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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픔 뒤, 더 깊어진 가을 古都

    아픔 뒤, 더 깊어진 가을 古都

    경주 단풍은 소박하다. 이름난 관광지들이 많아 화려할 것이라 생각될 뿐, 단풍나무처럼 붉은 빛을 내는 수종보다는 벚나무, 느티나무 같은 주황, 노랑 등의 수수한 빛깔을 내는 나무들이 더 많다. 그래도 워낙 아름다운 문화유산들과 함께 있으니 평범한 단풍인데도 더 화려하고 웅숭깊게 느껴진다. 단풍 나들이로는 다소 이르게 경북 경주를 돌아봤다. 중부 지방과 달리 아랫녘은 아직 단풍이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화려한 풍경 너머로 까닭 모를 스산함, 애잔함이 느껴지는 것이 고도(古都)의 가을일 터. 이런 서정들과 마주하려면 아무래도 11월 중순은 돼야 하지 싶다. 경주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걱정부터 한다. 부러움 일색이었던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경주 지진 이후에 생긴 현상이다. 경주에 가면서 지진을 의식하지 않을 강심장이 있을까. 계획을 세우고 돌아올 때까지 지진은 늘 장삼이사들의 머릿속을 맴돈다. 경주 단풍을 두고 ‘5대 명소’ 운운하는 이들이 있다. 어디 다섯 곳뿐이랴. 사람에 따라 보는 시각도 다르니 명소 숫자 또한 대단한 의미는 없지 싶다. 다만 누구나 첫손 꼽는 곳은 있다. 불국사다. 가을이면 석굴암과 불국사를 잇는 산책로 곳곳이 다양한 빛깔의 단풍으로 물든다. 불국사에 들면 누구나, 반드시 찾아 ‘인증샷’ 찍는 장소가 있다. 백운교와 청운교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자리다. 이곳에 늙은 단풍나무가 서 있다. 보통 불국사 단풍 하면 연상되는 사진의 거의 대부분이 여기서 촬영됐다고 봐도 틀림없다. 불국사 단풍은 이제야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11월 첫 주말쯤 절정에 달하기 시작해 둘째 주까지 짙은 단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문관광단지는 전체가 단풍 명소라 불러도 좋겠다. 특히 늙은 벚나무들이 전하는 주황빛 단풍이 인상적이다. 보문관광단지는 봄철 벚꽃으로 이름났다. 1970년대 심은 벚나무들이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나서 무게감 있는 가을 풍경을 펼쳐낸다. 먼저 차로 보문단지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보문호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는 순서로 여정을 꾸리면 무난하지 싶다. 보문호 단풍은 10월 말 현재 절반 정도 물들었다. 11월 초, 중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경주 단풍 5대 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보문정은 공사 중이다. 보문정 역시 이른 봄 벚꽃으로 명성 높은 곳이다. 벚나무들이 주황색 나뭇잎은 매달고 있겠지만 다소 산만한 풍경에 머무르고 말 듯하다. ●봄 벚꽃·가을 단풍… 어여쁜 보문단지 경주 시내로 들어오면 계림을 먼저 찾아야 한다.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에 있는 작은 숲이다. 신라의 시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담긴 곳이다. 흰 닭 울음 소리로 찾아간 숲속에 금궤가 있었고, 이 안에서 사내아이가 나왔다는 게 설화의 얼개다. 계림의 면적은 7300㎡(약 2200평) 정도다.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 늙은 나무들이 펼쳐내는 단풍이 수수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계림 입구는 교촌마을이다. 저 유명한 경주 최 부자 고택이 이 마을에 있다. “흉년에 곳간을 열어 사방 100리(40㎞)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하라”며 한국의 부자로는 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경주 최씨 가문의 800석 곳간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포석정지도 붉은 단풍으로 이름났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다양한 수종의 단풍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동학 창시자 최제우가 수련했다고 알려진 용담정 단풍도 현지인들에겐 꽤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가 호사가들 입에 흔히 오르내리는 곳이다. ●양동마을, 유네스코 지정 ‘韓 역사마을’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명소들도 있다. 운곡서원은 350년 이상 묵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노란 꽃구름을 만드는 곳이다. 반면 도리마을은 수령은 짧지만 쭉쭉 뻗은 은행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둘 다 경주 외곽에 있어서 찾아가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방향도 운곡서원은 경주 동쪽, 도리마을은 서북쪽이어서 두 곳 모두 보기는 쉽지 않다. 운곡서원 은행나무는 고색창연한 정자 유연정 앞에 서 있다. 나뭇잎이 오리발을 닮았고 가지가 오리 다리와 비슷해 압각수라고도 불린다. 운곡서원, 유연정 모두 안동 권씨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건물이다. 11월 중순께 가면 은행잎이 노란 꽃비처럼 떨어지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양동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한국의 역사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160여 가구에 이른다는 초가집, 기와집들이 마을 뒷산의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이 평화롭다. 월성 손씨의 종가인 서백당, 여강 이씨의 종가 무첨당, 집과 정자를 겸한 양식이 독특한 관가정, 중종이 이언적을 위해 지어준 향단 등이 대표적인 건물로 꼽힌다. 무장산은 짧은 억새 산행을 즐기기 맞춤하다. 두 시간 정도면 억새꽃이 흐드러진 무장산 일대를 돌아볼 수 있다. 억새철엔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 주말에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11월 27일까지 무장산 1, 2주차장에서 산행 기점까지 등산객을 실어 나른다. 경주까지 왔으니 바다 구경 안 할 수 없다. 경주 시내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불국사,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줄줄이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감포항을 지나 포항 구룡포 쪽으로 가는 길이다. 감포항은 탑모양을 새긴 등대가 인상적인 포구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볼거리가 좀더 많다. 사실 이 길에서 가장 이름난 여행지는 문무대왕릉이었다. 흔히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은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왕의 산골처, 혹은 수중릉이라 여겨지는 곳이다. ●지진 여파로 펜션 등 숙박비 낮아져 한데 요즘은 순위가 뒤바뀌었다.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양남면 주상절리군(천연기념물 제536호)을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양남면 읍천항 일대는 용암이 만든 여러 가지 형태의 주상절리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 가운데 가장 볼만한 건 부채 형태의 주상절리다. 보통 수직으로 형성되는 일반 주상절리와 달리 완벽한 쥘부채 모양을 하고 있다. 신생대 제3기에 형성됐다는 것엔 대체로 학계의 견해가 일치하는데, 어떤 경위로 부채 모양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1.7㎞에 달하는 주상절리 전 구간을 돌아볼 수 있다. 일부 구간에 출렁다리도 조성됐다. 파도 위를 걸으며 주상절리를 엿볼 수 있다. 산책로 전 구간에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돌아볼 수 있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경주 시내를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양동마을, 도리마을 등 경주 서북쪽의 관광명소들을 먼저 보겠다면 익산포항고속도로 서포항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빠르다.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주차장을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10월 내내 무료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얼굴 붉히는 일 중 하나가 주차료 시비인데 도로 곳곳에 주차선을 그어놓고 주차료를 받는 건 여전했다.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은 숲해설사 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www.kbfoa.go.kr) 참조. 778-3800. →맛집:교촌마을 초입의 요석궁(775-7557)은 경주 최씨 14대 종부가 만드는 반가 음식으로 유명하다. 다만 음식에 따라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어 값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경주 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오는 육개장을 냈던 최가밥상은 아쉽게 사라졌고, 대릉원 주변 식당 등에서 육개장을 맛볼 수 있다. 경주 최씨 고택 바로 옆에 교리김밥이 있다. 점심 때엔 줄을 서야 할 만큼 이름난 집이다. 시내 성동시장엔 정식골목이 형성돼 있다. 뷔페식 한정식 등을 판다. 우엉김밥을 파는 집도 몇 곳 된다. 김밥에 우엉을 곁들여 먹는데 제법 별미다. 보배김밥(772-7675) 등이 알려졌다. →잘 곳:요즘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건 숙박비다. 지진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비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호텔 등 숙박료가 정해진 업소들은 별 혜택이 없지만 일반인이 운영하는 펜션 등은 말 그대로 ‘파격가’다. 보문단지만 고집하지 않고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가성비’ 높은 숙소들이 즐비하다.
  • 연말행사·가족행사 시 활용 가능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 인기

    연말행사·가족행사 시 활용 가능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 인기

    경기도 동탄에 사는 김모 씨는 지난 추석명절에 자신의 집에 친척들이 방문했다. 친척들이 워낙 많고 집에 다 재울 수 없어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게 했다. 웬만한 펜션 보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친척들의 만족도도 높았으며 우리 가족도 편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 위에 사례와 같이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마다 게스트하우스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마련하면서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어린이집, 근린공원, 놀이터 등의 기본 커뮤니티 시설 이외에 가족친화공간 커뮤니티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저렴한 숙박료는 물론 손님맞이, 각종 모임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하여 연말이나 연휴에는 최소 한달 전에는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할 정도이다. 이로 인해 최근 분양한 단지들 중에서도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해 청약성적도 우수했다. 지난 3월 GS건설이 분양한 ‘은평스카이뷰 자이’는 단지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해 고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13.2대 1의 평균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 9월에 대림건설이 분양한 ‘e편한세상 추동공원’은 단지 내에 게스트하우스는 물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어 최고경쟁률 10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27일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욕구가 점차 커지면서 니즈를 반영하여 건설사들도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커뮤니티 시설들이 각광받으면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GS건설이 10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 공급하는 ‘스프링카운티자이’가 입주민들의 위한 게스트하우스를 갖춰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이 단지는 총 8개 동, 전용면적 47~74㎡, 1345가구로 공급되며 편안하게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부대편의시설 서비스로 게스트하우스는 물론 세탁서비스, 식당, 대형종합병원과의 의료 연계 서비스(예정) 등을 받을 수 있다. 용인 에버라인 동백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동백역을 통해 분당선 이용도 수월하고 강남, 분당, 수원 등 타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또한 단지 뒤로 약 101,600㎡(31,000여평) 규모의 원형녹지 소나무숲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손곡로 신분당선 동천역 2번출구 인근에 마련되며,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로에 마련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가지 절경… 오색의 절정… 찰나의 황홀

    만가지 절경… 오색의 절정… 찰나의 황홀

    이달 초 설악산 만경대가 문을 열었다. 1970년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46년 동안 닫혀 있다가 올가을에 처음으로 봉인이 풀렸다. 문제는 ‘한시적’이라는 것. 내년에도 문이 열린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지금은 설악산 아래까지 단풍이 짓쳐 내려온 상황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자연이 벌이는 색의 축제를 놓치고 말 터. 발걸음 재촉해 한달음에 설악산까지 간다.  어느 계절의 설악산이 가장 아름답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느 곳의 단풍이 곱다더라는 식의 ‘인기투표’는 호사가들 사이에서 흔히 이뤄진다. 그 기준에 따르자면 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통행금지)은 단풍 곱기로 세 손가락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그처럼 명성이 자자한 주전골과 흘림골을 굽어보는 자리가 바로 만경대다. 그뿐이랴. 발 아래로 굽이치는 만불상과 독주암 등의 암봉들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서툰 문장으로 담아내기 힘들다. 그러니 단풍철에 관한 한 만경대는 그야말로 만 가지 경치를 담아내는 곳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언제 갈까를 저울질하다 굳이 개방 기한이 끝나가는 단풍철에 만경대를 방문한 건 이 때문이다.  산행에 앞서 꼭 알아야 할 게 몇 가지 있다. 우선 만경대 개방 시기는 11월 15일까지다. 이후엔 다시 문이 닫힌다. 개방 시간은 오전 8시~오후 3시다. 오후 3시까지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 들어서야 만경대까지 등산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둘째는 인파다. 46년 만에 개방된 데다 절정의 단풍철이어서 매일 엄청난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개방 첫 주엔 만경대 코스의 들머리인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 3~4시간씩이나 걸렸던 탓에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등산객들도 많았다고 한다. 요즘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지체되는 건 여전하다. 산행시간을 넉넉히 예상하고 가는 게 좋겠다.  셋째 비가 조금만 내려도 등산로가 통제된다. 호우 등의 기상특보와는 관계없이 4~5㎜ 정도만 내려도 통제된다고 보면 틀림없다. 통제 상황은 현장에서도 알려 주지만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 홈페이지(seorak.knps.or.kr)에도 게시된다. 출발 전 일기예보와 설악산 사무소 홈페이지를 꼭 체크해야 한다.  사족 하나 덧붙이자면 개방 초기의 이름은 ‘망경대’(望景臺)였다. 그러다 예부터 쓰였던 1만 가지 경관을 본다는 뜻의 ‘만경대’(萬景臺)’가 더 정확한 표기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게 됐고, 설악산 사무소 측이 이를 수용해 얼마 전 만경대로 명칭이 변경됐다.  만경대 코스는 총 5.2㎞다. 기존의 주전골 탐방로 3.2㎞에 미답지였던 만경대 구간 2㎞를 이어 붙였다. 원형의 둘레길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사람이 몰릴 경우 두 배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 물론 용소폭포에서 곧바로 만경대로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산행시간도 확 줄어든다. 하지만 기암괴석과 단풍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주전골을 건너뛴다면 이는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게 될 터다. 사실 만경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절경이라고는 해도 나머지 구간은 평범한 편이다. 요즘은 단풍이라도 들었으니 볼만하지만 다른 계절엔 나무만 보고 걸어야 한다. 따라서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주전골을 거쳐 전 구간을 걷길 권한다.  만경대 둘레길은 일방통행으로 운영된다. 들머리는 오색지구다.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색약수를 맛보기 위해 등산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오색지구가 해발 340m쯤 되니까 560m인 만경대까지 220m 정도 고도를 올리는 셈이다. 오색지구를 출발하면 곧바로 출렁다리가 나온다. 주전골 진입로다. 다리 옆은 만경대로 가는 출입문이다. 여기서 바로 만경대까지 올라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가 보면 인파 때문에 일방통행으로 둘레길을 운영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문은 그러니까 나올 때만 지나는 문이라 보면 된다.  오색지구에서 주전골을 지나 용소폭포까지는 기존 탐방로를 따라간다. 길이 평탄해 아이들도 쉽게 걸을 수 있을 정도다. 주전(鑄錢)골은 오래전 도적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던 곳이라 해서 이름 지어졌다.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그보다는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던 곳이라는 게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도적들이 숨어 살던 곳이니 얼마나 외지고 험할까. 한데 풍경은 정말 빼어나다. 설악산에서도 손꼽히는 단풍명소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의 경치다. 계곡 좌우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진다. 독주암이라는 거대한 암봉을 지나고 선녀들이 날개옷 벗고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 옆 잔도를 따라 용소폭포로 갈 때까지 시종 암릉 사이를 휘휘 돌아간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에메랄드 빛 계곡수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거대한 암릉과 그 아래를 둘러친 단풍의 앙상블은 정말 설악산 가을 산행의 정수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선녀탕에서 금강문을 지나면 용소삼거리다. 여기서 왼쪽으로 저 유명한 흘림골이 시작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탐방로 문은 굳게 잠겼다. 지난해 발생한 낙석사고로 탐방로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용소폭포는 지척이다. 10m 높이의 붉은 암반 위를 계곡수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져 내린다. 7m 깊이의 소(沼)는 옥빛의 물색을 가졌다. 주변의 울긋불긋 단풍과 어우러져 더욱 신비로운 자태다.  폭포에서 다소 가파른 길을 올라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출입문이 또 하나 나온다. 여기가 만경대 구간의 출발점이다. 여기서 만경대까지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내리막과 얕은 오르막이 반복되다 만경대 앞에서 비로소 급경사의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허벅지가 뻣뻣해지고 숨이 턱에 닿을 때쯤에야 만경대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십여명이 동시에 설 수 있는 자리. 하지만 노른자위는 역시 출입금지 팻말이 붙은 목책 바로 앞이다. 만경대에 서면 압도적인 풍광에 말문이 딱 막힌다. 왼쪽으로는 독주암, 앞으로는 만물상이 떡 하니 버티고 섰고, 그 아래로 여태 걸어왔던 주전골 계곡의 풍경이 낱낱이 드러난다. 날카로운 연봉들이 단풍 물든 계곡을 끼고 늘어선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큰 걸개그림을 보는 듯하다. 풍경 속에 머물다 보면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를 때가 종종 있다. 멀찍이 떨어져 볼 때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 속을 지나왔는지 깨닫게 되는데 만경대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딱 그랬다. 글·사진 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가장 간명하다. 요금소를 나와 성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해 44번 국도를 타고 인제를 지나 한계령을 넘어 8㎞쯤 내려가면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약수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오색약수 쪽으로 진입하면 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 오색분소, 조금 더 내려가면 만경대 둘레길 탐방로가 시작된다. 탐방로 출발지점에서 성국사까지 약 1.5㎞ 구간에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용소폭포 구간은 동네 뒷산 정도의 오르막이어서 노약자들도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다. 다만 만경대까지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있다. 어르신의 경우 내려올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맛집:오색약수 부근의 오색지구에 산채 정식이나 산채 비빔밥, 돼지불고기 등 다양한 음식을 내는 식당들이 몰려 있다. 요즘 제철 맞은 도루묵 구이를 파는 집도 많다. 막걸리 한 사발 곁들여 얼요기하기 딱 좋다. 양양에선 홍합을 ‘섭’이라 부른다. 이 섭을 넣고 전골, 칼국수 등을 끓이는데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별미다. 양양군청 인근의 수라상(671-5857)이 알려졌다. →잘 곳:오색지구에 오색그린야드호텔, 오색숙박단지 등 업소들이 몰려 있다. 주중과 주말, 단풍 성수기에 따라 객실료 차이가 크다. 민박집은 오색터미널 뒤편에 몰려 있다. 역시 주중과 주말 차이가 크고 공용 화장실 사용 등에 불편이 따른다. 오색지구에서 양양 쪽으로 44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로젤리아펜션 등 깔끔한 펜션이 곳곳에 있다. 2인 기준 주말 9만원선이다.
  • 단풍-억새 이 달말 절정…제주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인기

    단풍-억새 이 달말 절정…제주에서 즐기는 힐링여행 인기

    이 달 말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의 아름다운 가을 절경을 벗삼아 힐링 여행을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제주 곳곳의 억새밭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산굼부리와 김녕억새밭, 바다와 언덕이 만나는 섭지코지 등은 빠질 수 없는 가을 제주 여행 필수 코스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제주지만 섭지코지가 속한 서귀포시는 중문관광단지를 비롯한 관광 코스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가운데 제주도·서귀포펜션 이로제주펜션(IRO Jeju)은 지난해 중국 개봉 이후 올해 초 한국서 개봉한 손예진, 진백림, 신현준 주연의 영화 ‘나쁜놈은 죽는다’의 촬영지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도 숙박펜션 중 한 곳이다. 제주도숙소추천하면 빠지지 않는 이로제주는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독채 펜션으로 활용도가 높고, 각 객실 테라스에는 바비큐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제주도 가족펜션으로도 손꼽힌다. 감각적인 건물 디자인과 호텔 느낌의 객실의 이로제주는 객실로부터 16km 거리에 위치한 마라도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제주도 남쪽 바다를 아우르는 전망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기운이 흐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좋은 기운을 얻어 가려는 여행객들의 힐링 명소로 제주도·서귀포 숙박업소를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서귀포펜션 이로제주는 중문관광단지를 비롯해 올레길 8번과 9번,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지인 안덕계곡 등과 인접해 관광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로제주 관계자는 25일 “단풍과 억새 등 가을 제주를 느끼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를 찾는 여행객들이 힐링을 만끽하고 아울러 이로제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주민 “투기사업 변질” 郡 “관광 발전 공익”… 유럽풍 마을 좌초되나

    [이슈&이슈] 주민 “투기사업 변질” 郡 “관광 발전 공익”… 유럽풍 마을 좌초되나

    전남 담양군에는 마치 작은 유럽을 보는 듯한 ‘메타프로방스 마을’이 있다. 2012년 착공해 임시개장했는데도 지난해 관광객 200만명이 다녀가는 등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고, 가족단위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있고,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자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하지만 담양군과 땅 소유자인 주민 2명과 법정소송이 붙으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23일 담양군에 따르면 민자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2년 2월부터 오는 12월 완공 예정으로 담양읍 학동리 592 일원 31만 3000㎡ 부지에 메타세쿼이아 전통놀이 마당을 신축한다. 1단계로 12만 7000㎡ 부지에 전통 놀이마당을 만들고, 2단계로 13만 4000㎡에 메타프로방스, 3단계 5만㎡에 농어촌테마공원을 조성한다. 1·3단계 사업은 지난 6월 완공됐지만 주민과 법정 다툼을 벌이는 2단계 메타프로방스 마을은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메타프로방스 마을은 총사업비 970억원 중 670억원이 투자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주변으로 상가 59동, 펜션 34동, 음식점 9동, 관광 및 가족호텔 2동, 경관 녹지 등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 70% 이상으로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이곳은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부지 소유자 22명 중 20명은 매도했지만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강모(58)씨와 박모(78)씨 등 원주민 2명이 담양군과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강씨 등은 2013년 담양군을 상대로 한 메타프로방스 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 취소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패소하고, 2014년 8월 1심 행정소송에서도 사업시행계획 인가처분 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그러나 지난 2월 광주고법 제1행정부는 강씨 등 주민 2명이 담양군을 상대로 낸 메타프로방스 사업시행계획 인가처분 무효 소송에서 ‘강제 수용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사업 무산 위기에 처했다. 현재 군과 땅 소유자 간의 주요 쟁점 사항은 사업시행자 처분 시점과 유원지에 대한 기능 적정성 여부 등이다. 2심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사업시행에 필요한 토지를 소유한 시기가 요건에 충족되느냐였다. 사업자 지정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관보에 고시하도록 돼 있다. 지자체로부터 사업권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사업자가 부지 3분의2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 재판부는 사업시행자로 지정받기 위한 소유요건 판단 기준시기인 ‘처분 시’를 2012년 10월 18일로 봐 전체 토지면적의 3분의2 이상을 수용치 못했기 때문에 사업시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담양군은 ‘처분고시일’인 2012년 11월 1일을 기준으로 해 소유요건을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10월 18일 사업시행자는 59%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11월 1일에는 72%를 확보해 지정요건을 충족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사업시행 소유요건 판단시점을 언제로 볼 것이냐에 따라 이 사건 지정처분의 효력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또 사업권자가 사업권을 분할하고 상가나 펜션 등 공사를 추진해 완공된 것들부터 매각하는 실시계획을 인가한 것에 대해 2심 법원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민사21부는 지난 7월 토지소유자 강씨 등이 시행사와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대법원에 계류 중인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건축공사를 중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하루 1000만원씩을 강씨에게 주도록 결정했다. 군은 메타프로방스 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 무효 판결이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군은 사업자지정 및 실시계획인가처분이 시각에 따라 법리 해석이 다를 수 있다 해도 70%나 진척된 성공적인 대형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중대하고도 명백한 법적 하자가 있는 행정처분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공익적 목적으로 추진한 메타프로방스 마을 조성사업 전체를 무효시켜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입장이다. 군은 소송을 제기한 주민 두 사람의 무리한 요구로 사업자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의 절차에 따라 토지를 수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성공적인 대형사업을 무산시킨다면 주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에 큰 손해를 미친다”며 “군 발전을 위해 토지매수에 적극 협조해 준 선량한 현지 농민과 주민들의 허탈감과 배신감을 누가 보상해주고, 앞으로 민자유치를 하고자 할 때 어느 기업이 선뜻 투자를 하겠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악영향과 주민 간 분열을 우려한 군민과 담양군의회, 사회단체, 메타상가업체 등 6000여명은 메타프로방스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담양군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메타세쿼이아 전통놀이마당 유원지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염원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곳에서는 70여명의 상인들이 분양을 받아 영업하고 있다. 메타프로방스 마을 조성사업이 무효 판결을 받으면 불법 건축물에서 불법 영업하는 게 되기 때문에 군 행정을 믿고 투자한 입주 상인들도 모두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된다. 군은 “주민 중 한 사람은 계획 발표 이후 3배 이상의 가격으로 땅을 구입했고, 다른 한 사람은 중도금까지 받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면서 “사업이 무효화되면 수천억원의 손실과 민간기업 도산, 지역 경제 타격 등의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난다”고 우려한다. 이에 반해 강씨 등은 “메타프로방스 마을 조성은 공익성이 아닌 부동산 투기사업으로 변질된 사업이다”며 “대법원의 판결 기간은 최소 1년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렇게 막연히 시간을 보낼 게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습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법치행정이 붕괴되지 않았다면 대법원도 우리 손을 들어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설문조사에서 ‘담양 관광지 중 관람내용이 가장 좋았던 콘텐츠’ 항목에 ‘죽녹원’을 꼽은 사람이 26.9%로 가장 많았고 ‘메타프로방스’가 개관 초기임에도 20.9%의 높은 선호도를 보여 2위를 차지했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부산 관광지 주변 불법 숙박·미용업소 무더기 적발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해수욕장 등 관광지 주변 숙박업소와 미용업소를 대상으로 단속을 벌여 공중위생 관리법을 위반한 불법업소 영업자 20명을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불법 숙박업소는 일반주택을 개조해 성수기에 관광객을 상대로 펜션 영업을 해오다 단속에 걸렸다. 일부 업소는 패널로 가건물을 설치하고, 목재 데크 위에 바비큐 시설을 설치하는 등 소방시설 등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은 채 영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미용업소는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눈썹 문신과 입술 문신 등 의료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시술에 필요한 마취연고와 의료기기를 금고 등에 숨긴 채 사전 예약제로 은밀하게 운영하며 단속을 피해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자격자에 의한 문신은 피부염, 간염, 매독 등 감염 우려가 크다”며 “불법시술로 부작용과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보상받기 어려운 만큼 반드시 전문병원에서 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건국대, MT서 동성간 성추행…“속옷 내리고 신체에 치약 발라 영상 촬영”

    건국대, MT서 동성간 성추행…“속옷 내리고 신체에 치약 발라 영상 촬영”

    올 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때 성행위 묘사 게임으로 논란이 일었던 건국대에서 사건 직후 학과 MT에서도 동성 간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낫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 5월 검찰에 기소됐고, 이후 피해자가 언론에 제보를 해서 피해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당시 학교는 교외 OT를 폐지하고 학과 MT까지 사실상 금지했지만, 학교에 알리지 않은 채 떠난 MT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건국대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인프라시스템공학과(토목공학과) 학생들은 올해 3월 11∼12일 경기도 한 펜션으로 신입생 환영 MT를 갔다. 이 학과 선배들인 이모(23)씨와 하모(22)씨, 신입생 노모(20)씨는 3월 12일 새벽 신입생인 A씨의 속옷을 내리고 신체에 치약을 바르는 등 추행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이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이후 다른 동기에게서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의정부지검은 이 가해자들에 혐의가 있다고 판단, 재판에 넘겼다. 학교 관계자는 “문제의 MT는 학과장이 소문을 듣고 학생회장에게 확인했음에도 속이고 간 행사여서 사실관계 확인이 늦어졌다”며 “처벌을 기다리느라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과 조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건국대는 올해 2월 생명환경과학대학 OT에서 몸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방식의 게임을 선배들이 후배에게 강요한 사실이 페이스북에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OT는 폐지하고 MT는 학장 승인 등 조건부로 제한해 사실상 금지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런닝맨-못나家 레이스’ 박나래·양세찬·솔빈 등 출격...기대감 ‘UP’

    ‘런닝맨-못나家 레이스’ 박나래·양세찬·솔빈 등 출격...기대감 ‘UP’

    ‘런닝맨-못나가 레이스’ 특집 예고편이 공개됐다. 16일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는 ‘특급 예능인들의 MT 못나가 레이스’ 특집이 방송된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배우 이규한, 개그맨 양세찬 박나래 박수홍, 그리고 걸그룹 라붐 멤버 솔빈의 등장이 예고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파란색 옷으로 커플룩을 연출한 듯 보이는 박수홍과 박나래의 케미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한 펜션에 MT 콘셉트로 방문하게 된다. ‘못나가 레이스’ 룰은 펜션 내 영역을 R머니로 구입하는 것. 이에 R머니 획득을 위해 멤버들은 각종 개인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은 이날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네이버 TV캐스트 동영상 캡처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차·차·차

    “커피하고 차요? 음… 커피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하는 마취제라면 차 한잔은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마나(초자연적 힘)라고 할까요?” 도심의 거리에 다향(茶香)이 진해지기 시작했다. 커피에 중독된 젊은층에도 차(茶)가 은밀하고도 조심스럽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다향을 좇아 나선 취재길에 만난 직장인 김모(28·여)씨는 “바쁜 직장인들에게 커피가 ‘긴장’을 상징한다면 차는 ‘여유’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차 열풍이 한국에 상륙했다. 한때는 커피의 대용품으로 취급받으며 생존을 걱정했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일반인들이 전문 티 소믈리에 과정에 참여하고 대기업들도 앞다퉈 차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전통차와 선을 긋는 변신도 활발하다. 전 세계에 있는 차나무의 종류만 500가지가 넘으니 블렌딩해서 만들 수 있는 차의 종류는 셀 수도 없이 많다. 쌀쌀해지는 날씨와 더 어울리는 차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중국 재료인 기문홍차와 운남홍차를 비교해 보죠. 일단 건조된 차의 향부터 맡아 보세요. 어떻게 다르죠?” 지난 13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성동구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서울숲센터에서 김원전(50) 교육이사가 티 블렌딩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에게 물었다. 한 수강생이 “운남차는 솔향기가 느껴진다. 기문차는 풀 비린내 비슷한 게 나는데 먹 냄새나 진한 나무향 같은 게 있다”고 답했다. 이날은 홍차 블렌딩 수업에 모두 24명이 참여했다. 수강생 대부분이 여성이었지만 남성도 4명 있었다. 4명으로 이뤄진 조마다 다르질링, 아삼, 수마트라 등 11가지 종류의 차가 담긴 유리병과 테이스팅 컵, 보온병 등이 제공됐다. 티 블렌딩은 차를 적절히 섞어 새로운 맛과 향, 효능을 가진 차를 개발하는 작업이다. 간혹 차 외에 식물의 뿌리, 껍질, 잎, 과일, 에센스오일(착향료) 등을 섞기도 한다. 저마다 자신만의 차를 개발하는 데 열중했다. 티 블렌딩을 취미로 하는 이도 있었고, 새로운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도 있었다. ●젊은층, 다도보다 ‘자신만의 편한 방식’으로 즐겨 7살 딸을 둔 엄마 이윤주(38)씨는 친구를 따라왔다가 차 섞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했다. “차 마시는 걸 좋아했는데 알고 마시는 것과 그냥 마시는 게 다를 것 같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차도 와인같이 재료에 얽힌 문화나 역사를 알면 다양한 방식으로 음미할 수 있더군요.” 직장인 강한결(37·여)씨는 “대학 다닐 때 전공이 원예였는데, 꽃과 차는 공통점이 많아 좋아한다”며 “지금은 일반 사무직에 근무하지만 취미로라도 나만의 꽃향기가 나는 차를 만들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한희수(23)씨는 “지난해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티 블렌더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상대적으로 차 문화가 덜 보급돼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을 하고 진로를 이쪽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는 “차의 종류나 즐기는 방법이 워낙 다양해 일반인은 외려 차 문화를 어렵게 느끼기도 한다”며 “하지만 집에서도 얼마든지 블렌딩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집에 선물받은 차가 있다면 같은 타입의 차끼리 배합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혹은 티백끼리 겹쳐 우려서 새로운 맛을 탄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향과 맛을 찾아가다 보면 차를 즐기는 시간이 훨씬 다채로워질 겁니다.” 기존에는 다도(茶道)를 중요시하는 녹차 문화가 명맥을 잇고 있었다면 최근 번화가에는 자신만의 편한 방식으로 홍차를 즐기는 문화가 등장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홍차 전문점 ‘오후의 작은 선물’을 운영하는 박혜정씨는 “3년 전부터 1주일에 한 번씩 6명이 모여 차 수업을 진행하는데, 50대 남성들도 참여할 정도로 홍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요즘에는 아예 차 전문점을 차리겠다며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차 문화의 유행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차 관련 상품을 파는 ‘부티끄살롱’의 김영아 대표는 “애프터눈 티세트(오후 3~4시 무렵 간식과 함께 차를 즐기는 것)가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차 문화가 급격히 퍼졌고, 이에 따라 차를 테마로 하는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1박 2일간 충북 제천에 있는 펜션 등에서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 등을 시음하고, 차를 접목한 술이나 음료를 마시며 식사를 하거나 영화를 보는 식이다. 큰 기업도 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초 차 전문 브랜드 ‘티바나’를 선보인 뒤 이번 달 13일까지 270만잔을 판매했다. 업체 관계자는 “그간 차 음료 판매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차 브랜드를 내놓은 이후 커피 비중이 80%에서 70%로 줄고 차 음료가 14%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프리미엄 홍차 타라(Tara)를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이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오설록 티뮤지엄’은 2001년 개관 당시 방문객이 연간 3만 1000명이었지만 매년 20%씩 늘어 지난해엔 16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 명동, 대학로, 인사동 등 도심에서도 찻집을 운영 중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서 ‘붐’… 茶 테마 여행 상품도 음료업계는 국내의 사교 음료 시장이 커피에서 주스로 옮겨갔고, 지금은 차로 이전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건강과 여유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커피의 카페인과 주스의 당분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차 열풍 역시 주된 배경의 하나다.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 곽재명 교수는 “차는 원래 다도라는 이름으로 어렵고 고루하게 느껴졌지만, 전 세계 75% 국가에서 즐기는 홍차와 허브차가 들어오면서 젊은이들이 차를 마시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차에도 커피처럼 정신을 각성시키는 카페인이 있지만 그 양이 상대적으로 적고, 차의 테아닌 성분이 카페인과 반대로 이완시켜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같은 학과 변청자 교수도 “스타벅스가 커피로 다른 브랜드와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듯, 차를 즐기는 것도 또 다른 구별 짓기 문화로 정착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손쉬운 ‘티 블렌딩 홈 레시피’ 재료 : 티 4.5g ·물 400㎖ (온도 95도) 홍차(케냐) + 말린 우엉 (비율 7:3) 케냐 홍차 특유의 볶은 땅콩 같은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에 우엉의 달달함이 어우러져 떫은맛을 잡는다. 홍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우엉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도와 환절기에 특히 좋다. 홍차(스리랑카 누와라엘리야) + 말린 도라지 (비율 8:2) ‘실론차의 샴페인’이라 불리는 누와라엘리야 홍차는 맛이 깔끔하다. 여기에 쓴맛을 제거해 달달한 도라지차를 섞으면 부드러운 밤꿀맛이 난다. 도라지는 밝은 오렌지빛의 홍차색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감기, 기침 등 호흡기 질환에도 좋다. 홍차 + 커피 (비율 6:4) 홍차와 커피는 각각의 풍미와 향을 가지고 있어서 보통 단독으로 즐기지만 둘의 만남도 의외의 궁합을 자랑한다. 커피의 강한 향 속에 은은하게 감도는 홍차의 고소함과 달콤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제공
  •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전남 담양군은 ‘한국의 죽향(竹鄕), 대나무 고을’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마을 있는 곳에 어김없이 대밭이 펼쳐져 있고 댓잎 바람 소리 들리는 곳에 마을이 있다. 대나무와 관련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녀 군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평가받는다. 조선 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도록 한 송순을 비롯해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터를 잡고 주옥같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한국가사문학관을 만들어 관련 유물과 유적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한다. 군은 죽세공예품으로만 인식하던 대나무를 환경·인문학·산업 가치 등으로 부각시켜 관광자원화하며 담양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지구적 과제인 기후변화대응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한국대나무박물관을 만들었고 지난해 지구촌 최초의 대나무 소재 박람회이자 군 단위 첫 국제박람회인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개최해 관람객 104만명이 찾았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숲맑은 생태도시’로 거듭나며 연간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 >>볼거리 ●탁 트인 호수 품은 ‘추월산 용마루길’ 담양호 지붕 위로 난 수평마루 같은 둘레길이다. 탁 트인 호수가 품 안에 쏙 들어오고, 나무데크와 흙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에는 절벽폭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용마루길은 담양호의 수려한 전경과 추월산, 금성산성 등의 경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변산책 코스다. 추월산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다. 추월산 주차장 맞은편이 용마루길 입구다. 길이는 3.9㎞다. 이 가운데 나무데크가 2.2㎞, 흙 산책로가 1.7㎞다.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행정자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고 39억원을 들여 조성된 길로 2012년 착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담양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용마루길과 연계한 등산로 ‘수행자의 길’ 3.48㎞를 개설해 관광객들이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구간마다 특색 있는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등을 설치했다. ●담양의 작은 유럽 메타프로방스 마을 담양읍 학동리 일대 13만 5000여㎡에 오는 12월 전체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마을이다. 상가와 펜션, 음식점, 가족호텔 등이 들어선다. ‘메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바 있는 메타세쿼이아에서 땄고,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 이름이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담양 속의 작은 유럽마을’로 각광받는다. 메타프로방스는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며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일부 개장했는데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3대 자연유산 삼인산·추월산·담양호 최근에는 체험위주의 관광에서 스토리를 찾아가는 여행이 트렌드다. 담양군도 이에 맞게 관광자원 가운데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민담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삼인산’, ‘추월산’, ‘담양호’ 등 지역의 대표적인 3대 자연유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삼인산은 수북 들녘에서 바라다보면 뾰족한 산의 형상이 피라미드를 닮았다 해서 ‘담양의 피라미드’로 통한다. 추월산(731m)은 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를 닮았다 해서 와불산으로도 불린다. 추월산은 가을에 올라야 참맛을 볼 수 있다는 이름 그대로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뒤덮였고 정상 언저리 절벽에는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보리암이 있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 나무로 만든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세 곳이 바로 장성군의 백양사와 순천시의 송광사, 담양의 보리암이다. 전남도 기념물 4호다. 추월산과 용추봉을 흘러내린 물이 만든 담양호는 1976년에 완공한 거대한 인공호수다. 제방길이 316m, 높이 46m로 담양평야와 장성군 진원면, 남면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용수원으로 영산강의 시원이다. 담양호는 달그림자가 드리울 만큼 깨끗하고, 형상은 용을 닮았다. 추월산 관광단지와 금성산성, 가마골 등 울창한 숲과 수려한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볼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담양은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드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도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줄을 서서 모여 앉은 요정들 같기도 하고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기도 하다. 길 가운데에서 쳐다보면 영락없는 영국 근위병들이 사열하는 모습이다. 질서정연하게 사열하면서 외지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됐고 담양군에서는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게 지금은 하늘을 덮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났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다.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다 보면 이곳을 왜 ‘꿈의 드라이브코스’라 부르는지 실감한다. 무려 8.5 ㎞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묶어둔다. 메타세쿼이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향기에 매료돼 꼭 삼림욕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김상경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댓잎 사각사각… 힐링 원하면 ‘죽녹원’ 관방제림과 영산강 시원인 담양천을 끼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 죽녹원이다. 죽림욕장으로 인기가 많다.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었던 몸을 풀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친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이 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한다. 죽로차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대나무와 댓잎이 풍기는 향기를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 교류의 장 ‘소쇄원’ 우리나라 대표 원림인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선비 양산보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이다. 1981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됐으며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의 보배다. 주요한 조경수목은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화매화 등이 있다. 초본류는 석창포와 창포, 맥문동, 꽃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롭다. 정유재란 때 건물이 불에 탔지만 복원 중수하고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는 조선 최고의 민간 정원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댓잎으로 키운 담양 한우 떡갈비 댓잎과 대 숯으로 키워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담양 한우로 만든다. 갈비에 붙은 살을 떼어낸 후 채 치듯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다시 뼈에 얹어 굽는다. 인절미 떡을 연상하는 모양의 떡갈비를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을 것처럼 부드러운 맛과 씹히는 맛이 조화를 이룬다. 인절미 치듯이 칼로 쳐서 만들어 연하고 부드럽다. 당근, 수삼, 밤, 양념장 등에 구운 떡갈비를 넣고 윤기나게 조려 찜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나무 향이 솔솔나는 대나무통밥 대통에 멥쌀과 찹쌀, 흑미, 검은콩에 대추, 은행, 밤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물을 부은 뒤 압력솥에서 20~30분간 쪄 낸다. 향기가 은은하면서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죽통밥이라고도 불린다. 3년 이상 자란 왕대를 잘라 쓴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향이 밴 밥은 몸의 열을 식혀 기력을 보강하고 정신과 피를 맑게 해주며 스트레스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한 죽순요리 식이섬유, 비타민C가 풍부하고 아삭아삭한 질감과 담백한 맛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쫄깃쫄깃한 우렁이살을 넣는 게 죽순회의 포인트이며 담양 토속음식의 대표적인 별미다. 죽순회는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음식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줄기로 봄철 비가 온 직후에 40~50㎝ 정도 자랐을 때 채취한다. 죽순, 우렁, 미나리에 고추장, 설탕, 식초, 깨소금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려 먹는다. ●전남 10대 고품질 쌀 ‘대숲맑은 쌀’ 영산강 시원지로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담양에서 생산되는 대숲맑은 쌀은 윤기가 좋으며 단단하다.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이다.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나 현재 생산되는 모든 쌀이 전량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농협과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담양군의 기술지도와 엄격한 품질 검사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 ●담백한 국수·한약재 넣고 삶은 ‘약계란’ 옛날 대나무 제품을 사고팔던 죽물시장이 문을 닫고 하나둘 생긴 국수집들이 유명해지면서 국수거리가 생겼다. 국수거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200~400년 된 나무 200여 그루가 2㎞에 걸쳐 서 있다. 담백한 맛의 비빔국수, 멸치와 야채로 우려낸 진한 국물의 물국수, 대나무 잎과 각종 약재를 넣고 삶은 달걀은 별미로 각광받는다. 약계란은 약수로 만든 멸치육수에 오가피와 두릅나무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함께 넣어 삶아낸 계란이다. 멸치육수 간이 배어 짭조름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글’이라 부끄러웠던 순간들…경고 문구까지 한글

    ‘한글’이라 부끄러웠던 순간들…경고 문구까지 한글

    해마다 한글날인 10월 9일이면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적 원리를 자랑하는 글들이 이어진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저마다 한글날 경축 행사를 열고, 교육기관과 기업 등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글날을 기념한다. 물론 한글은 세계의 언어학자들도 인정하는 뛰어난 글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수한 우리 한글을 ‘우수하게’ 잘 사용하고 있을까. 세계에서 만난 ‘한글이라 부끄러웠던 순간’을 모아봤다. ●세계 유명 관광지엔 빠지지 않는 ‘한글 낙서’ 한국인들의 ‘인증’과 ‘흔적 남기기’ 집착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특히 이름난 관광지나 유적에 가면 벽면이나 기둥 등에 “ OO 다녀감” “ㅁㅁ아 사랑해~” 와 같은 한글 낙서는 빠지지 않는다. 이런 탓에 아예 ‘낙서 금지’ 경고 문구를 한글로 쓴 곳이 있는가 하면, 경고판의 낙서 사진에 ‘한글’이 담겨 있는 경우도 많다. 세계에서 가잔 긴 흔들다리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로 유명한 캐나다 밴쿠버의 캐필라노 협곡은 한국인도 많이 찾는 관광지다. 관리소 측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나무 등에 이름을 새기거나 낙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이곳의 낙서금지 경고판 배경 사진에는 한글로 된 낙서가 담겨 있다. 역시 한국인 관광객이 많기로 유명한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학생감옥’ 역시 한글로 된 ‘낙서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학생감옥은 1712년부터 1914년까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다소 낮은 수위를 범죄 및 일탈을 한 학생들을 일시적으로 감금해 뒀던 장소다. 하지만 이곳에 한글 낙서가 너무 많아지자 관리인이 한국 유학생에게 ‘낙서금지’를 한글로 써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중국 만리장성, 스위스 루체른의 카펠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등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닿은 곳은 어김없이 ‘한글 낙서’를 볼 수 있다. ●‘낙서 몸살’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태블릿 낙서장 만들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마리에 델 피오레(두오모) 성당 역시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 관광객들의 낙서로 훼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두오모 성당은 아예 가상의 낙서 공간을 마련했다. 종탑으로 향하는 1·3·4층에 한 대씩 태블릿 PC를 설치, 관광객이 PC에 낙서를 남기면 이를 별도 사이트에 영구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곳을 방문했던 방문객은 이후 언제 어디에서라도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이 남긴 흔적을 볼 수 있다. 두오모 성당 낙서 제거 작업을 맡았던 건축가 베아트리스 아고스티니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낙서가 눈에 거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념물에 진정으로 해가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한글’이라 부끄러웠던 순간들…경고 문구까지 한글

    ‘한글’이라 부끄러웠던 순간들…경고 문구까지 한글

    해마다 한글날인 10월 9일이면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적 원리를 자랑하는 글들이 이어진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저마다 한글날 경축 행사를 열고, 교육기관과 기업 등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글날을 기념한다. 물론 한글은 세계의 언어학자들도 인정하는 뛰어난 글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수한 우리 한글을 ‘우수하게’ 잘 사용하고 있을까. 세계에서 만난 ‘한글이라 부끄러웠던 순간’을 모아봤다. ●세계 유명 관광지엔 빠지지 않는 ‘한글 낙서’ 한국인들의 ‘인증’과 ‘흔적 남기기’ 집착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특히 이름난 관광지나 유적에 가면 벽면이나 기둥 등에 “ OO 다녀감” “ㅁㅁ아 사랑해~” 와 같은 한글 낙서는 빠지지 않는다. 이런 탓에 아예 ‘낙서 금지’ 경고 문구를 한글로 쓴 곳이 있는가 하면, 경고판의 낙서 사진에 ‘한글’이 담겨 있는 경우도 많다. 세계에서 가잔 긴 흔들다리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로 유명한 캐나다 밴쿠버의 캐필라노 협곡은 한국인도 많이 찾는 관광지다. 관리소 측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나무 등에 이름을 새기거나 낙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이곳의 낙서금지 경고판 배경 사진에는 한글로 된 낙서가 담겨 있다. 역시 한국인 관광객이 많기로 유명한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학생감옥’ 역시 한글로 된 ‘낙서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학생감옥은 1712년부터 1914년까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다소 낮은 수위를 범죄 및 일탈을 한 학생들을 일시적으로 감금해 뒀던 장소다. 하지만 이곳에 한글 낙서가 너무 많아지자 관리인이 한국 유학생에게 ‘낙서금지’를 한글로 써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중국 만리장성, 스위스 루체른의 카펠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등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닿은 곳은 어김없이 ‘한글 낙서’를 볼 수 있다. ●‘낙서 몸살’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태블릿 낙서장 만들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마리에 델 피오레(두오모) 성당 역시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 관광객들의 낙서로 훼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두오모 성당은 아예 가상의 낙서 공간을 마련했다. 종탑으로 향하는 1·3·4층에 한 대씩 태블릿 PC를 설치, 관광객이 PC에 낙서를 남기면 이를 별도 사이트에 영구 저장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곳을 방문했던 방문객은 이후 언제 어디에서라도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이 남긴 흔적을 볼 수 있다. 두오모 성당 낙서 제거 작업을 맡았던 건축가 베아트리스 아고스티니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낙서가 눈에 거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념물에 진정으로 해가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태풍 제주 강타후 남해안 따라 부산으로..실종·침몰·정전 속출

    태풍 제주 강타후 남해안 따라 부산으로..실종·침몰·정전 속출

    10월 태풍 ‘차바’가 ‘역대급 강풍’과 ‘물폭탄’으로 제주도를 강타한 뒤 남해안을 따라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제주시 고산에서 측정된 순간최대풍속은 56.5m에 달했고,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한때 시간당 1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제주항 2부두 정박 어선서 선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1명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수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쓰려지는가 하면 어선이 전복되고, 체육시설이 퍄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혀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차질을 빚거나 통제되고 있다. 태풍이 제주를 지나 북상하면서 전남 남해안 등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 초속 56.5m ‘역대급 강풍’에 산간 600㎜ 넘는 ‘물폭탄’ 5일 오전 7시 현재 태풍경보가 발효 중인 지역은 제주도 육·해상 전역과 남해 서부 먼바다, 남해 동부·서부 앞바다, 울산시, 부산시, 경남(양산시·남해군·고성군 등), 전남(장흥군, 완도군, 강진군 등)이다.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는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7시 현재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624.5㎜, 어리목 516㎜ 등 산간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산간 외 지역도 수백㎜의 비가 쏟아졌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7시 현재까지 제주(북부) 172.2㎜, 서귀포(남부) 288.9㎜, 성산(동부) 133.9㎜, 고산(서부) 26.1㎜, 용강 385㎜, 태풍센터 28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한라산 윗세오름에 한때 시간당 최고 17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것을 비롯해 산간 모든 지역과 제주시 아라동과 용강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최고 100㎜를 훌쩍 넘었다. 바람도 거세게 몰아쳐 최대 순간풍속이 고산에서 초속 56.5m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제주 47m, 성산 30.4m, 서귀포 22.2m 등을 기록했다. 태풍 차바는 5일 오전 6시 현재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9m의 강한 소형 태풍으로 제주 동북동쪽 60㎞ 해상에서 시속 40㎞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 정전피해 속출…오전 7시 현재 4만9천가구 정전, 복구율 65.3% 강한 비바람에 정전피해가 제주도 곳곳에서 속출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밤부터 5일 오전 4시 현재까지 서귀포시 법환동·하원동·서홍동·표선면·토평동, 제주시 구좌읍·한경면·조천읍 등 도내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에서 오전 7시 현재까지 파악한 정전 가구는 총 4만9천여 가구다. 이 가운데 3만2천 가구는 복구가 완료돼 65.3%의 복구율을 보였다. 1만7천여 가구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원동 일대 558가구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3분께 정전이 발생했다가 1시간여만인 5일 0시 48분께 복구가 완료됐다. 4일 오후 11시 57분께 서귀포시 법환동 일대에서도 강풍에 야자수가 쓰러지며 전신주를 건드려 884가구가 정전됐다가 50가구가 복구됐으나, 다시 정전됐다. 법환동 정전과 함께 해군 제주기지전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주요시설은 자가발전기로 복구되는 등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전까지 제주가 태풍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 복구가 늦어지거나 정전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 ◇ 항공교통 차질·해상교통 통제…육상 교통망도 곳곳 생채기 제주국제공항의 항공편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결항된다. 항공사들은 오전 10시쯤이면 기상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항공편 스케쥴을 조정하고 있다. 결항 항공편 예약 고객들은 정기편 여유 좌석과 임시편 11편을 투입해 분산 수송할 예정이다. 앞서 4일 오후 중국 충칭에서 출발하려던 오케이항공 BK2915편이 결항한 데 이어 항저우, 톈진, 닝보, 하얼빈 등지에서 출발해 제주로 올 예정이던 국제선 항공편 10편이 결항했다. 바닷길로 이날 제주를 찾을 예정이던 코스타 빅토리아호(7만5천166t)와 코스타 포츄나호(10만2천587t) 등 2척이 일찌감치 입항을 취소했으며 글로리 오브 더 씨호(2만4천427t)는 기항 일정을 잠정 미뤘다. 지난 4일에도 코스타 세라나호(11만4천147t)와 스카이씨 골든에라호(7만2천458t) 등 2척이 기항 계획을 취소, 다른 곳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사파이어 프렌세스호(11만5천875t)는 입항을 오는 7일로 사흘 연기했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9개 항로 15척의 여객선 운항도 이틀째 중단됐다. 육상에서는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돌멩이들이 쌓여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통신호등들이 꺾어지는 등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 선원 실종, 크레인 쓰러지고 펜션·가옥 침수 5일 오전 7시 4분께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오전 4시께에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쓰러져 인근 빌라 쪽으로 기울자 빌라에 살고 있던 8가구 중 6가구 주민 8명이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제주시 월대천이 범람하며 저지대 펜션과 가옥 등이 침수돼 관광객과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0시 40분께는 서귀포시 하예포구에 정박 중이던 서귀포 선적 유자망 어선 C호(5.7t)가 전복됐다. 비상대기 중이던 해경 122구조대 등은 현장에 출동, 선장과 함께 선박 고정 작업을 벌여 해양오염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시 한천이 한때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80여대가 휩쓸렸다. 산지천 하류도 범람 위기에 달해 남수각 일대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있는 모 호텔 모델하우스가 반파됐다. 곳곳에서 수십 년생 가로수들이 부러지며 도로로 넘어져 차량 통행을 방해했다. ◇ 전남·울산·부산 등도 정전·구조물 붕괴 등 피해 속출 이날 새벽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선 전남 여수에는 초속 30m를 넘는 강한 바람이 이어지면서 정전과 구조물 붕괴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여수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1분께 여수시 안산동 부영5차 아파트를 비롯해 인근 소호동 일대 1천800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30여 분 뒤에는 여수시 봉산동 한 모텔 주차장에서 덮개 구조물 일부가 파손돼 내려앉으면서 차량 2대가 파손됐다. 여수시 덕충동과 둔덕동 등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지고 일부 지역에 정전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울산에는 이날 오전 2시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다가 오전 6시 30분을 기해 태풍경보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울산시교육청은 이날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임시 휴업 조처를 내렸다. 중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하거나 등하교 시각을 조정하도록 했다. 부산에도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내려 오전 6시 현재 해운대에 45㎜, 남구 대연동 40.5㎜ 등을 기록했다. 해안가인 부산항 북항에는 최대순간풍속 19.5m/s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에는 특별한 태풍 피해는 없지만, 창문 고정 같은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신고가 7건이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 48분께부터 침수된 하상도로인 부산 동래구 온천동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도로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침수가 예상되는 부산 사상구 삼락체육공원 인근 도로에서도 차량운행을 금지했다. 대구와 경북 전역에도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많은 곳은 250㎜의 폭우와 함께 초속 3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영상 시청자 카톡 제보 연합뉴스
  • 1명 실종 등 인명피해 속출…시민들 고립·대피

    1명 실종 등 인명피해 속출…시민들 고립·대피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강타해 1명이 실종되고 하천 범람 등으로 주민이 대피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5일 오전 7시 4분쯤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이 남성은 부두에서 가장 가까운 배에 옮겨 탄 뒤 밧줄로 묶어 나란히 정박한 다음 배로 이동하던 중 해상의 높은 파도로 인해 발을 헛디뎌 실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4시쯤에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쓰러져 인근 빌라 쪽으로 기울어 빌라에 살고 있던 8가구 중 6가구 주민 8명이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오전 8시 55분쯤 전남 여수시 수정동 오동도 방파제에서 1321t급 여객선 미남크루즈호 선원 2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선원들은 현장에 함께 있던 해경 122구조대에 의해 약 20분 만에 모두 구조됐다. 침수와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다량 발생했다. 제주시 월대천이 범람해 저지대 펜션과 가옥 등이 침수돼 관광객과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또 제주시 한천이 한때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80여 대가 휩쓸렸다. 산지천 하류도 범람 위기에 달해 남수각 일대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범람으로 주변 가정집과 펜션 등 10여 채가 침수됐다. 주민과 관광객 50여 명은 외도동사무소나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한 펜션에는 물이 계속 유입돼 10여 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월대천은 태풍으로 내린 폭우와 이날 오전 만조가 겹치면서 물이 불어났다. 이날 날이 밝으면서 비바람이 잦아들자 주민들도 돌아와 침수된 가옥을 정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현재 강수량은 여수 돌산 177.6㎜를 최고로 여수 거문도 170.5㎜, 고흥 110.8㎜, 영암 학산 107.5㎜, 해남 현산 106.5㎜, 완도 청산도 96㎜, 장흥 관산 77.5㎜, 광주 62.7㎜ 등을 기록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여수 38.3㎧, 완도 신지도 31.9㎧, 완도 28.1㎧, 여수 백야 26.5㎧, 해남 25㎧, 광주 19.3㎧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풍 피해] 차바 강타 제주 피해 속출

    [태풍 피해] 차바 강타 제주 피해 속출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새벽 제주도를 강타하면서 제주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 재난관리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 4분쯤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중인 어선에서 남성 1명이 바다로 실족해 실종됐다. 제주시 한천은 2006년 태풍 나리 내습이후 10년만에 다시 범람했다. 물이 복개된 도로를 덮치면서 주차중인 차량 수십여대가 피해를 봤다. 제주시 월대천 하류 펜션과 가옥 등 10여채가 침수돼 주민과 관광객 5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인근 빌라로 쓰러져 주민 6가구 8명이 주민센터로 대피했다. 제주화력발전소 등이 가동이 중단되면서 제주 전역에서 4만9000가구가 정전됐고 오전 6시 현재 9000여가구만 복구됐다. 제주공항은 제주공항은 태풍 차바 영향으로 5일 오전 7~10시 국내외항공편이 결항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 5시 현재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522.5㎜, 진달래밭 448.5㎜ 등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또 제주(북부) 151.1㎜, 서귀포(남부) 270.6㎜, 성산(동부) 123.4㎜, 고산(서부) 24.9㎜, 용강 342.5㎜, 아라 340㎜, 유수암 27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전남 광양 펜션서 남녀 5명 자살기도 4명 사망

    전남 광양 펜션서 남녀 5명 자살기도 4명 사망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광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전남 광양시 진상면 모 계곡 인근 펜션 객실에서 남녀 5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공익요원 유모(22)씨와 이모(33)씨, 정모(37·여)씨,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대 추정 남성 등 4명이 숨졌다. 이중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은 김모(34)씨는 회복해 경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 자살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쯤 펜션에 투숙했다. 지난 2일 새벽 한차례 실패한 후 3일 오전 1시 또다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방안에는 연탄이 피워져 있었으며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빚 때문에 힘들다. 부모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유서 4장이 발견됐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광양 펜션서 20~30대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유서 내용 보니

    광양 펜션서 20~30대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유서 내용 보니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4명이 연탄불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광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쯤 전남 광양시 모 계곡 인근 펜션 객실에서 남녀 5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유모(22)씨와 이모(33)씨, 정모(37·여)씨,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대 추정 남성 등 4명이 숨졌다. 김모(34)씨는 약하게 의식이 남아 있는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방 안에는 연탄불이 피워져 있었으며, 수면제와 ‘먼저 가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A4 용지 네 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지난달 30일 전남에 내려와 동반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연휴를 앞둔 이날 순천에서 모였다가 빈 방이 없자 인근 광양으로 이동해 오후 10시쯤 펜션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일 오전 3시 30분쯤 욕실에 연탄을 피웠다. 그러나 불이 꺼지자 하동에 나가 다시 연탄과 가스버너를 구입했고 3일 오전 1시쯤 재차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일 유씨와 김씨에 대한 미귀가자 신고를 접수하고 순천과 광양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갱 탈출] “펜션 예약 취소했는데, 위약금 내야하나요?”

    [호갱 탈출] “펜션 예약 취소했는데, 위약금 내야하나요?”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함께 펜션을 예약해 놀러가기로 한 직장인 A씨(42)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펜션을 예약하고 30만원을 송금했는데 회사 사정으로 휴가 날짜를 바꿔야해서 예약한 당일에 취소를 요청했지만 펜션 주인이 위약금을 내라고 하네요. A씨는 “오늘 예약했다가 몇 시간 안 돼서 취소하는 건데 위약금을 떼는 것은 너무한다”고 따졌지만 펜션 주인은 “손님 사정으로 취소하는 거니까 당연히 수수료를 내셔야죠”라고 주장합니다. 펜션 예약을 취소할 때 위약금을 반드시 내야할까요? 내야한다면 얼마나 내야할까요?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A씨처럼 펜션 등 숙박시설을 예약 당일에 취소한다면 소비자가 계약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늦게 취소하면 위약금을 내야 하고, 늦을수록 액수도 커져서 주의해야 합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하는 숙박시설 예약 취소에 대한 위약금 규정은 꽤 복잡한데요. 성수기와 비수기, 주중과 주말에 따라 위약금이 달라집니다. 일단 성수기는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업자가 약관에 표시한 기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약관에 내용이 없다면 여름 시즌은 7월 15일~8월 24일, 겨울 시즌은 12월 20일~2월 20일 사이가 성수기죠. 주말은 금요일과 토요일 숙박, 공휴일 전날 숙박을 말합니다. 우선 성수기 주중 예약의 경우 사용예정일 10일 전이나 예약한 당일에 취소했다면 위약금 없이 계약금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예정일 7일 전까지는 숙박 총요금의 10%를, 5일 전까지는 총요금의 30%를, 3일 전까지는 총 요금의 50%를, 1일 전이나 당일에는 총요금의 80%를 위약금으로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박 2일 총 숙박요금이 30만원이고 계약금으로 30만원을 다 냈다면 사용예정일 10일 전까지나 예약 당일에 취소할 경우 전액을 돌려받습니다. 사용예정일 7일 전까지는 총요금의 10%인 3만원을 위약금으로 내야합니다. 즉 3만원을 떼고 27만원만 환불받는 거죠. 성수기 주말 예약의 경우에도 사용예정일 10일 전이나 예약 당일에 취소했다면 계약금을 모두 환불받습니다. 이외의 경우에는 주중보다 위약금이 10%씩 더 붙죠. 비수기에는 성수기보다 위약금이 쌉니다. 주중 예약의 경우 사용예정일 2일 전까지 취소하면 계약금을 모두 돌려받습니다. 사용예정일 1일 전까지는 총요금의 10%를, 사용예정일 당일 취소나 연락 없이 숙박시설에 가지 않을 경우에는 총요금의 20%를 위약금으로 내야하죠. 비수기 주말 예약도 사용예정일 2일 전까지 취소할 경우 계약금을 모두 돌려받고, 이외의 경우에는 주중보다 위약금이 10%씩 오릅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만약 사업자가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면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된다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가을아, 너 온다길래 붉은 융단 깔아 놨단다

    가을아, 너 온다길래 붉은 융단 깔아 놨단다

    전남 영광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굴비다. 요즘 말로 ‘연관 검색어’쯤 될까. 그 영광에서도 대한민국의 ‘굴비 수도’라 부를 만한 곳이 바로 법성포다.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굴비거리 여기저기 굴비 파는 집들로 빼곡하다. 상점 앞 굴비 건조대엔 줄줄이 엮인 굴비들이 내걸렸다. 바람과 햇볕 받으며 살점마다 풍미가 더해지는 중이다. ‘굴비 수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이뿐이랴. 이웃한 불갑사엔 꽃무릇이 한창이고, 백수해안도로엔 곳곳에 가을 풍경들이 매달렸다. 이 계절에 나라 안 어디를 가도 이만한 ‘풍경의 밥상’ 맞이하기 쉽지 않다. ●영광굴비 명성 일군 법성포 특유의 염장법 영광굴비는 ‘칠산 바다에서 잡힌 참조기를 법성포에서 볕과 바닷바람에 말린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하사리, 두우리 등 영광의 염전마을에서 나는 천일염으로 간을 해야 진짜 영광굴비라 할 수 있다. 요즘엔 다소 달라졌다. 칠산 바다에서 조기 구경하기가 쉽지 않아진 탓에 제주, 목포 등 외부에서 참조기를 들여온다. 그런데도 ‘영광굴비’의 명성이 여전한 건 법성포 특유의 염장법과 굴비 건조에 적합한 기후조건 때문이다. 칠산 바다에서 잡힌 조기나 제주, 연평도에서 잡힌 조기나 맛의 차이가 있다한들 얼마나 될까. 결국 어디서 그 조기를 말리느냐에 따라 굴비 맛이 달라진다는 게 법성포 주민들의 주장이다. 요즘엔 ‘복고풍’의 보리굴비도 인기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염장한 참조기를 통보리를 넣은 항아리에 묻어 숙성시킨 후 꺼내 먹었던 굴비다. 참조기 사촌 격인 부세를 이용해 만든다. 덩치는 참조기보다 훨씬 크지만 식감은 주민들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법성포(法聖浦)는 마라난타 존자가 첫발을 디딘 곳이다. 인도 간다라 출신의 승려였던 그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중국 동진(東秦)에서 건너와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이름은 그래서 생겼다. 원불교를 창건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곳도 멀지 않으니, 지명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법성포 끝의 산자락에 백제 불교 도래지가 조성돼 있다. 간다라 양식의 일주문을 지나면 간다라유물관과 탑원, 석굴사원 형식의 사면대불 등과 연이어 만난다.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방풍림 ‘숲쟁이’ 백제불교 도래지 바로 맞은편은 숲쟁이(국가명승 제22호)이다. 숲쟁이의 ‘쟁이’는 언덕 또는 성을 뜻하는 말로 ‘숲이 있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수군 진성이 있었던 인의산 언덕에 형성된 방풍림으로,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15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숲쟁이 안의 나무데크를 따라 오르면 작은 정자가 나온다. 편히 앉아 물돌이동 모양의 법성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숲쟁이는 ‘부용교’를 기준으로 두 곳으로 나뉜다. 하지만 대개의 관광객들은 안내판이 있는 곳만 보고 가기 일쑤다. 부용교 건너편 숲이 더 깊고 빼어나니 두 곳 모두 돌아보길 권한다. 부용교는 법성포로 향하는 간선도로 위를 지나는 고가형 다리다. 사람만 다닐 수 있는데, 작지만 제법 운치 있다. 법성포 도로 뒤편 골목엔 ‘기쿠야 여관’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 전통 여관으로,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주민이 살고 있다. 법성포 끝자락의 대덕산에 오르면 법성포와 한시랑뜰 등 사방 풍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한시랑뜰은 법성포와 갯고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들녘이다. 1960∼70년대 갯벌이었던 와탄천에 제방을 쌓고 소드랑섬 주변을 간척하면서 형성됐다. 이 덕에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바닷물이 한시랑뜰을 휘돌아가는 물돌이 지형도 만들어졌다. 대덕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올라야 한다. 다소 힘은 들지만 정상에서 맞는 시원한 풍경으로 노고를 보상받을 수 있다.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이름난 고찰 ‘불갑사’ 이맘때 굴비 못지않게 외지인을 끌어들이는 건 고찰 불갑사다. 함평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와 함께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이름났다. 불갑사 들머리부터 경내 여기저기에 꽃무릇이 만개해 있다. 늘씬하게 뻗은 연초록 꽃대 위로 왕관처럼 붉은 꽃술을 펼쳤다. 사실 꽃무릇은 군락이 어울리지 않는다. 아름답지만 까탈스러운 성품을 가진 탓에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은밀한 환경에서 피어야 제격이기 때문이다. 한데 불갑사의 꽃무릇 군락지는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절집 주변 전체가 온통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다. 꽃무릇 군락지 위로 볕이 들면 음영이 생긴다. 땅의 높낮이에 따라서는 고저와 리듬도 생긴다. 꽃밭과 주변을 에워싼 나무들은 추임새로 손색없다. 이쯤 되면 불갑사 꽃무릇 군락지가 멋대가리 없이 크기만 한 건 아니란 사실을 인정해야 할 듯하다. 꽃무릇 군락지 끝자락은 불갑사다.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처음 세운 도량이라고 전해진다. 여느 절집과 달리 부처의 옆모습이 보이는 특이한 구조의 대웅전(보물 제830호)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웅전 처마 조각과 연꽃 문양의 대웅전 문살 등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백수해안도로’ 백수해안도로도 영광의 관광 아이콘 중 하나로 꼽힌다. 길이 16.8㎞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도로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시작된다. 도로 아래로 참조기가 ‘징허게’ 잡혔던 칠산(七山)바다가 늘 동행한다. 칠산은 영광 앞바다에 떠 있는 일곱 개의 섬을 일컫는다. 이 일대가 국내 내로라하는 어장 중 하나인 칠산 어장이다. 칠산 바다는 물결이 잘다. 수심도 깊지 않아 갯벌을 살짝 덮을 정도다. 그래서 물빛은 다소 탁하지만, 품고 있는 갯것만큼은 다양하고 풍요롭다.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바다에 바짝 붙어 간다. 서해안 도로로는 드물게 사내의 알통을 닮은 암벽도 뚫고 지난다. 그 때문에 ‘동해안의 도로 같은’이란 수식어가 곧잘 이름 앞에 따라 붙는다. 해안도로 최고의 전망대는 칠산정이다. 굽돌아가는 길과 찰랑대는 바다가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칠산정 아래 ‘건강365계단’이 조성돼 있다. 목재 데크로 만든 길을 따라 바닷가까지 다녀올 수 있다. 노을정에서 굽어보는 전망도 빼어나다. 다양한 형태의 갯바위가 어우러져 있다. 노을정에서 벼랑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동백마을이다. 영화 ‘마파도’(2005년) 촬영지였던 곳이다. 아쉽게도 마을 앞쪽으로 거대한 펜션이 들어서면서 예전의 한적했던 마을 풍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회장댁(고 여운계 분) 등 몇 채의 옛집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영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으로 나와 영광읍에서 22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가면 법성포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원불교 영산성지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노을정 뒤에 영광해수온천랜드가 있다. 해안도로를 걷고 난 뒤 칠산바다를 보며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겠다. 맛집: 법성포에 굴비정식을 내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다만 1인 여행자를 받는 집은 흔하지 않은데 법성 토우(356-8424~5)와 동수네식당(356-0950) 등은 혼자 가도 굴비정식을 내준다. 법성 토우는 굴비정식이 1만원이다. 굴비가 달랑 한 마리 나오지만 그마저도 고맙다. 돌솥밥에 토하젓 얹어 고추장에 썩썩 비벼 먹는 맛도 각별하다. 동수네식당은 굴비정식이 1만 5000원이다. 굴비가 두 마리 나오고 맛깔스러운 조기매운탕, 간장게장 등이 곁들여진다. 굴비 살점에 조기젓 얹어 먹는 맛도 각별하다. 2인 이상이라면 만나식당(356-2377)도 좋다. 조기매운탕을 자작하게 끓여낸다. 고추장굴비 등 특산품을 사려면 선착장 쪽으로 가는 게 좋다. 다소 외진 편이지만 도로 쪽 번듯한 매장에 비해 다소 싸게 굴비를 살 수 있다. 잘 곳: 법성포 갯고랑 건너 조성된 ‘뉴타운’에 골든비치모텔(356-0101), 해비치모텔(356-1717) 등 깔끔한 숙소가 있다. 영광읍내 카리브 모텔(353-1400) 등도 깨끗한 편이다.
  • 경남 통영 펜션서 남성 4명, 미안하다 유서남기고 숨진채 발견

    경남 통영의 한 펜션에서 20~40대 남성 4명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통영경찰서는 28일 통영시내 한 펜션 3층 객실에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김모(20·전남 여수)·정모(25·전북 익산)·또다른 정모(31·경북 영주)·이모(43·경남 창원)씨 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 A(5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김씨 등이 전날 오후 5시쯤 펜션에 도착해 객실로 들어간 뒤 이날 오후가 지나도 나오지 않고 인기척이 없어 가보니 숨져 있었으며 연탄 3개가 탄 상태로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찢은 종이에 쓴 것으로 보이는 ‘먼저 떠나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 4장과, 함께 나눠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주 10명과 수면제 등도 객실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주변 상황 등으로 미뤄 볼때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만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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