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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체앤가바나 사태로 본 중국 사업 위해 알아야 할 10가지

    돌체앤가바나 사태로 본 중국 사업 위해 알아야 할 10가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담은 광고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허스트 잡지의 중국 대표로 일한 레나 양은 26일 관영 글로벌타임즈를 통해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하는 데 필요한 10가지 아이디어를 조언했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은 4년 안에 42%로 늘어 세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양은 돌체앤가바나 사태가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중국인의 감정에 대한 무시로 인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1. 중국의 긴 역사를 존중하고 열린 자세를 가져라. 중국은 5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으며 책이나 뉴스를 통해 얻는 중국에 대한 지식은 클리셰와 같이 진부하다. 돌체앤가바나의 비디오에서 여성 모델은 이탈리아 음식을 먹기 위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 중국인이 아니라면 이 비디오는 그저 농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인에게 젓가락은 문화의 일부이며 가족, 우정, 사랑을 상징한다. 2015년 중국 중앙(CC)TV가 설을 맞아 제작한 영상은 젓가락이 중국 문화에서 어떤 부분을 차지하는지 잘 보여준다. 만약 브랜드가 중국 문화와 관련된 광고를 하고 싶다면 중국 현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2. 정치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가져라.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현지 규칙을 존중하는 수밖에 없다.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은 중국 전문가를 고용해서 혹시 실수가 없는지 항상 확인한다. 3. 여론을 살펴라. 중국은 거대한 국가로 어떤 일이든 큰 결과를 낳는다. 시장이 클수록 사업의 위기도 크기 마련이다. 여론을 살피는 것은 고객을 관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4. 중국 젊은이들은 예측 불가능하다. 1985년 이후에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는 해외 여행을 많이 하며 세계 뉴스와 경향에 민감하다. ‘빠링허우’라 불리는 중국 젊은이들은 샤넬, 구치, 루이뷔통, 디오르를 좋아하며 어떤 상표에 대해서도 편견이 없다. 만약 당신이 올바르게 사업을 하면 중국 젊은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환영하겠지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당신의 브랜드를 버릴 것이다. 5. 중국의 언어로 대화하라. 해외 브랜드가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중국인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소통 방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에게서 나온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현지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라. 6. 위기가 일어나면 즉각 대응하라. 중국은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가 잘 발달되어 있어 뉴스가 생각보다 빨리 퍼진다. 돌체앤가바나 사태만 해도 몇 시간 만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수백만 명이 사건을 공유했다.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몇 초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인터넷 위기에 대응하는 법을 모든 직원에게 교육하라. 7. 고객을 평등하게 대하라. 중국인들은 예민하고 자존심도 세다. 서방 국가들은 19세기까지만 해도 중국 청나라가 전 세계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20세기 초반 중국은 외세로부터 핍박받았기 때문에 서방에 대한 믿음이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들을 공평하게 대우하고 속이지 마라. 8. 중국을 존중하면 보상받을 것이다. 고대 중국 속담에 ‘1인치를 존경하면 1피트를 돌려준다’란 말이 있다. 중국인들은 이 말을 3000년 이상 교육받았다. 중국 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보이는 브랜드는 세계 최대 기회의 시장인 중국에서 반드시 보상받는다. 9. 전략 전문가를 고용하라. 홍보 전문가와 홍보 대행사를 고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국에서 위기를 헤쳐나가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려면 전략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이 좋다. 10. 다시 시작하기에 늦지 않다.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이 좋다. 중국 속담에는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란 말이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 경 서울시의원 “학교 밖 청소년 기본수당, 지급대상 기준과 형평성에 문제 있어”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 경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2019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 심사에서 “여성가족부의 학교 밖 청소년에 관한 지원사업과 교육청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이 중복되고, ‘학교밖청소년 기본수당’ 지급 기준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도 예산안에 200명의 학생에게 매월 20만원씩 청소년기본수당이라는 명목으로 4억 8천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 전체 학생 437,924명 중 학업중단학생은 11,281명(2.6%)이고 질병‧유학‧해외출국을 제외한 부적응 학업중단 학생은 4,383명으로 학업중단학생의 38.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10.4%가 의무교육단계(초·중)에서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여가부의 경우 ‘내일이룸학교’ 10개소를 통해 출석의 성실도 등을 종합하여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교육청은 단지‘친구랑’에 등록한 학생만을 대상으로 학교 밖 청소년 기본수당을 지원하려 한다”며 “이것은 지원대상의 기준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정책을 결정하는데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수렴 조차 하지 않아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조차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최소한의 삶이 보장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우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서 ‘학교밖청소년 기본수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는 클린카드로 운영하는 등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기본수당 지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충분히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학교 밖 청소년이 왜곡된 시각으로 낙인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대주택 사는 걔, ‘캐슬’ 사는 우리 애랑 같은 길로 못 다녀”

    “임대주택 사는 걔, ‘캐슬’ 사는 우리 애랑 같은 길로 못 다녀”

    “아빠, 저 아파트는 4억원 넘게 올랐대. 우리 집은 얼마나 올랐어?” 경기 광교 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김진욱(가명·42)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이렇게 물어올 때면 숨이 턱 막힌다고 했다. 김씨가 사는 집은 시세가 따로 없는 ‘공공임대’ 아파트인 까닭이다. 어린 아들에게 “우리 집도 많이 올랐겠지 뭐”라고 말꼬리를 흐리고 나면 김씨의 가슴은 더 쓰라리다. 5년 뒤 ‘임대’에서 ‘분양’으로 전환될 때 시세가 일반 아파트에 맞춰 산정되는데, 김씨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서 “아들에게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지 매일 물어보는 것도 넌더리가 난다”고 말했다.●“아파트라고 다 같은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디에’ 사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아파트에 산다고 해도 다 똑같은 아파트가 아니다. 아파트는 입주·거주 방식에 따라 민간 분양과 공공 분양, 민간 임대와 공공 임대, 국민 임대 등으로 나뉜다. 또 똑같은 민간 분양 아파트라고 해도 ‘건설사 브랜드’와 평수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주거지 형태와 크기가 빈부 서열을 나누는 척도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사회’에서는 차별이 일상화됐다. 일부 부모들이 자녀에게 “어디 아파트 몇 동에 사는 친구와는 가까이 지내지 마라”고 주의를 줄 정도다. 이런 현상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이른바 ‘신(新)주택 계급사회’가 도래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2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국내 첫 공공 임대 아파트는 1971년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지은 13평짜리 주공 아파트다. 당초 이 아파트는 분양 아파트로 공급됐지만 135만원에 이르는 높은 분양가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미분양이 속출했다. 이에 LH는 이듬해 4월 아파트를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했다. 보증금 10만원에 월세 6100~6800원을 받는 조건을 내걸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50가구 입주자를 추첨하는 날 3339명이 모여들었다. 13.4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입주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며 환호했다. 당시만 해도 ‘주공 아파트’라고 하면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로부터 46년이 지난 지금, LH에서 공급한 임대 아파트는 109만 3000가구로 1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집값이 미친 듯이 치솟는 가운데 LH 임대 아파트에라도 들어가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 하지만 임대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 같지 않다. 일부 ‘자가 주택 소유자’들 사이의 ‘우월주의적’ 태도로 인해 주공 아파트가 ‘저소득층’이 사는 곳이란 인식이 번진 탓이다. 한국주택공사(LH 전신)는 2006년 주공아파트에 새로운 브랜드명을 도입했지만, 이를 비하하는 표현이 생겨났다. 결국 이 브랜드도 5년을 못 버티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 2009년 당시 이지송 LH 사장조차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로 낙인찍혔다”며 탄식할 정도였다. 현재는 ‘LH’라는 브랜드로 통일됐다.●분양 주민 ‘상류층’… 임대 주민은 ‘하류층’ “여기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야. 만지지 마.” 올해 초 경기의 한 주공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한 아이가 층 버튼을 누르려 하자 엄마가 이렇게 말하며 아이의 손을 쳤다는 사실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려졌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던 사람의 제보였다. 이 제보자는 “그들이 방문객으로 보였다”면서 “내 아이가 커서 이 얘기를 들으면 상처를 받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LH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는 초등학생이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반에서는 임대 아파트에 사는 A군과 자가 아파트에 사는 B군이 주먹다짐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A군이 임대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을 B군이 친구들에게 소문을 내며 놀린 게 발단이 됐다. 주부 박모(45)씨는 “임대 아파트에 사는 부모 중에 맞벌이인 경우가 많아 낮에 자녀가 집에 방치되고, 나쁜 짓도 많이 한다는 얘기를 엄마들 사이에 종종 한다”면서 “어른들의 잘못된 편견이 아이들을 갈라 놓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경북 안동의 한 초등학교는 신입생 예비소집 때 임대 아파트에 사는 학생과 분양 아파트에 사는 학생을 따로 분류했다가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3월 거주 형태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을 검토한 국회운영위원회는 “인간으로서의 존엄 등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이 법안은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같은 내용의 법안이 재발의되지 않고 있다. ●‘소셜믹스’ 정책에 분양 주민 펜스까지 쳐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는 1개 동만 임대 아파트고, 나머지 동은 분양·매매된 아파트로 돼 있다. 이 단지에는 출입구가 두 개다. 분양 주민이 주로 다니는 정문과 임대 주민만 다니는 통로로 나뉘어져 있다. 분양 주민들이 400만원을 들여 분양동과 임대동 사이 주차장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면서 임대 주민들의 차량은 정문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임대 주민들은 오전 7시에서 오후 9시 30분 사이에만 철제 펜스를 통해 드나들 수 있다. 이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메인 출입구를 개방하면 임대 아파트 방문 차량이 분양 주민들이 이용하는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고, 통행량이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진다”면서 “임대 주민들은 별도 출입구를 통해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관악구의 한 아파트에도 분양동과 임대동 사이에 약 1.5m 높이의 철조망이 처져 있다. 임대 주민인 정모(59)씨는 “분양 주민들이 집값이 떨어진다고 아예 막아버렸다”면서 “그쪽으로 지나다닐 일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서울시가 2003년 임대 아파트가 슬럼화되는 것을 막고, 입주민의 소외·단절 현상을 차단하고자 임대 주택과 분양 주택을 섞는 ‘소셜믹스’ 정책을 도입했지만 이 또한 갈등의 도화선이 돼버린 것이다. 지금도 혼합주택단지 내 부대·복지 시설 이용과 입주민 대표회의, 관리 운영에 따른 수입 처리 문제 등을 놓고 분양 주민과 임대 주민 간 사사건건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2015년 8월 서울 7개 혼합주택단지의 분양 주민 185명과, 임대 주민 243명을 대상으로 소셜믹스 정책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분양·임대 주민 모두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양 주민(45.4%)이 임대 주민(31.7%)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오정석 SH공사 수석연구원은 “같은 아파트 단지라 해도 분양과 임대 주택에 대한 법이 각각 별도로 있다 보니 갈등이 발생해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민간임대 “공공 입주자랑 셔틀 같이 못 타” 더구나 임대 아파트도 ‘민간’이냐 ‘공공’이냐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임대 아파트 주민이 LH의 ‘공공’ 임대 아파트 주민보다 더 부의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민간 임대 아파트 주민들은 한동네에 있는 유치원의 통학 차량을 매번 두 차례씩 운행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자녀가 공공 임대 아파트에 사는 자녀와 한 통학 차량에 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공임대 주택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가 2015년 12월 서울시민 1만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공공임대 주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률이 성인 자녀를 둔 가정은 80.0%에 달했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57.1%에 불과했다. 대상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사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으로 더 좁히면 응답률은 37.5%로 더 떨어졌다. 심지어 민간 분양 아파트도 등급이 나뉜다고 한다. 삼성물산(래미안)·현대건설(힐스테이트)·대림산업(e편한세상·아크로비스타)·대우건설(푸르지오)·GS건설(자이)·포스코건설(더샵)·롯데건설(롯데캐슬) 등 ‘1군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의 브랜드를 앞세워 과시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는 ‘아크로비스타에 사는 아이’, ‘타워팰리스에 사는 아이’, ‘래미안에 사는 아이’ 등이 그룹으로 나뉘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교우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형편이 비슷한 가정의 자녀와 서로 친하게 지내도록 해 가난한 가정의 자녀와는 어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책을 낸 손낙구(전 민주노총 대변인) 박사는 “임대 아파트 공급에 제약이 있다 보니 지원 대상을 저소득층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임대 주민=저소득층’이란 공식을 낳게 했다”면서 “네덜란드 등 서구 국가들처럼 임대 아파트 공급을 더 확대해 중산층까지 포섭하면 인식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가가 소득과 자산을 임대 아파트의 입주 조건으로 정하면서 주민 간에 서로 차별하도록 지표를 만들어 준 셈”이라면서 “누구나 원하면 임대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순번을 정해 입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열린세상] 북맹타파가/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북맹타파가/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귀 있고 못 들으면 귀머거리요, 입 가지고 말 못하면 벙어리라지, 눈 뜨고도 못 보는 글의 소경은 소경에다 귀머거리 또 벙어리라…. 낫 놓고 ㄱ자를 누가 모르리….”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초 우리나라 2000만 인구 가운데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자는 80%에 달했다. 당시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글 강습회를 열어 말과 글을 통해 민족 정신을 불어넣는 일을 실천했다. 이때 노래로 글자를 풀어서 한글을 쉽게 깨우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문맹타파가’다. 일 년 전을 돌아보면 전문가들조차 2018년 한반도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평양 정상회담 기간 중 화면 속 평양 거리에 놀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북·미 관계가 아직은 더디게 가지만, 아침마다 들리는 남북 관계의 새 소식이 여전히 생소하다. 비무장지대 내 도로가 연결돼 남북한 군인이 만나 손을 잡았다. 유엔 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예외를 인정했으니 연내 착공식도 가능할 듯하다. 우리의 삶 속에 전쟁의 공포가 아닌 평화가 일상화되는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변화가 가능했던 한 축에는 분명 북한의 변화와 선택이 있다. 너무 오랜 시간 분단의 삶이 일상화한 탓에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란 힘겨운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순간 북한을 바로 보지 않으면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고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 편견과 의심으로 가득 찬 시각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변화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는 냉철함이 필요할 때다. 그러나 정작 북한을 이해할 말과 글의 통로가 막혀 있다. 북한에서 제작 발행한 간행물과 영상물, 디지털 콘텐츠의 대부분은 소위 ‘특수자료’로 마음대로 볼 수가 없다. 관련 사이트 역시 차단돼 있다. 얼마 전 독일에서 만난 과거 서독의 고위 인사는 한국 사회에서 북한 신문을, TV를 볼 수 없다는 말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우리는 눈 뜨고도 북한의 글과 말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소경에다 귀머거리 신세다. 다들 북한 전문가인 양 행세하지만 정작 북한에 대해 북맹(北盲)이 아닌지 반성해 본다. 북한 자료가 소수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 노동신문의 원문과 조선중앙TV의 화면은 거의 실시간 우리 언론 매체로 전달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어렵지 않게 북한의 출판물과 영상물을 접할 수 있다. 막힌 사이트조차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다. 오히려 통제로 한두 단계 거친 자료는 수요자의 입맛에 따라 가공되고 변질돼 더 심한 북맹을 만들고 있다. 또 비싼 돈을 요구하는 정보 장사꾼의 주머니만 불려 주고 있다. 이젠 더이상 자료가 없어 북한에 대한 연구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옛말이다. 어떤 자료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가려 내기가 어려워서 연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으로 순수 연구와 교육을 위한 자료에 대한 욕심이 자칫 범법자를 양산할 수도 있는 셈이다. 종교, 사회, 문화, 역사, 체육 등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언론사 간에는 평양지국을 누가 가장 먼저 낼 것인가 촌극을 벌이는 상황인데, 여전히 북한의 간행물이나 방송에 대한 접근을 막고 있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하에서 방어라는 논리는 촛불을 들었던 시민에 대한 모독과도 같은 것이다. 민주주의의 힘은 바로 국민의 알권리를 바탕으로 한 공개성, 투명성에서 나온다. 북한 자료가 공개된다면 처음이야 궁금증과 호기심에 볼 수 있겠지만 금방 관심이 시들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 국가의 안보에 침해되는 범죄에 이른다면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다. 우리 사회에 북한 방송이나 출판물을 개방한다면 걱정을 해야 할 쪽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일 수 있다. 우리 국민이 마음대로 북한의 신문과 방송물을 볼 수 있다면 오히려 북한이 말과 글에 보다 신중하고 정제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북한 간행물과 영상물에 대한 개방은 우리 사회가 한반도 평화 번영을 노래하는 북맹타파가(北盲打破歌)이자 북한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신뢰의 선공(先攻)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 中 D&G 불매운동은 ‘피해의식’의 산물?…“중국도 인종차별 광고했다”

    中 D&G 불매운동은 ‘피해의식’의 산물?…“중국도 인종차별 광고했다”

    “중국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곳과 어떠한 일도 함께 할 수 없다” (아이돌 가수 왕쥔카이) “돌채앤가바나의 어떤 제품도 사거나 쓰지 않을 것이다. 돌체앤가바나가 굴욕을 자초했다” (영화배우 장쯔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olce&Gabana)가 최근 중국 여성 모델이 젓가락으로 이탈리아 피자와 스파게티 등을 우스꽝스럽게 먹는 장면을 담은 홍보 영상물을 공개하자 중국인을 비하하고 인종차별을 부추겼다는 논란이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요 연예인들이 중심이 돼 불매 운동 열기를 지피는 한편 중국의 주요 온라인쇼핑몰들도 일제히 돌체앤가바나 상품을 퇴출시키는 데 동참하는 양상이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럭셔리 온라인쇼핑몰 ‘세쿠’와 ‘육스넷어포터’ 등은 22일 돌체앤가바나 제품 판매를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알리바바’와 ‘JD닷컴’ 등에서도 돌체앤가바나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중국도 흑인비하 광고로 물의..인종차별 논란 하지만 중국인들의 반응에 대해 일부 서방 매체들은 다소 냉소적 시각도 내비췄다. CNN은 최근 잠적했다 재등장한 중국 유명 배우 판빙빙이 탈세 혐의 등으로 당국의 표적이 된 사례 등을 예로 들며 “중국 연예인들은 현재 중국 정부에 자신의 애국심을 입증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면서 연예인들의 불매 운동이 자발적이 아니라 조직적 움직임의 일환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FT는 “중국의 민족주의와 ‘보이콧 외교’는 글로벌 기업들에 중요한 근심 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 브랜드들도 인종주의를 자극하는 광고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인들의 세계관이 150여년전 서구 제국주의 침탈기의 ‘피해의식’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한 과잉 민족주의 및 국수주의의 발현이라는 서구 일각의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다.실제로 2016년 5월에는 중국 세제회사 ‘차오비’가 흑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남은 세제 광고로 물의를 빚었다. 이 광고 영상을 보면 흑인 남성이 여성에게 다가가 입맞춤하려는 순간 이 여성이 남자의 입에 캡슐형 세제 한 알을 넣고 세탁기 안으로 마구잡이로 구겨넣는다. 세탁기 뚜껑 위에 앉아 기다리던 이 여성이 뚜껑을 열자 하얗고 깨끗한 티셔츠를 입은 중국인 남자가 나오는 식이다. CNN은 중국에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개봉 당시에도 흑인 주연배우 존 보예가를 중국판 포스터에서 비중을 축소시키는 등 흑인에 대해 인종차별적 광고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中 불매운동은 오랜 反외세투쟁의 일환 세계의 중심 국가로 자부하던 중국이 1842년 아편전쟁 패배 이후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반식민지 상태로 전락한 이후, 중국에서 외국상품 불매운동은 서양 및 일본 침략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일본의 중국 침략이 가시화된 1910~1930년대에는 반일 불매 운동이 매국노와 애국자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1949년 ‘신중국’으로 불리는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 이후 마오쩌둥 시대에는 자급자족의 폐쇄적 경제를 운영했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대상이 없었다. 하지만 개혁개방 정책이 채택된지 20년이 지난 1999년 5월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유고 주재 중국 대사관을 폭격한 것을 계기로 미국 상품 불매운동을 시작으로 중국 국민들의 외국 상품 불매운동은 재점화됐다. 이는 그만큼 고도성장에 따른 중국인들의 경제적 자신감을 반영한다. 2005년 일본 정부가 우익의 관점이 반영된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승인했을 때도 중국 전역은 물론 홍콩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2008년 4월에는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시짱(西藏·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이 성화를 탈취하려 한 소동이 벌어지자, 파리 시장이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명예 시민 자격을 부여해 달라고 시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에는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계기로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의 선동 속에 한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이는 사드 배치가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보다는 중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국이 중국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시각을 반영한다. 한국이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압박하고 봉쇄하는 미국 정책에 동조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을 과거 중국의 오랜 속국이었다가 미국의 속국으로 편입했다고 여기는 중국인의 오랜 편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989년 이후 다시 강화된 민족주의…미·중 무역전쟁 속 ‘양날의 칼’ 될수도 중국의 강화된 민족주의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유혈 진압 이후 집권한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 주석의 애국주의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당시 공산당은 제국주의에 당한 역사적 피해와 민족적 굴욕감을 인식시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혁명 유적지를 순례하도록 하는 등 홍색 관광 붐을 일으켰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샤오펀훙’(小粉紅) 세대가 미래의 주역이 되면서 자국에 대한 작은 비판도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에서 글로벌 기업에 대한 여론의 심판은 더 강력해지고 있다. 특히 대만, 홍콩, 마카오, 티베트의 분리 독립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애국주의가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 당국도 이를 묵인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의류 브랜드 ‘갭’이 티베트 일부와 대만이 빠진 중국 지도가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다만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인의 단합된 힘을 보여준 외국제품 불매운동이 자칫 자국의 고립을 심화시킬 ‘양날의 칼’이 될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며 국민에게 냉정한 대응을 유도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주요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손을 잡으려는 시점에서 돌체앤가바나 사태가 반(反)유럽 정서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이번 사태는 외교 문제가 전혀 아니며 (유럽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정수의 B-Side] 모른다는 워너원, 책임 없는 방탄소년단… ‘꼭두각시 아이돌’

    [이정수의 B-Side] 모른다는 워너원, 책임 없는 방탄소년단… ‘꼭두각시 아이돌’

    음원 유출·재킷 표절 등 논란…워너원 꼭두각시처럼 ‘모르쇠’ 원폭이미지 티셔츠 파문 방탄…사과문에도 소속사 감싸기 ‘눈살’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키는 요즘도 ‘아이돌은 꼭두각시’라는 편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등급을 매기듯 가창력을 평가하거나 작사·작곡 능력 등 잣대만으로 모든 아이돌을 폄하하는 것은 더 큰 장점을 보지 못하는 편협한 시각일 뿐이다. 그럼에도 최근 아이돌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일을 잇달아 보게 됐다. 아이돌을 아티스트라 부르기 망설여지는 일들이었다. 지난 19일 워너원의 첫 정규앨범 발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국민 프로듀서’에 의해 탄생한 워너원의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는 자리여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해체를 앞둔 심경을 묻는 질문이 많아서인지 간담회는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어 컴백 전 불거진 음원 유출과 앨범 재킷 표절 논란, 콘서트 계획 등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리더 윤지성은 세 질문 중 콘서트 관련에만 “저희가 월드투어를 하면서 앨범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지내서 콘서트에 관해선 아직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사회자는 취재진에게 “다른 관련 질문을 해 달라. 해당 내용은 관계자를 통해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흐름을 끊었다. 순간 장내가 술렁였다. 몇 가지 질문을 돌아 답변하지 않았던 사안에 대한 멤버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는 질문이 또 나왔다. 옹성우는 “저희는 유출 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회사에서 해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윤지성이 “저희 콘셉트 포토가 플라톤 ‘향연’의 사랑의 기원을 모티브로 제작했는데 많은 분들의 의견과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저희가 뭐라고 설명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불미스러운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다”며 에둘러 답했다.앞서 지난 13일에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원자폭탄 이미지 티셔츠’, ‘나치 문양 모자’ 등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과거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 이미지가 들어 있는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입었던 일을 일본 우익세력이 논란으로 키운 일과 관련해 원폭 피해자 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입장문에서 수차례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아티스트들은 많은 일정들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책임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분명 옷을 입고 모자를 쓴 주체는 방탄소년단임에도 모든 책임을 소속사에만 돌린 것이다. 대부분의 팬들은 빅히트의 입장을 지지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에게 책임이 없다고 밝힌 부분을 환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꼭두각시 아이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워너원에게 한 질문이 책임을 추궁하자는 것은 아니었을 터다. 마찬가지로 방탄소년단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바라는 사람도 (극우세력을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다만 부정적인 이슈와 관련해 본인의 의견을 한마디도 못 하거나 엄마 치마폭에 싸인 아이처럼 ‘과잉보호’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들의 이미지에 보탬이 될지는 의문이다. 아이돌이라는 말이 계속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tintin@seoul.co.kr
  • [이정수의 B-Side] 모른다는 워너원, 책임 없는 방탄소년단… ‘꼭두각시 아이돌’

    [이정수의 B-Side] 모른다는 워너원, 책임 없는 방탄소년단… ‘꼭두각시 아이돌’

    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키는 요즘도 ‘아이돌은 꼭두각시’라는 편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등급을 매기듯 가창력을 평가하거나 작사·작곡 능력 등 잣대만으로 모든 아이돌을 폄하하는 것은 더 큰 장점을 보지 못하는 편협한 시각일 뿐이다. 그럼에도 최근 아이돌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일을 잇달아 보게 됐다. 아이돌을 아티스트라 부르기 망설여지는 일들이었다. 지난 19일 워너원의 첫 정규앨범 발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국민 프로듀서’에 의해 탄생한 워너원의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는 자리여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해체를 앞둔 심경을 묻는 질문이 많아서였는지 간담회는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던 중 컴백 전 불거진 음원 유출과 앨범 재킷 표절 논란, 콘서트 계획 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리더 윤지성은 세 질문 중 콘서트 관련에만 “저희가 월드투어를 하면서 앨범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지내서 콘서트에 관해선 아직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사회자는 취재진에게 “다른 질문을 해달라. 해당 내용은 관계자를 통해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흐름을 끊었다. 순간 장내가 술렁였다. 몇 가지 질문을 돌아 답변하지 않았던 사안에 대한 멤버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는 질문이 또 나왔다. 옹성우는 “저희 멤버들은 유출 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회사에서 해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윤지성이 “저희 콘셉트 포토가 플라톤 ‘향연’의 사랑의 기원을 모티브로 제작했는데 많은 분들의 의견과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저희가 뭐라고 설명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불미스러운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다”고 에둘러 답했다.앞서 지난 13일에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원자폭탄 이미지 티셔츠’, ‘나치 문양 모자’ 등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과거 멤버 지민이 원자폭탄 이미지가 들어 있는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입었던 일을 일본 우익세력이 논란으로 키운 일과 관련해 원폭 피해자 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입장문에서 수차례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아티스트들은 많은 일정들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책임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분명 옷을 입고 모자를 쓴 주체는 방탄소년단임에도 모든 책임을 소속사에만 돌린 것이다. 대부분의 팬들은 빅히트의 입장을 지지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에게 책임이 없다고 밝힌 부분을 환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꼭두각시 아이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돌과 아티스트를 가르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아이돌은 아티스트 이미지를 얻고 싶어 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작사·작곡부터 전반적인 프로듀싱에 이르기까지 앨범 참여도를 높이고, 실제 참여한 것 이상으로 아이돌의 역할을 부풀려 홍보하기도 한다. 워너원에게 한 질문이 멤버들의 책임을 추궁하자는 것은 아니었을 터다. 마찬가지로 방탄소년단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바라는 사람도 (극우세력을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다만 부정적인 이슈와 관련해 본인의 의견을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거나 엄마 치마폭에 싸인 아이처럼 ‘과잉보호’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들의 이미지에 보탬이 될지는 의문이다. 아이돌이라는 말이 계속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세기의 걸작 탄생 비화!…‘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런칭 예고편

    세기의 걸작 탄생 비화!…‘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런칭 예고편

    SF 장르의 시초로 알려진 ‘프랑켄슈타인’ 완성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런칭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됐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프랑켄슈타인’을 상징하는 알파벳 ‘F’가 고풍스러운 책 표지에서 불에 타는 듯한 형상으로 담겨 있다. 여기에 책을 든 여자의 손은 ‘프랑켄슈타인’을 쓴 작가가 여성이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200년 만에 공개되는 괴물의 창조주”라는 카피는 천재 작가 메리 셸리의 드라마틱한 창작을 궁금케 한다.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예고편에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가 출판사들의 거절과 편견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19세기에 유행했던 실험과 비밀스러운 그림, 매력적인 의상이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를 기대케 한다. 또 “이건 내가 쓴 거예요!”라고 말하는 엘르 패닝의 당찬 모습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 작가 메리 셸리의 강렬한 삶을 예고한다. 자신이 창조한 괴물 그 이상의 걸작을 남긴 ‘메리 셸리’ 역은 엘르 패닝이, 메리의 남편 ‘퍼시 셜리’ 역은 영국의 차세대 배우 더글라스 부스가 맡았다. 연출은 2012년 제작된 영화 ‘와즈다‘로 베니스국제영화제 3관왕을 차지한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이 맡았다.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12월 개봉 예정이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차별 없는 에듀·미세먼지 없는 에코… 마포 ‘삶의 질’은 진화 중

    차별 없는 에듀·미세먼지 없는 에코… 마포 ‘삶의 질’은 진화 중

    올 7월 초선 임기를 시작한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의 2년차 지역 발전 계획 핵심 키워드는 ‘교육’과 ‘환경’으로 압축된다. 최근 구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사업의 근거가 되는 조례 제정에 속도를 내는 식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 40년 넘게 마포에 살면서 2·6대 구의원, 9대 시의원 등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의회와의 공조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마포구는 내년부터 서울 25개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중학교 신입생에게 무상 교복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민선 7기 선거공약인 만큼 유 구청장이 발의한 ‘마포구 교복 지원 조례’가 최근 통과됨에 따라 가능해졌다. 조례는 마포구와 마포구의회가 힘을 합친 결과라고 설명한다. 교복은 기존에 들어가는 복지예산 외에 추가 예산으로 매해 약 8억원이 필요한 만큼 구의회 협조가 중요하다. ●서울 자치구 최초 중학생 무상교복 지원 유 구청장은 “교육 분야는 이전 구청장 시절부터 구의회와 함께 지역 발전을 위해 추진해온 사업으로 반드시 계승 발전해야 한다”며 계속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구의원과 시의원으로 일하면서 이전 구청장을 도와 마포중앙도서관 건립 등 하드웨어 구축에 힘썼다면 이제는 무상교복 지원과 같이 교육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도 함께 챙길 계획이다. 당장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운영 강화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 구청장이 지난 7월 취임 이래 이달 현재 재단 기탁금이 5억 1600만원 증가했다. 앞서 유 구청장은 민선 7기 출근 첫날 재단 기탁식에 참석해 본인의 기탁 금액을 매달 기존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인 바 있다. 지금까지 장학금을 1000만원 넘게 기부하면서 재단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마포드림즈 멤버가 되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앞으로 가정형편과 상관없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매달 30만원 기부… 장학재단 기탁 5억 늘려 ‘마포구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 저감 및 지원 조례’도 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최초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 벤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벤치는 공기 속 미세먼지를 흡수해 정화한 후 다시 외부로 내보낸다. 벤치 외벽에 사계절 푸른 공기정화식물을 식재하고 벤치 안쪽에는 공기정화기를 장착한 것이다. 벤치 1개로 하루 4만 1472㎥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데 이는 나무 105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는 설명이다. 현재 구청 앞에 1대를 시범설치했으며 내년 3월까지 운영한 뒤 구체적인 보급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는 또 향후 4년간 지역 내 자투리 공간에 수목 100만 그루를 심는 공기청정숲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공기청정을 위해 단일 기초 지자체 최초로 수목 100만 그루 이상 심기 사업을 계획했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미세먼지 약 11t과 이산화탄소 약 308t이 저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공사 추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약 1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미세먼지 없는 마포 만들기 조례 제정 유 구청장은 ‘마포구 공동주택 지원 조례’를 일부 개정함으로써 전국 최초로 수목 식재 지원을 위한 근거도 마련했다. 조례 시행으로 공동주택 내 하자담보책임기간(3년)이 지난 수목을 대상으로 구가 사업비의 60%를 지원하면 나머지 40%는 공동주택에서 부담해 수목을 가꿀 수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단지 내 죽은 나무가 생겨도 비용 등의 문제로 방치하는 일이 많은데 이제 구가 예산을 지원해 공동주택의 수목 관리를 적극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유 구청장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정책과 중장기적인 계획을 동시에 추진하는 식으로 ‘환경이 숨쉬는 마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출산율을 높여라… 미혼부모 양육비 지원 구는 최근 결혼하지 않고 홀로 자녀를 출산해 키우는 미혼모와 미혼부들의 양육을 지원하는 ‘마포구 미혼모·미혼부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산모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민선 7기 공약의 하나이다. 미혼모와 미혼부 가정은 저소득 한부모 가정의 양육비 명목으로 월 13만원을 지원받지만 다른 시설로 아이를 보내지 않고 가족이 안정적으로 함께 생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10~20대 어린 미혼모나 미혼부의 경우 사회적 편견과 정부지원에서의 소외 등으로 어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편리한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마포구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도 제정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어르신, 장애인, 임산부·유아 동반자 및 외국인 방문객 등 다양한 부류의 이용자가 손쉽게 접근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이다. 이 조례는 주차장, 도로, 교통시설, 공원, 놀이시설 등의 시설물에 폭넓게 적용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정신병 범죄때마다 심장 덜컥…병보다 힘든건 세상의 편견”

    “정신병 범죄때마다 심장 덜컥…병보다 힘든건 세상의 편견”

    “일반인보다 조현병 환자 범죄율 낮아요 뜨개질 하며 가족도 몰라주는 아픔 나눠”“뉴스만 보면 심장이 덜컥합니다. ‘또 터졌구나’라는 생각부터 들어요.” 조현병, 양극성장애(조울증), 반복성 우울증 등을 앓는 정신질환자들의 자조 모임인 ‘붕어빵’의 구성원 심바(52·별명)씨는 최근 정신질환자들의 범죄 사건으로 인한 사회적 편견을 말하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런 사건이 생길 때마다 우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선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에 동네에서 생활하기가 힘들어진다”며 “무슨 천벌을 받았기에 평범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없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정신질환이 있는 엔젤(50·여), 심바, 또와치(48·여), 주화(41·여), 하늘(30·여)씨와 이들을 돕는 김남훈 마포구 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등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화요일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뜨개질 모임을 이어 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3일 모임에 참석해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편견 가득한 사회의 시선이었다. 모임을 제안하고 뜨개질 재능기부를 하는 엔젤씨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 대부분은 마음이 정말 여리다”면서 “파리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어느 순간 조현병을 자극적이고 비상식적 공격행동의 당연한 이유로 보고 있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는 일반인보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통계적으로 현저히 적다”고 설명했다. 질환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뜨개질하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고민을 털어놨다. 참석자 중 한 명은 “지난 모임 이후 우울증이 너무 심하게 찾아와 자살을 시도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른 이들은 놀라지 않고 뜨개질을 이어 가며 “죽고 싶은 게 아니잖아.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거잖아”라고 위로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 붕어빵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이 모임은 가족도 공감해주지 못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사랑방 같은 곳이다. 주화씨는 “집 밖에 나오는 것이 정말 힘들다”면서도 “이 모임이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만난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뜨개질로 뜬 목도리, 모자 등을 갈등 관계에 있는 가족에게 선물하거나 인근 임대아파트에서 어렵게 사는 분들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기부받은 이들이 기뻐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때는 모두 환하게 웃었다. 이날 뜨개질을 마무리하던 심바씨는 “우리는 문제아가 아니라 아픈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프로그램실·생활체육실·무료급식소·공동작업장 갖춘 부천시 장애인회관 문 열었다

    프로그램실·생활체육실·무료급식소·공동작업장 갖춘 부천시 장애인회관 문 열었다

    경기 부천시가 장애인단체 간 교류와 장애복지사업 집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장애인회관이 문을 열었다. 부천시는 20일 장덕천 부천시장을 비롯해 국회의원과 도·시의원, 장애인복지시설장, 장애인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회관 개관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신흥로 364에 위치한 장애인회관은 기존 내동119안전센터 리모델링과 일부 수평 증축을 통해 연면적 1520㎡, 3층 규모로 건립됐다. 국비 6억원을 포함해 38억 8000만원이 투입됐다. 장애인별 유형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실과 생활체육실, 회의실, 다목적회의실 등을 갖췄다. 또 부천내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와 장애인들의 취업에 필요한 경험을 쌓고 사회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장애인 공동작업장도 마련됐다. 장덕천 시장은 “장애인회관 개관을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 문화를 확산해 따뜻한 공동체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설] 다문화 자녀 보호 문제 일깨운 인천 중학생 사망 사건

    인천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동료 학생 4명에게 폭행을 당하던 중학생 A(14)군이 추락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그의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된 점에 비추어 폭행을 피하려다가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슴 아픈 것은 희생자가 러시아 출신 엄마와 단둘이 사는 다문화가정 자녀로, 어릴 적부터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점이다. 엄마의 지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A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힘들어했으며, 이번 가해자들도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또래 친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싫든 좋든 다문화사회는 필연이 됐다. 교육개발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자녀 수는 12만 2212명으로 전체 학생 563만 3725명의 2.1%에 달했다. 취학 전 어린이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한 학급의 3분의1가량이 다문화 자녀인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문화 청소년들은 주변의 편견 속에서 정체성 혼란과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집단 따돌림과 폭력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다문화가정 지원과 보호에 문제가 없었는지 뒤돌아보았으면 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국민의 인식 전환이다. 결혼 이주자나 취업자, 다문화자녀 등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지 배척의 대상이 아니다. 이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부터 던져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문화 문제는 우리 사회에 큰 그늘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대북 제재로 피해 입는 건 최하위층뿐”

    “대북 제재로 피해 입는 건 최하위층뿐”

    “난 가난해서 탈북… 지금은 아닐 것 쌀·돈 아닌 물자 지원 방식 고민해야”“대북 제재를 아무리 해도 북한 기득권층과 그들이 떠받드는 정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는 사람은 오히려 최하위층입니다. 제재로 북한에 물자가 유입되지 않아도 기득권층은 쌓아놓은 게 많아 끄떡없지만 최하위층은 물자 부족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거죠.” 탈북민 출신인 박예영(42)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북 제재만으로 북한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해 19일 이같이 설명했다. 2002년에 한국에 들어온 박 이사장은 지난 16년간 통일 운동에 참여하며 탈북민 정착 지원에 힘썼다. 최근에는 탈북민 사업가나 통일을 지원하는 사업가에게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망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북한 주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쌀과 돈이 아니더라도 다른 물자를 지원하는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며 “유통기한이 있는 빵은 아무리 당 간부 등이 착복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기에 고아원 등 필요한 곳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 이사장은 북한 주민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돈의 중요성과 자본주의의 논리를 몸으로 터득했고 부정부패와 빈부격차가 사회에 만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도 1990년대 고교 졸업 이후 목장에서 일했으나 경제 악화로 배급제가 붕괴되면서 먹을거리를 스스로 구해야 할 처지가 되자 친척과 함께 장사에 나섰다. 장사를 하던 도중 물품을 관리에게 뺏기게 됐고 무일푼으로 노숙하던 박 이사장은 결국 북한을 떠나 중국으로, 이후 한국으로 오게 됐다. 박 이사장은 자신이 탈북할 당시보다 현재의 북한 경제 사정이 나아졌으며 탈북 이유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최근에는 못 먹어서 탈북했다는 얘기는 거의 못 들었다”며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90년대처럼 배곯고 살지는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한에 대한 호기심이나 환상 때문에 탈북하기도 하고, 먹고 살려면 장사를 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당·정부 관리에게 뇌물도 줘야 하고 절차도 복잡하고 해서 막연하게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오기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탈북민’, ‘새터민’ 대신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어감이 좋지 않고 정치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탈북민보다는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다’는 의미의 중립적이고 순화된 표현인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유에 대한 새로운 정보, ‘우유인식 개선을 위한 시민강좌’ 주목

    우유에 대한 새로운 정보, ‘우유인식 개선을 위한 시민강좌’ 주목

    지난 16일 수원아주대병원 별관지하 1층 대강당에서 ‘의사들과 함께하는 우유인식개선시민강좌’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와 신문청년의사(대표 양경철)의 주관하에 개최됐다. 본행사는 개회식 이후,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분야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 및 질의응답시간 순으로 진행됐다. ‘의사가 우유를 권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마련된 본 행사는내과, 치과,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주제발표를 통해 우유에 대한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로,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우유정보의 잘못된 점을바로잡고, 우유에 대해 건강한 인식을 확립시키는데큰 의미가있다.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는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교수의 ‘우유에 관한 오해와 진실’ ▲미소를 만드는치과 박창진 원장의 ‘우윳빛깔치아만들기’ ▲인천사랑병원 정형외과 신명철과장의 ‘우유와뼈건강’ 등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된다. 김대중교수는 ‘우유에관한오해와진실’ 이라는 주제로 일반사람들이 갖고있는 우유에대한 잘못된 사실을 전달했다. 몇몇 사람들이 우유가 콜레스테롤수치에 영향을주고 비만의원인이된다고인식하는것도 잘못된편견이라고전했다. 실제로 2017년에 발표된 연구자료에서 그 효과가 입증됐다. 40세에서 69세사이의 성인5,510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유제품섭취와 대사증후군 및 복부비만발병률을 조사했을 때, 주7회이상 유제품을 챙겨먹은 사람들이 전혀 안먹은 사람들과 비교해 그 수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식품중당분과 탄수화물함량이 높을수록 입안에 세균이 증가해 각종 구강질환에 걸린다는점을 주목 할 만한데, 우유는 입안의 산성도를 낮추며 치아의 손실된 칼슘을 보충해준다. 박원장은 “치아를 손상시키지 않는 음료는 물과우유 뿐이며, 우유는 하루에 3번 정도 섭취할 때 치아건강에 도움이 된다”고전했다. 오히려 우유에는 칼슘, 유청단백질, 공액리놀레산 등 항비만인자가있어 체중관리와 대사증후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창진원장은 ‘우윳빛깔치아만들기’라는 주제와함께 치아건강을 위해서는 식습관과 올바른 칫솔질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꺼냈다. 먼저, 박원장은 충치, 치주질환등 만성질환의 원인으로입안의 산성도를 언급했다. 입안의산성도가 증가하는 것은 타액분비량이 감소하거나, 산성이높은식품섭취, 잘못된칫솔질, 소홀한관리등을 원인으로들었다. 김 교수는 “일부에서는 막연히 우유에 지방성분이 있으니 콜레스테롤 역시 많아 동맥경화의주범이 될 것이라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며, “실제로 흰우유 1컵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1일섭취권장량의 10% 만들어 있고, 오히려 뇌졸중과 당뇨병,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면역력까지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므로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우유섭취가 심혈관질환과 당뇨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전하며 “평소 꾸준한 유제품 섭취와 함께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칫솔질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공개하며, “양치질은 자주하는 것보단 치아 곳곳을 정확하고 꼼꼼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너무 뻣뻣한 칫솔로 강하게 문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명철과장은 ‘우유와뼈건강’이라는 주제와 함께 뼈를 구성하는영양소, 뼈건강을 지키기 위한우유섭취의중요성, 연령별 유제품섭취권장량 등에 대해 발표했다. 신과장은 전문의들이 뼈건강과 키성장에 우유가 좋다고 하는 이유로, 뼈에좋은칼슘, 인, 단백질, 비타민D 등이 우유에 모두 들어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모두 마친뒤 가수 홍경민씨와의 토크타임과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홍경민씨는 평소 우유의 영양학적 효능에 대한 소견을 밝히며, 자리에 있는 시민분들에게도 꾸준한 우유섭취를 권했다. 우유자조금 관리위원회관계자는 “본 시민강좌에서 우유에 대한 잘못된인식을 바로잡고 다양한정보를 공유할 수있어 뜻 깊은자리였다.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분들이 오늘을 계기로 우유의 올바른 정보를얻고, 앞으로도 꾸준히 우리 우유에대한 관심을가져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의 명문 사립대로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뉴햄프셔 다트머스대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소송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다트머스대를 졸업한 여성 7명이 교수들의 성범죄를 눈 감아왔다며 학교 측을 상대로 7000만 달러(액 79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뉴햄프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심리학·뇌과학 교수 3명이 2002년부터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차별하고 성폭행도 저질렀는데도 대학 측이 이를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문제의 교수들이 연구실에 매력적인 여성을 고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고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015년 3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학회 회의 때 여학생을 밖으로 데려가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 교수가 학업 성적과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여학생들에게 술자리와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원고 중 한 명인 크리스티나 라프아노는 “박사학위를 위해 연구팀에 이미 합류한 상태라 담당 지도 교수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프아노는 지난해 4월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해당 교수 밑에서 4개월간 연구를 계속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해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3명의 교수를 조사한 뒤 해임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알게 된 한 교수는 해임 전 은퇴했으며 곧이어 다른 2명은 사직했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의 자세한 내용이나 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학 측은 학교에 책임을 묻는 여성들의 주장을 부인하며 법정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복면가왕’ 별주부전 정체는 어반자카파 권순일…윤상 “배신감 느껴”

    ‘복면가왕’ 별주부전 정체는 어반자카파 권순일…윤상 “배신감 느껴”

    ‘복면가왕’ 미성의 주인공 ‘별주부전’은 어반자카파 권순일이었다. 1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2라운드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별주부전이 해시계와의 대결에서 57대42로 패배했다. 성별 논란에 3라운드 때 부를 노래 김아중의 ‘마리아’를 특별히 선보인 별주부전. 그는 바로 어반자카파의 리더 권순일이었다. 권순일의 미성으로 모두 판정단이 여자라고 생각했다. 윤상은 “제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배신감이 엄청나다. 남자라는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던 주도면밀한 사람이다”며 놀라워했다. 권순일은 이에 대해 “처음에 데뷔했을 때는 많은 분들이 여자 2명 남자 1명 그룹이라고 오해했다. 남자 2명에 여자 1명이라고 헷갈려 하시더라. 자유롭게 창법할 때도 여자 목소리 낸다는 편견이 있더라. 구애받지 않고 목소리로만 평가 받고 싶었다”라며 ‘복면가왕’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속으신 분들에게 미안하다. 안 속으신 분들은 밉다”고 너스레 떤 그는 “잔털을 제거해서 다음에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 열심히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는 어반자카파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나혼자산다’ 한혜진·기안84, 서로 얼굴 그려주기 도전 ‘결과는?’

    ‘나혼자산다’ 한혜진·기안84, 서로 얼굴 그려주기 도전 ‘결과는?’

    ‘나혼자산다’ 한혜진, 기안84가 웃음 가득한 하루를 보낸다. 16일 방송되는 MBC ‘나혼자산다’에서는 한혜진과 기안84의 기상천외한 그림이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던질 예정이다. 최근 촬영에서 본격적으로 서로의 얼굴을 그리는 작업에 몰두한 두 사람은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서로의 그림을 보며 감탄한다. 또한 기안84는 한혜진의 의견대로 그림을 완성했지만 정작 그녀는 상상을 초월한 충격적인 비주얼에 뒷목을 잡는다고. 상식과 편견을 깨는 기안84의 그림은 무엇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 한혜진과 기안84는 한혜진의 다리 길이를 생각하지 못한 낮은 오토바이를 타고 전통시장을 향한다. 사무실에서 사용할 슬리퍼를 사는 기안84 옆에서 사이즈와 실용성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한혜진의 훈훈한 누나미(美)와 아무렇지 않게 속옷을 사는 기안84가 보는 재미를 더 할 전망이다. 또한 특별한 사람들에게 그림 평가를 받은 두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받고 열광한다고 해 본방사수를 부르고 있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16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사람 e향기] “한일 양국은 경쟁 아닌 존중으로 세계 향해 함께 나가야”

    [이사람 e향기] “한일 양국은 경쟁 아닌 존중으로 세계 향해 함께 나가야”

    “동아시아가 공존과 번영, 평화와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과거 냉전구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안전보장의 필요성이라는 대의가 양국관계를 강하게 지탱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 커다란 움직임이 발생하였습니다. 결코 낙관할 수는 없지만 전에 없던 평화와 발전의 기회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일 양국은 서로 마주 보고 양국 간 문제를 해결하는 일뿐만 아니라, 양국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아시아를 이끌어 가는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니시오카 타쓰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환기의 동아시아에서 한일 양국관계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올해는 일한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문화와 인적교류가 양국관계의 초석”을 다진 만큼 앞으로 양국은 다름의 차이가 아닌 공통점을, 경쟁이 아닌 존중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함께 보고 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니시오카 타쓰시(52) 원장은 오사카 태생(1967)으로 도쿄대학 경제학부 경제학과 재학 중 외무공무원채용 1종시험에 합격(1991)한 후 이듬해 졸업과 동시에 외무성에 입성(1992)했다. 그 후 주인도네시아(2005)와 주이스라엘(2007) 일본국대사관 1등서기관, 유럽연합 일본정부대표부 참사관(2010), 외무성 종합외교정책국 인권인도과 헤이그 조약실장(2012), 외무성 영사국 해외일본인안전과장(2014), 외무성 국제협력국 지구규모과제 총괄과장(2015)를 거쳐 지난해 2월 주대한민국 일본국대사관 공사(공보문화원장)으로 부임했다. 편집자 주→한일문화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수고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문화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우리 문화원은 1971년부터 활동하고 있는데요. 1965년의 한일 국교정상화로부터 얼마 안 된 시기에 일본문화 발신의 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한국에서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우리 문화원의 3층에는 객석 수 126석의 뉴센추리홀이 있는데, 여기서 일본 영화를 계속 상영해 왔습니다. 당시 서울 시내에서는 이곳에서만 일본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일본문화원에서 일본 영화를 봤다고 하는 분을 지금도 만나 뵐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긍지입니다. →원장님은 양국관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일관계는 상호이해가 열쇠가 되는 문화교류 주도형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안보상의 목적에서 의도적으로 경제적인 상호의존 관계를 심화시켰습니다. 상호의존을 추구해 온 유럽과는 다른 관계입니다. →한일관계를 문화교류 주도적 관점에서 보시는군요.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54주년일 뿐만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서명한 한일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20년간 돌이켜봐도 정치·안보·경제·문화·인적교류의 4개 분야 가운데 진전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누가 봐도 진전이 확실한 분야는 문화와 인적교류 분야입니다. 한국 내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과 일본 내 한류열풍은 충분하다고는 못해도 안정적인 양국 관계의 초석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한일관계는 문화교류가 주도해 갈 것으로 기대되며, 또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일관계는 늘 어렵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사소한 문제가 단숨에 정치 문제화 되어 양국관계의 진전 기운을 망쳐 버립니다. 국민감정이 국가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두 나라는 달리 사례가 없을 것입니다. 좋든 싫든 양국 국민이 서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 모두 민주주의국가이므로 앞으로도 국민감정이 양국 관계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교류의 일상화가 중요합니다.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인해 상대를 보는 눈이 흐려지지 않도록, 상대의 눈을 통해 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좋습니다. 팝 음악이나 음식도 좋고, 예술이나 전통 예능, 스포츠도 좋습니다. 상대국을 방문해 일상생활을 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상대국의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를, 생활을, 인생을 이해하고 상대와 가까워지는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국의 언어를 배우고, 상대국에 무엇이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상호이해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이상적 양국 관계라면, 여기에 이르기까지가 매우 어렵습니다. 나 역시 서울에 살면서 한국어를 공부한 지 1년이 넘지만, 아직 내 의견을 한국어로 말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는 한국인 친구가 많이 있다는 점은 매우 기쁜 일입니다.→문화교류는 문화 홍보적인 성격으로 인해 마케팅의 주요수단이자 국가경쟁의 필수조건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일본문화를 전하는 목적은 한국인에게 일본문화가 한국문화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상호이해가 목적입니다. 상호이해는 서로의 존재와 처지를 존중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입니다. 문화교류는 경쟁이 아닙니다. 서로가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간의 상호이해가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화교류는 양국정부가 같은 것을 목표로 실시하는 사업이다. 일본의 고노 외무대신 직속으로 ‘일한 문화·인적교류 전문가회의’가 결성돼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 간의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그룹입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직속으로 ‘한일 문화·인적교류 TF’가 결성돼 있습니다. 이 두 그룹은 지난 10월 29일,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여 양국 간에 협력해야 할 시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작업이기에, 모여서 논의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부연하면, 일본과 한국은 아시아에 둘밖에 없는 선진민주주의국가입니다. 정치·경제적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동아시아의 발전과 성장을 주도해 갈 나라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과 한국이 서로 마주 보고 한일 간의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할 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공동으로 작업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서로의 다름에 대해 아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한일 관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로 시야를 넓히고, 또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그럴수록 일본과 한국의 공통점이 보일 것이고, 세계 속에 놓인 처지가 같다는 점도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구조와 산업 구조에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교육과 환경 문제, 복지와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사회 문제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마음이나 인생관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인과 한국인은 상대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사회를, 생활을, 인생을 이해하고 상대와 가까워져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문화 교류는 경쟁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상대국에 대한 존중으로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다름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 ‘경쟁이 아닌 존중’은 시사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양국은 전통문화에도 공통적인 기원을 갖는 것들이 많습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공통점과 유사점이 많습니다. 그 차이점을 찾아내는 문화론을 전개하는 것은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쪽에 기원이 있는지를 두고 다투거나, 다름을 근거로 상대를 비판하는 재료로 삼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우리 문화원에서는 그런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지원하지도 않습니다. 양국 모두 세계적으로 매우 풍부한 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점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양국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동아시아가 공존과 번영, 평화와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길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동아시아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과거 냉전 구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안전보장의 필요성이라는 대의가 양국관계를 강하게 지탱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 커다란 움직임이 발생하였습니다. 결코 낙관할 수는 없지만 전에 없던 평화와 발전의 기회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일 양국은 서로 마주 보고 양국 간 문제를 해결하는 일뿐만 아니라, 양국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아시아를 이끌어 가는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시야를 전 세계로 넓히면 어떨까요?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체제에 관심을 돌리는 움직임, 유럽연합 탈퇴, 강대국의 보호주의 등 글로벌리제이션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 내셔널리즘으로 대항하려는 움직임이 현저해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양국은 모두 글로벌리제이션 덕분에 여기까지 발전해 온 나라입니다. 글로벌리제이션의 어두운 측면을 극복함에 있어 내셔널리즘이 아니라 더욱 강한 글로벌리즘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고 세계를 향해 주장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와 환경적 측면을 포함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세계를 목표로 UN에서 만든 2030 어젠다 및 SDGs(지속가능 발전목표)가 나타내는 이념을 솔선해 이끌어 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아시아의 양대 국가이기도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생각나눔] “추워도 교복만 입어요?” “피어싱도 허용할겁니까”

    [생각나눔] “추워도 교복만 입어요?” “피어싱도 허용할겁니까”

    인천 지역 고등학교의 두발과 복장 규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구시대적 발상으로 학생들의 인권과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제된 학교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일정부분 규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13일 전교조 인천지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일반고 3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2곳(82%)이 아침마다 교문에서 학생들 두발과 복장을 지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25곳(78%)은 벌점 등의 제재로 학생들에게 교복과 두발 규정을 강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4개(43%) 학교는 요즘처럼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도 코트나 점퍼를 입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학교 중에는 블라우스 안에는 흰옷만을 입도록 규정하는 학교도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두발과 복장 단속은 매우 전근대적이며,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라며 “교문 지도는 공부에 찌든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며 두발·교복 규제를 전면 폐기할 것으로 요구했다. 인천 지역 고교 교사 현모(25)씨는 “학생들이 방학 때나 졸업을 앞두고 지나치게 튀는 색으로 염색하는 것은 평소 학교로부터 받은 두발 규정에 의한 압박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막상 완전한 두발 자유화를 하면 과한 염색을 하는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지난 9월 중·고교생 두발 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내년에 학칙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 합의를 전제로 학생의 두발 길이·파마·염색을 간섭하지 않는 방향으로 교칙을 개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지역 중·고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파마·염색을 허용할 것인지를 두고 학부모, 교사, 교육 전문가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교사 박모(27)씨는 “머리 스타일을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풀어둔다면 다른 치장(문신, 피어싱 등)에 대한 단속도 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이는 학교 풍속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학부모 이모(47)씨도 “요즘도 학생들 머리 길이가 너무 길어서 보기 좋지 않다. 학생은 성인이 되기 전 학문적, 사회적으로 배우는 기간이기 때문에 몸가짐을 단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두발 자유화를 한다면 학생들이 지나치게 외모 가꾸는 데 시간을 소비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각 학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중립적 견해도 있다. 교사 이모(28)씨는 “외모로 학생의 품성을 재단하는 건 편견이자 ‘학생’이라는 옛 틀에 가두는 것이기 때문에 개선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변화가 이뤄지려면 각 구성원의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생, 학부모, 학교 차원의 공론화위원회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계 최대 인기 앱이 중국 틱톡인 이유

    세계 최대 인기 앱이 중국 틱톡인 이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애플리케이션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유튜브가 아니라 중국산 동영상 앱 틱톡이다. 중국에서는 더우인(抖音)으로 불리는 이 동영상 플랫폼은 ‘신나는 순간을 특별하게’란 구호를 내세우며 15초가량의 짧은 영상을 공유한다.미국 앱 정보업체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 10월 30일 페이스북 등 5개의 인기 앱 다운로드 비율 가운데 42.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틱톡의 다운로드 횟수는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를 합해서 지난 9월 381만회에 이르렀다. 페이스북은 2위로 353만회 였다. 현재 150개국에서 5억명이 사용하는 틱톡은 소통, 정보 제공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기존의 앱과 달리 오직 사용자의 행복을 위한 기능만 탑재했다. 틱톡 사용자는 음악과 스티커 기능으로 자신의 동영상을 쉽고 재미있게 편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동작 인식으로 사용자끼리 춤 대결을 벌일 수 있는 기능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세계 젊은이 사이의 틱톡 인기에 대해 서구가 중국의 기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국가에서 중국과 같이 비민주적인 사회에서 민주적인 자기표현을 하는 틱톡이 어떻게 인기를 끌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방은 예전부터 정치 체제가 다른 나라의 잠재력이나 힘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은 교육받은 막대한 인구가 정부의 신기술 지향이란 목표와 잘 발달된 기반시설 아래 기술 대국을 위해 나아가고 있으며 틱톡은 그 한가지 사례라고 전했다.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가운데 4개가 중국에서 배출됐으며 세계 최초의 퀀텀 위성도 2016년 쏘아 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점점 많은 중국의 기술 엘리트가 유학 이후 모국으로 돌아와 2011년 55%였던 유학생 귀국 비율이 2016년 80%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첨단 기술에 있어 미국을 곧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빠른 기술 발전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틱톡을 예로 든 관영 언론의 자국 기술에 대한 자화자찬은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첨단 기술 육성책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중국이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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