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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뒤 안맞는 日 대중음악 개방

    지난 9월 정부의 2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조치가 발표된 이후 한달 동안 추이를 지켜보던 기획사들의 일본 대중음악인 초청공연 기획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정부 허가가 내려진 공연은 모두4건. 그러나 2,000석이하의 실내공연만을 허용한 개방지침에 따라 모순된 상황이빚어지고 있다.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록그룹 공연은 진통을 겪는 반면 호텔디너쇼의 엔카 공연은 손쉽게 허용되고 있는 것. 추가개방 발표때 정부는 호텔 등에서 개최되는 엔카 공연이 국내의 일본인이나 일본 관광객들에게 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아울러 2,000석 이하 공연으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일본 록그룹초청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과연 누구를 위한 대중문화 개방이었느냐는 의심이 드는 행정이 아닐 수 없다. 국경을 뛰어넘는 대중음악,특히 국내 대중음악 발전에 오히려 순기능적 역할을 할 다양한 음악 도입의 필요성을 외면한 채 일본 대중문화의 개념을 일본인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한정지은 것은 개방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가까운 예로 록그룹 라우드니스(Loudness)와 P.A.F의 다음달 19일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을 둘러싼 진통을 들 수 있다. 기획사측은 영어로 부른 노래는 일본 대중문화로 볼 수 없다며 공연신청을했고 문화관광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일본인이 작사·작곡했다면 가사를영어로 붙였더라도 일본 대중문화 공연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며 객석 규모2,000석이 넘는(3,895석)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허용 못하겠다고 맞섰다. ‘울며 겨자먹기’로 기획사는 일본측과 협의 끝에 영국 록그룹 레드 제플린의 곡 등을 영어로 부르고 게스트인 국내 그룹 노바소닉이 이들의 영어노래를 대신 부르는 편법을 취해 공연 허가를 다시 요청했다.정부가 이를 수용해마무리는 잘 됐지만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라우드니스는 90년대초 서울 88체육관에서 5,000여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 적이 있다.한 공연관계자는 “일본측에서 ‘그때는 됐는데 지금은왜 안되느냐’고 물어와 난감했다”고 전했다. [임병선기자]
  • 백화점 경품경쟁 과열… 롯데, 대형아파트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백화점들의 무분별한 경품제공과 사은행사를 규제하려는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대형 아파트 등 초대형 경품을내걸고 경매행사를 강행키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3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하는 ‘창립20주년 성원감사 초특급 경매대전’에 48평과 32평 아파트 각 1채,그랜저XG 2대,지펠냉장고 등을 경매상품으로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이 기간 중 수도권 8개 매장에서 10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한1만명의 고객(선착순)에게 12월 1일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리는 경매행사 참가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경매는 48평형 아파트 등 대부분의 경품에 대해 시세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는 파격적인 가격을 최저가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측은 이번 행사에 대해 “일종의 고객 사은행사이며,경매 행사에대한 참가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경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의 이같은 경매행사에 대해 경쟁업체들은 “업계가 자율적으로정한 기준을 어긴 편법적인 경품행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롯데백화점 등 전국 34개백화점을 상대로 바겐세일이나 가격인하,경품·사은품 제공행사와 관련한 현장 실태조사를 벌였다고 이날 밝혔다.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은 “연간 280∼290일 동안 바겐세일을 하는 백화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해 무분별한 세일이나 경품제공이 확인되면연내에 관련고시를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할인특매 고시나 경품고시를 부활시키면 백화점들은 연간 일정 기간 이상 바겐세일을 할 수 없게 되며 아파트나 승용차 등 지나치게 높은 가격의 경품도 내걸지 못하게 된다. 함혜리 김균미기자 lotus@
  • 현대 정민태 해외진출 무산

    정민태(29·현대)의 해외 진출이 결국 무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롯데월드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민태의 해외진출 여부에 대해 논란을벌인 끝에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로써 정민태는 이번 겨울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팀에 입단하려던 계획이좌절됐으며 내년 시즌까지 국내에서 활동해야만 해외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8개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는 “시행조차 해보지 않은 제도(FA)를 특정선수를 위해 바꾼다는 것은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특례를 인정할 경우 똑같은 사안 발생 등 다른 선수들에게 미칠 파장도 크다”며해외진출 불가입장을 같이했다. 그러나 현대 강명구사장은 “KBO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기본틀을 깨지 않는범위에서 정민태의 해외진출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또다른 불씨를 남겼다.현대가 동원할 수 있는 편법은 정민태를 조건없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것. 그러나 이 경우 현대가 공식적으로 정민태에 대한 모든 권리를 상실해 트레이드 머니를 받을 수 없다.현대가 트레이드 머니 손실을감수하며 무리하게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요미우리의 후원회장인 미쓰비시 회장에게 정민태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정몽헌 구단주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야구인들은 “강 사장의 발언은 나머지 7개구단과 박용오 총재의 권위를 무시한 안하무인식 처사이며 이사회의 최종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민태의 해외진출을 시도한다면 강력한 제재를 내려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민태는 6시즌만을 완료,FA 해외진출 자격(7시즌)에 미달된 상태에서 일본진출 시도해 ‘뜨거운 감자’가 돼 왔다. 김민수기자 kimms@
  • 북한강 수계 댐수몰지 국유화 진통

    댐 조성 당시 이미 보상이 끝난 춘천·청평·화천·의암댐 등 강원도내 북한강 수계 4개댐 수몰지역 저수구역의 사유지중 상당 부분에 대해 정부가 국유화 등기 이전을 수십년동안 미뤄오다 뒤늦게 추진,일대 혼란이 우려된다. 15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들 댐 저수구역내 토지 가운데 현재까지 국유지로등기되지 않은 토지는 한국전력공사 토지를 포함해 7,652필지 2,136만여㎡에 달한다. 감사원은 지난 87년과 92년에 이어 지난 8월에도 이들 지역에 대한 국유화조치 등기에 필요한 예산을 서둘러 확보하도록 강원도에 독촉했다. 그러나 국유화되지 않은 편법 토지들이 수십년동안 매매과정을 거치면서 근저당이 설정되는 등 소유권이 수차례나 바뀌는 바람에 정부의 국유화 조치라 하더라도 소유주들과 상당한 마찰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제시대인 지난 43년 건설된 청평댐의 경우 당시 수몰주민들에게 보상을완료했음에도 불구,이후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으면서 당초 소유자들에게 토지를 빼앗겼고 춘천·화천·의암댐도 실정은 마찬가지다. 강원도는 뒤늦게 홍천·춘천·화천 등 3개 관련 시·군에 국유화 등기업무의 대상토지를 파악,보고하고 현 공시지가의 1.4배로 등기 비용을 산출해 필요 예산을 확보하도록 했다. 청평댐 건설로 수몰된 홍천군 서면 마곡리의 경우 국유화되지 않은 토지가154필지 32만여㎡나 되며 이들 토지 보상가격에 대한 등기비용만도 2억∼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시·군 관계자는 “정부의 국유 등기 업무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일부 주민들이 과거에 보상받은 사실조차 모른 채 벌써부터 개인등기토지를 국유화한다는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hancho@
  • [기관장 판공비 베일을 벗긴다] (중)어디에 쓰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는 대부분 대내외적인 식사비,직원들의 경조사비 등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말한다.수도권 지역의 한 자치단체 총무국장은 “공개해도 별 것없다”고 말한다.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은 환경미화원·불우이웃 격려금 등에 쓰이고 직원들과의 식사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다.단체장으로서 고생하는 전경들에게 제공하는 간식도 업무추진비에서 나간다.이런 쓰임새는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마찬가지라고 감사원의 관계자도 확인하고 있다. 인천시 A구의 지난해 특수업무추진비(판공비) 사용내역을 보면 식사비가 1,829만원(38.5%)으로 가장 많다.다음이 물품 구입비 844만원(17.8%),격려금 835만원(17.6%),조화구입비 612만원(12.9%)등이다. 판공비 사용내역이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은 일부에서 편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98년 8월3일 56만원 XX가요주점. 8월21일 29만2,000원 OO단란주점.구청장 구의회 의장 등 5명 참석. 12월4일 48만원(술값 18만원,봉사료 30만원) OX단란주점.자치행정발전을 위한 간담.인천시 B구가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의 행정정보 공개요청에 따라 밝힌 98년 구청장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이다.바로 이런 부분이 업무추진비가 흥청망청 쓰이고 있다는 불신을 초래한다. 인천연대측은 “단란주점에서 무슨 특수업무를 추진하는가”라며 특수업무추진비가 기관장 개인의 사금고처럼 쓰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교회 헌금으로 네차례에 걸쳐 40만원을 지출한 부분도 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 구청이 밝힌 자료도 총무과의 공개자료와 비서실장이 정리한 현금출납부가일치하지 않거나,영수증은 첨부돼 있는데 지출한 내역이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인천연대는 지적한다.급조된 의혹이 있다는 얘기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부터 특수업무추진비를 반드시 신용카드로 사용하도록 하자,일부 공기업의 경우 ‘카드깡’으로 현금화하는 편법을 버젓이 동원하고 있다.서울시내 여의도 등지에서 카드로 300만∼500만원 어치를신용카드로 거래한 것처럼 꾸며 수수료 등을 빼고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찾아가는식의 탈법이 판치고 있다.또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업무추진비의 30% 이상을 일부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단체들은 1년전부터 업무추진비에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며,공개의 압력을 높이고 있다.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공개하라고 요구했고,서울시가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이다. 그뒤 대구와 경북 경산,인천 등의 시민단체들도 공개를 요구해 왔고 일부 지자체는 공개를 했지만,일부에서는 거부했다. 최근 인천연대가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인천지법이 특수업무추진비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공개를 거부한 인천 C구청의 한 관계자는 “A구와 B구가 이미 공개한 상태에서 항소는 무의미하다고 본다”며 판공비 공개가 불가피한 추세임을 인정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대우 회계법인 실사 결과

    대우그룹의 분식(粉飾) 회계처리 및 세금탈루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주)대우 본사와 해외 현지법인들은 직·간접으로편법·탈법적인 자금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국내외에 걸쳐 큰 파문이 예상된다. 또 146개 해외현지법인들은 대우측 주장보다 훨씬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 회계처리 및 탈세 삼일회계법인의 중간보고서는 (주)대우의 국내법인 및 해외법인들의 세금탈루 의혹을 곳곳에서 지적하고 있다.탈세 규모만 확정하지 못했을 뿐 탈세 사실을 기정사실화 했다.회계법인은 이같은 사실을‘자산·부채실사관련 이슈 사항’으로 분류,(주)대우 채권단에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도록 주의를 환기시켰다. 회계법인은 “일부 현지법인간 자금이동에서 명세서상의 거래처와 실(實)거래처가 다른 점이 파악됐다”고 지적했다.현지법인들이 서로 매출채권(또는매입채무) 규모나 대여금 등 자금거래 상황을 거짓으로 꾸며,실제 돈흐름이장부상 내용과 다르다는 얘기다.이는 매출액 및 순이익 축소신고에 따른 부가가치세(매출액의 10%)·법인세 탈루의혹을 낳고 있다.예컨대 A라는 현지법인이 B라는 현지법인에 실제로는 100원어치의 매출채권을 갖고 있지만 장부에는 50원으로 기재했다면 5원(50원X10%)어치의 부가가치세를 탈루한 셈이된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 보고서는 ‘조세관련 우발채무’ 항목에서 “장부상 수치를 수정함에 따라 앞으로 과세당국이 세무조사에 나설 경우 상당한 과세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법인 부실현황 보고서는 146개 해외법인이 한마디로 ‘정상적인 기업’이 아니라는 것으로 요약했다.우선 110개 무역법인의 경우 장부상 순자산가치는 1조2,734억원으로 돼있으나 실사결과 순자산가치는 마이너스 2조4,268억원에 불과해 3조7,002억원이나 부풀려 있었다.36개 건설법인의 경우도 순자산가치를 1,777억원 부풀렸다. 이에 따라 146개 현지법인이 당장 청산절차를 밟을 경우 (주)대우 국내법인은 1조4,668억원어치의 지분중 1.84%에 해당하는 270억원만 건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은호 전경하기자 unopark@
  • [대한시론] 21세기 전경련

    30대 재벌중 상당수가 퇴출당하고 재계 서열 2위인 대우그룹마저 해체되는대변동 속에서 ‘대마 불사의 신화’도 깨어졌다. 정부는 새 천년을 향한 개혁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고 여당은 자기당의환골탈태를 위한 새 천년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도 당명 변경을 포함한 ‘제2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나아가 정치권은 국회의원 정수7% 감축과 기존 정치인의 대폭 물갈이를 포함한 근본적 정치개혁을 예고하고있다.학교도 새로운 목표 아래 혼돈의 와중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역사적 대변동기에 전경련만은 ‘역사유물’로 퇴출되려는 듯 낡은 조직과 의식을 깨는 자체개혁을 거부해 왔다.‘국가재건최고회의’ 치하에서 지난 1961년 창설된 ‘전경련’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유린하던 시절에 채택된 목적의식과 기능 및 조직을 그대로 답습해온 것이다. 국가의 국정방향은 이미 2년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바뀌었고 얼마전 다시 ‘민주주의·시장경제·생산적 복지의 병행발전’의 새천년 목표로 확장됐지만,전경련은 국정방향을 철저히 외면한 채 재벌개혁에대한 저항 거점으로 자임해 왔다.전경련에 적(籍)을 둔 논객들이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을 ‘시장의 적’으로 공격하는가 하면,선진국의 초대형 기업 집단과 한국 재벌그룹의 근본적 차이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소유와 경영의 일치에 입각한 공산주의 경제체제도 ‘소유와 경영의 완전분리’ 체제로 잘못아는 무식한 궤변가를 초청해 정부에 대한 공격을 대행토록 한 바 있다.이와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전경련은 한동안 유일무이한 ‘반정부단체’처럼 비쳐졌고 대(對)국민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이제 전경련은 새 회장을 다시 선임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전경련은 세기가 바뀌는 시점에 이뤄지는 이 중차대한 지도부 교체의 기회를 단순히 공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 천년 정체성(正體性)을 새로 확립하는 계기로선용(善用)해야 할 것이다.이 기회를 놓치면 전경련은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채 새 천년 국가발전에 역기능적인 반시대적 조직으로 추락할 것이다. 이번에 전경련은 ‘재벌황제 친목단체’로서의 낡은 정체성을 고수하며 저항거점으로서의 기능을 계속할 것인가,아니면 일본의 경단련(經團連)과 같이모든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열린 결사체’로 거듭나 21세기 민관협력의 흐름에 따라 정부와 함께 개혁을 선도할 것인가를 두고 양단간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국가와 민간단체 사이의 긴장된 협력은 선진 각국에서 ‘신민주국가론’에입각한 참여민주적 정부개혁과 적극적 민간·시민활동을 규정하는 새로운 민관관계의 기본방향이다.전경련도 민간단체이다.유독 전경련만이 이 세기적흐름으로부터 일탈하여 민관대결을 불러일으킨다면 불행한 일일 것이다. 이제 전경련도 변해야 산다.최근 전경련이 지도부 선출을 2000년 2월로 연기하고 개혁특위를 설치키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전경련은 지금부터 3개월 동안 개혁특위를 잘 활용하여 조직의 전면적 현대화를 준비하고 내년 2월에는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회복한 ‘국민의 경제인단체’로 다시 탄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경련의 개혁내용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만,그변화의 기본방향은 세계화,시장화,민주화,지식기반화의 세기적 흐름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권위주의 정부의 자원배분 관행에서 유래한 관치금융,정경유착,불법·탈법과편법,부정부패,황제경영,방만한 차입·선단식 경영 등은 모두 21세기 변화방향과 배치되는 것들이다. 전경련은 과거의 낡은 관행을 타파하고 거듭나려 한다면 2000년 2월에도 1960년대 초의 낡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21세기의 전경련’은 국민들의 눈에 ‘최신식 골동품’같은 형용모순으로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국민은 전경련이 환골탈태해 경제개혁의 선도조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黃台淵 동국대교수·정치학]
  • 한국전력 경영혁신‘뒷걸음’

    한국전력의 흑자 증가는 경영상태 개선과 무관하게 환율변동 등 외부환경에힘입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대표적 공기업인 한전이 사업비 예산에 복리 후생비 예산을 편법으로편성해 집행하는가 하면 사용자 부담의무가 없는 경비를 임의로 사원들을 위해 집행하는 등 예산관리를 극히 방만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7월부터 한전에 대해 36일간 특별감사를 실시,직원 15명에대해 징계 또는 문책을 요구하는 등 모두 106건의 불법,부당 행위를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감사원은 한전이 장영식(張榮植) 전 사장 시절 경영개선 노력이 성과를 보여 회계상 순이익이 97년 5,606억원에서 98년 1조1,017억원으로 2배 가까이증가했다고 밝혔으나,실제로는 회계처리 방식 변경과 지난 97년 폭등했던 환율이 안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감사원은 환율변동 등의 외부적인 요인을 배제하고 순수한 내부 경영개선효과만을 분석하기 위해 동일한 환율과 회계처리 방식을 적용할 경우 98년순이익은 97년에 비해 6% 증가에 불과했으며,94년과 비교할 때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전력요금 인상에도 불구,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한전측은 광고선전비 및 수용개발비 예산비목에 직원 일체감 조성이라는 명목으로 19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본부와 사업소의 각 부서에서 회식,야유회,윷놀이,하계 체력단련장 설치비 등으로 146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광고선전비는 기업이미지 제고와 전력사업 이해 증진에,수용 개발비는 고객봉사활동에 소요되는 예산비목이다. 한전은 또 개인연금은 사적보험이라 사용자가 보험료를 부담할 의무가 없고,정부 방침에 따라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음에도 불구,근로복지기금에서 65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노사협의시 복리후생비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을협의한 후 올초부터 지난 6월까지 94억원을 지급해 준 뒤 산업자원부에는 개인연금에 대한 예산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허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본영기자 kby7@
  • 대우 거액탈세 드러나

    대우그룹이 계열사간 편법거래 등을 통해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회계법인의 자산실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당국도 이같은 사실을 이미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 여부가 주목된다. 부당회계 처리 등에 김우중(金宇中) 회장 등 대우경영진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대한매일이 입수한 (주)대우의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주)대우는 계열사 등 관계회사 간의 부당거래 등을 통해 그동안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밝혀졌다.(주)대우의 자산·부채 실사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은 이같은 내용의 ‘기업개선작업 지원 중간보고서’를 작성,지난달 25일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에 제출했었다. 삼일회계법인은 보고서의 ‘세무관련 우발채무’ 항목에서 “(주)대우의 관계회사간 제반 거래 및 (회계법인의) 실사 수정항목 등과 관련해 과세당국이 세무조사에 나설 경우 상당한 과세액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주)대우의 우발채무로 이어져 향후 회사의 현금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대우가 제시한 자료가 불충분하고 세부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합리적인 과세액을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해,탈루규모가 현재 포착한 것보다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는 (주)대우에 국한한 것이지만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했을 공산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은 지난달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우그룹의 세무조사 여부에 대해 “현재 금감위에서 대우를 조사하고 있으며,조사를 마친 뒤 통보가 오면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대우는 “삼일측이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채무 발생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불과하다”며 “워크아웃시 채무면제 이익 등에 대한 과세 여부와 관련, 일반적인 예상을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박은호 전경하기자 unopark@
  • 삼일회계법인 실사보고서

    (주)대우는 과연 정상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18조7,000억원의 출자전환 등 채권단의 대규모 채무조정에도 불구하고 (주)대우의 회생 가능성에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실사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의 ‘중간보고서’도 이런 우려를 곳곳에서 제기하고 있다.반면 대우자동차의 경우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건실한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대우 채권단은 18조7,000억원의 채무조정과 금리감면 등으로 오는 2004년 말에는 (주)대우가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제에서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짰다.그러나 근거없는 장밋빛 전망이란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워크아웃 기간이 끝나는 5년 뒤에도 (주)대우의 자금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차입금 추정치는 19조1,535억원이다.이율을 10%로 가정할 때 적어도 2조8,700여억원(이자지급분 1조9,153억원의 1.5배)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정상기업으로 분류된다.그러나 (주)대우의 2004년 중 현금흐름은 8,865억원에 불과하다.빌린 돈의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얘기다.자본잠식 상태에서도 헤어나지 못한다.자기자본이현재의 마이너스 14조5,358억원보다 소폭 축소된 마이너스 12조550억원으로전망됐다. 그동안 탈루한 세금에 대한 과세조치가 있을 경우 등 변수도 경영정상화를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계열사간 부당·편법 거래로 엄청난규모의 세금을 내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해외채권단과워크아웃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투자자나 일반법인 등의 반발 가능성 등을 감안,“법정관리도 유효한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회계법인은 권고했다. ■대우자동차 (주)대우와는 딴판이다.기업이 계속 존속할 경우의 가치(수익가치)가 6조1,509억∼8조8,746억원으로 나와 청산가치(5조5,032억원)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살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주)대우와마찬가지로 워크아웃 기간이 끝나는 2004년 말 현재 대우차도 자기자본이 잠식된 상태지만,정상적인 영업활동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2004년 말에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모두 물고도 1조여원의 현금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정웅인,쏘는듯한 눈빛연기로 일어선 사나이

    편법으로 무자비하게 인수한 빵가게 주인이 어릴때부터 친동생처럼 좋아해온 여자라는 걸 알고 미안함에 알짜 상가 자리를 덜컥 내놓는 고리대금업자 상훈.벌판에 천막치고 가게를 차릴망정 “오빤 변했어” 한마디로 ‘불순한’호의를 뿌리치는 국희. 얼핏 신파극에나 어울릴 상황같지만 MBC-TV 월화드라마 ‘국희’의 위 커플에게선 현재형의 생기가 뿜어져 나온다.이 생동감의 동인으로는 상훈역의 정웅인을 빼놓을수 없다.익살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로 오목오목 웃는 상에 유독 눈빛만 이글거려 더욱 뚜렷한 인상으로,정웅인은 드라마의 선을 굵게 그려 나가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정웅인이 ‘국희’에게 진 빚은 오빠부대를 거느리는 인기인 대열에 올랐다는 정도가 아니다.인정사정없는 검은손 같지만 마음 한켠에 어린날의 순심을 꺾지 못한 상훈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는 희극전문 감초배우 딱지를 확실히떼고 연기의 폭을 성큼 넓혔다.이같은 성공적 연기변신으로 방송가에선 그에대해 벌써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는 기대들을 걸고 있다. “단지 맡은 역할에 최대한 일치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변신도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와야지 어거지로 만들어져선 바람직하지 않지요”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별로 유복했던 기억이 없다는 그는 고등학교때 연극반에 들면서 생에 일대 전기를 맞게 된다.“원래 내성적인 편이었거든요.무대에 섰는데 속에서 어떤 끼같은 것이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거예요.나한테 이런게 있었나 스스로 놀랐지요”서울예전 연극과를 졸업한뒤 SBS ‘천일야화’,‘미스 앤 미스터’ 등 시트콤과 ‘조용한 가족’‘북경반점’ 등 영화에 출연했고 ‘은실이’를 통해본격 주목받기 시작했다.현재 SBS 주말극 ‘파도’에서 연기하는 순박한 의리파 남수도 두 여성의 사랑공세를 한몸에 받으며 안방극장 관심권 안으로부상중이라 몸은 고달파도 연기재미는 어느때보다 솔솔하다. “알 파치노를 보면 한마디도 하지 않을때도 아,정말 연기를 하고 있구나 탄복하게 되지요.저도 정적인 표현속에 더욱 강렬한 후광을 거느리는 힘있는배우가 되고 싶습니다”지난 26일 14회째에서 상훈은 국희 아버지의재산을 가로챈 이가 자신의 ‘고객’중 하나인 주태라는 걸 비로소 간파한다.순수한 사랑과 혼탁한 야심사이를 격렬하게 오갈 한 사나이의 행보를 정웅인이 얼마나 보폭크게 그려나갈지 또다른 관람포인트가 아닐수 없겠다. 손정숙기자 jssohn@
  • 자동차값 논란 법정비화 조짐

    자동차 무상수리비를 둘러싼 업계와 시민단체가 공방전이 법정으로 옮겨갈전망이다.소비자측은 차 판매가격에 일정비율의 무상수리비가 편법 포함됐다는 주장인 반면 자동차업계는 차값책정이 유동적이어서 이같은 주장은 무리라고 맞서고 있다. ■시만단체,대표소송으로 환불요구 차량판매가에 무상수리비가 과다 포함됐다는 지적은 지난 국정감사때 황학수(黃鶴洙·국민회의)의원이 처음 제기했다.황의원은 ▲경차 6% ▲중·소형차 8% ▲대형차 10∼12%의 무상수리비가포함돼 있다고 밝혔다.소비자측은 자동차 3사가 차를 팔때 알리지 않고 출고가의 10% 안팎을 무상수리비로 받아온 점을 문제삼는다.더우기 이 돈이 실제 무상수리비보다 훨씬 많은데다 무상수리기간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지 않은경우 고스란히 업체가 갖게되므로 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수리비 환불 대표소송을 준비중인 곳은 ‘자동차10년타기 운동본부’. 이 단체 임기상(林奇相) 대표는 “출고가의 10%안팎의 돈이 수리보증비 명목으로 책정돼 있다는 의혹과 관련,업체들이 영업비밀을이유로 원가내역 공개를 기피하는 것은 소비자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그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제작상 결함인 리콜비용까지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구입자에게 통상 10% 이내의 무상서비스 비용이 차량가격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린다는 것이다. ■자동차업체 입장 자동차 3사는 차값의 6∼12%가 수리보증비로 포함돼 있다는 지적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한다.원가항목에는 수리보증비용이라는 항목이 존재하지도 않고 최종적인 차량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어서 실제 차량가격 대비 수리보증비 비율을 명쾌하게 밝히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밝혔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원가항목에는 무상수리비라는 항목은 없으며 20∼30개 항목이 포함된 일반 판매관리비안에 판매보증비 등의 항목으로무상수리비가 포함돼 있다”면서 “시장상황에 따라 차값이 유동적인 점을감안하면 판매보증비만 얼마라고 잘라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상 무상수리비로 지출되는돈은 차량가격 대비 현대 1.87%,기아 2.66%.대우 2.38%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이 정도의 금액이 원가에포함된 사실상의 무상수리비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일하는 여성의 집 방만한 운영 많다

    여성 고용창출 등을 위해 운영되는 일부 ‘일하는 여성의 집’이 임차보증금으로 지원된 국고보조금을 시설비 등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등 방만하게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노동부와 합동으로 전국 39개소의 ‘일하는 여성의집’을 대상으로 근로여성 지원사업 추진 실태를 감사,모두 15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중 5개 ‘여성의 집’의 경우 실제 임차보증금보다 비싸게 임차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편법으로 국고보조금을 6억1,300만원이나더 많이 지급받아 사업 주체가 무담해야 할 시설비 등으로 불법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성의 집’이 정보검색원,통신판매원,세무사무원 등 전문직종의 여성인력을 양성한다는 당초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도배,미용,요리 등 단순 기능직종 위주로 훈련을 실시,지난해 과정을 이수한 취업자 4만5,000여명 가운데 89%가 일용직으로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설치하고 있는 여성회관 등이 월 3천∼1만원을 받고 요리 등 단순 기능강좌를 개설하고 있는데 비해 월 5만5,000∼10만원의비싼 수강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설학원에 비해 경쟁력도 뒤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본영기자 kby7@
  • [공연라운지] 스타급 연주자들의 ‘오후3시 음악회’

    “오후 3시에 시작하는 음악회를 눈여겨보라”가을이 가기전,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한번쯤 찾아보겠다고 마음먹고 있는사람들은 이런 충고를 귀담아 들어도 좋을 것 같다.저녁시간 보다,오히려 주말과 휴일의 오후 무렵에 좋은 연주회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토요일인 지난 2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벵게로프가 독주회를가졌다. 일요일인 17일에는 바로크첼로의 거장 안느 빌스마가,31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각각 독주회를 연다.이런 추세는 11월에도 이어져 토요일인 6일 클라우디오 시묘네가 지휘하는 이탈리아의 실내악단 이 솔리스티베네티가 연주한다. 왜 이토록 중요한 연주자들이 변두리 시간대로 밀려난 것일까.그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세계적인 연주자들이기 때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술의 전당 같은 공연장이라면 여름쯤이면 다음해 대관이 확정되기 마련이다.아무리 세계적인 음악가라도 연주장이 없으면 연주회는 불가능한 법.날짜가 임박해 내한연주의 ‘의사타진’을 받은 매니지먼트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따라서공연장이 비어있는 오후 3시라도 강행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면,‘그래도 표가 팔릴 것’이라는 믿음이 그 연주자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녁 연주회에 비해 대관료도 20%쯤 깎아주는 만큼 큰돈은 아니라도채산성을 맞추는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음악외적인 이유로 유행하는 ‘3시 음악회’지만 경험해 본 사람들은 “어느 때 보다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무엇보다 세계적인 연주자의 음악을 ‘즐기기’보다는 음악회에 ‘참석’한 것을 커리어로 생각하는 부류는찾아보기 힘들다.대신 예의를 지키면서도 좋은 연주에는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이들로 객석이 채워졌으니,분위기는 당연히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긍정적인 풍속도를 그려내고 있다고 해서 흐뭇해 할 일만은물론 아니다.속을 들여다보면 대형공연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불행한 현상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공연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갖가지 편법이 난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음악계의 현실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중견작가 정종명 창작집‘의혹’

    중견작가 정종명(54)의 4번째 창작집 ‘의혹’(뿌리출판사)은 오늘날 작가들이 처해 있는 삶과 문단 및 출판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 소설집에는 ‘의혹’‘빛과 그늘’ 등 최근작 6편과 ‘숨은 사랑’ 등 과거에 썼으나 새로 손본 2편 등 모두 8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의혹’은 유력한 문예지 주간과 작가가 짜고 표절시비를 만들어내고,일간신문의 문학담당기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창작집을 베스트셀러로 만든다는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특히 작품속 작가의 목소리로 문단의 고질을 비판한다.이를 테면 문학상을 주관하는 출판사는 ‘수상의 물망에 올랐던 작가의 작품까지 싸잡아묶어 팔아먹어야 하기 때문에’ 장편보다 단편을 수상작으로 선호한다. 신문의 문학관련 기사도 주먹만한 활자에 대문짝만한 얼굴 사진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모처럼 대단한 작품이 나왔나하고 훑어보면 고작 100장 안팎의 단편이거나 길어야 300장 안팎의 중편이다.반면 작가가 애써 매달린 장편은 1단 기사로 두세줄,길어야 대여섯줄로 ‘구색’을 맞춘다.신춘문예와 문학상 심사를 몇몇 유력인사가 독점하여 파벌을 만드는 행태도 지적한다.부르는 곳 마다 달려가서 사정(私情)을 교묘히 숨기고 평소에 친한 사람이나 아류(亞流)를 밀어주고 끌어올리기를 능사로 삼는 이가 문단에는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빛과 그늘’에서는 문예지의 편법 발간이라는 문단의 또다른 어두운 현실을 펼쳐보인다.주인공은 대기업 사보편찬실에서 밀려나자 ‘소설학교’에서창작강의를 하다 한 수강생의 주선으로 월간 문예지의 주간을 맡는다.이 문예지는 그러나 원고료를 주지않는 것은 물론 시집이나 소설집의 발간비용을작가에게 떠넘기고,한달에도 몇명의 신인을 등단시키고는 책을 떠맡겨 발간비용으로 충당한다.그럼에도 주인공은 이 엉터리 문예지 발행인의 기만적 논리에도 중앙 문예지들의 관행을 부정할 수 없기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다. 이처럼 두 작품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두운 일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몰라도 실제 문단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작가는 “두 작품은 누구도 감히 말하기를 경계하는,손가락질이나 불이익을 각오하고 우리 문단에 바치는 고언적 메시지”라면서도 “그러나 작품의 궁극적 속살은 역시 사람사는 모습의 일종임을 구태여 부연해 둔다”고 말해‘개인적 체험의 소산’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 “후원회 · 議政우편물 감액 지방의원 제외는 위헌”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회장 李容富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는정치자금법 5조와 우편법 시행규칙 85조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고 11일 밝혔다.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를 알게 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또 그사유가 생긴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법 69조 규정에 따라 보궐선거로 최근 당선된 서울시의회 정규진(鄭圭鎭)의원과 경북도의회 장대진(張大鎭)의원 명의로 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정당 및 국회의원 후원회를 정한 정치자금법 5조와국회의원의 의정활동 홍보용 우편물 및 우편요금 감액대상 규정인 우편법 시행규칙 제 85조는 각각 후원회 결성과 우편물 감액대상에서 지방의원을 제외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지방의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에 보장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國監 하이라이트] 정무위-“재벌 경영권 변칙이양 방치” 맹공

    8일 국회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삼성그룹의 변칙적인 경영권 이양 문제와 LG그룹 위장계열사의 조사결과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공정위가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의 장남인 재용(在鎔)씨가 부당한 방법을 통해 총수지분을 확보하기까지 뭘 했는지를 따졌다.또 한나라당김영선(金映宣)의원이 데이콤 주총에서 위장계열사들이 보유한 데이콤 주식의결권을 LG그룹 구조조정본부 직원들이 직접 행사한 사실을 폭로,LG그룹의데이콤 지분 확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의원은 “이재용씨는 지난 97년이후 삼성에버랜드주식 62만7,390주(34.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서 삼성에버랜드를 통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성생명을 지배하게 됐다”며 “삼성은 세금 한푼 물지않고 편법상속으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를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이석현(李錫鉉)의원도 “올해 31살인 재용씨가 지난 95년 이건희 회장에게 60억8,000만원을 증여받아 비상장 에스원 주식 23억원어치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9억원어치를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거대한 삼성그룹의 지배자가 될 수 있게 됐다”며 재벌의 부당한 내부거래에 의한 지배권 강화 및 상속에 대해 공정위가 소극적인 이유를 따졌다. 야당 의원들은 에스원과 LG종금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한나라당 권영자(權英子)의원은 “삼성SDS는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이재용씨에게 막대한 이익을 제공해 부당 지원행위로 공정위에 적발됐고 에스원 또한 동일유형의 부당내부거래 의혹이 있다”며 공정위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 김영선의원은 지난 9월 공정위가 LG그룹의 위장계열사에 대한 무혐의 판정을 내린 것을 ‘사실 은폐’라고 비난했다.김의원은 “지난 3월 데이콤 정기주총에서 국민생명보험,성철사,삼성 등 5개 위장관계사와 허광수 등 특수관계인 5명이 보유한 데이콤 주식의 의결권을 LG임직원이 직접행사했다”고 주장했다.김의원은 오후 신문들의 마감시간에 맞춰 지난 3월데이콤 정기주총에서 LG그룹 구조조정본부 소속 차장과 대리 과장 등이 위장계열사의 의결권을 직접 행사했다며 이들의 명단을 공개,공정위의 무혐의 판정으로 끝났던 LG그룹의 위장계열사를 통한 데이콤 지분 매집사건이 다시 표면뒤로 떠올랐다. 국민회의 김민석의원도 “18개 관계사가 데이콤 주식을 취득했던 시점과 LG종금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던 시점이 대부분 일치한다”며 이들 18개 관계사의 LG종금 차입액이 어디에 쓰여졌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오늘의 눈] 고질병 항공업계 리베이트

    한진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를 보면 탈세수법의 다양함과 간교함이 너무도 충격적이다. 오너 일가 자녀들에 대한 편법 변칙증여와 계열사를 이용한 탈세는 기본이었다.온 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아 시름에 빠져 있는데도 해외현지 법인에 다반사로 거액의 재산을 빼돌렸다. 항공기를 사들이는 과정에서리베이트를 챙겨 뱃속을 불리고 조세회피지역인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서류상의 회사를 만들어 버젓이 국부(國富)를 유출시키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나라를 대표해 세계를 누비는 국적항공사의 오너 일가가 보여준 경영행태가 이러했다.그 많은 돈을 해외로 빼돌렸으니 대한항공이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신형 항공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첨단 무기를 구입할 때처럼 엄청난 규모의 리베이트가 오간다는 것은 항공업계의 고질화된 관행이다.항공기 구매계약 후 비자금을 곧바로 현지 비밀계좌에 넣기 때문에 항공사만큼 탄로날 위험 없이 비자금을 조성하기가 좋은 업체가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조중훈(趙重勳)회장이 프랑스 항공사 등으로부터 항공기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리베이트를 챙겨 이를 비자금으로 써왔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구매수법이 워낙 은밀해서 조회장과 구매담당 이사 정도만 리베이트 규모를 정확히 알고 있을것이란 소리도 들렸다. 대한항공은 동남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 항공기를 도입한 회사다.그 뒤 자사 항공기의 절반 가량을 이 기종으로 채웠다.게다가 조회장은 오래전부터한·프랑스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오고 있다.조회장이 그동안 ‘프랑스정부 최고훈장’을 두 차례나 타며 현지에서 칙사대우를 받는 이유도 이번세무조사 결과로 명확해진 느낌이다. 2001년 외환거래의 완전 자유화를 앞두고 국제거래를 이용한 탈세와 재산해외유출은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항공업계의 리베이트 관행도 뿌리 뽑아야한다. 다른 재벌들은 해외거래를 통해 조성한 리베이트가 세무조사 대상에오를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박건승 경제과학팀 ksp@]
  • 국감 하이라이트-정무위

    5일 이틀째 계속된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는대우사태와 재벌구조조정 문제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야 의원들은 우선 대우사태 조기해결에 한목소리를 냈다.대우사태 해결이향후 금융안정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인식에서다. 4일 정부가 내놓은 ‘2단계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취지와 부합하는 대목이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의원은 “대우 문제에는 실물과 금융부문이 혼재돼있고 외국과의 이해관계까지 얽혀있어 정책실패의 파장은 시장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11월 위기설’도 결국 대우채 환매에 따른 유동성 부족 우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기진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었다.한나라당 권영자(權英子)의원은 “대우채의 공적자금투입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대기업 채무에 공적자금을투입했다는 선례를 남겨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논리였다. “금융위기의 발단인 대우채권을 기존펀드에서 분리,기존펀드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어진 증인신문에서는 5대재벌 구조조정이 도마에 올랐다.각종 편법을 동원한 재벌의 부채비율 끌어내리기와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혼선이 집중 추궁됐다. 증인·참고인으로 출석한 정주호(鄭周浩)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강창희(姜敞熙)현대투신운용사장 등이 투신사 구조조정등과 관련,질문공세를 받았다. 의원들의 관심은 무엇보다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에 집중됐다.재벌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리면서 금융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현상에 대한 분석과 질책이 이어졌다. “금융기관은 18.1%가 줄었는데 재벌소유 금융기관은 오히려 18.2%가 는 것은 정부의 금융제재가 솜방망이인 탓”(한나라당 金重緯의원),“5대재벌 소속 금융기관들의 내부지분율이 평균 63.7%나 되는 것은 재벌들이 경영과 소유를 폐쇄적으로 운영·유지해온 결과”(한나라당 金映宣의원) 등의 분석이나왔다.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의원은“막대한 재정투입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지만하드웨어만 형식적으로 개선됐을 뿐 금융관행 등 소프트웨어는 아직 제자리라는 증거”라고 질타했다. 국민회의 국창근의원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소유구조 개선만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면서 제2금융권에서도 은행처럼 소유지분 4%의 제한규정을 둘 것을 제안했다. 이지운기자 jj@
  • 재계“다음 차례 누굴까”초긴장

    다음은 누구? 재벌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재계는 홍석현(洪錫炫) 보광사주 구속에 이어 한진 조중훈(趙重勳) 회장 등 3부자(父子)와 통일그룹이 거액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자 ‘개혁세정’의 칼날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고 있다.특히 관련기관들이 상당수의 재벌들을 변칙증여,주가조작,위장계열사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밝혀져 재계를 초긴장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삼성의 경우 국세청이 이건희(李健熙) 회장과 이 회장의 장남 재용(在鎔)씨의 변칙증여에 대한 폭넓은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시선이쏠리고 있다. 중앙일보가 홍석현 사주 구속을 계기로 연일 대(對)정부 ‘강경투쟁’에 나섬에 따라 우회압박용으로 삼성에 대해 강도높은 세무조사에착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 4일 재경부 국감자리에서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이“삼성SDS가 이건희 삼성회장의 아들 재용씨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에 넘긴 데 대해 증여세 탈루조사를 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밝히고 나서자 ‘초비상 사태’다.그렇지 않아도 국세청이 삼성에버랜드 등 핵심계열사를 대상으로 이 회장과 재용씨간의 편법증여 혐의를 두고 조사를 해오던터여서 삼성은 강 장관의 발언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공정위 조사결과 삼성SDS는 지난 2월26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321만7,000주,230억원 어치를 발행해 SK증권과 삼성증권을 통해 재용씨 등 이건희 회장의 네 자녀와 이학수(李鶴洙)씨 등 구조조정본부 임원 2명에게 주당 7,517원(현재 장외시장에서 14만∼15만원 가량)에 넘겼다.이 BW 가격은 실거래가격기준으로는 4,000억원 이상,상속세법상 기업가치평가방식에 따라 산정해도주당 1만4,000여원에 달해 225억원의 부당이득을 본 것으로 국세청은 추정하고 있다. 국세청은 현대 대우 LG SK 등 나머지 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부당내부거래조사자료도 넘겨받아 해당법인의 법인세 누락과 변칙증여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국세청 관계자는 “실제 인수가격과 상속세법상 평가액을 따져 차이가 있을 경우 변칙증여 혐의로 관련세금 추징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투자신탁,대우계열 금융기관,삼성생명 등의 계열사 지원에 대해서도 부당내부거래로 해당법인의 법인세 신고에 누락이 있었는 지를 따져 세액을 추징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이 한진 세무조사를 계기로 항공·해운업계 국제거래에 대한 전산추적을 벌이겠다고 발표하자 항공업이 주업종인 금호그룹에도 위기감이 돌고있다.위장계열사 여부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쌍용,한라,동양 역시 ‘혹시’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재계 관계자는 “정부가삼성에 대한 표적수사라는 의혹을 ‘물타기’하기 위해 또 다른 재벌을 ‘끼워넣기식 제물’로 삼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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