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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스카우트연맹, 평화통일체험활동 개최

    휴전선 155마일 횡단으로 2011년 8월의 시작을 알린다. 한국스카우트연맹(총재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과 동아오츠카(주)(대표이사 이원희)가 주최하는 제17회 평화통일체험활동이 오는 8월 1일 강화도를 출발하여 7박8일의 일정에 돌입한다. 청소년수련활동 국가 인증프로그램 1호인 이 활동은 155명의 청소년에게 휴전선 155마일(249km)을 횡단하며 국가와 사회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제공한다. 접하기 어려운 휴전선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758명이 신청하는 등 청소년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는 16명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 참여한다. 단일민족 문화에 익숙해진 일반청소년들과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어우러져 유대감과 소속감을 강화하는 시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필리핀 출신의 엄마를 둔 삼 남매가 이번 횡단에 함께하여 눈길을 끈다. 연년생인 삼 남매 중 첫째인 김광수(무등중학교 2학년)군은 “친구들과 다르게 생겼다고 저희를 이상하게 보는 눈빛이 너무 싫었다. 지금은 인식이 바뀌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건 사실이다. 이번 횡단을 하면서 같은 국민이라는 의식이 심어졌으면 한다.”라며 걱정과 기대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한편 한국스카우트연맹은 경험이 많은 스카우트 지도자들을 운영 요원으로 활용하여 교육, 안전 등 다방면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출처: 한국스카우트연맹 본 콘텐츠는 해당 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 드립니다.
  •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의 가정집을 개조한 명필름 사무실. 곳곳에 ‘D-8’이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개봉(27일)이 임박한 탓인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2005년 황선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판권을 산 지 꼬박 6년. 난산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하지만 관객의 평가를 받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 공동제작 및 연출을 맡은 오성윤 감독에게 치열했던 지난 6년을 들어봤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1963년생 동갑내기는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어울렸다. ‘짝패’란 꼭 닮아야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1986년 서울극장 기획실에 몸담은 이후 충무로에서만 25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제작자 심 대표는 “명필름이 제작한 꼭 30번째 영화다. 그런데도 기자 대상 시사회 전날 잠이 안 오더라.”고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그림이 너무 좋아 미대(서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더 끌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애니메이션 기획과 프로듀서로 활동하다가 20여년 만에 ‘입봉’한 오 감독은 “데뷔작이지만 마음은 심 대표와 똑같다.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요즘 설사를 많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당’을 먼저 발견한 건 오 감독이다. 심 대표는 “가족영화 소재를 찾던 터에 원작을 읽었다. 출판사에 확인해 보니 오 감독이 구두계약을 맺고 영화 기획에 돌입한 상태였다. 마침 남편(이은 명필름 대표)과 오 감독이 아는 사이인 데다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실사영화 경험이 많고 배급을 뚫을 수 있는 영화사가 필요했다. 0순위로 명필름을 올려놨는데, 외려 제안이 들어왔으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덕션(실사영화 촬영 단계)에 돌입하기 전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심 대표는 “시나리오 작업만 3년이 걸렸다. 한번도 제작일정이나 개봉 시기가 계획과 어긋난 적이 없는데 ‘마당’은 1년이 늦어졌다. 긴 시간을 버티다 보니 자금을 동원하는 파이낸싱 작업도 힘들었다. 작품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나서야 했는데 다행히 올 초 롯데(롯데엔터테인먼트)와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장점은 수십명의 애니메이터들이 2년여 동안 ‘엉덩이로 그린’(업계에서 ‘애니메이션은 손이 아닌 엉덩이로 그린다’는 말이 있다) 12만장의 밑그림에서 얻은 아름다운 화면이 전부는 아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자유의지와 타인에 대한 배려·희생, 모성애 같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잎싹’과 ‘초록’ 등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녹여냈다. 가르치듯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한다는 게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다. 심 대표는 “암탉(잎싹)이란 미물이지만, 평범한 인간은 상상도 못할 존재다. (문)소리씨한테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과 질서에 의구심을 갖고 왕따를 불사하면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잎싹의 삶은 미국 할리우드 만화에서 꿈을 이뤄가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도 했다. 오 감독 역시 “사자(디즈니의 ‘라이온킹’)쯤 돼야 영웅의 면모가 나올 텐데 하찮은 암탉이 정체성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설정이야말로 평범한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선악 구도가 분명한 디즈니나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우리만의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순제작비는 31억원, 마케팅비용을 더하면 50억원에 육박한다. 150만명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더군다나 올여름은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퀵’ ‘고지전’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까지 맞붙는 상황. 일단 첫번째 목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한 ‘로보트 태권V’(2007·72만명)를 넘어서는 데 있다. 심 대표는 “100만명만 넘어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쓰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 그래야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없앨 수 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이어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가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한다. 물론 ‘애들 영화’가 아니라는 입소문이 나서 젊은 층도 많이 봤으면 한다. 그래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웃었다. 오 감독도 “20여년 만에 입봉한 작품인데 손익분기점만으로는 어림없다. 한을 풀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으니 또 뭉칠 법도 하다. 심 대표는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당’이 잘 되면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을 고민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오 감독은 “몇 작품이 될지 모르지만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장르로 자리잡기 전에는 영화사와의 공동작업이 필수다. 명필름과 계속하면 좋을 것 같은데…”라며 심 대표를 슬쩍 쳐다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마당을 나온 암탉 2000년 5월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가 넘게 팔린 황선미 작가의 동화를 애니메이션화했다. 알을 얻으려고 길러진 난용종 암탉 ‘잎싹’(목소리 연기 문소리)의 꿈은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어보는 것. 양계장을 탈출하던 날, 잎싹은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족제비를 만나 죽을 뻔 한다.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최민식)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 알을 품어 ‘초록’(유승호)을 아들로 얻는다. 하지만 초록이 클수록 엄마와는 다른 종(種)이라는 데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 외국인 편견·몰이해 反다문화 정서 부채질

    외국인 편견·몰이해 反다문화 정서 부채질

    우리나라도 거주 외국인이 120만명을 넘으면서 점차 다문화 사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반면 사회의 한쪽에서는 ‘반다문화 정서’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반다문화 사회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다문화에 대한 몰이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5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반다문화주의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는 ‘다문화가정 결사반대한다.’, ‘한국도 10년 뒤면 노르웨이처럼 된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2008년 6월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다문화정책반대’의 한 회원은 “친다문화 정책을 쓰는 한국에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노르웨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이들은 온라인상에 외국인 범죄와 결혼 이민자의 가출 사례 등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해 ‘사랑이 아닌 돈을 위해 결혼했다.’,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에서 온 노동자에 대해서는 ‘방구’, ‘파퀴벌레’라며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핫뉴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값싼 노동력 때문에 끌어온 무슬림들이 주객전도 식으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복지 혜택은 다 누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10년만 지나면 노르웨이꼴 난다.”는 감정 섞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활하는 무슬림 15만명 가운데 10만명가량이 노동자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모임’,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외국인에 의한 피해자 모임’ 등 온라인 카페와 시민단체 ‘외국인노동자대책시민연대’, ‘다문화바로보기실천연대’ 등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한국 여성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억지 논리를 펴면서 반다문화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반다문화 시민단체들은 법무부나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과 국회의원 사무실에 항의 전화를 걸고 오프라인 집회를 열어 ‘다문화정책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대책시민연대와 다문화바로보기실천연대 회원들은 지난 4월 국회 김선동 의원이 발의한 이주아동권리모자법에 대해 “불법체류자 자녀들도 교육 및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이들 단체 회원 수십명이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을 찾아가 재한 방글라데시인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 및 엄격한 처벌과 관리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자민족 중심주의가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 이정혁 목사는 “일각에서는 조선족·동남아인에 대한 혐오감이 팽배해 있다.”면서 “아직까지 집단적 반발은 없지만 이들이 뭉쳐 집단행동을 보이면 걷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김기돈 사무국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주노동자 인권보호 활동을 하는 단체들에 항의하는 전화들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한국 사회에 대한 적응 교육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편견과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큰 문제”라면서 “인권, 문화 등 교육을 통해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비판할 수 있으면 자유로운 걸까

    많은 이들은 이 땅에 언론의 자유가 있으며 자유 언론이 충분히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수년 전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대체로 언론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응답했다니 언론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을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를 비롯한 관련 단체는 그런 인식이나 관측과는 달리 한국의 언론 상황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언론인 출신인 손태규 단국대 사회과학대 교수가 낸 ‘왜 언론 자유, 자유 언론인가’(기파랑 펴냄)는 바로 그 인식의 간격을 파고들어 언론의 위상을 바로세우자고 역설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면서 언론인이 아닌 정치인, 법조인, 학자들이 더 언론 자유를 옹호하는 데 앞장서는 모순을 봤다고 한다. 당연히 책은 언론의 참된 뜻에 대한 오해와 편견 바로잡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랫동안 권력의 물리적인 탄압에 시달려온 탓에 대통령,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지금의 상황을 완전한 언론 자유로 오해하고 있다.” 한국 언론을 그렇게 진단한 저자는 정부가 통제하지 않아도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자율과 자제를 통해 남의 명예와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이 완전하고 완벽한 언론 자유라고 못 박는다. 2만 8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NG 없는 뮤지컬 긴장감 있어 매력”

    “NG 없는 뮤지컬 긴장감 있어 매력”

    ‘원조 테리우스’ 신성우(43)가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가수 겸 배우로 익숙하지만 1998년 ‘드라큘라’로 데뷔한 13년 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어떤 감정선의 연기도 잘 소화해내 제작자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신성우는 두 개의 뮤지컬 작품에 동시에 오르고 있다. 그것도 전혀 다른 캐릭터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삼총사’(31일까지)에서는 정의롭고 의리 있는 기사 아토스 역을,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잭 더 리퍼’(8월 14일까지)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섬뜩한 살인마 잭 역을 맡았다. 여러 색깔을 지닌 배우 신성우를 만나봤다. →1998년 뮤지컬 작품에 데뷔할 때만 해도 가수의 뮤지컬 출연이 흔치 않았다. -말도 마라. 처음엔 배우들의 텃세가 무지 심했다. 내가 무대에서 움직이면 함께 교류해야 하는데 도와주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가수가 뮤지컬을 얼마나 잘하겠나’ 하는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이었다. →그런데도 왜 계속 뮤지컬 무대에 섰나. -시간이 지나니까 텃세도 없어지더라. 하하. 무대는 콘서트와 달라서 가수 혼자 책임지는 게 아니라 동료와 합을 이뤄 만들어내는 매력이 있다. 또 엔지(NG)가 없다 보니 드라마와 달리 늘 한번에 잘해내야 한다. 긴장감도 있고 묘한 매력이 있다. →두 작품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맡았는데 선과 악, 어느 쪽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글쎄…. 배우라면 어떤 역할이든 잘 소화해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역할의 옷이든 입어보면 편안함을 느낀다. →‘삼총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건가. -제가 표현하는 아토스는 약간 날건달 같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무대를 책임져야 하는 역이라 집중할 때는 심도 있게, 재미있게 놀아야 할 대목에선 폭소가 터지게 할 것이다. →테리우스에서 순진남으로, 순진남에서 ‘악의 화신’으로 끊임없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여러 캐릭터를 오갈 수 있는 건 복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한 이미지가 굳어지면 그 면만 보게 되지 않나. 예를 들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차승원씨는 코믹한 면이 많아서 정극 멜로를 하면 집중이 안 될 거 같기도 하다. 하하. →무대 위 카리스마가 굉장하다. -무대에 올라가면 편하다. 콘서트를 포함해 1800회 정도 무대 공연을 했다.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여기는 편한 공간이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런 생각을 되뇐다. 안방 같은 느낌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뮤지컬 한류 배우의 원조 격이다. 공연장에 일본 팬들이 많던데. -제가 출연하는 공연을 전부 보는 일본 팬들도 있다. 한번은 무대에서 간주를 듣다가 노래할 타이밍을 놓친 적이 있는데 맨 앞줄에 앉은 일본인 관객이 노래를 불렀다. 신기해서 일부러 가만히 있었는데 끝까지 부르더라.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최근 톱스타 김혜수씨와 결혼설에 휩싸였다. 적극 부인했는데. -정말 황당했다. 그래서 처음엔 웃었다. 그런데 그냥 놔두니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이 아니어서 아니라고 말했다. 좋은 배우하고 좋은 사이로 지내야 하는데 오히려 이런 일로 서먹해지면 곤란하지 않겠나. 혜수한테-두 사람은 친하게 오빠 동생 하는 사이다-공연 보러 오라고 했는데 그런 황당한 루머가 터져서 말도 못 꺼내고 있다. 오히려 혜수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호탕하게 웃더라.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어느 날 갑자기… 지능 저하 4~5세 수준된 딸, 정부 무관심에 11년간 ‘홀로 뒷수발’

    어느 날 갑자기… 지능 저하 4~5세 수준된 딸, 정부 무관심에 11년간 ‘홀로 뒷수발’

    이런 걸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할까. 11년 전 가을쯤이었다. 불행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당시 스물셋이던 은주(34·여·가명)씨는 하룻밤 새 네살짜리 아이가 됐다. 꿈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했고, 말투도 어린아이처럼 바뀌었다. 상태는 점점 심해졌다. 누가 몸에 손을 갖다 대는 시늉만 해도 비명을 질렀고, 수일 동안 잠을 자지 않았다. 대학 치위생과를 졸업한 뒤 치과에서 8개월가량 일하다 “좀 쉬고 싶다.”며 그만 둔 지 며칠 뒤의 일이었다. 집과 학교, 직장밖에 몰랐고, 부모 속 한번 썩이지 않던 그였다. 어머니 김선자(59·가명)씨는 밤마다 피눈물을 흘렸다. 결국 은주씨는 그해 정신과 병동에 한 달간 입원했다. 병원을 전전했지만 딱히 시원스레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의사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내성적인 성격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만 내놨다. “내 탓이야, 내 탓….” 어머니는 가슴을 쳤다. 20여년간 새벽부터 자정까지 가게를 운영하느라 힘들 때나 아플 때 딸 곁에 있어주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먹고사느라 내 새끼 아픈 걸 몰랐다.”면서. 편견도 모녀를 아프게 했다. “지적장애인은 위험하다.”는 부정적인 인식 탓에 남에게 쉽게 은주씨를 맡길 수도, 드러내놓고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정부 지원에 대한 홍보도 부족해 김씨는 2009년 주민지원센터를 찾아가기 전까지 은주씨가 지적장애 2급 대상자가 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주위의 냉대와 정부의 무관심을 딛고 김씨는 11년 동안 딸의 뒷수발을 해 왔다. 다행히 은주씨는 점차 호전됐다. 아직 약을 먹고 있고, 여전히 지능은 4~5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말 없이 벽을 응시하지도 않는다. 김씨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착하디착한 우리 애한테 이런 일이 닥칠 줄 몰랐다.”면서 “꽃다운 나이에 아기가 된 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이 정도라도 나은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주씨는 이제 사회에 나갈 훈련도 조금씩 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어머니와 함께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봉제기술자(미싱) 양성과정 ‘희망박음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직업교육을 해주는 이곳에서 매주 월·수요일마다 옷 수선기술을 비롯해 친환경 장바구니(에코백) 제작, 봉제 등 전문기술까지 배운다. 센터 측은 교육을 수료한 참가자들이 센터 내 재활용품 매장인 ‘동그라미’ 매장과 연계해 옷 수선을 하거나 지역 내 봉제사, 미싱사 등 구인업체를 통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적장애인도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창업이나 취업이 가능하도록 정부차원에서도 컴퓨터 등 교육과 운동 치료 프로그램이 확대됐으면 한다.”면서 “생계가 어려운 지적장애 가족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녀는 이곳에서 희망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한다. 아직 손이 서툴러 바늘에 찔리고, 비뚤배뚤 깁기 일쑤지만 몇 년 안에 모녀만의 수선점을 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어머니는 말한다. “언젠가 우리 애가 혼자 남겨질 텐데…. 먹고살 수 있게, 사람답게 살 수 있게, 어미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 지금부터 준비시켜야죠.”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한국문화 익숙한 조선족 재입국 보장해야”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한국문화 익숙한 조선족 재입국 보장해야”

    지난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 먹자골목 뒤편의 비루하고 허름한 빌딩. 이곳에 다문화가족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터인 안산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있다. 페인트가 벗겨진 간판에는 ‘중국동포의 집’이라고 쓰여 있다. ‘모든 사람은 인종과 언어, 국가를 초월해 존엄성을 갖는다’는 기치로 1994년 4월에 문을 열었다.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3층까지 올라가니 가정집을 사무실과 상담실로 개조한 쉼터가 나왔다. 이곳에서 남자 20명, 여자 5명의 외국인들과 동고동락하는 이정혁(46) 목사를 만났다. ●‘허가기간 만료자’ 15만명 도달 “아직도 외국인 근로자들을 일회용 ‘땜빵’, 쓰고 버리는 타이어쯤으로 생각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126만명 시대라지만 대부분은 그들에게 관심도 없고, 그들을 향한 편견은 여전합니다. 함께 다문화사회를 이룰 것인지, 임시방편으로 쓰고 돌려보내는 차원에서 끝낼 것인지를 한국사회가 선택해야 할 기로에 놓였습니다.” 이 목사는 적절한 시점에 방문해줘서 고맙다고 반기면서 단호한 어조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이유는 2004년 8월에 도입된 고용허가제(EPS)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허가 기간 만료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수가 15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국동포의 경우 ‘방문취업비자’(H2)도 5년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 그는 현재 H2 체류 자격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만 30만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이들이 즉시 출국하지 않으면 수십만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불법체류자 대량 양산 우려도 이 목사는 “새 인력으로 새 수요를 창출하는 것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문화와 기술에 익숙한 이들을 다시 쓰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연장이나 재입국이 보장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제도적 모순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기껏 기술을 가르쳐 놔도 5~6년 살다가 돌아갈 사람들로 생각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은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딜레마가 문제다. 그러나 이 목사는 “정부가 중국동포를 동남아시아인들과는 달리 민족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포용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이어 “고용허가제가 만료되는 이들의 10명 중 3명은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면서 “자칫 이들을 방치하면 범죄와 사고로 이어질 게 뻔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1)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실태

    [테마로 본 공직사회] (11)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실태

    오후 3시 아파트 정문. 학원차가 도착하길 기다리며 삼삼오오 모인 엄마들 틈새로 ‘아빠’가 끼어 있다. 딸아이의 친한 친구 엄마들과는 이제 짧은 인사도 주고받는다. 지난달 육아휴직에 들어간 중앙부처의 한 남성 공무원은 “처음 며칠간은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피아노 학원 차에서 내리기를 기다리는 10여분이 솔직히 1시간처럼 길게 느껴지곤 했다.”며 웃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적응’ 속도가 빨랐다. 아이 친구 엄마들이 학원행사 같은 정보를 알려주기까지 한다. 이름을 밝히길 사양한 그는 “육아휴직하고 두어 주 동안은 집안어른들께도 알리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가족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면서 이제 더 이상 주위의 편견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신청한 중앙과 지방 공무원은 모두 1만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은 9806명으로, 2006년 2560명에 비하면 5년 만에 거의 4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육아휴직 공무원은 2007년 3712명, 2008년 5953명, 2009년 7584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29.3%나 껑충 뛰었다. ●중앙·지방 모두 매년 증가세 중앙과 지방을 나눠도 증가세는 엇비슷하다. 지난해 42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교사 제외) 가운데 육아휴직 사용자는 4309명으로 전년(3342명)에 비해 28.9% 늘었다. 지자체 공무원은 5497명으로 전년(4242명)에 비해 29.6% 많아졌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다. 근년 들어 증가세에 전례 없이 꾸준한 가속이 붙고 있다. 2007년 123명이던 것이 2008년 296명, 2009년 386명, 지난해에는 458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는 전년 대비해 18.0%나 증가했다. 지난해 육아휴직 대상인 남성 공무원이 4만 5744명이었음을 감안하면, 그중 약 1%가 육아휴직원을 낸 셈이다. 산술적으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관가의 해설이다. 육아휴직이 가능한 중앙부처 남성공무원 대상자 가운데 실제로 휴직원을 낸 비율은 2007년 0.6%, 2008년 0.7%, 2009년 0.8%였다. 육아휴직제가 국가공무원법에 처음 명시된 것은 1995년. 행안부의 한 고위간부는 “그 당시도 육아휴직에 남녀 차별을 두지는 않았지만, 애 키운다고 남자가 직장을 쉰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아이 하나를 키우면서도 육아휴직을 십분 활용하는 요즘 후배들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앙부처들 중에서는 국세청, 고용노동부, 법무부, 지식경제부 등이 육아휴직 이용률이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인적 구조상 미취학 자녀를 둔 젊은 직원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 돌봄’에 관대해지는 일터 실제로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민간기업 쪽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2004년 181명이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6년 230명, 2008년 355명, 지난해 819명을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한 사무관은 “불과 4~5년 전만 해도 남자가 아이를 돌본다는 이유로 직장을 쉬겠다고 하면 덮어놓고 눈총부터 줬지만 요즘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더더구나 맞벌이 부부라면 오히려 다른 사유보다 더 관대하게 이해해 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이 키우기’를 선언한 남성 직장인의 증가는 전반적인 육아휴직 확대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민간의 경우 2005년 1만 700명에 그쳤던 전체 육아휴직자가 지난해에는 4만 1732명으로, 5년새 4배 가까이 많아졌다. 행안부의 인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육아휴직자의 증가와 남성 공무원들의 가세에는 육아휴직에 대해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진 이해도가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2008년부터 여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이 1년에서 최장 3년(남성은 1년)으로 연장되고, 만 3세 이하 자녀에서 만 6세 이하로 완화된 휴직기준 등 정책적인 배려가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한몫했다.”고 풀이했다. 앞으로도 공무원 육아휴직은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을 전망이다. 지난 5월부터는 휴직기준이 만 6세 이하 자녀에서 만 8세 이하로 또 확대됐다. ‘육아휴직에 이어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연달아 사용해야만 출산휴가시 결원보충이 되던 것이 출산휴가로 시작해 육아휴직을 붙여써도 출산휴가 때부터 인력이 충원되도록 바뀐 제도도 증가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원보충이 되지 않으면 매일 얼굴을 맞대는 동료들에게 ‘민폐’가 된다는 생각이 육아휴직을 가로막는 큰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급여도 인상됐다. 올 1월부터는 매월 50만원 정액제에서 월 봉급액의 40%(상한 100만원, 하한 50만원)로 조정됐다. 근평점수 문제도 불이익이 덜한 쪽으로 개선된다. 현재 육아휴직자는 근무평정 만점(70점)의 60%(42점)만 받고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휴직 전 받은 두 차례 근평점수의 평균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서울시 ‘파파 쿼터제’ 연내 시행 그러나 육아휴직은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인식돼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여성계에서는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하는 문제를 여성에게만 국한시키지 말고 이제는 남성의 영역으로도 확대시킬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직사회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부부 공무원 중 여성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안에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공무원을 대상으로 ‘파파 쿼터제’(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연말까지 약 14명의 남성 공무원이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육아휴직의 일정 기간을 아버지 몫으로 돌리는 파파 쿼터제는 영국,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에서는 이미 제도화돼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선진국의 조건 돈, 몸, 정신/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선진국의 조건 돈, 몸, 정신/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자축하는 분위기 속에서 솔깃한 구호가 들려 온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나라들이 선진국이었던 만큼 이참에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로 가자는 것이다. 어렵게 삼수까지 하면서 유치한 평창 올림픽이 다시금 우리 특유의 합심과 끈기로 세계적인 성공 사례가 됐으면 좋겠고, 또 그 덕에 대한민국이 스키점프하듯 훌쩍 선진국으로 진입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있다면 돈 건강, 몸 건강, 정신 건강일 것이다. 우선 더욱 경제 성장을 이뤄 잘살아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돈이 많은 중동 산유국을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부자 나라라고 반드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버는 과정이 공정하고, 또 돈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가 건강해야 한다. 선진국 사람들은 몸이 건강하다. 거리는 언제나 조깅족이나 사이클링족으로 활기를 띤다. 우리 사회도 생활체육이 널리 보급됐지만 보신 식품, 보약, 심지어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건강관리 풍조가 여전하다. 돈보다는 땀과 시간으로 몸 건강을 유지해야 선진국이다. ‘돈’과 ‘몸’ 상태는 그런대로 선진국 대열. 하지만 정신 건강을 물으면 우리는 자신이 없다. 아니 무모한 자신감이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에 가려진 해병대 병사 4명 총격 사망 사건과 그에 대한 대처가 좋은 사례다. 여전한 군대 내 병사들 간 구타나 가혹 행위도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정서적 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병사를 다루는 군대와 일반 사회의 태도는 너무나 후진적이다. 문제의 김 상병은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부대 전입 후 특별관리대상”이었다는 것이 해당 부대 소초장의 진술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 상병은 부대가 아니라 병원으로 보내 의사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했다. 우울증, 성격장애, 피해망상, 분열증과 같은 소위 정신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지와 편견이 피할 수 있는 참혹한 사건을 방치한 꼴이다. 그 와중에 일부 언론은 ‘군기가 빠져서’ 그렇다느니,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해병대 정신’은 어디 갔냐는 식의 ‘정신 나간’ 말과 글을 쏟아냈다. 우울증은 도파민 등 뇌의 신경전달 물질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뇌질환의 일종으로, 성인인구 10명 중에 1명 정도가 이 질환을 경험한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의 3분의2가 자살을 생각하고, 피해망상이나 분열증과도 연관이 있다.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병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는 “아프다.”는 사실을 감추려 하고, 사회는 집단적인 무지를 드러낸다. 정신력과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는 잘못된 상식이 만연해 있고, ‘정신병 환자’ ‘미친 사람’ 딱지를 붙이는 고약한 사회심리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의사 만나기를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신과 의술은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정신병을 바라보는 사회의 정신건강은 후진국 수준이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쯤으로 여기고 의사를 찾아 쉽게 치료받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재미를 선사하던 최진실과 같은 우울증 연예인들의 죽음에 속수무책이었고, 얼마 전 해병대 참사도 미리 막지 못했다. 아마도 하루 평균 24명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자살률 1위의 오명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이다. 선진국인 미국의 정신건강 관리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20세기 초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 등이 미국정신건강협회를 설립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회운동에 나섰고, 1917년 1차 세계 대전 때부터 육군과 해군에서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1946년 국가 정신건강법 제정, 1955년 의회 내 ‘정신병 및 정신건강위원회’와 1977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가 설립됐고, 1980년 이후로는 어린이, 노인, 이민자 중 정신병 환자들이 인권·고용이나 복지 부문에서 소외와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배려 정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올림픽 유치의 기쁨이 돈과 몸 건강, 그리고 ‘아픈’ 사람을 배려하는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기를.
  • [15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KBS1 밤 1시 10분) 선호는 귀향해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고 있다. 농촌 생활에 불만이 가득하던 선호는 부모님이 애지중지하는 소 ‘한수’(피터)를 팔기 위해 길을 떠난다. 우시장에 갔지만 마땅치 않은 가격 때문에 소를 팔지 못한다. 그리고 선호에게 7년 전 헤어진 옛 애인 현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데.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KBS2 밤 11시 5분) 지난주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심판대에 올랐던 레드 팀의 팀장 김영필. 그리고 서서히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한 2인자 김호진. 이들은 팀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도해 본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분위기는 점점 격앙되고 결국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결과를 낳고 만다.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영심은 분장 중이던 지은을 찾아가 따귀를 때린다. 세령은 혜원을 찾아가 진우와 이혼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다. 신우는 연정에게 영심을 생각하는 만월당 사람들의 분위기를 넌지시 묻고 안심한다. 막녀는 태몽을 꾸고 누가 임신을 했는지 궁금해한다. 한편 영심은 신우의 사표가 자신 때문인 줄 오해하고, 신우를 붙잡으려 한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태어난 지 이제 고작 20여일밖에 되지 않은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보기도 전에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튜브로 영양을 공급받는 아이의 이름은 건우다. 작디작은 건우의 몸에는 수도 없이 많은 주삿바늘이 빽빽하게 꽂혀 있다. 이렇게 아픈 건우를 위해 기적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눈물겨운 모정을 들여다본다. ●명의(EBS 밤 10시 40분)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 국립암센터의 윤영호 박사는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를 찾는 환자는 대부분 의학적인 치료방법을 찾을 수 없는 말기 암환자다. 환자의 병이 아닌, 환자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의사. 우리나라에 호스피스에 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병원보다 병원 밖에서 편견과 싸우는 시간이 더 많은 그를 만나본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밤 11시) 한 주를 마감하고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 ‘전기현의 씨네뮤직’은 영화음악의 다양성과 희소성, 마니아적인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팝 칼럼니스트 전기현의 진행으로 그 주의 테마 음악, 씨네뮤직이 소개하는 최고의 음악영화, 패널과 함께하는 음악인 이야기, 그리고 불멸의 영화음악 코너가 이어진다.
  • 제인 오스틴 희귀 원고, 17억에 낙찰돼

    제인 오스틴 희귀 원고, 17억에 낙찰돼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초기 미발표 원고가 소더비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17억원에 달하는 거액에 낙찰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 제인 오스틴의 원고 ‘왓슨가의 사람들’(The Watsons)이 애초 경매 최고예상가인 30만 파운드의 3배가 넘는 입찰가에 익명의 전화 입찰인에 낙찰됐다. 무려 99만 3250파운드(약 16억 9716만원)에 낙찰된 이 원고는 전체의 4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68쪽 분량의 필사본으로 1804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이 소장하다 옥스퍼드 대학 보들리언 도서관에 팔렸으며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 다시 개인 수집가에게 팔린 셈이다. 특히 제인 오스틴의 완성된 소설 중에서는 ‘설득’과 ‘레이디 수잔’ 등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친필원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오스틴 권위자인 캐스린 서덜랜드 옥스퍼드대 영어영문학 교수가 그동안 ‘문체의 여왕’으로 불렸던 제인 오스틴이 명성과 달리 문장이 엉망이어서 출판사 편집자가 문체를 다듬었다고 주장한 뒤, 이번 원고에 큰 관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소더비 선임 전문가 가브리엘 히튼은 “이번 원고는 학자들에게 제인 오스틴이 어떻게 작업하고 수정했는 지뿐만 아니라 편집자에 의해 수정되기 전 다른 원고들과의 비교 역시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인 오스틴은 섬세한 시선과 재치있는 문체로 18세기 영국 중상류층 여성들의 삶을 다룬 작품을 많이 썼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그의 작품 중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등이 수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현대인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커스 人]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일하는 여성 모델로서 책임감”

    [포커스 人]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일하는 여성 모델로서 책임감”

    손병옥(59) 푸르덴셜생명 사장은 ‘금융권 최초의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닌다. 2003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보험사 부사장 자리에 올랐고 지난 4월에는 8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보험업은 물론 금융권을 통틀어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한 것이다. 손 사장은 13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성공’에 대해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가로막는 차별과 편견)이 없다고 믿고 이 자리까지 달려왔다.”면서 “일하는 여성 후배들의 역할 모델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여성들의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해 손 사장은 “유리천장은 여성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라면서 “팀장, 부장으로 승진하면 그만하면 됐다는 ‘그만병’에 걸리게 되는데 만족하지 말고 꾸준히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금융권 첫 여성 CEO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손 사장은 1970년대 당시 보기 드문 엘리트 여성이었다. 서울대 법대에서 공부한 뒤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지만 보수적인 아버지의 반대로 여자대학에 진학했다. 졸업을 앞두고 일본항공(JAL)이 처음으로 여성 공채 사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서를 냈다. 100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지만 역시 아버지의 반대로 뜻을 접어야 했다. 대신 1974년 외국계 은행인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서울 지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미들랜드은행, HSBC 등 외국계 은행을 거치며 인사·회계·감사 업무를 담당한 손 사장은 1993년 2월 사표를 내고 전업주부로 돌아갔다. 미국 워싱턴 상무관으로 발령을 받은 남편을 따라 딸 2명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간 것. 다시 일을 시작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그는 영어교사 자격증(TESL)을 따놓았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3년간의 공백을 딛고 푸르덴셜생명의 인사부장을 맡게 됐다. 손 사장은 일하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인 ‘일과 가정’에 대해 “네버엔딩스토리(끝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둘 중 하나라도 놓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하면 여성들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일과 가정 사이에서 현명하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최근 업계에서 여성 설계사 출신의 임원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연금보험 영역 확대하겠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여성 임원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2007년 설립된 사단법인 WIN(위민 인 이노베이션)의 초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향후 경영 계획에 대해 “고객들의 관심이 사망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서 건강·은퇴·노후에 대한 대비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연금보험 등의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김상연 특파원 워싱턴 저널] ‘파티맘’ 앤서니 파문 백인이라 관심?

    퀴즈 하나. 다음 중 당신이 뉴스에서 접한 아이 이름은? ①아자 ②카이아 ③태티아나 ④브리트니 ⑤케일리 대부분 케일리를 꼽을 것이다. 케일리는 2008년 ‘파티맘’ 엄마 케이시 앤서니에게 살해된 것으로 검찰에 간주돼 미국 사회가 경악했고, 최근 무죄 평결이 나오자 다시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케일리가 죽은 그 해 워싱턴DC에서는 더욱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었다. 36세의 흑인 엄마 배니타 잭스가 자신의 딸 아자(5), 카이아(6), 태티아나(11), 브리트니(16)를 한꺼번에 살해한 것이다. 같은 친자 살해 사건이었지만, 대중과 언론의 관심은 천양지차였다. 앤서니 사건은 신문과 잡지를 도배했고 황금시간대 방송 뉴스를 장악했으며, 쟁쟁한 전문가들의 논쟁거리가 됐다. 반면 잭스 사건은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했고, 논란거리가 되지 못했다.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케일리를 찾기 위해 나섰지만, 4명의 흑인 소녀를 찾겠다고 나선 자원봉사자는 없었다. 구글에서 앤서니 사건은 73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잭스 사건은 2만 6000건의 조회에 그쳤다. 이유는 무엇일까. 인종과 계층적 편견 때문이 아닐까. 지난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디어 비평가들은 “만약 케일리가 흑인이었다면 사건은 결코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케일리와 4명의 흑인 소녀들은 프로필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케일리는 백인에 중산층이었고 화려한 디즈니월드 근처에 살았다. 반면 잭스의 딸들은 흑인에 저소득층이었으며 마약과 범죄에 둘러싸인 슬럼가에 살았다. 앤서니 사건은 법원 앞에 시민과 언론이 몰려 재판 추이에 관심을 쏟았다. 반면 잭스 사건은 재판 결과(징역 120년 선고)가 나왔을 때 일부 지역 언론만 법원을 찾았고, 중앙 언론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비고시 발탁’ 수식어 사라져야/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비고시 발탁’ 수식어 사라져야/김미경 정치부 기자

    외교통상부가 올해 추계 인사에서 ‘비고시’ 출신을 공관장으로 발탁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주인공은 이수존(53)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이다. 기자가 이 심의관을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말, 그가 주오사카 부총영사로 일하던 때였다. 베이징·도쿄 등의 근무를 거친 데다 본부 영사과장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소문대로 성실하고 박학다식했다. 그는 지난 1월과 3월 소말리아 선박 피랍 및 일본 대지진 때 신속대응팀장으로 현장에 파견돼 발로 뛰었다. 그런 공을 인정받아 공관장이 된 것인데, 그 과정에서 그가 비고시 출신임이 부각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비고시인 이 심의관을 발탁한 것은 공정 인사에 맞는 파격 인사”라고 강조했다.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지방대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통역대학원을 거쳐 지난 1988년 중국어 특채로 입부한 이 심의관은 고시 출신 누구보다도 더 많이 노력해 실력을 인정받았고, 그 결과 공관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결국 ‘비고시 출신 발탁 인사’라는 수식어와 꼬리표를 떼지 못한 것이다. 그가 비고시 특채 출신임이 알려져 언론에 더 주목받는 것을 보면서, 외교부가 여전히 비고시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외교부는 2000년대 들어 외교역량 강화 및 순혈주의 타파 차원에서 언어 및 지역전문가 등 비고시 특채를 확대해 왔다. 지난 5년간 새로 채용된 직원 중 63%가 특채일 정도로 특채 인력이 본부와 공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능직을 제외한 외교부 전체 직원 1900여명 중 비고시 인력이 885명(46.6%)에 이른다. 그러나 외교부는 이들이 장기적으로 비전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60~80명에 이르는 공관장 인사 때 구색을 맞추기 위해 비고시 출신을 3~4명씩 포함시켜온 것이 전부다. 외교부가 진정으로 발전하려면 이들이 장관이나 4강 대사가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타인의 삶’ 체험 통해 배려 배운다

    “여러분이 유덕열을 찍으면 여러분이 유덕열입니다. 여러분이 유덕열을 찍으면 여러분이 구청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취임 1돌을 맞아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선거유세 때 목청껏 외쳤던 연설의 한 대목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는 ‘역지사지’ 프로그램이다. 공무원이 민원인으로 변신하고, 민원인이 공무원으로 변신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자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시도했던 ‘타인의 삶’과 비슷하다. 유 구청장은 “민원인은 아는데 공무원은 절대 알 수 없는 것, 반대로 공무원이 아니라면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을 체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역지사지 프로그램을 통해 매월 1회 해당 직원이 민원인으로 가장해 타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행정 서비스를 받는다. 친절히 방문객을 맞이하는지, 용모와 복장은 단정한지 등을 살펴보고, 사무적이거나 권위적으로 맞이하진 않는지 등을 채점한다. 오전 9시 출근 또는 오후 6시 퇴근을 앞뒤로 한 시간 짬을 내 아침, 저녁 중 편한 시간에 행정 서비스를 받아보고 건의사항은 물론 개선해야 할 점까지 써서 제출해야 한다. 중구청 세무과를 방문했던 임이랑 세무1과 주무관은 “자동차세 고지서를 발급받으러 갔는데 먼저 자리를 권하고 웃는 얼굴로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묻는 등 친절히 대해줘 감동받았다.”며 “직원으로 응대했을 때 느끼지 못했던 부분도 깨닫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현재까지 23명의 직원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구는 이와는 반대로 민원인이 공무원을 체험하는 ‘민원인, 공무원 되어 봅시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복잡한 행정·대민 업무를 직접 해 봄으로써 공무원에게 가졌던 편견을 없애고 업무를 이해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6일부터 공무원 체험을 원하는 20~40세 주민을 모집해 2~6시간 동안 민원과 등에 배치해 보조업무를 맡긴다. 원하는 사람에겐 자원봉사활동 확인서도 발급해 준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아, 그래요? 이게 뭐냐며 다들 걱정인데…. 하하. 하여튼 고맙습니다.” 대본 보자마자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했더니 반색한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다루는데 정작 김홍도는 없다. 김홍도는 없는데 김홍도는 다 들어 있다. 손진책 연출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 영리하게 썼다.” 오는 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가무악극 ‘화선(畵仙) 김홍도’ 얘기다. 극본을 쓴 배삼식(41) 동덕여대 문 예창작과 교수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국립극장이 하는 ‘국가브랜드’ 공연인데 영웅적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국가브랜드 공연은 자칫 위인전이나 민족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홍도는 비워두고 작품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김홍도가 떡 하니 무대에 살아나오는 순간, 공연을 위한 작품(의 재미는)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작품 배경은 김홍도가 죽은 지 50년 뒤다. 주인공은 김홍도의 그림에 홀딱 반한 50대 영감 ‘김동지’와 ‘손수재’다. ‘동지’는 고어(古語)로 먹고살 만한 중늙은이를, ‘수재’는 노총각을 뜻한다. 두 늙은이가 아옹다옹하며 김홍도의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것이 극의 중심 얼개다. →이색 접근법이라 말들이 많았겠다. -야단 많이 맞았다. 하하. 예술가 하면 고뇌와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내가 본 김홍도는 평생 보고 들은 것을 붓 안에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작품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으로만 잠깐 등장시켰다. 김홍도가 왜 없냐고들 하시지만, 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김홍도의 직접 출연이 아니라, 김홍도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들이 그림 속을 여행한다는 점에서, 영화 ‘전우치’가 떠올랐다. -그런가. 영화는 못봤다.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龄)이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쓴 ‘요재지의’(聊斋志异)라는 책에 보면 그림 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와 달리 무대 위에서 그림 속 여행을 표현해야 한다.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 할 것 같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나 짐승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사할 계획이다.) -하하. 맞다. 기본적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무대를 구상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드 공연이란게 단발성이 아니라 몇년간 이어지면서 완성도를 차차 높여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그렇게 발전해가길 바란다. →작품에도 잘 녹아들었지만, 김홍도에 대한 비판은 대개 두가지다. 문기(文氣)가 약하다는 것, 그가 그린 민속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고 있는 것은 김홍도가 정조의 관제어용화가라서 그렇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실세계의 결핍을 보상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김홍도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그런 면에 반한게 아닐까. 그리고 김홍도는 어릴 적부터 이름난 화가였기 때문에 평생을 주문제작에 매달렸다. 오늘날까지 전하는 것은 300점이지만, 실제로는 1만 2000여점 이상 그렸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으로 김홍도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년에 선화(仙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참고했다. →두 늙은이가 여행하는 그림으로 ‘서당’, ‘씨름’, ‘무동’처럼 대중적 작품을 골랐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모든 그림을 다 보여줄 수는 없고 좋은 그림은 많고 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말년 선화 한폭을 정해서 착상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국가브랜드 공연이고 하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배치했다. →공연계에서 독보적 작가로 꼽힌다. 그런 작가를 손진책 예술감독 때문에 국립극장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난 작품 ‘3월의 눈’도 국립극장과 함께 했다. -나로서는 고마운 분이다. 10여년간 연출과 작가로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단 한번도 가르쳐야 할 후배로 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일을 하는 동반자로 여겨줬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만보’(2007년작) 때가 최대 위기였다. 그 전엔 내 작품이 서사적 힘이 딸린다는 자괴감 때문에 내 공연도 내가 부끄러워서 끝까지 못봤다. 이것마저 안되면 작가 생활 접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쓴게 그 작품이었다. 그 때 손진책 연출이 이걸 어떻게 무대에 올리냐며 한달간 고민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인이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하하. →올해 또 어떤 작품을 쓰나.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다. ‘3월의 눈’ 같은 경우 1주일만에 썼다고 바깥에다 대고 말하기는 했지만, 삼청동에서 6~7년 직접 살았던 경험과 언젠가 이런거 한번쯤은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왔던 오랜 구상이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에 1주일만에 쓸 수 있었던 거다. 빨리 괜찮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궁지에 몰리니까 그렇게 써지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 삭히고 묵혀야 좋은 놈이 하나 나오는 건데, 지금은 묵힐 시간이 없다. →그건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고민이고(웃음). 잔인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 -하하하. 안 그래도 하반기에 김동현 연출과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 벌을 소재로 쓸 생각이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난리였는데, 그만큼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토종벌의 95%가 사라졌단다. 그걸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고 싶다. 이번에 종강도 했으니 정말 정말 열심히 써야한다. →이러다 극본 청탁 피하려 절에라도 가는거 아니냐. -지난해 2학기 때부터 대학강의까지 맡았다. 강의하면서 쓰려니까 정말 힘들다. 진짜 그렇게라도 해볼까. 하하하. →극작가로서 10여년 살았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위기도 넘어섰고 위치도 단단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극작가가 되고 싶은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편견의 각축장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옳거나 단정적으로 틀리지 않다. 작가 역시 매한가지다. 내가 세상을 안다, 그래서 무대를 통해 이런 세상을 보여주겠다 하는 순간 작가로서는 끝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주장을 하나의 편견으로, 동시에 나의 주장 역시 편견의 하나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거기에 걸맞는 적당한 표현 형식도 구축하고 싶다. 아,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낯부끄러운 얘기다. 이거 쓰지 말아달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이젠 ‘두리모’로 당당하게”

    [서울신문 보도 그후] “이젠 ‘두리모’로 당당하게”

    ‘두리모’로 결정된 미혼모 새 명칭 공모전의 시상식 및 좌담회가 30일 오후 서울 구로동 서울시 한부모가족 지원센터 3층 강당에서 열렸다. 행사는 서울신문과 서울시 한부모가족 지원센터가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5월 6~27일 진행한 공모전 과정을 소개하고, 향후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기에는 허미연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과 대상 수상자 이다원씨,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 박동혁 여성가족부 서기관, 목경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이영호 센터장의 인사말에 이어 서울시 한부모가족 센터 소개 동영상 감상, 축하 공연에 이어 시상식이 진행됐으며, 따로 좌담회도 마련됐다. 대상 수상자인 이씨는 “대학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빈곤 아동을 후원하면서 미혼모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진 것이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행사장에는 3주간의 공모전 과정과 언론 보도, 1·2차 공모 당선작 등이 게재돼 눈길을 끌었으며 가작에 선정된 유태화씨 대신 남편이 유일한 남성 수상자로 참석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시상식 후 4시부터는 공모전의 의의와 활용 방안, 두리모 인식 개선을 논의하는 좌담회가 이어졌다. 서영주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정책개발실장이 사회를 맡아 ‘한국 사회에서의 미혼모, 새 이름으로 도약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이영호 센터장은 “미혼모라는 말만 듣고도 태도가 달라지고, 기사에 악플이 달리는 등의 사례를 보면서 이들의 위상을 높이고 편견을 극복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 이름 공모를 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목경화 대표는 “2005년과 비교해 지금은 정책이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한부모는 한달에 몇만 원가량을 지원받을 뿐이며, 어린이집 보육료 등도 소득에 따라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박동혁 서기관은 “단계별로 지원액을 늘리고 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정부도 인식 개선 사업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세중 단장은 “사전에 ‘두리모’를 등재하기 위해 언론의 도움은 물론 정부도 관계 법령에 새 이름을 쓴다든가 정책 발표를 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불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영호 센터장도 “당당하고 밝게 사는 두리모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물론 지원을 통해 인식이 바뀌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슈퍼카 총동원… 무한 도전 펼친다

    슈퍼카 총동원… 무한 도전 펼친다

    영국 방송사들은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파크’ ‘엠마’ 등 제인 오스틴(1775~1817)의 시대극만 잘 뽑아내는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영국신사들의 ‘예능세포’도 의외로 발달한 모양이다. 영국산 예능프로그램들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MBC의 ‘댄싱 위드 더 스타’는 BBC의 ‘스트릭틀리 컴 댄싱’의 한국판이다.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는 BBC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종영된 tvN의 ‘오페라스타’는 ITV ‘팝스타 투 오페라스타’의 포맷을 구입해 제작했다. 방송가에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또 하나의 영국 프로그램 포맷이 상륙한다. 남성 라이프스타일 채널을 표방한 XTM이 전 세계 170여 개국 남성시청자들의 아드레날린을 한껏 분출시킨 자동차 버라이어티쇼 ‘탑기어’의 한국판 ‘탑기어 코리아’를 8월 중순부터 방송하는 것. 자동차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탑기어’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아우디 R8, 포르셰 911 터보 등 생각만 해도 설레는 슈퍼카를 총동원해 엄청난 스케일의 도전을 펼친다. 남성의 로망,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운 컨셉트는 딱 맞아떨어졌다. 지난 1977년 공영방송 BBC에서 처음 방송한 후 영국 시청률 1위는 물론 미국, 호주, 러시아, 중국 등에서 판권을 구입해 제작했다. ‘탑기어 코리아’의 MC는 배우 김갑수와 드라이버를 겸하는 래퍼 김진표, 탤런트 연정훈이 맡았다. 2006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진표는 연예인 최초로 지난해 GM대우 레이싱팀과 프로 카레이서로 정식 계약했다. 연정훈도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CJ 헬로넷 슈퍼레이스 2010’ 개막전을 통해 정식 데뷔했다. 조금 의외인 듯싶지만 큰형님 김갑수도 틈날 때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자동차 마니아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페라리, 포르셰 등 슈퍼카는 물론 롤스로이스 팬텀, 벤츠 마이바흐 등 초고급 세단까지 쉽게 보기 어려웠던 드림카를 총출동시켜 경주를 벌이는 ‘탑기어 레이스’ 코너가 가장 눈에 띈다. 비행기, KTX, 슈퍼카가 레이스를 펼치는 서울~부산 레이스, 자동차를 이용해 도로 위 페러세일링을 시도하는 ‘탑기어 챌린지’ 코너 등도 흥미롭다. 또한 자동차를 사랑하는 스타들과 함께 레이싱을 펼치고 토크도 나누는 ‘스타 랩타임’ 코너를 통해 자동차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도 전할 계획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평화의 메신저 청소년 155인을 찾습니다

    평화의 메신저 청소년 155인을 찾습니다

    미래를 이끌어 갈 155명의 청소년이 휴전선 155마일(249km)을 횡단한다. 청소년 한국스카우트연맹(총재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과 동아오츠카(주)(대표이사 이원희)가 주최하고 행정안전부, 국방부,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는 제17회 평화통일체험활동이 개최된다. 평화통일체험활동은 155명의 청소년들이 휴전선을 횡단하며, 분단 상황을 바로 인식하고 국가관을 함양하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는 30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참가하여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강화도를 시작으로 통일대교를 건너 백마고지, 제2땅굴, 평화의 댐, 통일전망대 등을 거쳐 강원도 세계잼버리수련장에서 횡단은 마무리된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DMZ의 자연을 느끼고, 휴전선 지역의 문화재답사와 병영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155인의 청소년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이번 행사는 8월 1일부터 8일까지 7박8일간 진행된다. 스카우트대원과 일반청소년, 모두 참가가 가능하며, 참가신청은 6월 30일까지 평화통일체험활동 홈페이지(www.dmz155.or.kr)에서 접수하면 된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이밖에도 아구노리(장애청소년 야영대회)와 지역대 야영대회, 장학사업 등을 통해 청소년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든든한 청소년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여론조사/곽태헌 논설위원

    현대적 의미의 여론조사는 미국에서 발달했다. 대통령선거 결과를 예상하는 모의투표가 시초였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지(誌)의 여론조사가 특히 유명했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1916년부터 전화와 자동차 등록명부를 이용, 많은 모의투표 용지를 보낸 뒤 이를 회수해 결과를 예측했다. 하지만 1936년 대통령선거 때 결과와는 정반대의 예측결과를 발표해 오점을 남겼다. 당시 갤럽 등 신흥 여론조사 기관은 비례할당법에 의한 소수 표본조사를 도입해 정확한 예측결과를 내놓았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가 사용했던 많은 표본이 중요한 게 아니라, 표본의 선택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를 계기로 여론조사 기법은 보다 발달하게 됐다. 요즘에는 연령, 지역, 소득, 성별 등에 따른 정교한 여론조사가 일반화됐지만 치밀하게 한다고 해도 결과는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면 여론조사 결과가 엉터리였다는 게 드러나고 있지만 여론조사의 원조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흑인인 토머스 브래들리는 사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는 앞섰으나 실제 결과는 딴판이었다. 백인 유권자 중 일부가 백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면 인종적 편견을 가진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거짓 응답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사회적 문제, 정책, 쟁점 등에 관한 입장을 알기 위해서도 여론조사를 자주 이용한다. 의미 있는 것도 많지만, 하나마나한 것도 적지 않다. 표본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고, 설문 자체에 잘못이 있는 경우도 있다. 정교하게 해도 어려운 게 여론조사인데, 애초 표본이나 설문에 문제가 있다면 신뢰가 높을 수 없다. 정부 쪽이든, 정부에 비판적인 쪽이든 마찬가지다. 그제 한 신문은 “국가재정을 투입해 대학등록금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비율이 74.5%라고 보도했다. 공짜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 돈이 많아 ‘돈병철’로 불렸던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캐디에게 넉넉한 팁을 주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골프장에 떨어진 깨끗한 골프 티를 주울 때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돈 많은 재벌도 공짜는 마다하지 않는다. “국가재정을 투입해 등록금을 낮추면 매년 가구당 평균 50만원씩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결과는 어떨까. 군 입대를 앞둔 남학생에게 “군대 가는 것을 찬성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그 결과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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