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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플러스 / 경찰 “피의자 장애사실 비공개”

    경찰청은 1일 수사 중인 사건의 용의자 또는 피의자가 장애인일 때 장애사실을 언론 등에 가급적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일부 언론이 경찰 조사결과를 인용,방화 피의자가 장애인임을 부각시키자 장애인단체들이 ‘사건과 무관한 장애 사실을 부각시켜 편견을 가중시켰다.’고 항의했다.”면서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 오피니언 중계석/ 월드컵때 反韓감정 되새겨봐야

    中인류학자 퍄오성취안의 충고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1주년을 맞이하여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린다고 한다.월드컵의 영광을 기억하고,그 정신을 되살리자는 것이다.그러나 월드컵에 빛만 있고 그늘은 없었을까.월드컵은 한때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국민감정을 악화시켰다.그동안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했던 이들도 없지 않았지만 대부분 피상적인데 머물렀다.그런데 퍄오성취안(朴勝權)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 교수가 최근 새로운 진단을 내놓았다.서울대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한국통(通)’이기에 한국인에 대한 ‘충고’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그의 ‘중국의 스포츠 민족주의와 2002 한·일 월드컵’은 반년간 ‘중국의 창’(예담 펴냄) 창간호에 실렸다. 한·일 월드컵 대회 당시 많은 중국인들은 한국 축구팀의 선전에 많은 박수갈채를 보냈다.반면 일부 언론은 납득하기 힘든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태도를 보였다.이런 언론 대부분은 국가 공권력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장기간 언론의 세뇌를 받아온 중국인들에게 국가를 대표하는 특정 방송사의 언설은 ‘중앙의 최고 지시’나 마찬가지다.평소에 가졌던 편견과 더불어 한순간 ‘집단적 감흥’에 빠져들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 중국 언론의 보도는 중국언론의 맹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결과적으로 피상적인 부분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고,작은 것이 부풀려지는 거품 현상이 나타났다.한국언론이 대서특필한 ‘한류(韓流)’현상도 유사한 경우다.중국 전역에 마치 ‘한국 붐’이 일어난 것처럼 얘기되지만 사실과 거리가 먼 관찰인 것과 같다. 월드컵 때 중국인들이 보여준 반한 감정을 한국이라는 ‘흑마(다크호스)’의 출현에 따른 복권 구매자들의 손해나 이웃에 대한 시기심,유럽 프로 축구에 대한 맹목적인 신봉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표면적인 현상에 집착한 분석일 뿐이다. 한국인에 대한 중국인의 거부 심리가 어떤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반한 감정의 형성에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체들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곽의 한 위성도시는 코리안 타운을방불케 한다.하지만 현지 중국인들과는 거의 격리된 채 생활한다.중국인과의 접촉은 중국어 가정교사나 살림을 돌봐주는 보모 정도에 국한된다.한국인과 중국인은 고용자-피고용자의 관계로 굳어진다. 한국인 회사도 비슷한 상황이다.한국 기업체들이 부분적으로 현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고,현지인 중심의 관리 체계를 도입한 회사도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기업체에서 최고 경영진은 거의 한국인이다.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하위직 관리자를 넘어서기 힘들다.상위직 간부라 하더라도 중국인라는 이유 때문에 간부 회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대부분의 한국 회사는 ‘현채인(중국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을 구분한다.중국인의 입장에서 기분 좋게 들릴 리 만무하다.위에는 한국인,밑에는 중국 현지인이라는 차별적인 경영 구조를 체험하면서 중국인 직원들은 회사의 주인이 아님을 실감한다. 이런 경영 구조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문제삼을 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에서는 달리 받아들여진다. 수십년 동안 계급투쟁 교육을 받으면서 만민 평등이라는 이념을 몸으로 익혀온 중국인들이다.외국인 고용주와 현지인 피고용인의 관계는 착취-피착취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런 의식이 점차 약화되는 추세를 보이기는 하지만,승진이 구조적으로 제약받는 현실에서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이전의 계급투쟁 이론과 제국주의 열강들의 침략을 상기한다. 한국인 회사에서 일하는 이들이 보통 스스로를 ‘고급 노무자(高級打工仔)’라고 자조적으로 부르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특히 다른 외국 회사들과는 달리 서열 구분이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한국 회사의 분위기는 중국인들에게 유달리 큰 불만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월드컵 때 보인 일부 중국인들의 지나친 언동은 어쩌면 평소 그들의 의식 저변에 누적되어 있던 한국인에 대한 불만과 편견이 얽히면서 발산된 것은 아닐까.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복길이가 매맞는 아내 됐어요”/ MBC 가정의 달 특집극 ‘제비꽃’ 출연 김지영

    헐레벌떡 방송국으로 뛰어들어온 그녀.자세히 들여다보니 눈망울이 촉촉하다.3년 2개월 동안 정든 라디오 프로그램(CBS ‘김지영의 12시에 만납시다’)의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며 펑펑 울다가,곧바로 드라마 촬영 때문에 뛰어왔단다. 가장 위안이 됐던 라디오 방송의 마이크를 힘겹게 놓은 이유는 연기자로서 매진하기 위해서다.그렇게 그녀는 ‘전원일기’가 끝난 지 4개월여 만에 다시 탤런트로 돌아왔다.MBC가 새달 2일 방송하는 가정의 달 특집 2부작 ‘제비꽃’(오후 9시55분·연출 이창섭)에 출연하는 김지영(29)이 바로 그 주인공. 촌티 폴폴 풍기는 ‘복길이’가 잘 나가는 산부인과 의사 은수로 변신했다.그런데 문제가 있다.남편 태진(남성진)은 남들이 보기에는 자상하고 성공한 신경정신과 의사지만,집에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한다.은수는 혼자 끙끙 앓으며 하루하루 시들어간다.“맑고 밝았던 여자가 남편의 폭력으로 고통받다가 벼랑에 몰려 자살을 선택하는 역이에요.” 그녀는 TV에서 맞고 사는 여자를 보면 “왜 저러고 사나.”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가족·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사회적 위치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쉽게 남에게 말하거나 이혼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자살은 너무 극단적이지 않을까.“물론 전 크리스천이라 자살은 용납할 수 없지만,몰리고 몰리다가 순간적으로 자포자기한 여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어요.무관심과 편견 속에서 그렇게 몰아간 주변상황과 남편에게 더 큰 책임이 있겠죠.” “가정 내부에서만 쉬쉬하던 가정폭력을 사회적인 문제로 끌어올리겠다.”고 똑부러지게 말하는 그녀는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벌써부터 체화한 듯했다.하지만 미혼인 그녀는 “알콩달콩 살고 싶은 결혼의 환상이 깨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웃었다.특히 ‘전원일기’에서 연인으로 출연했던 남성진과는 드디어(?) 부부가 됐는데,그가 폭력남편으로 돌변해 안타깝단다. 지난 1월 극단 유의 ‘노틀담의 꼽추’에서 집시여인으로 연극무대에 서기도 한 그녀.앞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역’이라면 영화·연극·TV 가리지 않고 뭐든 도전해볼 생각이다.“다중인격장애 역할이 다음 목표입니다.밋밋한 역할은 재미없잖아요.” 김소연기자 purple@
  • 매맞는 여성 보호시설 르포 / 가정폭력 ‘집안 일’ 아니다

    5월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든 ‘행복한 달’이지만 여성단체가 정한 ‘가정 폭력없는 평화의 달’이기도 하다.가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내가 남편의 폭력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면서 유지하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흔히 가정 폭력을 ‘숨겨진 범죄’라고 한다.그러나 이제 그것은 더이상 부부간의 ‘내밀한 일’도 ‘집안 일’도 아니다.“맞을 짓을 했을 것”이란 피해자에 대한 선입견도 잘못된 것이지만 폭력이 ‘술김에’‘홧김에’휘두른 실수로 용서받아서도 안된다.가정 폭력은 피해자인 여성은 물론 가해자인 남성,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병들게하는 사회적인 병이다.특히 국내의 가정 폭력 발생률(31.4%)은 미국(16.1%),일본(17.0%)의 2배 가까이 되는 등 그 심각성을 인식해야할 때다. ‘그곳’은 멀지 않았다.남편의 폭력에 병든 여성들이 몸과 마음을 누이기 위해 잠깐 찾아드는 곳,그 ‘쉼터’는 서울의 주택가에 있었다.팻말도 없었고,끝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아 담당 사회복지사의 휴대전화에의지,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다. ●피해 여성들의 친정같은 ‘쉼터’ 23일 오전,‘쉼터’에 들어서자 가지런히 책이 꽂힌 서가와 정돈된 분위기는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러나 어제 집을 나왔다는 김영자(가명·45)씨의 시퍼렇게 멍든 눈두덩과 그늘진 얼굴에선 고단한 삶이 단숨에 읽혀졌다.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던 김씨는 22년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조금씩 털어놓았다. “…내가 이렇게 맞다가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누군가 듣고 경찰에 신고라도 좀 해주길 바라며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요.”김씨는 결국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전화하면서 집을 나왔다고 했다.“경찰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우리가 할 일은 끝났다.’면서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경찰에 신고한 나를 남편이 더 심하게 때릴 게 겁나 그길로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그런데 왜 피해자인 내가 이렇게 숨어야 하나요?”숨죽인 그녀의 울음은 처연했다.더욱이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딸을 염려하면서 울음은 오열로변했다. 마주앉은 여성,양윤정(가명·38)씨의 양 볼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남의 일이 아니라는 침묵은 강한 긍정의 표현이었다.양씨는 13년간 맞고 살았던 자신을 되돌아보면 “벌레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난생 처음 집을 떠나 ‘쉼터’에 여윈 몸을 맡긴 지 2개월,“난 많이 변했다.”며 “무엇이든 트집 잡는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면 가슴이 너무 뛰어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남편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지난날의 자신은 ‘노예였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아무리 음식을 잘 만들어도 남편은 단 한번도 만족해하지않고 다른 것을 트집삼았고,상을 뒤엎으면서 그 지긋지긋한 일은 시작됐어요.” 맨몸으로 뛰쳐 나왔지만 보모 교육을 받았고 난생 처음으로 돈을 벌었다는 양씨는 “나도 사람이라는 사실,그걸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한 마디도 털어놓지 못할만큼 가슴 속 상처가 큰 또다른 여성들도 ‘남의 일같지 않은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어 분위기는 참 무거웠다. ●학력·재산·나이와 무관 피해 여성과 24시간을 함께 기거하며 상담을 맡고있는 사회복지사 김성숙씨는 “눈물은 아픔을 씻어내는 정화기능을 한다.”며 “남편의 마음에 맞도록 자신을 바꾸려고 10∼20년씩 노력했던 여성들이 ‘더이상 남편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렸을 때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한다.”고 말했다.또한 이곳을 이용하는 피해 여성은 30∼50대가 주류를 이루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구별이 없고,학력과 재산 유무와도 관계없다고 설명했다.김재엽 연세대 교수는 “소득이 전혀없는 집단의 27.5%,월 300만원 이상의 소득자 28.3%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며 항간의 저소득,저학력층에서 가정 폭력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꼬집었다. 24일,여성의 전화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두 피해여성은 ‘쉼터’에 머문 지난 2개월동안 “나 자신을 찾았다.”고 말했다.의외로 밝아 보이는 얼굴에 안도감이 느껴졌지만,한켠에서는 ‘이렇게 밝은 성격인데 당하기만 했을까?’라는 피해여성에 대한 편견이 떠올랐다.이런 속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듯 동행한 사회복지사 배인숙씨는 “폭력에 노출돼 무기력했던 여성들이 쉼터에서 함께 피해자들과 지내면 자신에게만 있었던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서서히 치유돼 예전의 밝은 성격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보험회사의 교육담당자였다는 이정희(가명·43)씨는 “밖에서는 당당했지만 ‘남편을 무시한다.’며 던진 밥그릇에 이마가 터져도 남편의 마음만 풀어주려고 비굴하게 노력했던 약한 여성이었다.”고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너무 맞으니까 ‘차라리 빨리 때려라.’는 식으로 체념하게 됐지요.어차피 내가 맞아야 끝날 일이라면 빨리 끝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생각이 길들여졌어요.”.그는 중학생인 아들이 “옥상에서 아버지를 밀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야 더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 이혼할 것을 결심했다. 때로 피해 여성들은 ‘내 얼굴에 침뱉기’라거나 ‘남편을 고발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움에 젖기도 한다.자신이 가정을 떠남으로써 ‘가정이 깨어졌다.’는 현실은 더 큰 죄의식을 안겨준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함께 만나고,자신들을 추스르는 과정이 어떤 전문가의 상담보다 더 효과적이라 한다.‘쉼터’를 통해 자신과 남편,가정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여성들은 성큼 성장하게 된다.그래서 쉼터에 머물렀던 여성들 중 35%는 집으로 복귀,가정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전국 32곳뿐… 세대별 보호시설 늘려야 87년 처음으로 쉼터의 문을 열었던 여성의 전화연합은 90년 구타 남편이 ‘인신매매집단’이라고 경찰에 고발,실무자 3명이 경찰에 연행·조사를 받기도 했었다고 한다.또한 쉼터가 집안에 머물렀던 아내들을 집밖으로 유도한다거나 이혼을 부추긴다는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쉼터는 현재 서울 8곳,전남·경남 3곳,부산 2곳 등 전국 32곳에서 운영되고 있다.대부분 10명 내외를 보호할 수 있는 작은 규모라 다 합쳐도 한꺼번에 332명밖에 보호할 수 없다.더욱이 아이들을 데리고 입소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2∼3개월 머무르면 퇴소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거처가 되지는 못한다. 여성부는 올해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지낼 수 있는‘세대별 보호시설’을 충북에 시범적으로 설립,15세대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허남주기자 hhj@ ■가해자 위탁상담 프로그램 “나도 처음부터 폭력 남편은 아니었다.”고 폭력의 원인을 아내의 잘못으로 돌리는 40대 남편,“때려서라도 고쳐서 데리고 살려고 했다.”며 가부장적인 의식을 내세우는 30대 남편,하물며 “때리는 것도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변하는 남편.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도 가지가지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성격장애이자 분노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가정법원으로부터 가정보호사건 처분을 받은 가정폭력사건 중 일부는 상담위탁을 명령받는다.서울 여의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 상담기관에서는‘가정폭력 행위자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잘못을 인정하자 곽모(45·공무원)씨는 술을 마시면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고,아내를 폭행했다.참다못한 아내가 경찰에 고발하자 “공무원 신분인 나를 망신시켰다.”며 처음엔 아내를 원망했다.그러나 3개월간의 위탁상담을 받은 후 술을 끊고,아내와 원만한 관계를 회복했다.“진작 이렇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까지 말했다. 박모(37·대학강사)씨는 결혼 2년,오히려 자신의 성격을 이기지못해 펄펄 뛰는 아내를 밀쳤을뿐인데도 고발,상담을 받게 되자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었다한다.“12살 연하의 아내는 불같은 성격에 걸핏하면 친정으로 달려갔다.화가 나면 벽에 자신의 머리를 찧을만큼 극단적인 성격이었는데 임신중 아이를 잃으면서 결국 결혼생활은 금이 갔다.”고 아내 탓을 했던 그가 상담이 거듭되면서 “나 자신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어떻게해서라도 아내를 달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아내의 화를 돋웠던 것같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상담을 받으면서 남의 결혼생활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고,결혼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하는 박씨는 이혼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때,내가 조금이라도 노력했다면…”이란 생각만으로도 지난 결혼이 준 상처가 치유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부부간 대화법과 스트레스 해소법도 가르쳐 위탁상담은 개인·집단상담은 물론 1박2일의 부부캠프를 실시한다.일정이 끝나면 대체로 폭력을 인정하고,가정폭력방지법을 이해할 뿐 아니라 부부간의 의사소통법 등을 알게 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상담을 받았다고 모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새롭게 가정을 이끌지는 못한다.어쩔 수 없이 이혼에 이르기도 하지만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었음을,조금더 노력했으면 달라졌을 것이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기독교계 ‘지식 십일조 운동’ 논란

    흔히 한국 교회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 네가지가 있다고 한다.첫째는 기도의 열기가 뜨겁다는 것이고 둘째는 성경 연구에 몰입한다는 점,셋째는 전도에 열심이며,넷째는 십일조 감사헌금 등 각종 헌금에 인색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십일조는 신자들에게는,그야말로 어길 수 없는 신조로까지 통하는 게 보통이다.십일조를 둘러싼 잡음과 모순이 적지 않지만,입밖에 내는 것을 부끄러워할 정도의 철저한 금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교회의 십일조와 헌금 내역 공개와 사회 환원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기독교계에 청부(淸富)론이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개신교의 보수적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지식의 십일조 운동’을 주창하고 나서 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기총이 제안한 ‘지식의 십일조 운동’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단순히 물질의 십일조뿐만 아니라 재능 지식 시간 등 모든 부분을 교회에 바치자.’는 것이 핵심.▲국내외의 한국 그리스도인 하나하나가 각자가 지닌 모든 능력의 십일조를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각 교회에 바치고 ▲각 교회는 성도들의 바친 것에서 다시 십일조를 구별하여 사회에 주는 운동을 펴며 ▲각 그리스도인의 윤리적인 삶이 바로 살아있는 성경의 모습이 되는 ‘리빙 바이블’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한기총은 지난 2월말 경북 영월 서울미술고교 수양관에서 21세기 한국교회의 미래지향적인 정책수립을 위한 간담회에서 ‘지식의 십일조 운동’을 처음 제안한 뒤 지난 25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이 운동을 공식적으로 천명,각 교회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한기총측은 “현대사회에서 십일조는 돈과 재화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신자들의 봉사 차원에서 이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계에서는 한기총의 이같은 움직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청부론과 맞물려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우선 십일조와 헌금 자체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심한 데다,물신주의에 빠진 교회의 사회 환원이 전제되지 않는 한 또 다른 폐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요즘 논란이 한창인 청부,즉 ‘깨끗한 부자’도 결국 십일조와 각종 헌금을 둘러싼 교회의 부(富)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십일조 운동은 교회의 사회환원이 철저하게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99년 “원래 십일조 정신은 구원과 나눔의 기독교사상의 토대가 되었지만 십일조의 정신이 변질됐다.”고 주장해 기독교계에 파란을 일으킨 소설가 조성기는 “십일조의 대상은 모든 소득이 아니고 토지의 산물과 가축에 국한되었으며 우리나라의 일부 교회에서 모든 수입의 10분의1을 십일조로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혀 성경의 근거를 갖지 못하는 억지”라고 주장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십일조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는 교계의 인사들은 “구약성서 레위기서 등에 교회의 십일조의 3분의1은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자를 위해 쓰도록 정하고 있음에도 대다수의 한국교회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천응 기독교시민사회연대(기사연) 전 집행위원장은 “십일조 본연의 뜻은 존중하지만 물량주의에 치우친 교회들이 반성없이 일방적으로 신자들의 봉사를 강요하는 것은 자칫 또다른 문제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교회들이 이같은 십일조 운동보다는,사회에 더 많이 내놓는다는 열린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이런책 어때요 / 철학으로 대중문화 읽기

    박영욱 지음 이룸 펴냄 대중문화를 천박하다거나 보수적이라거나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순수예술이라고 불리는 문화가 정작 그것을 즐겨야 할 대중의 외면을 받는다면 그것을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이 책은 대중문화에 덧씌워진 편견들을 철학적 방법론을 동원해 벗겨낸다.기성 정치와 엘리트 위주의 사회에 도전한 젊음의 상징이었던 ‘섹스 피스톨즈’에서부터 복제를 통해 순수(고급)예술의 우월감을 전복해버린 앤디 워홀,경제적 결정논리를 비판한 알튀세르에 이르기까지 문화영역 전반을 아우르며 대중문화가 어떻게 기존문화의 틀을 깨고 있는가를 밝힌다.1만 3000원.
  • 먹거리의 숨은 역사 ‘음식 雜學’ / 내 가방 속의 샐러드

    녹슨금 지음 한국씨네텔 펴냄 음식 이야기를 이렇게 기발하게 할 수 있다니? 방송작가 녹슨금이 쓴 ‘내 가방 속의 샐러드’(한국씨네텔 펴냄)는 사람과 식탁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재기발랄한 교양서다. 책을 읽기 전 버려야 할 편견이 있다.음식을 테마로 한 책이되 파,마늘을 언제 얼마큼 넣으라고 주문하는 요리책이 아니란 것이다.식탁에 단골로 오르는 음식들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 등 지은이의 범상찮은 ‘음식 잡학(雜學)’이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한마디로 음식문화교양서인 셈. 10년차 방송작가답게 감칠맛나는 글솜씨가 책읽기의 재미를 더해준다.이를테면 ‘음식과 향’이야기.콜럼버스에게 신대륙 발견이란 역사적 위업을 달성케 한 후추,뇌쇄적인 입냄새를 만들기 위해 클레오파트라가 혀밑에 뿌렸다는 정향(백리향),희대의 호색한인 카사노바가 소녀들을 유혹할 때 식탁에 즐겨 올렸다는 트뤼플(송로버섯)….다양한 시대와 인물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이 일관된 주제아래 꼬리를 문다. 흥미포인트는 또 있다.현재 지은이가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KBS 2TV ‘생방송,세상의 아침’에서 만난 유명인들의 식도락도 중간중간 함께 소개된다는 것. 지휘자 정명훈이 좋아하는 김치찌개가 뉴요커들을 열광시키는 이유,박광수의 굴 차우더 수프를 소개하면서 카사노바가 하루에 굴 50개를 먹었던 이유를 귀띔하는 식이다.9800원. 황수정기자
  • 말말말˙˙˙

    댄서들의 세계는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일탈문화’가 아니라 그들이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를 갖고 주체적으로 선택한 또 하나의 문화일 뿐이다. -성공회대 교육대학원 이진숙씨,‘힙합댄스를 하는 청소년 문화연구’라는 논문에서 청소년 문화에 대한 편견보다는 유연한 시각이 필요하다며.
  • 질투는 나의 힘 / 두번씩이나 애인 빼앗긴 남자가 당신이라면?

    국내 개봉에 앞서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뜬’ 국산영화에겐 말 못할 고충이 있다.‘영화제가 선호하는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 때문이다. 18일 개봉하는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제작 청년필름)은 장담컨대 ‘재미’있다.‘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문성근과 배종옥,거기에 신인 박해일이 가세해 3인 구도를 이루는 이 영화는 장르상 멜로다.한 여자와 두 남자가 삼각관계를 이룬 극의 모양새도 영락없는 멜로 틀거리.감독의 역량을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묘미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빤한 구도로 관객을 해이하게 풀어놓나 싶은 순간 허를 찌르는 돌발성.밀고 당기다 어느 한쪽으로 짝을 맞춰주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란 얘기다. 잡지사 편집장인 윤식(문성근)에게 애매한 잔소리를 듣고도 꾹 참는 원상(박해일)은 첫눈에도 적극형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그렇지만 윤식은,여자친구를 그에게 뺏긴 원상이 의도적으로 접근한 ‘목표물’.이제 원상의 복수극을 보여주겠구나 싶던 영화는 계속 딴전만 피운다. 원상은 새로 취직한 잡지사에서 만나 좋아하게 된 연상의 사진작가 성연(배종옥)까지도 윤식에게 뺏긴다.그러나 복수의 일격을 가하기는커녕 별 거부감 없이 온갖 심부름에,윤식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한다. 난감한 딴전 피우기는 끝까지 이어진다.흥미로운 것은,원상의 엉뚱한 대응자세가 어중간한 반전장치보다 드라마를 한결 더 맛깔나게 살려낸다는 점이다.복수도 못하고 그렇다고 깨끗이 용서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원상의 모습은,‘사랑만이 구원’이라고 매달리는 세상의 로맨스를 값싼 낭만이라며 오히려 코웃음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진다.영화가 주목한 것은 질투라는 감정의 본질이 아니라,서로 다른 저마다의 ‘삶의 방식’이다.윤식을 힐금힐금 훔쳐보는 원상의 불안한 시선을 통해 질투가 묘사되는데,그것은 허약한 한 인간을 움직이는 삶의 작은 동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나 절대선이 없다고 세상을 위로하고 싶은 걸까.주인공들이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묘사하는 데도 영화는 무척 관용적이다.예컨대 바람둥이 유부남 윤식.상대방을 배려하는 대사를 지나가듯 툭툭 던지는 가운데 그의 속물근성은 봄눈 녹듯 용서가 되곤 한다. 주인공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가진 자를 선망하며 현실에 승복하다가도 문득문득 싸늘한 경계의 눈을 치뜨는 박해일의 내면연기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
  • 영화팬 설레는 전주/ 4회 전주국제영화제 25일 개막

    오는 25일부터 열흘간 열릴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30여개국 170여편이 소개될 이번 영화제는 실험적 성격을 살리면서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았다.영화는 전북대 문화관 등 시내 7곳에서 상영된다. 개막작 ‘여섯 개의 시선’은 박광수·박진표·박찬욱·여균동·임순례·정재은 등 6명의 감독이 찍은 옴니버스.장애인·범죄자·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을 각기 다른 색깔로 담아낸 작품이다.폐막작으로는 부르주아 사회의 은폐된 섹슈얼리티를 들춰낸 토드 헤인즈 감독의 ‘파 프롬 헤븐’이 선정됐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은 아시아 영화의 다양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섹션.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그린 우즈베키스탄 잠셋 우즈마노프 감독의 ‘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와,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중국 맹 징휘 감독의 ‘치킨 포에츠’등이 눈길을 끈다.또 다른 경쟁부문인 ‘디지털 스펙트럼’에서는 세계 각국의 디지털 영화를 선보인다. 영화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거장 감독의작품도 소개된다.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텐’과 스페인 카를로스 사우라의 ‘살로메’를 비롯해 ‘말타의 매’의 존 휴스턴,‘블루·레드·화이트’로 유명한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다큐멘터리도 만날 수 있다. 올해 신설된 ‘필름 메이커스 포럼’도 주목할 만하다.제작진과 관객이 만나 영화 미학을 토론하는 장으로,프랑스의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 감독과 중국의 여성감독 닝잉이 초청됐다.전주영화제만의 자랑거리인 ‘디지털 삼인삼색’에는 박기용,이란의 바흐만 고바디,일본의 아오야마 신지 감독이 모였다. ●전주영화제 가기 전에 이것만은 영화를 고르기 전 홈페이지(www. jiff .or. kr)에서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꼼꼼히 살피면 도움이 된다.예매는 인터넷(홈페이지나 www.ticketpark.com)과 전화(1544-1555).관람료는 편당 5000원.패밀리 카드로는 1만원에 3편까지.영화제 사무국 (063)288-5433. 김소연기자 purple@
  • [인터넷 스코프] 1인 미디어 ‘블로그 시대’

    블로그의 시대다.블로그를 통해 세계를 읽는 코드가 바뀌고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권력화한 기성 미디어와 블로그간에 팽팽한 긴장관계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블로그(Blog)란 웹 로그(Web Log·웹 일지)의 줄임말로 인터넷상의 흥미있는 이슈에 네티즌이 댓글을 다는 데서 유래했다.블로그는 하이퍼 링크(hyper link·연결)기술과 자발적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하이퍼 링크는 인터넷 기술의 근본에 해당하는 것으로 블로그를 잉태한 어머니인 셈이다.자발적 참여는 블로그가 일지의 수준을 넘어 강력한 커뮤니티를 수반한 1인 미디어로 발전하는 동인(動引)이 되었다. 블로그는 이라크전에서 미디어의 한 축을 맡고 있다.CNN과 아랍계 알 자지라 방송 등 기성 미디어가 전장 상황을 때로는 편향된 시각에서 보도하는 동안 블로그는 놀랍게도 새로운 시각에서 전쟁을 이해하도록 해줬다. 네이트닷컴이 국내에 특종 보도한 13세 미국 소녀의 반전 호소문은 순식간에 3만여명이 조회했다.기성 미디어가 이를 앞다퉈 인용보도한 사례까지 낳았다.29세의 이라크 건축가 살람 팍스(가명)는 바그다드 시민으로서 겪는 전쟁의 고충과 피해상황,시민들의 표정을 생생히 전달했다.한 평범한 소녀와 소시민의 목소리가 세계를 움직이고 전쟁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국내에서도 월드컵과 대선,촛불시위 등에서 블로거(블로그 운영자)들이 맹활약함으로써 네티즌의 파워를 실감케 했다. 블로그는 욕설과 편협한 시각이 난무하는 게시판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재로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신뢰성과 익명성,아마추어리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블로그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첫째,블로그는 운영하는 데 진입 장벽이 없으므로 네티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미디어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특히 커뮤니티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신속히 세력화함으로써 여론 형성의 주요 도구로 다가오고 있다. 둘째,블로그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일정 수준의 전문지식이나 분명한 관점을 가진 블로거들이 적극 활동하고 있어 블로그는 인터넷 역기능(욕설,일방적 편견,음란성,스팸 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셋째,블로그는 네티즌의 콘텐츠 창작을 위한 비교적 품위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호서대 심상민교수는 “이미 미디어 활동기반을 가진 전문가나 지식인보다는 학생,주부,실버세대 등의 취미나 특기활동 측면에서 블로그는 콘텐츠 창작활동의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다.인터넷과 관련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인프라는 세계가 부러워할 수준이다. 그러나 인터넷 문화는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네티즌이면 누구나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낄 만큼 부작용이 적지 않다. 블로그는 모처럼 이런 걱정을 떨쳐준 좋은 본보기다.블로그는 기술이 아닌 문화 그 자체이며,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비교적 높은 수준의 분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1인 미디어이지만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추고 있으며,건전한 인터넷 문화 형성과 콘텐츠산업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있는 블로그는 한동안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명 기 이뉴스네트워크 대표이사
  • [시네 드라이브] 예고편 진실 혹은 거짓?

    관람영화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챙기는 항목이 뭘까? 지난달 인터넷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중 무려 78.92%가 ‘예고편’을 꼽았다.잇속 밝은 제작자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실제로 최근 선보이는 예고편만 해도 손님끌기를 위한 스크린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감이 잡힌다. 어물쩍 장르를 둔갑시키는 작전까지 등장했다.코미디가 잇따라 흥행하자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너나없이 코믹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추세다.단적인 사례가 새달 18일 개봉예정인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한 남자에게 두번이나 애인을 뺏기는 청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담담한 시각으로 풀어낸 영화는,장르로 볼 때 엄연한 드라마.그런데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삼각관계를 게임화면처럼 재구성한 예고편은 누가 봐도 강도 높은 코미디다.“해외영화제 수상작이라 자칫 지루한 예술영화로 비칠까봐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는 게 제작사측의 설명이다. 베를린영화제 진출작 ‘동승’(새달 11일 개봉)도 엇비슷한 사정.지난해 흥행 코미디 ‘집으로…’의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예고편을 의도적으로 익살맞은 이미지로 몰아갔다.국제영화제 진출작은 심각해서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작품 속 코미디 요소를 ‘침소봉대’하기는 새달 4일 개봉하는 ‘지구를 지켜라’도 만만찮다.여러 장르요소가 실험적으로 뒤섞인 영화임에도 예고편만 봐서는 코믹 일변도의 부담없는 납치극일 뿐이다.‘지구를 지켜라’의 배우 백윤식은 시사회장에서 아예 까놓고 관객 편식증을 의식했다.“작품성 있다고 하면 관객이 안 들텐데….그냥 서스펜스 코믹영화로 소개해 주세요.” 이래저래 개운찮은 해프닝들이다.닭날개처럼 가벼워만지려는 한국의 영화들.흥행만을 의식한 예고편 제작행태도 꼬집혀야 하지만,편식하는 관객들의 자업자득이기도 하다.어떻든 제작자들이 들으면 발끈할 당부 한마디.‘코미디 유사품’에 속지 맙시다! 황수정기자
  • 부시의 전쟁/ 언론 다국적군 명칭 논란, 연합군이냐… 동맹군이냐

    ‘이라크군과 싸우고 있는 군대는 연합군인가 동맹군인가?’연합군 또는 동맹군 등으로 국내외 언론에 다양하게 소개되면서 적합한 명칭이 무엇인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는 이라크를 침공,25일 현재 바그다드와 바스라 등지에서 이라크군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다국적 군대의 위상에 대한 시각차이와 무관치 않다.현재 이라크전에는 미군을 중심으로 영국군과 소수의 호주군이 투입돼 이라크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는 ‘연합(coalition)군’으로 부르고 있는 반면,뉴욕타임스와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동맹(allied)군’으로 지칭한다.그런가 하면 월스트리트 저널 등 일부 신문은 아예 ‘미국 주도(US-led)군’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연합군과 동맹군 모두 사용가능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장하원(국제정치경제 전공) 박사는 “연합군이나 동맹군은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포함된 개념으로 볼 수 없는 만큼 모두 사용 가능하다.”고 밝혔다.장 박사는 “중요한 것은 미·영의 이라크 침공에 정당성이 있는지와 현재 전황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편견없이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대 김열수(국제정치학) 교수는 “엄격한 의미에서 동맹이 체결된 국가들이 참여한 경우 동맹군,그렇지 않을 경우 연합군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김 교수는 “미·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으로 묶인 관계지만 이번 경우 호주를 비롯,수십개국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통상 연합군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안보연구원 이서항(국제정치 전공) 교수는 “유엔 안보리가 무력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파견됐던 91년 걸프전 당시의 다국적군과는 조건이 다르지만 국제법상 (특정 명칭으로)규정된 바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황장석기자 surono@
  • 부모 건강해야 자식도 건강

    대학원등서 자녀교육 단기과정 운영 ●좋은 엄마란? 오늘날 ‘좋은 엄마’란 ‘인자한 어머니’와 달리 철저하게 세속적인 기준에서 아이들의 앞날을 위해 노력을 하는 사람을 일컫게 됐다. 누군가는 아이의 대학진학을 기점으로 좋은 엄마는 확연하게 구별된다고도 한다.아이가 명문대학에 진학하면 남편은 아내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당신 수고했어.”라고 칭찬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빚어지면 입시에 실패한 책임은 정작 수험생인 아이보다 어머니 몫이다.남편은 “당신은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라고 윽박지를 수 있어도 아내가 “당신도 아버지로서 부족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든가…. 그래서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면 아이들 뒷바라지는 못한다.”는 편견은 진실로 여겨지고 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첫 아이를 낳거나 첫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대학입시 뒷바라지를 위해 중년여성의 퇴직이란 새로운 직장문화도 있다. ●부모노릇도 배우는 시대 그래서 ‘부모노릇도 배워야 한다.’‘부모자격’‘부모면허’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부모교육이 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아이의 발달과정에 맞춰 ‘이렇게 키워야 한다.’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고,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가 아니라 부모들 그 자체의 인생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교육 내용이 최근 달라지는 추세다.‘부모가 건강해야 자녀도 건강하다.’는 식으로 부모의 건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대물림되는 양육태도,그러나 “나는 이담에 엄마 되면 아이를 우리 부모처럼 키우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그러나 비교당한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은 늘 아이들을 비교해 상처를 주고,매를 맞고 자란 사람은 아이들을 마주하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손이 먼저 올라간다.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대로 부모노릇을 하게 된다.그렇다면 절대로 ‘나쁜 부모’를 가진 사람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는가?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몸에 배어 있는 부모의 모습을 떨쳐버리고,무의식에 잠재해 있는 부모의 모습을 수정할 기회를 마련하는 정서체험으로 이를 바꿀 수있다는 것이다.자녀를 변화시키려는 교육이 아니라 부모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그것이 바로 참된 부모교육이며 건강한 부모교육이다.어린 시절,자신에게 상처로 남아있는 감정들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즉 부모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좋은 부모=건강한 부모 부모훈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기 사랑’이다.사람들은 이전의 정신적인 문제가 치료되지 않고 무의식에 각인(刻印)되면 교정되지 않는다.그래서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부모교육이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털어내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즉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부모 자신이 건강한 인간으로 스스로 자유롭고,행복해지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먼지 한 톨 떨어지지 않도록 집안청소를 하고 더 좋은 학원을 찾아 헤매는 이 땅의 어머니란 이름의 여성들이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어디서 부모교육을 받을까? 경희대 교육대학원은 1년 정규과정의 ‘자녀교육전문가 양성과정’을 2001년 신설,운영해오고 있다.또 동서심리연구소(www.selfone.com 02-564-3231)는 8주과정으로 ‘건강한 부모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심리교육연구소(www.mindip.com 02-3472-3296)와 한국청소년상담원(www.kyci.or.kr 02-2253-3811),한국부모교육센터(www.koreabumo.com)에서도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다. 허남주기자
  • 부시의 전쟁/ 이라크전 성격 미국내 논란 - 이라크 해방? 新제국주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전쟁은 시작됐다.그러나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장한 것처럼 미군은 ‘이라크 해방군’이 될 자격이 있는가.역사는 이번 전쟁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누가 먼저 침공했느냐는 전쟁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전쟁이 일어난 배경과 목적,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그리고 새로운 질서의 개편이 관건이다.이런 문제들을 놓고 미국내 여론주도층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새로운 제국주의의 등장인가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삼는다.미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맞선 ‘자위적’ 공격으로 간주한다.그러나 근본적인 속성은 21세기 ‘신(新) 제국주의’ 등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레온 퓨어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0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미국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부시 행정부는 ‘제국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제공격을 정당화한 ‘부시 독트린’은 앞으로 국제법을 대신하게 됐으며 어떤대통령이든간에 미국이 위협받게 됐다고 말하면서 다른 나라를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달 27일 외교관직을 사임한 존 브래디 키슬링 그리스 주재관도 콜린 파월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이번 전쟁의 속성을 제국주의에 바탕을 둔 ‘이기주의’로 불렀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의 전쟁을 강행하는 것은 20세기 초 미 윌슨 대통령 이후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국제사회에서의 ‘합법성’을 스스로 깨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키슬링은 국내 정치와 관료주의적 잇속 때문에 국제사회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론과 정보를 조작해 테러리즘과 이라크를 연계시킨 것은 미신과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파괴시킨 옛 러시아 제국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종교와 돈의 전쟁인가 20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설에서 이번 전쟁은 시작이 아니라 1990년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마무리하는 전쟁이라고 강조했다.친 기업성향의 부시 행정부를 적극 옹호하는 이 신문은 이라크가 알 카에다를 지원한 점은 분명하며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를 자행한 것도 ‘지하드(성전)’에 입각해 12년간 사담 후세인에 대한 미국의 봉쇄정책의 직접적 결과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12년간의 전쟁’이 끝나면 이슬람의 신성한 지역에 미군을 배치했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극좌파들의 주장은 타격을 받을 것이며 아랍과 이슬람 지역에 민주적 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이 종교적 편견이나 석유,지역패권 등의 이유에서가 아니라 아랍의 자유를 위해 나섰다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로버트 허버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도 20일 기고에서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강행하는 배경으로 부시 대통령의 ‘구세주적’ 견해,무력으로 미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전시 내각의 참모들,이라크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대한 유혹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딕 체니 부통령은 9·11테러가 발생하기 이전인 2001년 8월 국가에너지 전력보고서를 통해 “걸프 지역에서의 석유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허버트는 이라크에는 수십억 달러의 사업성이 있다고 말하는 게 결코 ‘매국적’ 언사가 아닌 현실이라고 말했다.미 언론들은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면 석유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초기 전리품은 기업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질서의 개편을 예고하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고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2차 대전 이후 유엔 등을 중심으로 유지돼 온 국제질서의 근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통과된 1차 결의안만으로도 ‘군사행동’의 명분을 얻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프란시스 보일 일리노이대 국제법 교수는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맞서 유엔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승인했으나 지금은 군사행동을 뒷받침할 명분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의 승인이 없는 전쟁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이라고 밝혔다.국제전범재판소(ICC)가 미국의 고위 관리들을 범죄행위로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주둔 미 사령관도 동맹국에 ‘아군’과 ‘적군’의 개념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군사행동은 국제법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전쟁이 끝나면 미국은 일단 유엔 체제로 들어와 이라크의 복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2004년 2차 집권에 성공하면 장기적으로 유엔의 기본적 틀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할도 전쟁을 계기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프랑스는 이라크 전쟁시 터키를 보호하기 위해 나토가 나서야 한다는 요청을 거절했다.1966년부터 나토 통합군이 되기를 거부한 프랑스가 나토 탈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대신 프랑스는 유럽연합(EU)에서 반미 기치를 내세워 정치적 맹주 자리를 노릴 수도 있다. mip@
  • 책/수학, 내 친애하는 공포여 - 골치아픈 수학 ? 근거없는 공포깨기

    안 시에티 지음 전재연 옮김 / 궁리 펴냄 미국의 천재수학자 존 내시의 삶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시는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자폐증 환자였다.영화를 본 사람들은,유리창에 깨알같은 숫자를 채워놓고 문제를 푸는 그의 정신불안증을 기억할 터.수학천재는 그렇게 편집증 비슷한 정신장애를 겪어야 하는 걸까.평범한 정서로는 도무지 친해지지 못하는 것이 수학일까. 프랑스의 수학교육 심리학자가 제목에서부터 만인의 공감을 얻어낼 책을 선보였다.수학에 관한 유서깊은(?) 편견을 걷어내는 독특한 비평서 ‘수학,내 친애하는 공포여’(안 시에티 지음,전재연 옮김,궁리 펴냄)다. 수학이 불면을 부르는 공포로 인식되는 건 세계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심리치료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지은이는 수학에 거부반응하는 프랑스 중고교생들과 오랫동안 면담하고 그 경험으로 얻은 정보와 제언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수학기피증의 원인을 짚는 책의 접근법이 우선 흥미롭다.심리·교육학적 지식을 두루 동원해 수학장애를 앓는 여러 유형의현장사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예컨대 수학문제를 풀 때마다 괄호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여중 2년생 쥐디트.오빠가 노크도 없이 자기방을 들락거려 스트레스를 받아온 그녀는 괄호안 숫자가 계산에서 특별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개념을 망각했다.반대로,개별 경험으로 수학을 좋아하는 사례도 있다.오빠들한테 억눌려 말주변이 없는 마리에게는 부호화된 언어를 무작정 암기하면 되는 수학이 가장 편한 과목.이렇듯 수학장애의 여부는 개인환경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책의 주장이다. 수학이 ‘억울하게’ 비인간적 학문으로 전락하는 또 다른 주요이유는 수학교사의 전형적인 이미지.놀랍게도 현장인터뷰에서 많은 학생들은 수학선생님을 ‘신체개입을 부정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다.손가락 셈을 금지시킨다고 수학의 추상적 개념이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게 아닌데 말이다. 현장에서 간추려진 수학장애 극복담은 실용서 역할도 톡톡히 한다.수학시간에 환상과 상상을 허용하면 수학적 잠재력이 깨어난다는 사실.한 중학생은 난쟁이들과 마녀가 사는 백설공주의 숲을 연상한 결과 거짓말처럼 쉽게 수직이등분선의 개념을 이해했다.이 대목에서 지은이는 “수학시간에 덮어놓고 상상력을 부정하는 것도 수학장애의 함정”이라고 꼬집는다. 수학용어나 도형이 자주 등장하긴 한다.하지만 난해할 거란 선입견을 가진다면 그 또한 ‘불합리한 공포’다.책이 하고 싶은 말은 일관되고 명료하다.근거없는 수학기피증을 극복하고 수학에 대해 새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해보자는 자상한 배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
  • 자치구 장애주민 위한 ‘따뜻한 행정’

    자치구들이 장애 주민들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 행정을 잇따라 선뵈고 있다.흥겨운 이벤트를 통해 주민들의 편견을 없애는 데 적극 나서,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만들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마포구는 18일 마포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에서 ‘장애우와 함께하는 시와 음악축제’를 연다.박홍섭 구청장이 직접 출연해 평소 애창하는 시를 낭송할 예정이다.봄맞이 축제를 장애 주민들과 먼저 어우러지고 싶은 마음에서다.축제에는 장애주민뿐 아니라 지역 중·고교생,교직원,할머니,할아버지 등 주민 700여명이 함께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생활속의 작은 불편들을 근원적으로 없애려는 노력도 돋보인다.고재득 성동구청장은 최근 ‘특수교육 보조원 사업단’을 구성해 10명의 단원들이 초등학교 특수학급에 직접 파견돼 학교생활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아동들을 보조토록 해 서울시가 전 지역으로 확대 시행을 추진 중이다.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지체·시각·청각장애 등 중증장애인 3000여명의 민원서류를 전화 한통화면 집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장애우 재택서비스’를 시행토록 해 눈길을 끈다.내년부터는 ‘장애우 심부름센터’를 활성화,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민원을 대행하고 진료를 동행해주는 ‘장애인 생활민원서비스’를 본격 펼칠 계획이다.정영섭 광진구청장은 가로수,전주 등 보행에 지장을 주는 도로의 각종 장애물 제거를 특별 지시했다. 봄을 맞아 나들이가 잦아질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5월까지 노점상 등 모두 34건의 도로 장애물도 정비할 방침이다. 이동구기자
  • 이라크戰 에너지대책 점검/48일분 석유비축… 해외가스전 개발

    미국-이라크전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국내 에너지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석유파동을 겪은 적이 있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석유비축과 해외 에너지개발,대체에너지 개발사업 등을 착실히 진행해 왔긴 하나 걱정이 앞선다.국가적 에너지 사업의 현황을 점검한다. ●석유비축사업 석유는 국내 에너지 소비의 52%를 차지한다.석유공급이 중단되면 국내 경제는 곧 마비될 수 밖에 없는 의존 구조다.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석유 수입국이며,세계 6위의 석유 소비국이다.더구나 석유수입의 70% 이상이 중동지역에 편중돼 있어 미­이라크전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국가안보 차원에서 석유비축사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규정한 국가별 비축의무량은 90일분이다.미국은 현재 15.7억배럴(127일),일본은 6억배럴(119일),독일은 2.6억배럴(114일) 등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있었던 1·2차 석유파동 당시 정부의 석유비축분은 전혀 없었다.민간 정유사가 30일분의 재고를 갖고 있었을 뿐이었다. 정부는 현재 2008년까지 60일분의 비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80년부터 3단계 장기 비축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88년 한때 비축유가 66일분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다시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제3차 비축계획(1995∼2007년)이 완료되면 총 1억 4084만배럴를 확보,비축목표 60일분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올 2월 현재 비축유는 7123만배럴로 48일분이다. 석유비축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든다.때문에 석유공사는 국민의 세금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80년대부터 축적된 해외 비축기지 건설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석유비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미·이라크전에도 불구하고 석유 공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중동의 다른 나라로 확전된다고 하더라도 고유가에 따른 수출전선의 차질은 우려되지만 지난 석유파동과 같은 국가적 위기는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해외개발에 나서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다.따라서 최근 정부와 가스공사측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해외 에너지개발이다.가스공사는 지난해 해외사업을 전담하는 ‘대외사업단’을 발족시켰다. 에너지 해외개발은 크게 해외가스전 개발과 LNG 인수기지 및 공급배관의 건설·운전·보수 등으로 나뉜다.가스공사는 지난해 카타르 라스가스(RasGas) 가스전 개발사업을 통해 83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석유공사는 1년7개월만에 최단기로 투자비용 218억원을 모두 거둬들이고,배당수익을 챙기고 있다.세계 가스전 개발에서 보기 드문 성공 사례로 각광받고 있다.앞서 1997년엔 오만 오엘엔지(OLNG) 프로젝트를 통해 2300만 달러(299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밖에도 공사측은 베트남으로부터 가스공급기지 교육훈련 및 기술지원 용역사업을 수주했다.미얀마 A-1광구 탐사사업도 착실히 진행중이다.특히 최근 가스공사는 베트남 국영석유가스공사가 발주한 호치민시∼퓨미공단 가스공급 배관사업 자문용역 수주에 성공했다. 또 300만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가스플랜트 시운전 서비스사업과 인도 인수기지 건설사업,인도네시아·싱가포르 배관공사 지분참여 등도 달러를 벌어들이는 옥동자인 셈이다. ●대체에너지를 풍력에서 찾는다 정부가 대체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에 대한 가격차액 지원제도를 시행한 뒤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 일대에 총 사업비 150억원을 들여 6000㎾ 용량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다.지난 9일 일부가 가동됐고,2004년 4월에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할 예정이다.제주는 육지와 달리 입지확보나 환경문제,전력수요 특성 등의 이유로 원자력이나 유연탄 의 발전원가가 육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반면 바람이 많아 풍력발전의 입지로는 최적이다. 풍력사업은 수익성이 낮은 편인데,정부의 대체에너지 개발정책에 부응하고 미래 에너지를 위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풍력발전 전문업체인 ㈜코에지도 경남 양산시 원동면 일대 85만평에 1500㎾급 풍력발전기 4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정장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고유가 상황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초기에 두바이유의 가격이 배럴당 4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주변 산유국으로 전쟁이 확산되면 어디까지 오를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석유자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정부의 힘만으로 고유가의 파장을 막아내는데 한계가 있다.위기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다잡아야 할 것은 생활속의 에너지절약 자세다. 선진국에서도 갑작스런 에너지 부족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에너지절약을 최우선 정책으로 선택한다. 일본 정부는 몇해전 12기의 원자력발전 가동이 한꺼번에 중지됐을 때,제1 대응방안으로 에너지절약운동을 채택했다. 도쿄의 도청사는 에스컬레이터의 절반을 운행정지 시키고 현관 홀에 설치된 830개의 조명 가운데 620개를 꺼버렸다.지하철도 난방도 한시간씩 줄였다. 1999년 이후 우리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밑돌아 다행스럽게 에너지소비 증가율 1위라는 오명을 벗었다. 그러나 산업체에서는 10%,가정에선 2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 에너지절약은 강제적 규제보다 자발적인 참여가 큰 효과를 가져온다.성숙된 국민의 판단을 기대한다. ◈생활속 에너지 절약 이렇게 국내 산업체의 에너지 소비는 지속적인 절약 노력으로 점차 줄고 있으나 가정과 상업·수송분야의 에너지 소비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에너지절약의 효과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에너지관리공단은 생활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법을 제시했다. ●냉장고 냉장고는 기본적으로 에어컨이나 전자레인지에 비해 전기가 적게 든다.하지만 계절과 상관없이 1년 365일 쓰기 때문에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가전기기에 속한다.특히 사용하는 습관에 따라 전력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내부에 식품을 60∼70%만 채우고 문을 자주 여닫지 않는 것이 좋다.마요네즈 등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는 식품은 넣지 않는다.뜨거운 음식은 식혀서 넣는다.냉장고는 내부의 열기를 바깥으로 빼내 내부를 차갑게 유지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주변으로 열이 잘 발산되도록좌우와 위에 일정한 공간을 반드시 띄우도록 한다. ●컴퓨터 컴퓨터 전원을 끄지 않고 놔두는 것은 형광등 3∼4개를 켜두는 것과 같은 양의 전력이 사용된다.따라서 10분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엔 최소한 모니터를 꺼두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모니터에 절전 모드를 설정해 두면 편리하다.본체를 껐다 켰다 하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상식은 잘못된 편견이다.실제로 새로 켜는 소비전력은 5∼6분 켜 둔 상태의 전력과 같다. ●세탁기 다른 가전제품보다 에너지효율 등급에 따른 전력 사용량의 차이가 크다.1등급을 사용하면 5등급에 비해 전기를 40%나 줄일 수 있다.빨랫감을 한데 모아 세탁기 용량의 80%까지 채워 사용해도 된다.세탁시간이 길면 그만큼 더 깨끗해 질 것이라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다.요즘 나오는 세탁기는 세척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10분만 사용해도 빨래가 깨끗해진다. ●전자레인지 사용 시간은 짧지만 평균 소비전력이 1000w나 돼 에어컨 다음으로 전기를 많이 쓴다.따라서 음식을 조리할 때보다 식은 음식을 덮힐 때만 잠깐 사용하는편이 낫다.냉동식품을 해동할 때에는 절반 정도 녹인 뒤 자연해동되게 해야 한다.데울 음식물에 약간의 수분을 첨가한 뒤 사용하면 음식물이 타지 않고 빨리 덥혀진다. ●가스레인지 가스불꽃의 크기는 조리기구의 바닥에 불꽃이 간신히 닿을 정도로 낮춘다.각 가정이 불꽃 세기를 한 단계만 낮춰도 국가적으로 연간 1200억원을 아낄 수 있다.압력솥을 이용해 밥을 지으면 조리시간이 3분의 1로 줄고 가스량도 줄어든다.국을 덮힐 때에는 먹을 만큼만 덜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승용차 경제속도 보통 가정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제품은 자동차다.만약 자동차를 시속 100㎞의 속도로 운행한다면 같은 거리를 경제속도인 시속 70㎞로 달릴 때보다 휘발유가 22%나 더 든다.지나치게 느리게 주행해도 에너지가 낭비된다.같은 거리를 시속 40㎞로 달리면 경제속도인 시속 70㎞ 때보다 연료가 17%나 더 든다.시속 40㎞로 달릴 때 4단 기어를 사용하면 3단 기어를 쓸 때보다 3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에어컨은 40㎞ 이상 속도로 주행할 때사용하는 편이 낫다. ●타이어 승용차에 불필요한 짐 10㎏을 싣고 다니면 50㎞를 갈 때마다 80㏄의 휘발유가 더 든다.차에 싣고 다니는 예비 타이어는 주행용 타이어보다 가벼운 임시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선진국에선 상용화 된 경량임시 타이어의 무게는 주행용의 절반 밖에 안된다.아직 국내에선 시판되고 있지 않다. ●경제운전 요령 요즘 차량은 혹한기에도 2분 이상 공회전을 시킬 필요가 없다.시동을 켠 채 10분간 세우두면 200㏄의 휘발유가 낭비된다.1991년 걸프전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스위스·독일은 신호등 앞에서 잠시 정차할 때에도 시동을 끄자는 운동을 벌인 바 있다.승용차 한대가 하루 5번씩만 급출발과 급제동을 줄이면 국가적으로 연간 670억원이 절약된다. 김경운기자
  • [동호회 탐방] ‘BMW 마니아’

    “차는 없어도 BMW가 좋아라∼.” 국내 수입차 점유율 1위인 BMW의 동호회이자 국내 최대 수입차 동호회인 ‘BMW마니아(http:///cafe.daum.net/lovebmw)’ 회원의 40%는 BMW를 갖지 않은 사람들이다.차를 갖지 않은 회원을 배척하는 다른 BMW 동호회와 달리 ‘BMW마니아’는 말 그대로 차가 좋아 가입하는 모임이다. 2000년 5월에 17세 재미교포 고등학생이 개설한 이 사이트의 회원수는 현재 1만 2277명. 사이트에서는 차에 대한 궁금증을 묻고 대답하는 일이 대부분이다.고급차의 대명사인 BMW가 종종 ‘꽃뱀 사건’이나 사기사건의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모임이 홍역을 치렀던 적이 있다.그래서 사업이나 돈과 관련된 얘기를 제한하는 등 나름의 규칙을 만들었다. 서울 외에 대전,대구,광주,부산 등 지역모임도 활발하다.수시로 이뤄지는 번개 모임 외에 정기 모임은 매달 한 번.최소한 20여대의 BMW가 줄지어 서울 근교로 나간다.가속성능이나 코너링 등을 주제로 만나지만 외제차에 대한 ‘아니꼬운 시선’ 때문에 모임은 일요일 아침 7시 등 비교적 한적한 시간을 선택한다.회원 연령 분포는 10∼50대까지 다양하지만 모임의 주축은 20∼30대.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종을 이룬다. 동호회의 웹마스터인 이종환(26·웹 프로듀서)씨는 “내가 BMW마니아 회원인 것을 알면 ‘BMW차도 없는 주제에 그런 모임에 왜 따라다니느냐.’고 핀잔을 받을 것 같아 주위에 알리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런 편견을 무시하고 좋아하는 차를 알고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누리는 게 바로 마니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 [젊은이 광장] 화장하는 남자를 위한 변론

    며칠 전 같은 학과 남자후배인 A의 가방 속에 파우더와 립글로스 등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의아해하는 나에게 A는 “남자든 여자든 깔끔하고 멋져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잘못된 것이냐.’고 당당하게 항변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화장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신세대 탤런트와 축구스타가 광고에 출연,인기를 모은 모 화장품 회사의 컬러로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홍대 앞이나 압구정동에서는 눈썹을 그리거나 파운데이션을 바른 남성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이에 질세라 화장품 업계는 기존에는 없었던 남성전용 아이크림이나 에센스,팩 등 기능성 화장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자기표현 욕구가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화장하는 남성도 늘고 있는 것이다.또 근육질 몸매와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기존의 ‘마초(남성우월주의자)형’ 남성보다 ‘꽃미남형’ 남성을 더 선호하게 된 사회적 분위기나 대학·취업시험에서 면접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화장하는 남성에대한 반응은 분분하다.모 일간지가 20,30대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도 미용 등을 위해 화장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답변이 43.3%나 됐지만,아직까지는 ‘남자답지 않게 무슨 화장이냐.’라는 거부감이 일반적으로 많아 보인다. 생각해 보자.화장실 또는 버스 안에서 거울이 달린 콤팩트를 꺼내들고 화장을 고치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얼마나 낯설 것인가.고백컨대 이런 상황에 마주치게 된다면 필자 또한 옆사람과 수군수군 흉을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20대 중반을 넘긴 직장여성이 화장기 없는 얼굴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분명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길 것이다.대다수 직장여성이 아침밥은 굶어도 화장은 꼭 하고 다니는 이유는 이같은 사회 인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장은 여성의 전유물이어야만 하는가.역사적 문헌을 찾아보면 이에 대한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신라시대 화랑은 아름다운 육체에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다는 ‘영육일치사상(靈肉一致思想)’에 따라 여성 못지않게 화장을 하고 귀걸이·가락지·팔찌·목걸이 등 갖가지 장신구를 착용했으며,조선시대 남성도 분을 바르는 등 화장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옛날 남성도 화장을 즐긴 마당에 현대사회에서 남성의 화장이 금기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아마도 사회적 주도권을 지닌 남성이 상대적 약자인 여성의 일을 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암묵적인 합의에서 비롯된 거부감일 것이다. 실제 짧은 머리나 군인 옷차림(밀리터리 룩)등 ‘남성성’에 매달리는 여성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지만 ‘여성스러운 남자’는 종종 놀림감이 되곤 한다.개그 프로그램에서 여장남성의 캐릭터가 단골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화장은 신체의 아름다운 부분을 돋보이도록 하고,약점이나 추한 부분은 수정하려는 수단이다.지나치면 외모 지상주의로 흐를 가능성도 있지만 더 나은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사회적 편견 때문에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남성이든 여성이든 사람의 진짜 매력은 외모가 아닌 마음 씀씀이에 있다는 평범한 진리만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장 서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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