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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 새롭게 부상”… 뒤엔 사상 첫 두 여성 수장 나란히

    바이든 “美 새롭게 부상”… 뒤엔 사상 첫 두 여성 수장 나란히

    “마담 스피커(하원의장), 마담 바이스 프레지던트(부통령·상원의장 겸임). 어떤 미국 대통령도 이 연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죠. 이제 때가 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상·하원 의장 앞에 선 것을 기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백악관과 양원 모두를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을 강조한 것이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는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 등 불과 200여명(통상 1600명)만 앉았다. 이날 질 바이든은 ‘국가 통합을 통한 미국 개조’라는 연설 내용에 맞춘 듯 이민·유아교육·인프라 투자·총기 규제·성소수자 등과 관련된 5명을 온라인 초대 손님으로 불렀다. 3살 때 멕시코에서 와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으로 간호사가 된 하비에르 퀴로스 카스트로가 그중 한 명이다. 이날 바이든은 65분간의 연설에서 총 6조 달러(약 6643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투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간 40년간 사라졌던 ‘큰 정부’가 귀환했음을 선언했다.바이든은 취임 100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와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경기회복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가 기회로 이어지려면 자신이 지난달 말 제안한 2조 달러(약 2213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의 의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새로 1조 8000억 달러(약 1992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을 제안했다. 3~4세 유치원 무상 교육, 2년간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등이 골자다. 재원은 부자증세다. 바이든은 “상위 1%가 공정한 몫을 내야 할 때”라며 연간 40만 달러 이상 소득자의 소득세 최고세율과 100만 달러 이상 자본이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모두 39.6%로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은 인프라·일자리 투자에 대해 “모든 투자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라는 하나의 원칙에 의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의 90%는 학위가 필요 없는 질 좋은 일자리라며 “블루칼라를 위한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시간당 임금을 15달러(약 1만 6600원)로 올리는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국내 문제 대응에 연설의 초점을 맞춘 바이든은 외교 문제에 약 9분만 할애했고 대부분은 대중 압박이었다. 우선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말했다”며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고 했다. 또 “중국과의 경쟁을 환영하고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불공정 무역 관행에는 맞서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외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력’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상원이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을 처리한 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백인 우월주의 테러를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라며 경찰개혁을 위한 법안 처리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어 총기 규제 강화 법안 처리도 요청했다. 바이든 청사진이 구현되려면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공화당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날 반론연설에서 “좋은 미래는 워싱턴의 계획이나 사회주의 꿈이 아닌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바이든 첫 국회연설에 환호한 여성계…눈길 끈 영부인 초청자

    바이든 첫 국회연설에 환호한 여성계…눈길 끈 영부인 초청자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 여성계가 환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대통령 연단 뒤에는 각각 부통령과 하원의장 자리가 배치되는데 이날 연설에서 두 자리를 모두 여성이 채우면서 미 역사상 유례가 없던 장면이 연출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의 양옆을 채운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연설을 시작하면서 여성에 대한 경칭 ‘마담’(Madam)을 붙여 하원의장과 부통령을 나란히 불렀다. 그는 “‘마담’ 하원의장과 ‘마담’ 부통령. 이 연단에서 어떤 대통령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며 “이제 그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럿거스 대학 ‘미국 여성과 정치 센터’의 데비 월시는 “특히나 흐뭇한 순간”이라며 “이 장면은 여성이 고위직을 거머쥘 수 있으며 남성과 동등한 자리에 갈 수 있다는 점을 모두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연설 몇 시간 전 MSNBC 방송에 출연해 “역사를 만들게 돼 멋지다. 그럴 때가 됐다”고 말하는 등 하원의장과 부통령이 모두 여성이 맡아 자리를 채우게 된 이날의 역사적 장면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첫 연설을 맞아 대통령의 주요 의제를 반영한 손님 5명을 연설에 초대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질 여사는 이민, 유아교육, 인프라 투자, 총기 규제, 성소수자와 관련된 5명을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온라인 초대 손님으로 불렀다. 초대 손님 중 하비에르 퀴로스 카스트로는 3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멕시코 출신 이민자다. 간호사인 그는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수혜자다. 유아교육과 인프라 투자를 상징하는 인물로 버지니아주에서 아동개발센터를 운영하는 마리아 이사벨 발리비안과 위스콘신주에서 부족 공동체를 위한 광대역망 확보에 노력해온 테론 루티나도 바이든 연설을 직접 듣는 기회를 얻었다. 이 밖에도 2017년 가정 폭력 사건으로 이모가 숨진 위스콘신 출신의 총기폭력 예방 옹호자 타티아나 워싱턴, 성소수자 보호 확대를 위해 마련된 평등법에 대해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 나와 공개 증언한 첫 트랜스젠더 청소년 스텔라 키팅도 함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울포토] 바이든, 첫 의회 연설 후 ‘하원의장과 팔꿈치 인사’

    [서울포토] 바이든, 첫 의회 연설 후 ‘하원의장과 팔꿈치 인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연방의회에서 취임 후 첫 상?하 양원 합동 연설을 마친 후 낸시 펠로시(오른쪽) 하원의장과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은 이들의 인사 장면을 지켜보며 손뼉을 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 복지, 증세, 북핵… 바이든 100일 연설에 쏠린 눈

    복지, 증세, 북핵… 바이든 100일 연설에 쏠린 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밤 취임 후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다. 36년간 상원의원, 8년간 부통령을 지내며 현장에서 이 연설을 가장 많이 들은 정치인 중 하나였지만,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연단에 서는 것이다. 통상 1월 취임 후 몇 주 내에 하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늦춰졌다. 미 하원 역사학자실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 경제’에 집중했다. NBC 등 현지 언론들은 “취임 100일의 성과를 강조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예상했다. 1조 9000억 달러짜리 기반시설 및 일자리 계획, ‘미국 가족계획’ 지출안, 세금 제안(증세안), 의료 서비스 접근성 확대, 경찰 개혁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복지와 증세를 비롯한 주요 국정 현안들은 미국 내 정치 세력 간 이해관계 및 연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향후 정치 지형을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보통 1시간짜리인 이 연설은 기본적으로는 국내용이지만, 외교·안보 관련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미국호’의 방향 설정은 국제사회의 향배를 내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인 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동맹 복원과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에 속도를 내왔다. 대중국 관계 설정 등과 함께 북한 구상을 내놓을 수 있다. 지난 1월 국회의사당에 대한 공격 이후 기본 경비가 크게 강화됐고 코로나19 등 이유를 더해 하원 내 청중은 크게 제한될 예정이다. 과거 연설 때는 의원들이 손님을 데려올 수 있어 1600석이 꽉 차곤 했지만 이번에는 200명 정도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통령 유고를 가정한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가 지명되지 않는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자리 뒤편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상원의장 격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앉게 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2명이 대통령과 함께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아동학대”…美 이민자 보호소, 250명 정원에 4000명 밀집(영상)

    “아동학대”…美 이민자 보호소, 250명 정원에 4000명 밀집(영상)

    미국 남부 국경에 있는 이민자 보호시설에 수용인원의 16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몰려있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근거가 또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의원인 스티브 스컬리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텍사스 도나의 이민자 수용 시설을 직접 방문해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현장에는 이민자 아이들이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얇은 매트 위에서 포일로 된 담요를 뒤집어쓰고 밀집해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스컬리스 의원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이민자 중에는 아이들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대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안에서 현재 머무는 이민자는 40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사람들에게 2m 간격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라고 권고하는 방역대책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컬리스 의원은 “(이 정도는)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보려고 하지 않는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스컬리스 의원 등 공화당 측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불법 이민이 급증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명명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취임 후 첫 중책으로 남부 국경지대의 밀입국 문제를 맡겼다. 자메이카 태생 부친과 인도 태생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의 딸인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7일 안드레아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한 첫 전화통화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력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공화당 등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규모 미국 경기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촉구 등의 이유로 이민자 문제를 등한시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강경 정책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온정적 친이민 정책을 표방하자 중남미 이민자들이 대거 입국을 시도하며 미국 정부의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성년 밀입국자를 추방하는 대신 시민권 취득을 하도록 길을 연 이민개혁법안을 내놓으면서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미성년자 행렬이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지난 5일에는 이민자 무리와 떨어져 홀로 텍사스 사막을 헤매던 소년이 국경 순찰대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당시 소년은 순찰대원이 “(다른 이민자 무리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시키더냐”라고 묻자 “아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눈물을 쏟았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000여명의 미성년 이민자들이 세관국경보호국 수용 시설에서 구금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 의회의사당 바리케이드에 승용차 돌진, 경찰과 25세 용의자 사망

    미 의회의사당 바리케이드에 승용차 돌진, 경찰과 25세 용의자 사망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의 차량 접근을 막는 바리케이드를 승용차가 들이받은 뒤 운전하던 남성이 난동을 부렸다. 경찰관 두 명이 다쳐 그 중 한 명이 숨졌고 용의자도 총에 맞아 체포된 후 사망했다. 지난 1월 6일 의사당 불법 난입 및 난동으로 경찰관 한 명이 숨지고 120명 이상의 경관이 다쳤는데 또다시 경관 한 명이 숨을 거뒀다. 아직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용의자는 2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시 2분쯤 의사당 북쪽 바리케이드를 차로 들이받은 뒤 내려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관들에게 달려들었다가 총에 맞아 검거됐다. 용의자는 경찰관의 구두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의사당 상원 건물 입구에서 약 91m 떨어진 곳이다. 두 경관과 용의자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경관 한 명과 용의자가 숨지고 경관 한 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당국은 용의자가 경찰의 감시망에 올라있던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진 경관은 윌리엄 빌리 에반스로 미국의회경찰(USCP)로 18년 넘게 근무한 경관이었다. 용의자는 노아 그린으로 25세 흑인 남성이라고 CNN 방송 등이 전했다. 그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직장을 잃고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연방정부가 자신의 정신을 조종하며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의회 검문소로 돌진하기 2시간 가량 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의 이슬람교 지도자인 루이스 파라칸의 연설이 담긴 영상의 링크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 영상의 자막에는 “미국 정부가 흑인들의 제1의 적”이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로버트 콘티 워싱턴DC 경찰청장 대행은 더 이상 위험은 없으며 이번 공격은 테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당 일대는 폐쇄됐다가 오후 3시 넘어 해제됐다. 상·하원은 부활절 휴무에 들어간 상태라 의원들은 이날 의사당에 나오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을 떠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사당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정부 건물에 같은 지시를 내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바이든, 2260조원 인프라·일자리 부양책… 7%P 증세 논란

    바이든, 2260조원 인프라·일자리 부양책… 7%P 증세 논란

    미국이 2조 달러(약 226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을 가동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무역경쟁에서의 중국 견제를 위해 내세웠던 ‘더 나은 재건’ 공약의 세부계획이 나온 것이다. 바이든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최대 일자리 투자 계획”이라고 묘사할 정도로 큰 규모의 투자이지만, 재원을 마련할 주된 방법은 법인세율을 7% 포인트 더 부담시키는 것이어서 재계와 공화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바이든은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미국 내 인프라 투자계획을 담은 ‘미국 일자리 계획’을 공표했다. 2년 전 대선 유세를 처음 시작한 장소인 피츠버그를 공표 장소로 택한 바이든은 “미국의 근간인 중산층을 살려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구해야 한다”고 역설한 뒤 도로, 다리, 친환경 산업 등에 대한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8년 동안 ▲주택·상수도·공립학교 시설 개선 등에 6500억 달러 ▲고속도로, 항만, 전기차 네트워크 등 기반시설 재건에 약 6120억 달러 ▲노령층·장애인을 위한 돌봄 지원 등에 4000억 달러 ▲친환경 연구개발(R&D)과 제조업 육성 지원에 5800억 달러 등이 배정된다. 바이든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혁신경제를 창출하겠다”며 인프라 투자로 경제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 중국을 압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투입하거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투자를 늘리겠다는 대목이 특히 중국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꼽혔다. 이런 맥락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5세대(5G) 이동통신이나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과감한 투자가 돋보인다”며 건설이 아닌 반도체를 최대 수혜산업으로 꼽았다고 CNBC가 보도했다. 바이든은 시종일관 과감한 투자 규모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30년 만에 한 번 있는 투자”라면서 “수십년 전에 주(州) 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냉전 시대) 우주경쟁을 한 이후 우리가 본 어떤 것과도 다른, 실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최대 일자리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30년 전”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초고속 인터넷망 인프라를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인포메이션 슈퍼 하이웨이’를 가동, 온라인을 중심으로 태동한 신경제의 우위를 잡을 수 있었다.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이다. 백악관은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3%에서 21%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법인세율을 7~8% 포인트 올려도 15년은 걸려야 재원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재계에선 상공회의소와 같은 기구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반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관련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로비회사 문의가 시작됐다고 CNBC는 전했다. 반면 노후 인프라 교체, 친환경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는 기업들은 법인세율 인상을 감내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이 나뉘는 분위기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야당은 바이든의 발표 즉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인상안이 미국으로의 투자유입을 줄여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에 대한 비전 있는 투자계획”이라며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법안 처리 시한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포토] 레드카펫을 압도한 그녀들

    [서울포토] 레드카펫을 압도한 그녀들

    가수 나시 펠로시가 6일(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제35회 고야 어워드 갈라’를 앞두고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텍사스 돕자” 나흘만에 52억 모은 진보의 상징 ‘AOC’

    “텍사스 돕자” 나흘만에 52억 모은 진보의 상징 ‘AOC’

    코르테스, 진보의 ‘샛별’에서 ‘상징’으로CNN “차기 대선 최연소 경선 주자 가능”지난해 상하원 선거서도 민주당 모금 3위라틴계·밀레니얼 세대·급진좌파로 분류“미 하원의원들이 2년간 모으지 못할 액수를 텍사스를 돕고 싶다는 말만으로 해냈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31) 하원의원이 한파와 폭설로 초유의 피해를 입은 텍사스를 돕기 위해 나흘만에 무려 470만 달러(약 52억원)을 모금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진보의 샛별’이라 불리던 코르테스가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춘 인사가 됐다는 의미다. CNN은 한발 더 나아가 코르테스가 35세가 되는 2024년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경선 주자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되려면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하고 35세 이상이어야 한다. 코르테스가 경선 주자로 나선다면 역대 최연소가 된다. 그는 지난해 상·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내 선거자금 모금 랭킹 3위(1729만 657달러·약 192억원)에 오른 바 있다. 코르테스는 2018년 첫 하원의원 도전에서 10선을 지낸 민주당 현역 의원인 조 크롤리를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크롤리가 당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의 후임자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당시 28세였던 급진좌파 라틴계 여성에게 패한 것은 큰 화제가 됐다. 코르테스는 미국 내 최대 민주사회주의단체인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16년 대선 때는 역시 극좌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대학 2학년이던 2008년 아버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어 집을 압류당해 코르테스는 음식점 등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정치사회 운동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보 풀뿌리 정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뉴욕이 지역구임에도 직접 텍사스 현장을 둘러보고 모금을 제안할 정도로 행동파로 평가된다. 현재는 의원 내 비율이 불과 6%에 불과한 밀레니얼 세대(25~40세)를 대변할 ‘진보의 상징’이나 ‘진보의 미래’로 불리며 이름의 앞글자를 붙여 ‘AOC’라는 별칭으로도 통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고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그린뉴딜’ 정책, 최고세율이 70%에 이르는 ‘부유세’ 등을 주장한 바 있고,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성폭력의 생존자다”라고 밝히며 사회 변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상원 65세·하원 59세… 기득권 놓지 않는 ‘늙은 美의회’

    상원 65세·하원 59세… 기득권 놓지 않는 ‘늙은 美의회’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79), 최고령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81) 등 7080 정치인이 맹활약하는 미국에서 현재 117대 의회 역시 최근 20년간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달리 여전히 베이비붐세대(57~75세) 의원이 의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소위 세대교체론도 나온다. 16일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 117대 상원의원의 중위연령은 64.8세로 2년 전 116대(63.6세)보다 1.2년 늘었다. 하원의원의 중위연령도 58.9세로 116대(58세)보다 증가했다. CNN은 “상·하원 모두 최근 20년간 가장 높은 중위연령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인구 중 비율이 23.5%인 베이비부머는 상·하원 의원 532명 중에 절반이 넘는 56%(298명)를 차지했다. 해당 세대가 과잉대표 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인구 중 가장 높은 비율(24.3%)을 차지하는 밀레니얼세대(25~40세) 의원 비율은 고작 6%(32명)였다. X세대(41~56세)의 의원 비율은 30.8%(164명)로, 인구 비율(22%)보다 다소 높았다. 아직은 여성 인구 비율에 미치지 못하지만 10년 전 96명에서 이번 의회에 144명으로 50% 증가한 여성 의원 수와 비교하면, 의회 내 세대교체는 상대적으로 매우 더딘 상황이다. 미국 내 세대 간 갈등은 베이비부머들이 미국의 가장 부유했던 시절을 보내면서 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누렸다는 데서 시작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10년간 밀레니얼세대는 총임금의 13%를 손해 본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베이비부머의 7%보다 월등히 많다. 재산 형성의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들은 누구보다 정책 변화를 염원한다. 패스트푸드 등에 종사하는 청년들은 연방 최저임금을 7.25달러(약 8000원)에서 15달러(약 1만 6500원)로 인상하는 법안 통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의회 문턱에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12년간 연방 최저임금은 오른 적이 없다. 그나마 밀레니얼 의원 수는 지난 116대 의회보다 5명이 늘었다. 25세인 매디슨 커손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역대 최연소 당선 기록을 깼다. 2015년 30세로 하원에 입성해 ‘진보 정치의 상징’이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개혁을 주도할 실질적 영향력보다는 화제성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버니 샌더스(80) 상원의원과 같이 평생 청년층의 지지를 받으며 기득권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한 정치인도 있다는 점에서 나이로만 정책 성향을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트럼프 무죄로 공직박탈 표결 막히자 새 전략펠로시 “의회난입참사 9·11형 위원회 설치”책임규명 후, 다른 방식으로 공직 박탈 전망도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6일 벌어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2001년 ‘9·11 테러’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내놓은 또다른 공격 카드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위한 명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의장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1월 6일 테러 공격(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된 사실과 원인을 조사하고 보고하는 ‘9·11형 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설치법 서명으로 출범한 후 20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를 준용해 구성할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원회는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간섭”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상원 의사운영위원회도 이달 말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본래 트럼프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은 법에 따라 이를 전제로 공직 박탈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탄핵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수정헌법 14조 3항에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했을 경우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다. 이 조치는 상원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다. 공화·민주당이 모두 50석씩 차지한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탄핵 무죄 판결 뒤에 일방적인 강공은 외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에서 일정 기간 조사를 통해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직접적으로 선동했다는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의 공직 박탈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없다. ABC방송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트럼프가 상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어야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8%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4%가 이런 대답을 해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인식차를 드러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美 민주 ‘의회난입참사 조사위’ 설치… 트럼프 공직 박탈 수순?

    트럼프 무죄로 공직박탈 표결 막히자 새 전략펠로시 “의회난입참사 9·11형 위원회 설치”책임규명 후, 다른 방식으로 공직 박탈 전망도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6일 벌어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2001년 ‘9·11 테러’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내놓은 또다른 공격 카드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위한 명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의장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1월 6일 테러 공격(의회 난입 참사)와 관련된 사실과 원인을 조사하고 보고하는 ‘9·11형 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설치법 서명으로 출범한 후 20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를 준용해 구성할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원회는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간섭”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상원 의사운영위원회도 이달 말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바 있다.본래 트럼프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은 법에 따라 이를 전제로 공직 박탈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탄핵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의 공직 박탈을 꾀하는 것으로 읽힌다. 수정헌법 14조 3항에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했을 경우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부분이 있다. 이 조치는 상원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다. 공화·민주당이 모두 50석씩 차지한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탄핵 무죄 판결 뒤에 일방적인 강공은 외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의회 난입 참사 조사위에서 일정 기간 조사를 통해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직접적으로 선동했다는 공신력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의 공직 박탈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없다. ABC방송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트럼프가 상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어야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8%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4%가 이런 대답을 해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인식차를 드러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미 의회 폭동 실상 드러나도 공화 상원의원들 “트럼프는 무죄”

    미 의회 폭동 실상 드러나도 공화 상원의원들 “트럼프는 무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조장한 의회 난동 사태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공화당 상원은 여전히 그의 무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원의 탄핵 소추위원단은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상원의 탄핵 심판 절차를 통해 트럼프의 폭동 당일 연설이 의회 난입으로 이어졌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선동 사령관(inciter-in-chief)’ 별칭이 주어졌다. 전날에는 의원들이 폭도들에 위협당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보여주는 새 영상과 사진, 녹취를 공개하며 여론전과 함께 공화당 상원 설득에 총력전을 펼쳤다. 탄핵 소추위원단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각종 증거를 제시하며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압박했다. 12일부터는 이틀간 트럼프 측 변호인단이 반박에 나선다. 탄핵 심판 과정에 새로 공개된 자료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95만볼트 전기충격기를 들고 침입하거나, 평화적 권력 이양 절차를 진행한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겨냥해 교수대가 설치됐다거나,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의원들이 가까스로 폭도들로부터 벗어나 대피하는 모습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CNN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잇단 영상 공개에도 트럼프를 무죄로 만들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생생한 폭력 사태 현장을 목격하고도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를 유죄판결하는 데 더 가까이 간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탄핵 소추위원단의 잇단 증거 공개에 충격을 받긴 했지만 트럼프의 발언이 폭력 사태로 이어졌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본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의사당이 그렇게 짓밟힐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탄핵 표결에 대한 그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무죄에 찬성하는 표가 어제보다 더 많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이크 브라운 의원은 소추위원들의 발표에 눈을 떼지 못했다면서도 견해를 바꿨느냐는 질문엔 “절차에 흠결이 있기에 결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테드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가 시위대에 말한 ‘죽을힘을 다해 싸워라’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미국 정치인은 없다면서 트럼프와 폭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추위원들이 범죄자들의 끔찍한 폭력에 집중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트럼프의 언어는 선동에 대한 법적 기준에 한참 못 미쳤다”고 말했다. 론 존슨 의원은 전날 공개된 영상으로 마음이 흔들렸는지에 대한 질문에 “누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한 유죄 투표에 관해 묻자 “나는 그 사람들(폭도)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밝혔다. 팀 스콧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은) 5∼6명이 다일 것”이라 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의회 폭동 사태를 지난해 여름 인종 정의 시위와 비교하면서 당시 그 재판이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비판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당시 일부 폭력으로 변질된 시위를 독려한 민주당 측이 어떤 책임을 졌느냐고 물은 셈이다. 이런 언급들로 미뤄볼 때 트럼프가 탄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의 이탈표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리사 머코스키, 수전 콜린스, 팻 투미, 밴 새스, 밋 롬니, 빌 캐시디 등 6명 정도만 예상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 탄핵 절차가 합헌이라고 투표했던 캐시디도 아직 본인 뜻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탄핵 찬성론자인 롬니 의원도 각종 증거가 공화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지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수사” 배신 낙인에도 체니 ‘마이웨이’

    “트럼프 수사” 배신 낙인에도 체니 ‘마이웨이’

    “우리는 큐어논, 음모론, 백인우월주의 정당이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용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달 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리즈 체니(55) 공화당 하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파주의나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 지역구인 와이오밍주 공화당이 표결로 자신을 불신임했지만 “그(트럼프)는 역사상 어떤 대통령보다 강하게 취임 선서를 위반했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 갔다. 더 나아가 의회 난입 참사의 모든 관련자에 대해 “대규모 범죄 수사”가 있을 거라며 트럼프가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원에서 체니를 포함해 공화당 의원 10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졌는데 대부분은 이후 낙선운동 등 각종 역풍에 입을 닫았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의 ‘배신자’ 낙인에도 체니가 트럼프를 도려내 공화당의 가치를 복원하자고 적극 나서면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체니는 이날 인터뷰에서 “수개월간 트럼프는 부정 선거, 도둑맞은 대선이라는 생각을 퍼뜨렸지만 거짓말이었다”며 “이에 대해 솔직해야 2022년(중간선거)과 2024년(대선)에 승리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의 트럼프당에서 “코로나19 같은 국가가 직면한 도전을 처리할 수 있는 신뢰받는 진실의 정당”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당내 서열 3위’인 하원총회 의장으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은 거세다. 지난 3일 비공개 표결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체니는 총회 의장직에서 내려오라는 압박을 받았고, 와이오밍에서 이미 낙선운동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온다. 와이오밍은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68.2%)을 얻었고, 선출직 90명 중 78명(87%)이 공화당 소속인 보수지역이다. 1970년 이후 50년간 민주당 주지사가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선을 그었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탄핵을 앞두고 침묵으로 돌아서면서 체니 진영에서 적지 않게 당혹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럼에도 체니는 여전히 뚝심을 보이고 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체니에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체니는 “양심의 투표, 원칙의 투표였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체니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상원의원이라면 또 트럼프 탄핵에 찬성하겠냐는 질문에 “그렇게 믿으며 이미 (탄핵 찬성 투표를) 했다”고 답했다. 여전히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이 크다는 지적에는 “선거인단 개표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의사당 공격을 부추긴 사람”이라며 트럼프를 포용하는 대신 정책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향후 반트럼프를 기치로 삼은 체니에게 더 큰 역풍이 전망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체니가 ‘보수 거두’인 딕 체니(80) 전 부통령의 장녀이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이을 후보군에 들 정도로 유력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개혁 청사진이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체니에게 닥친 이번 위기가 외려 당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음모론 펼쳐 상임위 쫓겨난 그린 의원 “멍청이들이 자유시간 줬다”

    음모론 펼쳐 상임위 쫓겨난 그린 의원 “멍청이들이 자유시간 줬다”

    음모론을 신봉하는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상임위원회에서 축출되자 민주당 의원들과 그에 동조한 공화당 일부 의원을 싸잡아 ‘멍청이’라고 비난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37·조지아주) 하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민주당(+11) 멍청이 떼가 나 같은 사람에게 자유 시간을 준 걸 생각하면서 글자 그대로 웃으며 아침에 일어났다”고 썼다. 지난해 11월 당선된 그녀는 예산위와 교육·노동위에 배정됐는데 전날 230-199의 표결로 상임위에서 쫓겨났다. 공화당 의원 11명도 동조했는데 ‘+11’로 표기한 것은 이들을 가리킨 것이었다. 그녀는 “이 압제적 민주당 정부에서 보수 공화 의원들은 어차피 상임위에서 발언권이 없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임기를 시작한 그린 의원은 극우 음모론 ‘큐어넌(QAnon)’에 동조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총기 규제 세력이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켰다거나 9·11 테러 당시 국방부 청사에 충돌한 것은 항공기가 아니라 미사일 같은 발사체라는 음모론도 펼쳤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총에 맞아 죽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에도 서슴지 않고 좋아요!를 눌렀다. 복도에서 마주친 같은 초선의 민주당 하원의원 코리 부시(35·미주리주)에게 소리를 지르러나 겁박을 해 부시 의원과 참모들의 사무실을 옮기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 트럼프 승리를 주장해 온 것은 물론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소셜미디어에 적었다. 9·11 테러에 대한 음모론을 신봉하고 고교 총기난사 피해자를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찮았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공화당의 암”이라고 개탄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않은가. BBC의 북미 특파원 앤서니 저커는 미국 정당 역사에서도 다수당이 상대 당 의원의 선거 전 발언을 문제 삼아 상임위 배정 문제에까지 간여해 축출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그만큼 그린 의원이 의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공화당 일부가 동조한 것은 미국 정치권의 권력 재분배가 시작됐을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피플인 월드] 축출 위기 처한 ‘여자 트럼프’

    [피플인 월드] 축출 위기 처한 ‘여자 트럼프’

    각종 음모론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라고 불리는 공화당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47) 하원의원 때문에 미국 의회가 시끄럽다.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3일(현지시간) 그린 의원이 배정된 예산위원회와 교육·노동위원회에서 그를 배제하기 위한 표결을 4일 진행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민주당이 그린 의원의 배제를 공론화한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 선거’를 공개 지지하던 그가 지난달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게 직접적 이유다. 하지만 초선인 그는 지난해 조지아주 선거 운동 때부터 극우단체 큐어넌을 지지했던 과거 발언들이 공개되며 비판을 받아 왔다. 2018년 17명이 숨진 플로리다 고교의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총기 규제 여론을 자극하려고 벌인 자작극”이라고 했고, 2019년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축출하자며 “머리에 총을 쏘는 게 빠르다”고 주장한 페이스북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적기도 했다. 하지만 그린 의원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믿을 수 없게도” 정치후원금 17만 5000달러(약 1억 9500만원)가 모였다며 “민주당 폭도들로부터 내 의석을 지키기 위해 기부한 모든 애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썼다. 공화당 대다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세고,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에 대응하려면 의원 한 명이 아쉽다는 것을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미 하원, 의사당 금속탐지 거부 시 최대 1100만원 벌금

    미 하원, 의사당 금속탐지 거부 시 최대 1100만원 벌금

    공화 의원들 금속탐지기 거부하자 특단의 조치1회 위반 550만원, 2회부터 1100만원 부과3일 의회 난입 참사로 숨진 경찰관 추모 행사미국 하원 의원들이 워싱턴DC 의회의사당 회의장에 입장하기 전에 보안검사를 거부하면 최대 1만 달러(약 11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지난달 6일 발생한 미국 의회 난입으로 의사당에 금속탐지기 등을 설치하고 보안검사를 강화됐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이를 무시하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미 하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해당 벌금 조치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16명, 반대 210명으로 가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일 보도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했지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의원들의 몰표로 통과됐다. 보안검사 조치를 1회 어기면 5000달러(약 5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이후에는 회당 1만 달러를 내야 한다. 검사를 담당하는 의회 경위가 불응하는 의원에게 직접 벌금을 부과하며, 90일 이내에 벌금을 안 내면 의원의 월급에서 차감된다. 회의장 앞 금속 탐지기는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 직후 설치됐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금속 탐지기를 회피한 것은 물론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는 것도 반대했다. 의회 난입 참사와 같은 사건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 취임식장에 총기를 반입하겠다는 의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3일 오전에는 의사당 중앙의 로툰다홀에서 의회 난입 참사로 순직한 의회 경찰 브라이언 시크닉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전날 밤에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도 다녀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시크닉 경관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자유의 전당을 보호하는 임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은 영웅”이라고 칭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탄핵안 조만간 상원에, 펠로시 “다 잊자는 건 단합 아냐”

    트럼프 탄핵안 조만간 상원에, 펠로시 “다 잊자는 건 단합 아냐”

    내란선동 혐의로 미국 하원에서 가결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이르면 22일(현지시간) 상원에 송부될 수 있다고 CNN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방송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틀 만인 22일 트럼프 탄핵안을 상원에 보내는 방안을 하원 민주당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안을 며칠 안에 상원에 송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르면 22일이 될 수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의원 및 보좌진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이날 회견을 통해 송부 시점에 대해 똑 떨어지는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펠로시 의장은 “그들이 받을 준비가 됐다고 알려왔고 문제는 탄핵 심판을 어떻게 진행시키느냐는 것”이라면서도 “언제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조만간 송부될 것이라고 했다. 송부 시점을 분명히 내놓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탄핵안 송부로 상원의 탄핵 심판이 확정되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통합 및 위기대응 어젠다가 묻힐 수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이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취임했지만 21일 오후 현재 인준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밖에 받지 못했다. 의석이 50대 50으로 팽팽히 갈린 상원에서 원내대표 간 운영안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표결 진행에 앞서 100명 중 60명의 동의를 얻도록 한 규정을 고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의석은 절반씩 나눠 가졌지만 상원의장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겸하기 때문에 공화당은 민주당에 상원 다수당을 내준 처지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탄핵 추진이 바이든 대통령이 주창하는 통합에 저해되고 심지어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헌적이기도 하다는 공화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 다 잊고 새 출발하자고 하는 건 단합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건 단합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리조트 마러라고로 향했다. 하원의 탄핵소추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를 일주일 남긴 13일 가결됐으며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지난해 2월 탄핵이 추진됐을 때도 상원 송부에 한 달이 걸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바이든 “치유하려면 기억해야”…1호 행정명령은‘마스크 의무화’

    바이든 “치유하려면 기억해야”…1호 행정명령은‘마스크 의무화’

    “해리스 함께 간다” 인종차별 해소 의지암트랙 열차 아닌 비행기로 워싱턴 입성 취임식날 아침 여야 지도부와 미사 엄수15개 행정명령 서명 등 바로 업무 착수어둠이 깔린 19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 리플렉팅풀 주변에 있던 400개의 조명이 켜지고 워싱턴 내셔널 대성당에서는 400번의 조종이 울렸다. 4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희생자가 발생하기까지 추모는커녕 책임 모면에만 열중했던 ‘치욕의 트럼프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날,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은 리플렉팅풀 앞에 서서 “우리는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망자를 애도하고 남은 자의 상처를 보듬었다. 아픔을 공유하고 기억하는 것이 ‘하나 된 미국’을 향한 첫걸음임을 피력한 것이다.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 등 주요 도시의 유명 고층 건물들도 추모의 불을 함께 밝히는 등 환호 대신 엄숙한 분위기 속에 미 전역이 새 시대를 맞았다.첫 여성으로, 또 첫 흑인·아시아계로 부통령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도 “내 변치 않는 소망은 역경을 계기로 우리가 지혜를 얻는 것”이라며 “소박하게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 서로 마음을 조금 더 여는 것”이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워싱턴행에 앞서 바이든은 암으로 먼저 떠난 장남(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의 이름이 붙은 델라웨어주 뉴캐슬 공항의 ‘보 바이든 3세 주방위군 사령부’에서 눈물의 고별사를 했다. 그는 우선 아들을 추모하고 60년 터전인 델라웨어주에 감사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지난 4년 두 동강 난 국가 통합을 염두에 둔 듯 “지금이 암흑기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언제나 빛은 있다”며 “바꿀 수 없다고 말하지 마라. 희망과 빛,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 미국”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2009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함께했고, 이번엔 최초 흑인 여성 부통령 해리스와 함께한다’는 언급을 통해 해묵은 갈등의 원인인 인종차별 해소 의지도 드러냈다. 오랜 기간 국회의사당에 출퇴근하던 것처럼 암트랙 열차를 이용해 워싱턴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안상 이유로 비행기에 올랐다. 새 대통령을 맞이할 워싱턴이 축제의 장보다는 군사기지에 가까울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기 때문이다. 특히 2주 전 의회 난입 사태 이후 긴장 고조로 2만 5000명의 주방위군이 중심가를 봉쇄해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은 적막강산 상태나 다름없다. 버지니아주에서 워싱턴DC로 진입하는 대부분 교량이 폐쇄됐고 의사당을 둘러싼 2m 높이의 펜스에는 날카로운 면도날까지 부착한 레이저 철조망이 칭칭 감겼다. 이날 수사당국은 워싱턴 투입 병력 중 극우활동과 연관된 12명을 색출, 임무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백악관 인근의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취임 전 마지막 밤을 보낸 바이든은 취임식 날인 20일 오전 7시 여야 지도부와 미사를 드리며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미사에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함께했다. 대통령으로서 바이든의 임기는 정오(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127년 된 집안의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한 직후 시작됐다. 단합을 강조한 취임사 후 군 사열을 마친 바이든 부부는 트럼프 부부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 부부와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 후 백악관에서 15개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CNN은 바이든의 ‘1호 행정명령’이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히 외면했던 ‘마스크 의무화’라고 전했다. 테러 위협과 거리두기로 사라진 축하 인파 대신 20만개에 달하는 성조기 깃발 앞에서 거행된 취임식은 비상시국답게 많은 일정이 생략되거나 축소됐다. 오찬 취소는 물론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는 가상으로 진행됐고, 취임식 밤을 장식했던 무도회는 저녁 8시 30분부터 배우 톰 행크스의 사회로 진행하는 특별 행사로 대체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FBI “펠로시 의장 노트북 훔친 여성, 러 정보기관에 팔려고 해”

    FBI “펠로시 의장 노트북 훔친 여성, 러 정보기관에 팔려고 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의사당에 난입해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의 노트북을 훔쳐간 것으로 보이는 여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인데 해당 노트북을 러시아 정보기관에 팔아 넘기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조너선 룬드 FBI 특별수사관은 전날 저녁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라일리 준 윌리엄스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룬드 수사관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옛 낭만적 파트너가“ FBI에 연락해 윌리엄스가 펠로시 의장의 노트북을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려고 했다”며 “그 뒤 러시아의 해외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SVR)’에 그 장치를 팔 계획이었다”고 제보했다. 제보자는 “컴퓨터 장치를 러시아에 보내려던 계획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발됐다”며 “윌리엄스가 여전히 그 컴퓨터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파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FBI는 제보자의 연락을 받고 난동 사태 당시 찍힌 영상과 대조해 윌리엄스가 의사당 안에서 펠로시 의장의 집무실로 통하는 계단 위로 폭도들을 안내하는 듯한 장면을 확인했다. 윌리엄스는 현재 도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워싱턴 DC에 도착했지만 의회 혼란 사태 와중에는 따로 움직였다고 FBI는 파악하고 있다. 그의 모친 웬디 윌리안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자택을 찾아온 요원들에게 “딸이 집에 돌아온 뒤 가방을 싸서 집을 떠났다. 2∼3주 정도 떠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한 뒤 행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난동 사태 이틀 뒤에 펠로시 의장 측은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던 노트북 한 대를 도난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윌리엄스가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장비가 이 노트북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영국 ITV는 지난 16일 유튜브를 통해 윌리엄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22세 간병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ITV에 따르면 윌리엄스의 모친은 딸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와 극우파 사이에서 인기있는 인터넷 게시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딸과의 정치적 대화를 피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FBI는 당시 의사당에 있었음을 자백(?)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자랑한 시위 참가자들을 집중 추적 중이라고 뉴욕 포스트는 보도했다. FBI는 14만장의 셀피를 확보해 275명 이상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 중 100명 이상을 기소했다. FBI는 셀카 속 인물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SNS 회사와 통신사의 도움을 받지만, 얼굴 인식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제보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출신인 한 시위 참가자는 사진을 알아본 전처의 제보로 체포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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