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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갈등 정공법으로 풀어라

    다음달 초 교육부의 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교육계에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 이어 8월 마지막 주말인 26일에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여의도공원에서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에 찬성·반대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찬반 집회는 지난달 20일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에 모든 것을 떠넘겨 놓고 논란만 키우고 있다. 한국교총에 이어 전교조도 지난 23일 기간제 교사의 일괄적인 정규직화에 동의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하자 기간제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간제 교사 정규직 반대 50만명 청원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교총은 지난 주말까지 10만명 넘게 서명했다고 한다. 기간제 교사들이나 임용고시 준비생들이나 요구하는 것은 같다. 교사 채용을 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충원 방법을 놓고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전환을, 정규직 교사들과 임용고시 준비생들은 임용고시를 통한 충원을 각각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이 외부에는 ‘밥그릇 챙기기’로 비친다는 사실을 찬반 양쪽 모두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처럼 합의 도출이 어려운데 이해당사자들에게 정규직 전환 심의 기준을 마련하라고 맡겨 놓은 교육부의 태도는 공론화와 민주적 절차를 내세운 책임 회피의 극치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며 기간제 교사 4만 6000여명을 제외한 것은 다른 법령에서 계약 기간을 달리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실태조사를 거쳐 세부안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전환심의위만 구성해 놓고 여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심의위는 지금까지 네 차례 회의를 열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형평성 문제도 있고 반발도 커 집중 심의가 더 필요하다는 말만 하고 있다. 이게 책임 부처에서 할 소리인지, 해법은 고민이나 하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학령인구는 주는데 교사만 충원할 수는 없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들의 편법 채용 실태부터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공법으로 기간제 교사 문제를 다뤄야 한다. 법을 개정해야 한다면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부터 하기 바란다.
  • [사설] 이재용 선고, 정경유착은 역사적 종언 고해야

    433억원 상당의 뇌물 공여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어제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공소사실과 관련해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장과 차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이 선고돼 두 사람은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부도덕적인 유착”이라고 규정한 뒤 “대통령과 대규모 기업집단의 정경유착이 과거사가 아닌 현실에서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의 상실감은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이후를 대비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에게 승계 작업의 도움을 기대한 거액의 뇌물 사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번 재판은 국정 농단과 정경유착을 단죄하는 역사적 재판으로 불릴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53회의 재판을 통해 쌍방 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있었지만 결국 그룹 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정권과 부정한 거래를 한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이며 국민주권이라는 원칙과 경제민주화란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판결에 앞서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이번 재판 자체를 ‘우리 사회의 반(反)재벌 정서에 편승한 인민재판’으로 폄하했고 경제적 악영향을 부각시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재벌 그룹 총수가 관련된 불법·비리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과 사면 등의 특혜가 마치 관행처럼 굳어진 측면이 있다. 공정한 법 적용이 무시되면서 대기업들이 편법과 탈법에 무감각해졌고 후진적 경영 구조를 온존시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재벌과 권력 집단이 더는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환기시킨 것이다. 법치주의가 허물어진 나라가 선진국이 된 예는 역사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국가 시스템을 무시한 재벌 총수의 범죄행위에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다는 시대적 여망이 담겨 있다. 물론 앞으로 2심, 3심이 남아 있다. 삼성 측은 1심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경영 활동의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있기는 하다. 이렇듯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해 경제적 악영향 등을 앞세워 선처를 주장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 대원칙은 훼손될 수 없다. 조직적이고 탈법적인 기업 활동, 법을 사유화한 정치 집단과의 유착으로 득을 보려는 불법적 행위가 이 땅에 발을 붙여서는 안 된다. 삼성 역시 이번 선고를 계기로 과거의 경영 행태와 결별하고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 한국의 대표적 기업으로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기를 당부한다.
  • “선생님은 운명을 피하지 않고 목숨 바쳐 조국을 지켰다”

    “선생님은 운명을 피하지 않고 목숨 바쳐 조국을 지켰다”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4)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탈영병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인천 소재 치과 원장) 씨의 도움으로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는 부산까지 걸어가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0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 소위·24세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제자 이동호의 증언 내가 인천상업중학교를 다닐 때 쾌활한 성격이신 심선택 선생님께서는 영어 선생님이셨다. 그 후 해병대 장교가 되시어 9·15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하셨다. 그때 인천에 상륙하신 선생님께서는 송현국민학교에서 6년제 중학교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라가 위난에 처했을 때 학생들의 가야 할 길을 일러 주신 일이 있었다. 당시 훈시 내용 (부탁의 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은 앞으로 통일되는 조국의 장래를 책임져야 할 역군으로 성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보호되어야 할 세대이다. 둘째, 금번 통일전쟁은 우리 기성세대에 맡기고 너희 학생들은 전후에 학교로 돌아가 공부할 준비를 하여야 한다.셋째, 학생들은 정부가 수복되고 학교가 정상화 될 때까지 학생들 스스로 자치 단체를 구성하여 상호 보호하는 구심체가 되어야 한다. 넷째, 학생자치 단체의 구성원들은 경찰이 복귀하여 치안이 안정될 때까지 군(軍)의 지시를 받아 치안 유지에 협조하여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우리 학생들의 나갈 길을 일러주신 심선택 선생님과 만남의 시간은 불과 1~2시간에 불과했지만 선생님이 남기고 가신 말씀은 우리 제자들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다. 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인천학생들은 인천학도의용대를 재건하기 시작하였다. 이때 내 친구를 포함한 몇몇 인천상업중학교 5·6학년 제자들이 심 선생님이 계신 해병부대에 현지 입대하여 참전하였다. 심 선생님은 이들 현지 입대한 제자들과 같이 서울 탈환작전에 참전하고서 북진하던 중 함경도 지역에서 선생님의 해병부대가 갑자기 적에게 포위되어 선생님은 포위망을 피해 안전지대로 이동하려 하였으나 고향에서 데려온 한 제자가 아직도 포위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제자 해병대원을 구하기 위해 밤중에 지프를 몰고 가다가 어느 골짜기에서 산속에 매복해 있던 인민군이 쏜 총탄을 맞고 그 자리에서 전사하셨다는 말을 들었다.●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제자 민병태의 증언 심선택 선생님은 내가 인천상업중학교 1학년과 2학년 재학 중일 때 영어 과목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이셨으며, 또 내가 학교에서 야구선수 생활을 할 때 야구를 책임지셨던 야구부장이셨다. 그 후 언제부턴가 안 보이시더니 해병대 사관학교에 지원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6·25사변이 일어나고 9·15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다음 날 9월 16일 오전에 상륙군인 우리 해병대를 환영하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동인천 역전 광장에 나가 만세를 부르고 있을 때인데 저만치서 한 해병대 장교가 나에게 손짓을 하며 아는 체를 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까 심선택 선생님이셨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 야, 너 민병태 아니냐”고 말씀하시며 내게 다가오시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를 빨리 알아보신 것은 야구부장으로 계실 때 나를 유난히 좋아해 주셨기 때문이었다. 그때 한국해병 상륙부대는 화수동 쪽에서 철다리 밑으로 해서 동인천역 광장으로 들어오는 중이었다. 그때 나는 선생님과 공산 치하 때의 상황을 몇 마디 나누고는 선생님과 헤어졌다. 그 후 소식을 들으니까 선생님께서는 함경도까지 진격하시다 인천상업중학교 제자 해병대원을 구하려다가 전사하셨다는 것이었다.●조카 주인숙의 증언 6·25 전쟁 때 전사한 심선택 소위는 우리 어머니 막냇동생이며 내게는 외삼촌이다. 5년제 인천상업중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인 인천상업중학교에 와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심선택 외삼촌이 서울대학교를 졸업할 때쯤 나는 송현국민학교 6학년이었는데 이때 외삼촌이 교생 선생님으로 와서 우리 반 담임도 맡아 하셨었다. 우리 외삼촌이 인천상업중학교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재직하다가 해병대에 지원하여 해병 소위가 된 후 9·15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하여 잠깐 도원동 공설운동장에 주둔하고 있을 때 면회를 갔던 일이 있었다. 이때 외삼촌이 “인숙아 내가 곧 출동하는데 출동했다가 돌아올 때 네 신랑감을 구해 올게” 말하고 서울수복 작전에 참전하였었는데 그때가 우리 외삼촌을 만나본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우리 엄마가 외삼촌 전사통지서를 받고 크게 통곡하시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 외삼촌은 13살 때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어 우리 어머니 그늘에서 학교에 다녔다. 심선택 외삼촌은 이모였던 우리 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의지하며 자랐고 우리 어머니는 막냇동생을 친아들처럼 애지중지 키웠기 때문에 우리 어머니 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시흥 보병학교 동기생 강복구 대령의 증언 심선택 동기를 처음 만난 곳은 시흥 육군보병학교에서였다. 심선택 동기는 학사 출신 간부 후보생으로 1구대에 배치되었을 때 나도 같이 1구대에 있었다. 그때 심선택 동기생은 인천 출신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모교 6년제 공립 인천상업중학교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있다가 해병대 간부후보생으로 지원한 것을 알게 되었으며 교육받는 동안의 심선택은 아주 침착하고 공부도 잘 했으며 특히 영어 실력이 대단하였다. 보병학교가 6·25전쟁으로 인하여 제주도로 건너가서 거기서 계속 교육을 받았다. 심선택 동기는 6·25 전쟁 초기에 그만 전사 하였으며 그렇게 전쟁터에서 꽃다운 나이에 사라진 심선택 동기를 생각하면 지금까지 살아온 내가 과연 전사한 동기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이 가끔 나곤 한다. 처음 우리 해병 사관 2기생들의 총인원은 23명으로 그중 3명은 해병대 하사관에서 합격한 김동준, 신양수, 나(강복구)이고 나머지 20명은 당시 대학교를 졸업한 학사 출신 20명이었다. 이렇게 23명은 하나 낙오 없이 전원 소위로 임관한 후 나는 해병연대 2대대 5중대 2소대장으로 배치되었고 심선택 소위는 3대대 부관으로 배치되었다. 당시 1대대장은 고길훈 중령, 2대대장은 김종기 중령, 3대대장은 김윤근 중령이었다. 그 후 인천상륙작전에 같이 참전하고 서울탈환과 함경도로 진격했을 때 나는 소속이 다른 심선택 소위가 전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함흥에서 후방으로 후퇴한 후 부대를 재정비하고 도솔산으로 공격하는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가서야 심선택 소위의 전사를 알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3대대에 배치된 심선택은 매사에 빈틈이 없고 또한 영어 실력이 뛰어나 당시 김윤근 대대장은 그를 인사부관으로 임명하고 함경도 전투에 참전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소대 지휘관도 아닌 그가 어째서 전사했는지를 알아보니까 중공군의 참전으로 아군이 포위되었을 때 3대대도 후퇴하게 되어 내일 아침 8시면 후퇴하기 위해 준비를 마치고 난 후 밤이 깊었는데 갑자기 심선택 소위가 대대장한테 “먼저 후퇴 지점으로 간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때 대대장은 “심 부관 내일 아침이면 대대 전체가 이동하는데 그때 같이 가지 왜 먼저 가려고 그러는가?”라고 물으니까 심 소위는 무엇에 쫓기는 듯 “먼저 가겠습니다” 하면서 지프를 타고 먼저 떠났다는 것이었다. 그런 후 이튿날 후퇴 지점에 와서 보니까 심선택 소위가 보이지 않아 알아보니까 낙오된 해병대원을 구하려고 갔는데 함경남도 마한령의 계곡에서 인민군이 쏜 총탄을 맞고, 그 자리에서 그만 전사했다는 것이었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참전기 3회를 마치며 해방된 지는 6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3년 후 국가 위난의 시기에,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모교 인천상업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젊은 선생님이 계셨다. 뜻한 바가 있어 시흥보병학교에 입교하였고 해병 소위로 9·15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하였다. 1950년 11월 12일 날 함경남도 마한령에서 제자 해병대원을 구하려다가 인민군의 흉탄을 맞고 24살의 나이로 전사한 인천의 아들이다. 해병 소위 심선택 선생님을 추모하는 충혼탑(忠魂塔)은 인천 그 어디에도 없다. 먼 훗날에도 해병 소위 심선택 선생님의 나라사랑 마음을 기억해주기 바라면서 이 참전기를 기록한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선택 소위는 24세에 전사했기 때문에 모교 6년제 공립 인천상업중학교 제자들, 조카 그리고 육군보병학교 동기생의 증언으로 참전기를 대신한다. ■ 심선택 소위의 인천상업중학교 제자였던 이경종 6·25 편찬위원이 남기는 말 나는 6년제 공립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 재학 중일 때 6·25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1950년 12월 18일 인천을 출발하여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육군 제2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서 자원입대하여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4년간 공부할 시기를 전쟁터에서 보냈다.이후 46년의 세월이 흐른 뒤, 1996년 7월 15일부터 큰아들(이규원)과 같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참전 역사와 전사(戰死) 사실이 밝혀질 때는 마음을 어떻게 가눠야 할지 모를 때가 한 두 번이 아녔고 눈물이 앞을 가린 적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내가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다닐 때 영어 선생님이셨던 심선택 선생님의 육군보병학교 입교, 해병 소위 임관과 함경도의 마한령에서 24세에 전사한 사실을 밝혔을 때 나는 큰 충격을 받았었다. 이제 6년제 공립 인천상업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셨던 심선택 선생님의 발자취와 전사를 관계된 분들의 증언으로, 그리고 동작동 국립묘지 서쪽 14블록의 한 귀퉁이에 누워 계신 선생님의 묘소를 큰아들 이규원과 함께 1997년 8월 13일 참배한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
  • 진웅섭 “급증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관리”

    진웅섭 “급증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관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1일 강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 등 편법대출에 대해 현장점검 등을 통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풍선효과를 사전에 막아 8·2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그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최근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주택거래량 증가 등으로 증가세가 다소 확대됐지만, 8·2 대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일부 차주들이 LTV·DTI 규제 강화로 줄어든 주택담보대출을 충당하기 위해 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재현될 수 있어 신용대출에 대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계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 대출은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최근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규제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이용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재차 당부했다. 전 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들어 1분기 8조 6000억원, 2분기 11조 8000억원으로 증가세를 확대해 상반기 20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규모(15조 6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단독] 국세청, 주택매매 가장한 ‘위장증여’ 집중 감시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기획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이 양도세 중과(重課)를 피하려고 친족 등 특수관계자에게 싼값으로 집을 팔았다고 신고한 이들을 집중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관계 당국은 정상적인 시가 범위를 벗어난 특수관계자 간 부동산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했다. 아파트 등 주택 거래가 이뤄지고 나면 중개인 등을 통해 국토부에 실거래가 신고가 접수되는데, 이는 전산망을 통해 국세청 엔티스(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로 전달된다. 시가보다 낮게 매매가 됐을 경우에는 거래 상대방 등 신고 내역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 국세청 관계자는 “8·2 대책 발표 뒤 자녀에게 매매 형식으로 편법 증여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모와 자녀 등 특수관계자 사이의 거래는 특히 주의해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자 간 거래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추정, 증여세를 물린다. 물론 실제 매매를 한 경우, 집을 산 사람이 돈을 벌어 집을 판 사람에게 지급한 증거가 확실하면 매매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정상적인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매를 가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이다. 최근 양도세 중과가 예고되면서 다주택자 사이에 이런 편법 증여가 악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적발하면 국세청은 즉각 부당행위로 판단,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세를 부과하는 한편 과소신고 가산세 10%도 추가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A씨가 3억원에 구입한 주택이 5억원으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3억원에 팔았다고 치자. 적발되면 A씨는 5000만원이 넘는 양도세와 가산세를 내야 한다. 아들도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산 등이 발달해 편법 증여나 비정상적 거래는 감시망을 피해가기 어렵다”면서 “다음달부터는 투기과열지구 내 거래가액 3억원 이상의 주택취득자를 대상으로 자금 출처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세청 ‘정치 세무조사 TF’ 가동… 태광실업·다음카카오 점검할 듯

    국세청 ‘정치 세무조사 TF’ 가동… 태광실업·다음카카오 점검할 듯

    국세청이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평가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의 시발점이었던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2014년 정윤회 문건 보도 뒤 보복 논란이 일었던 통일교재단에 대한 세무조사 등이 주요 재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국세청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승희 국세청장, 전국 세무관서장 등 3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국세행정개혁 TF’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국세청은 1년에 두 차례 전국 세무서장들이 모두 모이는 관서장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새 정부 출범 및 한 청장 취임 뒤 처음 열린 관서장회의다. TF는 세무조사 개선, 조세정의 실현 등 2개 분과로 구성됐다. 단장은 외부 위원인 강병구 인하대 교수, 부단장은 서대원 국세청 차장이 맡는다. 각 분과는 학계·시민단체·경제단체 출신의 외부 위원 5명과 국세청 내부 위원 4명씩으로 각각 구성됐다. 세무조사 개선 분과는 과거 정치적 논란이 된 세무조사를 점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높이기 위한 세무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국세청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적폐청산’ 시도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행해진 세무조사에 점검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08년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노 전 대통령의 측근 박연차 회장에 대한 수사의 단초가 됐고, 검찰은 노 전 대통령까지 수사를 확대했다. 결국 이 수사는 비극적 결론으로 이어졌다. TF는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통일교재단, 다음카카오 등에 대한 세무조사 등도 광범위하게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점검 대상이 될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언론 등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건이 주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또 대기업·대재산가 변칙 상속·증여 검증 TF를 내년 2월 말까지 6개월간 운영한다. 한 청장은 “대다수 성실한 납세자에게 상실감을 주는 대기업·대재산가의 탈세, 역외탈세 등은 더욱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TF는 대기업의 기업 자금 불법 유출, 해외 현지법인을 이용한 국외 소득 이전, 계열 공익법인과 관련된 변칙거래, 협력업체와 관련된 불공정행위의 탈세 관련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아울러 국세청은 ‘갑질’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프랜차이즈 본부, 불공정 하도급거래자 등의 편법 탈세도 정밀하게 조사하기로 했다. 다운계약 등 양도소득세 탈루, 주택취득자금 변칙증여 등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탈세행위도 집중 검증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세청, ‘세무조사 개선 방안 모색 TF’ 운영한다

    국세청, ‘세무조사 개선 방안 모색 TF’ 운영한다

    국세청이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 세무조사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 탈세를 집중적으로 검증하고자 관련 TF도 설치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승희 국세청장, 전국 세무관서장 등 3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국세청은 1년에 두 차례씩 전국 세무서장들이 모두 모이는 관서장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이자 한승희 국세청장 취임 후 첫 번째로 열리는 관서장회의다. 국세청은 안정적인 세입 조달로 178조 원에 달하는 새 정부의 재정 수요를 원활히 뒷받침하고 공평 과세를 다지기 위해 지능적·변칙적 탈세에 대응 역량을 높이는 쪽으로 국세행정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국세청은 우선 국민적 관심이 큰 분야에 대한 국세 행정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자 국세행정 개혁 TF를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세무조사 개선, 조세정의 실현 등 2개 분과로 구성됐다. 단장은 외부 위원인 강병구 인하대 교수가, 부단장은 서대원 국세청 차장이 맡는다. 각 분과는 학계·시민단체·경제단체 출신의 외부 위원 5명과 국세청 내부 위원 4명씩으로 각각 구성한다. 세무조사 개선 분과는 과거 정치적 논란이 된 세무조사를 점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높이기 위한 세무조사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국세청은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 등을 비롯해 일부 세무조사를 두고 정치적 배경 때문에 조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과거 세무조사의 배경을 재점검한다는 방침은 새 정부의 ‘적폐 청산’과도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세정의 실현 분과에서는 조사공무원의 전문성 향상 방안, 지능적·악의적 탈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대기업·대재산가 변칙 상속·증여 검증 TF를 내년 2월 말까지 6개월간 운영하며 자녀 출자법인을 부당 지원하거나 변칙적 일감 몰아주기·떼어주기 등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를 차단하기로 했다. TF는 대기업의 기업 자금 불법 유출, 해외 현지법인을 이용한 국외 소득 이전, 계열 공익법인과 관련된 변칙거래, 협력업체와 관련된 불공정행위의 탈세 관련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국세청은 이외에도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정보, 탈세 제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보험 병·의원, 현금 수입 전문직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프랜차이즈 본부, 불공정 하도급거래자의 편법적 탈세를 엄정 조사하는 한편 다운계약 등 양도소득세 탈루, 주택취득자금 변칙증여 등 부동산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탈세 행위도 정밀 검증하기로 했다. 국가 간 정보 공조, 금융정보 자동교환, 현장활동 등으로 역외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이전가격 조작,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한 다국적 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행위(ATP)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세무조사 대상을 선정할 때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탈세 혐의가 높은 분야와 업종을 발굴하기로 했다. 성실 납세자 지원을 위해선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적용해 대기업·고소득자, 영세·중소납세자, 탈세 고위험군 등 납세자 유형별로 세금 납부 사전 안내자료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결제자료, 건강보험 청구정보, 국고보조금 집행명세 등 외부기관 과세 자료를 수집해 안내자료 기반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신고 분석자료를 신고 기간 중이 아닌 365일 언제든지 조회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세금 신고서 항목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미리채움, 모두채움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현재 700여 개에 달하는 홈택스 서비스를 전면 모바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성실 중소납세자의 세무조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간편 조사를 확대하고 특히 양도가액 3억원 미만인 소규모 납세자를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간편 조사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본청에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한다. 위원회는 납세자보호관 외에는 전부 외부 위원으로 구성해 독립적 지위를 갖추도록 했다. 아울러 지방청 납세자보호담당관, 세무서 납세자보호실장을 단계적으로 외부에 개방하고 세무조사 사전 통지 기간을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민 납세 지원 차원에서 근로장려세제를 내년 10% 상향하고 장애인 단독가구 연령을 폐지하는 등 지원대상도 확대한다.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대해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유흥주점 등 일부 소비성 서비스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에 대해 조사 유예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세청 내부 개혁에도 나선다. 국세청은 본·지방청에 현장소통팀을 신설해 일선 업무량 감축, 업무프로세스 혁신 등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혁신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아울러 유능한 여성 관리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국세 공무원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전문보직제도’ 시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동산 세금 탈루자 ‘일벌백계’… 투기세력 준동 막는다

    부동산 세금 탈루자 ‘일벌백계’… 투기세력 준동 막는다

    국세청이 12년 만에 부동산 투기에 맞서 ‘기획 세무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대상이 고작 286명이다. 2005년 ‘8·3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2700명을 세무조사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1 규모다.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지 않고 혐의가 확실한 투기 세력만 콕 찍어 집중적으로 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2005년 8·31 대책 발표 직후의 세무조사는 6개 지방청 조사국에 세무서까지 나섰고 기획조사에 통상적으로 따르는 양도소득세 조사까지 동시에 이뤄졌다. 대상도 광범위했다. 반면 이번에는 세금 탈루 혐의가 확실하고 각각의 유형별로 그 정도가 심각한 이들로 대상이 특정됐다. ‘핀셋 조사’인 셈이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서울지방국세청 등 전국 6개 지방청의 조사국 전 조직이 동원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부동산 거래 과정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예상을 깨고 핀셋 조사로 전환한 데는 ‘국정과제 추진에 권력기관 동원’ ‘행정력 낭비’ 등의 비판은 피하고 일벌백계를 통해 투기세력 준동은 막는 ‘일석이조’의 노림수가 깔려 있어 보인다. 주요 조사 대상 4가지 유형 가운데 주택 구입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자와 미성년자 등이 100건으로 전체 조사 대상의 3분의1이 넘는다.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와 분양권까지 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 올해 상반기 10억원대 반포 아파트를 사들여 자신 명의의 주택이 4채가 된 무직자 등이 대표적이다.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국세청이 이렇게 구체적 사례까지 제시한 것은 이미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혁신도시에서 고액 프리미엄이 형성된 아파트 분양권을 12차례나 팔면서 세금은 400만원밖에 내지 않거나, 현재 프리미엄 시세가 4억원인 강남 지역 아파트 분양권을 팔고도 양도차익이 없다고 신고해 세금을 내지 않는 등 다운계약서 작성 혐의가 짙은 이들도 조사 대상이 됐다. 탈세,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실제로 투기에 나선 부동산 중개업자, 편법 증여를 받아 대치동의 전세보증금 15억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고액 전세 세입자, 수십 채의 빌라를 팔고도 소득을 축소 신고한 주택 신축 판매업자도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세금 탈루를 위해 다운계약서 등 거짓계약서를 작성한 양도자와 양수자는 1가구 1주택 등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모두 조사 대상이다. 조사 대상자의 수는 많지 않지만 대표적인 투기 및 탈세 유형을 모아 놓은 모양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다주택자 임대소득 탈루 조사도 별도로 준비할 수 있다”면서 “(이번 조사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세청, 286명 핀셋조사…부동산 투기 심리 잡는다

    국세청이 부동산 값 급등 지역에서 변칙 증여나 다운계약서를 활용해 세금을 탈루한 286명의 혐의를 포착하고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세포탈 혐의가 확실한 투기세력에 ‘본때’를 보임으로써 투기 심리를 누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세청은 지난 ‘6·19 부동산 대책’ 당시 청약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전 지역과 경기 7개시, 세종, 부산 7개구와 기타 주택가격 급등 지역의 부동산 거래를 분석해 탈루 혐의가 짙은 286명을 선별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국세청이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다주택자 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2005년 노무현 정부의 ‘8·31 대책’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에도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곧바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대상자는 30세 미만으로 직업이나 소득이 없으면서 고가 주택을 소유하거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 보유자, 다운계약으로 시세보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적게 신고한 이들이다. 분양권 다운계약이나 불법 전매를 유도하는 등 탈세 행위를 조장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긴 중개업자, 고액 전세금을 편법 증여받거나 주택 가격 급등 지역에서 소득을 축소 신고한 주택 신축 판매업자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거래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금융 추적 조사를 할 방침이다. 부동산 취득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업소득을 빼돌려 축소 신고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사업체까지 통합 조사를 받게 된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이번에는 탈루 혐의가 명백한 사람들을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했고, 범위를 확대할지는 주택 거래 동향 등을 보면서 향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조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세종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인간 배아 연구, 왜 필요한가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인간 배아 연구, 왜 필요한가

    최근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비후성 심근증을 초래하는 유전자 변이를 인간 배아에서 교정해 정상 유전자로 복구시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전에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을 시도한 사례가 있었으나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었고 교정된 세포와 교정되지 않은 세포가 섞이는 ‘모자이크 현상’이 나타나는 한계도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수정 후가 아니라 수정과 동시에 난자에 도입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극복했다. 또 자체 개발한 절단 유전체 시퀀싱 방법을 통해 변이 유전자만 교정하고 다른 유전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 가위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허용됐으며, 관리 규정에 따라 실험 후 모든 배아는 폐기됐다. 그러나 유전자 가위가 도입된 배아와 도입되지 않은 배아 사이에 배반포 발달에 있어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만약 산모에 착상했다면 변이가 교정된 건강한 아이가 출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배아의 변이 유전자를 고치는 방식은 비후성 심근증에 국한되지 않고 대부분의 유전병에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유전자 가위를 구성하는 가이드 RNA만 맞춤형으로 새로 합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1만여개가 넘는 유전질환의 대물림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배아 유전자 교정은 전 세계 수천만명에 달하는 유전질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는 성과임은 분명하나 생명윤리 차원에서 몇 가지 우려와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인간 난자와 배아를 실험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다른 적절한 대안이 있다면 인간 생식세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생쥐와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 배아 유전자를 교정한 사례가 학술지에 보고됐으나 이들 동물과 인간 유전자는 염기서열이 달라 인간 배아에서 유전자 가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더욱이 인간 배아 연구를 통해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성과가 많아 네이처에 발표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위해 귀중한 난자를 기증한 해외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둘째, 착상 전 유전자검사(PGD)란 방법이 있는데 굳이 배아 유전자 교정을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번 논문에 분명히 밝혔지만 유전자 가위는 PGD의 대안이 아니라 PGD와 함께 사용돼 착상에 적합한 건강한 배아의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인공수정이 항상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착상에 적합한 배아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셋째, 국내 생명윤리법은 인간 배아 연구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피하기 위해 유전자 가위를 해외 연구진에 제공하고 배아 실험 후 DNA를 들여와 분석한 것이 편법이란 지적도 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변호사에게 자문을 한 결과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2015년 말 미국 국립과학원과 영국 왕립과학원, 중국 과학원은 인간 배아 연구는 허용하되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 발표 뒤 하루 만에 유전학 관련 국제학회 11개는 공동성명을 통해 각국 정부가 인간 배아 연구를 금지해서는 안 되고 연구비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도 이런 국제적 논의에 부합하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연구 활성화와 의료·생명공학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국내 환자와 가족들이 매일 흘리는 눈물, 후손들이 받게 될 고통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 [‘세기의 재판’ 삼성 결심 공판] 朴특검 “승계 위한 뇌물 혐의 입증”… 삼성 측 “승계 프레임 씌워”

    [‘세기의 재판’ 삼성 결심 공판] 朴특검 “승계 위한 뇌물 혐의 입증”… 삼성 측 “승계 프레임 씌워”

    박영수 특별검사는 7일 직접 법정에 출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 간 뇌물 혐의가 입증됐다”고 단언했다. 반면 삼성 측은 “마치 국가보안법 사건처럼 (특검의) 추측만으로 공소장이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박 특검이 “3세 승계를 위해 (삼성이) 정경유착 고리를 강하게 형성했다”고 지적하자 삼성 측은 “특검이 사업구조 개편을 ‘승계 작업’이란 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특검과 삼성의 입장은 지난 53차례 공판에서 그랬듯 평행선을 달렸다. 특검의 구형 절차와 삼성 측 최후변론은 90분 가까이 이어졌다. 특검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인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필요성(2014년 5월)→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독대에서의 정경유착 합의(9월)→삼성전자 자금으로 최순실씨 모녀 지원(2015년 8월 이후)’ 구도를 제시한 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신규 순환출자고리 해소 문제, (해외펀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 측 송우철 변호사는 “특검이 법적 논증에 눈감은 채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따라 정유라씨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수백억원대 지원을 했지만 최씨 일가 때문에 지원 성격이 변질됐으며, 삼성이 로비의 일환으로 지원했다는 것은 특검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논리다. 송 변호사는 “승마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 아니라 최씨의 강요 내지 공갈에 의한 것”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를 부인했다.또 이번 사건을 특검이 ‘에버랜드 사건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편법 승계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라고 명명했던 점을 들춰낸 뒤 송 변호사는 “사건 당사자도 다른 20년 전 사건과의 연계는 논점 일탈이고, 연좌제를 연상시킨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씨의 독일 회사인 코어스포츠에 삼성전자가 78억여원을 보내며 성립된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양측은 명확한 시각차를 내비쳤다. 삼성 측은 “승마 유망주를 위한 합법적 용역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하는 경향이 확인된다”면서 “당시 계약이 불법이란 점을 삼성이 미리 알고 만들어 둔 뇌물 혐의 은폐 장치”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지난 수사·공판 과정에서의 말 바꾸기를 서로 지적하며 신경전을 펴기도 했다. 특검은 “피고인들의 주장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번복됐다”며 “이 부회장 범행 은폐를 위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으로 송 변호사는 “특검이 기소 내용의 모순점을 외면하다 최근 52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영재센터 관련 봉투를 직접 전달했다는 부분을 삭제하는 등 무리한 주장을 이어 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서는 오는 25일 열리는 이 부회장 1심 선고가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을 인정한다면 혜택을 입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역시 유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문] 박영수 특검 “이재용 헌법가치 훼손” 결심공판 논고문

    [전문] 박영수 특검 “이재용 헌법가치 훼손” 결심공판 논고문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에 연루된, 삼성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장충기 전 차장(사장)·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박 특검은 이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을 제시하기에 앞서 이들의 혐의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논고’를 했다. 아래는 특검팀의 논고 전문.   1. 들어가는 글 먼저, 약 5개월 동안 준비기일을 포함해 무려 55회나 기일을 진행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검사로서는 수사를 개시한 이래,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사안을 확인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법률가로서 품격을 지키면서 편향된 가치와 시각을 갖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면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과정을 통해 나타난 피고인들의 태도를 볼 때,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 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59개의 계열사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기업입니다. 대통령은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자입니다. 따라서 대통령과 삼성은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두고 크고 작은 잠재적 현안으로 상호 긴장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내 유보금 과세 추진의 후퇴’ 등이 그 한 예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더욱 거세진 ‘경제 민주화’ 바람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 재벌 개혁을 요구하게 되었고, 더군다나 삼성으로서는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접합되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굴욕적으로 최순실의 딸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되었고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실체인바,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예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승계 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 시키려고 하였습니다.   3.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이 사건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여 300억 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였고,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으며, 피고인 이재용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돈을 건네준 사실과 그룹 총수의 가담 사실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원을 준 사실과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및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통상의 뇌물 사건에 있어서 입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사실을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고, 그에 더하여 공판 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관련 증거들에 의해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뇌물공여 기간 중에 진행된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신규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하여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도 입증되었습니다. 반면에,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직무상 요구 이외에 개인적 친분 등 다른 사유로 이 사건 지원을 할 이유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실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교부한 이 사건 각 금원들은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임이 명백하게 입증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본건 관련 증거들의 증명력 및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최근의 기업 비리 사건들을 살펴보면 사후적으로 수사가 개시된 후에 증거인멸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하여 허위 용역 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범죄를 숨기기 위한 수단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경향이 확인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뇌물을 제공하면서 허위 용역계약 등을 통하여 뇌물 제공 사실을 은폐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피고인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이 실체진실이 아닌 범행 은폐를 대비하여 사전에 허위로 만들어 둔 것은 아닌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범행은 경제계의 최고권력자와 정계의 최고권력자가 독대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하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과 주요 정부부처 등이 동원되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 정해지면서 진행된 범행입니다. 즉, 독대 자리는 큰 틀의 뇌물제공 의사 합치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개별적인 뇌물제공 과정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루어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태도를 살펴보면, 범행 당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실을 잘 모르고 동원되었던 사람마저도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된 사실 자체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 등으로 인하여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유지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피고인 이재용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삼성그룹 관련자들은 피고인 이재용의 범행 은폐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들이고,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신빙성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4. 피고인들 변명의 부당성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위하여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본건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들에 반한다는 점이 재판 과정을 통하여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그에 더하여 본건 자금 지원 경위를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사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었습니다. 실체 진실은 하나일 것인데, 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함에 있어 그 주장 내용이 수사와 재판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변경된다는 것은, 피고인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임이 명백합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본건 자금 지원에 대하여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교부한 것으로 직권남용의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본건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확인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본건 자금 지원은 2014년 9월 15일 최초 독대에서 형성된 상호 편의 제공의 합의에 따른 정경유착의 결과였습니다. 단순히 직무상 권한을 앞세운 대통령의 위협에 굴복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이재용 피고인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 여러 가지 도움이나 혜택을 기대하면서 자발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용 피고인은 실제로 합병을 포함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에 더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이재용과 대통령의 독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최지성의 책임 하에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이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과거 기업범죄에서 총수를 살리기 위하여 전문경영인이 허위자백을 한 경우와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 역시 피고인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의 허위 주장에 불과합니다.   5.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 필요성 재판장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 빨리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여야 합니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과의 독대라는 비밀의 커튼 뒤에서 이루어진 은폐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국정원 주도 댓글 사건’의 구체적 자료가 공개되듯이 대통령 기록물이나 공무상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추어진 사실도 머지않아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과 진술 번복을 통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을 기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피고인 이재용은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국회 청문회 석상에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삼성그룹은 2008년경 있었던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국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한 점에 대해 매우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재판부와 국민 앞에 사과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권력과 유착되어 사익을 추구하는 그룹 총수와 그에 동조한 일부 최고경영진입니다. 이들은 본건 범행에 대하여 전혀 반성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마저 저버리고 있습니다.   6. 결어 이제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 사건 법정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들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의 선고기일은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대출채권 소각, 채권자와 채무자 간 균형 맞춰야/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월요 정책마당] 대출채권 소각, 채권자와 채무자 간 균형 맞춰야/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채권자가 제 동의 없이 집에 있는 곡물을 모두 가져가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이 항의에 함무라비 법전에서 채권자는 채무자 승인 없이 가져간 곡물 전부를 반환하고 채권도 취소한다. 이 법전이 만들어진 기원전 1750년쯤에도 채권자의 추심이 꽤 가혹했던 것 같다. 함무라비 왕은 채권자 우위의 사회에서 최소한의 채무자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법률에 담았다. 그러나 채권자는 채무상환에 실패한 채무자 가족을 노예로 삼을 수 있었다고 하니 고대사회는 채권자 우위의 사회였을 것이다. 현재는 채무 조정, 파산 등을 통해 채무자를 보호하지만, 채무를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여러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또 시효를 연장해 가며 채무를 독촉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 우위의 문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채무는 갚아야 하고 채권자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말 채무를 갚지 못할 상황인 사람에게도 채무를 갚지 못하면 평생 채무 불이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경제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벼랑 끝에 내몰린 채무자에게도 사회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포용적 금융’이다. 포용적 금융은 우리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한문학자 장유승씨의 일일공부에 보면 송필항이라는 사람이 숙종에게 올린 상소의 내용이 나온다. “큰 병에 걸린 사람은 원기가 소진되어 간신히 숨을 쉬니, 편안히 눕히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며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흔들어서 정신을 어지럽히고 괴롭혀서 기운이 빠지게 하면 죽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백성이 진 빚은 남겨둬 봤자 국가의 재산이 될 수 없습니다. 허울뿐인 장부를 지키면서 진짜 원망을 초래하는 것과 허울뿐인 장부를 버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낫습니까” 이 상소문의 핵심은 허울뿐인 장부를 지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말인데 이는 결국 상환 능력이 없는데 계속 추심을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이득이 없으므로 이러한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왕조 때도 상환 능력이 없으면 포용적 금융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있어 왔으며, 최근에 정부와 금융권이 추진 중인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소각이나 장기 소액 연체채권의 채무 경감 방안 모두 이러한 역사적인 고민과 일맥상통한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이미 법률적으로 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므로 추심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편법으로 시효를 부활시켜 채무자들에게 지속적인 추심을 가능케 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어 왔다. 이와 같이 편법으로 추심되는 소멸시효완성채권의 경우 사회질서 안정이라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소각하는 편이 맞다. 장기 소액 연체채권의 경우에도 채권자의 권리는 보호돼야 하므로 상환 능력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채무는 끝까지 이행해야 한다. 다만 철저하게 심사를 했는데도 상환 능력이 없다면 포용적 관점에서 채권자에게 극단적 피해가 없는 한 채무자가 사회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적 이익에 부합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상환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리해 주면, 기존에 힘들게 상환해 온 사람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환 능력 심사를 제대로 해서 정말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리한다면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정책에 정답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복잡하게 얽혀 있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 버린 알렉산더 대왕의 선례를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 R&D 보조금은 눈먼 돈… ‘창조경제’의 민낯

    R&D 보조금은 눈먼 돈… ‘창조경제’의 민낯

    최근 들어 중소기업 등에 지원되는 각종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연구비 횡령·편취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창조경제’ 성과를 위해 정보기술(IT) 업계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한 여파로 보인다. 보조금 집행 과정만을 통제하는 지금의 관리·감독 방식에서 벗어나 결과물까지도 공개해 누구나 검증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3일 국가권익위에 따르면 정부 R&D 보조금 부정수급 관련 신고는 2014년 4건에서 2015년 37건, 2016년에 53건 등 해마다 급증했다. 현재 권익위는 서울의 IT 업체가 정부 연구개발비 수억원을 빼돌렸다는 제보 등 20여건의 R&D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확인 중이다. 김응태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장은 “연구개발비 횡령·편취 사건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만큼 늘고 있어 이 분야 보조금 부정 수급 여부를 전담해 감시할 계획”이라면서 “이제는 관리·감독기관도 보조금 지원에만 머물지 말고 정부 보조금이 투명하게 집행되는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정부부처가 IT 업체 등에 경쟁적으로 ‘묻지마’식 보조금을 지급한 여파가 부메랑이 됐다고 추정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정부 연구개발비를 ‘눈먼 돈’으로 여기다 보니 정상적인 기업 활동은 등한시하고 정부 자금만 받아 생존하는 업체가 상당수”라면서 “편법으로 정부 보조금을 타내는 노하우를 컨설팅해 주는 업체까지 생겨날 만큼 시장 상황이 매우 혼탁하다”고 설명했다. IT 분야가 전문 영역이어서 이들 업체가 연구 목적에 맞게 보조금을 쓰는지 정확히 평가하기 힘들다는 점도 부정 수급을 부추긴다. 권익위 관계자는 “어지간한 횡령·편취 노하우는 업계 전체가 공유하고 있어 형식상으로는 문제 될 것 없이 서류를 꾸민다”면서 “공무원 중에 IT 전문가가 많지 않다 보니 내부자 제보가 아닌 이상 이들을 적발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권익위 관계자는 “정부 R&D 보조금 편취는 정산서류 조작과 직원 허위 등록, 보조금 목적 외 사용 등 유형이 거의 정해져 있다. 우리에게 조사권만 있어도 쉽게 찾아낼 수 있겠지만 지금의 권한으로는 심증이 있어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이 수많은 업체의 R&D 과정을 일일이 관리감독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이제부터라도 보조금 지원 과정 전체를 공개해 누구든 이를 검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업체들 역시 연구 결과물에 책임을 지게 해 (보조금만으로 생존하려는) 도덕적 해이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 블로그] 먼지 쌓인 中企대출 감독규정… 금융위 이번엔 채찍질 먹힐까

    [경제 블로그] 먼지 쌓인 中企대출 감독규정… 금융위 이번엔 채찍질 먹힐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같은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과 담보대출 위주의 손쉽고 안정적인 영업에만 안주해 혁신기업이나 신산업 분야에 자금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경영평가항목 반영” 있지만 몰라 사실은 중소기업 대출은 이미 ‘관리 대상’입니다. 금감원의 ‘은행업 감독규정 및 은행검사 매뉴얼’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비율 준수 실적을 은행 경영실태평가 중 경영관리 적정성 부문에 평가, 반영한다”고 합니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여신운용 규정’에도 “시중은행은 원화 금융자금 대출 증가액 45% 이상을 중소기업자에게 지원해야 하며 미달 때 한은은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실적 낮아도 제재 수위 낮아 외면 시중은행에선 이런 규정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감독이라는 ‘채찍’이 약하기 때문일까요? 금융 당국 관계자는 “(중기 대출 비율이)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반영돼 있지만 수많은 평가 항목 중 하나라 실효성은 높지 않다. 다른 평가 계량지표가 1등급으로 양호하면 중기 대출이 미비해도 등급 하락폭이 제한적”이라고 밝힙니다. 한은의 ‘제재’ 도 한의 ‘총액대출한도’를 줄이는 수준인데, 저금리로 돈이 넘쳐나는 은행에서는 무섭지 않습니다. 은행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대출 담당자가 전선 위의 참새에게 “너 담보 있니?”라고 묻는다는 겁니다. 기업이 돈을 빌릴 때 담보가 없으면 아예 생각지도 말라는 뜻이지요. 중기대출 ‘총량’만 가지면 우량 중소기업에만 대출을 몰아주는 편법이 있습니다. 사실 중요한 건 신기술을 가진 벤처나 스타트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이지요. ●은행 “부실기업 트라우마 우려” 시중은행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기업금융 부실화에 대한 트라우마가 크다”고 항변합니다. ‘조상제한서외’(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외환은행) 등은 관치 탓에 부실 대기업에 대출한 죄로 공적자금을 수혈받거나 합병됐는데, 은행들은 그 악몽을 지울 수 없답니다. 당시 소매금융을 하던 국민은행(주택은행)은 승승장구합니다. 최 위원장이 “모든 은행이 국민은행화”라고 말했지만, 다 배경이 있는 거죠. ‘은행이 전당포냐’고 경고한 만큼 시중은행의 영업 관행이 과연 개선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송영무 “사드 임시배치, 국민이 불안하다면 재고한다는 의미”

    송영무 “사드 임시배치, 국민이 불안하다면 재고한다는 의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에 대해 “임시배치라는 것은 국민이 불안하다고 하면 재고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송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드 임시배치라는 의미는 (북한이) 레드라인을 너무 빨리 넘었기 때문에 임시로 배치해 놓고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송 장관은 “변화하는 환경 등을 감안했을 때 임시배치라도 하는 것이 국민에게 약속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외적으로도 고려해 그렇게 (임시배치를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의 안전을 확인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임시’라는 말을 썼지, 편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이어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면 한반도 지역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잡아낼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 친구 3명은 결국 고향 송마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내 친구 3명은 결국 고향 송마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4)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임시로 탈영병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아들 이규원(인천 소재 치과 원장) 씨의 도움으로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 1명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는 부산까지 걸어가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000명과 참전 스승(심선택 소위, 신봉순 대위)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 소위·24세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이용화 인터뷰 일시 1997년 10월 12일 장소 인천보훈회관 대담 이용화 이경종(6·25 편찬위원) 이규원(6·25 편찬위원장·이경종 아들)자원입대한 이용화와 그의 친구들 임면기 인천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 후 17살에 전사 문병열 인천상업중 4학년 때 자원입대 후 17살에 전사 이하수 인천해성중 4학년 때 자원입대 후 17살에 전사 이용화 김포중학교 4학년 때인 17살에 자원입대 후 12년 3개월만에 만기 제대 1947년 6월 25일 : 송마리 4명의 친구 대곶국민학교 졸업 1950년12월 21일 : 이들은 나이가 어려서 국민방위군 소집대상이 아니었지만, 인민의용군에 강제로 끌려가기 싫어서 국민방위군을 따라 부산진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를 향해 걸어서 남하를 시작함 1951년 1월 11일 : 송마리 4명의 친구는 함께 20일간 걸어 부산진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에 입소하였으나 김포에서 부산까지 20일 동안 걸어 내려갈 때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지독한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을 고생을 함 1951년 1월 24일 : 송마리 4명의 친구는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인해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에서 나와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 입소하여 육군으로 자원입대함 1951년 2월 20일 : 이들 송마리 친구는 훈련소와 동래 보충대까지 함께 있었으나 대구 보충대에서 서로 헤어짐 1951년 5월 22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문병열이 1번째로 전사함 1951년 8월 12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이하수가 2번째로 전사함 1951년 9월 20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임면기가 3번째로 전사함 1963년 4월 20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이용화만 혼자 살아남아서 자원입대한 지 12년 3개월만에 명예제대함●나의 아름다운 고향 송마리 내(이용화)가 태어나 살던 김포시 대곶면 송마리 동네는 서해가 가까운 매우 아름다운 시골이었고 당시 80여 가족이 살고 있었으며 그때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4명의 동생이 있었다. ●내가 겪은 6·25와 인민군 6·25 전쟁이 일어난 일요일은 집에 돌아와 어머니를 도와 밭에서 보리를 베고 있을 때인데 새벽부터 유난히 북쪽에서 ‘쾅,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그때까지도 계속 들려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튿날이 되어 학교에 갔는데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그렇게 지나는 동안 어느 틈엔가 우리 동네에 인민군이 들어오고 어린 학생들까지 인민의용군으로 강제로 끌려갔다. ●피난 생활 나는 위급함을 느끼고 급히 경기도 고양시에 계신 고모님 집으로 피신해 가 있었으며 그곳에서 두 달을 숨어 지냈다.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민군이 물러가자 나는 집으로 돌아와 ‘이제는 공부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군이 또 밀리게 되어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또 피난을 가야 하나 걱정하고 있을 때 1950년 12월 18일이 우리 집 막냇동생 돌날이라 돌떡을 먹는 중에 우리 부모님께서는 피난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심하시는 것이었다. ●4명의 친구 국민방위군을 따라서 남하 1950년 12월 중순경에 국민방위군 영장이 동네 청년들에게 나왔는데 1950년 12월 21일날 국민방위군들이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문병열·이하수·임면기·이용화)도 따라가기로 하고 김포에서 출발하였다. 그때 우리는 중학교 4학년으로 어려서 국민방위군 소집대상이 아니었지만, 송마리 3명 친구와 나는 인민군에 강제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함께 20일간을 걸어서 부산까지 내려갔다. ●국민방위군 사건 전시에 신속한 병력 동원을 위하여 1950년 12월 제정한 국민방위군법에 의한 군대였으나 1951년 1·4 후퇴 때 국민방위군 50만명 중에서 9만명이 굶거나 얼어 죽은 사건이 발생하여 총사령관 김유근 등 5명이 총살당했고 국민방위군은 1951년 5월에 해체되었다. ●부산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에 입소 송마리 동네 4명의 친구는 6·25 사변 초기에 인민군이 들어와서 어린 학생들까지 인민의용군으로 강제로 끌고 간 것을 알기 때문에 국민방위군을 따라서 남하한 것이었다. 인민의용군에 강제로 끌려갔던 학생들은 결국 실종됐다. 최종 목적지는 부산진 국민방위군 수용소였으며 부산에 도착했을 때는 국민방위군들이 수용되어 있었던 부산지 국민방위군 수용소에서 약 2주간 있었다. 우리가 있었던 국민방위군 수용소는 범일동에서 해운대 가는 쪽에 있었다. 국민방위군은 아니었지만 국민방위군을 따라서 남하한 우리도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인하여 크나큰 배고픔과 추위의 고통을 당했었다. 고향이 또다시 북한 인민군에게 점령당해 있어서 우리 송마리 4명의 친구는 나이가 어리지만 군에 자원입대하기로 결정했다. ●17살에 육군 제2훈련소에서 자원입대 송마리 4명의 친구는 함께 육군 제2훈련소(부산진국교)로 입소하여 약 2주 동안 망가진 일본식 장총으로 열심히 훈련받았으며 사격훈련은 M1소총으로 실탄 6발을 쏘고 수류탄 투척 등으로 마지막 훈련을 마쳤다. 그런 다음 군번을 받고 정식 군인이 된 후에는 동래 보충대를 거쳐 대구 보충대로 갔다. 대구 보충대에서 우리 송마리 4명의 친구는 모두 헤어졌고 나는 당시 대구에 있던 8사단 10연대 2대대 6중대 본부에 배치되었다. 당시 대구에 있던 8사단은 강원도 횡성 전투에서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많은 병력 손실을 당하고 대구에 와서 재편성하는 중일 때 내가 배치됐던 것이었으며 그때 한 달 동안 재교육받고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 투입되었다.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 전투 지역은 지리산 일대였으며 그때 2달 동안 공비토벌을 통해서 실전을 경험한 후 동부 전선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이동할 때에는 화물열차에 1개 중대씩 태우고 이동하였는데 이동할 때는 주먹밥도 제대로 못 먹어 많은 고생을 하였으며, 제천을 거쳐서 진부령까지 올라가서 1주일 정도 쉬다가 다시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에서 수도사단과 교대를 했다. 그때 그곳에서 3개월간 여름 장마를 겪으면서 맡은 전투는 1031고지 전투였는데 처음 1차 공격은 야트막한 무명고지였으며, 2차 공격은 854고지이고, 3차 공격이 마지막 목표인 1031고지였다. 처음 공격 시작했을 때는 울창했던 산림이었는데 탈환하고 보니까 함포사격까지 가세하여 1031고지 정상이 7m나 낮아지고 나무가 없는 운동장으로 변하였다. ●송마리 4명의 친구 17살에 자원입대하다 중공군의 참전으로 국군과 UN군이 밀리면서 1950년 12월 21일 우리 동네 인천상업중학교 문병열, 인천해성중학교 이하수, 인천중학교 임면기 등 3명의 친구와 함께 나는 어리기 때문에 국민방위군은 아니었지만 국민방위군을 따라 걸어서 남하하였다. 우리 4명은 송마리, 영등포, 수원, 안성, 괴산, 문경, 의성, 영천, 경산, 청도, 밀양, 삼랑진, 김해, 구포를 20일간 같이 걸어서 지나갔고 부산에서 한날한시에 함께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다. ●17살에 전사한 송마리 고향 친구 임면기 국립묘지에 누워 있는 임면기는 부모님께는 효자이고 또한 학구열이 강해 학교에서는 1등을 하는 수재였으며 인천중학교 4학년 때 같이 부산까지 내려가 자원입대하여 8사단에 배치되어 1951년 9월 20일 연기에서 전사하였다. ●17살에 전사한 송마리 고향 친구 문병열 국립묘지에 누워 있는 문병열은 정의감이 강해 남을 괴롭히는 일이 없었으며 토론을 할 때도 조정자 역할을 잘했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꼭 해내는 친구로 인천상업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하여 제5사단 35연대에 배치되어 1951년 5월 22일 전사하였다. ●17살에 전사한 송마리 고향 친구 이하수 국립묘지에 위패만 있는 이하수는 부모님이 늦은 연세에 낳은 외아들로 귀하게 자랐고 항상 명랑한 장난꾸러기로 인천해성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하여 8사단 16연대에 배치되어 1951년 8월 12일 강원도에서 전사하였다. ●강원도 백암산 전투 참전 우리 사단은 지리산 공비토벌 후 강원도 양구 쪽으로 이동해서 약 20일간 재편성을 한 다음 전투지역인 양구군 반상면 문등리 북방 백암산 전투지역으로 출동하게 되었다. 이 지역 전투를 마치고 그간의 병력 손실을 정비하기 위해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에 재투입 되었으며 그곳에서 공비토벌 하면서 재정비하고 이듬해에 다시 854전투 지역으로 재투입되었다. 이후 막바지 휴전회담이 진행 중일 때 쌍방 간에 한 치라도 더 땅을 차지하려는 전투로 많은 병력 손실을 보게 되었다. 휴전이 된 이후에 나는 장기 군 복무를 신청해 각 부대를 전전하면서 국방의무에 충실하였다. ●3명의 친구는 결국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내가 군 복무 연장을 신청했던 이유는 인민군 치하의 쓰라림을 같이 겪다가 1950년 12월 21일 함께 남하하여 군에 입대하였으나, 같이 자원입대한 3명의 친구인 인천상업중학교 문병열, 인천해성중학교 이하수, 인천중학교 임면기가 전사한 것 때문이었다. 나만 홀로 살아남아 고향 땅을 밟는다는 것이 그 당시에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군에 그대로 남을 결심을 했던 것이었다. 1950년 12월 21일 날 송마리 4명의 동네 친구는 조국을 지키려고 고향을 떠나 부산진까지 20일간 걸어서 남하하여 함께 1951년 1월 10일에 입대하였으나 나 혼자만 1963년 4월 친구들이 함께 자원입대한 지 12년 3개월만에 파란 많은 군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다. ●3명의 이름 영원히 기억되길 기억해보니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47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이름이지만 내 가슴 속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친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병열, 이하수, 임면기…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3명의 이름을 기억하고 기록해주려는 이경종·이규원 부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 호에 3회 계속 참전기 2회를 마치며 대곶면 송마리에서 태어나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부산진까지 20일간 걸어서 남하한 중학교 4학년이었던 동네 친구 4명이 있었다. 비록 고향 송마리 그 어디에도 전사한 3명의 중학생을 기억해주는 추모비는 없지만 먼 훗날에도 중학교 4학년 학생들의 애국심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이 참전기를 기록한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 文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는 오뚜기

    文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는 오뚜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일 기업인과의 대화 첫날에 참석토록 초청한 오뚜기는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경제와 맞물려 있다. 오뚜기는 재계순위 232위로 쟁쟁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물리치고 초대받았다.문 대통령과 오뚜기가 일맥 상통하는 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문 대통령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이를 가장 잘 실현한 회사가 오뚜기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3099명의 직원 가운데 기간제는 36명뿐이다. 대형 마트의 시식코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비정규직이지만 오뚜기의 경우 정규직이다. 창업주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절대로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또 라면값은 2008년 이후 10년째 동결돼 있다. 밀가루 등 재료 값이 모두 올랐으나 라면 값을 올리지 않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갓뚜기’로 불린다.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정권 교체기를 틈타 치킨값을 올리려다 비난 여론으로 철회한 것과는 대비된다. 지난해 9월 창업주 함태호 회장이 작고하면서 함영준 회장이 1조 6500억원 정도의 자산규모를 상속받았다. 이 과정에서 탈법이나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 상속세 1500억원을 5년 분할로 그대로 납부하기로 했다고 YTN이 24일 보도했다. 이 외에도 심장병 어린이 돕기와 장애인 자립 지원 등으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오뚜기의 이런 행보가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뚜기 손녀 함연지, 연예인 주식부자 5위…현재 근황은?

    오뚜기 손녀 함연지, 연예인 주식부자 5위…현재 근황은?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15개 기업 중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식품 기업 오뚜기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손녀이자 함영준 현 회장의 장녀인 함연지(25)의 근황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오뚜기 카레 광고에도 직접 출연했던 함연지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 티쉬예술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후 지난 2014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데뷔했다. 지난 5월 종영한 KBS1TV 드라마 ‘빛나라 은수’에 ‘정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연예인 주식 부자’로도 유명하다. 함연지는 14세이던 2006년 이미 12억원에 달하는 오뚜기 주식 1만 주를 갖게 돼 미성년 주식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에는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가 366억원(지난 4월 기준)으로 연예인 주식순위 랭킹 5위에 올랐다. 함연지는 지난 5일 국내 대기업 임원 아들 A씨와 결혼했다. A씨는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유명 대학을 졸업한 뒤 홍콩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십을 마치고 최근 싱가포르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뚜기는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한 곳으로 SNS에서는 착한 기업 ‘갓뚜기’라고 불린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1800명의 시식사원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최근 식품 가격 인상이 계속됐지만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아 소비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또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대의 상속세금을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재벌 2, 3세들의 편법 상속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보기 드문 사례였다. 함태호 창업주는 2015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 규모의 주식을 기부했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시작해 수천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함영준 회장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폴란드 ‘사법부 장악법’ 의회 통과…경고했던 EU 리더십 다시 시험대

    폴란드 ‘사법부 장악법’ 의회 통과…경고했던 EU 리더십 다시 시험대

    폴란드 상원이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대법원 체제 개편 법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 투표 이후 결속력이 약화된 EU 리더십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폴란드 상원은 이날 대법원 체제 개편법안을 찬성 55표, 반대 22표, 기권 2표로 가결시켰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 법은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서명하면 시행된다. 대법원 개편안은 대법관의 임명 권한을 법무장관에게 이전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는 입법, 사법, 행정부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한 국가법원평의회(KRS)가 이 권한을 갖고 있으나 이제는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우파 성향 집권당 ‘법과 정의당’ 정권이 사법부를 장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앞서 하원에서도 지난 20일 이 법안이 찬성 235표, 반대 192표로 가결됐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는 “우리 사법부가 효율성과 신뢰성을 갖추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들은 여당의 사법부 장악 음모라며 강력 반발했고, 시민들의 반정부 집회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 당시 공산주의 정권에 맞서 싸웠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도 이날 시위에 동참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정부의 사법부 장악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폴란드 집권당의 사법개혁안은 EU 모든 회원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EU 장관회의에서 폴란드의 투표권을 박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U는 9월 25일까지 폴란드에 개혁안을 뒤집을 시간을 줄 계획이다. 하지만 폴란드 정부는 “외세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폴란드는 2004년 헝가리, 체코 등 다른 동구권 9개국과 함께 EU에 가입했다.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EU 집행위가 폴란드를 제재하려 해도 회원국의 만장일치에 따른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폴란드와 친한 헝가리의 반대로 제재가 어려울 것”이라며 “동구권 국가들이 EU에 대거 가입한 이후 EU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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