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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계 사채 피해사례 속출

    일본계 고리대금업체가 국내 사채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면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에접수된 피해 신고 10건 가운데 4건 정도는 일본계 사채를빌려 쓴 서민들이 낸 것으로 집계됐다.피해 신고는 대출금회수과정에서 채무자는 물론 가족,친지, 약혼자 등 주변사람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정신적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다수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국내 금융기관에서 자본금의 수백배에 달하는 돈을 연리 18% 정도로 차입한 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연 80∼120%의 금리로 대출해 준다.이들은 국내 제도권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과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채무자 인신매매도 서슴지 않는 국내 사채업자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담보가없어도 신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국내 사채업자들에비해 금리도 싸다는 점 때문에 서민들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신용금고업의 동일인 여신한도규정을 피하기 위해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신설하는 등편법도 일삼고 있다.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는 지난 98년 3월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이 도입되면서 첫 상륙한 이후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여 현재 10여개 업체가 성업중이다. 이들 업체의 국내 사채시장 점유율은 4년도 안돼 10%를 넘어섰다. 대표적 업체인 A사는 전국에 29개의 지점을 거느리고 있으며,매년 100% 이상씩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순이익만 400억원 이상을 남겼다. B,C사 등도 성장세가 비슷하다.일본 업체들이 국내로 몰려드는 이유는 일본에서는 대금업법에 따라 대출금리가 연 29.2%로 제한돼 있으나 국내에는 이같은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계 업체의 성공에 고무돼 일본에서 자산순위 1,2위를 다투는 대금업체들까지 국내 진출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일본에서 일정액의 종자돈을 가져와국내에 대금업체를 설립한 뒤 국내 금융업체로부터 막대한자금을 끌어 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성목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하던 국내 금융기관들이 일본계 고리대금업체에 마구잡이로 돈을 대주고 있으나 부실 위험도 상당히 높다”면서 “일본 고리대금업체들의 편법적인 자금조달을규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 집중취재/ 일본계 사채 ‘기승’

    ***“대신 갚아라”친구까지 협박.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대출관리에 철저하기로 소문나있다.담보없이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지만 대출신청 서류에 기재하는 내용은 제도권 금융기관보다 훨씬 복잡하다.국내 사채업체의 연체율은 평균 30%를 웃도는 반면 일본계업체는 5% 안팎에 불과하다.연체율이 낮은 만큼 일본계 업체들은 대출금 회수과정에서 채무자와 주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든다. 일본계 업체들은 대출금리가 0.1%인 일본 금융기관을 외면하고 금고 등 한국 금융기관에서 연 18% 내외로 자금을조달한다.일본의 경우 여신규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자칫 ‘야쿠자 자금’으로 오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계 고리대금업체에 돈을 빌렸다가 이자 14만원을 내지 않았다고 약혼자까지 협박하는 바람에 파혼을 당했어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화장품가게를 하는 이모씨(28·여)는 지난해 4월 일본계 A금융사로부터 연리 84%에 200만원을 빌렸다.장사가 제대로 안돼 이자가 연체되자 새벽마다 가족뿐 아니라 약혼자에게까지 전화를 걸어폭언을 퍼붓고 대납을 요구했다. 이씨는 “이자를 연체한 내가 잘못이지만 이처럼 무차별공세를 퍼부을 수 있느냐”며 대출신청서에 주변인물들을세세히 기록한 자신의 경솔을 탓했다. 지난해 1월 일본계 B금융사로부터 연리 72%에 300만원을빌렸던 전모씨(49·여·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창피해서딸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이자 지급기일에서 5일이 연체되자 학원강사인 딸에게 돈을 대신 갚으라는 협박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퇴직당한 김모씨(37·전남 순천)는 최근 급전이 필요해 일본계 C금융사에서 연리 84%로 200만원을 빌렸다가 낭패를 당했다.김씨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자 C금융사는 김씨의 처가에 전화를 걸어 “김씨가 돈을 갚지않아 구속되게 됐다.도와줘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일본업체들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자존심을 뭉개 버리고 주변사람으로부터 멸시받게 만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일본 고리대금업체들은 국내 사채업자들과는 달리 깨끗한 사무실과 친절로 고객들을 유혹한다.연체 고객에게 폭력을 휘두른다거나인신매매를 일삼는다는 국내 사채업자들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또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한 뒤 대출서류에 양식대로 기재하면 간단한 면접절차를 거쳐 30분만에 신용대출을 해주는 ‘현장대출’로고객을 끌고 있다. 그러나 친절하고 손쉬운 대출의 이면에는 ‘또다른’ 얼굴이 감춰져 있다.대출금 연체로 한차례 망신을 당한 고객들은 두번 다시 일본계 업체를 찾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몸집 불리기를 일삼고 있다. 자기자본금의 20% 이상을 동일인에게 대출할 수 없는 금고업법의 동일인 여신한도 규정을 피하면서 자금 차입 규모를 늘리기 위해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일본계 A업체는 자본금이 50억원인 P신용금고에서 10억원 이상을 빌리지 못한다.A업체는 1억원을 출자해B고리대금업체를 만들고,B업체는 1억원을 출자해 C업체를만든다.A,B,C업체를 합치면 P신용금고에서 모두 30억원을빌릴 수 있다. 서울지역 신용금고 관계자는 “돈벌이에 혈안이 된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이 손쉽게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같은 편법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 ■문제점과 대책-부도땐 금융기관 부실화.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국내 제도권 금융시장과 지하사채시장의 틈새를 파고 들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일본계 업체들은 ‘선진 금융기법’에 따른 정당한 수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부작용과 폐해도 적지 않다는 게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의 수익 급증은 결과적으로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이들 업체가 부실화되면 예대(預貸)마진을 얻기 위해 거액을 빌려준 국내 금융기관들이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일본계 고리대급업체에 빌려준 자금은 1,8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금이 수억원에 불과한 일본계업체에 대출채권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빌려줬다가 부도라도 나면 금융기관이 부실을 뒤집어 쓰게 된다”면서 “일본 고리대금업체와 거래를 하는 금융기관은 한마디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시민단체는 사채업자들이 일정 한도 이상의 이자를받지 못하도록 이자제한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일본과는 달리 대출금리를 제한하는 법적 장치가 강구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자제한법은 ‘서민 피해 경감’과 ‘금융시장위축’이라는 주장이 맞서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못했다.전문가들은 제도권 금융의 높은 문턱과 사채업의횡포라는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서민금융 활성화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해 5월부터 서민금융 안내센터를운용하며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한 서민들의 대출을 돕고있다.전화번호는 (02)397-8632. 한준규기자.
  • [이슈 따라잡기] 사법연수생 급여 바람직한가

    1,000명에 육박하는 사시합격생이 매년 배출됨에 따라 올해사법연수원생은 1,2년차 합쳐 총 1,800명으로 늘어났다.이들에게 올 한해 동안 지급될 인건비는 269억원.정부는 ‘법조인 양성도 결국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사법연수원생에게 보수를 지급해왔지만 최근에는 수습회계사 교육비마저 국민이 낸 세금에서 일부 부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이에따라 연수후 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는사법연수원생들에게까지 국가가 예산에서 급여를 주는 것은부당하며,판·검사로 임용되지 않은 연수원 수료생들에 대해 급여 환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차츰 설득력을 얻고있다.차제에 별정직공무원이라는 ‘족쇄’를 채워 연수원생들이 다른 영리활동을 하는 것을 가로막는 현행 법원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함혜리(咸惠里) 대한매일 행정팀 부장급 기자의 사회로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본다. [사회] 국가가 개인적 영리를 위해 변호사로 개업하거나 민간기업체에 입사하는 사법연수원생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국민의 혈세운용’의 시각에서 본다면 부당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곽성용(郭成容) 기획예산처 예산제도과장]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다.이런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인 변호사가 필요하다.정부에서는 사회공익적인 기능을수행하는 변호사 육성차원에서 연수원생에게 연수기간 동안소정의 생활급여를 지원하는 것이다. [최인욱(崔寅煜) 함께하는 시민행동 공익소송팀장] 국민의혈세로 조성된 예산은 가장 적정하고도 효율적으로 쓰여져야 할 것이다.이러한 예산집행의 적정성과 효율성 양 측면에서 연수원생의 급여를 예산에서 지원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박혁묵 변호사] 일면 타당성이 있지만 사법연수원을 국가가 관장하고 연수원생은 이를 수료해야 변호사 자격증과 판·검사 임용자격을 갖추도록 한 현 제도에서 급여는 지급할 수밖에 없다.연수원 제도의 성격과 연수원생의 공무원 신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 문제만 떼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회]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를 맞았고,최근 공무원 봉급 인상으로 연수원생에게 들어가는 월급도 늘었다.판·검사로 임용되지 않은 경우 월급을 환수토록 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곽 과장] 사시 합격자를 1,000명으로 증원한 것은 판·검사 임용을 확대하는 외에도 변호사간 경쟁을 통한 소송비용 절감 등으로 국민의 기본권(신속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연수원생 상당수가 변호사 개업을 함으로써 국민들의 소송비용 절감에 기여하고있기 때문에 연수원생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최 팀장] 사시 합격자들이 준(準)공무원 신분으로 사법연수원에서 일률적 교육을 받는 현 제도는 법률전문가 자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법조인을 일종의 특권집단화하고 폐쇄적인 서열구조 속에 포함시켜 사법민주화에 근본적 장애가 된다는 비판이 많다. 사시 합격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상교육과 봉급을 받는 현 제도가 법조인의 특권의식과 폐쇄성을 더욱 조장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박 변호사]기본적으로 판·검사 임용자와 변호사 진출자를 구별하는 사고에는 그릇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연수원은 변호사로 진출하고자 하는 자에게나판·검사 임용을 준비하는 자에게 모두 개인적으로 보면 ‘취직’을 준비하는 기관에 불과하다.따라서 개인적인 취직준비에 국가가 돈을 들이느냐는 질문은 판·검사와 변호사진출 희망자 모두에 적용되어야 한다.연수원이 판·검사 진출예정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판·검사와 변호사 진출예정자를 구별하는 사고가 그릇됐다는 점,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회] 아예 연수원생을 학생 신분으로 보고 성과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는데. [최 팀장] 원칙적으로 찬성이다.다만 기본적으로 연수원 교육이 무상이므로 다시 상당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며,성과에 따른 차등지급은 자칫 현재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법조인 양성교육의 획일성,서열화를 부채질할 소지도 있다. [박 변호사] 연수원생신분을 학생신분으로 바꾸는 것은 제도의 근본적 변경이고 정책 판단의 문제다.현 연수원 제도하에서 성적순에 의해 급여를 지급해 월급을 줄이기 위한 편법이 아니라면 연수원을 로스쿨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곽 과장] 연수원생은 변호사가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을 고려,현행법(법원조직법 제76조)에 의해 별정직 공무원으로 정하고 있다.이를 학생신분으로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 지난해 고시학원에서 2차 준비반 강의를 하던 연수원생들이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다.이는 연수원생들을 공무원신분으로 봤기 때문인데,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면 연수원생들은 나름대로 많은 영리활동(예컨대 학원 강의,과외 등)을 할 수 있고,국가 차원에서는 불필요하게 나가는 예산을 줄일수 있지 않을지. [최 팀장] 일면 타당성이 있다.다만 법조인의 무분별한 영리행위는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예비법조인들이 아직 법조인으로서의 윤리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최소한 변호사협회에서 정하는 범위에 준하여 예비법조인다운 활동의 범위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 [곽 과장] 연수원생은 연수기간 중 공무원으로서 영리행위를 제한받는 측면도 있지만 공익적 기능을 고려해 보수를 지급받는 등 혜택을 받는 측면도 있지 않은가. [박 변호사] 몇몇 부지런한 연수원생의 경우 학원강의 등 영리활동을 하지만 대부분의 연수원생은 연수일정을 충실히 따라가는 것도 벅찬 게 현실이다.이러한 연수원생의 현실을 무시하고 ‘월급받지 않는 공무원’ 내지 ‘부업하는 사실상공무원’으로 묶어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사회] 최근 재경부에서는 공인회계사 합격자에게도 일부 수습교육비를 지원하고,상당 규모의 액수를 예산으로 책정한것으로 알려졌다.과연 자격증 시험 합격자들에게 국가가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최 팀장]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우선 국민의 혈세가 이후높은 사회적 보수와 지위를 향유할 가능성이 큰 특정 전문가집단에 과다하게 지원되는 것은 사회적 형평성 등 여러 면에서 적정하지 않다. [사회] 어떤 대안이 있나. [박 변호사] 앞서 말했듯이 연수원이 로스쿨화돼야 한다.개인적 견해로는 당장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기 어렵다면 민간기관에 의한 수습과 법조일원화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 팀장] 법조인 양성제도를 다양화·민주화된 현대사회에걸맞게 개선하는 근본적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선적으로 현 제도 하에서라도 연수원생의 국가공무원 취급을 해제하여 예산을 부적정한 곳에 쓴다는우려를 해소하고 연수원생들에게도 보다 다양한 경험과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리 최여경기자 kid@ ■연수생 법적지위·급여는. 사법연수원생은 현재 법원조직법상 별정직 공무원으로 규정돼 급여·보너스·가족수당 등을 합쳐 5급 사무관 1(1년차)∼2호봉(2년차)에 해당하는 월평균 120만∼126만원의 보수를 국가에서 받는다.연봉으로 치면 1,400만∼1,500만원 정도로 연수기간 2년 동안 받게 된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자격을 얻은 것에 비해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사시 정원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급여 총액이 국가에부담이 되는 것은사실이다.특히 최근에는 판·검사 임용자보다 변호사 등 개인사업자로 나서거나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수료한 연수원 30기생 678명 중 판사에107명,검사에 108명이 임용됐으며 나머지 471명은 변호사 개업을 하거나 기업체 등에 취직했다. 특히 이번 44회 사시는 합격생이 991명으로 늘어 이들이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2004년부터는 연수후 바로 변호사로 배출되는 인원이 최소 7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혜리기자 lotus@
  • 이통업체 ‘몰래 가입’ 횡포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업체가 각종 편법을 동원,고객을 무리하게 가입시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있다.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는 구식 단말기소유자나 팔순 노인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가입되거나통신회사가 단말기 구입시 가입을 강요하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 참여연대에 지난달 18일부터 2주동안 접수된 무선인터넷관련 피해 사례만 100건에 가깝다.참여연대는 “피해 사례가운데 가입자 700만명으로 무선인터넷 분야 1위로 올라선모 통신회사 관련 건수가 47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본인도 모르게 가입된경우 ▲무료 서비스라고 홍보한 뒤 요금을 청구하는 경우▲단말기 교체시 본인 동의없이 의무 가입시킨 경우 ▲단말기 구입시 가입을 강요한 경우 등이다. 지모씨(25·여)는 무선인터넷이 전혀 안되는 구형단말기를 쓰고 있는데도 지난해 11월부터 무선인터넷 서비스 요금이 청구됐다.지씨는 요금을 돌려받기 위해 업체에 전화했으나 “우리가 담당하지 않는다”는 대답만 들었다.박모씨(43·여)는 최근 시아버지 이모씨(81)의 지난달 이동전화 요금 청구서에 인터넷 서비스 요금 4,500원이 포함된 것을 보고 이씨에게 물어본 결과 “가입한 적도 없고 무슨 서비스인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 11월 휴대전화 단말기를 새로 구입한 최모씨(37)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동통신 업체의 홍보만 믿고 가입했지만 요금청구서에는서비스 비용이 추가돼 있었다. 또 가입 해지와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주장에 이동통신 고객센터측과 대리점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가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환불을 해주는 경우에도 10%의 부가세 부분은 뺀 채 원금만 환불해 주고 있다. 이와 관련,참여연대는 10일 소비자들을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부당하게 가입시킨 이유로 해당 이동통신업체의 징계를통신위원회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집중취재/ ‘바가지’선택진료제

    ■종합병원 의사 80%가 ‘특진'. 이순임씨(34·여·서울 중구 신당동)는 “선택진료제야말로 병원의,병원에 의한,병원을 위한 제도”라며 분개했다. 평소 자궁출혈증세를 보였던 김씨는 집 근처 의원을 찾았다가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의 권유에대학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정밀검사에서 자궁내막증으로 판정받은 뒤 곧바로 수술날짜를 잡았다.김씨는 수술 당일 원무과에서 수납을 한 뒤 진료비 청구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청하지도 않은 선택진료비가 청구돼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유를 묻자 수납직원은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은 과장급 이상이기 때문에 모두 선택진료에 해당된다”고 대답했다.이 직원은 계속 따지는 김씨에게 “그러면 레지던트에게수술을 받는 수밖에 없다”면서 “수술날짜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하는 수 없이 선택진료비를 부담하기로 하고 수술을 받은 김씨는 어렵사리 잡은 수술일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바꾸라는 병원측의 고압적인 자세에 속만 끓일 수밖에 없었다. 서울 K대 2학년에 재학중인 외아들을 둔 김병욱씨(49·자영업·전북 전주시)는 지난해 말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급보에 정신없이 아들이 실려갔다는 병원으로 내달았다.‘제발 아들을 살려달라’며 의료진을 붙잡고 매달린김씨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다행히 아들은 두 차례의 뇌수술을 받고 최근 회복기미를 보여 집근처 개인병원으로 옮겼다. 김씨는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가입해 있어 안심하고 있다가 치료비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날벼락을 맞았다.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 이용차액 등 400여만원을 내라는 것이었다.이씨는 가해자와 보험회사를 찾아가 따졌지만 가해자로부터 “누가 선택진료를 받으라고 했느냐”는 매몰찬 답변만 들었다.보험회사 직원은 “교통사고환자의 경우 선택진료비는 보험청구대상이 안된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했다. 김씨는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택진료를 택했고 보험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 믿었다”면서 “세상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최해신씨(74·인천시 부평구 부평동)는 항문 주변에 난혹 4개를 제거하기 위해 대학부속 종합병원을 찾아가 교수를 담당의사로 지정하는 선택진료를 신청했다. 그러나 막상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선택진료 의사가 아닌 전공의 2명이었다.동네의원에서는 ‘내시경을 이용하면 20∼30분 만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수술시간은 2시간 가까이 걸렸고 혹 3개는 신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그대로 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측은 이처럼 ‘부실한’ 시술을 하고도 소변·채혈검사는 물론 내시경 검사에도 모두 선택진료비를 적용해 청구했다. 최씨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늙은이를 전공의들의 임상실험대상으로 삼았다”면서 “그렇게 하고도 진료비까지 바가지를 씌웠다”며 불쾌해 했다. 노주석기자 joo@ ■전문가 제언 “주치의시스템 정착 바람직”. 전문가들은 선택진료제가 부실운영되고 있는 것은 물론병원의 부실경영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제도적으로 보완하거나 의보수가 현실화 등을 통해 선택진료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조우현 교수=환자에게 의사를 선택토록 한 선택진료제의 도입 취지는 좋지만 예전의 특진제나지정진료제보다 오히려 개악된 측면이 있다.특히 병원당선택진료 의사를 80%로 묶은 것은 전공과 전문영역이 판이한 의료계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다.어떤 의사는 선택진료만 하도록 하고 어떤 의사는 일반진료만 맡도록 한 것이의료서비스 질과 무슨 상관이 있나.게다가 검사 등 세세한 분야까지 환자가 의사를 선택토록 한 것은 무리다.주치의가 병원의 시스템과 의료진의 스케줄에 따라 필요한 의사를 선택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연대 조영애 사무국장=종합병원 의사의 대부분이 선택진료 의사인 점을 감안하면 특진제에서 지정진료제로,또 선택진료제로 명칭을 바꾸면서 진료비만 올렸다는 인상이 짙다.비용을 더 지불했는 데도 의료서비스의 질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환자들의 한결같은 불만이다.허울뿐인 선택진료가 아니라 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게 선택진료의사의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창엽 교수=병원경영 측면에서 본다면 선택진료비가 없으면 경영이 몹시 어려워진다. 정부가 선택진료제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폐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보험수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선택진료제는 주치의제가 정착된선진국과는 달리 환자가 의사를 선택해 찾아가는 우리 현실에 비춰볼 때 특정의사에게 환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면서 인기있는 의사에게 보상을 해주는 측면도 있다.그러나 소속병원 의사의 80%만 선택진료를 하고 나머지 20%는일반진료를 하도록 한 현행 제도에는 문제가 많다.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차라리 의사 1인당 하루평균 진료 환자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선택진료비 산정 어떻게. 선택진료비가 어떤 기준에 의해 산정되고 어디에,얼마나쓰이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병원 원무과 직원 몇 명과 일부 경영진만이 아는 극비사항이다. 병원들은 추가 진료비 산출기준과 진료항목별 징수내역,수입규모,사용내역 등을 영업비밀로 분류,일체 공개하지않는다. 병원을 찾은 환자는 선택진료를 ‘선택’하는 순간부터각종 항목에 비용이 추가되기 시작한다.진찰을 받으면 의보수가 기준으로 진찰료의 55%를 더 내야 하고,입원 수술환자는 입원료의 20%,각종 검사료의 50%,마취 및 처치·수술료의 100% 이내에서 병원장이 정한 액수를 의료보험 혜택없이 더 물어야 한다. 수납 영수증에도 선택진료비의 총액만 표기돼 있어 구체적인 진료내역을 확인하기란 불가능하다. 병원 총수입의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택진료비의 쓰임새도 베일에 가려 있기는 마찬가지.정해진 수가가 없는 만큼 ‘눈먼 돈’으로 간주된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고사항도 아니고 조사대상도 아니다”고 말했다. S종합병원의 중견 의사는 “병원들이 의사의 기본급을 낮게 책정한 뒤 선택진료 수입비율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K대학병원의 과장급 의사는 “의사 경력 20년에 기본급은 12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교통비,연료비 등 각종 수당으로 책정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교수는 물론 간호사,병원 직원에게 최고 월 100만원을 특진진료수당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노주석기자. ■선택진료제 변천사. 선택진료제는 지난 67년 국립의료원이 의료진의 저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도입했던 특진제도를 모태로 하고 있다.민간병원도 나름의 내규를 만들어 이 제도를 본받으면서 모든 의료기관으로 확산됐다. 그후 의료기관마다 특진비를 달리하고 운영상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자 91년 3월 보건복지부령으로 지정진료에 관한 규칙을 제정,특진의사의 요건을 강화한 지정진료제를도입했다. 하지만 진료비 편법·과다 부과,지정진료 강요 등 의료기관의 부당행위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은 여전했다.이에 98년 규제개혁위원회는 지정진료제를 개혁과제로 선정,심의한 끝에 추가 진료비 징수는 원칙적으로 폐지돼야 하나 의보수가가 낮은 현실을 감안해 제한된 범위에서 추가 진료비 징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의보수가 현실화와 함께 폐지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정부는 2000년 1월 의료법을 개정,같은해 9월5일부터 현재의 선택진료제를 시행하고 있다.
  • “개혁없으면 외채지원도 없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에 대한 부시행정부의 진단은 단호하다.당국이 재정관리를 엉망으로 해통화를 마구 방출시켰다.이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생겼으나 페소화를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편법으로 물가를 억눌렀다.물가를 안정시켰는지 몰라도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의 고평가는 수출활로를 막았고 외환보유고를 급속히 떨어뜨렸다.외국의 신규투자가 중단됐고 외국투자자는 앞다투어 원금을 회수하기 시작,위기가 가중됐다. 부시 행정부의 해법은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자르는 데 있다.위기의 단초가 시장 자본주의가 아닌 잘못된 환율시스템에있으므로 페소화의 평가절하가 최우선이라고 본다.지난 연말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르헨티나와 합의한 216억달러의 자금지원 가운데 1차분 12억3,000만달러의 지급을 보류한 것도 미국의 ‘입김’이 작용해서다.내부고통이 수반되는 개혁없이 외채로만 경제문제를 땜질하려는 아르헨티나 당국에 일종의 경종을 울린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일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취임을 축하하며 새 경제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재무부는 아직도 아르헨티나를 불신한다.자금지원은 IMF의 프로그램에 따를 뿐 미국의 직접적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했다.클린턴 행정부가 멕시코나아시아의 외환위기 때 자금지원을 직접 거들고 나선 것과는대조적이다.그나마 IMF 지원도 실질적인 개혁이 추진된 다음에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브 신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다음주 워싱턴을 방문한다.IMF와 150억달러 규모의 자금지원을협상하기 위해서다.그러나 IMF도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며 미국측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부시 행정부가 아르헨티나를압박하는 까닭에는 주변국으로 경제위기가 번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브라질은 이미 통화를 평가절하했고 다른 남미국가들도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를 충분히 예상했다.
  • ‘인구늘리기’ 부작용 늘린다

    전북지역 인구가 도내 자치단체들의 인위적 인구늘리기운동으로 200만명을 다시 넘어 섰지만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200만4,640명으로 2000년 말 200만명선이 붕괴된지 1년만에 회복됐다.2000년 말에는 199만9,255명이었다. 도내 인구는 지난해 10월 198만4,373명까지 줄어드는 등감소 추세를 보이다 최근 2개월 사이 2만여명이 증가하는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도와 도내 14개 시·군 공무원들이 다른 시·도의친·인척들을 일시적으로 주민등록만 옮기도록 하는 등 인구늘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기 때문이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공무원별로 할당량을 배정,타 시·도 친·인척과 친구 등의 주민등록을 잠시 옮겼다가 연초에 다시 이전토록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연말에 일시적으로 200만명을 넘어선도내 인구가 올해 초 다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도내 인구가 행정기관에 의해 억지로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행정자치부가 2년 연속 200만명선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도청 기구 중 1국 4과를 줄이도록 하고있기 때문이다.또 인구 수에 비례해 교부금 등 각종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억지로 인구를 늘리기 위해 편법을 동원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인구에 따라 자치단체의 기구를 규제하고 지원에 차등을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이같은 규정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의 억지 인구늘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광양시의회 운영비 전용 의혹

    전남 광양시의회 의원이 의회 내부의 잘못을 폭로해 시청공무원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양시의회 서옥기(徐玉起·55·중마동)의원은 최근 열린정기회에서 “의회 사무과가 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각종 출장비와 식사값을 편법으로 지출하는 등 비리로 얼룩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책정된 의회의 공통경비 5,200만원 가운데식사값 3,000만원,조의 및 축의금으로 1,600만원이 나갔다”며 “의원(11명)들의 한 끼 식사로 76만8,500원을 계산하고 지급해서는 안되는 의원들의 축·부의금으로 건당 20만원 가량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용차량으로 출장갈 경우 교통비나 일비는 절반만 지급토록 규정돼 있으나 의원이나 사무과 직원 모두에게 출장비 전액이 지급돼 왔으며,시의장이 의회 사무과 직원 2명의 이름으로 출장 경비를 탄 뒤 1명만 데리고 서울에서 열린 국회의원 후원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같은 자신의 발언이 동료 의원의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 21일 속기록에서 삭제됐다”며“시의장이관련 회계서류 일체를 검찰과 경찰,시민단체에 공개해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던 기록도 속기록에서 지워졌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지난달 행정사무감사에서 의회 사무과에 대한감사를 제기,백모 감사특별위원장이 이에 동의했으나 이번정기회에서도 사무과 감사는 건너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양시 직장협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의회 내부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진상조사를 촉구하고나섰다.광양 YMCA,환경연합,참여연대 등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여기에 동참했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
  • 2001 여의도 자화상/ 대선 전초전‘난타’국회

    올해 예산안을 다루는 국회가 27일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이번 예산국회는 내년 지자체 선거와 대선을 앞두고여야간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초전 성격을 띠는 바람에 막판까지 파란과 격돌이 이어졌다. [민생은 여전히 뒷전] 이번 예산국회에서도 여야간 정쟁에민생이 밀리는 구태가 반복됐다. 각종 게이트 등 비리의혹을 둘러싼 야당의 폭로공세와 여당의 맞불 전략으로 국회는 지루한 소모전을 되풀이했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간 무원칙한 ‘끼워넣기’행태를 드러내 나라살림을 다루는 국회의 본분을 무색케했다.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의원 등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부활하거나,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사업이 추가되는 등 예결위의 편법 증액분이 무려 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지난 10·25 재·보선 결과 한나라당이 거대 야당으로몸을 불리면서 각종 주요 정책이 ‘수(數)의 정치’에 매몰되는 현상들이 속속 빚어졌다.한나라당은 국회 관련 상임위에서 교원정년 연장안과 법인세인하안,건강보험 재정분리안 등을 단독 처리함으로써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이날 예산안 처리 지연에따른 유감 발언을 통해 국회운영의 난맥상에 따른 소회를피력했다.이 총무는 “국회가 대화와 타협이 지배하는 상생의 국회,당보다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국민의 국회,관용과 인내가 넘치는 민주의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자”고당부했다. [돋보인 소신 행보] 이번 국회에서는 획일적 당론을 거부하는 소신파 의원들의 행보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보재정 분리 당론에 맞서 보건복지위원직을 박탈당한 뒤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이 대표적 사례다. 민주당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도 법사위 인권법 심의 과정에서 소신 행보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기록됐다. 박찬구기자 ckpark@
  • 농어촌고교 ‘자율학교’ 지정

    농어촌지역의 고교는 내년부터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고,2003년부터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학생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읍·면지역의 고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같이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농어촌 고교가 희망하면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자율학교로 지정받아 내년 새학기부터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교과서 사용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자율학교는 초ㆍ중등교육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교원자격이나 교육과정 운영,학생선발,등록금 등에 대해 자율성이허용되는 학교다. 자율학교의 경우 2003년부터 전국 단위의 학생모집이 허용되면 중 3학년생들은 주소지를 해당 시·도로 옮기지 않아도 돼 입학생의 거주지 편법이전 시비에서 벗어나게 될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 99년부터 특성화고 5개교,직업교육학교 2개교,예체능고 8개교 등 15개교,올해부터 인문계와 실업계열의 교육을 함께 하는 통합형고 5개교 등 20개교를 자율학교로 지정,시범운영하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
  • [기고] 대권과 당권 분리의 허와 실

    정치개혁 방안의 하나로 제기되었던 대권과 당권 분리론이최근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총재직 이탈로 더욱 더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대통령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또한 여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지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집권당 총재직을 떠난 것은 한국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로서 새로운 정치실험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대권과 당권분리론은 대통령의 제왕적 행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논의되었다.대통령이 정치권력을남용하거나 사용화하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이를 비판·견제해야 한다.하지만 국회의 권한은 외국의 많은 나라보다 막강하지만 국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의 약화로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과 대통령에 대한 권력제어의 균형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국회가 행정부 견제기능을 상실하여 행정부 종속과 집행부협찬기관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통법부나 행정부의 시녀라는비판을 받는 원인의 하나가 대통령의 여당총재 겸직이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막강한 집행권을 행사하고있을뿐만 아니라 여당총재로서 국회까지 지배하였다.여당총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당직 임명권,국회의장을 포함한 국회직의 내정 등 인사권을 행사하여 여당의원을 통제하고 여당을 원격 조종하여 국회를 장악하기 때문에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한다는 것이다. 대권과 당권이 분리되면 대통령의 제왕적 행태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입법권과 행정권간 기능의 분화가 이루어지고 국회의 위상이 향상되어 상호 균형과 견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대통령이 여당의원의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를 국회에서 충실하게 반영시키려고 과잉 충성하는 모습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여당의원들이 대통령에 종속되어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고 비위 맞추고 대통령의 뜻을 날치기 등 편법을 동원하여 관철시키는 추태는 줄어들 것이다. 여야는 대권과 당권분리론을 제기하는 입장과 동기가 다르지만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왜냐하면당의 실질적인 오너가 사라진 민주당은 당권추구파와 대선후보파 간의 복잡 미묘한 당내 역학관계를 고려해야 하며,한나라당은 제왕적 대통령의 해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큰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권과 당권분리의 정치실험이 파생할지 모르는 역기능을 따져 봐야 한다.정부여당의 리더십이 대권과 당권으로 이원화되어 당내 패권다툼과 균열이 심화되면 정치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이는 총재직 폐지와 집단지도체제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해소방안을 찾다가 오히려제왕적 의회가 탄생하여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전락시킬 것이 우려된다.국회가 행정부를 지나치게 견제하여 국정운영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왜냐하면 한국정치인은 누구나 힘이 있으면 그냥 놔두지 않고 남용하려는 성향이 강하며,균형과 견제 원리에 대한 이해부족과 정치운영의 기본규범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국회가 자율성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의식을 키우지 않으면 대권과 당권분리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의 대가는 국민이 치르게 될 것이다. 홍득표 인하대교수·정치학
  • 한빛銀, 서울시와 금고 계약 대가 100억 편법 출연

    한빛은행이 서울시와 시금고 계약을 맺는 대가로 100억원가량을 서울시 신용보증재단에 편법 출연한 것으로 드러났다.다른 광역 지방자치단체도 금고 유치를 조건으로 출연금 등 각종 재정지원을 요구해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3일 “한빛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과정에서 서울시에 100억원 가량을 편법출연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공적자금 투입은행인만큼 건전성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 시, 상암구장 건설 분담금 못받아 시민부담 가중 우려

    서울시가 상암동 서울월드컵축구경기장 건설과 관련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축구협회 등의 분담금을 받지 못해 재정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 김종구(金種求) 운영위원장은 10일 열린 제 21회 시의회 정기회 민주당 대표연설에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이 오는 27일 준공을 앞두고 있으나 현재까지 축구협회와 월드컵조직위원회가 각각 250억원과 200억원에 이르는 경기장 건설비 분담금을 한푼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때문에 공사 책임을 맡고 있는 시가 어쩔 수 없이 재정투융자기금에서 차입하는 편법으로 건설비를 조달하는 등 재정 운용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시민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것을 시에 요구했다. 축구협회측은 이와 관련,당초 올 연말까지 분담금을 낼계획이었으나 서울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창단이 늦어지는 바람에 재원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월드컵조직위측도 월드컵 대회가 끝난 직후인 내년 7월쯤 시에 분담금을 지원할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최근 총리실 주관으로 회의를 열어 축구협회측이 분담금 전액을 내년 말까지 지원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체육진흥투표권 판매금의 일부로 2004년까지 분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상암동 주경기장 건설비는 국비와 시비 각 600억원에 체육진흥공단 300억원,대한축구협회 250억원,월드컵조직위 200억원,시설 분양금 50억원 등을 합쳐 총공사비 2,06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여야, ‘탄핵’ 표단속 비상

    여야는 한나라당이 단독 제출한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하루 앞둔 7일 내부 표 단속과 함께 상대당 의원 설득에 나서는 등 첨예하게 대치했다. 특히 민주당과 자민련은 당내 이탈표 가능성을 감안,표결에 각각 교차 참여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민국당과 이한동(李漢東)·정몽준(鄭夢準) 의원 등무소속 의원들이 탄핵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혀 탄핵안은부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은 ‘편법 표결’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과 자민련이 표결에 교차 참석할 경우국회운영 거부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또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손태인(孫泰仁)·김태호(金泰鎬)의원은 건강상의 이유로 표결 참석 여부가 불투명해 여야는탄핵안을 둘러싸고 본회의에서 논란을 벌이다 자동폐기 될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는 아울러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내 예산안 처리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곧바로 2주 가량 회기로 임시국회를 열 예정이나 탄핵안 표결이 무산될 경우 여파에 따라 한동안 공전 가능성도 높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이날 “8일 본회의 표결에참여할 것”이라고 밝혔고,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는“이탈표 발생시 책임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민주당이 표결에 참여할 경우 자민련은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정상적으로 표결에 응하지 않고 편법을 쓰면 국회운영이 와해될 것이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종락 이지운기자 jrlee@
  • 예산안 통과 진통 예고

    새해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가 무산됐다.정기국회폐회일을 하루 앞둔 7일에도 여야는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연말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해졌지만,이마저도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탄핵안 처리 결과에 따라 정상운영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새해 예산안 심의 지연과 관련,민주당 이상수(李相洙)총무는 7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해 2주 정도 임시국회를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곧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임을 밝혔다.그러나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총무는“민주당이 8일 탄핵안에 대한 표결에서 편법을 쓴다면 국회운영이 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위 역시 계수조정 소위 위원 배분방식에 대한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의 반발로 정상 가동이 안되고 있는 데다,새해 예산안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극명해 합의통과전망도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간사로 새로 임명된 김학송(金鶴松)의원은 이날오전 당 예결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를 수용할 것을 요청하려 했으나 상당수 의원들이불참했고,정형근(鄭亨根)·임인배(林仁培)의원 등은 “지도부가 예결위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합의했다”며 반발,중간에 퇴장하기도 했다. 임시국회가 정상 가동된다 하더라도 각 상임위와 법사위에계류중인 민생법안 등은 연내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현재 여야가 강력하게 통과를 추진중인법안이 없다”면서 “아마도 예산안만 처리하고 임시국회를폐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야당은 인사청문회법·방송법·남북협력기금법·법인세법 등의 처리를,여당은 사립학교법,주5일근무제를 다루는근로기준법 등의 통과를 희망하고 있으나 의견접근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 서로 별다른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여야는 변변한 심의도 못한 채 정기국회 폐회를앞두고서야 80여건의 안건을 무더기로 처리하는 악습을 재연한 데다 예산안을 회기내 처리하지 못하는 구태를 되풀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지운기자
  • [사설] 계좌추적 요건 강화해야

    여야가 모처럼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을 강화하고 사생활 침해를 막는 쪽으로 금융실명제법을 손질하기로 합의했다니매우 바람직한 일이다.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검찰 국세청등 권력기관이 계좌추적을 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때에는 반드시 재경부 장관이 정한 표준양식을 따르도록 하는 내용으로 금융실명제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번 회기내에 금융실명제법이 개정되면 내년 7월부터는계좌추적을 할 경우 표준양식에 자료를 요청한 담당자와 책임자의 이름과 직책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제공된 정보,계좌추적 요구의 법적 근거와 통장 명의인에게 통보한 날짜도 명시해야 하는 등 계좌추적이 한층 더 까다롭게 된다.또지금까지는 본인에게 통보해야 하는 조항이 시행령에만 규정돼 실효가 거의 없었지만 내년 7월부터는 법으로 의무화하고 처벌조항도 신설돼 금융거래 비밀을 강화하는 데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이같은 내용으로 금융실명제법이 바뀌면 그동안 수사기관이 영장없이도 계좌추적을 할 수 있는 금융감독원 등에 의뢰해 편법적으로 해왔던 계좌추적 관행에도 상당한 제동이걸릴 것으로 보인다.국세청 금감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지방자치단체 등이 올해 상반기에 한 계좌추적건수만 17만2,8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나 늘어났다.이중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지 않고 이뤄진 경우가 13만7,880건으로 전체 계좌추적 건수의 80%나 됐지만,앞으로는 무(無)영장 계좌추적이 종전보다 쉽지않을 전망이다. 현행 금융실명제법도 개인의 금융거래에 대한 비밀보장은돼 있지만 각종 편법과 예외조항을 통해 사생활 및 인권 침해 논란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융실명제법이 전향적으로 개정되는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금융거래의불법행위와 범죄행위를 막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권리침해를 막는 게 무엇보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실명제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통보유예기간을 현행처럼 최장 6개월로 하고,유예연장 횟수를 3개월씩 2회로 완화해 결국 최장 1년간은 통보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불가피한 사유도 있겠지만예외가 많을수록 그만큼 개인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탓이다.또 금융기관 임직원이 10일내에 통보해야 하는 의무를 어길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매기는 데그치게 하려는 것도 미흡하다.통보의무를 어길 경우의 처벌을 강화해 금융실명제법 개정 의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법이 아무리 좋아도 실제 운용하는 사람들에 달려있는 것이다.그래서 특히 권력기관과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개인의사생활을 보호하고 인권침해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실천에 옮기려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클린 증시] (8)재벌의 편법 富 세습

    “재벌이 재산을 증식하거나 후세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유일한 길은 주식밖에 없습니다.종전에는 여러 수단이 있었지만,지금은 사회가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투명경영’의강도가 높아져 상속에 한계가 있습니다” 재벌이 주식을 변칙상속 수단으로 악용하는 예가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기업의 간부 A씨(45)가 털어놓은 말이다. 그러면서 단서를 달았다. “법과 규정을 위배하지는 않습니다.내부적으로 철저히 법망을 피해가는 방안을 연구하지요.솔직히 오너체제를 유지해 온 우리의 현실에서 누군들 재산을 챙기려 하지 않겠습니까” A씨의 말대로 대기업들이 재산증식과 상속수단으로 주식을변칙 운용해 온 것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문제는 ‘재계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이 ‘불공정거래행위’나 탈세행위 등 불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지만,쉽지 않다는 점이다.재벌들의 은밀하고 지능적인 수법을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기존의 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수법을 쓰기 때문에 늘 ‘뛰는 재벌,기는 법률’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여론을 활용해‘비도덕성과 비윤리성’을 꼬집으며 변죽만 울릴 뿐이다. 지난 7월 공정위가 S그룹 회장의 장남 이모씨 등에 대한계열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저가매각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99년 S그룹의 계열사가 230억원의BW를 발행하면서 이씨 등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한 데 대해 공정위가 부당지원 행위로 규정,158억여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시정명령조치를 내렸었다.그러자 해당 계열사가 이에 불복,소송을 제기했던 것. 당시 서울고법은 S그룹의 계열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및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이씨 등이 부당지원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과 공정거래법 위반은 별개라는 게 판결의 요지였다.불공정거래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다만,재벌2세 등이 비상장 계열의 주식을 저가로 인수함으로써 경제력 집중을 유지·강화하고 부를 세습할 수 있는만큼 이를 규제할 필요성은 있다고 밝혔다.현재 참여연대는이씨 등에 대해 배임죄로 검찰에 다시 고소해 둔 상태다. 그러나 공정위의 집요한 추적으로 적발된 곳도 여럿 있다. H택배가 지난 해 대주주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실시하면서 실권주 177만여주를 그룹회장에게 배정한 뒤 정상가격보다 낮게 매입토록 한 사실을 밝혀냈다.S생명은 지난해 2월 모은행과 특정 주식을 교환하면서 그룹회장의 아들에게 액면가로 팔도록 했다.편법증여 또는 상속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또 L그룹의 계열사는 지난해 6월 보유 중인 또 다른 계열사 주식 2,740여만주를 그룹회장과 친인척 등에게 싼값에팔아 1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기도록 했다.같은 그룹의또다른 계열사는 자사주 18만여주를 가족 10여명에게 주당시장가격의 3분의 1에 팔아 넘겼다. 재벌들의 위장계열사 소유도 같은 맥락이다.공정위는 S그룹이 4개,신생 H그룹과 L그룹,또 다른 S그룹은 각각 2개씩의 위장 계열사를 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편법 증여·상속의 개연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코스닥 등록업체도 재벌들의 변칙상속수단으로 악용되기는마찬가지다. 지난달 코스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업체 가운데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으로 보고된 미성년자 주주가 무려 98명에 이르며,이들은 50개사의 주식 1,075만주(700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K사 대표의 딸(18)은 보유주식 52만8,000여주로 평가액만도 64억원을 웃돌았다.수억원대의 주식을 가진 만4세 이하의 대주주도 6명이나 됐다.코스닥시장 관계자는 “경제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들이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면서 “이는 결국 주식을 변칙상속수단으로 악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주병철기자 bcjoo@. ■고려대 이필상교수의 제언. “재벌의 불법·편법증여나 상속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가로막는 최대의 장애요인으로 반드시 근절돼야 합니다” 고려대 이필상(李弼商)교수는 “대기업의 대주주나 오너가아직까지 회사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주주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지배구조를 왜곡시키는 것은 사회적 독점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벌의 잘못된 인식을 고치기위해서는 투명한회계·감사·공시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대주주와 결탁해 분식회계를 서슴지 않는 등 아직까지 ‘비리감사’가 종종 적발된다”고 지적하고 “주주들이 보다 투명한 경영을 요구해 이들의 비리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대주주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기업을 개인의 이익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기업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을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나 법만으로 불법·편법적인 위반행위를 일일이 찾아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실정법을 위반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들이대지 않으면 처벌하기가 쉽지 않은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대주주들이 기업에 대한 인식을 ‘사유물’에서 ‘공유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주주들의 각종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시장에서 발을 못붙이게 만드는등의 새로운 처벌조항’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병철기자
  • 美카지노 도박 진실을 밝힌다/ 외화밀반출 어떻게

    로라 최가 국내에서 수금한 도박빚을 ‘환치기’를 통해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환치기 수법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치기란] 국내 거주자가 해외로 외화를 반출할 경우 1만달러 이상은 국세청에 통보해야 하고,5만달러 초과분은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한다.비거주자가 원화나 외화를 가지고해외로 나갈 때도 제약이 따른다. 국내에서 돈이 생긴 ‘사유’를 증명해야 하고, 소득인 경우 세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세원이나 신분 노출을 꺼리는개인 및 기업은 원화와 외화를 교묘히 맞바꾸는 환치기 수법을 쓰게 된다. ‘도박빚을 받은 것’이라고 밝힐 수 없었던 로라 최도 온갖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어떤 수법이 있나] 국세청 국제조세국 이동신 국제조사담당관은 “위조 송장,단가 부풀리기,상계처리가 가장 많이동원된다”고 밝혔다.위조 송장은 말 그대로 실제 무역거래는 없으면서 서류만 위조해 돈을 송금하는 수법이다.로라최가 가장 많이 써먹은 방법이다.단가 부풀리기는 수출입단가를 실제보다 높게 기재해 빼돌리는 수법이다.위조송장과 달리 무역거래를 실제 동반해 적발이 좀 더 힘들다. [‘박치기’도 유행] 위조 송장과 단가 부풀리기가 환치기‘기본’이라면 상계처리는 최근들어 가장 빈번히 쓰이는좀 더 고급기술이라고 이 조사관은 말한다.가령 국내 A기업이 해외 B기업에 보낼 돈 1억달러가 있고,B기업이 A기업에줄 돈 1억달러가 있다면,두 기업은 그냥 서류상에서 돈을주고받은 것으로 상계처리하게 된다. 일명 박치기다.상대와 짜면 얼마든지 환치기가 가능하다. 이 방법에는 통상 전문 환치기꾼이 개입해야 가능하다.환치기 업자들은 상계처리에 동원할 기업명단을 자체적으로 관리하면서 불법 환치기를 알선한다.물론 은행 환전송금수수료 보다 훨씬 높은 고액의 수수료를 챙긴다. [환치기 통해서만 700억원 빠져나가]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환치기를 통해 불법유출된 자금만도 696억원이다.서울지방국세청 이명래 조사2국장은 “환치기는 서류상으로는 대부분 정상적인 거래로 나타나는 데다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져 적발이 쉽지 않다”면서 정보에 근거한 추적조사를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건보 퇴직금 담보 75억 중간정산 뒤에도 회수 안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6월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과정에서 퇴직금을 담보로 직원들에게 저리로 제공한 대여금75억원을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이 28일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예결위 질의에서 “일반 기업체에서는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면 이를 담보로 한 대여금은 원천적으로 회수하는 데 건보공단은 이를 어기고 직원 1,632명에게 무담보로 75억원을 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7월 평균 2,202명이던 건보공단의 휴일근무인원이 같은해 12월에는 4배인 8,169명으로 늘어나 6개월간 지급된 수당이 116억원에 달한다”면서 “이는 지난해 7월 조직통합 이후 80여일간 지속된 파업으로 지급하지 못한 임금을 보전해 주기 위한 편법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외화 밀반출·입액이 지난 99년 1조4,27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조2,482억원으로 늘었다”면서 “올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이미 2조5,441억원이 적발됐으며연말까지 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보험사 리베이트 잡음 끝이 없다

    ‘보험료의 40%를 돌려 드릴테니 우리회사 보험에 드세요’ ‘보험에 가입하면 주식이나 회사채를 비싸게 매입해드리겠습니다’. 보험업계의 보험계약 유치를 위한 리베이트(뒷돈) 제공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리베이트 자금은 결국 보험계약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이같은 관행이 하루빨리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0% 환급=보험업계의 리베이트 제공행위는 다양하다.단순한 현금제공이나 주유 상품권 등 선물제공에서부터 유가증권을 고가로 매입한 뒤 저가로 매도하는 방법 등을 통한 우회지원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모 손보사의 한 대리점은 지난 1월 서울시내 한 아파트단지의 화재보험을 계약하면서 보험료 781만여원의 40%인312만여원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에 제공했다.금융감독원관계자는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비치된 수입지출 결산내역서에 수수료(리베이트) 항목이 빠져있다면 관리사무소측이 이를 가로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허위모집도=보험회사 직원이 유치한 보험을 일선 대리점에서 모집한 것처럼 꾸미는 경우다.보험사 직원이 모집한보험계약은 수수료가 나오지 않아 이같은 편법이 동원된다.모 손보사의 영업부장은 이같은 방법으로 기업체로부터 3억3,200만원짜리인 보험계약을 유치하고는 1억1,500만원을 리베이트로 돌려줬다.물론 본사 직원이 리베이트 일부를챙기는 경우도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건부 거래형=회사채나 주식을 매입해주는 등의 조건으로 기업체로부터 단체보험을 유치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생명(퇴출보험사)은 99년초 강원은행(현 조흥은행)으로부터 80억원짜리 종업원 퇴직적립보험과 86억원규모의직장인 플러스보험을 유치했다.은행보유의 회사채나 양도성 예금증서(CD)를 비싸게 매입했다 싸게 파는 방법으로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조건이었다.금감원은 이로 인해 생명회사에서 생긴 34억4,600만원의 매매손실금이 은행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대신생명도 98년 4월에서 12월까지 13곳의 거래처로부터 슈퍼재테크보험 등 451억원의 보험을 유치했다.유치대가로 이들 거래업체로부터 유가증권을비싸게 사들였다.그러나 헐값에 처분,결과적으로 46억원의 매각손실을 보아야 했다.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볼 때,관공서나 기업체로부터 유치하는 기업성 보험은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거의없는 우량물건으로 ‘땅집고 헤엄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거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편법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손보업계부터 집중단속=금감원은 12월부터 이같은 리베이트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우선 손보업계를 집중 단속한다.한해 1,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리베이트 시장에서 300억원이 손보업계의 기업성보험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보험검사국 관계자는 “리베이트 주고받기는 당사자간에은밀하게 이뤄져 추적이 어려우나 늘 중점검사 대상으로살펴왔다”면서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을 계획”이라고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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