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펠레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98
  • [FIFA선정 준비된 영웅들] (1) 포르투갈 호나우두

    [FIFA선정 준비된 영웅들] (1) 포르투갈 호나우두

    월드컵은 준비된 신예들이 영웅으로 발돋움하는 무대다. 세계 축구 무대를 평정한 ‘황제’ 펠레(브라질)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그랬고, 현재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선 호나우두와 호나우디뉴(이상 브라질)도 월드컵을 통해 샛별에서 큰별이 됐다. 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도 독일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큰 샛별들을 선정했다. 이들 영스타를 시리즈로 살펴 본다. 국내팬에게는 박지성(26)의 팀 동료로 친숙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21·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는 이미 18살이던 2003년 8월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전격 ‘맨유’로 스카우트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10대 선수로는 최고액 이적료(1750만 유로)를 기록했고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미남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적 후에는 134경기에 출전,25골을 뽑아내며 웨인 루니와 함께 맨유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포르투갈 청소년대표팀(21세 이하)에서 맹활약하며 세계 축구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조국에서 열린 유로2004를 통해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자리를 굳혔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루이스 피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낙점된 것. 포르투갈 대표팀에선 30경기에 출전,12골을 터뜨렸고 독일월드컵 예선 12경기에선 모두 선발로 나서 7골을 넣었다. FI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월드플레이어’ 최종 후보자 명단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린 호나우두는 지난해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시상에서 전세계 팬들에 의해 ‘올해의 젊은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 현란한 드리블, 전방으로 한 번에 내주는 긴 패스, 측면 돌파 후 올려 주는 크로스 등 흠잡을 데 없는 개인기와 무회전 프리킥이 강점이다. 때로 개인기 탓에 팀 플레이를 깨뜨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왼쪽 혹은 오른쪽 날개로 출전, 반대편의 루이스 피구와 함께 ‘황금 날개’를 펼칠 전망이다. 호나우두는 특히 웨인 루니(21·잉글랜드)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21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신설된 최우수신인선수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젊은층에 인기폭발 ‘트랙탑’

    젊은층에 인기폭발 ‘트랙탑’

    야구 WBC 4강,6월 독일 월드컵 등 굵직한 행사로 스포츠 의류시장에 ‘트랙탑’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트랙탑은 트레이닝복 스타일로 등에 ‘Italy’,’Brazil’ 등의 국가 이름을 붙인 재킷이다. 일명 ‘저지’로도 불린다. 활동성이 강한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월드컵 트랙탑’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아디다스는 브라질·프랑스·네덜란드 등의 트랙탑을 팔며, 푸마는 브라질 트랙탑을 마케팅에 넣었다. 특히 펠레 얼굴이 페인팅된 펠레 트랙탑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아디다스와 푸마, 펠레 트랙탑은 8만 4000원. 국가별 트랙탑은 5만 5000∼11만 5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잘 팔린다. 이런 트랙탑은 브랜드 자체 매장이나 백화점·할인점 등에서 살 수 있다. 김익수 그랜드백화점 스포츠바이어는 “트랙탑은 젊은이들이 즐기는 청바지와 스니커즈 등의 패션 아이템과 잘 어울리고 편하게 입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스포츠 마니아의 계절’ 용품 마케팅 후끈

    ‘스포츠 마니아의 계절’ 용품 마케팅 후끈

    스포츠 소식이 많은 계절이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의 영웅 하인스 워드와 2006 독일 월드컵 임박,WBC 4강 진입과 프로야구 개막 등…. ‘각본 없는 드라마’, 즉 승리 낭보에 마니아의 가슴도 달아오른다.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체도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동대문운동장 인근 스포츠용품점에도 고객방문 열기가 후끈하다. 유통업체는 벌써 스포츠 매장을 확대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것이다. 월드컵 출전 국가의 국기와 로고가 프린팅된 공식 유니폼과 트랙탑, 공인 축구공과 축구화, 무릎 보호대와 골키퍼 장갑, 축구 영웅 펠레 시리즈, 붉은색 응원복이 대표적 상품이다. 요즘 매장엔 야구 마니아의 발길도 잦아졌다. 야구 방망이와 글러브, 야구공 등 기본적인 것은 물론 운동장에서 보고 즐기는 소형 TV와 망원경도 관심을 끌고 있다. 유통업계는 예년과 다른 큰 스포츠 행사에, 매출 신장 그래프를 상상하기만 해도 즐거움이 다가선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월드컵열기로 스포츠의류·용품 ‘함박웃음’ 올해는 유독 스포츠 이슈가 많다. 야구는 지난달 세계야구클래식(WBC) 4강 진입에 이어 시즌이 시작됐고, 일본에서는 이승엽 선수가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는 리그 2호골로 6월 독일 월드컵때의 활약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독일 월드컵은 2002년 서울 월드컵 ‘4강 신화´의 기대로 국민들의 개막 기대 심리는 무척 크다.3월에 시작된 스포츠 시즌은 독일 월드컵때까지 그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벤트가 많으니 당연히 유통업체들도 희색이 만면이다. 마케팅 전략을 짜느라 한창 바쁘다. 매장 등에는 독일 월드컵 출전국가의 로고를 새긴 트레이닝복과 붉은색 응원복, 축구화와 축구공의 매출이 벌써부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김석주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여성캐주얼 바이어는 “월드컵이 독일에서 열리지만 관련 상품 매출은 2002 한일월드컵 보다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펠레 시리즈 매장 개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의 푸마 매장은 축구 영웅 펠레의 로고와 디자인이 들어간 운동화·트레이닝복·가방·티셔츠 등으로 구성된 ‘펠레 시리즈’를 갖춰 인기를 끌고 있다. 펠레 운동화는 8만 4000∼9만 4000원, 펠레 티셔츠 3만 4000∼3만 7000원, 펠레 가방은 4만 7000∼5만 4000원이다. 휠라는 가수 김종국을 모델로 내세워 붉은 색에 월드컵 관련 로고가 새겨진 응원용 티셔츠를 1만 9000원에 판다. 애경백화점은 3층 스포츠아웃도어 매장에서 아디다스·푸마·프로스펙스·휠라 등의 월드컵 용품을 판다. 나이키 축구공 3만 9000원, 축구화 5만 9000원, 무릎보호대 3만 2000원, 골키퍼 장갑 1만 9000원, 축구 양말은 8200원에 나와 있다. 아디다스 축구공은 보급용 2만 9000원부터 선수용 15만원까지 다양하다. 월드컵 로고가 새겨진 수영복도 팔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축구용품의 경우 4월달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5% 늘었다. 롯데마트는 20일부터 전국 43개 점포에서 월드컵 존을 구성, 월드컵 관련 용품을 집중 판매할 계획이다. 대표 상품으로 나이키코리아의 국가대표 공식 유니폼은 7만 9000원, 월드컵 공식 응원복 1만 4800원, 독일 월드컵 공식 엠블럼 면티를 9800원에 판다. 축구공은 아디다스 팀가이스트 글라이더 2만 7000원, 나이키 머큐리스피드 2만 9000원을 비롯해 다양한 가격대에 나와 있다. ●응원엔 역시 붉은악마 유니폼 현대백화점은 “붉은 악마 공식 응원복인 베이직하우스의 ‘REDS,GO TOGETHER’ 티셔츠(1만 9900원)가 하루 평균 200장 정도 팔린다.”고 매장 분위기를 전했다. 붉은색 티셔츠, 탱크 탑, 핫 팬티 등 붉은색 계열의 캐주얼 의류도 점점 인기를 더하고 있다. 김석주 바이어는 “월드컵이 임박할수록 붉은색 계열의 티셔츠·팬티 등의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홈플러스는 대한축구협회(KFA)의 공식 쇼핑몰을 개설했다. KFA의 응원 티셔츠(1만 4800원)와 붉은악마 응원티셔츠(1만 9900원) 등으로 축구 마니아를 유혹하고 있다. 응원복과 트레이닝복을 9900원부터 5만 5000원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축구공이 축구 용품 가운데 판매 실적이 가장 좋다. 홈플러스는 “축구공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정도 늘었다.”며 콧노래를 불렀다. 매장 관계자는 “다소 비싸더라도 유명 브랜드의 축구공 매출이 3∼4배나 좋다.”며 “아디다스와 나이키 축구공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랜드마트는 전점에서 6월 말까지 각종 ‘스포츠 기획전’을 통해 10∼30% 싸게 판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브랜드에서 공인구인 팀 가이스트 15만원, 축구공 2만∼4만원, 축구화 4만∼12만원 등에 판매한다. ●야구 용품도 쏠쏠… 지난달 WBC대회 이후 야구 용품의 매출이 쑥 늘었다. 홈플러스는 “야구 관련 매출이 전년대비 600% 이상 신장하는 등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야구공과 글러브로 이뤄진 기획 세트 등을 보강,3000원∼5만원대에서 팔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은 야구용품 특별가로 방망이와 글러브 세트를 1만 9800원에 균일가 판매한다. 그랜드마트 이윤기 스프츠바이어는 “각종 구기종목 시즌 개막으로 운동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20% 정도 늘어났다.”며 “운동 용품은 꼭 필요한 것을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개막된 야구를 현장에서 즐기는 데 필요한 용품들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제대로 보기 위해 소형 망원경(1만 9000∼4만 3000원)과 휴대용 2.5인치 TV(18만원), 아이돌 MP3(11만 9000원) 등도 많이 찾고 있다. ●TV도 덩달아 잘 팔려 응원용품의 경우 다음 달부터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 고객들이 월드컵 응원도구를 직접 사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월드컵의 생생한 경기를 안방에서 보며 응원할 수 있는 대형 TV들도 잘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경인 7개점의 경우 4월 들어 LCD·PDP TV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었다. 고태원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가전바이어는 “LCD나 PDP 등 프리미엄 TV는 화면이 넓고 선명해 스포츠 경기 관람에 제격이다. 올들어 가격 인하와 맞물려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축구의 모든 것 보여드려요”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는 세계 최대 축제로 꼽히는 월드컵 개막이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당연히 월드컵 관련 방송 프로그램도 국내에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한국 축구대표팀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세계 축구 전반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끈다. 논픽션 전문 Q채널은 월드컵 특집 13부작 ‘열정과 승부의 신화, 축구’를 6일부터 매주 목·금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한다. 축구의 기원과 역사, 미래, 사회에 미친 영향 등 A부터 Z까지 축구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았다. 1부 ‘그라운드의 별들’에서는 20세기초 영국의 전설적인 스타였던 빌리 메레디스, 오스트리아 국민영웅 마티아스 신델라,‘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등에서부터 설명이 필요없는 ‘축구 황제’ 펠레,‘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아트사커 지휘관’ 지네딘 지단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족적을 남긴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2부 ‘축구의 기원’은 1863년 축구협회의 탄생과 더불어 축구가 영국에서 출발, 다른 나라에 어떻게 전파됐는지 등을 살펴본다.3부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은 세계 최고 브라질 축구를 철저하게 해부하는 시간이다. 화려함에 가려졌던 브라질 내 인종차별주의와 폭력도 조명된다. 국경을 초월해 외교관 노릇을 하는 축구의 역할을 짚어보는 4부 ‘세상을 바꾸는 축구의 힘’에 이어 유럽, 아프리카, 남미에서 어떻게 축구가 발전했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주는 5∼8부도 호기심을 끈다. 또 프로 클럽과 대표팀의 관계(9부), 축구와 언론의 관계(10부),FIFA 등 막후 실세(11부), 축구 관련 비극(12부)도 짚어본다. 마지막 13부 ‘미래’에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공동주최했던 한국과 일본의 축구사를 돌아보며 3세기째를 맞은 축구가 나아갈 방향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쉬어가기˙˙˙] 호나우두 “플라티니는 싸구려 기회주의자”

    호나우두(30·레알 마드리드)가 최근 자신을 비판한 펠레와 미셸 플라티니에 대해 13일 한 인터뷰에서 각각 ‘싸구려 기회주의자’오 ‘질투심 많은 사람’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고. 앞서 펠레는 “경기 외적인 면에서 매우 복잡하고 산만하다.”며 호나우두의 사생활을 문제삼았고, 플라티니 역시 “수년 간 살이 너무 많이 쩠다.”며 비판을 가했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부쩍 는 호나우두는 최근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 페널티킥을 실축해 망신을 당했다.
  • [쉬어가기˙˙˙] 호나우두 “내 사생활 언급한 펠레, 황당”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간판스타 호나우두(29·레알 마드리드)가 ‘황제’ 펠레(66)를 맹비난했다고.10일 AP통신에 따르면 호나우두는 스페인 카데나 SER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펠레가 쓸데없는 말을 하고 다닌다. 관심 둘 필요도 없다.”며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앞서 펠레는 “복잡한 사생활이 호나우두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선공을 날렸었다.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축구가 준 ‘둥근 세계화’

    ‘세계화’라는 말이 축구에서 비롯됐다면 과장일까. 축구는 펠레와 마라도나 등 수많은 슈퍼스타와 빛나는 경기들을 밑거름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한 덩어리로 묶었다. 전쟁과 기아, 석유파동 등과는 달리 축구는, 그리고 월드컵은 ‘현실적인’ 물리력의 충돌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름다웠다. 당장 우리의 관심을 돌아보자. 언제 우리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토고를, 또 그 나라의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알 수 있었겠는가. 스위스와 프랑스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의 맞상대라는 이유로 세 나라의 정치·경제는 물론 인문지리에까지도 우리 관심의 폭은 넓어졌다. 아마 열혈 축구팬들이라면 이번 월드컵에 진출한 그외 나라들의 사정에 대해, 그리고 개최지 독일의 여러 유서깊은 도시들에 대해 섬세한 촉수를 드리우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짚어보고자 하는 건 축구가 각국의 민족주의와 연결되면서, 더욱이 ‘극우적 민족주의 열풍’으로까지 확대 해석되면서 축구장의 열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시선이 정당하다고 믿는다.‘제국 대 식민’이라는 대립구조의 20세기부터 인류는 민족주의 혹은 그 쌍생아인 인종주의에 대해 우울한 기억을 갖고 있다. 침략과 패권의 민족주의와 이에 저항했던 수난의 역사는 당시 인류에 뼈아픈 상흔을 남겨 놓았다. 이는 21세기에 들어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문명의 충돌’이라는 이름으로 지구를 더 어둡게 만들었다. 이러한 민족주의의 상흔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로서는 자국의 승리를 목청껏 외치는 강렬한 함성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축구와 월드컵을 생략한 21세기를 잠시 상상해 보면, 이러한 우려를 좀더 슬기롭게 새로운 차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축구는 승패를 다투는 경기다. 더욱이 월드컵은 국가 대항전이다. 자연스레 민족적 열기를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축구장의 대립은 ‘상징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승패를 두고 실제 다른 나라를 제압했다거나 민족의 숙원을 풀었다는 식의 마음은 일부의 극단주의자의 몫일 뿐이다. 오히려 축구와 월드컵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세계와의 간격을 좀 더 좁힐 수 있다. 서로에 대해, 그리고 그 많은 나라의 사람들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애정마저 가지게 되는 것이다.‘축구로 인한 세계화’는 서구우월주의를 앞세운 정치·경제적 재편이라는 어두운 세계화에 견줘 얼마나 아름다운가. 축구장의 민족주의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 이유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쉬어가기˙˙˙] 펠레 “사우디 결승간다”

    월드컵 전망과 관련해 헛다리 짚기로 유명한 ‘축구황제’ 펠레가 이번엔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월드컵 결승에 오르길 기대했다고.25일 사우디 영자일간지 ‘아랍뉴스’에 따르면 펠레는 제다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브라질과 사우디가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 펠레는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 기고에서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일본이 16강에 진출했지만 이번에는 두 팀의 역할이 뒤바뀔 것”이라고 썼다.
  • 생명의 미래/에드워드 윌슨 지음

    20세기 인구 증가 패턴은 세균의 번식 속도에 가까웠다. 반면 동식물종들은 인간이 등장하기 전보다 100배 이상이나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거대 열대림의 반이 베어졌다. 언젠간 무수한 종의 열매를 매단 지구라는 푸른 나무도 벌거숭이가 되고 말 것이다. 경제발전과 환경보호라는 두 가지 절박한 문제를 함께 풀 순 없을까. 사회생물학을 창시한 미국의 세계적인 과학저술가 에드워드 윌슨(하버드대 생물학과 펠레그리노 석좌교수)이 쓴 ‘생명의 미래’(전방욱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는 이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의미있는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류가 환경위기의 병목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핵심 화두로 ‘관리인 정신(stewardship)’을 꼽는다. 자연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미래 세대와 지구에 함께 사는 모든 생명의 것으로 그것을 잠시 관리하고 있을 뿐인데 그 관리인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1만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쉬어가기˙˙˙] 월드컵 조편성 경매 쪽지는 가짜

    독일월드컵 조편성에 쓰인 것으로 추정, 인터넷 경매에 나왔던 추첨 쪽지가 진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23일 “경매에 올라온 쪽지는 진품이 아니라 테스트용으로 사용된 것들”이라고 발표. 이번 경매에서 독일 국가명이 적힌 쪽지는 5만 6000유로(약 6700만원)까지 치솟았고 브라질 쪽지도 2500유로를 호가했다. 이 해프닝은 한 독일인이 조추첨 행사장을 청소하다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32개 국가명이 적힌 오렌지색 쪽지를 주운 뒤 인터넷에 ‘베켄바워와 펠레가 뽑은 쪽지’라는 광고를 내 비롯됐다.
  • 마라도나, 난동부리다 체포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5)가 22일 브라질 탐 조빔 공항에서 난동을 부려 체포됐으나 5시간만에 풀려났다. 그는 이날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하얀 펠레’ 지코의 초청으로 동료 3명과 함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자선 축구경기에 참석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으나 공항 터미널을 착각하는 바람에 탑승구에 너무 늦게 도착했다. 탑승 절차가 끝나 이미 탑승구 문이 닫혔으나, 마라도나는 비행기로 통하는 통로의 문을 부수는 등 난동을 피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마라도나는 “보안 요원이 얼굴에 총을 겨눠 욕을 하긴 했지만 폭력은 휘두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평소 친밀한 이웃나라지만 축구에서만은 피 튀기는 경쟁관계에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관계에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라도나와 함께 공항에 있었던 동료들도 “면세점에 있다가 ‘탑승이 시작됐다.’는 방송에 탑승구로 갔는데 눈앞에서 문이 닫혔다.”면서 “분노는 정당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마라도나는 훼손된 물건을 보상키로 합의한 뒤 풀려났다.1997년 은퇴 이후 코카인 및 알코올 중독, 비만 등에 시달린 마라도나는 토크쇼 사회자로 활동하면서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펠레·크루이프등 왕년의 별들 총출동

    펠레, 크루이프, 마테우스 등 세계적 축구스타들이 포함된 2006독일월드컵축구 본선 조 추첨자가 확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일 오전 4시15분부터 진행될 독일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 앞서 32개국의 운명을 가를 8명의 조 추첨자를 8일 발표했다. 명단에는 개최국 독일의 축구영웅 로타어 마테우스(44)를 비롯해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스타 요한 크루이프(58),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65)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별들이 이름을 올렸다. 아프리카에선 ‘불굴의 사자’ 카메룬 대표로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대회 역사상 최고령(42년39일) 득점 기록을 세운 로저 밀러(53)와 1998년,2002년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루카스 라데베(36)가 조 추첨자로 선정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인 나카야마 마사시(38)가, 북중미 대표로는 1994년부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서 뛴 미국의 코비 존스(35)가 뽑혔다. 자국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 우승 멤버인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카랑뵈(35)도 조 추첨자로 나선다. 한편 조추첨은 1그룹 먼저 시작해 3그룹,2그룹 순서로 진행되며 한국이 속한 4그룹은 맨 마지막에 이미 3개 팀이 결정된 조의 마지막 팀으로 합류하게 된다.우리 시간으로 10일 새벽 5시40분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일곱빛깔 자유, 하와이!

    일곱빛깔 자유,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과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오하우 섬만을 하와이로 생각한다면 그건 하와이에 대한 커다란 실례다. 쪽빛 바다에서 펼쳐지는 달콤한 허니문이 하와이를 상징하기는 하지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도 유황냄새를 풍기며 용암이 꿈틀거리는 거대한 활화산이 있고, 하얀 눈이 덮인 산위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운해를 뚫고 4000m가 넘는 산위에 올라가 하늘 가까이에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세계 3대 천체관측소가 있으며, 겨울철 출산을 위해 찾아온 고래가 뛰노는 모습을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하와이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135개의 하와이 군도 중 빅아일랜드로 불리는 하와이섬과 마우이 섬을 추천한다. 빅아일랜드는 하와이의 모든 섬들을 합친 크기의 2배, 제주도의 7배에 이르는 거대한 섬이다.‘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지난달 29일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장소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거대한 자연이 살아 숨쉬는 ‘에코투어(친환경적 관광)’의 명소 하와이로 떠나보자. 글·사진 하와이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시간을 거슬러 열대속으로 마치 다른 세상에 떨어진 느낌이다. 하와이섬(빅아일랜드)의 코나(Kona) 국제공항에 내리자 서울에서 입고 온 긴팔 셔츠가 버겁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오후에서 다시 오전으로, 계절과 시간을 거꾸로 거슬렀다. 한국보다 시차가 무려 19시간이나 늦어 오후 8시 출발했지만 코나 도착시간은 같은날 낮 12시였다. 거의 하루라는 시간을 되돌린 셈이다. 열대 리조트를 연상케하는 아담한 공항에 내리자 ‘레이’(Lei)라고 불리는 울긋불긋한 꽃목걸이가 도착을 축하한다. 하와이 주화(州花)인 하이비스커스(붉은색 무궁화 계통의 꽃)로 만든 것이다. 공항을 나와 먼저 숙소인 ‘페어몬트 오키드 라우나 라니’ 호텔로 향했다. 코알라 코스트를 따라 가는 길은 마치 제주도를 뻥튀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검은 화산 용암이 식어 굳어진 검은 현무암 위로 도로가 나 있고, 해발 4205m의 마우나케아 산 인근에는 수많은 오름이 솟아 있다. 도로 주변의 현무암 바위에 흰돌로 예쁘게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은 모습들이 이채롭다. 페리도트(감람석)가 박힌 돌들이 길가에 널려 있다. 하와이에 도착하면 먼저 ‘알로하’(Aloha·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손인사를 배우는 것이 우선. 주먹을 쥐고 오른손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펴면 그것이 ‘감사합니다’라는 수화다. 운전 중 길을 양보받거나 했을 때 요긴하게 쓰인다. 현지에서는 하와이 고유 언어가 널리 쓰이는데 모음 5개, 자음이 7개. 모음으로 끝나는 단어의 대부분은 하와이어라고 보면 된다. 언뜻 보기에는 배우기 쉬울 것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다.‘알로하’가 ‘안녕하세요’라는 뜻은 물론 ‘사랑한다’,‘미안하다’로 쓰이는 등 한 단어가 여러가지 뜻을 품고 있고, 물고기 이름 중 읽기도 쉽지 않은 ‘흐므흐므누쿠누쿠아쿠아’도 있다. # 구름을 뚫고 별을 쏘다 빅아일랜드의 첫 관광은 마우나케아 산의 천체 관측투어. 일몰과 별을 보기 위해 오후 3시30분 호텔을 나섰다. 마우나 케아까지는 동서관광도로인 새들(Saddle)로드를 따라 지그재그형 도로를 거슬러 2시간가량 산을 올라야 한다. 마우나 케아는 흰산이라는 의미로 12월부터 5월까지 산 정상은 흰 눈으로 뒤덮이고 이곳에서 스키를 즐긴다고 한다. 해발 2700m 지점에 이르자 차가 산 중턱에 걸린 구름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압차로 귀가 멍하다. 구름을 통과하자 활동을 멈춘 수많은 크고 작은 분화구와 드넓은 대지를 덮고 있는 풍성한 목초 등 발아래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과 진홍빛으로 물든 구름이 환상적이다. 해발 3000m 지점에 있는 오니주카(Onizuka) 센터는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리저 호 폭발 때 희생된 코나 출신의 우주 비행사 이름을 딴 안내소다. 일반 차량은 여기까지만 가능하며 정상까지는 4륜 구동차가 아니면 걸어갈 수밖에 없다. 정상에 있는 ‘WM켁 천문 관측소´는 우주 정보를 수집하는 세계 3대 천체 관측지. 해발도 높지만 주위에 불빛이 없어 별빛을 확실하게 관측할 수 있다. 산 정상은 겨울에 스키와 스노보드를 탈 수 있다.4륜 구동차가 리프트 대용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겨울에는 스키와 수영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산에 오를 때는 해발이 높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두꺼운 점퍼와 장갑 등을 지참해야 추위에 떨지 않는다. # 산책길에 만난 바다거북 아침 산책길에 바다거북을 만났다. 페어몬트 오키드 라우나 라니 호텔(fairmont.com/orchid) 앞 해변을 산책하던 중 바다거북이 검은 자갈 해변을 엉금엉금 기어 올랐다. 바다속에 들어가면 더 많은 거북을 볼 수 있다. 호텔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 바다속으로 들어갔다. 하와이 원주민이자 와이키키 비치보이 출신인 엉클 칼라니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유리알처럼 투명한 바다속에 뛰어들었다. 해변에서 불과 10m쯤 헤엄쳤을까. 눈 앞에 바다거북과 각종 열대어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호텔에는 편의시설도 많다. 하와이 특유의 개성이 가득한 호텔 외관과 벽이 없는 야외 스파가 인상적인 곳으로 2개의 고급 호텔,2개의 최고급 골프장과 백사장을 갖췄다. 골프장은 국제대회가 개최될 정도의 최고 시설로 사우스 코스의 15번 홀은 바다를 가로질러 티샷을 할 수 있다. 객실료는 가든뷰와 오션뷰에 따라 299∼2699달러까지이며, 골프장 이용료는 195달러지만 투숙객은 130달러다. # 활화산 속을 걷다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침일찍 호텔을 나와 힐로(Hilo) 지역에 있는 볼케이노스(화산)국립공원에 오르자 검은땅이 갈라진 틈에서 하얀 수증기와 함께 유황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화산 국립공원의 용암지대를 차로 달려 화산섬의 생성과정을 목격하는 것은 빅아일랜드 관광의 최대 압권. 킬레우에아 화산은 1983년에도 폭발을 일으킨 적이 있으며 지난 170년 동안 30번이나 용암을 분출한 기록이 있는 활화산이다. 마치 곧 폭발을 일으킬 것처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지름 4.5㎞, 깊이 120m의 거대한 분화구와 검은 용암이 식어 이뤄진 화산지대 등을 보면 감탄이 쏟아진다. 지구의 생명력과 함께 자연의 신비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원주민들이 숭배하는 화산의 여신 ‘펠레’가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할레마우마우(Halemaumau)분화구는 세계 최대이자 가장 활발한 화산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용암이 흘러 나온다고 한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무조건 차량 1대당 10달러로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Chain of Craters)로드를 따라 분화구를 돌아보는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먼저 화산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킬라우에아 비지터 센터를 들러 그 앞에 펼쳐진 거대한 분화구를 감상한 뒤 용암터널 등을 돌아보면 좋다. 화산에서 40㎞ 남쪽에 있는 푸날루(Punaluu) 흑사해안은 화산 폭발로 흘러나온 용암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에 오면 지나칠 수밖에 없는 곳이 1847년 존 파커에 의해 시작된 파커목장. 면적이 무려 2억 7500만평(여의도의 270배 정도)에 이르는 미국 최대의 개인 소유 목장으로 7만마리의 소들이 방목되고 있다. 특히 코나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커피가 생산되는 유명한 코나 커피의 산지다.198g짜리 커피 한봉에 10∼20달러 정도. # 무지개가 아름다운 마우이섬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가 마우이섬 하늘에 걸렸다. 카훌루이 공항에 내려 라하이나 해변을 따라 달리던 중 저멀리 이아오 계곡에 무지개가 반겼다. 호놀룰루 공항이나 코나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마우이섬은 해양스포츠를 즐기며 느긋하게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와이 국내선은 소형 프로펠러 항공기가 운항하며, 자리는 자유석이다. 마우이섬은 하와이에서 두번째로 큰 섬으로 섬 전체가 마치 사람의 상반신과 비슷한 형상을 지녀 ‘하와이안 슈퍼맨’으로 불린다. 라하이나 앞바다는 알래스카 등지에 있던 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찾는 곳으로 전세계에서 고래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올로발루 지역은 파도가 적당해서 초보자들이 서핑을 즐기기 좋아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어디에서나 쉽게 무지개를 볼 수 있다. 그래서 하와이의 별칭이 ‘레인보우 스테이트’다. 자동차 번호판도 무지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카아나팔리 해변은 아름다운 석양을 즐기는 포인트. 해안선을 따라 태양이 구름과 바다와 어우러져 붉게 타들어가는 일몰은 잊지 못할 장관을 연출한다. 그래서 해질녘이면 연인들이 석양을 감상하거나 허니무너들이 웨딩촬영을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해변에 있는 고급하얏트 리젠시 마우이 리조트(maui.hyatt.com)는 멋진 해변의 일몰을 감상하며 하와이의 밤을 보낼 수 있는 곳. 특히 저녁마다 폴리네시안 훌라쇼와 댄스쇼가 펼쳐지는 루아우(성찬) 디너쇼는 최고의 인기 코스다. 이곳은 세계 최대 휴화산인 할레아칼라가 대표적인 관광지. 높이 3055m, 분화구의 직경이 33.8㎞에 이른다. 풀 한포기 없는 적회색의 광대한 분화구 내부는 지구가 아닌 다른 혹성에 온 듯 신비롭다. 이곳은 나사 우주비행사의 훈련지이자 각종 영화가 촬영됐다. 아침일찍 일출을 보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재수가 좋은 날에는 희귀종이자 하와이 주새인 ‘네네새’를 볼 수도 있다.‘네네’하며 운다고 해서 네네새로 불린다. 대부분 사람들은 일출을 본 뒤 자전거를 타고 산을 내려가는 하이킹을 즐긴다. # 하와이에서 아쉽게 못해본 것들 하와이에서 꼭 해보고 싶었지만 못해 본 것을 꼽는다면 로프를 타고 낭떠러지 사이를 건너는 할레아칼라 스카이라인 투어, 헬기를 타고 거대한 분화구와 화산을 둘러보는 헬기투어, 푸른 바다속에 들어가 열대어와 돌고래를 보는 잠수함 투어, 석양을 바라보며 즐기는 선셋 칵테일 크루즈, 할레아칼라 ATV(산악 오토바이), 윈드서핑, 패러세일링, 승마, 산악자전거 등이다. # 미리 알고 떠나세요 미국 대사관이 하와이로 허니문을 떠나는 신혼부부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간소화했다. 한진관광, 현대드림투어, 롯데관광 등 6개 지정 여행사를 통하면 30일 이내에 인터뷰를 통해 10년 기한의 여행 비자가 발급된다. 하와이는 해양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24도로 연중 어느때라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대기중 습기가 적어 쾌적하다. 날짜 변경선을 통과하기 때문에 시차는 하와이가 19시간 늦지만 한국시간을 5시간 빠르게 한 전날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한국이 오전 9시이면, 하와이는 전날 오후 2시다. 전압은 110볼트이며,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 경우 ‘011+82+0을 뺀 지역번호+전화번호’를 누르면 된다. 인천공항에서 호놀룰루까지 대한항공이 주 4회 직항편을 운항한다. 매주 수, 목, 토, 일요일 오후 8시에 출발, 같은날 오전 8시30분에 도착한다. 하와이 전문 블루하와이 여행사(www.bluehawaii.co.kr·02-319-0022)는 빅아일랜드와 오하우, 오하우와 마우이섬을 돌아보는 4박 6일 상품을 262만∼299만원에 판매한다. 하와이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7-0033.
  • 에로틱 문학의 역사/알렉상드리앙 지음

    만일 여인들이 잠자리에서 파업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원전 411년 고대 그리스 레네엔느에서 공연된 한 연극을 보면 그 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작품에서 주인공 리시스트라타는 아테네 여인들을 광장에 불러모아 그 여인들이 펠레폰네소스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방법은 특별한 향수를 뿌리고, 허리띠 없는 드레스를 입고 남편들을 감언으로 유혹하는 것. 그리고 욕정을 느낀 남편들에게, 그들이 전쟁을 평화로이 종결짓지 못하는 한, 성행위를 거부할 것이라고 맹세케 한다. 여인들이 이를 맹세하는 장면을 에로틱하게 묘사한 이 작품이 고대 에로티시즘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아리스토파네스의 ‘리시스트라타’이다. ‘에로틱 문학의 역사’(알렉상드리앙 지음, 최복현 옮김, 한숲 펴냄)는 이처럼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진행된 에로스문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현대 초현실주의 에로티시즘까지 수천년 역사와 함께 이어져온 에로틱 문학 작품들을 집대성하여, 하나하나 소개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람과 성에 관한 우리의 의식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어떤 외설과 포르노가 당대 대중들을 사로잡았는지 살펴본다. 아테네식 희극에서 밀레토스의 콩트, 라틴 고전문학의 에로티시즘, 중세 사랑의 풍자희극, 르네상스 시대 극도로 상스러운 말을 썼던 작가들, 브랑톰의 ‘바람둥이 귀부인들’, 보들레르와 검은 비너스 예찬, 아라공의 성적 드라마 등 시대별로 에로틱 문학의 흐름을 점검하면서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가 에로틱과 음란을 구분하는 방법이 재미 있다. 에로티시즘은 육욕을 바람직한 시각으로 보고, 이를 아름다움 속에서 보여준다. 반면 음란함은 육욕을 비하하고, 불결하고 저속한 어휘로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된다.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숨은 봉사 20년… 코미디언 한무

    [어떻게 지내세요]숨은 봉사 20년… 코미디언 한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기억 속에서 잊혀진 사람입니다.” 코미디언 한무(65)씨.1979년 MBC-TV ‘청춘만세’로 데뷔해 올해로 26년째 연기인생을 맞는다. 늘 부담 없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연기로 남녀노소와 세대를 초월해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한씨는 최근 대한민국 연예예술상(한국 연예협회 주관) 시상식에서 연예봉사상을 수상했다.20년 넘게 소리소문 없이 장애인들과 함께 해온 결과다. 적어도 매주 한번씩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있는 곳을 찾아 ‘원맨쇼’로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한씨는 노무현 대통령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주위에서는 그런 이유로 TV 출연을 못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많다. 지난 주말 서울 홍은동 자택 인근에서 한씨를 만나 이에 대해 먼저 물었더니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지요.”하면서 껄껄 웃는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난 다음에는 그런 얘기를 더 많이 들어 정말 난감하다고 했다. 또 노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에는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요즘 TV 출연이 뜸해 팬들이 궁금해한다고 하자 “각종 행사 참석과 봉사활동으로 너무 바쁩니다.”면서 “지난해 TV 코미디 프로 ‘웃찾사’에 한번 출연했더니 젊은 개그맨들과 호흡이 안 맞아 세대차이를 실감했어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금수강산이나 재미있는 비디오를 제대로 볼 수 있나요.”하면서 “맹도견을 볼 때마다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라고 했다. 한씨는 멀쩡한 팬들의 악수를 거절해본 적은 있지만 장애인들을 보면 먼저 달려가 손을 잡는다고 했다. 아울러 봉사활동을 나갈 때마다 “여러분 건강하고 부자되세요.”라는 말을 꼭 잊지 않는다고 했다. “장애인 한 사람의 박수는 천 명의 박수보다 더한 감동으로 와닿거든요. 정말 가슴이 찡합니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걸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미예요. 남을 도와주면 그날 하루는 굉장히 기분이 좋거든요.” 한씨는 평양 출신.1945년 일곱 형제들과 함께 월남했다. 그래서 같은 동네에 모여 살고 있다. 포장마차에서 형제들과 자주 만나 술잔을 맞댄다.“처가집과 화장실은 멀어야 한다는 얘기는 이제 꽝이에요. 아파트 생활인데요 뭐. 가족은 가까이에서 자주 만나야 돼요.”라고 했다. “요즘 후배들이 연기를 안 하는 것 같아요. 몸짓과 발짓, 큰소리로 웃기려고만 해요. 옛날에는 넘어지면 왜 넘어지느냐고 했거든요. 요즘에는 막 넘어지고 있어요.”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조현석 기자의 맘대路 멋대路] 묘향산 단풍교향곡

    [조현석 기자의 맘대路 멋대路] 묘향산 단풍교향곡

    가을 여인의 자태가 이보다 더 매혹적일까. 묘향산이 내뿜는 화사하고 해맑은 정취가 새삼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곱게 갈아 입은 묘향산은 마치 단아한 한복을 차려입은 조선의 여인네 형상이다.‘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던가. 묘향산에 한번 노니는 것이었지(平生所欲者何求 每擬妙香山一遊)’라던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의 노래처럼 가을 묘향산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평양과 묘향산에서의 짧았던 3박 4일. 은행 나뭇잎이 길가를 노랗게 수놓은 평양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묘향산의 화사한 가을이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좀더 머물며 그곳의 아름다운 가을을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 자유롭게 그 곳에 갈 수 없다는 게 못내 안타까울 뿐이다. 평양 시민과 자유롭게 인사 나누며 묘향산에서 단풍 나들이를 즐길 그날은 언제 올까. 하늘이 유달리 높고 푸르렀던 평양과 묘향산의 가을 속으로 안내한다. 글 사진 평양·묘향산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1 서울에서 평양까지 묘향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지도상 거리로도 서울∼대구 정도쯤. 서울에서 평양까지 비행기로 55분, 평양에서 묘향산까지 버스로 2시간 정도로 바삐 움직이면 서울에서 당일 여행도 충분할 것처럼 보인다. 22일 오전 9시35분.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평양에 제공된 페인트 등 외장재 활용 등을 점검하기 위해 꾸려진 ‘평양·묘향산 방문단’ 130여명을 태운 대한항공 9815편이 인천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출발했다. 서해 직항로를 따라 북으로 기수를 돌린 지 55분.“북한 진남포 지역에 상륙했습니다. 조금 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라는 기장의 짤막한 안내 방송에 이어 비행기는 평양 순안공항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땅 평양은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짧은 비행끝에 도착했다. 공항은 한적하고 깔끔했다. 활주로에는 구소련 제 투볼레프 기종의 고려항공 여객기 10여대가 눈에 띄었다. 트랩카의 계단을 내려 공항 버스로 갈아탄 뒤 김일성 주석의 사진이 걸린 대합실에 들어섰다. 짐을 찾은 뒤 간단한 수속을 밟고 공항을 빠져 나왔다. 수속은 통일부에서 내준 ‘방문증명서’를 보여주는 것으로 쉽게 끝났다. #2 노랗게 물든 평양 거리 평양 시내로 들어 가는 길은 그리 낯설지 않다. 추수를 막 끝낸 한가한 농촌의 풍경이다. 논밭 사이로 볏짚을 나르는 농부와 논 위에 듬성듬성 쌓여 있는 볏가리는 어린시절 외갓집 가는 길을 연상케 한다. 길가에 하얀 억새가 바람에 한들거리고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오갔다. 멀리 농촌 문화주택지라고 불리는 3∼4층짜리 건물들이 보인다. 버스에 동승한 북측 안내원은 차량 이동중 사진촬영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모르는 것은 정확하게 알도록 안내원에게 물어봐 주십시오. 그리고 떠날 때는 아름다운 추억만 남기고 가시라요.”라며 인사한다. 얼마전 다녀온 개성의 안내원보다는 사뭇 세련(?)돼 보였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22㎞, 버스로는 20∼30분 걸린다.1998년에 건설된 9·9절 거리를 지나 평양시내 입구인 금성거리에 들어섰다. 멀리 항일투쟁열사들의 묘역이 있는 대성산을 지나자 사람들을 가득 실은 궤도 전차와 무궤도 전차가 분주하게 오갔다. 잿빛 콘크리트 건물뿐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분홍빛으로 칠한 아파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거리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인상적이다. 중심가인 승리거리에는 인민대학습당(도서관),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목재를 안쓰면서 조선시대 건축미를 재현해 놓은 것”이라는 안내원의 자랑이 이어진다. 낮 12시. 숙소인 양각도 국제호텔에 도착했다. 양각도 호텔은 대동강 가운데 있는 양각도 섬에 지어진 호텔.48층짜리 호텔은 특등에서 3등실까지 100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2등실 1박이 150유로다. 호텔앞에는 9홀짜리 골프장을 갖추고 있다. 방에서는 대동강변의 전경과 멀리 둥근 텐트모양의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170m 높이의 주체탑, 유경호텔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평양 관광은 김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 고향집,82년 건립된 개선문, 주체탑 등 대부분 김일성 주석의 항일 운동, 혁명 사업 등과 관련돼 있어 남측 사람들은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밤이 깊어오자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리랑’ 공연이 시작됐다.10만명이 동원된 대규모 공연이다. 공연을 본 한 남측 관람객은 “일부 이념적인 내용을 빼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스케일의 공연”이라고 촌평했다. #3 평양에서 묘향산까지 23일 오전 8시 버스는 서둘러 묘향산으로 향했다. 일요일이어서 거리는 한적했고, 평양역 등 역들은 등산복 차림의 시민들로 가득했다. 묘향산과 구월산, 원산 성도현, 함경북도 칠보산으로 단풍 구경을 가는 사람들이다. 평양에서 묘향산까지는 160㎞. 버스로 순안공항과 숙전, 안주를 거치는데 왕복 4차선이 깔려 있어 2시간 만에 도착했다. 묘향산의 지명은 평안북도 향산군 향암리. 묘향천과 청천강이 합쳐지는 곳이다. 숙박시설은 14층 규모의 피라미드식 특급호텔인 향산호텔이 있다. 향산호텔에 짐을 푼 뒤 1.5㎞떨어진 탐밀봉 기슭의 국제친선전람관을 돌아봤다.78년 개관한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선물 박물관’이다. 청기와 지붕의 박물관은 김 주석 부자가 북한을 방문한 178개국 국빈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 21만 9370여점(2004년말 현재)이 전시돼 있다.“선물을 하나 보는데 1분씩만 잡아도 모두 보려면 1년 6개월이 걸린다.”는 게 안내원 설명이다. 모두 150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선물 중에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지난 98년 방문때 선물한 금 황소와 62년 역도산으로 알려진 김신락이 선물한 ‘벤츠’ 승용차, 펠레가 선물한 축구공 등이 눈에 띈다. 전람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며, 입장시 덧신을 신어야 한다. #4 가을향기 그윽한 묘향산 묘향산 등반길을 따라 난 향산천의 물빛이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바닥에 깔린 조약돌이 파란 하늘 빛을 받아 쪽빛으로 빛난다. 등산로는 5개의 등산로 가운데 만개의 폭포가 있다는 만폭동(萬瀑洞). 입구에서 무릉폭포, 비선폭포,9층폭포까지 4㎞다. 신향산 지구에 있는 이 등산로 사이로 곧게 뻗은 소나무와 그 사이로 빨갛게 물든 단풍 나무가 반긴다. 길가에서는 등산객, 소풍 나온 아이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입구에는 ‘명승지 입장료금 적용에 대하여’라는 간판과 함께 어른 40원, 어린이 20원, 외국인 25달러라는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허봉순(24) 안내원이 등반길에 함께하며 휴대용 마이크로 설명을 늘어놨다. 묘향산이라는 이름은 이 곳에 많이 자생하는 향나무와 측백나무가 그윽하고 묘한 향기를 내뿜는다 해서 유래됐다고 한다. 최고봉인 1909m의 비로봉을 비롯해 화강암으로 된 웅장한 봉우리와 기암괴석, 맑은 계곡과 폭포가 절경을 이룬다.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서곡폭포. 만폭동의 일만폭포가 시작되는 ‘교향곡’의 서곡이라는 뜻이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물줄기가 약했지만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빛난다. 이어 하무릉폭포를 지나 나무꾼 총각들이 경치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쉬었다고 해서 붙여진 무릉폭포를 만났다. 폭포 위 무릉소에는 청정어종인 버들치가 산다고 한다. 등산로는 생각보다 가팔랐다. 바위를 파내어 계단처럼 길을 냈다. 40분쯤 산길을 오르자 ‘만폭동 8선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은선폭포가 나오고 여기에 아담한 정자 은선정이 나온다. 정자 앞에는 ‘묘향산은 천하제일 명산’이라는 김 주석의 글이 새겨진 바위가 보인다. 지난 91년 이 곳을 다녀간 김 주석의 지시로 92년 새긴 글귀다. ‘쉬었다 가자.’며 푸념하는 일행을 안내원이 남측에도 많이 알려진 ‘휘파람’을 부르며 달래준다. 감칠맛나는 노랫가락에 다시 힘이 솟아난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유선폭포와 그 사이를 잇는 유선다리, 은정폭포를 지나 장수바위에 이르자 북측 안내원이 다음 일정때문에 여기까지만 오른다며 하산할 것을 종용한다. 유선폭포는 길이가 60m에 이르는데 팔담우에서 비탈진 수직벼랑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만폭동 절경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아쉽지만 2시간의 짧은 등반을 마친 뒤 보현사를 보기 위해 올라간 길을 거슬러 내려왔다. 산 아래있는 보현사는 ‘부처의 도덕’을 맡아본다는 보현보살의 이름으로 명명된 사찰.1042년 정종 8년에 굉확(宏廓)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가 다시 복원한 건물이다. 대웅전으로 들어가려면 조계문, 해탈문, 천왕문 등 3개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첫 관문인 조계문은 불교의 조계파에 속하는 절간문이라는 뜻이며, 두번째 문인 해탈문은 모든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다. 보현사 팔만대장경 보존고에는 팔만대장경으로 처음 찍은 판본 6793책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심경이 있다. 묘향산에서 내려오는 길 만폭동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한 시인의 글귀가 귓가를 스쳤다.‘만폭동 오름길은 십리도 못되는데 한낮이 기울도록 못다올랐네, 오르자니 무릉폭포 걸음 붙들고, 머물자니 유선폭포 어서 오라 부르네, 저 해를 멈춰세워 백날 보면 다 볼가, 하루해가 짧은 줄 예 와서 알겠구나.’ #5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 관광길에 만난 북측 사람들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평양 학생소년문화궁전에서 자수를 배우는 최향미(8)양은 수줍음이 많지만 예의가 무척 바른 소학교 2년생. 질문을 던지면 한땀한땀 집중해 만들던 호랑이 자수를 그 자리에 놓고 벌떡 일어나 또박또박 대답한다.“방과후에만 두달반째 만들고 있습니다.” 가야금을 배우는 여중생 김향순(13)양은 사진촬영을 하는 기자가 신기한듯 보며 애써 웃음을 참는 모습이 예쁘다. 평양 민족식당의 종업원 정은심씨는 20대 초반의 처녀. 불고기를 불판에 구워주면서 틈나는 대로 무대에 나가 노래를 불러준다. 그녀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부르는 ‘휘파람’에 손님들이 잠시 젓가락질을 멈춘다.“고등중학교때 학생궁전에서 배웠다.”는 노래 솜씨는 가수 뺨칠 정도로 수준급이다. 묘향산 향산호텔의 종업원 이은실씨는 저녁식사를 하는 손님들과 함께 노래를 하며 흥을 돋워준다. 끝날무렵에는 어깨동무를 하며 ‘다시만나요’라는 북한 가요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힌다. 역사박물관 안내를 맡은 김옥순씨는 해박한 역사지식과 함께 유머도 풍부하다. 조선시대 유물관을 지날 즈음 “조선시대 유물은 다 남쪽에 있는데 통일되면 그때 유물을 보면서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라며 재치있게 넘긴다. ●여행메모 북측의 공식 외국환은 유로화지만 상점 등에서는 달러가 통용된다.1유로가 북한돈 170원. 양강도 국제호텔 객실의 TV에는 BBC방송과 일본, 중국 방송 등 여러개의 채널이 나온다. 전화는 남측만 빼놓고 전세계 모든 국가의 통화가 가능하다. 숙박료는 2등실 1박이 150유로다. 향산호텔은 사우나와 안마, 노래방, 당구장 시설 등을 갖췄다. 사우나는 2유로, 안마는 50분에 15유로. 숙박료는 1박에 100∼200유로. 먹을거리는 평양에서는 옥류관의 평양냉면, 평양단고기집의 단고기 등이 유명하고, 묘향산은 향산호텔의 팔색 송어 요리가 유명하다.
  • 이야기꾼들이 뒤집어 본 신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종교 연구가인 카렌 암스트롱은 ‘절대적으로 유일하고 정설인 신화는 없다.’고 단언한다. 신화란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주기 때문이 아니라 유효하기 때문에 진실인 것이며, 시대와 상황이 변함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유효하게 변경되는 것이 신화의 존재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유효한 신화는 어떤 모습일까. 각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이 참여해 역대 신화들을 재조명하는 세계적인 출판 프로젝트로 주목받아온 ‘세계신화총서’가 6년 간의 준비끝에 1차분 3권을 내놓았다.20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의 기자회견에 맞춰 전 세계 31개국에서 동시 출간된 ‘세계신화총서’(문학동네)는 1999년 스코틀랜드 케넌게이트출판사의 수석편집자이자 발행인인 제이미 빙이 기획한 것으로 2038년까지 모두 100권을 만드는 거대 프로젝트다. 출판사는 작가들을 섭외하고, 원고량(한국판 기준 200쪽 내외)을 정해줄 뿐 다루는 신화의 내용이나 형식은 전적으로 작가의 판단에 맡긴다. 그리스, 이슬람, 힌두, 남미 신화 등을 총망라하며, 픽션 혹은 논픽션으로 다뤄진다. 지금까지 확정된 필진은 카렌 암스트롱(영국),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 재닛 윈터슨(영국)빅토르 펠레빈(러시아), 데이비드 그로스만(이스라엘), 치누아 아체베(나이지리아), 도나 타트(미국), 밀튼 하툼(브라질), 이언 매큐언(영국), 키리노 나츠오(일본), 수 통(중국)등이다. 이밖에 올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오르한 파묵(터키)과 이사벨 아옌데(칠레),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 토미 모리슨(미국)등의 작가와는 현재 계약이 진행중이다. 이번에 출간된 3권은 기존 신화서들과 차별되는 이 시리즈의 방향성과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제1권으로 나온 카렌 암스트롱의 ‘신화의 역사’(이다희 옮김, 이윤기 감수)는 1만 2000년 인류 역사를 아우르는 신화 개론서이면서 동시에 이 시리즈의 의미를 설명하는 입문서 노릇을 톡톡히 한다. 서구문명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그 대안으로 신화의 복귀를 제시하는 저자의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페넬로피아드,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김진준 옮김)는 서양 문학 최고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통쾌하게 뒤집은 소설이다.‘눈 먼 암살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페니미즘 문학의 대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오디세우스의 헌신적이고 정숙한 아내 페넬로페의 시각에서 역마살과 여성편력, 영웅 콤플렉스 등 오디세우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다룬다. 열 두명의 시녀들이 등장해 동요, 연극,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한 재판 장면 등을 보여주며 오디세우스의 비밀을 폭로하는 대목은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적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무게, 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는 ‘21세기의 버지니아 울프’로 칭송받는 재닛 윈터슨의 소설이다. 올림포스 신들에 저항한 벌로 지구를 떠받치게 된 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 등 고대 그리스의 두 영웅을 불러낸다. 번역을 맡은 소설가 송경아는 옮긴이의 말에서 “(아틀라스는)소외된 자, 침묵하는 자, 누구도 짊어질 수 없는 무게를 견디면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자”라면서 “재닛 윈터슨은 작가의 권능과 세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아틀라스에게 동반자와 자유를 준다.”고 썼다. 각 권 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코치

    2002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홍명보 축구협회 이사가 신임 딕 아드보카트호에 코치로 전격 합류했다. 아드보카트 감독 요청에 적지 않은 고심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던 홍 신임코치는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누구보다 자신을 꿰고 있는 핌 베어벡 코치와 이회택 기술위원장의 설득을 받아들였다. 홍 코치는 아직 지도자 경험이 부족하다. 그러나 흐트러진 선수들의 정신적 구심체로서 그만한 적임자가 없음은 분명하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도 그동안 그가 대표팀 주장으로서 보여줬던 통솔력과 카리스마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한 것으로 여겨진다. 홍 코치는 한국 축구계에서 보기 드문 화려한 경력을 쌓아 왔다. 한국 선수중 A매치 최다출장(135회) 경력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데다 이제 코치로서 월드컵에 한번 더 출전한다면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축구인으로 손꼽힐 것이다. 또한 세계 올스타에도 4차례나 뽑혀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으며 지난해는 국제축구연맹(FIFA)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세계의 위대한 축구인 100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베켄바워·펠레 등과 함께 FIFA 선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축구 발전은 물론 세계 축구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축구 행정가로서 첫걸음을 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2일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과 대한축구협회가 실시한 2급 지도자 교육을 받아 본격적인 지도자 길에도 들어섰다. 당시 2급 지도자 교육에서 주 강사를 맡았던 필자는 홍 코치가 지닌 지도자로서의 우수한 자질과 해박한 지식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봤다.여기에 선수 시절의 풍부한 경험과 더불어 세계적 명장 아드보카트의 지휘하는 기법 등을 배운다면 차세대 한국 축구의 무거운 짐들을 덜어낼 특급 지도자가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다 베어벡·고트비·홍명보 코치 등 2002년 신화를 창조한 황금 멤버가 다시금 의기투합함으로써 이제 어수선했던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틀이 잡힌 셈이다. 다음달 12일에 치러질 이란전을 시작으로 8개월 동안 한 치의 빈틈없는 준비로 내년 독일에서도 다시 한번 힘찬 ‘대∼한민국’의 함성이 메아리치기를 기원한다.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youngj-cho@hanmail.net
  • 프루덴셜 아시아본부 한국에 설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 투자은행인 프루덴셜 파이낸셜 그룹이 외국 투자은행 중 처음으로 한국에 자산운용부문 아시아 지역본부를 설립하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합동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스티븐 펠레티어 프루덴셜 국제투자부문 회장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교식 재경부 홍보관리관이 전했다.프루덴셜 아시아지역 본부는 내년 1월1일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며, 다음주 서울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된다. 프루덴셜은 또 한국투자공사(KIC)와 업무를 협조키로 함으로써 KIC의 외국투자 등 자금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 관리관은 말했다.이에 앞서 한 부총리는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국의 IMF 쿼터(투표권 지분) 확대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입 문제 등을 협의했다. 한 부총리는 현재 0.77%인 한국의 IMF 쿼터를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게 늘려야 한다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스노 장관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韓·日 축구대표팀 감독 엇갈린 운명

    ‘동병상련에서 엇갈린 운명으로’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 참패로 조 본프레레(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론이 또다시 불거진 가운데 코임브라 지코(52) 일본대표팀 감독과의 비교론도 도마에 올랐다. 두 감독의 공통점은 별로 없다. 나이는 둘째 치고 한 사람은 유럽에서, 또 한 사람은 남미에서 잔뼈가 굵었다. 본프레레의 보잘것없는 선수 경력에 견줘 지코는 한때 ‘하얀 펠레’라고 불릴 만큼 브라질의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본프레레가 지난 1991년 벨기에의 클럽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 나이지리아와 중동을 거치며 아시아축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반면 지코는 그 1년전 선수생활을 시작으로 일본에 발을 들인 뒤 93년 J-리그 출범 전후로 프로 감독을 맡으며 일본프로축구의 ‘대부’로까지 불렸다. 공통점이 있다면 사령탑 취임 이후 부진한 성적과 자질론에 휘말리며 ‘동병상련’을 겪었다는 사실 정도. 본프레레 감독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하는 등 전술 부재를 드러내며 경질론에 시달리는 사이 지코 감독도 같은 달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5월 기린컵에서 연패를 당하며 극에 달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초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을 계기로 엇갈리기 시작한 둘의 운명은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통해 분명하게 갈라졌다. 동아시아대회에서 본프레레 감독은 ‘안방 꼴찌’로 망신당한 데 이어 17일 사우디와의 리턴매치에서도 0-1로 패해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여론은 그에게 독일월드컵 본선을 맡길 수 없다는 쪽으로 이미 기울었다. 축구협회도 오는 23일 기술위원회를 소집, 감독 경질 여부를 포함해 한국축구 전력 향상을 위한 총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아시아대회 직후 ‘팬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지만 감독 경질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한 기존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젊은 피’를 앞세워 동아시아선수권에서 2위의 성적표를 받아든 뒤 지난 17일 안방에서 이란에 2-1로 설욕하며 조1위 독일행 티켓을 탈환한 지코 감독은 어느새 일본 축구의 영웅 자리를 되찾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지코 재팬’이라는 구호가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갈라진 라이벌 양국 감독의 운명. 독일에서 둘이 만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