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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작통권’ 간담회 주미대사관에 통보 안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분야의 협의 통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펜타곤에서 열린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 등에 대한 기자회견과 관련, 주미 한국대사관 등 한국 정부는 제대로 통보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은 8일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국 특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 과정과 미 국방부측의 참석자, 미국 측의 간담회 개최 의도 등을 ‘역취재’하는 수준이었다. 미 국방부측이 한·미동맹의 핵심 문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면서도 사전에 한국 대사관측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전에도 한·미간의 갈등은 있었지만 관계당국간에는 불평이나 문제점들을 논의하는 의사소통이 있었고 주요 문제와 주요 발표 등에 대한 사전 의견 교환과 정보교환은 중단되지 않았었다. 주미대사관 무관부에서 일부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잘 몰랐고 진행 상황에서 미국측과 원활한 의견 및 정보 교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두나라 협의 라인이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쉽게 묻기도 껄끄러울 정도로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낳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두나라의 당국자들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확대·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언론에 나돌고 있는 잘못된 인식들을 바로잡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간담회는 결과적으로 미 국방부가 2008년 이후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을 검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자리가 됐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언론이 문제의 확대 재생산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dawn@seoul.co.kr
  • 美 “작통권 2009년 이양”

    美 “작통권 2009년 이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오는 2009년 한국군에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양을 계획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의 고위관계자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전시작전권이 이양되면 한·미연합사는 해체된다.”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각자 독자적인 사령부를 갖는 데 대해 양국 정부가 이미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0여년 동안 한반도 방위의 구조를 이뤄온 한·미연합사라는 한·미동맹의 기본 틀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됐다. 한국측은 전시작전권 이양 시점으로 2012년을 제의했다. 이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한국, 일본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하면서 “한국군은 앞으로 한반도 방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미군은 지원 역할만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규모를 더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감군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며 사령부와 지원병력에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전투력에도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이양하더라도 한국군이 독자적인 C4I(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능력을 갖출 때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dawn@seoul.co.kr
  • [전시 작통권 환수 논란] “주한미군 추가감축 가능성”

    [전시 작통권 환수 논란] “주한미군 추가감축 가능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과 미국 사이에 계속돼 온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논란이 가닥을 잡으면서 양국 동맹의 미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의 고위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펜타곤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 기자들을 초청해 전시작전권 이양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의 현안들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독자적인 2개의 사령부 체제 전시작전권 이양은 한·미연합사라는 한·미동맹의 기존 틀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전시작전권이 한국으로 이양되면 한·미연합사가 해체된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연합사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각자 독자적인 사령부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군은 앞으로 한반도 방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미군은 지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2개의 병렬적인 지휘체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유엔사령부는 존속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임하는 유엔사령관은 계속 미군의 4성 장군이 맡을 것임을 시사했다. ●주한미군 추가 감축 불가피?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이양받으면서 역할을 확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은 감소된다고 할 수 있다.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에 따라 2008년 이후에 사령부와 지원병력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지상군을 줄이는 대신 해군과 공군 위주로 재편되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의미있는 수준의 감축은 없다.”고만 말했다.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 문제는 한·미 양국의 각종 협상에서 미국측에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 국방부는 8일 “감축이 아닌 조정의 문제”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한·미간에는 현재 2008년까지 주한미군 1만 2500명을 줄여 2만 5000명 수준을 유지한다는 합의에 따라 감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2만 5000명 유지’라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시 증원군 불투명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미군의 전시 증원군 전개가 전시작전권 반환 계획에 명시될 것이냐는 질문에 “군사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시 증원군 전개는 미군의 참전이 결정돼야 이뤄지는 것이다. 미군의 참전 여부는 미 의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한·미 국방 당국이 실무 차원에서 관련 계획을 짜놓을 수는 있으나, 미국의 참전을 전제로 한 전시 증원군 전개를 명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정부는 최근 들어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개념을 강력 부인하는 등 미군의 자동개입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양시기는 ‘과정’의 개념으로 이달 들어 한국과 미국 사이에 큰 논란이 돼 왔던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양 시기와 관련해서는 새 해법이 마련되고 있다.2009년(미국측)이냐 2012년(한국측)이냐의 단절된 양자선택 대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계속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개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행사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것이 C4I 능력. 한국측 안과 미국측 안의 3년이라는 시차도 사실상 한국군의 C4I 능력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C4I는 지휘(Command), 통제(Control), 통신(Communication), 컴퓨터(Computer), 정보(Information)를 의미하는 약자로 현대전을 수행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들이다. 또 독자적인 C4I 능력을 구축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미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2009년부터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전적으로 행사하기 바란다면서도 C4I 지원은 미군이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dawn@seoul.co.kr
  • 4세대 전쟁에 준비안된 美 ‘좌불안석’

    세계 최정예 군대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보잘 것 없는 무장집단 헤즈볼라에 쩔쩔매는 것을 보고 워싱턴과 미 군부도 덩달아 좌불안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31일 전했다. 미군이 새로운 전쟁 양상에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을 비롯, 다른 지역 테러리스트들이 헤즈볼라의 항쟁 방식을 보고 배울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같은 적과 맞상대하는 방법을 미리 익혀두어야 한다는 교훈을 미군 지도부가 되새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헤즈볼라의 전쟁 수행 방식은 이른바 ‘네트워크 전쟁’으로 요약될 수 있는 4세대 개념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전통적으로 수행하는 ‘국가 전쟁’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존 아르퀼라 미 해군대학 교수는 “우리는 지금 국가와 네트워크간의 첫번째 위대한 전쟁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갈수록 커지는 네트워크 전쟁의 힘이 미국의 안보를 흔들 정도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전쟁에선 장성부터 사병까지 엄격한 위계질서로 묶여 있는 반면, 네트워크 전쟁은 지휘 계통을 평면화해 권한이 분산돼 있고 기민하며 임기응변에 능한 특성을 갖는다.”고 정의했다. 이 점이 헤즈볼라의 저항을 효율적으로 만들며 추적이나 타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울러 헤즈볼라는 인터넷을 통한 선전 선동에 능해 이를 실제 화력과 결합하면 그 위력은 배가된다는 것이다. 클린턴 정부 시절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일했던 대니얼 벤저민은 “정보의 방대함은 저항세력의 분명한 특징 중 하나”라며 “이라크 저항세력은 헤즈볼라의 성공 사례를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이를 인터넷에 띄워놓고 모방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서 실전 경험이 있는 한 군부 지도자는 “헤즈볼라는 땅굴과 벙커를 파고 휴대전화, 무선, 심지어 메시지를 직접 전하는 전령까지 운용하는 등 도청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중앙 통제없이 각자 독립적·유기적으로 연결된 소규모 조직으로 나누어 최대의 재미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펜타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군이 이란과 맞섰을 때 이란이 헤즈볼라를 훈련시켰던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싸우려 들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對)테러 업무에 종사하는 군의 한 관계자는 “승리감을 고취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이는 우리를 지원하고 테러리스트를 배격하는 ‘말없는 다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펜타곤 관료주의가 美 안보의 敵?

    펜타곤 관료주의가 美 안보의 敵?

    1개 비행대대(10∼18대) 규모의 신형 전투기를 개발·구입하는 데 20년씩 걸리는 나라. 서류 하나가 장관 책상까지 전달되려면 17단계를 거쳐야 하는 곳. 다름아닌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미국 국방부(펜타곤)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001년 ‘관료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방부 개혁에 나섰지만 펜타곤의 현실은 정반대로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펜타곤의 관료주의’가 최첨단 신형 무기를 도입하는 데 걸림돌이 되면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치명적 존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기 가격의 ‘뻥튀기’가 예산 초과의 원인이며, 의회 군사위원회가 국방부의 방만한 예산 운영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실전에 배치된 미 공군의 미래형 주력 전투기인 ‘F-22A 랩터’. 국방부가 1986년 록히드 마틴사에 개발 제안을 한 후 20년이 걸린 것이다.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2010년에야 미 공군은 주문한 전량을 확보하게 된다. 무려 24년이 걸리는 셈이다. 국방부는 당초 F-22A 전투기를 811억달러에 648대를 주문했다. 그러나 20년이 걸리면서 대당 가격은 1억 2500만달러에서 3억 61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국방부는 당초 주문량의 4분의1에 불과한 181대만 구입했다. 펜타곤이 도입하려던 첨단 무기들이 모두 같은 운명을 밟고 있다. 우주 적외선 위성시스템(SBIRS)은 대당 8억 2000만달러에서 34억달러로 315%나 비용이 증가했다. 비용이 늘다보니 당초 5대를 도입하려고 했으나 3대로 줄었다. 미 육군 등 전투병에게 도입할 컴퓨터 전투장비는 826억달러에서 1275억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국방 예산에 부담이 되고 있다.2001년 9·11테러 전 3000억달러(약 300조원)였던 미 국방 예산은 5년만에 5000억달러(약 500조원)를 넘었다. 현재 미 해군은 신형 잠수함과 구축함 개발 비용으로 1500억달러를, 공군은 전투기 재편 비용으로 3200억달러를, 육군은 지상군 전투장비를 디지털로 대체하는 데 1300억달러를 각각 쓰고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4월 미국이 도입하는 23개 신형 무기 시스템의 예산 초과액이 23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펜타곤은 지난해 무려 80억달러라는 거액의 보너스를 무기 하청업체들에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럼즈펠드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으로 규정한 ‘펜타곤의 관료주의’는 느린 의사결정, 책임 회피,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마저 매년 30억∼40억달러의 세금을 낭비하는 조직이라고 개탄했었다. 미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사의 전 최고경영자인 노먼 오거스틴은 뉴욕타임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단 1명의 소비자(국방부)가 장악하는 곳이 바로 무기 시장”이라면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무조건 이 소비자에게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위산업의 경우 민간 기업과 달리 신형 무기를 개발하는 단계부터 국가 예산으로 비용을 부담한다. 그는 “새로운 무기 도입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와 중단할 때 그리고 예산을 늘리거나 심지어 삭감할 때조차 돈이 새고 있다.”고 말했다. 부패와 비리가 끊이지 않는 미 군수산업의 현실인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바다속 괴물과 더위 식혀볼까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TV에는 벌써부터 더위를 식혀줄 납량특집물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액션채널 수퍼액션이 28일부터 매주 수·목 오후 8시50분 방송하는 해양 미스터리 시리즈 ‘서피스’(SURFACE)는 바다속 괴생명체와 인간의 승부를 다룬 시리즈물로 눈길을 끈다. 이 시리즈는 미국 NBC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 초까지 방영된 최신물로, 방영 당시 저녁 시간대 성인 시청률에서 비스포츠 부문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보통의 미스터리 시리즈들이 생물체의 정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는 데 반해 이 시리즈는 괴생명체의 정체뿐 아니라 이것을 대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잠수정 하나가 산산조각이 난 장면으로부터 시리즈는 시작한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해양생물학자 로라 도트리가 잠수 탐사에 나섰다가 깊은 바다 속에서 처음 보는 생명체를 목격한다. 한편 뉴올리언스에 사는 보험설계사 리치 코넬리는 동생과 함께 멕시코만으로 잠수 여행을 갔다가 괴생명체에게 동생이 끌려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보게 된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14세 소년 마일스는 바다에서 젤리 같은 알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와 부화한 생명체를 식구들 모르게 은밀하게 키운다. 시리즈는 이들 3명의 주인공이 괴생명체의 비밀에 접근하는 방식을 추적한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괴생명체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정부기관의 태도는 모호하다. 정부기관 소속 과학자인 알렉산더 서코 박사와 펜타곤 요원인 데이비스 리는 철저하게 이 비밀스러운 생명체의 보안을 지키려 한다. 시리즈는 괴생명체가 바다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기형적인 포유 동물인지, 인간에 의해 DNA 변형이 일어난 재앙적인 생명체인지, 아니면 외계에서 온 또 다른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상상을 유도한다. 미스터리 요소뿐 아니라 비밀을 찾고 있는 쪽과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요원 사이의 화끈한 추격전도 볼 만하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9월부터 이라크 철군

    美 9월부터 이라크 철군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오는 9월 2개 전투여단 철수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현재 전투 병력의 3분의 2를 대폭 감축하는 초안을 펜타곤 비밀 브리핑에서 보고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조지 케이시 사령관이 지난 주 펜타곤 브리핑에서 현재 14개인 미군 전투여단 숫자를 내년 여름 7∼8개로 감축한 다음 같은 해 말 5∼6개로 줄이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9월에는 순환근무가 끝나는 2개 전투여단이 새 병력으로 대체되지 않고 이라크를 그대로 빠져 나간다. 이에 따라 미군 기지 역시 현재 69곳에서 올해 안에 57곳, 내년 6월 30곳, 내년 말 11곳으로 크게 줄어든다. 보통 1개 여단은 3500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라크 주둔 미군의 전투여단은 전체 12만 7000명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미군은 전투여단 외에 병참, 정보, 훈련, 공습 등 지원 여단들을 거느리고 있다. 관리들은 이라크 보안군의 치안 능력 강화, 수니파를 중심으로 한 저항운동 강도, 중부 6개지역 밖으로 저항이 확산되느냐에 따라 이같은 초안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초안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을 뛰어넘는 규모이며 시기도 앞당겨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리핑에서 케이시 사령관은 이라크에서의 장래 미국의 역할을 3단계로 나눠 앞으로 1년은 안정화 시기, 내년 여름부터 1년은 새 정부의 통치력 복원, 그뒤 1년은 이라크 정부의 자립을 단계적으로 증강하는 시기로 보았다. 한 관리는 내년 말 이라크에 머무르고 있는 미군의 숫자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8개 전투여단을 빼낼 경우 그 숫자는 2만 8000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시 사령관은 럼즈펠드 장관과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을 만난 데 이어 23일에는 백악관에서 럼즈펠드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을 만났다. 한 백악관 관리는 케이시 사령관이 이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는 않았으나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총리를 비롯한 이라크 정부와 의견을 교환한 뒤 미군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22일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미군 전투여단의 감축은 단순한 머리 숫자를 뛰어넘는 중요성을 갖는다. 지난 20일 이라크 남부 무산나주의 치안·행정권이 영국군에서 새 정부로 넘겨진 것을 시작으로 9월까지 이라크 보안군 5개 사단에 이어 연말에는 9개 사단이 치안을 떠맡게 된다. 또 내년 봄에는 저항세력의 준동이 극심한 안바르주를 담당할 이라크의 10번째 작전사단이 출범하게 돼 저항세력과의 전투는 물론, 국경 통제까지 이라크인의 손에 맡겨지게 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시론] 우리 노래 시장의 경쟁력 기대와 우려/강헌 대중음악평론가

    [시론] 우리 노래 시장의 경쟁력 기대와 우려/강헌 대중음악평론가

    한국 영화계가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으로 시끄러울 때 우리 대중음악의 노장 신중현이 던진 일갈이 작은 화제가 되었다. 즉 우리의 대중음악은 ‘스크린쿼터’같은 보호 장치가 없어도 영미권의 팝음악에 대항하여 압도적인 점유율을 획득하지 않았느냐. 결국 제도의 문제 이전에 작품의 질적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논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그 또한 순진한 일이다.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영화는 세계가 놀랄 만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영화 제국의 펜타곤인 할리우드를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같은 기간 동안 한국의 대중음악은 온라인 불법 전송으로 인한 시장 괴멸, 최근 이효리 파문에서 보듯 끊이지 않는 표절 논란으로 인해 안팎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한류 붐의 일익을 담당하며 국내 내수 시장 안에 갇혔던 한계를 벗어나 아시아로 그 시장을 넓혀 가고 있으니 장밋빛 미래의 청사진을 성급하게 진단하는 이도 적지 않다. 사실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상의 음악 서비스도 전면적인 유료화로 돌아섰으니, 지난 칠팔년 동안 이 땅의 음악산업을 초토화시킨 불명예를 딛고 세계 최강급인 막강한 온라인 인프라는 이제 음악시장 활성화의 든든한 밑천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식민지 시대에 탄생한 우리의 대중음악이 일본과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된 동력은 우리 음악의 질적 경쟁력 때문이라기보다 영화와는 다른 음악 문화의 고유한 특성에 의거한다. 먼저 대중음악은 이성적인 줄거리를 따라가는 서사 양식인 영화와는 달리 3분에서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감정적인, 그것도 지극히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표현 양식이다. 따라서 영화는 자막으로 거개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만 음악은 자국어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으로 로컬 문화 양식이다. 영어권을 제외한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서 자국어 음악이 그 나라에서 가장 유력한 음악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국 음악시장 로컬화의 결정적인 요인은 음악이 영화와는 달리 매스 미디어의 종속성이 심각하며 1980년대 후반 이후 시장의 주력을 10대 수용자들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 세대인 이들의 감수성을 포섭하기 위해 우리의 지상파 방송 3사는 10대 아이들(idol·우상) 스타 취향의 음악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편성했고 그 광풍에 밀려 20대 중반 이후 세대의 음악과 눈앞에 스타를 보여줄 수 없는 해외의 음악은 시장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우리는 다른 모든 산업 분야가 그러했듯 음악 시장 또한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그것도 압도적인 수준의 ‘독립’을 쟁취했다. 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성취에 불과하다. 로컬적 성향이 강한 음악의 경우 자국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보다 창의적인 설득력과 완성도가 필요하다. 음악은 영화와 달리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타자를 설득할 수 없는 예술이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문화권 수용자들의 감성과도 충분히 의사소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 주자들이 세계 시장에 지속적으로 명함을 내놓기란 힘들다. 아시아 국가에서 통용되는 한국 음악의 경쟁력이 무국적성에 있다고 최근 지적한 일본 음악 관계자의 발언은 심각한 오류를 갖고 있다. 세계 2위의 시장을 갖고 있으면서 50년 전부터 탈아입구(脫亞入歐), 곧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로 진입하려 했던 ‘무국적적’인 일본 음악이 여전히 자국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음악 선진국의 트렌드를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한 한류는 없는 것이다. 강헌 대중음악평론가
  • 이번엔 ‘사랑 타령’ 틀 깰까

    이번엔 ‘사랑 타령’ 틀 깰까

    국내 드라마의 고질병 가운데 하나는 어떤 소재를 다뤄도 대부분 사랑 이야기로 변질된다는 점이다. 의사가 나와도 일보다는 사랑에 초점이 맞춰지고, 변호사를 그리면 변호사들의 사랑 관계가 주된 테마가 된다. 스포츠 스타가 등장하면? 역시 스포츠 선수의 애정 관계가 큰 틀을 이룬다. 일선 드라마 제작자들은 국내 시청자에게 사랑 이야기가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시청자 사이에서는 ‘이제 사랑 놀음은 지겹다.’는 의견이 많다. 때문에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형식의 해외 드라마만 본다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반가운 소식이 있다. 청와대 사람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가 제작된다. 오는 4월 방송 예정인 MBC 주말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가제)다. 지난해 ‘프라하의 연인’에서 대통령 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바람에 청와대 내부가 살짝 다뤄졌다. 본격적으로 청와대 담장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청와대 요리사와 경호원 등의 성장기를 다룬다는 점이 이채롭다. 청와대 요리사와 주방 아줌마,40년지기 청와대 목수, 대통령 사진사, 경호원 등을 통해 베일에 가려진 청와대 내부를 들여다보게 된다. ‘위풍당당 그녀’(2003)와 ‘아일랜드’(2004)의 김진만 PD가 연출을 맡았다. 배유미 작가가 ‘위풍당당 그녀’에 이어 다시 김 PD와 손을 잡았다. 김 PD는 “청와대 주변부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것”이라면서 “사랑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청와대라는 곳에서도 음지에 속하는 업무를 하는 인물들을 자세히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비밀의 화원’을 엿보고 싶은 욕구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드라마의 천국’ 미국에서는 백악관 참모들의 활약상과 인간적인 면모를 다루는 ‘웨스트 윙’이 7년째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웨스트 윙은 백악관 비서실 간부들이 근무하는 곳을 말한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최초 여성 대통령을 메인 캐릭터로 삼아 백악관을 엿보는 ‘커맨더 인 치프’가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또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 근무하는 군인 등의 숨가쁜 일상을 다룬 ‘이-링’(E-Ring)도 사랑받고 있다. 국내 드라마와 비교하면, 이들 드라마의 특징은 등장인물의 업무가 주된 테마라는 점이다. 물론 사랑도 있지만, 양념 정도 수준이다. 국내처럼 사랑 이야기가 과다 분비되지 않는다. ‘진짜 진짜 좋아해’가 청와대 사람들의 사랑타령으로 변질되지 않고, 신선함을 던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탐사보도만이 살길이다/김동률 KDI 연구위원

    More than just news. 뉴스 이상의 뉴스, 뉴욕타임스의 편집지침이다. 우리 신문처럼 거창한 사시가 없는 미국 신문은 편집지침이 곧 해당 신문이 지향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신문이 뉴스 이상의 그 무엇을 추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탐사보도다. 탐사보도는 신문이 다른 매체에 비해 자랑스러운 이유를 설명해 주는 보도기법이다. 오늘날 세계 유력신문들은 탐사보도를 통해 자신의 건재를 알리면서 영상, 인터넷매체로 눈 돌리는 젊은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1971년 여름,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의 베트남 관련 비밀문서를 폭로하는 데 무려 6페이지라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지면을 할애했다. 이른바 펜타곤페이퍼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베트남정책은 방향을 틀어야 했다.2년 뒤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사건도 탐사보도의 위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를 계기로 워싱턴DC에서만 영향력을 가졌던 지방신문 포스트는 세계 유명 신문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탐사보도는 취재기간을 길게 잡고 코넌 도일의 소설에 나오는 탐정 셜록 홈스처럼 끈질기게 분석해 가는 취재기법을 말한다. 상당한 공을 들인 탐사보도는 경우에 따라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오랜 시간을 두고 접근해야 할 의혹조차도 한두 달, 길게는 서너 달 정도를 투자해 기사화하는 경향이 있다. 단기 승부에 매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접근은 본질규명에 종종 실패하고 만다. 중앙 일간지 중 본격적인 탐사보도팀을 운영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몇몇 신문에서 ‘기획취재팀’등을 한때 조직했거나 운영하고 있지만 물먹은 자리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서울신문은 지난 16일부터 연재한 ‘파산자의 희망찾기’를 통해 파산자들의 곤고한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재기에 몸부림치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했으며 특히 파산담당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파산의 급증은 카드정책 실패의 탓’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 시리즈는 파산자의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보여준, 전형적인 탐사보도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에게는 그저 고통스러웠을 것 정도로만 이해되던 파산자의 삶과 원인을 낱낱이 소개하는 귀한 기회를 제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초보적 수준의 탐사보도에 그친 느낌이다. 비록 실증조사의 한 기법인 서베이기법과 천정배 장관과의 심층인터뷰 등을 동원하긴 했지만 비전문가적인 접근이 곳곳에 눈에 띄고, 또 그동안 떠돌던 소문을 확인시켜 주는데 그친 감도 있다. 탐사보도는 보다 깊이 있고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 무엇을 확실하게 던져줘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큰 신문사 기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탐사보도로 승부를 건다. 퓰리처상 수상작 가운데 상당수가 탐사보도에서 나왔다. 대형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한, 자질구레한 기사는 인터넷이나 통신을 활용하고 그 시간에 탐사보도에 공을 들인다. 우리 언론의 경우, 특히 신문사들은 지나치게 적은 취재인력으로 지면을 만들다 보니 기획성 탐사보도를 사치로 생각하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 태평양처럼 넓은 지면을 메우기에도 죽어나는 판에 무슨 호들갑이냐고 반박하면 할말이 없게 된다. 그나마 잦은 인사로 드문드문 등장하는 탐사보도의 경험이나 사례마저 축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신문은 모든 사건을 나열하는 방식의 보도로는 생존자체가 불투명한 시대에 와있다. 방송·뉴미디어와 속보경쟁을 벌이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결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굵직굵직한 탐사보도를 통해 존재의 이유를 인정받아야 한다. 물론 사생활까지 뒷조사하고 흥미 위주로 폭로하는, 거름더미(muck)를 갈고리로 뒤적이는(raking) 먹래이킹 저널리즘 (muckraking journalism)이 되어서는 곤란하겠지만. 김동률 KDI 연구위원
  • [이사람] 육군소장에서 혁신전도사로 변신 ‘혁신사관학교’ 김선규 원장

    [이사람] 육군소장에서 혁신전도사로 변신 ‘혁신사관학교’ 김선규 원장

    “육군사관학교에 버금가는 국내 제일의 인재를 육성하는 아카데미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8월 충남 아산시 아산온천관광단지에 개원한 ‘혁신사관학교’ 김선규(55·육사28기) 원장은 10일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혁신사관학교는 우리사회의 혁신과 개혁을 가르치는 도장으로 도요타생산방식(TPS)을 연구·전파해온 한국산업교육센터(KPEC)의 교육기관이다. 김 원장은 군에서 잔뼈가 굵은 육군 소장 출신답게 말과 행동에 ‘절도’가 배어 있었다.‘혁신합시다.’‘확 바꾸겠다.’‘1등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등 혁신사관학교 홈페이지 인사말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한국산업교육센터 정광열 대표는 “교육기관이라는 특성상 학자나 전문가에게 원장을 맡기는 게 어떨까도 생각해 봤지만 무엇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면서 “삼고초려 끝에 김 원장을 모셔왔다.”고 영입배경을 설명했다. 국방 정책을 다룬 전략가에다 열정으로 무장한 김 원장보다 더 나은 적임자를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육사 졸업 후 서울대 사회과학대와 미 스탠퍼드대학원(경제체계학 석사)을 마친 학구파로 늘 책과 붙어 산다.“요즘 사회를 제대로,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TPS 경험은 충격 김 원장과 TPS와의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다. 군 예편 후 연구원과 대학 강의(충남대 초빙교수)로 보내던 그에게 혁신사관학교 개원 소식이 전해졌다. 군 개혁에 참여했고 직접 경험도 해봤지만 처음엔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 반신반의하다 결국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국내 교육과 일본 현장 체험을 소화한 김 원장은 “도요타 공장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춤을 추는 것 같았다.”면서 “당시 교육은 상식을 깨는 충격의 연속이었으며 우선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두말없이 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소개했다. 원장이라는 직위를 빼면 혁신사관학교에서 그는 아직 주변인이다. 강의조차 이론으로 무장한 전문 강사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교육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교장 선생님으로, 외부에 나가 혁신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전도사로서는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TPS의 핵심은 낭비제거, 현장과 이익중심, 고객중심”이라며 “근간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을 감사하는 자세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의 커리큘럼은 경제, 기업혁신분야의 인재 양성으로 귀결된다. 한편으론 IMF를 거치며 퇴색된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일에 대한 열정을 찾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항상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한다. 이를 반영하듯 교육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생 스스로 작성한 ‘개인의 변화계획서’ 발표로 마무리된다. 이 때문인지 개교 3개월도 안 돼 교육생이 벌써 1000명을 넘어섰다. 공무원을 비롯해 대기업·중소기업 사원,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계층도 다양하다. 김 원장은 “혁신은 시대정신이지만 급진적인 변화보다 지속적인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IMF 지원 펜타곤이 주도 그는 직업 군인으로서의 경력도 화려하다. 야전지휘관뿐만 아니라 국방 정책·전략분야 책임자까지 두루 섭렵했다. 특히 한·미동맹관계 실무자(중령)로 국장(소장)까지 오른 첫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1996년 7월부터 만 2년간의 주미 국방무관 생활은 ‘국가 부강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 줬다. 그는 “IMF가 터지자 주변국에서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돈이 없어 도시락을 싸서 대사관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다.”며 당시의 고충을 들려줬다.IMF 극복이 가능했던 요인은 국민들의 애국심과 시의적절한 외교전략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도자가 나서 통일 이후 처음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펜타곤이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인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전국민 금모으기 운동’이 시선을 끌면서 실시간으로 중계되기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사실 그는 준비된 혁신 메신저이다.1994년 평시작전권 환수 당시 ‘윈윈 전략’을 내세워 양국간 큰 갈등 없이 임무를 마무리했다. 사단장 시절에는 ‘인생대학론’을 내세워 새로운 병영문화를 직접 만들어 시행하기도 했다. 전초(GP) 총기사건 이후 대두된 혁신안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확산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휘관의 신념이 필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봉사 모델 세울 터 김 원장은 예비역 장성들의 적극적인 사회활동도 권장했다. 수십년간 체득한 조직운영 및 경영 노하우를 활용하지 못해 사장시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야전에서 호령하던 그 정신과 자세를 살려 자신의 능력을 찾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후회가 미래의 희망을 덮게 되면 빨리 늙는다.”면서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전남 나주(55) ▲광주일고 ▲육군사관학교 28기 ▲국방부 정책기획국 연합방위과장 ▲주미 국방무관 ▲합참 C4I부장 ▲제8보병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군사연구위원, 충남대 초빙교수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바이오에너지 ‘소이디젤’ 美서 각광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바이오에너지 ‘소이디젤’ 美서 각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치솟는 원유 가격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때문에 석유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를 일상 생활에서 실용화하는 미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로는 태양과 바람, 조수와 같은 자연 에너지나 수소 등 하이테크 에너지가 부각돼 있지만 콩이나 옥수수, 닭고기 등 동·식물에서 추출되는 지방을 이용한 ‘바이오디젤’도 최근들어 미국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사우스 조이스 스트리트. 이 곳에 콩으로 만든 연료인 ‘소이 바이오디젤(Soy Biodiesel·이하 소이디젤)’을 판매하는 주유소 ‘쿼터스 케이 시트고(Quarters K Citgo)’가 자리잡고 있다.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부근에 위치한 이 주유소는 미 해군에서 군수용으로 개발한 소이디젤의 제공처이다. 쿼터스 케이 시트고에서는 다른 주유소처럼 휘발유나 디젤도 팔지만 주유소 한편에 소이디젤과 압축천연가스(CNG), 에탄올 등 대체 에너지를 넣을 수 있는 주유기가 따로 마련돼 있다. 또 소이디젤 주유기 뒤편에는 컨테이너 크기만한 소이디젤 저장소가 있다.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이 주유소를 방문하자 미 국방부 직원인 킴 리드가 대형버스를 몰고 주유기 앞으로 다가왔다. 리드는 “펜타곤에서 운행하는 버스의 90%는 소이디젤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리드는 디젤 엔진을 갖춘 차량은 특별한 추가장치 없이 소이디젤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운행중에 연료가 떨어지면 아무 주유소에서나 그냥 디젤을 넣어도 된다.”고 말했다. 리드가 주유하는 동안 소이디젤의 색깔과 냄새를 확인했다. 색깔은 일반 디젤이 무색에 가까운 데 비해 소이디젤은 약간 노란색을 띠었다. 또 냄새도 일반 디젤과 비슷했지만 콩이 들어간 탓인지 감자튀김처럼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리드는 주유 중인 소이디젤이 “일반 디젤 80%에 소이디젤 20%가 들어간 혼합물(B-20이라고 지칭)”이라고 설명했다. 소이디젤을 100% 사용할 경우 시동을 걸 때나 기압이 낮은 고지대,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 등에서 운행에 일부 장애가 올 수 있다고 한다. 또 연료 필터를 교체하는 등 일부 부가장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이용자는 소이디젤을 일반 디젤과 혼합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리드가 주유하는 동안 대형 밴이 한 대 더 들어왔다. 역시 국방부에서 일한다는 헨리가 CNG 주유를 시작했다. 헨리는 “국방부 소속 차량은 엔진에 따라 소이디젤을 넣기도 하고,CNG를 넣기도 한다.”면서 “소이디젤이나 CNG를 사용해도 ‘파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차량을 운행하다 보면 배기가스가 훨씬 덜 독하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든다.”고 덧붙였다. 이 주유소는 원래 해군에서 국방부 차량을 위해 운영하는 장소이지만 일반인들도 누구나 와서 소이디젤을 넣을 수 있다. 버지니아주 레스턴에서 영업 중인 리무진 버스 사업체도 이 주유소의 단골손님이라고 한다. 소이디젤의 가격은 8일 현재 갤런 당 3.069달러였다. 일반 휘발유와 디젤의 가격이 2.3달러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이 주유소를 운영하는 해군 산하기관 네이비 익스체인지의 크리스틴 스터키 홍보담당관은 “동부의 경우 콩을 기차로 운송해와서 소이디젤을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약간 비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 업체가 소이디젤을 사용할 경우 지난 1992년 제정된 에너지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이익이라고 한다. 또 콩기름이 들어갔기 때문에 점도가 높아 엔진 손상이 줄어드는 것도 소이디젤의 장점이다. 민간에서는 소이디젤의 사용이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환경주의자들의 운동으로부터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석유 이후’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사업가들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소이디젤 생산량은 지난 1999년의 50만 갤런에서 올해 2억 9000만 갤런으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미 전역에 소이디젤을 생산하는 공장도 55개나 세워졌다. dawn@seoul.co.kr ■ 대체에너지 이용 실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바이오디젤 말고도 미국에서는 여러가지 대체 에너지가 연구 단계를 넘어 일상 생활에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정용 태양열 발전기.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건물 옥상이나 지붕 위에 태양열 발전판을 설치하는 ‘아메리칸 솔라 루프’를 운영중인 존 아치볼트 사장은 “최근 들어 태양열 발전이 기존의 정부 청사나 기업 사옥에서 일반 가정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치볼트 사장은 그동안 태양열 발전 산업이 확산되지 못했던 것은 ▲검고 커다란 태양 집열판이 미관상 보기 흉했고 ▲기존의 태양열 발전이 물을 데우는데만 집중됐으며 ▲설치 비용도 비싼데다 ▲석유업체의 로비로 대체에너지의 성장을 막는 행정규제가 양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태양 집열판이 지붕의 기와 정도로 작아지고, 태양열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술 개발로 가격이 낮아지는 동시에 석유업체와 정부가 대체에너지 개발을 시대의 대세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아치볼트 사장은 설명했다. 메릴랜드의 에너지업체 ‘체사피크 윈드 앤드 솔라’는 아메리칸 솔라 루프와 마찬가지로 태양열 지붕을 시공하는 한편 바람을 이용한 발전기 설치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릴랜드 동쪽 체사피크만에 10급 풍력 발전소를 설치했다. 풍력을 위한 발전에는 대형 바람개비가 설치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가정보다 교외에 떨어진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다. 하지만 주택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발전기를 소형화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미국에서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발전소와 쓰레기를 처리한 뒤 나오는 슬러지를 이용한 연료 생산 등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아직 주민의 생활에 이용되는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dawn@seoul.co.kr ■ 콩·닭등 모든 동식물기름 바이오 에너지 사용 가능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소이(콩) 바이오디젤 등 청정연료를 산업화하려는 움직임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에너지 산업을 이끌었던 동부나 텍사스 일대의 대도시가 아니라 곡물 수확이 많은 남부나 중부 지역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피츠버러에서 콩으로 만든 소이디젤을 생산하는 에너지업체 ‘피드먼트 바이오퓨얼’의 라일 에스틸 부사장으로부터 전화 인터뷰를 통해 소이디젤의 장점과 성장 전망을 들어봤다. 에스틸 부사장은 환경운동가 출신이지만 소이디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착수했다. 소이디젤을 만드는 이유는. -우선 공기가 깨끗해진다. 배출가스를 비교해보면 일반 휘발유 사용 차량보다 소이디젤 차량이 훨씬 환경친화적이다. 둘째, 지역 산업을 살릴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주요 산업인 담배 재배가 쇠퇴하면서 수많은 담뱃잎 농가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들이 콩을 심어 소이디젤을 생산하게 되면 산업도 살릴 수 있다. 셋째로 미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소이디젤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이다.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석유에 대한 의존을 감소시켜 준다. 환경문제 때문이라면, 이미 수소라는 차세대 에너지가 개발되고 있지 않나. -수소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다른 에너지가 필요한지 아는가?현재의 기술로는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들 때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수소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바이오디젤은 콩으로만 만드나. -우리 주위의 생물에서 나오는 지방이면 무엇이나 가능하다. 콩 말고도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되는 지방, 그리고 닭고기 등 동물에서 추출되는 지방도 쓸 수 있다. 돼지기름도 쓸 수는 있지만 다른 사용처가 많기 때문에 바이오디젤로 굳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좋은 에너지라면 왜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나.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원래 보수적이어서 기존에 쓰던 것을 잘 바꾸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추세를 보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소이디젤을 사용한다. 매년 두 배씩 성장한다고 보면 된다. 소이디젤의 용도는. -이미 알고 있는대로 자동차 연료로 쓰일 수 있다. 또 기차와 선박의 에너지로도 사용되며 발전소 연료로도 가능하다. 가정의 난방유로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소이디젤 등 바이오디젤은 단순한 환경상품인가, 아니면 이익을 내기 위한 상품으로도 개발 가능한가. -좋은 질문이다. 두가지 측면을 다 갖고 있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 보자면 바이오디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바이오디젤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이다. 말하자면 유아기 산업이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 실제로 큰 회사들도 관심을 갖나. -세계적인 곡물회사 카길이 바이오디젤 산업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카길이 생산하는 곡물에서 바이오디젤을 추출하기 시작한다면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전쟁’의 한반도화/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1980년대 초만 해도 국내에는 한국전쟁에 관한 자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컨대 한국전쟁 전황이나 전시의 사회상을 담은 공식 동영상이나 컬러 사진은 전혀 없고 초라한 흑백 사진첩 몇 점 있을 뿐이었다. 마침 80년대 들어 한국 신문들은 너도나도 컬러 윤전기를 들여오며 컬러화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당시 특파원으로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취재하던 필자는 6월 특집기획을 한국전 컬러 사진화보로 잡고 국방부를 두드렸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공보관실 통신담당 상사의 친절을 만나게 되어 펜타곤에 보관된 한국전 관련 사진과 동영상 필름들을 훑어보는 행운을 얻었었다. 한국관련 자료만도 수십평 사무실에 가득했다. 미군은 1차 세계대전 때부터 통신부대 소속 사진병을 전투 일선에 배속시켜 전투 상황, 후방 민간인들의 참상 등을 흑백과 컬러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해 놓고 있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장면처럼 미군 폭격기의 북한지역 폭격 모습도 동영상으로 담겨 있었다. 큰 건물 대부분이 허물어진 폐허 서울의 모습, 젖먹이 동생을 등에 업고 무너진 집터에 망연자실 서있는 8∼9세 소녀의 가슴 아픈 정경 등 컬러 사진 수십장을 복사해 지면에 보도했었다. 그 후 한국의 방송사 연구소 등이 동영상과 사진자료들을 복사해 서울로 가져갔지만 그때의 느낌은 우리 땅에서 빚어진 전쟁이지만 그것은 미국의 전쟁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문서나 자료는 1차,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 순서로 당연히 ‘그들의 전쟁’인 양 정리되어 있었다.81년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한국전쟁의 기원들’을 출간, 수정주의 바람을 일으켰고 한국전쟁은 한·미 양국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전쟁 전문가인 한 교수의 권유로 워싱턴 국립문서고 메릴랜드 분소에서 한국전쟁 중 미군이 북한에서 가져온 ‘압수해온 북한문서’들을 만나게 됐다. 한글로 제목만 정리해 놓은 마이크로 필름과 씨름을 하다 전시 북한 외무성의 미국담당과 업무일지를 발견, 특종기사를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흥분했던 기억이 새롭다. 일지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하지만 1950년 6월25일 전쟁 발발 불과 며칠 전까지 직원들은 미국의 행정·금융조직 등에 관한 책을 번역하고 그 진척도를 업무실적으로 적어 놓고 있었다. 흥분만큼의 큰 실망감과 함께 “한글로 된 이 북한 문서들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군 병사들이 여기저기 북의 관공서에서 쓸어 담아온 잡지등 별 가치 없는 책자들이 많았지만 전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80년대 초 마침 30년 기한이 만료되어 공개된 미 국무부, 국방부의 비밀문서들은 역시 미국 주도의 상세한 한국전 상황을 담고 있다. 한국군은 미군에 예속된 소부대의 모습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수정주의 시각이 바람을 탈 소지를 주었다. 하지만 불과 10년후 90년대 들어 반대편인 러시아와 중국 측 비밀문서들이 공개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이 소련, 중국의 합의를 얻어 전쟁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시민전쟁, 혁명전쟁, 미국의 도발 유도 등 수정주의 시각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제 한국전쟁의 ‘평가’를 놓고 다시 대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남북 어느 편에 서는 일이 되기 쉽다. 이념적 주장일 뿐 학문적 논쟁이 될 수 없다. 그보다 미국 러시아 중국과 남북한의 수집 가능한 전쟁 양측의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학문적으로 면밀히 재검토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직도 찾아낼 진실들이 자료 곳곳에, 또 이면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갈등 대신 좌우를 떠나 한반도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학문적 연구로 한국전쟁을 한반도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 “軍·외교 역할은 따로있다” 펜타곤 강경파 겨냥 일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19일 해군전쟁대학으로부터 ‘저명한 졸업생 리더십 상’을 수상했다고 국무부가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로드 아일랜드 주 뉴포트에 자리잡은 이 대학에서 지난 94년 석사학위를 받은 힐 차관보는 외교관으로서는 처음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상을 받게 됐다고 국무부는 전했다.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졸업생 가운데는 전·현직 합참의장과 해병대 사령관,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이 포함돼 있다. 19일 저녁 워싱턴의 네이비 야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힐 차관보는 “해군전쟁대학에서의 경험이 현재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또 이 대학 수학을 통해 “군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됐다.”면서 “외교관은 군의 역할을 이해하고, 군은 외교관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다음달 8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5차 6자회담을 앞두고 평양 방문을 추진했으나, 군을 포함한 미 정부내 강경파들의 반대 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dawn@seoul.co.kr
  • 이라크헌법안 국민투표 통과

    이라크의 역사적인 새 헌법안이 수니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에서 78.59%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축출 이후 이라크 민주주의의 발판이 될 헌법을 지난 15일 선거에서 국민 과반수가 비준했다고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밝혔다. 이라크 새 정부를 반대하는 수니파가 장악한 2개주에서는 헌법안이 부결됐으나, 마지막으로 개표된 니네베주 개표 결과 반대표가 55%에 불과해 부결 정족수 충족에 실패했다. 일부는 헌법안 통과로 인해 수니파에 의한 반군의 공격이 거세질 것을 우려했다. 한편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사망한 미군의 총 숫자가 2000명을 기록했다.2명의 미 해군이 지난 21일 이라크 서부에서 반군과 싸우던 도중 길가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사망했다. 미국 CNN은 펜타곤 자료를 인용, 이들 2명의 사망으로 인해 총 2000명에 이른 사망 미군의 숫자가 미 정부에 압력을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헌법안 통과에 따라 12월 15일에 실시될 총선도 탈없이 치러질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라크에 주둔하는 해외 군대에 대한 철군 압력도 거세지고 있으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은 반군 세력에 의한 테러가 증가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철군을 반대하고 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럼즈펠드 방중이 남긴 것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방중은 중국에 모처럼 찾아온 호재였다. 중국 외교의 최대 당면 과제는 ‘중국 위협론’의 불식이다. 이를 돌파하지 못하면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안보전략에 치명적인 상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매파의 리더로서 줄기차게 중국위협론을 설파해 온 장본인이 때맞춰 중국을 찾아 온 것이다. 중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융숭한 의전과 정교한 스케줄을 잡았다.2박3일(18∼20일) 방중 기간 ‘폭넓은 대화와 상호이해’에 초점을 맞춰 럼즈펠드에게 다가갔다. ‘백미’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핵무기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제2포병사령부 방문. 핵심 군사시설을 펜타곤 일인자에게 자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중국위협론의 허구성을 부각하기 위함이다. 제2포병사령부 징즈위안(靖志遠) 사령관은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 정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타이완과 위기 상황에서 미국 공격을 받으면 핵무기로 대응한다.’는 인민해방군 주청후(朱成虎) 소장 발언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차오강촨(曹剛川) 국방부장도 “당면 과제는 경제성장과 국민생활 향상”이라며 대규모 군비 증강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중국 지도부의 메시지는 ‘미국과 군사 경쟁 의도가 없으며 양국협력을 원한다.’는 것.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은 매파 리더답게 19일 중앙당교 좌담회에서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군사력 팽창속도와 규모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매파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중국 언론들은 재임 중 중국을 방문하지 않겠다던 럼즈펠드 장관의 심적 변화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의 첫 방중을 계기로 반중 기류가 가라앉고 정치·군사 협력구도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이 중국의 바람이다.oilman@seoul.co.kr
  • 美·日 두 정상 같은 날 다른 운명

    11일은 21세기 초반 세계 질서를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일방주의로 재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4주년이 되는 날이다. 같은 날 일본에선 우정민영화법안 부결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도박이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두 정상의 얼굴이 어떻게 달라질 지 주목된다. ■ 부활하는 고이즈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중의원 9·11총선 D-1. 선거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집권 자민당은 승세를 더욱 굳혀나가는 양상이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대도시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하는 등 고전 중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자민당 지지도는 중의원 해산 직후 크게 높아졌다가 선거전 중반 주춤했으나 막판들어 다시 치솟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2003년 11월 중의원선거 때도 자민당이 단독과반을 확보할 것이라는 여론조사와는 달리 단독과반 획득에 실패한 전례가 있었고,9일 현재 40% 정도의 무당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들의 향배에 따라 선거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자민 절대우세, 민주 벅찬 추격 일본 주요 언론들이 총선을 앞두고 5∼8일 실시,9일 보도한 판세분석에 따르면 자민당은 민주당과의 접전지역에서 우세로 돌아선 선거구가 늘었고 비례대표에서도 민주당을 앞섰다. 아사히·요미우리·마이니치신문 등 대부분의 조사에서 자민당은 초반의 절대우세를 줄곧 유지, 민주당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단독 과반의석(241석)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판세가 선거에 반영될 경우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상임위원장을 모두 장악하고 절대 안정의석(269석)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이즈미 총리의 압승을 의미한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의석을 얻으면 1990년 이래 15년 만의 일이 된다. ●총선 뒤 정국소용돌이 불가피 고이즈미 총리는 연립여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오카다 민주당 대표도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물러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 결국 여야 대표 중 한사람은 물러날 수밖에 없어 일본 정국은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은 사민당과 자민당은 물론 군소정당 출신들이 복잡하게 모여 있어 패배시 인책론이 불거지고, 이념성향에 따른 당 재편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당 자체가 존립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고이즈미 총리가 압승할 경우 한층 강화된 위상을 발판삼아 개혁정책을 더욱 강도높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taein@seoul.co.kr ■ 추락하는 부시 ‘들끓는 반전 여론에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 미숙으로 인한 인종 갈등과 책임 공방, 여기에 9·11 복구자금 관리가 엉망이었다는 폭로까지’. 9·11 테러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터에 지난 6일(현지시간) 22억달러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터미널 공사가 착공됐고 테러범들이 여객기를 충돌시킨 펜타곤에서 내셔널몰까지 ‘자유의 행진’ 행사 등 추모 행사가 기획되지만 참사 4주년을 맞는 미국은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고 분열돼 있다. ●9·11은 단결을, 카트리나는 분열을 미국 언론들은 9·11이 미국민을 단결시킨 반면, 카트리나는 분열상과 갈등을 부채질했다며 연일 원인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USA투데이는 8일 ‘9·11이 우리에게 남긴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 비쳐지는 미국 이미지가 미국민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캐나다, 필리핀같은 전통 우방들도 미국을 헐뜯게 된 것은 방송전도사 팻 로버트슨같은 극단적인 아이콘이 대다수 미국인들도 그런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AFP통신은 9·11 이후 앞으로는 ‘나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적’이라는 일방주의와 확연히 다른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퓨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도 56%가 부시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대테러전을 우선 과제로 꼽은 사람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에는 44%가 대테러전을,40%가 국내 정치를 꼽았었다. 또 응답자의 66%는 부시 대통령이 더 빨리 카트리나에 대응했어야 했다고 믿고 있으며,40%는 정부의 늑장 대응이 향후 테러 대처에 대한 자신감을 약화시켰다고 응답했다. 부시의 지지율도 40%로 1월보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하와이 기업까지 9·11복구자금 타내 한편 AP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가 9·11 테러로 타격을 입은 소기업들을 지원한다며 마련한 50억달러 저리 융자 사업에 대한 관리가 문제점 투성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라운드 제로 인근의 일부 소기업이 융자를 받지 못한 반면 버진 아일랜드의 향료가게, 유타주의 애완견 부티크, 던킨도너츠 가게, 심지어 하와이주의 59개 중소기업이 제대로 심사도 받지 않고 목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웃음거리가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펜타곤보고서 中·美갈등 새불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미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군사력 보고서’가 외교 마찰로 비화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전례없이 강력한 논조로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비난하면서 주중 미 대리대사를 소환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연례 국방보고서에 대해 언론 등을 통해 간접 비난을 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외교 채널로 공식 항의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양제츠 부부장은 이날 데이비드 세드니 주중 미 대리대사를 불러 미 국방부가 19일 발표한 중국 군사력 연례 보고서와 관련, 미 정부에 엄중 항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1일 보도했다.●중국 위협론 확산에 정면대응 양제츠 부부장은 이 보고서가 사실을 무시한 채 근거없이 ‘중국 위협론’을 퍼뜨리고 있으며 중국 내정을 간섭한 행위라고 지적했다.양 부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국방 현대화를 공격하고 있고 중국의 정상적인 국방 건설을 함부로 비난, 중국과 다른 나라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부부장은 또 “타이완은 중국영토의 일부분이며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지 외국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타이완에 무기 공급을 중단, 양안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반격은 ‘중국 위협론’을 방치할 경우 미국의 의도대로 미·일 동맹 등의 ‘중국 포위전략’이 위력을 발휘하고 궁극적으로 ‘타이완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미국의 1인당 국방비 중국의 77배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는 255억달러로 미 국방비(4559억달러)의 17분의1에 불과하며 1인당 평균 국방 지출액은 중국의 77배라고 항변했다.홍콩 문회보는 중국 군사과학원 전략연구소 부부장 야오요우즈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미국이 러시아에 적용했던 것처럼 중국의 군사력을 과장해 중국 위협론을 유포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군 학술연구소 리야창 연구원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했던 것처럼 미국이 중국 위협론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19일 45쪽에 달하는 ‘중국 군사력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실제 군비 지출이 중국 자체 발표액수보다 2∼3배 이상이며 올해 말까지 900억달러의 군비를 지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아시아 최고의 군사대국이라고 밝혔다.oilman@seoul.co.kr
  • 우주전쟁-어린딸 구하려 괴물과 맞선 소시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크루즈가 손잡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영화팬들은 ‘묻지마 신뢰’를 보낼 것이다. 제작과정 내내 입소문 유난했던 그들의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7일 개봉)은 “역시 스필버그!”란 감탄사를 날릴 만큼 독창적 면모를 갖춘 SF어드벤처물이다. 1898년 출판된 H G 웰스의 동명 원작소설에 근거한 영화에서 스필버그 감독은 관객의 허를 찌른다.‘스필버그표 SF는 이러이러해야 할 것’이란 편견을 가진 관객에게 “맘대로 상상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날려왔다고 할까. ●스필버그표SF 통념 깨 관객 허 찔러 우선 현실로부터 시공(時空) 자체를 옮긴 ‘스타워스’류의 화면이 아니란 점. 부두의 컨테이너 상자를 옮기는 평범한 소시민 노동자 톰 크루즈가 어떻게 SF물의 주인공으로 변모할지, 화면이 열리면 그것부터 점치는 숙제가 관객 앞에 떨어진다. 그가 맡은 인물 레이는 어린 딸(다코타 패닝)과 성년을 눈앞에 둔 아들(저스틴 채트윈)을 뒀지만 가정사에 소홀해 이혼당한 홀아비. 아이들과 주말을 함께 보내게 됐어도 조금도 즐겁지 않은 그가 곧 시험에 든다. ●날벼락치며 도로 뚫고 ‘괴물 ET´ 출현 마른 하늘에 엄청난 번개가 친 뒤 도로를 뚫고 정체불명의 괴물이 솟구쳐 오르고 순식간에 도시는 아수라장이 된다. 이때부터 톰 크루즈는 아이 둘을 데리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도망자’가 된다. 정체불명의 괴물이 외계에서 온 생명체이며,ET처럼 친인간적인 존재가 아니란 점도 영화를 새롭게 탐색하게 만드는 모티프가 된다. 철없던 아빠에게 부성애가 움트는 감동 드라마를 엮어가는 데 영화는 전력질주한다. 괴생명체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할리우드 SF물의 판박이 영웅이 아니라 ‘용감한 아빠’이기만을 고집하는 레이의 캐릭터는 색다른 감상 포인트가 될 만하다. 부산을 떠는 펜타곤 백악관 등 SF재난 영화에 단골로 끼어드는 설정도 피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 스필버그가 정말 자랑하고 싶었던 건, 새로 빚어낸 외계 생명체 ‘트라이포드’의 캐릭터였다. 무지막지한 세 발 아래로 질척한 액체를 흘리며 인간의 피를 짜는 외계생물은 ET의 ‘악성 변종’ 그 자체다. 그렇게 뜨르르하게 홍보작전을 펴면서도 트라이포드의 정체만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 채 상상의 극대화를 부추긴 셈이다. ●그 많은 괴물 누가 처치?… 설명 부족 트라이포드의 추격을 받으며 엑소더스에 나선 레이 가족과 시민행렬을 쫓는 화면은 시종 어둡고 음울하다. 하지만 메시지의 질감은, 문명의 어두운 미래를 경고하는 여느 SF물들의 차가운 금속성과는 사뭇 다르다. 가족애가 부각된 한편의 휴먼 드라마를 위해 스필버그가 우주전쟁을 끌어들여 수선을 피웠다면 너무 심한 비약일까. 의외로 절제된 특수효과는, 영화가 최소한의 현실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톰 크루즈가 비켜선 화면은 거의 없다. 스필버그의 독창성에 흠집을 내는 부분은 뒷심이 달려 흐리멍텅해진 결말 쪽에 있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얼렁뚱땅 재회하는 마지막 대목은 ‘판박이 맺음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맥이 빠진다. 그 많든 트라이포드들을 누가 어떻게 다 무찔렀는지도 아무래도 설명부족이다.“함부로 상상하지 말라.”는 감독에게 입바른 팬이라면 이렇게 응수할 수도 있지 싶다.“마지막 10분은 눈감아 주겠노라.”고. 농장 지하실에 숨어지내다 레이 부녀를 숨겨주는 남자 오길비는 팀 로빈스가 연기했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 ‘두개의 전쟁전략’ 수정 검토

    미 국방부 고위 전략가들이 두 개의 전쟁을 동시 수행하는 ‘윈-윈전략’을 수정, 하나의 재래식 전쟁에 집중하면서 자국 방위와 대테러 노력에 더 많은 자원을 투여하는 쪽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펜타곤의 ‘윈-윈 전략’ 수정 검토는 사실상 이라크뿐만아니라 북한과 이란·중국과의 전쟁에 대비,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펜타곤의 전략 전환은 4년마다 의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는 미군 전략의 총체적인 재점검에 따른 것이다. 전략이 변경될 경우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신무기 개발뿐만아니라 전체 군의 예산이나 편성, 규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펜타곤은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주둔으로 인한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테러에 대한 지구촌 전체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도 올 봄 상원 증언에서 이 두 나라의 미군 주둔이 다른 잠재적인 무력 분쟁에 대처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꼬집은 바 있다. 두 개의 전쟁 전략은 전투기와 같은 첨단무기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반면, 한 개의 전쟁과 대테러전 병행 전략은 좀더 경량화되고 민활한 군대, 더 많은 특공작전 부대와 정보·언어·커뮤니케이션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민간과 군의 일치된 견해는 확실한 전면전도 아니면서 질질 끄는 양상을 보이는 이라크전 때문에 두 개의 전면전 수행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렉싱턴연구소의 군사분석가 로렌 톰슨은 “이라크전쟁은 대규모 지상군을 필요로 하지만 중국과 북한, 이란과의 전쟁은 훨씬 강력한 공군과 해군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서 “핵무기 확산금지와는 거의 상관없는 (이라크)반군과의 전투를 수행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병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재검토 회의는 ‘1-4-2-1’이라 불리는데 차례대로 미 영토 방위, 네 개의 위험지역, 거의 동시에 격멸해야 할 두 개의 적, 수도를 점거하거나 정부를 전복해 승리를 거둬야할 결정적인 적 하나를 가리킨다. 현재 중간 간부들이 작성한 안을 고든 잉글런드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와 피터 페이스 합참 부의장이 월 3차례 만나 라운드테이블에서 회람하는 단계이며 아직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에게 보고된 것은 아니라고 NYT는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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