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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유 댐 칭크”

    물론 그런 의도는 없었겠지만,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발표한 진화론은그의 학문적 업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류의 오만과 편견을 확산시키는 불행한 결과를 불러들였다.누구나 알듯 진화론은 19세기 중엽 찰스 다윈이 생물계는 적자생존(適者生存)·약육강식(弱肉强食) 등의 방법으로 진화한다고 주장한 학설이다. 그러나 진화론이 발표될 당시 구미(歐美) 여러 나라들은 바야흐로 산업혁명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자본주의경제를 무르익혀서,터질 듯 팽창해진 국력을밖으로 뻗쳐나가던 때였다.영국 등 힘센 나라들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든자유방임적 경제주의와 식민지 강점(强占)의 경쟁적 제국주의가 서로 손을잡고 세기를 풍미했던 때 등장한 진화론은 이들 나라의 확장정책에 더 없이좋은 명분과 당위성을 제공했던 것이다.‘인간도 생물이니 약육강식은 당연하고 말고…’였다. 이와 함께 아리안,슬라브,앵글로색슨족(族)들은 저마다 환경에 잘 적응해서강한 자로 잘 살아가는 적자(適者)로서의 우위를 주장하며 흑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론을 고착시켜 나갔던 것이다. 지난달 27일 아침 뉴욕 북서부 빙엄턴 뉴욕주립대 기숙사 앞에서 일어난 집단폭행사건은 이처럼 뿌리깊은 아시아계 인종차별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이날 레슬링부 백인학생들은 아무런 이유없이 존 리(19) 등 한인학생 4명에게 라이터 등을 집어던지며 “유 댐 칭크(You damn Chink·빌어먹을 중국놈)”라고 욕설을 퍼부었다.백인학생들은 항의하는 한인학생들에게 뭇매를가해 존 리군은 두개골이 깨지고 뇌출혈을 일으켰으며 다른 학생들도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보도됐다.칭크라는 말은 중국인을 경멸하는 것이지만 아시아계의 미국이민이 늘면서 일반적으로 아시아인을 심하게 욕하는 말로도 널리쓰인다는 것이다.이 사건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자 이 학교 아시아계 학생들은 계속 시위를 벌였고 주민들도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인종차별국가의 오명을 씻어 없애야 한다.공존의식으로 용해돼야 한다.찰스 다윈도 생물계가 약육강식만이 아닌,상부상조에 의해 더불어 번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후세학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여러 인종,여러 민족의 이민으로 우뚝선 나라다.얼마전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 이민자들을 늘려야 고임금 인플레를 막고 경제가 산다고 주장했다.플로리다주의 경제가 언제나 활기를 잃지 않는 것도 쿠바난민들의 유입 때문인 것으로 이미 오래전경제학자 레스터 더로에 의해 분석됐다.왜곡된 다윈주의는 미국에서 사라져야 한다.더욱이 미국 백인 대부분은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기독교인들 아닌가. 禹弘濟 논설주간hjw@
  • 책/ ‘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 ‘반야심경...’

    ◎한국병 뿌리 고쳐야 미래가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근본을 생각하자’ 우리나라가 21세기에 선진 문명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많은 지식인들과 언론매체들이 새 밀레니엄을 맞아 여러가지 해법을견해를 피력해왔다.그러나 대부분 단편적이거나 일부분만을 바라본 견해여서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전 문화일보와 인천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이자 사회평론가인 이성주씨는 ‘문명의 발전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역사적 발전을 꾀하려는 노력에의해 이뤄진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그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즉 인간의식의 일대전환이라고 단언한다.이씨는이런 주장을 최근 펴낸 ‘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지식산업사 펴냄)에담았다.30여년동안 언론인으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끝에 찾은 결론이다.한마디로 새로운 ‘의식개혁론’인 것이다. 책은 이른바 한국병으로 일컬어지는 연고주의와 편견,획일성과 집단주의 등각종 사회적 폐단의 실태와발생원인을 살펴본 다음 동서양 고금의 사례를검토한다.이어 문명과 계급의 형성,동서양 격차의 발생원인과 과정 등에 대해서도 독특한 견해를 펼친다. 광범위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술술 읽는 중 ‘느낌’을 갖게 한다.‘정말 이런게 우리 문제이구나’하고 깨닫게 해준다.책은서양의 한 과학사가의 언급으로 끝맺는다.‘근대서양의 과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없이 싹 틀 수 없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극복 없이 성장할 수 없었다’저자는 이 말로써 우리가 스스로를 극복(개혁)하지 않으면 선진문명국가의달성이 요원하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밝힌다.값 1만원. 박재범기자 jaebum@. ◎쉽게 풀어쓴 반야심경. 반야심경을 쉽게 풀어쓴 ‘반야심경-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한국불교연구원 펴냄)가 발간됐다.저자는 명상불교 이론가인 김사철씨와 불교학자인 황경환씨. 반야심경은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불자들이 아침 저녁으로 독송하지만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이는인도말을 한문으로 다시 옮긴 탓이다. 반야심경의 원문은 ‘프라즈냐아 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라(prajna paramita hrdaya sutra)’.모두 260자이다. 이 책의 가치는 반야심경의 핵심인 다섯개의 짧은 만트라(주문),즉 ‘가테가테,파아라가테,파아상가테,보디,스바아하아’(간다 간다,넘어간다,넘어가버렸다,붇다,내고향으로)를 쉽게 해설한 데 있다.이 구절의 해설은 불교계에서는 한국 불교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성과라 평가하고 있다.값 7,500원. 정기홍기자
  • [대한시론] 정치를 투기판으로 만드는 사람들

    사람들은 왜 정치에 매혹되는가? 정치는 ‘권력에의 길’이기 때문이라 한다.그렇다면 권력은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소영웅주의적인 권력관이나 권력이 부귀영화를 약속하던 봉건사회의 권력구도 때문에 이 모양인가? 지금은 명색이나마 민주주의를 말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권력에의 길로 나선사람들이 정치가 돈벌이 잘되는 장사라고 내놓고 말하진 못한다. 권력의 자리를 차지해 좋은 일을 하겠다고 핏대를 올린다.일찍이 이승만은 나라를 세운다고 했고,그의 그늘에 정체를 감춘 친일파는 반공애국을 한다고 했다. 이승만 이후시대의 군사독재는 ‘근대화’를 한다고 탈취한 권력으로 거만의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군사정권 30여년에 자기 본업을 집어치우고 권력에의 길로 뛰어든 이들이 줄을 이었다.학자가 강단을 등졌고,기자가 붓을 버리고 감투에 매달렸고,관직을 발판으로 정계에 뛰어든 관리가 더 위세좋은 감투를 차지했고,법률가가 법전을 팽개치고 밀실정치로 날을 지새는 재미에 빠졌다. 기업은 정경유착에서 벼락부자의 비밀을 체득했다.군인이 정치연단에 서는판에 그에 못지않게 약삭빠르고 야심 있는 사람들이 정상배의 이득을 놓치지않았다. 그래서 기회주의와 출세주의가 판을 치는 세태가 되어 정치란 직업은 몫이 좋은 큰돈 만지는 직업이 되었다.이른바 ‘대가성 없는 돈’(?)이면‘정치자금’이라는 면죄부로 그 취득의 합법성이 보장되었다. 결국은 이렇게 막가다가 지금은 몽땅 망하게 되었다. 정치가 투기판이 되고 그러한 카지노에 무법자의 마피아가 합세되면 나라는망한다. 표 모으는 기술이 진실이 전무한 빌 공(空)자의 공약이 되니,아무도안 믿는다. 그런데도 상대방을 공략하는 데는 말로 해야 하는 싸움이니,거짓말도 거창한 거짓말이 난무한다.히틀러는 대중은 조그만 거짓말은 의심해도 엄청난 새빨간 거짓말엔 속는다고 했다.히틀러의 이런 선동술을 체득한 그의 제자들이어찌 이리 많은지…. 문제는 유권자가 바르게 투표하면 된다고 한다.옳은 말이지만,이 유권자를미치게 하는 마약으로 정치판에서 애용되어 오는 것이 지역감정의 자극 선동이고 뒷구멍에서 학연과 각종 연줄로 패거리짜기이다.그것으로도 효험이 없으면 ‘안보’ 귀신과 ‘빨강색’ 칠하기 요술방망이를 휘둘러댄다.50여년을써먹어도 아직도 유효한 처방으로 정상배의 단골처방이 되고 있다. 결국 돈벌이 정치,투기판 정치는 우민정치,바보놀이 정치로 이어져왔다.친일파가 일본제국주의자들로부터 크게 배운 것은 ‘조선사람은 때려야 한다’는 우민관이고 민족멸시이다.대중을 경멸·멸시하여 원색적 감정의 자극으로조정·관리해온 조선총독부의 지배정책에서 배운 것이다. 일찍이 강동진이 쓴 ‘일본의 조선지배정책사 연구’(도쿄대 출판회)를 보면 일제가 우리를 얼마나 철저하게 타락시키고 바보로 만들어왔는가 하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승만시대 이래 친일 기득권세력은 국민을 바보로 보았다.군사정권에서는모든 국민을 이등병으로 처우하는 사회의 병영화를 꾀했다.이러한 구 시대의부끄러운 잔재에 도사린 사회적 편견을 개인이나 당파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악용하는 것은 가장 악질적인 것이다. 지금 선거전을 보면 시민을 깔보고 원색적인 자극 과장과 왜곡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자들이 겁도 없이 날뛰고 있다.밝은 대낮에 모두가 보고 듣고있는 데서 유치하고 치사한 거짓말을 태연히 하고 있는 자들이 사회의 지도층을 자처하고 있다.시민의 감정을 자극시키려고 상궤를 벗어난 모함도 서슴지 않고 있다. 상품을 팔기 위한 거대 광고도 피해가 많지만,정치광고의 속임수는 나라와사회를 통째로 망치는 무서운 해독을 끼친다.그래서 우리는 정치에서 무책임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 [사설] 아직 冷戰사고 못버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3·10 베를린 선언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여론조사 결과 우리국민의 73.5%가 베를린 선언에 공감과 지지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남북간의 화해·협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대북 포용정책 추진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데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또한 미국,일본정부도 베를린 선언을 지지한 가운데 대북접근정책을 강화하고 있다.유럽연합(EU)4개국도 베를린 선언의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도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10일자 인민일보는 “북한은 마땅히 한국의 특사교환 제의를 받아들이고 이산가족 상봉제안을 수용해야 한다”며 비교적 강도높은 지지논평을 냈다.그러나 베를린 선언에 대한이같은 국내외의 긍정적 반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부에서 논란을 빚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베를린 선언을 총선용의 ‘신북풍론’이라며 정치공세를 제기한 것이 그것이다.또 일부언론은 북한의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남북대화를 구걸하고 있다는 식의 악의적인비판도 하고 있다. 우리는 베를린 선언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반향은 냉전적 대북인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아직도 냉전인식을 버리지 못한 아집과 편견에서 바뀌는 시대적 실상(實相)을보지 못하는 괴리현상이다.다시말해 민족분단 반세기 동안 ‘정형화’된 이념의 프리즘을 통해 북한을 상대하는 냉전적 발상의 고정관념에 묶여 있는것이다.물론 북한의 대남전략이 포기되지 않았고 한반도 안보적 위협이 상존하고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다만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화해·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현실적 방안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만약일부의 주장대로 대북 포용정책이 비현실적 방안이라면 생산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그러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명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식상한 정치적 공세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더욱이 “봉쇄정책이 옳으냐 포용정책이 옳으냐”또는 “대북지원을 할거냐 말거냐”하는식의 한물간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해선 안된다.북한에 대한 냉전적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전적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도 최근 폐쇄주의 노선에서 국제화·개방화의 길을 모색하는 징후가엿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언어의 유희일 뿐인 비생산적 논쟁을 지양하고 북한과 북한주민을 함께 살아갈 우리의 반쪽으로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민족분단의 역사를 종식시킬 것인가 하는 대승적 문제에 관심을모아야 할때라고 생각된다.
  • [4·13총선 D-29] 4黨 票心공략 이모저모

    *민주당. 여권은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쟁점화하려는 ‘국가빚’과 ‘정치불안론’에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공천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야당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총선에서 이를 바로 알려당과 국민을 위해 안정의석을 확보하라고 당부했다. 민주당도 공명선거 실천 및 필승결의대회에서 한나라당의 ‘견제론’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먼저 김 대통령은 ‘정부가 경제·외교·남북관계는 잘하는데,정치는 못한다’는 일부 여론을 의식,“정치는 정당과 국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전체의 자유와 인권을 어떻게 신장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강조한뒤 인권법,시위집회의 자유 보장,최루탄과 화염병 근절,여권 신장 등을정부의 실적으로 열거했다.이어 “정치가 국민의 기본권리를 보장하고 자유를 향유한 것은 정치가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또 ‘재정적자’ 주장에 대해 “우리의 재정적자는 GDP의 23%로 선진국에 비해 낮고,이것마저도 과거정권때 나라를 거덜내 은행과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 쓴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 역시 결의대회에서 “한나라당은 2,3년 내에 IMF금융사태와 같은 제2의 국난이 일어날 수 있다는 등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하고 있다”면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그들은 정권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올수 있다”고 공격의 목청을 높였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도 이번 선거전에서 한나라당의 발목잡기를 문제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그는 “국민에게 한나라당의 오만과 편견,국정방해를비롯,용공음해와 지역감정 조장 등을 고발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나라와 경제를 망친 당,국익을 무시하고 당리당략에 빠진 당이라는 점을 적극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李仁濟)선거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국민의 개혁 요구에 부응하고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 *한나라당. 강원지역 민심 잡기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민국당 바람 차단을 위해 영남권 챙기기에 주력하느라 상대적으로‘발길’이 뜸했던 강원지역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4일 오전 속초·고성·양양·인제(鄭在哲)에 이어오후 강릉(崔燉雄),동해·삼척(崔鉛熙) 지구당 정기대회에 잇따라 참석,바람몰이에 나섰다. 이 지역이 ‘안보벨트’ 지역임을 감안,안보문제를 주로 들고 나왔다. 이총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관련,“그동안 현대를 통해 북한에 달러를 줬는데 이제는 국민 세금으로,빌린 돈으로 북한을 돕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까지 위협하는 3단계 대포동 미사일을 만들고핵개발 능력을 갖췄으며 언제 남한을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총선을 한달 앞두고 외국에서 ‘베를린 선언’을 한 것은 총선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그렇다면 ‘베를린 선언’이야말로 신북풍”이라고 주장했다. 이총재는 이어 동해안 지역 어민들의 표를 겨냥,“현 정권은 한·일어업협정으로 우리 어민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고 생업을 잃게 했는데 우리 당이 제안한 수산업 발전기금 3,000억∼5,000억원 지원조차 가로막았다”면서 “현 정권은 거짓과 약속위반의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총재는 아울러 “지난 2년간 이 정권은 우리 당 의원을 30여명이나 빼내가 과반수를 만들어 국정을 마음대로 했다”며 일부 강원지역 의원들의 당적변경을 비난한 뒤 “강원도의 힘을 모아 이번 선거에서 따끔한 채찍질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광숙기자 bori@.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14일 경북 김천(위원장 金東完)과 안동(위원장 姜聲龍)을 잇따라 돌며 ‘영남권 세몰이’를 계속했다. 김 명예총재는 대구·경북(TK)정서를 의식,‘박정희(朴正熙)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주력했다.그는 “박 전대통령이 선두에 서서 30여년간 개발을주도해 우리나라는 단시간내에 놀랄 정도로 발전해왔다”면서 “이같은 발전의 기초는 박 전대통령이 모두 깔아놓았다”고 주장했다.이어 “대통령 자리에 3년만 앉으면 황제같은 위치에서 ‘내것은 내것이고,네것도 내것’이라는‘놀부사상’이 생긴다”면서 “대법원장의임기가 남아도 몰아내고, 국회의장도 대통령이 시키는 등 3권분립도 말뿐”이라며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JP는 영남권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국당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그는 “나라를 결딴내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후안무치한 한나라당과 거기서 떨어져 나온 당(민국당)은 고려할 대상도 되지 못한다”고 폄하했다. 이처럼 JP가 영남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영남권 후보들이 속속 ‘탈당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이루고 있다. 부산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동주(金東周)의원이 이미 탈당,민국당에 합류한데 이어 자민련 공천을 받았던 부산 진갑 강경식(姜慶植)전의원, 부산 금정성태진(成泰辰)씨가 잇따라 민주당행을 택했다.더구나 JP의 새로운 복심으로떠올랐던 정해주(鄭海주)전국무조정실장도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으며,경남 진해의 배명국(裵命國)전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JP의 영남권 공략 행보는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난관에 봉착한 분위기다. 김천 김성수기자 sskim@. *민국당. 수도권 공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역당 이미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기존 정당의 벽이 워낙두껍기 때문이다.영남권의 민국당 바람도 아직까지는 북상(北上) 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어 수도권 영남표의 잠식에도 한계를 느끼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민국당은 서울시장 출신인 조순(趙淳)대표와 수도권 선대위원장을 맡은 개혁성향의 장기표(張琪杓)최고위원을 투톱으로 내세워 기존 3당의틈새를 노린다는 전략이다.조대표와 장최고위원이 14일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동대문을지구당(위원장 崔鍾根) 창당대회에 참석,기존 3당과 차별성을 부각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대표는 축사를 통해 “민국당은 1인 보스체제 타파를 지향하고 있다”고주장했다.장최고위원은 “지역당 구도,금권정치의 최대 수혜자인 기존 3당은시민단체 낙천·낙선운동의 원인제공자로서 깨끗한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특히 민국당은 오는 28일 후보등록 이전까지 정당과 후보 인지도를 10% 이상 끌어올리지 않으면 수도권 틈새 공략이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일부 전략 선거구에서는 후원회를 겸한 출정식으로 지구당 창당행사를 대신하기로 했다.각 후보의 ‘얼굴 알리기’를위한 이벤트도 모색하고 있다. 서울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는 “지역을 돌다보면 1인 보스정치에 물든 노인정당,총선 이후 해체될 정당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감지된다”면서 “후보 개인의 개혁성을 앞세워 야권 성향의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박찬구기자 ckpark@
  • 票心잡기… 이젠 경제 공방전

    여야가 경제문제를 화두로 정책 대결을 펼치고 있다.‘지역감정’ ‘색깔론’ 등 구태의연한 선거전략으로는 더 이상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 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경제 전망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다.한나라당은 9일 “현정권이 외자유치와 시장개방 등으로 대외의존도를 심화시키고,국부를유출시켰다”면서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회복은 이뤄졌으나 해외 여건이 조금만 나빠지면 인플레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따라서 현정부의 경제기조가 임기말까지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민주당은 “98년 마이너스 5.8%까지 하락했던 경제성장률이 99년 10%성장으로 바뀌고,외환보유고도 770억달러로 늘어나는 등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키웠다”고 반박했다.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해외경제 변수설’은 “정부여당의 정책조정능력을 무시한 정략적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농림부문 예산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한나라당은 98년 농림관련 예산이 8조5,276억원에서 2000년도에는 8조335억원으로 감소한 것을 현정부의 ‘농촌홀대’라고 공격했다. 이에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98년 농림예산은 8조5,000여억원이 책정되었지만 IMF사태에 따른 2차례의 추경 편성으로실제 집행예산은 7조8,000억원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 논란은 한나라당의 신문광고로 이어졌다.조간 가판에는 ‘국민을 속일 수없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경제를 살렸습니까’ ‘나라가 안정되고 있습니까’라는 내용이 실렸으나 시내판에는 이들 내용이 삭제된 배경을 민주당측이 걸고 들어갔다.민주당 정대변인은 “한나라당 스스로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안정된 것을 인정한 것 아니냐”며 기세를 올렸다. ‘국가채무가 200조원’이라는 한나라당 광고에 대해서도 국제기준상의 국가채무는 108조원(GDP의 22.2%)으로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사설] 또 지역감정 부채질인가

    선거때가 되자 정치권에 또다시‘지역감정’논쟁이 한창이다.정치 지도자란사람들이 예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말들을 서슴없이,그것도 경쟁적으로 하고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정치인들의 수법이 한결 간교해져 지역감정 타파를명분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정교한 간접 화법도 구사되고있다.영호남간 지역대결의 폐해가 크니 화해의 주역이 돼야 할 사람은 충청도 사람이라느니 인사편중 사례를 들어 소외지역 감정을 자극하는 따위다. 지역주의는 왜 선거때만 되면 덧나고 마는 것일까.한마디로 표가 되기 때문이다.표라면 번개도 잡으려 든다는 정치인들이다.표가 되는 일을 정치인들이마다할 리 만무하다.겉으론 지역감정 추방을 구호로 내걸면서 속으로는 오히려 지역주의를 부추겨 텃밭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정치인들만 욕할 일인가도 생각해봐야 한다.아니다.정치인들만의 문제라면 간단하다.그런 정치인에게는 표를 안찍어 주면 그만일 것이다.그런데그렇게 간단치가 않다.유권자들도 한통속인데 왜 표를 안찍어 주는가.지역주의의 뿌리는 집단 이기주의인 것이다.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표를 찍어줘야 그지역 사람들이‘핫바지’가 안된다는 것이다. 지역감정은 망국병이라 한다.지역주의는 반국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지역적 편견은 무지에서 오는 편견일 뿐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도 말하는 그 사람의 속마음에서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진솔하게 자성해 봐야한다.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한국의 이 비열한 지역주의의 종말은 과연 어디일까를 말이다.결국 나라가 찢기는 파국의 결과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특정지역의 지역주의는 다른 지역의 지역주의를 조장하게 된다.비교적 최근에 생긴 충청도 지역주의가 바로 그예다.그렇다면 다음에는 강원도,그 다음엔 경기도 지역주의가 될 것이다. 지역주의는 논리가 아니다.감정이다.이성이 마멸된 감정적 대립은 사람과사람의 관계를 황폐하게 만든다.지역주의는 필연적으로 소지역주의로 핵분열하게 돼있다.따라서 모든 지역의 대립을 야기한다.이의 결과는 사회의 총체적 균열화를 초래하고 종국엔 국가 공동체가 무너지게 되는 비극을 부른다. 지금 지역감정이 어느 때부터 시작됐고 누가 시작했는가 따위의 입씨름은 불필요하다.그렇게 한가한 문제가 아닌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시민운동 초점도 여기에 모아져야 한다고 믿는다.낙천·낙선운동도 중요하지만 보다더 화급한 것은 이 나라의 반민족적이고 반사회적인 지역주의를 절멸(絶滅)하는 일이다.보다 현명한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대한다.
  • [발언대] 소외계층·독립여성 복지에 더많은 관심 절실

    클린턴이 건재한 것은 경제정책이 성공한 데 주 원인이 있지만 주변사람들을 잘 기용한 것도 큰 요인 중 하나다.그 가운데 집권 초반 중년의 이혼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를 국무장관으로 인선해 악성 스캔들의 수렁에서 헤어날수 있는 지지기반을 구축한 것은 계속 회자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연두교서를 필두로 연일 소외계층과 여성복지를 강조하고있다.우리나라도 200만 독립가구가 세금을 내고있는 상황이며 이들은 전원이 유권자이며 그 과반수가 독립여성이다. 필자는 독립여성연합이라는 시민단체를 창립해 활동하다가 지난해 지체장애를 입었다.지팡이를 짚고 다녀본 사람은 알 수 있을 것이다.앞뒤로 밀착해오며 말을 걸고 친절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장애인들의 신체중심을 잃게하는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이제 세계조류에 맞춰 독립여성과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반면친화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대통령도 여성의 역할증대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느 계층의 여성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까지도 명시하면 더 효과가 크지않을까 한다.소외계층에 대한 복지는 유학파 박사나 교수,화려한 율사,방송인,재력있는 다선의원이 해결할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민층 독립여성이나 장애 여성이 직접 정치공간에 진출해서 관련 법제도의 개선을 도모해야만 한다.그러기 위해서라도 각당은 이제부터라도 공천장사관행을 깨끗이 청산해야 하는 것이다. 헌금을 일절 받지 않겠다고 공언한 어느 당 총재의 발언도 이번 전국구 여성비례 공천자 면모를 보면 그 진위가 드러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여성과 소외계층 복지는 당사자만이 대안이다.앞으로시민단체나 유권자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기업체에서 거둬들이는 준조세의 상당부분이 복지가 아닌 판공비 등으로 쓰이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또 이런 부처장이나 기관장,지자체장은 가차없이 낙선시켜야 한다.아니 임명 무효소송도 불사해야 한다. 여성도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한다.20세기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원했는지 모르지만 21세기는 휴머니스트 지도자를 원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깊이인식해야 할때다. 이영자[독립여성연합 회장]
  • [오늘의 눈] 美 ‘인권 잣대’의 객관성 논란

    인권이란 말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권리라는 원론적인 의미보다는 국가가 그나라 국민들의 권리를 얼마나 인정해주느냐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지적된다. 미 국무부가 정책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세계 194개국 인권을 평가,매년 발표하는 인권보고서의 논점 역시 거기를 향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경우 인권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특히 미국식 사고방식에서 본각국의 인권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인가라는 원초적인 문제의식이 유독 심하게제기되고 있다. 발표 직후 지난 98년 말 취임,사실상 인권보고서 첫작품을 낸 보고서 총책임자인 인권담당 헤럴드 고 차관보(한국명 고홍주)가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기자회견에서 유독 이와 관련된 각국 기자들의 항의성 질문에 답변하느나 진땀을 흘린 것도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항의성 질문의 요지는 올해 보고서가 각국의 인권을 지적하면서 전반적인그 나라의 발전 추세나 상황의 변화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개선과정에서돌출된 부정적인 측면,언론에 관심을 탄 환부,강력히 지적된 폐해 등에 대부분의 보고서 내용이 할애됐다는 지적인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다 인권과 관련된 만큼 저마다 역사와 가치관,관습이 다른 상황에서 유독 어느 나라가 살기에 좋다고 말하는 데에는 학문적인 고찰과 객관적 타당성이 매우 필요하다. 그렇다고 인권을 평가하는데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아니다. 다만 ‘일부 보도,믿을 만한 소식통’ 등을 인용,일부 부정적인 모습이 전체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적인 결함까지 드러낸 이번 보고서가 과연이를 보는 해당국가로부터 얼마만큼 수긍을 이끌어낼지는 의문이 든다. 아울러 최근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 중국 탈북자문제가 북한인권에서 빠진이유가 워싱턴 포스트 지적처럼 최근 진전되고 있는 북·미회담을 의식해서였다면,22년의 연륜을 가진 인권보고서의 발간 의미는 이번들어 크게 퇴색했다고 지적하고 싶다. 중국의 경우 미국이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다음날 “매년 100만건의 총기사고,인종편견,세계최고의 수감자,청소년에 사형집행 등 문제가 노출된 미국은과연 인권의 천국인가”라며 강력히 항의까지 했다. 여기서 왜 미국의 인권보고서는 없느냐는 지적은 상당히 시사적이다. 최철호 워싱턴 특파원 hay@
  • [사설] 우려되는 교사 총선활동

    교단이 정치 바람에 휘말려 흔들릴까 우려된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 등 교원단체 및교원노조들이 일제히 총선과 관련된 정치활동을 선언하고 나섰다.교권 침해를 주도한 후보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각 후보의 교육관련 정보공개 활동을 펴는가 하면 후보 지원 및 낙선운동도 하고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수업도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교사도 유권자로서 정치적 신념을 갖고 그것을 개인적으로 표현할 수있다.그러나 그것은 자연인으로서 단순한 지지 또는 반대의견 표시가 가능한것이지, 교사활동의 하나로 또 단체적으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다.헌법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31조)하고 있다.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이에따라 교육 기본법,국가공무원법,교육공무원법,사립학교법,교원노조법 등 관련법마다 교원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있다.교원단체 및 교원노조가 밝힌 총선관련 활동계획은 사실상 불법인 것이다.교사가 불법 활동을 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며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전교조·한교조 등 교원노조는 어떤 정치활동도 할 수 없으나 교총의 경우전문직 단체로서 후보자를 초청해 대담·토론회를 할 수는 있다.최근 선거법 개정으로 교총이 당선·낙선 운동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확대해석하고있으나 교육부 입장은 다르다.교총이 그같은 해석의 근거로 삼은 선거법 제87조 단서조항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결과 부정적인답변을 구두로 받았다는 것이다.즉 교총은 개정선거법이 당선·낙선 운동을허용한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를 할 수 있는 단체’이긴 하지만 같은선거법 제60조에 의해 대담,토론회 이상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전교조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총선공동수업’을 실시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1주일에 2시간 정도 ‘유권자의바른 권리’‘낙천·낙선운동이란 무엇인가’‘국회의원은 어떤 인물이 돼야하나’등을 주제로 문답·훈화식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인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그럴 경우 비판을 당한 후보측의 거센반발로 학교 현장이 추악한 정치 싸움에 물들 가능성이 크다. 전교조는 사회 교과서의 관련내용을 앞당겨 가르친다고 주장하지만 교과과정대로 따라해도 될 것을 굳이 앞당겨 일반 교과 수업시간중에 강행하면서 공동수업자료집까지 만드는 것은 정치인의 당락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제2의 전교조 파동이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
  • 눈물로 일군 97% 취업률

    “장애가 차별과 편견,냉대의 이유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4일 오전 11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직업전문학교(원장 金鈴子) 강당에서 열린 장애인 훈련생 제9기 수료식에서 훈련생 218명과 교사,학부모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뇌병변 장애 3급으로 수료생을 대표해서 답사를 한 최미혜(崔美惠·여·26)씨는 “새벽같이 일어나 엄격하게 짜인 하루 생활이 힘들었지만 때론 엄격하고 때론 자상하게 이끌어 주신 선생님과 동료들 덕분에 이 축복된 자리에 서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마주 선 김원장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최씨는 워드 2급 자격증과 정보기기운용 기능사 자격증을 땄지만 아직 취업을 못했다.그는 “면접 자리만 가면 긴장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서“우리는 기회만 주어지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사람들”이라며 취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수료생 가운데 최고령으로 지체장애 3급인 황호윤(黃鎬允·31)씨는 “91년부터 8년 동안 남들이 모두 퇴근한 뒤 새벽 1∼2시까지 열심히 일했는데 IMF사태로 98년 11월 권고사직을 당했다”면서 “능력이 같아도 장애인이라는이유만으로 차별받을 때가 가장 서러웠지만,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공부했다”고 감회를 밝혔다. 노동부장관상을 받은 황씨는 1년 동안 학생회장을 맡아 바쁘게 지내면서 CAM(수치제어선반) 기사 2급 자격증을 따 부산의 인테리어 회사인 혁진주식회사에 취업했다. 지체장애 3급인 귀금속 공예과 김종강(37)교사는 “밤 늦게까지 실습장을떠나지 않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면서 “교사와 학생이라는 입장보다는 서로 기대고 도움을 주는 동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가르쳤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장애인 고용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학생들이 긍정적인 사고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 대부분 취직했다”며 밝게 웃었다. 수료생 218명 가운데 97.7%인 213명이 기능사 2급 자격을 취득했으며,212명이 취업해 취업률 97.2%를 기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소방공무원 사례안받기 참여 확산

    전북 완산소방서장은 최근 관내의 한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소방서를 찾은 원아들을 친절하게 대해준 소방공무원에게 ‘촌지’를 건넸으나 거절,너무나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소방공무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금품반려운동이 조용히 확산되고있다.사실 소방공무원들은 그동안 많은 오해와 편견에 시달렸다.민원처리는물론 119대원이 출동해도 촌지를 주어야 제대로 움직인다는 ‘오해’를 받아왔다. 지난 12월 3일 각 일선 소방서에 ‘금품반려신고추진 계획’이 시달되고,그날부터 금품반환사례를 접수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시작 첫달에 무려 179건이나 접수됐다.반려한 사례는 반드시 소방서내에 게시해 다른 소방공무원들로 하여금 ‘용기’를 갖도록 했다. 1월에 들어서면서는 반환 사례가 전달보다 153.6% 늘어난 275건에 달했다. 돌려준 금액도 455만6,000원에 이르렀다.서울이 101건으로 가장 많고,경남이 48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금액으로는 경남이 98만1,000원,경기도가 83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강원도는 금품반환사례가 1월 한달동안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왔다. 아파트 현관문 열쇠가 고장나 귀가하지 못한 한 주부가 119구조대에 연락,로프를 타고 들어가 문을 열어준 구조대원에게 20만원을 성의로 주었으나 거절한 부산의 사례에서부터 지하상가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소방대원이 발견,병원으로 이송해준 사실을 안 가족(대구 모대학 교수)이 보내온 상품권을 되돌려보낸 일 등 다양한 사례들이 접수돼 왔다. 행정자치부 정충일(鄭忠一)소방국장은 “처음 이 제도를 실시할 때만 해도소방공무원들이 금품이나 받는 공무원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 걱정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일선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조치,생명을 구하게 한 일로 당사자로부터 ‘봉투’를 받았다가 바로 돌려준 부산중부소방서의 엄성식 소방사는 “봉투를 받는 순간 욕심이 생겼으나 열어보면 흔들린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돌려줬다”고 봉투를 돌려주던 순간을 되돌이켰다. 한편 행자부에선 금품 반려 사례 중 특히 모범이되는 경우는 해당 소방공무원의 근무평정이나 상훈수여 등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홍성추기자 sch8@
  • [여성 선언] 인종편견 없는 국제화

    “엄마,저 사람들한테서 이상한 냄새나지?” 며칠 전 지하철에서 한 무리의 동남아 청년들 앞을 지나가던 5살 남짓한 꼬마가 물었다. “목욕을 안해서 그래.너도 샤워 자주 안하면 저런 냄새나,알았지?”젊은 엄마는 아주 중요한 것을 일깨워주는 듯 힘주어 말했다. 그들이 이 말을 듣지는 못했겠지만 순간 나는 얼굴이 화끈해졌다.어이가 없어 그 엄마를 쳐다보았다.나와 눈이 마주치자 선하게 웃는 모습으로 봐서는이 외국인들에 대한 특별한 악의는 없어보였다.그저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무심코 한 이 한 마디가 아이에게 인종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것은 미처 몰랐을 거다.앞으로 저 아이는 동남아 사람들은 목욕도 안하는 지저분한 사람들로 여길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우리 나라 어린이들이 백인을제외한 다른 인종에 대해 심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데 말이다. 몇년 전 한 유아교육기관의 조사결과를 예로 들어보자.만 4∼5세 어린이의인종 의식 조사였는데 아이들에게 백인 인형,흑인 인형을 주면서 반응을 살펴보았다.어린이들은 단연 백인 인형을 선호했는데 흑인 인형을 보고는 더러워서 싫다고 집어던지며 울었다고 한다.백인 선호니 인종 차별이니 하는 단어조차 모르는 아이들이,흑인을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다는 아이들이 어째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두 말할 것도 없이 어른들 때문이다.우리는 텔레비전에서,책에서,그밖의 각종 매체를 통해 은연중 어린이들에게 백인 선호사상을 주입하고 있다.일상에서도 백인과 유색인을 전혀 다르게 보고 대하기는 마찬가지다. “브르노씨,한국을 다녀보니 어때요?” 어느 공익 광고에서 한 탤런트가 묻는다.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다. 한국을여행하거나 장기 체류하는 백인 친구들은 한국인의 친절과 따뜻함을 앞다투어 이야기한다.젊디젊은 자기들에게 지하철 자리까지 양보하는 ‘어른’도있다고 한다.같은 외국인으로 동남아나 아프리카,혹은 중동에서 온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해보자. “압둘라씨,한국에서 일하니 어때요?” 어떤 반응일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끔하다.나라 밖에서도 마찬가지다.세계 일주 중에 동남아 유명 관광지에서 가족 단위의 한국 여행객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여기서도 부모들이 자주 현지인을 무시하거나 싸늘한 태도를 보이는데,놀랍게도 아이들 역시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귀중한 돈과 시간을 들여 여행 와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고작 저건가 하는 생각에 씁쓸해진 적이한 두번이 아니었다. 대원군 때라면 모른다.그러나 울타리가 없어진 지구촌에서 모두가 섞여 살아야 하는 오늘날에는,특정 인종에 대한 선호나 편견이 얼마나 국제 사회의건강한 일원이 되는 데 장애가 되는지를 우리 어른들이 하루빨리 깨달아야한다. 처음의 냄새 얘기로 돌아가보자.먹는 음식 등의 이유로 각 나라 사람들에게서는 각각의 냄새가 난다.이런 후각적 차이가 나에게는 여행의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중동 사람들은 양고기 삶는 냄새가,인도 사람들은 카레에 약간 상한 우유를섞은 냄새가,중국 사람들은 덜마른 명태 냄새,서양 사람들에게서는 노린내가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솔직한 외국인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 김치삶는퀘퀘한 냄새’란다. 그 젊은 엄마가 아이의 순진한 질문에 “얼굴 모양이 다르듯이 나라마다 냄새가 있는 거야.저 사람들도 네가 지나갈 때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을걸”이라고 말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꼬마 아이의 인종 편견 없는국제화가 그 순간 시작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정말 아이들은 어른하기나름이다. 한비야 오지여행가
  • [독자의 소리]

    ◆ 아직도 쓰이는 일어식용어 조속 청산을. 자동차 부속이나 정비 용어 중에 일본어 또는 일어식 영어가 많다는 사실은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말을 오염시키는 이러한 용어들은 얼마든지 우리 말로 바꿔 부를 수있다.쇼바는 완충기,마후라는 소음기,스베루는 공회전 등으로 고쳐 부르면뜻을 명확히 알 수 있다.다시방이라는 조수석 앞의 물품보관함을 글러브박스,시다바리는 하체라고 고쳐 써야 옳다. 자동차와 관련된 용어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 주변 곳곳에는 광복 55주년이 되었는데도 일제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건축이나 토목공사 현장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일본식 용어가 우리에게 전해지면서 왜곡된 채 원래 의미와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경우도 흔히 볼수 있다. 자연과 생태계 보호도 중요하지만 오염된 우리의 언어 환경 개선도 큰 문제다. 차형수/서울 송파구 신천동. ◆ 여성 사회활동 확산 걸맞게 소신 투표를. 올해 서울대 의예과 합격자 173명 가운데 여성이 86명이나 되고 언론사 입사 시험에도 여기자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기사를 보았다.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생활하는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다.우리나라는 여성의 참정권이 해방 직후에 주어질 만큼 여권의 역사가 일천하지만 사회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오는 4월 치러질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남편을 따라투표하는 무소신 참정권 행사나 계모임 등을 빙자해 후보자나 정당에 금품·밥값 대납을 요구하는 등의 떳떳치 못한 행태를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법을 조장하거나 묵인하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의 사회참여 폭 확대에 걸맞게 주인의식을 가진 여성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김연화/전남 고흥군 고흥읍. ◆ KBO는 선수협에 대한 편견 버리길. 얼마전 한 TV토론에서 최근 문제가 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다루었다.그런데 한국야구위원회 측 토론자가 발언 중에 ‘선수협을 노조로 보는 증거 4가지’라며 은밀한 가입신청,밤에 몰래 사람빼돌리기,배후 조종자,간부들의절대적 권한행사 등을 들었다. 사회자가 “그러면 노조는 그렇다는 얘기냐”고 하면서 핀잔을 주었지만 노조에 대해 편견을 갖고있는 것같아 민망했다.노조의 체계가 잡히지 않은 초창기엔 그런 면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노조를 그런 편향된 시각으로 보는 것은 지금 노사공영을 내걸고 잘해나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자 노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나쁘게 할 수있다.노조는 적대세력이 아니며 파트너란 의식으로 대해야 한다.선수협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러한 피해의식과 편향된 사고방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강신영/서울 서초구 서초동. ◆ 농촌노인 상대 약 강매조직 뿌리뽑아야.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무료 관광을 빌미로 한 가짜 약품 강매행위 조직이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관광 버스를 대절해 무료 경로 관광을 시켜준다며 온천장 등지에 노인들을 몰아놓고 약품을 강매한다. 물론 수십만원씩 하는 이 약품들은 진품이 아니다.당국이 나서 이런 조직들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이런 사기행각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농촌의 노인복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노인대상의 문화 복지시설이 낙후돼 있어 사기꾼들의 농간이 통하게 되는것이다. 사기행각 단속에 앞서 농촌 노인들의 복지와 문화여건을 개선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헌식[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
  • [외언내언] 장애인 거부 대학

    “당신 같은 장애인을 한 번 받다보면 밑도 끝도 없다.다른 곳도 있는데 왜 하필 우리 학교냐”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청주대에서 편입학 지원원서 접수를 거부당한 황선경(黃善京·28)씨가 전하는 대학측의 반응은 참으로 고약하다.자유롭고 열린 정신의 보루가 되어야 할 대학이 그토록 옹졸한가 싶어 절로 혀를 차게된다.말썽이 나자 이 대학 관계자는 “특수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교원,교재등이 없는 상태에서 입학시킬 경우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황씨가 오히려 역차별당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지만 ‘악어의 눈물’ 같은 변명으로 들릴뿐이다. 그러나 울컥 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해보면 그게 청주대만의 잘못인가 싶어진다.“왜 하필 우리 학교냐”는 반응은 거의 모든 대학의 것이아니었을까.황씨의 기자회견을 마련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올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입학 또는 편입학을 거부한 대학이 3곳에 이른다고 밝혔는데불과 3곳뿐이었을까 싶기도 하다.아주대는 지난해 척수장애인 신입생 1명을위해 학교 전체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감동을 안겨주었는데 이 대학도처음에는 그 학생의 입학을 거절했다.아주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이 학생은여러 대학에 입학을 문의했다가 번번이 거절당했다.알려지지 않았을 뿐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우리 사회 전체에 편재(遍在)해 있다.장애인학교를 지으려해도 “왜 하필 우리 동네냐”며 반발하는 것이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다. 바로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바꾸지 않고서는 제2,제3의 황선경씨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물론 문제의 청주대학은 당장 특수교육진흥법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이 법은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장애를 이유로 입학의 지원을거부하거나 입학전형 합격자의 입학을 거부하는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한 각급 학교의 장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여기서 각급 학교는 초·중·고·대학을 모두 가리킨다. 그런데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장애인 입학을 거부하는 대학에 어느정도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려면약 10억원 정도 필요하다는데 차라리 벌금을 물고 지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대학은 없을까.많은 정부투자기관 및 300인 이상 민간기업체들이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2%)을 지키지 않고 버티듯이 말이다.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근본적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물론 내년부터 시행할 7차 교과과정 개편을 통해 초등학교 교과서에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교육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는 등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긴 하나 좀더 구체적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장애인 편의시설이나 장애인 입학률에 따른 당국의 대학 재정·행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등…. [임영숙 논설위원] ysi@
  • [여성 선언] 여성의 인권과 법

    흔히 사람들은 누군가의 이혼소식을 접하면 지나친 관심을 보인다.그것은 정확히 말해 애정어린 관심이라기보다는 호기심에 불과하다.아무리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일이라지만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이야깃거리로 삼는다.그러나정작 이혼의 불행을 겪은 당사자들은 그것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고통스러운과정을 통해 내린 결론이었는가를 나는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또한 건강과 수명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이혼을 한 사람의 수명은 최고 8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그만큼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고통이커서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신호를 가져온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혼을 남녀가 하는 것이라면 이혼도 마찬가지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혼한 여성은 많은데 이혼한 남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물론 개인적으로야 남성역시 심리적인 갈등과 아픔을 겪었을테지만 여성은 비뚤어진 사회적 편견과더불어 현재의 법적,제도적 상황에서 온갖 불이익을 견뎌내야 한다. 특히 자녀의 양육을 맡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머니’로서의 모성이 고통을 증가시킨다. 이혼을 할 때는 자녀의 친권을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우리나라는 통계적으로 친권이 아버지쪽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더 많다.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의 호적에 오르게 되고,만약 어머니에게 친권이 주어진다해도 아이는 어머니와 같은 호적에 오르지 못함은 물론 주민등록등본에도 자녀로서가 아니라 동거인으로 오르게 된다. 나는 이러한 사회적 통념과 제도에 굴복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즉 아이의 친권을 아버지쪽으로 지정하는 데 동의한 것이다.이혼을 한 후에도 자연스럽게 아이와 만나고 양육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들을 함께 의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아이와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는 않았고,아이를 보러 갈 때마다 크고 작은 충돌이 빚어졌다. 결국 나는 미국의 가정법원을 찾아가 아이의 양육 및 면접권에 관한 상담을하게 되었다. 애초에 나는 상담과 법적인 절차만을 알아 볼 생각으로 갔는데그 날로 신청서류를 접수할 수 있었고 비용도 전혀 들지 않았다. 신청인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나니 판사앞에서 진술할 기회가 주어졌고, 판사는 정식재판기일을 지정하고 그때까지의 임시 판결문을 작성해 주었다.판결문은 해당 지역의 관할 경찰관이 직접 상대방의 집으로 찾아가 전달하도록 되어있어 유명무실한 종잇조각이 아닌 공권력에 의한 실제 효력을 발생시키도록 되어 있었다. 법원이 문을 열기도 전인 이른 아침부터 무려 10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에는 사실 몹시 서러웠지만 변호사의 도움 없이도 하루 만에 신속한 법적 구제를 받고 나니 미국의 발전된 법 제도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자녀에 대한 모성을 존중하는 미국의 사회적 통념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결과적으로 나는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권리를 보장받게 되었다. 같은 시기에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정법원에 양육권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였지만,이 소송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으니 판결은 언제 끝날지 알 수가없다. 게다가 정식으로 판결이 날 때까지는 어떠한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다.사건을 접수시키고 재판기일을 지정받는 데 몇 달,실제 재판이 끝날 때까지또 몇 달, 그 전까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고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법은 일반 국민들에게 너무나 멀리 있다.이래서 ‘법은 멀고주먹은 가깝다’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법이 생활의 편의를 위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절대적 진리로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에 맞춰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혼이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추세와는 달리 현실 속에서는 법적, 제도적 장치와 사람들의 편견이 과거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법이 진정으로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해주는 희망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임수경 미코넬대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 [쉽게 읽기] 김재희저 ‘깨어나는 여신’

    얼마전 신문에서 이색적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캘리포니아의 헤드워터숲을 지키기 위해 2000년 된 삼나무 위에 천막을 치고 2년 동안 생활해 온미국 처녀가 마침내 땅을 밟았다는 기사였다.목재회사를 상대로 한 이 싸움을 통해 결국 삼나무를 더 이상 베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이 작지만 위대한 싸움을 접하면서 나는 민다나 시마의 ‘살아남기’에 나오는 인도 여인들의 칩코운동을 떠올렸다.칩코란 ‘끌어안는다’는 뜻으로,히말라야 토착 여성들이 온몸으로 나무를 껴안아 숲을 지킨다는 데서 시작된 이 운동은 생태적 여성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이렇게 개발과 착취의 논리에 맞서 보살핌과 나눔을 통한 새로운 생태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에코페미니즘은 70년대 이후 문명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자리잡아 왔다.그러나 그에 대한 소개나 이론적인 작업은 그리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형편이었다.그러기에 에코페미니즘의 입문서 역할을 충분히 해낼 ‘깨어나는 여신’의 출간은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단순히서구의 에코페미니즘의이론이나 이론가들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우리의 전통 속에서도 생태적 여성성의 토대와 가능성을 찾아보려고 했다는 점 또한 미덕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다.1부 ‘깨어나는 여신’에서는 가부장적질서 속에서 오랫동안 억압되어 온 여신의 모델들을 신화를 포함한 문화적토양 속에서 발굴함으로써 거룩한 신성의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여신 부활운동의 주축인 스토옥이란 초현대적 무당이나 12세기 영상운동과 관련해 녹색성인 힐데가르트가 소개되는가 하면,우리 문화 속의 삼신할머니니 바리공주가 여성적 상상력을 통해 복권되기도 한다. 2부 ‘가이아의 과학’에서는 지구를 거대한 생명체로서 바라보는 가이아론을 비롯하여 17세기 과학혁명 이래 영성을 잃어버린 자연의 본래적 질서를회복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만날 수 있다.러브록,린 마굴리스,맥클린톡등이 그들이다. 3부 ‘생태문명의 비전’에서는 생태적 여성주의가 단순한 여성해방이나 계층해방만이 아니라 소수민족,원주민,난민,어린이,노인,실업자 등 억압받는모든사람들과 파괴되어가는 동식물과 대지 전체를 포괄하는 운동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위기가 생태적 위기와 맞물려 있고,전체적인 시스템의 변화 없이는그 위기를 치유할 수 없다는 인식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듯하다. 다만,남성과 여성이 지속 가능한 삶의 양태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훌륭한 동맹자가 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남아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신화를재발견하려는 여성의 노력과,남성주의 신화와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남성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그 씨줄과 날줄의 만남을 위해 여신들은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나희덕 시인
  • [굄돌] 청개구리 예찬론

    우리 동화에 청개구리 이야기가 있다.불효자요 망나니 청개구리 자식을 둔청개구리 엄마의 이야기로 부모에게 순종하고 효도해야 된다는 것이 요지다. 요즘 어느 TV 광고에 의사가운을 입은 어엿한 스타 청개구리가 누비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미래는 청개구리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화속의 새끼 청개구리는 사사건건 어미의 바램과는 다르게 행동한다.결국어미는 양지바른 산에 묻히고 싶은 생각에 반대로만 행동하는 자식에게 물가에 묻어달라고 부탁하고 죽는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을 되지 않으면 안된다.우선 어미가 산으로 가자고 했을 때 새끼는 물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요,또한 어미가물로 가자고 했을 땐 새끼는 산으로 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과거 우리 사회는 자식과 부모간의 개성을 존중하기 보다는 무조건 부모의요구를 강요했다.따라서 그 시대의 청개구리는 창조적이고 개성있는 자식으로 비쳐지질 못하고,단지 말 안듣는 말썽꾸러기로 밖에 인식되지 못했다. 물론 엄마에게 마지막 효도를 한 청개구리에게는 비만 오면 목놓아 울어야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는 했다.그럼에도 이제는 청개구리가 환영받아야 시대가아닐까.나아가 21세기는 청개구리 전성시대가 되지 않을까.개성이 경쟁력이며,남이 하지 않는 행동과 생각이 부가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많은 것을 개혁하고 바꾸어야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편견의 흑백논리다.흑백논리의 뿌리깊은 편견이 파격적 개성과 창의력에 의한 대중적 공감대 앞에서 허물어지는 것을 필자는 불과 10년전에 경험한 적이 있다.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는 국내 최초로 대중가수와 성악가를 한 무대에 세워당시로는 파격적으로 가요를 부르게 했다.오늘날 우리음악계에 순수음악과대중음악의 자유로운 왕래와 교류의 길을 만들어 ‘크로스 오버’의 활성화를 꾀한 소위 음악의 퓨전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청개구리 근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새로운 청개구리근성이 또 다른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낸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성호 서울 팝스 지휘자
  • [굄돌] 개안후의 심봉사

    “내 딸 좀 보자.아이고 내가 눈이 있어야 보제! 내 딸 좀 보자.두 눈을 끔적끔적 눈을 번쩍 떴구나.”판소리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황성의 맹인 잔치에 갔다가 황후가 된 심청이를 만나 두 눈을 뜨는 대목이다.심봉사뿐만 아니라 그곳에 참가했던 모든맹인이 눈을 뜨게 되면서 ‘심청가’는 희극적 광명의 세계로 끝을 맺는다.이는 문학에서 있을 법한 허구적사건이다. 그러나 허구가 아니라 실제 속에서 오랫동안 맹인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 수술을 통해 눈을 떴다면 과연 정상인처럼 쉽게 살아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쉽지 않다.아일랜드 극작가인 브라이언 프리엘의 희곡 ‘몰리 스위니’는 30대 후반인 맹인 여성이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 개안을 하여 세상을 보았으나 혼란과 불안,공포로 인해 다시 세상을 보지 못하는상태로 되고 마는 삶을 극화한 것이다. 이 작품이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임상 기록서,즉 신경학자인 올리버 섹스의인간의 기적〉을 보면,수술이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사태에 직면한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모든 감각기관이 서로 보완적인 상태에 있는 정상인들은 시간과 공간 두 차원에서 생활한다.그러나 맹인들은 오로지 시간의 세계에서만 생활한다.맹인들은 감각(촉각,청각,후각)을 통해 어떤 인상을 받으면,그것을 토대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따라서 시력이 회복된 후에도 촉각에 의존하지 않고는 공과 꽃을 구별할 수 없다.촉각으로 구성된 자신만의 세계는 해체되고 시각을 통해 새롭게 세계를 구성해야 하기에 낯설은 세계에 적응을 못했을 경우수술 전보다 더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맹인이 눈을 뜨면 곧장 정상인들과 똑같은 광명의 세계가 열려,그 세계 속에서 정상인처럼 마음껏 행동하고 사고하리라는 생각은 전적으로 정상인의 시선이다. 정상인의 맹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방식이 성립하려면,정상인 중심으로 생각하는,몰이해한 시선의 편견이나 폭력이 있어서는 안된다. 정상인과 맹인의 관계를 포함하여 인간의 인간에 대한 이해 관계는 시선을내가 아닌 타자에 두었을 때 깊어진다.그렇지 못했을 경우,비록 작품 속이긴 하나,심봉사와 모든 맹인들이 눈을 떠 흥분한 것은 잠시일뿐이다.황당하게펼쳐지는 세상을 향해 지팡이를 휘두르며 벌어질 사태를 상상해보라. “심청아,세상이 왜 이리 뒤죽박죽이냐.나,일 없다.도로 눈 감을란다.심청아!” 홍창수 극작가
  • “사회적 편견에 과학자 꿈 포기”

    “과학도로서 앞날에 회의가 많았습니다.” 98년 400점 만점에 398.5점으로 수능 수석을 차지하며 서울대 공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했던 한상형(韓尙亨·21·2년 휴학)씨가 올 서울대 정시모집에서법대에 합격했다. 한씨는 어려서부터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등학교도 서울 과학고에진학했고 98년 입시에서 주저없이 과학도의 길을 택했다. 한씨는 입학후 학과 내 소모임인 ‘용틀임’의 일원으로 활동했다.전공 공부도 하면서 기업체의 요청을 받아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는 모임이었다.처음따낸 프로젝트는 설문조사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맡긴 업체는 당초 계약한 3개월이 지났는데도 계속해서프로그램 수정을 요구했다.그나마 저작권 등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조건이었다.선배 1명과 밤을 새워가며 8개월 동안 일한 대가는 60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견딜 수 없었던 것은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었다.돈이면 뭐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씨와 같은 젊은 과학도는 흔한 ‘하청업체’의 하나일 뿐이었다.고민끝에 지난해 4월 휴학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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