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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양아 키운 김미애 “정인이 사건 본질은 아동학대…국가·경찰이 공범”

    입양아 키운 김미애 “정인이 사건 본질은 아동학대…국가·경찰이 공범”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만에 숨진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해당 사건의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보건복지부에서는 (이 사건에서) 입양 과정 및 절차상 문제는 없었고, 근본적 문제는 입양 사후관리에서 공적시스템, 특히 경찰이 허술했으며 작동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 사건의 공범은 국가, 그리고 경찰”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입양한 아이들을 혼자 키우며, 가정·아동폭력 사건을 주로 변호해온 경력이 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정인이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 아동을 사후에 관리하는 데 만전을 가해 달라. 입양 절차 전반의 공적 관리·감독뿐 아니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님은 모든 입양부모가 범죄인이라는 무서운 편견을 가지신 것 같다”면서 “입양규제가 학대규제, 학대예방인 것 같은 착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발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아동학대행위자 유형 중 친생부모 비율이 72.3%이고, 양부모(민법상 입양 포함) 비율은 0.3%다. 이어 김 의원은 “정인이의 비극적인 죽음의 근본 원인은 아동학대를 예방하지 못하고 학대신고 후에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국가시스템의 문제”라면서 “경찰은 3번의 학대 신고에도 손을 놓고 있었고 정인이를 악마의 소굴인 집으로 돌려 보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모든 아동에 대한 학대 근절을 위한 구체적 노력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분리, 엄벌이 만능이 아니고 법과 제도가 없어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손을 내밀 때”라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나는 꺾이지 않아…내 외침을 들어봐

    나는 꺾이지 않아…내 외침을 들어봐

    14일 국내 개봉 영화 ‘아이 엠 우먼’ 한국계 문은주 감독 서면 인터뷰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되면 축가로 불리는 노래가 있다. 호주 출신 미국 팝 가수 헬렌 레디(1941~2020)가 작사·작곡한 ‘아이 엠 우먼’(I Am Woman)으로, 1972년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헬렌 레디의 삶에는 ‘아이 엠 우먼’이 여성운동의 상징이 되기까지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인생을 조명한 영화 ‘아이 엠 우먼’(2019)이 오는 14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영화를 제작한 이는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호주인 문은주(57) 감독이다.5일 서면으로 만난 문 감독은 “헬렌이 활동하던 1960~1970년대 미국은 여성들이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던 시절이었지만, 헬렌은 처음으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쟁취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음악은 여성들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그의 인생은 결국 개인이 아닌 모든 여성의 이야기”라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영화는 세 살 된 딸의 손을 잡고 뉴욕 음반사를 찾아가는 ‘싱글맘’ 헬렌(틸다 코브햄허비 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요즘은 남성 그룹의 시대”라는 차별과 편견 속에서 실패를 거듭한다. 포기하지 않은 헬렌은 잠들어 있는 딸을 보며 ‘나는 여자/ 내 외침을 들어봐/ 무시하기에는 우린 너무 커졌지’라는 가사를 쓴다. 이 노래는 당시 차별받는 여성들의 심정을 웅변했고, 수많은 여성운동 현장에서 제창됐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네 살 때 호주에 이민 간 문 감독도 이 곡을 들으며 자랐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나는 강해/ 나는 꺾이지 않아’라는 헬렌의 노랫말을 떠올렸다고 한다.문 감독은 “2013년 한 모임에서 헬렌과 동석한 이후 친구 사이가 됐다”면서 “헬렌의 이야기가 1970년대 여성운동과 밀접하게 얽혀 있음에도 그를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하나도 없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여성의 권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영화에서도 다뤘지만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 시민에게 동등한 법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양성평등 헌법 수정안은 1982년 부결된 뒤 폐기됐다. 문 감독은 “미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때 이 영화를 개봉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미국 정치 지도자들은 여성운동을 촉발시켰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해 차별적 언행을 일삼아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2017년 워싱턴 시위 당시 한 여성이 가사 ‘내 외침을 들어봐’(hear my roar)라고 적힌 푯말을 든 순간 여전히 여성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이 영화가 현재 한국에서 여성들이 이뤄 내는 ‘미투 운동’에도 힘이 되길 바란다”는 응원을 보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소년과 소녀 사이… 피투성이 토슈즈, 진정한 나를 찾다

    소년과 소녀 사이… 피투성이 토슈즈, 진정한 나를 찾다

    오는 7일 개봉하는 벨기에 영화 ‘걸’(2018)은 소년과 소녀의 경계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는 주인공이 치료를 병행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용기와 도전을 담은 드라마다. 외부 갈등보다는 내적 성찰과 고뇌에 초점을 맞춰 섬세하면서도 대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트랜스젠더 무용수 실화 바탕… 7일 개봉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이 되고 싶은 16세 라라(빅터 폴스터 분)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아빠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언제나 다른 여학생들을 동경한다. 뒤늦게 발레 학교에 입학했지만, 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몸이 거북하다. 단계적 성전환 수술을 받고 있지만, 하루속히 수술을 마쳐 완전한 여성이 되고 싶다. 발레 학교 선생님은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 노력하는 라라를 인정해 주지만, 다른 친구들과 비슷해지려면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채찍질한다. 발레 학교의 또래 여성 친구들은 라라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살갑지는 않다. 은근한 조소가 섞인 친구들의 시선과 고독감은 견디기 어렵다. 하루속히 여성이 되고 싶은 라라는 자신의 신체를 혹사시킨다.●여전히 낯선 성소수자의 삶… 포용적인 ‘배려’ 모습도 영화는 실제 트랜스젠더 무용수 노라 몽세쿠흐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루카스 돈트 감독이 2009년 몽세쿠흐의 이야기를 접하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트랜스젠더가 소재라는 점에서 톰 후퍼 감독의 ‘대니쉬 걸’(2015)이 연상된다. 다만 ‘대니쉬 걸’이 남자 주인공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면, ‘걸’은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라라가 겪는 감정적 변화에 집중했다. ●칸 황금카메라상 등 4개 부문 석권한 수작 라라가 발레 연습 도중 피로 물든 발로 발끝을 세우고 턴을 하는 장면은 애처롭다. 피투성이가 된 토슈즈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의 험난함을 보여 주는 듯하다. 다른 여성 동료들이 라라와 같은 샤워실을 사용하면서도 개의치 않는 모습은 한국 사회보다는 포용적인 성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보여 준다. 하지만 성기를 보여 달라는 짓궂은 장난에 상처를 입고, 남자와 스킨십을 하다 도망치는 모습은 여전히 낯설고 두려운 성소수자의 삶이다. 따뜻한 응원과 차가운 시선이 공존하는 가운데 꿋꿋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추구하는 모습은 편견을 버리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만 라라가 새 모습으로 등장하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다소 애매한 결말이다. 여운을 남기면서도 관객에게 숙제를 던져 주는 느낌이다. 라라 역을 맡은 배우 빅터 폴스터는 실제 남성 무용수다. ‘걸’을 통해 생애 첫 연기를 펼쳤음에도 섬세한 동작, 말투에서 남성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영화는 71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황금카메라상 등 4관왕을 석권했다. 상영시간 105분. 15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솅커 “앞으로 고향 갈 때 연차 휴가 안 써도 되는 시대 올 것”

    솅커 “앞으로 고향 갈 때 연차 휴가 안 써도 되는 시대 올 것”

    원격근무로 어디서든 업무 병행 가능결과물로만 평가… 직장 내 편견 줄어내성적인 사람들 가치 더 인정받을 것 온라인 교육 활용하면 이직에도 도움“당신의 보스(상사)에게 ‘먼 곳에 사는 부모님을 뵈러 가야 해 며칠 연차 쓰겠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옵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금융예측가인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이코노믹스 회장은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종식돼도 원격 근무 등이 일상에 자리잡아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 등이 크게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인류는 결코 ‘2019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솅커가 예상하는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의 자유로운 활용이다. 원격 근무 덕에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타고 1시간씩 들여 힘들게 출퇴근할 필요가 없어진다. 덕분에 회사 동료와의 불필요한 상호작용은 줄고, 가족이나 멀리 사는 지인과의 소통은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원격 근무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덜 구애받고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외지에 사는 자녀들이 은퇴 부모의 집에서 몇 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업무를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격 근무가 대세로 자리잡으면 직장 안에서 마주해야 했던 편견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예컨대 내성적인 사람은 과거보다 가치를 더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솅커는 “젠더(성) 때문에 차별당하거나 외향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하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며 “직장 상사나 동료들은 내가 어떻게 (업무 성과를 포장해) 말하는지 보고 평가하는 대신 이메일을 통한 결과물로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격 근무 활성화는 집을 선택하는 기준도 바꾼다. 직주근접(직장과 집이 가까운 것)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비싸고 답답한 도심 주거지보다 큰 집이나 앞마당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작은 도시나 교외 지역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외곽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솅커는 “미국에서는 이미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임대료가 30%나 떨어진 반면 텍사스 오스틴 같은 외곽 지역의 집값은 15~30% 올랐다”며 “지난해부터 미국 전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향후 몇 년 동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라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교육의 활성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솅커는 “미래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잘 배우고 받아들이는 게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온라인 교육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배울 기회를 주는데 이를 통해 일하면서도 새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뒤 직장을 얻으면 이후에는 특별히 교육받지 않는 전통적 시스템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솅커의 생각이다. 솅커는 직업을 찾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데이터 과학, 경제학 그리고 통계학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데이터나 정보통신기술(ICT), 헬스케어(건강관리) 영역의 장래가 밝다고 전망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연구개발의 계획 관리업무)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솅커는 “업무나 사람 간 관계가 원격화할수록 모든 과정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조율해 주는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며 “이는 상품관리나 프로그램 관리, 일반 프로젝트 관리 등 어느 분야에서든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고향갈 때 휴가 안 써도 되는 시대 온다”

    “고향갈 때 휴가 안 써도 되는 시대 온다”

    유명 미래학자·금융예측가 제이슨 솅커 인터뷰“코로나19 팬데믹 종식돼도 원격 근무 등 일상화동료와 불필요한 소통 줄고 가족과 시간은 늘어비대면 근무로 성격·성별에 따른 편견도 개선될 듯“미국에서는 뉴욕 집값 떨어지고 교외 집값 올라”“당신의 보스(상사)에게 ‘먼 곳에 사는 부모님 뵈러 가야해서 며칠 연차 쓰겠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옵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금융예측가인 제이슨 솅커(사진) 프레스티지이코노믹스 회장은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종식돼도 원격 근무 등이 일상에 자리잡아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 등이 크게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인류는 결코 ‘2019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솅커가 예상하는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의 자유로운 활용이다. 원격 근무 덕에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타고 1시간씩 들여 힘들게 출퇴근할 필요가 없어진다. 덕분에 회사 동료와의 불필요한 상호작용은 줄고, 가족이나 멀리 사는 지인과의 소통은 활발해질 것이라는 얘측이다. 그는 “원격 근무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덜 구애받고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외지에 사는 자녀들이 은퇴 부모의 집에서 함께 몇 주동안 시간을 보내며 업무를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원격 근무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 직장 안에서 마주해야 했던 편견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예컨대 내성적인 사람은 과거보다 가치를 더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솅커는 “젠더(성) 때문에 차별당하거나 외향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하던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며 “직장 상사나 동료들은 내가 어떻게 (업무 성과를 포장해) 말하는지 보고 평가하는 대신 이메일을 통한 결과물로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격 근무 활성화는 집을 선택하는 기준도 바꾼다. 직주근접(직장과 집이 가까운 것)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비싸고 답답한 도심 주거지보다 큰집이나 앞마당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작은 도시나 교외 지역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외각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솅커는 “미국에서는 이미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임대료가 30%나 떨어진 반면 텍사스 오스틴 같은 외곽 지역의 집값은 15~30% 올랐다”며 “지난해부터 미국 전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향후 몇 년 동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라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온라인 교육의 활성화도 주목해야 한다. 솅커는 “미래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잘 배우고 받아들이는 게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온라인 교육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배울 기회를 주는데 이를 통해 일하면서도 새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뒤 직장을 얻으면 이후에는 특별히 교육받지 않는 전통적 시스템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솅커의 생각이다. 솅커는 직업을 찾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데이터 과학, 경제학 그리고 통계학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데이터나 정보통신기술(ICT)이나 헬스케어(건강 관리) 영역의 장래가 밝다고 전망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연구·개발의 계획 관리업무)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솅커는 “업무나 사람 간 관계가 원격화할수록 모든 과정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조율해주는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며 “이는 상품관리나 프로그램 관리, 일반 프로젝트 관리 등 어느 분야에서든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종교계 “2021 새해 코로나 이기자...상생, 희망, 배려를”

    종교계 “2021 새해 코로나 이기자...상생, 희망, 배려를”

    2021년 새해를 맞아 종교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향해 상생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5대 종단은 사회적 약자의 고통에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갖고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천주교 “소외된 자 사랑, 의료진에 감사”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신년 메시지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간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더 많은 고통을 가중시킨다”면서 “새해에는 가난하고 소외당한 이들을 위해 우선적인 사랑과 배려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생명 수호의 최일선에서 희생을 아끼지 않는 의료진과 봉사자들, 그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자”면서 일상의 기쁨을 되찾을 수 있길 기원했다.개신교 “인류 역사에 인간 이긴 바이러스 없어, 포기하지 말자” 개신교계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의 소강석·이철·장종현 대표회장(목사)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길 앞에 다시 섰지만, 새해 새 꿈을 꾸자”면서 “비록 코로나19의 사막길을 걸어간다 할지라도 우리 안에 주신 믿음과 소망으로 생명의 꽃씨를 뿌리자”고 강조했다. “인류 역사에 인간을 이긴 바이러스는 없었다”며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버티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견뎌내자”고 호소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이경호 대한성공회 주교는 “차별과 편견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불교 “갈등 분열 물리치고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신년 법어에서 “세계적으로 발생한 질병은 인간 내면의 정신세계를 등한시”한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심의 결과”라면서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갈등과 반목, 대립과 분열을 물리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인정하는 원융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고 소외되고 그늘진 곳의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는 상생행복의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원불교 “집집마다 부처되면 그곳이 낙원” 원불교 전산 종법사는 “우리는 이 고난을 통해 희망을 품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꿈꾸는 세계는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이 다 함께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되는 세상”이라는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아무리 어려워도 모든 인연을 부처로 모시고 집집마다 부처가 살게 되면 그곳이 바로 낙원”이라고 부연했다.천도교 “국민에게 희망과 보람 안기는 해 되길” 천도교 송범두 교령도 신년사를 보내며 “세계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이해 일대 변화가 예측된다”면서 “지난해 통합의 리더십이 실종된 채 사회 전반에 야기됐던 갈등과 혼돈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희망과 보람을 안겨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심고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떠나는 비서실장 노영민 “최고의 대통령 모셔 영광”

    떠나는 비서실장 노영민 “최고의 대통령 모셔 영광”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청와대를 떠나면서 “최고의 대통령을 모신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노영민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아 후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소개한 뒤 이임사를 전했다. 노영민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편견 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 비전을 가진 분이었다”면서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도 매우 크다는 것 때문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석 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뜻의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이라는 성어를 소개하며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 인내심을 갖고 지혜를 발휘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노영민 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는 김종호 민정수석은 “코로나 발생 등 엄중한 시기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소관 분야 주무 수석으로 마땅히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올해 내내 이어졌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김종호 수석은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았으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적 완성 시기에 함께해 영광”이라며 “후속 조치가 차질없이 완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화마당] 본질과 맥락을 함께 읽는다면/최나욱 건축가·작가

    [문화마당] 본질과 맥락을 함께 읽는다면/최나욱 건축가·작가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는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그려졌다. 그가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제자 이상적이 수차례 책을 보내 준 것에 대한 일종의 답례품이다. 그림 한편에는 “이상적은 보시게”(藕船是賞)라는 문구와 함께 긴 글이 있다. 이러한 창작 배경은 뛰어난 글과 글씨, 그림 실력과 어우러져 감상의 폭을 확대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되는 의리와 그 와중에도 책을 놓지 않는 문인의 정서를 전해 주는 덕분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은 세한도의 여러 면면을 다룬다. 이전 시대의 익숙하지 않은 내용과 형식을 전해 주는 방식이 무척 친절하다. 다만 과거 문인들의 사연을 현대인이 깊이 공감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책을 중요하다고 여기고는 있지만, 1년에만 1억권 이상의 책이 발간되는 요즘 세상에서는 낯선 모습이라서다. 책을 보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그림을 그려 주는 모습은 그저 지식인의 인사치레로 보이기도, 책 자체에 대한 의미 부여가 지나쳐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당시 책은 단지 지적 가치뿐 아니라 상품으로서 갖는 가치 또한 컸다. 예를 들어 ‘주자대전’의 값은 50명 군포의 양에 해당했다. 이상적이 보낸 책은 더더욱 구하기 어려운 희귀품이었으니 그가 김정희에게 보낸 책이란 읽으라는 의미뿐 아니라 몇 달 생활비를 하라는 의미도 있었던 셈이다. 괜히 당시 문인들이 여느 귀중품을 다루듯 책주머니로 책을 보관하고, 책을 묘사하는 그림을 그린 게 아니다. 오늘날 ‘책은 가격과 무관하게 소중한 것’과 같은 믿음은 일련의 배경이 휘발돼 버린 편견에 가까워 보인다. 출판 환경이 달라지는 동안 책의 어떤 특징만을 맹목적으로 가져다 일종의 신화를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책은 어때야 한다’거나 ‘이것은 책이 아니’라는 등의 갈등을 빚어내기도 한다. 근거가 되는 ‘원래의 책’이란 그저 자의적 해석을 거친 관념에 불과한데 말이다. 역사를 볼 때마다 ‘원래 그렇다’는 믿음의 상당수는 각자 사정에 따라 필요한 특징만을 가져다 쓴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다른 시대의 작품을 볼 때마다 해당 맥락에 대한 이해는 관람의 깊이를 한층 두텁게 한다. 우리가 막연하게 가져온 믿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묻게 하고, 같은 대상에 관해 얘기한다는 착각이 어떤 오해를 불러일으킬지 상상하게 한다. 요컨대 이전 시대 책의 가치를 이해하고 나면 김정희와 이상적 간의 관계가 더욱 와닿는 한편 책의 본질에 관해 새로운 상상력을 준다. 책은 왜 가격과 무관해야 하는가, 책에 대한 통념으로 인해 왜 다른 가치는 언급되지 못하는가 같은 물음이다. 이러한 물음은 다른 맥락에 대한 이해도와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서로 다른 맥락을 잇는 매체가 유행하는 요즘, 내가 이해한 것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조심성이 매우 필요하다. 같은 대상에 대한 다른 이해로 인해 수많은 오해와 혼선이 생겨나고 있는 까닭이다. 한쪽에서는 상식적인 일이 다른 쪽에서는 부당한 일이 되기 일쑤다. 흔히 쓰는 ‘전시회’나 ‘미술관’, ‘예술’이나 ‘예술계’와 같은 보통명사조차 서로 상상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어느 미술관에서는 훌륭한 작품이 다른 곳에서는 거짓 요행이 되고, 같은 미술계라고 불리는 집단도 막상은 갈기갈기 구분돼 있다. 차라리 지칭하는 용어라도 다르면 차이라도 짐작하겠지만 같은 말 다른 뜻을 사용하니 오해만 깊어진다. 몇 세기 전 세상에 대한 낮은 이해도만큼이나 동시대 다른 집단과의 괴리가 커져간다. 역사를 볼 때마다 ‘원래 그렇다’는 표현의 비합리성을 뉘우치곤 한다.
  • [여기는 남미] “코로나 걸린게 죄?” 한밤중 월세집에서 쫓겨난 남성

    [여기는 남미] “코로나 걸린게 죄?” 한밤중 월세집에서 쫓겨난 남성

    어이없는 이유로 월세집에서 쫓겨난 멕시코 남자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현지 사회의 공분을 낳고 있다. 멕시코 푸에블라의 한 병원에서 이송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프란시스코 카브레라는 26일 밤(현지시간) 세들어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났다. 주인이 집을 비우라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사정을 하며 견뎌보려 했지만 이웃들까지 몰려와 동네를 떠나라고 겁박하며 시위를 벌이자 짐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카브레라가 월세집에서 쫓겨난 이유는 딱 하나,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에서였다.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한 카브레라는 크리스마스 전날 집에 산소통을 들여놨다. 자택에서 격리치료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집주인은 카브레라에게 당장 집을 비우라고 했다. 카브레라는 "격리치료를 하면 완치될 수 있다"면서 사정했지만 집주인은 매몰차게 이웃들까지 동원해 결국 그를 쫓아냈다. 당장 있을 곳이 없어진 그는 70대 부모가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카브레라는 "당장 갈 곳이 없어 같은 도시에 살고 계신 부모님 댁으로 왔지만 계속 함께 지낼 수는 없다"면서 "쉽진 않겠지만 혼자 살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브레라에겐 부인과 어린 딸이 있지만 이산가족처럼 살아왔다. 코로나19 때문이었다. 병원에 근무하는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가족 걱정이 앞섰다. 매일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자신이 감염된다면 온 가족이 위험해진다는 우려였다. 카브레라는 부인과 딸을 친정으로 보내고 자취해왔다. 남편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부인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원망했다. 부인은 "비록 내 집은 아니지만 당당히 돈을 내고 사는 곳에서 단지 코로나에 걸렸다는 이유로 쓰레기처럼 쫓겨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젠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차별을 중단하자"고 호소했다. 카브레라를 쫓아낸 집주인은 닛산 멕시코에 근무하는 여자회계사라고 한다. 현지 언론은 "집주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접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의료인이나 병원 근무자에 대한 차별은 멕시코뿐 아니라 중남미 곳곳에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병원 근무자에 대한 편견이나 기피 심리는 사회 일각에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사진=키로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롯데지주, 다문화가정 아이에게 ‘플레저박스’ 지원

    롯데지주, 다문화가정 아이에게 ‘플레저박스’ 지원

    롯데지주는 지난 9일 롯데복지재단과 함께 전국 다문화가정 아동 1365명에게 ‘롯데플레저박스’를 지원했다. 롯데지주는 롯데복지재단과 함께 다문화가정 아동이 필요로 하는 마스크 및 방한용품, 비타민, 레토르트식품 등 23종을 선정해 플레저박스에 담은 뒤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해 다문화가족지역센터와 다문화가정에 전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편견 없이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힘을 보탠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롯데플레저박스캠페인’을 통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는 물품을 상자에 담아 전달해 왔다. 지난해 12월 누적 박스 5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봄과 가을에도 독거노인과 미혼모를 지원했다. 부산 지역 24개 롯데 계열사들도 지난 8일 비대면 형태로 임직원이 각 사업장에서 김장을 직접 담그고 이를 이웃에게 나누는 김장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이폰 쓰던 흑인 소년…호텔에서 도둑으로 몰렸다”

    “아이폰 쓰던 흑인 소년…호텔에서 도둑으로 몰렸다”

    호텔서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14세 소년백인 여성 주장에 호텔도 “핸드폰 보여달라”SNS 영상에 공분…결국 호텔 측 사과해 미국 뉴욕 호텔에서 한 흑인 소년이 백인 여성으로부터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키온 해럴드(40)는 지난 26일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의 한 부티크 호텔에 아들(14)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 이날 오전 이들 부자는 브런치를 먹으려고 호텔방을 나섰다. 그 때 갑자기 한 백인 여성이 해럴드의 아들에게 다가와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 여성은 해럴드의 아들이 자신의 핸드폰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며 호텔 매니저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해럴드의 아들은 “이것은 내 핸드폰”이라고 답했지만, 이 여성은 막무가내로 화를 내며 스마트폰을 보여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럴드는 “이 세상에 아이폰이 하나만 있는 줄 아느냐”며 반박했지만, 호텔 매니저도 “핸드폰을 보여달라”며 거들고 나섰다. 백인 여성은 자리를 뜨려는 이들 부자에게 달려들어 해럴드를 할퀴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후 백인 여성의 핸드폰은 우버 차 안에서 발견됐다. 해럴드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순식간에 화제를 모은 이 영상에는 백인 여성과 호텔 측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비난이 일자 호텔 측은 28일 성명을 내고 “무고한 고객에 대한 근거 없는 고발, 편견, 공격이었다”라며 사과했다. 해럴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백인 여성이 인종차별적 편견으로 자신과 아들을 도둑으로 몬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도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백인 여성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제약사·정부에 불신 깊은 佛… 1호 접종 생중계 없이 진행

    “백신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고, 의무가 아닙니다. 우리 연구자와 의사를 신뢰합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이날부터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전염병과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이 커져 가지만, 프랑스만은 예외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손꼽힐 정도로 큰 데도 백신의 효능과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 탓이다. AP통신은 이날 “유럽 전역에서 이번 주 ‘팡파르’를 울리며 대대적으로 접종 계획을 알렸지만, 백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프랑스에선 정부가 보다 저자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선 수도권 일드프랑스 센생드니주의 병원 산하 장기 요양시설에 사는 모리세트(78)를 시작으로 고령층에게 백신을 접종했지만, 다른 국가와 달리 접종 첫날 모습을 생중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장에는 정부 고위 관료도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6만명을 넘었는데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건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백신이 거대 제약사의 돈벌이 수단이라는 편견이 깊어서다. 프랑스에선 2010년 무렵부터 백신을 비롯한 항생제, 우울증 등 의약품 부작용을 거대 제약사가 은폐하고,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실제 지난달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세계경제포럼이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프랑스는 절반을 겨우 넘는 54%에 불과했다. AP는 “극좌와 극우 정치인들이 백신 우려에 기름을 부었지만, 최근 국가 보건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온건 성향의 유권자 사이에서도 이 같은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접종 첫날 “우리는 계몽주의의 국가이자 백신의 선구자 파스퇴르의 국가”라고 하면서도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자연스럽게 불신이 해소되길 바라는 자세를 취했다. 한편 4억 5000만명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EU 27개국은 집단면역을 위해 인구의 70%까지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접종은 방역 최전선의 의료 종사자와 고령자, 요양원 거주자 등에게 우선 이뤄지며, 일반 시민은 내년 봄이나 여름부터 접종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EU 27개국에서는 12월 중순 기준 누적 확진자 1400만명, 사망자 33만 6000명가량을 기록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씨줄날줄] 국군의 비건 식단/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군의 비건 식단/임병선 논설위원

    채식주의는 고대 인도와 그리스의 철학자, 종교인들이 비폭력을 실천하는 수행법이었다. 유토피아를 앞당기려는 영적인 실천으로 여겼다. 초기 기독교가 바라는 이상적인 식단 역시 채식이었다. 하지만 로마 가톨릭 득세로 유럽에서 채식주의는 사라졌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다시 출현했다. 현대적인 의미의 채식주의는 1809년 영국인 윌리엄 카우허드가 세운 ‘바이블 크리스천 처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 1850년 미국채식재단이 창립됐고 1908년 국제채식연맹이 세워져 본격적으로 퍼져나갔다. 채식주의자들도 다채롭게 갈린다. 달걀은 먹지만 유제품은 안 먹는 쪽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벌꿀까지 안 먹는 이도 있다. 적절한 온도로 조리된 채소를 먹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해도 끼치지 않으며 얻어진 식물만 먹는 이가 있다. 뿌리채소는 먹지 않는 이도 있고, 통곡물만 먹는 이도 있다. 사람들은 채식주의를 오해한다. 동물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 때문에 비건을 택한다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환경이나 건강을 고려해 비건을 택하는 이도 적지 않다. 다만 비건이 감자튀김이나 술을 먹는다면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피하는 것이지, 음식 자체를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비건 햄버거나 피자도 있다. 또 맛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채식주의자라고 허약할 것이라는 건 편견에 불과한 예가 적지 않다. 김한민의 책 ‘아무튼, 비건’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한국 사람들이 믿는 것은 신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고, 가족, 친구, 학벌, 돈, 부동산, 성공도 아냐. 이 모든 것보다 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건 ‘세상은 안 변한다’는 믿음이야. 어차피 나 혼자 애쓴다고 변하는 건 없으니 남들 따라 편하게 적당히 즐기다 가자는 주의, 복잡하고 골치 아픈 사회 문제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최대한 외면하는 태도”. 이른바 ‘안변해교(敎)’인데 이 통념이 가장 강력한 곳이 대한민국 군대였다. 내년 2월부터 입영하는 병사가 비건인지, 할랄(이슬람 율법을 지켜 조리된) 음식을 즐겨야 하는 무슬림인지 적도록 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한단다. 육군 사병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3000㎉의 열량을 충족시키며 연두부, 김, 과일, 샐러드, 시리얼, 야채비빔밥, 비건 통조림 등으로 식단을 짠다고 한다. 현역 병사 중에는 채식과 무슬림 식단을 원하는 이가 각각 한 명씩 근무한단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비건이었다. 군대 식단의 변화를 통해 세상이 조금 더 다양하게 바뀌는 것을 절감한다. bsnim@seoul.co.kr
  • “여배우들 엄청난 에너지, 두 발 딱 버텨 보여줄게요”

    “여배우들 엄청난 에너지, 두 발 딱 버텨 보여줄게요”

    ‘브로드웨이 42번가’, ‘레베카’, ‘팬텀’ 등 20년 넘게 수많은 무대에서 정영주는 배우로서 강렬하고 화려한 존재감을 뽐냈다. 내년 1월 22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선 주연이자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이 무대를 준비하면서 머리카락은 물론 눈썹까지 하얗게 샐 정도로 한 작품에 몰두한 데는 그다지 큰 이유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무조건 해야 한다’는 마음만으로 생각도 못했던 공연 제작의 길에 발을 내디뎠다. 정영주는 2018년 국내 초연 무대에 선 첫날 곧바로 “이 작품, 꼭 앙코르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는데 재연을 맡을 제작사를 찾기 어려워지자 직접 라이선스를 가져온 것이다. 밤낮을 바꿔 미국 제작사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라이선스를 얻는 데만 8개월을 쏟았다. 직접 작품 설명을 들고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를 찾아 무대를 확정 지었다. 최근 정동극장에서 만난 정영주는 이토록 이 작품에 공을 들인 이유에 대해 그동안 쌓인 갈증을 풀 듯 터뜨렸다. “작품 자체에도 힘이 있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이 주는 힘이 정말 커요. 내로라하는 톱 남자배우들이 받는 개런티의 1만분의1도 못 받으면서 내는 에너지의 거룩함이랄까요. 간절함과 사명감으로 뭉친 에너지가 엄청나요.” 작품은 1930년대 스페인 농가를 배경으로 베르나르다 알바가 갑작스럽게 잃은 남편의 8년상을 치르며 다섯 딸들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여배우 10명이 무대를 채워 초연에서도 많은 화제가 됐다. “여배우 10명이 나오는 걸 이례적이라고 말하는 거, 촌스러운 현실이죠.” 여성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뮤지컬 시장에선 오래도록 남자들이 주인공이었다. ‘베르나르다 알바’를 비롯해 이른바 여성 서사 작품들이 대극장 무대를 채우는 것은 불과 2년 남짓만의 변화다. “여배우 10명이 신기해? 그럼 다음엔 11명, 12명으로 무대를 꾸며 줄게!” 이런 ‘승부욕’마저 들게 한 초연 멤버 8명에 이어 이번에 새로 10명의 배우를 더 모았다. 베르나르다 알바로 더블 캐스팅된 이소정부터 황석정, 강애심, 오소연, 김국희, 김히어라 등 그야말로 쟁쟁한 여배우들이 함께한다. 5명을 오디션으로 뽑는 데 500여명이 몰렸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도 남성 창작진의 편견이 아닌 배우들이 스스로 그들의 것으로 다져 갔다. 그는 이 작품을 “여자들만이 아닌, 세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라고 했다. “여성들 이야기로 장수했던 작품은 ‘넌센스’뿐이었던 무대에서 온전히 두 발을 딱 버티고 이야기할 거예요. 첫 술에 배부르지 않고 다음에도 계속해 나갈 겁니다.” 배우들이 연습실에서 나누고 있는 시너지를 고스란히 전달할 채비를 마친 정영주는, 이제는 그저 무사히 막이 오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안녕하세요. 서울신문 최영권 기자입니다. 오늘 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돌봄 공백이 커진 한국 사회에서 불과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알려진 ‘여수 냉장고 영아 시신 유기 및 아동 방임 사건’(여수 사건)과 ‘김포 양촌읍 쓰레기 산 남매 방임 사건’(김포 사건)의 닮은 점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두 사건 모두 쓰레기산에서 남매가 방치된 채 발견됐다는 점, 장기간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방임형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두 아동방임 사건을 되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두 사건을 현장에 직접 가서 취재하면서 발견한 닮은 점을 말씀드리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제2,제3의 여수·김포 사건 방지책에 관해 토론해보려고 합니다.■숨겨진 여동생의 존재, 오빠가 보낸 신호로 이웃이 알았다 두 사건 모두 어린 여자 아이가 집밖으로 나오질 않다보니 이웃 주민들은 여자 아이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두 아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쇠약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생후 27개월된 여수 선원동 아파트의 여아, 6살 먹은 경기 김포 양촌읍 여아 모두 구출 직후에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워 이유식 등으로 섭식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집안에 방치된 채로 있는 바람에 제대로 일어나거나 걷지를 못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공통점은 그럼에도 두 사건 모두 이웃 주민들이 초등학생인 남자 아이를 통해 ‘아동 방임의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점입니다. 여수 사건은 ‘큰 아들의 말과 행동’에서, 김포 사건은 ‘큰 아들의 울음’이 이웃들이 눈치 챌 수 있었던 신호가 됐습니다. ‘여수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윗집 주민은 아이가 혼자서 밤 8시가 넘어서 아파트 입구에 있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걸 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밥을 차려주곤 했습니다. 하루는 이 어머니가 “자, 밥 먹자”고 말을 했더니 아이가 “이거 밥 아니야”라며 손가락으로 찬장에 있는 과자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일곱 살 큰아들이 평소에 밥을 과자로 인식하고 있을만큼 친모가 아이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또 이 아이는 몸에서 악취가 났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반팔을 입고, 여름에는 긴팔을 입는 등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등 방임형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의 전형적인 특성을 띄고 있었습니다. 밤이 늦어도 아이가 집에 갈 생각을 하질 않자 “동생 혼자 있으면 무서울텐데 얼른 집에 가야지”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라고 말을 했고, 윗집 어머니는 큰 아이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음날 이 분은 아랫집 주민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냐고 물어본 뒤 “큰 아이가 말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주민들은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지난해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2013년생인 일곱 살 남자아이는 자신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자녀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일종의 돌봄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은 평소에 함께 아이들을 돌보면서 깊이 교류했고, 이웃집 사정을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이웃 엄마들은 서로의 아이들의 통학을 도와주었습니다. 서로 아이들의 식사도 같이 차려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의 큰아들도 함께 차를 타고 와서 이웃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없어 아파트 앞 주차장이 놀이터 구실을 하고 있었고, 저녁 무렵 어둑해지면 아이들이 혹여라도 차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곤 했습니다.조씨의 큰 아이가 이웃집 아이들의 자전거를 빌려서 타다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조씨가 사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큰 아이가 차 사고를 당한 날 조씨 집안으로 뛰어 올라온 주민이 쓰레기 더미가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신고자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의 여동생을 직접 본 이웃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조씨에게 직접 “XX이(일곱살 큰아들의 이름) 동생 있다면서요?”라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조씨는 “내 아이가 아니다. 지인의 아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주민들이 쌍둥이 여아의 존재를 의심했지만 신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밥을 굶고 다니는 큰 아이를 돌본 사려 깊은 윗집 주민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포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이 집이 어려운 사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2017년 12월쯤 입주한 유씨가 월세가 10번 넘게 밀리면서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유씨의 사정을 알고 월세 일부를 받지 않고 계속 살게 해줬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는 옆집 세입자의 전화를 받고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은 “여자 아이의 울음 소리는 아니었고 남자 아이의 울음 소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여수 사건과는 달리 이 빌라에는 영유아들이 살고 있지 않았고, 당연히 ‘돌봄공동체’가 없었습니다. 이 빌라에 이 또래의 아이들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에 저녁 때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층에 6가구가 살고 있는 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부엌 겸 거실이 하나 있고, 방 그리고 베란다가 있는 7평 남짓한 곳입니다. 즉, 가족이 살기에는 충분치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25일에 만난 빌라 주민들은 인근 김포 신도시에서 직장 통근을 위해 집을 구한 남성들이었습니다. 대부분 보증금500만원에 55만원의 월세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남자아이의 여동생의 모습을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고 두 아이 키워야 했던 두 엄마 두 사건의 두 번째 공통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친모가 혼자서 두 아이를 양육했다’는 것입니다.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고소득을 버는 가정에서도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고 해내는 일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와 김포 사건의 친모 모두 혼자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매일 저녁 6시 집을 나서 유흥 업소 주방에서 일하다 새벽 3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밤을 샌 조씨는 집에 돌아와서 잠을 청한 뒤 다시 일을 나가야 하는 일상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과 통화가 닿은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며 “한부모 가정 수당을 41만 5000원씩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부에게 양육비를 받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대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세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하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도 ‘독박 육아’ 상황에 처한 두 엄마를 도와줄 가족조차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수치심은 왜 친모 혼자만의 몫인가. 여수 김포 사건의 세 번째 공통점은 ‘두 엄마가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저장강박으로 알려진 이 정신 질환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에 빠진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릅니다. 호더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저장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호더는 보통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건의 친모 모두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끝까지 숨기려 했습니다. 아동 방임이 아이들의 목숨을 잃게 하고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평소 한부모 가정이 받던 사회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느끼는 사회적인 고립감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컸을 것입니다. 여수 사건의 조씨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미혼모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도 한부모가정 수당을 받으면서 혼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또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길어지면서 돌봄 노동의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는 서울신문이 ‘외벌이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특별한 사정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이웃 주민들은 조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공공돌봄시설에 맡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밤에 일하는 자신이 아이를 잘 못 챙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고, 아이가 다른 집단에 가서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을 꺼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방임형 아동학대’는 학대로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또 피해자인 아동들도 친모로부터 방임형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해자인 친모와 피해 아동 사이에 애착 관계가 형성돼 있기도 합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더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도 방임에 익숙해진 아이가 원가정의 문제점을 모르고 오히려 ‘집이 좋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엄마, 아빠가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명백히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 중에서도 방임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체학대(51.8%) 다음으로 방임학대(21.4%)가 많고 중복학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37.5%에 달합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손지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어린이집 등 상시 등원기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방임형 학대 징후를 보이는 아동을 적극 발견해 신고하고,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활용해 병원에 오지 않는 아이를 가려내야 한다”면서 “학대 가해 부모가 양육 방법을 모른다거나, 양육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원인을 파악해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김포 사건이 여수 사건보다 더 빨리 해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여수 사건이 해결돼 가는 타임라인입니다. 2020년 11월 6일 오후 5시, 윗층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아랫집에 사는 아이가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왔는데 아이 몸에서 악취가 난다. 이 집에는 어머니와 두 아이가 산다”며 “집 안을 우연히 봤는데 쓰레기가 가득하다. 청소를 해줄 방법이 있겠냐”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11월 10일 같은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2번째 신고를 합니다. 이때 처음으로 ‘쌍둥이 동생의 존재’에 대해 언급합니다.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과 오후 8시 10분 2차례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11월 12일 여천동주민센터가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여수시청 여성가족과에 사건을 보고했습니다. 11월 13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친모 조씨를 만나 면담을 했습니다. 조씨는 집 안에 쌍둥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지인의 자녀를 돌봐주고 있다”고 둘러댔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27개월된 쌍둥이 여아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도 출생 등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아이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명이인이 있었지만 주소지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11월 17일 친모 조씨는 ‘한부모 가정 복지 급여 신청’을 위해 11월 17일 동사무소에 오기로 했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직원과 20일에 재방문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1월 20일 아동학대로 판단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을 대동해 여수 선원동의 조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쓰레기 산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어른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돼 있었고, 쓰레기 산에 있다 구조됐습니다. 11월 25일 여천동주민센터 직원들과 청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5톤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11월 26일 청소를 했음에도 쌍둥이 동생이 발견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느낀 최초신고자인 윗집 주민이 다시 오전 9시18분쯤 여천동주민센터에 3번째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는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에 다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쌍둥이 동생이 있는게 맞느냐”는 탐문 수사를 벌인 뒤 11월 27일, 다시 조씨의 집을 수색해 냉장고에서 쌍둥이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의 친모인 조씨는 주민센터의 대청소 때 자신의 회색 아반떼 차량에 아이 시신을 숨긴 뒤 청소가 끝난 뒤 다시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뒀습니다. 11월 30일 여수경찰서는 친모 조씨가 구속된 상태로 아동학대죄와 사체유기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2018년 자택에서 쌍둥이를 혼자서 출산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숨진 쌍둥이 영아의 시신에서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혼모인 조씨는 첫째 아들만 출생신고를 했고, 2018년 낳은 이란성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생계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유흥업소 주방에서 일하는 동안 일곱살 남아와 두살 여아는 어른 없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여수 사건은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집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판단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물론 주민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인 부모가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방문을 열고 강제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천동주민센터는 주민 최초 신고가 일어난 11월 6일에는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고, 4일 뒤 동일인의 2번째 신고가 들어와서야 현장 방문을 했습니다. 그사이에 적절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 측은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 살고 있다’는 신고에 대해 “단지 쓰레기를 청소해주면 되는 문제로 여겼다”고 신고 내용을 기계적으로만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판단을 한 것입니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친모 조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때 곧바로 경찰에 알렸더라면 조금 더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친모 조씨가 철저히 쌍둥이 영아 시신을 숨겼습니다. 조씨는 집안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주민센터에도 27개월된 쌍둥이 여아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둘러댔습니다. 또 조씨의 큰아들(7)은 밝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큰 아이와 친모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육복지사조차도 아이가 아동 방임에 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수시청을 칭찬하고 싶은 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사건 해결 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최대한 자세히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교훈을 얻고 복기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어쩌면 판박이 사건인 김포 사건의 처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건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김포 사건의 개요입니다. 2020년 12월 16일, 경기 김포 양촌읍의 한 빌라 집주인이 양촌읍사무소에 “아이 울음 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양촌읍사무소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읍사무소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곧바로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12월 18일,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김포경찰서가 현장을 방문해 열두살 남자 아이와 여섯살 여자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방치돼 있는 걸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아이 엄마인 유모 씨는 경찰과 함께 동행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12월 26일에는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불과 2주 정도 전에 일어난 ‘여수 사건’이 준 교훈 때문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여수 사건보다 사건 해결 과정이 신속합니다.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사실 아동 방임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여수 선원동 아파트 이웃들이 돌봤던 초등학교 1학년생인 큰 아이였습니다. 이웃들은 큰 아이가 평소에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동생들을 챙겨줄 정도로 “싹싹하고 세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전남아동보호기관에 따르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는 아직도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현재 친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가 구속 기소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를 보지 못할 것이고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에서 장기보호를 받으며 자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엄마를 보지 못해 상처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검사가 친권상실 청구를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아동학대를 한 전력이 있는 원가정에서는 다시 방임형 아동 학대를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룹홈에서 성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검사의 판단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구속 입건된 김포 엄마 역시, 둘째 아이의 몸 상태를 생각한다면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친권 박탈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건은 한 아이를 돌보는 문제를 개인의 책임에만 떠맡겨선 안될 문제이며, 또 이웃의 작은 관심이 방임형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할 차례입니다. 사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25일 저녁 이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아이를 저렇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잘못한 건 처벌 받아야합니다”라면서도 “가해 엄마도 안타깝네요. 우리가 보듬어야 할 이웃이었네요”라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도 적용됩니다. 딱한 사정을 알고 월세를 받지 않았던 김포 양촌읍 빌라 주인, 아이 밥을 친모 대신 차려줬던 여수 선원동 아파트 윗집 어머님처럼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국가는 국민의 어려움을 알려고 마음 먹으면 알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는 상황이라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발굴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체납된 요금 고지서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가스비, 전기세, 월세 등 살기 위해 필수적인 돈이 오랫동안 연체되는 건 위기 가정이 보내는 공통된 신호입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서울신문 취재 결과 500만원 넘는 건강보험료를 비롯해 가스비, 전기세 등을 미납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500만원 넘는 월세를 열달 넘게 내지 못해 2017년 12월 입주하며 맡긴 보증금을 모두 차감한 뒤 보증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상황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 등 필수 요금 미납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 취약계층의 존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주민센터에서 사례 관리에 들어가게 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미납된 요금을 읍면동 주민센터, 시군구청 단위에서 즉시 알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하고, 위기 가정을 발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법을 만드는 것도 여수 김포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사건은 ‘국가 실패’ 사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아이는 학대나 방임을 받지 않고 클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자신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을 마땅히 구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위험한 재난이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은 충분한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핑계로 국가가 뒷짐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국가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부작위에 의한 아동학대 방조’이자 ‘직무유기’가 아닐까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하늘 박유선 “원진살 말한 점집, 결혼하지 말라고...” [EN스타]

    이하늘 박유선 “원진살 말한 점집, 결혼하지 말라고...” [EN스타]

    그룹 DJ DOC 이하늘과 전 아내 박유선이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에는 11년 연애, 동거 끝에 지난 2018년 결혼했지만 약 1년 만에 이혼한 이하늘, 박유선이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하늘은 “부부 관계가 참 어려운 거다.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부부가 누구나 싸우고 헤어질 수 있다. 근데 사람들이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더라.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비록 헤어졌지만 잘 지낼 수 있구나, 이혼이 무조건 실패는 아니구나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유선은 “제가 너무 좋아해서 시작된 관계다. 20살 연말에 만났다. (이하늘이) 영화처럼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때부터 11년 연애하고 31살에 결혼했다. 그리고 2020년 3월, 33살에 이혼했다”라고 밝혔다. 이혼 후에도 종종 만난다는 두 사람은 이날도 어색함 없이 서로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후 식사를 하게 된 자리에서 박유선은 ‘원진살’(부부간에 까닭도 없이 서로 미워하는 한때의 기운) 얘기를 꺼냈다.박유선은 “우리 점보러 간 곳 기억나냐. 원진살 처음 얘기했던 곳. 거기 엄청 용한 곳이라더라”고 말했다. 이하늘은 “우리 원진살 처음 얘기한 데? 근데 그 무속인이 우리 이혼한다고는 얘기 안 했었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박유선은 “하지만 결혼은 하지 말라고 했었다”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박유선은 또 “광주에 갔을 때 거기가 정말 잘 맞히고 소름끼쳤다. 우리 결혼 날짜를 잡고 갔었지 않냐”라며 “결혼 날짜를 잡았다고까지 얘기했는데, 하지 말라고는 안 했고 좀 나중에 하라고 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점은 점이지, 뭐”라고 말했다. 특히 박유선은 “어쨌든 결혼 하고 싶어서 했잖아”라고 했다. “후회해?”라는 이하늘의 질문에는 “아니”라고 짧게 답했다. 이하늘은 “나도 후회 안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혼 한 건 후회해?”라는 질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박유선이 “고민되나 보네?”라고 하자, 이하늘은 살짝 미소만 지었다. 이어 “카메라 앞에서 밥 먹으면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박유선은 “알겠어. 무슨 마음인지”라고 답했다. 이후 이하늘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게 끝내자고 해서 끝내놓고 마음이 정리가 다 안됐나?”라더니 “방송한다고 할 때 주변에서 ‘왜 봐? 미쳤어? 제정신이야?’ 하더라. 그런데 ‘왜 보면 안되지? 왜 만나면 안돼?’ 싶더라”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박유선 또한 “‘왜 보냐,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너네 다시 살아, 안될 게 뭐 있어’ 하더라. 저는 다 열려 있다. 어떤 이유든지 안될 건 없지 않냐”라고 했다. 그는 “둘만 같은 타이밍에 같은 마음이라면 될 텐데 그게 지금은 아닌 거다. 아니라기보다 아직은 모르겠는 거다. 헷갈리는 것 같다”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배추밭’ 정용진과 ‘행복정담’ 최태원…오너들이 유튜브에 떴다

    ‘배추밭’ 정용진과 ‘행복정담’ 최태원…오너들이 유튜브에 떴다

    #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녹색 배추밭. 정용진(52) 신세계 부회장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배추 한 포기를 뽑아든다. 이내 정갈하게 차려입고는 익숙한 솜씨로 배추전과 배추쌈, 겉절이를 뚝딱 만들어낸다. 영상 말미 손수 만든 배추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에선 차세대 ‘먹방’ 스타의 기질도 엿볼 수 있다. # 검은색 헌팅캡과 쉐프복을 차려입은 최태원(60) SK 회장이 SK하이닉스 2년차 젊은 사원과 주먹을 부딪치며 ‘힙한’ 인사를 나눈다. 이들이 만난 이유는 SK에 30년 가까이 근무한 직원들에게 최 회장이 직접 요리를 대접하기 위해서다. 회장이 손수 만든 음식에 “짜다”는 직언도 서슴지 않는다. 편안한 분위기 속 최 회장과 직원들은 자신들의 청춘을 바친 회사와 인생에 대한 속 깊은 얘기를 터놓는다. 재계 오너들이 유튜브를 활용한 소통에 나서고 있다. 권위적일 거란 편견에서 벗어나 직원과 소비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스타그램 스타’다. 그의 인스타그램 아이디(ID)는 ‘yj_loves’다. 25일 49만 9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게시물은 25개에 불과하다. 게시물은 정 부회장이 직접 관리한다. 신세계그룹 홍보팀 관계자들도 정 부회장이 어떤 게시물을 올리고 지우는지 알지 못한다. 가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해 홍보팀을 당황케 한 적도 많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24일 올린 ‘옛날통닭’ 관련 게시물이다. 신세계 한식 브랜드 ‘올반’에서 내놓은 옛날통닭 제품을 홍보하는 내용. 글도 매우 짧고 간결하다. ‘#올반 #옛날통닭 #강추 #에어프라이어 180도 20분’ 이마트는 정 부회장의 인기를 십분 활용했다. 1분 54초 광고 영상 모델을 정 부회장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마트가 공수하는 해남배추를 홍보하는 영상이다. 정 부회장이 배추밭에 직접 나와 배추도 뽑고 요리도 한다. 지난 17일에 올라온 이 동영상은 약 일주일 만에 조회 수 66만 8000여회(25일 기준)를 기록했다. 최 회장도 소통을 강조하는 재계 오너 중 하나다. 직접 계정을 운영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유튜브 SK 채널을 통해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며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인 ‘행복’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SK 구성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사내방송에 등장해 직접 ‘라면먹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SK그룹이 지난 22일 올린 ‘행복정담 SK와 인생’은 최 회장과 막내급 젊은 직원이 30년 이상 SK에 몸담은 직원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컨셉이다. 22분간 최 회장과 직원들의 진솔한 대화가 이어진다. 25일 기준 조회 수는 7600여회에 이른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의 행보가 다른 기업 총수에게도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총수 개인의 성격과 의지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거란 견해를 내놓는다. 오너리스크가 심한 기업은 오히려 이런 움직임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재계에서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가운데 회사의 이미지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전문가인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 1세대 창업자는 ‘명령해서 움직이게 하는’ ‘명동’ 리더십이 강했지만 최근 오너 3~4세들은 ‘소통과 공감대를 통해 직원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공동’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총수를 비롯한 오너일가들은 권위라는 무거운 옷을 벗고 수평적이고 쌍방향 소통을 강조하는 활동을 통해 기업의 실적 향상은 물론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도 높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스릴 넘치는 스틸 농구… KGC ‘뺏고 또 뺏고’ 승승장구

    스릴 넘치는 스틸 농구… KGC ‘뺏고 또 뺏고’ 승승장구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안양 KGC는 뺏고 또 뺏는다. 재치 있는 수비가 화려한 공격으로 이어지다 보니 ‘수비 농구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팀도 2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이번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다섯 글자 출사표로 “뺏고 또 뺏고”를 말했다. 현역 시절부터 스틸에 눈을 떴던 경험과 감독 부임 이후 한 시즌만 빼고 팀을 내내 스틸 1위로 만들었던 자신감이 묻어났다. KGC의 스틸은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다는 점, 어떨 땐 스틸 후 득점까지 채 3초가 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지난 2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3쿼터 막판 68-69로 뒤지는 상황에서 이재도의 스틸이 역전 득점으로 이어진 장면이 대표적이다. 후속 득점도 문성곤의 스틸에서 이어지며 분위기를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KGC는 경기당 평균 8.8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으로는 203스틸로 2위 서울 SK(174스틸)와도 격차가 크다. 여기에 블록도 경기당 평균 4.5블록으로 전체 1위를 달릴 정도로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김 감독은 24일 “선수 시절부터 좋아해서 스텝, 손 방향 등 연구를 많이 했다”며 “뺏는 농구가 많이 움직이고 화려한 플레이도 많이 만들어 낸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감독의 철학에 따라 KGC 선수들은 따로 세밀한 훈련도 한다. 스틸은 단순히 손으로만 뺏는 것이 아니라 공의 흐름을 읽고 발도 따라가야 하다 보니 챙길 부분이 많다. KGC의 뺏는 농구는 단순히 스틸 개수가 많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낸다. 김 감독은 “언제든 스틸을 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수비를 해야 선수들이 쉬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다”면서 “경기도 재밌어진다”고 웃었다. 선수들도 뺏는 농구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모비스전에서 결정적인 스틸과 블록을 선보인 문성곤은 “지키는 수비가 있고 공격적인 수비가 있는데 우리는 공격적인 수비가 돼서 스릴 있고 재밌지 않나 싶다”며 “선수들도 스틸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정영애 “박원순 권력형 성범죄 맞다”

    정영애 “박원순 권력형 성범죄 맞다”

    박 전 시장 5일장도 적절하지 않아변창흠 ‘여성 화장 발언’도 부적절탁현민 저서 “왜곡된 성인식” 일침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임을 명확히 했다.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시 5일장으로 치른 것 역시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시장이 가해자가 맞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여권 인사들의 성범죄 의혹과 부적절 발언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정 후보자는 ‘내년 4월 보궐선거가 권력형 성범죄로 촉발된 것을 인정하느냐’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여가부가 피해자를 피해 고소인으로 지칭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피해자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쓴 편지가 공개된 데 대해서는 동의 없이 피해자 정보 등을 공개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자 2차 가해임을 명백히 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은 2016~2018년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쓴 편지를 SNS에 올렸다.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도 해당 사진을 공유했고, 그 과정에서 실명이 노출돼 논란이 됐다. 다만 원인을 제공한 집단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시장, 오 전 시장이 가해자가 맞느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도 “피해자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피해자를 지원하는 측에서는 가해자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고인이 됐고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여권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전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여성들은 화장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과 밥을 먹지 않는다’는 변창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적절하지 않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과거 저서에 여성 비하적 내용을 적은 데 대해선 “왜곡된 성인식에 의한 글”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내년에 입법 공백이 생기는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한 질문에는 “법률로 처벌하기보다는 여성의 건강권이나 재생산권 보장을 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게 기본 소신”이라며 “새로운 법이 마련될 때까지 여성들이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방송인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에 관해선 “현실 변화와 맞춰 가는 가족 정책들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판사 출신 이수진 “괘씸죄로 단죄…정경심, 징역 1년이면 충분”

    판사 출신 이수진 “괘씸죄로 단죄…정경심, 징역 1년이면 충분”

    “정경심 징역 4년, 아무리 생각해도 과해”“괘씸죄로 단죄한 판결에 많은 국민 좌절”“따뜻한 가슴으로 편견없이 대해야” 비판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1심 재판부를 겨냥해 “징역 1년이면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상식적인 항소심 재판을 기대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전날 “조 전 장관 청문회가 시작할 무렵부터 본 재판의 변론 종결일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한 사실이 없다”며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 4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에게 유례가 없는 별건 수사와 먼지털이식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의 총공세였다”며 “설령 ‘표창장 위조’ 등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징역1년이면 충분한 사안으로 보인다. 부당한 양형”이라고 밝혔다.그는 “같은 판사는 2008년 1월 22일,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학원강사로 취업한 모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적이 있다”며 “그 당시 판결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징역 4년 선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고 판결이 부당함을 거듭 주장했다. 이 의원은 “무죄추정의 원칙, ‘합리적 의심이 존재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해야 한다’는 형사법정의 대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법관의 애씀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괘씸죄로 단죄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는 판결 앞에서 많은 국민이 좌절했을 거라 생각하니 전직 법관으로서 가슴이 아프다”라고도 했다. 그는 “사법부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따뜻한 가슴으로 편견없이 피고인들을 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항소심에서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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