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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비협조” “특검은 정치수사” 기싸움… 시형씨 등 7~8명 사법처리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진행됐던 특별검사 수사가 이 대통령의 수사 연장 거부로 1개월 만에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사상 첫 청와대 경내에 대한 압수수색도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달 15일 수사를 시작하면서 이광범 특별검사가 밝혔던 포부와 달리 청와대의 성역은 결국 깨지 못한 상태로 특검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번 특검은 수사 대상이 청와대여서 처음부터 일정한 한계가 예상됐다. 이런 한계는 이 대통령 내외, 아들 시형(34)씨,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 내외 등 수사 대상자들과 특검팀 간의 수사 내내 팽팽했던 신경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청와대 측은 “특검팀이 이 대통령에게 망신을 주기 위한 정치적 수사를 한다. 수사 내용을 함부로 발설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특검팀이 “시형씨 서면 진술서 대필 행정관도 알려 주지 않고 김윤옥 여사의 측근 설모씨는 여러 번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전화해도 일절 응대하지 않았다.”거나 “수사 내용이 아니라 수사 진행 사항에 대한 설명”이라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기 싸움은 특검 수사의 난항을 예고한 단적인 사례였다. 특검팀은 14일 수사를 종료하고 피의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검팀은 남은 이틀 동안 더 이상 대면 조사를 하지 않고 그동안 축적한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토대로 법리 검토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관심사는 전원 불기소 처분한 기존 검찰 수사와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느냐다. 특검팀은 앞선 검찰 수사와 달리 이 대통령 내외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제외한 피의자 전원 소환 조사를 통해 검찰 발표와 다른 사실을 밝혀냈고 피의자 간 일부 엇갈린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특검팀은 돈 전달에 관여한 이 회장 부인 박씨와 김 여사의 최측근 설씨에 대한 조사는 하지 못했다. 또 시형씨가 이 회장에게 써 준 차용증 원본 파일과 매매 계약 관련 일부 자료는 청와대의 비협조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수사 기간 연장 거부로 수사를 종료하게 됐다. 특검팀 안팎에서는 시형씨와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김태환(56) 청와대 행정관, 청와대 경호처 직원 등 7~8명이 사법 처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곡동 부지 매입의 명의자이자 당사자인 시형씨의 경우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사저 터를 시형씨 이름을 빌려 사들이는 방법으로 명의 신탁이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시형씨에게 편법 증여가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보고 증여세 포탈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다국적기업 탈세 단속 ‘英·獨 연합전선’

    스타벅스와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의 편법적인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 영국과 독일이 함께 손을 잡기로 했다. 두 나라가 기업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합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스타벅스의 법인세 탈루 의혹 등으로 다국적 기업의 탈세 행위에 대한 유럽 각국의 비판 여론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멕시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만나 다국적 기업의 탈세 행위에 대한 국제적인 단속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장관은 지난 1일 베를린에서 만나 이번 합의에 대해 조율했으며, 7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합의 결과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재무장관은 이날 G20 회의 직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국제 무역 거래 활동에서 국제적인 세금 규정이 따라가기 어려워졌다.”면서 “그로 인해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과세대상 국가에서 발생한 수입을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법으로 해당 국가의 일반 기업들보다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각 나라의 세금 관련 법률과 세율 차이를 분석하도록 의뢰했으며, 오는 2013년 2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최종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영국 조세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매출액을 조세피난처로 옮기는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고 보도했으며, 스타벅스도 지난 3년간 연매출을 축소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법인세를 탈루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빈스 케이블 영국 상무장관은 “스타벅스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다국적기업들이 영국 경제와 소비자들로부터 가져가기만 하고 돌려놓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해 유럽 각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특검 수사에 성역도 흠집내기도 없어야

    내곡동 특검이 청와대와 한바탕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자금 12억원 가운데 6억원이 김윤옥 여사 소유의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대출받은 것이라고 진술했기 때문에 김 여사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청와대는 해외 순방을 앞두고 마치 김 여사가 의혹의 당사자인 것처럼 발표한 특검에 무척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양측의 신경전 끝에 특검이 김 여사를 강제조사하지 않기로 정리해 그나마 다행스럽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특검 수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가 부실투성이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터여서 특검 조사가 한치의 의혹도 남김 없이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는 당위론은 더욱 커졌다. 특검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씨,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필요하면 조사를 받아야 하고, 김 여사라고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검은 이 대통령 내외가 퇴임후 생활할 사저를 아들에게 편법증여하기 위해 시형씨 명의로 사저부지를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포탈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김 여사 조사의 핵심인 모양이다. 특검은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공정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야당이 추천한 특검이기에 공정성은 생명이다. 이 대통령 내외가 인도네시아 등 해외순방을 나서기 이틀 전에 청와대와 충분한 의견조율 없이 김 여사 조사방침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예우를 벗어났다는 논란을 살 만하다. 참고인 신분인 김 여사가 수사도 받기 전에 중요 피의자인 것처럼 비쳐지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예단과 의욕만 앞세운 수사는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 특검은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최소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 [세계적 IT공룡들의 ‘두 얼굴’] 애플 벗겨보니 ‘稅테크’의 달인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정보기술(IT) 업체 애플과 10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 세계 IT업계의 ‘신화’를 써 내려 가고 있는 두 미국 기업이 각각 탈세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혁신’을 상징으로 내세운 두 기업 경영진의 이중적 행태에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애플이 ‘2012 회계연도’(2011년 10월~2012년 9월)에 전 세계적으로 368억 달러(약 40조 14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각 국가에 납부한 법인세는 전체 이익의 1.9%인 7억 13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1 회계연도에도 각 나라에서 1억 2500만대의 아이폰과 5800만대의 아이패드, 1350만대의 맥북을 팔아 240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지만 2.5%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적용받는 법인세 세율인 35%나 영국의 24%와 비교하면 10분의1 이하 수준이다. 다국적 기업인 애플은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의 조세 회피 국가에 별도의 자회사를 설치한 뒤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이곳으로 이전하는 수법으로 납세액을 낮추는 일종의 ‘편법’을 쓰고 있다. 애플은 이를 통해 지난 3년간 105억 달러 이상을 ‘절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애플을 ‘탈세 전략의 개척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구글과 아마존, 스타벅스 등 미국의 대표 기업들이 이미 영국 등 유럽에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사례가 알려져 있는 상황이어서 애플의 이 같은 세금 회피가 다국적 기업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누가 당선되더라도 검찰은 가만 안둔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모두 강도 높은 검찰개혁안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검찰에 대한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기소권 독점 등 막강한 권한과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워낙 높아 검찰에 대한 전면적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데 각 캠프가 공감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31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진심캠프에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은 존재 가치가 없다.”며 사법개혁 10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안 후보가 밝힌 10대 과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대검 중수부 폐지, 검찰의 직접 수사기능 대폭 축소, 검찰의 독립 외청화 및 법무부와 법제처 통합, 국민참여재판 확대 등이다. 안 후보는 “사법개혁을 추진해 국민의 인권이 보장되고 사회적 약자가 배려받으며 기득권층의 편법·불법 행위가 엄단되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들은 참여정부 시기 정권으로부터 검찰을 독립시키려는 시도가 이명박 정부하에서 무산됐다는 점에 주목, 제도적으로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정책에도 나타난다. 문 후보는 지난 23일 공수처 설치 등 ‘권력기관 바로 세우기 정책’을 내놓았다. 문 후보는 대검 중수부 직접 수사기능 폐지를 약속했다. 검찰이 장악했던 법무부를 문민화하고, 청와대 검사 파견제를 폐지하는 방안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공수처 대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는 지금처럼 검찰이 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대검 중수부 폐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가 도입되면 자연히 검찰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도 세 후보가 큰 틀에서 방향을 같이하고 있다. 박 후보는 검·경 협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수사권 분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경찰에는 민생범죄 등 단계적으로 독자 수사권을 부여할 예정이고, 안 후보는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강화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文 “사퇴땐 보조금 안받을테니 투표시간 연장하라”… 朴 압박

    文 “사퇴땐 보조금 안받을테니 투표시간 연장하라”… 朴 압박

    대선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31일 ‘후보 중도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 법안’(일명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른바 ‘먹튀 방지법’으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막으려던 새누리당의 ‘맞불작전’에 돌직구를 던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환영한다.”면서도 다소 떨떠름한 표정이다. 박선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제도 보완을 위해 언제든지 야당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만 논의의 대상은 시간 연장뿐만 아니라 투표소 접근성 강화·유권자 인식 등 종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두 가지 법이 같이 연계돼 갈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야가 마주앉아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할 장이 마련됐지만 국회 통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내에 ‘출구전략’을 펴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먹튀 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동시에 국회에서 논의, 처리하자.”는 이정현 새누리당 선대위 공보단장의 제안에 대해선 ‘개인의 의견’이라고 말을 바꿨다. ‘먹튀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해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국고보조금을 반납해야 한다. ‘단일화 훼방법’이라고 비난해 온 이 법안을 받아들여서라도 투표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동시에 안 후보와의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통한 국민참정권 확대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로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임에도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결정에 대해 “결단을 존중한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약속한 대로 즉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선거일에도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참정권을 투표시간 연장을 통해 지켜줘야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한국정치학회가 18대 총선에 불참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참 사유에 대해 ‘근무 등의 문제로 참여가 불가능했다’고 답한 비정규직은 64.1%로 나타났다. 일본은 같은 이유로 투표에 기권한 사례가 늘자 1998년 선거법을 고쳐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했다. 그 결과 2001년 참의원 선거 때는 15.5%, 2003년 중의원 선거 때는 9.56%가 연장시간에 투표했다. 한국도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오후 6시 이전 시간대별 투표율 평균 상승폭은 3.4%였던 데 비해 오후 7~8시 사이에 5.7%가 투표,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농심

    [기업이 미래다] 농심

    전 세계 80여개국에 라면, 스낵 등을 수출하고 있는 농심은 2015년 매출 목표 4조원 중 1조원을 해외사업에서 창출한다는 각오다. 지난해 농심의 해외 사업 실적은 4억 달러로 2010년 대비 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5억 달러가 목표로, 이를 견인하는 동력은 단연코 신라면을 위시한 ‘신(辛) 브랜드’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국내 판매를 재개한 농심의 ‘신라면블랙’은 신라면에 이어 한국의 매운맛을 전 세계에 떨치고 있어 농심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신라면 출시 25주년을 맞아 첫선을 보인 신라면블랙은 편법 가격 인상과 허위 과장광고 논란으로 4개월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가 최근 1년 2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신라면블랙의 귀환은 해외 수출 호조 덕택이다. 농심은 신라면블랙의 국내 판매를 접은 직후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30여개국 공략에 나서 1년 만에 약 2600만 달러(약 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신감을 얻은 농심은 지난 5월 여수세계박람회를 기념해 ‘신라면블랙컵’을 선보여 행사장을 찾은 국내외 관람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현재 신라면은 국내외에서 연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표적인 효자 품목. 신라면블랙 또한 신라면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농심 미국법인인 농심아메리카는 미국 국방물자 조달기구(DECA)에 신라면블랙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부터 납품을 시작, 전 세계 250여개 미군 마트에서 신라면블랙을 판매하고 있다. 세계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기 위해 최근 월드스타로 거듭난 가수 싸이를 신라면블랙컵의 모델로 기용했다. 새달 1일부터 미주 지역에서 방영될 싸이의 광고는 벌써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 현지에서 신라면블랙과 신라면블랙컵의 인기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컨택터스 폭력사태 그후… 불법 경비업체, 사각지대서 여전히 활개

    ㈜SJM 노조에 대한 용역폭력 사태 이후 경찰이 경비업체들에 대해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섰지만 업체들의 불법 행위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허가 취소에 대비해 여러 개의 법인을 설립하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단속의 사각지대를 파고 들고 있다. “우리 회사 노조가 공장에서 파업을 벌여 경비용역을 쓰려고 하는데요.” 29일 서울신문은 최근 경비업 허가가 취소된 업체 3곳을 선정, 용역 의뢰인을 가장해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노사 분규 등 집단민원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한 업체들로 지난 8월 경찰 단속에서 적발된 12개 업체 중 대표적인 불법사례로 꼽힌 곳이다. “우리 애들 30명 정도는 구사대처럼 앞뒤 안 가리고 일할 수 있어요. 입막음이 잘 되어 있으니 경찰 조사도 넘길 수 있고요. 믿고 맡겨만 주세요.” 이곳은 지난 6월 건물 관리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던 경기 성남의 한 대형건물에서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적발돼 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지금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다른 용역회사 관계자도 똑같은 경비 의뢰에 “처벌받더라도 무조건 노조원을 패주라고 요구한다면 그렇게 해주겠다.”면서 “12시간 기준에 1인당 비용은 최소 15만원”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경비 행위 이상의 과거 구사대식의 물리력 행사는 불법이다. 여러 업체를 등록해 단속에 대비하는 편법도 여전했다. 한 상담원은 “컨택터스 사태 이후로 법이 강화됐다.”면서 “우리도 면허 취소에 대비해 법인을 두 개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가 취소됐다. 요즘은 작은 충돌만 있어도 취소되지만 비용만 지불하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성인 금속노조냐, 일반 사무직이냐 등 노조원들의 성향과 현장 여건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면서 “싸우다 다쳤을 때 병원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끌어내는 시점이 직장폐쇄 전인지 후인지도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 상담원은 “노사 분규 투입은 싼 게 비지떡”이라면서 “(폭력 등) 현장에서 책임질 일이 발생했을 때 수습할 수 있는 경험자가 중요한데 잘못 대응하면 사측도 같이 엮여 들어간다.”고 했다. 자신들의 회사는 노조원 수에 비례해 더 많은 수의 용역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부산의 한 호텔에서 건물 집기를 부수는 등 폭력 행위를 벌여 허가가 취소된 업체도 같은 형태의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곳 관계자는 “노조에 투입하는 비용은 15만원 정도”라면서 “노조원들 규모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는데 인원은 넣어달라는 대로 동원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명예회장 김모씨가 “십수년간 부산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과 부산지방경찰청 포돌이 봉사단장, 경찰청 치안모니터위원, 한국자유총연맹지부장 등을 역임했다.”고 홍보하고 있었지만 확인 결과 해당 기관에는 김씨의 기록이 없었다. 한편 경찰의 일제 점검 이후 추가로 경비업 허가가 취소된 업체 중에는 컨택터스처럼 민간군사업체를 자처하며 활동해 온 곳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다른 법인을 세워 경비업을 계속할 경우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불법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이 확인되면 곧 허가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사설] 누가 대통령 아들 특검에 출두하게 했나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어제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특검팀 앞에 피의자 신분으로 섰다. 현직 대통령 자녀가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시형씨는 내곡동 3필지를 경호처와 공동 매수하면서 비용 일부를 대통령실에 물려 이익을 취했고, 아버지 대신 부지를 구입해 부동산실명제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형씨가 특검에 불려나온 것은 청와대와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내곡동 부지를 편법으로 구입해 문제를 일으켰고, 검찰이 이를 수사하면서 제대로 파헤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검찰은 지난 6월 시형씨는 아버지 말에 따라 부지를 대신 취득했으며, 구입자금 12억원 가운데 6억원은 큰아버지로부터 빌려 마련했다는 청와대 소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시형씨에 대해서도 배임 등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며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또 나머지 관련자들도 모두 면죄부를 줬다. 그러나 특검팀이 수사에 나선 이후 의심쩍은 사실이 새롭게 속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시형씨는 계좌이체라는 간단한 방법 대신 스스로 차를 몰고 큰아버지 집으로 가 6억원을 가방에 담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나 돈의 출처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부지 매입에 관여한 김세욱 전 행정관으로부터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을 통해 시형씨 땅 매입 실무를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그런데도 검찰은 시형씨에 대해 서면조사만 끝내고, 김 전 총무기획관도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각하 처분을 내렸다. 부실수사로 특검을 자초한 청와대와 검찰은 자성해야 한다. 최고 권력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사회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특검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시형씨는 물론 관련자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잘잘못을 가려내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 앞에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 [국감 하이라이트] 대선 후보 성토의 場 변질

    정부 정책에 대한 감사의 장(場)이 돼야 할 국회 국정감사가 대선 후보에 대한 성토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오영식 의원은 23일 비리 혐의로 감사를 받은 한 정부 산하 기관장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의원이 공개한 한국산업기술미디어문화재단 내부감사 결과에 따르면 최순자 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친언니를 운전기사로 채용하면서 재단과 관련 있는 한 용역업체 직원처럼 위장한 뒤, 이 업체 차명계좌로 매월 150만원씩 1년 동안 18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신용불량자를 편법 근무시킨 뒤 차명계좌로 2년간 보수를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지난 7월 지식경제부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주의 촉구’ 조치만 내렸다. 오 의원은 “최 이사장이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회원으로 현재 새누리당 인천시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박 후보와의 친분 때문에 감독청이 부담을 느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아들 취업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김성태·김상민·이완영·이종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의 아들이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필수서류인 학력증명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합격했다.”며 ‘부정 취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정보원 응시요건에는 학력증명서 제출이 필수였고 모집기간은 2006년 12월 1~6일이었으나, 고용정보원이 보유한 문 후보 아들의 졸업예정증명서는 같은 해 12월 11일 발행된 것”이라면서 “이는 서류 제출 기한을 넘긴 것으로, 상식적으로 볼 때 서류 미비로 탈락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세연·이에리사·강은희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정년보장 심사에 대해 “특권과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대는 생명공학정책이라는 모집 분야를 신설해 김 교수를 임용하는 과정에서 정년보장 심사에 임했던 많은 위원들이 연구실적 미흡 등을 이유로 별도의 인사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주장까지 했다.”면서 “국내외 의과대학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생명공학정책 분야를 왜 신설했고, 강력한 문제제기에도 김 교수의 정년보장을 왜 밀어붙였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권과 반칙을 허용치 않는 것이 ‘정의’라고 한 안 후보의 주장이 자신에게는 향하지 않는 것이냐.”며 안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이헌재 “재벌 해체는 불가피”

    이헌재 “재벌 해체는 불가피”

    “인위적으로 해체하지 않아도 재벌은 자연스럽게 분리될 수밖에 없다. 기업을 이을 후손이 많아서다. LG그룹만 봐도 LG, LIG, (GS) 등으로 쪼개지지 않았나. LG를 재벌로 봐야 할지 애매하다.”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경제민주화’와 ‘재벌’에 대해 입을 열었다.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리더스클럽(OLC) 경제기자회 포럼에서다. 이 전 부총리는 대선 공약의 화두로 떠오른 재벌 개혁에 대해 “재벌 붕괴는 이미 진행 중이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세력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붕괴를 막으려는 재벌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질서를 지키지 않아 대체 세력이 클 수 없는 토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 전 부총리는 ‘소유 규제’와 ‘행위 규제’를 꼽았다. 대기업의 금융·산업 분리와 순환출자 전면 금지 같은 소유 규제만으로는 일감 몰아주기와 중소기업 분야 진출 같은 행위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전 부총리는 “소유 구조의 규제만으론 금융 자원의 편중과 계열사 간 편법 지원 등의 해악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행위 규제의 선진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 재벌의 소유 구조에 칼을 들이대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하되 이를 행위 규제로 보완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민주화의 해법은 헌법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분배를 이야기하면 좌파, 진보이고 성장을 이야기하면 우파인 것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제대로 지키라는 게 (헌법의) 첫째 요구”라면서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경제민주화 논의를 이슈화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새누리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기업공개(상장)는 필요하지만 100% 민영화할 필요는 없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세 차례 무산된 우리금융 민영화는 “지금의 매각 방식으로는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며 “경영권을 내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외국 자본에 지분 매각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소한 올해 말, 내년 초까지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의 또 다른 위기가 우리나라에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기업의 순환출자 외국사례 들어보니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인도 등 주요국의 일부 대기업 집단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순환출자가 존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도요타그룹은 도요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순환출자가 있으며 심지어 상호출자까지 하고 있다. 루이비통으로 유명한 명품업체인 프랑스의 LVMH그룹도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계열사 간 순환출자, 상호출자가 모두 허용되고 있으며 출자 단계와 공동 출자에도 제한이 없다. 인도 최대 기업 타타그룹은 지배 주주 가족이 복수의 지주회사를 통해 300개가 넘는 기업을 순환출자, 상호출자를 포함해 행렬식 출자 구조에 기초해 통제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 같은 외국 사례를 대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순환출자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호출자와 관련해서도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완전히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재계는 주장한다. 일본과 독일은 상호 주식 보유 자체는 인정하면서 25%를 초과 취득하는 경우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출자 및 피출자 회사가 모두 상장회사인 경우 상호출자를 5%까지 허용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이 없다. 비교적 엄격한 은산(銀産) 분리를 실시하는 미국에서도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5%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처럼 이들 국가는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등을 허용하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이들 나라는 우리와 달리 양극화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하지 않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전경련의 ‘아전인수’”라고 주장한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일부 기업에 순환출자나 상호출자가 존재하긴 하지만 한국 재벌 총수처럼 경영에 참여해 과도하게 몸집을 불려 한 나라의 경제를 장악하다시피 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외국에서는 일부 기업에 국한돼 있지만 매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우리나라 재벌 그룹은 거의 모두가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1945년 패전 직후 재벌이 해체돼 우리나라와 달리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순환출자로 인한 폐해가 없다. 독일도 도이체방크 등 일부 기업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공동의사결정제도, 이사회 등 그룹 내 감시 기능이 발달돼 있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위평량 연구원은 “외국과 달리 국내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는 편법 세습 등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에 이용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2) 고속성장의 그림자-재벌 문제점은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2) 고속성장의 그림자-재벌 문제점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집단(그룹)이 경영 세습과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시가총액 290조원에 달하는 초거대·우량 기업의 후계자로 올라서는 데 들인 돈은 고작 16억원대였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에게서 받은 60억원에 대한 증여세 명목이다. ●적은 돈으로 경영권 세습 널리 알려진 대로 이 사장의 ‘후계대로’는 탄탄대로였다. 이 사장은 이 종잣돈으로 매입한 삼성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주식은 그가 사자마자 상장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550억원)을 안겨주었다. 여기서 나온 돈으로 1996년 삼성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에 인수한 뒤 주식으로 전환, 에버랜드 지분 25.1%를 획득하면서 사실상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달랑 에버랜드 지분만으로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이른바 재벌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그 비결이다. 순환출자는 A, B, C 등 세 기업이 있을 때 A가 B에, B는 C에, C는 다시 A에 출자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면 A는 적은 지분으로 B와 C를 장악할 수 있다. 에버랜드는 삼성 순환출자 고리의 정점에 있는 기업. 이 때문에 에버랜드 대주주인 이 사장이 사실상 삼성그룹 전체를 휘하에 두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재벌그룹이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를 해온 배경에는 부와 경영권을 보다 쉽게 대물림하겠다는 편의주의가 작용했다. 삼성은 현재 15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가 가장 많은 19개의 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현대차 2개, 한진그룹 6개 등이다. ●“땅짚고 헤엄치기식 사업” 비난 이렇게 자리를 잡은 후계자들에게는 또 다른 지원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일감 몰아주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벌어들인 수익은 ‘기네스감’이다. 정 부회장이 지분을 소유한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001년 1985억원에서 2011년 5조 8340억원으로 10년 새 29배나 뛰었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01년과 2002년 총 30억원을 출자한 게 전부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2004년에 지분 일부를 매각해서 850억원을 벌었고, 10년 동안 389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현재 그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2조원에 달한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는 이른바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를 촉발시킨 ‘사건’으로 이 두 가지를 꼽는다. 1~2세 경영인들은 경제발전과 궤를 함께해 왔다는 측면에서 어지간한 편법 행위는 국가와 국민의 암묵적 용인을 받았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최근 삼성 사장단 강연에서 “역사적으로 재벌이 이만큼 커 온 데는 국가 차원의 보호와 지원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사회적 대타협을 촉구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재벌가의 자녀들 중 일부는 가족의 돈과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사업체를 하나씩 꿰차면서 최근 몇 년 새 대기업 계열사가 급격히 늘었고, 손대는 업종 또한 증가했다. 10대 그룹의 계열사 수는 2005년 4월 347개에서 올해 4월 583개로 늘었다. 7년 새 236개, 한 해 평균 33.7개씩 급증했다. 진출한 업종 또한 2001년 39개에서 2011년 말 56개로 10년 만에 43.5%가 늘었다. ●“미국이라면 기업분할 명령 내려져” 박승록 착한자본주의연구원 대표는 “2~3세 세습이 계속되는 동안 범삼성·현대·롯데·LG 등 4대 재벌 가문이 상장사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50%를 넘어섰을 정도로 경제력 집중도가 심화됐다.”며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오래전에 기업분할명령제(계열분리청구제)가 내려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업적 연관성이 없는 무차별 ‘문어발’ 확장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삼성, 롯데, 현대, LG, SK 등 웬만한 대기업은 커피·빵집, 떡볶이, 순대 등을 파는 외식업에 진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낳았다. 또 명품과 자동차 등 소비재 수입에만 열을 올려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사업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워런 버핏이 가문의 부를 이어받은 이들을 ‘운 좋은 정자클럽의 멤버들’(lucky sperm club)이라고 폄하하면서 미국은 능력 위주의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현재 한국의 상황에 더 들어맞는 얘기다. 재벌의 시장 지배력이 커 가는 사이 기회를 박탈당한 서민들의 삶은 쪼그라들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의 절반은 창업한 지 3년도 안 돼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후 소득은 창업 전보다 평균 16.2% 줄어들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공정 경쟁이다. 기업이 일감 몰아주기로 일자리 창출 등의 낙수 효과를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3~4세들이 한참 앞선 출발선에 있다는 사실은 반감을 낳기에 충분하다. 박 대표는 “3~4세 경영세습 이후 재벌그룹의 성과들이 계열사 내에서만 돌고 다른 하청기업으로 이전되거나 사회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며 “재벌개혁을 통해 낙수 효과를 회복하고 다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생태계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끊임없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등에서 밝힌 자신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 비판의 핵심이다. 안 후보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표리부동한 행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나치게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한 게 도덕성 논란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파트 매입 시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 후보는 2000년 10월 당시 실거래 가격이 2억 4000만원가량인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를 팔면서 담당 구청에는 7000만원에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실거래가의 3분의1 수준으로 국세청 기준시가(1억 5000만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김 교수도 2001년 10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를 2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송파구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아파트 시세는 4억 5000만~5억 2000만원 선으로 김 교수가 2억원 이상 거래 가격을 낮춰 신고해 취·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깨끗한 이미지 ‘부메랑’ 맞는 安 실거래 가격으로 신고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 제도는 2006년 도입돼 안 후보나 김 교수의 다운계약서는 엄밀히 말하면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탈루되는 세금이 없도록 세무 행정을 강화하고, 탈세가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처벌해서 세금을 떼먹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계약서 논란이 일자 안 후보 측은 “당시에는 위법은 아니었다.”면서도 “안 후보가 탈루된 세액에 대해 납부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해 알아봤지만 당시의 다운계약서는 탈법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다시 납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엄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직접 사과했다. 부동산 문제는 전세살이 및 상속·증여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본인의 다운계약서 논란을 불러온 사당동 아파트는 모친이 ‘딱지’를 구입해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후보는 사당동 아파트에서 4년을 살았고 이후 사당동 아파트를 전세 놓고 모친 소유의 재개발 아파트인 도곡동 아파트로 이사했다. 안 후보의 모친이 1988년 매입한 아파트였다. 안 후보와 모친은 일주일 간격으로 사당동 아파트 딱지와 도곡동 아파트 지분을 사들였고 12년 뒤에는 석 달 간격으로 두 아파트를 팔았다. 2001년에는 부인 명의의 문정동 아파트를 샀고 지난해 12월 팔았다. 현재 용산 주상복합건물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안 후보는 그동안 대전의 빌라와 여의도 주거형 오피스텔을 오가며 생활했다. 종합해 보면 안 후보가 결혼 이후 집 없이 전세살이한 기간은 2년 남짓인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안 후보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도 또 안 후보는 저서 ‘행복바이러스 안철수’에서 “내가 살면서 할아버지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조부는 1979년 부산 수영구 남천동 99㎡ 규모의 2층 주택과 224㎡ 규모의 토지를 안 후보를 포함한 가족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매각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억 3000여만원. 안 후보의 지분 20%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200만원 정도다. 당시 안 후보는 고교 3학년이어서 매매로 위장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두 사안에 대한 안 후보 측의 해명은 비슷하다. 딱지구입 논란에 대해서는 “부모가 직접 구해 줘 안 후보는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지금은 부모들이 연로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서류도 사실관계만 나와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상속 논란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조부가 하신 일로 현재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 부동산실명제 시행 이전의 일이어서 명의신탁이었는지 증여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 생활도 책에서 밝힌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군생활 중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외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은 안 후보가 1995년 출판된 저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군대생활 39개월은 나에게 커다란 공백기였고 의학연구나 컴퓨터 일을 할 수 없어 엄청난 고문’이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군 복무 기간을 입대 전 사회생활 때 했던 것을 할 수 없게 됐다고 ‘공백기’, ‘고문’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오도된 가치관이자 군과 군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의인화(義人化) 또는 위인화(偉人化) 태도도 비판하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생존한 인물 중 최초로 모두 11종의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안 후보의 미담 중 상당 부분은 안 후보가 스스로를 의인화·위인화한 데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례로 안철수연구소 창업 배경과 관련해 “2001년 발간된 저서와 인터뷰에서는 ‘학교 측의 채용보류 결정에 10개월간 실업자로 지내면서 아내가 벌어 온 돈으로 사는 게 견디기 어려워 창업했다’고 했는데 2003년부터는 자신이 의대 교수직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험난한 길에 뛰어들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담이 각색되며 과대포장됐다는 게 새누리당 측의 비판이다. ●安측 “논문의혹 문제없다” 반박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안 후보 논문은 모두 5편으로, 이 가운데 4편은 재탕 또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안 후보 측은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1993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제1저자가 5년 전 쓴 학위 논문을 재탕한 것이 아니냐는 게 논쟁의 핵심이다. 안 후보는 군복무 중일 때 이 논문에 제2저자로 참여했다. 1991년 의학박사 논문도 표절이라는 주장이 일었다. 안 후보가 2년 앞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인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또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해 제출된 1992년 연구보고서가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석사의 논문과 유사하다는 점,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1년에 500만원씩 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으며 1993년 안 후보가 제3저자로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도 1992년 다른 학회에 실린 논문과 비슷하다는 점이 생물학 연구 정보센터(브릭)의 자유게시판 등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학위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의무사항(1993년 논문)이고, 일부에서 인용 없이 사용했다고 문제 삼는 볼츠만 공식은 물리학적 원칙으로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1991년 논문)라고 반박하고 있다. 1992년 연구보고서에 대해서는 논문에 이름이 등재된 사실을 몰랐고 연구비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文 “정치혁신위 구성”…安에 후보단일화 첫 제안

    文 “정치혁신위 구성”…安에 후보단일화 첫 제안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4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의 첫 단계로 조국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혁신위원회를 공동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진성준 캠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문 후보는 정권 교체와 정치 혁신을 위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조 교수가 제안한 3단계 방안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해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정치혁신위 공동 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 관계 조율’ 등의 3단계 단일화 과정을 제안했다. 이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정책 연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까지 3자가 만나야 한다.”며 거부했다. 문 후보 측은 또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위해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정우 민주당 경제민주화위원장의 2자 회동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내용을 갖고 회동을 제안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내용을 보고 검토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수 일가의 편법 상속·증여 차단과 엄정한 법 집행,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을 우선 추진하고 결과가 미흡하면 2단계로 계열분리명령제 등 보다 강력한 구조 개혁 조치를 검토하는 단계적 재벌 개혁 방안을 내놨다.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부당 이익 환수 및 과세, 골목상권 침해 방지 등 재벌 개혁 7대 과제도 발표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오늘의 눈] 서울시 행정정보 공유 결국 ‘空約’?/강국진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서울시 행정정보 공유 결국 ‘空約’?/강국진 사회2부 기자

    행정정보공유와 기록관리 혁신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자 핵심 사업이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의록 공개와 실국장 결재문서 공개 방침, 정보공개정책과 신설 등 박 시장이 내놓은 큰 그림에 비해 실제 굴러 가는 수준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최근 서울시 학술용역심의위원회에서는 서울기록원 건립을 위한 연구용역이 준비부족을 이유로 보류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기록원은 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박 시장이 설립 추진을 지시했던 사안이었지만 첫 단추부터 꼬인 셈이다. 그러자 주무부서에선 조직담당관실 소관 포괄예산으로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편법을 동원하려 했다. 12일 박 시장이 주재한 예산안 검토회의에서 외부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시스템이 정보공개 중요성만큼 안 받쳐 준다.”고 지적했고, 그제서야 행정국에선 부랴부랴 예산과와 협의해 연구용역비를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정보공개정책과를 신설한 것에 비해 실질적인 인력충원이 없는 것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공개정책과는 기존 총무과 2개팀과 정보화기획단 2개팀을 합하고 새로 1개 팀을 신설해 5개팀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연간 200만건 가까운 기록물을 생산하는 서울시 기록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기록연구사는 2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기록연구사를 신규로 한 명 채용할 예정이고 출산휴가 중인 한 명이 내년 3월 복귀하는 게 다행이다. 지난 8월 20일 시에서는 ‘열린시정 2.0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정보공개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현재 편성 중인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열린시정 2.0’을 위한 실질적인 예산증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터져 나온다. 당시 시에서는 “내년에는 실국장, 내후년에는 과장 결재문서까지 모두 시민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한 ‘결재문서 공개시스템 구축’ 등 예산은 당초 9억원가량 편성됐다가 논의과정에서 1억원 가까이 감액됐다. 정보공유를 위한 허브가 될 것이라던 정보소통광장 관련 예산도 당초 1억 6000만원이었다가 4000만원가량 감액됐다. 시 홈페이지 고도화 예산이 19억원인 것에 비하면 얼마나 찬밥 신세인지 드러난다. betulo@seoul.co.kr
  • 롯데그룹이 담배가게 운영?

    ‘롯데그룹이 담배가게를 운영한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가맹점주가 받아야 할 담배 소매인 지정을 본사나 회장 명의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소규모 자영업자의 주된 기반인 담배 판매업까지 넘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0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담배 소매인으로 지정된 세븐일레븐 직영·가맹점 4422개 가운데 800개가 가맹점주가 아닌 회사 법인이 소매인으로 돼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9개), 소진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50개) 등 전·현직 회사 대표가 소매인으로 등록된 편의점도 91개나 됐다. 담배사업법 16조에 따르면 담배 소매인은 소비자에게 직접 담배를 팔아야 한다. 따라서 가맹점주가 아닌, 가맹점과 계약을 맺은 법인은 소매인으로 지정될 수 없다. 김 의원은 “담배 판매권을 지정받아 영업 중인 가맹점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코리아세븐과 신규 가맹점주는 담배 판매권을 새로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자면 추첨을 거쳐야 하고 기존 담배 판매점과의 50m 거리 규정을 지켜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롯데그룹이 편법으로 법인으로 하여금 담배 소매인이 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이 가맹점주의 폐업이나 계약기간 종료와 관계없이 담배 판매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인 명의로 담배 소매인 지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대기업이 대표적인 소매 품목인 담배 판매권까지 빼앗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불공정 행위를 전면 조사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의 전체 매출액 1조 6862억원 가운데 담배 매출액은 6413억원으로 40%에 육박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관련 법률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담배 소매인 지정을 받았다.”면서 “위탁 가맹점의 경우 점포 임차권과 사업자등록 등이 법인명으로 돼 있어 본사가 담배 소매인으로 지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동빈 회장 등 전·현직 대표의 실명이 거론된 것은 지자체의 단순한 행정 오류라고 반박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담배 소매인 신청서 항목에는 성명과 법인명, 대표자 이름 등을 입력하게 돼 있는데 지자체가 대표자 개인 명의로 신청서를 발부한 것이지, 대표자가 개인 차원에서 담배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문화마당] 소유의 종말/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소유의 종말/주원규 소설가

    최근 훈민정음 해례본과 관련해 뒤늦은 소유권 분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 사건의 사실 결과는 대법원 판결이 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유권에 대한 시시비비를 판단하기에 앞서 과연 우리가 소유라고 부를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과연 우리는 내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보는가? 이 질문에 대한 궁리엔 다분히 입체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법적이고 공리적 판단의 잣대를 넘어선 판단이 그것이다. 너머의 판단은 소유한다는 개념에 대한 질문의 재고를 전제하고 있다. 본래 소유란 그 본류를 거슬러 추적하면 공유의 지점으로까지 올라간다. 공적, 사적 소유란 식의 구분을 넘어서서 한 사회, 공동체 구성원 각자가 갖고 있는 이른바 소유는 그 개념이 나 아닌 다른 이, 이웃으로부터 빌려 온다는 개념과 긴밀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훈민정음, 더 쉽게 말해 한글의 예를 살펴보면 소유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더욱 명확해진다. 한 국가의 ‘문자’가 갖는 중요성은 훈민정음의 창제자인 세종의 거국적인 판단과 결단에 의해서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만의 문자를 갖자는, 소박하지만 도저하게 타오르던 열망은 결국 공동체 모두의 고민이 내재적으로 퇴적된 가시적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세종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자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길의 열림을 염원했다. 그에 따른 집요한 노력의 집대성이 훈민정음이요, 그 과정에 대한 특별한 전리품이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기록일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한글은 상식의 눈으로 봐서도 한글을 쓰고, 읽고, 사용하는 모든 이들의 공유물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공유의 출발점은 구성원 모두에게 내재된 염원으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염원의 기반은 상호간 소통, 보다 원활한 언어의 교감에 있다. 교감이란 결코 단독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나’와 ‘너’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일 수밖에 없으며, 공유되는 모든 것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빚지고 있는 이른바 선의의 부채의식 위에 존재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듯 상식의 관점에서만 소유를 논한다면, 사실상 소유를 독점으로 간주하는 태도, 그 태도에 입각한 일련의 접근은 설령 통념의 관점에선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지언정 분명 비상식적 원리에 경도된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가 소유한 것들은 독점에 뿌리를 둔 이기주의의 그릇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공유의 뿌리 위에서 독점 너머에 존재하는 함께 나눔, 선의의 부채의식으로 수용되는 사용자로서의 그릇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에선 누구도 소유와 공유를 등가의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독점의 정서로 점거된 소유에 대한 광적 집착이 우리 사회의 상식, 통념, 문화적 합의를 우습게 깔아뭉개고 편법 내지 불법에 준하는 도덕적 해이로 귀결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문화계 전반에 번진 표절 시비에서부터 특허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법적 공방의 이면에 공존의 통로로 협의되는 선의의 사용자 의식이 아니라 독점의 광기를 통해 일그러진 병리적 소유욕이 만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문화의 경우만 봐도 소유와 독점 개념의 혼란 양상이 이러할진대,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본격적인 재화의 영역에서 위세를 부리는 독점 소유욕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한글조차 소유가 되어버린 사회, 공유의 미덕을 더 이상 상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를 지배하는 건 우울하게도 획일화된 가치와 기준뿐이다. 독점욕의 비극적 말로는 상대적 비교우의에서의 자기 소유 과시와 인정욕구밖에 남지 않은 형해뿐인 사회다. 독점과 욕망으로 무장된, 앞뒤 꽉 막힌 소통불능의 벽은 반드시 허물어져야 한다. 건강한 붕괴가 없는 사회를 건강하다고, 상식적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위선적인 태도는 없다. 비정상으로 점철된 소유개념의 종말을 고하는 것, 그것이 상식과 문화적 다양성을 말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 은행, 1%대 총액대출 5%대로 빌려줘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시중은행들에 값싼 이자로 빌려주는 총액한도대출이 엉뚱하게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들이 지나친 가산금리를 붙여 이자 차익을 올리거나 대기업에 편법으로 대출해 준다는 주장이다. 9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성호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은행 창구의 총액한도대출 중 ‘기업구매자금대출’ 금리는 연 5.92%다. 중소기업 대출의 총 평균 금리인 5.81%보다 0.11% 포인트 더 높다. 총액한도대출은 시중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취급 실적을 기준으로 한은이 저리(연 1.5%) 자금 9조원(9월까지는 7조 5000억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은행들은 이 돈을 종잣돈 삼아 중소기업에 다시 대출해 준다. 그런데 일부 은행들이 최대 4.42% 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였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에 편법으로 빌려주다가 적발된 사례도 늘고 있다. 2009년 57억원, 2010년 40억원이던 적발금액이 지난해 91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52건, 398억원에 이른다. 정 의원은 “중소기업에 실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려면 한은이 관리감독을 좀 더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총액한도대출 제도를 재정·기금 융자 사업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버스폰’ 막으니 편법 폐쇄몰 뜬다

    ‘버스폰’ 막으니 편법 폐쇄몰 뜬다

    최근 ‘갤럭시노트2’와 ‘아이폰5’ 등 거물급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쏟아지는 가운데 온라인 판매업자들보다 휴대전화를 싸게 판다는 ‘폐쇄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제재로 ‘버스폰’(버스요금처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휴대전화) 판매가 가로막히자 법인제품 판매업자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편법 운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폰 과잉 보조금에 대한 시장조사에 나서면서 휴대전화를 온라인 판매업자들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폐쇄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비공개로 운영되지만, 일부는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 등을 통해 인터넷 주소를 알아낼 수 있다. 원래 폐쇄몰은 기업이 임직원과 VIP 고객들에게 제품을 시중보다 70~80% 저렴한 가격으로 은밀하게 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의류 및 유통업계에서 일반화된 ‘패밀리세일’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제품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가면서도 재고를 소진하고 임직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스마트폰 폐쇄몰들은 초대받은 회원들에 한해 최신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양한 휴대전화들을 할인 판매한다. 누구나 가입해 공동 구매로 스마트폰을 싸게 사는 ‘버스폰 카페’들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폐쇄몰들은 카페 쪽지 등을 통해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법인영업용 특판 제품들까지 판매한다. 법인용 제품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파는 것은 불법이다 보니 폐쇄몰들이 방통위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 최근 폐쇄몰이 인기를 끄는 것은 지난달 100만원에 가까운 최신 스마트폰들이 10만원대에 팔린 ‘버스폰 대란’이 큰 역할을 했다. 시장 왜곡을 경험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어떻게든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한 폐쇄몰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 등 최신 제품들을 할부원금 없이 판매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통사나 제조사, 대리점들이 아직도 방통위의 눈을 피해 은밀히 보조금과 장려금 등을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통사가 가이드라인(27만원) 이상의 스마트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지만, 폐쇄몰에 대해서는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버스폰 대란 이후 제조사 차원에서의 장려금 지급은 중단된 것으로 안다.”면서 “아마도 상당수 카페는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폐쇄몰로 위장 홍보하는 일반 휴대전화 커뮤니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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