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편법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볼트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월세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음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쓰촨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97
  • [강남 귀족계 해부] “대박 꿈 부풀린뒤 뒤통수… 몸통없는 사기”

    [강남 귀족계 해부] “대박 꿈 부풀린뒤 뒤통수… 몸통없는 사기”

    다복회, 한마음회, 청솔회 등 이른바 귀족계 계주들이 잇따라 검찰에 구속되거나 고소를 당하면서 강남 일대에 성행하는 계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래는 일정액을 적립해 순서대로 목돈을 챙기는 순수한 차원에서 생긴 게 계다. 하지만 계원들이 제때 곗돈을 내지 못하고, 계주가 계를 깨지 않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터진다. 결국 계원이 사기 등의 혐의로 계주를 고소하는 사태까지 이른다. 강남의 계도 이와 유사하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출발했지만 계주와 일명 바람잡이로 불리는 핵심 계원(계주 친인척 및 측근)들이 더 큰 돈을 바라는 부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달콤한 말로 현혹한 뒤 신규 계원으로 대거 포섭하면서 일이 커졌다. 이들의 치밀하고 정교한 수법에 돈을 떼인 계원들은 뒤늦은 후회만 할 수밖에 없다. ●‘단기간 고수익 미끼´로 유혹 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문건 및 다복회, 한마음회, 한아름회 등 계원들과 경찰에 따르면 계주와 바람잡이들은 “적은 돈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며 계원을 모집했다. 실제로 처음에는 월 500만~1000여만원 불입으로 몇 달 새 1억원을 거머쥐게 해 대박의 환상을 심어준 뒤 큰 규모의 계로 이끌었다. 강남 귀족계의 기본은 1억원짜리 번호계와 2억~3억원짜리 낙찰계다. 번호계에 가입시킨 뒤 낙찰계로 유도했다. 계주들은 친목단체나 명문 대학의 대학원 AMP(최고경영자) 과정을 적극 활용했다. AMP 과정은 1000만원 정도의 등록비만 내면 쉽게 들어갈 수 있고, 6개월 동안 다니며 상류층 사람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계주나 바람잡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들은 식사를 하자며 동창생들을 불러낸 뒤 계 모임에 데려갔다. 정치권, 정부고위직, 재벌가 등 유명 인사들의 부인도 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설득했다. 그래도 주저하면 자신과 같이 반 계좌씩 들자며 월 불입금을 대폭 줄여줬다. 하지만 2~3개월이 지나면 계주는 다른 계에 가입해야 한다며 1계좌를 다 떠넘겼다. 매출을 높여주겠다며 자영업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유명 식당 업주들에게는 여러 식당을 번갈아가며 계 모임을 여는 모습을 보여준 뒤 매출에도 도움이 되고 고수익도 챙길 수 있다고 접근했다. 귀금속 가게에서 계원 선물로 보석을 대량 구입하며 계에 부자들이 많아 알아두면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업주에게 다가갔다. ●복수계 가입시킨 뒤 돈 떼먹기 가장 흔해 계주들이 곗돈을 가로채는 가장 흔한 수법은 계원들이 곗돈을 타면 더 큰 이득을 보게 해주겠다며 다른 계에 들라고 권하는 것이다. 또 탄 곗돈을 맡기면 사채시장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거나 매달 알아서 여러 계에 분산, 불입해 돈을 불려주겠다고 유혹했다. 결국 계원들의 수중에는 들어오는 돈은 없고, 계 장부만 늘어났다. 현란한 말솜씨로 여러 계에 가입케 해 월 불입금을 6000만원 이상으로 올려 더이상 곗돈을 내지 못하게 한 뒤 계를 깼다며 곗돈을 지급하지 않기도 했다. 가·차명으로 유령 계원들을 대거 포진시켜 곗돈을 가로채거나 계원들의 곗돈 지급 기한을 늦춘 경우도 있었다. 계원 몰래 곗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봐 곗돈을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강남 귀족계는 사기조직, 속지 말아야” 한아름회 계원 P(53)씨는 “빠져나오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면서 “계에 가입했던 기간은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다복회 계원 L씨는 “헛된 명성에 눈이 멀었던 내 자신이 한심하다.”면서 “떼인 4억원과 그 돈을 찾으려 발버둥쳤던 시간이 아깝다.”고 토로했다. 한마음회와 다복회에 중복가입한 L씨는 “강남의 계는 머리와 꼬리만 있지 몸통은 없는 사기 조직”이라면서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부풀린 뒤 뒤통수를 치는 게 강남 계의 실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계주들은 여전히 “계는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서 “미풍양속인 계를 운영하는데 도대체 무슨 잘못이냐.”고 반박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나이트클럽과 학원의 ‘부적절한 동거’ 녹색뉴딜 일자리 1만개가 연봉 25만원짜리
  • 법원 “무허가 다가구 가구별 분양권 줘야”

    ‘지분 쪼개기’가 아니라면 재개발 때 무허가 다가구주택도 가구별로 분양아파트를 공급받아야 한다는 법원의 첫 확정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김종백)와 행정5부(부장 조용호)는 서울 강동구 하일동 ‘강일도시개발구역’ 주민 3명이 “이주대책자로 선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시 산하 SH공사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박모(79)씨 남편으로 1992년 사망한 허모씨는 68년 강동구 하일동 지상에 주거용 무허가 건물 103㎡를 건축했다. 이 건물은 이후 무허가건축물 관리대장에 등재됐다. 허씨는 무허가 건물을 개조해 81년 이모(70)씨와 서모(92)씨에게 토지 19.50㎡씩을 팔았다. 지분 소유권 이전 등기도 89년 3월25일에 마쳤다. 무허가 건물은 하나의 지붕으로 연결된 단층 건물로 3가구가 벽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출입문은 다른 방향이고 가구별로 주방과 거실도 따로 두었다. SH공사는 지난해 4월 박씨 등 3명이 무허가건물을 함께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분양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이들은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는 81년부터 장기간 독립적인 토지 소유권을 지녔기에 투기의 수단이나 지분 나누기 같은 편법으로 무허가건물을 구분 소유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SH공사가 항소를 포기해 판결이 확정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수십년 산 토박이 피해 구제

    수십년 산 토박이 피해 구제

    편법으로 ‘지분 쪼개기’를 하지 않았다면 ‘한지붕 세가구’에 개별 분양권을 공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막아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해서다. SH공사의 처분처럼 41년 전에 건물 소유주가 한 명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일률적으로 이주대책 대상자에서 제외하면 수십 년간 살아온 원주민들까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소송을 낸 박모(79)씨와 이모(70)씨, 서모(92)씨는 서울 강동구 하일동에서 30~40년간 살아온 ‘토박이’인데도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공고한 강동도시개발 구역(91만 2000㎡)의 이주대책 선정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주거용 무허가 건물의 수요자는 그 주택에 협의계약체결일 현재까지 거주하면 60㎡ 이하의 분양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건물 하나를 2명 이상이 공유할 때는 1명에게만 특별공급한다는 유의사항이 붙어 있었다. SH공사는 공고를 박씨 등 원주민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해 가구별로 분양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다만 공동 소유자가 합의해 지분을 통합하면 1인 이름으로 분양아파트를 공급할 수는 있다고 했다. 3가구는 건물 및 이주 보상비로 5000만원을 받고 쫓겨났다. 1심 재판부는 SH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무허가 건물은 원칙적으로 철거돼야 하는데 내부구조를 변경해 여러 가구가 독립적으로 거주했다는 이유로 분양아파트를 개별 공급할 수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건물 1동 아파트 분양자 1명’ 유의사항을 마련한 취지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유의사항은 분양아파트 공급 등 이주대책이 투기의 수단이 되는 것을 막고, 건물의 일부 지분을 가진 사람들이 편법으로 생활보상을 받지 않도록 마련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때문에 지분이 쪼개졌다는 현상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지분을 언제, 무슨 이유로 나누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와 이씨, 서씨는 강동도시개발 계획이 발표되기 22년 전인 1981년에 건물과 토지를 3가구로 나누었다. 3가구는 지붕과 벽을 공유했지만 출입문이나 주방, 거실, 화장실은 따로 사용했다. 비록 무허가 건축물 관리대장에 단독주택으로 등재됐지만 재산세는 가구별로 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장기간 독립적으로 건물을 구분 소유해 투기의 수단이나 편법으로 지분을 나눈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가 소유한 부분은 아파트 분양권이 개별 공급되는 별개의 건물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지하철역 매점 운영권 ‘이상한 거래’

    지하철역 매점 운영권 ‘이상한 거래’

    서울 지하철역의 임대시설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저소득층의 ‘로또 전쟁’이 막을 내렸다. 예상대로 물품을 대는 ‘업자’들이 편법 계약으로 운영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업자가 챙기는 꼴이 됐다. 이를 감독할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이같은 편법거래를 알면서도 ‘불법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사실상 직무 유기이다. 당첨된 저소득층도 ‘직접 운영이 힘들다.’며 편법 계약의 불가피성을 항변한다. 지하철역 내의 임대시설 운영권을 둘러싸고 ‘서울메트로-저소득가구-업자’간 이상한(?) 거래를 취재했다. ●임대시설 운영권은 ‘로또 복권’ 서울시내 지하철1~4호선 역내의 음료수자판기(242곳)와 신문판매대(129곳), 복권판매대(10곳), 간이매점(13곳) 등의 주인이 지난 1일부터 모두 바뀌었다. 이들은 2011년까지 3년간 운영한다. 6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번 임대시설 운영권의 경쟁률은 평균 26.3대1. 모두 1만 352명이 지원해 394명이 당첨됐다. 당첨자는 대부분 장애인(1~2급), 65세 이상 노인, 한부모 가족이면서 기초생활수급권자다. 서울시가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조례로 임대시설의 신청 자격을 장애인과 노인, 한부모 가족, 독립유공자 유가족 등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등급 1~2급과 65세 이상 노인 등은 신청자격 1순위에 해당돼 당첨 확률이 가장 높다.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나오는 월 40여만원(1인가구 기준) 외에 수입이 없는 이들에게 임대시설 운영권은 이른바 ‘로또 복권’으로 통한다. ●임대시설 수익은 ‘업자 몫’ 지난해 11월 중계동, 수서, 일원동 일대의 임대아파트. 업자들이 지하철내 임대시설 신청 1순위자를 모집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명의를 빌려주면 현금 8만원을 주고, 당첨이 되면 이에 따른 별도의 계약으로 이어진다. 업자들이 추첨에 앞서 신청 자격 1순위자를 저인망식으로 싹쓸이한 것이다. 일원동에 사는 한 주민은 “커피자판기 회사들이 노인들 중에 기초생활 수급증명서와 장애인수첩 등의 구비 서류를 가져오면 8만원을 준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면서 “내 주변에도 (돈을)받은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도 “임대시설 운영권 모집 공고에 앞서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많이 사는 임대아파트 일대에서 돌았던 ‘돈주고 명의를 산다.’는 소문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당첨 뒤에는 당첨자와 물품업자간 편법계약이 이뤄진다.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탓에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당첨자들은 대부분 고령이거나, 몸이 심하게 불편한 장애인이어서 직접 운영이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직접 운영으로 소득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에서 떨어질 수 있는 데다 벌어들인 수입만큼 정부 지원금이 삭감되기 때문이다. 물품업자들은 이같은 당첨자들의 현실을 교묘히 활용해 헐값에 운영권을 매수한다. 음료수자판기는 월 10만~20만원, 간이매점은 월 20만~60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서울시의 저소득가구 지원 목적이 사라지고, 물품업자의 ‘배’만 부르게 하는 꼴이다. 임대시설을 운영한 한 시민은 “장애2등급 이상이면 대리인을 둘 수 있고, 종업원을 고용할 수 있는 규정을 활용해 물품업자의 운영을 교묘히 감춘다.”면서 “하지만 실질 계약내용은 전대차와 전매에 해당돼 (임대시설 운영권)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전수조사 결과 90% 이상 편법운영 서울시도 소수의 물품업자들이 지하철 내의 임대시설 운영권 독점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편법계약도 알고 있지만 ‘불법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 몰라라’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7년 감사담당관 소속 공무원들을 동원해 임대시설 운영권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운영권의 90% 이상이 편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해 서울메트로에 통보했다. 서울메트로도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번 임대시설 운영권 계약도 ‘업자들의 독점’이 불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무대책으로 진행했다. 오히려 기존 서면 접수를 인터넷 접수로 바꿔 인터넷에 서투른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신청 때부터 물품업자들의 의존도를 더 올려놓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수조사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해 조례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부대사업팀 관계자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메트로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서울시의 조례 개정을 통해 경쟁입찰 도입과 이에 따른 저소득층 지원이 별도로 진행되고, 신청 1순위자의 자격 변화도 있어야 물품업자들의 독점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시철도공사(지하철5~8호선)는 올 6월에 임대시설 운영권을 모집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법연수원생 도 넘은 ‘불법 알바’

    사법연수원생 도 넘은 ‘불법 알바’

    현직 사법연수원생들의 예비연수원생을 상대로 한 불법 강의가 도를 넘고 있다. 몇년 새 암암리에 불법강의가 확산되면서 이젠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사법연수원생은 국가에서 월급을 받는 별정직 5급 공무원 신분으로 국가공무원법 64조에 따라 영리활동을 할 수 없다. 예비 법조인으로 도덕성을 담금질해야 할 연수원생들이 돈벌이에 나서고 있으나 연수원측은 눈감아 주기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울 신림동의 3대 사법시험학원으로 꼽히는 V법학원과 H법학원, 또 다른 H법학원 모두 현직 연수원생들을 강사로 둔 연수원 예비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H법학원의 경우 연수원 38기 김모씨가 지난달 연수원 입소대상자(40기)들을 대상으로 7시간짜리 형사재판실무 강의를 끝냈다. 다른 연수원생은 5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민사집행법 등 6개 과목에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과목당 2~14회로 수강료는 회당 1만 6000원씩이다. 학원측은 “지난해에도 37기 김모씨가 연수원생 신분으로 인기리에 강의를 마쳤다.”면서 “2003년에 연수원생 예비과정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고 자랑했다. 또 다른 H법학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수원 최상위권 강사진을 섭외했다고 광고까지 하고 있다. 현직 연수원생인 K, H강사가 연수원 교재를 강의 자료로 활용해 비디오 강의를 하고 있다. V법학원도 지난해 11월 연수원 38기 중 한 명을 내세워 두 달간 강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연수원 강사진에 대한 문의 결과 학원들은 한결같이 공개를 거부했다. “현직에 계신 분들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V법학원에 강의를 등록하러 온 최모(29)씨는 “현직 연수원생의 강사활동은 신림동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예비과정을 수강한 연수원 39기 박모(27)씨는 “재학 중인 38, 39기 중 강사로 뛰는 사람이 4~5명 정도라고 들었다. 이달 졸업을 앞둔 38기 중엔 지난해 11월쯤 동영상 강의를 미리 찍어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학원과 함께 사전제작한 강의를 연수원 졸업식 뒤 인터넷에 올리는 식으로 편법을 쓰는 것이다. 동영상 한 코스에 강의료는 700여만원이나 된다. H법학원에서 강의하는 김씨는 “불법이 맞지만 연수원에서도 졸업을 앞두고선 통제를 안 하는 게 관례”라고 항변했다. 그는 “다른 학원도 현직 원생이 강의를 하고 있다. B학원은 동영상 촬영을 이미 해놨다고 들었는데 이달에 대대적으로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가의 연수원 예비과정은 ‘사시 1000명 시대’ 이후 본격화됐다. 살인적인 생존경쟁을 앞둔 예비 연수원생들로선 선행학습도 하고 연수원 생활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어 달콤한 유혹인 셈이다. 이를 노리고 학원가는 잇속을 챙기고 있지만 연수원은 눈감아 주기식 대응으로 일관해 예비 법조인들이 돈벌이에 나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연수원 31기 A판사도 연수원 시절 강의 전력이 문제가 됐으나 무리 없이 임용됐다. 연수원생들의 생존전략도 한몫한다.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검사 임용이 안 될 바에야 미리부터 학원가에서 이름을 쌓아두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법연수원 기획교수실의 김용호 교수는 “아직 연수원 쪽에 알려진 바는 없지만 명백한 규정위반으로 지난해에도 연수원생들에게 주의교육을 시켰다.”면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경고에서 파면까지 중징계 여부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직원 동의 강요 ‘교묘한 임금삭감’

    직원 동의 강요 ‘교묘한 임금삭감’

    D제철회사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지난 12월 초 회사로부터 서류 한 장을 받았다. ‘12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1년간 연봉 30% 삭감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연봉 삭감 동의서였다. 회사는 굳이 ‘임금 반납 요청서’라는 표현을 썼다.“노사합의 없이 연봉을 삭감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므로 형식상 자진 반납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고 화도 났지만 일단 사인을 했다. 앞서 사장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임금반납 요청서를 써야겠다.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공표하는 등 회사의 압박을 무시할 수 없었던 탓이다. 김씨는 “일방적으로 연봉 삭감을 통보해 불만이 많다.”면서 “동의서를 계기로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정이 워낙 안좋으니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의 없는 동의서’가 노동계를 배회하고 있다. 사원들과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회사가 일방적으로 연봉 삭감 동의서를 강요하는 것이다. 노조가 없는 영세기업에서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는 비노조원만을 대상으로 동의서에 사인을 받는 경우가 많다. 감원보다는 임금 동결·삭감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우리나라 기업의 특성 탓에 경기 불황의 짐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D반도체회사에서도 12월 초 비노조원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 요청서’를 돌렸다. 1년간 연봉 30% 삭감에 동의한다는 내용이었다. 노조는 임금삭감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조원들에게는 동의서를 돌리지 않았다.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할 때 노사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상의 문제를 피하기 위한 ‘교묘한’ 편법이다. 이 회사 노조위원장은 “비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이기 때문에 노조가 강하게 항의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나마 노조도 없는 영세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휴일도 없이 일했는데 일방적으로 연봉 삭감 통보를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취업뽀개기’, ‘짠돌이카페’ 등 직장인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는 일방적으로 연봉 삭감 동의서를 받았다는 사연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온다. 회사생활을 한 지 8년째 됐다는 직장인 A씨는 15일 동안 출장을 다녀온 직후 연봉 삭감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했다. 향후 3개월간 매출에 따라 25~50%까지 연봉을 깎겠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를 믿고 동의서에 사인을 하니 이번에는 정리해고가 뒤따랐다. 그는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직원들을 소모품 다루듯 할 수 있나.”라고 한탄했다. 전직원이 30명쯤 되는 광고회사에 다니는 B씨도 12월1일자로 연봉 삭감 통보를 받았다. 전 직원이 급여액수에 따라 5~25%를 삭감당했다. 사장이 전직원을 불러놓고 “전부 감봉이니 불만 있으면 1대1로 말하라.”고 했다. 그러나 근무시간은 여전히 하루 평균 15~18시간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 노동자들에게 경기 불황의 짐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중앙대 교수)은 “불황기에 일자리 나누기는 권장사항이지만 이를 핑계삼아 고통분담이 아니라 고통전가를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노사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최영우 한국노동교육원 교수는 “임금삭감은 ‘근로조건 저하’ 항목에 포함돼 보다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임금 삭감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3개부처 업무보고] 일자리·내수진작 입법 특별관리

    법제처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업무보고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입법지원 체계’를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경제위기 극복 등 주요 법률안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국회 제출을 완료하기로 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통상 3월 말에 수립했던 정부입법계획을 2개월 단축해 1월 말까지 조기 수립,경제위기 극복 법률안이 내년 상반기 이내 국회에 제출되도록 정부입법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또 통상적으로 정부입법 소요기간은 120일 정도 걸리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입법지원체계를 가동해 30일 이내에 입법절차가 완료되도록 할 계획이다.필요한 경우 부처협의나 입법예고,규제심사,부패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생략·단축하고 사전 법안심사를 실시할 방침이다.법제처는 또 정부입법 추진상황실을 설치해 입법추진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부처간 이견이 있는 법령안에 대해선 신속히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특히 투자활성화,일자리 창출,내수진작,취약계층 지원,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법안은 입법추진 상황을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법제처는 기업현장 방문과 학계 및 전문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국민불편법령 개폐사업을 강력히 추진키로 했다. 외국인 투자유치와 해외진출 기업을 위한 ‘법령영문화 사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각 부처별로 작성된 영문법령을 모아 영문법령집을 발간,외국 투자기업과 각 대사관 등에 제공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 r)를 법제처에 설치해 국가법령은 물론 조례,규칙,훈령,예규,판례 등 통합법령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특별교부금 감사해보니… 심의도 없이 마음대로 집행

    ‘비리 복마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이 이번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용실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자의적·편법 운용에도 불구,견제할 수단이 없는 만큼 존폐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21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가시책사업수요’ 특별교부금은 수요 예측이 어렵거나 시급한 사업에 제한적으로 써야 한다.하지만 지난해 추진한 114개 사업 5668억원 중 이같은 요건을 충족한 사업은 11.9%인 20개 사업 671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법적 지원근거가 없거나 일반회계 예산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업이 64개 3904억원에 달했다.지원요건에 맞지 않는 교과부의 자체사업 22개(765억원),국회 예산심의에서 삭감된 뒤 교과부가 임의로 증액한 사업 8개(326억원) 등도 버젓이 특별교부금으로 추진됐다. 또 국가시책사업수요 사업은 국회 통제를 받지 않는 대신,교과부 차관이 위원장인 ‘국가시책사업심의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하지만 교과부가 지난해 실시한 114개 사업 중 25개 사업은 이같은 과정을 생략한 채 임의로 추진됐다. 아울러 지난해 ‘지역교육현안수요’ 예산 2833억원 중 82.2%인 2330억원은 각 시·도교육청에서 보통교부금으로 추진하는 학교시설 증·개축이나 교육환경 개선 등의 사업비를 보충하는 ‘나눠먹기식 땜질 예산’으로 활용됐다.‘특별한 지역교육현안 해소’라는 취지 자체를 무시한 편법이다. 이와 함께 ‘재해대책수요’ 예산의 경우 재해가 발생해 특별한 재정수요가 생긴 사업에 투자된 액수는 전체 944억원의 4.5%인 42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다른 예산으로 추진하려다 중단된 ‘교직원 사택 개·보수사업’(80억원) 등에 쓰였다. 국회와 국민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는 예산은 교과부의 특별교부금만은 아니다.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세,문화체육관광부의 공익사업적립금,각 부처 특수활동비 등도 해당 부처가 과도하게 자율권을 갖고 있다. 이들 예산은 사용내역을 공개하지도,국회의 감시를 받지도 않는다.때문에 특별교부금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이와 유사한 예산항목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감사원 “교과부 특별교부금 축소·폐지를”

    1조원이 넘는 교육과학기술부 특별교부금의 3분의2 이상이 폐지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21일 ‘교과부 특별교부금 운용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특별교부금 가운데 ‘국가시책사업수요’ 예산은 원칙적으로 폐지하고,‘지역교육현안수요’와 ‘재해대책수요’ 예산도 대폭 축소하도록 교과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특별교부금은 교과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균형 있는 교육발전을 위해 지방에 산재해 있는 교육기관 등에 지원하는 예산이다.▲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국가시책사업(60%) ▲특별한 지역교육현안사업(30%) ▲재해로 발생한 특별한 재정수요(10%) 등에 써야 한다.특별교부금은 올해 기준 1조 1699억원에 이르고 있지만,국회의 예산통제를 받지 않는다.교과부 외에는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알 수 없다.때문에 ‘권력자들의 쌈짓돈’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교과부 고위직들은 2004년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122차례에 걸쳐 특별교부금 13억원을 ‘학교 방문 격려금’으로 부당 지원한 사실이 적발됐다.특히 교과부 장·차관이나 실·국장의 모교,자녀들의 학교 등에 20차례에 걸쳐 1억 8500만원을 ‘체면치레’용으로 부당 교부했다. 감사원은 “교과부 장·차관만 특별교부금을 격려금으로 지급했으나,지난 5월부터는 실·국장까지 확대했다.”면서 “격려금 지원범위 확대를 제안하고,직접 모교에 특별교부금을 전달한 책임자를 인사 조치하도록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2006~07년 지원요건이 되지 않는 16개 학교사업에 199억원을 부당 지원한 사례도 적발,관련 국·과장 3명의 징계도 요구했다.부당 지원 유형과 규모는 ▲시·도교육청 투·융자 심사를 거치지 않은 11개 학교사업 164억원 ▲지방자치단체 투자지원이 없는 2개 강당증축사업 44억원 ▲3년 이내에 특별교부금을 받아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 4개 학교 지원금 19억원 등이다.이와 함께 8개 시·도 교육청이 법률상 지원대상이 아닌 2개 사업에 특별교부금 8억원을 부당 사용하고,18개 사업에 배정된 특별교부금 81억원을 용도 외에 사용했음에도 교육부는 이를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부 관계자는 “감사원 통보 결과에 맞춰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부처 업무보고] ‘접대비 실명제’ 5년만에 폐지

    기업들의 지나친 소비성 지출을 억제하겠다며 참여정부 때인 2004년 도입한 접대비 지출내역 보관제도가 내년 1월 말 폐지됨에 따라 이른바 ‘접대비 실명제’는 실시 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이 제도는 기업이 건당 50만원 이상인 접대비에 대해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지출증빙(접대일자·금액,접대장소·목적,접대자의 부서명·성명,접대 상대방의 상호 등)을 기록·보관토록 의무화한 것이다.현 정부는 그동안 이 제도가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접대 상대방이 사업자일 경우 사업자등록번호를,비사업자일 경우는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해야 하는데 접대를 하는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주민번호를 물어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면서 “기업을 사실상 탈세범으로 만드는 불합리한 규정이라는 지적이 많아 폐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접대비 실명제를 피하기 위해 카드를 여러 장으로 나눠 결제하는 등 편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50만원으로 규정된 한도 역시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왔다.국세청에 따르면 기업 접대비 사용액은 2003년 5조 682억원,2004년 5조 4373억원으로 증가하다 실명제 실시 이듬해인 2005년 5조 1626억원으로 주춤했으나 2006년과 2007년 각각 5조 7482억원과 6조 3647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접대비 실명제는 없어지지만 접대비에 대해 손비처리를 해 주는 한도는 변함이 없다.정부가 이번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접대비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현행 접대비 손비처리 한도는 연간 1200만원(중소기업은 1800만원)을 기본으로 매출액의 일정비율(0.03%~0.2%)을 곱한 금액이 적용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접대비 규제가 없어진 게 아니라 현실성 없는 부분을 개선한 것으로 접대비 비용처리 한도가 남아 있어 소비성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물질만능 시기 부도덕 속임수에 갇힌 미국

    물질만능 시기 부도덕 속임수에 갇힌 미국

    피터는 몇 년 전 가게에서 물건을 ‘슬쩍’한 적이 있다.40달러짜리 보르도산 와인이었다.친구들은 그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맥스는 현재 뉴욕시에 거주하는데 이전에 살던 코네티컷에 법률상 주소를 두고 있다.그 결과 맥스는 뉴욕시 대신 코네티컷에 세금을 내 매년 3000달러를 절세했다.친구들은 그가 똑똑하다고 생각했다.과연 이같은 판단은 옳을까.좀도둑질은 경범죄이고 탈세는 중대 범죄인데 말이다. ‘치팅 컬처(Cheating Culture)-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강미경 옮김,서돌 펴냄)의 지은이 데이비드 캘러헌은 이 것이 바로 미국의 도덕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공공정책연구기관인 데모스(Demos)의 수석 연구원인 지은이는 ‘왜 미국 사회에서 갈수록 속임수가 판치는 이유가 뭔가.’를 파헤치기 위해 속임수 문화에 연루된 학부모,학생,교사,코치,운동선수,기업윤리전문가,주식분석가,변호사,회계사,의사,경찰관계자 사람들과 80건이 넘는 인터뷰를 가져 이 책을 완성했다. 캘러헌은 ‘불안한 계층(Anxious Class)´과 ‘성공한 계층(Winning Class)´이 사기적인 행위를 했을 경우 받게 되는 서로 다른 타격에 대해도 설명하고 있다.2001년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뉴욕시신용조합 본부의 ATM전산망은 심각한 데미지를 입었다.잔고보다도 더 많은 돈이 인출될 수 있다는 소문도 났다.신용본부 조합은 전산망을 폐쇄하는 대신 주된 회원인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11월 전산망이 복구됐을 때 조합은 회원 가운데 잔고를 초과인출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인출액 중 1500만달러는 끝내 회수되지 않았다.결국 당국이 수십 명을 체포했다. 2002년 뉴욕주의 검찰총장 엘리엇 스피치는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조사해 정보기술(IT)분야의 스타 분석가인 헨리 블로짓이 회사와 결탁해 자신은 ‘쓰레기’라고 평가한 주식들을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매수하라고 권유한 것을 밝혀냈다.그 결과 블로짓은 400만달러의 벌금을 냈지만,그는 이미 2000만달러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 캘러헌은 두 사례를 통해 성공계층의 경우 사기 행각이 1990년대 호황기에 유례없이 높은 수입을 올리는 과정에서 이뤄진 화이트 범죄인 반면,불안한 계층의 사기는 호황기인 1990년대에도 살기가 팍팍한 저소득층의 생계형 범죄였다고 분류했다.그리고 화이트 범죄자들은 언제든지 도덕심이 허약해진 사회에 화려하게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속임수 문화가 판치게 된 결과 캘러헌은 미국의 국민성이 바뀌었다고 진단한다.선한 삶에 대한 열망은 물질만능주의로 변질됐고,포부는 시기심으로 바뀌었다. 미국인이 원하는 삶과 실제로 꾸릴 수 있는 삶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다 가진 것처럼 들떠 불안에 떨게 됐다는 것이다.공동체에 대한 믿음,사회적 책임,약한 자에 대한 배려 등 가치들이 퇴색됐다고 한다. 미국 사회를 망가뜨린 원인은 무엇인가.첫째,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누구도 성공과 고용보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그러다보니 매일 아침 집에서 나설 때마다 도덕은 뒤에 남겨두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둘째, 승자에게 더 큰 보상이 돌아가기 때문이다.승자에게 돌아가는 상이 대폭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기꺼이 하려 들고 있다.셋째, 지난 20년간 위법 행위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속임수에 기대려는 유혹이 꾸준히 증가했다.넷째, 곳곳에 부패가 침투했기 때문이다.체계가 자신 같은 사람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면 도덕 기준을 바꾸지 않겠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저자는 경기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사기꾼들에게 밀려나고,편법에 기대는 사람들이 더 빨리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근면과 성실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은 우습게 된다고 말한다.기업의 사기꾼은 수천만달러를 훔치고도 가벼운 처벌을 받는 데 비해 잔챙이 범죄자들은 긴 형량을 받는 현실은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는 이상도 무색하게 된다는 것. 이 책은 미국에서 2004년에 출간됐다.당시 미국 사회는 회계부정 사건으로 엔론을 시작으로 통신회사인 월드컴이 붕괴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받는 등 기업과 월스트리트가 결탁한 각종 금융사기 사건들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고통받던 때다.당시 지식인들은 그 원인을 1970년대 후반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시작된 극단적 자본주의(신자유주의)에서 찾고,개선을 촉구했다.지나친 경쟁과 극단적인 승자독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경제침체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지금 “지난 25년간 우리가 몸담아온,이른바 ‘시장의 시대’는 언뜻 영원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저자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1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nuvo@seoul$co$kr
  • 한은총재 ‘靑금융회의’ 참석 논란

    한국은행 총재의 청와대 경제금융점검회의(옛 서별관회의) 참석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자칫 정부 부처의 하나로 간주되면서 정책 중립성이 협공 당할 소지도 크다는 지적이다. 국가경제가 ‘비상사태 경계선’에 있는 만큼 중앙은행 총재의 회의 참석은 불가피하지만 대등한 정책 공조 분위기 조성과 참석 범위의 지나친 확대 자제 등 운용의 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경제금융점검회의가 18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다.이 회의의 원래 명칭은 거시경제정책협의회였다.그러나 거시뿐 아니라 미시도 점검하는 만큼 이름이 적절치 않다는 내부 문제제기와 ‘워룸(전시상황실)’을 가동하라는 각계의 요구가 잇따르면서 지난주부터 경제금융점검회의로 명칭을 바꿨다.사실상의 워룸이다.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회의 개최장소에서 따온 ‘서별관회의’로 더 자주 통용된다. 문제는 서별관회의가 워룸으로 승격되면서 참석자가 늘고 공식화됐다는 점이다.기획재정부 장관,청와대 경제수석,금융위원장,한은 총재 등 핵심 고정멤버 외에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다른 부처 장관도 추가됐다.회의 내용도 필요할 경우 청와대에서 브리핑한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부처 회의에 중앙은행 총재가 공공연히 끼는 모양새”라며 “그도 모자라 중앙은행 총재가 참석한 회의의 논의 결과를 청와대에서 브리핑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날을 세웠다.김 교수는 “얼마 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파격 인하한 것도 정부와의 교감 아래 이뤄진 게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고 환기시킨 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감지된다.익명을 요구한 한은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직접 또는 우회적으로 압박 당할 우려가 있다.”면서 “통화신용정책은 정부정책과는 별개로 중립적으로 운용돼야 하는데 정부 속 하나의 부처로 취급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정책 중립성이 무력해질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별관회의를 주재하는 재정부측은 그러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앙은행과 정책당국이 머리를 맞대는 것은 당연하고 미국도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정기적으로 만난다.”며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는 지나친 기우라고 반박했다.만남의 필요성은 한은도 인정한다. 따라서 한은 총재의 참석 자체를 문제삼기보다는 운용의 묘를 살리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회의를 청와대가 아닌 제3의 중립적 장소에서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것은 표피에 불과하다.”며 “여러 부처 장관이 한은 총재 한 명을 협공하는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전 교수는 “대등한 정책 공조의 장(場)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은이 현행법상 할 수 없는 일을 팔 비틀어 하도록 하지 말고 법적 근거를 만들어 떳떳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역설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일각의 한은법 개정 주장과 관련,“한은법을 손대 물가안정 외에 금융시장 안정 기능을 추가하면 상시적으로 목표가 여러 개가 돼 편법 운용될 위험이 커진다.”면서 “그보다는 위기관리특별법을 만들어 한시적으로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 위에서 지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이승일 한은 부총재는 “한은법을 고치든 특별법을 만들든 (중앙은행에)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좋지만 그에 상승하는 툴(권한)도 줘야 한다.”며 “한은이 ‘빈 칼집’임을 시장이 다 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하다 못해 제한적인 단독검사권만이라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요구다.서별관회의 참석자와 배석자 수도 가급적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SOC 예산 접점 끝내 못찾아

    SOC 예산 접점 끝내 못찾아

    여야는 새해 예산안 처리시한인 12일 밤 늦게까지 쟁점 예산 일괄 타결을 위한 막판 조율 작업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합의 처리 약속이 물건너가면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배제한 채 예산안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강행 처리 수순 돌입 이날 밤 예결위 소위는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이 빠진 채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만으로 진행됐다.쟁점 사안에 대한 조정에서도 당초 민주당의 주장은 반영되지 않았다. 예결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은 소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6000억원 삭감안´을 반대해 조정에 실패했다.”면서 “이에 따라 당초 입장대로 SOC 관련 예산은 5000억원만 삭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민주당이 삭감을 반대한 남북협력기금은 ‘2500억원 삭감’으로 처리됐다.이 의원은 “민주당이 주장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경로당 지원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관련 예산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증액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4대강 하천정비 예산을 살펴 본 뒤 민주당이 주장한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고 오해를 풀었는데 민주당은 계속 이를 곡해하고 포항 관련 예산을 모두 ‘형님 예산’이라고 규정하는 등 정치적인 공세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이에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여야 합의 없는 정부 여당의 예산안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의했다.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처리 강행을 향후 ‘MB개혁법안’ 처리 저지의 명분으로 삼을 방침이다. ●쟁점 예산 타협안 도출 실패 여야는 주요 쟁점별 예산안의 구체적인 삭감과 증액의 규모 및 항목,국채 발행 규모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총 3조 7000억원 삭감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3조 4500억원 삭감을 고집했다.한나라당은 남북협력기금(6500억원)에서 당초 3000억원의 추가 삭감을 요구했고,민주당은 원안 유지를 고수했다.5+2 광역경제권 개발사업 예산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원안 유지,민주당은 전액 삭감을 주장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졸속·부실·편법’ 악순환 삭감 규모에 대한 입장차를 조정하지 못하면서 예산 증액 규모의 확정에서도 난항을 겪었다.한나라당은 남북협력기금까지 포함해 3조 7000억원을 삭감한 뒤 이를 신규 증액예산에 사용해 삭감과 증액의 균형을 맞추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4조 3000억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민주당은 증액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국채 발행규모를 정부가 제시한 17조 6000억원보다 많은 20조원 이상으로 정하자고 주장했고,한나라당은 국채 발행이 19조 5000억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올해는 해마다 반복된 ‘졸속·부실·편법’ 심사 관행의 수준이 최악이란 평이다.심의 기간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정쟁은 더욱 치열했다. 우선 올해는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당초 예산에서 10조원을 증액한 수정예산안을 11월7일에야 국회에 제출했다.헌법에는 국회가 매년 10월2일(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정부로부터 예산안을 넘겨 받아 12월2일까지 의결하도록 돼 있다.또 여야가 ‘SOC 예산 삭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당초 지난 1일로 예정됐던 소위 심사는 5일에서야 가동됐다.지난 11일과 12일에는 여야 지도부의 협상 결과에 공을 넘긴 채 아예 회의를 열지도 못했다.여야가 합의한 ‘12일 처리’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올해 소위 활동 기간은 지난해(33일)의 5분의1 수준인 6일에 그쳤다. 주현진 구동회기자 jhj@seoul.co.kr
  • [사설] 이러고도 예산심의한다고 할 수 있나

    국회의 예산심의 모습을 지켜 보면서 내년 나라살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정기국회 예산심의 기간을 정쟁으로 보내고 막바지 심의에서도 역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오늘은 여야가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함께 약속한 날이다.예산집행 준비기간을 감안할 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이렇게 시일의 촉박성을 알고 있는 여야가 실질심의는 외면한 채 졸속·부실·파행과 나눠먹기로 예산안을 누더기로 만들고 있는데 대한 분노가 더욱 치솟는다. 올해는 본격적인 예산 계수조정소위 활동기간이 닷새에 불과하다.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인 셈이다.공개리에 진행되는 소위에서 지역구 예산 나눠 먹기에 어려움을 느낀 듯 여야는 소소위를 만들어 비공개로 예산심의를 하기도 했다.졸속을 넘어 편법적인 방식까지 취한 것이다.밤을 새워 소소위를 진행시키겠다는 다짐도 빈말이 되었다.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규모 등을 놓고 대립을 계속하다가 헤어졌다.일부 위원들은 성과없는 심의 후에 술자리까지 가졌다니 보통 한심한 일이 아니다. 4대강 하천정비사업 예산과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포항 관련 예산 증액을 둘러싼 대립은 대화와 합리적 근거로 풀어야 한다.그럼에도 여야는 일방적인 주장만 하면서 정쟁을 증폭시키고 있다.현 정부가 임기 중에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언하고,국회는 4대강 하천정비사업 예산을 처리하면 된다.포항 관련 예산도 세부적 타당성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한나라당은 지역구 예산 갈라주기로 이런 현안들을 덮으려 해선 안된다.예산 부수법안을 둘러싸고도 육탄대결보다는 대화를 우선해야 한다.중장기적으로는 예산결산특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바꾸는 것을 비롯해 국회 예산심의 절차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할 것이다.
  • [주말탐방] 열정으로 뭉친 사회인 미식축구 클럽

    [주말탐방] 열정으로 뭉친 사회인 미식축구 클럽

    수은주가 섭씨 영하 10도 아래로 곤두박질 친 지난 7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종합운동장.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생리적으로 몸을 움츠리고 싶은 휴일 아침이다.하지만 초등학생보다 큰 가방을 둘러 멘 건장한 사람들이 어김없이 속속 모여든다. 이날 오후 1시 열리는 사회인 미식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티피씨코리아배 광개토볼’ 결승에 출전하는 쉬핑랜드 바이킹스 선수들이다. 맞대결을 펼칠 ADT캡스 골든이글스 선수들이 오전 도착하면서 찬바람만 불던 운동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오후 1시 드디어 휘슬이 울렸다.TV중계를 통해 미프로풋볼(NFL) 경기에서나 볼 수 있던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진다.장비를 단단히 갖춰 입은 선수들이 서로 몸을 연신 부딪혔다.조금 과장하면 선수들의 땀에 얼어붙은 그라운드가 녹아내릴 정도.부딪히고 자빠지는 등 격렬한 몸짓이 상상을 웃돈다.부상자가 나오는 것이 다반사여서 늘 걱정이 앞선다.열기에 찬 운동장과는 달리 오늘도 관중석은 썰렁하다.스탠드에서 응원하는 관중은 100여명 남짓.요즘 흔하다는 치어리더도 없다.자사 직원이 15명이나 뛰는 ADT캡스가 북을 두드리며 단체 응원을 펼쳐 그나마 분위기가 살아있다. 이날 경기장의 풍경은 미식축구의 한국 내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지난 2006년 NFL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방한해 열풍을 불러일으킬 때 갑자기 친숙하게 다가왔다.하지만 그때뿐인 ‘비인기 종목’의 현실은 냉엄했다.광개토볼이 올해로 14회째를 맞지만 변한 것은 없다.선수들도 ‘우리만의 리그’라고 부른 지 이미 오래다. 이날 뛴 선수들은 당연히 전업 선수가 아니다.클럽에 속한 아마추어들이다.한국엔 중·고교에 미식축구팀이 없고,대학교 동아리에 가입해야만 처음 풋볼공을 잡을 수 있다.물론 대학졸업후 뛸 실업팀은 없다.대한체육회에 정식종목으로 등록돼 있지도 않다.전업선수들이 있을 수가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따라서 8개 동호인 클럽이 전부인 이들의 직업도 가지가지다. 미식축구를 위해선 각자 호주머니를 털어 20만~30만원씩 연간 회비를 내야 한다.출전수당이나 월급도 없다.그래도 이날 경기에 출전한 바이킹스와 골든이글스 선수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바이킹스 는 쉬핑랜드와 티피씨코리아, 창성해운으로부터 번갈아 연간 7000여만원,골든이글스는 ADT캡스로부터 2000여만원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후원사가 없는 팀들은 출전할 때마다 돈을 각출해야 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상선수들에 대한 보상도 있을 리 없다.당연히 환경은 열악하다.전용 경기장이 없다 보니 이번 결승전 장소도 어렵게 구했다.전용 경기장이 아닌 탓에 경기장 라인을 그을 수도 없었다.이날도 주최측은 편법으로 테이프로 일일이 인조잔디에 붙여가며 선을 만들어야 했다.거리표시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숫자판을 그라운드에 펼쳐놓는 것으로 대신했다.평소에도 전용 훈련장이 없어 떠돌아다니며 훈련을 한다.바이킹스는 인조잔디가 있는 서울 방배중을 주로 이용하지만 노원중에서 연습하기도 한다.골든이글스도 논현초교나 은평구 소년의집 운동장을 빌려쓴다.일본계 기업에 다니며 바이킹스에서 뛰는 일본인 후나하시 료타(30)는 “열정이 대단하다.일 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뛰니….”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일본에서는 실업팀이 상당한 인기를 누려 여건이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열정에 감탄을 쏟아냈다. 일본 교토대에서 미식축구에 입문한 료타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재능이 하나라도 있으면 할 수 있다.공을 잘 받으면 리시버를,덩치가 좋으면 라인백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이어 “하나의 작전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임이 이뤄져야 한다.자기 역할을 잘 하면 이기고 한 명이라도 못하면 진다.”고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안관을 하는 바이킹스의 권혁진(33·윌리암 권)씨는 “같이 훈련하며 팀워크를 배운다.나를 죽이고 동료들을 도와주며 하나가 되는 게 매력”이라고 힘주어 말한다.10살 때 부모를 따리 이민한 그는 이날 대회 참가를 위해 올해만 네 번째 휴가를 냈다.권씨는 2005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차저스의 연습생으로 들어갈 기회를 잡았으나,보안관 시험에 합격하면서 꿈을 접었다.대신 미식축구 열정을 모국에서 펼친다고 했다. 바이킹스 주장 박정일(31·동경종합상사 대리)씨는 “다른 스포츠는 싱겁다.한 경기 치르면 2~3㎏이 빠질 정도로 격렬하다.”며 만족해 했다.골든이글스의 서창호(33) 원주 치악중 체육교사는 “지상 최후의 남성 스포츠”라고 자부했다. 반도체 장비회사 PSK에서 근무하는 바이킹스 쿼터백 강호길(30)씨는 11명이 같이 움직어야 하고 호흡이 안맞으면 진행이 안 되는 종목이다.하나의 작전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복연습이 필요하고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대학교 때 불렀던 “미팅도 공부도 나홀로 씹어 삼키며 운동장 먼지 속을 헤매고 다녀도 미식축구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라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식지 않은 열정을 과시냈다. 이날 결승에서는 열전 끝에 바이킹스가 28-3으로 완승했다.2005년 창단 첫해 우승 이후 두 번째로 영예를 안았다.바이킹스는 내년 1월11일 같은 장소에서 미국의 슈퍼볼 격으로 열리는 ‘김치볼’에서 타이거볼(대학리그) 3연패를 차지한 동의대와 우리나라 미식축구 의 왕중왕을 가린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KNFL 8개팀… ‘광개토볼’ 놓고 열전 국내 미식축구 팀은 대한미식축구사회인연맹(KNFL)에 속한 쉬핑랜드 바이킹스와 삼성중공업 그리폰즈,센토스,대구스틸러스,ADT캡스 골든이글스,피닉스,피자빙고 프론티어즈,할래스 등 8개가 있다.각 조 4개팀씩 두 조로 나눈 뒤 상위 2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최종 2개 팀이 우승을 가리는 게 ‘광개토볼’이다.우승 상금은 1000만원.대학팀은 35개가 있다.서울·경기·강원 리그 4팀,대구·경북 리그 4팀,부산 울산·경남 리그에서 4팀씩 12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타이거볼’우승팀을 가린다.광개토볼과 타이거볼 챔피언은 왕중왕전인 ‘김치볼’에서 격돌해 최고의 팀을 결정짓는다.모두 아마추어팀으로 공부나 생업을 병행한다. 미식축구가 꾸준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는 대한미식축구협회장인 박경규(60) 경북대 생물산업기계공학과 교수가 버티고 있어서다.박 회장의 생존 노력은 눈물겹다.투자 여력이 있는 협회장을 영입할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협회 사무실도 없앴다.회장단 모임 등은 휴대전화와 메일로 연락을 취해 서울역에 모여 회의를 가진 뒤 흩어진다.직원도 따로 둘 형편이 못돼 박 회장이 직접 나선다.자비로 사진을 찍어 경기결과와 함께 언론사에 돌린다.그런 박 회장이 인터뷰 요청은 거절한다.그는 “물러날 사람이다.다른 사람을 소개하는 게 훨씬 낫다.”고 손사래를 친다.아울러 박 회장은 “미식축구는 육상의 스피드,레슬링의 몸싸움 등 각종 스포츠의 장점을 종합해놓은 운동”이라며 끊임없이 예찬론을 폈다.특히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도 책에서 손을 놓지 않은 채,취업과 미식축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며 앞으로 사회 체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도 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서울 강남지역 경찰 도넘은 불법 주정차

    서울 강남지역 경찰 도넘은 불법 주정차

    경찰의 불법 주차가 도(度)를 넘어서고 있다.주차공간이 부족하거나 다소 멀다는 등의 이유로 인도에 버젓이 차를 세우는 예가 허다하다.다세대 주택 등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에겐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과징금을 물리는 현실에 비춰보면 경찰의 이같은 처신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특히 일부 경찰 지구대는 인도에 아예 주차구역을 임의로 정하거나 관할 구청에 주차선을 그어달라고 부탁하는 식으로 편법 주차를 하고 있다.이 때문에 이 일대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10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수서경찰서 도곡지구대 주변 인도에는 지구대 소속 순찰차와 경찰관들의 개인 승용차가 즐비하게 서 있었다.직원들의 자가용 앞 유리창에는 A4용지에 ‘이 차는 도곡지구대 차량입니다.’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불법 주정차 단속 공무원에게 ‘같은 식구 차량이니 단속하지 말라.’는 묵언의 신호로 오해를 살 만했다.문제점을 지적하자 경찰들은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며 인도에서 차를 뺐다. 도곡지구대 관계자는 “주차선은 지난해 12월 강남구에 요청해 그린 것”이라면서 “인도에 주차하는 게 잘못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강남구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도곡지구대의 요청이 있어 유관 기관 협력 차원에서 차량 5대를 주차할 수 있도록 흰색 선을 그려줬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시민들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송파경찰서 가락지구대·잠실치안센터·방이지구대,서초경찰서 서이지구대·서초지구대,강남경찰서 삼성지구대·압구정지구대 등도 마찬가지였다.지구대 인근 인도에 순찰차와 경찰 직원 차량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방이지구대는 도곡지구대와 마찬가지로 인도와 차도에 흰색 선으로 주차공간을 만들어놓고 있다.방이지구대 관계자는 “큰 도로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골목길이라서 아무 문제가 없고 구에서도 허락해줬다.”고 말했다.하지만 송파구 자동차관리과 관계자는 “인도에 경찰서 등 관공서의 주정차구역을 허가해준 적이 없다.”면서 “임의로 주차구역을 설정해 차를 주차시켜 놨다면 도로 불법주정차보다 더 큰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구청 단속 관계자들은 경찰차와 경찰 직원 차량의 불법주차를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한 구청 관계자는 “인도에 주차된 공무집행 차나 경찰차,경찰직원 차량도 불법주차 단속 대상”이라면서 “하지만 지구대 앞 인도에 주차돼 있는 차량을 단속하기 위해 출동하면 ‘곧 순찰하러 나갈 것이다.’고 말해 단속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지역 주민인 이모(25)씨는 “며칠전 집 인근의 은행 앞에서 볼일이 있어 잠깐 차를 세워놓는 바람에 벌금을 물었다.”면서 “그 자리에 순찰차와 경찰관 차량도 함께 주차돼 있었는데 내 차만 단속에 걸렸다.”고 말했다. 건국대 법학과 한상희 교수는 “경찰 등 공무원들이 자기들 편의를 위해 법을 위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우리 사회는 아직 경찰의 권력 남용을 막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내부 감찰과 시민단체 등의 외부 감시 체계가 조화를 이루며 작동해야 경찰의 불법 행위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장유식 변호사는 “경찰의 이같은 무단 주차는 공무원의 재량권 남용”이라면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일수록 준법정신이 더 강조돼야 하고,그것을 벗어났을 때는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소위위원 6명이 284조원 ‘뚝딱 심사’

    내년 나라살림을 다루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민생을 챙기기 위한 국회 차원의 조율과 협상보다는 정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여야간 기세싸움이 유난히 극심하다.여야가 계수조정소위 내 ‘비공개 소소위(小小委)’라는 변칙을 동원해 밀실 심사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283조 8000억원에 달하는 1년 예산을 소위위원 6명이 며칠만에 뚝딱 처리하고 있어 ‘졸속심사,부실심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은 11일 밤늦게까지 대표 회담과 의원총회를 열고 쟁점인 4대강 하천정비 사업과 포항 지역 건설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의견을 조율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SOC 예산 삭감 가능 규모를 5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민주당은 3조원에서 1조원,그리고 다시 8000억원으로 조정하는 등 진전을 보였으나 결국 무산됐다.여야 소속 의원들은 각각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12일 본회의 처리를 위한 예산 ‘심사 강행’,민주당은 ‘강행 저지’를 위한 충돌에 대비해 대표 회담이 끝날 때까지 대기했으나 마찰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양당 대표들은 12일 오전 대표 회담을 열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나 당초 여야가 합의한 대로 이날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 대표 회담은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이 제의하면서 이뤄졌다.당초 민주당 측은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과 이사철·우제창·류근찬 의원 등 여야 3당 간사 협의에서 한나라당이 ‘SOC 예산 5000억원 이하 감액 불가’ 방침을 고수하자 오후 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우제창 의원은 “이 위원장이 제시한 ‘소소위’ 심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OC 사업 예산은 5000억원 이하로 깎자는 것인데 그 가운데 순수 SOC 사업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소소위’에서 나가라고 말하는 등 소소위를 경직되게 운영하고 있어 황당하고 당황스럽다.”며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조율할 것을 요청했다.그러면서 이날 밤 늦게 의원총회와 간담회를 통해 “모든 걸 지도부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야는 이에 따라 이날 하루 예결위 소위를 열지 못해 예산 심사도 하지 못했다.정쟁으로 60일에 달하는 예산 심의 기간을 허송세월한 데다 예산안 처리 시점을 12일로 못박으면서 본격적인 예산 심사 기간이 지난해(33일)의 5분의1 수준인 6일로 줄어 ‘졸속·부실·편법’ 심사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주현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 민주 퇴장 속 ‘형님예산’ 처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는 10일 막판 최대 쟁점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심의에 들어갔지만 제대로 된 심의를 하지도 못하고 정회를 거듭하다,결국 ‘소소위(小小委)’를 구성해 심사키로 결정했다. 여야 간사끼리 합의한 후 이한구 위원장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소소위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소소위에서 추가 삭감과 증액을 논의한다.”고 밝혔다.소소위 구성은 이사철·김광림·권경석 의원 등 한나라당 3명,우제창·조영택 의원 등 민주당 2명과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소소위는 이날 늦게까지 ‘5+2’광역경제 심사 등 SOC 예산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소소위에서 예산 심사가 끝나면 계수조정소위가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를 추인한다. 하지만 소소위 구성 자체가 편법이고 예산 조정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돼 “밀실에서 여야가 야합해 나눠먹기식 심사를 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지난 9일 “법에도 없는 편의주의적 예산심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소소위가 앞으로 심의해야 할 예산안이 4000건에 달해 6명의 위원이 날림과 졸속 심사로 제대로 된 예산 심사가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 간 이견이 큰 예산 심사를 비공개로 해서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며 “결국 동료 의원들과 이해집단의 민원성 ‘쪽지’가 난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심사가 소소위라는 편법으로 진행되는 데는 정부의 준비 부족과 불성실한 태도도 한몫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친박연대 등은 민주당이 퇴장한 가운데 4대강 정비사업 및 포항~안동간 도로 등 소위 ‘형님예산´ 일부를 처리했다. 야당에서 대운하 의혹 사업이라고 비판해 온 4대 강 정비사업과 관련해 제출한 국토해양부의 보고는 3줄의 사업설명이 전부였다.한 야당 의원은 “80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3줄 가지고 심사하자니 배짱도 좋다.”고 국토해양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지역구인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진입도로 사업 심사에서 야당이 “전년도에 비해 예산이 11배나 증가한 이유가 뭐냐.”며 ‘형님예산’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한동안 소위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은 법사위에서 민주노동당의 실력저지로 감세법안 처리가 지연되자 11일 자정까지 심사기일을 지정했다.법사위가 11일까지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직권상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김 의장의 이같은 결정은 예산 부수법안인 감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을 경우 세입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예산안 처리 자체가 불가능해 강경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유선호 국회 법사위원장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직권상정 유보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민주당도 “법사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210억 기부 6년만에 140억 증여세 부과

    2002년 주식 등 210억여원을 기부받아 설립한 장학재단에 뒤늦게 증여세 140억원이 부과돼 논란이 예상된다. 세무당국은 “주식으로 기부한 것은 무상증여이기 때문에 증여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이에 따라 장학재단과 기업 모두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9일 아주대학교와 구원장학재단에 따르면 ㈜수원교차로 창업자 황필상(61)씨는 2002년 8월 모교인 아주대학교에 자신의 회사 주식 90%(200억원 상당)와 현금 10억여원을 기증했다. 아주대는 황씨의 주식과 현금으로 ‘구원장학재단’을 설립해 6년간 아주대와 서울대,한국과학기술대 등 19개 대학,733명의 학생에게 41억여원의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장학재단에 대한 세무조사 이후 140억여원의 증여세 통지서가 재단에 날아왔다.수원세무서는 “재단 기부라도 현금이 아닌 주식이면 무상증여에 해당된다.”며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데에 따른 가산금을 포함해 증여액의 65%인 140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이어 주식과 부동산 등 재단 소유의 재산을 압류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공익재단 등을 이용한 기업의 편법 증여 등을 막기 위해 기업의 공익 법인에 대한 기부 가운데 주식이 5% 초과,100% 미만이면 최고 60%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황씨와 재단측은 세금 부과에 반발하고 있다.재단측은 “장학재단의 명백한 장학지원 활동과 투명한 운영이 드러나 있는데도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감사원에 심사 청구를 하고,9일부터 재단 홈페이지와 지원 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대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황씨는 감사원 심사에서도 증여세 부과 처분이 취소되지 않으면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다. 수원세무서 관계자는 “증여세 부과 전에 고심을 많이 했고,수차례 관련법을 검토했지만 현행법에 따라 명백한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시론] 국회 ‘위법부’ 멍에 벗으려면/장성호 배재대 비교정치 교수

    [시론] 국회 ‘위법부’ 멍에 벗으려면/장성호 배재대 비교정치 교수

    또다시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엄동설한에 언 손 비비며 생계를 위해 몸부림치는 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야가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벌인 볼썽사나운 몸싸움은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줬다.이는 국회가 정치개혁의 최우선 대상임을 반증한다. 이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연례행사였지만 세계적 경제난의 한파가 동장군과 함께 우리에게 엄습해 을씨년스럽다 못해 참담한 자괴감을 더하게 한다.더욱이 여야간 예산안 협상이 잠정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자유선진당을 ‘한나라당 2중대’라고 발언해 하루를 허비했고,하루 차이로 민주노동당의 격렬한 항의 등으로 또 하루를 소일했다.본질을 벗어난 지엽적 문제로 3류정치라고 할 말싸움을 벌이다 합의를 무위로 돌려 무능한 국회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말이 선거 때만 외치는 구호일 뿐인 것 같아 씁쓸하다.왜 우리가 뽑아준 선량들은 머리를 맞대고 진정성 있는 협상을 통해 대승적 결단을 하지 못하는가.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회가 민주주의의 기본인 법을 어기고 편법을 동원하는 관행을 계속하는 것은 위헌국회의 전형이다. 금년 정기국회에서 헌법이 명시한 새해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이 12월2일이었고,12월9일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었으나,국회는 이를 애당초 지킬 의사조차 없었던 것 같다.민주주의의 출발은 약속이다.법을 만드는 국회가 이를 방기하면 반민주적 처사로 봐야 한다.국회 예결특위는 파행으로 일관했다.283조 8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두고 여당인 한나라당은 최악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적자재정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야당은 적자재정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킨다는 반대논리를 고수했다. 18대 들어 현재까지 국회는 고작 58건의 법안만을 처리했고,현재 국회계류법안이 무려 2325건이나 된다.이쯤 되면 이유야 어쨌든 ‘식물국회’요,‘파업국회’다.국회무용론이 제기될 만하다.정기국회 내내 정쟁으로 일관하다가 시간에 쫓겨 임시국회까지 다시 열어 각종 법안을 졸속 처리하는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다.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경제와 민생관련 법안이라도 여야가 신속히 합의 처리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정쟁 우선 국회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설상가상으로 검찰에 기소된 국회의원을 보호해 줄 방탄국회까지 앞으로 시도된다면 의회주의의 파산선고로밖에 볼 수 없다.언제부터인지 반복되고 있는 정치권의 사법부 경시 풍조는 쿠데타만큼이나 민주주의를 파괴시키는 행태이기 때문이다.더 이상 입법부가 법을 어기는 ‘위법부’라는 멍에를 써서는 안 된다.차제에 우리는 이러한 법 경시 풍조를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가령 예산안 같은 긴급하고 위중한 사안을 법정기일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국회의장단이 일괄 사퇴하도록 하는 법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경전하사(鯨戰蝦死)란 말이 있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으로,여야의 당리당략에 죄 없는 다수 국민들만 피해를 당한다는 것을 의원들은 깨달아야 한다.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통합의 리더십으로 침체된 미국경제와 시장을 살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여야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성숙된 의회민주주의 실현에 매진하기 바란다. 장성호 배재대 비교정치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