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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역사를 말하다] (15) 박제가와 유수원

    [선택! 역사를 말하다] (15) 박제가와 유수원

    국왕이 내려주는 술잔을 받고 국왕과 더불어 꽃길을 산책하고 시를 쓰는 신하가 있다. 가득 내려진 음식에 국왕의 따스한 눈길을 받는 신하는 감격하여 세상을 품에 얻은 것 같다. 한편, 국왕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려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다가 역모라는 이름으로 대역죄인이 되어 형장에 서 있는 신하가 있다. 그의 학문은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하였지만,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뜻을 펼칠 수 없었다. 이 두 사람의 운명은 왜 이리 다를까? ●정조의 총애 받은 자 vs 북학의 원조지만 잊힌 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경륜의 학자들. 서얼이라는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국왕 정조의 총애로 정조시대 북학을 중심 정책으로 만들어낸 박제가와 북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지만 영조대 반역자로 규정된 유수원의 삶은 한편으로 유사하면서 한편으로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유수원과 박제가는 모두 우리 역사에서 북학을 강조한 학자들이다. 박제가는 정조가 규장각 5대 검서관의 한 명으로 가장 총애하는 인물이었고 ‘북학의’라는 명저를 남긴 인물이다. 그러나 유수원에 대해서는 조선후기 역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아니고는 대부분 관심 밖의 인물이며 그가 ‘우서’(迂書)라는 개혁사상이 가득 담긴 책을 지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거의 없다. 그만큼 역사의 기억에 남는 인물이 아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그가 영조대 ‘나주벽서 사건’(1755년 을해옥사)이라는 역모 사건의 관련자이고 그 탓에 대역죄인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적으로 몰린 그의 이야기가 후세에 제대로 전달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서얼 출신이었지만 정조의 총애를 입었던 박제가는 정조의 배려에 의해 두 번이나 연행사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중국 문화를 볼 수 있었고, 이러한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조선의 다양한 문화에 적용시켜 변화를 추구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그의 북학 정신은 정조의 적극적 후원으로 경세치용학파와 더불어 이용후생이라는 큰 사상으로 발전하여 정조시대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국가 재정을 안정시키는 데 많은 이바지를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시대를 앞서가는 개혁 사상이 있었지만 한 사람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한 사람은 역사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국가 권력의 최고 정점이었던 국왕과의 관계였다.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인물과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와 더불어 파트너로서 국가 개혁에 동참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시대적 이유로 인생과 역사의 평가가 달라졌을까? ●명문 소론 가문 출신의 귀머거리 유수원 유수원은 1694년(숙종 20년)에 유봉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종숙부가 영조 연간 영의정을 지냈던 유봉휘이니 명문 가문 출신임을 알 수 있다. 그의 본관인 문화 유씨는 당파적으로 소론이었고, 유수원은 소론의 중심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실 유수원은 소론 중에서도 급진파라고 할 수 있다. 유수원에게는 치명적인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귀머거리였던 것이다. 그가 언제부터 귀가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훗날 영조와의 대화에서도 필담으로 할 정도였으니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신체적 결함은 그를 더욱 과격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유수원의 종숙인 유봉휘는 영조 즉위년에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하였지만, 영조는 그를 끝내 조선 팔도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저주의 땅 경원으로 유배 보내고 말았다. 그 이유는 유봉휘가 “경종이 즉위한 뒤 ‘김창집 등 4명의 노론 대신들이 연잉군을 세제(世弟)로 책봉하고 대리청정을 시키라고 강요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노론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기에 제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유봉휘를 종숙으로 두었으니 유수원 역시 노론에게 있어서는 견제의 대상이었다. 유수원은 20세에 진사시험에 합격하고 24세에 정시 문과에 급제하였으니 가히 천재라고 할 만한 인물이었다. 조선시대 과거 평균 합격 연령이 41세였으니 24세에 합격한 것은 그가 뛰어난 자질과 열심히 공부하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유수원의 급진성은 경종에 의해 정6품의 정언으로 임명받은 후 나타났다. 나라가 안정이 안 되고 국정이 어지러운 것은 바로 소론 온건파인 영의정 조태구가 국정운영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상소를 올린 것이다. 영의정 조태구는 소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종대에 노론 4대신의 입장을 받아들여 영조의 왕세제 책봉을 묵인한 인물이었다. 이처럼 소론 급진파로서 소론 온건파인 조태억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린 것은 이미 마음속으로 영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영조가 국왕이 되고자 자신의 형인 경종을 독살하였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선 노론에 대한 적개심만이 아니라 국왕에 대한 반감도 가지고 있었다. 집권 세력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는 유수원은 영조를 비롯한 집권 노론에게 중용될 수 없었다. 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본격적으로 사회 개혁에 대한 구상과 집필을 하였다. 나라가 왜 이리 어려워졌을까에 대한 고민을 그는 깊이 하였다. 그 결과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농공상’에 따른 신분 차별이 나라가 가난하고 백성이 빈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였다. 개인의 능력에 따른 직업 선택의 자유를 주어야 각자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분을 찾을 수 있고,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나라와 백성은 부국안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농공상이라는 편벽되고 고루한 강제성이 나라의 변화 발전을 이루지 못하게 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는 학문에 관심도 없고 실력도 없는 양반 사대부들이 유생(儒生)이라고 자처하면서 온갖 편법과 협잡으로 벼슬자리를 구한 다음 권력과 세도를 부려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고 진단하였다. 바로 노론을 자임하는 양반들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결국, 양반들 역시 놀고먹을 것이 아니라 일해야 하고 특히 상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주장이 훗날 그를 양반상인론의 원조로 평가하는 것이다. 영조는 그의 ‘우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그를 중용하고자 하였으나 노론 대신들의 집요한 반대로 그를 우대할 수 없었다. 나주에 유배 가 있던 소론 윤지는 나주목사 등을 포섭하여 쿠데타를 일으켜 영조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영조는 자신의 최대 약점인 경종과의 관계를 건드린 이 사건에 대하여 격노하였고 직접 국문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사람이 죽어나갔다. 탕평의 군주 영조는 이미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나주벽서 사건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관련 인물들을 찾는 과정에서 유수원이 검거되었고 유수원은 영조 앞에서 당당히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그 결과 그는 다음 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모든 가족은 관노로 편입되었다. ●박제가 “조선의 가장 큰 폐단은 바로 가난” 유수원과 반대로 서얼 출신이었던 박제가는 정조를 만났다. 흔히들 사람들은 정조와 정약용의 관계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이덕무나 박제가에 대한 정조의 총애는 정약용 이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제가는 중국의 선진문물을 배워서 조선의 발전을 강조한 이용후생 학파의 대명사이다. 연암 박지원, 청장관 이덕무, 그리고 지난해 TV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주인공이었던 야뇌 백동수(1743~1816)와 교류를 하며 북학파의 일원이 된 그는 정조 즉위 후 연경에 사신단의 일원으로 다녀온 후 북학에 대한 생각을 굳혔다. 이들 모두 정조의 지극한 총애를 받는 인물들이었다. 정조는 국가 개혁을 위해서라면 당론을 가리지 않고 우대를 하는 인물이었다. 특히 민생 안정을 위해 그는 과감한 주장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정조의 의중을 파악한 그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그것이 바로 ‘병오소회’(丙午所懷)이다. 1786년인 병오년에 자신이 품은 생각을 아뢴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바로 중국과의 통상과 양반상인론이었다. 박제가는 그렇게 이야기하였다. “현재 국가의 가장 큰 폐단은 바로 가난이옵니다. 그렇다면, 가난을 어떻게 하면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중국과 통상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박제가는 중국과 통상을 중요시했고, 중국 통상 이후 주변의 여러 나라들과도 통상해야 한다고 하였다. 서양의 선교사들까지 조선으로 입국시켜 그들의 지식을 배워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하였다. 국가의 경제적 안정과 백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양반들이 상인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양반상인론은 실제 정조가 수원에 화성을 축성하고 양반들을 대거 상업과 유통업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정책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유수원이 노론으로 전향했더라면 결국, 유수원과 박제가는 나라와 백성을 위한 개혁 사상가이자 관료였다. 하지만, 유수원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박제가는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정조시대 문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어떤 군주를 만나느냐에 따라 정치적 생명이 달라지는 봉건적 구조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유수원이 만약 영조를 국왕으로 인정하고 노론으로 전향하여 그가 가진 생각을 적극적으로 펼쳤다면 어떤 세상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박제가가 서얼이라는 이유로 조정에 대한 반감으로 출사하지 않고 역모를 꿈꾸었다면 그의 북학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선택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김준혁(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난립 현황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난립 현황

    지자체 출연·출자기관은 자치단체별로 개별 법률이나 조례에 근거해 필요하면 설립할 수 있게 돼 있다. 지방공기업 설립인가권이 자치단체로 넘어간 1999년 이후 설립통제 장치가 없어 폭증했다. 이들은 지자체의 자본금 비율이 50% 미만이면 출자기관, 해마다 출연금을 받아 운영되는 방식이면 출연기관으로 분류된다. 지방공기업은 지자체가 자본금의 50% 이상 또는 100%를 출자한 경우다. 출연·출자기관이 걷잡을 수 없이 난립하는 이유는 자치단체장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권익위는 “실태조사 결과, 자치단체가 인사관리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설립돼 예산이 편법집행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 지자체의 경우 자본금 100만원으로 설립한 뒤 해마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기관도 있다. 정상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없는 20명 이하의 초미니 기관들이 난립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자치단체들이 ‘일단 만들어놓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설립 관행 탓에 20명 이하의 정원을 둔 기관이 전체의 57.5%(283개)나 된다.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기관을 활용하지 않고 새 기관을 설립하는 중앙부처의 잘못된 행태를 무조건 따라가는 것도 문제다. 지식경제부의 경우 테크노파크, 지역산업진흥사업과 엇비슷한 기능의 각종 지역산업특화센터를 만들어 헛돈을 들인다는 시각도 있다. 지방중소기업청에서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데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경제진흥원, 통상산업진흥원 등의 유사기관도 예산낭비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예산 절감을 위해 뒤늦게 구조조정에 들어간 지자체도 있다. 전남도는 2009년 식품산업연구센터 등 기능이 중복되는 기관 7개를 통합(전남생물산업진흥재단)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4월 제주지식산업진흥원을 제주테크노파크로 통합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행정처분 위반업체 명단 공개 확대

    앞으로 먹거리, 안전, 위생·환경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행정처분을 위반한 업체나 사업주의 명단 공개가 확대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정보들이 여전히 비공개되거나 형식적으로만 공개되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개선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 등 1000여개 공공기관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업체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와 업체 소재지 지자체 홈페이지에 명단이 공개된다. 선택진료제도를 편법운영하거나 위반한 의료기관 이름은 보건복지부 및 병원이 소재한 지자체 홈페이지에 동시에 공개된다. 이미 공개되고 있는 위반업체 명단도 한눈에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현재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불법 대부업체 명단이나 식약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유해정보 등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종합적인 정보공개란’을 만들어 올린다. 권익위는 “그동안은 홈페이지의 공개 형태가 공지·게시란, 배너광고, 팝업창 등 제각각이어서 확인이 어려워 국민의 열람을 의도적으로 제한한다는 논란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4대 보험 없어도 돼요”… 기초수급자 눈물의 ‘몰래 알바’

    “4대 보험 없어도 돼요”… 기초수급자 눈물의 ‘몰래 알바’

    대학생 A(23·여)씨는 할머니와 사는 조손가정 기초생활수급자다. 월세 25만원, 할머니의 병원비와 약값을 대기에는 생계급여와 노령연금을 합친 월 48만원의 수급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장학금을 받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도 한 학기 400여만원의 등록금을 채우기는 더욱 불가능하다. A씨는 그동안 사업주에게 형편을 설명하고 친구 계좌로 급여를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해 왔다. A씨는 “할머니 약값과 학비 때문에 알바를 해야 하지만 소득이 생기면 급여가 삭감되기 때문에 숨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초수급자들이 ‘몰래 아르바이트’로 내몰리고 있다. 소득이 생기면 수급금이 깎이거나 수급 자격을 박탈당하지만, 수급금만으로 생활이 불가능한 탓에 ‘돈벌이’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정부가 부정수급자를 철저하게 가려내겠다며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소득 조사에 나서자 수급자들은 이전보다 더 열악한 일자리나 편법·불법 아르바이트로 밀려나고 있다. 별다른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씀씀이가 커지고 생활을 신경 쓸 나이인 대학생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상시소득뿐만 아니라 부정기적인 일용소득이 생기면 수급금에 반영됨에 따라 받은 액수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면서도 한사코 일하는 사실을 감춰야 하는 게 현실이다. 어머니, 고교생 동생과 함께 생활하는 대학생 B(20)씨는 “알바라고 해야 학교 생활에 드는 비용이나 용돈도 안 되는데, 그것마저 소득으로 간주해 급여에서 빼 버리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히 과외 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근로장학금마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대학생들은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을 찾아 헤매고 있다. 소득이 노출될까 우려해서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사장에게 신고하지 말라고 사정해라.”, “친구 명의를 빌려 써라.”는 등의 글도 떠 있다. 실제 ‘몰래 아르바이트’는 수급자들에게는 또 다른 족쇄다. 차명계좌로 급여를 받거나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자체가 법을 어기는 것인 까닭에서다. 수급 대상인 대학생 C(21)씨는 “당국에 신고되지 않는 일자리를 찾다 보니 열악한 조건도 받아들여야 하고, 그러다 보니 비교적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아르바이트의 유혹을 받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사업주가 국세청에 신고한 자료를 근거로 수급자들의 일용소득을 확인하고 있다. 수급자가 소득을 신고하지 않아도 사업주가 일용근로자에게 지급한 급여를 신고하면 소득이 들통 날 수밖에 없는 탓에 더 치밀하게 몰래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할 판이라는 게 수급자들의 항변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서 장애인·노인·학생의 일용소득은 일부를 공제한 뒤 소득으로 간주하는 특례 조치를 내놓은 상황이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은 “일시적인 소득이 생길 경우 바로 급여를 삭감하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수급자들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면서 “최저생계비를 높이고, 수급자들이 일을 해 수급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경호처, 구매계약 쪼개 특정업체 몰아줘… 교과부, 근로장학생 5순위 대거 선발

    국가예산 부실 집행도 심각했다. 감사원의 ‘2011회계연도 정부결산’ 감사 결과 청와대 경호처는 구매계약 과정에서 건수를 여럿으로 나눠 단가를 낮추는 속칭 ‘쪼개기’ 편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 혜택을 주기 위해서였다. ●법제처·통계청도 편법 수의계약 청와대 경호처는 지난해 11월 훈련복과 훈련화를 A사 등 2개 업체와 3억 4767만원에 수의계약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계약 금액이 5000만원 미만이면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복수로 구매할 때는 12개월간 계약할 금액의 총액을 계약금으로 잡도록 돼 있다. 감사원은 “경호처가 구매 계약을 경쟁입찰로 진행했어야 하는데도 ‘구매계약 쪼개기’를 통해 부적절하게 수의계약했다.”고 지적했다. 법제처도 수의계약 편법이 적발됐다. 2007년부터 해마다 추진해 온 사업을 번번이 긴급 입찰로 공고해 법제처에 상주하는 2개 업체가 계약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통계청은 통계조사 답례품을 경쟁계약 방식으로 구입해야 했는데도, 수의계약으로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줬다. 재정 사업을 부실하게 운영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국가근로장학금 제도’에서는 2010년 3~11월 337개 대학이 1순위로 신청한 근로장학생 9966명 가운데 31.5%(3137명)가 탈락했고, 5순위 신청자 1만 4566명 중 45.8%(6664명)가 엉뚱하게 선발됐다. 또 농업인 자녀에게 돌아가야 할 학자금 2억 6000만원이 부모가 농어업이 아닌 직종에 종사하는 학생 222명에게 지원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는 유가보조금 사업에 따라 지급되는 유류구매카드를 잘못 발급해 108억여원의 보조금을 부당지급했다. ●감사원, 위법·부당사항 5214건 적발 목표치를 미달했는데도 달성한 것으로 보고한 사례도 많았다. 행정안전부는 ‘기록물 보존기술 연구’의 성과 측정을 위해 ‘학술지 게재 논문 및 학술회의 논문발표 건수’를 성과지표로 선정, 이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심사 중이거나 제출 전의 논문을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허위 사례가 파악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모두 5214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 변상판정(57억원), 추징·회수(6514억원), 환급(66억원) 등을 요구한 금액은 총 6637억원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자체, 도립대 졸업생 ‘묻지마 특채’

    지자체, 도립대 졸업생 ‘묻지마 특채’

    지방의 우수인재를 확보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공무원 특별채용 장학금 제도’가 지방자치단체 유력인사 자녀 편법 특채 창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단체장의 인사특혜 지적을 받고도 또다시 특채를 강행,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인사청탁 의혹 충남 또 11명 특채 28일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제도 폐지 개선안을 행정안전부에 권고한 이후에도 충남·충북·경북도가 지역 도립대학(2~3년제) 장학생을 특별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10년 도를 비롯한 관내 일부 시·군의 단체장이 인사청탁 특혜를 남발했다는 지역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물의를 빚었던 충남도는 지난해 8월 도립대 장학생을 11명이나 특채했다. 12년간 재직한 전 군수가 지역유지 자녀들을 특별임용한 혐의로 2010년 불구속 기소됐던 경북 예천군 역시 지난해 2명을 도립대에서 특채했다. 공무원 특채 장학금 제도는 기술직종의 우수인재를 공무원으로 확보한다는 취지로 1979년 도입됐다. 고교나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해당 학생이 졸업하면 공무원으로 특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공개경쟁임용으로도 경쟁률이 치솟는 지금으로서는 입법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할뿐더러 지자체 채용 비리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장학지원 특채는 도립대 유지 방편 이에 따라 권익위는 공무원법상 장학금 지급 및 임용후보자 특별임용 규정을 폐지하는 개선안을 마련해 지난해 1월 행안부에 권고했다. 또 100개 지자체가 조례나 규칙으로 장학지원 특채를 제정했지만 대부분 실효성이 없어 시행을 자체 중단한 실정이다. 하지만 27개 지자체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장학지원 특채를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는 모두 도립대학을 두고 있는 곳들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충남·충북·경남·경북·강원·전남 등 6개 도는 특채가 더 이상 우수인재 확보 방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도립대 활성화를 위한 방편으로 무리하게 장학규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6개 광역시, 경기·전북·제주도는 특채를 중단했다. ●전공 무시 행정직 장학생 선발 제도가 지자체 단체장의 인사청탁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장학규정에 구체적인 선발기준이 없어 지자체들이 ‘고무줄 운영’을 해도 제재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장학생 선발고사를 실시하는 곳은 충남도뿐이고 나머지 충북과 경북도는 서류와 면접시험만 거치게 돼 있어 특혜비리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면접시험조차 외부위원 없이 내부위원으로만 진행되는 것도 문제다. 행정직 임용후보자를 장학생으로 뽑으면서 엉뚱하게 행정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지도 않은 기술학과생 등을 선발하는 편법 운영도 잦다. 충북도의 경우 지난해 11월에도 행정 관련 전공학과가 없는 충북도립대생을 대상으로 행정직 장학생을 뽑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과성적 40~50%에만 들면 지원자격을 주는 느슨한 규정도 인사비리 의혹을 증폭시키는 부분이다. 권익위는 “장학생 선발 제도를 신뢰하고 입학한 도립대학생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뒤 편법·특혜 운영 의혹만 키우는 제도는 서둘러 폐지, 일반 공무원 지망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팔당상수원보호구역 편법 호화주택 난립

    팔당상수원보호구역 편법 호화주택 난립

    팔당상수원보호구역에서 편법으로 연면적을 늘린 별장형 주택이 난립하고 있다. 28일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수도법(상수원관리규칙)에 의해 연면적 100㎡ 이하인 농가주택 등만 지을 수 있다. 사실상 1층짜리 중·소형 주택만 신축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하층과 건물내 부설주차장, 그리고 발코니 데크 등은 건축 연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허점을 이용해 사실상 지상 2~3층, 연면적 100㎡를 넘는 편법 호화주택이 팔당상수원 인근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팔당상수원인 북한강이 보이는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 한눈에 봐도 농가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고급 주택 1채가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뒤편에는 2채가 신축 중이다. 북한강 조망이 쉽도록 3채 모두 석축을 쌓아 지반을 인위적으로 높였으며, 1층은 필로티를 세워 실내 부설 주차장으로 꾸몄다. 특히 뒤편 2채의 필로티 높이는 어림잡아 지상 3층과 맞먹는다. 앞 집에 가려 북한강이 잘 보이지 않게 되자, ‘원두막형’ 주택으로 설계했다. 1층에서 옥탑까지 10.6m가 넘는다. 지하에는 부대 창고를 넣고 지상 2층 주택공간은 70.62㎡로 설계했지만, ‘H형 설계’라 발코니와 데크를 거실로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1층 계단과 옥탑 계단실을 포함해 연면적이 100㎡를 넘지 않도록 했지만 외형적으로는 훨씬 넓어 보인다. 지난해 6월 인근 조안면 능내리에서는 개인이 농산물 창고로 허가받아 2층 필로티형 주택을 신축하자, 인근 주민들이 시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GB)이라 일반인들은 사소한 위반 사항만 적발돼도 계고장을 보내고 철거한다.”면서 “이러한 편법 주택이 유행처럼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GB민원팀 신영호 팀장은 “건축허가 당시 꼼꼼하게 점검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수원보호구역 등 경치가 좋은 지역에서는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 않도록 교묘하게 설계를 하는데다, 위장 전입을 해서 허가를 받더라도 ‘실거주’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편법 주택 난립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역 주택 건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양평, 광주 등 팔당상수원 부근에서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로티를 세우는 경우는 더러 있으나 필로티를 높게 세워 ‘원두막형’ 주택을 짓는 것은 좀 심하다.”고 지적한 뒤 “손쉽게 불법 확장이 가능한 데크나 베란다, 지하창고 등을 건축 연면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합법의 탈’ 쓴 불법다단계

    ‘합법의 탈’ 쓴 불법다단계

    합법의 탈을 쓰고 불법을 일삼는 다단계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업체’라는 사실을 내세워 교묘하게 불법·편법을 써 감독 기관이 단속과 처벌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자만 속출하는 실정이다. ● 최근 5년간 영업정지 1곳뿐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불법 다단계 업체 적발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영업정지를 당한 다단계 업체는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던 D사 1곳뿐이다. 과징금·과태료를 받은 곳도 지난해 1건씩에 불과하다. 그러나 합법 다단계 업체의 불법 행위는 적잖다. “부자가 되게 해주겠다.”며 꾀어 상품 판매관련 교육을 받도록 강요하거나 세미나비 명목으로 10만원 이상 받는 곳도 상당수다. 모두 ‘방문판매법’ 위반이다. 회사원 이모(26·여)씨는 최근 택시 운전기사로부터 “다단계 판매원” 제의를 받았다. 기사는 “판매원의 출발은 휴대전화를 업체를 통해 선불폰으로 바꾼 뒤 한두 명만 설득해 데리고 오면 5년 안에 부자가 될 수 있다.”면서 “퇴근 후 남는 시간만 투자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씨가 직접 업체를 찾아가 50여분간의 사업설명회를 듣다 내용에 공감하지 못해 자리를 떠나려 하자 업체 직원이 막아섰다. 설명회에서는 회사가 ‘공제조합과 시·도 지자체에 정식 등록된 공식 법인’이라는 점을 수차례 자랑했다. “1박 2일간 지방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라.”고도 했다. 세미나 비용 10만원 가운데 절반은 회사가 댄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다단계 판매원으로 일한 김모(35)씨는 “한 번 세미나에 참가하면 참가비 5만원에 교통비, 그룹 회비, 회식비, 테이프 및 책값까지 포함해 적어도 10만원을 쓰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식 판매원이 되면 하위 판매원을 관리하기 위해 세미나 비용을 대신 내주거나 책이나 밥을 사주는 이른바 헬프(help)비 명목으로 어쩔 수 없이 연간 100만원 이상 사용하게 된다.”면서 “헬프비 지출이 많아야 성공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판매원들은 모두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업체 수백곳… 단속 어려워” 공정위 측은 이와 관련, “직접적으로 강제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더라도 분위기를 조성해 판매원에게 연간 10만원 이상의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 역시 의무부과 행위에 해당,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반 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단속은 쉽지 않다. 수백 개의 다단계 업체에다 수만 명에 달하는 판매원들의 사업 행위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 업체 수가 워낙 많아 민원을 통해 피해사례가 접수돼야 단속에 나설 수 있다.”면서 “실질적인 단속을 위해선 단속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이영준기자 mhj46@seoul.co.kr
  • 檢, 하나캐피탈 전격 압수수색

    檢, 하나캐피탈 전격 압수수색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이 23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하나캐피탈 본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합수단은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나캐피탈 본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유상증자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이 퇴출 위기에 몰린 지난해 9월 고 박수근 화백의 ‘노상의 사람들’ 등 그림 5점과 대주주 보유 주식 1640만주 등을 담보로 잡고 145억원을 투자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하나캐피탈이 미술품과 건물, 주식 등을 담보로 미래저축은행의 증자에 참여한 것을 비정상적인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부인 명의의 건물은 근저당권 설정 때문에 담보가치가 없었고, 김 회장 소유의 미래저축은행 주식 역시 적기시정조치 유예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담보로는 가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합수단은 특히 김 회장에게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부탁을 받고 하나캐피탈의 유상증자 참여를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 김 전 회장과 천 회장의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또 하나금융그룹이 김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충남 아산 아름다운CC의 법인 무기명회원권 10장(18억원 상당)을 매입한 경위 등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하나캐피탈 측은 “상업적 판단에 따른 정상적인 투자”라며 그룹 차원의 투자 압력 의혹을 부인했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은행의 경영상황이 나빠지면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풋백옵션을 체결했고 이미 담보로 받은 미술품 일부도 경매해 80억원을 회수한 만큼 결과적으로 부실 투자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경주·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통진당 압수수색 후폭풍] ‘진보의 족보’ 봉인 풀린다

    검찰이 22일 새벽까지 통합진보당 당직자들과 18시간의 대치 끝에 당원 명부가 담긴 서버를 스마일서브로부터 확보해 정치적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통진당의 당원 명부는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2000년 1월 창당된 뒤로 단 한번도 외부에 유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통진당은 공황 상태다. 압수된 서버에는 민노당 시절부터 현 통진당까지 12년 넘게 축적된 당원 신상정보와 당비 내역 등 핵심 기밀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그야말로 ‘진보의 족보’가 송두리째 봉인이 풀리는 셈이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례대표 경선 투표자 명단뿐 아니라 지난 13년여 동안 입·탈당 기록 등 20만명 이상의 당원 명부를 탈취한 것”이라며 “(당원명부 등이 담긴) 서버는 돌려주겠지만 전부 다 복사해 여러 가지 탄압에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극도의 우려를 표시했다. 서버에 백업된 전체 당원 데이터베이스(DB)에는 일반 당원뿐 아니라 7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진성 당원(당비 납부자)과 당내 선거 투표권이 없는 후원 당원 등 20여만명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지 등 신상 정보와 당비 납부 내역이 모두 기록돼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중에는 현행법에서 정당 활동이 금지된 교원·공무원 등 민노당 때부터 기밀로 보존해 온 ‘반드시 숨겨야 할’ 당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 활동을 한 공무원들의 실체가 파악되면 대규모 형사처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4월 민노당 당사 압수수색 때도 오병윤 현 당원비대위원장이 당원 명부가 든 하드디스크를 끝까지 감춰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당원 명부가 원천자료라는 점에서 통진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의 부정 실태와 유령 당원, 정치자금 후원 내역 등의 의혹을 풀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계와 진보신당 탈당파 등 신당권파는 지난 3월 비례대표 경선 직전 당비 5000원을 납부하고 투표권이 부여된 당원이 1만 5000여명 이상 급증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구당권파 측이 당비를 대납하고 진성 당원을 양산해 득표율을 높이는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다. 검찰 수사에서 이 같은 편법이 확인될 경우에는 진성당원제를 기치로 내건 통진당은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된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미칠 정치적 파장도 우려된다. 검찰이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종북 성향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경우 대선 정국에서 통진당의 존립뿐 아니라 진보 진영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8년 민노당 분당 사태의 단초가 된 일심회 간첩단 사건 등 공안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 혁신비대위원장, 오병윤 당원비대위원장과 통합진보당의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부분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며 정치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한통운, 우편물 첫 민간택배 개시

    대한통운, 우편물 첫 민간택배 개시

    CJ대한통운이 민간업계 처음으로 우편물을 택배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1884년 우정총국 설립 이후 128년 만이다. 일본의 경우, 1986년 야마토운수가 처음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한 뒤 민간업체들의 참여가 늘어 전체 우편물 택배 물량의 50%가량을 민간이 취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 같은 내용의 우편물 전문 배송서비스인 ‘원메일’을 22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동안 민간업체의 우편물 배송 서비스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왔으나 지난해 말 우편법 일부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원메일 서비스 개시로 서신송달업 신고 1호 업체로 기록됐다. 개정 우편법은 중량 350g을 초과하거나 기본요금의 10배인 2700원 이상인 우편물은 지식경제부장관에게 서신송달업 신고를 한 업체에 한해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신문, 정기간행물 등의 비서신류 우편물도 배송 서비스가 허용됐다. 택배업계에선 연간 전체 국내 우편물 수량을 2010년 기준 48억 5000만건으로 추산한다. 금액으로는 1조 8614억원 규모다. 이 중 민간업체가 취급할 수 있도록 우선 개방된 물량은 올 한해 금액으로만 337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원메일 서비스를 전화(1588-1255)나 스마트폰 앱, 인터넷 등을 통해 접수한다. 요금은 택배기사가 방문해 접수한 뒤 배송하면 3000원, 고객이 직접 취급점에 맡기면 2800원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임석, 김찬경에 로비자금 수십억 수수

    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은행 퇴출 로비 명목으로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수십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본궤도에 올랐다. 대검찰청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17일 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및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후 열린다. 검찰은 김 회장이 지난해 9월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임 회장에게 퇴출 로비 명목 등으로 현금 25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 두 은행 간의 밀착 관계와 로비 정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두 은행은 지난해 금융 당국으로부터 퇴출 위기에 몰리자 각자 수십억~수백억원을 편법으로 유상증자해 자기자본비율(BIS)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임 회장에게 건넨 로비 자금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하지만 액수는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 출신인 임 회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솔로몬저축은행을 출범 3년 만에 업계 1위로 급부상시키면서 정·관계 인맥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퇴출설이 나돌 때도 ‘현 정권 인사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 회장이 임 회장의 인맥을 이용해 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로비 자금을 건넸다고 보고 영장 청구 사실에 알선수재 혐의도 추가했다. 임 회장은 자기 사업을 위해 차명으로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500억원을 불법 대출하고, 대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회사 돈 170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만기예금 전화로 편법 연장… 추가횡령 추적

    영업 정지 전에 간부가 고객 예금 166억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한 한주저축은행에 대해 추가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금 만기를 맞은 고객에게 전화로 만기 연장 여부를 묻고 통장을 만드는 편법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수사 당국은 166억원 횡령 과정에 공범이 있는지를 추적 중이다. 한주저축은행 고객 A씨는 166억원 횡령 소식에 놀라 지난 주말 “지난해 5월 한주저축은행에서 전화가 와서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전화상으로 연장하라고 하더라.”며 “인감도장 부분만 칼로 도려내어 새로 예금 가입 서류를 만들면 된다는 황당한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는 글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A씨는 13일 예금보험공사에 들어가 자신의 예금이 제대로 있는지를 확인하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주저축은행은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에 있는 본점, 단 한 곳밖에 없다. 서울에 있는 고객의 경우 방문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편법이 취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이런 편법 과정에서 금융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금 피해자가 늘어날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간부 이모 이사가 영업 정지 전날 별도의 전산 시스템을 통해 관리해 오던 고객 350명의 돈을 빼돌려 달아났다는 사실을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것은 지난 5일이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가지급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10일에야 자신들의 예금 사실 자체가 저축은행 전산 시스템에 없다는 것을 파악했다. 예보 전산망에도 예금 정보가 없었다. 이씨는 피해자 350명에게 가짜 통장을 발급해 주고 별도의 전산 시스템을 만들어 이들의 예금을 관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당국은 이씨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조직적인 차원에서 횡령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공범을 쫓고 있다. 한주저축은행은 개별 전산망을 구축하지 않고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전산망을 이용했으며 인터넷뱅킹 시스템도 없었다. 한주저축은행에 파견된 예보의 경영관리인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보고 예금 지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피해자 350여명의 예금에 대해 “간부가 개별적으로 전산을 관리해 돈을 빼돌렸지만 고객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거래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통장을 만들었다면 민법상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드문 여성 대표였던 김임순씨는 2008~2011년 골재 채취업자 박모(54)씨가 운영하는 업체 두 곳에 18억원가량을 불법 대출해준 혐의로 이미 기소된 바 있다. 업체들은 이미 대출금 3억 5000만원을 연체하고 있었지만 김씨와 저축은행 직원 두 명은 제대로 된 담보나 사업성 평가도 없이 다시 고객들의 예금을 빌려줬다. 업체는 대출받은 돈을 다른 업체에 재대출했으며 돈을 받은 업체 관계자 가운데는 김씨의 친인척도 있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치원비 편법 인상땐 정부지원 중단

    사립유치원이 유치원비를 편법 인상할 경우 정부의 운영비 지원이 중단된다. 제조와 유통을 일원화해 저렴한 의류를 판매하는 SPA( 생산 직매형 의류전문점) 브랜드는 정부가 나서 활성화를 유도한다. 정부는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교육과 의류 등의 물가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이 교과목을 새로 편성하는 등의 편법으로 유치원비를 인상하면 학급당 월 25만원인 운영비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전국 4000여개에 달하는 사립유치원은 올해 초 유치원비 동결을 선언했음에도 정부의 ‘5세 누리과정’ 시행과 함께 교묘히 추가 비용을 청구한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유치원 정보공개시스템을 구축하고 오는 9월 유치원비 실태를 공개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정부는 여름철 교복값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학교별 일괄·공동구매를 지난해 54%에서 올해 6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일괄·공동구매를 하면 개별 구매보다 20%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아이비와 엘리트, SK스마트 등 3대 교복 제조업체가 유통과정에서 가격 인상을 꾀하지 않도록 점검할 예정이다. SPA 활성화를 통해 의류 가격 거품을 제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IT인프라와 SPA를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을 만들어 맞춤주문형 의류 생산을 유도한다. 최근 세계적 인기를 끈 K팝 공연과 유사한 ‘패션 콘서트’ 개최와 해외 주요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는 등 외국 바이어에 대한 인지도 제고 노력도 기울인다. 농협중앙회는 가격 변동성이 큰 배추의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 8.6%에서 올해는 전체 생산량의 30%로 확대하는 등 채소 수급 안정화에 나선다. 박재완 장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등 하향 안정되고 있지만, 원유가격의 높은 변동성과 7~8월 장마·혹서기 농산물 공급 애로 등이 우려된다.”며 “공공요금은 경영효율화를 통해 원가상승 요인을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중증장애인 “지원축소 걱정… 혼인신고 못해요”

    중증장애인 “지원축소 걱정… 혼인신고 못해요”

    뇌병변 1급 장애인 장모(42·여)는 지난해 9월 같은 장애를 가진 김모(44)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아직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혼인신고를 하면 혼자 사는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시간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장씨 부부는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사실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장씨는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활동보조시간이 둘을 합쳐 한 달 기준으로 150시간 가까이 줄고 수급으로 받는 돈도 25% 정도가 삭감돼 어쩔 수 없다.”면서 “혼인신고를 하고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평범한 소망이 중증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막히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1급 장애인들이 결혼을 하고도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고 가족들의 부담감을 덜어 주기 위해 시행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제가 되레 장애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2007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제는 만 6~65세의 1급 장애인이면 소득에 관계없이 한달 동안 42~103시간을 활동보조인의 도움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제도다. 혼자 살거나, 출산 및 교육 등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지원제의 필요성과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현재 지원 규정에 대해서는 현실을 반영치 못하는 “반쪽짜리”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활동보조지원 규정을 보면 장애인 1인 가구는 한 달에 20~80시간의 활동보조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결혼하면 지원이 끊긴다. 대신 장애인만으로 구성된 가구로 분리되면 한 달 10시간밖에 추가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일부 장애인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뇌병변 장애 1급인 김모(46)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씨는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혼인신고를 하고 싶지 않겠냐.”면서 “정부는 부부가 서로 의지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아내도, 나도 화장실조차 혼자 가기 힘들다. 편법인 것은 알지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증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결혼한다.”면서 “결혼하게 되면 대략 40~150시간의 활동보조지원이 사라지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못하는 장애인 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장애인 복지사들도 제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 복지사는 “결혼뿐 아니라 출산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낳으면 80시간이 추가로 지원되는데 기간이 6개월밖에 안 된다.”면서 “적어도 아이가 학교를 갈 때까지는 지원을 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리베이트 적발 의약품 건보 퇴출

    불법 리베이트 수수 대상 의약품을 건강보험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리베이트 관련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관계 부처 간 공조를 강화해 적발·제재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고 제공자, 수수자에 대한 제재 수준을 높이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8일 밝혔다. 우선 의사, 약사 등 리베이트 수수자의 행정 처분 기준을 수수액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법원 판결로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행정 처분은 1년 뒤에나 부과됐다. 이를 검찰이 기소할 때 확정된 리베이트 금액으로 바꿔 보다 빠르게 면허 정지 등의 행정 처분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 적발 횟수에 따라 가중 처분을 도입하고 리베이트 금액이 크거나 일정 횟수 이상으로 위반할 때에는 제공자, 수수자의 이름을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을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서 삭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서 빠지면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본인 부담금이 늘어 약값이 올라가는 셈이다. 복지부는 약값이 올라가면 리베이트 의약품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약사 등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다시 적발될 때 가중 처분을 받는 기간도 현재의 1년에서 3~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편법 리베이트를 막기 위해 현재 의약품 제조(수입)업체, 도매상, 의료기기 판매(임대)업체로 한정된 리베이트 금지 대상자를 의약품·의료기기 유통 관련자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리베이트를 주거나 받은 업체나 의료인, 병원들을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약사 등은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연구비 지원 과제 선정 때 감점하거나 배제한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약사법·의료법·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마련해 올해 중 국회에 제출하고 하위 법령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2010년 10월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약사까지 처벌하는 쌍벌제가 도입됐지만 불법 리베이트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제약사·도매상·의료기기업체 54곳, 의사 2919명, 약사 2340명을 적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저축은행 부실감독 책임도 낱낱이 물어라

    지난 6일 영업정지 결정이 내려진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의 대주주 비리와 편법·불법 등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고객의 소중한 돈을 맡은 ‘선량한 관리자’가 아니라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다. 앞으로 검찰 수사과정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나겠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으로도 기가 찰 노릇이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검거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은 차명으로 1500억원을 대출받아 골프장을 매입했는가 하면, 회사 주식 270억원어치를 빼돌려 사채시장에서 현금화했다고 한다. 2500억원이나 영업손실이 난 상황에서도 임직원 급여를 30%나 올리는 등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줬다. 또 2006년부터 사실상 신용불량자 상태였음에도 자산 1조 7000억원 규모의 7위 대형 저축은행을 주물렀다니 너무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영업정지에 앞서 감독당국을 맹비난했던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도 최근 솔로몬캐피탈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파산배당금으로 35억원을 챙기는 등 자본잠식임에도 차명 대출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빼돌린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사주 매입을 위해 직원들에게 빌려준 대출금 37억원을 모두 회사 돈으로 갚아줬다고 한다. 임 회장은 또 퇴출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부풀리기 위해 김 회장과 상호대출이라는 편법으로 증자했다가 적발됐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떠벌렸던 자구노력 역시 ‘꼼수’를 통한 숫자 부풀리기였음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치권 등을 동원해 감독당국에 퇴출 저지압력을 행사했다니 ‘야누스’와도 같은 이중적인 행태에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저축은행 업계의 총체적 부실과 비리가 금융당국의 부실한 검사와 감독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지난해 실시된 저축은행 1, 2차 구조조정 때 이미 금융감독원 직원 16명이 사법처리됐다.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에도 금감원 임직원들이 감사·사외이사 등으로 방패막이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대주주의 비리와 불법 외에도 감독당국의 비리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혀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 도마 오른 진보 ‘진성당원제’ 경기동부연합 기득권 도구?

    비례대표 부정선거 논란 속에 통합진보당의 ‘진성당원제’가 도마에 올랐다. 당권파는 지난 4~5일 전국운영위원회의 권고안이었던 ‘대표단 총사퇴, 순위 경쟁 명부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 전원(14명)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모두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당권파 측은 “운영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당원 투표로 선출된 비례대표가 사퇴하는 것은 진성당원제에 대한 정치적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진성당원은 정기적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국고보조금 등 재정의 외부 의존율을 낮추고 책임 있는 당원들의 투표권을 보장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런 진성당원제가 당권파의 조직 기반인 경기동부연합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시민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는 이번 비례대표 선거 과정에서 투표자 수와 선거인단 수가 일치하지 않고 심지어 투표한 것으로 집계된 당원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나온 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른바 ‘유령 당원’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며 당원 명부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진성당원제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을 요구한 것이다. 유 대표는 7일 국회 대표단 회의에서 “비례대표 경선이 이뤄지고 당원 총투표의 근간이 됐던 당원 명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이석기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는 온라인 투표(1만 183표)와 현장 투표(1052표)에서 1만 1235표를 받아 27.5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4분의1이 넘는 당원이 후보 14명 가운데 이 당선자를 지지한 것이다. 이는 당권파 ‘실세’를 지지하는 경기동부연합 7000표, 광주·전남연합 4000표를 더한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결국 특정 정파의 진성당원 몰표로 비례대표 경선을 승리로 이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놓고 국민은 안중에 없고 각 정파 간 당원 머릿수 싸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진성당원은 7만~8만명으로 추산된다. 최소 당비 5000원을 한 번만 내면 당권을 획득할 수 있다. 과거에는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당비를 낸 사람들만 진성당원이 됐으나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합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공직 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지지자를 늘리기 위해 당비를 대납해 주고 당원으로 가입시켜 득표율을 높이는 편법이 횡행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당비 대납은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정당법에 근거한 통합진보당 당헌에는 당비 대납시 1년간 당원 자격을 정지하고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김기용 “위장전입 죄송”… 투기의혹은 반박

    김기용 “위장전입 죄송”… 투기의혹은 반박

    1일 국회에서 열린 김기용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및 투기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2006년 서울 평창동에서 홍제동으로 위장전입한 사실과 2007년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부인 명의로 가구주를 편법 변경한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자녀 진학을 위해 실정법을 위반하며 위장전입한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의 투기 의혹은 전면 반박했다. 그는 ‘위장전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에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은 처신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투기 의혹에 대해선 “판교 아파트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부인이 분양 신청을 했고 운이 좋아 됐을 뿐이지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선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한꺼번에 바꿀 수 없다면, 일본식의 절충형 구조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수원 살인 사건에 대한 112신고센터의 부적절한 대응 문제에 대해 “현장 지리감이 있는 사람으로 신고센터 요원을 선발하는 등 선발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치안 수요가 많아졌는데도 불구하고 112신고센터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사명감만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경찰을 거들었다. 각종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과잉진압이냐 아니냐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이 필요하고 불법적 집회는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경찰청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한 인원을 철수할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행안위는 인사청문에 이어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찰조직의 안정과 치안 수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경찰 수장의 자리를 한시도 비워두어서는 안 된다.”면서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마친 만큼 2일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도 철저히 도려내라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인 파이시티의 인허가 로비과정에서 5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와는 별도로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설 변경 승인이 편법으로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고,지난해 7월 포스코건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정권 실세들의 개입과 심사요건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마디로 권력형 비리에 비정상적인 특혜, 불법적인 로비 등 비리백화점의 전형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는 최 전 위원장 등 정권 실세들의 관련설이 제기되자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비리 연루자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2조 4000억원대에 이르는 파이시티 사건의 경우 인허가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 만큼 사업시행자인 이정배씨로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최 전 위원장이나 박 전 차관과 같은 정권 핵심실세가 연루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로비의 ‘몸통’이라면 인허가 단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었던 실무 공무원이나 도시계획 위원, 채권단 등도 로비 공세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검찰의 수사 방향과 범위에 대해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다. 항간에는 법정관리인 피습사건 이면에는 사업권 다툼이 도사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이씨를 회유하기 위해 200억원 보상을 제의했으나 1000억원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씨가 로비를 위해 빼돌린 돈이 2000억원을 넘는다는 말도 있다. 모두 검찰이 소명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인허가는 물론 법정관리 돌입 및 시공사 재선정 과정까지 모두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로비를 통해 일확천금을 꿈꾸는 시행업자들이 발 붙일 수 없도록 제도적인 보완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파이시티 사건이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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