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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재 “노무현도 삼성에서 8천억원 걷었다…기술 좋아서 안 걸린 것”

    김경재 “노무현도 삼성에서 8천억원 걷었다…기술 좋아서 안 걸린 것”

    19일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 도중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삼성에서 돈을 걷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19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가 서울역 광장에서 주최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에서 연단에 오른 김 회장은 “임기 말이 되면 (대통령이) 다 돈을 많이 걷었다”며 노 전 대통령도 돈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꺼냈다. 김 회장은 “노 전 대통령도 삼성에서 8000억원을 걷었다”면서 “돈을 걷은 사람은 이해찬 총리의 형과 이학영 전 의원인데 기술을 좋게 해서 안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도 미소재단으로 2조원을 걷었다”며 “박 대통령이 임기 말 미르재단, K 스포츠재단 만든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관리자가 잘못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8000억원’은 지난 2006년 삼성이 사회 헌납의 의지를 밝혔던 돈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삼성은 그해 2월 ‘안기부 X파일’에서 드러난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에버랜드 CB·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 인수 등으로 불거진 편법 상속 의혹 등에 사과하는 차원에서 총수 일가 재산에서 8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김 회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8000억원 헌납 재산 처리에 이해찬 전 총리의 친형인 이해진 전 삼성BP화학 사장의 역할론이 주목된다’는 내용의 2006년 일간지 기사를 언급하며 “기록이 다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삼성 에버랜드 관련 8000억원이 어떻게 됐는지를 참모들이 리서치해준 자료”라면서 “근거를 갖고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창원의원 “장애인플러스센터 무상임대계약 편법운영”

    서울시의회 김창원의원 “장애인플러스센터 무상임대계약 편법운영”

    시 소유의 건물을 무상임대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협약에서 제외되고 있음이 11월 17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졌다. 서울시의회 김창원 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3)은 장애인행복플러스센터(강남구 대치동 소재) 건물 내 일부 시설들의 무상사용 협약 주체가 서울시가 아님을 지적했다. 장애인행복플러스센터 건물은 시 소유이며 시로부터 위탁받은 (사)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가 위치한 곳이다. 이곳은 현재 (사)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가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사)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등 단체에 공간 일부를 무상임대 하고 있다. 대상 기관들은 건물 내에서 장애인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복지법 제48조에 의해 공간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는 있으나 이에 대한 협약은 건물주가 서울시인만큼 삼자협약 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위탁기관인 (사)한국장애인중심기업협회가 협약서를 써주고 있어 서울시는 위탁기관을 위해 재산을 내어놓고도 협약 주체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김창원 의원은 “장애인 일자리 마련을 위해 관련 시설들이 무상입주할 때 협약 과정에서 이를 관리, 감독하고 지원해야 할 서울시가 배제되어 있다”며 “업무 관련자가 철저히 점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건물 안에서 지내고,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비를 보조받는 단체가 무상으로 서울시의 재산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 말하고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제대로 된 기준을 세우고, 무상사용 협약과 관련해 적절히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뇌물받고 국책사업 허가 조달청 평가위원들 적발

    금품을 살포해 국책 사업을 따낸 기업 대표와 돈을 받고 좋은 점수를 준 조달청 기술평가위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보통신공사업체 대표 양모(54)씨 등 업체 관계자 4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대학교수·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 기술평가위원 23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는 정보통신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양씨가 조달청 기술평가위원인 교수 또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식의 부정한 방법으로 5년간 총 3000억원의 국책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허위 거래, 허위 급여 지급 등의 편법으로 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그는 이 돈으로 조달청 기술평가위원 인력풀에 등재된 전국 대학교수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에게 값비싼 만년필 등 금품과 각종 향응을 제공하고, 조달청 기술평가위원으로 선정되면 꼭 연락 달라고 당부했다. 조달청이 자체 인력풀 안에서 무작위로 뽑는 기술평가위원에 선정된 교수나 연구원이 연락하면 양씨는 “점수를 잘 줘서 우리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한 번에 200만~600만원의 현금을 건넸다. 양씨가 이런 식으로 살포한 돈은 총 6000만원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여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특검법 합의···수사 대상은?

    여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특검법 합의···수사 대상은?

    최순실(60·구속)씨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해 여야가 특검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14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통해 ‘최순실 특검법’(박근혜 정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별도 특검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특검의 특별검사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이 합의해 추천하며, 대통령은 추천 후보자 중 한 명을 임명하게 된다. 특별검사보는 4명, 파견 검사는 20명, 특별 수사관은 40명으로 구성된다. 수사 기간은 최장 120일이다.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을 보면 특검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가 최씨를 비롯해 그의 언니인 최순득씨와 조카 장시호씨 등 친인척이나 차은택·고영태씨 등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거나 외교안보 국가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게 된다. 특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재임 시절 최씨의 비리를 제대로 감찰하지 못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법안은 이들 의혹 등을 포함해 최근 제기되는 여러 의혹 등 15개 조항에 걸쳐 수사 대상을 망라했다. 다음은 특검에서 다룰 수사 대상 항목.   1.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청와대 관계인이 민간인 최순실(최서원)과 최순득·장시호 등 그의 친척이나 차은택·고영태 등 그와 친분이 있는 주변인 등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거나 외교 안보상 국가기밀을 누설하였다는 의혹 사건 2. 최순실(최서원) 등이 대한민국 정부 상징 개편 등 정부의 주요 정책결정과 사업에 개입하고 정부부처·공공기관 및 공기업·사기업의 인사에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입하는 등 일련의 관련 의혹사건 3. 최순실(최서원) 등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관계인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하여 기업들로 하여금 출연금과 기부금 출연을 강요하였다거나, 노동개혁법안 통과, 또는 재벌총수에 대한 사면 복권, 또는 기업의 현안 해결 등을 대가로 출연을 받았다는 의혹 사건 4. 최순실(최서원) 등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는 방법 등으로 국내외로 자금 유출하였다는 의혹사건 5. 최순실(최서원) 등이 자신들이 설립하거나 자신들과 관련이 있는 법인이나 단체의 운영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부부처·공공기관 및 공기업·사기업으로부터 사업 등을 수주하고 CJ그룹의 연예 문화사업에 대한 장악을 시도하는 둥 이권에 개입하고 그와 관련된 재산을 은닉하였다는 의혹사건 6. 정유라의 청담고등학교 및 이화여자대학교 입학, 선화예술중학교 청담고등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재학 중의 학사관리 등에 있어서의 특혜 및 각 학교와 승마협회 등에 대한 외압 등 불법 편법 의혹사건 7. 삼성 등 각 기업과 승마협회 등이 정유라를 위하여 최순실(최서원) 등이 설립하거나 관련 있는 법인에 금원을 송금하고, 정유라의 독일 및 국내에서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고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 하였다는 의혹사건 8. 제5호 내지 제7호 사건과 관련하여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등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최순실(최서원)을 위하여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입하고 관련 공무원을 불법적으로 인사조치 하였다는 의혹사건 9. 제1호 내지 제8호 사건과 관련하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비서관 및 민정수석 재임기간 중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행위 등에 대하여 제대로 감찰 예방하지 못한 직무유기 또는 그 비리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방조 또는 비호하였다는 의혹사건 10.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의 모금 및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행위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해임되도록 하였다는 의혹사건 11. 최순실(최서원) 등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전 비서관,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전국경제인연합·기업 등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이를 교사하였다는 의혹사건 12. 최순실(최서원)과 그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하였다는 의혹사건 13. 최순실(최서원) 등이 청와대 미디어정책실에 야당의원들의 SNS 불법 사찰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의혹사건 14. 대통령해외순방에 동행한 성형외과 원장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 위촉과정 및 해외 진출 지원 등에 청와대와 비서실의 개입과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사건 15. 제1호 내지 제14호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 자신감과 경쟁… 본선행 키워드

    자신감과 경쟁… 본선행 키워드

    슈틸리케 “팀 분위기 회복 급선무 캐나다전서 좋아진 모습 보여야” 좌우 풀백·원톱 내부 경쟁 통해 15일 월드컵예선 정예 멤버 추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우즈베키스탄전 승리 비책을 짠다. 15일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 대비한 ‘모의고사’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벼르는 슈틸리케호에는 이란전 패배 뒤 쪼그라진 분위기를 추스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세계랭킹 110위로 처지지만 역대 전적 2승1무1패로 우위에 있는 캐나다를 상대로 자칫 이 공식이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슈틸리케호는 남은 임기를 보장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25명의 선수를 불러 모은 뒤 “이란전 패배로 떨어진 선수들의 자신감과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우즈베키스탄전은 그다음이다. 우선, 캐나다전에서 좋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 대한 촉구이자 자신에게 거는 최면인 셈이다. 캐나다전에는 ‘경쟁’이라는 ‘시제’를 내걸었다. 아무래도 풀리지 않는 골칫덩어리인 좌우 풀백을 리빌딩하기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예전 자신이 점검했던 이들을 대표팀에 다시 불러들였다. 이 중에는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뛰는 선수’라는 대표팀 선발 원칙을 깨면서까지 불러들인 박주호(도르트문트)와 윤석영(브뢴뷔)이 있다. 오른쪽 풀백에 장현수(광저우)를 기용하는 편법을 썼던 그는 “캐나다전에서 원래 자리인 중앙수비로 돌려보내겠다”면서 “왼쪽에는 박주호와 윤석영을 전·후반 45분씩 번갈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전북의 K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행에 제 몫을 해낸 최철순·김창수(전북)도 오른쪽에서 뛴다. 좌우 풀백 경쟁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5명 가운데 2명은 이번 캐나다전 뒤 대표팀에서 제외된다”고 예고했다. 타깃은 포지션 가운데 가장 많은 자원이 몰려 있는 이들 수비수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 후보에도 이정협(울산), 황희찬(잘츠부르크)을 다시 불렀다. “공을 지배하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든다는 내 축구철학에 부합하는 선수들”이라는 게 이유였다. 둘 역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이정협은 ‘황태자’로 불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았지만 올 시즌 소속팀에서 4골에 그쳤다. 그는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훈련에 앞서 “그동안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팀이 이기는 축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와 유로파리그 등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폭발시키는 맹활약을 펼쳤다. A매치 경험 부족이 흠이다. 그는 “단 1분이 되더라도 대표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손흥민(토트넘)은 발목 통증 탓에 오른발 등을 다친 기성용(스완지시티), 허벅지 부상 중인 홍철(수원) 등과 함께 훈련에서 제외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학교 밖으로, 세상 속으로…‘오프라인’ 대자보의 부활

    학교 밖으로, 세상 속으로…‘오프라인’ 대자보의 부활

    ‘최순실 파문’ 계기로 재등장 일반 시민·고교생까지 동참 참여형·편지글 등 형식 진화 “사안에 대한 강한 의지 표현” 주로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내걸었던 ‘대자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대자보가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을 계기로 다시 등장했다. 대학을 넘고 유형을 바꿔 사회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이 문제를 가볍게 넘기거나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연세대 원주캠퍼스 청송관 1층 엘리베이터 앞에 붙은 참여형 대자보는 성명서 형식을 벗어나 마치 공익광고 같은 모양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여러분들의 손에 의해 대한민국의 잘못된 민주주의가 벗겨질 수 있길 응원합니다”라고 쓴 대자보는 디자인예술학부 학생들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겉에 덮은 종이를 걷어 ‘올바른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드러내는 모양으로, 옆에는 펜을 달아 놔 누구나 줄을 당기는 무리에 자신을 그려 넣을 수 있다. 지난달 20일 이화여대 ECC 벽면에 붙은 대자보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는 정유라씨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지만 성명서보다 강한 울림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 어제도 밤새웠다. 전공책과 참고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로 시작돼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 건지 나는 모르겠다”고 이어진다. 고등학교에도 대자보가 등장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에는 “성심의 자랑스러운 교훈, 진실, 정의, 사랑. 선배님께서는 이들을 잊고 계십니다. 국민을 사랑으로 안을 자신이 없다면 그 자리는 선배님의 자리가 아닙니다”라는 대자보가 걸렸다. 지난 1일 전북 익산 원광고 학생회 학생들은 “누나! 이화여대 합격한 거 축하해! 우리도 명문대 들어가고 싶은데 우리 능력이 부족하고 부모님이 평범하셔서 비싼 말은 못 사 주신대”라며 정씨의 특혜 의혹을 풍자했다. 지난달 25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에 붙은 대자보는 “대한민국 왕정국가인 줄 알았는데 신정국가였네. 보도는 간신, 책임은 대신, 애비는 유신, 정치는 배신, 경제는 등신, 외교는 망신, 연설은 순실접신…” 식으로 운율을 살린 내용이 담겼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심각성이 큰 주제일수록 대자보 등 오프라인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시간과 노력이 더 드는 대자보는 휘발성이 큰 온라인 콘텐츠와 달리 ‘사안을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현재의 대자보 문화는 오프라인에서 대자보를 게재하고 이를 온라인을 통해 확산시키는 상호 보완의 형태”라며 “앞으로도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르헨도…前 여성대통령 부정 축재, 15조원 편법 증여

    아르헨도…前 여성대통령 부정 축재, 15조원 편법 증여

    부동산 부자로 널리 알려진 아르헨티나의 전직 여성대통령이 하루아침에 빈털털이가 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부정축재 환수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5월 자신의 부동산 대부분을 아들과 딸에게 증여했다. 페르난데스가 아들 막시코와 딸 플로렌시아에게 넘긴 부동산은 아파트 10채와 단독주택 4채, 얼음산 관광으로 유명한 엘칼라파테에 보유한 알짜배기 필지 8건 등 모두 25건이다. 최소 15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재산이다. 자신의 명의로 남긴 부동산은 개발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공터 필지 1건뿐이다. 하루아침에 부동산 재벌에서 빈털털이로 전락한 셈이다. 페르난데스가 돌연 자식들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건 재산보호를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해 12월 퇴임한 페르난데스는 재임 때 중앙은행의 외환선물거래를 통해 국가에 손실을 입힌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자 3일 만에 부동산을 자식들에게 증여했다. 재판부는 부랴부랴 1500만 페소(약 10억원) 규모의 재산동결을 결정했지만 페르난데스가 부동산을 모두 넘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페르난데스의 막대한 재산은 재임 기간 내내 논란거리였다. 2003년 남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가 대통령에 취임할 때 부부가 신고한 재산은 700만 페소였지만 페르난데스가 퇴임한 2015년 신고한 재산은 6400만 페소였다. 13년간 남편과 부인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재산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드러난 재산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비리 폭로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야당 하원의원 엘리사 카리오는 최근 TV 인터뷰에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재산이 140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1억 달러는 우리돈 약 1100억이다. 최소 16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페르난데스는 남편이 대통령으로 있던 200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1년 연임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남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는 2010년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특혜대출 의혹에 좌불안석 KEB하나은행 “일반적 거래?특혜 아니다” 해명

    현 정권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금융권도 불똥이 튈까 긴장하고 있다. 최씨가 독일에 집을 마련하는 데 특혜 대출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KEB하나은행은 30일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논란이 된 것은 최씨가 지난해 12월 8일 딸 정유라 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외화지급보증서(Standby LC)를 발급받아 25만 유로(3억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는 점이다. 문제를 제기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상 외화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설정되면 계좌로 돈을 송금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과는 달리 최씨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 독일 현지에서 외화를 받았는데 이는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편법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KEB하나은행은 이에 대해 “외화지급보증서는 기업과 개인 모두 발급 가능한 일반적인 거래이며, 부동산 담보를 취득 후 발행한 건”이라고 밝혔다. 현재 KEB하나은행에서 총 6975명이 외화지급보증서를 발급 받았으며 이 가운데 802명(11.5%)가 개인이다. KEB하나은행은 “한국은행으로부터 ‘보증계약신고필증’을 발급받아 적법하게 외화지급보증서를 발행했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독일 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을 받는 이모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 올해 초 임원으로 승진한 데 대해서도 정당한 절차라고 반박했다. KEB하나은행 측은 “이씨가 해외근무 경력이 풍부하고 우수한 영업실적을 냈기 때문에 적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거쳐 선임됐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일주일간 검사 연장을 은행 측에 통보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오늘의 눈] 정유라와 불공정사회/홍인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정유라와 불공정사회/홍인기 사회부 기자

    2015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의 문턱을 넘는 데는 말 한 필이면 충분했다. 정씨의 표현대로 ‘돈도 능력인 사회’에서 정부, 기업, 대학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부모를 만난 덕에 정씨의 입학과 학교 생활은 더 없이 편하기만 했다. 불어오는 바람보다 빨리 누워 버리는 풀처럼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몇몇 교수들은 ‘정윤회-최순실’의 딸을 각별히 배려했다.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 뜯어고친 권력 실세 앞에 입학과 학사 관리의 ‘공정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만 131일을 결석한 정씨는 2015학년도 이대 체육과학부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이대는 2011학년도부터 체육특기생 제도를 부활시켰지만, 승마가 포함된 것은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부터다. 정씨는 2014년 10월 18일 진행된 면접 당시 국가대표팀 단복을 입고 금메달을 지참한 채 등장했다. 정씨 외에도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2명이 단복을 입고 메달을 걸고 면접에 응시했다. 면접장에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간 것 자체가 면접 복장에 맞지 않는 데다가 평가위원들에게 ‘우수한 인재’라는 선입견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입학처장은 평가위원들에게 굳이 “저들이 메달리스트”라고 설명했다. 정씨를 포함한 3명은 모두 합격했다. 학교는 “체육특기생에 승마가 포함된 것은 2013년 5월 결정된 사안”이라며 “원서 접수 이후 획득한 금메달도 서류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학년 1학기 평균 0.11점이었던 정씨의 학점은 올해 1학기에는 2.27점으로 훌쩍 오른다. ‘전공책과 참고도서를 뒤지면서 과제를 하거나’, ‘빈자리가 없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한’ 덕분이 아니다. 올 1학기부터 국제대회 출전 학생에게 출석을 인정해 주는 내용으로 학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제에 ‘망할새끼’, ‘웬만하면 비추함’이라는 단어를 써도 무방했고, 계절학기 수업에는 아예 참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인정받았다. 시간이 지나도 비정상의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F학점을 주겠다고 공언했던 교수는 말을 바꿨고, 경고 누적으로 제적될 수 있다고 말한 지도교수는 교체됐다. “교수 같지도 않은 게”라는 최씨의 한마디에 학칙도 상식도 작동하지 않았다. 과제와 시험을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밤을 새웠던 학생들은 권력 실세가 휘두른 폭력에 기만당했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의 표현을 빌리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연설문을 태블릿 PC로 받아 봤던 최씨의 사무실뿐 아니라 지성의 전당인 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이대 교정에 내걸린 대자보엔 이렇게 씌어 있다.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로 인한 무능, 너 덕분에 내 노력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알게 됐다. 니가 부럽지 않다. 나는 너보다 당당하다.’ 불공정사회를 넘어 봉건사회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빛나는 노력은 얼마나 존중받을 수 있을까. 노력하는 자에게 절망과 고통을 안겨 주는 봉건사회는 이미 도래했을지도 모른다. ikik@seoul.co.kr
  • 정유라에게 보내는 한 이화여대생의 공개 편지 대자보

    정유라에게 보내는 한 이화여대생의 공개 편지 대자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쓴 편지 형식의 대자보가 인터넷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한 익명의 이화여대생. 이 대자보는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당당한 심경을 드러낸다. 이 학생은 “나, 어제도 밤샜다”고 말하며 전공책과 참고도서를 뒤적이며 밤을 새워 과제를 하는 자신과 편법으로 입학하고 성적을 받은 정씨와의 처지를 비교했다. 이 학생은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인지 출석점수는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라며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건진 나는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며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학생은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자보 전문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 나, 어제도 밤샜다. 전공책과 참고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 노트북으로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때로는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 고학번이어서가 아니야. 새내기 때도 우글 소논문을 쓰느라 미적 레포트를 쓰느라, 디자인 과제를 하고, 법을 외우느라 나는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샜지. 아마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해서 이곳에 들어왔지.) 중앙도서관에서 밤을 샐 때, 내 옆자리가 빈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건지 나는 모르겠다. 이젠 오히려 고맙다.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해. 너,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아마 너는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할 수 없을거라니. 안타깝다. 다시 네개 이런 편지를 쓸 일이 없길 바라. 그럼 이만 줄일게. 2016년 10월, 익명의 화연이가.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원전·油化공단 도시 울산… 212개 시설 내진설계 없이 무방비

    [이슈&이슈] 원전·油化공단 도시 울산… 212개 시설 내진설계 없이 무방비

    경주 5.8 지진 이후 476회 여진 배관 가스 누출 등 2차 사고 우려 울산시민들이 잇단 지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울산과 붙어 있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470여회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울산은 원자력발전소와 석유화학공단 등으로 둘러싸여 사고 위험이 남아 있는 지역이다. 게다가 공장과 화학물질 운송시설이 노후화돼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진 강화와 노후 시설물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비용 문제로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16일 기상청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총 476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규모 3.0 이상의 여진은 지난 10일(규모 3.3)을 포함해 19회나 발생했다. 진원지인 경주 주민뿐 아니라 인근 울산시민들도 작은 흔들림에 깜짝 놀랄 정도로 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원전과 석유화학공단 등이 밀집해 2차 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건설된 지 50년도 넘은 공장 시설물이 많고, 원전은 계속 증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20~50년 된 공단 시설물과 지하 매설물 지난 10일과 12일 발생한 규모 3.3과 2.9 여진은 건물만 살짝 흔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 울산시소방본부에는 지진과 관련해 수백건의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지진이 맞는지, 공단이나 원전은 괜찮은지 등을 묻는 전화였다. 울산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국가공단 등에는 230여개의 정유·화학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들 공단 지하에는 연료를 공급하는 가스배관과 화학물질 운반배관, 송유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일부 시설은 낡았으며, 서로 얽혀 사고라도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울산 공단지역에서는 굴착공사 도중 배관을 잘못 건드려 가스가 새는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 매설물을 통합 관리하는 고도화 작업이 시급하지만 관련 기관과 업체 간 이견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가 산단 34개사 안전점검했지만… 지난달 울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7개 기관은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34개사의 지하 매설 배관 453㎞를 점검했다. 배관 손상이나 가스 누출 등을 찾기 위한 조사였다.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하배관의 특성 때문에 부식방지시스템인 전류체크 등 간접 확인에 그쳤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국가산단 지하배관은 가스관 425㎞, 화학물질관 568㎞, 송유관 143㎞ 등 총 1136㎞에 달한다. 대부분 20~50년씩 돼 낡았다. 기업들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내진설계를 했고, 경주 지진 직후 ‘안전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진설계 이후 진행된 공장 증설 과정에도 적용했는지와 중소업체들도 내진설계를 완벽하게 했느냐는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 의원은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법적 내진설계 대상인 5t 이상의 고압가스 저장탱크와 3t 이상의 액화석유가스 저장탱크 시설 5493개 중 내진 적용 시설은 3708개였고, 나머지 1796개의 고압·액화석유가스 저장시설은 법 시행 이전 시설이라는 이유로 내진설계 없이 무방비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울산은 57.3%만이 내진 적용 기준을 충족했고, 나머지 212개 고압·액화석유가스 저장시설은 내진설계를 반영하지 않은 상태로 조사됐다. 또 울산 국가산업단지 200개 업체에 대한 내진설계 반영률 조사 결과 1683개의 시설 중 21.2%(357개)는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파이프랙은 고속도로처럼 공단의 필수 운송시설이지만, 땅속에 묻혀 있는 만큼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며 “몇 년 전 많은 사상자를 낸 대만과 벨기에의 폭발 사례가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가산업단지 내 지하배관 안전에 대한 시민의 우려가 큰 만큼 정기, 수시, 특별점검 등을 통해 배관 안전관리에 전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 80% “신규 원전 재검토·백지화”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지진 우려가 큰 영남 지역의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는 환경운동연합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4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1078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휴대전화 자동응답시스템 방식)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0% 포인트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7%가 지난 6월 건설 허가를 받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14.2%는 계획대로 건설하자는 의견이다. 지역별로는 부산, 울산, 경남에서 백지화 의견이 38.3~44.2%로 나타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울산과 부산, 경남 지역의 불안감을 보여 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예정 지역 주변의 해양 지형 중 조사 대상의 12%만 조사한 채 지난 6월 건설 허가를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실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해양 지질조사는 2011년 4월, 2015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7㎢, 7.6㎢의 면적에 대해서만 실시됐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2002년 울산단층 연장부 조사 때 신고리 1~4호기 부지 대부분을 다중채널 디지털 방식으로 재조사했다고 밝혔다. ●내진설계 여부도 모르는 중기 수두룩 편법 허가로 원전 안전에 대한 불신이 높은 데다 원전 수까지 늘고 있어 울산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또 수명을 연장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는 고장까지 잦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에는 곧 상업운전에 들어갈 울산 신고리 3·4호기에 이어 5·6호기까지 건설된다. 울산·부산·경주 일원에 총 16기의 원전이 밀집하게 된다. 최근 지진의 직접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이와 관련, 한국지진공학회 부회장인 김익현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역사문헌 기록을 보면 울산에서 규모 5.0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은 총 11차례 정도 발생했고 1643년 발생한 지진은 규모 7.0(추정)으로, 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컸다”며 “울산은 최근에도 앞바다와 인근 경주에서 지진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과 석유화학공단 내 대기업은 내진설계가 돼 안전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며 “그러나 석유화학공단 내 중소기업은 내진설계가 어느 정도 됐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래된 시설물과 지하 매설물은 내진설계 평가를 통해 보강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경북도 공무원 부동산 투기 의혹…‘수의계약’ 형태 매각 땅값 7배 껑충

    경북 예천군이 도청 이전지 인근 군유지 임야를 도청 공무원 등에게 수의계약 형태로 싼값에 매각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초 예천군은 호명면 송곡리 산 20-1과 산 21 내 2필지 임야 3만 7488㎡를 도청 공무원과 경찰관 등 공무원 34명으로 구성된 송곡지구 마을정비조합에 12억 9800여만원에 매각했다. 호명 송곡리는 경북도청 소재지(안동·예천)와 차량으로 10분 남짓한 거리다. 이들은 마을정비조합을 결성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비 14억원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검찰은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군은 이 과정에서 농촌마을 개발사업 목적을 내세워 군유지 임야 입찰을 통한 공개 매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면서 군의회 승인을 얻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10월 당시 예천 부군수로 근무했던 경북도 김모(57) 국장이 도청 공무원들에게 이 땅을 설명하고, 행정 절차 진행과 군의회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송곡지구 조합에는 경북도청 소속 간부급을 포함한 공무원 31명과 안동경찰서 소속 간부 경찰관 1명, 군 공무원 및 일반인 각 1명이 참여했다. 도청 공무원 중에는 아내 명의로 참여한 2급 1명을 비롯해 도내 부단체장 3명, 도 감사관실 직원 4명 등이 포함돼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신도시 조성과 관련한 부동산 정보 등을 꿴 도청신도시본부, 건설도시국, 환경산림자원국 등에 근무하는 실무자들이 다수 포함돼 투기 의혹까지 나온다. 현재 이 일대 임야 거래가는 3.3㎡당 70여만원으로 군의 애초 매각 가격 11만 5000원보다 7배 정도 크게 뛰었다. 이 조합은 최근 농식품부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응모, 사업 지원 대상으로 확정됐다. 98억 4000만원(국비 10억 800만원·군비 4억 3200만원·자부담 84억원)으로 전원 마을 조성을 위한 기반시설 사업을 할 예정이다. 예천 주민들은 “군이 합리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절차와 방식으로 땅을 매각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일부 특정인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도청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책으로 신규마을 조성을 하기로 하고 조합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면서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안동·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횡령·유령단체에 국고보조금”… 비영리단체 지원 도마에

    회계부실 자유총연맹 지침 위반 사회문화정책硏 홈페이지 없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여야 위원들은 12일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비영리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새누리당 박성중 의원은 연간 13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며, 횡령 비리가 끊이지 않는 자유총연맹의 회계 문제를 따졌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행자부에서 연례 감사를 통해 회계보고 증빙서류 미첨부, 비목에 맞지 않는 예산 집행, 예산 집행과 통장 내역의 불일치 등 같은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있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국고보조금 집행지침 위반”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도 “19대 국회 때 살펴보면 별도법인을 통한 편법적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사업 신청, 공금횡령 수사, 청와대 인사개입, 훈포상자 선정비리 등 유독 자유총연맹을 둘러싼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민간단체 지원대상 선정 과정의 문제도 지적됐다. 더민주 소병훈 의원은 “최근 ‘비전코리아’라는 단체가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가 어버이연합이 내세운 실체가 없는 유령단체라는 의혹을 받아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은 최근 4년간 비영리단체 사업평가를 위탁받아 실시하고 있는 ‘사회문화정책연구원’에 관해 “직접 홈페이지도 찾아보고 했는데 전혀 실체가 없는 단체로 나타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은 “사회문화정책연구원은 조달청을 통한 경쟁입찰을 거쳐 선정된 단체이고, 실체가 있다”면서 “해당 연구원의 대표를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도 없다”며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세수 증가와 관련한 지적도 있었다. 새누리당 강석호, 장제원, 홍철호 의원은 담뱃값 인상으로 중앙정부의 세수만 늘어났을 뿐 지방세수는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민주 백재현 의원은 “정부가 담배 가격 인상에만 급급한 나머지 담뱃세 인상차익 환수를 위한 입법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담배 제조사와 판매사만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영란법 ‘꼼수’ 아직까진 없다 “초기에 걸릴 위험 감수하고 싶지 않아”

    김영란법 ‘꼼수’ 아직까진 없다 “초기에 걸릴 위험 감수하고 싶지 않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지난 28일 시행되고 1주일이 지난 현재, 접대문화와 여가생활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깊게 뿌리내린 한국 접대문화의 토양을 고려할 때 법 시행 이후에도 편법과 꼼수가 난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1인당 3만원으로 제한된 식사 한도액을 맞추기 위해 누군가는 2만 9000원까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계산해 법망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저녁 약속을 미리 잡아 놓은 뒤 식당 업주와 짜고 식사 총액을 1∼2주 사이에 여러 차례에 나눠 결제하거나 인원수를 실제보다 늘려 1인당 3만원 규정을 맞출 수 있다는 꼼수도 회자됐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에 이런 편법을 쓰면서까지 접대를 하려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업계나 관가 쪽 반응이다. 충북의 한 기업 관계자는 “접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사업 성공을 위해 편법을 써서라도 접대 자리를 원할 수 있지만, 접대받는 입장에서는 ‘시범 케이스’로 걸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얻어먹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골프 접대는 식사 접대보다 더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골프장 예약률도 뚝뚝 떨어져 성수기 연휴동안 주요 골프장 예약률은 100%에 못 미쳤다. 골프장 관계자는 “이맘때면 회원제는 부킹이 다 되거나 못해도 160팀은 넘겨야 하고 퍼블릭은 상대적으로 유동적이지만 절반도 예약이 안 돼 확실히 많이 빠졌다”며 “김영란법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 시행을 앞두고 호사가 사이에서는 골프 경기 시작 전에 호스트가 내기에 사용할 현금 20만∼30만원을 먼저 나눠주고, 그린피·카트비 등 제반 비용을 각자 내면 된다는 꼼수가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수법으로 홍보업계는 보고 있다. 영남권의 한 기업 간부는 “예전에는 홍보비 예산에서 일정 부분의 현금을 ‘실탄’처럼 보유했지만 김영란법 시행 후에는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는 이상 현금을 홍보비로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린피에 해당하는 비용을 현금으로 몰래 주는 꼼수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부정부패를 걷어내고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시대적 요구 때문인지, 아니면 법 시행 초기 ‘소나기는 피하자’는 셈법의 산물인지는 현재로써는 판별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법 시행 이후에도 단골업소 업주와 친분을 무기로 은밀한 접대를 시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단골손님이 사업상 접대를 해야 하는데 1차 식사비가 3만원에 육박할 것 같다며 양주를 포함한 2차 술값은 방문일이 아닌 다른 날짜로 결제해 줄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았다”며 “예약이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요즘처럼 영업이 안 될 땐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비원 휴게시간 때 강제로 근무장소에 있으면 근로”

    “경비원 휴게시간 때 강제로 근무장소에 있으면 근로”

    휴식때 화재 등 돌발상황 수습 잠 못 자게 감시해도 근로 인정 아파트 경비원, 학교 당직 근로자 등 감시·단속 업무 종사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이 처음 나왔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경비원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임금을 줄이기 위해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의 편법적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4일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근로·휴게시간 구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동안 감시·단속 업무 종사자는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 특성상 근로시간을 둘러싼 노사 간 다툼이 많았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경비 근로자, 용역업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로계약에서 형식적으로 휴게시간을 규정하더라도 제재나 감시·감독 등에 의해 근무장소에서 강제로 대기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부산의 한 학교 당직근로자 A씨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를 휴게시간으로 규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학생들의 야간 자율학습 때문에 통상 자정까지 순찰, 하교 지도 등을 해 왔다. 그런데 학교 측은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는 휴게시간이기 때문에 해당 시간에 대한 임금을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1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줘야 한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도 A씨의 사례에 대해 지난 1월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휴게시간 중 화재, 외부인 침입 등 돌발상황이 발생해 수습했을 경우에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근로계약 등에 ‘야간 휴게시간에 수면을 취하다 적발될 경우 조치를 취한다’는 규정이 있거나 실제 잠을 자지 못하도록 감시·감독하는 경우에도 근로시간으로 산정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반대로 근무장소에서 쉬더라도 근로자가 스스로 휴게장소를 선택하는 경우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한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고용부는 사업장 권고 사항도 제시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해서는 안 되며, 임금인상 회피를 목적으로 휴게시간을 과다하게 부여하거나 편법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또 사업장 여건을 고려해 주 휴일을 부여하도록 노력하고, 근로자 출퇴근 시간을 명확하게 기록·관리해 근로자가 휴게·근로시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부는 전국 47개 지방 고용청에 가이드라인을 시달하고, 사업장 감시·단속적 업무 승인시 의무적으로 가이드라인 교육부터 하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시 퇴근족 늘었지만 3만원 초과분 현금결제 ‘꼼수’

    ‘정시 퇴근형, 편법 결제형, 몰래 접대형, 막가파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세간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대응 방식이다. 식당 계산대에선 더치페이를 하자는 편과 1인당 3만원이 안 되는데 혼자 부담하겠다는 사람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1인당 3만원이 넘는 돈만 현금으로 낸 뒤 영수증을 찢어 버리는 편법도 동원되고 있다. 누가 신고를 하겠느냐며 예전의 행태를 그대로 이어 가는 사람도 있고, “이때만 기다렸다”며 정시에 퇴근해 어학원·헬스장을 찾거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김영란법이 바꿔 놓은 일상의 모습을 찾아봤다. 지난 29일 대기업 대관 업무를 담당했던 A(45)씨는 오랫동안 친분을 쌓았던 공무원과 저녁을 함께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됐으니 간단한 술자리를 갖고 일어서려고 했지만 닭갈비, 순댓국, 술을 먹은 뒤 계산하니 모두 8만 4000원이 나왔다. 식대가 6만원을 넘자 그는 6만원은 법인카드로 나머지 2만 4000원은 현금으로 계산했다. 영수증은 그 자리에서 찢었다. “지금은 개인적 친분으로 만나는 사이인데, 동생에게 나머지 금액을 각각 내자고 하는 건 정서상 맞지 않아서요. 6만원에 맞춰서 먹는 게 쉬울 줄 알았는데 술을 한잔씩 마시다 보니 멈추는 게 쉽지 않네요.” 첫 케이스에 걸리면 안 된다는 조직의 압력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은 1인당 3만원 미만의 식사도 더치페이를 하려고 하지만 상대의 강한 제지에 포기하기도 한다. 더치페이보다는 선후배 문화, 온정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서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B(35·여)씨는 지난 28일 지인(41)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두 사람이 먹은 식사비는 합쳐서 2만 6000원이었고 B씨는 찜찜한 느낌에 더치페이를 제안했지만 “낯설고 마음이 불편하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데 왜 그러느냐”고 거절당했다. B씨는 “우리가 그 정도 사이밖에 되지 않느냐며 서운해하는데 나만 깐깐하고 유난스럽게 구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더이상 고집을 부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감사담당관실은 최근 “특수대학원에 재학 중인 공무원도 김영란법에 저촉될 수 있는 만큼 자퇴도 고려해보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혼란을 겪는 공직사회와 달리 ‘와리(더치페이를 의미하는 군대 속어) 문화’에 익숙한 군인들은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면 그만큼 편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부사관 C(38)씨는 “회식을 하고 한 사람이 계산한 뒤 나중에 정산하는데, 계급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부담이 적어져서 좋다”며 “상명하복 문화가 가장 강한 군대지만 회식을 시켜 주면서 부정한 업무를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둘을 분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도 “법인카드와 현금으로 나눠 결제하거나 여러 개의 카드로 결제해도 당연히 법 위반”이라며 “당장 익숙하지 않겠지만 더치페이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당부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려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정보기술(IT)기업 홍보팀에 근무하는 김모(30)씨는 9월 초부터 수영장과 헬스장에 등록했다 “우선 9월과 10월달 약속은 대부분 취소됐거든요. 일 핑계로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 주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도 늘리려고요.”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정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접대 자리에 반강제적으로 동원되던 사람들이 그 시간을 자기 계발이나 가족을 위해 쓸 수 있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나 가족을 위한 소비도 이뤄지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고소득 무임승차 없게 건보료 재설계를

    연소득 3000만원이 넘는 8만 9000여명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88만원 세대’보다 3배나 벌어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했기 때문이다. 현행 건강보험료 체계에서는 금융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이 각각 4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런 불합리하고도 정의롭지 못한 고소득자의 건보료 ‘무임승차’를 막을 건보료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건보료 체계의 문제점이 거론된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가난한 이들이 내는 건보료로 잘사는 사람들이 혜택받고 있는 황당한 현실을 더는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의 국감자료만 봐도 금융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을 합산한 소득이 4000만~7000만원 이상인 피부양자가 2300여명이나 된다. 금융소득이 3000만원 이상인 미성년자도 78명, 2000만원 이상은 197명이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있으려면 현재 금리로 적어도 10억원가량을 은행에 맡겨야 가능하다. 10억~20억 자산가인 ‘금수저’인데도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보료도 문제다.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일정치 않다 보니 소득 이외에 자동차·재산 등에 보험료가 부과된다. 그러다 보니 ‘송파 세 모녀’처럼 소득이 없는 경우도 월 5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가 하면 최근 6억원의 종합소득이 있는 한 배우는 실제 내야 할 보험료가 월 200여만원인데도 부인 회사의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2만여원의 보험료를 내는 편법이 난무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은퇴 후 소득이 줄었는데도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오히려 보험료를 더 내야 해 은퇴자들의 노후 삶의 질을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1월 개선안을 만들어 놓고도 아직 미적거리고 있다. 지난해는 총선을 의식하더니 이제는 내년 대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데 표심(票心)을 의식해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다가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좌고우면한다면 국회라도 나서야 한다. 건보료 개선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고, 야당에서도 찬성하니 더 미룰 이유가 없다.
  • [사설] 성과연봉제 거부하는 파업 명분 없다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공공·금융 부문 노조원들이 오늘부터 29일까지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연쇄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의 권리이기도 한 파업을 두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신의 직장’ 노조의 이기적 파업이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은 오늘 서울역 앞에서 1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고 한다. 이어 23일에는 금융노조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많게는 10만명이 집결한 가운데 집회를 갖기로 해 은행 업무에 차질이 예상된다. 27일에는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파업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건강보험· 국민연금 ·서울대병원 노조원들이 파업에 들어간다. 28일에도 경희의료원 등 사립대학병원과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예정돼 있다. 특히 29일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여의도 광장에서 대규모 총파업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조의 총파업 참가자를 출장 등 편법처리하거나 불법파업이 있을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혀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노동계는 파업의 최우선 목표를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공공·금융분야 성과연봉제 도입은 부작용보다는 도입해야 할 당위성이 훨씬 더 크다. 경쟁이 사라지고 온정주의가 만연한 조직에서 창의성과 생산성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성과연봉제는 도입도 어렵지만 무사안일에 안주해온 조직에서 이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도 어렵다. 공무원들이 성과급을 재분배하는 행위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전교조는 지난해 교원 평가에 따라 차등지급된 성과급을 재분배하는 데 참가한 교사가 7만 5000여명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아예 성과연봉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전교조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가 국민 여론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외 없이 모든 직종에 일률적인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정부는 쉬운 해고를 우려하는 노조의 주장에는 귀를 기울이면서도 성과연봉제를 무력화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는 엄하게 대처해야 한다. 아울러 노조는 불법·폭력시위의 구태를 벗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집회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 금융·공공노조 내일부터 연쇄 파업… 정부 “불법 엄정대응”

    금융·공공노조 내일부터 연쇄 파업… 정부 “불법 엄정대응”

    노동계가 오는 22일부터 연쇄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불법 파업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금융 분야 파업과 관련해 기자 브리핑을 갖고 “불법 파업에는 책임을 물을 것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확실하게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일부 은행 등에서 노사 간 암묵적 협의 등으로 파업 참여를 출장으로 처리해 임금을 지급하거나, 실질적으로 쟁의행위인 23일 금융노조 총회 참여를 조합 활동으로 인정해 유급처리하는 사례 등 편법적인 무노동 무임금 위반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상위 10% 임금인상 자제와 청년고용 확대 등 노동개혁 4대 핵심 실천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명분 없는 파업을 철회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22일 한국노총 소속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을 시작으로 23일 은행 중심의 금융노조 연쇄 파업을 예고했다. 27일에는 철도, 지하철, 건강보험, 국민연금, 서울대병원 등이 참여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파업, 28일에는 경희의료원 등 사립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이 참여하는 보건의료노조 파업이 이어진다. 29일에는 한노총과 민노총이 여의도광장에서 6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집회를 갖는다. 노동계는 성과연봉제 저지를 파업의 주된 목표로 삼았다. 공공운수노조는 청년고용 확대와 비정규직 철폐, 철도·에너지·국민연금 민영화 저지를, 보건의료노조는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의료민영화 철폐 등을 함께 요구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카리스마부터 ‘심쿵’ 로맨스까지 “국민세자”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카리스마부터 ‘심쿵’ 로맨스까지 “국민세자”

    ‘구르미 그린 달빛’ 의 박보검(이영 역)이 ‘완(完)세자’에 이어 ‘국민세자’로 자리매김 했다. 극중 조선의 왕세자로, 또 한 여인을 연모하는 남자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19일 방송된 KBS2TV ‘구르미 그린 달빛’ 9회에서 박보검은 세도정치의 폐단을 바로잡고자 과거시험을 개혁하려 했지만, 유생들과 외척세력의 반대에 부딪쳤다. 천호진(김헌 역)은 추궁하듯 박보검을 압박했고, 김승수(순조 역) 역시 걱정되는 듯 조바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박보검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되려 “길을 열었으면, 길 끝에 난 문도 열어야지요” 라며 아버지와는 다른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인 것. 이어 안내상(정약용 역)을 만나고 온 박보검은 “예정대로 식년시를 거행하겠다”며 천호진을 안심시키는 듯 했으나 시험 당일 출제자로 등장, 허를 찌르는 지혜로움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후 천호진과 다시 마주한 자리에서는, “앞으로도 원리원칙에 입각해, 부정도 편법도 용납하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인재를 뽑을 것이다”라며 책임감 있는 군주의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것에 완벽하다하여 극 중 ‘완(完)세자’라 불리고 있는 박보검은 한 나라의 군주로서 조선의 앞날을 생각하는 책임감 넘치는 모습과 따뜻한 성정을 표현, 실제 박보검의 모습과 동일시되며 ‘국민 세자’라 불리고 있는 것. 한편 이날 방송에서 박보검은 김유정(홍라온 역)을 향한 지고지순한 마음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이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줄 수 없겠느냐. 다른 곳이 아니라, 여기, 내 옆에서”라고 애절한 마음을 표하는가 하면, 라온이 영은옹주(허정은)에게 알려준 수신호로 ‘내가 너를 좋아한다. 많이 연모한다. 그러니 제발 떠나지 말고 내 곁에 있어라’고 고백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사진=KBS2TV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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