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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틈 칼바람 막으려 팔 걷은 서초구청장

    “올겨울 특히 춥다는데 혼자 걱정이 많았지. 근데 구청장님이랑 배우 한석규씨가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오셔서 도배도 새로 해주고 해서 한시름 덜었어.” 서초구 방배3동의 작은 가건물에서 홀로 사는 최점례(83)할머니는 “겨울만 되면 문틈으로 들어오는 칼바람에 잠을 못 이룰 때가 많았지만 집세가 무서워 이사도 못하고 집을 고칠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진익철 구청장과 한석규씨, 메리츠화재 임직원 등 20여명이 할머니 댁을 찾았다. 이들은 집 문풍지와 방한시트를 붙이고 장판을 교체해줬다. 현관 페인트칠까지 함께하며 외롭게 사는 할머니에게 말벗도 돼 주었다. 최 할머니는 “덕분에 올겨울 따뜻하게 지낼 방을 선물 받았다”며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초구는 지난 6일부터 최 할머니와 같은 취약계층들을 위해 주거환경개선 사업 ‘걱정 끝! 서초 행복한 방 만들기’ 사업을 펴고 있다.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지역 독거 어르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가정 가운데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16가구를 선정해 보일러 수리, 문풍지, 방한시트 작업, 도배, 장판 교체, 싱크대 교체 등을 무료로 해주는 것이다. 주거환경개선에 들어가는 1300만원은 전액 메리츠화재에서 후원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집 고치는 태광

    집 고치는 태광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어느 한부모가정에서 태광산업 임원들이 대문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태광은 지난 2월 사내에 사회공헌본부를 발족하고, 이날 심재혁 부회장 등 임원 20여명이 소외계층 가정을 방문해 노후시설 철거, 폐기물 정리, 전기·목공·도배·창호 교체 등 집수리 봉사를 했다. 태광산업 제공
  • 보증기간 1년 지났다 ‘발뺌’ 방역소독 정도는 해준다고?

    보증기간 1년 지났다 ‘발뺌’ 방역소독 정도는 해준다고?

    2년 전 결혼하면서 침대, 장롱, 식탁 등 700만원어치의 혼수 가구를 까사미아에서 구입한 최모(34)씨는 여름만 되면 집 안 곳곳에 출몰하는 벌레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언뜻 보면 뭉친 먼지처럼 보이는 먼지다듬이라는 벌레였다. 그는 최근 까사미아 가구에서 먼지다듬이가 나왔다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집 안 가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까사미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접수했다. 며칠 뒤 찾아온 애프터서비스 기사는 침대를 뜯어본 뒤 “보증 기간 1년이 지났기 때문에 환불은 어렵고 대신 방역 서비스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업체 잘못으로 품질에 문제가 생겼는데 무조건 환불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업체 측은 “이것이 최선의 조치”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혼수 가구로 인기가 많은 까사미아가 미숙한 소비자 대응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벌레가 나왔다는 지적을 받은 제품은 침대의 매트리스를 지지하는 하단 매트리스다. 원목과 철제로 만든 프레임에 천을 씌운 형태로 돼 있다. 하단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나무는 페인트칠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나무가 머금은 수분으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거나 벌레의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소파의 내부 구조를 잡아주는 재료도 같은 소재를 쓴다. 까사미아는 벌레가 나온 가구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공식 사과문을 통해 소정의 절차를 거쳐 문제가 된 제품을 교환 또는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 고객들은 까사미아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구입 후 1년이 지나 환불이 안 되니 방역 소독을 해 주겠다고 하거나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적절히 조치하겠다는 보증서를 써 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먼지다듬이의 발생 원인이 가구 외에도 주거 환경 등 다양하고, 벌레의 생존 기간이 1~6개월이므로 보증 기간이 훨씬 지난 제품까지 보상해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애프터서비스 기사 20명에 직원을 추가로 20명 투입해 소비자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불안해하는 고객을 위해 도의적 차원에서 1년 동안 문제 발생 시 처리를 도와준다는 보증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하단 매트리스는 벌레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장 처리를 한 뒤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침대 벌레 논란 까사미아, 환불 약속 뒷짐…또 소비자 우롱

    침대 벌레 논란 까사미아, 환불 약속 뒷짐…또 소비자 우롱

    2년 전 결혼하면서 침대, 장롱, 식탁 등 가구 등 700만원어치의 혼수가구를 까사미아에서 구입한 최모(34)씨는 여름만 되면 집안 곳곳에 출몰하는 벌레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언뜻 보면 뭉친 먼지처럼 보이는 먼지다듬이라는 벌레였다. 그는 최근 까사미아 가구에서 먼지다듬이가 나왔다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집안 가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까사미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접수했다. 며칠 뒤 찾아온 애프터서비스 기사는 침대를 뜯어본 뒤 “보증기간 1년이 지났기 때문에 환불은 어렵고 대신 방역 서비스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업체 잘못으로 품질에 문제가 생겼는데 무조건 환불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업체 측은 “이것이 최선의 조치”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혼수가구로 인기가 많은 까사미아가 미숙한 소비자 대응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벌레가 나왔다는 지적을 받은 제품은 침대의 매트리스를 지지하는 하단 매트리스다. 원목과 철제로 만든 프레임에 천을 씌운 형태로 돼 있다. 하단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나무는 페인트칠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나무가 머금은 수분으로 곰팡이가 생기거나 벌레의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소파의 내부 구조를 잡아주는 재료도 같은 소재를 쓴다. 까사미아는 벌레가 나온 가구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공식 사과문을 통해 소정의 절차를 거쳐 문제가 된 제품을 교환 또는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 고객들은 까사미아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구입 후 1년이 지나 환불이 안 되니 방역소독을 해주겠다고 하거나,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적절히 조치하겠다는 보증서를 써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하단 매트리스뿐 아니라 까사미아에서 산 장롱과 화장대 등에서도 벌레가 발생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업체 측은 도장(페인트칠)이 된 원목가구에서 벌레가 나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까사미아는 애프터서비스 기사 20명에 일반직원 20명을 추가로 투입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제품에서 직접적으로 벌레가 나온 흔적이나 곰팡이 등이 발견되지 않으면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다”면서 “하지만 불안해하는 고객을 위해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하단 매트리스는 벌레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장 처리를 한 뒤 출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으시시한 분위기 피에로 출현에 동네주민 ‘오싹’

    으시시한 분위기 피에로 출현에 동네주민 ‘오싹’

    만약 풍선을 만들어 주지도 않고 웃음기 없는 얼굴의 피에로와 마주친다면 기분이 어떨까? 지난 13일(현지시간) 금요일부터 이틀에 걸쳐 빨간 가발을 쓴 하얀 얼굴의 피에로가 영국 노팀프턴 지역 주택가에서 발견되었다고 호주 뉴스닷컴은 보도했다. 이 피에로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웃음기 가득한 피에로가 아닌 풍선으로 동물을 만들기는 커녕 웃음기라곤 찾아 볼 수도 없는 표정으로 주변을 응시하고 서있는 모습이 영화 베트맨의 조커를 떠올리게했다. 그는 가끔 몇개의 풍선을 들고 나타나는게 고작이였다. 조용했던 마을에 이런 피에로의 등장에 몇몇 주민들은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웃어 넘겼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오싹해하며 두려움에 떨어야했다. 주민들을 더욱 오싹하게 만들었던 이유는 그가 나타난 날이 13일의 금요일이였으며 번화가가 아닌 조용한 주택가 주변이였다는 것이다. 한 여성은 “이 피에로가 문을 두드리더니 창문틀을 페인트칠 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손엔 어떠한 도구도 들려있지 않았다”며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지역 주민들이 찍은 피에로의 모습이 각종 SNS 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이 피에로를 만나면 때려 눕혀주겠어”, “피에로가 불쌍하다.사람들이 피에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없다. 그냥 웃고 즐겨라”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지해 호주통신원 jihae1525@hotmail.com
  • 안데르센이 지금 살았다면?

    안데르센이 지금 살았다면?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주머니에 사람이 들어가 꾸물꾸물 움직인다.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오는 주머니 사이를 어두운 표정을 한 남자가 헤맨다. 주머니는 남자의 고뇌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하얀색 드레스에 핏빛처럼 빨간 천을 두른 눈의 여왕이 나타나 하나하나 이야기를 꺼내 든다. 기괴하게 웃는 인형 같은 여인이 끊임없이 춤을 추는 남자의 다리에 빨간 페인트칠을 하는가 하면, 현란한 파티장에서 정신없이 즐기던 여성 무용수들이 꿀럭꿀럭 뿜어나오는 연기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마치 클럽에 온 듯 음악은 현란하고, 미디어 아트 전시장에 온 듯 은박으로 장식한 벽면에는 영상이 쏟아진다.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이 청소년 관객을 위해 준비한 무용극 ‘빨간구두 셔틀보이’는 어둡고 몽환적이고 강렬하다. 잔혹한 이야기인 ‘빨간구두’, 소녀와 소년의 우정을 그린 ‘눈의 여왕’, 안타까운 사랑을 담은 ‘인어공주’ 등 익숙한 안데르센 동화를 품고 있다. ‘장화 홍련’, ‘온달과 평강’ 등 동화와 설화를 모티브로 다양한 해석과 몸짓을 보여준 안무가 이경옥은 안데르센이 21세기에 살았다면 우리 청소년들을 보면서 어떤 동화를 썼을까라는 궁금증으로 ‘빨간구두 셔틀보이’를 구상했다. “안데르센의 이야기는 우리 학생들이 겪는 비극과 맞닿아 있다”는 이경옥 안무가는 허영과 욕심 때문에 발목을 잘라야 했던 ‘빨간구두’ 소녀 카렌, 물거품이 되면서 자신이 처한 비극을 외면하는 인어공주를 떠올렸다. 왕따와 셔틀(심부름)이라는 굴레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청소년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밝지만은 않다. 애초에 교훈을 주려는 의도도 없다. 이 안무가는 “동화를 이용해 무용극을 만드는 건 무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작품의 메시지는 관객들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찾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디제잉과 그림, 영상 등을 섞어 귀와 눈이 즐거운 공연으로 기획했다. 아이돌(Eye Doll)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팝아티스트 마리킴과 미디어 아티스트 최종범이 영상작업에 합류했다. 김민경 음악감독과 디제이 수리가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섞어 기묘한 분위기를 더욱 상승시킨다. 9~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 2만원. (02)2280-4114.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2013 구정을 말하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2013 구정을 말하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휴대전화를 꺼내 독일 프라이부르크 주택단지에서 직접 찍었던 사진 수십장을 보여 줬다. 페인트칠도 없이 원목 그대로 만든 어린이 놀이터의 모습은 투박해 보이면서도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김 구청장은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그 자체를 느끼면서 놀 수 있도록 한 놀이시설을 보면서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인간의 삶을 되새겼다”고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9일부터 17일까지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럽이 주관한 해외연수에 참여해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다. 18일 시차적응도 채 안 돼 피곤한 상태에서도 김 구청장은 유럽 연수에서 느낀 점을 열정적으로 들려줬다. 특히 “환경 투자가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생태적 근대화’ 개념을 독일 학자한테 들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면서 “노원구가 지향하는 생태와 복지 역시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꼭 선행해야 할 디딤돌이란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월계동 도로에서 2011년 11월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아스팔트 460t이 발견되면서 홍역을 치렀던 김 구청장으로서는 오스트리아 츠벤덴도르프 원자력발전소를 둘러싼 국민투표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김 구청장에 따르면 당시 오스트리아 정부는 1978년 원전을 완공한 뒤 본격 가동을 앞두고 주민반대가 커지자 국민투표를 제안했는데, 부결될 줄은 정부에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김 구청장은 “당장엔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이 아닌 재생에너지가 오스트리아의 전체 에너지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나 되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구청장은 “에너지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부정책만 바라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3중창 설치나 열이 빠져나가지 않는 환기시스템을 더 많이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영화 프리뷰] ‘호프 스프링즈’ 현실적이지만 불편하지 않은 결혼 31년차 부부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사랑

    [영화 프리뷰] ‘호프 스프링즈’ 현실적이지만 불편하지 않은 결혼 31년차 부부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사랑

    이 부부, 문제가 꽤 많다. 결혼 31년차 부부 아놀드(토미 리 존스)와 케이(메릴 스트리프)는 각방을 쓴 지 수십 년이다. 아놀드가 페인트칠을 하다가 허리를 다친 이후론 쭉이다. 마지막 섹스는 5년 전 9월 22일. 아놀드는 기억도 못 하지만 케이는 깨알같이 기억한다. 대화라곤 의례적인 인사말이 전부. 아놀드는 밥만 먹으면 골프 채널을 틀어놓고 전용 소파로 간다. 무뚝뚝한 남편의 사랑을 되돌리려고 케이는 일주일간의 부부관계 심층 상담 캠프를 덜컥 예약한다. 자그마치 4000달러짜리.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아놀드는 결국 비행기에 오른다. 상담가 펠드 박사(스티븐 카렐)의 노골적인 질문에 부부의 갈등은 깊어진다. 케이가 “다시 부부답게 살고 싶어요”라고 하면 아놀드는 “우리가 부부가 아니면 세상 부부 얼어 죽겠다”고 받아친다. 아내가 “대화를 안 해요”라고 하면 남편은 “너무 해서 귀가 아프다. 누가 뭘 샀고, 교환했고, 어쩌고저쩌고…”라고 한다. 부부는 인생의 시계추를 돌려놓을 수 있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로 2030세대 여성들을 호응을 이끌어낸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이번엔 5060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호프 스프링즈’로 돌아왔다. ‘구닥다리 노인네들 이야기’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2030세대 관객이라도 영화를 보다 보면 우리의 미래가 혹시 저럴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만큼 세대를 초월한 문제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서로 다른 생각과 취향을 가진 남녀가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살을 부대끼며 산다는 게 얼마나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인지, 서로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나이, 성별과는 무관한 이슈다. 결혼을 앞둔 20~30대부터 50~60대 중년 부부까지 공감할 만한 작품이다. 각본을 쓴 바네사 테일러는 미국 드라마 ‘앨리어스’ ‘왕좌의 게임’에 참여했다. 물론 드라마의 품격을 높이고 현실감을 덧입힌 건 명품 배우의 시너지다. 한국 영화에서 혹은 한국 관객에게 노년의 사랑(혹은 섹스)을 언급하고 표현하는 일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프랭클 감독은 메릴 스트리프(64)와 토미 리 존스(67)라는 두 배우와 함께 현실적이면서도 불편하지 않은 31년차 부부의 갈등과 고민, 사랑을 담아냈다. 남자 배우로 해리슨 포드(71), 리처드 기어(64), 여자 배우에 샤론 스톤(55), 데미 무어(51) 등 섹시한 이미지를 가진(혹은 가졌던) 배우를 캐스팅했더라면 전혀 다른 느낌이었겠지만 프랭클 감독은 현명했다. 북미에선 지난해 8월 개봉했다. 불과 3000만 달러(약 329억원)의 제작비로 찍은 이 영화는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1억 900만 달러(약 1198억원)를 벌어들였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영화의 신선도를 74%로 집계했다. 오는 28일 개봉.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보 반구대 암각화 24시간 지킨다

    세계적인 암각화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24시간 감시시스템’이 구축된다. 울산 울주군은 27일 선사시대 문화유산인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과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로 이뤄진 ‘대곡천 암각화군’의 인위적 훼손 감시 및 자연적 변경을 관찰하려고 내년 상반기에 최첨단 폐쇄회로(CC)TV와 경보음 방범 펜스 등을 갖춘 ‘문화재 보존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천전리 각석이 암석 파손과 페인트칠, 낙서 등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어 문화재 보호 대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천전리 각석은 1970년 국내 최초로 발견된 선사시대 바위그림(너비 10.5m, 높이 2.7m)으로 각종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2004년 암석 2곳 훼손과 페인트칠에 이어 2010년 낙서(돌로 훼손)까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울주군은 내년 2월 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일원에 고화질 CCTV 5대와 2대를 각각 설치하고 지능형 영상분석솔루션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CCTV는 문화재 경관을 고려해 나무 숲 등에 보이지 않게 설치할 방침이다. 새로 설치될 CCTV는 적외선 촬영을 통한 24시간 주야간 감시 기능에다 365일 녹화도 가능하다. 매일 녹화된 영상은 지능형 영상분석솔루션시스템을 통해 수개월에서 수년 단위로 암각화 변형을 분석한다. 또 관광객 접근을 막으려고 설치한 기존 펜스(높이 1m)를 철거하고, 관광객들이 일정한 경계 구간을 넘어서면 경보음이 울린 뒤 경고방송까지 나오는 ‘경보음 방범펜스’를 설치한다. 이와 함께 울주군 국보를 중심으로 3m 안팎의 거리에 이동식 관리 초소를 설치하고, 문화재 관리인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적외선 촬영 기능이 있는 CCTV가 설치되면 관제센터와 연결돼 24시간 감시를 통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정부과천청사 30년 만에 새단장

    정부과천청사 30년 만에 새단장

    정부과천청사가 리노베이션을 통해 30년 만에 거듭난다. 1982년 준공된 뒤 과천시대를 열었던 과천청사가 정부 부처들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공백기간에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리노베이션 공사는 2013년 상반기 설계 발주를 거쳐 시작된다. 내년에는 냉방시설 등 노후 시설을 교체하고, 취약 부분에 대해 지진재해대책법에 따라 안전 보강공사와 내진 설계를 위한 구조 강화공사를 실시한다. 정부 청사 관리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71억원을 신청해 놓았다. 당초 정부는 과천청사의 세종시 이전 공백기간에 수백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과천청사 입주 부처 및 기관들의 입주 시기가 늦춰지고, 예산 압박으로 연차적으로 공사를 해 나가기로 했다. 행안부의 임호철 청사기획과장은 “세종시 이전에 막대한 정부 예산이 들어가고, 경제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21세기형 스마트형 빌딩으로 개조한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시급한 내진 및 구조 보강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 동인 과천청사의 1~2동은 1982년에, 3~4동은 1985년, 5동은 1995년에 준공됐다. 이 가운데 특히 후생동은 누수 등 수리가 시급하다. 정부는 일단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환경부·농림수산식품부 등 5개 부처가 올 연말까지 세종시로 이전하면 간단한 보수 공사와 페인트칠 등으로 단장한 뒤 입주가 가능한 부처부터 들어와 업무를 보게 한 뒤 공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제5동을 사용하는 법무부는 내년 1월이나 2월 초 1동으로 옮겨 업무를 시작한다. 과천청사의 새 주인이 될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방위사업청 등은 다음 달 행안부와의 간담회를 통해 입주 일정을 정한다. 2동은 국가과학위원회와 서울지방조달청, 3·4동은 방위사업청 등이 사용할 예정이다. 세종시 이전이 완료되는 2014년까지 과천 청사는 기존의 법무부를 포함해 장관급 3개 부처, 차관급 1개 부처, 특별행정기관 10개 등 모두 14개 기관이 들어온다. 입주할 특별행정기관들은 정부통합 콜센터를 비롯해 출입국관리사무소·중소기업청·조달청·국토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의 서울지방청들과 경인지방통계청, 과천청사 관리소 등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축구보다 훨씬 힘드네요”

    “축구보다 훨씬 힘드네요”

    “축구보다 훨씬 힘드네요.” 프로축구 K리그가 A매치 주간을 맞아 2주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16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4일 경기 파주시 법원면 법원리 해비탯 현장에서 사랑의 집 고치기 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비롯해 김호곤 울산, 윤성효 수원, 신태용 성남, 안익수 부산, 최용수 서울, 황선홍 포항 감독과 이운재(전남)·김은선(광주) 선수 등 90여명이 목장갑을 끼고 7개 조로 나뉘어 다문화가정 2곳과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5곳에서 봉사 활동에 들어갔다. 모처럼 그라운드 밖에서 봉사 활동에 나선 감독이나 선수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이들은 식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비운 집 안에 들어가 마치 내집 살림살이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집기들을 밖으로 꺼냈다. 장판을 새로 깔고 도배하고 페인트칠을 하느라 비 오듯 땀을 흘렸다. 한낮 서울 지방의 수은주가 섭씨 29도로 올라갈 정도로 무더운 날이었다. 대부분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가 낡을 대로 낡은 집에서 먼지와 악취, 땀방울 때문에 옷가지는 더러워졌고 모두 헉헉대는 모습이었다. 제주에서 먼 길을 달려온 박경훈 감독은 “16개 구단 감독들이 승부의 세계에서 겨루다 몸을 쓰는 곳에서 소통하다 보니 가슴 한구석이 따스해지는 느낌”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오후 3시부터 1시간 남짓 천현초등학교 인조잔디구장에서는 축구 클리닉이 열렸다. 김병지(경남)·김상식(전북)·정경호(대전) 선수 등이 일일 코치가 돼 파주 율곡중학교 축구부원들에게 기본적인 기술이나 훈련 방법, 전술 등을 전수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핀율, 가구를 예술로 만들고…오다, 예술로 가구를 모았다

    핀율, 가구를 예술로 만들고…오다, 예술로 가구를 모았다

    울컥했나 보다. 처음 얘기를 시작했을 때는 딱 수집가였다. 수집품 하나하나마다 담겨져 있는 얘기들을 들려주고 싶어 근질근질해 하거나, 순수예술에 밀려 디자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며 울분을 토로할 때도 그랬다. 그런데 핀 율(1912~1989)과의 마지막 인연을 회상할 때가 되자 그만 눈가와 콧잔등이 붉어졌다. “1989년 5월 17일 낮 12시 30분이었어요. 전화를 걸었는데, 사모님이 받아서는 돌아가셨다는 거예요. 마침 그 분이 일흔일곱 살이었는데, 제 생일이 7월 7일이거든요. 하아, 이것도 인연이다 싶더군요. 그 순간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게, 약속 잡고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 막 도착해서 시계를 맞춘 직후였거든요.” 그를 기리기 위해 1990년 1주기 때 전 일본 순회전을 열기도 했다. #설계도면 700장보여주며 만나달라 사정 그로부터 22년 만이다. 9월 23일까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핀 율 탄생 100주년전 - 북유럽 가구 이야기’전이 열린다. 덴마크 출신 디자이너 핀 율은 1950년대 가구전시회 밀라노트리엔날레에서 5개상을 거머쥐면서 두각을 나타낸, 요즘 한국에도 유행이 밀어닥친 북유럽 디자인의 선두주자다. 거창한 치장을 하기보다 나무 그 자체가 지닌 따뜻한 감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고, 그의 작품 ‘No. 45’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현대 의자의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팔걸이를 지닌 의자’라 불린다. 이름이 낯설다면 TV에 등장하는 미국 뉴욕의 UN회의장을 떠올려보면 된다. 그게 핀 율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일본인 오다 노리츠쿠(66)의 수집품들이다. 오다는 단순한 수집가가 아니다. 출발은 3만엔 월급 가운데 가구 할부금으로 2만 4000엔을 쓰는 대책 없는 가장이었지만, 그래픽디자이너로 수입이 늘면서 아예 1980년 ‘체어스’(Chairs)라는 연구기관까지 설립한 일본 최고의 가구디자인 전문가다. 수집한 가구만도 핀 율 작품 56점을 포함해 1500점이 넘고, 각종 카탈로그, 비디오, 사진자료까지 합치면 수만점의 연구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설계도면을 모은 책, 작가의 첫 작품에서 마지막 작품까지 모두 정리한 책 등 모두 7권의 저서를 펴냈고 지금은 20세기 일상용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래서 공식명칭은 ‘핀 율 100주년전’이지만, 사실은 ‘오다 노리츠쿠 컬렉션전’이라 해도 손색없다. #핀 율 작품 56점 포함해 가구 1500점 수집 그는 핀 율과의 첫 만남도 기억했다. “1983년이에요. 연구소를 설립하고 한창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직접 작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싶더군요. 사실 북유럽 디자인은 유럽에서 1950~60년대가 절정기였는데다, 핀 율은 나이 일흔이 넘었던 때라 거의 잊혀진 은퇴디자이너였어요.” 그래서 쉽게 만날 수 있으리라 싶었건만 기대는 산산이 깨졌다. 그 어느 누구도 만남을 중개해주지 않았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때만 해도 일본은 지금의 중국처럼 남의 것을 베낀다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어느 누구도 똑부러진 이유를 대진 않지만 그 때문에 만남을 주선해주지 않았지요.” 보일 것은 진정성뿐이었다. “그간 모으고 만들었던 각종 가구 사진, 설계도면 700여점을 보여주면서 설득했어요. 디자인 역사를 정리해보고 있는데 비어 있는 부분들이 있다, 이 부분을 작가의 설명으로 채워넣고 싶다고 설득했습니다.” 그 뒤 일은 일사천리였다. 열정에 감동한 유럽 디자인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다리를 놔줬다. “핀 율과의 첫 만남은 정말 잊을 수 없죠. 우리 얘기를 듣고서는 스페인에서 지내다 급히 되돌아왔다는데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면서 집을 통째로 새로 페인트칠하고, 최고급 와인을 내왔어요.” 감격의 순간이다. #남은 꿈은 디자인박물관… 일본에? 덴마크에? 오다의 마지막 꿈은 디자인박물관이다. “이미 자식들에겐 단 하나도 내줄 수 없다고 얘기했어요. 또 일상용품이라 망가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치관이 달라서도 안 돼요. 남은 건 박물관인데…. 쉽진 않네요.” 핀 율의 고국 덴마크뿐 아니라, 디자인에 관심 높은 한국에서도 이미 제의를 받은 상태다. “나이도 있고 몸도 좋질 않아서 연구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벅찹니다. 조만간 방향을 정해야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어떻게 들여온 물건들인데 싶어 일본에 남겨두고 싶긴 해요. 허허허.” #애장품 궁금하면… 대림미술관 ‘북유럽 가구’전 전시는 가구가 일상용품이라는데 점에 주목, 작품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월별로 적당한 주제를 잡고 거기에 맞춰 매달 전시장을 다시 세팅하는 이색적인 방식을 택했다. 5월까지는 한국 전통과 북유럽 가구와의 접목을 시험해본다는 의미에서 ‘스칸디나비아 인 코리아’를 주제로 잡았다. 6월 ‘우먼스 스페셜’, 7월 ‘섬머 파티’, 8월 ‘칠드런스 데이’, 9월 ‘스칸디나비아 오텀’으로 정했다. 전시장 꼭대기에 올라가면 국내의 디자인 매니아 김명한 aA디자인뮤지엄 관장이 해석한 북유럽적인 공간도 볼 수 있다. 입장료 5000원. (02)720-066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집배원은 천직… 남몰래 이웃 돕는 동료 많아요”

    “집배원은 천직… 남몰래 이웃 돕는 동료 많아요”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문건민(32) 창원우체국 집배원이 ‘2012 우편연도대상’ 최고 영예인 ‘집배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우편연도대상은 1만 5000여 명의 전체 집배원 중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돋보이는 집배 업무를 펼친 집배원을 뽑아 시상하는 행사다. ●민원인 찾아가는 서비스 문 집배원은 지난해 96만여 통의 우편물을 배달했다. 특히 우편물을 하면서도 모자란 배달시간을 쪼개 민원인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 집배원은 “평소 안면이 있는 창원시청, 경남도청 직원들이 업무가 바빠서 우편물을 제때 보내지 못하는 것을 봤다.”면서 “그때부터 연락처가 쓰인 명함을 줘 전화를 하면 우편물을 찾아가서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창원우체국 봉사모임인 ‘징검다리’의 회원인 그는 아동보육 시설을 주기적으로 찾아 페인트칠, 장판 교체 등 시설 정비를 해주고 있다. ●아동보육시설에 작은 도서관 만들어줘 지난해 7월에는 창원의 아동보육시설에 ‘꿈꾸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문 집배원은 “시설을 고쳐달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책이 한쪽에 그냥 쌓여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면서 “징검다리 회원들과 월급을 쪼개 책장을 만들어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 도서관에 있는 책만 2000여권에 달한다. 집배원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집배원들은 모두 공직자로서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남몰래 돕는 집배원들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금상에 김규헌(경북 포항) 임채남(서울 강남) 집배원을, 은상에 김신동(충남 당진) 정금모(경기 포천 일동) 임종택(경기 수원) 집배원을, 동상에 안병재(전남 북광주) 정병우(서울 광진) 허주태(부산 해운대) 정일주(경기 파주) 집배원을 각각 선정했다. 수상자 10명에겐 장관이나 본부장 표창과 함께 포상금이 주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중개업소 50곳서 한달 거래 20건뿐… 한숨소리만

    중개업소 50곳서 한달 거래 20건뿐… 한숨소리만

    “지난 한 달간 인근 중개업소 50여곳에서 거래된 매물이 20여 가구에 불과해요. 더 나빠지진 않았지만 6600가구 대단지 분위기는 여전히 조용합니다.” 6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손사래부터 쳤다. 전화가 몰려와 정신없다던 ‘12·7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와는 목소리부터 달랐다. 그는 “‘잠잠’ ‘한산’ ‘평온’ 등은 중개업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단어”라며 “문의 전화까지 예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주택거래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불린 가락시영아파트의 공기는 의외로 쌀쌀했다. 한파가 닥친 단지 외벽의 페인트칠은 여전히 벗겨져 있었고 녹슨 현관문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띠었다. 12·7 대책이 발표되던 날 공교롭게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가락동 479번지 일대 40만 5782㎡의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주민 요구대로 통과시켰다. 가락시영은 2종에서 3종으로 용도가 상향됐고, 용적률 285% 최고 35층짜리 8903가구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도 올랐다. 인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거래시장까지 들썩였다. 약효는 일주일 뒤쯤 정점을 찍었다. 이틀간 7000만원까지 뛰었던 호가는 최근 4000만~5000만원 하락했다. 가락시영은 실제 거래 가격이 2500만~3000만원 오른 상태지만 주변 단지에선 발표 시점 이전보다 오히려 2000만~3000만원 내린 곳도 생겼다. 주택시장에서 재건축단지는 거래의 시금석으로 통한다. 가락시영에서 마주한 50대 여성은 “실제 집값은 소폭 올랐지만 계속 갖고 있어야 할지 여전히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주택경기가 워낙 침체돼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12·7 대책의 초기 효과는 가락시영 종 상향에 따른 ‘위약효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송규만 가락시영 재건축조합 사무국장은 “워낙 시장이 가라앉아서 그렇다.”면서 “우리 단지의 종 상향으로 물꼬는 텄는데 다른 단지에선 호재가 나오지 않아 시장을 견인하지 못했고, 백약이 무효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초 대책이 발표될 때만 해도 세간에선 강남권 종합선물세트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부과 유예 등 대표적인 규제가 모두 완화돼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집값이 요동칠 것이란 우려에서다. 그러나 약효는 정책 발표 한 달 만에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인근 둔촌주공 H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10일 이후 계속 가라앉았고 장이 마감됐다.”면서 “올 들어 5930가구 가운데 거래된 곳은 단 1곳”이라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3단지의 Y중개업소, 잠실동 주공5단지의 J중개업소 관계자들도 “취득세 감면 혜택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가뜩이나 썰렁한 거래시장이 올 들어 꽁꽁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1000가구 이상 재건축 단지 거래량은 모두 1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5건) 대비 36%가량 떨어졌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정부의 전폭적인 규제 완화에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것은 글로벌 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안 좋은 가운데 올해부터 취득세가 원상복구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이사하는 비용이라도 줄어야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취득세는 완화시키고 부족한 세수는 보유세로 조정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호가만 수천만원 오르고 거래는 없어”

    “호가만 수천만원 오르고 거래는 없어”

    “다들 가격이 올라 좋겠다고 하지만 분위기는 생각보다 싸늘합니다. 생각보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단지에서 마주한 K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넋두리부터 늘어놨다. 그는 “전화가 많이 와 정신이 없다.”면서도 “하루 사이 3000만원씩 오르는 호가와 달리 아직 사겠다는 문의보다 팔겠다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바로 옆 J중개업소 관계자도 “종 상향에 따른 추가 분담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묻는 전화가 많다.”며 “주택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이라 3종 상향 호재가 언제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주일간 가락시영아파트는 재건축시장에서 ‘태풍의 눈’이었다.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담은 ‘12·7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직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가락동 479일대 40만 5782㎡의 재건축 계획을 담은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주민들 요구대로 통과시키면서부터다. 이 일대는 2종에서 3종으로 용도가 상향됐고 용적률 285%, 건폐율 14.2%가 적용돼 평균 28층,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8903가구로 본격 재건축될 예정이다. ●종 상향 물꼬에 인근 시장만 들썩 하지만 분위기는 아직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30년 전 완공된 5층짜리 아파트 외벽의 페인트칠은 벗겨졌고, 현관문은 곳곳이 녹슬었다. 6600가구 130개동도 예전처럼 조용했다. 종 상향의 물꼬가 터지자 매물이 회수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인근 거래시장이 들썩거리지만 속내는 달랐다. 단지 내 중개업소에서 마주한 한 주민은 “임대주택이 1200가구 가까이 들어오면 준공 뒤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겉으로 달궈진 분위기와 다른 속내는 인근 강동구의 둔촌주공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종 상향을 결의한 이곳에선 급매물이 속속 회수됐다. M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거래량은 오히려 소폭 늘었던 상황”이라며 “정부대책 발표 뒤 급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오르자 거래가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종 상향이 매도자 입장에선 호재이지만 매수자 입장에선 다르다는 얘기다. 오르는 호가만큼 매수자들이 따라붙지 못한다는 건 일선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개포동 J중개업소 관계자는 “9억원 선까지 떨어졌던 개포주공1단지(56㎡)는 최근 7000만원가량 호가가 급등했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놀랐다.”면서 “지금은 추가로 가격이 오르지 못하고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치 은마·잠실 주공 분위기 반전 이런 가운데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동 잠실주공은 종 상향이 가능한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추진되면서 분위기가 소폭 반전되고 있다. 개포지구 주공2~4단지도 최근 서울시의 정비구역 지정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다소 들뜬 분위기였다. 최근 재건축단지의 ‘이상 급등’과 ‘반짝 거래’ 현상에는 12·7대책보다는 다른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이달 말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돼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가량 취득세를 내야 집을 살 수 있다.”면서 “이런 요인이 실수요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도 “종 상향이 12·7대책과 맞물려 파급효과가 크겠으나 앞으로 호가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면서 싼 매물부터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란, 美 최신예 무인정찰기 확보”

    이란이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정찰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폭스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란이 RQ-170 무인기를 확보했다고 미군 소식통들이 확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란은 전날 자국 동부지역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RQ-170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마크 커크 상원의원은 “이란이 이 무인기를 격추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기계적 또는 컴퓨터상의 결함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Q-170 무인기는 아직 사진조차 공식으로 공개된 적이 없는 미 공군의 최신 기종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는 지난 5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 때도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이 무인기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는 RQ-170 무인기의 추락으로 스텔스 기술이 이란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빈라덴 사살 당시에도 작전에 동원됐던 스텔스 헬기가 추락해 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RQ-170 무인기는 록히드마틴사가 제조한 것으로 대당 가격은 600만 달러(약 68억원)에 이른다. RQ-170 무인기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존재가 확인되면서 ‘칸다하르의 야수’로 불렸다. 지금까지 일반에 노출된 사진들에 따르면 이 무인기는 공격용이 아닌 정찰용으로 제작됐으며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금속류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채 제작됐고 스텔스 기능을 보강하기 위한 특수 페인트칠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발암 공포 석면 슬레이트 지붕, 방치하거나 덮어 치우거나 4만7500여t 불법처리

    발암 공포 석면 슬레이트 지붕, 방치하거나 덮어 치우거나 4만7500여t 불법처리

    통계자료에 따르면 농촌의 주택 10채 중 4채는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 지붕이다. 특히 1960~1970년대에 사용된 슬레이트 지붕은 빗물과 풍화작용으로 석면이 노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국에는 약 123만채의 슬레이트 지붕 건물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55%인 68만여채는 내구 연한(30년)을 한참 넘긴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노후된 슬레이트 시료에서는 암을 유발하는 백석면과 갈석면이 검출됐다. 또 빗물을 통해 주변 토양까지 오염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자, 정부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 대책을 마련해 올해 시범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변칙적인 지붕 개량이 이뤄지고 있어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어촌 슬레이트 지붕 관리 대책과 문제점 등을 취재했다. 슬레이트 등 폐석면이 ‘지정 폐기물’(2008년)로 관리되면서 처리 비용 증가로 불법 처리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불법 처리되는 슬레이트 양은 가구당 평균 38.4㎏으로 전국적으로 4만 7500여t에 이른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석면 함유량이 1%를 초과하는 벽체재료, 바닥재, 지붕재 등의 총면적이 50㎡ 이상인 경우, 업자를 통해 해체·제거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통상 가옥 한 채당 슬레이트 지붕을 합법적으로 처리하려면 300만~400만원이 들어간다. #전국 123만채 석면 지붕 그대로 대부분 농촌에는 노인들이 많고 영세하기 때문에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는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노후된 슬레이트가 많아 석면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위험성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슬레이트 지붕에서 흐르는 빗물을 받아 허드렛물로 쓰거나, 도서벽지에서는 마실 물로도 사용하기도 한다. 정부는 지난해 부랴부랴 국민건강 보호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슬레이트 관리 종합대책’(2011~2021년)을 마련했다.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20년에 걸쳐 노후 슬레이트 건축물 지붕을 전량 개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토해양부는 ‘사회취약계층 주택 개·보수 사업’을, 지방자치단체는 ‘빈집 정비사업’을 통해 건물 한 채당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다른 부처 사업으로 슬레이트 지붕을 처리할 경우 비용의 30%를 국고로 지원했다. 올해에는 2500채 슬레이트 처리 비용으로 28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슬레이트 처리 비용으로 30%만 지원하는 것은 개인 부담이 너무 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몇 만원이 아쉬운 농촌의 노인들에게 개량비 지원 없이 슬레이트 철거·처리비의 일부만 지원한다면 선뜻 나설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철거비 없어 방치하거나 양철 덧씌워 이런 이유로 임시방편적인 지붕 개량이 이뤄지고 있다. 오래된 슬레이트를 걷어내지 않고 그 위에 다른 재질(기와 모양의 양철에 페인트칠)의 지붕재를 덮어버리는 식이다. 이미 농촌에는 이 같은 지붕 개량이 유행처럼 진행되고 있다. 개량된 집에 들어가 보면 폐슬레이트가 고스란히 보인다. 전문가들은 슬레이트의 풍화로 인한 비산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안전한 대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겉만 화려하고 속은 그대로인 셈이다. 주말 전문가와 함께 농촌 현장을 다녀왔다. 전북 부안을 비롯해 김제·완주 등 농촌마을 가옥 중에는 같은 틀에서 찍어낸 듯 비슷한 모양을 한 지붕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확인해 본 결과 모두 슬레이트 위에 덧씌운 것들이었다. 이와 같이 개량하는 데는 주택 한 채당 300만~40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씌우기 지붕 개량이 활발한 것은 철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재질이 가벼운 데다 미관상 좋기 때문이다. # 처리예산 131억 중 30억만 확보 비상 안종주 한국석면환경연합회 회장은 “슬레이트 위에 덧씌우는 것은 일시적인 방편은 될지 몰라도 나중에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철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없는 한 이런 방식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1만 800채(환경부 3000채, 다른 부처 연계사업 7800채)에 대한 슬레이트 철거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30%인 국고 보조율을 5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 131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현재 30억원만 확정되고 나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농민들은 “철거 비용을 지원해 준다면 몰라도 처리와 교체에 드는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해서 제거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회색 도시, 色을 입다

    회색 도시, 色을 입다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 버스정류장을 지나다 보면 야외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느낌이 든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 분)의 대사가 담장벽화에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신발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대요. 어디를 가는지 어디에 갔었는지요.’라는 글귀가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미술 전공 강천식씨 등 친근한 영화 주제로 그려 미술을 전공한 강천식(41)·박종호(35)·김현승(32)씨가 마을담장 벽화 만들기 일환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지난 3~6월 망우본동 버스정류장(24.8m),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13m), 중화1동 연립주택(50m) 등 5곳의 낡은 담장에 영화 이야기를 주제로 벽화를 그렸다. 길이는 1.7㎞에 이른다. “집 앞 골목에 학생들이 다니면서 낙서를 너무 많이 해 지저분했어요. 민원을 넣어 페인트칠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담장벽화를 그렸더니 낙서하는 일이 사라졌어요.” 권영순(33·중화동)씨는 흐뭇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곳엔 애니메이션 ‘치킨 런’의 주인공들이 위트 넘치게 덧칠됐다. 칙칙하고 차갑기만 한 회색빛 도시가 이야기 담긴 미술관으로 변신한 셈이다. ●공공디자인 우수상·온라인 심사 최우수상 수상 담장벽화사업은 청년실업자의 일자리(일당 9만원)를 창출하고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바꾸는 일석이조 효과를 본다. 박종호씨는 “평소 화실에서 작업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보름 간격으로 벽화에 매달렸다.”며 “길 지나던 주민들이 응원해줘 힘든 줄 몰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슈퍼맨, 아이스에이지, 트루먼쇼 등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그려주니까 쉽게 이해하고 애착을 갖는 것 같다.”며 주민들에게 화답했다. 비 오는 날만 빼고 땡볕에 페인트 냄새, 아크릴 물감과 씨름한 노고도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에서 실현부문 우수상, 대국민 온라인투표 심사에서 최우수상을 꿰찼다. 문병권 구청장은 “앞으로도 지역특성에 맞는 공공디자인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아름다운 마을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마릴린 먼로 동상 ‘빨간색 페인트칠’ 수모

    설치 당시 부터 논란이 일었던 시카고에 세워진 마릴린 먼로 동상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먼로 동상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2명의 남성에 의해 빨간색 페인트칠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7월 동상이 오픈한 이후 벌써 3번째로 지난달에는 동상 다리에 누군가 낙서를 하고 사라진 바 있다. 시카고 경찰은 “새벽 4시께 남성 2명이 자전거를 타고와 동상 오른쪽 다리 상단에 붉은색 페인트를 던지고 도망쳤다.” 며 “현재 이 두명의 남성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 제막식을 가진 먼로 동상은 조각가 J 슈어드 존슨이 제작했으며 1955년 빌리 와일더 감독의 명작 ‘7년만의 외출’에서 먼로가 지하철 통풍구에서 나오는 바람 때문에 올라가는 치마를 붙잡고 있는 장면을 담고있다. 그러나 이 동상은 상업적이며 성차별적인 전시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시민단체의 철거요구를 받아왔다. 먼로 동상 제작사인 부동산회사 젤러 리얼티 그룹은 “시민들에게 대중적인 예술을 보여주고자 이같은 조형물을 기획했다.” 며 “우리와 반대되는 의견도 있지만 서로 간의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중)육군, 바다 위에서 땅을 지킨다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중)육군, 바다 위에서 땅을 지킨다

    ‘배 타는 군인이라고 다 해군은 아니다.’ 바다 위에도 육군이 있다. 반잠수정이나 소형 함정을 타고 들어와 은밀히 뭍으로 스며드는 적을 바다 위에서부터 감시하고 저지하기 위한 경비정 부대가 ‘육군 속 해군’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삼면의 바다와 맞대고 있는 육군 사단별로 2~3척씩 배치된 ‘육군 경비정’(육경정) 부대가 바로 연안 방어의 최전선을 맡고 있는 첨병들이다. 수백t급 고속정에서부터 수만t급 이지스함까지 갖추고 있는 해군 전력에 비해 육군 경비정은 초라하다. 고작 20여t급에 불과하다. 초라한(?) 규모 때문에 때론 ‘종이배’라는 비아냥 소릴 듣기도 한다. 하지만 덩치 큰 함정들이 엄두도 못 낼 낮은 수심의 연안 안쪽 구석구석까지 샅샅이 살피고 막아낼 수 있는 함정이나 군은 국군을 통틀어 육군 경비정 부대가 유일하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서 병과로 급제해 관직에 오른 뒤 삼도수군통제사가 됐듯이, 육군으로 입대해 한반도의 연안을 지키는 이들이야말로 ‘이순신의 후예들’이 아닐까. 지난 22일 3시간 30분 동안 동서를 가로질러 강원 동해 해군 1함대 사령부를 찾았다. ‘육군 속 해군’인 육군 23사단 소속 육경정 ‘철벽3호(PBR15)’가 이곳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벽3호와 마주친 순간 실망이 앞섰다. 수천t급 초계함과 구축함 한쪽으로 정박돼 있는 철벽3호는 과장(?)된 이름과 달리 조각배 수준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옆에 정박돼 있는 KDXⅠ급(4500t) 구축함의 선체길이가 130m, 초계함(2000t급) 길이가 80m인 것에 비해 철벽3호는 16m밖에 안 됐다. 외관이 함정 고유 색깔인 회색으로 페인트칠이 돼 있고, 경비정 앞뒤로 12.7㎜ 기관총 K6와 M60을 달고 있어 그나마 ‘군 티’가 났다. 철벽3호 정장 박춘연 상사가 기자의 이런 실망스러운 눈빛을 의식했는지 “작지만 빨라서 기동 매복과 정찰에 더 효율적이다.”라고 위로했다. 한데 박 정장의 위로가 아니더라도 기자의 선입견은 곧 무참히 부서졌다. 박 정장의 긴급 출항 명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승조원 병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부터다. ●“출항” 복명복창에 바다 갈라 박 정장이 육경정 내부 마이크를 통해 “출항 준비!”라고 외치자, 병사들이 “출항 준비!”라고 복창하며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명자켓을 먼저 갖춰 입은 병사들은 미리 방풍 안경을 달아놓은 방탄헬멧과 개인화기를 챙겼다. 순식간에 개인 장구를 갖춘 병사들이 곧이어 각자 위치로 흩어져 항구에 묶여 있던 밧줄을 풀어내자 이번엔 박 정장이 “출항!”이라고 외쳤다. 역시 “출항!”이라고 복창한 병사들은 함수·함미 둘로 흩어졌다. 함수 쪽 K6 사수와 부사수는 함수창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 사격 자세를 취했다. 함미 쪽 역시 M60 사수들이 재빠르게 자세를 갖췄다. 이윽고 철벽3호는 날렵하게 접안지역을 빠져나와 파란 바다에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작전 구역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박 정장은 “철벽3호는 최고 35노트(시속 65㎞)의 속도로 신속하게 작전지역에 투입될 수 있다.”면서 “또 K6는 철갑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북한 특수전부대를 남침시킬 때 사용되는 반잠수정이나 소형 경비정과 맞닥뜨릴 경우 즉각적인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우애로 해안을 지킨다 육경정 승조원들은 정장을 포함해 6명씩 2개팀으로 운용된다. 1개팀이 하루 24시간을 꼬박 근무하고 나면 다른 팀과 교대하는 방식이다. 특히 해 뜨기 전이나 일몰 후 취약 시간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경계에 나서야 한다. 한밤중에도 해상의 바위섬에 정박해 놓고 뜬 눈으로 지새우며 매복 작전을 벌인다. 풍찬노숙도 다반사다. 해상 작전 중 갑작스레 기상이 나빠지면 가까운 항구로 피항해야 한다. 경비정을 버리고 뭍으로 오를 순 없는 노릇이니 선창 아래 작은 침대들이 놓인 좁은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한다. 이런저런 병영생활에 대해 듣다 보니 일과가 너무 빠듯해 보인다. 해상 정찰 시간이 많아 교육훈련이나 정비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불만도 있다. 해군이 아닌 육군이다 보니 해상 근무에 대한 기초 훈련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아 숙련병이 제대해 버리면 공백도 크다. 박 정장은 “다른 육군 부대에 비해 규모는 훨씬 작고 해군 기지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설움도 있지만, 도리어 승조원 간 유대관계는 더 깊다.”면서 “빠듯한 임무에도 서로 다독이며 해안 경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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