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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촬영 갔던 이호석 PD 백색증 어린이 다룬 동화 출간

    아프리카 촬영 갔던 이호석 PD 백색증 어린이 다룬 동화 출간

    이호석 SBS PD가 동화 ‘날 지켜줘, 그림자야’를 출간했다. ‘날 지켜줘, 그림자야’는 아프리카에서 알비노(백색증)로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 마티와 그의 유일한 친구 아기그림자의 이야기로, 편견과 차별 없는 이상적인 사회를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전한다. 이 PD는 SBS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희망 TV SBS’ 촬영 차 아프리카를 방문해 목격한 알비노 환자들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동화를 집필했다고 밝혔다. 저자의 인세는 굿네이버스의 ‘아프리카 희망학교 프로젝트’ 기금에 전액 기부된다.
  • 싱가포르 정부 “폭동지역 금주령” 발표

    싱가포르 정부 “폭동지역 금주령” 발표

    싱가포르 정부 “폭동지역 금주령” 발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40여년 만에 발생한 폭동 사태와 관련, 주민들에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라고 9일 촉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폭동 발생 다음날인 이날 싱가포르에 있는 절대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는 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싱가포르 주민들과 외국인 노동자 간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질서와 안정의 부유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는 8일 밤(현지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인도 출신의 건설노동자 사크시벨 쿠마라벨루(33)가 버스에 치여 사망하자 인도 등 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 400여명이 지난 1969년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폭동을 일으켜 주민들이 불안에 떨면서 폭동 가담자들에게 분노를 표시했다. 리 총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근면한 노동으로 우리 경제에 기여했다”면서 “우리는 온라인 등을 통해 이들을 증오하거나 외국인 혐오증을 퍼뜨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의 당부와 함께 싱가포르 정부는 폭동이 발생한 시내 ‘리틀 인디아’ 지역에 금주령을 내리고 주류 판매를 제한했다고 BBC는 전했다. 버스에 치여 숨진 쿠마라벨루는 술에 취해 있었고, 폭동에 참가한 인도계 노동자들도 대부분이 음주 상태였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이다. 또 싱가포르 내정부는 리 총리의 지시로 조사위원회를 구성, 이번 폭동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폭동이 저임금을 비롯한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누적돼온 불만이 폭발해 일어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전체 주민 530만명 중 130만명에 이르는 남아시아계 노동자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정책연구소 쉬린주(許林珠) 선임연구원은 “이번 폭동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싱가포르 정부를 불신하는 데서 촉발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인도의 고위관리는 성명에서 싱가포르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체포된 인도 국적의 폭동 가담자들에게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동 과정에서 체포된 주동자 27명은 모두 인도 국적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 송강호가 그린 18년 궤적… 정치논쟁에 흔들릴 순 없기에”

    “나, 송강호가 그린 18년 궤적… 정치논쟁에 흔들릴 순 없기에”

    올해 ‘설국열차’와 ‘관상’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송강호가 신작 ‘변호인’을 들고 또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앞의 두 작품으로 총 1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그는 이번 작품이 200만명을 넘기면 ‘2000만 배우’라는 기록적인 타이틀을 달게 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변호인’은 전작들에 비해 제작비는 적지만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다. 1980년대 초 부산, 고졸 출신의 세무 변호사가 민주화에 앞장서는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는 스토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해석될 수도 있는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관객의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18년간 제가 배우로서 걸어온 궤적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고 좀 더 편안하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했어요. 배우로서 그런 논쟁에 흔들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1981년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부림 사건은 군사정권 초기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고문한 용공 조작 사건이다. 영화는 탁월한 사업 수완을 발휘해 돈 버는 데만 관심 있던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고시 공부를 할 때 신세를 진 국밥집 주인(김영애)의 아들 진우(임시완)가 이 사건의 피해자로 모진 고문을 당한 것을 보고 민감한 시국 사건의 변호를 맡은 뒤 인권 변호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아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불합리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한 분노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우석이 구치소에서 고문당한 진우를 발견한 뒤 상황을 인식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는 단계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데 고민을 많이 했죠.” 극중 송우석이 3분 20초간 열정적으로 변호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한 번도 끊기지 않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을 송강호는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5차에 달하는 공판 준비는 만만치 않았어요. 대사량도 압도적이지만 법정 드라마가 자칫 평면적이고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사가 리드미컬하면서도 장면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죠. 특히 2차 공판 장면을 찍을 때는 카메라의 동선도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감정의 속도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연기했습니다.” 그래도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식사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는 그는 “물론 동향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정서가 중요했지만 인물을 재연하기보다 송강호가 송우석을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많은 분들이 그리워하는 분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용기를 냈고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누구나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할 수 있죠. 그렇지만 이 영화는 어떤 인물을 미화하거나 헌정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물론 영화를 통해 그분 인생의 한 단면이 보여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개봉 전에 갑론을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편견을 갖지 않고 영화를 보신다면 오히려 잠잠해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친근하고 소시민적인 이미지로 각광받은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박쥐’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에 고루 출연하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해 왔다. 하지만 신세경·이나영과 각각 호흡을 맞춘 ‘푸른소금’(2011), ‘하울링’(2012)은 흥행 부진을 겪었다. 송강호는 “살다 보면 누구나 나른해질 때가 있지 않나. 좀 더 작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 과정의 하나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작품을 고를 때는 딱 하나, 새로움을 본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올해 만난 세 작품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능력과 작품 세계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다시 그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의미가 있었고, ‘관상’ 때는 감독도 저도 정말 흥행을 시키고 싶었어요. 봉 감독의 아우라를 벗어나 나 혼자 힘으로 멋지게 해 보이고 싶었죠. ‘변호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직구 같은 작품입니다. 전작에서 차갑고 절제한 연기를 보였다면 ‘변호인’은 그 반대의 지점에 있으니까요. 관객분들도 굉장히 흥미롭고 새롭게 느낄 연기를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흑백 평화공존 지속 불투명… 후광 잃은 ANC도 정치적 미래 회의적

    흑백 평화공존 지속 불투명… 후광 잃은 ANC도 정치적 미래 회의적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5일 밤(현지시간) 세상을 떠나면서 만델라 사후 남아공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만델라가 이룬 흑인과 백인의 평화 공존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만델라의 후광에서 벗어나면서 오히려 정치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델라 사후 흑백 갈등 가능성은 만델라가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거론돼 왔다. 만델라 타계로 흑인들의 불만이 자주 분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흑인 고위 간부는 “이는 편견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만델라 사후 정치 지형의 변화도 예상된다. 지난 7월 만델라가 입원했던 수도 프리토리아 병원 앞에서는 2주일 이상 ANC 관계자들이 모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넬슨 만델라”를 연호했다. 이들 대다수는 ANC를 상징하는 녹색과 노란색의 옷을 입었으며, 일부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티셔츠의 뒷면에는 “2014년 ANC에 투표하자”는 선거 캠페인성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주마 대통령 등 ANC 지도자들이 잇따라 병원을 찾았고, 만델라의 병세를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알린 것도 반(反)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의 상징인 만델라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NC의 지도자들은 앞다퉈 만델라와 ANC의 관계를 강조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델라와 ANC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과 ANC가 만델라를 이처럼 챙겨온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는 “만델라 사후 ANC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정치적으로 은퇴한 지 오래된 만델라는 여전히 ANC 출신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지도자이자 도덕적 권위를 가진 지도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평가는 만델라 사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반면 주마 대통령을 포함한 현 지도자들은 엘리트주의적이거나 부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심각한 파벌주의로 갈등을 겪고 있다. 20여년에 걸쳐 집권해 온 ANC 정권의 부패와 실정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제 양극화와 불안한 치안 등도 남아공이 풀어야 할 숙제다. 남아공의 정치 분석가 윌리엄 구메데는 “ANC 일부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만델라’라는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 사이 당원들은 ANC를 떠나고 있다. ANC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 비평가인 앤서니 버틀러 케이프타운대 교수는 “ANC의 전문 정치인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해 만델라의 유산을 핵심 재료로 활용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아파르트헤이트운동의 베테랑 여성 지도자이자 의사 출신 정치인인 맘펠라 람펠레(65)가 ‘짓다’라는 의미의 신당 ‘아강’을 창당, ANC에 도전장을 내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람펠레가 내건 선결 과제는 부정부패 척결과 교육 개선 등이다. 람펠레는 지난 6월 신당 창당대회에서 유권자들에게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투표해 달라”며 ANC 정권을 비난했다. 그는 또 국민들에게 “꿈꾸는 나라 건설의 여정을 함께하자”고 호소해 지지를 끌어내는 등 내년 대선에서 ANC의 강력한 도전 세력이 될 전망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국민가수 꿈 버릴 수 없는, 나는 다문화 가수다

    국민가수 꿈 버릴 수 없는, 나는 다문화 가수다

    다문화 150만 시대에도 다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4일 오후 8시 20분 방송되는 EBS 휴먼 다큐멘터리 ‘다문화 사랑’의 ‘웬청쒸의 나는 다문화 가수다’편에서는 한국에 반해 귀화를 결심하고 한국 무대에서 국민 가수를 꿈꾸는 중국 출신의 가수 웬청쒸(48)씨를 만나본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랐다. 끼 많고 애교 많은 이 소녀는 17세에 ‘연예인 공무원’이라 불리는 ‘중국 국립 가무단’ 단원으로 발탁된다. 가무단 순회공연으로 ‘웬청쒸’라는 이름을 전국에 알리기 시작했고, 타이완의 등려군이 부른 ‘첨밀밀’을 다시 불러 중국 본토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989년 중국 CCTV-LNTV 가요대상, 1992년 중국 MTV 가요대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그녀는 ‘제 2의 등려군’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화려한 인기와 부를 누리던 그는 어느날 중국에서 홀연히 사라졌고 20년 후 대한민국 부산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대의 젊었던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만든 것은 다름아닌 한국과의 만남이었다. 가무단 활동 시절, CF 촬영차 방문했던 한국은 그녀에게 신세계로 다가왔다. 당시 그녀의 눈에 한국은 그저 모든 게 아름답게만 보였다. 그녀는 어렸고 용감했다. 노래 실력만큼은 자신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중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잘나가는 가수가 되리라 결심한 그는 한국인으로 귀화한 후 ‘헤라’라는 예명으로 본격적인 한국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 무대의 벽은 높았다. 긴 무명생활 탓에 생활고도 심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였다. 외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을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심지어는 ‘중국 냄새가 난다’며 무작정 그의 노래를 비난한 사람도 있었다. 중국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실패했다는 이유로 돌아가기엔 자존심이 상했다. 더구나 이젠 내 나라가 된 대한민국에서 꼭 성공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활동한 탓에 중국에 있는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그는 아직도 부모님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글썽인다. 그 죄스러운 마음에 시작한 것이 양로원 봉사활동이다.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구성진 트로트도 한 소절 뽑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단다. 또한 그녀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새롭게 시작한 일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다문화 예술인들의 모임인 ‘한국다문화예술원’을 만들고, 다문화 가족의 멘토가 되어주는 등 각종 다문화 관련 활동과 봉사 활동을 한 그녀는 얼마 전 ‘대한민국 모범기업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무대에서 귀화인 최초로 ‘국민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목표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해외여행 | 삼색면면을 들여다보다 -마카오, 홍콩, 선쩐

    해외여행 | 삼색면면을 들여다보다 -마카오, 홍콩, 선쩐

    실과 바늘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마카오와 홍콩, 선쩐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여행지다.홍콩에 간다면 마카오를, 마카오에 간다면 선쩐까지 다녀와야이 지역의 다양한 빛깔들을 다 즐겼다 말할 수 있을 것.마치 묶음 포장된 선물처럼 각양각색의 매력을뽐내고 있는 세 곳을 집중 탐구했다.■마카오 Macau발걸음 닿는 곳 모두가 여행지인 마카오에서는 일상의 모습도 각별하다. 여행자에게 특별한 그곳에서 매일을 꾸려 나가는 마카오 사람들의 모습들.마카오를 마카오답게 하는 풍경들통유리로 짜인 아주 세련된 건물들과 페인트칠이 다 벗겨져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난 옛 아파트들이 얼기설기 들어서 있다. 과거와 현대가 무질서하게 엉켜 있는 느낌이다. 과연 저 낡은 아파트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인지. 여행자와 현지인들의 삶에 괴리가 느껴지는 순간이다.물론 여기엔 이유가 있다. 430여 년간의 긴 포르투갈 식민통치가 남긴 문화의 흔적들이 너무나 독특한 나머지 마카오의 특색으로 자리해 버렸기 때문이다. 동양에서 만나는 서양. 마카오는 역사의 굴곡들을 차별화로 승화시켰고 이 모습을 보존하고 남기는 데 집중했다. 물론 카지노로 대표되는 유흥의 이미지도 여행자를 불러모으는 데 한몫한다. 호텔마다 갖추고 있는 카지노에는 밤낮없이 칩을 굴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마카오가 대표적인 카지노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규모를 뛰어넘은 지는 한참 오래됐다. 그만큼 카지노로 벌어들이는 돈이 크다 보니 연말에는 수익에 따라 마카오 시민들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수익을 나누어준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인지 마카오 사람들은 돈에 연연하지 않고 직업에도 집착하지 않는단다.성바오로성당은 우리 앞마당이나 다름없어요예수교 교회로 지어진 성바오로성당은 마카오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다. 성당 정면의 계단에는 온갖 포즈를 취한 여행자들이 빼곡하다.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돌아가며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한다.여러 번의 화재 때문에 마치 팝업카드처럼 전면만 반듯하게 남은 성바오로성당은 성모상과 함께 용, 사자와 같은 동양식 조각들이 어우러져 있다. 혼합된 문화, 전면밖에 없는 독특한 모습과 역사로 인해 마카오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이곳에서는 마카오인들의 삶을 엿보기 좋다. 성바오로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을 살펴보면 보통 5층 내외의 낮은 건물들로 1층은 상가, 그 위층부터는 일반 아파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베란다에 널어놓은 옷가지나, 창 틈으로 보이는 가정집의 모습들이 그것을 증명한다.성당 계단 벽을 사이로 두고 관광객들이 빼곡한 광장과 주민들이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는 골목이 나뉜다. 편한 복장으로 아이를 안고 잠깐 마실을 나온 아주머니는 상가에 무료하게 앉아 망고쥬스를 팔던 점원과 바쁘게 대화를 나누고 떠난다. 관광객들을 태우는 인력거 위에는 어린 남자아이가 홀로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흘려 보냈다.전세계 사람들이 내 빵을 먹었을 걸?포르투갈식으로 지어진 옛 건물들이 즐비한 세나도 광장에는 특유의 물결무늬 바닥이 흘러넘친다. 성바오로성당에서 세나도 광장으로, 육포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이곳저곳에서 호객하는 소리에 거리의 모습에 주의를 기울이기 쉽지 않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이색적인 풍경들이 눈에 띈다. 걷고 있는 길은 마치 타일처럼 균형을 맞춰 이어져 있고 군데군데 해군을 나타내는 표식이 장식되어 있다.세나도 광장에는 온갖 종류의 상점들이 모여 있다. 음식부터 옷가지, 한국 화장품을 파는 가게까지 골목골목을 빼곡하게 수놓았다. 마카오 전 지역이 면세 지역이어서인지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많은 물건들을 사 간다. 특히 육포나 에그타르트 같은 마카오의 유명한 먹거리들은 적은 돈으로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카지노 주변에 만들어진 쇼핑센터에는 주로 명품매장이 입점해 있지만 세나도 광장에서는 소소한 쇼핑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에그타르트와 육포 냄새가 달달하게 코를 자극하는 가운데 상가 위로는 빨래들이 펄럭이며 나부낀다. 마카오의 건물 베란다는 대체로 창이 없이 돌출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빨래들이 아무런 가림막 없이 널린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하게 된다. 마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생활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것만 같아 민망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보면 볼수록 정겨워진다.광장 한 쪽에서 와플을 굽고 있는 아저씨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기계 위로 부지런히 손을 움직인다. 간결하고 빠른 동작으로 빵을 만들어 내는 것에 오랜 시간의 노하우가 녹아 있다.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육포나 에그타르트는 아니지만 또다른 군것질에 혹한 사람들이 기꺼이 줄지어 선다.travie info물이 춤추는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 The House of Dancing Water 물과 춤, 둘의 결합은 놀랍다. 물의 현란한 움직임과 무용수들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춤이 공연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기획만 5년이 걸렸다는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했다. 성인 기준 A석 980홍콩달러(약 13만원대), B석 780홍콩달러(약 10만원대), C석 580홍콩달러(약 8만원대).주소 Estrada do Istmo, Cotai, Macau문의 +853-8868-6688 www.thehouseofdancingwater.com더도 말고, 덜도 말고 로얄호텔 Hotel Royal Macau화려하다 칭할 순 없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객실과 부족함 없는 서비스는 마카오 여행을 즐겁게 해준다.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다. 마카오 국제공항과 호텔 간, 페리터미널과 호텔 간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좀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딜럭스룸 기준 1박에 2,130홍콩달러(약 29만원대).주소 Estrada da Vitoria 2-4 Macau 문의 +853-2855-2222 www.hotelroyal.com.mo 일본식 서비스를 즐기다 오쿠라호텔 Hotel Okura Macau 갤럭시 메가리조트 단지에 자리한 오쿠라호텔은 이름에서 풍겨져 나오듯 일본계 호텔이다. 로비의 디자인, 기모노를 입은 직원들에게서 일본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1박 기준 딜럭스룸 2,512홍콩달러(약 34만7,000원), 슈페리얼룸 2,706홍콩달러(약 37만원대).주소 Galaxy Macau™, Cotai, Macau 문의 +853-8883-8883 www.hotelokuramacau.com■홍콩 Hong Kong지금, 축제로 가득 찬 홍콩의 얼굴은 ‘흥겨움’이다.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에 마음을 다 줘 버린 사람이야말로 진정 홍콩을 즐길 줄 아는 자다.와인앤다인 페스티벌 Hong Kong Wine & Dine Festival어느 곳보다도 와인이 잘 어울리는 도시 홍콩. 올해 5회를 맞는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은 세계 10대 축제로 선정되기도 한 홍콩의 대표적 축제다. 와인 주세가 없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세계의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작년에는 310여 개의 와인 부스에서 1,040여 종의 와인들이 전시되었다고. 가리비구이, 미니버거, 딤섬, 푸아그라 등이 부스 사이사이에 준비되어 있어 와인과 함께 곁들일 수 있다. 올해 페스티벌은 10월31일부터 11월3일까지 열리며 뉴센트럴하버포인트에서 진행된다. 현장에 테이스팅 룸이 설치돼 와인과 조화를 이룬 디너 코스, 치즈 강좌 등도 체험할 수 있다고. 이와 함께 11월 한 달 내내 온갖 진미를 맛볼 수 있는 다이닝 페스티벌도 함께 진행되니 여유롭게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여러 부스를 바삐 돌아다니며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부터, 마셔 보고 싶었던 와인 한 가지에 꽂혀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까지. 알코올의 영향 때문인지 약간 흥분된 분위기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전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음주문화를 관찰하다 보면 이질감보다는 동질감이 느껴진다. 홍콩 할로윈 축제 Hong Kong Halloween Treats &란콰이퐁 카니발 축제 Lam Kwai Fong Canival10월 한 달간 열리는 할로윈 축제는 여행자들도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축제다. 란콰이퐁과 소호거리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행사는 보는 즐거움이, 할로윈 음식 프로모션은 먹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홍콩 디즈니랜드에서는 축제기간 동안 매주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할로윈 파티를 연다. 꿈과 환상의 세계라는 디즈니랜드에서 만나는 할로윈은 남다를 터.또 한 가지, 란콰이퐁 카니발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홍콩에서 꼭 한 번은 들러야 하는 란콰이퐁은 축제 때가 아니어도 북적북적하고 화려한 곳이다. 이국적인 가게들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이곳에서 11월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카니발 축제가 열린다. 여느 카니발 축제가 그렇듯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무용수들의 퍼레이드와 다양한 캐릭터들의 공연들을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보는 사람과 공연을 하는 사람 모두 한마음으로 축제를 즐긴다. 축제기간 동안에는 포장마차를 비롯해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선쩐 Shen Zhen선쩐심천을 떠올리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의 얼굴을 한 선쩐.선쩐에서 중국의 경계를 만나다마카오에서 페리를 타고 한 시간가량 이동하면 중국 선쩐에 닿는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경제특별구역으로 지정된 지 벌써 30여 년이 지났다. 비교적 최근에, 국가 주도 하에 만들어진 도시인 만큼 선쩐은 세련된 면모가 강하다. 높이 솟은 고층건물들과 쭉쭉 뻗은 도로는 중국에 대한 편견들을 한 방에 날려 버린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는 도시는 서울보다 2배가량 더 크다고. 인구는 1,700여 만명에 다다른다.선쩐을 돌아다니다 보면 남자보다는 여자를 많이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선쩐은 남녀성비가 불균등하기로 유명한데,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기업의 공장들이 주로 여성들을 채용하기 때문이라고. 홍콩과 마카오라는 유흥의 도시와 가까운 만큼 전국의 미인들이 선쩐으로 내려온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실제로 홍콩이나 마카오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 본토에 붙은 선쩐은 홍콩과 마카오에 비해 월등히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 페리나 육로를 통해 1시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어서 통근자들의 편의는 더욱 좋아지고 있다.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투어 마카오 02-5494-222 www.tourmacau.co.kr홍콩관광청 한국지사 02-778-4403 www.discoverhongkong.com/kr☞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travie info 없는 게 없는 동부화교성 테마파크 OCT East버스에서 내리자 멀리 보이는 산 중턱에 놀이기구가 돌아간다. 3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테마파크는 놀이기구와 골프코스, 호텔, 별장, 심지어는 절까지 없는 게 없다. 면적이 너무 넓다 보니 여기저기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동부화교성의 높은 언덕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면 가히 경이롭다. 테마파크는 크게 놀이공원으로 이뤄진 대협곡과 정원, 식물원 등으로 이뤄진 차협곡, 부처를 모신 대화흥사, 골프장인 운해곡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대협곡 입장료는 180위안(약 3만1,000원), 차협곡 입장료는 160위안(약 2만8,000원). 주소 Yantian, Shen Zhen, Guangdong, China 문의 0755-8888-9888 www.octeast.com호화로운 휴식 BHD 국제호텔 BHD international hotel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징이 그대로 묻어나는 BHD 국제호텔은 높은 천장, 여유로운 공간과 대리석 장식으로 더욱 멋을 냈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같은 가격이라면 선쩐의 호텔에서는 좀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말 잘 대접받는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쾌적하고 호화롭다. 1박 기준 스탠다드룸 1,188위안(약 20만원대), 수페리어룸 1,388위안(약 24만원대).주소 35 Bulan Road, Nanwan Street, Shen Zhen, China 문의 0755-6186-2222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죽을병·더러운 병… 오해의 시선에 더 아픕니다”

    “죽을병·더러운 병… 오해의 시선에 더 아픕니다”

    “몸이 힘든 것보다 사람들의 시선, 그 시선이 아파요.” 2009년 온몸에 가려움증을 느껴 서울의료원을 찾은 김민규(40·가명)씨는 “그해부터 세상이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그의 병명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돼 면역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이었다. 병은 김씨의 삶을 바꿨다. 그는 회사를 그만둬야 했고 종종 병원을 찾아야 했다. 살은 빠졌고 얼굴은 점점 검게 변했다. 김씨는 1일 “치료가 괴롭긴 하지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운동하고 목욕탕도 간다”면서 “약보다 괴로운 건 죽을병, 더러운 전염병이라는 시선”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죽는 줄만 알았던 병이 최근엔 치료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과 오해의 눈빛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즈는 땀이나 침으로 전염되지 않는다. 비감염인이 감염인과 어울려 생활해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에이즈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정부는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에이즈 예방 콘서트를 돌연 취소했다. ‘관련 단체의 시위가 시민 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 행사 취소의 이유였다. 에이즈 예방 콘서트에서는 한국HIV와 AIDS감염인연합회 KNP플러스가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캠페인 진행, 팸플릿 나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김씨를 비롯한 감염인과 감염인 인권단체 등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차별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부마저 단체의 활동을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규정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에이즈도 다르지 않다. 그저 아플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권미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활동가는 “이번 행사 취소는 정부도 HIV 감염인에게 폭도라는 낙인을 씌우고 차별을 자행한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HIV 감염인의 목소리와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여성 매니저계 대모’ 벨액터스 이주영 대표 “준비중인 시놉시스만 50여권…배우에게 좋은 작품 쥐어줘야”

    [커버스토리] ‘여성 매니저계 대모’ 벨액터스 이주영 대표 “준비중인 시놉시스만 50여권…배우에게 좋은 작품 쥐어줘야”

    남성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매니저 업계에 최근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원조로 꼽히는 이가 이주영(51) 벨액터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다. 30대 중반, 두 아이의 엄마로 거친 연예계에 뛰어든 이 대표는 지난 18년간 수많은 스타들을 키운 연예계의 대표적인 여성 매니저다. 권상우, 문근영 등이 그의 손에 발탁돼 스타로 성장했다. 고소영, 한예슬, 김민정, 이동건, 김민 등 당대 톱스타부터 요즘 급부상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정우도 모두 그가 만든 스타들이다. 그가 여성 매니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집중력에 있다. 스타의 차량을 운전하는 로드 매니저부터 시작한 그는 미숙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다음 날 동선을 혼자 예행연습했던 ‘악바리’였다. “그 당시에는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없으니 전날 스케줄이 끝나면 다음 날 일정의 목적지를 일일이 사전 확인했죠. 감독도 미리 만나 다음 날 마치 구면처럼 보이게도 했어요. 제 배우에게만큼은 전문가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캐스팅을 의뢰할 때도 그저 인간적인 관계에 매달리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만들어 다녔고요.” 톱스타들도 솔직히 신인 여성 매니저에게는 불안감을 느끼게 마련. 이 대표는 승부욕으로 그런 편견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최고의 사진작가 조세현씨에게 신인인 문근영, 권상우를 데리고 갔더니 ‘이들을 스타로 만들지 못하면 대표님의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 그 소리에 승부욕이 발동해 더 열심히 했다”며 웃었다. 아이스타 엔터테인먼트, 스타파크 엔터테인먼트 등의 회사 대표로 소속 배우들을 주연급 반열에 올려놓은 뒤에도 그의 손에서는 늘 대본이 떠나지 않았다. 자신과 일할 때 그 배우가 전성기를 보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절대로 배우의 운전기사, 집사, 심부름꾼, 보디가드가 아니에요. 최고의 매니저는 배우에게 좋은 작품을 하게 하는 거죠. 그래서 제 책상에는 제작 준비 중인 영화와 드라마 시놉시스 50여권이 늘 놓여 있어요. 좋은 대본을 구하러 다니고 배우들에게 좋은 기회를 열어주는 거죠. 단역이었던 오정세를 키운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옥석을 고를 줄 아는 ‘촉’도 매니저의 주요 자질의 하나. 어느 날 소속 배우들의 프로필을 훑어 보던 중 꽃미남 일색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찾아봤다. 그때 눈에 띈 이가 권상우와 드라마 ‘신데렐라맨’을 함께했던 정우였다. 이 대표는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정우를 찾아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하지만 매니저로서 가장 힘든 것은 작품을 놓고 배우와 의견이 부딪힐 때다. 인기 여배우들과 호흡을 자주 맞춘 이 대표는 “감성적이고 예민한 그들이 때론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고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보통 스타들은 매니저를 언니, 이모, 삼촌이라 불러요. 그렇게 서로의 관계를 ‘친척’처럼 뭉개버리는 관행이 싫었어요.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긴장할 때 좋은 성과가 있는 거니까요. 여성 매니저의 단점요? 남자 배우들과 함께 사우나도 못 가고 몸 부대끼며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한다는 거죠. 하지만 여배우라 하더라도 함부로 그 집에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이성이든 동성이든 소속배우와 매니저 사이에 지켜야 할 선을 지켜온 것, 그러면서 관계의 긴장을 유지해 온 것, 그게 저의 롱런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장애는 편견일 뿐… 행정도우미 잘할 수 있지요

    장애는 편견일 뿐… 행정도우미 잘할 수 있지요

    “맡은 바 일을 그냥 했을 뿐입니다. 상을 받았다 해도 지금껏 해온 것처럼 계속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27일 유화영(31)씨는 이렇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유씨는 지난 22일 보건복지부로부터 ‘2013 장애인 일자리사업 유공자 표창 및 우수 참여자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은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그 가운데 하나로 유씨가 서울 중랑구 망우3동주민센터에서 5년 동안 꾸준히 행정도우미로 일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지만 유씨는 업무가 정확하고 뛰어난 데다 민원 응대나 행정업무 지원도 능숙하다. 가장 큰 장점은 절대 주눅 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점. 유씨가 망우3동주민센터에서 일하게 된 것은 2008년 1월부터다. 이때부터 유씨는 출퇴근 시간을 꼭 지킬 뿐 아니라 동료 직원과 민원인들에게 밝은 웃음과 인사를 빼먹지 않는다. 일 처리도 적극적이다. 사무실 안팎의 화분, 계단, 책상 등 모든 곳을 깨끗이 정리해 둔다. 구 소식지가 배달되는 날, 새마을부녀회 알뜰장터가 열리는 날, 마을 경로잔치가 열리는 날 등 숱한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도울 일을 찾는다. 특히 각종 프로그램과 수업이 숨쉴 틈 없이 진행되는 주민자치회관에서 유씨는 꼭 필요한 존재다. 수업 준비에서부터 뒷정리에 문단속까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해낸다.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유씨의 최우수상 수상은 장애인이면 응당 이러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 성과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013 공직열전] 보건복지부 (상) 실장 및 기획조정실 국장급

    [2013 공직열전] 보건복지부 (상) 실장 및 기획조정실 국장급

    보건복지부는 최근 사회적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정부 부처 중 하나다. 2005년 50조원 수준이던 복지지출 규모는 내년에 106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비롯해 4대 중증질환, 무상보육, 진주의료원, 저출산고령화, 영리병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이 모두 복지부와 관련돼 있다. 복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책추진은 그만큼 힘들어지고 있다. 여전히 ‘성장이냐 복지냐’라는 이분법과 ‘복지는 낭비’라는 일부의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우선 복지부 정책을 총괄하는 실장들과 기획조정실 소속 국장급들을 소개한다. 복지부에는 21명의 실·국장이 있다. 원래는 24명이지만, 최근 인사 이동으로 3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양병국 전 공공보건정책관은 질병관리본부장으로, 류호영 사회서비스정책관은 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으로,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실·국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두 가지 특징이 눈길을 끈다. 먼저 현재 직책을 오랫동안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2년째 일하는 건 보통이고 2년을 훌쩍 넘긴 간부도 적지 않다. 그만큼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진영 전 복지부 장관도 대규모 인사를 하지 않고 기존 실·국장을 큰 틀에서 중용했다. 두 번째는 호남 출신과 성균관대 졸업자가 다른 부처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성균관대 출신은 7명으로 최대 학맥이다. 지역별로 호남 출신이 7명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 부처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은 다르지만, 오랫동안 계속된 호남차별과 ‘복지부는 힘없는 곳’이라는 현실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많은 정부부처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중용됐다거나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사에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복지부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보건의료 부문 협상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 대사관을 비롯한 오랜 해외 경험 덕분에 국제통상 쪽을 접해본 것이 큰 힘이 됐다. 주경야독으로 경희대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직원을 잘 포용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은 4대 중증질환과 보건산업 수출 등을 지휘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관과 장애인정책국장,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등 복지 업무를 많이 다뤘다. 기초생활보장과장으로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준비할 당시 ‘재산소득환산제도’를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용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선비 스타일로 건강보험정책관, 노인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2005년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알 파문 이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에 임명돼 사태 수습을 이끌었고 이후 복지부 대변인도 역임했다.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은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을 구축한 주역이다. 전산직 못지않은 정보통신 전문가로 통한다. 사무관 당시부터 사무실 컴퓨터가 고장 나면 그를 찾았다는 얘기는 지금도 유명하다.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와 포괄수가제 도입을 총괄했다. 최성락 대변인은 식품안전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식품정책과장과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등을 거쳤고 ‘식품위생법의 이해’(2002년)라는 책도 집필했다. 지난해 1월부터 2년 가까이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상인 감사관은 복지부 실·국장 가운데 유일한 7급 공채 출신으로 노인지원과장과 기초노령연금과장, 보육기반과장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감사담당관으로 일하다 올해 6월 감사관으로 승진했다. 장재혁 정책기획관은 건강보험정책관으로 일할 당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포괄수가제를 설명하는 등 업무 추진에 저돌적인 면이 있다. 2011년 부임한 이경렬 국제협력관은 외교부 경제기구과장과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지낸 외무관료 출신이다. 한·미 FTA에 따른 보건의료 현안 등 국제통상 쪽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새로운 진로교육, 책 읽으면서 미래의 직업 꿈꾼다

    새로운 진로교육, 책 읽으면서 미래의 직업 꿈꾼다

    내년부터는 전국 대부분의 중고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된다는 소식이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전국적으로 진로진학상담교사 717명을 선발, 내년 9월 학교 현장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번 방침에 따라 내년 전국의 진로진학상담교사는 5천 208명으로 늘게 된다. 이는 전국 중고교의 94.5%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로 인해 인천, 광주, 울산, 전남, 충북, 제주 등 11개 시•도 교육청은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율 100%에 이를 전망이다. 교육부는 또 초등학교의 진로활동과 특성 기록을 중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지속적, 심층적 진로지도가 가능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아트를 응용, 독서활동을 진로교육과 연결시키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북아트를 비롯해 클레이, 종이접기, 돌봄교실 등 창의적인 방과후교육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온 보니아라에서 새롭게 선보인 ‘진로독서 북아트’가 그것이다. ‘진로독서 북아트’는 초등저학년 12강, 초등고학년 12강, 중학교 12강의 총 36강으로 구성, 독서교육을 통해 다양한 직업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고 토론하고 고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초등저학년 12강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부터 사회, 도덕, 과학 교과서의 내용과 연계,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초등고학년 12강의 내용은 수학, 음악, 체육, 실과 등 보다 세분화된 교과과목과 연계되며, 영화감독이나 요리사, 법조인 등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책들이 교재로 활용된다. 중학생 12강은 자신의 성격 및 적성파악, 직업의 소중함과 일의 보람 깨닫기, 직업에 대한 편견 버리기 등 올바른 직업관 확립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고민사례와 대처방법 등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 설립 및 합리적인 진로 의사 결정을 교육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보니아라 배화진 대표는 ‘진로독서 북아트’에 대해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에 소속된 초중고 현직 선생님 98명이 발간한 ‘진로독서 가이드북’을 바탕으로 개발된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하며, “다양한 독서 활동을 진로교육과 연결시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1월 30일에는 보니아라 진로독서 북아트 수업을 진행할 ‘진로독서 지도사 교육연수’가 실시된다. 이번 교육은 진로교육의 이해, 독서교육의 이해, 보니아라 진로독서 활동지 및 북아트 실습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교육 신청 및 자세한 문의는 진로독서 네이버 카페(www.boniara.org)에서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주 갬코사건 진흙탕 싸움

    최근 광주시의원의 한·미 합작투자 사업(3D 컨버팅)인 갬코와 관련된 발언이 시의회, 집행부 간 성명 공방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공무원이 의원 발언에 대해 반박 성명을 내고, 시민단체는 성명에 참여한 공무원의 문책을 촉구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시의회는 한때 집행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번 파문은 지난 20일 열린 본회의에서 홍인화 시의원이 강운태 시장에게 갬코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하면서 촉발됐다. 홍 의원은 지난해 시가 추진한 3D기술 검증을 위한 ‘로스앤젤레스 테스트’를 사기극이라고 표현, 반발을 샀다. 강 시장은 “이 사안은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이 이미 이뤄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맞섰다. 주무 부서인 문화관광정책실 직원들은 “편견과 왜곡된 시각에 의한 언어폭력”이라며 사과 요구 성명을 냈고, 시 대변인실도 동조 성명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예산안 심의 보이콧’으로 맞서다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시의 공식사과를 요구한 뒤 예산심의를 재개하기로 결정, 사태가 해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홍 의원이 “시가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이 사업과 관련, 강 시장 아들 이야기 등 사실을 문건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홍 의원이 검찰의 사건기록을 취득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궤변을 늘어놓는다”며 “홍 의원은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 수사기록 공문서 취득 등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지난 24일 보도자료에서 “시민의 대표 입에 재갈 물리려는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시민들은 이들의 싸움을 곱지 않게 본다. 한 시민은 “내년 지방선거를 놓고 ‘정치게임’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머리를 맞대고 민생 현안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임창정, 힘들어도 웃다 보니 연타석 행운 쥔 사나이

    임창정, 힘들어도 웃다 보니 연타석 행운 쥔 사나이

    “얼마전 (홍)진경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저더러 그러대요. 생잡초 같다고.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잡초처럼 생명력이 정말 길다면서요(웃음).” 연예계의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40). 그는 요즘 아이돌 가수 못지않게 바쁘다. 3년 만에 발표한 발라드 ‘나란 놈이란’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고 댄스곡 ‘문을 여시오’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일으킨 데 이어 영화 ‘창수’가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각지도 않은 연타석 행운으로 감격에 겨워 기자간담회에서는 눈물까지 흘렸다. 지난 22일 만난 임창정에게 그 눈물의 의미부터 물었다. “‘창수’를 찍고 나서 2년 동안 개봉을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시사회장에서 생활고에 시달렸던 감독님, 하루하루 돈을 구하러 다녔던 제작자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개봉이 계속 연기됐는데, 새로 발표한 곡들이 우연찮게 주목을 받으면서 덩달아 영화도 개봉되는 걸 보니 (영화에도) 타고난 운명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창수’는 돈을 받고 징역을 대신 살아주는 일명 ‘징역 대행’ 인생을 사는 3류 건달 창수가 거대조직 보스의 여자 미연(손은서)을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누아르 영화. 더 이상 추락할 곳 없는 밑바닥 인생의 창수 역으로, 웃음기를 걷어낸 현실적이면서도 페이소스 진한 연기를 펼쳤다. “창수는 누구나 보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못나고 불쌍하죠. 능력도, 그릇도 안 되면서도 늘 자신이 옳고 의리가 있다고 스스로 세뇌하며 살아가는 캐릭터예요. 남자들에겐 흔히 있는 밉지 않은 허세 같은 거죠. 비겁하지만 가늘게 산다는 그의 신조도 자신이 옳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거죠.”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그 사건의 용의자로 내몰린 창수. 폭력 조직 지성파의 2인자 도석(안내상)의 무자비한 폭행과 계략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그는 10년간 복역한 뒤 복수를 꿈꾼다. 하지만 권력도 없고 신체도 온전치 않은 그에게는 복수도 쉽지 않다. “창수는 이 시대의 루저를 대표하는 인물이죠. 살면서 누구나 창수처럼 억울한 일 한두 가지를 마음속에 품고 살잖아요. 분통이 터지는 일이 있어도 소시민들이 그것을 바로 표출하기란 쉽지 않죠. 그래도 창수는 무모해 보이지만 자신의 정의감을 지키기 위해 복수를 실행에 옮기잖아요. 겉으론 똑똑해도 뒤로 숨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모자라 보여도 돈키호테 같은 창수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남부군’(1990년)으로 데뷔한 임창정은 ‘색즉시공’, ‘시실리 2㎞’, ‘1번가의 기적’ 등에서 서민적이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남성 캐릭터를 대표해왔다. 친근하고 부담 없는 모습이 그의 롱런 비결이다. “제가 노래를 하든 연기를 하든 (팬들이) 편견 없이 받아들여 주시는 것이 정말 좋아요. 많은 남성 분들이 제게 동지애 같은 걸 느끼시는지 길거리에서도 형이라 부르며 사인을 부탁해 와요. 저는 태생적으로 인위적으로 폼잡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이번에 창수를 찍을 때도 주인공이기 때문에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카메라 감독님도 ‘너무 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실 정도로요.” 지난해 영화 ‘공모자들’을 찍을 때도 멋있어야 한다는 감독의 요구가 너무 부담스러웠다는 그다. 연이어 어두운 색채의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은 마흔을 기점으로 연기 변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냐고 묻자 “의도는 아니었고 코미디는 물론 악당, 재벌 2세 등 다른 연기도 다 잘할 자신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올해 결혼 7년 만에 이혼의 아픔을 겪은 그는 긍정의 힘으로 힘든 시간을 버텼다고 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계속 그러고 있는다고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웃자고 생각했죠. 전혀 웃을 일이 없는데 화장실에서 억지로 1분 정도 웃었어요. 그랬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웃을 일들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 시대의 창수처럼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분들에게 힘들수록 웃으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소주 한 잔’, ‘결혼해줘’, ‘그때 또 다시’ 등 임창정표 발라드를 쏟아냈던 그는 내년 3월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에 들어간다. 직접 제작, 감독, 각본, 주연을 도맡아 ‘완전 임창정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있다. “한창 인기를 누렸던 30대에는 노래도, 영화도 일이라는 생각에 무조건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아쉬움이 들 때가 있을 만큼 일을 즐기게 됐어요. 어디에 갖다 놔도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노래도 마찬가지죠. 제 음악을 즐기는 팬들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콘서트가 먼 훗날 디너쇼 무대로 바뀔 때까지 열심히 노래할 겁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사람들 더 이상 아이 키우기가 자신의 미래 투자라고 생각 안해”

    “사람들 더 이상 아이 키우기가 자신의 미래 투자라고 생각 안해”

    최근 국립타이완대 생명산업통신개발학과 천위화(陳玉華) 부교수의 ‘인구와 발전’ 수업 시간. 70여명의 학생들이 타이완의 저출산 현상과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을 주제로 진행된 조별 토론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대졸 초임 월급 평균이 3만 타이완달러(약 107만원)인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고 정부가 국민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날카로운 비판도 뒤따랐다. 한국의 일명 ‘삼포 세대’(경제적인 압박으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20~30세대를 가리키는 조어)에 비견되는 타이완 청년들의 결혼, 출산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들어봤다. →향후 결혼할 생각이 있나.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추위팅(邱煜庭·19·여·이하 추) 물론 하고 싶다. 결혼은 중요한 삶의 단계라고 생각한다. 27~30살에 결혼하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 34살에 결혼하신 우리 어머니는 6년 뒤인 마흔에 나를 낳으셨다. 사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너무 늦다.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천위옌(陳愈晏·19·여·이하 천) 사실 결혼이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생기면 당연히 결혼할 것이다. 우리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나를 낳으셨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친구처럼 지낸다. 나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건강한 아이를 낳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결혼은 26~30살쯤 하고 싶다. -구이청양(歸呈仰·21·이하 구이) 결혼을 하고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와 여생을 함께 보내고 싶다. 하지만 취직을 해서 경력을 쌓고 어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때까지는 결혼을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서둘러 결혼할 생각은 없다. 아마도 35살쯤에는 결혼을 하지 않을까. →타이완의 합계출산율이 1981년 2.45명에서 2010년 0.89명까지 떨어졌다. 출산율이 하락하는 주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추 최근 타이완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크게 높아졌다. 여성들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일터에서 성공을 추구하면서 꿈을 실현하기를 원한다. 유교적 관습이 남아 있는 타이완에서는 일반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것 역시 저출산의 원인이다. -천 먼저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것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결혼을 하더라도 부부들이 아이를 갖는 대신 자신들의 삶을 즐기기를 원한다. 사실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적게 낳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구이 역시 중요한 이유는 ‘돈’이 아닐까. 요즘 아이를 키울 때 교육비가 많이 드는 데다가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부담을 짊어지기를 원치 않는다. 게다가 사람들이 더 이상 아이를 키우는 것을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샬린 쿠오(20·여·이하 쿠오) 나 역시 동의한다. 사실 월급이 너무 적다. 최근 한 기사를 보니 타이완의 평균 임금이 14년 전과 비슷하다고 하더라.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현 수준의 임금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여성이 사회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쉬운 편인가. -추 쉽지 않다. 전통적으로 타이완에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의 책임이 더 크다. 그래서 밖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은 일과 가사를 모두 돌봐야 하는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왕아이칭(王愛靑·21·여·이하 왕) ‘여성이 집안일을 도맡아야 한다’는 것이 타이완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게다가 일부 회사는 여자 직원이 임신을 하면 알아서 퇴사하라는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하더라. -쿠오 우리 어머니는 지난 20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셨다. 어머니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시면 항상 지쳐 쓰러져 주무시곤 하셨다. 어머니를 보면서 타이완의 근로환경이 전혀 여성 친화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타이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왕 최근 공공 보육시설을 마련하는 등 각 지방정부가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정적인 보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정작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한 이해는 떨어지는 편이다. -천 정부의 정책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 정부는 경제적 조건을 해결해주면 출산율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현재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쿠오 타이완 정부는 국민들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정부는 출산정책에 앞서 저임금, 고물가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생활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타이완의 저출산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없다. -추 지방정부마다 출산 정책이 각각 달라서 그다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책의 방향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시행 면에서 부족하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일관된 정책을 시행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기준 외국인 이주 여성이 타이완에서 낳은 자녀의 수가 전체 출생아의 약 9%를 차지한다. 결혼 이주 여성들의 출산이 저출산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추 물론 외국인 이주 여성들이 아이를 낳는 것은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타이완이 이민 가정에만 의지한다면 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왕 이주 여성들이 저출산의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이들을 우리 사회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교육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이완 사람들 역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쿠오 이들이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한 대안이라고 본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들 역시 임금 수준이 낮은 데다가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정책 입안자라고 가정한다면 어떤 출산 장려 정책을 만들고 싶나. -추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 예를 들면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이 임신할 경우, 회사가 이들을 해고하거나 임금을 삭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남성도 여성과 똑같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다. -천 우선 부부를 세 가지 범주로 나눌 것이다. 아이를 꼭 낳고자 하는 부부, 아이가 생기면 낳고 그러지 않아도 상관없는 부부, 그리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부부로 말이다. 그리고 범주에 따라 각각의 정책을 만든 이후 상황에 맞게 시행할 것이다. -쿠오 임금 수준을 올리고 집값을 낮추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아이들을 ‘좋은 사람’이 아니라 시험을 잘 봐서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현재의 교육 체계도 개선하고 싶다. 방금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사진 타이베이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영어단어 더 쏙쏙 외워지는 소음이 있다고?

    영어단어 더 쏙쏙 외워지는 소음이 있다고?

    소리로 읽는 세상/배명진·김명숙 지음/김영사/320쪽/1만 3000원 삼라만상이 온통 소리로 가득 차 있다. 하여 어떤 소리는 우리를 행복하게, 어떤 소리는 짜증 나게, 또 어떤 소리는 편안하거나 슬프거나 걱정스럽게 만든다. 사람이 태어날 때 가장 먼저 감응하는 것이 청각이다. 소리로 태어나 소리 속에 매 순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소리를 공기처럼, 혹은 바람처럼 그 존재를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흘려 보내기 일쑤다. 소리박사로 유명한 배명진 교수는 신간 ‘소리로 읽는 세상’을 통해 소리가 단순히 들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편견을 깨고 소리의 가치를 경제, 범죄, 음악, 건강, 과학 분야에 적용해 유익한 정보까지 제공한다. 소리로 뇌에 환각을 일으키는 사이버 마약에서부터 건물 붕괴 현장에서 사람을 구한 강아지 이야기, 소리로 증명해낸 육영수 여사 피살사건의 진범, 기억력과 학습효과를 높이는 소음까지 소리의 특별하고도 놀라운 세상으로 끌어들인다. ‘소리공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등장에서 출발하는 책은 실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예컨대 집중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대표적으로 비오는 소리, 폭포수 소리, 갈대밭에서 들려오는 소리, 나뭇가지에서 바람이 스치는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 즉 ‘백색소음’을 활용하면 된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백색소음을 들려주었을 때와 그러지 않은 경우를 나누어 영어단어 암기 테스트를 실험했다. 그 결과 백색소음을 들려주었을 때의 기억력이 35%나 향상됐다는 것이다. 이 밖에 양쪽 눈을 볼 수 없는 미국의 한 시각장애 소년이 입으로 소리를 발사해 사물을 인지하는 이야기, 다양한 과일이나 채소도 악기가 될 수 있다는 내용 등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소리가 삶에 미치는 영향, 소리를 정복한 사람들과 동물들의 특별한 소리,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소리, 온몸을 자극하는 소음의 세계, 그리고 앞으로 소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나갈 것인지,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소리를 활용할 수 있는지 등 발전 방향과 대안을 두루 제시하고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4시간만 일하는 선생님, 아이 잘 돌볼까”

    학부모들이 최근 ‘국공립학교에 시간선택제 교사를 배치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술렁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교사가 과연 우리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교육마저 정치 논리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원단체도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은) 교직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예비 학부모 허모(45·여)씨는 20일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수업이 끝나고 상담이라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허씨는 “4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면 잠깐 학교에서 일하고 학원 등에서 겸직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시간제 교사 비율을 보면서 학군을 선택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 근거를 마련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2학기부터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교사 6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 따른 것으로, 2015년 800명, 2016년 1000명, 2017년 1200명 등 앞으로 4년간 3600명을 뽑는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와 교원단체 등은 시간선택제 교사가 공교육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교육부 항의 방문을 계획 중’이라는 학부모 김모(36·여)씨는 “아무리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은 교육 현장에 무자격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최소한 교육은 해당 과목 전공자에 임용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로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직은 단순히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학생과 소통하며 생활을 지도하는 총체적 행위”라면서 “시간선택제 교사는 이런 교사의 책무를 포기하고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일자리 창출확대 정책에는 이견이 없지만 교육 분야에 시간 선택제를 적용하는 것은 교직의 전문성을 붕괴시키고 수업을 단순한 노무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 전에 이를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지역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강사로 일하는 이모(28·여) 교사는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정규직 교사들도 존재한다”면서 “시간제 교사라고 책임감이 없고 실력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거둬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종면 칼럼] ‘동굴의 수사학’ 누굴 위한 것인가

    [김종면 칼럼] ‘동굴의 수사학’ 누굴 위한 것인가

    남태평양 솔로몬 섬 부족민들은 농지를 개간할 때 나무를 자르지 않고 나무에 욕설만 퍼붓는다고 한다. 그저 나무를 향해 저주의 말을 쏟아내면 며칠 뒤 나무는 스스로 말라죽고 만다는 것이다. 인도영화 ‘지상의 별처럼’의 대사로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사람의 말귀를 알아들을 리 없는 무정물도 그럴진대 피와 살이 도는 인간이야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선한 말은 목숨을 구하는 활인검이지만 악한 말은 죽음을 가져오는 살인검이다. 최근 논란을 빚은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 발언이 그 한 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라고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 중의 대통령’으로 굳건히 믿고 있는 사람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것이다. 결국 홍 의원은 만무방 신세가 돼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극단적인 말은 늘 화를 부른다. 이번엔 반신반인(半神半人)인가. 귀태 소동도 그렇지만 신격화 논란 또한 영 마뜩잖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주 박 전 대통령 96주년 탄신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으로 하늘이 내렸다란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한 것이 사단이다.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개인의 헌사를 두고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말꼬리를 잡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적인 추도의 자리에서, 더구나 자치단체장이라는 공인의 입장이라면 할 말과 안 할 말쯤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상궤를 벗어난 소신은 밀실의 고백으로 족하다. 일본도 아니고 무슨 현인신(現人神) 모시듯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자연스럽지 않다. 공경이 아니라 불경이다. 당장 한쪽에선 “사이비 종교수준”이니 “미친 나라”니 하는 격한 반응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을 굳이 두려워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불감앙시(不敢仰視)의 대상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오죽하면 대구지역의 한 유력신문은 반신반인이라는 말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됐네! 이 사람아’라고 말할 듯하다”는 씁쓸한 촌평까지 실었겠는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구미시장은 존경하는 인물을 제대로 존경하는 법을 좀 배워야 할 것 같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는 보다 정제된 형태로 내실있게 이뤄져야 한다. 일찍이 17세기 영국 계몽주의 사상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눈을 가려 사물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방해하는 네 개의 우상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동굴의 우상이다.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에 비춰 세상을 재단하려는 개인적 편견을 가리킨다. 그런 옹색한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상의 그림자를 거둬내야 비로소 진실이 보인다. 반신반인이라는 주문에라도 걸려 박 전 대통령의 전체상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그르친다면 그건 개인을 넘어 민족사의 불행이다. 최근 대표적인 친노무현계 인사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언급이 주목된다. 그는 중국의 덩샤오핑이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는 평가기준을 들어 마오쩌둥 격하 움직임을 물리친 사례를 소개하며 박 전 대통령은 경제발전 공로 등을 감안하면 공적이 7, 과오가 3 정도 된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인지 모르지만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변방’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 그런데 ‘중심’을 자처하는 모모한 인사들이 반신반인이니 뭐니 캄캄한 ‘동굴의 수사’를 일삼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역사적 자해행위다. 지금이야말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핵으로 하는 근현대사 해석의 골을 메워나가야 할 때다. 우리는 정녕 화해와 용서의 게티스버그 정신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가. 세상사 모든 것은 공과상반(功過相半)이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정직하게 평가하고 기억하면 된다. 그것이 사위어가는 국민대통합의 불씨를 되살리는 길이다. 허공에 대고 반신반인을 외치는 ‘그들만의 카니발’은 통합의 적이다. 크게 하나가 되는 대동(大同)의 제전이라야 진정한 박수를 받을 수 있다. jmkim@seoul.co.kr
  • 게 섰거라, 작은 촌놈

    게 섰거라, 작은 촌놈

    “미니(MINI) 컨트리맨을 잡아라.” 지난달 한국에 상륙한 닛산의 쥬크(JUKE)나 다음 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3 모두 경쟁 상대를 ‘컨트리맨’으로 꼽는다. 컨트리맨은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독특한 외관과 힘, 성능의 개성 있는 차를 원하는 국내 운전자들을 사로잡아왔다. 4도어 소형 SUV인 컨트리맨은 2.0ℓ 디젤 엔진에 미니 고유의 4륜구동 시스템인 ‘ALL4’를 장착했다. 미니 고유의 세련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입어 SUV는 투박하고 멋이 없다는 편견을 깼다. 여기에 4륜구동이라 어떤 길에서도 힘이 달리지 않으며, 비포장도로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성능 좋고 개성 있는 차를 원하는 젊은 남성 운전자들까지 끌어들인다. 실내공간이 넉넉하고 승차감도 나쁘지 않아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2011년 3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총 5342대가 팔렸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미니(5074대) 가운데 컨트리맨은 1711대가 판매돼 미니 브랜드에서 컨트리맨의 비중이 33%를 넘어선다. 배기량이나 가격(3600만~5200만원대)에서 볼 때 사실 컨트리맨을 쥬크와 QM3의 경쟁 모델로 놓기엔 무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국닛산과 르노삼성의 생각은 다르다. 수입차 시장이 소형차 위주로 재편되면서 튀는 신차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운전자들 가운데 성능과 연비 외에 눈길을 끌 만한 디자인을 따지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차 고객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이런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컨트리맨이 주는 디자인 만족도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라면 승부를 겨뤄볼 만하다는 것이다. 사실 유럽 B세그먼트(소형차) 시장에서 이 세 모델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QM3가 12월 정식 출시되면 한국에서 어떤 경쟁 구도가 벌어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유럽에서 QM3(현지명 ‘캡처’)는 쥬크와 컨트리맨에 비해 우세를 점하고 있다. 지난 3월 유럽에 출시된 이래 지난 8월과 9월 점유율 30%로 2개월 연속 유럽 월간 판매 1위를 지켰다. 이 같은 성적표를 바탕으로 르노삼성은 거듭된 판매 부진을 털어줄 ‘구세주’로 QM3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단 QM3 1.5 디젤 모델은 ℓ당 18.5㎞라는 동급 최고 연비를 자랑해 불황으로 경제성을 따지는 트렌드에 가장 부합한다. 오렌지, 블랙, 아이보리를 기본으로 투톤 컬러(2가지 색상 적용)를 사용한 외관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유럽에서의 높은 인기로 인한 물량 부족 탓이라지만 12월 한 달 1000대 한정판매라는 카드는 국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지피는 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측은 “QM3의 인기가 높아 르노 그룹 내에서도 나라별로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유럽 현지 공장에서 증산이 이루어지는 내년 3월로 공식 판매 일정이 늦춰지게 돼 12월 우선적으로 1000대를 확보, 판매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관건은 QM3의 가격이 얼마로 책정되느냐다. 현재 르노와 계속 가격을 놓고 조정 중에 있는데, 이는 쥬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닛산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로 2010년 6월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 미국에 순차적으로 출시된 쥬크는 지난 8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65만대를 넘는다. 유럽에서만 37만대 이상이 팔렸다.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쥬크는 지난달 14일 정식 출시됐다. 가격은 2690만~2890만원(세금 포함)이다. 쥬크의 초기 반응은 양호하다. 판매 기간이 보름 정도인데 10월 판매량이 92대다. 작지만 다부진 몸매에 걸맞은 운전 성능으로 젊은 남성 운전자들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1.6ℓ 직분사 터보 엔진을 탑재했으며,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ℓ당 12.1㎞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많지 않은 것이 어려운 점”이라며 “현재 대기수요까지 합치면 판매 대수가 300대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전임 교황이 게이 분장? 베네딕토 16세 사진 이용 광고 논란

    전임 교황이 게이 분장? 베네딕토 16세 사진 이용 광고 논란

    전임 교황의 사진을 이용한 광고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에서 명예교황은 동성애를 즐기는 남자로 묘사됐다. 문제의 광고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대학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종교와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제 개막에 맞춰 밀라노대학의 학생단체 ‘게이그룹’이 광고를 제작하면서 화장한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을 전면에 내세웠다. 포토샵을 이용해 손질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은 충격적이다. 보수 성향의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은 짙은 눈썹을 그리고 눈에는 초록색으로 화장을 했다. 입술엔 립스틱을 발랐다. 광고물이 등장하자 이탈리아 사회에선 거센 논란이 일었다. 대다수 언론은 “매우 불경스러운 발상으로 가톨릭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학생단체 ‘게이그룹’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에 쇄도했다. 밀라노 시의회 관계자는 “교회의 권위를 경멸한 것”이라며 “광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고물을 만든 학생단체 측은 광고물에 문제가 될 건 없다며 맞공세를 펴고 있다. ’게이그룹’은 “문제는 자극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밀라노대학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보수층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충격적인 사진을 만든 건 잘못이었지만 학생단체가 사진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밀라노대학 학생단체 ‘게이그룹’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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