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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비 잘됐다더니…고용부, 기업 현실 제대로 파악했나

    준비 잘됐다더니…고용부, 기업 현실 제대로 파악했나

    사업장 실태조사 진행 중인데도 김영주 장관은 “큰 문제 없을 것” 李총리가 경총 의견 받아들이자 고용부 “계도기간 필요” 말 바꿔 노동계 “또 사용자 편들기” 비판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두고 근로 감독으로 적발되는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 최장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그동안 “대부분 기업은 준비가 잘돼 있다”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을 비롯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고용부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간과했고 대응책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부는 20일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의 시정 기간을 주겠다”고 밝혔다. 고용부의 이번 조치는 근로시간 단축을 유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 감독을 통해 적발되는 위반 사업장에 대해 처벌 대신 시정 기간을 준다는 의미다. 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아 적발되면 3개월의 시정 기간이 부여되고, 사용자가 요청하면 다시 3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현행 근로 감독관 집무 규정상 최장 14일인 시정 기간이 6개월로 늘어나는 셈이다. 시정 기간 동안에는 형사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이 기간에 사용자가 위반 사안을 시정하면 사법 처리되지 않는다. 다만 시정 기간 내 사용자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검찰로 송치된다. 김왕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시정 기회를 충분히 부여해도 책임을 방기하는 사업주는 처벌된다”며 “채용 공고나 훈련, 내부제도 개선 등 시정 기간 내 조치를 취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52시간 근무가 가능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로 시간 위반으로 고소·고발이 이뤄지면 시정 기간이 주어지지 않고, 통상적인 조사를 거쳐 법 위반 사안이 있으면 검찰에 송치된다. 고용부는 “법은 다음달부터 시행되고, 사업주는 법 준수 의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부는 고소·고발 사례에서도 근로시간 준수를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등 사용자 노력을 포함한 다양한 사정을 고려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산업 현장의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계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제도 실시 3주를 앞둔 지난 11일에서야 근로시간 판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300인 이상 사업장 실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만만디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결국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날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6개월간의 계도 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고용부에 건의했다. 고용부는 “처벌보다는 계도 중심으로 감독할 것”이라면서도 시정 기간 확대와 같은 개선 방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경총의 건의는) 연착륙을 위한 충정의 제안으로 받아들이고,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고 밝히면서 계도 기간을 허용하는 방안이 급하게 마련됐다. 경총의 제안이 수용되면서 노동계는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처벌이 면제되는 6개월은 편법과 꼼수를 설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도 “6개월 봐주기는 정부와 여당이 또다시 사용자 편들기에 나선 것”이라면서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 존중 사회’ 실현 정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수시민협, 낭만포차 깜깜이 여론조사 취소하라 비난

    여수시민협, 낭만포차 깜깜이 여론조사 취소하라 비난

    여수시민협이 여수의 대표적 관광상품인 낭만포차 장소에 대한 시민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시에 촉구했다. 여수시민협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여수시가 종화동 해양공원에서 3년째 영업중인 낭만포차를 이전하지않고, 그대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은 부적절하다”며 “낭만포차에 대한 깜깜이 여론조사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 과반수 이상은 현 위치에 반대하고 있는데도 ‘존치’ 의견이 다수라는 시의 발표는 명백한 여론 왜곡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민단체의 반발속에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인도 선거 공약을 통해 ‘낭만포차 이전’을 약속한 바 있어 현 자리 존치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수시민협은 “시가 낭만포차 장소에 대한 의견을 알기위해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여론조사는 대다수 시민들은 모르고 있어 정식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온라인 정책네트워크 만사형통을 통해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의 존치, 폐지, 이전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여론조사는 성별, 나이, 지역 등 사회 계층별 분석을 통해 편향성을 없애고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시는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상식 이하의 여론조사로 시민들을 기만하려고 한다”고 우려를 보였다. 여수시민협은 ‘정주민의 생활환경과 관광활성화’ 부분과 ‘정주여건 보전과 원도심 활성화’의 중요한 측면이 무시된 채 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자료로 삼는 것은 만사형통이 아닌 만시지탄으로 가는 원인이 될 것이다고 했다. 여수시민협은 “시가 각종 여론을 조사할 때마다 특정 부류에게 유도성 질문을 하거나 편향적이고 왜곡된 조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졸속 행정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시는 매년 각종 연구용역 비용으로 수백억을 지불하고도 용역 결과를 시행하지 않아 혈세만 낭비하거나, 시민들이 실제 겪는 불편에 대해서는 편법으로 여론을 조작해서 시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낭만포차 존폐와 이전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론 편향과 왜곡의 여지가 있는 온라인 만사형통을 통한 여론조사를 중단하라”면서 “신뢰를 얻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우리 쌀 고추장, 고춧가루는 중국산

    우리 쌀 고추장, 고춧가루는 중국산

    중국산 명태→ 용대리 황태 등가공지로 제품명 ‘꼼수 작명’관련 규정 없어 소비자만 혼란 강원도 휴가지에서 ‘용대리 황태’를 구입한 주모(27)씨는 뒤늦게 원산지 표기를 확인하곤 분통이 터졌다. 황태마을로 유명한 지역 이름을 앞세운 제품명과는 달리 황태의 원산지는 ‘중국산’이었다. 주씨는 “포장지에 쓰여 있는 내용만 철석같이 믿고 당연히 국내산으로 생각했다”면서 “속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주부 안모(50)씨도 오랫동안 애용하던 국내산 기름 제품의 원산지를 최근에 확인하곤 충격에 빠졌다. 안씨는 “국내에서 만들었다기에 당연히 국내 콩으로 만든 것인 줄 알았는데, 국내 공장에서 가공만 했다니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식품에 외국 원산지 대신 국내 가공지 등을 제품명으로 달아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는 ‘꼼수’가 판치고 있다. 소비자가 포장지에 적힌 제품명을 통해 직관적으로 제품을 파악하는 것을 이용해 마치 외국산도 국내산인 것처럼 둔갑시킨 것이다. 허술한 현행 원산지 표기법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서울신문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 10여곳을 분석한 결과, 특히 수산물을 말린 포류나 양념류에서 이런 혼동을 주는 제품명이 다수 발견됐다. 한국에서 사실상 씨가 말랐다는 명태는 버젓이 ‘중국산을 섞지 않은 순수 용대리 자연건조 황태채’, ‘강원도 고성 씹을수록 고소한 먹태’ 같은 이름의 가공식품으로 대량 판매되고 있었다.대형 온라인 쇼핑몰 L몰에 입점한 명태 가공식품 17개 제품 중 9개, H몰에서는 3개 제품 중 2개, E몰에서는 13개 제품 중 6개가 ‘가공지’를 ‘제품명’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시판 명태 제품 절반 이상이 이런 꼼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양념류 제품에도 이런 꼼수는 만연했다.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은 미국·브라질·파라과이 콩 100%를 국내 공장에서 가공한 기름이었다. ‘우리 쌀로 만든 태양초 고추장’도 쌀은 국내산이었지만, 고추 양념과 고춧가루는 중국산이었다.그러나 관련법에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런 꼼수를 제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는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짓이 아닌 애매한 편법으로 원산지를 헷갈리게 하는 경우는 딱히 문제 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실하게 운영되는 현행 원산지 표기법에 대폭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원산지 표기법을 시행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정부가 여력이 없어 사실상 소비자단체에 감시를 맡긴 모양새”라면서 “이런 시스템 때문에 업계가 해이해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국장은 “업체가 불법을 자행한다고 보기에 앞서 법제도부터가 모호하고 추상적인 내용이 많아 엉터리”라면서 “원산지에 관련한 법 제도 자체를 꼼꼼하게 손봐 소비자 인식차와 실제 표기의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우리 황태, 우리 고추장이라면서 원재료는 중국산...’국내산 둔갑 꼼수‘

    우리 황태, 우리 고추장이라면서 원재료는 중국산...’국내산 둔갑 꼼수‘

    ‘가공지’를 ‘원산지’처럼 보이게 제품명 달아 ’국내산 둔갑 꼼수‘ 강원도 휴가지에서 ‘용대리 황태’를 구입한 주모(27)씨는 뒤늦게 원산지 표기를 확인하곤 분통이 터졌다. 황태마을로 유명한 지역 이름을 앞세운 제품명과는 달리 황태의 원산지는 ‘중국산’이었다. 주씨는 “포장지에 쓰여 있는 내용만 철석같이 믿고 당연히 국내산으로 생각했다”면서 “속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주부 안모(50)씨도 오랫동안 애용하던 국내산 기름 제품의 원산지를 최근에 확인하곤 충격에 빠졌다. 안씨는 “국내에서 만들었다기에 당연히 국내 콩으로 만든 것인 줄 알았는데, 국내 공장에서 가공만 했다니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하는 식품에 외국 원산지 대신 국내 가공지 등을 제품명으로 달아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는 ‘꼼수’가 판치고 있다. 소비자가 포장지에 적힌 제품명을 통해 직관적으로 제품을 파악하는 것을 이용해 마치 외국산도 국내산인 것처럼 둔갑시킨 것이다. 허술한 현행 원산지 표기법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서울신문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 10여곳을 분석한 결과, 특히 수산물을 말린 포류나 양념류에서 이런 혼동을 주는 제품명이 다수 발견됐다. 한국에서 사실상 씨가 말랐다는 명태는 버젓이 ‘중국산을 섞지 않은 순수 용대리 자연건조 황태채’, ‘강원도 고성 씹을수록 고소한 먹태’ 같은 이름의 가공식품으로 대량 판매되고 있었다.대형 온라인 쇼핑몰 L몰에 입점한 명태 가공식품 17개 제품 중 9개, H몰에서는 3개 제품 중 2개, E몰에서는 13개 제품 중 6개가 ‘가공지’를 ‘제품명’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시판 명태 제품 절반 이상이 이런 꼼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양념류 제품에도 이런 꼼수는 만연했다.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은 미국·브라질·파라과이 콩 100%를 국내 공장에서 가공한 기름이었다. ‘우리 쌀로 만든 태양초 고추장’도 쌀은 국내산이었지만, 고추 양념과 고춧가루는 중국산이었다.그러나 관련법에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런 꼼수를 제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는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짓이 아닌 애매한 편법으로 원산지를 헷갈리게 하는 경우는 딱히 문제 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부실하게 운영되는 현행 원산지 표기법에 대폭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원산지 표기법을 시행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정부가 여력이 없어 사실상 소비자단체에 감시를 맡긴 모양새”라면서 “이런 시스템 때문에 업계가 해이해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국장은 “업체가 불법을 자행한다고 보기에 앞서 법제도부터가 모호하고 추상적인 내용이 많아 엉터리”라면서 “원산지에 관련한 법 제도 자체를 꼼꼼하게 손봐 소비자 인식차와 실제 표기의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출발! 주 52시간 근무제] 주말+야근 12시간 넘으면 처벌…거래처와 저녁 등 현장 ‘혼란’

    [출발! 주 52시간 근무제] 주말+야근 12시간 넘으면 처벌…거래처와 저녁 등 현장 ‘혼란’

    아침 일찍 출근해 늦은 밤까지 일하는 장시간 근로 문화는 그동안 ‘근면 성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직장인들의 건강과 가정을 앗아 갔다. 정부 공식 통계만 봐도 매일 한 명의 노동자(지난해 354명 사망)가 오랜 시간 일하다 목숨을 잃는다. 야근과 특근이 반복되는 일터에서 어둠 속에 불을 밝힌 사무실은 당연한 풍경이었다. 다음달부터 늦은 밤까지 불이 켜진 사무실이 적지 않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는 일주일에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부서장뿐 아니라 사업주도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장시간 노동이 한번에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주35시간제, 유연근무제 도입, 신규 채용 확대 등 저마다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포괄임금제’(실제 노동시간과 상관없이 정액 임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비롯한 편법과 꼼수는 여전하다. 직장인들은 ‘저녁이 있는 삶’ 대신 ‘무늬만 52시간제’가 될까 우려한다. 우선 시행을 코앞에 둔 주52시간제를 사례 중심으로 궁금증을 살펴봤다.#1. 주52시간 근무 시행이 다가왔지만 A씨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출근 시간은 오전 9시이고, 퇴근 시간은 오후 6시로 정해져 있지만 항상 오후 8시가 넘어야 퇴근한다. 월말엔 주말 출근도 잦다. 주52시간제가 시행되는 다음달이면 정시 퇴근이 가능할까. A씨는 점심시간(1시간)이 휴게 시간으로 정해져 있다면 평일 10시간씩 일하고 있고, 월 1~2회 주말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근로기준법에는 평일 하루 8시간, 토·일요일을 포함해 연장 근로를 일주일에 12시간까지 할 수 있다. A씨는 현재 매일 2시간씩 연장 근무(월~금 총 10시간)를 하고 있어 주말 근무를 한다면 2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또 연장 근무를 하는 시간엔 통상임금의 1.5배의 연장근로수당을 받아야 한다. 연장 근로가 12시간을 넘어가면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받는다. 이는 A씨가 자발적으로 연장 근무를 해도 마찬가지다. 이를 묵인한 사업주는 처벌받을 수 있어서 강제로라도 퇴근을 시켜야 한다. 노사가 자발적인 연장 근무에 대해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불가능하다. 근로기준법은 노사 합의나 단체협약보다 우선이다. 법 시행 이후에도 회사가 장시간 근무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이를 강요한다면 가까운 지방노동관서에 신고해야 한다. 물론 출퇴근 관리시스템, 업무 관련 수기나 메모, 동료들의 증언, 출퇴근 교통카드 사용기록 등 주52시간을 초과해 일했다는 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2. 거래처와 저녁 식사 자리가 잦은 B씨는 주52시간제가 시행돼도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삶이 유지될 것 같다. 회사가 밤 9시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식사 자리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아서다. 거래처 직원과의 회식, 업무 중 흡연, 장거리 출장 이동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산업 현장에선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다. 고용노동부는 다음주 행정 해석과 과거 판례를 기초로 근로시간에 대한 판단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시행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나오는 가이드라인이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회식이나 출장을 근로시간에 포함할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사용자 지시에 의한 것인지 또는 지휘·감독하에 있었는지, 근로계약상 업무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 등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근로계약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점심시간을 휴게 시간으로 정한 회사에서는 점심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회식 역시 사용자의 지휘·감독이나 지시가 아니라면 근로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작업을 위한 부속 시간,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워크숍과 출장 중 이동 시간이나 복장을 갈아입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고용부 측은 “사용자의 지시 여부, 업무 수행 정도, 수행이나 참여를 거부할 때 받는 불이익 여부, 시간·장소 제한의 정도 등을 종합해 사례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이 나오더라도 구체적인 사례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혼란은 제도 시행 이후 한동안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거나 출장이 잦은 근로자나 정확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종에 대해서는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노사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재량근로제’를 도입하는 곳도 있다. #3. 비정규직인 C씨는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금처럼 받을 수 없다.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되지만 임금이 줄면서 이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투잡을 해야 하는 삶’이 시작될까 걱정이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받는 임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전체 근로자(5인 미만 사업장·특례업종은 제외)의 11.8%인 95만 5000명의 임금이 감소한다. 정부 통계로는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95만 5000명이 주52시간을 넘게 일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포괄임금제와 같은 형태로 월급을 받는 노동자나 실제 근로시간이 반영되지 않는 노동자를 고려하면 실제 주52시간 시행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노동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산한 임금 감소액은 1인당 월평균 37만 7000원으로 기존 임금의 11.5% 수준이다. 다음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4만 9000명의 임금이 월평균 41만 7000원(7.9%)가량 줄어든다. 30~299인 사업장에서는 43만 5000명이 39만 1000원(12.3%) 줄고, 5~29인 사업장에선 37만 1000명이 32만 8000원(12.6%)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자의 임금체계에 따라 줄어드는 임금도 제각각이다. 특히 기본급이 적고, 휴일이나 야간 등 연장근로수당이 많다면 타격이 더 크다. 회사가 주52시간을 지킨다면 노동자는 일주일에 최대 12시간(평일·휴일 포함)의 연장근로수당만 받는다. 줄어드는 임금 때문에 노사 갈등도 예상된다. #4. 중소기업에 다니는 D씨는 근로시간 단축이 남의 일로 여겨진다. D씨가 다니는 회사는 50~299인 사업장이어서 근로시간 단축이 2020년 1월부터 적용된다. 1년 6개월 남았지만 D씨의 회사는 신규 채용이나 유연근무제 도입과 같은 움직임이 전혀 없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산업에 미치는 여파를 감안해 제도 시행 시기를 사업장 규모별로 달리했다.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기관은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이다. 50~299인 이하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기준 매출액 600대 기업 가운데 다음달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하는 1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7.5%가 제도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300인 이상 사업장과 달리 300인 미만 사업장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조사한 결과를 보면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생산은 평균 20.3% 감소한다. 4곳 중 1곳(25.3%)은 신규 인력 채용계획을 세웠지만, 별다른 대책 없이 생산량 축소를 검토하는 기업도 20.9%나 됐다.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회사 내 PC는 모두 꺼지지만, 일을 집으로 들고 가는 자발적 재택 야근, 출퇴근 카드로 시간에 맞춰 찍은 뒤 일을 하는 형태의 ‘무늬만 52시간 근무’도 등장할 수 있다. 김유경 노무사는 “52시간을 초과한 노동을 강요받는다면 근무 기록과 같은 증거가 있어야 대응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노동자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각종 편법과 꼼수에 대한 근로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청약 과열’ 하남 신규 분양단지 특사경 투입

    최근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난 경기 하남시 신규 분양에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이 대거 투입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4일부터 하남 포웰시티 2603가구, 미사역 파라곤 925가구를 대상으로 불법·편법 청약 행위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포웰시티와 미사역 파라곤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당첨만 되면 3억∼4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로또 아파트’로 불리고 있다. 포웰시티 등에 청약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날 오전 한때 금융결제원의 아파트 청약 사이트인 ‘아파트투유’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약통장 불법 거래를 비롯해 위장 전입 등 다양한 유형의 청약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라며 “특사경을 투입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1953년 가을, 부친은 큰아들 유골함을 받고 대성통곡하셨다”

    “1953년 가을, 부친은 큰아들 유골함을 받고 대성통곡하셨다”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김우종 ▲인천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 ▲해병 6기로 참전·전사 (군번 9210662) 김우종(17세 참전·18세 전사)1933년 4월 10일 : 인천 영종도 중산리 출생1947년 : 인천영종국민학교 졸업(제24회)1950년 12월 18일 : 인천중학교 4학년 재학 중에 인천을 출발하여 마산까지 20일간 걸어서 내려감.1951년 1월 24일 : 마산에서 해병 6기로 자원입대해 참전.1951년 8월 31일 : 강원도 월산령 김일성고지에서 전사.아랫글은 6·25 전사 인천 학생 김우종의 유골을 대전 현충원으로 이장하면서 기록한 것으로 월간 서해문화 2002년 1월호에 ‘불멸의 꽃!’으로 기고한 글이다. 고(故) 김우종은 전사하였기 때문에 아래의 글로 ‘김우종 참전기’를 대신한다. ‘불멸의 꽃!’ (6·25 전사 인천 학생 사연) 인천학생·스승 6·25참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에서는 1996년 7월 15일 창립 이래로 그동안 제보를 받거나 혹은 기록을 찾아 많은 6·25 전사 인천 학생들을 찾았으나 아직도 미확인 6·25 참전 전사 인천 학생들이 많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확인된 전사자의 묘지를 기록에 담기 위해 본 편찬위원회에서는 그 기록의 정확성을 기하고자 여러 차례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은 바 있으며 전사자 위패 또한 일일이 확인하였다. 인천 각지에 흩어져 잠들고 있는 6·25 참전 전사 학생들에 대하여 월간 서해문화에 ‘불멸의 꽃! 6·25 전사 인천학생’으로 연재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6·25 전사 인천 학생 묘가 여기저기 흩어져서 점차 잊혀가는 현실을 되돌아보고, 우리들이 한 번쯤 함께 그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기억하는 것이 뜻 있는 길이라 기록한다.고향에 돌아온 6·25 전사 인천 학생들 유골 1950년 6·25 사변 발발 후 전쟁이 한창일 때 전사한 전사자들은 그 당시 전투가 워낙 치열했기에 정부에서는 일정한 묘지를 정하지 못하고 유골을 직접 유가족에게 전하였다. 한 줌의 재가 되어 부모님 품에 안기게 된 군대 갔던 아들들의 부모님들께서는 가슴이 베이는 마음으로 대성통곡하시고는 집 근처 아들이 놀던 양지바른 동산에 곱게 묻어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5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 부모님들은 거의 모두 돌아가시고 그 전사자의 형제들마저 노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다. 즉 전사자들의 형제들은 50여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6·25 사변 때 전사한 동생이나 형의 무덤을 더 이상 관리하기가 어려워 자신들의 마음이 무겁다면서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길을 본 편찬위원회에 문의해 오는 것이었다. 육군본부 민원실에 알아보았던 바 이장(移葬) 양식(월간 서해문화 1998년 9월호 게재)을 참고하여 대전 현충원까지 모시고 오면 대전 현충원 묘지에 안장할 수 있다는 대답을 받았다. 첫 번째 6·25 전사 인천 학생 유골 이장 국방부 이장 양식에 따라 대전 현충원 문 앞까지 가기까지의 일은 유가족 입장에서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어느 유가족이 국립묘지에 이장할 수 없는가 하는 물음이 있었다. 이에 본 편찬위원회 이규원 치과 원장은 국방부에 타진하여 이장 방법을 서해문화 1998년 9월호에 자세히 게재한 바 있다.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에서는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도에 있는 해병 6기 전사자 김우종의 묘를 2001년 5월 27일에 국립묘지로의 이장하는 첫 번째 이장 계획을 수립하였다.故 김우종의 동생 김문종의 증언 고 김우종의 동생 김문종의 증언에 따르면 1950년 12월 18일 새벽에 김우종이 인천 영종도 집을 떠날 때 김우종 아버지는 “그 무거운 책은 왜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그때 김우종은 “아버지 염려 마세요. 우리들은 남하하더라도 공부는 계속할 겁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김우종은 영종 나루터까지 걸어가서, 인천학도의용대 영종지대 대원들과 같이 나룻배를 타고 인천으로 건너가 인천축현국민학교에서 출정식을 마치고 마산까지 20일간 걸어서 내려가서, 해병대 신병 모집에 응하여 해병 6기로 자원입대하였다.6·25 전사 인천 학생 김우종의 묘 이장1953년 가을 아들의 전사통지서와 유골함을 받고 6·25 전사 인천 학생 김우종의 부친은 대성통곡을 하셨다. 그리고 마을 뒷산(인천 영종도 중산리 월촌) 양지바른 곳에 묻으시고 해마다 아들을 기리는 제를 지내주셨다. 1998년 3월 29일부터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에서는 김우종 유가족의 협조하에 국방부와 대전 현충원 등에 6·25 전사 인천 학생 김우종의 유골을 이장하는 것에 대하여 승인을 받는 노력을 하였다. 2001년 5월 27일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묻혀 있는 김우종 전사자의 무덤을 열어 유골을 수습한 후 대전 국립 현충원 제1 묘역 제27구역 16129에 안치하였다. 6·25 전사 인천 학생 묘의 이장 사업 계획 인천 학생·스승의 6·25 참전 역사를 발굴하기 위하여 창립된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에서는 김우종 전사자와 같이 아직도 고향 땅에 묻혀 있는 6·25 전사 인천 학생들의 유해를 국립묘지로 옮기는 이장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글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참전기 11회를 마치며 한때 인천에 6년제 중학교에서 공부하던 중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징병 모집에 대하여 한참이나 어려서 입대할 필요가 없었던 어린 중학생이었습니다. 인천중학교 4학년 김우종은 마산까지 저의 아버지와 같이 내려가서, 해병 6기로 자원입대하여 전사하였습니다. 6·25 전사 인천 학생 김우종이 학창시절을 보낸 옛 6년제 인천중학교(현재 제물포고교)의 넓은 운동장은 아직도 김우종을 기억합니다. 김우종과 같이 부산까지 걸어가서 입대하셨던 저의 아버지께서는 언젠가 김우종이 공부했던 제물포 고교 운동장 한편에 김우종을 기리는 추모비를 건립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이규원 치과 원장(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큰아들인 이규원 치과 원장(6·25 참전사편찬위원장)이 사비 4억원을 들여서 6·25 전사 인천학생스승 추모관을 건립하여 인천 중구청에 기부채납하려는 제안을 인천 중구청은 거절하였다. 추모관 기부채납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6·25 참전 인천학생 이경종(현 85세)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때 자원입대·참전 인천학생 6·25 참전관 설립자·초대 관장
  • [씨줄날줄] 경영권 승계/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경영권 승계/이순녀 논설위원

    김정주(50) 넥슨 창업자가 그제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다.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 NXC 대표인 그는 1000억원 재산의 사회 환원도 약속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역사가 길지 않고, 대다수 창업자 나이도 50대 전후로 젊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아직 경영권을 대물림한 선례는 없다. 기업 오너가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것이 당연시되는 국내 풍토에서 김 대표의 공개 선언이 IT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주목되는 이유다.김 대표는 2년 전 대학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 매입대금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당시 1심 법정에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가와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등 외국 IT 기업은 전문 경영인 승계가 보통이다. 가족 경영이나 가업 승계가 흔치 않은 서구의 전통적인 기업 문화에 따른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세 자녀 대신 친구이자 동료인 스티브 발머에게 최고경영자 자리를 넘겼다. 그는 자녀들에게 재산도 조금만 물려주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뒤 팀 쿡을 CEO로 맞았다. 팀 쿡은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바통을 잘 넘겨주는 것은 (나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라며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경영권 승계를 언급했다. 한진그룹 오너 3세의 갑질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무차별적인 경영권 대물림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재벌 부모를 뒀다는 이유 하나로 능력과 자질에 대한 검증 없이 경영 수업은 고사하고, 인격 수양조차 덜 된 철부지 3세, 4세들이 경영권을 제멋대로 휘두른 폐해는 애먼 회사 직원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이를 위해 상속세를 한 푼이라도 덜 내려는 재벌의 경영권 편법 승계 행태도 목불인견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기업 자금의 불법 유출, 차명재산 운용, 변칙 자본거래 등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국세청은 어제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역외 탈세 행위를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등 경영권 편법 승계 검증의 끈을 바짝 조이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피땀 흘려 일군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나 가족 경영을 무조건 배척할 수는 없다. 다만 가족 승계를 결정하기 이전에 자녀의 능력과 자질을 꼼꼼히 따지고, 상속세 등도 법대로 내야 한다. 그땐 누가 비난할 수 있겠나. coral@seoul.co.kr
  • “의원급 병원 근무 간호조무사 10명 중 4명 급여 최저임금 이하”

    “의원급 병원 근무 간호조무사 10명 중 4명 급여 최저임금 이하”

    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도 수당·복리비·근로시간 등 줄여 61.8%가 임금 내리거나 동결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도 의원급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10명 가운데 4명은 최저임금 이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은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 삭감 등으로 인해 오히려 지난해보다 임금이 낮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원급 간호조무사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30일 발표했다. 노무법인 ‘상상’이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의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49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현재 최저임금 이하를 지급받는 간호조무사는 40.1%에 달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임금이 오른 경우는 38.2%에 불과했다. 61.8%는 동결되거나 인하됐다. 경력이나 근속연수가 늘어도 보상은 미흡했다. 현재 직장에서의 경력이 5년 이내 간호조무사의 절반은 최저임금 이하를 받았다. 3~5년 이내 경력을 가진 간호조무사의 50.4%, 5~10년 경력을 가진 간호조무사의 38.5%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다. 사업장의 근로자 수별 최저임금 지급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최저임금은 받지 못하는 간호조무사 비율은 4인 이하 사업장이 41.4%로 가장 높았으며, 5~10인 미만 사업장이 37.2%로 가장 낮았다. 사업장 내부에서 임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7%에 달했다. 이 가운데 복리후생비나 각종 수당, 상여금 등을 삭감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 휴게 시간이나 근로시간을 단축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4%였다. 직접적인 임금 삭감 사례에는 상여금 삭감이 11.5%, 식대 등 복리후생비 삭감 11.4%, 휴식시간 증가 10.0%, 수당 삭감 근로계약서 체결 9.5%, 고정 시간외수당 삭감 5.9% 등이었다. 윤 의원은 “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이긴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이후 노동계에서 우려했던 각종수당과 상여금 삭감 등 편법 사례가 사업장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사용자들이 최저임금법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한진家, 편입 비리 의혹… 새달 인하대 현장조사

    한진家, 편입 비리 의혹… 새달 인하대 현장조사

    과거 교육부 판단·처분도 조사 20년 전 자료… 실효성 우려도 학교 측 “부정 편입 사실 아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조현민)의 ‘물컵 갑질’에서 시작한 한진 오너 일가 사태가 둘째인 아들의 입시 비리 의혹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교육부가 20년 전 터졌던 조원태(42)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재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교육부는 인하대 편입학 운영 실태에 대해 다음달 4일 현장조사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사관 5명 정도가 이 대학을 직접 찾아 관련자 조사와 서류 검토 등을 한다. 의혹의 시작은 20년 전인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2살이던 조 사장은 미국의 힐버 칼리지(2년제)를 다니던 중 인하대로 편입했다. 당시 이 대학의 재단(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은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었다. 문제는 편입 때 필요한 기본 학점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 사장은 힐버 칼리지의 졸업 인정 학점 기준(60학점, 평점 2.0)에 못 미치는 33학점(평점 1.67)만 이수한 뒤 1997년 하반기에 교환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추가 취득했고, 이듬해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의 3학년 편입 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였다.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교육부는 조사를 벌여 편법 편입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 사장의 인하대 편입 취소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다. 대신 편입학 업무 관계자들을 징계하도록 대학 재단에 요구했다. 최근 관련 의혹에 대해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교육부가 다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편입 관련 서류의 법적 보관 시한이 훨씬 지나 남아 있는 자료가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언론에서 (조 사장 편입학 관련) 의혹 제기를 많이 했고, 사회적 관심도 큰 사안이라 현장 조사를 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조사하기도 전에 실효성 여부를 따지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1998년 편입학 관련 서류들을 다시 검토해 당시 판단과 처분이 적절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또 조 사장이 편입했던 시기에 다른 학생들도 교환학생 과정으로 이수한 학점을 통해 편입할 수 있었는지와 교육부의 ‘편법 편입’ 결론에 따라 징계 처분을 받은 교직원들의 근무 여부 등도 조사 대상이다. 또 인하대가 최근 4년간 편입학 운영을 법령에 맞게 했는지도 함께 점검한다. 인하대 관계자는 “당시 외국 대학과 국내 대학은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 대학 학점 이수자는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에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교육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종민 정의당 후보, 서울시장 후보토론서 ‘빅3’ 제치고 ‘신스틸러’

    김종민 정의당 후보, 서울시장 후보토론서 ‘빅3’ 제치고 ‘신스틸러’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벌인 첫 TV 토론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인물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도,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도 아니었다. 4명의 후보 가운데 인지도가 가장 낮은 김종민 정의당 후보가 이번 토론의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종민 후보는 거침 없이 핵심을 찌르는 돌직구 질문으로 토론을 주도하다시피했다. 김종민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안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면서 김종민 후보는 안 후보가 지난 대선에 출마할 때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공약을 내세운 점을 언급했다.안 후보는 “이번 정부는 너무 급격히 최저임금을 인상했고 그것을 감추려고 편법을 동원했다”면서 “정직하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실패했고 일자리를 줄이게 됐다고 고백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종민 후보는 안 후보의 대선 공약도 지금 수준의 인상폭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가 “틀린 계산이다. 산수도 못하느냐”고 반박하는 등 언쟁이 일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주제는 미세먼지 대책이었다. 김문수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입을 모아 박 후보가 재임한 7년 동안 서울시의 미세먼지 사정이 더 나빠졌다며 책임을 박 후보에게 돌렸다. 특히 안 후보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한 박 후보의 정책에 대해 150억원을 날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종민 후보는 “미세먼지 줄이는 데 150억원 쓸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 정책을 어찌 세우느냐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종민 후보는 민간 자본 7조~8조원를 끌어들여 서울 시내를 지나는 철도를 지하화하고 그 자리를 숲으로 조성하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서울지하철 9호선 사업을 글로벌 ‘먹튀자본’ 맥쿼리에 넘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엉망진창을 만들었는데 그 과오를 또 반복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김종민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으면 북한의 핵폐기와 516명에 달하는 납북자 송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오히려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인 류경식당 여종업원을 북에 다시 돌려보내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 후보는 “그런 전제조건을 붙이는 것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다. 오죽하면 북풍 선거라는 말이 나오겠느냐”면서 “도대체 어느 시대 정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김문수 후보는 ‘올드보이’도 아니고 ‘구석기 정치인’같다”고 쏘아붙였다. 김종민 후보가 박 후보을 지원사격한다고 생각했는지, 안 후보가 “김종민 후보는 박 후보의 도우미로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종민 후보는 “안 후보와 김문수 후보 사이에 도랑이 흐른다면 박 후보와 나 사이에는 한강이 흐른다”면서 “안 후보와 김문수 후보나 빨리 단일화하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김종민 후보는 자신의 공약인 ‘서울시 동반자관계 증명 조례 제정’에 대해 김문수 후보가 “동성애 인증제도가 되는 것 아니냐. 동성애 인정하면 에이즈와 출산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인권을 저버리는 혐오발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6·13선거 전후 공직사회 특별 감찰

    새달 22일까지 SNS지지 등 단속 취약 분야·기관엔 상주 감찰 나서 감사원은 6·13 지방선거를 전후해 지역 공직 사회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17개 시·도 감사기구와 함께 497명의 인력을 투입해 특별 감찰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감찰은 다음달 22일까지 진행된다. 감찰 대상은 기관장이나 단체장 등이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정치 목적 행사에 기관 예산과 직원을 편법 지원하거나 유력 인사를 초청한 정치성 워크숍을 개최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 공직선거법 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와 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 위반 행위 등이다. 집단민원 등을 핑계로 인·허가 업무 처리를 늦추거나 환경·교통 등 민생 밀착 분야의 지도·단속 업무 등을 소홀히 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특정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하는 것도 단속 대상이다. 여기에 불요불급한 외유성 해외 출장이나 당직자 무단이석, 음주·도박, 골프·여행접대, 금품·향응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 등도 면밀하게 조사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과거 단속에 여러 차례 적발된 취약 분야나 취약 기관을 선별해 기동·암행 감찰을 실시하고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지역 상주 감찰에 나선다. 아울러 자치단체장 교체기에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한 공직자 또는 기관은 포상하고 이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번에 적발되는 기강해이 사례에 대해 시·도 자체 감사기구와 협의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대물림 안 된 도전·혁신 DNA…한국경제의 맥까지 끊어진다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대물림 안 된 도전·혁신 DNA…한국경제의 맥까지 끊어진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은 1983년 ‘도쿄선언’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영 일선에서 마지막 도전이었으며, 이 전 회장은 그로부터 약 4년 뒤 세상을 떠났다. 반도체 산업은 당시 재계에선 시기상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세계 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이 됐다.●이병철 반도체·정주영 “해 봤어?” 정신 어디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이봐, 해 봤어?”의 도전정신으로 ‘제3세계’였던 한국에 처음 완성차 업체를 만들었다. 그는 앞서 그리스 선주에게 거북선이 그려진 당시 500원 지폐를 보여 주며 조선소도 없이 선박을 수주, 영국에서 차관을 내 조선소 건립과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했다. 두 회장을 비롯한 ‘창업가 1세대’와 그들의 기업을 물려받아 이끈 2~3세들, 또 1980년대 이후 창업 신화를 만들어 낸 창업가 2세대는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으로 오늘의 한국을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만든 주역이었다. 하지만 2018년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들 중 그런 혁신과 도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창업 신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1세대 창업가들이 세운 거대 기업들은 정경유착, 탈세, 경영권 편법 승계, 불공정 거래,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재벌 3~4세’들은 할아버지 세대들이 보여 줬던 기업가정신은커녕 입시비리, 갑질, 폭행 등 사건을 몰고 다녔다. 2세대 창업가들이 썼던 신화는 상당수 ‘새드엔딩’을 맞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온실 속에서 자란 3세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이런 것이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정보포털(OPNI)에 따르면 2018년 5월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 매출 순위 10위 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농협, 현대중공업 순이다. 이 기업집단들은 약 30년 전인 1987년 한국 10대 기업(현대, 삼성, 럭키, 대우, 선경, 쌍용, 한화, 한진, 효성, 롯데 순)과 대부분 일치한다. 10대 기업집단 중 30년 전에도 10위권이 아니었던 곳은 포스코와 농협 두 곳뿐이다. 상위 기업집단은 약 40년 전인 1980년대부터 큰 변동이 없었다. 상위 기업집단끼리 순위를 오르내렸고, 새롭게 진입하는 창업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로 진입하는 기업집단은 대체로 포스코(포항제철), KT(한국전기통신)와 같이 과거 공기업으로 국가 재정의 지원을 받았던 민영화 기업들이었다. 상위 기업집단의 변동폭이 작다는 것은 얼핏 전통 있는 기업들이 오랜 세월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작다는 의미로, 경제학자들이 계속 지적해 온 문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5년 보고서에서 “기업의 진입률과 퇴출률의 합인 기업교체율은 경제 역동성을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라면서 “기업 역동성은 생산성 향상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위 60개 기업집단 중 창업한 지 20년이 되지 않은 곳은 50위 이하로 내려가서야 단 4곳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네이버(1999년)가 50위, 카카오(2010년) 56위, 넷마블(2000년) 57위, 셀트리온(2002년)이 59위다.●‘2세대 신화’ STX·웅진 휘청 ‘창업가 2세대’ 신화를 쓰며 승승장구했던 일부 대기업은 경영 실패로 그룹이 해체돼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창업주 강덕수 전 회장은 쌍용중공업 최고채무책임자(CFO)로 일하던 중 외환위기 여파로 그룹이 흔들리던 2001년 퇴출이 결정된 중공업을 인수해 사명을 STX로 바꿨다. 그는 조선사업에 진출한 뒤 에너지, 해운, 건설, 금융 등에 이르는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STX를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STX는 오히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독이 돼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를 맞았다. 이후 대부분의 계열사가 매각·정리돼 STX는 전문 무역상사로 남았다. 강 전 회장은 2조 3000억원대 횡령·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무죄로 인정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1980년대 윤석금 회장이 교육·학습지 사업에서 시작해 식품, 정수기, 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 재계 30위권까지 성장시켰던 웅진그룹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12년 법정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윤 회장은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방문 판매, 교육, 렌털 사업 중심으로 그룹 재건에 매달리고 있다. 코웨이를 매각할 당시 5년 동안 렌털시장에 진출하지 않기로 계약했는데, 올해 그 기간이 끝나 이 사업에 재진출했다. ●미래에셋, 1990년대 창업 대기업 중 20위권 유일 1990년대에 창업해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곳 중 유일하게 20위 안에 든 미래에셋만이 창업가 2세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동양증권 소속으로 업계 최연소 지점장이었던 박현주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직원 8명과 벤처캐피탈을 시작해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었다. 미래에셋은 현재 부동산 투자, 생명보험 등 금융·비금융을 망라한 13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경제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물려받은 기업과 자산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대기업을 만드는 신화를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는 ‘흙수저’가 노력만으로 ‘금수저’가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서 ‘도전력’에서 “생산성이 정체된 기업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새로운 기술과 열정으로 무장한 신규 기업들이 이를 대체하면서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경제가 역동적인 경제”라면서 “우리 경제가 역동성을 회복하려면 생산성이 저하된 좀비 같은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개선하고 국민의 기업가정신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특권 내려놓겠다더니 ‘방탄 국회’ 연 진상 여야

    뻔뻔하고 낯 뜨거운 국회다. 여야는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사학재단 공금 횡령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된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국회의원 특권 포기’ 약속을 얼마나 쉽게 저버리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입으로만 정치혁신을 떠들어 댈 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하다. 체포동의안 표결의 찬반 분포를 따져 보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20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40여일 정쟁으로 국회를 공전시켰던 여야 의원들이다. 사법 심판대에 오르는 동료 의원을 보호하는 데는 눈물겨운 동업자 의식을 발휘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행정부의 불법한 억압으로부터 국회의원의 자주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번처럼 불체포특권은 범죄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을 편법으로 보호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여야의 경계를 떠나 수시로 방탄국회를 열어 비리 의원을 보호한다. 여야가 표결하더라도 1948년 제헌국회 이후 벌써 15, 16번째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참에 불체포특권을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불체포특권의 취지가 변질돼 범법 의원들의 피난처 구실을 하는 것을 더는 놔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체포동의안 투표를 무기명이 아닌 기명투표로 바꿔서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 국민이 알게 하자는 주문도 잇따른다. 국민의 분노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은 22일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 방식을 기명 투표로 바꾸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실현될지 회의적이다. ‘방탄국회’로 비판에 직면한 국회는 추가경경예산(추경)안 통과 과정에서 여야가 한통속으로 제 밥그릇 챙겨 눈총도 받는다. 국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산업 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추경안 3조 8317억원을 의결했다. 심의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예산을 삭감해 6·13 지방선거 표심을 겨냥해 경로당(314억원)과 어린이집(248억원)에 공기청정기 예산 등을 끼워 넣었다. 지역이 아닌 국가 전체를 고려해야 할 국회의원의 존재에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다만 여야는 자신들의 잘못을 수정할 기회가 있다.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다. 국민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다는 사실을 여야는 기억하길 바란다.
  • [뉴스 분석] “총수 전횡 막는 게 우선” vs “투기자본서 경영권 방어”

    [뉴스 분석] “총수 전횡 막는 게 우선” vs “투기자본서 경영권 방어”

    단기(短期)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의 반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도 개편 작업이 급정거한 가운데 정부와 국회 등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개정 방향에 따라 투기자본의 전횡을 막을 방패가 될 수도, 적(투기자본)에게 건네는 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22일 국회와 재계 등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는 대기업의 경영권 방어 조항을 담은 일명 ‘엘리엇방지법’이 필요하다고 외치지만, 정부와 여당 등에서는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는 게 우선”이라며 맞서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차등의결권’과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 경영권 안정을 위한 제도 신설을 상법에 넣자고 제안했다. 엘리엇을 비롯해 국내 기업을 겨냥한 국외 자본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른바 ‘엘리엇방지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업들이 투기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과도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현실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차등의결권은 대주주의 주식에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차등의결권을 인정하면 특정 주식은 주당 의결권이 불어나 일부 주주의 지배권이 강화된다. 신주인수선택권 역시 토종 기업을 위한 방패에 해당한다.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경영권 침해 발생 시 인수 시도자를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저가로 신주인수권을 주는 제도다. 윤 의원 “선진국엔 대부분 도입된 제도가 우리에게 없다는 이유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호시탐탐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등은 “자유한국당의 법안은 과도한 기업 편들기로 재벌 총수 일가가 악용할 소지가 짙다”는 입장이다. 또 지배구조도, 경영권 작동 체계도 다른 선진국과 한국을 1대1로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급한 것은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과 편법 등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시각은 올 들어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상법 검토안 속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법무부 안의 핵심은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오너들을 견제하는 ‘집중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 의무화 등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뽑을 때 ‘1주=1표’가 아니라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가지게 하는 제도다. 의견만 모은다면 소액주주들도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할 이사 선임이 가능해진다. 반면 일각에선 투기성 외국 자본을 대표하는 흑기사가 이사로 추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한다. 이 밖에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나 손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 같은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상법 개편안은 보수와 진보가 같은 논리로 맞서다 국회 본회의에조차 한 번 올라가지도 못했다. 당장 국회 안팎에서도 상반기 중에는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계와 경제단체는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내심 상법 개정안이 기업 규제 도구가 돼선 안 된다는 뜻을 드러낸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집중투표제를 의무 도입하면 국내 10대 기업 중 4곳은 외국계 주주가 요구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다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선 ‘작은 방패라도 만들어 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야가 머리는 맞댄다면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을 막으면서도 총수 일가의 전횡 역시 견제할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서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제로섬게임’을 이어 가려 한다면 과거와 같은 논쟁만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너무 인간적인”… 사람 마음까지 경영한 ‘보통 사람’

    “너무 인간적인”… 사람 마음까지 경영한 ‘보통 사람’

    긴장한 승무원에 갑질은커녕 친근한 미소로 “개안타” 배려식당 종업원에도 지폐 쥐어줘몇 년 전 대한항공 비행기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랐다. ‘오너가(家)의 단체 갑질’로 유명한 회사다 보니, 다른 그룹일지라 해도 ‘왕 회장님’ 행차에 승무원들이 일동 긴장했다. 한 승무원이 꾸벅 탑승인사를 하니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한 미소에 “개안타”며 그가 지나갔다. 잠시 후 식사 여부를 물으니 “묵었다. 안 무거도 개안타”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후 대한항공 객실 직원들에게 구 회장은 마음으로 모시는 VIP가 됐다. 작은 음식점에 가도 종업원 손에 조그맣게 접힌 지폐를 쥐여 주던 평범한 노인. 생활 속에서 구 회장을 만난 평범한 시민들은 “그냥 좋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한 이웃집 아저씨 같아서 재벌 오너라는 느낌이 없었다고 말한다. 2018년 5월 20일. 이렇게 사람의 마음까지 ‘경영’한 그가 타계했다. 재벌 오너도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서.부하 직원은 그를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재계는 “편법 없는 정도 경영을 실천한 큰 별”이라고 칭한다. 국민들은 ‘최순실 관련 청문회’에서 “기업이 정부 요구에 돈 못 내게 국회가 입법으로 막아 달라”며 ‘사이다 발언’을 한 재벌 오너로도 기억한다. 그의 타계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단지 그가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탁월한 경영인이어서가 아니다. 그의 진가는 경영 성과 못지않게 ‘인재 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에서 나타난다. “어렵다고 사람 자르지 마라”는 말은 직원을 아낀 구 회장의 철칙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적자가 났을 때도 인위적 감원을 하지 않았다.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08년 LG그룹은 인적 구조조정 대신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경기회복기 인력 감축 없이도 위기를 넘겼다. 2005년 고인이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잡음이나 분란 없이 허씨 일가와의 계열분리를 단행했던 일도 사람을 우선시한 까닭이다. 계열분리 과정에서도 정유·유통·건설 등 현금수입이 많은 사업을 양보해 ‘아름다운 이별’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구 회장이 제정한 ‘LG 의인상’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다. 그는 상을 주려고 개인 재산을 내놨다. 보통의 사재 출연은 흔히 부실기업의 대주주가 책임을 지려고 본인 돈을 내 놓는 경우라 더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을 가까이서 접한 LG 인사들은 소탈함과 배려를 손에 꼽는다. 실제 행사장 앞이 복잡하면 차를 멀찌감치 대라고 한 뒤 수백미터를 걸어가거나 주말엔 장례식장 조문 때 비서 없이 홀로 빈소를 찾기도 했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구 회장은 평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봉책이나 편법을 동원하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서는 안 된다”(2001년 임원세미나) 같은 당부를 자주 했다. 정상국 전 LG그룹 부사장은 고인을 이렇게 기억했다. “칭찬받은 기억보다 야단맞은 기억이 훨씬 더 많지만 한번도 억울하다거나 이른바 ‘재벌의 갑질’이라는 식의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부하 직원에게라도 ‘혹시 내가 인간적으로 잘못하고 있지나 않은지’ 언제나 세심하게 신경 쓰고 걱정하시던, 인간적인, 그야말로 인간적인 분이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적자 쌓여도 10년 연구 독려… 23년간 ‘글로벌 LG’ 키워냈다

    적자 쌓여도 10년 연구 독려… 23년간 ‘글로벌 LG’ 키워냈다

    ‘창업주는 구인회 회장이지만 글로벌 창업주는 구본무 회장이다.’고(故) 구본무 회장은 LG를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1995년 2월 22일 LG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1] 글로벌 창업주… 매출 5배 껑충 또 자동차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이른바 성장사업에 LG가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실제 구 회장 임기 중 LG그룹의 매출은 30조원대(1994년 말 기준)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해외 매출은 약 10조원에서 약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신장했다. 임기 중 GS그룹과 LS그룹, LIG, LF 등 굵직한 기업군을 연이어 계열분리한 뒤 거둔 성적임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다. [2] 선구자… 2003년 지주사 전환 일찌감치 지주사 체계를 완성시켜 LG그룹의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도 구 회장이었다. LG는 2003년 3월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통해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했다.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관리하는 식이다.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선진적 지배구조를 도입한 건 국내 대기업 중 처음이었다. [3] 정도…“편법 1등은 싫다” 구 회장은 재벌 총수 중 보기 드문 ‘현역병’ 출신이다.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보병으로 입대해 만기 제대했다. 미국 애슐랜드대와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 때 19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했다. 한국전쟁 이후 회사를 일군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19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입사 10년 만인 1985년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고 다시 10년 뒤에야 회장직에 오르며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구 회장은 이후 “1등을 해야한다”고 줄곧 강조하면서도 “편법은 싫다”고 단호히 주문했다. [4] 끈기…LCD·2차전지 1위 우뚝 재계에선 구 회장을 ‘뚝심과 끈기를 겸비한 리더’로 평한다. 한번 목표를 세우면 과정이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통신사업 등이다. 1998년 말 구 회장은 당시 LG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운영하던 액정화면(LCD) 사업을 하나로 모아 LCD 전문기업인 ‘LG LCD’를 설립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나라 전체가 어려웠던 시기에 대규모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사업에 전격 투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투자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 기업인 LG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시작점이 됐다.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LG화학의 2차전지 역시 뚝심과 끈기의 산물이다. 1991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고민하던 중 영국 출장길에 충전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를 접했다. 이후 당시 럭키금속에 2차전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고, 1996년에는 전지 연구 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해 10년 넘게 연구에 공을 들였다.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쌓이는 등 성과가 나오지 않자 그룹 안팎에서는 ‘사업을 접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구 회장은 단호했다. 현재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5] 눈물…외환위기 때 반도체 내줘 시련과 굴곡도 있었다. 1999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이른바 ‘빅딜’을 겪으며 반도체 사업을 현대그룹에 넘겨줘야 했다. 1979년 금성반도체를 시작으로 20년간 애지중지 키워 온 반도체 사업이기에 구 회장은 통한의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1999년 1월 6일 청와대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난 구 회장은 긴 고민 끝에 “국가경제를 위해 LG반도체를 포기하겠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로 반도체 빅딜을 사실상 막후에서 조정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쪽은 눈길도, 발길도 주지 않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더 큰 위기는 2003년 말 LG카드 사태였다. 당시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LG카드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그룹은 물론 나라 경제가 휘청거렸다. 구 회장은 사태 수습 과정에서 사재를 털어 급한 자금을 일부 막은 뒤 급기야 LG투자증권을 매각하는 등 금융사업을 모두 접었다. [6] 몰입…조류도감 펴낸 새 전문가 구 회장은 한번 빠지거나 좋아한 분야에는 무섭게 집중하는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냈을 정도로 새 전문가이기도 하다.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중학교 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해 치료해 준 것이 새와의 인연이었다. 새만큼 소문난 야구광이기도 해 LG 야구단의 초대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늘 사람 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지만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도 있었다.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이 공장 순시 등을 도는 날엔 모든 사업장에 비상이 떨어졌다고 한다. [7] 마곡…4조 투자 융복합단지 꿈 노년의 그가 마지막으로 깊은 애정을 기울인 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프로젝트였다. 2만 2000명의 연구인력이 집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다. 투자비만 4조원이다. “마곡에서 수만명의 젊은 인재를 육성해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을 이루겠다”던 꿈은 2020년 완성된다. 마지막 꿈을 불과 2년 앞두고 그는 눈을 감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재벌가 타깃, 상속·증여 ‘핀셋’ 세무조사

    재벌가 타깃, 상속·증여 ‘핀셋’ 세무조사

    사주 일가 편법 승계·사익 편취 등 협력사·위장 계열 비자금도 조사 명의 신탁·‘통행세’ 거래 檢 고발 “탈세와의 전쟁 전국 동시 착수” 국세청이 대기업 사주 일가와 대재산가의 상속·증여세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갑질’ 논란이 커진 한진그룹 일가가 수백억원의 상속세를 포탈하는 등 재벌가의 편법 상속·증여가 계속되면서 조세정의 훼손은 물론 세금을 성실히 내는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있어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국세청은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과 대재산가에 대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대기업은 연매출 1000억원 안팎으로 국세청이 5년 단위 순환 조사를 실시하는 30여개 업체다. 대재산가는 국세청이 소득이나 부동산, 주식, 예금 등을 종합 관리하는 계층으로 통상 기업 관계자가 많다. 사실상 재벌가를 타깃으로 한 ‘핀셋’ 세무조사다. 국세청 관계자는 “편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기업자금 불법 유출, 차명재산 운용, 변칙 자본거래 등을 일삼거나 기업을 사유물로 여기며 사익을 편취한 대기업 및 사주 일가를 중심으로 조사 대상자를 선정했다”면서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100대, 200대 기업 등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꼬리가 잡힌 재벌가의 탈세 수법은 다양하고 지능적이었다. 제조업체 A기업의 선대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명의신탁했다. 선대 회장이 사망하자 그 아들인 현 회장은 수백억원의 주식을 임직원에게 받아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고 상속세를 떼먹었다. 이후 주식 일부를 팔면서 양도소득세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현 회장에게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수백억원을 추징하고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일명 ‘통행세’ 거래도 적발됐다. 건설업체 회장 B씨는 배우자 명의로 건축자재 도매업체를 설립했다. 외부 건축자재 업체로부터 바로 자재를 살 수 있었지만 중간에 이 업체를 끼워넣었다. 배우자 명의 업체에 건축자재 매입 대금을 과다 지급했고, 여기서 생긴 부당이익을 B씨가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국세청은 이 건설업체에 수백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했고, 회사와 B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이 외에도 친인척·임직원 명의의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위장계열사로 비자금을 조성한 기업을 조사할 방침이다. 분할·합병 또는 우회상장 때 주식을 싸게 자녀에게 넘기는 수법으로 거액의 차익을 변칙 증여한 기업도 조사 대상이다. 실제로 일하지 않은 사주 일가에 수십억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사익편취 행위도 들여다본다.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 탈세는 매년 늘고 있다.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추징한 세금은 2012년 1조 8215억원(918건)에서 지난해 2조 8091억원(1307건)으로 5년 새 54% 급증했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면밀히 검증하고, 경영권 편법 승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대기업 공익법인에 대한 검증·관리도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대기업·대재산가 변칙 상속·증여 근절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정훈 민주당 후보 “乙 위한 구청장 직속 노동권익센터 설치”

    이정훈 민주당 후보 “乙 위한 구청장 직속 노동권익센터 설치”

    “구청장 직속의 노동권익센터를 만들겠습니다.”이정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8년간 서울시의원을 지내며 지역에서 만난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가슴에 새겼다. 14일 가진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장애인’, ‘소상공인’, ‘알바’ 등을 수차례 언급한 이유다. 자연스레 노동권익센터 설치는 강동구청장 후보 이정훈의 첫 번째 공약이 됐다. “지금은 주민들이 노동 상담을 원하거나 임금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합니다. 그만큼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시의원 시절부터 계속 고민했던 부분을 이제 현실화시켜 노동권익 신장에 앞장설 예정입니다.” 성장도 이 후보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지역 성장·개발이 이뤄져야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생각이다. “천호역~강동역~길동사거리를 연결하는 천호대로변 중심상업지역 복합개발은 지역의 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지구단위계획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에도 유망한 기업들을 유치해 재정자립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겠습니다.” 실제 강동구는 고덕동, 명일동 등 중산층 밀집 지역과 다세대주택이 많은 천호동, 암사동 사이의 빈부 격차가 큰 상태다. 이야기를 듣다가 ‘쉬워 보이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딴죽을 걸었다. 그랬더니 시의회 교통위원회 시절 재향군인회와의 인연(?)을 꺼냈다. 서울메트로가 37년간 재향군인회와 청소용역 독점 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에도 계약 해지를 관철해 냈다는 이야기였다. “시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시의원의 역할에 충실했기에 가능했던 일이고, ‘민심이 천심이다’라는 생각으로 원칙이 반칙과 편법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사업들을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해 6월 ‘3선 시의원’과 ‘구청장’ 도전의 갈림길에 섰다. 주변에서는 ‘구청장 도전은 만만하지 않다’며 만류했다. 시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게 쉬운 길일 수 있었지만 그는 바로 권리당원 가입 운동에 나섰다. 3개월 만에 민주당원 4000여명을 모았다. 가시덤불이 우거진 길로 들어선 이유를 그에게 물었다.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알고 그분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결심했습니다. 경선 승리도 8년간 쉼 없이 달려온 저에게 주민들이 기회를 준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지역 양극화와 사회적 차별을 해결하는 데 구정의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시크릿마더’ 송윤아 “내가 죽였어..” 김소연 누가 죽였나 ‘폭풍 전개’

    ‘시크릿마더’ 송윤아 “내가 죽였어..” 김소연 누가 죽였나 ‘폭풍 전개’

    SBS 주말 특별기획 ‘시크릿 마더’(극본 황예진, 연출 박용순)가 송윤아, 김소연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이끌어간 몰입도 높은 극 전개, 분위기를 압도하는 디테일하고 감각적인 연출까지, 삼박자를 균형 있게 갖춘 첫 방송으로 토요일 밤 안방극장 시청자의 마음에 입주하는데 성공했다.지난 12일(토) 첫 방송된 ‘시크릿 마더’는 4회가 닐슨 코리아 시청률 기준 전국 7.8%, 수도권 8.6%의 시청률을 기록, 산뜻한 첫 출발을 알렸다. 특히, 광고주가 주목하는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의 경우엔 4.3%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프로그램 화제성 1위를 기록 중인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2049 시청률과 동률(4.3%)의 기록으로 첫 방송부터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음을 입증한 수치다. 작품은 도입부터 강렬했다. ‘시크릿 마더’는 초반부, 학부모 입시 파티에서 벌어진 뜻밖의 살인사건을 보여주었는데, 피해자는 다름 아닌 의문의 입시 보모 김은영(리사 김/김소연 분)이었다. 김은영의 죽음으로 그녀를 고용한 전업맘 김윤진(송윤아 분)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같은 타운하우스에 거주 중인 강혜경(서영희 분), 명화숙(김재화 분), 송지애(오연아 분)가 나란히 용의선상에 이름을 올렸다. 김윤진의 진술에 따라 시간은 3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1년 차 전업맘 김윤진은 빡빡하게 짜인 스케줄에 맞춰 아들 민준(김예준 분)을 케어했지만, 넘치는 의욕에 비해 요령이 부족했고, 결국 번아웃 직전의 상태에 이르렀다. ‘힘들다’는 내색도 못하는 윤진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남편 한재열(김태우 분)은 입시 보모를 들일 것을 제안했고, 이는 재열의 동생 주희(염지윤 분)의 도움 덕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 사이, 보육원에서 자매처럼 자란 현주 언니의 행방을 찾고자 귀국한 김은영은 언니 실종과 관계된 김윤진의 과거를 추적하는 한편, 리사 김이라는 입시 보모로 신분을 위장, 김윤진에게 의도적이고도 계획적인 접근을 시작했다. 입시 보모 컨설팅 회사 대표를 매수한 김은영은 그들 주변을 서서히 맴돌았고, 애초 예정된 인터뷰가 있던 그날, 아들 민준을 공략했다. 그녀는 문제의 토끼 인형 때문에 실의에 빠진 민준을 포섭했고, 유괴범 가까운 오해를 받긴 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윤진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됐다. 사실 1년 전만 해도 능력 있는 정신과 의사였던 윤진은 예기치 못한 의료사고에 휘말리게 됐고, 그 일이 있던 날 밤 딸 민지를 잃은 아픔이 있었다. 민준이 지닌 문제의 토끼 인형은 동생 민지가 유일하게 남긴 물건이었던 것.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 윤진은 제 영역으로 들어온 입시 보모 은영을 끊임없이 경계했지만, 은영은 능률적인 학습 계획과 불량식품 같은 약간의 편법으로 민준과의 거리를 삽시간에 좁혀갔다. 이처럼 서로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던 두 여자의 관계는 1년 전 그날 밤, 민지 사고를 목격한 제보자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윤진은 목격자를 자처한 낯선 이의 전화에 곧장 약속 장소로 향했고, 이를 수상쩍게 여긴 은영은 그 뒤를 밟았다. 그렇게 예정된 만남의 장소에선 진실을 알고 싶은 윤진과 돈을 요구하는 남자의 실랑이가 펼쳐졌고, 윤진이 위험에 빠진 찰나, 현장을 습격한 은영의 등장으로 사고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윤진은 딸의 죽음이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는 의미로 “내가 죽였어…”라는 말을 되뇌었는데, 이를 목격한 은영은 사라진 현주 언니와 윤진 사이에 모종의 사건이 있었음을 확신, 두 여인 사이에 갈등의 씨앗을 틔우는 모습으로 엔딩을 장식했다. 방송 이후 차츰 상승곡선을 그려가던 시청률은 이 장면에서 정점을 향했고, 결국 최고 시청률 10.1%을 기록, 1-4회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시크릿 마더’ 1-4회에는 수상한 두 여자의 비극적 만남뿐 아니라, 각자의 이유로 비밀을 안게 된 타운하우스 엄마들의 사연까지 인상적으로 담겼다. 바람피운 남편과 멀리하던 중, 딸 수영 강사와 불이 붙은 강혜경, 위장 이혼으로 대치동에 입성한 명화숙, 텐프로 출신에 입시 보모 은영과도 과거 인연이 있는 송지애까지, 세 여자의 복잡 미묘한 이야기는 다음 주 방송에서 보다 명확한 윤곽을 그리며 극의 재미와 긴장을 더할 전망이다. 한편 ‘시크릿 마더’는 그야말로 안방극장에 전율을 일게 만든 송윤아의 처절하고도 절박한 모성애 연기와 극과 극 캐릭터를 찰떡같이 오간 김소연의 파격 변신, 주·조연할 것 없이 캐릭터의 매력을 200% 소화한 배우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방송 직후부터 현재까지 온라인 포털 사이트 상위권에 자리 잡으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SBS 주말 특별기획 ‘시크릿 마더’는 아들 교육에 올인한 강남 열할맘의 집에 의문의 입시 보모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워맨스 스릴러로, 매주 토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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