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편견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나폴리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영문명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심각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국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47
  • 임태희 “출마”… 새누리 경선 5파전?

    임태희 “출마”… 새누리 경선 5파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이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1일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당분간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한 김문수 경기지사 역시 결국 경선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여기에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태호 의원까지 합세하면 경선 구도는 4파전 또는 5파전 양상으로 흐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경기지사 캠프는 현재 ‘경선 참여파’와 ‘경선 불참파’가 7대3의 비율로 나뉘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용태 의원과 김동성 전 의원 등은 “경선 룰 변경이 없으면 불참하겠다고 이미 밝힌 마당에 말을 바꾸면 명분이 없다.”며 도지사직 복귀를 주장한다. 반면 차명진·이화수 전 의원 등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대의는 아니지 않으냐.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에 참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이 1일 비박근혜 3인방의 대오에서 이탈 조짐이 보이는 김 지사의 잔류를 촉구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의 동향에 대한 질문에 “김 지사가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 지사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원칙적인 약속의 말을 많이 했는데 그 말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재오 의원과 마찬가지로 아직 입장 변화가 없다. 이날도 “경선 룰 논의 기구가 설립되면 참여하겠다. 설립 자체가 필요 없다고 하는 오만하고 불합리한 분위기에선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오 의원은 오는 4일 50일간 이어 온 민생탐방을 끝내고 경선 참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르면 8일쯤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비박계 주자들 가운데 임 전 실장과 안 전 인천시장은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오만과 당 지도부의 비민주적인 결정으로 당이 불통정치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제도와 편견을 정면돌파해 정정당당히 승부하고 더 이상 경선룰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저축은행 비리 사태’와 관련, “지난해 저축은행 국정조사에서 여야가 의도적으로 청문회를 무산시켰다는 의혹이 있는데, 같은 사건이 재발한 데는 국회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장애·아마추어 편견 넘어 사진 속 이야기 보이나요

    장애·아마추어 편견 넘어 사진 속 이야기 보이나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프로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어우러져 만든 사진전이 열린다. 송파구는 다음 달 6일까지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프로추어 스토리전’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송파구 관내 위치한 장애인창작스튜디오에서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전문 작가들이 아마추어 시민들과 함께 촬영한 작품 30여점이 내걸린다. ●지체장애 이용일씨 10명에 촬영 강의 이를 위해 장애인창작스튜디오는 지난 1~3월 총 10회에 걸쳐 워크숍 ‘빛을 담아 찰칵’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창작스튜디오 5기 입주예술가 대표로 지체장애를 지닌 이용일(37)씨가 강사로 나서 장애인, 비장애인 10명에게 전문 사진 촬영법, 주제와 스토리에 어울리는 특수 촬영기법 등을 강의했다. 이 대표는 작품 촬영을 돕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난 몇 개월간 수강생들과 함께 현장을 누볐다. 이번 전시에는 이 과정에서 나온 예술성 높은 작품들을 골랐다. 밤 풍경이 주는 안락함과 편안함 느낌을 표현한 이 대표의 ‘Relaxation’, 나무를 조각하는 손을 클로즈업해 흑백으로 분위기를 낸 금무웅 작가의 ‘나의 삶’ 등 다양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선택됐다. 구는 이번 전시가 사진을 매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달 6일까지 수강생 작품 등 전시 이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일상적인 의미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진에 대한 이해를 관람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는 워크숍과 전시를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18분의 마법에 빠진 청중들’

    ‘18분의 마법에 빠진 청중들’

     “인간은 못 될지언정 ‘꼰대’는 되지 맙시다.” 무대에 오른 심보선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가 입을 열자 청중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심 교수는 “꼰대는 사전적으로 노인이나 선생님을 뜻하는 은어지만, 일상적으로는 권위주의적이거나 자기만 옳다고 믿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외부의 평가에 민감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기울이지 않고 나도 모르게 타인을 코너로 몰아넣는다면 바로 꼰대로 늙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교수가 “꼰대가 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초라하고 서글픈 괴물이 된다는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하자 객석에서는 우레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24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오비스홀에서 열린 테드x홍릉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18분의 마법’에 한껏 빠져들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다섯 명의 연사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나이들어 간다는 것’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을 18분씩 털어놓았다. 100여명에 이르는 청중들은 강연 내용에 웃고 울었고, ‘생각할 꺼리’를 찾았다. 처음 연단에 선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뮤지컬 평론가답게 “삶을 멋지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한번의 공연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번 찾을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그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진정 가치있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은 필연적인 운명인 죽음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시각을 소개했고, 이창준 KIST 박사는 알츠하이머와 헌팅턴·파킨슨병 등 노화와 연관된 질병을 정복하기 위한 자신의 연구를 청중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나갔다.  이날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연사는 홍윤희 이베이코리아 부장이었다. 지체장애아인 7살 수민이의 엄마이기도 한 홍 부장은 수민이가 태어나 소아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완치가 되면서 함께 나이들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술회했다. 또 암 후유증으로 얻은 하반신 마비와, 여기에서 느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이에 굴복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모녀가 함께 맞서 싸운 과정 등을 소상하게 밝혔다. 이날 청중으로 참석한 정민영씨는 “딸의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라고 가르치면서, 함께 싸워나가는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나 역시 주변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글로벌 시대] 현대판 ‘그리스 비극’ /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현대판 ‘그리스 비극’ /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그리스에서는 지난 6월 17일 세계의 관심을 끌면서 2차 총선이 치러졌다. 5월의 1차 총선에서 그간 구제금융 조건으로 추진되어 왔던 긴축정책의 폐기를 주장하는 급진 시리자당이 돌풍을 일으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는데, 2차 총선에서는 긴축정책과 유로존 잔류를 옹호하는 신민주당이 신승함으로써 그나마 온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표현대로, 인구가 1000만명 남짓한 그리스의 총선이 5억 인구의 유럽연합(EU) 운명을 결정짓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소국이지만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바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위기가 확산되어 유로존이 붕괴되고 금융공황이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100년 전 보스니아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이 전 유럽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것과 비유되는 상황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유럽 문명의 정신적 원류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낙천적이며 놀기 좋아하는 ‘지중해적 성향’ 때문에 일부로부터 경원시당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2009년에 통계 조작으로 축소 은폐되었던 재정적자의 실상이 드러나고 여러 가지 사회적 치부가 희화화되어 보도되면서 이러한 편견은 확대 재생산되었고 여타 EU국의 그리스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팽배해졌다. 과도한 연금지급액, 남용되어온 조기은퇴제도,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일상화된 탈세, 만연한 부패의 모습은 보도를 접하는 EU 국민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경제적 논리로는 유로화 도입에 따른 대외경쟁력 상실, 저금리에 도취된 채무 팽창과 버블 형성 등이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미성숙된 모습을 보이는 데 근본적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된 것이다. 그리스의 현대사를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제2차 세계대전 후 좌우대립에 따른 내란과 군사독재, 민주정부 수립 등의 굴곡을 겪었으며 이러한 정치과정 속에 현재의 전근대적 사회 모습이 굳어졌다. 1946년부터 3년간 벌어진 친공과 반공세력 간의 내전은 좌우진영 사이에 증오의 씨앗을 뿌렸으며, 미국의 지원으로 친공세력이 패배하고 이후 1960년대에 군사독재 정권을 거치는 동안 좌파진영은 철저한 탄압을 받았다. 1974년 군사독재정권이 물러나고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좌파진영이 정권을 잡자 이번에는 우파진영의 사회 참여가 봉쇄당했다. 이러한 전통 탓에 정치권은 전체적인 빵의 크기를 키우기보다는 누가 더 빵을 많이 차지하느냐를 놓고 다투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중도좌파 사회당과 중도우파 신민주당의 양당체제가 이루어졌으나 내부적으로는 유력가문이 지배하는 족벌주의 시스템이 지배하였으며, 사회 전체적으로 공익은 염두에 두지 않고 사익을 우선 추구하는 통합기능 상실상태가 계속되어 왔다. 오죽하면 2009년 총리에 선출된 후 개혁을 시도했던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그리스 사회가 ‘뼛속까지 부패했다.’고까지 표현했을까. 최근 EU 정책당국자 사이에서는 유로존의 안정을 위해 그리스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약 70%의 독일인이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는 EU 중심국가들에서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 ‘그리스 비극’은 지금부터 약 2500년 전 아테네에서 상연되었던 연극을 기원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간의 고통·상실·죽음 등을 주제로 하고 있으나 이를 보는 관객들은 오히려 카타르시스나 쾌감을 느끼는 데 묘미가 있다고 한다. 현재 그리스 국민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 고초를 겪고 있으나 여타 EU 국민들은 이를 자업자득으로 여기고 그리스인들이 ‘혼 좀 나야 한다.’고 믿고 있다. 유로존이라는 배가 풍랑을 맞게 한 장본인으로, 그래서 배가 난파를 모면하려면 배 밖으로 던져져야 하는 제물로 그리스가 지목되는 모습에서 ‘그리스 비극’의 현대판을 보는 것 같다.
  • 내년부터 전국민 정신건강검진 받는다

    앞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가벼운 정신질환자는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자에서 제외된다. 정신과 의사와 상담만 해도 정신질환자로 분류됨에 따라 받는 불합리한 사회적 편견 및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또 내년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이 실시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신보건법상의 정신질환자는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중 정신보건 전문가가 일상적 사회활동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사람’으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법상 정신질환자는 입원치료 등이 필요한 ‘중증 환자’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특히 약물을 처방하지 않은 의사의 단순 정신상담은 보험급여를 청구할 때 질환 명을 기재하지 않는 ‘일반상담’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행 법에서는 환자 상태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상담만 해도 정신질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 측은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사람들의 의료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경증 정신병에 걸려도 의사·약사 등 전문직에 진출할 수 없거나 민간보험 가입이 제한되는 폐단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취학 전 2회 ▲초등학생 2회 ▲중·고교생 1회씩 ▲20대 3회 ▲30대 이후에는 10년마다 2회씩의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를 받는다. 검진은 건강보험공단이 검진도구를 우편으로 발송하면 본인이 작성, 평가하는 방식이다. 취학전 어린이는 보호자가 대신 기입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특히 학교 폭력과 학생 자살, 학업 부담 증가 등에 따른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학교의 정신건강 상담을 강화하기로 했다. 학생위기상담 종합지원서비스를 맡은 ‘Wee(위)센터’에 전문상담사와 임상심리사 등을 증원, 배치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 근로자들의 스트레스, 우울증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했다. 소방관·경찰관 등 직무 스트레스가 강한 공공 직종에 대한 심리검사 및 전문상담 서비스 수준도 한층 높일 계획이다. 복지부는 자살예방을 위한 조기개입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응급실로 이송된 자살 시도자를 심리치료 및 사회복지 서비스와 연계시키는 자살예방체계를 구축하는 데다 자살자 유가족·주변인들의 추가 자살을 막기 위한 심리검사와 정신과 연계치료도 강화할 예정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성인 30% 정신 병력… 상담만 해도 ‘주홍글씨’

    성인 30% 정신 병력… 상담만 해도 ‘주홍글씨’

    정부의 정신질환자 범위 축소는 국민정신건강의 중요성과 함께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뒤늦게나마 인식한 데 따른 현실적인 조치다. 1995년 제정한 정신보건법을 17년 만에 전면 개정에 나선 것이다. 통계상으로는 우울증을 포함, 국내 성인의 30%가량이 정신질환 병력을 갖고 있다. 또 3.2%는 자살을 시도할 정도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부담, 불합리한 대우 탓에 의료 서비스조차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정신질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519만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했다. 우울증 등 주요 정신질환 유병률도 2006년 12.6%에서 지난해 14.4%로 늘었다. 공황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불안장애 경험자는 245만명, 우울증·조울증 등 기분장애 경험자는 130만명에 달했다. 알코올 사용장애는 159만명, 인터넷 중독은 233만명, 도박중독은 360만명으로 추산됐다. 악화되는 정신건강은 자살률 급증으로 이어졌다. 국내 10년간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 원인 중 정신적 문제가 29.5%를 차지할 정도로 정신질환과 자살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신질환 경험자 가운데 정신과 전문의나 정신건강 전문가로부터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사람은 15.3%에 불과하다. 미국(39.2%), 호주(34.9%), 뉴질랜드(38.9%)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정신질환 증상이 처음 나타난 때부터 최초로 치료가 이뤄지는 기간도 1.61년이나 걸렸다. 병증은 만성화되고 치료 비용은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현행 정신보건법은 환자의 경중도를 고려하지 않고 정신과 의사와 단순한 상담만 해도 정신질환자로 규정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환자들이 상담과 진료를 피하는 이유다. 의료법·국가공무원법·도로교통법 등 70여개 법률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자격취득·임용·고용 등에 제한을 두고 있고, 민간보험 가입도 제한되고 있다.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의사나 약사, 공무원 등의 길을 막아놓은 것이다. 사회적 차별이다. 복지부는 종합대책을 통해 정신질환자를 ▲상담만으로 정상생활이 가능한 상태 ▲상담과 복약 치료가 필요한 상태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태 등 3단계로 구분했다. 사회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증 환자는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자 개념에서 제외해 사회적 차별로부터 적극 보호하기로 한 것이다. 한계가 없지 않다. 상담했을 때만 질환명을 적지 않고 ‘일반질환’으로 표기할 뿐 상담을 받은 뒤 일단 가벼운 약을 처방받을 경우, 기록에 남기 때문이다. 우울증으로 정신과를 찾은 이모(35·여)씨는 “상담과 함께 약을 처방받았는데 제도가 바뀌더라도 내 사례는 여전히 기록에 남는다.”면서 “1시간 상담에 10만원 가까이 하는데 상담만을 위해 정신과를 찾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20대여

    어른이란 무엇일까. 뭐든지 다 알고 어떤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는 나이일까. 그렇다면 20대는 어른? 정확히 말한다며 일단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리고 약간은 버릇 없는(?) 게으름뱅이로 단정하는 어른들이 있다. 독립하지 못한 20대는 그 책임이 부모들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20대가 됐다는 것은 사실상 독립된 개체로서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정의를 내린다. 왜냐 하면 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성인의 되는 길과 과정은 길고도 우회적이다. 신간 ‘20대=독립은 끝났다’(리처드 세터스텐, 바버라 E. 레이 지음, 이경남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는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경제학, 범죄학 등 각 학계를 대표하는 12명의 연구진들이 ‘길어진 성인기와 자립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주제로 8년동안 실시한 연구결과를 압축해서 소개한 책이다. 19~34세 젊은이의 생활방식과 동태를 추적했다. 그들의 상황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으며 그 변화가 가정과 국가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살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먼저 영어덜트를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으려 한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더 길어지고 우회적이 된 성인으로 가는 길을 두고 우리가 우리의 자식과 나누는 대화의 방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대부분의 뉴스가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이 부정적인 쪽으로만 이야기 하는 탓에, 그런 뉴스를 접하는 부모들은 개인적으로 패배감을 떨치지 못한다.’(본문 12쪽)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용이다. 대도시에서 시골 농촌에 이르는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 500명을 만나 심층 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성년과 미성년 사이의 틈새 10년이 앞으로 수십년 동안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이들을 두 부류로 분리한 점이다. 다시 말해 한쪽은 계산적이지만 느긋하게 성인기로 진입하는 경우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준비 없이 서둘러 성인으로의 책임을 떠맡은 부류였다는 것. 이에 저자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요인을 교육, 직업, 사랑과 결혼, 친구와 소셜네크워크, 부모관계, 디지털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얘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만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나만의 멋진 ‘커피프린스’ 차릴 것”

    “50군데 넘게 지원서를 냈지만 결국 포기했어요. 사회복지를 2년이나 공부하고 카페에 취업했는데 월 80만원의 박봉과 편견에 시달렸습니다. 교육을 잘 받아 2년 뒤엔 나만의 노하우로 멋진 가게를 차리고 싶어요.” 조항성(30·영등포구 대림1동·청각장애 2급)씨는 20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한국재활복지대학 졸업 뒤 인테리어 분야 취업을 겨냥했지만 불가능만 확인됐단다. 김소영(28·여·중구 신당4동·청각장애 4급)씨는 “바리스타 학원에 다녔지만 비장애인을 위한 수업을 이해하는 게 버거웠다. 몇몇 커피숍 일자리도 손님과 소통하는 게 벅차 매번 주저앉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청각장애인 10명으로 이뤄진 ‘전광수 커피와 함께하는 바리스타 교육’에 발을 들여놓았다. 상암동 마포창업복지관 내 고용복지지원센터에서 매주 화·목·토요일 실습을 곁들인 강의를 듣는다. 지난 19일 개교식에 이어 11월까지 60차례 예정돼 있다. 수화로 쉽게 기술을 익히도록 돕는다. 서울시는 강습비와 교재, 대관료 등을 지원한다. 과정을 마치면 자격취득 등을 거쳐 당당하게 취업에 도전한다. 지난해의 경우 시내 13개 자치구 20곳에 이 같은 과정이 생겼다. 230명 가운데 25%인 57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월 급여는 발달장애·청각장애·시각장애에 따라 평균 46만~130만원을 기록했다. 기존 교육기관은 사회복지사, 특수교사, 직업재활사, 수화통역사 등 장애인 재활인력과 시각장애인용 점자인쇄 등 편의시설을 갖췄으나 전문인력과 전용설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시는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전문시설과 연계하고 고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쳐 사후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시는 20일 마감한 2차 양성기관 공모에서 8곳을 접수했다. 심의를 거쳐 29일 3곳으로 추리게 된다. 김경호 복지건강실장은 “장애인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해 전광수 로스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자립에 한몫하는 민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뉴욕 라디오국제상 시상식 KBS ‘소리로… ’ 금상 수상

    KBS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펜트하우스에서 열린 제55회 뉴욕페스티벌 라디오국제상 시상식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소리로 보는 세상’(연출 박천기·이은미·민일홍) 3부작이 교육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25만명에 달하는 한국의 시각장애인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고찰한 것이다. 1부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 2부는 각종 실험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 3부는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사례 등을 통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고려됐다.
  • [Weekly Health Issue] 꿈꾸었던 첫 직장, 과거 병력 말했더니 해고

    김흥동 교수는 안타까운 환자 사례를 거론했다. 유정아(여·28)씨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어려서부터 앓아온 뇌전증, 정확하게는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문제였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어린이집 실습에 나선 유씨는 병원 치료 때문에 자신이 뇌전증 환자라는 사실을 원장에게 털어놨다가 설명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실습 현장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질환의 고통보다 큰 세상의 벽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는 치료에 적극적이었다. 덕분에 어릴 때보다 증세가 많이 호전돼 짧은 순간에 얼굴 근육이 조금 떨리는 경련 정도가 고작이었다. 발작이랄 것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 그가 어린이집 사태를 겪은 뒤부터 달라졌다. 유씨는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절망감을 느꼈고, 이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생각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천성이 밝았다.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 끝에 대학 졸업과 함께 어린이집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가르치는 일이 생각과 달리 힘들었지만 그보다 평소 꿈꾸던 일이어서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물론 일말의 불안감까지 떨치지는 못했다.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하면 예기치 못한 경련이 발생할 수 있어서였다. 이런 사실을 주변에 미리 알리는 게 도리다 싶어 용기를 내 원장에게 뇌전증 환자임을 알렸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해고였다. 원장은 그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죄목’을 붙여 해고하고 말았다. 선입견과 편견만으로 생애 첫 직장에서 그를 내쫓은 것. 그에게 남겨진 상처는 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0대女, 아픈 과거 회사에 잘못 얘기했다가…

    20대女, 아픈 과거 회사에 잘못 얘기했다가…

    김흥동 교수는 안타까운 환자 사례를 거론했다. 유정아(여·28)씨는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어려서부터 앓아온 뇌전증, 정확하게는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문제였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어린이집 실습에 나선 유씨는 병원 치료 때문에 자신이 뇌전증 환자라는 사실을 원장에게 털어놨다가 설명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실습 현장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질환의 고통보다 큰 세상의 벽을 그때 처음 느꼈다. 그는 치료에 적극적이었다. 덕분에 어릴 때보다 증세가 많이 호전돼 짧은 순간에 얼굴 근육이 조금 떨리는 경련 정도가 고작이었다. 발작이랄 것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 그가 어린이집 사태를 겪은 뒤부터 달라졌다. 유씨는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수도 있다는 절망감을 느꼈고, 이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생각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천성이 밝았다.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 끝에 대학 졸업과 함께 어린이집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가르치는 일이 생각과 달리 힘들었지만 그보다 평소 꿈꾸던 일이어서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물론 일말의 불안감까지 떨치지는 못했다.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하면 예기치 못한 경련이 발생할 수 있어서였다. 이런 사실을 주변에 미리 알리는 게 도리다 싶어 용기를 내 원장에게 뇌전증 환자임을 알렸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해고였다. 원장은 그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죄목’을 붙여 해고하고 말았다. 선입견과 편견만으로 생애 첫 직장에서 그를 내쫓은 것. 그에게 남겨진 상처는 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한 경련… 발작 편견 버려야” 잠을 자다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빛과 마주한 순간, 그도 아니면 멀쩡하게 자기 일을 하다가 느닺없이 특정 신체부위가 뒤틀리며 발작을 일으킨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심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소규모 발작이 이어지는 경우도 정도의 차이일 뿐 주변을 당황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로 ‘간질’이라며 신내림 정도로 여겨왔던 질환 ‘뇌전증’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발작에 대해 근거 없이 혐오와 기피의 정서를 키워왔다. 멀쩡한 사람을 두고 귀신이 씌었다거나 속되게는 ‘지랄병’이라며 기피하고, 경원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 의학은 뇌전증이 지랄병에 대한 막연한 인식처럼 갈피 모를 병이거나 잡귀가 들어 나타나는 발광이 아니라 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뇌전증을 두고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인 김흥동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뇌전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일반인들에게 ‘경기’, ‘발작’ 그리고 ‘간질’(뇌전증) 등의 용어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이런 용어들이 같은 뜻을 가진 말인지, 아니면 뜻이 다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뇌전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신 질환으로 잘못 알거나,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사코 병을 숨기고 치료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이다. 뇌전증이란 ‘뇌에 전류가 흐른다.’는 뜻으로, 일시적으로 뇌의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몸이 굳고, 떨리거나, 의식을 잃거나,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뇌전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뇌전증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나 카이사르, 나폴레옹, 도스토옙스키, 고흐 등도 모두 뇌전증 환자였다. 하지만 뇌전증은 잘못된 정보와 인식 때문에 질병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가장 심한 질환이기도 하다. 이처럼 뇌전증에 대한 오해가 심화되면서 진단과 치료를 기피하게 됐고, 이런 가운데서도 병원을 찾아 잘 치료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도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뇌전증의 유병률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 100명당 약 1∼1.5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또 연간 새로운 환자 발생률이 유방암과 비슷할 정도로 흔한 만성 뇌질환이다. ●원인은 다 밝혀져 있나. 원인은 무수히 많으나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환자별로 다를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봐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고, 교통사고나 출생 당시의 뇌 손상이나 뇌염 등에 의한 뇌손상, 해마경화증이나 알코올중독, 뇌종양, 뇌혈관기형,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탓에 일부 환자의 경우 특정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증상을 상세히 짚어달라. 일반인들이 주로 알고 있는 증세의 양상은 눈을 치뜨고, 팔다리가 뒤틀리고, 입에 거품을 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발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대발작보다 발작의 양상이 소소한 부분발작이 훨씬 많다. 부분발작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환자 본인만 아는 전조증상이나 비정상적인 느낌 등이 있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관찰하는 시각에서 보자면,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반복적으로 입맛을 다시는 행동 등이 모두 뇌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 해당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뇌전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될 수 있는 양성부터 정상 발달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뇌전증성 뇌증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도 달리 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약물외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뇌전증 치료의 첫 단계로, 전체 뇌전증의 약 70%는 이 방법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30%의 난치성 뇌전증은 점점 유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수술적 치료나 케톤성 식이요법, 미주신경 자극술 등을 적용해 치료한다. ●뇌전증 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 약 50%가 질환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취업할 때 뇌전증 환자임을 알린 경우 약 60%가 취업을 거부당했으며, 취업을 하더라도 40%는 발작 증세 때문에 해고됐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에 비해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 미쳐 실업률은 1.7배, 미혼율은 2.6배나 높다. 사회적 참여에 있어 심각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교육시스템 구축 및 연구 지원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뇌전증의 날을 제정, 매년 실효성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환자 80%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뇌전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뇌전증을 바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치료에 장기간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큰 소아뇌전증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뇌전증 수술에 소요되는 전극 비용의 수가 적용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장애판정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뇌전증에 대한 지금의 장애판정 기준이 너무 엄격하고 제한적이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감안, 뇌전증에 대해 추가로 장애 6급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

    [Weekly Health Issue] 뇌전증

    잠을 자다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빛과 마주한 순간, 그도 아니면 멀쩡하게 자기 일을 하다가 느닺없이 특정 신체부위가 뒤틀리며 발작을 일으킨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심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소규모 발작이 이어지는 경우도 정도의 차이일 뿐 주변을 당황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로 ‘간질’이라며 신내림 정도로 여겨왔던 질환 ‘뇌전증’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발작에 대해 근거 없이 혐오와 기피의 정서를 키워왔다. 멀쩡한 사람을 두고 귀신이 씌었다거나 속되게는 ‘지랄병’이라며 기피하고, 경원했다. 그러나 그런 인식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 의학은 뇌전증이 지랄병에 대한 막연한 인식처럼 갈피 모를 병이거나 잡귀가 들어 나타나는 발광이 아니라 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련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뇌전증을 두고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인 김흥동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뇌전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일반인들에게 ‘경기’, ‘발작’ 그리고 ‘간질’(뇌전증) 등의 용어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이런 용어들이 같은 뜻을 가진 말인지, 아니면 뜻이 다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뇌전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신 질환으로 잘못 알거나,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사코 병을 숨기고 치료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이다. 뇌전증이란 ‘뇌에 전류가 흐른다.’는 뜻으로, 일시적으로 뇌의 신경세포에서 비정상적인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몸이 굳고, 떨리거나, 의식을 잃거나,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뇌전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뇌전증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나 카이사르, 나폴레옹, 도스토옙스키, 고흐 등도 모두 뇌전증 환자였다. 하지만 뇌전증은 잘못된 정보와 인식 때문에 질병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가장 심한 질환이기도 하다. 이처럼 뇌전증에 대한 오해가 심화되면서 진단과 치료를 기피하게 됐고, 이런 가운데서도 병원을 찾아 잘 치료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도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뇌전증의 유병률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 100명당 약 1∼1.5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또 연간 새로운 환자 발생률이 유방암과 비슷할 정도로 흔한 만성 뇌질환이다. ●원인은 다 밝혀져 있나. 원인은 무수히 많으나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환자별로 다를 수 있는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봐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고, 교통사고나 출생 당시의 뇌 손상이나 뇌염 등에 의한 뇌손상, 해마경화증이나 알코올중독, 뇌종양, 뇌혈관기형,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탓에 일부 환자의 경우 특정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증상을 상세히 짚어달라. 일반인들이 주로 알고 있는 증세의 양상은 눈을 치뜨고, 팔다리가 뒤틀리고, 입에 거품을 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발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대발작보다 발작의 양상이 소소한 부분발작이 훨씬 많다. 부분발작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환자 본인만 아는 전조증상이나 비정상적인 느낌 등이 있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 관찰하는 시각에서 보자면,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반복적으로 입맛을 다시는 행동 등이 모두 뇌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 해당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뇌전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될 수 있는 양성부터 정상 발달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뇌전증성 뇌증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도 달리 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약물외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뇌전증 치료의 첫 단계로, 전체 뇌전증의 약 70%는 이 방법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30%의 난치성 뇌전증은 점점 유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수술적 치료나 케톤성 식이요법, 미주신경 자극술 등을 적용해 치료한다. ●뇌전증 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 약 50%가 질환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취업할 때 뇌전증 환자임을 알린 경우 약 60%가 취업을 거부당했으며, 취업을 하더라도 40%는 발작 증세 때문에 해고됐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에 비해 취업률은 절반에도 못 미쳐 실업률은 1.7배, 미혼율은 2.6배나 높다. 사회적 참여에 있어 심각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교육시스템 구축 및 연구 지원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뇌전증의 날을 제정, 매년 실효성 있는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환자 80%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뇌전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뇌전증을 바로 알리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치료에 장기간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큰 소아뇌전증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뇌전증 수술에 소요되는 전극 비용의 수가 적용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장애판정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뇌전증에 대한 지금의 장애판정 기준이 너무 엄격하고 제한적이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감안, 뇌전증에 대해 추가로 장애 6급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포토다큐 줌인] Wine, 아는 만큼 맛있다 오감이 즐겁다

    [포토다큐 줌인] Wine, 아는 만큼 맛있다 오감이 즐겁다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와인. 소크라테스는 “사람의 성격을 부드럽게 해주고 기쁨을 되찾아 주며 죽어가는 생명을 일으켜 세운다.”고 포도주를 예찬했다. 프랑스인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육류 소비가 많지만 심장질환이 적은 현상을 표현한 ‘프렌치 패러독스’ 역시 적정량의 포도주가 건강에 도움이 됨을 말해 준다. 와인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의 항산화작용으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되는 것을 막아 심장질환을 줄여주기 때문인데 같은 효능의 비타민 C와 E보다 효과가 좋다. 혈압 약으로 사용하는 아스피린 성분인 살리실산도 함유되어 있다. 최근에는 레드 와인이 장에 좋은 비피더스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국내소비량 1인당 연간 한 병… 日 5병·佛 80병 격차 이렇듯 건강에 도움이 되는 와인이지만 국내 소비량은 1인당 약 1병으로 이웃 국가인 일본 5병, 프랑스 80병에 비해 적은 편이다. 와인은 멋있는 곳에서 우아하게 마시는 값비싼 술이라는 부담감이 한몫한다. 하지만 정작 와인의 종주국 프랑스인들은 편안하게 와인을 마신다. 한국 와인의 대중화에 노력해 온 한국와인협회 김준철 회장은 형식에 치중한 국내 와인문화를 지적한다. “와인은 매너로 마시는 술이 아니라 나눔의 미덕으로 마시는 술입니다. 아무리 저렴한 와인이라 하더라도 즐겁게 마시면 종이컵에 마셔도 커다란 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와인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에 대한 경계의 말을 이어간다. “비싼 와인이라 해서 꼭 좋은 와인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아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마다 입맛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가격 대비 좋은 와인을 골라야 합니다. 후각과 미각이 뛰어난 사람들만이 와인을 마시면 좋다고 이야기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우선 와인을 경험해 봐야 합니다.” 와인의 맛과 향을 살려 준다는 디켄팅 역시 와인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이다. 하지만 디켄팅의 첫 번째 목적은 장기간 숙성된 와인의 찌꺼기를 걸러내기 위한 과정이다. 디켄팅을 하면 와인의 섬세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꼭 좋은 것만도 아니다. 와인병 바닥이 깊이 패어 있다고 좋은 와인도 아니다. 독일의 고급와인은 바닥이 파인 병이 거의 없다. 와인에 관한 세금도 짚어 볼 문제이다. 와인은 30% 주세에 기타 세금을 합치면 70% 정도의 세금이 붙는다. 맥주보다는 낮지만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또한 국내 주세는 금액에 따라 세금을 책정하는 종가제이지만 일본은 양으로 세금을 정하는 종량제이다. 즉 한국에서는 비싼 와인일수록 세금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와인가격 70%가 세금·국내생산 적어 대중화 걸림돌 와인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국내 생산도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탄닌 성분이 풍부하고 특유의 향이 있는 한국의 토종 품종인 산머루 와인 등이 생산되고 있지만 인식 부족으로 와인투어 형식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 무주에서 산머루 와인을 생산하는 샤또 무주 조동희 사장은 “지금은 인지도가 낮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좋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마음이 점차 열리고 있다.”며 밝은 미래를 꿈꾼다. 국내 와인생산에 또 하나의 걸림돌은 비가 많이 내리는 기후이다. 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환경을 극복한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프랑스 소테른 지방은 안개가 많아 포도 껍질에 곰팡이가 생기는 귀부병을 극복해 당도 높은 고가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샴페인도 레드와인에 경쟁력이 떨어지자 탄산가스를 이용해 상쾌한 맛으로 탄생시켰다. 샴페인은 당시 기포에 의한 시각적인 부분이 가미되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지역, 품종, 숙성 정도 등에 따라 수많은 맛과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는 만큼 즐거움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폭음 문화 대신 형식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와인을 경험한다면 오감을 만족하는 무한한 와인의 세계에 한걸음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노인성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노인성 우울증

    “치매가 아니라 노인성 우울증입니다.” 노령화가 노인들의 삶에 깊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노인성 우울증이 맨 앞에 있다. 수명 연장으로 덤터기를 쓴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우울증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우울증과 구별되는 이런 노인성 우울증이 안타깝게도 치매와 혼동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애꿎은 노인들이 치매 환자로 둔갑해 엉뚱한 치료를 받으며 헤매고 있는 것. 이런 사례는 대부분 가족들의 편견이 원인이나 일부 의료진의 정교하지 못한 접근도 문제인 것이 사실이다. 이래저래 노후의 삶을 속박하는 노인성 우울증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한지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노인성 우울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치매와 함께 노년기에 가장 흔한 정신과적 질환으로, 통상 60세 이후의 노년기에 생기는 우울증을 말하지만 연령 외에도 청장년층의 우울증과는 차별되는 뚜렷한 특성이 따로 있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노인성 우울증은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노화현상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적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며, 설령 환자가 우울증이라고 느껴도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 강해 적극적인 치료를 기피한다. 여기에다 통증이나 인지기능 저하 등 우울감과는 다른 유형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우며,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도 크다. 또 심뇌혈관질환, 대사성질환 등 흔한 노년기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아 2010년에만 4400명이 자살했는데, 주요 원인이 노인성 우울증이었다. ●노인성 우울증의 발병 추이와 특징을 짚어달라. 65세 이상 노인 9명 중 1명은 당장 치료를 해야 하는 노인성 우울증 환자다. 이는 선진국의 2배가 넘는 규모이며, 4명 중 1명 정도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역시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다. 우리 나라의 고령화 추이를 감안하면 유병률은 앞으로 점점 높아질 것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이들 중 제대로 치료받는 노인이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인성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어떻게 다른가. 슬픈 감정보다 의욕 저하나 기력 감퇴로 나타날 때가 많다. 또 여기저기 몸이 아프다는데 병원에 가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노인성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 가지고 있는 신체적 통증이나 불편감에 더욱 민감해지며, 인지기능 장애를 주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치매와의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여기에다 노인성 우울증은 청장년 우울증에 비해 자살 위험도 훨씬 높다. ●원인은 무엇인가. 다양한 생물학적·심리사회적 요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치매·뇌졸중·두부외상은 물론 당뇨·고혈압·신장질환 등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이 높으며,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도 발병 요인으로 추정된다. 심리사회적 요인으로는 노화나 퇴직으로 인한 생활습관의 변화에다 운동량과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면서 생체리듬에 교란이 생겨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강한 스트레스나 경제적 어려움, 배우자나 친구와의 사별 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상을 상세히 짚어달라. 먼저, 흥미와 의욕이 감소하고, 말수가 줄며, 외출이나 TV 시청시간이 주는 대신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또 여기저기 아프고 불편해 병원을 다녀보지만 원인이 드러나지 않거나, 질환 진단을 받고 치료해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여기에다 까닭없이 불안·초조해하고, “자식들에게 짐만 된다.”거나 “살아서 뭐하나. 죽고 싶다.”는 푸념을 하면 자살 위험이 높은 응급상황으로 봐야 한다. 건망증 등 인지감퇴도 심해지는데, 특히 스스로 건망증이 심해져 걱정이라고 호소한다면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치매로 인한 기억감퇴는 우울증으로 인한 기억감퇴와 차이가 난다. 가장 흔한 차이가 건망증에 대한 환자 자신의 자각 정도이다. 우울증환자는 건망증을 불편해하고 걱정하는 반면 치매환자는 주변과 달리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노인성 우울증은 적절히 치료만 하면 회복률이 80%에 이른다. 주된 치료방식은 약물치료다. 또 스트레스에 잘 대응하도록 정신치료와 교육을 시행하고, 필요하면 가족면담도 한다. 여기에다 광치료나 자기자극술, 증상이 심하면 전기경련요법을 병용하기도 한다. 기존의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도 우울증 치료에 중요하다. ●흔히 노인성 우울증을 치매와 혼동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노인성 우울증이 심하면 기억장애와 함께 집중력 및 판단력 저하가 나타나 치매처럼 보이는데, 이를 가성치매라고 한다. 우울증환자들은 치매환자들에 비해 기억장애가 갑자기 나타나고, 증상을 감추기보다 표현하는 편이다. 사실, 우울로 인한 인지기능의 손상은 가역적이어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데, 우울증에 대한 진단 없이 치매 치료제만 투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노인들이 인지감퇴를 호소한다면 반드시 우울증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또 치매 환자의 3분의 1은 우울증상을 동반하므로 치매환자의 인지 증상이 갑자기 악화됐다면 우울증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노인성 우울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노인성 우울증은 증상이 복잡·모호하고, 자발성이 크게 떨어져 조기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지역사회 기반의 조기검진 서비스를 통해 쉽게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노년층은 우울증 등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 강하므로 이들에 대한 교육·홍보가 절실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살 빼도 ‘뚱보’ 이미지 벗기 힘들어”

    “살 빼도 ‘뚱보’ 이미지 벗기 힘들어”

    다이어트로 살을 빼더라도 한번 뚱뚱했던 여성은 영원히 뚱뚱한 여성으로 기억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과 미국 하와이대학, 그리고 호주 모나시대학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비만 즉 뚱뚱한 사람은 아무리 살을 빼도 과거의 뚱뚱했던 이미지를 없앨 수 없다. 연구진은 273명의 지원자들에게 31세 여성 5명의 사진을 보여주고 각각의 매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5명 중 두 여성은 원래 날씬했거나 뚱뚱한 여성이며, 나머지 3명은 과거에 뚱뚱했으나 다이어트로 70파운드(약 30kg)를 감량한 여성이다. 지원자들에겐 이 같은 정보만을 제공하고 성격 등 다른 정보는 일절 알려주지 않았다. 실험 결과, 지원자의 대다수가 원래 날씬한 여성보다 살을 빼 날씬해진 3명의 여성에 대해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원자들에게 사진 속 여성들의 인상을 묻자, 살을 뺀 여성 3명에 대해 여전히 욕심이 많거나 게을러 보인다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하와이대 자넷 라트너 박사는 “비만이란 이미지는 매우 강한 인상으로 남아 살을 빼도 그 이미지가 따라다닌다.”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보다 타인이 자신에 갖는 비만에 대한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더 어려울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연구에 동참한 맨체스터대 케이 오브리엔 박사는 “과거에 비만인 사람은 살을 뺀 뒤에도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린 의식을 바꿔나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한센인의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을 위한

    한센인의 한센인에 의한 한센인을 위한

    차별과 편견 속에 살아온 한센인의 삶과 꿈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처음 제작된다. 촬영 장소는 경기도 내 5개 한센마을이다. 경기도는 6일 국내 최초로 한센마을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오래된 꿈’(가제·감독 김준호·박명순)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도의 지원을 받아 제작될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센마을에서 살아온 한센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증언을 재구성하고, 한센마을에 대한 기억과 역사를 기록할 예정이다. 영화는 1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내년 9월 개최 예정인 제5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다. 2009년부터 파주출판도시 및 대성동 마을 등에서 DMZ다큐멘터리영화제를 개최해 온 경기도와 경기영상위원회는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 육성하고 다큐멘터리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올해부터 경기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1편당 5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공모를 통해 한센마을을 첫 제작지원 주제로 선정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다큐멘터리 전문배급사 ‘시네마 달’의 김일권 대표는 “한센마을을 주제로 한 영화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이 노출을 꺼리고 초상권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은데 주민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이번 영화의 의미를 평가했다. 도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그동안 소외됐던 한센마을 주민의 삶을 이해하고, 한센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차별 및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호·박명순 감독은 “한센마을에서 미디어교육을 통해 주민이 마음을 열고 자신의 역사와 기억을 스스로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내에는 포천 장자마을 등 5개 한센마을에 32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도는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지난달 14일 장자마을을 시작으로 5개 마을을 돌며 최신 개봉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한편, 올해로 4회째를 맞는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오는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목민심서 유배 초기부터 썼다”

    “목민심서 유배 초기부터 썼다”

    다산 정약용(1762~1836) 탄생 250주년을 맞아 한국한문학회와 한국실학학회·실학박물관이 공동 개최하는 ‘다산 연구의 새로운 모색’ 학술세미나가 9일 서울 안암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다. 올해 열리는 다산 관련 학술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로 박철상 고문헌연구가와 이헌창 고려대 교수, 김용흠 연세대 교수, 이영호 성균관대 교수, 박종천 한국국학진흥연구원 등 23명이 발표에 나선다. ●박철상 고문헌연구가 “미경당, 다산의 다른 호” 세미나에서 박철상 고문헌연구가는 새로운 자료 ‘선암총서’(船菴叢書)를 발굴해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저술시기를 정정하고 저술과정을 검토하는 소논문을 발표한다. 선암총서는 2권 1책 46장의 필사본으로 누가 편찬한 책인지 명확히 나타나 있지 않지만, 여기에 목민심서 일부(작은 사진)가 수록돼 있어 주목받았다. 특히 이 필사본 속의 목민심서는 1902년 근대적 인쇄로 제작·보급된 목민심서 목차나 글의 배열 등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박 고문헌연구가는 5일 “선암총서의 선암은 다산의 강진읍 제자 중 선암(船菴) 손병조가 엮은 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선암총서의 표지에는 선암 외에 미경당(味經堂)도 병기 돼 있는데 박 고문헌연구가는 “다산의 또 다른 호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강진읍 제자들은 이후 다산초당의 제자들과 다른 사람들이다. 현전하는 목민심서는 1810년대 중반부터 시작돼 1818년 완성되고, 3년 뒤인 1821년 봄 서문을 붙여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1801~2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선암총서의 존재 덕분에 다산이 목민심서를 유배 초기부터 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고문헌연구가는 “목민심서의 초기 형태로 추정된다.”면서 “목민심서가 유배지에서 단기간에 기획하고 만든 책이 아니라, 다산이 지방관 시절부터 계획하고 준비한 저작으로 20년 이상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역작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산은 목민심서 서문에서 ‘심서’는 백성을 다스릴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써놓았다.”면서 “다시 말해 더이상 백성을 다스릴 수 없게 된 시점, 즉 유배 직후에 목민심서의 저술이 시작됐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목민심서에 대한 해석을 “단순한 지방행정의 실무교본이 아니라, 문사철(文史哲)이 융합된 다산 사상의 결정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헌창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산 정약용의 국가제도론에 대한 일고찰’에서 “다산이 붕당의 폐해를 절감하고 이를 극복하면서 부국강병을 유효하게 추진하는 국가 건설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고, 또한 과학·기술·제도 등에 관한 유용한 지식을 제시한 점에서 조선시대 지력을 한 차원 높게 성장시켰다.”면서 “다산의 사상이 유학적 사유를 벗어나는 근대지향적 요소를 담기도 했지만, 동시기 유럽의 근대사상과의 격차가 가볍지 않았고, 전통 유학사상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단순 행정교본 아닌 사상의 결정체” 김용흠 연세대 강진다산실학연구원 교수는 ‘다산의 국가 구상과 정조 탕평책’이란 논문에서 “‘조선후기 실학’을 정치에서 소외된 재야 지식인의 사상으로 규정하는 통설은 편견”이라며 “실학과 탕평책 사이의 합당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정조 탕평책의 관건이었던 사도세자의 복권과 추숭 과정에서 정약용 등이 정조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당쟁이 무의미한 권력투쟁으로 일관한 것이 아니라, 양난기 이래 국가의 대내외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치열하게 시도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당색을 불문하고 국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시켜 계급 모순을 해소함으로써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려고 구상했던 점을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향판출신 장애인 대법관 올랐다

    향판출신 장애인 대법관 올랐다

    법관 임용마저 가로막았던 장애를 딛고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써 온 김신(55) 울산지법원장이 29년 만에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 또 줄곧 지방에만 근무한 대표적인 ‘향판’(鄕判)이다. 김 후보는 “평판사도 안 될 뻔했던 사람이 대법관에 제청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를 해야 걸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차별과 냉대는 차가웠다. 수모를 이기는 길은 ‘성공’하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꿈을 갖고 도전했다. 1976년 서울대 법학과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2년 뒤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판사로 지원했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법관 임용을 막았다. 법관도 현장 검증 등의 활동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임용이 거부된 것이다. 장애인 및 인권단체를 비롯, 비판 여론이 들끓자 5개월 늦게 법관의 길을 터 줬다. 1983년 2월 부산지법 판사에 임명됐다. 이후 부산과 울산 지역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민사·형사·행정·파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김 후보는 ‘장애우가 있는 곳에 그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산·울산 지역의 장애인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봉사단체의 회장을 맡는 등 장애인 및 소수자 인권보호 활동에 앞장섰다. 김 후보는 부산고법 행정1부 재판장 때 1789명이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보 설치와 준설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있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4대강 사업의 핵심 사업인 보 설치와 준설이 위법이라는 최초의 판결이었다. 김 후보는 “오른쪽 다리는 마비돼 지금도 보조기를 착용해야 걸을 수 있을 정도”라면서 “선두주자가 아니라 항상 남을 뒤따르던 사람이, 꼴찌만 거듭한 사람이 대법관에 제청됐다.”면서 “우리 사회와 사법부가 많이 성숙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감으로 마음은 무겁다. 장애인과 약자·소수자들을 위한 재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고 선택한 것 같다.”면서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시기인 만큼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도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 기자에 대한 편견과 진실/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기자에 대한 편견과 진실/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중국의 지난 10년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중국에서는 정부 각 부처의 브리핑과 기자회견이 매일 열리지만 기자 수가 워낙 많아 질문 기회를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데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에 비해 다소 영양가가 떨어지는(?) 질문을 하는 중국 기자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중국 언론계에선 이 같은 현상을 ‘내정기자 정면제문’(內定記者 正面提問)이라 부른다. 정부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어용 기자’들이 정해진 각본에 따라 질문한다는 의미로, 공산당 언론 체제에 대한 조롱과 야유의 성격을 띤다. 그러나 중국 언론계에서 외국인을 정작 놀라게 하는 것은 이 같은 ‘내정기자’들이 아니다. 검열 속에서도 권력을 감시·고발하고 인권 개선을 위해 애쓰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서기가 다롄(大連)시장 재직 당시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동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방법으로 부를 축재했다고 고발했던 전 홍콩 문회보 기자 장웨이핑(姜維平)은 최근에도 각종 채널을 통해 보의 비리 실체를 알리는 데 발벗고 나섰다. 산시(山西)성에서만 100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변질된 백신을 맞고 사망하거나 장애인이 됐다는 사건을 파헤친 중국경제시보의 탐사 전문기자 왕커친(王克勤)의 웨이보(微薄)에서는 지면에 게재하지 못한 기사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어머니가 상방(上訪·상급 정부기관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하러 베이징에 올라갔다 옷이 벗겨진 채 어디론가 끌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을 호소하려고 양회 기간 톈안먼 광장에서 기습적으로 나체 시위를 벌인 산둥(山東) 여대생 사건도 그의 웨이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 내 ‘양심 기자’들의 등장은 물론 최근의 일은 아니다. ‘6·4 톈안먼 사태’ 당시 진실을 보도하려다 저지당했던 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자들이 집단파업을 벌이다 대거 해직된 사례는 중국 언론사의 중요한 장면으로 회자된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알려진 중국 기자의 이미지는 ‘당의 나팔수’가 대부분이다. 중국 공산당과 그 언론체제에 대한 우리의 편견 탓도 있지만 중국 언론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 중국 언론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우선, 침묵하는 사례가 많다.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 사건에서 천이 베이징 차오양병원으로 이송됐을 당시 병원 인근에 그를 취재하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던 언론인 대열 가운데 중국 언론사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천광청 사건 관련 보도는 그가 탈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지 일주일이나 지난 뒤에야 중국 정부 발표를 전한 신화통신의 59자짜리 단문 기사가 전부였다. 또,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천광청이 장기간 연금돼 탄압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주중 미국 대사 게리 로크가 천의 탈출을 도운 것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며 집단으로 공격하는 데 열을 냈던 게 바로 그러한 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언론 정책에서 기인한다. 중국 언론인 직업 준칙에는 “중국의 신문사업은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사업의 주요 부문으로 언론은 반드시 당의 노선을 선전하는 한편 당 중앙과 정치적으로 의견이 일치해야 하고 중앙의 결정에 반하는 보도는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부의 지침에 반해 톈안먼 사태의 진실을 보도하려 했던 기자들은 해고됐고, 지방정부 관리들의 뒷거래 의혹을 제기한 백신 사건을 보도한 뒤 해당 신문사 편집국장은 직위해제됐다. 보시라이의 비리를 고발했던 기자가 다롄 인민법원에서 국가기밀 누설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것도 이 같은 언론 정책이 만든 결과다. ‘내정기자 정면제문’ 억압된 언론 환경 속에서 오늘도 권력의 어두운 곳을 비추기 위해 뛰고 있는 진정한 중국 언론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jhj@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더 스토닝’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더 스토닝’

    1986년, 프랑스 언론인 프리든 사헤브잠은 이란 국경을 향하던 중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시골마을에 머물게 된다. 그에게 한 여인이 접근해 “그냥 묻혀선 안 될 사연이 있다.”고 말한다. 처음엔 그녀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했던 사헤브잠은 진지한 태도에 이끌려 증언을 녹음한다. 그녀는 전날 투석형으로 목숨을 빼앗긴 조카 사라야에 대한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전한다. 사라야는 두 아들과 두 딸을 둔 엄마였다. 어린 소녀와 재혼하고 싶은 남편 알리는 사라야가 이혼을 거부하자 간통의 음모를 꾸민다. 남편은 마을의 지도자들을 꼬드겨 투석형을 이끌어 내고, 두 아들을 포함한 마을 남자들도 그의 편에 선다. 두 딸과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었던 여자는 억울하게 땅속에 묻힌다. 무시무시한 영화다. 사라야는 양손이 묶이고 하반신이 파묻힌 채 사람들이 던지는 돌을 몸으로 받다 죽는다. 그걸 보는데 어찌 괴롭지 않겠나. 반쯤 목숨을 잃은 그녀의 희번덕거리는 눈동자를 보느니 차라리 눈을 돌리고 싶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힘겹게 내쉬는 숨소리를 듣느니 그냥 귀를 막고 싶다. 그러나 불의에 희생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부릅뜬 눈으로 보기를 권한다. 그것이 ‘더 스토닝’을 보는 사람이 지킬 예의다. ‘더 스토닝’이라는 영화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그러하다. 한낱 권력에 굴복당해 불의에 침묵한 적이 있다면, 대중의 힘에 취해 다수의 미치광이 놀음에 동참한 적이 있다면 ‘더 스토닝’은 잃어버린 양심과 정의를 되찾을 기회를 제공한다. 실화를 옮긴 책에 바탕을 둔 ‘더 스토닝’은 조심스럽게 읽을 필요가 있는 영화다. 이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프랑스인의 글을 빌려 담고 있으나 영화를 제작한 곳은 미국이며, 시간적 배경은 호메니이가 왕국을 뒤엎고 이슬람 혁명을 벌이던 때다(종교 감독관을 두어 율법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감시하던 때와 지금은 형편이 다르다). 이슬람 문화에 적대적인 미국에서 제작됐다는 사실과 시대적 배경을 느슨하게 현재인 것처럼 꾸며 놓은 점은 반칙으로 느껴진다. 한 편의 영화가 상대편 문화와 사회를 야만적이고 폭력적으로 여기게 할 여지를 제공한다면, 그 영화는 공평하게 게임을 한다고 볼 수 없다. ‘더 스토닝’은 시간적 배경을 보다 명확하게 밝혔어야 했으며, 투석형이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데 있어 후자를 강조하는 뉘앙스를 눌렀어야 옳았다. 형벌이란 한 사회가 유지되도록 돕는 토대 중 하나다. 투석형을 보며 두려움에 떨게 함으로써 ‘더 스토닝’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심는다. 극 중 여자들은 수많은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고 있으며, 투석형이라는 형벌이 진행되는 과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지독하다. 하지만 이슬람교가 불관용의 문화와 사회를 낳았다고 함부로 재단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 설령 비판하더라도 일방적인 근거만을 바탕으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할리우드 영화가 특히 이슬람 문화를 다룰 때 발생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바른 읽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더 스토닝’은 바르게 읽을 때 훌륭한 작품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거꾸로 읽어 ‘이란은 살기에 무서운 괴상한 사회다.’라는 편견을 낳는다면 그거야말로 최악이다. 14일 개봉. 영화평론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