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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폭탄’에… 1인 가구는 부담 2배

    ‘물가 폭탄’에… 1인 가구는 부담 2배

    체감물가 상승률 더 높아져 전월세 상승에 더해 ‘이중고’ “월급만 빼고 다 올랐네요. 안 그래도 월세가 크게 올라 걱정인데, 혼자 사는데도 한 번 장 보는 데 5만원이 더 드니 답답합니다.” 지난 15일 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1·여)씨는 5만 3100원이 찍힌 영수증을 받고는 “지난해보다 물가가 많이 올라 요즘에는 우선 담고 나서 꼭 필요한 것만 골라내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씨의 장바구니에는 즉석밥, 생수, 라면, 샴푸, 비누, 치약, 세탁세제 등이 들어 있었다. 수년간의 저물가 기조가 끝나고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1인 가구의 체감물가는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캔커피, 소주, 탄산음료 등 1인 가구의 주요 소비 품목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혼족’들은 전월세 상승에 장바구니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1인 가구는 520만 3000가구로, 전체(1911만 1000가구)의 27.2%를 차지한다. 서울신문이 16일 1인가구가 주로 구매하는 품목(맥주, 캔커피, 우유, 라면, 과자, 탄산음료, 소주, 즉석밥, 생수)에 대한 체감물가를 조사한 결과 1월 둘째 주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상승했다. 또 지난달 둘째 주와 비교해도 2.1%가 올랐다. 상위 매출 품목은 CU편의점((BGF리테일)에서 제공받았고, 가격은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탄산음료(코카콜라 1.8ℓ)로 2376원에서 2852원으로 1년 만에 20.0%가 올랐다. 그다음 과자(새우깡·13.4%), 캔커피(9.0%), 맥주(6.2%), 라면(6.1%), 소주(2.4%), 생수(1.3%) 순이었다. 즉석밥(-0.2%)이 유일하게 비슷한 가격을 유지했다. 특히 라면(신라면 5개입)은 한 달 만에 3182원에서 3382원으로 6.3%나 올랐고, 탄산음료는 3.9%, 캔커피는 3.7% 상승했다. 홀로 사는 직장인 서모(33)씨는 “통상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데 라면, 생수, 음료수 몇 개만 담아도 1만원을 넘는다. 국산 맥주와 소주는 가격 할인이 안 돼 수입 맥주로 바꿨다”고 말했다. 한모(29)씨는 “나가서 사 먹으면 한 끼당 기본이 1만원”이라며 “집세에 공공요금 오른 것을 감안해 집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려고 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갈비탕은 1년간 6%가 올랐고, 불고기는 5%, 생선회는 4.1%, 볶음밥은 3.9%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 1일부터 하수도 요금은 평균 10%가 올랐고, 쓰레기봉투 요금도 지자체별로 우후죽순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 평균 월세가격(연립·다세대주택)은 49만 4000원으로 50만원을 넘어서기 직전이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5년 저물가 기조에서도 1인 가구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로 전체(0.7%)보다 높아 저물가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다”며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을 볼 때 주류, 주거·수도·광열비, 식료품비 상승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에도 수요가 떨어지지 않는 만큼 가격을 올리면 공급자만 이득을 보는 게 생필품”이라며 “원자재 상승 등 특별한 요인이 없는데도 가격 상승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정부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편의점을 털어라’ 윤두준, 성공적인 MC 신고식… 연기에 이어 예능까지 ‘만능돌 등극’

    ‘편의점을 털어라’ 윤두준, 성공적인 MC 신고식… 연기에 이어 예능까지 ‘만능돌 등극’

    가수 윤두준이 MC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tvN 신개념 쿡방 ‘편의점을 털어라’를 통해 예능 MC에 도전에 나선 윤두준은 연기, 노래에 이어 예능까지 만능돌의 위엄을 뽐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윤두준은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서 맛깔난 시식 연기를 펼친 것에 이어 먹방 요정의 면모를 드러냈다. 치즈 불닭 볶음밥, 딘딘의 ‘차슈딘나멘’을 큼지막하게 집어 한 입 가득 먹는 등 복스러운 먹방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이어 윤두준은 ‘편의점의 털어라’의 대리로서 사장 이수근과 알바생 웬디(레드벨벳) MC들과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또 특유의 표정과 감칠맛 나는 리액션, 풍부한 맛 표현은 물론, 에너지 넘치는 예능감으로 프로그램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특히 윤두준은 방송에 앞서 ‘편의점’에 딱 맞는 게스트를 직접 섭외하기까지 했다. 드라마 ‘도깨비’ 패러디로 등장하며 웃음을 선사한 이기광과 손동운이 윤두준의 예능 MC 도전 지원 사격에 나선 것. 이들은 자기소개부터 에피소드까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편의점을 털어라’는 다양한 편의점 음식을 조합해 만든 신기한 레시피를 전달하는 최초 편의점 레시피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반기문, 공항철도 처음 타나? “매표기에 지폐 겹쳐 넣어”

    반기문, 공항철도 처음 타나? “매표기에 지폐 겹쳐 넣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의 서투른 행동이 포착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공항철도를 타고 귀가하는 이유에 대해 “(이제까지) 전철같은 거 못 타지 않(았)나. 평시민이 됐으니까 전철도 자주 타고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에 들러 직접 생수를 사서 마셨고, 공항철도 승차권을 자동판매기에서 직접 발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티켓 발매기에 1만원권 지폐 두 장을 한 번에 집어넣는 모습이 취재진들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일각에서는 “한 번도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대선을 의식해 일부러 이용한 것” “서민 코스프레 들통 났네”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반 전 총장이 공항철도를 타는 과정에서 많은 인파들이 몰렸고,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을 취재하던 미디어몽구 측은 트위터에 “오늘 인천공항에서 반기문 공항철도 쪽으로 갈 때 그가 지나간 뒤 에스컬레이터가 멈추고 통제돼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었다”며 “수리해야 된다고 하더니 나중에서야 작동 버튼을 눌러 정상운행을 하더라. 한참동안 윗층에서 내려가질 못해 이용객들의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10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철도를 타고 사당동 자택까지 도착하는 데 총 3시간 30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근로감독 1월부터 조기 시행

    임금체불·열정페이 집중 단속…원·하청업체 상생감독도 강화 경기침체로 임금체불이 확산되자 정부가 종전 3월부터 시작했던 근로감독을 이달로 앞당기고 ‘열정페이’ 단속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2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2017년도 사업장 근로감독 종합 시행계획’을 12일 발표했다. 올해 근로감독의 3대 중점 분야는 임금체불·최저임금 위반 감독, 원·하청 상생 감독, 장애인·외국인·용역·여성 등 4대 취약분야 감독이다. 임금체불 감독은 2013년 7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3년간 반년에 1회 이상 신고된 사례가 세 번 이상인 사업장 3000곳을 1월 중에 집중 감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외에도 상반기에 청소년을 많이 고용하는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대형마트, 물류창고 등 4000곳을 점검한다. 하반기에는 음식점, 배달업, 미용실, 주유소 등 4000곳을 감독할 계획이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인턴 열정페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현장실습생 등 고용사업장 500곳도 감독한다. 열정페이 감독은 정례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전체 임금체불액의 16.6%를 차지한 건설분야 체불 예방을 위해 건설현장 100곳을 감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용부는 원·하청 상생을 위해 원청업체의 법 위반은 엄정하게 처리하고, 비정규직 고용구조개선 사업 등의 컨설팅을 통해 하청업체 근로조건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통 큰 ‘싼커’… 제주서 내국인의 2배 ‘펑펑’

    통 큰 ‘싼커’… 제주서 내국인의 2배 ‘펑펑’

    1인 132만원 vs 내국인 59만원 단체도 한·중 소비 4배 이상 차이 20대 국내 여성 소비 51% 급증 “맞춤형 유치·상품 개발 필요” 제주를 찾는 개별관광객이 단체관광객보다 씀씀이가 크고 20대 여성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어 맞춤형 유치 계획과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2년간 BC카드 내국인 결제데이터와 유니온페이카드 중국인 결제데이터로 관광객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중국인 개별관광객은 1인당 132만 7000원, 단체관광객은 100만 5000원, 내국인 개별관광객은 1인당 59만 6000원, 단체관광객은 25만 4000원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주지역 총 소비금액(카드와 현금)은 16조 9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은 5조 5000억원으로 32.5%를, 중국인 관광객 소비액은 1조 6000억원으로 9.8%를 차지했다. 내국인 관광객 소비지역은 주로 제주시 연동, 노형동, 용담2동으로 나타났고 중국인 관광객은 연동, 노형동, 이도2동과 서귀포시 예래동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은 한식, 면세점, 인터넷몰(감귤 등 특산물 택배) 순으로 소비를 많이 했다. 편의점·슈퍼마켓 같은 소형 유통점과 여관 등 저가형 숙박시설의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별·연령별로는 40대 남성이 17.1%로 가장 많았고 30대 남성(15.2%), 50대 남성(13.5%), 30대 여성(12.9%) 순이었다. 특히 20대 여성은 카드이용금액 성장률이 전년대비 51.3%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44%)과 화장품(9%), 홍삼 등 건강보조식품(6%) 순으로 쇼핑했다. 이들은 티니위니와 테디베어 뮤지엄 등에서 캐릭터 관련 상품 등을 많이 샀고, 명품매장에서도 통 큰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용 의류·신발 매장의 매출이 급증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인삼, 홍삼, 건강식품 등의 카드 이용이 가장 많았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캐릭터 상품을 활용한 마케팅, 중국 한 자녀 정책과 연계한 키즈 상품 확대 및 아이와 함께하는 관광이미지 부각, 야간활동 관광상품 지원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급증추세인 20∼30대 내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복합 쇼핑몰, 전기차 카셰어링 등의 관광 콘텐츠 개발 및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학 기획조정실장은 “BC카드는 국내 점유율이 25%로 유의미한 결과 정도에 그치지만, 유니온페이카드의 경우 중국카드 점유율 99%를 차지해 거의 전수조사라 볼 수 있다”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소비패턴을 정기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상품 개발 등 스마트 관광생태계 조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생활정책 Q&A] 복용하다 남은 약 인터넷 판매는 불법…적발땐 5년 이하 징역·5000만원 벌금

    [생활정책 Q&A] 복용하다 남은 약 인터넷 판매는 불법…적발땐 5년 이하 징역·5000만원 벌금

    복용하다가 남은 피임약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한다면 불법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불법이다. 약사나 의료기관이 아니고서 일반·전문의약품을 판매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행위는 모두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 적발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나 해외 직구를 통한 의약품 거래가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의약품 거래에 대해 알아봤다. Q.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인가. A. 의약품은 보건복지부가 허가한 장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약국과 병원 등 의료기관이 대표적이다. 이에 반해 인터넷은 허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편의점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역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Q. 온라인에서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는 이유는. A. 의약품 제조와 수입, 유통, 처방, 투약에 대한 추적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의약품의 위·변조 및 품질보증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 복약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의약품이 거래되면 약물의 오남용을 예방할 수 없다. 의약품 부작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데, 불법적으로 사들인 의약품을 복용했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Q. 온라인에서 대표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약품은 무엇인가. A.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경구용 여드름 약이 많이 거래되고 있다. 이 약에는 이소트레티노인이라는 성분이 들어가 있어 반드시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중증 여드름을 치료할 때 쓰이는 약으로 온몸의 피지선을 말리는 효과가 있다. 전신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고 우울증과 기형아 출산의 위험도 가지고 있다. 비아그라 역시 온라인 상에서 많이 거래되고 있다. Q.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도 불법인가. A. 불법이다. 그러나 구매자에 한해선 처벌 조항이 없다. 보건당국은 처벌조항이 없다고 해서 인터넷상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해당 의약품이 위·변조됐을 가능성도 있고, 자칫해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샀다가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 신고는. A. 식품의약품안전처 종합 상담센터(1577-1255)와 의약품관리총괄과(043-719-2655)에 연락하면 된다. 대한약사회의 약 바로쓰기 운동본부(02-581-1201)에 연락해도 신고가 가능하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노승일 “신변 위협 느껴…한 남자에 미행 당해”

    노승일 “신변 위협 느껴…한 남자에 미행 당해”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마지막 청문회에서 “최근 신변에 위협을 느낀 적 있다”고 증언했다. 노승일 전 부장은 이날 신변 위협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요청에 “서초동 편의점에서 만난 한 남성이 나를 알아보고 악수를 청한 적이 있었다”며 “이후 충정로로 지인을 만나러 간 자리에 그 분이 또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 연속 마주친 남성에 대해서는 “체격이 저와 비슷했다. 짧은 머리에 안경을 끼고, 검정 코트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안민석 의원이 “미행 당하는 느낌을 받았느냐”고 묻자 노 전 부장은 “그렇게 느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편의점서 상습적으로 초코바 훔치는 다람쥐 포착 (영상)

    편의점서 상습적으로 초코바 훔치는 다람쥐 포착 (영상)

    편의점에 찾아가 초코바를 훔쳐가는 다람쥐의 모습이 영상에 포착돼 화제에 올랐다. 최근 미국 UPI통신 등 외신은 상습적으로 초코바를 훔쳐가는 못된 야생 다람쥐의 영상을 사연과 함께 보도했다. 귀여운(?) 도둑 때문에 골치 앓고 있는 곳은 캐나다 토론토의 한 편의점. 1년 간 사라진 초코바만 무려 2박스(48개)에 달한다. 영상을 보면 편의점 문으로 조용히 들어온 다람쥐는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고는 잽싸게 초코바 하나를 물고 사라진다. 한두 번 훔쳐본 것이 아닌 놀라운 솜씨. 편의점 주인 제니 김은 "2~3일 간격으로 다람쥐가 찾아와 초코바를 훔쳐간다"면서 "너무나 행동이 빨라 잡을 수도 없다"며 황당해했다. 이어 "편의점 손님과 행인들 역시 도둑 다람쥐를 발견하고 쫓아갔으나 잡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씨 가족에 따르면 편의점 내부가 덥고 환기를 위해 항상 편의점 문을 열어둔 것이 다람쥐가 활개치고 다니는 계기가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람쥐의 도둑질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 김씨는 "다람쥐가 긴 겨울잠을 위해 충분한 초코바를 저장했을 것"이라면서 "날이 풀리면 '좀도둑'을 어떻게 막아야할지 다시 고민해봐야겠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어! 지갑을 집에 두고 왔네…아! 손바닥으로도 결제 되지

    롯데카드 3월 ‘정맥 결제’ 출시 정보 유출 등 보안 논란 여전 오랜만에 공원에 나와 조깅을 한 A씨는 목이 말라 물을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 계산을 하려는데 A씨는 지갑과 휴대전화를 모두 집에 두고 빈손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는 물을 들고 계산대로 가 지갑 대신 손바닥을 결제 기기에 댔다. 정맥 스캔과 함께 1100원이 결제돼 영수증이 나왔다. 영화에서나 보던 이런 결제 방식이 올 상반기에 현실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새해 업무보고에서 생체정보만으로 결제까지 가능한 ‘바이오페이’ 거래 방식을 상반기 중에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때 카드나 현금 없이도 손바닥 정맥이나 홍채 인증만으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제일 먼저 바이오페이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르면 오는 3월 손바닥 정맥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핸드페이’(가칭) 서비스를 시범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모바일기기의 앱카드로 결제할 때 비밀번호 대신 지문이나 홍채로 본인 인증을 하는 시스템은 있지만 생체 인증으로 거래까지 가능해지는 것은 처음이다. 롯데카드는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롯데 유통 계열사의 일부 가맹점에 핸드페이 전용 단말기를 설치해 경과를 지켜본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자체적으로 지문과 정맥을 비롯해 홍채, 음파 인증 등 다양한 생체 인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지만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카드사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개별 가맹점들이 생체 인증을 위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결제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본인 인증 방법으로는 생체인증이 가장 정확하지만 한번 유출되거나 도용되면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초 1억건에 이르는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보보안 시스템이 고도화됐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서비스 개발과 함께 보안 시스템도 국제표준에 맞춰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해피투게더3’ 양세형 “박나래에 1억원 빚..검은돈 함부로 쓰는게 아냐”

    ‘해피투게더3’ 양세형 “박나래에 1억원 빚..검은돈 함부로 쓰는게 아냐”

    개그맨 양세형이 박나래에게 빌린 1억원을 갚기 위해 인형 눈까지 붙였다고 밝혔다. KBS 2TV ‘해피투게더3’의 5일 방송은 ‘어머님이 누구니’ 특집으로 꾸며진다. 정유년의 첫 번째 방송인 이날은 2016년 맹활약을 바탕으로 2017년에도 ‘대세’를 예약하고 있는 ‘위대한 형제들’ 지코-우태운, 양세형-양세찬 형제가 출연해 안방극장에 웃음폭탄을 투하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양세형은 박나래와의 ‘1억 채무관계’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양세형은 박나래에게 전세금 일부인 1억원을 이자 없이 빌린 뒤 즉각 상환했던 사연을 밝혀, 두 사람의 통 큰 우정이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양세형은 “(빚이 있었을 때) 박나래가 술만 먹으면 우리 집에 오겠다고 해서 최대한 빨리 갚았다”며 초스피드 빚 청산에 얽힌 비밀을 털어놨다. 이에 동생 양세찬은 “옛말에 검은 돈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라고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양세찬은 “방송일 하면서 편의점에서 바코드도 찍었다”면서 박나래에게 빌린 돈을 한시라도 빨리 갚기 위해 미친 듯이 일을 했음을 밝혀 폭소를 유발했다. 이에 양세형은 “심지어 인형 눈도 붙였다”고 덧붙였으나, 그의 발언에서 느껴지는 짙은 MSG의 향기에 MC 유재석이 경고조치를 내려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그런가 하면 이날 양세형-양세찬 형제는 ‘박나래 퇴치법’, ‘박나래 사용법’ 강의에 나서는 등, 두 사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박나래와 얽힌 꿀잼 에피소드들로 좌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는 전언이다. 이에 ‘해투’에 웃음핵폭탄을 터뜨릴 ‘양형제’ 양세형-양세찬의 활약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오늘(5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2TV ‘해피투게더3’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술꾼들 더욱 속 쓰리다···맥주·소줏값 또 오른다

    술꾼들 더욱 속 쓰리다···맥주·소줏값 또 오른다

    맥주와 소줏값이 연초부터 또 오른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빈 병 보증금’ 인상을 반영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들은 내주부터 맥주와 소주 판매가격을 차례로 올린다.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참이슬·처음처럼(360㎖)을 한 병에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한다. 카스맥주(500㎖)는 10일부터 기존 1850원에서 1900원으로, 하이트맥주는 19일부터 18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올라간다. 대형마트에서도 지난해 생산 물량이 소진되면 빈 병 보증금 인상을 반영한다. 이마트에서 기존 1330원이던 맥주(500㎖) 한 병은 1410원에 판매된다. 1140원이던 소주는 1220원으로 오른다. 롯데마트에서도 하이트·카스후레시(640㎖) 등 맥주는 한 병에 1750원에서 1830원으로 인상된다.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는 1130원에서 1190원으로 오른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소주와 맥주의 빈 병 보증금이 각각 60원, 80원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소주는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는 50원에서 130원으로 보증금이 인상됐다. 빈 병을 반납하면 돌려받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일단 구매가격이 또 높아진 것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빈 병을 모았다가 들고가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실제 환불받지 않는 이들이 많을뿐더러, 편의점에서 일부 품목은 보증금 인상 폭보다 판매가 인상 폭이 더 크다. 이번 인상은 제조사와는 무관하지만 지난해 주류업체들이 소주와 맥주 가격을 줄줄이 올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올렸다. 소주는 앞서 2015년 11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린 뒤 롯데주류,무학,보해 등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외식업소에서 추가로 소주나 맥주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환경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증금 인상으로 구입단계에서는 소주병 기준 60원이 더 들지만 기존에 찾아가지 않던 40원을 포함해 100원을 환불받게 되는 것”이라며 “보증금은 비과세 대상으로 전액 환불받는 금액이므로 실질적인 술값 인상과 결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빈병 사재기 첫 적발

    올해부터 소주·맥주병의 빈용기 보증금이 인상되면서 차익을 노리고 빈병을 매점매석한 업체들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지난 1일부터 빈용기 보증금은 소주병이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4일 도매업체와 공병상 등을 대상으로 빈용기 매점매석 합동단속을 벌여 광주의 A상회와 경기 의정부의 B상사 등 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월평균 반환량의 110%를 초과 보관해 매점매석한 업체가 2곳, 신고하지 않은 불법 시설에 보관하거나 신고량보다 많은 빈용기를 보유해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업체가 4곳이다. 단속은 자원유통센터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한 달간 공병상 등 빈용기를 취급하는 195곳에 대해 사전 계도 및 상황 점검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한 43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사업장 중에는 매점매석 신고가 접수된 곳도 있다. 적발된 업체는 고발 또는 행정조치할 방침이다. 자원유통센터는 보증금 및 취급수수료 지급관리 시스템을 통해 출고량에 비해 반환량이 저조한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3월까지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최근 반환 거부 등으로 논란이 된 편의점과 소매점 등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빈병은 1인당 하루 최대 30병까지 반환할 수 있고, 동종 제품 판매소는 반환 의무가 있지만 보관 장소 부족 등으로 꺼리는 형편이다. 더욱이 아르바이트생이 많은 편의점은 점주의 지시가 없으면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H.O.T 토니안 강타, 동반출연 예능 홍보 ‘기대감 폭발’

    H.O.T 토니안 강타, 동반출연 예능 홍보 ‘기대감 폭발’

    토니안과 강타가 동반출연 예능을 홍보했다. 토니안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강타와 ‘편의점을 털어라’ 첫회를 즐겁게 녹화하고 가는길~ 대박조짐이야~레시피 무궁무진~”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토니안과 강타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 사람의 훈훈한 외모가 시선을 모은다. 한편 토니안과 강타는 13일 오후 방송되는 tvN의 새 예능프로그램 ‘편의점을 털어라’에 출연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942兆 세계 모바일 간편결제 4파전

    942兆 세계 모바일 간편결제 4파전

    삼성 가장 공격적… 앱 개발 추진 애플, 올 대만·스페인 시장 상륙 구글은 작년 말 日서 서비스 개시 알리바바, 유커 활용 글로벌 공략 ‘지갑 없는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와 전자상거래 업계가 주도하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일 올해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5.8% 성장한 7800억 달러(약 94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7.8% 성장한 데 이은 가파른 성장세다. 트렌드포스는 2019년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 1조 800억 달러(약 130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는 올해 전장(戰場)을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의 ‘3파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한국, 중국, 스페인, 브라질 등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며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말기와 사용처 등을 늘려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 전 모델에 삼성페이를 탑재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워치 ‘기어S3’로, 중국에서는 ‘갤럭시C’ 시리즈와 폴더폰 ‘W2017’ 등 중국 특화 모델로도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기종과 상관없이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삼성페이 미니’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애플 등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말 일본 라쿠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에디’(Edy)와 손잡고 일본에서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페이는 올해 스페인과 대만에도 상륙한다. LG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6’와 함께 모바일 결제 ‘LG페이’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여기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왕성한 소비력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에서 5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알리페이는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3년 내 해외에 100만개 상점이 알리페이를 사용하게 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국내에서의 모바일 결제 시장 쟁탈전도 치열하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SSG페이 등이 저마다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3일 전국 1만 900여곳의 편의점 CU 매장에 적용됐다. IT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결제하는 것을 넘어 교통카드와 ATM, 전자상거래, 콘텐츠 결제 등으로 확장되며 모바일 결제가 지갑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빈병값 올려 술값도 올랐는데 정작 가게에서는 환불 못 받아

    [단독] 빈병값 올려 술값도 올랐는데 정작 가게에서는 환불 못 받아

    “빈병 보증금요? 다음에 오세요.” 올해부터 빈병 보증금이 대폭 인상되고 소주·맥주 등 술값이 오는 6일부터 순차적으로 함께 오르지만 유통업계가 빈병 보증금 환불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관리당국 중 하나인 서울시의 무관심도 한몫하고 있다. ●소주병 40→100원·맥주병 50→130원 서울신문은 3일 대형마트·슈퍼·편의점 등 서울시내 음료 소매점 30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빈병 보증금 환불 제도 시행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70%인 21곳에서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빈 소주병 보증금은 올해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 보증금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랐다. 빈병 보증금이 오르는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보증금 인상이 예고된 지난해 말 빈병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술값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6일부터 주류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린다.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빈병 보증금 환불에 대해서는 모른 체하고 있다. 씨유(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다양한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무조건 “안 된다”며 거절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사장님이 있는 시간에 와라”, “1인당 20병까지만 환불된다”, “교환 시 반드시 구입 영수증이 있어야 한다”고도 변명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소매점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영수증 없이 ▲1인당 30병까지 빈병 보증금을 줘야 한다. 대형마트도 빈병 보증금 환불에 소극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207곳 중 무인회수기를 설치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이마트는 30곳 중 4곳,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158곳 중 3곳, 홈플러스는 19곳 중 1곳이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빈병 회수와 관련해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계도 업무에 적극 나서야 할 서울시는 손을 놓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市 계도 소극적… 신고보상제 유명무실 빈병 보증금 미지급에 대한 신고보상제도 유명무실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서울 지자체 25곳 중 단 한 건이라도 신고를 받은 곳은 10곳이다. 10곳 중 과태료까지 부과해 행정 처리된 경우는 성북구 1곳에 불과했다. 미지급 신고 보상금은 1인당 최대 5만원, 과태료는 최대 300만원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류업계가 빈병 보증금 인상을 빌미로 술 판매 가격을 올렸는데, 빈병 보증금을 주지 않는다면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홍보와 계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BGF포스트 대표에 전태진씨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은 택배서비스 회사인 BGF포스트 대표에 전태진 전 CVSnet 대표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마케팅 실장에는 김윤경 전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이 영입됐다.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등장인물 노대복 69세, 마을버스기사 양옥화 67세, 노대복의 아내 노운수 45세, 노대복·양옥화의 아들, 택시기사 노만석 22세, 노운수의 아들, 퀵서비스맨 때어느 가을 토요일 저녁 장소한눈에도 오래되고 허름해 보이는 집의 거실이다. 거실 벽은 얇은 나무합판으로 둘러쳐져 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거나 나무합판이 삐져나온 곳이 보인다. 가구나 테이블, 가전제품, 주방의 싱크대 등에도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대 뒤쪽은 주방이다. 싱크대와 냉장고 등이 있고, 냉장고 앞에 식탁으로 사용하는 원목 탁자가 있다. 주방 오른쪽으로는 미닫이문이 있고, 이 문을 나가 좁고 긴 복도를 따라가면 현관문이 나온다(객석에서 현관문은 보이지 않는다). 미닫이문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걸려 있고, 그 바로 옆은 노만석의 방이다. 주방 왼쪽으로는 뒷마당으로 바로 연결되는, 스테인리스로 된 문이 있다. 뒷마당에는 양옥화가 가꾸는 텃밭이 있다. 파나 고추 같은 것들을 키운다. 바로 옆에 방문이 있고(노운수의 방), 그 옆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이곳은 욕실 겸 화장실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방문이 있다(노대복, 양옥화의 방). 방문이 마치 이 집 인테리어의 전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외의 특별한 건 보이지 않는다. 흔한 액자조차 벽에 걸려 있지 않다. 무대 앞쪽에는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패브릭 소파가 객석을 향해 디귿자로 배치되어 있고 담요 같은 것들이 걸쳐져 있다. 왼쪽 소파에는 마른 빨랫감들이 아무렇게 놓여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꽃병이 있다. 테이블은 나무의 밑동을 잘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역시 오래돼 보인다. 무대 밝아지면 대복,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주방을 어슬렁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다. 잠시 후 뭘 찾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기억이 났는지 서랍장을 뒤져 손톱깎이를 찾아 소파 쪽으로 온다. 소파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놓는다. 자신의 발을 불만스러운 듯 이리저리 살피는 대복. 한참을 들여다보다 깎기 시작한다. 통증이 있는지 간간이 허리를 펴고 심호흡을 한다. 동작을 반복하다 신경질이 나는지 손톱깎이를 옆 소파에 던져 버린다. 대복 빌어먹을! 발가락을 뽑아내든가 해야지. 소파에 드러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손톱깎이를 찾는다. 다시 발톱을 깎기 시작하는 대복. 곧바로 미닫이문이 열리고 휘파람을 불며 운수 등장한다. 무스로 정돈한 올백 머리, 알이 큰 선글라스를 쓰고, 동선운수라고 쓰인 택시회사의 제복을 입고 있다. 거울을 보며 한껏 폼을 잡는 운수. 그런 모습을 한심한 듯 쳐다보는 대복. 잠시 후 둘의 눈이 마주친다. 과장되게 인사를 건네는 운수. 운수 그간 옥체 건강하셨습니까? 대복 누구? 운수 저는 그러니까, 아들입니다. 대복 그런 이름은 내 머릿속엔 없는데. 여긴 어떻게? 분명 문을 걸어 잠갔는데. 운수 수척해 보이십니다, 아버님. 들어가서 쉬시지요. (혼잣말처럼, 하지만 대복에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큰일이야, 빨리 기억이 돌아와야 할 텐데. 대복 뽑아낼 게 있는데 뽑아낼 수가 없네요. 어째야 합니까, 하나님. 운수 하나님은 바쁘셔서 그런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대복 쑤욱, 하고 뽑혀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세상에 있는 건 다 있을 만한 이유가 있어섭니다. 마음에 평안을 찾으시지요. 대복 실수를 하셨습니다. 아주 큰 실수를 하셨어요, 하나님. (발톱에 통증을 느끼는지 인상을 찡그린다) 운수 병원엘 가세요. 왜 가만히 두고 병을 키워요? 대복 내 병을 키우는 건 네놈이다,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또, 또 그러신다. 혈압도 높은 양반이. 대복 어디 가서 뭘 했기에 이제야 기어들어오는 거냐? 운수 뭘 하긴요, 일했죠. 대복 네놈이 야간조인 건 너만 모르고 우리 가족이 다 알아. 운수 일 끝나고 피곤해서 그냥 회사 근처에서 잤습니다. 대복 걸어서 이십 분이면 오는 너의 회사 말이냐? 운수 밤새 운전만 하면 다리가 부어요. 천근만근입니다. 대복 그래, 알지 알아. 나도 사십 년을 운전만 해서 발톱이 이 모양이지. 보이냐? (발을 들어 운수 쪽으로 내민다) 얼빠진 놈. 대체 언제 정신을 차리려고. 운수 그만하세요. 저도 낼모레면 오십이에요. 대복 아유,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겨우 칠십밖에 처먹지 않아서. 운수 먹을 만큼 먹었다는 거죠. 대복 어디서 같잖게 나이 타령이야? 운수 조심하세요. 곧 터집니다, 제 인생에 잭팟이. 뒷일, 감당할 수 있으시겠어요? 대복 감당 못해도 좋으니 제발 좀 터져다오 그놈의 잭팟. 운수 두고 보세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는다) 대복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 발톱을 깎기 시작한다) 어디 이름 모를 강에 가서 돌 껴안고 뛰어들든가 해야지. 운수 (소파에 앉으며) 그 의사 새끼 그거 돌팔이였나봐요. 수술한 지 얼마 됐다고 또 그래요? 대복 내성발톱이란 게 원래 그렇다. 운수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대복 내 자식도 내 맘처럼 안 되는데, 뭔들 되겠냐? 운수 이 자식새끼는 자나깨나 아버님, 어머님 생각뿐입니다. 대복 자나깨나 노름 생각뿐이겠지. 운수 노름이라뇨. 친, 목, 도, 모. 남들이 오해하겠어요. 대복 그래. 하룻밤에 몇 백만 원이 오가는 친목도모. 운수 전 아니에요. 그런 돈도 없고. 대복 얼마나 다행이냐, 네놈이 개털인 게. 운수 총알만 있으면. (대복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농담이에요, 농담. 대복 네 엄마 한 번 더 쓰러지면 네 귓구멍에 총알을 박아주마. 운수 말씀 한번 살벌하십니다. 대복 이 집의 절반이 아직도 은행 거라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응? 내가 평생을 일해 장만한 이 집 말이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1-23번지! 운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느낌이 와요. 운의 바람이 저한테 불어오고 있다고요. 대복 여기 죄 많은 노름꾼 하나가 정신 못 차리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회개할 수 있게 정수리에 번개라도 내리쳐 주세요. 운수 요즘엔 말이죠, 상대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가 보여요. 대복 세 치 혀로 거짓을 일삼는 죄인입니다. 지옥의 문을 잠깐 열었다 닫아주실 순 없으신가요? 그 틈으로 살짝 밀어 넣고 싶습니다만. 운수 진짜라고요. 앉아서 딱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놈이 지금 땡을 쥐고 있구나, 삼팔따라지를 쥐고 구라를 치고 있구나, 하는 게 보입니다. 대복 그거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어찌나 놀라운지 전혀 믿기지가 않아. 운수 열에 여덟은 정확하게 맞힙니다. 이제야 빛을 보는 겁니다, 그간의 세월 동안 쌓인 경험과 그리고. 대복 돈과 빚이. 운수 네, 그렇죠. 정말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터집니다, 빰빠라밤~. 대복 내 속이나 터지게 하지 마라. (사이) 그런데. 운수 네, 존경하는 아버님. 대복 상대 패가 보이는데 왜 돈을 못 따는 거냐? 운수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대복 이유가 뭐냐? 운수 제 패가 그놈들 패보다 낮아서죠. 대복 아! 그렇구나. 그렇지, 그래. 그걸 몰랐네. 내가 몰랐어. (사이) 어떤 패를 들었는지는 보이는데, 그 패를 이길 수 없는 개패만 들어온다 이거지. 그렇지? 운수 환장할 일이죠. 한 끗으로 밟히고 족보로 밟히고 땡으로도 밟히고. 대복 그러니까, 재수가 없는 놈이구나 너는. 운수 기다리세요. 아스팔트는 깔렸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대복 노름꾼에 거짓말쟁이에 재수까지 없는 아이입니다. 하나님 곁에 자리가 남아 있나요? 운수 정말, 미치겠다니까요. 대복 정신 빠진 놈. 발톱을 정리하고 대복이 뒷마당으로 나가자 운수는 피곤한지 소파에 깊이 몸을 묻는다. 잠시 후 안방 문을 열고 옥화 등장. 손에 쥔 기저귀를 주방 쪽에 있는 휴지통에 버린 후 소파 쪽으로 와 잠든 운수를 본다. 옆 소파에 걸쳐진 담요를 들어 운수의 몸에 덮어주는 옥화. 뒷마당에서 들어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대복, 가만히 서 있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소파에 앉아 이불을 개기 시작한다. 운수 (깜짝 놀라 일어나며 잠꼬대한다) 야 이 개새끼야, 이 씨벌놈아. 내 돈이야.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며 씩씩댄다. 뜨악해하는 옥화와 눈이 마주치자 태연한 척한다) 언제 나오셨어요? 옥화 미칠 거면 저 산골 오지 같은 데 가서 미쳐다오. 내가 못 찾아갈 곳에. 운수 며칠 만에 본 아들이 조금은 반갑지 않으세요? 옥화 그럴 리가. 전~혀 반갑지가 않단다. 운수 마음에도 없는 말 하십니다 또. 옥화 네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별일 없었어요? 옥화 없었다. 운수 정말요? 옥화 어제도 없었고 오늘도 없었고, 내일도 없을 거다. 하긴, 그런 게 너한테 뭐 중요하겠니. 한 달에 반을 밖에서 자는 애가. 운수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옥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날 도와주는 거다. 운수 그럴까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청하게 손가락만 빨고 집안에 처박혀 있을까요? (사이) 빌어먹을. (일어난다) 옥화 혹시, 여자 생겼냐? 운수 무슨 소리에요? 옥화 정희 엄마가 봤다더라, 네가 어제 젊은 여자랑 시장 입구 족발집에 있는 걸. 운수 (다시 자리에 앉는다) 아, 그분. 평생을 남 얘기로 입을 털어오신 분이죠. 옥화 그래도 없는 얘긴 안 턴다. 누군데? 운수 아무 사이 아니에요. 옥화 말해봐. 어떤 사람인데? 운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옥화 너 갔다 온 거 알아? 운수 나 참. 그냥 아는 다방 여자애예요. 옥화 다방? 운수 (실망한 듯 보이는 옥화를 보며) 대체 뭘 생각했던 거예요? 아직도 저한테 무슨 기대 같은 걸 갖고 계세요? 옥화 그런 거 없다. (사이) 좀 제대로 된 여잘 만나면 세상이 무너지냐? 운수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옥화 알아서 하기는. 알아서 해서 이 모양 이 꼴이지. 운수 어머니!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아기 울음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온다. 울음소리 점점 커진다. 운수 저거 아직도 안 갖다 버렸어요? 옥화 말 좀 예쁘게 해라. 저거라니. 운수 만석인 어디 갔어요? 옥화 씻는다. 운수 이 자식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옥화 이따 데려다주기로 했다더라. 운수 그래요?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되겠냐? 운수 누구요? 옥화 우리! 운수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만석인 절대 안 된다는데, 네가 얘기 좀 잘 해봐. 운수 나도 싫어요. 그리고 그게 그럴 수가 없어요. 대복 (목소리) 여보, 이리 좀 들어와 봐. 옥화, 뭔가 더 이야기를 하려다 말고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소파에 기대서 거실을 둘러보는 운수. 욕실 문이 열리고, 바지와 러닝만 입은 만석이 머리를 털며 등장. 운수 여, 아들. (모른 체하는 만석을 향해) 인사 좀 하지. 만석 오셨어요. 운수 그래. (방으로 곧장 들어가려는 만석을 멈춰 세우며) 아들아. 이리 좀 앉아봐라. 만석 바쁩니다. 운수 나도 바빠. 딱 일 분만 얘기하자. 만석 (앉으며) 왜요? 운수 (무심하게) 너, 뭐하는 놈이야? 만석 뭐가요? 운수 (주방 쪽에 있는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저거 말이야. 만석 저게 뭐예요? 운수 저거 말이야, 저거. 벌써 며칠째야? 열흘 정도 되지 않았냐? 만석 (알아차리고) 일주일밖에 안 됐어요. 운수 밖에는 뭐가 밖에야? 그 일주일 새에 저 방 안에 뭐가 채워졌는지 모르냐? 젖병에 딸랑이에 인형에. 그것만으로도 한 살림이다. 만석 오늘 데리고 갈 겁니다. 담당자 만나기로 했어요. 운수 그런 건 바로바로 처리했어야지. 만석 제가 알아서 합니다. 운수 아니지, 아니지. 이건 우리의 문제라고. 네가 저걸 이 집 안에 들여놓았던 순간부터 말이야, 우리 가족은 모두 공범이 된 거라고. 만석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담당공무원과도 이미 다 얘기가 됐거든요. 운수 공무원? 이 자식 순진하게. 걔네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누가 알아? 다짐을 받아 놔야지 서면으로다. 만석 믿을 만한 사람들이에요. 애 있는 동안 매일 찾아와서 체크하고. 운수 (말 자르며) 확실하게 하란 말이다. (사이) 여자는? 연락은 됐고? 만석 아뇨.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 운수 처음 몇 번은 받았잖아. 만석 받았죠. 운수 뭐라고 그랬댔지? 그 남자 애가 확실하니까 잘 키우든, 아님 고아원에 버리든 알아서 하라고? 만석 그랬죠. 운수 망통 같은 년. 애가 무슨 쓰레기야? (사이) 남자는? 만석 여전히 연락 두절. 출입국 기록을 보면 필리핀 쪽으로 간 것 같다던데. 운수 하긴 나라도 웬 여자가 네 애 낳았으니까 네가 알아서 키워 했으면 외국으로 떴을 거다. 만석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까 곧 해결되겠죠. 운수 뭐, 하든 말든. 아무튼 요즘 젊은 것들은 이해를 못 하겠어. 대체 어떤 강심장이면 애를 박스에 담아서 퀵으로 보낼 수 있나? 대단해, 대단해. 졸라게 놀라워. 안 그러냐? 만석 전 별로. 어렸을 때부터 하도 놀라운 일을 많이 겪어서. 본인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운수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비아냥이 수준급이냐? (말이 없는 만석을 향해) 됐고. 정말 네 애 아니지? 마지막 기회다. 지금 말하면 다 용서해주마. 만석 대체 몇 번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운수 근데 너도 생각을 해봐. 퀵으로 물건을 받았어. 물건을 받았는데 수취인이 없어. 수취인도 없고 돈도 착불이라 못 받고. 다시 연락을 하니까 전화기가 꺼져 있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왔는데, 짜잔. 램프의 요정처럼 아이가 튀어나왔네? 너라면 이게 이해가 가냐? 만석 이해가 안 가면 이해를 하지 마세요. 어차피 관심도 없잖아요. 운수 네가 이 애빌 가다마사, 띄엄띄엄 보는, 아주 건방진 경향이 있는데. 만석 (말 자르며) 됐어요. 내 애 아니고, 오늘 데려다줄 거고,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니 더는 아무 말 마세요. 운수 (곰곰이 생각하다) 그런데 말이야. 이런 경우엔, 뭔가 보상금 같은 거 안 주냐? 일주일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했는데. 만석 안 줍니다. 버려진 애 돌봐주고 무슨 돈을 바래요? 양심도 없어요? 운수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양심이 무슨 소용이라고. 그러다 손가락 빨고 사는 거야. 손해만 보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거고. 만석 우리 집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죠. 누구 덕분에. 운수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반색하며) 그러니까, 뭔가 탈출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들아. 그런 의미에서, 총알 좀 있냐? 이번에야말로 빚에서 좀 벗어나보게. 만석 (어이없어하며) 없어요. 운수 갚는다, 갚아. 이번에 한꺼번에 갚는다. 얼마지 이제까지 빌린 게? 한 백만 원 되냐? 만석 이백십팔만 사천오백 원이요! 운수 거짓말하지 말고. 만석 이자 빼고 원금만! 운수 그렇게 많았냐? 사천오백원은 뭐야? 대복 지난주에 가져간 담뱃값이요. 운수 아, 그래, 백 원짜리랑 십 원짜리 말이지. 집 앞 편의점 알바애가 실실 쪼개더라. 십 원이 남네요, 하면서. 그 뒤로 내가 거길 못 가요. 만석 능력 없으면 끊으세요. 운수 담배까지 못 피우면 이 엿 같은 세상을 어떻게 견디겠냐? 만석 그래서, 얼마요? 운수, 비굴하게 웃으며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인다. 만석,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만석 여기요. 운수 (지폐를 보며) 뭐냐 이게? 만석 담배 네 갑은 살 수 있을 겁니다. 운수 (손가락 두 개를 힘차게 펴며) 이 두 개를 말한 거지, (손가락을 굽혀서 내보이며) 이 두 개가 아니라. 만석 없어요. 운수 그러지 말고. 이번 주말 지나면 바로 준다니까, 진짜로. 만석 없습니다. (사이) 다음주 할머니 병원 가는 거 알고 있죠? 운수 벌써 한 달이 지났냐? 만석 이번엔 몇 십만 원이라도 좀 내세요. 할아버지도 나도 이제 돈 나올 데가 없어요. 목구멍까지 찼다고요. 운수 알았어, 알았어. (혼잣말처럼) 그러니까 내가 신약으로 하자니까. 만석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운수 네 할머니이기 전에 내 엄마야. 어디서 돼먹지 않은 소리야? 만석 똑바로 하시라고요, 그러니까.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하나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이게 다예요. 운수 필요 없어, 새끼야. 보자 보자 하니까 지 애비를 허수아비 짚단으로 알아. 싸가지 없는 새끼.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다시 나와 지폐를 챙기고 욕실로 향한다) 두고 봐,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네놈 얼굴에 뿌려줄 테니까. 만석 이백이십오만 사천오백 원입니다. 운수, 가만히 노려보다 욕실로 들어가 문을 세차게 닫는다. 멍하니 지갑을 들여다보는 만석. 한숨을 쉬다 옆에 놓여 있는 빨랫감을 발견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빈 분유통을 들고 나오는 옥화. 분유통을 싱크대에 넣은 후 소파로 와 앉는다. 옥화 저녁은 어떡할래? 만석 바로 나가봐야 해요. 옥화 뭐가 급하다고 밥도 걸러. 찌개 끓여 놓은 거 데우면 되니까 한술 뜨고 가. 만석 담당 직원이 곧 전화할 거예요.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나가야 해요. 옥화 그 사람은 주말에도 일한다니? 만석 그 사람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겠죠. 옥화 여기 있는다고 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야박하게. 전화해서 월요일에 데리러 오라 그래라. 만석 이미 끝난 일이에요. 더이상은 안 돼요. 아까 얘기드렸잖아요. 옥화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야. 애를 데려가면 재울 데는 있대? 분유는 탈 줄 알고? 이제야 겨우 적응 좀 했는데, 또 이렇게 다른 데로 보내면 애가 놀라. 월요일에 오라 그래. 만석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에요. 버려진 애들 보살피는 거. 옥화 버려지다니. 만석 빨리 가야 적응을 하죠. 여기서 계속 살 수 없잖아요? 옥화 왜 못 살아? 그냥 살면 되지. 아버지가 아무 얘기 안 하던? 만석 (얼버무리며) 별말 없었는데요. 옥화 하여튼 도움이 안 돼요. (사이) 한 번 더 생각해봐라. 만석 뭘요? 옥화 우리가 키우는 거 말이다. 만석 (단호하게) 그건 안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옥화 네가 말한 그 절차라는 것만 해결하면 키울 수 있는 거잖냐. 만석 그냥 들은 걸 얘기한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요. 옥화 그 애 얼굴을 봐서 알잖니? 큰 눈망울, 둥근 콧잔등에 숱도 무성하고. 사랑받으며 크면 이쁘게 자랄 거야. 천벌받아, 그런 애 버리면. 만석 천벌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어요. 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버리고 도망간 사람들이죠. 옥화 이 할미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싶다. 만석 자식을 버리는 게 이해가 가요 할머닌? 그래요? 옥화 (당황하며) 그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게 다 인연 아니겠나 싶고. 만석 여긴 그냥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에요. 길어지면 불행한 인연이 될 뿐이죠. 옥화 애 생각을 해봐라. 어디 멀리 외국에 보내져서 소젖 짜고 양털이나 벗겨내게 할 셈이냐? 만석 누가 그래요? 옥화 나도 귀가 있고 눈이 있어. 티비에서 다 봤다. 만석 팔려 가는 게 아니에요, 입양이죠. 외국 가서 더 잘 먹고 좋은 교육받고 더 사랑받고 클 거예요. 그리고 아무려면 어때요. 내 아이도 아닌데. 옥화 우리 손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어졌을까. 민달팽이 집이 없다고, 불쌍하다고 울던 우리 착한 손자는 어디 갔을까. 응? (사이, 달래듯) 그러지 말자. 어디 보내지 말고 우리가 키우자. 만석 우리 형편을 좀 생각하세요. 옥화 입 하나 는다고 당장 내일 굶어 죽는다니? 제 먹을 건 타고나는 거야. 만석 다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요. 옥화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만석 무슨 생각이요? 옥화 그 절차라는 거, 내가 하면 되지. 만석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왜 말이 안 돼? 만석 할머니는 안 돼요. 옥화 내가 왜 안 돼? 만석 암 환자가 무슨 애를 키워요? 옥화 (당황하며) 그게 무슨. 암 환잔 애를 못 키운다니? 만석 입양도 못 할 거예요. 옥화 이 집에 나 혼자뿐이냐? 너도 있고, 운수도 있고, 네 할아버지도 있고. 만석 전 빼주세요. 도와 드리지 않을 거니까. 옥화 그래, 그럼 넌 빠지고. 나랑 네 애비랑, 아니 네 할아버지랑 키우지 뭐. 만석 맘대로 하세요. 근데 애는 오늘 데리고 갈 거예요.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얘긴 끝났습니다. 옥화 안 된다. 그렇게 안 둘 거야, 이 할미가. 만석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하셔야 해요. (방으로 향한다) 옥화 (혼잣말처럼) 커갈수록 지 애비를 닮아가는 건지. 만석, 옥화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 서 있다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멍하니 앉아 있다. 잠시 후 대복 안방에서 나온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다. 욕실 문을 열고 깜짝 놀라는 대복. 대복 아이고 깜짝이야. 뭔 짓이냐,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목소리만) 뭐가요? 대복 왜 그러고 섰냐고? 운수 (목소리만) 하루에 삼사 분씩 이렇게 물구나무를 서줘야 뇌경색에 안 걸린답니다. 대복 옷이나 처입고 해라. 운수 (목소리만) 아버지, 여긴 욕실이라고요.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는 대복. 주방으로 가 대충 손을 닦고 거실 쪽으로 나와 소파에 앉는다. 대복 애새끼가 갈수록 이상해져. (사이, 혼자 웃으며) 아, 고놈, 참 여자애라서 그런지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 눈웃음치는 게 어찌나 이쁜지. 안 그래? (옥화가 반응이 없자) 뭐해? 옥화 응? 왜요 왜? 대복 어따 정신을 팔고 있어? 옥화 뭐라고 했어요? 대복 밥 먹자고. 옥화 아, 그래요, 그래야죠. 대복 (일어서는 옥화를 말리며) 이 사람이 나사가 빠졌나. 있어 그냥. 저녁은 무슨. 연씨네 상갓집 가기로 했잖아. 옥화 어디요? 아, 그랬죠, 상갓집. 대복 약 때문에 그래? (문득 생각난 듯) 아, 애는 만석이가 보나? 옥화 (힘없이) 조금 있다 데려다주기로 했대요. 대복 (실망한 듯,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 오늘? 뭔 사람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나. 옥화 만석일 잘못 키웠나 봐요. 대복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옥화 엄마 없는 손자새끼, 기 안 죽이고 번듯하게 키우려고 어르고 달래고 오냐오냐 키웠더니 어른 되더니 인정머리도 없고, 고집불통에, 저밖에 모르고. 대복 헛소리하지 마. 만석이만 한 놈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다고. 내가 살면서 유일한 자랑거리가 있으면 만석이 놈이 내 손자라는 거야. 옥화 나도 그런 줄 알았죠. 대복 맘고생을 하면서 커서 그런지 어린놈이 어둔 구석이 있긴 하지만. 옥화 친구도 하나 없는 거 아니겠죠? 대복 헛소리 지껄일 거면 가서 옷이나 챙겨 입고 나와.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될까요? 대복 누굴? 옥화 저 애요. 대복 어허, 이 사람. 물이나 줘. 옥화 왜요?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대복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무책임한 일이지. 옥화 (물을 가지러 가며) 풍족하게 키우진 못해도 부족하게 안 키우면 되잖아요. 딴 집에 가서 어떻게 클지 누가 알아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데. 대복 당신이 신경쓸 일 아니야 그건. 옥화 그럼 난 뭘 할까요? 왜요? 당신도 암 환자가 뭔 소릴 하나 싶은 거예요? 대복 이 사람, 할 게 왜 없어? 옥화 뭐요? 대복 (무심하게) 잘 보내줘야지. 둘 다 잠시 말이 없다. 잠시 후 물을 떠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옥화. 대복, 마신다. 대복 (곧바로 잔을 내려놓으며) 찬물 없어? 옥화 따뜻한 거 드세요. 대복 사십 년 동안 내가 따뜻하게 마시는 거 봤어? 옥화 배 아프다면서요. 대복 그런 적 없는데. 옥화 지난밤에도 배 붙잡고 끙끙댄 거 다 알아요. 대복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 돼. 살던 대로 살아야지. 옥화 살던 대로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이잖아요. 대복 우리 꼴이 어때서? 이만하면 잘살았지. (냉장고 냉동칸에서 얼음을 꺼내 컵에 담아 휘젓는다) 옥화 거기 찬장 위에 좀 봐요. 대복 왜? 옥화 만석이가 무슨 비타민인가 사왔다고 하루에 하나씩 먹으라고 했어요. 대복 (찬장을 뒤적여 약통을 꺼내 읽는다) 아쿠알렌? 이게 뭔데? 옥화 몰라요, 몸에 좋대요. 대복 당신이나 먹어. 옥화 드세요. 대복 아, 안 먹어. 내가 평생 약이란 걸 먹고 살았던가. 당신이나 꼬박꼬박 챙겨 먹어, 까먹지 말고. (약통을 다시 찬장에 넣는다) 옥화 난 다른 약 못 먹어요. 의사가 그랬어요, 치료하는 동안 다른 약은 먹지도 말라고. 대복 (찬장 문을 닫으며) 아, 몰라. 그럼 낫고 나서 먹든가. (그냥 물만 마신다) 옥화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좀 해봐요. 따뜻한 물도 싫다, 약도 싫다, 그놈의 고집은. 대복 칠십 년을 이렇게 살았어. (소파 테이블로 잔을 가져온다) 옥화 앞으로 반백년은 더 살 텐데, 지금부터라도 건강 챙겨야죠. 대복 시답지 않은 소리. 오늘내일하는데 새삼스럽게 뭔 건강 타령이야. 요즘엔 아주 귀가 따가워, 하도 몸 여기저기가 곡소리를 내서. 운전도 그만해야 할까봐.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젠 내가 겁이 나. 차 몰고 가다 승객들 얼굴을 보면 이 사람들, 다 내 저승길에 데려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요즘엔 정말이지 제발 곱게만 죽었으면 하는 게. (시무룩해하는 옥화를 보며) 괜찮겠어? 상갓집엔 나 혼자 가도 돼. 옥화 아니에요, 같이 가요. 연씨네가 남도 아니고. 대복 인생 참 허무하지. 그 양반이 그렇게 갈 줄 누가 알았어? 옥화 그러게요. 그렇게 시간 아깝다고, 바쁘게 살아야 한다더니 정말 바쁘게 가버렸네요. 대복 그러니까, 뭐든 적당히 하며 살아야 해. (사이) 몸은 어때? 옥화 그냥 그래요. 대복 그냥 그렇다고? 옥화 그냥 그렇다고요. 대복 그냥 그런 게 어떻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옥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요. 대복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다) 그러니까 그게 뭔 말이야? 옥화 아휴, 그냥 그런 줄 알아요. 대복 (멋쩍은 듯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자꾸, 화가 늘어. 옥화 피곤해요. 좀 누워 있다 나올게요. 대복 전기장판 켜놨어. 옥화 벌써 무슨 전기장판을 켜요, 돈 아깝게. 대복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자면서 오들오들 떠는 거 보기 싫어. 이불도 깔아놨으니까 가서 누워 있어. 옥화 (문득 생각난 듯) 애들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대복 내가 차려줄 테니까 들어가. 옥화 당신이 무슨. 대복 어허, 들어가. 나도 다 할 줄 알아. 옥화 (머뭇거리다) 그럼, 좀만 누울게요. 대복 들어가, 들어가. 옥화 방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대복.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간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넥타이를 꺼내 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잘되지 않는지 번번이 실패한다. 욕실 문을 나와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운수. 대복이 포기하고 소파로 걸어 나오자 헛기침을 하며 소파로 다가오는 운수. 욕실로 들어갈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운수 아, 개운하다. 대복 (시계를 보고, 운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제대로 씻기나 한 거냐? 운수 진정한 신사는 항상 한결같아야 합니다. 대복 네가 한결같이 얼간이긴 하지. 운수 또 그러신다. 하나뿐인 아들이 얼간이면 퍽도 좋으시겠네요. 대복 이럴 줄 알았다면 줄줄이 낳을 걸 그랬지. 운수 그러시지 그랬어요? 대복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그랬다. 네놈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울 것 같아서. 운수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잖아요, 우리가? 대복 (놀란 얼굴로) 네놈 태어났을 때 우리 전 재산이 얼마였는 줄 아냐? 수중에 칠만 원이 있었다, 칠만 원! 자장면 한 그릇에 삼십 원이었는데, 그걸 못 사먹었다, 돈이 아까워서. 운수 귀에 인이 박이겠어요 그 얘긴. 대복 부탁이니 제발 그 쓸모없는 귀에 좀 박아 놔라. 어디 구멍이라도 뚫린 거냐? 왜 맨날 듣고 흘려, 흘리긴? 운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사이) 어머닌요? 대복 방에 누워 있다. 운수 밥 먹고 바로 일하러 가야 하는데. 어머니! 대복 네가 차려 먹어라. 운수 왜요? 대복 내 마누라가 네놈 종이냐? 앞으론 네가 차려 먹어. 운수 나 참, 계속하실 거예요? 그만하시죠. 대복 밥솥 안에 밥 있고, 냄비 안에 찌개 있다. 그 손 노름할 때만 쓰지 말고 이젠 네 엄마 좀 도와라. 운수 아니, 밥을 나만 먹어요? 숟가락 하나만 얹자는데, 그것도 못마땅하세요 이젠? 대복 (넥타이를 살피면서) 네 엄마랑 난 초상집 갈 거다. 운수 무슨 초상집을 하루건너 하루씩 가요? 대복 난들 아냐? 줄줄이 하나님 품으로 가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막아? 운수 또, 또 흥분하신다. 대복 봐라. 네 애비 꼴을 봐. 나도 곧 간다. 차에 치여 가고, 산책하다 심장마비 걸려 가고, 자다 가고, 내 친구들 다 그렇게 갔어. 나도 멀지 않았다. 운수 아버진 오래 사실 겁니다. 걱정 마세요. 대복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물어보자. 운수 묻지 마세요. 대복 너, 나 가고 네 엄마 가면 뭐하고 살래? 그냥 지금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동네 노름판이나 기웃거리면서 주인 없는 강아지마냥 떠돌면서 살고 싶냐? 운수 퍽도 좋겠습니다. 대복 정신 좀 차려라. 네 나이가 벌써 오십이야. 운수 오십이 뭐 어때서요? 대복 뭔가 대단한 건 못 해냈어도 대단한 척은 해야 할 나이 아니냐. 내가 딱 네 나이 때 이 집을 샀다. 빚 하나 없이. 너도 기억하지? 운수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그때 결혼했잖아요. 대복 (당황하며) 그랬냐? 운수 말 나온 김에 저도 하나 물어볼까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대복 (말 자르며) 묻지 마라. 운수 그 여잘 왜 그렇게 싫어하셨어요? 대복 그런 적 없다. 운수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근본도 알 수 없는 고아여서? 술집에서 니나노 하던 여자라서? 셋 중에 골라보세요. 아니면, 주관식으로 하셔도 되고요. (대답 없는 대복을 향해 채근하듯) 네, 네? 대복 이상한 아이였다. 음침하고 말도 없고 늘 남의 눈치만 살피고. 병 걸린 사람처럼. 운수 멀쩡할 리가 있습니까? 평생을 비바람 속에서 살아가보세요. 누구라도 이상해집니다. 하지만 절 사랑해줬습니다. 저도 사랑했고요. 대복 나는 네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길 바랬다. 운수 거짓말 마세요. 아버진 그냥 그 여자가 싫었던 겁니다. 아님, 제가 싫었던 건가요? 대복 그 시절 우리 대 부모들은 다 그랬다. 어떤 부모라도 그랬을 거야. 우린 옛날 사람이다. 운수 심지어 만석일 낳고 나서도 변하지 않으셨죠. 아버지도! 어머니도! 대복 그 애가 도망간 게 우리 탓이라는 거냐? 운수 (어이없어하며) 그럼, 누구 잘못일까요? 두 분 말고 그 여잘 싫어한 사람이 또 있었나요? 대복 그만하자. 이십 년도 지난 얘기. 운수 그러죠.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세요, 아버지도. 대복 (분노하며) 쓸데없는 얘기?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개차반처럼, 한량처럼, 동네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으면서 살겠다고? 운수 제 인생입니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써요. 대복 신경써라 써. 이 지옥불에 빠질 자식아. 이 동네에서 사십 년을 살았어. 모두가 우릴 안단 말이다. 운수 아버지를 아는 거죠. 어머니를 아는 거고. 대복 너는 뭐 어디서 날아 들어왔냐? 네가 우리 집안 골칫덩이인 것도 다 알아. 운수 그렇게 부끄러우시면 나가 드릴까요? 대복 안 되지, 안 돼. 그럴 수야 없지. 나가서 또 무슨 사골 치려고. 수작 부릴 생각 마라. 운수 아, 그렇죠. 이 집이 아직까지 반은 아버지 거죠? 대복 (정색하며) 더는 안 된다. 한 번 더 사고 치면 그땐 정말 너랑 나랑 갈라서는 거다. 운수 갈라서는 게 그리 낯선 경험이 아니라서. 대복 돈은 어떡할 거냐? 운수 무슨 돈이요? (황당해하는 대복을 향해) 갚을 테니 기다리세요. 대복 원금은 바라지도 않으니 은행이자라도 내놔라. 운수 갚습니다, 원금까지 다. 십 원짜리 하나 빼놓지 않을 테니까 두고 보세요. 대복 말했다. 이자. 운수 알았다고요. 갚는다고요. 이때 방문이 열리고 만석이 거실로 나온다. 외출복 차림이다. 운수 여, 아들아. 아버지 밥 좀 차려다오. 주방으로 향하는 만석. 밥을 차리려 하는 줄 알고 득의만만해하며 대복을 향해 웃음 짓는 운수. 만석이 박스를 살펴보고 소파 쪽으로 가져오자 실망한다. 운수 아드님? 제 말 귓구멍에 들리셨어요? 만석 차려 드세요. 바로 나가봐야 돼요. 운수 뭐 어려운 일이라고. 밥 푸고 찌개 데우고 반찬 꺼내놓으면 되지. 만석 그렇게 하시면 되겠네요. 운수 캬아, 아버지. 보셨죠. 제 아들이 저렇게 자기 소신이 있고 싸가지가 없습니다. 대복 차려 먹어라 네가. 만석아, 이리 와서 이것 좀 봐라. 운수 아버지, 우리 집안에 언제부터 예의범절이란 단어가 사라진 거죠? 대복 넥타이를 못 매겠어. 만석, 대복 목에 건 채로 넥타이를 매보다가 안 되자 벗겨내 거울 앞으로 가져가 자기 목에 걸고 매듭을 맨다. 운수 하긴. 원래 대단한 집안은 아니죠 저희가. 족보도 없고. 대복 상놈의 집안이라서 미안하구나. 운수 상놈까지는 아니고. 농민이나 소작농, 그 정도 아니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은. 대복 내 십이대손 할아버지께선 정오품 정량 별좌 교리셨다. 네놈의 십삼대손 할아버지 말이다. 운수 처음 듣는 얘기네요. 대복 그럴 리가. 삼십 원짜리 자장면 얘기 다음으로 많이 해줬을 텐데. 만석 (넥타이를 대복의 목에 걸어주며) 잠깐 봐요. (정리를 해준다) 됐어요. 운수 아들아, 너는 이 얘기 들어봤냐? 우리 조상 중에 정오품 정, 뭐, 아무튼, 그런 분이 계셨다는데. 만석 근데 이거 너무 낡았어요. 대복 괜찮다. 아직 쓸 만해. 운수 아주 개가 짖는구나, 개가 짖어. 내 말은 다 씹어 드셔들. 만석 이거밖에 없어요? 여기 실밥도 다 터지고. 다른 거 하세요. 대복 괜찮다니까. 운수 손자분 말 들으세요. 온 동네가 영감님을 아신다면서요. 만석 제 거 있는데 가져올게요. 대복 (만류하며) 됐다. 상갓집에 요란하게 하고 가는 거 아냐. 이 정도가 딱 좋아. 만석 할머니랑 같이 가세요? 대복 그래. 저녁 같이 챙겨 먹어라. 만석 저도 바로 나가봐야 해요. 운수 차리고 가라. 네 아버진 배고프다. 대복 밥은 먹어야지. 운수 그래, 밥은 먹어야지. 만석 약속 있어요. 대복 그러냐? 제대로 된 거 먹고 다녀라. 운수 난 약속 없다. 밥 차려줘라. 만석 할머닌요? 대복 방에. 슬슬 깨워야겠다. 만석 제가 들어갈게요. 애도 데리고 나와야 하고. 운수 찌개 데우고 들어가라. 밥 퍼놓고 데리고 나와. 반찬도 꺼내고. 만석 그만 징징대세요. 운수 뭐, 징징? 오냐오냐하니까 이 새끼가 정말. 만석 이젠 제발 철 좀 드시죠. 운수 아유, 그래요. 철이 일찍 들어서 몸이 무거우시겠어요 우리 아드님은. 만석 가족은 안중에도 없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생을 하든 말든 그냥 아버지 편한 대로 살면 그만이죠? 운수 핏대 세우지 마라. 한 대 치겠다 그러다? 만석 할머니 치료비도 그렇고. 할아버지 발톱 수술 못 하는 거 돈 없어서인 거 알고나 있어요? 대출이자가 한 달에 얼만지나 알고 있냐고? 운수 다 아니까 침 튀기지 마라. 만석 아시면 아는 만큼 내놓으세요. 운수 퍽이나 많이 내놓나 보지? 오토바이 그거 타서 얼마나 버냐? 백? 이백? 만석 다른 사람한테 손 안 벌릴 정도는 버니까 걱정 마세요. 운수 아주 그거 돈 조금 빌려줬다고. 만석 모범을 좀 보이시라고요. 운수 왜? 내가 못 미덥냐? 너도 네 엄마처럼 도망갈래? 대복 (엄하게) 그 입 다물어라. 네 귀방맹이 날릴 힘은 나도 아직 있으니까. 운수 좋아요! 한번 해볼까요, 오늘? 삼대가 진하게 한번 엉켜볼까요? 만석 그만하죠. 운수 왜? 막상 하려니까 쫄려? 어이, 아들, 와 봐. 와보라고. 운수, 자리에서 일어나는 만석을 따라가며 뒤통수를 톡톡 친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뒤통수를 때리자 만석이 되돌아서 운수의 양손을 잡아챈다. 바닥에 떨어지는 지폐. 곧바로 만석의 멱살을 쥐는 운수. 운수의 팔목을 강하게 쥐는 만석. 대복, 테이블에 있는 컵을 그들을 향해 던진다. 대복 나가라.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네놈들 둘 다 나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마. 적막이 흐르고, 잠시 후 옥화가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차분한 옷차림, 손에 바구니를 들고 있다. 바구니 안엔 아이가 잠들어 있다. 운수와 만석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는 옥화. 테이블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고 소파에 앉는다. 대복을 보고 이마를 찌푸리는 옥화. 옥화 아, 또 왜 그 넥타이를 했어요. 버렸어도 벌써 버렸어야 할 걸. 대복 이 사람 버리긴 왜 버려 이걸. 옥화 멀쩡한 넥타이를 두고 왜 자꾸 그것만. 대복 다 자기 몸에 맞는 게 있는 거야. 난 이게 편해. 옥화 그놈의 고집은.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만석 통화한다. 통화가 끝난 후 옥화에게 다가오는 만석. 옥화의 눈치를 보다가 바구니에 손을 뻗는 만석. 옥화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라. 만석 가야 해요, 할머니. 옥화 알았어. 안 보내겠다는 게 아니야. 여기, 이것만 좀 하고. (바구니를 정리한다) 대복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거기, 거기. 바람 안 들어가게 잘 좀 욱여넣어 봐. 옥화 알겠어요, 있어 봐요. 대복 한 번 더 포대기에 싸야 하지 않겠어? 옥화 그럴까요? 바람이 차니까 아무래도. 만석 그 사람이 집 앞까지 차 가지고 오기로 했어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대복 그렇다는데? 옥화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 (계속한다) 운수 (상자를 발로 툭 차며) 야, 이것도 같이 가져가. 여기다 담아왔으니 여기에 담아가야지. 옥화 저 상잔 두고 가라. 저기에 또 이 애를 가둘 수는 없어. 그럴 순 없어. 만석 알겠어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대복 어이쿠. 깼는데? 여보, 깼어. 옥화 (바구니 안을 보며) 간다고 또 인사한다고 깬 거야, 기특하게? 그런 거야? 대복 우루루루루, 까꿍. 웃는다 웃어. 고놈 참. 옥화 한 번 더 해봐요. 대복 그럴까? 우루루루루, 까꿍! 옥화 (만석을 향해) 아가, 방에 파란색 가방 하나 있어. 그거 좀 갖고 나와. 대복 뭔데? 옥화 애한테 필요한 것 좀 쌌어요. 대복 딸랑이도 넣지 그랬어. 그거 좋아하던데. 옥화 넣었어요. 대복 잘했네. 운수 (빈정거리듯) 참, 재미나게 사십니다, 두 분. 알콩달콩, 보기 좋네요. 대복 아직도 안 나갔냐? 운수 나가야지요. 이 집에 제가 있을 곳이 없는데. 대복 밖엔 있고? 운수 글쎄요. 정말 이제부터라도 찾아볼까요?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는다.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만석과 눈이 마주치지만 서로 외면한다) 돈도 생겼겠다. 옥화 밥 한 숟갈 뜨고 가. 너 좋아하는 꽃게찌개 끓여놨어. 잠시 침묵. 운수 됐어요. 약속 있어요. 옥화 그럼 냉장고에 넣어 놓을 테니까 낼 아침에 들어와서 먹어. 운수 그냥 드세요. 얼마 된다고 그걸 남겨요. 갔다 올게요. (나간다) 옥화 (밖에서 들리게 큰소리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알았지? 알았지? 대복 (가방을 들고 서 있는 만석에게) 왜 그러고 섰어? 앉아. 만석 집 앞에 와 있대요. 대복 벌써? 만석 네. 옥화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잘살아라. 사는 게 제 맘처럼 되는 것도 아니니까 부모 원망 말고 운명이려니, 팔자려니, 누구 탓할 것도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세월 가고 세월 가면 언제 이만큼 왔나 싶을 테니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 네 세상도 한세상, 내 세상도 한세상, 결국 한세상 사는 거니, 그러니까 너는 멀리멀리, (떨리는 목소리) 발길 닿는 데까지 멀리 가렴. 대복 (꽃병에서 꽃을 꺼내 바구니 옆에 감는다) 꽃바구니 타고. 옥화 그래, 꽃바구니 타고. 어디,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겠니? 대복 그래. 오늘만 같을라고. 전화벨이 울리지만 받지 않는 만석. 그런 만석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옥화. 천천히 바구니를 내어준다. 만석 갔다 올게요. 늦을지도 몰라요. 먼저 주무세요. 대복 그래. 얘기 잘하고 와. 만석 네. 저 가요, 할머니. 반응 없는 옥화. 대복 손짓으로 만석을 보낸다. 만석 밖으로 나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다가가 밖으로 나가는 만석을 지켜보는 대복.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다. 그사이 옥화 역시 일어서 서성이다가 가운데 소파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대복 그 옆에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대복 갔네. 옥화 갔네요. 대복 그래. (사이) 어떡할까? 우리도 가야지? 옥화 가야죠. 대복 안 가면 안 되겠지? 옥화 안 되겠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잖아요. 대복 그래. 가야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니까. 옥화 네. 대복 그럼 갈까? 옥화 그래요, 가요. 대복 그래. 가자구. 옥화 가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두 사람.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 코트 위 송구영신은 뜨거웠네

    코트 위 송구영신은 뜨거웠네

    발상의 전환이 흥행 대박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마지막 날 지하철 3호선 대화역을 빠져나와 경기 고양체육관으로 향할 때만 해도 걱정이 적지 않았다. 밤 10시 시작하는 경기에 관중이 제대로 들까 싶었다. 고양종합운동장 사거리 신호등을 바라보며 서 있다가 뒤돌아보니 짙은 어둠 속에서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 한 방향으로 걷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밤 9시쯤 체육관 안 편의점은 웬만한 주말과 맞먹게 북적였다. 경기 시작 20분여를 앞두고 관중석의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코트 옆날개 2층과 3층의 차양이 펼쳐지지 않은 두 줄마저 점령할 정도였다. 현명호 장내 아나운서가 3쿼터 도중 “5600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에 6083명이 입장했습니다”고 말하자 환호가 일었다. 현 아나운서는 경기 전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새해를 아름답게 맞았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는데 3쿼터가 진행되던 밤 11시 9분쯤 SK 선수가 자유투를 던질 때 홈 관중이 아유를 보내자 자제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SK, 오리온에 역전…경기도 박진감 박진감 넘치는 승부는 한밤에 만원을 이룬 관중들의 바람을 제대로 충족시켰다. 오리온이 한때 13점 차로 앞서 쉽게 승부가 갈리는 듯했으나 SK가 전력을 다해 추격하며 장내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 종료 1분 43초를 남긴 밤 11시 42분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졌다. 연장전으로 간다면 새해 카운트다운을 한 뒤 경기를 재개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경기 종료 38.1초를 남기고 73-73 동점 상황에서 오리온의 오데리언 바셋이 자유투를 하나만 성공하는 바람에 SK에 기회가 넘어왔다. 20.1초를 남기고 제임스 싱글턴이 2점을 넣어 75-74로 뒤집고 이승현의 슛을 최준용이 블록한 데 이어 변기훈이 2점을 꽂아 77-7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볼거리 풍성… 농구 활성화 이벤트로 밤 11시 51분부터 트론 댄스 등의 축하 공연이 펼쳐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최성 고양시장 등이 KBL 공 모형을 띄우자 곧 2017년 맞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KBL이 2016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짤막한 동영상으로 보여줬는데 추일승 오리온 감독의 300승 달성 장면이 나오자 갈채가 쏟아졌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천장에서 2017개의 풍선이 내려왔다. 1000개의 풍선에는 로또복권이 들어 있었다. 두 구단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경품을 찬조했는데 앞서 동영상에는 10개 구단의 로고가 모두 등장해 농구붐 활성화에 힘을 합치자는 이날 경기의 의미를 다졌다. 한편 꼴찌 kt는 새해 첫날 강원 원주체육관을 찾아 벌인 동부와의 3라운드를 82-74 완승으로 장식하며 희망에 찬 새해를 열었다. kt는 2015년 11월 1일 KCC가 모비스를 상대로 기록했던 턴오버 0개를 다시 새기며 원주 원정 5연패와 함께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동부는 3연패 늪에 빠졌다. 선두 삼성은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KCC를 89-74로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 KCC는 이 경기장 4연승을 끝냈다. 2위 KGC인삼공사는 모비스를 74-63으로 제치며 연승, 3위 오리온과의 승차를 한 경기로 벌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은둔형 외톨이, 집 밖 행복을 찾다

    은둔형 외톨이, 집 밖 행복을 찾다

    취업 실패 등 이유로 대인기피 日 54만명… 국내는 파악 안돼 ‘하고픈 일도 없는 채, 되고픈 것도 없는 채, 그냥 이대로 있을 거야. 나 이상한 걸까~.’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청소년문화공유센터 지하 1층 합주실에서 자우림의 ‘오렌지 마말레이드’가 흘러나왔다. 청년 3명이 연주하는 음악이 수준급이었다. 이들은 ‘함께 일하는 재단’의 은둔형 외톨이 사회복귀 지원사업 ‘내 일(my work) 내일(tomorrow)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내일러’들이다. 내일러는 은둔형 외톨이들이다. 하지만 여기서만은 당당히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석 달 동안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요리를 배운다. 매주 한 번씩 영화관이나 전시회를 찾는 등 바깥 나들이도 한다. 이달 중순에는 작은 공연을 갖고 그동안 갈고닦은 노래들을 선보인다. 한 시간가량 합주 연습을 마친 뒤 오후 4시 20분쯤부터 건물 4층에서 요리수업이 이어졌다. 내일러 3명과 활동가 5명이 4명씩 팀을 이뤄 일본식 나베와 한국식 김치찌개를 만들고 나누어 먹었다. 요리수업을 진행한 일본인 코보리 모토무 ‘K2 인터내셔널 코리아’(K2) 대표는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를 맺는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K2는 일본에서 시작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사회적기업이다. 내일러 A(20)씨는 “다른 사람과 밥을 먹으면 체해 늘 방에서 홀로 먹었는데, 이제는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내일러 B(23)씨는 얼마 전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C(23)씨는 헤어디자이너라는 꿈이 생겼다. 몇 년 동안을 자기 방에 처박혀 있던 이들을 석 달도 안돼 바깥으로 끌어낸 건 지속적인 관심이었다. 내 일 내일 프로젝트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게 공감과 격려를 하며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K2의 마음(30·여) 활동가는 “은둔형 외톨이는 ‘질환’이 아닌 ‘상태’이지만 대인기피증, 광장공포증 등 다른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지원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다. 다만 은둔형 외톨이가 많은 일본의 경우 내각부가 ‘집에서 주로 지내며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이 없는 사람’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국내에 얼마나 있는지는 조사된 바가 없다. 그러나 내 일 내일 프로젝트팀은 대략 일본의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본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은둔형 외톨이가 54만 1000명(2016년)으로 일본 인구의 0.43%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원인은 진학·취업 실패, 실연·왕따, 인간관계의 좌절, 콤플렉스 등 다양하다. 핵가족화와 도시화로 인한 인간관계 단절, 1인 가구의 증가, 경쟁 위주의 사회 분위기, 고용불안 등 사회적 요인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2007년부터 ‘은둔형 외톨이 부모 모임’을 이끌고 있는 박대령 이아당 심리상담센터장은 “은둔형 외톨이의 증가는 개인뿐 아니라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의 부담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낳는다”며 “국가 차원에서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017 경제정책 방향] 공공부문 6만명 이상 뽑아… 청년 의무고용도 2년 연장

    국가·지자체 1만명 증원… ‘임금 착취’ 사업주 공개 내년 국가·지방자치단체 정원 1만명을 신규로 증원하는 것을 포함해 공공 부문에서 6만명 이상의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 청년의무고용제도가 2년 연장된다.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프랜차이즈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강화된다. 또 저소득층이 받는 생계급여를 확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 제도가 대폭 개선된다. 정부는 29일 ‘2017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의 소득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고용 여건을 보완하기 위해 국가·지자체 정원 1만명을 신규로 증원한다. 공공부문에서 전체적으로 6만명 이상이 신규 채용된다.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청년의무고용제도의 일몰은 2018년 말까지 연장한다. 청년고용 활성화를 위해 일자리 예산 2조 6000억원은 내년 1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한다. 청년 정규직 근로자 고용을 확대하는 사업주에게는 세액공제를 현행 1인당 500만원에서 700만원(대기업 300만원)으로 늘려준다. 정부는 또 구직난에 몰린 청년들이 많이 취업하는 가맹사업 점포가 최저임금을 준수하는지 감독을 강화하고 편의점, 요식업 등 경쟁업체별 감독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사업주 명단을 공표해 지방자치단체와 취업센터에 제공하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업체에서 악덕 고용주를 검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생계급여 수급자의 78.3%에 달하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생계급여 액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내년 7월까지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고추장 등 13개 생계형 적합업종 지원안도 마련된다. 대기업의 진출로 소상공인 피해가 생기면 정부가 적극 사업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상권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상인과 건물주가 자율협약으로 상권을 활성화하고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막는 자율상권법 제정도 추진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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