를 언급하던 일본서적신사(日本書籍新社)는 이번에 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 출판사는 한때 도쿄와 요코하마 지역에서 최고의 교과서 채택률을 점유하고 있었지만, 2006년 요코하마 지역에서 채택지구를 모두 상실했다. 교과서 시장의 변화로 재정적 곤란에 직면한 일본서적신사가 검정 신청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 변화가 현재 1.7%의 교과서 채택률을 보유한 우익 역사교과서의 채택률 추이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2010년 간 나오토 총리는 일본의 한국 강제병합 100년에 맞춰서 담화를 발표했다. 병합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족했다고 보지만, ‘한국인의 뜻에 반한 식민지 지배’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이는 병합의 강제성을 인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어서 이전 담화보다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총리 담화와 함께 한·일 양국 시민단체는 독도가 러일전쟁에 편승하여 일본에 강제 편입되었다는 내용을 포함한 ‘한·일시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여 양국 간 화해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대지진 발생 후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강제병합’ 100년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넘긴 한·일 양국은 현재 새로운 우호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갈림길에 서 있다.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이번 교과서 검정심사와 채택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교과서 검정 의견을 제시하고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일본 측의 공정하고도 투명한 검정을 기대한다. 교과서 검정심사 및 채택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과거와 같은 태도와 침묵은 묵시적 동의로 간주되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 아산 탕정2·오산 세교3지구 개발 백지화

    아산 탕정2·오산 세교3지구 개발 백지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말 충남 아산 탕정2단계와 오산 세교3지구 개발사업을 전면 백지화한다. 또 인천 검단2지구는 LH의 참여 지분이 전체의 절반 이하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LH의 사업 재조정 대상 신도시급 4개 지구 가운데 3곳의 처리방향이 확정되면서 LH의 사업 재조정이 탄력을 받게 됐다. 21일 국토해양부와 LH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31일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충남 아산 탕정신도시의 면적 축소를 위한 지구계획변경을 심의한다. 아산 탕정신도시 전체 1762만㎡ 가운데 아직 보상이 진행되지 않은 2단계 사업 1246만㎡의 지구지정을 해제하고, 탕정지구 면적을 1단계 516만㎡로 축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아산시는 2단계 사업 가운데 마을이 있는 76만여㎡에 대해서는 지구로 편입시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이달 말 열리는 중도위에서 편입 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또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주택정책심의의원회를 열고 오산 세교3지구에 대한 지구지정 해제를 확정할 방침이다. 오산 세교3지구는 총 510만㎡ 규모로 2009년 9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돼 세교1·2지구와 함께 신도시급으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LH의 자금난으로 보상 등 후속절차가 지연됐다. 이에 LH는 지난해 말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업지구 내 토지소유자들에게 2016년 이후에야 보상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전달했으나 주민 80% 가량이 지구 지정 취소를 요구했다. 인천 검단2지구 694만㎡에 대해서는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되 LH와 인천 도시개발공사가 각각 50대50인 사업지분을 조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50%인 LH의 지분율을 37%로 낮출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천체물리학 박사과정’ 12세 자폐증 천재소년

    대학에서 천체물리학 박사과정을 밟는 12세 자폐증 천재소년이 언론에 소개돼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UPI등 해외언론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제이콥 바넷(12)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현재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천체물리학 박사과정에 있다. 3살때부터 자폐증과 비슷한 발달장애인 아스퍼거장애를 앓기 시작한 바넷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어려워하고 감정조절이 힘든 증상을 보여 왔다. 바넷의 부모는 아이를 천문관에 데려갔을 때, 별과 행성을 보는 것에 매우 흥미를 보이는 것을 발견했고, 학교에서도 우주론 및 수학에 재능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후 다양한 테스트와 논문 등을 거쳐 수학과 천체물리학에 천부적인 자질을 갖춘 것으로 밝혀진 바넷은 인디애나대학 박사과정 편입허가를 받아 천재성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천문학계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이슈들을 다룬 바넷의 논문에 스콧 트레멘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바넷이 제기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노벨물리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면서 “그의 새 이론을 매우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내년부터 전문대 간호과 4년제로

    올해 대학입시부터 전문대 간호과가 4년제로 바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행 3년제인 전문대 간호과에서 졸업 후 전공심화과정을 1년 더 이수하면 정규 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현행 전문대 간호과를 3년제로 유지하되, 희망 학생은 1년을 더 공부하면 4년제 대학 졸업과 같은 학사 학위를 받는 ‘3+1’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74개 전문대의 간호과 입학생 수는 1만 614명으로, 4년제 대학(109개)의 간호학과 입학생 6840명보다 훨씬 많다. 전문대에서 3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할 경우 4년제 대학 졸업자와 같은 간호사 자격증을 얻어 국내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학사학위 이상을 요구해 국외 취업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취업한 전문대 간호과 출신 80% 이상이 4년제 대학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따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어정쩡한 외환은행 매각, 눈치보는지… 신중한 건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초점은 두 가지였다.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자격이 있는지, 그리고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사들여 새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지 여부다. 사실 금융위원회는 후자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지난 16일 금융위는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갖춘 금융자본으로 판단했다. 불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나름대로 최선의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렇다면 수년 동안 자료가 불충분하다며 판단을 미뤄온 까닭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일찌감치 결정했다면 소모적인 논쟁과 혼란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어찌됐든 해묵은 숙제를 마무리한 것이라 ‘진전’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매각 문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금융위는 또 다른 법적 불확실성이 생겨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으로 론스타가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대두돼 이를 더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원점인 셈이다. 그런데 금융위의 입장이 애매모호하다. 언제 적격성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는지, 수개월 또는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는 확정 판결이 나와야 가능한 것인지, 확정 판결 전에도 가능한 것인지, 적격성 심사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문제인지 따로 다룰 수 있는 문제인지, 도무지 명쾌한 답이 없다. 당장 4월부터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매달 329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귀책 사유가 론스타에 있어서 안 줘도 된다는 의견이 있지만, 확정 판결까지 론스타가 무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문제 또한 논란거리다. 5월 말이 지나가면 어느 한쪽이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외환은행 매각은 세번째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나 금융위의 답은 한결같다. 지금으로선 알 수 없고 모든 게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논란과 갈등을 해결해야 할 금융위가 오히려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기 위해 시간을 벌어놓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금융위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올해 초 취임하며 외환은행 문제와 관련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겠다. 도망치듯 처리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지금 상황은 김 위원장의 호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변양호 리스크’에 짓눌려 나중에 책임 추궁을 당할 빌미를 조금이라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계산일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결론 유보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적격성 요건 가운데 비금융주력자 여부와 관련, 론스타가 산업자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한 사회적 신용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일단 두고 보자는 식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는 혼란을 거듭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안건은 상정하지 않고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만 안건으로 올려 심사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최종구 금융위 상임위원은 브리핑에서 “론스타가 제출한 자료와 회계법인의 확인서, 해외 공관 및 외국 금융감독 당국을 통해 입수한 정보 및 자료 등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와 증거만으로는 론스타가 은행법상 산업자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은행법은 동일인이 소유하고 있는 비금융회사의 자본이 총자본의 25% 이상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산업자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은행 지분을 9%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해외에 본사를 둔 론스타의 자산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고, 론스타가 제출한 자료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뤄 왔다. 이날 금융위는 4년 이상 끌어온 문제는 일단락했지만 최근 새롭게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지난 10일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상고심에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게 돌발변수였다. 산업자본 여부와는 별개로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은행법은 은행 대주주 자격 요건으로 최근 5년 동안 금융법률을 위반해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법원 판결은 물론 관련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이 진행되고 있어 추가적으로 법리 검토를 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빨리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다. 금융위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안건에 대해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한 뒤 처리할지, 그 전에라도 따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확답하지 않았다. 또 부적격 결론이 났을 때 매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구했다. “법률적으로 별개 사안이지만 일단 적격성 여부를 먼저 보고 있다. 이달 중으로 임시회의를 개최할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없다.”고만 했다. 하나금융 쪽은 “외환은행 인수는 국가적인 문제”라면서 “(인수가 무산되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조속한 인수 승인을 기대했다. 총파업을 결의한 상태인 외환은행 노조 쪽은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반기면서도 “결론이 불충분해 매각 반대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승인 늦어질 듯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결정을 늦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최근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게 불씨가 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대법 판결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16일 정례회의에 외환은행 인수 승인 안건을 올릴지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5일 오후 늦게야 결정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이것저것 볼 게 많아 (상정 여부가)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결정을 함께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논란의 핵심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갖고 있는 론스타가 주인 자격이 있느냐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론스타는 대주주 자격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법은 최근 5년간 금융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면 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론스타는 6개월 안에 9%를 초과하는 지분(42.02%)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 여기에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진다. 금융위는 은행법에 따라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된 이후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단 한번도 심사한 적이 없다. 론스타가 이미 오래전에 대주주 자격을 박탈당하고 강제로 주식을 팔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면 외환은행 매각 가격은 하나금융과의 계약조건(주당 1만 4250원)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의 우유부단한 태도가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 심사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지분을 산 것은 대주주 자격 시비의 원인이 된 주가조작 사건이 일어난 후의 일이므로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도 승인이 안 나면 대외 신인도에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인수는 이번이 세번째로 2006년 6월 국민은행, 2007년 9월 HSBC가 인수를 시도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아 모두 무산됐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서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서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남북관계가 해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언론은 중국을 무대로 남북 당국 간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인택 장관은 남북관계에 여러 갈래의 흐름이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이 흐름을 대화와 협력의 방향으로 모아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후계체제의 안정화와 경제난의 타개를 위해 ‘통 큰’ 결정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도 집권 기간 내내 성과를 내지 못한 남북관계에서 뭔가 실적을 올리려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회담을 성사시키려면 아무래도 올해가 적기라고 판단해 남북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전쟁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평가되는 작금의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남북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남북 접촉이 남북을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이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남북은 지난 20여년간 쌓아올린 교류협력과 화해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상대방에게 포격을 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이 전가의 보도처럼 유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기에는 남과 북이 서로에게 준 상처가 너무나 커 보인다. 남북의 상호인식 또한 대전환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남한 정부는 북한이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 2~3년 내에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남북관계를 동결 상태로 둘 각오가 돼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의 대치 상태가 북한을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북한도 이 대통령의 임기 중에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 남북관계에 어떠한 희망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북한은 단지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남북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접촉이 현재의 대치상태를 극복하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명박정부가 지금까지 견지해 온 붕괴론이나 압박정책을 철회하고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으로 돌아가야 한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유도하려면 북한을 ‘인게이지’(Engage)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는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봉쇄나 고립이 아닌, 적극적인 교류와 접촉 확대 및 관계 개선을 통해 태도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대화도 할 수 없다는 접근 방식으로는 핵무기를 미국에 대한 생존수단으로 간주하는 북한을 변화시킬 수 없다. 핵이나 미사일과 같은 군사적 현안이 발생하더라도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비군사적 분야의 교류협력을 지속해야 한다. 군사적 현안의 해결은 비군사적 분야의 교류협력과 연계시키지 말고 별도로 모색되어야 한다. 남북의 경제적 공동번영이 평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인식 하에 북한 경제의 시장화도 지원해야 한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상이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가장 중요한 장전(章典)으로 간주하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이다. 포용정책은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노태우 정부 시절 신군부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세력이 남북관계의 합리적인 관리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남북 간 적대적인 체제 경쟁이 끝나고 한국의 승리가 확정된 탈냉전 시기에 북한과의 모든 접촉과 교류를 부인하고 차단하던 과거의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화해와 교류협력을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 영덕·울진·삼척, 새 원전 유치경쟁 뜨겁다

    영덕·울진·삼척, 새 원전 유치경쟁 뜨겁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원전에 대한 위험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신규 원전을 유치하려는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강원 삼척시는 14~15일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위원회의 현지 실사를 앞두고 강한 유치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덕군은 2005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 실패를 교훈 삼아 “두번의 실패는 없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관심을 끈다. ●원 전2기 건설 1조 5330억 지원 한수원은 선정위원 10명이 동해안권 3개 시·군을 상대로 부지 등에 대한 평가를 한 뒤 오는 6월까지 부지를 결정한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지역에 대해 72년간(준비 및 건설에 각 6년, 가동 60년간) 총 1조 5330억원의 재정지원 방침을 세웠다. 선정위는 신청 부지인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석리·매정리 일대 330만㎡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일대 679㎡ ▲삼척시 근덕면 일대 662㎡ 등 3곳을 둘러보고 부지의 적정성과 환경성, 건설 적합성에 대한 평가 자료를 수집한다. 선정위는 또 16일까지 이들 3개 지역 주민 각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 ‘주민 수용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영덕군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민 수용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고 있다. 울진군과 삼척시는 원전 유치를 놓고 주민 간 찬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반면 영덕군은 방폐장 유치 당시에 극렬하게 반대했던 환경단체들까지 유치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4일 서울의 한 환경단체가 영덕의 환경단체 등을 방문, 유치반대 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말았다. ● 울진·삼척은 주민간 찬반 갈등 울진시민단체연합(울진참여자치단체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진사회정책연구소)은 성명서를 내고 “울진지역 핵발전소 유치는 지역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삼척 근덕면원전반대투쟁위원회도 지난 8일 출범식을 갖고 “앞으로 침묵이 아닌 실천으로 핵발전소 유치 중단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영덕군은 한수원이 지난해 11월 영덕과 삼척, 전남 고흥과 해남 등 전국 4개 지역을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발표하기 이전에 이미 영덕과 삼척 등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심사에서 모두 적합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영덕 1차 심사서 적합성 판정 고흥과 해남은 주민 수용성이 낮다고 판단돼 아예 유치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울진은 당초 한수원의 원전 건설 후보지에 포함되지도 않았으나 자발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울진은 원전 건설 부지에 편입된 근남면 산포리 주민 93%가 원전 유치에 찬성을 보였다며 영덕의 주민 수용성 절대우세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방폐장 유치의 쓰라린 실패 경험을 맛본 4만여명의 영덕 군민들이 원전 유치를 통한 지역발전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국책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절대적인 성원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는 울진(6기) 등에서 총 21기의 상업 원전이 가동되고 있으며 원전 설비용량은 1만 8716만㎾로 전체 발전설비의 24.6%를 차지하고 있다. 영덕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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