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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日 역사 역주행에 지구전 준비해야

    일본 정부가 어제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한층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검정을 통과한 3개 과목 18종의 교과서가 대부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 중’이라는 내용을 기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 침탈의 과거는 숨기고 억지 주장만 미래 세대에 주입하려는 꼴이다. 아베 정부의 이런 역주행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면 당장의 한·일 관계뿐 아니라 양국의 미래까지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는 우리의 성숙한 대응도 중요하다.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의 독도 관련 기술이 종전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도발적인 게 문제다. 공민·지리 교과서에 이어 이번에 역사 교과서에마저 독도 영유권 주장이 실렸다. 심지어 일부 교과서는 “일본이 1905년 독도를 편입했다”며 일제 침탈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내세웠다고 한다. 자칫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일본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했으니 힘으로라도 재편입해야 한다’는 오판을 심어 줄까 두려울 정도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양국 외교장관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양국 간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지 16일 만에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니 말이다. 그러나 일본의 독도나 과거사 도발은 연례 행사임을 직시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검정 결과는 무라야마 담화나 고노 담화를 흔들어 온 아베 내각의 비뚤어진 인식을 반영하고 있지만, 근래 부쩍 우경화된 자국 여론을 등에 업은 측면도 있다는 맥락에서다. 최근 경제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그간의 장기 침체에다 중국과의 영토 분쟁으로 양심세력이 제 목소리를 못 낼 정도로 일본 내 여론이 국수주의로 기울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까닭에 아베 정부의 역사 왜곡에는 단호히 대처해야겠지만, 냄비 끓듯 대응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물론 당장엔 이번 도발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일본 정부에 시정요구서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격앙된 여론 탓에 대화의 문까지 닫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강화 차원에서 계획한 입도지원센터 건립을 재개해 아베 정부에 분명한 경고 신호를 보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으려는 참에 터진 악재다. 그렇다 하더라도 단선적 대응보다는 일본 내 양심세력과 국제 여론을 겨냥한, 끈질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안보·경제·문화 등 호혜적 분야의 교류·협력은 계속하며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투 트랙 접근이 유용할 듯싶다.
  • “日 근현대사 위주로 치밀한 독도교육…한국은 독도지킴이학교도 외면 대조”

    “日 근현대사 위주로 치밀한 독도교육…한국은 독도지킴이학교도 외면 대조”

    ‘죽도(독도), 북방 영토 문제를 생각한다’라는 주제의 중학생 백일장 대회가 5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으며 14개 중학교에서 1000점이 넘는 작품이 응모된다. ●日 중·고교 독도 시험 정답률 93% 중·고교에서 지난해 독도 관련 시험문제를 처음 출제했고 정답률은 93.3%였다. 독도의 행정 소재지를 표방하는 시마네현 상황이다. 또 현내 220개 초등학교 중 216개(98.2%), 공립고교 52개 중 52개(100%)가 ‘죽도문제연구회’의 학습지도안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008년부터 초·중등학교 대상으로 ‘독도지킴이학교’ 지원 신청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선정되는 학교는 많지 않다. 올해 신청 지원한 학교는 452개지만 선정된 학교는 100개에 불과하다. 국내 초·중·고교의 독도 교육 부재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일본의 교육 상황과 뚜렷이 비교되는 대목이다. 6일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관련해 동북아역사재단이 개최한 ‘일본의 독도 교육과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한 긴급학술회의에서 곽진오 동북아재단 연구위원은 시마네현의 독도 교육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곽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의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 ‘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 개정, 외무성의 ‘독도 문제 10가지 포인트’, 홍보 동영상 등 일본 정부의 대응이 크게 변하며 교사 및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연구위원은 독도 문제와 관련된 일본 교육의 체계성에 주목했다. 김 연구위원은 “초등학교에서는 시각적인 측면, 중·고교에서는 논리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며 근현대사 위주의 독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단순한 과거사적 사료 중심이 아니라 ‘전근대 시기 어업 활동 및 1905년 각의 결정에 따라 시마네현에 편입된 자국 영토’, ‘한국의 국제법적 불법 점거’ 등을 강조하며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자리매김시켰다. ●한국선 국제법적 정당성 교육 시켜야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주로 전근대와 근대사 중심으로 교육을 한다. 그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국제법적 정당성을 중학생에게 교육시킬 필요가 있고, 근대와 현대에 부합하는 내용과 자료를 제시해 현대 일본이 동북아의 역사 갈등을 유도했다는 서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공승연 원나잇스캔들 해결할까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공승연 원나잇스캔들 해결할까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공승연 원나잇스캔들에 직접 나설까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고아성이 언니 공승연의 스캔들을 직접 처리할 것이 예고됐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3회에서 서누리(공승연 )는 동생 서봄(고아성)의 발목을 잡았다. 서누리는 재벌가 자제 한인상(이준)과 결혼하며 신분상승한 여동생 서봄에게 자극 받아 신입 아나운서 신분으로 재벌가 자제들과 급만남 후 원나잇 스캔들에 휘말렸다. 서누리의 원나잇 스캔들은 서누리 부모보다 서봄 시부모가 먼저 알게됐고 곧 상류사회에도 퍼졌다. 이어 ‘풍문으로 들었소’ 14회 예고편에서는 언니의 비행을 알게 된 서봄이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미 상류사회에 완전히 편입된 서봄과 그런 동생처럼 되고 싶어 허영에 눈이 먼 서누리가 대조되며 서봄의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풍문으로 들었소’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공승연 원나잇스캔들 해결사되나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공승연 원나잇스캔들 해결사되나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공승연 원나잇스캔들에 직접 나설까 ‘풍문으로들었소 예고 고아성’ 고아성이 언니 공승연의 스캔들을 직접 처리할 것이 예고됐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3회에서 서누리(공승연 )는 동생 서봄(고아성)의 발목을 잡았다. 서누리는 재벌가 자제 한인상(이준)과 결혼하며 신분상승한 여동생 서봄에게 자극 받아 신입 아나운서 신분으로 재벌가 자제들과 급만남 후 원나잇 스캔들에 휘말렸다. 서누리의 원나잇 스캔들은 서누리 부모보다 서봄 시부모가 먼저 알게됐고 곧 상류사회에도 퍼졌다. 이어 ‘풍문으로 들었소’ 14회 예고편에서는 언니의 비행을 알게 된 서봄이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미 상류사회에 완전히 편입된 서봄과 그런 동생처럼 되고 싶어 허영에 눈이 먼 서누리가 대조되며 서봄의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풍문으로 들었소’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이란 핵협상 타결… 이젠 북한이다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의 핵(核) 개발 중단과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잠정 합의안에 전격 서명했다. 오는 6월 말까지 세부적·기술적 협상이 남아 있지만 국제사회가 역사적 성과라고 환영하고 있고 양국 모두 만족을 표시하고 있어 최종 결렬 가능성은 낮다. 기본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앞으로 15년간 핵 개발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만 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3분의1 수준으로 줄인다. 반대급부로 국제사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심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검증하는 직후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란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다시 가동되는 안전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란이 합의를 깨고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현재 2∼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효과와 IAEA의 전면적 사찰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진전이란 평가도 있다. 어느 일방의 완전한 승리가 아닌 탓에 미국과 이란 모두 보수세력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란은 경제적 실익을 챙기며 제한적 핵 주권을 선택했고 미국과 서방은 이란의 우라늄 저농축 활동을 인정하는 선에서 핵무기 개발을 막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란 핵 문제의 타결로 국제적 시선은 자연스럽게 북핵 문제로 옮겨지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편입된 상태에서 평화적 핵 이용을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NPT에서 탈퇴해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고 지금은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한 상태에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고 떼를 쓰는 단계에 와 있다. 북한은 이란 핵협상 결과물과 같은 성격의 ‘제네바 합의’를 이미 1994년에 체결했으나 비밀리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진행하면서 파기한 전례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 행정부는 이미 “북한은 이란과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분리 대응 전략을 선언한 바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미국과 우리의 입장은 타당하지만 대북 고립 및 경제제재 전략은 아직까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핵협상 타결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이란 경제봉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폐쇄 상태에서 수십년간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경제제재 속에 버텨 온 북한의 경제상황에서는 위력도 크지 않고 중국이라는 뒷문마저 열려 있다. 북핵 문제의 복잡성과 국제적 성격을 감안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북한은 핵 활동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 모순된 상황을 맞고 있다. 북한을 관리하는 차원에 머물렀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북핵 문제의 출구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을 미국도 인정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정부 최고위 당국자도 비공식 접촉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남북 간, 북·미 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 이란 핵협상 타결 “핵실험 강행 북한도 협상하나?”

    이란 핵협상 타결 “핵실험 강행 북한도 협상하나?”

    이란 핵협상 타결 이란 핵협상 타결 “핵실험 강행 북한도 협상하나?”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이 2일(현지시간) 이란의 핵개발 중단 및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 6월 말까지 최종 타결키로 하면서 장기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북한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두 사안 모두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 유지와 직결돼 있는데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이 두 협상의 공통분모로 참여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이란 핵협상이 북한 핵협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미 정가에선 북한 핵협상 전망과 관련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동시에 존재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큰 상황이다. 우선 낙관론은 미국이 협상 시한을 수차례 연장해가면서까지 이란 핵협상을 타결한 만큼 북핵 문제에서도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다시 한번 열어놓지 않겠느냐는 논리에 기반한다. 이는 임기 말 ‘업적쌓기’(legacy building)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이란 핵협상 타결에 이어 북한과도 역사적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터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전 북한, 쿠바, 이란 등 3개국을 거론하며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쿠바와 이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유일하게 북한과만 아직 해결의 첫 단추를 끼지 못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보수언론인 워싱턴타임스의 블로그인 ‘인사이드 더 링’은 최근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은밀히 북한과 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반면 비관론은 미 정부 내에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를 별개의 사안이자 차원이 다른 문제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데서 나온다. 실제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편입된 상태에서 평화적 핵이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은 NPT 체제 밖에서 3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한 적이 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달 19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고 핵실험도 했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도 않고 실험도 하지 않았다. 두 나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공화당의 비판 및 핵합의 폐기 압박에 맞서 ‘방어’에 급급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 새로운 협상에 나설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 한계론과 함께 2012년 ‘2·29 합의’ 때처럼 협상을 시도했다가 또다시 판이 깨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배로 늘어나게 되는 점도 비관론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1994년 북한과의 핵협상 끝에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최근 한 조찬간담회에서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이끄는 의회로부터 이를 방어하는 데 온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새로운 핵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더욱이 미 정치권이 앞으로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빨려들 경우 북한 등 외교적 현안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다 북한 역시 임기가 끝나가는 현 정부보다는 차기 정권과의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역시 북핵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는 한 요인이다. 또 북한이 이란 핵합의를 거론하면서 자신들에 대해서도 핵보유 자체를 인정하고 협상을 새롭게 시작하자고 미국에 요구할 공산이 크고, 이것이 북핵 협상의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공기관 기능조정] 공공기관 겹치기 업무 도려내기… “설득 없는 개혁 급급” 우려

    [공공기관 기능조정] 공공기관 겹치기 업무 도려내기… “설득 없는 개혁 급급” 우려

    정부가 ‘공공기관 다이어트’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부채를 줄이고 방만 경영의 싹을 자른 데 이어 올해는 기관들의 겹치기 업무를 도려내기 위한 통폐합과 기능 조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간접자본(SOC) 기관에서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가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부산·인천항만공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를 통폐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항만의 경비, 보안 업무를 맡고 있는 두 보안공사를 본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합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항로표지기술협회의 중복되는 안전 관련 업무도 기능 재편이 검토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일 “방만한 공공기관의 산하 자회사 조정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 분야는 고유 업무와 관계없는 한국문화진흥㈜의 뉴서울컨트리클럽 골프장을 매각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매각 대금은 거의 바닥을 드러낸 문예진흥기금에 단비가 될 수 있다. 다만 골프장 운영 수입으로 연간 50억~6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어 매각에 앞서 중장기적인 기금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단체인 국립현대무용단,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국립극단,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등도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다. 문체부는 각 단체의 유사·중복 기능 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상업성에 치중하면 순수예술과 전통문화가 소외될 수 있어 세부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반발도 만만찮다. 항만공사들은 보안 업무만 따로 통폐합하거나 항만공사에 흡수 통합시키는 방식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 항만공사 관계자는 “재원을 항만공사가 지원하는데 보안 조직만 떼어 내 통폐합하면 업무 협의 과정에서 통합본사가 아닌 항만공사에 더 맞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휘감독 체제가 거꾸로 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부산항만공사 노조 관계자는 “부산은 이익이 많이 나는데 통폐합되면 인천, 여수광양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며 “보안공사와 합쳐지면 인건비만 상승해 차라리 민간 기업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선박검사를 담당하는 선박안전기술공단과 한국선급, 항로 안전 설비를 담당하는 항로표지기술협회 간 안전 기능 조정과 통폐합에 대해서도 펄쩍 뛰는 분위기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고위 관계자는 “한국선급과 항로표지기술협회 등의 기능을 공단과 통폐합하는 것은 목적과 영역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기득권층의 반발로 노동과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공공 개혁도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인명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단칼에 개혁을 시도하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공공노조 등의 반대에 막힐 수 있다”면서 “노조, 문화·예술인과 충분히 협의하고 설득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허당甲 vs 속물乙 가려운 곳 긁었소…SBS ‘풍문으로 들었소’ 인기 비결

    허당甲 vs 속물乙 가려운 곳 긁었소…SBS ‘풍문으로 들었소’ 인기 비결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들소’)의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12%)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청춘 스타나 화려한 화면을 앞세우지 않은 이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상류사회의 허위의식을 꼬집고 있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일반적인 홈드라마들과는 달리 유머 코드를 유지하면서 날카로운 풍자를 구사한다는 데 있다. 정성주 작가는 드라마 ‘아줌마’(2000)에서부터 상류층이나 특권 계급을 풍자해 온 내공이 있다. 전작인 ‘아내의 자격’에서는 강남 아줌마들의 모습을 통해 부에 의해 세습되는 교육 문제를, ‘밀회’에서는 음악대학을 무대로 상류층에 편입되려는 엘리트 중산층을 조명했다. 부와 권력을 세습하려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위선을 까발린 ‘풍들소’에서는 전작들보다 코믹한 터치가 늘었다. 고등학생인 아들의 혼전 임신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서민 며느리를 받아들이지만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보여주고 번번이 예상 밖의 일이 터져 당황하는 집안의 가장이자 법무법인 대표 한정호(유준상)와 그의 부인 최연희(유호정)의 모습에는 시종 상류층의 위선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깃들어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작품에서 한정호는 다소 과장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하는데, 그 자체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시대적 ‘괴물’을 상징한다. 겉으로는 타인을 배려하는 척하지만 뒤로는 얄팍한 계략을 꾸미는 한정호의 가면을 벗겨내는 재미가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드라마평론가는 “지금까지는 주로 현실을 비판하거나 세태를 풍자하는 드라마는 사회고발극이나 장르물의 성격이었다. 하지만 ‘풍들소’는 홈드라마의 익숙한 틀거리를 하고서 상류세계의 속성을 파헤치는 파격이 있다”면서 “그것이 바로 웬만한 사회풍자극을 뛰어넘는 파괴력을 나타내는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풍들소’의 인기로 새롭게 부상하는 용어가 이른바 ‘갑을 드라마’다. 권력의 갑을 관계를 드라마의 추동 소재로 삼되 이분법적 단순 논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서민 며느리 서봄(고아성)의 초라한 친정집 등 드라마 속에는 다양한 갑을 관계가 등장하지만, 초반에는 그 집안이 꿋꿋이 거대 권력 사돈집에 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며 서봄 역시 틀에 박힌 신데렐라 유형이 아니라 주체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 파격의 묘미는 갈수록 더해진다. 권위의식에 찌든 시댁의 문화에 물들어 어느 순간부터 덩달아 ‘갑질’하는 서봄, 서서히 사돈의 경제력에 기대를 하는 친정식구들의 모습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 속물근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김선영 평론가는 “‘풍들소’에 등장하는 상류층에는 계급이 세분화돼 있어 인물 유형이 다양하다. 대부분의 갑을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은 갑의 횡포에 분노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는 을의 속물근성을 함께 파헤쳐 모두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짚었다. 또한 리얼리즘을 강조한 관찰형 드라마로서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한옥과 양옥이 결합된 극중 한정호의 집은 그 자체로 근현대에 걸친 상류계급의 세습화를 원색적으로 은유하고 있다. 안판석 PD는 인물의 클로즈업보다는 풀샷을 이용하고 집의 창문이나 문 등 다양한 프레임으로 일정 거리를 두면서 시청자들이 등장인물들을 관찰하도록 화면을 만든다. 환한 세트 조명이 아닌 어두운 일반 조명을 쓴 데도 이유가 있다.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상류층의 허위의식에 현실감을 보태고, 그 사회의 기괴한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라면서 “그런 장치 덕분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자체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프로배구 사령탑 세대교체 봄바람

    프로배구 사령탑 세대교체 봄바람

    배구판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2일 국보급 세터 최태웅(39)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가 사령탑으로 직행한 것은 프로배구 사상 처음이다. 최 신임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취임 일성을 했다. 감독 데뷔 2년 만에 2014~15시즌 팀을 정상으로 이끈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처럼 최 감독이 코트에 태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최 감독은 현역 시절 인성과 실력을 갖춘 선수로 인정받았다.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실업리그 시절과 프로배구 출범 초기 주전 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2005~06시즌부터 2008~09시즌까지 세트 부문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국가대표에서도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2010~11시즌부터 현대에서 뛰었다. 2010년 림프암 판정을 받고 은퇴 위기를 맞았지만 병마와 싸워 가며 코트를 지켰다.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힘든 시즌을 보냈다”며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선수들을 다독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가 명가의 모습을 되찾도록 하는 게 내 임무”라며 “팬들이 기대하는 배구를 하겠다. 우승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현대를 시작으로 각 구단은 속속 새 감독을 발표할 전망이다. 모기업이 K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돼 새로운 출발을 앞둔 LIG손해보험은 문용관(54) 감독 사임 후 팀을 이끈 강성형(45) 감독대행의 승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모기업이 구단 운영을 포기한 우리카드는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만수(60) 우리카드 감독이 물러난 뒤 양진웅(50)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버텼다. 대한항공과 계약이 만료된 김종민(41) 감독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반면 챔피언에 오른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과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은 유임이 확실시되고, 지난 시즌 꼴찌에서 3위로 도약한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도 1일 재계약에 성공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코오롱그룹] 안병덕, 열정·성실함 상상 초월… 33년간 휴가 ‘0’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코오롱그룹] 안병덕, 열정·성실함 상상 초월… 33년간 휴가 ‘0’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인 ㈜코오롱의 안병덕(58) 사장은 1982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해 회장비서실과 부속실 근무를 거쳐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코오롱을 이끌고 있다. 비서실과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두루 거친 그의 경험은 ㈜코오롱이 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입사 이후 33년간 단 한 번도 휴가를 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월 모친상을 당했을 때도 발인 다음날 바로 업무에 복귀했을 정도다. 친화력이 뛰어나고 딱 한 번 만난 직원도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 먼저 인사할 정도로 관찰력이 남다르다. 박동문(57) 사장은 코오롱의 주력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이끈다. 1983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해 ㈜코오롱 인도네시아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 부사장, 2010년 코오롱글로텍 사장 겸 코오롱아이넷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기본을 바탕으로 생각이 젊은 회사’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회사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타이어코드를 비롯한 자동차 소재 제품들의 실적 확대를 이뤄냈다. 특히 패션 부문에서 중국 코오롱스포츠 매장 수를 180여개로 늘리고 럭키슈에뜨, 쿠론, 슈콤마보니 등의 인기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적인 결과를 일궜다. 윤창운(61) 코오롱글로벌㈜ 사장은 1981년 코오롱건설 기획실에 입사하고 코오롱그룹 회장 비서실, 코오롱SPB사업부를 거쳐 코오롱과 SKC의 PI FILM 합작 회사 SKC코오롱PI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합작사 설립 후 직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양 사 직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국내 시장 점유율을 약 90%까지 끌어올리며 2013년 매출 4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불필요한 관행은 철저히 배제하는 스타일이다. 이해운(59)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대표이사는 1982년 ㈜코오롱에 입사한 후 30여년간 연구·개발(R&D)과 생산기술 업무를 담당한 정통 엔지니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장과 환경안전기술본부장 등을 거쳐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 코오롱의 모태 사업에도 정통하다.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사업 영역을 기존의 원사, 원단에서 나아가 나노섬유까지로 확대시켰다. 한달 중 12일 이상은 고객과 직접 만나는 현장 경영으로 유명하다. 장희구(56)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는 1986년 ㈜코오롱에 입사해 ㈜코오롱의 구매팀장, 도쿄사무소장, 코오롱플라스틱 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가 됐다. 별명은 ‘고참 영업사원’이다. 아무리 바빠도 매주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직급에 상관없이 담당자를 만나 불편 사항이나 요구 사항을 듣는다. 평직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유명한 최고경영자(CEO)다. 이우석(58)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1978년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국제협력과장, 장관 비서관, 총무과장 등을 지냈다. 2000년 오랜 공직 생활을 접고 코리아이플랫폼을 창업했다. 2006년 당시 코리아이플랫폼이 코오롱 계열로 편입되면서 현재는 코오롱제약과 코오롱생명과학 2개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통찰력과 분석력이 뛰어나 핵심을 짚어낸 뒤 빠르게 결정해 행동으로 옮긴다는 평을 듣는다. 이수영(47)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이사는 2003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해 경영전략팀장, 신사업팀장,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전략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3년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코오롱그룹 최초의 여성 CEO이기도 하다. 트렌드를 읽는 눈이 뚜렷하고 기획력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호선(56)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는 LG전자와 LG IBM에서 직판영업과 전략기획 등을 담당하다 2002년 코오롱정보통신 상무로 입사했다. 코오롱아이넷, 코오롱글로벌 등을 거쳐 2014년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후 그룹 내 정보기술(IT)서비스와 솔루션 사업을 성공적으로 통합해 사업과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재편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사실상 붕괴된 北 보건의료체계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사실상 붕괴된 北 보건의료체계

    지난해 3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평양시 류경구강병원과 옥류아동병원을 현지지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은 “당에서 류경구강병원을 일떠세운 것은 세계적 수준의 구강병원이 있다는 것을 소개, 선전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민이 건강한 몸으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열악한 북한 내 보건·의료 상황에서도 평양 중심에 일부 호화병원을 세운 것이 김 제1위원장의 ‘치적용’, ‘과시용’이라는 내부의 불만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언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정은 인권 문제 상쇄·민심 장악 의도” 북한에는 최근 김 제1위원장의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특수목적의 병원이 신·중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건설된 평양시 류경구강병원과 옥류아동병원, 군인 전용 병원인 대성산 종합병원 등 최신의 의료 기기와 장비를 구비한 대형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못 미치는 고아와 노인을 위한 보육시설 및 양로원에 대한 현지지도가 활발해진 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행보라는 지적이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고아와 무의탁노인, 장애인에 대한 배려 정책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관련 복지시설도 잇따라 건설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평양 육아원·애육원이 완공된 데 이어 올해에는 전역에서 고아원 건설이 진행 중이며 북한 조선중앙TV에서 장애인 여성의 삶을 소개하는 등 취약계층 보호정책을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을 의식해 취약계층이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민심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최근 북한 내 분위기에 대해서 “북한인권문제가 대두되면서 북한 당국 나름대로 이를 상쇄할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대표적 업적처럼 선전하기 위해서도 당분간 보건·의료·복지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남한보다 체제 우월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단골 구호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다. 북한 헌법 제56조에서도 “국가는 전반적 무상치료제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키며 예방의학적 방침을 관철해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근로자의 건강을 증진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보건정책은 전반적 무상치료제와 의사담당구역제 그리고 예방의학 등 크게 세 분야로 구분된다. 하지만 열악한 보건 의료 상황에서 이런 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의료기관에는‘1회용’이란 용어를 쓰기 힘들 정도로 주사기, 주삿바늘, 침, 붕대, 약솜 등을 거의 재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주사기는 일반적으로 멸균이 된 플라스틱 제품이 아니며, 환자 1명에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는 것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재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기는 90% 이상이 유리로 되어 있으며 주삿바늘도 쇠로 되어 있다. 대형병원 외에는 주사기, 주삿바늘, 침을 100℃ 물에 30분간 끓여 소독하여 재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병원에서는 링거·포도당수액의 약병은 계속 재생해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용기마저 부족해 때로는 의사에게 빈 맥주병을 구입하도록 할당량도 정해진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또 2000년 중반부터는 유엔이나 남한에서 인도적 지원을 통해 전달된 플라스틱 주사기와 주삿바늘을 물에 끓여 소독해 재활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김정은이 대표적인 치적 사업으로 내세우려 했던 평양시내 주택 10만호 건설사업이 좌초되자 일부 호화병원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를 상쇄시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대형병원들이 즐비한 대신 지방은 의약품과 의료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낙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가 어려웠던 1995년 이후 북한 내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은 생계가 최우선 선택사항으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의사들도 의식주가 보장되는 군(軍)병원에 군의관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특히 북한 인민보안성 병원은 경쟁이 치열한데, 이유는 이 병원에서 리비아 등 해외로 파견직 의사를 보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北 의학교육의 산실은 ‘평양의학대학’ 해외에서 급여를 달러로 받을 수 있고, 이곳에서 몇 년 만 고생하면 북한에서 나름대로의 한 밑천을 마련할 수 있어 매우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자리 잡은 보안성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탈북한 박성일(가명)씨는 이 병원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일단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식량이 배급되고 약품도 일반병원보다 우선 제공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상급자에게 줄을 잘 서고 진료, 치료 능력이 있고 적절히 뇌물을 쓰면 해외 병원에 3년 정도 파견 나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병원 내 의료기기 역시 중앙과 지방 간의 격차가 크다. 그나마 지방의 경우 전력사정으로 갖추고 있는 의료기기조차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체에 투영제를 주입해 종양 등을 찾아내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의 경우 평양의학대학병원과 조선적십자병원, 김만유병원 등 평양시내 대형병원에만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러한 진단 장비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신축된 대성산종합병원의 경우 첨단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일반인보다는 군인위주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정책에서 의료시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유능한 의료종사자를 양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948년 설립된 평양의학대학(약칭: 평의대)은 대표적인 북한 의료인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평양 중구역에 자리하고 있는 이 대학은 부속 병원을 포함 의학부, 기초의학부, 고려의학부, 위생학부, 구강학부, 약학부 등 여러 학부와 90여 개의 강좌가 설치되어 있다. 또 수백명의 학위·학직소유자와 교원, 연구사, 의사가 교육과 의학연구, 전문과의사 양성, 치료예방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결혼상대자는 여성 한의사 2010년 5월부터 김일성종합대학 단과대학으로 편입됐다. 이 밖에도 지방에는 종합대학의 형태로 함흥의학대학, 사리원의학대학, 청진의학대학 등 의학종합대학이 각 도에 1개씩 있으며, 단과대학으로는 함흥약학대학, 평양외과단과대학, 사리원동약대학 등이 있다. 하지만 일반 주민의 의료혜택과 의료진의 처우 측면에서 중앙과 지방의 차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의대나 약대를 졸업한 경우 중앙병원으로 진출하기가 불가능하고 어렵게 진출했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차별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남성들이 결혼상대로 가장 선호하는 계층은 여의사인데 그중에서도 고려의사(한의사)가 인기다. 이는 응급환자를 담당하지 않고 침과 뜸, 부황 등을 수단으로 장기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직업인 데다가 위험한 진료행위도 적은 편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남북은 모두 ‘한의사’를 동일어로 사용했지만 북한이 1992년 한의학을 고려의학으로 변경하면서 현재의 호칭으로 바뀌었다. 고려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학대학 고려의학부를 졸업하고 한국처럼 ‘국가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전세난에도… 맹모강남지교

    극심한 전세난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1번지’ 강남에 대한 학부모·학생들의 열망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 학기 서울 11개 학군 중 전학 또는 편입학 고교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강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일부터 2주 동안 신학기 일반고 전·편입학 배정을 실시한 결과 배정인원이 10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내에서 다른 학군으로 전·편입학한 경우는 2.29% 감소했지만, 다른 시·도에서 서울로 전입한 학생은 145명으로 작년 대비 46.6% 늘어났다. 특히 학군이 좋은 강남·서초구와 강동·송파구에 27.8%가 집중됐다. 학군별 전입 현황은 강남학교군(강남·서초구 14.2%), 강동·송파학교군(13.6%), 서부학교군(마포·은평·서대문구, 10.8%), 강서학교군(강서·양천구, 8.9%) 등의 순이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입학하는 편입학 배정인원은 114명으로 작년보다 40.9% 줄었다. 반면 자율고(자사고, 자공고), 과학중점학교, 특목고 등의 전기고에서 이탈해 서울 일반고로 전입한 학생은 지난해 113명에서 올해 145명으로 늘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지역 전세난에도 불구하고 다른 시·도에서 전입한 학생이 크게 늘어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삼천포火電 부지 관할권 다툼

    이웃 지자체인 경남 고성군과 사천시가 고성군 화이면 덕호리에 있는 삼천포 화력발전소 부지 관할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고성군은 25일 사천시가 삼천포 화력발전소 회사장 일부 부지의 행정 관할권을 주장하며 최근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데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권한쟁의 심판청구 취소를 촉구했다. 앞서 사천시는 지난달 27일 삼천포 화력발전소 옆에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된 제1·2 회사장 땅 가운데 일부는 해상경계선으로 볼 때 사천시 관할로 편입돼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회사장은 석탄을 연소시킨 뒤 발생하는 회(재)를 처리하는 곳이다. 하학열 고성군수는 이날 군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천시가 왜 불필요한 행정·재정적 낭비를 자초하는지 저의가 궁금하다”며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취하하고 시·군 간 상생·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 군수는 “해당 부지는 1984년 준공돼 고성군 행정구역으로 등록됐고 고성군이 30여년간 행정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사유가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어 청구기간이 지났다”고 덧붙였다. 하 군수는 “1995년 시·군 통합으로 ‘삼천포’라는 지명이 없어졌기 때문에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국남동발전 삼천포화력본부’ 이름을 ‘한국남동발전 고성화력본부’로 바꿔야 한다며 한국남동발전에 명칭 변경도 요청했다. 고성군은 권한쟁의 심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다음달 8일까지 고성군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사천시는 발전소에서 공유수면에 회 처리를 하면서 매립된 부지 일부가 고성군 관할로 잘못 편입되는 바람에 자치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판단해 관할권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청구를 한 것이며 헌법재판소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사천·고성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직접 보고 해상경계 긋기 사복 재판관 천수만 떴다

    직접 보고 해상경계 긋기 사복 재판관 천수만 떴다

    24일 오전 11시 충남 홍성군 남당항. 서기석(62·사법연수원 11기) 헌법재판관 일행이 군 어업지도선에 올랐다. 가벼운 정장 차림의 서 재판관은 평소와 달리 법복이 아닌 검은색 외투를 걸쳤고 두 손에는 사건 기록물 대신 흰색 면장갑을 꼈다. 서 재판관이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가 아닌 서해 바다로 출근한 것은 지방자치단체 간 관할 분쟁 지역에 대한 현장검증을 위해서다. 헌재의 현장검증은 홍성군 남당항을 시작으로 분쟁 지역인 ‘상펄어장’→죽도 전망대→태안군 안면암 전망대 순으로 진행됐다. 홍성군과 태안군은 각각 천수만의 동쪽과 서쪽을 관장하고 있다. 두 지자체의 갈등은 천수만 가운데에 놓인 섬 ‘죽도’(竹島)에서 비롯됐다. 죽도는 원래 서산군 안면읍 죽도리로 편제돼 있었으나 1989년 ‘시·군·자치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에 따라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로 편입됐다. 현재의 태안군은 당시 서산군에 속해 있다가 서산시가 분리되면서 서산군의 나머지 구역을 관할하는 지자체로 신설됐다. 관할구역 변경에 따라 경계가 명확한 육지 및 죽도를 비롯한 섬 지역과 달리 죽도를 중심으로 한 바다(공유수면)에 대한 관할권 분쟁이 이어졌다. 홍성군은 죽도 주변 공유수면 상당 부분이 자신들의 관할이라고 주장하며 2010년 5월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이듬해 4월에는 태안군이 지역주민들에게 양식장 면허와 어업면허 등을 내준 상펄어장의 관할권 역시 홍성군에 있기 때문에 태안군이 내준 어업면허 처분 등을 무효화해 달라며 청구 취지를 변경했다. 반면 태안군은 육지나 섬이 아닌 영해구역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관할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해상 경계는 단순한 지도상의 선으로 획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국립지리원 도면상 경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본다”며 “현장검증과 지금까지의 어업 관련 처분 등 제반 사항과 선례를 모두 고려해 지역 어민들이 안심하고 어업에 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 재판관은 김석환 홍성군수, 한상기 태안군수 등 두 지자체 관계자들과 동행해 각각 홍성군과 태안군에 속한 죽도전망대와 안면암전망대에서 양측 설명을 들으며 분쟁 지역의 지형을 살폈다. 헌재 관계자는 “이날 현장검증은 해상경계의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우는 데 있어서 두 지자체 공유수면의 특징과 특히 간조 때 육지로 드러나는 부분들을 직접 확인함으로써 해상경계를 좀 더 합리적으로 획정하는 데 고려 요소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다음달 9일 이번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론] 미겔 데 세르반테스 무덤의 진실/박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 이사장

    [시론] 미겔 데 세르반테스 무덤의 진실/박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 이사장

    며칠 전 인류의 성서라 불리는 ‘돈키호테’의 저자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무덤을 발굴했다고 스페인에서 난리가 났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의 결과가 지난 17일 마드리드에서 발표됐다. 그러나 정작 발굴단장인 프란시스코 에체베리아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법의학팀이 DNA를 비교 검사를 할 수 없어 100% 세르반테스의 유골이라고 할 수 없으며, 단지 지하 납골당에 함께 뒤섞인 16명의 유골들 중에 한 조각이 세르반테스의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가능성이 있다’는 표현을 썼을 뿐 확실하게 세르반테스의 유골이라고 단정하지도 못했는데, 이를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고, 우리나라 언론도 외신을 받아 세르반테스 유골 발견이라는 뉴스를 내보냈다. 세계문학에서 차지하는 지명도가 너무나 크고 민감한 사항이라서 이 정도의 가능성만으로도 세계 언론의 주요 뉴스가 돼 버렸다. 필자는 좀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와 친분이 있는 스페인 왕립한림원 회원이자 돈키호테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자타가 인정하는 프란시스코 리코 교수가 당일 스페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세르반테스 유골 발굴은 한마디로 ‘바보 같은 짓’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세르반테스에 대한 얘기는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단정해 버렸다. 그는 차라리 발굴에 투자했던 10만 유로로 ‘돈키호테’나 여러 권 구입해 학생들에게 보내 주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리코 교수의 좀 괴팍한 성격을 아는 필자는 그의 혹평이 직설적이기는 해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세르반테스 연구자이기에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2016년 세르반테스 타계 400주년을 앞두고 그의 유골을 찾으려는 스페인 정부의 노력은 관광 산업 차원에서도 관심을 끌었으나, 다소 무리하게 역사적 진실을 밝히려는 시도가 권위 있는 학자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것이다. 필자도 리코 교수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400년 동안 버려진 세르반테스의 무덤을 이런 식으로 찾아낸다는 것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작가는 평생 동안 두 명의 누이동생과 함께 살았다. 18살이나 어린 부인과는 별거를 했고, 그녀와의 사이에 자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혼전에 유부녀와의 사이에 얻은 딸이 유일한 혈육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그의 가족들이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으니, 이번에 발굴된 유골들을 가지고 DNA 비교 검사를 할 수 없었고, 에체베리아 발굴단장의 말대로 세르반테스의 유골이라고 확정적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613년 세르반테스는 절친이자 시인인 후안 하우리기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부탁해 같은 해 출판된 ‘모범소설집’ 첫 장에 첨부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그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그 초상화 밑에 화가는 이렇게 적고 있다. “여기 여러분들이 보시는 이 사람은 갸름한 얼굴과 밤색 머리카락, 시원스레 넓은 이마, 유쾌한 눈 그리고 균형은 잘 잡혀 있지만 구부러진 매부리코를 가지고 있습니다. 20년 전 금빛 나던 그의 수염은 은빛으로 변했고, 긴 콧수염과 작은 입, 크지도 작지도 않게 여섯 개밖에 남지 않은 이빨은 상태가 안 좋고 잘못 나 있어서 서로 맞물리지도 않습니다. 그의 체구는 거대하지도 왜소하지도 않고, 피부색은 갈색보다는 흰색에 가까우며 생기 있는 편입니다. 이것이 바로 돈키호테를 쓴 작가의 용모입니다.” 17세기 당시 귀족이나 부유층들이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후대에 남기려고 시도한 것처럼 세르반테스 역시 자신의 얼굴을 작품 속에 함께 남겨 영원히 기억해 주기를 갈망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월 23일은 스페인의 국민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타계한 지 400주년이 되는 해다. 역사의 우연인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같은 해 같은 날 타계했다. 그래서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세계문학의 최고봉에 오른 두 작가의 타계 40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인문학자들의 바쁜 발걸음이 벌써부터 들려오고 있다. 라만차 지방의 모든 도시들이 돈키호테의 고향이라고 했듯이 그의 유골도 스페인의 모든 성당에 묻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현명할 듯싶다.
  • 남녀 계급 깨려고 버린 성별

    남녀 계급 깨려고 버린 성별

    젠더 무법자/케이트 본스타인 지음/조은혜 옮김/바다/400쪽/1만 5800원 책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것보다 저자에 대해 설명하는 게 보다 빠르게 책의 본질로 직행하는 경우가 있다. ‘젠더 무법자’도 이 범주에 든다. 저자 이름은 케이트다. 영어를 잘 모르는 이라도 여자 이름이라는 것쯤은 단박에 알 듯하다. 한때 ‘그녀’의 이름은 앨버트였다. 남자 이름이다. 진작 눈치챘겠지만 저자는 트랜스젠더다. 책의 내용을 근거로 추정하면 저자의 나이는 66세이고, 1985~86년 사이에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대략 36세 정도를 남자로, 이후 30년가량을 여자로 살아오고 있다. 하지만 저자 스스로는 남자와 여자, 어느 영역에도 속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성전환 전의 저자는 “지배문화에서 일등 시민권을 갖고 있었던 비장애인 중산층의 백인 남자”였다.저자가 자신의 젠더(성)를 바꾼 건, 추측하건대 ‘젠더 없는 삶’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기 위해서였다. 부지런히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오가며 ‘젠더 이분법’을 깨겠다는 것이다. 저자가 트랜스젠더를 “출생 시에 지정받은 성별과 다른 방향으로 자기 성별을 향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것도 이런 이유다. 책의 전제를 요약하면 이렇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성별을 지정받는다. 근거는 생식기다. 탄생과 동시에 아기는 이분법적 젠더 체제로 편입된다. 이 체제의 핵심은 계급이다. 남과 여, 두 계급으로 갈린다. 계급이 높은 쪽은 남자다. 계급은 필연적으로 권력을 낳고, 권력은 늘 다른 한쪽을 억압하려 든다. 이 ‘남성 특권’을 깨야 이분법적 체제가 붕괴되고 좀 더 나은 세상도 온다. 한데 거창한 전제와 달리 책의 흐름은 젠더를 깨고(Gender Outlaw), 이후 젠더를 깬 이가 맞게 되는 변화를 선험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묘사가 거침없고 노골적이다. “수술실에서 의사들은 내 ㅇㅇㅇ를 테이블에 펼친 후 가운데를 갈랐다. 그러고는 물고기 속을 파내듯이 속을 끄집어냈다. 그런 후 꿰매고는 다시 내 안에 찔러 넣었다. 양말을 뒤집어 놓듯이 말이다.”는 식이다. 저자는 남성적인 부치(Butch)와 여성스러운 펨(Femme)의 레즈비언 커플, 톱(Top)과 보텀(Bottom)으로 나뉜 게이 커플 등의 조합이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 한편에 이분법적 나눔을 불편해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보는 세상은 어떻다는 것 정도는 책을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돌아온 골프 신동 그린 평정 나선다

    돌아온 골프 신동 그린 평정 나선다

    양자령(줄리 양·20)을 기억하시나요. 개막전을 시작으로 ‘코리안 시스터스’가 5개의 우승컵을 싹쓸이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미국 본토에 상륙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에서 개막한 JTBC 파운더스컵에서 장하나(23·비씨카드)를 비롯한 한국(계) ‘루키’의 여섯 번째 우승이 주목되는 가운데 또 다른 얼굴이 등장했다. ●7세 때 태국 전국대회 우승… 유망주로 주목 2009년 초 서울신문<1월 6일자 24면>이 ‘천재 소녀’이자 유망주로 소개한 양자령이다. 젖살이 채 빠지지 않았던 얼굴은 5년 사이 어엿한 숙녀의 얼굴로 바뀌었다. 당시 경기 양주 광동중학교에 다니던 양자령은 이후 부모와 함께 영국 스코틀랜드로 유학을 떠나 간간이 공부와 골프 소식만 전해 왔다. 양자령은 당초 골프로 길을 닦았지만 공부의 뜻을 버리지 못했다. 사실 그는 해외에서 더 알려진 골퍼였다. 아버지 양길수씨가 리조트 사업을 하던 태국에서 일곱 살 때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후 4년 동안 무려 31차례나 주니어대회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 미국, 유럽에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역대 태국 선수의 LPGA 역대 첫 승을 일궈낼 기대주 아리야, 모리야 주타누깐 자매가 당시 동반 플레이를 펼치던 이들이었다. ●2009년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학업도 병행 펩시월드 챔피언십 3연패에 이어 주니어 월드 마스터스에서는 2위를 40타(3라운드 합계) 이상 차이로 밀어내고 우승했다. US키즈월드챔피언십에서 알렉시스 톰슨에 이어 2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역대 최연소 우승(12세1개월13일)과 함께 최연소 ‘올 아메리칸 멤버’(All American Member)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련을 못 버린 공부와 골프 경험을 위해 2009년 스코틀랜드로 건너간 양자령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사립학교에 편입한 뒤 낮에는 공부, 밤에는 골프 연습으로 ‘나홀로’ 유학 생활을 견뎌냈다. ●작년 Q스쿨 통과해 ‘조건부 시드’ 받아 그러길 4년. 양자령은 지난해 L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조건부 시드’를 받아 들었고 올해 6개 대회 만에 출전 기회를 잡았다. 앞서 그는 2년 반 만에 고교과정을 모두 마치고 조기 졸업한 뒤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도 합격,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금융학과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언젠가 타이거 우즈와 샷 대결을 펼칠 것”이라던 14세 꼬맹이 양자령. 그는 이제 ‘숙녀’가 되어 20일 새벽 3시 45분 자신의 LPGA 투어 데뷔전 첫 티샷을 날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양자령 프로필] ■ 출생:1995년 7월 8일 서울 ■ LPGA 데뷔:2015년 ■ 학력:오클라호마주립대 재학 중 ■ 구사 언어:한국어, 영어, 태국어 ■ 통산 우승 횟수:69회(주니어~2013년) ■ 주요 기록 -2004년 월드 주니어 골프 마스터스 우승 -2007년 US키즈 세계선수권 우승 -2007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 최연소 ‘올 아메리칸 플레이어’ -2010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2010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독일오픈 아마추어 부문 우승 -2013년 US여자 퍼블릭 링크스 선수권 4강 -2013년 미국대학골프 SMU 인비테이셔널 우승
  • 사회복지사 학점은행제, 모바일로 간편하게 수강하려면

    사회복지사 학점은행제, 모바일로 간편하게 수강하려면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직을 한 경우, 시간이나 그 외 여건이 녹록하진 않지만 대졸 학력에 대한 아쉬움으로 대학교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또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도중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자격증을 취득해 노후를 대비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유용하게 이용할만한 제도가 바로 ‘학점은행’이다. 학점은행제도는 학점이수를 통해 학위 취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나 보육교사 관련 과목을 이수함으로써 자격증 취득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편입준비 학생은 물론 주부, 이직이나 전직을 고려하는 직장인, 취업준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이 학점은행제를 활용하고 있다. 학교를 다니며 공부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원격평생교육원에서 학점을 취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육부 학점은행제 평가인정 교육기관인 유비온 원격평생교육원의 경우 학점은행 교육기관으로는 최초로 모바일 실시간 진도 반영과 출석까지 가능한 스마트 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학위과정을 비롯해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자격과정 등을 운영 중이다. 기존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의 모바일 학습이 복습 강의 수강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면, 유비온 원격평생교육원의 모바일 스마트러닝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안드로이드, iOS 등의 운영체계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학습이 가능하다. 게다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방식 두 가지로 강의를 재생할 수 있어 학습자의 네트워크 상황과 통신비까지 고려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유비온 원격평생교육원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전체 학습자의 80%가 모바일 학습을 통해 출석을 인정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92%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평균 30회 이상 수강활동에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유비온 원격평생교육원 모바일 학습 시스템의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유비온 원격평생교육원 모바일 학습 시스템은 교육원에서 운영 중인 모든 과목에 적용돼 있으며 △경영학 학위과정 △CPA 선수학점 이수과정, 교양과정 △사회복지사 자격취득과정 △보육교사 자격취득과정을 오는 4월 7일 개강한다. 수강 신청하는 학습자에게 교안교재 무료증정과 수강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보육교사 종합반에 등록하면 미술치료상담사를 비롯한 보육교사 직무관련 5개 과정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유비온 평생교육원 홈페이지(www.iubion.com)를 방문하면 학점은행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금이자보고 놀란 고객들 동부증권 연 4% 특판RP로

    예금이자보고 놀란 고객들 동부증권 연 4% 특판RP로

    동부증권(대표이사 사장 고원종)은 지난주 기준금리 인하에도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3개월 만기 특판RP 상품을 계속 판매한다고 밝혔다. 정기예금 금리는 물론 CMA, RP 등의 금리가 인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동부증권 특판RP는 신규(휴면) 고객이라면 누구나 금융상품 가입 등의 조건 없이 1~3천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어 주 30억원씩 판매한 지난달 내내 몇 초 만에 예약이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특판RP의 장점은 안정성이 크다는 점이다. RP란 고객이 매수하면 만기 시점에 이를 판 증권사가 다시 사들이면서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해 주는 상품으로 동부증권의 특판RP에 편입되는 담보채권은 A+부터 AAA등급까지의 우량 채권이다. 동부증권의 특판RP은 3월부터 매주 50억원 한도로 월요일 오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접수 받아 수요일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예약은 사전에 계좌가 개설된 고객에 한해 가능하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떨어져 각종 금융상품의 금리도 인하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신규고객을 확보하려는 증권사 특판RP 상품은 금리조건이나 안정성 면에서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판RP 가입 후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매수금액에 따라 최대 3천만원까지 특판RP 추가 한도를 제공하는 ‘상품매칭판매’도 동시에 실시된다. ‘상품매칭판매’는 특판RP의 가입한도도 늘리고 다양한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과 연계투자해 단독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했을 때보다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낮아진 예금이자에 만족 못해 안정적인 투자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하다. 특판RP 상품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동부증권 전국 영업점이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배구] ‘위·아래’ 뒤집은 배구 꼴찌의 반란

    [프로배구] ‘위·아래’ 뒤집은 배구 꼴찌의 반란

    2014~2015시즌 프로배구는 하위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남자부는 챔프전 8연패에 도전하는 삼성화재가 그 아성을 굳건히 지켰지만 지난 시즌 하위팀들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는 등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4위였던 도로공사가 10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개막한 프로배구는 16일 남자부 삼성과 한국전력,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 경기를 마지막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남자부에서는 삼성화재가 승점 82점으로 4년 연속으로 정규리그 왕좌에 올랐다. 삼성은 입대한 박철우의 빈자리를 외국인 주포 레오로 메웠다.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한때 60%를 넘었다. 세터 유광우의 정밀한 토스가 뒷받침됐다. 무엇보다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는 지난 시즌 6위 OK저축은행과 최하위 한국전력의 도약이 돋보인 시즌이었다. 창단 2년차 막내 구단 OK저축은행은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새 거물 용병 시몬의 파괴력과 한층 단단해진 팀워크를 바탕으로 최강 삼성의 자리를 위협했다. 한국전력은 토종 거포 전광인과 외국인 선수 쥬리치를 앞세워 3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전력은 신영철 감독의 지휘 아래 신구 조화를 이뤄 탄탄한 팀으로 거듭났다. 국가대표 에이스 전광인은 공격종합 1위(성공률 57.28%)에 오르며 새로운 스타 거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승 후보이자 배구의 명가였던 현대캐피탈은 몰락했다. 대한항공은 하강 기류를 탔으며, LIG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쓸쓸하게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현대는 용병 아가메즈의 부상, 시즌 중 진행했던 2대1 트레이드의 무산, 새 용병 케빈의 부진 등 내우외환에 시달렸고, 결국 5위에 머물렀다. 프로 출범 이래 현대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눈에 띄는 전력 누수 등 문제점이 없었음에도 4위에 그쳤다. 현대와 대한항공은 다음 시즌 대대적인 팀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라지는 LIG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마지막 성적표는 각각 6위와 7위다. LIG는 모기업이 K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다음 시즌부터 새로운 이름으로 리그에 참가한다. 우리카드는 모기업이 구단 운영에서 손을 뗀다. 새로운 주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가 돌풍을 일으켰다. 도로공사는 개막 전 과감한 베팅으로 이효희·정대영 등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니콜과 ‘서브퀸’ 문정원의 활약을 더해 2005년 이후 10년 만에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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