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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美법원에 삼성 제재 요청

    삼성전자와 특허권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미국 법원에 “논란거리인 증거를 언론에 공개한 삼성에 제재 조치를 내리고 애플의 특허가 유효하다는 선언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특허침해소송에서 법원이 채택하지 않은 증거를 언론에 공개하자 이같이 요청했다.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변론서에서 “삼성전자와 그 법무팀이 배심원들에게 편견을 갖게 할 의도로 위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또 배심원들에게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위를 알리고 ‘소니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주장과 관련한 삼성 측의 증거가 채택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중요하다고 판단한 증거를 법원이 제외하자 이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증거물은 아이폰이 소니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며 애플이 베꼈다고 주장하는 삼성 제품 가운데 한 제품이 아이폰 디자인 이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언론 공개 후 이번 재판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의 루시 고 판사에게 “적법하고 윤리적인 행위이며 배심원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변론서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하다.”면서 “법원은 이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되며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 차례 오심, 한국 대응과 결과

    세 차례 오심, 한국 대응과 결과

    ‘오심’ 없는 올림픽은 없었다. 경기를 주관하는 심판이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 어떤 판정이 내려지든 심판에 복종하는 일은 스포츠맨십의 일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심판의 오심은 역으로 스포츠맨십을 배신한다. 공정한 경기 진행이란 심판의 본분을 거스를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리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SA)를 운영, 오심에 대한 중재를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선수단은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유럽과 개최국의 텃세, 편견을 어느 정도 각오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들에, 그것도 연거푸 찾아올지는 몰랐다. 그동안 오심에 대한 미흡한 대응 탓에 금메달을 여럿 빼앗겼던 대한체육회(KOC)는 “판정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현장에 법률자문단을 파견하는 등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하지만 찜통 더위 속의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든 세 차례의 오심에 대응하는 과정과 방법은 각기 달랐다. 열전 첫날, 박태환의 부정출발 실격 이후 코칭스태프들의 움직임은 기민했다. 경기 종료 22분 만에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소 의사를 표시했다. 영국인 토드 던컨 코치와 강민규 SK전담팀 통역담당관이 영어 서식을 빈틈없이 작성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각이었다. 선수단 측은 FINA에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결국 5시간여 만에 ‘고의성이 없다.’는 FINA의 공식 발표를 얻어냈다. 이례적이라 할 만큼 신속했던 판정 번복 과정이었다. 그러나 펜싱 신아람의 눈물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영겁의 1초’ 논란에 심재성 코치가 두 차례에 걸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수단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야 IOC에 문제를 제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판정 번복만큼은 불가능했다. 이미 경기는 속행됐고, 메달리스트가 모두 결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올림픽 경기 도중 일어난 일은 원칙적으로 발생 즉시 대회 기간 중에 설치되는 CAS 특별중재부에 서면으로 이의 신청을 해야 한다. 시간상 신아람의 이의 제기가 제대로 받아들여졌을 리 없었다. 물론 박태환의 이례적인 판정 번복은 대한수영연맹과 FINA의 우호적인 관계, 수영 불모지인 한국에서의 그의 역할 등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준결선과 달리 예선이었다는 점도 FINA의 부담을 덜어줬을 가능성이 있다. 순위권에서의 판정 번복은 자칫 심판의 권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 이와 달리 남자 유도 66㎏급의 조준호는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의 8강전에서 승리가 선언됐다가 판정이 번복됐다. 심판위원장이 판정을 번복하도록 심판을 압박한 사실 때문에 국민들은 격분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에비누마가) 경기 막판 유효에 가까운 강력한 공격을 선보인 것이 경기 초반 우세한 경기를 펼친 조준호보다 포인트면에서 앞섰다.”고 설명했다. 우리 선수단 스스로 판정을 승복한 것이기에 이의제기를 하지도 않았고 당연히 판정은 다시 뒤집어지지 않았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夏夏夏! 폭염에 지친 당신 시원하게 떠나라

    夏夏夏! 폭염에 지친 당신 시원하게 떠나라

    경기불황에 어딜 봐도 온통 ‘안 좋다’는 얘기뿐이다. 얇은 지갑에 한숨이 나오고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힘들지만 일상탈출의 꿈까지 접을 수는 없다. 꽁꽁 언 소비심리 속에서도 꼭 써야 될 때, 써야 할 곳에는 지갑을 여는 게 요즘 소비자들의 행태. 당연히 알뜰 휴가에 대한 열망은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뜨거울 수밖에.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그 덕에 저렴한 비용으로 그럴싸한 식탁을 차릴 수 있고,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휴가지 패션을 완성할 수 있으며 내 몸 안팎을 다스리며 휴가를 만끽하는 게 어렵지 않다. 발품과 손품을 좀 팔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맛·있·게 채우자…휴가지서 인기높은 먹거리들 휴가지에서 고민 중의 하나는 배를 채우는 일일 것이다. 현지 맛집 순례도 여행의 묘미지만 예년에 비해 더욱 얇아진 지갑이 받쳐주지 않는다. 게다가 바캉스 특수를 노린 바가지 상술은 여전해 자칫 즐거운 휴가를 망치기도 한다. ●캠핑족 증가에 즉석식품 인기 업 1인 가구와 캠핑족 증가 덕에 날로 진일보한 즉석식품은 먹는 걱정, 돈 걱정을 깨끗이 덜어줄 만하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즉석식품의 성수기는 본격 휴가철인 7~8월. 두 달간 즉석식품 매출은 보통 30% 이상 증가한다. 여름 성수기에 대한 기대를 잔뜩 걸고 오뚜기는 일찌감치 즉석식품 완벽 ‘라인업’을 구축했다. 오뚜기 제품만 가지고 집밥 수준의 상차림이 가능할 정도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참치를 활용한 ‘뚝딱 볶음장 참치’, ‘뚝딱 김치&날치알 참치’, ‘뚝딱 청양고추 참치’ 등 반찬 3종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평가를 얻으며 매출 상승세다. DHA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인 꽁치를 손질해 담은 ‘한입꽁치’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씻어 나온 맛있는 오뚜기쌀’은 밥 짓는 수고를 덜어줘 특히 환영받는다. 씻지 않고 그냥 물만 부으면 밥이 뚝딱 만들어진다. 특수공법을 이용해 만들어 집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 3㎏짜리 소용량에 지퍼백 포장으로 휴대도 간편하다. 식후 커피 한잔의 여유는 휴가지에서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 탁 트인 바다와 시원한 계곡에서 음미하는 커피 맛이 도심 여느 커피전문점의 맛을 능가하고도 남을 듯. 커피시장 후발주자들의 공세를 따돌리기 위해 동서식품은 지난해 신개념 인스턴트 원두커피인 ‘카누’를 선보였다.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에 맞춰 나온 카누는 현재 하루 평균 60만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제품으로 등극했다. 커피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뽑은 커피를 그대로 냉동 건조한 커피 파우더에 미세하게 분쇄한 볶은 커피를 코팅해 만든 제품이다. 찬물에도 잘 녹는 것이 장점으로 아이스 원두커피가 손쉽게 만들어지니 여행 필수품이 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먹는 아이스라테 맛이 그립다고?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아이스’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남양유업은 2년 전 무지방 우유로 만든 프림을 넣은 커피믹스로 돌풍을 일으킨 뒤 현재 20%대의 점유율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카페믹스 아이스’는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데다 우유로 만든 프림이 들어 있으니 제대로 된 아이스라테 맛을 선사한다. 최근 소비자의 기호 변화에 맞춰 종이컵 한 잔에 맞춰 용량을 13.2g으로 줄인 제품도 선보였다. 언제부턴가 음료수는 갈증 해소 외에 멋을 추구하는 패션 소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롯데칠청음료의 ‘데일리C 비타민워터’는 젊은 소비자들의 이런 욕구를 재빠르게 간파해 성공했다. 비타민C와 필수 비타민을 매일 물처럼 즐길 수 있는 제품의 개념과 영국, 독일, 스위스 등 유럽산 비타민을 사용한 프리미엄 음료라는 것보다 슈퍼모델들이 마신 멋있는 음료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젊은층에겐 음료수도 스타일 도구로 지난해 유명 슈퍼모델들이 등장한 TV광고 효과가 크다. 런웨이를 누비는 모델들처럼 세련되게 빼입고 휴양지를 거니는 선남선녀들에게 비타민 음료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과 막걸리는 사실 그다지 훌륭한 조합은 아니다. 이 같은 편견을 깨고 비수기인 휴가철에 국순당이 지난 6월 내놓은 ‘옛날 막걸리’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60여년 전 할아버지 세대들이 즐기던 막걸리 원형의 맛을 그대로 살려 중장년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시중 막걸리(1000원대)보다 배나 비싼 가격임에도 인기를 끄는 비결은 입안 가득 퍼지는 묵직한 첫맛 때문이다. 또 그 뒤에 따라오는 새콤달콤함에 반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 누룩의 양을 일반 제품에 비해 3배나 높였고, 누룩도 전통누룩인 밀누룩을 사용해 전통제법으로 빚었다. 이로 인해 일반 막걸리에 비해 10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을 함유한 것도 특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알·뜰·하·게 챙기자…백화점·카드사 할인이벤트 풍성 요즘 소비자들은 정상상품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콧대 높은 백화점에서 알뜰 휴가족을 잡기 위한 특가전을 진행하고, 카드업체가 유명 휴양시설과 연계한 혜택을 강조하는 등 판촉에 나서는 이유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9층에서 3~5일 ‘물빛 바캉스룩 특집전’을 진행한다. 플라스틱아일랜드, 스파이시칼라 등 6개 브랜드의 의류를 60~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행사장을 바닷가처럼 꾸미고 ‘짠물’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할 작정이다. 같은 행사장에서 9일까지 잡화 상품전도 진행해 선글라스, 모자, 샌들 등을 40~60% 싸게 판다. 3~5일 잠실점 9층 행사장에서는 구두, 핸드백 브랜드들을 모아 30~60% 할인전을 펼친다. 탠디 여성구두 6만 9000~11만 5000원, 나인웨스트 여름샌들 2만 9000~12만 5300원, 피에르가르뎅 핸드백을 5만원 등에 살 수 있다. 영등포점 9층에서는 9일까지 수영복 매장을 운영한다. 아레나, 레노마, 엘르, 휠라 등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2만~6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알뜰 휴가족을 겨냥한 이벤트는 카드업계도 마찬가지. 롯데카드는 전국 유명 워터파크 최대 60% 할인을 내세운다. 15일까지 인터파크티켓 홈페이지에서 워터파크 입장권을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전월 실적, 입장 인원에 관계없이 30~60%를 할인해준다. 오션월드, 캐리비안 베이, 설악한화워터피아등 27곳이 참여했다. 해외여행객들에겐 캐시백 서비스로 유혹한다. 31일까지 롯데카드로 항공권을 결제하면 금액에 따라 5~15% 현금으로 돌려준다. 또한 이벤트 기간 동안 롯데카드로 2회 이상 대한항공 항공권을 결제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영화표 등 경품도 마련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건·강·하·게 즐기자…자외선 차단·체력 보충 제품들 올여름은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서 휴가지에서 건강관리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바닷가, 계곡 등 야외 활동에서 경계 대상 1호는 자외선. 여름철 자외선은 다른 계절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차단 지수가 SPF50 이상 되는 제품은 필수다. 수시로 덧바르는 것이 최상이므로 간편하게 찍어 바르는 팩트나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가 대세. 여기에 열로 인한 주름까지 예방하도록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을 내세운 차단제가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헤라의 ‘UV 미스트 쿠션’(SPF50+PA+++)은 미백·자외선·쿨링·메이크업 등의 기능을 한번에 겸비했다. 바르는 즉시 피부 온도를 2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미스트를 막 뿌린 것처럼 촉촉함도 유지해준다. 퍼프 일체형 제품인 ‘아이오페 선파우더’는 알로에 추출물을 함유, 붉은기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좋아 인기몰이 중이다. 피부도 몸속을 제대로 다스렸을 때에 비로소 건강해진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아무리 좋은 걸 먹어도 기본 바탕이 충실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현대인이 만성피로와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이유는 효소 부족 때문이다. 효소전문기업 ‘푸른친구들’의 ‘산야초 효소력’은 몸속 부족한 효소를 보충해 기본을 다져주는 제품이다. ‘효소력’은 보리·현미·율무·흑미 등 곡물을 그대로 통발효시킨 것이 특징이다. 과립 형태라 음용이 간편하고 영양분 흡수도 높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한센병 편견 해소’ 행사

    천주교 작은형제회가 운영하는 한센인 생활공동체 성심원(경남 산청)은 한센병으로 인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행사를 1∼5일 마련한다. 외부와의 소통을 통한 평화·화합·상생의 장인 이번 행사는 바자회(1∼5일)와 전시회, 미사, 야외 묵주기도, 공연 등 다채롭게 꾸며진다. 도법 스님(2일·‘생명평화경’)과 이해인 수녀(4일·‘친구야 너는 아니?’)의 강연과 백지원 명창의 ‘국악 한마당’(2일), 가수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광양 포에버오케스트라의 ‘한여름밤의 향연’(이상 4일) 공연도 열린다. (055)973-6966.
  • 남다른 아이들의 엄마 남모를 행복을 말하다

    세상에 나온 아이를 만나는 행복감에 젖어야 할 순간,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소식을 먼저 접하게 되면 엄마는 오만 가지 상념에 사로잡힌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았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엄마였다면 내 아픔을 대물림한 것인가라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장애 아이를 가진 불쌍한 엄마’라고 불릴 나 자신을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무지, 무시가 가득한 이 세상이 그리 독하다. 독한 세상, 팍팍한 현실을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김효진 지음, 부키 펴냄)는 그 생생한 이야기다. 마흔아홉 해를 소아마비 후유증을 안고 산 저자는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 엄마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했을까. 그래서 저자는 장애 아이의 엄마 12명을 만나고 엄마들이 겪은 남모를 아픔과 고충, 삶 속에서 찾아낸 기쁨과 행복을 고스란히 담았다. “나비였어요. 처음엔 까만 나비인지 몰랐어요. …그 나비가 반쪽으로 딱 갈라져 한쪽이 없는 상태에서 날아가는 거예요. 너무 좋지 않은 꿈이라 그게 태몽인지도 몰랐어요.” 불길한 꿈에 엄마는 낙태를 고민했다가 결국 4대 독자 진석이를 낳았다. 발육이 많이 늦기에 병원에 갔더니 두 곳 모두 척추근이양증(근육병)이라고 진단했다. 치과 치료를 하면서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이의 입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 진학했는데, 교사나 학생들은 장애 아이들이 없는 존재처럼 조용히 있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근육병을 고치려고 백방으로 뛰었는데, 심지어 뒤늦게 진석이가 발달장애임을 알게 됐다. 진석 엄마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아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많이 힘들 텐데, 굳세게 잘 기르세요.” 다운증후군 지영이를 키우는 서경주씨는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다운증후군 같습니다. 이런 애는 버려도 데려가는 사람이 없어요. 열세 살까지 살려나.” 은혜가 태어난 지 겨우 이틀째 된 날, 장차현실씨가 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무례하고 잔혹하다. 세상의 인식은 부정적이지만 가족들은 지혜롭다. 180㎝ 키에 얼굴이 하얀 요섭이가 자폐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참 잘생겼는데, 안됐다.”고 한다. “장애가 있다고 못생기고 성격이 모나야 하나.”라고 반문하는 요섭 엄마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섭이 덕에 하루하루가 시트콤처럼 재미있다. 다운증후군 승민이의 형과 누나들은 승민이가 귀엽다면서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준다. 자신들과 조금 다른 승민이에게서 배려와 양보를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승민 엄마는 고맙고 든든하다. 온몸으로 희망을 찾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안쓰럽게, 또는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힘이 있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노래·춤·연기로 하나되어 ‘다문화 편견’을 뛰어넘다

    노래·춤·연기로 하나되어 ‘다문화 편견’을 뛰어넘다

    “유치원 다닐 때랑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이 제 피부가 검고, 엄마가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놀리곤 했어요. 많은 친구들이 ‘레인보우 드림즈’ 공연을 보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우리를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필리핀 어머니 자이다 세라핀씨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황관룡(12·은평초) 어린이가 똘망똘망한 큰 눈으로 기자의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관룡이는 지난 6월부터 국립극장에서 15명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과 15명의 ‘PG153’ 주니어 단원들과 함께 노래, 발성, 발레, 연기 등을 배우고 있다. 27일부터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 하늘극장 무대에 오르는 극무용극 ‘레인보우 드림즈’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어머니 세라핀씨는 “관룡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늘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지금은 집에서 몰래몰래 공연 안무 등을 연습하며 즐긴다.”면서 “가장 기쁜 건 관룡이가 많이 밝아졌다는 사실”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관룡이가 밝아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일주일에 3번, 지난 16일부터는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 2~3시간 국립극장에서 공연 연습에 한창인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지만, 한여름 더위도 이 아이들을 이길 수 없었다. 서로 부딪히면 ‘미안’이라는 말보다 ‘아임 소리’(I’m sorry)라는 말이 더 익숙하게 나오는 아이들부터, 외모는 다소 이국적이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 부모 모두 한국인이지만 외국에서 나고 자라 영어가 더 익숙한 아이들까지…. 그야말로 다문화의 현장에서 아이들은 땀을 흘리며 춤과 연기, 노래에 빠져 있었다. 호주 국적의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로빈(8·덜위치칼리지)과 미국계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장브리애나(8·용산국제학교)는 동갑내기로 레인보우 드림즈 팀의 분위기 메이커 그 자체였다. 일명 ‘까불이’라고도 불리는 이 소녀들은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아이들이다. 이국적인 외모를 지녀 아동복 모델로도 활동 중인 로빈은 한국어도 곧잘 했다. 한국어에 서툰 브리애나를 위해 통역사를 자처할 정도다. 로빈은 “학교보다 여기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서 손잡고 노래 부르고 너무 좋아요.”라며 연신 까르르 웃었다. 옆에 있던 브리애나는 “솔직히 춤이 어려워요. 하지만, 다양한 문화의 친구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게 기뻐요. 팀워크도 배웠어요.”라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2시간 넘게 연습이 진행됐지만 아이들은 지칠 줄 몰랐다. 청소년들이 출연하는 장면에선 초등학생들은 잠시 빠져 있지만, 형들이 하는 것 그대로 따라하고 싶다며 한 무리의 아이들이 연습실 외곽에서 연신 춤을 췄다. 스페인계 우루과이 출신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마르티네스 율리시스(8·복정초)는 “춤을 출 때마다 짜릿해요.”라며 1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익숙한 얼굴도 눈에 띈다. 배우 박신양의 딸 승채(9·YISS)도 레인보우 드림즈 무대에 오른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승채는 “힘들지만 재밌어요. 아빠가 연기지도를 직접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특히 친구들과 동생을 배려하며 연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체성 혼란을 겪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소통을 통해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극무용극 ‘레인보우 드림즈’는 29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전석 2만원. 36개월 이상 관람가. (02)2280-4114.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올림픽과 나 - 정윤수] 영국의 전통보다 자유를 배웠으면

    우리는 어릴 적부터 선진국 타령을 들어왔다. 1970년대 후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근검절약’을 강조하려고 자주 독일 사람 얘기를 했다. 담배 하나 피울 때도 꼭 서너 사람이 모여야 성냥불을 긋는다고 했다. 훗날 독일에서 현지 노인에게 물어 보니, “아니 그러다가 어느 세월에 담배 한 개비 피우겠느냐.”며 어리둥절해했다. ●선진국 짝사랑 그만 하자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은 프랑스 사람들은 질서도 잘 지킨다고 했다. 훗날 파리와 리옹, 생테티엔에 갔을 때 이 선진 국민들은 차량의 흐름이나 안전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 건널목을 마구 건넜다. 지금 흡연이나 무단 보행의 자유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수십 년간 지속된 선진국 타령의 허구성이다. 그 타령은 근대화 과정의 정신적 이데올로기였다. 선진국에서 진짜로 배워야 할 것은 제쳐 두고 그들의 겉모습이나 사소한 특징만 따와서 국민동원 체제의 도구로 써먹었다는 얘기다. 예컨대 파리를 예술의 도시라고 하지만 사실 그곳은 기고만장한 제국의 심장부였고 중앙집권적 왕권 체제를 도시 설계에 실천한 오만한 곳이었다. 오스트리아 빈도 마찬가지로 클래식이나 카페를 부러워하지만 아주 잔혹하고 매정한 인종 편견의 도시였다. 런던은 어떨까. 올림픽을 앞두고 방송과 신문에서 런던을 묘사하는 것을 보니 천편일률적이요 진부하기까지 하다. 전통이나 권위나 명예 같은 낱말이 줄을 잇는다. 우리처럼 식민지를 체험한 나라에서는 ‘대영제국’ 같은 단어는, 꼭 써야만 할 때 조심해서 써야 한다. 그렇다면 ‘대영제국의 심장 런던’에서는 배울 게 없다는 소리인가. 그렇지는 않다. 배우긴 배우되 제대로 배우자는 것이다. ●두 명의 ‘퀸’ 모시는 런던 닮기를 그 핵심이 바로 영국의 자유분방함이다. 영국, 그 심장이 되는 런던만큼 자유로운 사상과 문화가 제약 없이 펼쳐지는 곳도 없다. 한편으로는 정치적 권위와 억압이 기세등등했지만 동시에 그런 금기와 억압을 조롱하고 위반해 온 것이 런던의 역사다. 근대의 과학과 비판 정신을 정립한 아이작 뉴턴, 존 로크, 카를 마르크스, 찰스 다윈이 활동한 곳도 런던이었다. 런던에는 두 명의 여왕이 있다고 한다. 버킹엄 궁전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디자이너 비비언 웨스트우드다. 비비언은 정교한 재단과 과감한 색채로 현대 패션의 ‘아방가르드’를 이끌었다. 그 밑에서 알렉산더 매퀸 같은 파격과 실험이 가능했다. 런던에는 버킹엄 말고도 ‘베킹엄’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궁전이 있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저택이다. 런던 사람들은 왕실의 권위뿐만 아니라 베컴의 자유로움도 사랑한다. 라이언 긱스는 또 어떤가. 지난해 6월 동생의 아내나 심지어 장모와도 치근덕거렸다는 사실이 밝혀진 적 있다. 우리 같으면 당장 대국민 사과나 그라운드 퇴출로 이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긱스는 건재하다.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피력하는 정도다. 그들은 여왕을 존경하지만 여왕으로 상징되는 고루한 관습이나 진부한 권위에 대해서는 마음껏 풍자한다. 우리는 어떤가. 유력 정치인들을 재해석하고 풍자한 이들이 조사받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부터 뭔가 배워야 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사상과 취향, 사생활을 적극 존중하는 한편 불필요한 권위와 억압을 조롱하고 저항했던 정신일 것이다. 영국은, 런던은 바로 그런 자유와 저항의 항해를 전통으로 삼아 온 곳이다. 스포츠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 무슬림은 용변 본 후 왜 물로 닦는지 아시나요

    그녀(동정녀 마리아)가 말했더라. “주여! 제가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어떤 남자도 저의 몸을 스치지 아니했습니다.” 그가 말했더라. “그렇게 되리라. 알라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창조하시니 어떤 일을 정하시고 있어라 말씀하시면 그렇게 되니라 하셨느니라.” ‘나의 이슬람문화 체험기’(한길사 펴냄)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란의 한 구절이다.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는 기독교 성경의 내용과 똑같다. 인류 최초의 남녀인 아담과 하와가 ‘창조’됐다는 인식도 같다. 창조주가 ‘하나님’이 아닌 ‘알라’인 것만 다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이슬람 문화권에선 동성동본은 물론 근친 간 결혼도 허용된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인류 모두가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 자매들이기 때문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의 풍속과는 사뭇 다르다. 책은 최영길 명지대 아랍지역과 교수가 36년 동안 겪은 이슬람을 담아낸 에세이다. 저자가 유학 시절부터 틈틈이 써 온 일기와 기록을 바탕으로 이슬람 문화를 재구성했다. 책을 관통하는 정신은 하나다.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알자’는 것. 저자는 “모르는 것보다 잘못 알고 있는 게 문제”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정보는 역사나 정치, 문화유산 등에 한정돼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에서는 왜 수염을 기르는 청년이 예의 바른 사람으로 대접받는지, 무슬림이 용변을 본 후 왜 물을 사용해 닦는지, 서구 문명권에서 걸핏하면 조롱당하기 일쑤인 일부사처제가 왜 여성과 고아를 위한 제도인지, 이슬람 금융에서는 왜 이자를 받지 않는지 등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구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이슬람 세계와 우리가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옳고 그름을 말하고 있지 않다. 유교와 기독교, 그리고 불교의 정신세계가 지배하는 우리의 잣대로 이슬람을 볼 경우 편견과 왜곡이 개입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수의 신성성을 믿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입장에서 예수를 무함마드와 같은 ‘예언자적 인간’이라며 사람의 범주로 끌어내리는 이슬람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을까. 책은 이처럼 경향성을 띤 판단이나 분석 대신 이슬람 문화에 대응하는 실천적 방법 제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꼭 석유 등 자원 때문이 아니라 국제사회 여러 방면에서 이슬람과 조우할 기회가 많아지고 중요성도 커지는 상황에서 잘못된 인식은 더 이상 사소한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7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문화마당] 커피전문점에서 길을 잃다/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커피전문점에서 길을 잃다/주원규 소설가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겐 부득이하게 마감이란 벽에 부딪힐 때가 다반사다. 마감에 쫓겨 원고를 송고해야 하는 일간지나 정기 간행물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때론 프리랜서를 표방하며 자신만의 글쓰기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마감은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출판사에 보내야 할 원고를 미루고 미루다 마감을 코앞에 두고 만 적이 있었다. 그것도 매우 긴박하게 원고지 매수로 환산해 800장 가까이 되는 분량을 나흘 안에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필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커피 그리고 커피전문점이었다. 금연 이후 필자에게 커피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최상의 기호품이었기에 자연스레 커피 음용을 생활화했고, 그러다 보니 과부하가 예상되는 작업을 앞두고 커피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24시간 커피전문점을 임시 집필실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월요일 오전 6시에 노트북과 원고 뭉치를 잔뜩 챙긴 가방을 둘러메고 홍대에 있는 커피전문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사실 필자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목요일 오전까지 꼬박 나흘간 그곳에 틀어박힌 필자의 탁자 위에 쌓이는 머그컵만큼이나 필자의 눈에 비친 커피전문점의 풍경은 1인 코피스족, 또는 프리랜서들의 전용 공간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커피의 미학은 단연 휴식, 잠시 멈춰 서는 여유에 집중되어 있다. 에스프레소의 진한 향기에서 우리는 일상의 정지를 경험하고, 캐러멜 라테의 달콤함에서 여유를 느낀다. 하지만, 커피의 또 다른 미학은 여유와 일이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여유와 일, 두 개념은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사회에선 썩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런데 커피는 우리에게 여유와 함께 일의 동거를 허락해 준다. 일을 하면서도 쉼을 느끼고 쉬면서도 일을 지속하는 이 묘한 동거가 많은 프리랜서를 커피전문점으로 찾아오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경우 커피는 여유와 일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울타리 안에 가두고 사육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커피는 여유와 일 모두를 풀어준다. 한 마디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때, 길의 상실을 마냥 부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강요해 온 길은 다양성이 압살되고 개성이 거세된 하나의 목표만을 제시해 왔다. 또 그 목표를 성취하고자 가장 빠른 지름길만 찾아다니는 것이 최상의 가치로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 경우 명확하게 제시된 획일적 목표와 그 목표를 위해 내달리는 길은 다양성이 혼재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선 어딘가 모르게 미심쩍은 미숙함을 체질적으로 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미숙한 체질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게 하는 것, 여유와 일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강요해 온 단선적 편견에서 비롯된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는 것, 이른바 자발적 길 잃기를 독려하는 곳이 바로 커피 향기를 머금은 커피전문점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유감스러운 건 길 잃기를 가능케 하는 커피의 미학을 담아내야 하는 커피전문점이 ‘빨리빨리’의 목표의식에 너무나 충실히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커피전문점은 대규모 마케팅과 엄청난 물량공세가 빚어낸 몇몇 상표를 소비하는 장소가 결코 아니다. 이렇듯 팽창에 팽창을 거듭하는 가맹점 커피전문점에서 또 다른 경쟁논리만 남아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부디 부탁이니 커피마저도 줄 세우지 마시기를. 진하디 진한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담은 공간만큼은 그냥 내버려 두시기를. 길을 잃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살지 말라고 다그치지 마시기를 제안한다. 그것이 커피예찬론자 중의 한 명인 필자가 원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 [새터민 2만시대의 자화상]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계…이방인 꼬리표에 ‘눈물’

    2012년 5월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2만 3700여명. 남한 인구의 0.04%, 북한 인구의 0.1%에 해당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 해 한 자릿수에 그쳤던 국내 입국 탈북자는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해진 19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늘어 2006년 이후에는 연간 2000명을 훌쩍 넘고 있다. 탈북자 2만명 시대, 우리사회 탈북자들의 자화상은 어떨까. 또 그들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인식은?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들은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인구 규모나 사회적 상징성에 견주어 훨씬 더 열악한 지위를 갖고 있다. 가중되는 경제적 부담에 이방인이라는 꼬리표까지 더해진 탈북자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이 국제적 이슈가 되면서 국내에서도 탈북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캠페인이 벌어졌지만 정작 이런 염려와 걱정은 더 가까이 살고 있는 국내 거주 탈북자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했다. 일용직으로 일하며 최저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탈북 노동자들, 외모와 말투, 출신으로 인해 차별받는 탈북학생들은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그들만의 섬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2만여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국내에 자리잡고서 살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탈북자를 만나본 경험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탈북자 친구나 직장동료가 있어 직접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은 더욱 적다. 일상적인 만남과 대화가 지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일반 대중이 접할 수 있는 탈북자의 모습은 가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비쳐지는 탈북자 단체의 활동상이나 몇몇 유명한 탈북자 출신 연예인 정도로 제한된다. 일반 국민들이 북한과 그 지도자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처럼 탈북자에 대한 인식도 지극히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탈북자 절반 임시직·일용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한국인 1200명(탈북자 제외)을 대상으로 ‘탈북자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58.9%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탈북자를 꺼리는 경향은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더 심해져 30대 이상에선 ‘친근하다’고 답한 비율이 40%대였지만 20대에선 31.5%에 그쳤다. 결혼 상대자로서 탈북자에 대한 평가는 50.7%가 ‘꺼려진다’고 답했고, 동업자로도 ‘꺼려진다’는 답변이 36.4%가 나왔다. 이 같은 막연한 거리감과 편견 때문에 한국사회에 정착하려는 탈북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신분을 감춘다. 2008년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김모(46·여)씨는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음식점 찬모로 들어가려고 해도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경계심부터 보인다.”면서 “그런 일을 몇번 겪고 난 뒤부터는 아예 조선족이라고 소개했고, 오히려 일자리가 잘 구해졌다.”고 말했다.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20여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과 함께 탈북자들의 생활도 예전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불안정한 고용, 낮은 소득은 지금도 탈북자들의 삶을 흔드는 불안요소다.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실시한 ‘2011탈북자 생활실태조사’는 이들의 삶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재단이 지난해 7~8월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명확한 8세 이상 탈북자 1만 8997명을 접촉해 이 가운데 8299명에 대해 전문가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탈북자 3명 가운데 1명은 월소득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했고 실업률은 12%를 웃돌아 일반 국민의 3배에 달했다.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경우에도 고용의 질이 낮은 임시직이 15.2%, 일용직이 32.3%였다. 불안정한 고용은 취약한 경제력으로 이어졌다. 탈북자의 월평균 소득은 101만~150만원이 41.3%로 가장 많았고, 50만~100만원이 25%, 50만원 이하도 8.2%였다. 올해 1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는 55만 3300원이다. ●인식개선 위한 홍보·교육 필요 생활고에 시달리는 탈북자 가운데 일부는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지난 2010년에는 탈북자 168명이 병원에서 가짜 진단서를 발급받아 국가보조금을 타내다가 무더기로 적발됐고, 같은 해 서울 강남권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된 탈북여성 이모(26)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성매매를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안정적 정착을 돕기 위해 정부차원의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국민이 탈북자에 대해 가진 부정적 인식은 우리 정부 차원에서 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는 노력이 부족한 점이 원인”이라며 “탈북자들이 가난하고 못 먹어서 북한에서 도망친 소외계층이라고 생각하지만 탈북자 중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에서의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식당 종업원이나 단순 노무직 등에 종사한다.”면서 “다문화가족에 대한 교육이 최근 강화되는 것을 계기로 정부차원에서 홍보와 직업 교육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1 탈북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대상 탈북자의 59.6%가 남한에서 직업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2004년 탈북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과 노동환경이 다른 한국의 경쟁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반 국민들과 인간적 교감을 갖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수자 보호 차원에서 통일부나 하나원 등 탈북자 관련 기관에서 이들의 채용을 과감히 늘려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샘이나·하종훈기자 sam@seoul.co.kr
  • “얼굴 기형이…” 친딸 태어나자마자 생매장한 파렴치父

    “얼굴 기형이…” 친딸 태어나자마자 생매장한 파렴치父

    태어난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자신의 딸을 외형적 기형이 있다는 이유로 생매장 한 파렴치한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서부 펀자브 주에 사는 챈드 칸은 태어난 딸의 외모가 비정상적인 것에 충격을 받고 아이를 생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챈은 친척들에게 “아이가 죽은 채 세상에 나왔다. 곧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뒤 아이를 인근 묘지에 생매장 했다. 병원 측은 “출생 당시 분명 힘차게 울음을 터뜨렸으며, 건강에도 큰 이상이 없었다.”며 그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아이를 안고 묘지로 가는 그의 모습을 본 주민들이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조사 끝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칸의 부인은 아이가 생매장 당할 때 병원에 있었지만, 이 일에 동조했는지의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은 “아이가 건강하고 생명에 지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머리가 크고 비정상적인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은 분명한 유죄”라면서 “아이에게 기형이 있다 해서 마음대로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의 활동가인 파르자나 바리는 “이 사건은 파키스탄 전역에 깔린 아이들에 대한 편견, 특히 육체적 기형을 가진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문제의 남성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 측은 무덤을 파헤쳐 아이의 시신을 발굴한 뒤 부검할 예정이며, 친딸을 생매장 한 칸은 사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이 몰랐던 검은대륙 그 땅의 희망과 가능성

    가난과 후진국형 질병, 내전과 독재….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말할 때 떠올리게 되는 인상들이다. 방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강대국들에 종속된 채 휘둘리고 신음하는 문맹과 기아의 대륙. 우리가 갖는 그 인상들은 아프리카의 전부일까.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김명주 지음,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펴냄)는 ‘편견과 오해의 대륙’ 아프리카를 ‘희망과 가능성이 있는 땅’으로 뒤집어본 책으로 눈길을 끈다. 저자는 튀니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선임자문관으로 파견돼 4년간 근무하고 귀국한 기획재정부 공무원이다. “처음 현지에서 짐을 풀 때 두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저자는 4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그 오해와 편견이 백인의 시선 그대로였음을 고백한다. 과거 아프리카의 식민지화에 앞다퉈 나섰던 백인들은 이제 총칼 대신 돈과 스포츠, 문화로 그 땅을 통제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나라들이 백인들의 영향과 지배를 받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 국가들에 지금도 여전히 동화정책이란 명목으로 세 가지 조건을 강제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85%를 프랑스 재무부에 맡겨 놓고 필요 시 시중 이자율로 다시 빌려 써야 하며, 천연자원 발견 시 프랑스에 최우선 협상권이 주어질 뿐만 아니라 분쟁이 발생하면 바로 군대를 주둔시킬 권리를 갖는다. 백인에 의해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려진 아프리카. 독립 후에도 백인의 힘에 편승해 헤게모니를 놓지 않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아프리카의 숱한 독재자들은 분명히 아프리카가 짊어진 숙명과 아픔의 표본이란다. 저자는 이제 그 ‘검은 대륙’을 백인의 왜곡된 환상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며 아름다운 자연, 풍부한 천연자원 등 실체를 다시 봐야 한다고 말한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랑스러운 살인마… 핏빛 끝장액션…상상 그 이상

    사랑스러운 살인마… 핏빛 끝장액션…상상 그 이상

    전 세계 장르영화의 축제인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가 오는 19일 개막한다.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47개국에서 총 231편의 다양한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매해 여름 오감을 자극하는 도발적이면서도 잔혹한 스타일의 영화를 선보여 온 PiFan이 올해는 어떤 영화들을 선사해 줄까. 박진형·유지선·홍보미 등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머 3인과 함께 올해 PiFan의 경향과 프로그램 섹션별로 꼭 봐야 할 추천작 12편을 꼽아 봤다. 금기에 도전하다 올해는 PiFan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시켜 주는 금기에 도전하는 강력한 영화들이 부쩍 늘었다. 무제한으로 성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정신과 신체를 넘나드는 극단의 폭력, 영화 내내 유혈이 낭자한 고어 영화 등 어느 분야든 끝을 보고야 마는 치밀하고 치열한 영화들이 영화제를 장식한다. ▲인브레드<금지구역 섹션> 소년원에 수감된 청소년들이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변종 인간들의 고문을 피해 사투를 벌인다. 한 편의 핏빛 오페라를 보는 듯 한 웰메이드 액션 고문 퍼포먼스.(박진형) ▲클립<금지구역> 질풍노도의 성장기를 겪는 야스나는 좋아하는 소년을 위해서라면 말 그대로 뭐든지 할 수 있는 당돌한 소녀다. 소녀의 성장기와 세르비아 사회의 역동성이 하드코어에 가까운 대담한 영상에 펼쳐진다.(박진형) ▲인간지네2<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섹션> ‘인간지네’ 영화에 푹 빠져 인간지네를 만들고 싶어 하던 마틴은 사람들을 납치해 검은 욕망을 시도하기 시작한다. 14회 PiFan ‘인간지네’의 속편으로 이번에는 10명이 지네로 둔갑한다.(박진형) ▲어느 프랑스 가족의 섹스 연대기<금지구역> 프랑스 소도시에서 3대가 오손도손 살아온 가족에게 찾아온 위기란 바로 섹스. 이제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이르기까지 섹스에 대한 세대별 비밀일기가 펼쳐진다. 프랑스 판 19금 전원일기?(박진형) 장르와 장르의 결합 PiFan이 장르영화제이지만 화제작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장르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르 교범에 충실하던 영화를 넘어 호러와 코믹을 섞거나 스릴러의 소재들을 잘 결합해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코미디, 호러, 퀴어, 판타지, 로맨스, 가족드라마, 사회물 등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섞였지만 오히려 장르적인 쾌감은 더욱 커졌다. ▲그래버<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을 습격한 치명적인 괴물, 그래버. 괴물의 약점이 알코올인 것을 알아낸 섬 주민들은 그래버를 죽이기 위해 뱃속과 물총을 독한 술로 잔뜩 채우고 출격한다. 할리우드 괴수물에 비해 아일랜드 특유의 정서가 가미된 색다른 재미가 있다.(홍보미) ▲잠자는 에디를 조심하세요<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잘나가던 예술가 라스가 얼떨결에 맡게 된 덩치 큰 자폐아 에디에게는 위험한 비밀이 있다. 바로 잠들면 사람 먹는 살인마가 되는 몽유병에 걸린 것. 유혈이 낭자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밝고 경쾌한 코미디 톤으로 사랑스러운 식인마를 보여 준다.(홍보미) ▲레드 주식회사<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영문을 모른 채 지하 회의실에 갇힌 여섯 사람, 그리고 그들을 고문하는 인사 담당. 업무수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신체절단의 문책이 뒤따른다. ‘쏘우’와 ‘큐브’를 잇는 완성도 높은 밀실 호러.(박진형) ▲좀바딩 제1탄:레밍턴의 저주<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시골청년 레밍턴은 어느 날 갑자기 게이로 변하고 마을에서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는데. 퀴어,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비벼 놓은 이 작품은 필리핀에서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한 수작.(유지선) 원작의 무한변신 이제 소설이나 만화, 영화, 게임은 서로 경계가 사라진 지 오래다. 유명 만화는 영화로, 소설은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여 원작의 재해석은 물론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원작보다 더욱 더 짜릿하게 찾아온 영화들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영화제의 재미. 또한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에서는 올해 ‘원 소스 멀티유즈’ 포럼을 통해 웹툰 등 다양한 원작이 영화화되는 최근의 경향에 대해 고찰한다. ▲아이와 마코토<폐막작> 아이는 마코토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하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한 마코토의 방황은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가 위험에 처하게 되고 그녀를 위한 마코토의 싸움이 시작된다. 동명의 만화를 영화로 옮긴 미이케 다케시의 사랑과 진실에 관한 지극한 헌사.(유지선) ▲제25제국<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고전 SF 소설 ‘내일은 5만년 후’가 원작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5만년 전 과거로 향하는 세계 2차대전 연합군 특공대의 모험을 그렸다. 나치, 타임머신, 괴물, 로봇, 동성애 등 장르영화의 애장품이 모두 나오는 B급 장르영화 종합선물세트.(홍보미) ▲프로디지 3D<애니판타> 남들과 다른 능력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가진 짐보는 자신과 같은 영재들을 모으지만, 사회의 편견에 분노한 아이들은 세상을 뒤엎을 음모를 꾸민다. 1981년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박진형) ▲자살가게 3D<스트레인지 오마주> 삶에 대한 의욕도 희망도 없는 우울한 도시에서 자살에 필요한 용품을 파는 가게 주인이 아기를 갖게 되면서 삶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 파트리스 르콩트가 선사하는 환상의 애니메이션.(홍보미)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본통신] 이대호의 오릭스는 대체 어떤 팀일까 ①

    [일본통신] 이대호의 오릭스는 대체 어떤 팀일까 ①

    인터넷을 포함한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안방에서 해외야구를 즐기는 시대가 된지 오래다. 이제 웬만한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 팀은 물론, 선수에 대한 정보는 손 쉽게 찾아볼수 있게 됐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한화 이글스)의 영향이 컸다. 그래서 아직도 박찬호가 처음 뛰었던 LA 다저스를 버리지 못하고 팬으로 남아 있는 야구팬이 많다. 메이저리그 팀과의 첫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박찬호가 뛰었던 LA 다저스 뿐만 아니라 이젠 추신수가 활약하고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역시 한국 야구팬들에겐 친숙한 팀이 됐다. 그리고 추신수로 인해 메이저리그 팬이 된 사람도 그만큼 늘고 있다. 그런데 야구가 대중적인 스포츠로 인정 받은지 오래인 지금, 메이저리그에 비해 일본 프로야구(NPB)를 알고 있는 팬들은 적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에 기인한다. 메이저리그 라고 하면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라고 자연스럽게 인정을 하지만 일본은 국제대회에서의 영향 때문인지 우리와 비교해 한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대중들의 머리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다면 질 확률은 높지만 그래도 A클래스 선수들끼리 만난다면 충분히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가 마음속에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메이저리그에 비해 일본 프로야구를 알고 있는 야구팬들이 적다. 또 하나는 일본야구 하면 세밀한 야구라는 보편적인 인식이 팬들의 머리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혹자들중 메이저리그 하면, 힘을 바탕으로 한 호쾌한 야구 그리고 일본야구 하면 번트와 작전이 많은 또한 분석력이 뛰어난 야구를 한다고 정답처럼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편견이다. 일본보다 메이저리그가 훨씬 더 분석적이고 그 분석 속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는 일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라는 관점에서 봤을때 77년의 일본 야구가 140년이 훌쩍 넘은 메이저리그의 시스템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마도 일본 야구에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던 야구팬들 중, 상당수는 이러한 이유(작전이 많은 야구는 재미가 없다는) 때문이다. 동경의 대상이란 비교할수 없는 미지의 대상이지 번트를 비롯한 작전이 많고, 상대를 분석하려고만 하는 일본야구는 그 ‘동경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벌써 수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일본에서 뛰었고, 그리고 지금도 활약하는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프로야구를 제대로 알고 있는 팬들은 생각보다 적다. 물론 현재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나,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 그리고 김무영(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영향으로 인해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보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오릭스의 경기가 끝나면 이대호의 성적을 알아보려는 팬들은 부지기수지만 이대호가 소속돼 있는 오릭스 버팔로스 선수들의 기록이나 특정 선수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성적에 관심을 두는 팬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선수들 중 성공한 이는 별로 없다. 기껏해야 과거 구대성과 선동열, 그리고 임창용 정도만 성공 했다고 평가할만 하다. 만약 이대호마저 일본에서 실패를 한다면 당분간 일본에 진출해 성공 할 타자는 없다. 라는 인식, 그리고 이대호가 성공해야만 향후 일본에서 바라보는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평가 역시 긍정적이란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즉, 현재 이대호는 이대호 본인 뿐만이 아니라 후배 선수들의 미래까지 책임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올 시즌 이대호는 초반 부진을 뒤로 하고 가면 갈수록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대호에 관한 이야기는 밑에서 하기로 하고 서론에서 언급한 일본 프로야구, 그리고 오릭스 버팔로스 팀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이대호가 어떠한 리그에서 뛰고 있는지,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돼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 덧붙여 만년 하위권이란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오릭스 버팔로스의 올 시즌 성적은 어떻게 될 것인지는 반드시 알고 가야 한다. 왜냐하면 단지 이대호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나라의 야구 역사와 풍토, 그리고 우리가 보편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그 회사가 뭘 하는 회사인지를 모른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또한 이해함에 있어서 덧셈 뺄셈을 하지 못하면 곱하기 나누기를 할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본 프로야구의 태동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결코 빼놓을수 없다. “미국의 현대사를 알고 싶다면 메이저리그 역사를 알면 된다.” 라는 것도 미국 야구 역시 미국 현대사와 함께 그 궤를 같이해 왔고 일본 또한 상황이 전혀 다르지 않다. 특히 그중에서도 요미우리의 역사를 알면 그것은 곧 일본 프로야구 역사를 아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다. 요미우리는 1931년 ‘대일본 동경야구 구락부’ 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됐다. 그리고 본격적인 프로리그가 시작된 1936년 ‘도쿄 교진군’이란 이름으로 정식적으로 출범한다. 요미우리가 프로리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미국의 영향 때문이다. 1931년 메이저리그 대표팀이 일본 대표팀의 초청으로 친선경기를 가진적이 있는데 그 경기 이후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야구에 관심이 많던 요미우리 신문사 사장(쇼리키 마쓰타로)에게 프로 야구팀을 창설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했고 그해 12월 ‘대일본 동경야구 구락부’ 라는 팀을 모체로 일본 최초의 팀이 창설되었다. 이후 1935년 요미우리는 미국으로 원정 경기를 떠나는데 팀 이름이 너무나 길다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대일본 동경야구 구락부’ 대신 ‘도쿄 자이언츠’로 급작스럽게 팀 명을 변경했고 일본으로 귀국한 후 다시 ‘도쿄 교진군’으로 변경해 이듬해인 1936년 ‘도쿄 교진군’ 이란 정식 팀명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지금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시작인 셈이다. 그해 미국으로 2차례 원정 경기를 떠났던 요미우리는 일본으로 돌아와 7개팀이 모여 만든 ‘일본 직업 야구 연맹’을 결성한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를 언급할때 올해로 77년의 역사라고 일컫는 것도 1936년 ‘도쿄 교진군’으로 출발한 요미우리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후 일본은 1949년까지 단일리그를 시행하다 이듬해인 1950년에 지금의 양대 리그(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체제로 출범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단일리그 시절엔 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한 1945년 딱 한 차례 시즌이 열리지 않았을 뿐이다. 단일리그의 7개팀은 도쿄 교진군을 포함해 오사카 타이거즈(지금의 한신 타이거즈), 나고야군(지금의 주니치 드래곤스), 한큐군(지금의 오릭스 버팔로스), 도쿄 세네터스, 나고야 긴코군, 다이도교군 이렇게 7개팀이 있었는데 이 기간동안 요미우리가 8차례 우승을 차지,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인기팀으로 부각되기 시작한다. 지금 현재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는 사와무라 에이지상 역시 당시 도쿄 교진군(1937-1943년)에서 활약했던 사와무라 에이지를 기리기 위한 상으로 사와무라는 도쿄 교진군 시절 최고의 에이스였다. 1950년 양대리그 출범 후 현재 각 리그 별로 6개팀이 있는데 그 세월만큼 팀 이름도 자주 변경돼 왔다. 먼저 센트럴리그를 보면, 요미우리는1947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주니치는 1948년부터 주니치 드래곤스(중간에 한번 나고야 드래곤스로 바뀌었음)로, 오사카 타이거즈는 몇번 팀명이 바뀐 후 1961년부터 지금의 한신 타이거즈로, 야쿠르트 스왈로즈는 1974부터 이어오다 2006년부터 지금의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 그리고 히로시마는 양대리그 첫 해인 1950년 히로시마 카프에서 1968년부터 지금까지 히로시마 도요 카프로, 요코하마는 수없이 많이 팀 명이 변경돼 오다 1993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 올해부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로 바뀌었다.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는 난카이 호크스 등 여러번 팀 명이 변경됐지만 2004 시즌 후 다이에 호크스가 재일교포인 손정의 회장에 매각되면서 2005년부터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됐다. 지바 롯데 역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지바 롯데 마린스, 세이부는 니시테츠 라이온스 등을 거치며 2007년까지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2008년부터는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로 불리고 있다. 이대호의 소속팀인 오릭스 또한 여러번 팀명이 변경돼 오다가 2004년 시즌 후 긴테츠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가 합병하며 지금의 오릭스 버팔로스로 불리고 있다. 니혼햄도 수없이 많이 팀 명이 변경돼 오다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2004년부터 지금의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로 팀 명이 바뀌었다. 한때 김병현의 소속팀이었던 라쿠텐은 2004년 긴테쓰와 오릭스의 합병 당시 통합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가지고 2005년 신생팀으로 창단해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2편에서 계속)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중) 부모의 눈물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중) 부모의 눈물

    이유현(50·여)씨의 딸 지연(17)양은 자폐성장애 1급이다. 말을 전혀 하지 못한다. 화장실에 가고 밥을 떠먹는 것이 고작이다.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교회에 가는 길에도 이상행동을 반복한다. 학교와 복지관에서 생활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를 빼고 이씨가 항상 지연이의 곁에 머물며 돌봐야 한다. 언제부턴가 집안 대소사에서도 지연이네 가족은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씨는 “지금은 학교에서 돌봐 주니 다행이지만 졸업하고 나면 집 말고는 달리 있을 곳도 없다.”고 말했다. 모든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다 힘들게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가 구심점이 돼 가족이 똘똘 뭉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삶 전반에 걸친 지원체계가 미비한 가운데 발달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고 있는 가족들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루 24시간 장애를 가진 자녀를 돌봐야 하는 가운데 사회관계의 단절, 사회적 편견 등을 경험해야 하는 부모들 중에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부모의 부담은 발달장애인의 형제 자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서모(38·여)씨의 아들 정훈(14·가명)군은 지적장애 1급과 지체장애 4급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대화가 전혀 되지 않을뿐더러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마비된 탓에 걷는 것도 쉽지 않다. 서씨는 정훈이를 돌보느라 둘째아들 영훈(8·가명)이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 있는 장난감은 정훈이에게 모두 양보하게 했고 지금도 정훈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느라 영훈이는 혼자서 등교하고 있다. 영훈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서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정훈이에게 장애가 있는 것을 안 영훈이네 반 친구들이 “네 형 장애인이라며?”라고 놀려댔던 것이다. 서씨는 “첫째를 돌보는 것도 버거운데 둘째까지 챙겨야 해 너무 힘들다.”면서 “우울한 마음이 극에 달해 화병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을 주로 돌보는 사람의 68.8%는 부모였다. 발달장애인의 보호자는 장애인을 두고 혼자 외출하는 경우가 주 1회 미만(48.9%)이고 41.8%는 여가생활을 포기하며 42.2%는 꼭 가야 할 집안 모임에 가지 못하는 등 여가생활과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자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기는 등 직장생활에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44.6%에 달했다. 자연스레 보호자의 삶의 질이 떨어져 52%는 우울증이 의심됐고 이혼이나 별거를 경험한 비율도 7.1%나 됐다. 우울감에 좌절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신이 직접 장애인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 부모도 있다. 조택형(46)씨는 지적장애 1급인 아들 성준(18)군을 돌보며 장애아 부모로서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밤마다 울고 소리를 질러대 이웃집에서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고, 비장애아와의 통합교육을 위해 일반학교에 다닐 때는 아내가 성준군과 함께 수업을 들어야 했다. 결국 조씨는 사업을 접고 4년 전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라는 복지법인을 설립,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운영을 비롯한 장애인 복지사업에 투신했다. 조씨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크지만 정부에서 해주는 것이 없으니 직접 나선 것”이라면서 “시설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가족이 해체된 채 오갈 곳이 없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발달장애인 희망찾기] “외부활동 많은 3급도 지원 대책 절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은 주로 사회적 돌봄 및 보호체계 부족,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등에 기인한다. 정부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돌봄서비스 확충, 경제적 지원 강화, 심리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에 따르면 저소득층만 이용할 수 있었던 중증 장애아동 돌봄서비스를 모든 소득계층으로 확대하고, 장애아동에 대한 활동지원 서비스 제공 시간도 확대된다. 그러나 부모들은 학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아동·청소년기보다 학교를 졸업한 성인기에 돌봄 및 보호 서비스가 더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장애1급만 신청할 수 있었던 활동지원제도를 2급으로 확대하는 등의 성인 대책도 내놨다. 이에 대해 김기룡 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발달장애인은 1·2급보다 3급이 외부활동이 잦은데도 3급은 활동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장애인거주시설을 단기보호가 가능하도록 개편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조택형 장애복지법인 대표는 “장애인 시설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도시에는 거의 없다. 보호시설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 등을 겪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지원과 관련, 노석원 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정작 우울감이 심한 부모들은 지원 정보를 얻고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것마저 버거워한다.”면서 “심리 지원이 절실한 부모들을 발굴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극복돼야 한다. 이유현(50·여)씨는 “장애인 가족이 보통의 가족보다 더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렵고 불행할 것이라는 시선이 더 견디기 힘들다.”면서 “장애인 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도종환 글 ‘교과서 삭제’ 권고 일파만파

    도종환 글 ‘교과서 삭제’ 권고 일파만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삭제하도록 해당 출판사에 권고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평가원 측은 ‘교육의 중립성’을 내세웠지만 출판계는 물론 소설가, 시인 등은 일제히 반발했다. ●도의원 “잘못된 정치적 편견” 평가원은 지난달 26일 검정심사를 받은 중학교 국어교과서 16종 가운데 도 의원의 시와 산문이 실린 교학사, 금성출판사, 창비 등 8종의 교과서에 대해 작품 교체 등을 요청했다. 해당 교과서에는 도 의원의 대표작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여백’, ‘수제비’ 등 5편의 시와 2편의 산문 등 모두 7편이 수록돼 있다. 도 의원은 1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평가원 측은 “수정 권고는 교과서 검정 심사기준에 따라 원칙을 지킨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교과서 검정 심사원칙은 교육의 중립성 유지를 위해 현역 정치인을 포함해 현존 인물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의 사진을 실은 교과서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어교과서 검정 절차는 교수 등으로 구성된 심의회가 평가원의 ‘교과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에 따라 심사한 뒤 통과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평가원은 도 의원과 이자스민 의원에 대한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싣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을 받은 뒤 검정심의회를 다시 열어 최종 처리방안을 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정기준 중 ‘교육의 중립성 유지’ 항목은 ‘교육 내용은 특정 정당, 종교, 인물, 인종, 상품, 기관 등을 선전하거나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가원의 해명에도 불구, 반발은 거세다. ‘중립성 유지’라는 기준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은 데다 결국 판단은 평가원장이 임명한 심의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평가원 “선거법 위반여부 선관위에 질의” 도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자유발언을 통해 “단지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작품을 빼도록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아닐 수 없다.”면서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일에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등 문인단체 등도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도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발표한 것으로, 정치적 편향성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반박에 나섰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권고 조치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시영 작가회의 이사장은 “교과서에 실린 도 시인의 작품은 철저한 문학적 검증을 거쳐 수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문인협회 정종명 이사장도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고 해서 작품을 삭제하라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문재인 대선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정치 행위를 했으므로…(교과서에 실린) 작품 모두를 추방해 달라.”고 반발했다. 현재 초·중·고 교과서에는 10여편에 이르는 안 시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19) 류성룡과 조헌

    [선택! 역사를 갈랐다] (19) 류성룡과 조헌

    임진왜란을 앞두고 비둘기파였던 류성룡(1542~1607)과 영조 때 영의정에 추증된 매파 조헌(1544~1592)은 원칙주의자로서 서로 갈등했다. 전쟁 후 류성룡은 ‘징비록’을 저술했고,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전사한 조헌은 그의 제자 안방준의 기록 ‘은봉야사별록’을 통해 잘 알려졌다. 이 두 개의 문헌이 일본에 전래되면서 류성룡과 조헌에 대한 해석은 제2라운드를 맞이한다. ●임진왜란 직전의 일본의 망상 100년 이상 이어지던 일본의 분열상태를 끝낸 도요토미 히데요시(1537~1598)는 중국 명나라는 물론 인도까지 정복하겠다는 야망을 품었다.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명나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조선을 장악할 필요가 있었다. 도요토미는 조선과는 싸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 자리한 쓰시마(대마도)의 지배자인 소씨(宗氏)가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소 요시시게(1532~1589) 등에게 조선 국왕이 직접 자신에게 항복하러 오게 하라고 지시했다. 조선 국왕이 순순히 항복을 하면 조선과는 전쟁을 하지 않고 조선군을 앞세워 명나라를 칠 것이요, 아니면 조선을 공격하겠다는 것이었다. 쓰시마와 조선의 관계는 도요토미가 생각하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그리고 만일 반도와 열도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그 사이에서 중계무역을 하는 쓰시마로서는 이래저래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될 터였다. 그래서 쓰시마 측은 조선 국왕 대신 조선 측의 사절단을 오도록 하겠다고 도요토미에게 아뢴 뒤, 이번에는 조선 조정측에 사절단의 파견을 간청했다. 사절단만 보내주면 두 나라 사이에서 전쟁은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비둘기파와 매파의 이견 사절단을 파견해 달라는 쓰시마 측의 요청을 받은 조선 조정의 의견은 갈라졌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거부했지만 쓰시마 측은 끈질기게 매달렸다. 당시 대제학이던 류성룡은 속히 결론을 내려서 두 나라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성룡은 임진왜란 당시에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현장에서 동분서주한 실무가였다. 그러나 그는 임진왜란이라는 일본의 침략 전쟁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일본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적대 정책을 펴서는 안 되며, 국내적으로는 전쟁을 대비하고 대외적으로는 능숙한 외교로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날의 잘못을 징계해서 뒤의 어려움을 대비한다.”는 뜻을 제목에 담은 ‘징비록’의 첫머리에 성종에게 신숙주(1417~1475)가 남긴 “일본과의 화의를 잃지 마소서.”라는 유언을 실은 것이나, ‘징비록’에서 “왜”라는 호칭과 함께 “일본”이라는 정식 국호를 사용한 데에서도 실무가 류성룡의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조헌은 쓰시마 측의 사절단 파견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조선과 명나라에서는 일본의 상황을 도요토미가 선왕(先王)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했다는 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조헌은 신하의 신분으로 임금의 자리를 빼앗는 불의를 저지른 도요토미가 통치하는 일본과는 절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일본에 파견되었다가 1591년 귀국한 황윤길(1536~?)과 김성일(1538~1593) 등이 가져온 도요토미의 국서 내용에 분개한 조헌은 일본 사신을 참수하고 그 시체를 여러 나라에 보임으로써 불의의 일본을 정벌할 연합군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김상헌(1570~1652)의 ‘청음집’에 적혀 있다. 이처럼 전쟁 발발 목전의 조선 조정에서는 비둘기파와 매파가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이러한 대립은 전쟁의 위기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어떤 나라에서든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조선 군사정보, 일본으로 유출 두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일어나고 말았다. 조헌은 전쟁이 일어난 1592년에 고경명·영규 등과 함께 의병군을 이끌고 참가한 금산 전투에서 전사했고, 류성룡은 전쟁이 끝난 1598년에 관직을 삭탈당하고 하회로 낙향했다. 전쟁을 막고자 한 두 사람은 전쟁 중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비슷하게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그래도 류성룡은 ‘징비록’을 집필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조헌보다는 행운이었다. 그 대신, 조헌은 비장한 최후를 맞이함으로써 후세에 변호인을 얻을 수 있었다. ‘은봉야사별록’을 쓴 안방준(1573~1654)도 그 중 하나이다. 그는 하늘이 조헌으로 하여금 살아서는 세상에 용납되지 못하고 죽어서 후세에 이름을 남기도록 했다며 슬퍼했다. 실로 조헌을 대신하여 그의 변론문을 썼다고 하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징비록’과 ‘은봉야사별록’은 임진왜란을 온몸으로 겪은 류성룡과 조헌, 안방준에 대한 귀중한 증언임과 동시에, 전쟁 당시 조선 측의 상황을 생생하게 담은 중요한 군사적 문헌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헌이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약탈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쟁 후 검은 커넥션을 통해 일본으로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두 문헌이 조선국 바깥으로 유출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683년에 작성된 쓰시마의 장서목록에 이 두 문헌이 나란히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유출 시기는 그 이전으로 짐작된다. 유출된 지역은 아마도 왜관으로 생각된다. ●‘징비록’ 17세기 日 지성계에 큰 영향 근세 일본에서 이야기되던 임진왜란 담론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단계는 임진왜란에 참전한 당사자나 그 주변인이 남긴 증언과 문헌에 의거한 것으로, 여기에는 오로지 일본 측 시각만이 담겨 있다. 그러다가 17세기 초기에 중국 명나라에서 제작된 ‘양조평양록’과 같은 문헌이 일본에 유입되면서, 일본인들은 임진왜란 때 자신들과 싸웠던 적국의 내정(內政)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러나 명측의 문헌에는 자국의 군대가 한반도에 진입하기 이전 단계인 1592년의 전황을 비롯하여 조선 측의 상황이 소략됐고, 조선에 대한 명의 편견 역시 상당했다. 그 결과 일본과 명나라의 문헌을 종합해서 편찬된 ‘조선정벌기’ 등의 문헌에서는, 임진왜란은 일본과 명나라 사이의 전쟁이고 조선은 전쟁의 무대이자 수동적인 역할자에 지나지 않았다는 식으로 기록된다. 역사는 반복돼 1895년 청일전쟁 이후에도 되풀이된다. 17세기 중기 조선의 임진왜란 문헌 몇 점이 일본에 유입된다. 그 가운데 일본 지식인들이 주목한 것은 류성룡의 ‘징비록’이었다. ‘징비록’을 통해 명측 문헌에서 보이는 조선 측에 대한 편견 몇 가지가 수정되고, 조선 측에도 전쟁 영웅들이 다수 존재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일본에 알려졌다. 이순신이 일본에서 ‘영웅’으로 인식된 것도 ‘징비록’의 영향이었다. 비록 임진왜란을 명과의 일대 결전으로 바라보고 싶어 한 근세 일본인들의 관점을 ‘징비록’ 하나가 뒤집을 수는 없었지만, ‘징비록’이 근세 일본 사회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긴 것 역시 사실이었다. 예컨대, 1695년 교토에서 출간된 일본판 ‘징비록’의 서문을 쓴 유학자 가이바라 엣켄(1630~1714)은 당시까지 일본에 존재하던 임진왜란의 기록 가운데 ‘징비록’과 ‘조선정벌기’만이 ‘실록’(實錄)이며 다른 것들은 번잡하여 볼 것이 없다고 평하였다. ●日 ‘은봉야사별록’으로 ‘징비록’ 비판 물론 인기를 끌면 반발도 생기는 법. 18세기 후기가 되면서 ‘징비록’을 폄하하는 문헌들이 일본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왜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지닌 쓰시마의 학자가 쓴 ‘조선정토시말기’라는 책의 서문에서, 아사카와 도사이(1814~1857)는 류성룡이 “당시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 나라를 그르치고 백성에게 해를 입힌 죄를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에 거짓을 적어 사람들을 속였다.”고 주장한다. 그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징비록’을 ‘실록’이라고 칭송한 가이바라 엣켄을 비판하기 위함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상반된 견해가 이 시기의 일본에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아사카와는 1849년 일본에서 간행된 ‘은봉야사별록’에도 서문을 실었다. 여기서 그는 “임진왜란 직전에 조선 국왕 선조는 음락했고 조정에서는 류성룡·이덕형 등의 간신이 발호했기 때문에 일본군의 침략에 대응하지 못하고, 명나라의 도움을 기다려서 간신히 나라를 되살릴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양조평양록’의 기사를 끌어와 류성룡과 ‘징비록’을 비판한다. ‘은봉야사별록’를 간행한 것은 미토학(水戸学)이라 불리는 에도시대 후기의 일본중심적 학파의 학자들이었다. 이들은 아사카와처럼 ‘징비록’에 대한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은봉야사별록’을 함께 이용함으로써 ‘징비록’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격하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류성룡과 조헌의 대립과 갈등은 ‘징비록’과 ‘은봉야사별록’이라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임진왜란 문헌에 실려 일본 학자들에게 알려졌다. 이 두 사람 중 어느 한 편을 들 필요가 없던 일본 학자들은 두 문헌을 비교하며 냉정한 눈으로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 측 상황을 서술했다. 조선 내부의 갈등이 근세 일본에서 재현되어 저들에게 편리하게 이용된 씁쓸한 역사적 사실이라 하겠다. 예를 들어, 가와구치 조주(1773?~1834)는 임진왜란 관련 문헌을 종합하여 임진왜란을 연대순으로 편찬한 ‘정한위략’을 간행하였다. 그는 이 문헌의 기본틀을 잡기 위해 ‘징비록’의 서술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이이·조헌과 대립한 류성룡을 비판하는 ‘은봉야사별록’의 구절을 여럿 가져와서 ‘징비록’과 류성룡을 비판한다. 예를 들어 류성룡이 간신이었다는 ‘양조평양록’의 글에 대해 ‘은봉야사별록’에서도 류성룡을 마찬가지로 비판하고 있는 걸 보니 이는 사실이었던 것 같다고 적고 있다. 다만, ‘징비록’에서 우국충정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니 류성룡은 처음에는 나라를 그르쳤으나 전쟁이 일어난 뒤에 반성했음을 알겠다고도 적고 있다. 김시덕(고려대 일본연구센터 HK연구교수)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난 6개월 계약직… 평생 지식나눔운동이 꿈인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서보조로 일하는 임채무(22)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주 5일 동안 일을 하면서 짬을 내 매주 목요일에는 장애인복지관에서 난타를 배우고 1주일에 세 번은 수영 강습도 받는다. 임씨는 “4대 보험 혜택도 받으며 일하고 있다.”면서 “열심히 저축해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의 취업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특수학급이 갖춰진 일반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훈련을 받았다. 3년의 훈련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복지관 추천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일을 배우게 됐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인 고용창출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임씨의 어머니 김종예(44)씨는 “채무는 천만다행으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됐지만 국내 현실을 보면 발달장애인에게는 일자리가 많이 나오지도 않고 직종이 다양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임씨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사서보조로 계속 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장애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는 것이다. 그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지식나눔 운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씨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계약직인 임씨는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계약 연장에 어려움이 없지만 언젠가 계약 갱신이 안 되면 그때 또다시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인고용공단에 이력서를 등록하고 일자리를 기다려야 한다. 사서보조 자리를 또 구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김씨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계약직 일자리만 주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장애인에게도 평생직장이 주어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은 지체장애인보다 직업선택의 폭이 좁다.정신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 때문에 대부분 단순 조립이나 제품 포장 등과 같은 일자리가 주어질 뿐이다. 김씨는 “컴퓨터 작업이나 행정 업무는 주로 지체장애인에게 주어진다.”면서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그런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두루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일하고 싶은 발달장애인들 “보세요, 우리도 잘하잖아요”

    일하고 싶은 발달장애인들 “보세요, 우리도 잘하잖아요”

    자폐성 장애 3급인 김기섭(33)·임채무(22)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서보조로 일하고 있다. 책을 순서에 맞게 배열하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책을 정리하는 게 일과다. 여느 사서보조와 다를 게 없다. 다만 말할 때 약간 어눌할 뿐이다. 김씨와 임씨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정신적 장애인 고용창출사업’을 계기로 계약직 사서보조로 취직했다. 복지관 추천으로 도서정리 일을 배우다 지난해 8월 사업 대상자에 선정된 뒤 7주간의 직무교육을 거쳤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이들을 포함, 5명의 중증 정신·자폐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국립중앙도서관 어문학실에서 근무한다. 임씨는 업무에 대해 “새로 들어온 자료를 정리하고, 파손된 도서를 찾아 기록한다.”면서 “또 서가를 돌며 잘못된 배열을 바로잡고, 이용객들에게 책 있는 곳도 안내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씨는 “힘들지는 않으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신간 도서가 한꺼번에 들어올 때 무거운 책을 이리저리 나르거나 바퀴 달린 서고를 통째로 움직이는 게 좀 힘들다.”면서 “하지만 장애 때문에 한계를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임씨도 “일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 장애인이지만 일하는 건 비장애인과 다를 게 없다.”고 거들었다. 김씨와 임씨는 성공적인 취업 사례다. 대다수 발달장애인은 일자리가 없어 집이나 시설에 머물거나 보호작업장에서 제품 조립 등 단순노동을 하기 일쑤다. 일자리 부족은 자립과 재활, 사회 참여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벽’이다. 물론 일반인들의 편견도 무시할 수 없다.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을 아우르는 발달장애인은 현재 국내에 18만 30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전체 장애인의 7.2%, 중증장애인의 13.8%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에서는 벌써 50여년 전인 1960년대에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와 지원체계 구축이 시작됐다. 일본에서도 발달장애인지원법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포괄적인 지원체계만 있을 뿐 발달장애인을 따로 구분해 지원하는 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나마 지난 2월 장애인단체들이 주축이 돼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가 출범했고, 제19대 국회 1호 의원입법으로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제출된 상태다. 발달장애를 지원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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