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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일 뿐’ 편견 깨려 해수전지 제품 개발 나섰죠”

    “‘논문일 뿐’ 편견 깨려 해수전지 제품 개발 나섰죠”

    “바닷물로 충전하는 해수전지를 개발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상용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는 게 업계 등의 일반적인 시각이었죠. ‘연구 논문은 논문일 뿐’이라는 얘기였어요. 그래서 연구결과를 직접 제품으로 만들려고 교내에 벤처기업까지 설립했습니다.”해수전지로 만든 첫 상용 제품인 항로표지용 ‘등부표’가 지난 28일 인천에서 열린 ‘제19차 국제항로표지협회 콘퍼런스’에 전시됐다. 등부표는 해수전지 원천기술을 가진 울산과기원(UNIST)과 항로표지 전문업체인 우리해양㈜이 공동 개발했다. 김영식(45)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를 31일 만나 해수전지 개발과 상용화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김 교수는 “해수전지는 장치를 바닷물에 담가 두기만 하면 소듐 이온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대형 선박이나 잠수함, 원자력 발전소 냉각장치 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부터 정부와 울산시 지원을 받아 해수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다. 이후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동서발전으로부터 연구비 50억원을 받아 상용화에 옷소매를 걷어붙였고, 첫 결과물인 ‘해수전지 등부표’를 이번 국제항로표지협회 콘퍼런스에 내놨다. 김 교수는 “교수들의 연구 논문이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해 투자를 따기 쉽지 않다”며 “논문은 논문일 뿐이라는 업계의 시각을 깨려고 2015년 4월에 벤처기업 포투원(4TO ONE)을 설립해 직접 제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와 직원 3명으로 이뤄진 포투원은 코인형 해수전지(SWB2465)를 개발한 데 이어 2016년 해수전지 코인형 단셀 테스트키트 제품도 출시했다. 올해에는 광촉매, 양극, 음극, 전해질 등 핵심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사업 결과에 따라서는 1000㎾ 해수전지 ESS 연구개발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해양환경 분야가 해수전지 상용화 초기 시장에 적합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해수전지를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는데, 항로표지용 등부표를 만드는 우리해양㈜ 대표와 연결돼 공동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해수전지 등부표 개발사업은 6개월여 만에 성과를 일궜다. 지난 18일에는 인천 앞바다에서 침수 실험까지 완벽하게 마쳤고, ‘제19차 국제항로표지협회 콘퍼런스’에 전시됐다. 김 교수는 “외국에선 학계 연구결과를 상용화하려는 기업 등 각계 투자가 이어지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결과 우선주의에 막히곤 한다”며 “미래를 보는 투자가 이뤄지면, 학계에서 더 많은 연구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종교·인종·편견 넘어…영화, 여성을 말하다

    종교·인종·편견 넘어…영화, 여성을 말하다

    아랍·여성 영화제 등 특별 섹션 여혐·미투 등 다룬 작품 선보여 ‘허스토리’ ‘마녀’ ‘여중생A’ 등 여성의 서사 내세운 작품들 개봉 최근 세계를 휩쓴 ‘미투 운동’이 사회와 개인의 인식을 바꿔 가는 가운데 영화제, 스크린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과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다.올해 7회째를 맞은 아랍영화제(6월 1~6일)는 동시대 아랍 여성들의 목소리를 국내 관객들에게 전한다. 올해 마련한 특별섹션 ‘포커스 2018: 일어서다. 말하다, 외치다’를 통해서다. 특별 섹션에서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은폐됐던 성폭력 문제와 일상이 된 여성혐오를 다룬 영화들을 앞세운다. 칸국제영화제에 두 차례 초청됐던 튀니지 여성 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이 내한해 자신의 영화 ‘튀니지의 샬라’(2014), ‘뷰티 앤 더 독스’(2017)를 선보이며 아랍 여성들의 변화와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들려준다. ‘뷰티 앤 더 독스’는 2012년 성폭력 피해 여성이 경찰에게 2차 가해를 당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폭력적인 관료제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를 예리하게 발가벗긴다. ‘튀니지의 샬라’는 여성들의 옷차림이 불경하다는 이유로 여성의 엉덩이를 면도날로 긋고 달아나는 여성 혐오 범죄자 ‘샬라’의 정체를 감독이 직접 좇는 모큐멘터리다. 박은진 아랍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국내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혐오에 대한 공포, 남성 중심 사회의 폐해 등이 되풀이되는 만큼 아랍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에서 국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우리와 멀다고 생각했던, 공고하게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회라 생각했던 아랍까지, 전 세계에서 변화의 바람이 있다는 걸 영화를 통해 목도하며 우리의 현실을 포개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영화계에 역량 있는 여성 영화인들을 발굴하고 소외됐던 여성 영화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온 국제여성영화제도 올해 20돌을 맞았다. 오는 7일까지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여성영화제의 섹션 ‘쟁점들’에선 미투 운동, 디지털 성폭력, 낙태 등 최근 뜨거운 현안 3가지를 키워드로 정해 이를 성찰할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놨다.1944년 소작농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레시 테일러가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여섯 명의 흑인에게 강간을 당한 뒤 침묵을 요구하는 이들을 고발한 사건을 다룬 ‘레시 테일러의 #미투’, 미투 운동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의 의미로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여성 감독들의 단편 세 편(관찰과 기억, 혀, 모래놀이) 등이 소개된다. 이달 들어 스크린에서도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여성들의 서사’가 유독 강세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미투 운동과 맞물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뿐 아니라 칸영화제에서도 여성 서사들의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이렇듯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우거나 여성 감독들이 연출한 작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여성 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거 전향적인 시도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최초로 배상 판결을 받아낸 관부재판(1992~1998년)을 다룬 ‘허스토리’, 여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로는 드물게 미스터리 액션을 펼치는 ‘마녀’, 여중생의 성장을 다룬 ‘여중생A’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호평을 얻은 ‘아이 캔 스피크’가 위안부 문제를 중반 이후부터 꺼내고 남성 조력자(이제훈)의 도움을 받았다면, ‘허스토리’는 일본 정부와 오롯이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와 분투를 전면에 내세웠다.외화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백설공주의 모델이 될 만큼 아름다운 외모로 이름을 떨쳤지만 ‘주파수 도약 기술’을 발명해 오늘날 와이파이, 블루투스, 첨단군사기술을 있게 한 헤디 라마의 생을 다룬 ‘밤쉘’이 7일 개봉한다. 자택에 따로 작업실을 둘 만큼 발명에 몰두하며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려는 세상의 편견을 돌파하려 했던 그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해 다큐멘터리가 극영화처럼 느껴진다. 샌드라 불럭,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를 이끄는 여배우 8명을 포진시킨 케이퍼 무비 ‘오션스8’, 여성의 자존감 문제를 유쾌하게 그려낸 코미디 ‘아이 필 프리티’ 등도 여심 공략에 나선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스타벅스 회장 “美 분열, 트럼프 책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미국 사회가 분열된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내 직영매장 8000여곳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고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한 슐츠 회장은 30일 CNN에 출연해 “백악관의 행동과 언어가 미국의 인종차별을 문제를 심화하는 데 일조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행태는 대중들에게 그것을 그대로 모방해도 된다는 일종의 면허를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에서 유색 인종과 백인 간의 인종적 분열, 그리고 불평등은 꽤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였다.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모든 미국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나라에서 살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인종주의와 차별을 논의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우리에게 교육적이고 참여적이며 더 나은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줬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미국 내 모든 매장의 문을 닫고 직원 17만여명을 대상으로 4시간 동안 반(反)편견 교육을 했다. 이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직원들은 인종차별에 관한 영상을 함께 본 뒤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을 털어놓으며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필라델피아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흑인 남성 2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신고했고, 경찰이 이들을 체포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인종차별 비판을 받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편견·차별 없는 ‘지속가능’ 추구

    편견·차별 없는 ‘지속가능’ 추구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서스테이너블(지속가능한) 라이프웨어 브랜드 ‘나우’(nau)는 불필요한 환경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도시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편견과 차별에 구애받지 않은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최근 나우는 ‘차별이나 편견 없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자’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We Welcome’(위 웰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환경, 지구, 동물, 다음 세대를 위해 공존하며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We Welcome’ 슬로건이 담긴 오가닉 티셔츠를 선보이며 가치에 동참하는 다양한 창작집단과 협업 큐레이팅 전시를 하고 있다. 환경과 동물복지를 추구하는 패션문화매거진 오보이(Oh Boy!)와 함께 진행한 ‘We Welcome’ 특집호에는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이효리, S.E.S, 김효진, 루나, 배다해, 이명세 감독, 가구디자이너 문승지, 패럴림픽 국가대표 이종경·서보라미, 중학생 혼혈모델 배유진 등이 출연료 없이 화보에 참여해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썼다. 나우는 캠페인 취지에 동참하는 브랜드·창작자들과 함께하는 ‘도시 릴레이 협업 큐레이팅 전시’도 하고 있다. 도시 서점 컨셉트에 게더링이 더해진 형태로 열리는 전시회는 5회째 진행 중이며 다양한 브랜드·창작자들이 참여했다. 전시에 참가한 이들은 자신의 콘텐츠와 창작물들로 협업해 ‘지속가능’이라는 코드로 모여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6월 앵콜공연 갖는 연극 ‘동이’…신 엑소시스트 mc 임덕영 연출 맡아

    6월 앵콜공연 갖는 연극 ‘동이’…신 엑소시스트 mc 임덕영 연출 맡아

    연극 ‘동이’가 6월 1일부터 6월 24일까지 대학로 명작극장에서 앵콜 공연을 진행한다. 연극 ‘동이’는 제25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연극창작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신과 무당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의 확장은 물론 커다란 감동으로 전해오는 그들의 삶의 관한 밀도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연극 동이의 연출을 맡은 임덕영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전통민속 문화 발전에 앞장서는 자타공인 유명한 무당이다. 작년에 이어 이번 앵콜공연에서도 기획·대본·연출을 맡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작품은 신의 길을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겁게 풀어가는 않고, 마당놀이 형식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한다. 연극 ‘동이’를 제작하는 극단 영감의 신재원 대표는 “지난 공연을 토대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데 주력했으며, 초연보다 더욱 완성도 높고 더 재밌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강남꽃도령이라는 캐릭터가 새롭게 생기면서, 젊은박수(명도령)가 전격 출연해 벌써부터 화제다. 무당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의 확장은 물론 커다란 감동으로 전해오는 그들의 삶의 관한 밀도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 ‘동이’는 6월 1일부터 6월 24일까지 대학로 명작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nownews@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외계인에 건네는 ‘골든 레코드’ 오히려 지구를 피하게 만든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외계인에 건네는 ‘골든 레코드’ 오히려 지구를 피하게 만든다?

    외계 생명체에 혼란 줄 수도 “슬픈 광경이다. 저곳에도 누군가 살고 있다면 얼마나 많은 비극과 어리석음이 있을 것인가. 저곳들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면 이 얼마나 심각한 공간 낭비인가.”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은 ‘여러 세계들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느낀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이런 인문학적 의문은 실제 천문학자와 우주생물학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계 문명의 숫자를 추정할 수 있는 수식인 ‘드레이크 방정식’을 만든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가 1960년 외계 지적생명체탐사 프로젝트 ‘세티’(SETI)를 시작한 뒤 2016년 영국 왕립학회가 새로 선보인 외계 생명체 탐사프로젝트 ‘돌파구 계획’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외계 문명에 대한 탐사 노력은 인류가 로켓 기술을 확보해 우주로 위성을 쏘아 올리게 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작은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 2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이저호는 현재 태양계를 벗어나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성간(Interstellar) 여행을 하고 있는 우주선입니다. 여기에는 외계인들과 ‘조우’했을 경우 지구의 문명과 환경에 대해 알리기 위한 ‘골든 레코드’가 실려 있습니다. 골든 레코드는 말 그대로 지름 30㎝ 크기의 금박을 입힌 LP레코드판입니다. 여기에는 지구와 생명의 진화를 표현한 19개 소리, 지구와 인류의 모습이 담긴 118장의 사진, 바흐와 스트라빈스키 등 클래식 음악부터 불가리아 민속음악까지 지구를 대표하는 음악 27곡, 55개 지구언어로 된 인사말이 실려 있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말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4~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미우주학회(NSS)의 국제우주개발콘퍼런스(ISDC)에서 오하이오 보울링그린주립대 언어학자와 심리학자들은 골든 레코드가 외계인들에게 지구문명에 대한 오해를 갖게 만들어 오히려 지구와의 조우를 피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외계 생명체들에게 지구 문명을 이해시키기 위한 수단이 의도와는 달리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셰리 웰슨 얀센 언어학 교수는 “골든 레코드를 만든 사람들은 외계 생명체도 인간과 똑같은 오감을 갖고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했다”며 “골든 레코드는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 주는 아름다운 예술품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연구팀은 외계 생명체들이 인간과 달리 오감 중 어느 한 감각이 없거나 인간에게는 없는,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감각 기능을 갖고 있다면 골든 레코드를 접했을 경우 심각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레코드 속 사진과 소리를 일치시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외계인들은 수선화가 호랑이 포효소리를 낸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여러 나라 언어로 녹음된 인사말들은 마치 말다툼이나 무질서함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골든 레코드는 ‘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 박사를 비롯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제작에 참여했지만 ‘외계문명도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최고 전문가들도 이럴진대 일반인들은 나 이외의 존재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에 더 쉽게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철학자들이 타인과 만났을 때 상대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받아들여야지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잣대로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문 대통령, 방탄소년단 빌보드 1위 축하…팬클럽 ‘아미’도 응원

    문 대통령, 방탄소년단 빌보드 1위 축하…팬클럽 ‘아미’도 응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날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3집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것을 축하했다.‘빌보드 200’은 앨범 판매량과 트랙별 판매량, 스트리밍 실적 등을 기반으로 해당 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앨범의 순위를 매긴다. 한국 가수가 이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게다가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음반이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것은 1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의 뛰어난 춤과 노래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면서 “슬픔을 희망으로, 다름을 같음으로 변화시키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고 밝혔다. 또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팬클럽 ‘아미’에 대한 응원의 뜻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영어로도 방탄소년단과 팬클럽 ‘아미’(ARMY)를 언급하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축하문 전문. “노래를 사랑하는 일곱 소년과 소년들의 날개 ‘아미’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춤, 꿈과 열정에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LOVE YOURSELF 轉 TEAR’ 앨범이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것을 축하합니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12년만이고, 한국 가수 최초입니다. 방탄소년단의 뛰어난 춤과 노래에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슬픔은 희망으로, 다름을 같음으로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힘이 있습니다. 일곱 멤버 각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노래에 담아 지역과 언어, 문화와 제도를 뛰어넘었습니다. 방탄소년단에 의해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무대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K-POP이라는 음악의 언어로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삶과 사랑, 꿈과 아픔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도 하고, 그래미상도 타고, 스타디움 투어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꿈을 응원합니다. BTS와 함께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팬클럽 ‘아미’도 응원합니다. ‘10대들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뜻의 방탄. 지금부터 진, 슈가, 제이홉, RM, 지민, 뷔, 정국 일곱 소년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해야겠습니다. 여전히 새로운 시작입니다. 멋진 모습으로 우리 국민들,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나눠주어 고맙습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흑인 여자가 FIFA 이끌면 안된다고요?” 사모라 총장의 자신감

    “흑인 여자가 FIFA 이끌면 안된다고요?” 사모라 총장의 자신감

    “몇몇 사람은 흑인 여자가 국제축구연맹(FIFA)을 이끌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세네갈 출신으로 최초의 여성 FIFA 사무총장인 파트마 사모라(55)는 12년 동안 국제 축구계를 이끌면서 비리를 저질러 축출됐던 제롬 발케의 뒤를 이어 2016년 5월 취임하며 “유리천장이 깨졌다”고 선언했다. 그 전에 12년 동안 유엔 개발계획(UNDP)에서 근무하다 자리를 옮긴 그녀는 “난 남성들이 지배하는 조직에 합류했다. 지금은 그들이 내게 익숙해져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영국 BBC가 매년 이맘 때 선정하는 영향력 넘치는 100대 여성 인터뷰를 통해 사모라는 26일 “그와 같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매일 싸우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난 주위에 어떤 인종주의적인 사람도 없길 바란다”며 “누구도 남성이 직책을 차지하면 그것이 적합한 일자리인지 묻지 않는다. 그저 잘해내겠지 생각한다. 여성이 열심히 해 정상에 오르면 그 자리에 최고로 적합한 인물이란 것을 날마다 보여줘야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지난달 그녀는 모로코의 2026년 월드컵 유치 도전에 친척이 편의를 봐주지 않았느냐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다. 사모라는 어떤 비위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런 의심이 “웃기는 일”이며 “불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FIFA 기구의 개혁과 더불어 그녀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 동원되는 이주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을 과업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사모라는 “과거 6개월 넘게 우리는 카타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에 대해 부정적인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축구가 문화적 행위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훨씬 더한 보수 사회에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그들에게 가족은 ‘내 편’이다

    그들에게 가족은 ‘내 편’이다

    같은 성을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프레데리크 마르텔 지음/전혜영 옮김/글항아리/632쪽/2만 5000원 신가족의 탄생/친구사이+가구넷 지음/시대의 창/272쪽/1만 6800원“미국에서 게이로 사는 게 두렵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걸어도 아무도 해코지를 하는 일이 없는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희망은 증오보다 강하며 사랑은 무시와 욕설보다 힘이 셉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의 한 행사에서 한 말이다. ‘게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 미국 대통령으로도 꼽힌 오바마는 ‘이류 시민’으로 취급받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그의 적극적인 행보에 힘입어 미국은 2015년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했다.세상은 점점 바뀌고 있다. 진보적인 정부와 민간 시민단체들이 동성애자 인권 개선을 위해 힘을 모은 덕분이다. 성소수자들은 과거와 달리 자신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데 자연스럽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프레데리크 마르텔이 전 세계 50여개국 성소수자 600여명을 만나 취재하며 쓴 책 ‘같은 성을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에 따르면 ‘게이스러움’은 전 세계 곳곳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물론 성소수자를 여전히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범죄자’, ‘문란한 성생활을 즐기는 방탕한 사람’, ‘에이즈의 주범’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이란에서는 2015년 한 해에만 980여명의 동성애자가 사형을 선고받아 희생됐고,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이 정부의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의 편견 속에서도 세계 성소수자들이 퀴어 영화 페스티벌, 게이 퍼레이드 등 각종 연대 모임과 캠페인 활동을 이어 가는 이유는 “혼자 꾸는 꿈은 그냥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 때문이다. 저자는 각 나라가 동성애자 이슈에 대응하는 자세야말로 “그 나라의 민주주의와 근대적 진보를 가늠케 하는 좋은 척도”라며 “(이를 통해) 그 나라 국민의 의식 변화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의식 수준은 제자리걸음이다. 한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한 홍석천씨는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는 가족 중심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자손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그래서 결혼도 할 수 없고, 아이도 낳을 수 없는 동성애야말로 가족의 계보를 단절시키는 행위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핏줄만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우리 사회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가족’은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책 ‘신가족의 탄생’에 등장하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커플,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가 함께 사는 공동체 ‘성북마을무지개’ 등 10개의 특별한 성소수자 가족공동체는 가족 너머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이들이 정의하는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라 ‘항상 집에 가면 있는 내 편’,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적을 이루는 관계’다. 2016년 스위스에서 동성 파트너십 등록을 하고 같은 해 7월 서울에서도 결혼식을 올린 플플달 제이와 크리스 커플, 법적으로 서로의 보호자임을 증명할 수 없지만 15년 세월을 함께한 승정과 정남 등 다양한 성소수자 커플들이 바라는 건 간단하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누구든 서로의 가족이 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이 사회가 공감하는 것. 물론 각기 다른 이유로 이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을 터다. 하지만 이 커플들을 인터뷰한 크리스가 책의 말미에 남긴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 우리는 가시화를 통해 존재를 드러내는 일과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현직 판사가 쓴 판사 이야기

    현직 판사가 쓴 판사 이야기

    법정드라마 홍수 속 현실감 압권 민사재판 중심 일반인 삶에 밀착 고아라·성동일·김명수 환상케미악인이 종종 단죄받지 않는 현실세계에 대한 답답함 때문일까. 최근 통쾌한 권선징악을 앞세운 법정드라마가 봇물이 터지고 있다. 대형 로펌의 세계를 그린 ‘슈츠’(KBS2), 법의학을 통해 사건을 풀어 나가는 ‘검법남녀’(MBC), 조폭 출신 변호사의 법정활극 ‘무법 변호사’(tvN), 그리고 판사들의 생활과 실제 판결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 ‘미스 함무라비’(JTBC)가 줄이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사실 법정만큼 드라마틱한 공간도 없다. 각종 사건과 사연이 늘 넘치기 때문에 드라마 소재로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이 4편의 법정 드라마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건 지난 21일 처음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다. 흔히 법정 드라마를 풀어 가는 방식은 비범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거나 사회의 부조리함을 일거에 해결하는 등 판타지 요소가 강했다. 타고난 지략으로 재판으로 가기도 전에 사건을 해결하는 변호사와 한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하는 천재 변호사의 콤비 이야기인 ‘슈츠’가 그렇고, 조폭 출신의 변호사가 절대악에 맞서 어머니의 복수를 감행하는 ‘무법 변호사’가 그렇다. 정의 실현이라는 대리 만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긴 하나 현실과 동떨어진 전개에 일부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호소하기도 한다.‘미스 함무라비’는 기존 법정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리얼리티’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월·화 밤 11시라는 늦은 시간대에도 2회 만에 4.7%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는 캐릭터나 사건이 과장되지 않고 실제 일반인들의 삶에 밀착한 법원 이야기를 보여 줌으로써 오히려 참신하다는 평을 받는다. 드라마의 현실감은 무엇보다 현재 서울 동부지법 현직 판사인 문유석 판사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데다 그가 손수 극본까지 썼기에 가능했다. 극은 살인, 절도 등 형사사건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집중된 민사 재판을 중심으로 한다. 냉정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판사 임바른(김명수)과 따뜻하고 사회적 약자가 우선인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20여년간 온갖 사건들을 경험한, ‘꼰대’ 같으면서도 인간적인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 등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판사들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재판 과정에서 설전을 벌이고 좌충우돌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개성 넘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됐다. 우리 사회의 편견과 비상식적 행동에 일침을 가하는 ‘사이다’ 드라마이기도 하다. 첫 회에서 박차오름이 지하철에서 쩍벌남이나 성추행범에게 기지를 발휘해 대항하는 모습이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법원에 출근해 보수적인 법조계에 파장을 일으키는 장면, 부장판사가 복장을 문제 삼자 니캅(눈만 빼고 모두 가리는 이슬람 여성의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타나는 장면 등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광장] ‘동굴의 우상’과 퍼주기론/박건승 심의실장

    [서울광장] ‘동굴의 우상’과 퍼주기론/박건승 심의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년을 회고하며 “경제만큼은 진영 논리로 대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2주 전이다. 경제정책 총괄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일각의 색안경 낀 시각이었음을 고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자리 추경과 최저임금제 보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세금 퍼주기’ 공세에 적잖이 시달렸을 법했다. ‘재정지원=세금 퍼주기’로 인식되는 현실이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언론계의 한 선배가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온 글을 올렸다. 출처는 알 수 없으나 팩트에 입각한 풍자성이 예사롭지 않았다. 인용해 보자면 이렇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한반도 위한 대화가 결실을 맺어 화합과 평화를 증진시키기를 간절히 바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종전선언을 축하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말했다. “단결된 국제사회의 태도가 작은 희망의 빛을 만들어 냈다”고. 대부분의 우방국이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그러지 않은 곳도 있다. 한국 자유한국당이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위장 평화쇼다.”,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들뿐”이라고. 이 대목에서 문득 ‘동굴의 우상(偶像)’이 떠오른다. 동굴의 우상은 장자의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편견이다. 동굴 속에 얽매였던 인간은 넓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그럴 생각이 없다.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파란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끼고 보면 세상은 온통 파란색일 것이고, 붉은 렌즈를 끼고 보면 붉은색의 세상이 펼쳐진다. 일부 보수 진영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퍼주기’를 꼽는다. 지지하든 말든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선택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세금 퍼주기’, 안보적으로는 ‘북한 퍼주기’란 딱지를 붙인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벌써부터 북한에 대한 퍼주기 목소리가 높다. 물방아 돌리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북핵 포기를 대가로 감당해야 할 비용이 2100조원에 이른다는 미국 경제지의 보도를 놓고 야권이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면서 사달이 났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주 “‘포천’이 영국 유리존 캐피탈 연구소와 함께 추산한 대로라면 북핵 포기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관련 국가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2조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우선 따져 볼 것은 그 막대한 비용 산출 근거가 적정한지 여부다. 독일 상황에 한국의 인구, 국내총생산(GDP) 등을 단순 대입해서 나온 수치라고 하나 동독을 흡수통일한 독일의 통일과 한반도 통일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또 그것이 비핵화의 대가인지 통일 비용인지도 확실치 않다. 흥미로운 것은 블룸버그를 인용한 이 보도 내용이 ‘통일 비용’ 추정치이지 ‘북핵 포기 대가’는 아니라는 점이다. 통일 비용과 북핵 포기 대가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통일 비용은 일방으로 주거나, 쓰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투자 개념으로 보는 게 옳다. 2100조원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마치 북핵 포기 대가인 양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한 처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이 민간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도 가능한 한 일찍 북한에 무역·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민간 투자를 허용한다고 했을 뿐이지 북한을 지원한다거나 퍼준다는 얘기는 없다. 민간 투자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을 때 하는 것이지 그냥 돈을 쏟아부을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북한 광물의 잠재 가치는 3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북한에 대한 투자를 공식으로 언급한 것도 투자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분명한 것은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대화 국면이 형성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에는 제재 국면이 이어졌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식으로 또다시 퍼주기 논쟁을 부추겨 무엇을 얻어 내려는 것인가. ksp@seoul.co.kr
  • “열악한 노동환경 못 버틴 실습생, 투명인간 취급당해”

    “열악한 노동환경 못 버틴 실습생, 투명인간 취급당해”

    “누군가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너네가 공부를 못하니까 그런 곳에서 사고를 당하는 거야’라는 말이 돌아옵니다.”지난 18일 경기 평택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은아(19) 특성화고졸업생노조위원장은 특성화고 학생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누군가 죽었을 때만 잠시 주목받을 뿐”이라며 “잠깐의 관심이 아니라 근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작은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인 특성화고졸업생노조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범했다. “노동 현장을 손톱만큼이라도 고쳐 내겠다”는 의지로 출발한 특성화고졸업생노조는 지난 2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설립 신고서를 냈고, 11일 필증을 교부받았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노조를 만든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업생(400명)들은 취업후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강제 야근 등 강제노동(24%), 고졸이어서 받는 차별과 무시(23%), 연장노동수당 미지급(18%), 성추행·성희롱(12%), 임금체불(10%)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근로계약서가 무엇인지조차 교육하지 않고 취업률에만 목매는 학교, 아이들을 싼값에 쓰는 부품 정도로 여기는 기업들 사이에서 학생들은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 이 위원장은 “취업해서 겪는 문제를 학교에 이야기하면 ‘그런 것도 못 버티냐’, ‘세상은 만만치 않다. 그러니 버텨라’라는 답만 돌아온다”며 “버티지 못해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했다.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2017년 1월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같은 해 11월 제주 음료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일하다 숨진 이들은 모두 특성화고 졸업생과 현장 실습생이었다. 이 위원장은 “학교를 다니면서 12시간이 넘는 근무시간, 임금체불, 사내 따돌림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뉴스를 통해 접한 동료와 선후배의 죽음은 차원이 다른 두려움으로 다가왔다”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잠시뿐이었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를 통해 ‘노조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전국에서 30여명의 학생이 지난 1일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서로 얼굴조차 모르던 학생들은 광장에서 ‘억울한 죽음을 끝내자’는 팻말을 함께 들었다. 노조 출범 이후 현재까지 특성화고 졸업생 110여명이 가입했다. 대부분 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살이다. 노조는 이달 중으로 조합원 토론회를 거쳐 하반기쯤 정부에 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노동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와 처우 개선 대책 마련을 제안하고, ‘특성화고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간단한 노동교육조차 하지 않고, 취업 현장으로만 내모는 특성화고의 현실은 1960년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며 “단순히 현장실습 기간만 줄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노동 현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생각나눔] 실제 콩쥐는 2%뿐인데…계모가 죄인가요

    [생각나눔] 실제 콩쥐는 2%뿐인데…계모가 죄인가요

    실제 아동학대 친부모가 77% 언론 ‘계모 사건’ 등 편견 조장가족 구성원 스트레스만 초래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계모’부터 떠올리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의 77%는 친부모이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계부모나 양부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훨씬 차갑다. 따라서 정부기관, 언론이 앞장서서 가해자를 ‘부모’로 통일하는 등 왜곡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1일 중앙아동보호기관의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2~2016년 아동학대 가해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모’로 81.3%나 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부모와 아동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친부는 44.7%, 친모는 3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계모(2.2%), 계부(1.8%), 양부·양모(각 0.2%)에 의한 학대 사례는 극소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소설 ‘콩쥐팥쥐전’이나 동화 ‘신데렐라’의 악독하고 표독스러운 계모를 떠올리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학대받는 콩쥐가 극소수라는 것이다.가장 먼저 반성해야 할 영역은 언론 등 대중매체다. ‘칠곡 계모 사건’, ‘울산 계모 사건’ 등의 표기를 남발해 학대의 근본적 원인이 마치 재혼 가정에 있는 것처럼 왜곡된 인식을 계속 덧씌우고 있기 때문이다. 박선권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일부 미디어의 선정적 보도에서 되풀이되는 계모, 계부 용어 적시는 사회심리학적으로 ‘현저성 효과’를 초래해 아동학대 행위자의 실상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저성 효과는 어떤 행동이나 원인을 설명할 때 가장 눈에 띄거나 두드러진 정보를 강조해 생기는 오류를 의미한다. 아동학대 사건을 보도할 때 우선적으로 계부모의 사건을 부각해 재혼가정이나 입양가정에 대한 고정관념, 차별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강해지면서 실제 재혼가정 구성원들은 위화감과 가족생활의 불안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3년 전 재혼한 이모(38·여)씨는 “계모 학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내가 아이를 학대한다고 오해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늘 당당하게 나서려고 하지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 분들 때문에 주눅이 들 때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조사관은 “계부모 강조는 가족 다양화 시대에 혈연 중심의 ‘정상가정 이데올로기’를 재강화하는 역기능을 초래한다”며 “정부, 공공기관, 특히 미디어에서 계부모, 양부모 등의 용어 대신 부모라는 용어로 통칭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방탄소년단 인기 분석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출간

    방탄소년단 인기 분석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출간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인기요인을 분석한 신간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빛기둥)가 출간됐다. 방송작가 구자형이 쓴 ‘BTS-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는 좌절을 딛고 일어선 방탄소년단의 연습생 3년, 2013년 데뷔 이후 5년차 활동 중인 BTS와 팬덤 ‘A.R.M.Y’가 함께 해 온 절절한 사랑의 역사, 자랑스러운 승리의 기록으로 구성됐다. BTS의 세계적 인기에 대해 작가 구자형은 “아이돌의 사랑스러움과 힙합의 저항을 BTS는 동시에 끌어안았다”며 “한국의 음악문화가 철학과 진정성으로 뉴욕을 넘어서기 시작한 최초의 역사적인 사건이 BTS 신드롬”이라고 평했다. 저자 구자형은 “‘세상의 편견과 시대의 억압’이라는 총알 때문에 ‘피땀 눈물 흘리는 청춘’들을 위해 ‘기꺼이 방탄조끼’가 되고자 한 ‘BTS의 음악철학’에 깊이 공감해 집필을 시작했고, 이 시대 모든 ‘패배자들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하고자, BTS 음악 에너지 가득 담아 완성했다”고 밝혔다. 구자형 작가는 최근 ‘음악과 자유가 선택한 조용필’을 출간해 화제가 됐고,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동시 집필한 방송작가로 유명하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커버스토리] 1명이 2907건 폭탄 민원… 공무원은 게시판이 무섭다

    [커버스토리] 1명이 2907건 폭탄 민원… 공무원은 게시판이 무섭다

    # 빠른 처리·정책 반영… 靑청원게시판이 연 소통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해도 안 돼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3일 만에 해결됐습니다.”올해 초 충남의 부모님 집을 찾았던 직장인 김모(35)씨는 바로 옆에서 방음벽도 없이 건축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모님이 해당 관청을 찾아 사정을 설명했고 담당 공무원도 현장에 나왔지만, 조치는 없었다는 말도 전해들었다. 그는 “공사를 하려면 적어도 바로 옆에 붙은 주택 사이에 방음벽은 세워야 하지 않나 싶어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다”며 “며칠 후에 해당 관청에서 건설업자와 조율을 하라며 중재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담당 공무원을 찾아 전화하고 부탁했던 부모님도 온라인 민원 처리가 오히려 더 신속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정부도 국민과 소통하는 쪽으로 점차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온라인 소통이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 시스템’의 차별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소통 플랫폼은 8개월간 1억뷰가 넘었고 국민 청원·제안 사이트는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지지를 받으려는 국민들로 연일 뜨겁다. 현장 공무원들도 국민의 목소리를 보다 투명하고 많이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뜨거운 소통’이 항상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지나친 억지·반복 민원이나 민원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위 ‘폭력 민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다산신도시 택배·전안법 수정도 ‘온라인 소통 힘’ 국토교통부는 최근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으로 ‘온라인 소통의 힘’을 경험했다. 지난달 이곳에서는 후진하는 택배 차량에 아이가 치일 뻔한 사고가 일어났고, 입주민들은 단지 내 택배차량 출입을 막았다. 반발한 택배회사는 단지 입구에 배송물을 쌓아 두고 돌아갔고 입주민들이 집단 항의했다. 국토부는 ‘실버 택배’ 투입으로 양측을 중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정 단지 택배 문제 해결에 왜 세금을 투입하느냐”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 주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랐고, 28만여명이 참여했다. 결국 국토부는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전기용품안전관리법과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의 통합 법안)도 소상공인의 집단 의견 개진으로 내용이 수정됐다. 본래는 전기용품뿐 아니라 가방·의류·잡화 등 신체에 직접 닿는 공산품 및 생활용품까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 취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외부 전문 기관에 돈을 내고 검사를 맡겨야 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의류·잡화 등은 KC 인증을 별도로 받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 인터넷 기사 도배·장난성 민원글 게시에 골머리 다만 온라인상의 반복 민원 및 불만성 민원은 담당 공무원에게 큰 스트레스다. 교육부의 한 공무원은 “한 민원인이 매일 요지가 없는 민원을 국민신문고로 신청하는데, 지난해에만 2907건을 냈다”며 “꼭 접수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획재정부의 한 사무관은 “상속세가 잘못 부과됐다며 하루에 10여차례씩 온라인 게시판에 민원을 올리는 시민이 있었는데, 법원에서 판결이 나도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며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라 내부 종결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기사를 복사해 붙여넣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을 첨부해 도배하는 경우 등 장난성 민원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부처의 민원 담당 공무원은 “민원인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민원을 올리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릴 수 있지만, 그런 부분조차도 공무원들은 접수 및 처리 절차를 거쳐야 해서 소모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민원이 2만 9000여건이나 접수됐다. 2016년 하반기보다 50.6%나 증가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그동안 은폐됐던 불공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관련 민원도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음에도 일부에서 ‘공정위가 대기업을 봐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처리돼야 경제민주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1시간 넘게 전화를 끊지 않고, 인격 모독적인 발언과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는 악성 루머가 골치다. 여가부 명칭을 양성가족부 등으로 바꾸라는 민원은 단골손님이다. 최근 내놓은 ‘양성평등기본법’에서 ‘성평등’이란 단어 표기를 ‘양성평등’으로 바꾸지 않은 것이 동성애, 동성혼, 제3의 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는 민원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수천건씩 들어오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법률상 용어인 성평등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현장의 폭력 민원이나 편견도 큰 고충이다. 한 고용노동청에서는 한 사업주가 서류를 조사하던 공무원과 실랑이 끝에 차량으로 공무원을 들이받고 도주해 해당 공무원이 진단 2주의 상처를 입었다. 다른 고용센터에서는 한 민원인이 구직급여 신청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1m 폭의 민원대를 뛰어넘어 담당 공무원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일이 있었다. 또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이 불거진 후 세관 현장 직원들은 “조현민·조현아는 봐주면서, 왜 돈 없고 백 없는 서민만 검사하냐”는 비아냥을 받기 일쑤다. #정책 장애 될 수도… 무조건 소통보다 질적 향상을 공무원들이 말한 대처법은 주로 ‘인내’다. 한 경찰관(경위)은 “말도 안 되는 민원과 같은 말이 계속 되풀이되는 민원에 짜증이 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가 조직 전체가 욕을 먹을까 싶어 끝까지 청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사 민원은 다르다”며 “수사 진행 중에 윗선에서 이런저런 메시지가 전달되면 오히려 더 수사를 철저하게 하게 된다”고 전했다. 소통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질적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경제 부처 관계자는 “국민소통이 확대되면서 과거보다 정책이 잘 실현돼야 하지만, 일부 정책은 이해 관계자 사이의 첨예한 의견 조율 때문에 오히려 지연되거나 추진이 힘들어질 때도 있다”며 “소통 확대가 오히려 예측 가능한 정책 추진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dlrudwn@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성 타투이스트 ‘판타’ 최한나

    여성 타투이스트 ‘판타’ 최한나

    “타투이스트가 어떤 사람에게 타투를 새겨준다는 건, 타투이스트가 자신의 세계를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타투를 받는 분의 아픔을 서로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 분의 상처를 치유해 주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진솔한 나눔의 과정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원하는 부위에 타투를 하게 되는 거죠” ‘판타’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4년차 여성 타투이스트 최한나씨를 지난 15일 삼성동 부근 그녀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앳되 보이는 소녀같은 얼굴이지만 고객을 대하는 모습 속엔 진지함을 넘어 ‘결연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한 번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고 받는 사람의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정성을 들여 작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대학에서 판화과를 전공하고 패션디자인을 부전공했다. 지인의 소개로 아기 구두 수제화 브랜드 회사에서 일했지만 디자인이 중심이 아닌 사무직, 서비스업이 주가 되었다. 많은 고객을 응대하고 박스를 예쁘게 포장하는 일까지 하면서 ‘이런 일 하려고 미대 나왔나?’라는 회의감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했고 결국 1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이후 잘 알고 지내던 또 다른 지인 한 분이 ‘그림을 잘 그리니 타투를 한 번 시도해 보면 어떻겠느냐?’며 타투이스트의 길을 제안했다. 하지만 타투는 ’나쁜 사람들‘인 조폭들의 전유물이고 타투이스트들 또한 단순한 기술직으로 생각했던 그녀의 강한 편견에 당시 그러한 제안을 받고 매우 불쾌해 했다고 한다. ’그런 일 할 거면 뭐하러 대학 나오고 미술학원 다녔지?’라는 동일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읽은 타투이스트들 인터뷰 모음집이 이러한 그녀의 모든 편견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후 타투이스트들을 매우 심오하고 개성 강한 전문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나쁜’ 것이 ‘좋은 것’으로 바뀌게 된 순간이었다. 타투의 작업과정은 판화 작업과정과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타투 시작 초기 그녀는 전공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 사이엔 너무나 큰 벽이 있었다. ‘타투도 그림처럼 그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철없는 자만은 비교적 빨리 무너졌다. 진동머신으로 고무판에 첫 연습을 하자 ‘내가 타투를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불안감으로 엄청난 좌절을 느꼈다. 머신 진동으로 손에 멍도 많이 났다. 결국 피나는 연습 끝에 비로소 안정적인 선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타투에 대해서 ‘아직도 어렵고, 아직도 정답이 없는 거 같다’고 한다. 재밌는 점은 그녀의 ‘첫 손님’이 ‘그녀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혹시나 망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자신의 허벅지 부근에 첫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본인의 사주에 물보다 불기운이 세다는 말을 듣고 불과 물을 상징하는 열기구와 수증기를 과감히 그려 넣었다. 열기구에 뿔을 그려 넣은 건 단순히 그녀가 뿔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타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세밀하고 입체감이 잘 살아난 디자인을 좋아한다. 판타지를 좋하하는 성향 또한 그림에 한 몫 했다. 직업적인 어려움도 많았다. 과거엔 갑자기 꼭두새벽에 문자를 보내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그녀의 스케줄을 무시하고 무작정 해달라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타투를 하는 작업도 일종의 육체적 노동과 같이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신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배려심 없는 고객들 상대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그런 손님들에게 “자신은 남에게 타투를 해주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존중’은 받아야 한다고 ‘까칠하게’ 말해왔기 때문에 그런 손님은 없다”고 웃음짓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엔 “손 건강이 많이 안좋아서 타투 작업을 줄이고 다른 다양한 작업을 시도 하려고 한다”며 처음 타투를 시작하려는 미래의 타투이스트들에겐 “화려해 보이는 직업 속엔 너무나 힘든 과정과 눈물이 있고, 상대방에게 신뢰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출처: 판타 인스타그램(@panta_choi) 글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승객 여러분, 버스기사도 사람입니다

    승객 여러분, 버스기사도 사람입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내버스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취향도 다른 사람들이 올라타니 버스를 채운 삶의 향기도 다양할 수밖에. 사람 냄새 그득한 그곳에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을 그린 책이 나왔다.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현직 기사 허혁(54)씨가 펴낸 에세이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수오서재)다.올해 5년차인 허씨는 격일로 하루 18시간씩 버스를 몬다. 육체 노동에 감정 노동까지 더해진 고된 삶 속에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괴로워서’였다. 운전하랴 신호 보랴 승객 비위 맞추랴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악마적인 노동’을 하다 보면 웃을 일보다는 찡그릴 일이 더 많은 탓이다. “착하고 좋은 기사로 살고 싶은데 매번 좌절당했어요. 평소에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성격인데 무작정 시비를 걸거나 트집 잡는 승객들을 만나면 화를 참기 어려웠죠. 그때마다 그게 모두 제 잘못인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저 자신을 변명하듯 글을 썼어요. 쓰다 보니 버스라는 공간이 지닌 한계와 인간 본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글로 나아가더라고요.”특별한 기교는 없지만 그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문장 곳곳에 노동 현장의 땀내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종점에 내리자마자 정신없이 용변을 보고, 승객들에게 화난 표정을 숨기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탓에 심혈관 질환을 앓는 등 버스 기사들만의 애환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사실 제가 약간의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어서 일을 시작했을 때 손님들이 도발하면 화를 못 참아서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니 제 자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차근차근 저의 결함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격 수양을 하게 된 거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도 주는데 내면 수양까지 할 수 있는 이런 곳이 또 어디 있을까요.” ‘글 쓰는 재미에 버스 기사라는 직업을 대통령하고도 안 바꾸고’ 싶을 만큼 버스에 애정이 깊은 그는 버스 기사에 대한 편견을 지닌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 건네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어떤 승객들은 버스 기사를 투명 인간처럼 대해요. ‘당신들은 원래 그렇게 먹고사는 사람이잖아’라는 식으로 바라볼 땐 분노하게 되죠. 최근 사회적으로도 갑질 논란이 많은데 을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사회에 말하고 싶었어요.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도 마련하고 싶었고요. 운전석에도 사람이 앉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디킨스는 ‘과학 커뮤니케이터’…英 산업혁명 사회문제를 짚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디킨스는 ‘과학 커뮤니케이터’…英 산업혁명 사회문제를 짚다

    좀 뜬금없는 질문 같지만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크리스마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눈’(雪)도 정답이지만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주인공 탐정 에르퀼 푸아로는 ‘두 도시 이야기’라는 책을 항상 챙겨 읽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또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구두쇠 스크루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입니다. 이 두 작품의 작가는 찰스 디킨스(1812~1870)입니다. 디킨스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디킨스가 쓴 작품들이 아직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당대 현실을 정확히 지적하고 그에 대한 성찰을 보여 줌으로써 대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디킨스는 산업혁명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디킨스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 디킨스협회는 이런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아델렌 버클랜드 킹스칼리지 교수를 객원 큐레이터로 해 오는 24일부터 연말까지 런던 디킨스박물관에서 ‘찰스 디킨스: 과학적 인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디킨스의 중편소설 ‘신들린 사람’(The Haunted Man)에는 과학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감각을 속이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영국 발명가 존 헨리 페퍼는 1862년 이를 각색한 연극에서 무대와 관객 사이에 커다란 유리판을 45도 각도로 설치하고 무대 아래와 옆의 숨겨진 공간에서 유령 옷을 입은 사람이 연기하도록 하면서 밝은 빛을 비춰 진짜 유령이 관객들 앞에 등장하는 것 같은 장치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요즘도 가수들의 공연에서 흔히 쓰이는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이지요.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을 구현한 것은 페퍼지만 디킨스 역시 홀로그램의 원리와 이것이 사람들의 감각을 어떻게 속일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작품 활동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디킨스는 1850년대에 ‘하우스홀드 워즈’라는 주간 잡지를 발간했습니다. 중산층들에게 도시빈민과 소외계층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잡지에는 사회운동을 주제로 한 소설과 논픽션들이 주로 실렸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게 이 잡지에는 과학 관련 기사들이 심심찮게 자주 등장하고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디킨스는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당대 최고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연 ‘크리스마스 강연’을 듣고 감명받아 강연을 녹취해 싣기도 하고 맥주 발효나 양초가 타는 과정 등 일상 속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쉽게 풀어 써 대중들에게 주목받기도 했답니다. 버클랜드 교수는 “디킨스는 작품 곳곳에서 아프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공중위생, 어린이 건강, 소외계층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과 의학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150여년 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디킨스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며 “실제로 중산층과 지식인들의 빈민층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계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과학기술이 앞세워져 있을 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와 인식 변화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정부 생각대로 과학기술만으로 사회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세상 어느 한 곳에는 유토피아가 벌써 만들어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edmondy@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미의 인피니티 워/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미의 인피니티 워/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매주 월요일 주중 한국대사관은 베이징 특파원을 상대로 정례브리핑을 연다. 이 브리핑에 참석하려면 미국대사관을 지나게 된다. 이때마다 사람들이 수백 미터씩 길게 줄 선 모습을 만난다. 미국 비자를 신청하기 위한 중국인들이다. 2008년 한·미 비자 면제협정 체결 전에는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도 이런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중국에 미국은 흠모의 대상이자 애증의 상대다. 넘볼 수 없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겨뤄 볼 만한 적수가 됐다. 전 세계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내보내는 나라는 중국이다. 이들 중국 유학생이 제일 많이 공부하러 가는 국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중국인들의 생활에서 미국에 대한 애정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아이들은 미국 피트니스에서 체육 사교육을 받고 공원에서 아메리칸 풋볼을 배운다. 미국식 소비문화의 상징과 같은 아웃렛과 쇼핑몰도 미국 근교에서 접할 수 있는 아웃렛을 똑 떼다 놓은 것 같은 모습으로 중국 곳곳에 있다. 쇼핑가를 가득 메운 상표 대부분은 미국에서 온 것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3750억 달러(약 404조원)에 이르는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며 시작된 중·미 무역전쟁은 실은 패권 다툼이다. 지난 3~4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을 대표로 한 미국 무역협상단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어벤저스’라고 불렸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끝없이 싸우는 인피니티 워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패권 다툼은 어벤저스들이 협상에서 제시한 조건에서 잘 드러나는데 미국 대표단은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제조 2025’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중국의 정책으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참조했다. 제조강대국이 되기 위해 정보, 로봇, 항공, 해양, 철도, 자원, 전력, 농업, 신소재, 의료산업 등 10대 핵심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 최고 기술의 공장’이 되려 하는 것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은 미국산 식품, 약품, 의료기기 등의 수입을 늘려 얼마든지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산업육성책을 포기할 순 없다고 강변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인의 의식은 한바오장(韓保江) 중앙당교 교수가 최근 외신 기자와 가진 차담 중 한 말에서 잘 드러난다. 중앙당교는 중국 공산당 간부를 키우는 교육기관이다. 한 교수는 “시장경제는 사회주의와 맞지 않다는 편견을 중국 공산당이 시장경제와 사회주의의 ‘완벽한 결혼’을 통해서 깼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자기 소유의 집과 자동차가 있는 지금과 같은 생활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의 도시인들은 40년 전 잠자고 있던 대륙을 깨운 개혁개방을 통해 미국인과 똑같은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 그는 “무역적자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인은 평화를 사랑하지만 외부 압력이 있다면 뭉치므로 미국은 잘못 계산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반격 의지는 통신장비업체 ZTE가 7년간 미국 퀄컴의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게 되자 3000억 위안(약 50조원) 규모의 반도체 발전 펀드를 조성한 데서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두 거인의 틈바구니에 낀 신세다. 잘 살고(안보) 잘 먹기(경제) 위해서라도 양대 강국 사이에서 더욱 지혜로운 외교술을 발휘해야 한다. geo@seoul.co.kr
  • 뭐라고 했길래?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 서강대 강연 취소

    뭐라고 했길래?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 서강대 강연 취소

    총학생회 “혐오발언 등이 인권주간의 취지에 어긋나”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 씨의 서강대 강연이 일부 학생의 반발에 부딪혀 취소됐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10일 페이스북에 게재한 ‘인권주간 인권강연회에 대한 입장문’에서 강연 취소 사실을 알렸다. 총학은 “연사들과 주최 측을 향한 혐오발언, 그리고 백래시(backlash·반격)가 인권주간의 취지에서 엇나가 너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남겼다”고 이유를 밝혔다. 은씨는 지난해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성범죄 문제를 다루면서 ‘대다수의 남성들은 피해자 여성이 아닌 가해자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취지의 표현을 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남성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강연 거부 의견이 서강대 익명 게시판 등에서 나오자 은씨의 강연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은씨는 이날 오후 6시 ‘섹스, 많이 해봤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은 씨는 공개적으로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밝히고 성을 주제로 하는 발언과 저술을 해왔다. 올해 1월에는 패널로 출연하던 EBS 프로그램 ‘까칠남녀’에서 하차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제작진은 은씨가 지난 2016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십자가 모양의 딜도(여성용 자위기구) 사진을 올려놓은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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