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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값 3백30억 어디썼나” 집중 추궁/검찰의 휴일수사 안팎

    ◎한보간부·조합원 「대질」땐 밝혀질듯/정 회장 로비 주도… 소환후 구속될듯 검찰이 지난 9일 적극 수사체제로 전환해 조합관계자 12명을 철야조사한데 이서 10일 다시 한보주택 임원과 강창구 서울시 도시개발과장 등 공무원 3명 등 모두 13명을 소환한 것은 한보측이 정부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점과 탈세 등 위법사실을 찾기위한 다지기 작업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주혁씨(47·농협 부천지점 차장) 등 조합관계자 12명을 철야조사하면서 ▲주택조합 설립과정 ▲조합원 모집과정 ▲한보측과의 자금거래 경위 등을 조사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도 로비자금의 추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들 조합원들은 철야조사 과정에서 자금을 건네준 것은 시인했으나 그 자금이 로비자금과 연관됐는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로비자금에 관한 수사의 실마리를 푸는데 다소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검찰이 조합원에 이어 한보주택의 강병수사장·이경상부사장·이도상상무·김병섭이사 등 10명을 소환,다시 철야조사에들어가면서 이들이 조합측으로부터 토지대금으로 받은 3백30여억원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조합원들과의 대질신문도 벌여 확실한 혐의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강과장 등 3명의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조합주택 특별분양이 허가되기까지의 과정과 한보와의 접촉 사실,장병조 전 청와대 비서관의 압력행사여부 등도 신문했다. 이씨 등 조합원들은 개별적인 조사과정에서 『한보측이 1천만원을 받은 뒤 조합주택 분양계획을 허가받지 못한다면 3배의 위약금을 주겠다고 확언해 돈을 건네주었다』고 밝히면서도 『이 돈이 「허가」를 위한 로비자금 명목인지는 알 수 없었다』고 부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 조합원이 돈을 건네준 사실을 시인하는 과정에서 자금의 명목에 대해 「공사비」 또는 「계약금」 등으로 진술해 서로 엇갈리고 있는점과 서울시의 분양불허방침을 알면서도 주택조합을 추진할 때 적어도 활동비명목의 자금은 필요할 것이라고 인식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한보간부 10명과의 대질신문시 이 점을 확실히 밝힐 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한 한보간부 10명의 조사에서는 「불허」와 「허가」의 과정에서 서울시·건설부 간부들과도 접촉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아 이들이 만나 오고간 말의 내용을 진술받으면서 로비활동의 내역을 추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공무원들과 한보측 임원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은 건설부 김대영차관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 장병조 전 비서관 등 핵심관련자의 소환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검찰은 정회장과 장씨의 소환에 앞서 조합원·한보임원·공무원 등을 소환한 것은 이들의 소환에 앞서 모든 방증수사를 끝내놓은 다음 정확한 진술을 받아낼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날 조사과정에서 한보가 지난 88년부터 녹지대를 평당 평균 50만원씩에 4만7천여평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조합측의 이름만 빌린뒤 조합돈으로 샀느지 혹은 처음부터 한보의 자금으로 매입했는지에 대해 캐내고 있는데 만일 한보가 임원 4명의 명의로 땅을 사면서 조합돈을 이용했을 때에는국토이용관리법 위반혐의의 적용여부와 「제소전 화해」의 편법이 성립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한보의 혐의내용이 불투명하게 될 처지에 놓여 한때 검찰관계자들을 당황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이 혐의를 확보하기 위해 한보와 토지원매자들 사이에 맺어진 계약서 등을 압수해와 조사를 벌였으며 55명 가량의 원매자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체크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원매자들의 현재 소재지를 찾는데 애를 먹었으며 토지매입과정이 긴시간동안 행해져 이에 관한 정확한 사실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검찰이 가장 부담을 안고있는 부분은 바로 정회장의 행적인 것 같다. 검찰은 정회장이 모든 로비자금을 직접 관리했으며 비자금장부도 이미 폐기처분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모든 계약과정을 혼자 주도한데다 건설부·서울시 관계자는 물론 오용운 국회건설위원장 등 건설위 소청심사소위 소속의원 5명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도맡았을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정회장의 소환이전에 청원심사결과를 보낸 오위원장 등 국회의원의 소환신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측에 따르면 정회장과 장전비서관의 경우는 소환이 곧 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수서특혜 외압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장전비서관은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 직권남용 사실을 일부 시인,수사의 어려움을 던 것으로 여기면서 직권남용으로 구속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무자격·편법 투성이 「수서조합」/특감 3일만에 드러난 탈법

    ◎12곳이 타지역 인가받고 편입/「집단민원」을 「특별사유」로 억지해석 감사원이 수서택지지구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를 실한지 3일만인 8일 ▲수서 주택조합인가의 위법 ▲위장 무주택자의 적발 ▲건설부의 관계법령 확대해석 등의 사실을 캐냈다. 감사원이 서울시와 건설부 관계자를 중심으로 집중감사를 벌인 결과 우선 조합인가에서부터 변칙·위법사실이 있음을 밝혀냈다. 26개 주택조합 3천3백60명중 12개 조합 1천3백64명은 서울시 주택조합인가 규정에 어긋난 것임을 확인했다. 이들 12개 조합은 수서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조합주택을 건축한다는 것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나중에 수서지구 연합주택조합에 포함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미 주택조합을 통한 아파트건립이 투기목적에 악용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기위해 89년 2월3일 주택건설지가 그린벨트·녹지·공원지역인 경우 주택조합인가를 불허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건설부가 89년 3월21일 수서지구를 공영택지개발지구로 고시한 것은 이 지구가 기본적으로 주택조합에 의한 택지분양이 불가능한 곳이라는 것이다. 수서지구에 땅이 있었던 12개 조합의 당초 이곳에 아파트를 짓기위해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냈으나 이같은 규정때문에 인가가 나지않자 다른 곳에 주택을 짓는다고 신청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택지개발지구 고시 이전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14개 주택조합의 경우 인가당시 녹지지역인 수서지역에 집을 짓겠다고 한것은 이미 이곳이 택지지구로 곧 개발이 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조합을 설립한 것으로 감사관계자들은 보고있다. 또 공영택지개발지구로 고시된 이상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의 규정에 따라 예외사항으로 명시돼 있지 않는한 주택조합이 택지를 특별공급받을 수 없는 데도 건설부가 관계규정을 확대해석한 것으로 판정하고 있다. 건설부는 지난해 9월28일 서울시가 26개 조합의 수서지구내 택지 특별공급에 대한 불가방침을 내렸으나 『수서지구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등 연고권을 감안하고 집단 민원으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특발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그러나 감사원은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13조2의③항 「주택조합의 주택건설용지인 경우 택지공급 대상자의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한것은 주택건설용지를 공급함에 있어 그 대상자의 자격요건을 강화·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또 이 ③항은 ②항(택지의 공급은 시행자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추첨의 방법에 의하여 분양 또는 임대한다)의 부연규정이므로 택지를 추첨에 의해 분양하되 일부 대상자를 추첨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뜻으로 봐야 올바른 해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③항의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은 「사업시행자인 서울시장이 특정대상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확대해석하고 나아가 「집단민원·연고권」 등 특별한 사유를 들어 이들 조합에 택지를 특별공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정했다. 감사원의 전사전문 감사요원들이 12개 조합 3천3백60명에 대한 조합원자격 유무를 1차 조사한 결과 이중 7백72명이 서울시내에 주택을 갖고 있는 유주택자로 판명되었다. 감사원은 앞으로 조합원에 대한 자격유무를 정밀추적조사를 계속해 주민등록상 주소지 변경방법으로 무주택자로 위장한 사례,동일 직장에서 재직기간이 2년 이상 되어야 하는 데도 미달되는 사람이 허위서류를 낸 사례,전국적인 유주택자 파악,5년 이내 아파트를 당첨한 사람이 조합원으로 된 사례를 낱낱이 밝혀낼 계획이다. 이같은 무자격자가 적발될 경우 주택건설촉진법 51조(주택공급 질서문란·사위에 의해 주택을 공급받은자나 받게 한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의거,사법당국에 모두 고발할 방침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택지개발 고시 이전에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14개 조합의 조합원은 당초 인가시에는 6백50명이었으나 나중에 1천3백46명이 늘어 났다고 말하고 특히 이 가운데 위장조합원이 많이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정밀추적 조사가 끝나면 3천3백60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무자격 조합원으로 판명될 것으로 관측돼 주택조합을 통한 아파트 건설이 투기목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제도개선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같다. 감사원이 비록 중간감사 결과이지만 특별감사 이틀(감사시간으로는 22시간)만에 이같은 위법·탈법 사실을 밝혔음에도 이번 수서지구 문제가 2년 가까이 행정기관간에 핑퐁놀음을 해온 것은 확실히 석연치 않다. 한보의 로비,권력기관의 압력여부 등은 이미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펴고 있기 때문에 밝혀지겠지만 주택조합 설립인가를 해주는 관할구청이 조합원의 자격유무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던 점이라든가 다른 지역에 집을 짓겠다고 한 12개 조합이 수서지구에 택지 특별분양을 받게된 사실은 아무래도 일선행정에 구멍이 크게 뚫려 있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 한보시나리오에 말려든 조합원들/감사서 드러난 주택조합 가입의 뒤안

    ◎80%가 개발지정뒤 가입… 연고권 없어/「집 늘리기」 투기서 출발… 비난 못면할듯 수서지구 주택조합원들은 과연 누구를 믿고 이 대열에 끼어들었을까. 「한보」라고 하는 그룹의 배경을 믿은 것일까,아니면 소속직장의 배경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정말 집이 없어 차제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조합에 가입한 것인가. 이같은 의문은 수서지구 택지공급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전체조합원 3천4백5명(청원결론후 가입자 45명 포함) 가운데 80.9%인 2천7백55명이 택지개발지구지정(89년 3월21일) 이후에 조합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감사에서 밝혀진 이들은 「지구지정일 이후 전입자나 땅매입자는 투기목적으로 간주해 연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택지개발촉진법을 몰랐던 때문에 조합에 가입한 것이 된다. 이를 미리 알고 가입을 했다면 순전히 땅투기로 「한몫」을 잡기위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한보측이 치밀하게 짜놓은 시나리오에 걸려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말해 『한보측이 사운을 걸고 일을 성사시키겠다는 등 갖가지 말로 유혹해 이 기회에 내집을 마련하거나 늘려보겠다는 막연한 기대로 선의의 투자를 했을 뿐 투기집단은 결코 아니며 우리도 한보에 당한 피해자들』이라는 주장이다. 모은행 주택조합원 박모대리(34)의 경우가 이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대리는 상업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은행에 입사,내집마련의 꿈을 안고 꼬박꼬박 저축한 끝에 12년만인 지난 88년초에 비로소 잠실에 17평짜리 주공아파트를 3천2백만원에 샀다. 비슷한 나이의 직장동료들은 그때까지 전셋방 신세였으니 꽤나 성공한 셈이었다는 것. 그러던 89년초 회사노조측이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인 수서지구에 직장조합주택을 건설한다는 것을 알게돼 그렇잖아도 두 자녀까지 생겨 집을 늘리려던 차에 부랴부랴 살던 집을 처분해 1천만원을 토지대금으로 조합에 내고 나머지 3천5백만원으로 이웃아파트 32평에 전세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건설이 늦어짐에 따라 전세값은 2년 사이에계속 뛰어 7천만원이 됐고 회사와 은행에서 다시 융자를 얻어 이 돈을 채워오면서도 「수서아파트」 생각에 별 불평없이 지내왔다는 것이다. 박대리는 더욱이 수서문제가 세간에 터져나올 때마다 한보측은 『사업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이 낸 토지대금 1천만원씩에 법정이자 등을 합쳐 3배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해 이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대리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회사주택조합이 택지개발지구 지정이후에 결성,연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돼 아파트 공급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실토했다. 게다가 전에 살던 13평 아파트는 이 일대가 재개발돼 고층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으로 벌써 1억2천만원대를 넘어 가만히 앉아서 불과 1년새 1억여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수서지구 택지특별공급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보도가 연일 나오자 직장에서도 일이 잡히지 않는데다 아내마저도 『당신때문에 망했다』며 하소연해 정신질환을 일으킬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결국 박대리는 조합주택에 매달리는 바람에 아파트값 인상분 7천5백만원의 손해는 고사하고 3천여만원의 전세빚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박대리는 이에 대해 『주택조합이 어떤 자격을 갖춰 어떻게 구성되는지,한보가 어떤 방식으로 땅을 매입했는지조차 모른채 그저 조합원이 되면 한몫 본다는 기대심리에 편승했던게 잘못』이라면서 『이번 특별공급문제가 백지화되건 유효하건간에 주택조합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는 뱍대리뿐 아니라 문제가 된 주택조합의 상당수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이며 이들은 한결같이 『한보에 속았다』는 식으로 호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들 조합원들은 한보측이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다시 말해 제소전 화해방식 등의 편법을 이용한 땅매입→아파트건설 지연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항의하자 각종 옵션제시로 무마→조합원들을 끌어들여 집단민원유발→국회청원 등의 수순에 말려든 셈이 됐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행위가 자신들의 주장대로 『선의의 투자』였든 『무지로 인한 것』이었든간에 당초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투기심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이들 또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을 것같다.
  • 대구 8개 조합/편법분양 확인/감사원 감사서 밝혀

    【대구=최암기자】 대구시 도시개발공사의 범물택지 특별분양과 관련,진상조사에 나선 감사원 감사반은 7일 시 도시개발공사가 주택용지 7천9백70평을 공급하면서 연합주택조합에 참여한 12개 조합중 8개 조합이 조합설립인가도 받지 않았는데도 이들 조합에 택지를 분양해 주기위해 건설부로부터 조합주택용지 공급승인을 2∼3개월 전에 미리 받아놓은 사실을 밝혀냈다.
  • 모든 한보땅 특혜여부 조사/관계당국/지목변경등 「탈법」에 중점

    ◎등촌·장지동에도 16만평 보유/아산만 공유수면매립은 불법/「수서」 분양때 탈세여부 집중조사/국세청 정부당국은 7일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보그룹이 전국 각지의 땅을 매입해둔 사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국회 건설위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보측이 실제 보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섰다. 관계당국은 특히 한보측이 수서지구에서와 같이 자연녹지 또는 생산녹지를 사들여 탈법적인 방법으로 택지 등으로 변경하거나 집단민원을 유발해 특별분양을 노렸는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날 현재 한보측은 수서지역말고도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의 자연녹지 4만6천4백평,서울 송파구 장지동 357 일대의 녹지 3만8천평,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1만여평,경기도 수원부근에 7만여평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보는 또 부산시 사하지구에 대규모 공업용지를 확보,아파트 건설용 택지로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 서대문구청 뒤쪽 안산공원에도 임원명의로 자연녹지 수만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는 이밖에도 아산철강 공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공유수면매립법상 반드시 받도록 되어 있는 토석채취허가도 받지않고 아산만 매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등촌동 일대의 자연녹지는 수서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지난 86년부터 2천∼3천평 단위로 매입한 뒤 이를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겨 주변의 땅을 사들이는 편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장지동의 녹지는 81년 6월을 전후해 매입,이 가운데 7천평은 자재창고와 벽돌공장으로,나머지 3만여평은 농지로 쓰고 있다. 한보측이 부산 사하지구의 공업용지에 아파트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산만 매립지역의 철강공업단지 건설에 투입될 1조2천억원의 자금 가운데 일부를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한보측은 수서지구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89년 3월21일 주택조합원들에게 「주택건설이 불가능할 경우 같은 지역에 같은 규모의 아파트를 지어주겠다」는 각서를 써준 사실이 드러나 지구 지정당시부터 택지특별공급을 자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서지구 연합직장주택조합에 최초로 가입했던 대한투자신탁 등 5개 조합(조합원 3백50명)과 정태수회장간에 합의서 형식으로 작성된 이 각서에서 한보측은 정부당국으로부터 주택건설에 필요한 조치를 얻지못해 이들 조합과 당초 토지매매 및 주택공사계약을 체결한 강남구 개포동 571의21에 주택건설이 불가능할 경우 개포·수서·대치 지구에 다른 땅을 마련해 주택을 건설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따라 한보측이 수서 이외에 다른 지역의 땅도 로비 등을 벌여 택지변경을 노렸을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증여세 탈루등 조사 국세청은 7일 한보주택이 주택조합에 양도한 4만8천여평에 대해 특별부가세(법인의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 탈루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면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 “관청 줄대기”… 한보 간부 거의 전직공무원

    ◎「로비의 명수」로 소문난 안팎/옛부하 만나 편법·탈법까지 “지도”/접촉대상 광범위… 뭉칫돈 물쓰듯/유력인사에 꾸준히 촌지… 주로 현금뿌려 수서지구택지 의혜분양의혹이란 엄청난 파문을 몰고온 한보는 「로비의 명수」인 것으로 재계에 소문나 있다. 특히 수서지구의 특별분양은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했기 때문에 로비에 쓰인 뇌물성 경비가 엄청났을 뿐만 아니라 로비의 대상 또한 광범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보가 이처럼 로비활동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국세청·건설부 등의 퇴직공무원과 언론인 등을 끌어들여 당국의 주택건설계획에 관한 정보를 빼내는데 있어 정태수회장(68)의 솜씨가 두드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보는 특히 자연녹지로 묶인 땅을 사들여 로비를 통해 택지로 변경하는데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고 사세를 확장할 때마다 의혹과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말썽이 난 수서지구 말고도 생산녹지였던 서울 등촌동과 공업용지인 부산 사하지구에 아파트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토석채취허가를 받지 않고 아산만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한보의 뛰어난 로비솜씨를 웅변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로비에 빼어난 한보가 영입한 대표적인 인물은 한보주택이 사장을 맡고 있는 K씨와 이사인 L씨,한보탄광 사장인 P씨 등이다. K씨와 P씨는 서울시내 구청장 등 고위공무원 출신이고 L씨는 언론에 종사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K씨는 서울시에서 올림픽지원관계 일을 맡아보면서 당시 체육부에 근무했던 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장병조씨와 각별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보의 로비수법은 영입한 전직 고위공무원 등을 내세워 옛 부하 등과 접촉,사전정지작업을 마친 뒤 정회장이 직접 고위당국자와 관련인사들을 만나 거액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직 고위공무원이 옛 부하를 만날 때는 단순하게 「잘 봐달라」는 얘기 뿐만 아니라 자신이 관련 업무를 소상히 알고 있는만큼 각종 편법과 탈법의 방법까지 가르쳤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정회장은 고위관계자를 만날때상대방을 보호하고 로비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인듯 아무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스로 세무공무원 출신인 정회장은 돈을 건네줄 때도 유감없이 솜씨를 발휘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거액을 넘겨주면서도 혹시 나중에 말썽이 날 것을 우려해 수사기관의 추적이 가능한 수표는 가급적 피하고 늘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정회장이 세무공무원으로 있을때 주위동료들의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레 몸에 익힌 것으로 여겨진다. 정회장은 또 청탁이 있을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친분이 있는 고위당국자나 정치인들에게 꾸준하게 「거액의 촌지」를 주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상대방은 무슨 일이 있을때 정회장이 부탁을 하면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수십만원 정도의 경비가 드는 일도 직접 결재하면서 로비자금을 쓸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대까지도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는 것도 세무공무원이었던 정회장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같은 한보의 로비자금은 주로 26개 주택조합으로부터 거둬들인 돈이라는 게 회사 및 주택조합 관계자들의 얘기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보측은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인 수서지구에 아파트를 지을 경우 조합원들이 시중 분양가의 절반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등 엄청난 혜택을 보게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택조합장 등에게 조합원들로부터 아파트 부지구입비 및 건설비의 20% 정도씩을 더 받도록 해 이 돈을 받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보는 직장조합의 조합원이 많으면 일부 조합원 가운데서 아파트 분양가의 20%씩을 더 낸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거나 이점을 약점으로 잡아 관계기관 등에 고발할 것을 우려해 가급적 소수정예주의로 조합원을 선발하도록 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주택조합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보측으로부터 말썽이 없도록 조합원을 20∼30명선으로 조정해 달라는 설득조의 얘기를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보가 본격적인 로비에 들어간 것은 89년3월 수서지구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부터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한보측이 88년 4월부터 이 지역의 땅을 사들였으나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시점으로부터 1년 이전이 되지 않아 아파트를 지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은 택지개발 예정지구지정 1년 이전부터 지구안에 토지를 소유해온 사람만이 지정자인 서울시 등으로부터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보측은 이에따라 조합주택 사기사건으로 그룹전체가 도산할 수도 있다고 보고 은행 등 금융기관과 경제기획원 언론기관 등을 끌어들여 집단민원을 유발하는 한편 정계와 관계 등 각계 각층에 엄청난 로비자금을 뿌려온 것으로 소문나 있다. 금융기관을 끌어들인 것은 아파트건축비를 융자받기 위한 것이고 권력기관은 고도제한해제 등을 위해,언론기관은 여론의 악화를 방지한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한보 정 회장·장 비서관 금명 소환/정부 고위소식통 밝혀

    ◎검찰,「수서의혹」 수사착수 검찰은 수서지구 택지특혜분양 의혹사건과 관련,금명간 한보그룹 정태수회장과 장병조 청와대 문화체육담당비서관을 소환,직접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검찰의 이같은 방침은 한보가 수서지구의 땅을 사들여 주택조합에 파는 과정에서 재소전화해라는 편법을 사용한 것이 이미 드러났으며 지난 88년부터 토지를 사들여 조합주택을 지을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설부나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혐의사실을 밝혀내기 위한 것이라고 알렸다. 장비서관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의 수서지구대책회의에 참석,건설부의 「분양허가」란 유권해석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사실이 있다고 보고 이에대한 조사를 벌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따라 정회장에 대해서는 로비와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를,장비서관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죄의 적용을 놓고 사실확인과 함께 법률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지난 5일부터 건설부와 서울시에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착수된 것과 병행해 수사하게 될 부분은 서울시가 한보측에 미리 분양계획을 누설한 사실이 있는 지와 한보측이 땅을 매입한 뒤 조합측에 되파는 과정에서 세금을 포탈한 사실여부 등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서지구 특혜분양 사건에서 정회장과 장비서관의 활동 및 역할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이들의 혐의가 이번 사건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수사를 벌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밖에도 감사원의 조사결과 고발이 들어오는대로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해 빠른 시일안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장비서관 사의 청와대 행정수석비서관실의 장병조 문화체육담당비서관은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공급과 관련,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우선 청와대비서관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금명간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6일 전해졌다.
  • “무효다”·“유효다”… 「수서특혜」 법리논쟁 치열

    ◎이해 엇갈린 두 주장을 들어보면/“건설부 해석 잘못… 원인 무효”/재야 법조계/“주택건설법 적용… 하자 없다”/서울시·건설부/백지화될 경우 또다른 송사 쏟아질듯 서울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서울시 등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특별분양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당초 서울시가 40만명에 가까운 청약저축 가입자를 제쳐두고 26개 주택조합 3천3백60명에게만 특별분양,형평을 잃었다는 감성적 차원을 넘어 이번 분양과정에서 건설부의 법률해석이 잘못됐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면서 더욱 크게 증폭되고 있다. 즉 정치권과 정부로부터의 압력에 의한 특혜분양이란 의혹은 감사원과 국세청 등에서 서울시와 한보그룹 등을 조사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나 특별분양은 법적근거가 없는 명백한 위법사항이므로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31일 수서지구를 택지개발 예정지로 지정한 뒤 6개월 뒤인 9월28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특별분양을 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건설부가 「공급가능」이란 유권해석을 내린 것을 근거로 당초 방침을 번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부와 서울시가 이처럼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하는 근거는 「택지개발촉진법」과 「주택건설촉진법」이다. 주택건설촉진법 제24조에는 국·공유지 등의 매각·임대조항과 관련,제1항에 「지방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주택과 주택조합이 주택건설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거나 임대를 원할 때 다른 사람에 우선해 매각·임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13조 2항 「택지공급방법」 조항에는 「사업시행자는 개발한 택지를 국민주택용 건축용지와 기타 주택용지·공공시설용지로 구분해 공급하되 국민주택규모의 건설용지로 우선 공급해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다. 건설부와 서울시는 이와함께 시행령 13조3항의 「주택조합의 주택건설용지인 경우 시행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택지공급대상자의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재야법조계와 시민들은 바로이 부분에 대한 유권해석이 잘못됐으며 이에따른 특별분양은 「원인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지검에 특별분양 취소청구소송을 냈던 정인봉변호사는 『택지공급촉진법 13조3항은 제2항 「택지공급은 시행자가 미리 정한 자격으로 추첨방법에 의해 분양한다」는 규정에 뒤따른 것이며 특정대상자를 지정할 수는 없어 당연히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즉 13조3항의 「자격제한」은 제2항의 「추첨에 의한 분양」을 전제로 한 부연규정으로 건설부나 서울시의 해석처럼 대상자의 지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분양을 받아 내집마련의 꿈을 키우던 26개 주택조합원들 가운데 무주택자이며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선량한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비록 한보가 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지 9개월뒤인 지난해 12월20일 「제소전 화해」란 변칙방법으로 토지를 취득했다 할지라도 서울시가 방침을 바꿀 경우 또다른 피해를 입게되고 이에따른 송사 등 부작용이 뒤따를 가능성도 크다. 비록 토지거래허가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쓰기는 했으나 시행자인 한보측이 『분양이 안될때는 1천만원씩 보장해 주겠다』고 확인한만큼 이들이 자기들의 권리를 주장,일반분양을 막기위해 한보를 상대로 또 다른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내기전 화해통해 분쟁해결/땅매매때 담합,투기에 악용 잦아/「제소전 화해」란 수서지구 택지특혜분양 의혹사건에서 한보측과 주택조합측이 「제소전 화해」란 수법으로 토지를 거래,이의 불법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문제가 된 제소전 화해란 부동산 소유권이전이나 채권 채무관계 등 민사분쟁과 관련,소송을 내기전에 당사자가 법원의 화해절차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분쟁의 당사자는 지방법원에 화해신청서를 내며 화해가 성립돼 작성된 「화해조서」는 법원의 확정판결과 똑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 제도는 당사자가 번거롭게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법원에서도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부동산중개업자 등이 이를 악용,부동산 투기를 하다가 구속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만 매매가 가능한 토지거래허가 및 신고지역에서 허가없이 땅을 사고 판뒤 마치 소유권분쟁이 있는 것처럼 위장,법원에 화해신청을 내고 이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법원을 감쪽같이 속여 소유권을 넘기는 수법이다. 이 경우 국세청에 적발되지 않는 한 양도소득세나 증여세도 포탈할 수 있어 부동산업자 사이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이같이 제소전 화해라는 탈법수단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행위가 성행하자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새로 제정한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에 허가 등에 관한 특례조항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이 법률 제5조는 등기원인에 대해 행정관청의 허가·신고·동의 등을 받을 것이 요구되는 때에는 부동산등기법 제40조 3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때는 허가·신고·동의 등을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시말해 등기원인이 제소전 화해 등 집행력있는 판결일때에도 토지거래허가·신고서를 등기소에 함께 내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이 법률이시행되기 이전에는 제소전 화해 등 판결을 통한 소유권이전등기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됐었다. 그러나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의 이같은 예방장치에도 불구하고 제소전 화해를 통해 매도인과 매수인이 서로 짜는 탈법행위는 근본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법원에서 화해신청의 원인이 부동산투기를 목적으로 한 것인지를 분명히 가려내 부정한 목적이 있을 경우에는 신청을 기각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 말많은 주택조합… 실태와 문제점

    ◎전국에 1천6백개 난립… 투기에 앞장/엄청난 차익에 유주택자도 군침/친인척 명의 동원,「딱지」 전매 성행/무주택자 가려내는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집없는 사람들이 모여 택지를 마련하고 그곳에 아파트를 짓도록하는 주택조합제도가 이번 수서지구의 택지특혜분양 사건을 계기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주택조합제도는 지난 72년 민간차원의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무주택자들이 집을 마련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로 각광을 받아왔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조합에 가입한 사람들은 일반아파트 분양의 치열한 청약경쟁을 피하면서 채권을 사지않고도 주택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말 현재 전국의 주택조합은 1천4백97개로 가입자는 9만6백35명에 이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사정이 가장 심각한 서울의 경우 88년 2백74개,89년 2백65개,지난해 4백81개 조합이 설립돼 각각 2만3천가구,1만3천가구,2만3천가구의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기도 했다. 현재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1천6백9개의 조합이 설립돼 있으며 조합원수는 9만4천3백83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무주택자들이 손쉬운 방법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주택조합제도가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투기의 목적으로 악용되거나 무주택서민을 울리는 사기사건이 빈발하는 등 적지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이 폭등한 지난 88년부터는 공급가격과 시세간 엄청난 차익이 발생함에 따라 주택조합을 이용한 편법과 탈법행위가 잇따라 발생,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왔다. 실제로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민등록만 옮겨 손쉽게 무주택자로 위장한 후 주택조합에 가입하거나 웃돈을 주고 조합원자격을 빌린 유령조합원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등 변칙적으로 운용되어온 사례들이 적지않다. 특히 수서지구 조합택지 특별분양이나 부산 광개토건설의 주택조합 사기사건은 조합주택 시공업체나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조합과 결탁,실질적으로 건축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녹지 등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집단민원을 야기시킨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좋은 취지로 도입된 주택조합이 이처럼 비리의 온상이 된 것은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친 보완조치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에 아직도 많은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허점은 무주택자를 철저하게 가려내는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살던 곳에서 주민등록만 다른 곳으로 옮겨놓으면 간단하게 무주택자가 될수 있음에도 이를 가려낼 수 없었다. 정부는 뒤늦게 주택전산화를 통해 위장 무주택자를 색출,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조합을 설립할 때 주민등록표만으로 주택의 유무를 확인할 뿐 준공때나 입주할 때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이 제도의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는 이미 주택조합에 가입한 후에도 다른 조합의 조합원으로 재가입했는지를 점검하지 않는 허점을 악용,여러개의 지역조합에 가입한 사례들도 적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친인척의 명의 등을 닥치는 대로 끌어들여 조합원이 된후 유자격자에게 입주권을 판뒤 명의를 바꿔주는 방법으로 엄청난 차익을 챙기는 탈법행위까지 성행하고 있다. 이같은 불법행위와 탈법행위엔 일부 악덕 주택건설 업체들이나 부동산중개업자들이 가세하여 부추기고 있다. 조합설립인가때 주택건설 예정지가 집을 지을 수 있는 요건을 모두 갖춘 곳인가 철저하게 심사하는 장치가 결여된 것도 큰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수서사건으로 주택조합제도의 운용면에서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자 일부에서는 주택조합제도를 이번 기회에 아예 없애자는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사건을 계기로 조합의 설립요건을 더욱 보완·강화하고 조합설립에서부터 입주때가지 조합원들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함으로써 이 제도의 좋은 취지를 살리는 것이 더욱 바람직스럽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 「근로자저축」 유치경쟁 과열/대출빌미로 강제할당등 부작용 잇따라

    근로자 장기저축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기관들이 기업들에 대출과 연계시켜 저축구좌를 강제로 할당하거나 무자격자를 대거 가입시키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과 지방은행들은 지난 17일부터 이 제도가 도입되자 실적경쟁에 나서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은행의 경우 당좌거래 업체에 저축할당액을 제시하고 소화하지 못하면 당좌거래 한도를 축소하겠다며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B은행에서는 대출자에게 장기저축의 가입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S은행의 경우 중소사업자들의 사업등록증을 빌려 무자격자를 고용인으로 위장,장기저축에 가입시키고 있다. 이밖에 당국이 이 저축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지 말도록 지도하고 있음에도 대출을 조건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들이 근로자 장기저축 유치에 이처럼 과열양상을 빚고 있는 것은 이 저축의 지급준비율이 3%에 불과,유치금액이 많을수록 자금운영 규모가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군용땅 민간에 빌려준뒤 임대료 60억 불법전용

    ◎군인공제회 운영비로 【부산=김세기기자】 국방부가 부산 수영비행장부지 34만여평중 11만9천6백여평을 5공 초기인 지난 80년부터 14개 민간업체에 컨테이너 야적장과 주유소 등으로 임대,임대료로 받은 60여억원을 국고에 입금하지 않고 산하 친목단체인 군인공제회 운영회비로 편법사용해 왔음이 드러났다. 18일 부산 수영컨테이너관리협회(회장 박동호)와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군은 지난80년 2월 ㈜대한종합운수 ㈜국보·협성·세방 등 4개 회사가 참여한 관리협회에 4만9천1백여평을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임대해 준 것을 시작으로 지난 88년까지 추가로 6만6천2백여평을 임대해주는 등 13개 컨테이너 운송업체와 동백주유소 등에 모두 11만9천여평을 임대해 줬다는 것이다.
  • 외언내언

    국립계통의 명문중의 명문대학 입시 고사장에서 뒤에 앉은 학생이 앞에 앉은 학생에게 칼을 들이대며 부정을 강요한 사건이 금년에 있었다고 한다. 협박당한 학생이 마침 「3수」를 한 젊은이라 침착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1교시가 끝나자 협박생은 고사장을 빠져 나간뒤 2시간 이후에는 고사장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도망친 부정수험생의 신상을 보았더니 고교졸업한지 10년된 「10수생」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심각한 대학입시 앞에 수험생과 수험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과외에 생명을 걸고 매달리지 않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불법 변칙과외가 어찌나 극성스러운지 상상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우울한 일이다. ◆물리적으로나마 과외를 금지시키고 있을 때에는,있는 집은 눈치 보느라고 과외를 참고,경제력이 없는 층은 금지제도를 위안삼으며 과외를 엄두도 내지 못한채 당사자도 학부모도 그냥 자기 능력으로만 대비했다. 그러나 과외금지 조치가 부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자 과외금지 조치가 실시되던 이전보다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특히 과외연령이 하향하여 국민학교 저학년생까지도 어떤 과외든 한가지는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치 의학적 소견에 따라 단식을 하고 난뒤 복식을 잘못해서 단식 성과도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오히려 속을 버리는 것과 같다. 태권도·미술·음악학원까지 과외학원으로 둔갑하고 중학교 1학년만 되면 『대학생 과외정도』는 거의 다 하고 있다. ◆돈의 가치에 대한 분별도 달라지는 것이 과외에 대한 부모 생각이라 웬만하면 『너무 비싸니 덜비싸니』따위 시비를 접어두고 달라는 대로 준다. 그런데 그런 과외들이 과연 입시에 도움이 되겠는가를 찬찬히 따져 보면 별로 승산이 없다. 어린이교실들이 부설한 과외학원에서는 어린이들의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편법만 가르쳐서 실력은 커녕 오히려 해악을 끼친다. 새로 개혁되는 대학별 입시자율화가 본격 진행되면 과외는 오히려 잘못 넣어준 지식이 될 수도 있다. 나라 망치고 집안 망치고 수험생 망치는 「과외극성」을 어쩌면 좋을지 걱정이다.
  • 아파트 「편법취득」 253명 적발/국세청

    ◎양도·증여세 등 90억원 추징/가등기자등 26명 고발/서울등 6대 도시서 7∼8월중 매입자 조사 대도시지역 아파트취득자 2백53명이 가수요자로 적발돼 모두 90억6천1백만원의 각종 세금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은 지난 7∼8월중 수도권 및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대 도시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에 대해 자금출처 등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2백53명이 가수요자로 드러났다고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로부터 90억6천1백만원의 각종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이 가운데 26명을 부동산중개업법·국토이용관리법·주민등록법·여신관리운용세칙 등 위반혐의로 관계당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추징내역은 양도소득세 33억1천8백만원,상속·증여세 49억7천3백만원,기타 2억7천만원 등이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30세미만 연소자 및 부녀자 등 무자력자,분리단독세대주,다주택소유자,가등기자,40평이상의 아파트구입자 가운데 소득이 불분명한 사람 등으로 ▲연소자·부녀자·분리단독세대주 등은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이상 구입자 ▲다주택소유자는 구입아파트 규모에 상관없이 전원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9월이후 아파트 취득자에 대해서도 1∼2개월 단위로 끊어 가수요 여부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조사결과 이들은 「1세대1주택」 비과세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등기를 하거나 제3자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한 뒤 일정기간이 지난 다음 자녀에게 넘겨주는 방법 등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 대표인 김모씨는 같은 회사 전무의 통장을 이용,87년 아시아선수촌아파트 57평형을 분양받았다. 이후 전무명의로 보유하던 이 아파트를 지난 8월 아들(30)명의로 이전,증여세 등 2억9천2백만원을 추징당했다. 승모씨(48·회사원·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의 경우 지난 87년 7월 취득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3.6평형)를 지난 6월 팔고도 「3년 거주시한」을 채우기 위해 가등기만 해주었다가 양도소득세 등 5천1백만원을 물게됐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67.7평을 6억4천만원에 구입한 회사원 장모씨(26)의 경우 아버지로부터 5억5천만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밝혀져 국세청은 3억5천3백만원의 증여세를 추징했다. 또 구입자금중 2억원은 제3자명의로 기업운전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 은행감독원에 통보됐다. 이밖에 이모씨(29·여·서울 노원구 상계동)는 주공아파트 17평형을 산뒤 2년2개월만에 가등기 상태에서 전매해 2천1백만원의 차익을 남겼으나 이 가운데 1천8백만원을 양도소득세로 추징당했다.
  • 공공요금 인상과 과제(사설)

    물가안정을 위해서 그 동안 가격조정이 동결되었던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를 한자리 수 내에서 억제키 위해서 공공요금 인상을 유보해 오다가 연말물가가 9.4∼9.5%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자 일부 공공요금을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공요금 인상은 그 동안 유보해온 인상요인을 현실화해 준 것이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6개의 요금이 무더기로 인상되고 인상률도 큰 폭을 보여 서민가계와 물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게 되었다. 때문에 우리는 공공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일응 인정하면서도 공공요금 인상의 연례적인 악순환과 구태의연한 조정방법에 대해 몇 가지 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개별 공공요금의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물가 오름세가 심하면 요금인상을 동결해 왔다. 지표상의 물가목표를 지키기 위하여 손쉬운 공공요금 인상을 유보하는 행정편의주의를 동원하곤 했다. 이른바 한자리 수내 물가억제를 위하여 정부의 승인을 요하는 가격조정을 뒤로 미루는 편법을 활용해 온 것이다. 이는 결국에이번과 같은 무더기 인상사태를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인상률 조정방법도 마찬가지이다. 인상요인이 발생하면 그때 그때 인상을 허용하지 않은 까닭에 일시 대폭 인상현상이 재현된 셈이다.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인상치 않고 누적시키게 되면 해당 공기업의 경영수지가 더욱더 악화되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인상폭이 높아지지 않을 수 없고 이는 인위적으로 인상률을 높이는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물가행정의 기교주의는 이번의 인상에서도 두드러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철도와 지하철 요금의 인상시기를 12월31일 0시로 잡아 인상효과가 올해 물가지수에 반영되지 않게 하면서 시기적으로는 올해 인상하는 교묘한 방법을 쓰고 있다. 또 시내버스와 전기료 등 나머지 공공요금은 인상조정 자체를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이러한 공공요금 조정의 악순환은 지표상의 물가정책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실제 가격정책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일시에 대폭적인 인상은 오히려 인플레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서민가계에 충격의 도를 가중시켜 준다. 그러므로 물가당국은 그러한 악순환에서 일탈해야 한다. 물가당국은 물가정책은 있되 가격정책은 없는 행정편의주의를 지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수상의 물가목표 관리보다는 실질적인 가격관리로 정책체계를 바꾸어야 한다. 공기업의 경우 원가절감과 기술혁신 등 경영합리화를 통하여 원가상승 요인을 최대한으로 줄이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요금인상 요인을 사전에 철저하게 배제하였지만 그래도 인상요인이 남을 때는 적기에 인상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가당국이 유의해야 할 다른 한 가지는 공공요금 인상 이후의 물가불안이다. 서비스요금 인상이 뒤따를 우려가 있고 내년초 또 한차례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연초부터 국민들은 물가불안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공공요금조정 이후 파생되는 부작용을 면밀히 검증하고 그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 「12·12조치」1년… 몸살앓는 시은·투신

    ◎「증시부양자금」상환 싸고 진통/평가손에 이자부담… 경영 극도악화 투신/원리금 회수 못해 자금운용에 애로 시은/통화팽창 원인제공… 물가불안 우려도 ○통화관리 난맥상 초래 지난해 12·12증시부양조치로 투신사에 지원된 증시부양자금의 상환을 둘러싸고 은행과 투신사간의 줄다리기가 재연되고 있다. 연말 상환기일이 다가왔으니 빨리 갚으라는 은행의 요구와 증시침체로 원금은 커녕 이자 한푼도 내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는 투신사의 입장이 맞서 시원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12·12조치가 내일로 1년을 맞지만 당시의 부양조치는 결과적으로 증시침체와 통화관리의 난맥상이라는 정반대의 정책효과만을 가져왔다. 투신사는 정부가 시키는대로 2조7천억원의 돈을 받아 주식을 사들였다가 대규모의 평가손이 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고 이를 지원한 시중은행들은 원리금을 회수못해 자금운용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가수금 회계처리 부당 특히 거액의 주식평가손에다가 연 2천억원이 넘는 이자부담으로 투신사는 올들어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투신사 지원금 때문에 올 내내 지불준비금 부족으로 한은에 벌칙성금리를 물고 연말 결산에 가서는 내년 3월까지 유예해준 이자를 가수금으로 잡아 회계처리하는 편법마저 동원해야 할 형편이다. 통화관리의 주무부서인 한은도 12·12부양자금 때문에 올 1년 「돈농사」를 망쳤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시붕락을 막겠다」는 당시 재무장관의 희한한 논리에 밀려 시중은행의 투신대출을 묵인했던 「죄」때문에 방만한 통화관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올 연간 총통화증가율이 연초 통화당국이 설정한 전년동기대비 연 15∼19%를 크게 웃도는 21.3%를 기록하리라는 것도 지난해의 무리한 증시자금지원이 주범이다. 2조7천억원은 당시 총통화의 4.9%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때 높아진 통화수위가 1년동안 계속됐고 이달에도 3조9천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돈이 시중에 방류돼 올연말 통화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에도 시중유동성의 과잉상태속에 물가불안이 우려되고 있으며 지자제선거 등 통화팽창요인이 겹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국면이 야기될 가능성도 높다. ○당시 총통화의 4.9% 올 통화수위는 물론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과 높은 물가수준으로 다소 높아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하나 직접적으로는 12·12증시 부양자금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12·12조치는 증시도 살리지 못하고 시중은행과 투신사의 자금난을 심화시킨채 통화관리에 큰 부담만 지워줬다. 또 매도기회를 엿보던 대주주들에게 주식을 팔아챙겨 증시를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 됐다. 현재 투신사의 경영은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만·국민투자신탁이 지난 3월부터 10월말까지 4천1백억원의 적자에다 고유자산에 속하는 보유주식 4조원에 대한 평가손 9천3백억원 등 모두 1조3천4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신사로서는 은행빚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한푼 내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이제 증시지원자금은 부실채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반대출에 대해서는 연체 3개월이면 여지없이 부실의 딱지를 붙이면서도 6개월간 이자상환유예에다 회수불능의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투신사의 무담보대출금에 대해서는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이그러진 금융의 한 단면이다. ○대출금 상환 연기 요청 투신사들은 최근 시중은행에 대출금상환을 내년으로 다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상환을 강력하게 독촉하는 인상을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증시침체로 가뜩이나 수지가 악화된 상황에서 투신지원 자금의 이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가수금으로 회계처리해야 하는 현실에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12·12조치가 뿌려놓은 「불행의 씨앗」들이 1년동안 거대한 공룡의 모습으로 자라나 금융계를 다시 위협하고 있는 양상이다.
  • 분묘관리 엉망… 시설물 바가지…/사설 공원묘지 횡포 극심

    ◎특정업체 묘비등 팔아 폭리/날림성토 뒤 분양… 유실 잦아/감독권 강화등 대책 시급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묘지 부족난을 틈타 사설 공원묘지 업체들이 평당 고시가격을 무시하고 묘역을 「A지구」 「특구」 등으로 나누어 2∼3배의 바가지 요금을 받는가 하면 비석이나 석물 값도 멋대로 요구,말썽을 빚고 있다. 또 묘지 관리비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으면서도 평소에는 묘지관리를 제대로 하지않고 내버려 두었다가 한식이나 추석·설날 등 성묘때가 다가오면 일용직 인부를 동원하여 눈가림식으로 청소나 벌초를 한뒤 성묘객에게 이른바 「수고비」를 얹어달라고 요구하기 일쑤이다. 게다가 심한 경우에는 애당초 묘지로서는 입지조건이 맞지않는 급경사 지역이나 계곡 등을 마구 메워 묘지를 분양했다가 붕괴·유실 등 사고를 부르는 경우까지 생겨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전북 군산에 있는 B공원 묘원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명당자리』 또는 『성토를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좋은 땅』이라는 구실로 전북도가 고시한 평당분양가격 4만8천원보다 대부분2만여원이상 비싼 7만여원씩을 받고 있어 유족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곳에 할머니의 묘를 마련하기 위해 찾은 유족 장모씨(47·회사원)는 『장례비용을 놓고 시비를 벌이는 것이 마지막 길을 떠나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우리네 전통적인 생각에다 앞으로 묘소관리를 그들에게 계속 맡겨야하는 처지여서 달라는대로 주고 묘를 쓰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것같아 늘 찜찜하다』고 말했다. 사설묘지 업자들은 또 시중에서 2백만∼3백만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상석·비석·석관·둘레석 등의 석물을 설치하는데 거의 2배이상의 부당한 가격을 요구하곤 한다. 이들은 유족들이 묘지를 사기 위해 찾아올때부터 석물의 견본을 보여주며 지정 업체에서 구입하면 관리하는데 각종 편의를 제공하지만 개별적으로 구입하면 규격이 맞지않아 사후관리를 받을 수 없다는 등의 갖가지 이유를 내세워 소비자들이 거의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값을 치르고 살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 광주군에 있는 S개발 공원묘원은 계곡을 흙으로적당히 메워 묘소로 분양했다가 지난 9월 대홍수때 1백45기가 물에 떠내려가는 불상사를 일으켰다. 이 경우 70여기는 아직까지 유골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유실되고 나머지 75기도 유골이 뒤섞여 분란을 일으켰다. 유족들은 이 사고가 배수로를 메우고 계곡을 복개하거나 산등성이 바위 위에 흙을 덮어 묘지를 분양하는 등 묘원측의 편법분양과 관리소홀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 정신적·물질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주측은 천재지변에 의해 일어난 불의의 사고이므로 보상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어 사고 80여일이 지나도록 유골들이 임시로 만든 관속에서 묘역 한 가운데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은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1년이하의 징역이나 2백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규정,실질적인 처벌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대해 시립 망우리·벽제 용미리묘지 등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 시설관리공단 김종웅 관리과장(51)은 『화장을 꺼리고 매장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유교적전통때문에 최근 유택난이 더욱 가중되자 이를 틈탄 사설 공원묘원 업체들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관련처벌 법규를 강화하고 강독관청을 시·군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타락산업,수요가 줄어야 한다(사설)

    음란 퇴폐업소가 한번 생기기만 하면 없어지는 것을 보지 못한다. 단속바람이 불면 잠깐 불을 껐다가 솔솔 되살아난다. 주인은 따로 있고 「대리사장」만 잡혀가니까 영업에 별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고,불구속으로 입건된 상태에서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영업을 계속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는 점을 악용한다. 그도 저도 안 되면 명의만 바꿔서 새 업소처럼 영업을 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단속은 허울 뿐,공권력과 짜고 여전히 퇴폐영업을 계속한다』는 시민의 의심을 받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법의 틈새기를 넘나들며 불법영업을 하는 업소들을 행정당국은 강제로라도 폐쇄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간판제거,시설봉인,하다 못 해 단전·단수를 해서라고 강제 폐쇄시키기 위해 관계법률을 활용하리라고 한다. 보통의 업소와 달라 퇴폐·음란업소들은 웬만큼 설건드려서는 내성만 키워주게 된다. 그 결과 공권력만 불신받게 되고 불법은 불법대로 점점 대담해져 왔다. 이런 악순환의 근원적인 발본이 없이는 단속은 구두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일은 행정당국의 의지다. 아무리 제도적 허점이 있더라도 꼭 뿌리뽑으려면 못 할 것은 없다. 시민들은 법을 다소 가혹하게 적용해서라도 온갖 편법으로 되살아나는 퇴폐·불법업소들이 제발 줄어들고 없어지기를 바란다. 한편 이 망국적인 부도덕 업소들이 이토록 번성하는 것은 수요가 줄지 않기 때문이다. 수요있는 곳에 공급은 있다. 죽음을 무릅쓰고 사격장의 탄피도 줍는 것이 수요에 대한 공급의 속성이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면 소재지 단위에까지도 티켓다방이니 음란 유흥업소가 박혀 있고 그것들이 모두 장사가 되기 때문에 단속당해 고발된 상태에서조차도 대담하게 영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돈벌이가 눈앞에서 손짓을 하는 것에 눈이 뒤집혀 인신매매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10대 미만의 어린 소녀까지 잡아다가 공급하는 곳이 나라 밖도 아니고 이 나라 안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깊이 반성을 해야 한다. 딸이거나 누이동생 또는 아내일 수도 있는 피해자를 생각하면,철이 든 사람들이라면 응당 자제가 있어야 옳다. 한 나이라도더 든 어른들이 먼저 각성하고서 철없는 어린 10대들을 타이르고 야단치는 일로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사회 전체가 전전긍긍하도록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는 일을 바로잡을 직접책임은 치안을 책임진 공권력에 있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거기다 미루고 멀쩡한 시민들이 타락한 행태를 일삼으려 퇴폐와 음란의 수요를 확대시켜간다면 공권력으로 감내할 도리가 없다. 음란·퇴폐업소가 여전히 번창하고 불법을 무릅쓰며 창궐한다는 것은 이 땅에 근거를 두고 사는 사람들의 공범의 결과이다. 고객이 없으면 점포는 문을 닫는다. 학생들이 깔려 있는 학원가거나 말거나,건전한 주택가거나 말거나 나어린 소녀들이 팔려와 있거나 말거나 유흥행위를 하기에 서슴지 않는 고객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상인은 끈질기게 영업을 하는 것이다. 부패정도가 너무 심각해져가는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가 타락산업의 수요를 억제해줘야 한다. 그래야 공권력도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
  • 음란·퇴폐업소 앞으론 강제폐쇄/단속비웃듯 고발해도 편법영업 버젓이

    ◎간판제거·각종 시설물 봉인/행정당국선 단전·단수 조치도 검토 앞으로는 음란·퇴폐업소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내려진다. 그동안 행정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처벌이 실효를 거두지 못해 이들 업소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이들 업소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제한하고 검·경 합동단속반 등을 편성,집중단속을 벌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단속반의 눈을 피해가며 음란·퇴폐영업을 일삼고 있고 설령 적발이 되더라도 명의만 바꾸는 등의 편법으로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지난달 13일 노태우대통령이 「범죄 및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28일까지 서울에서만도 5천8백22개 업소가 불법영업을 하다 적발돼 6백82개 업소는 고발되고 3천51개 업소는 영업정지,63개 업소는 영업허가취소 처분을 받았다. 적발된 업소를 유형별로 보면 영업시간 위반업소가 1천9백5개로 가장 많았고 음란·퇴폐업소 7백61개,무허가업소 6백개,사행행위 업소 14개,기타업소 2천5백42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업소는 주인들이 대부분 불구속으로 입건만 된 상태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조직폭력배의 자금원과 서식처가 되고 있는 일부 대형나이트클럽과 룸살롱·카바레·카지노 등은 돈을 대는 실제 주인이 따로 있어 「대리사장」이 구속되더라도 영업에는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이에따라 검찰과 경찰은 앞으로 이들 업소에 대한 단속 및 고발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형사처벌과 아울러 행정관청의 협조를 받아 간판제거·시설물 봉인 등 보다 강력한 강제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조규정 대검형사과장은 28일 『공소를 제기하고 심리를 거쳐 형이 확정되기 이전에는 영업을 계속해도 처벌할 법적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시·군·구청 등 일선 행정기관에서 행정력을 동원해 이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업소를 폐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위생법 제62조와 공중위생법 제25조는 무허가업소 및 허가취소된 업소,폐쇄명령을 받은 업소가 계속 영업을 할 경우 『영업소를 폐쇄조치할 수 있다』는 근거규정을 두고 있다. 행정당국은 또 이규정에 따라 이들 업소의 간판과 그밖의 영업표지물을 제거·삭제할 수 있고 해당업소가 적법한 영업소가 아님을 알리는 게시문 등을 부착할 수 있으며 기구 등 시설물에 대해서도 봉인을 할 수 있다. 행정당국은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 업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와같은 강제집행 대신 영업을 계속 하더라도 그대로 놔두고 다시 고발하거나 위법사실을 추가로 통보하는게 고작이었다. 이 때문에 위반업소들은 불법영업을 하다가 다시 형사고발을 당하더라도 앞서 고발한 사건의 송치기간 안에는 같은 사건으로 처리돼 행정당국이 3개월마다 정기고발만 계속하고 있는 약점을 이용,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과 경찰은 앞으로 이들을 공권력에 도전하는 「공무집행 방해사범」으로 간주,구속수사하는 등 엄단하기로 했다. 한편 행정당국은 무허가업소 및 위반업소에 대해 건축법 제42조에 따라 단전·단수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 「난방예산」 최고 43% 과다편성/정부 및 산하기관

    ◎남은 돈은 전용·불용처리 예사/기획원 국감자료 정부 및 산하기관의 난방연료비 예산이 매년 36.5%에서 43.4%까지 과다편성돼 다른 비목으로 전용되거나 불용처리되는 등의 부작용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에너지관리공단·한국소비자보호원·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 등 비연구정부출연기관의 상여금 예산이 관련규정(연간 기본급이 4백%)보다 연간 50∼1백% 초과해 편성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의료보험환자에 대한 진료비예산은 지난 3년간(87∼90년) 매년 과소 편성돼 당해연도 본예산 계상액의 25∼61%에 해당하는 부족액이 발생함으로써 비목간 전용·추경·차년도예산이월 등의 편법으로 충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기회원은 특히 난방연료비 예산을 편성하면서 연간난방일수·난방시간 등의 기준을 실제보다 높여 예산을 매년 반복적으로 과다편성한 것으로 지적됐으며 이에 따라 남은 예산은 다른 비목으로 전용되거나 불용처리 되는 등의 차질이 빚어졌다.
  • 높아지는 농민불만 “무마 포석”/당정 추곡수매가 확정 안팎

    ◎「차액보상제」로 예산·재고부담 덜어/일반벼 수매가 높여 정책변화 시사/“진통의 악순환” 없게 추곡정책 합리적 개선 시급 정부가 오랜 진통끝에 올해 추곡수매가를 사실상 두자리수 인상과 1천만섬 매입으로 결정한 것은 비상이 걸린 물가와 쌀의 과잉재고 문제 등 전체 경제의 운영보다는 도·농간의 소득격차와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농민들의 소득보상요구에 무게를 둔 것이다. 올해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추곡매입가 인상률을 일반벼 기준으로도 한자리수로 묶고 매입량도 6백만섬으로 축소하기를 고집해온 물가당국이 농민과 정치권의 압력에 다시 밀린 것이다. 이번 수매가 인상률이 일반계 10%,통일계 5%로 수매량과 가중평균 하더라도 한자리수 이지만 앞으로 양곡정책을 양질의 일반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한 각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번 인상률에 관한 초점이 일반계에 맞추어졌고 이에 관한 진통이 거듭돼 왔기 때문이다. 또 일반계 수매량 3백만섬 외에 2백50만섬의 일반계에 대해 수매가와 산지가격과의 차액을 올해처음 지급키로 한 것도 사실상 예산확보와 보관창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마련된 편법이지만 농민입장에서는 정부의 수매와 마찬가지인 까닭에 정치권과 농민들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된 셈이다. 10년 연속 풍작과 이에 따른 농촌 쌀값의 불안정·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빚어지고 있는 농촌의 위기감 등에서 보면 일반계 수매가를 두자리수로 올려주고 수매량을 농가 희망량에 가깝게 결정한 것이 마땅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고유가시대의 개막으로 불안해진 물가와 전체 경제와의 조화에서 볼 때 추곡수매가가 물가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물가당국의 논리에 수매가의 대폭인상 등이 벽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추곡정책을 둘러싼 당정협의가 난항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매가 인상률이 두자리수로 턱걸이하고 수래량이 지난해 만큼 대폭으로 결정된 것은 올해 추곡정책의 결정이 늦어진데다 그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에서 일부지역에서는 벼가마를 태우는등 농민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경제논리와 정치·사회 논리속에서 결국 「한자리수 억제」 고집이 꺾였지만 수매가와 수매량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 농민들이 이번 정부의 결정에 만족할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수매가격과 수매량은 국회동의를 받아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를 감안해 정부안을 내놓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정부안은 일반계 12%,통일계 11% 인상으로 국회에 올라갔으나 동의과정에서 14%와 12%로 상향조정된 사실을 고려할 때 올해도 정부안에 2∼3%포인트가 더 얹혀질 것으로 보이며 차액보상도 직접수매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동안 수매가 결정을 놓고 정부·사회단체 등 관련기관·단체들이 제목소리를 높여왔다. 정부안 마련의 기초가 되는 양곡유통위는 일반계 10.5%,통일계 5.5%를 인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번 정부안은 결과적으로 보면 양곡유통위에 근접하게 결정된 셈이다. 올해 정부의 추곡정책 수립에는 수매가 인상률 못지않게 수매량이 논란의 대상이 된것이 특징이다. 정부가 당초 양특적자·과잉재고 문제 등으로 수매량 대폭축소 등의 방침을 세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지만 방법상 너무 급격하고 농촌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올해 추곡정책은 앞으로 쌀농사에 대한 적지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통일계와 일반계와의 인상률 격차를 지난해 2%에서 올해는 5%로 크게 한 것은 앞으로 양곡정책을 양질의 일반미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다. 또 우루과이라운드협상과 양특적자 문제와 관련,2중곡가제 폐지론이 부상된 것도 추곡정책 재검토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같은 양정방향이 생산성·소비패턴의 변화 등을 감안한 것이지만 쌀농사가 하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점,우리의 척박한 농업여건 등을 감안,보다 신중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확고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울러 추곡정책이 정치·사회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냐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해마다 되풀이되는 진통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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