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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이읽기] 몸의 정치

    [정화열 지음] 정화열 교수의 ‘몸의 정치’는 20세기 후반에 본격화된 새로운 연구 경향을 한국어 저작으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이 새로운 연구 경향이란 곧 몸을 사회적,정치적,역사적 지평에서 다루는 것이다.전통적으로 몸은 철학과 의학의 논의 대상이었으며,철학의 경우는 이성,의식,정신의 상관 개념으로서,의학의 경우는 치료의 대상으로서 다루어져 왔다. 철학사에서 몸은 대부분의 경우 이성,마음의 들러리 정도로 등장했을 뿐이다.19세기에 이르러 멘느 드 비랑이 몸을 핵심적인 논의 대상으로 내세운 이후 니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몸에 대한 뛰어난 성찰을 남겼다.그러나 이경우에도 몸은 주로 형이상학적 맥락에서 다루어졌으며,사회적,역사적 맥락에서의 논의는 본격화되지 못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탄생한 중요한 사유 경향은 곧 몸을 사회적,역사적지평에서 다루고자 한 경향이다.이제 문화를 읽어내는 핵심적인 초점으로서몸이 제시된 것이다.이러한 연구의 예로서는 신체와 지각을 모든 인식,행위의 준거점으로보고 현상학적 논의를 진행시킨 메를로-퐁티,신체를 계보학적으로 다룬 미셸 푸코,신체와 욕망을 기초로 세계사를 해석한 들뢰즈와 가타리,각 문화에서의 신체를 비교적으로 검토한 오오사와 마사치 등등을 들 수있다.나아가 환경 이론이나 페미니즘 이론,정신분석학,동양적 전통의 재해석 등등의 영역에서도 몸은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정화열 교수의 저작은 이런 다양한 경향들을 종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이 저작은 연구서로서도 또 입문서로서도 큰 공헌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백미는 3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모택동과 메를로-퐁티의 비교이다. 동양의 한 정치인과 서구의 한 철학자를 비교하면서,저자는 ‘몸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를 선명히 드러내 주고 있다.모택동과 메를로-퐁티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단순한 원자론적 관계나 계약 관계로 환원시키기를 거부한다.나아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법적 관계나 상업적 관계,...등등도 아니다.사람들은 그들의 몸을 통해서 이미 어떤 그물망 속에 공존하고 있다.이 그물망은 개념적이고 이성적인 그물망이 아니라 감성과 욕망,지각,...등으로 구성된장이다.우리는 이것을 전통 용어를 써서 정(情)의 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메를로-퐁티와 모택동은 이 장을 준거로 사유했기 때문에 서구의 어떤 사상들과도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갈 수 있었다.메를로-퐁티는 이 장을 ‘체화된 상호 주관성(incarnate intersubjectivity)’이라고 부른다.‘체화된’은 우리 모두가 몸의 존재임을 뜻하고,‘상호 주관성’은 인간이란 언제나 ‘人-間’일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메를로-퐁티와 모택동의 사유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장보다는 감성적이고지각적인 장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곧 이들의 실천적 사유가 과거의 논리중심의 사유들과는 다르리라는 것을 암시한다.때문에 이들은 인간의 세계 인식은 곧 지각의 장에서 이루어지고 이 인식이 발전되어 합리적 지식이 이루어지지만,결국 인간의 실천은 이 지각의 장으로 되돌아와야만 함을 역설한다.그렇게 함으로써만 ‘영구 혁명’은 가능하기 때문이다.모택동의 다음 말은 핵심적이다.“지각적 지식에서 시작해서 그것을 합리적 지식으로 능동적으로 발전시켜라.그 다음 합리적 지식으로부터 혁명적 실천을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세계로 변형시켜라.실천하고 배우고 다시 실천하고 배우고,...이는 무한의 주기로 반복되며,매 주기마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다.” 우리는 이것을 닫힌 변증법이 아니라 ‘열린 변증법’으로,완성된 변증법이 아니라 끊임없는 ‘상승 변증법’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화열 교수의 저작은 이러한 논의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페미니즘 문제 등,수많은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역작이다.
  • [굿모닝 새천년 패러다임을 바꾸자](6)시민단체 정책 참여

    지난 3월 2일 감사원은 갑자기 원 운영 개선대책을 발표했다.감사요원의 정보수집활동 평가를 강화하고,감사결과 결재단계를 축소하며,1·2차장(1급)에 대한 차량지원을 중단한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정부내에서도 가장보수적인 감사원이 스스로 운영개선책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감사원의 개선책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요구에 따라나왔다는 점이다.감사원은 참여연대가 확보한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문제점을 제시하자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입법,행정,사법에 이어 언론을 제4부(府)라고 칭하더니,이제는 시민단체에제5부라는 별칭이 붙었다.또 범지구적으로도 정치권력,자본권력에 이어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들이 연대를 형성한 비정부기구(NGO)가 제3의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열린 사회’가 되어야 한다.사회 운영이나 의사결정은 과거처럼 국가 우위의 일방통행식이 되어서는 안되고,될 수도 없다.21세기는 국가가 절대적 권위를 앞세워 움직이는 사회가 아닌 탓이다.국가와 시민사회가 대등하게 맞설 수도 있는게 다가오는 새 천년의 사회상이다.사회의사 결정구조는 쌍방향으로 급속히 변화되어 갈 것이다. 특히 정부가 전통적 개념의 권력을 여전히 갖고 있겠지만 사회적 영향력이증대된 NGO가 국가정책결정 과정에서 비슷한 수준의 파워를 가질 수도 있다. 때문에 새 천년에서 시민의 역할이 주목된다.활발한 시민운동이 ‘열린 사회’로 가는 지름길인 셈이다. 한국의 사회운동은 60년대초 시민들이 권위주의적인 정부에 대항하면서부터 시작됐다.따라서 당시의 사회운동은 급진적인 성격이 강했다.87년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사회운동은 점차 참여적이고 개혁적인 방향으로 전환됐다.경실련과 환경운동연합,참여연대 등이 이때 만들어졌다. 지난해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여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천명,시민단체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비공식 통계로는 3,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한국의 사회운동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민단체의 회원수가 몇천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활발하게 활동을 벌이는 몇개 단체를 제외하곤 거의 회원이 없는 단체가 대다수다.즉 시민운동이 시민 전체의 뒷받침 없이 일부 시민운동가에 의해 이끌어지는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가 영향력을 갖는 것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언론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역할에 비해 일반 국민들의 관심은 낮은 편이다.지난해말 정부 공보실(현 국정홍보처)이 설문조사한 데 따르면 현재 활동중인 시민단체 가운데 시민들이 인식하는 단체는 경실련,YWCA,YMCA,참여연대,녹색연합,환경연합 정도였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환경이나 보건 등 특히 전문화된 분야에서는 반드시시민단체의 주장이 옳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전문성의 문제를 제기했다.동강댐 건설 논란에서 나타나듯이 시민단체의 활동에서 국가정책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결여될 개연성이 많다는게 정부 관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단체의 실체와 실력을 인정하고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하고 있다.정부 및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부패방지대책협의회는 현재 입법추진중인 부패방지기본법에 앞으로 정책결정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규정을 넣는다는 방침이다. 이도운기자 dawn@- [밀레니엄 인터뷰]獨아데나워재단 주한대표 브룬우버씨 “이제 한국의 시민단체들도 상호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합니다” 독일 콘드라 아데나워재단 주한대표 프란즈 브룬우버씨(64)는 우리나라 NGO(비정부기구)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졌다.브룬우버씨는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아 시민단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에서 보다 민주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작업이 이제 시민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콘드라 아데나워재단은 현재 10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고 주한 대표부는지난 78년 설치됐다.주요활동은 민주시민교육이다. 브룬우버씨는 “시민이 없는 시민운동은 불가능한 것으로,시민단체가 한개인에 의존해 끌려가게 되면 결국 관(官)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만다”고경고했다.이를 방지하기 위해 브룬우버씨는 다음의 전제조건을 들었다.시민단체는 체제와 구조를 단순화시키고,보다 본질적인 것에 주력해야 하며,같은 목표를 가진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서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룬우버씨는 “이제 한국도 책임감있는 시민단체를 갖고 있고 이들 단체들이 시민사회건설을 위해 전통적 권력구조와도 협력할 마음의 자세가 돼 있는 것 같다”며 한국 NGO활동을 일단 긍정 평가했다.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손’을 내민 만큼 이 손을 맞잡고 사회건설의 장으로 나아가는 것은 정부와 관(官),그리고 국가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브룬우버씨는 “소모적 가두진출이나 폭력사용까지도 불사하는 집단행동은 오히려장애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와 행정부라는 기계가 잘 돌게끔 해주는 ‘윤활유’임을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백만개의 크고 작은 NGO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그러나 98년 7월 현재 UN의 협의지위를 받은 NGO는 1,500여개뿐이다.현재우리나라에는 3,000여개의 NGO가 있지만 UN의 협의지위를 받은 단체는 이웃사랑회,환경운동연합 등 극소수라고 전했다. 박준석기자 pjs@ - [밀레니엄 포인트] 사이버 스페이스 통한 전자민주주의 최근 PC통신망에 제기된 한 초등학교의 촌지(寸志)수수 체험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교육계는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교사의 촌지 수수 관행에 제동이 걸리고 학부모의 촌지제공 거부 결의가 잇따랐다.전자민주주의를 통한사회 민주화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전자민주주의는 지난 93년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일종의 신세대 정치운동이다.미국에는 700여개의 가상정당이 개설돼 있다.우리나라에도 ‘사이버 스페이스’를 이용한 전자민주주의가 낯설지 않다. 인터넷에 마련된 사이버 국회(www.assembly.k21c.com)가 대표적이다.투표권이 부여된 사이버 아크로폴리스에서는 누구나 정치 사회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의견을 펼 수 있다.토론을 통해 확정한 사안은 현실 국회에 건의된다. 여성의 이익을 대변하는 가상 여성정당인 페미넷(www.feminenet.or.kr)을비롯해 수십개의 민간단체가 인터넷과 PC통신공간을 통해 전자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다.특히 지난 97년 대선은 전자민주주의의 실험무대로 꼽힌다.사상 처음으로 후보간 사이버토론회가 PC통신으로 생중계됐고 네티즌들의 찬반정치토론이 이뤄졌다. 그러나 전자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선행돼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연세대 강상현교수(신문방송학과)는 ‘전자민주주의와 시민참여’라는 논문을 통해 “사이버 스페이스를 참여 민주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정보통신 인프라의 구축과 고도화,제도적으로 시민들의 정보접근권 보장과 보편적 서비스 강화,양심에 따른 의사표현의 자유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환경에 적응하고 참여민주적 정치질서를 선도하는시민적 자질의함양도 불가결한 요건의 하나로 지적된다.사이버 공간의 민주화는 결국 시민의 역량에 달린 셈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깊이읽기] 문학의 죽음

    [앨빈 커넌지음·최인자 번역] 최근 평론가들이 ‘작가의 죽음’등의 표현을 써가며 ‘문학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문학이 변하고 있다’는 공론들을 해왔다.그러나 앨빈 커넌처럼 무자비하며 단정적인 어조로 ‘문학의 죽음’(문학동네 발간)을 선고한사람은 없었다. 그는 방대한 자료들을 인용해가면서 작가의 행적,출판업계의 현황과 사건들을 통하여 문학계에 일어난 비리와 모순들을 폭로하고 문학이 이처럼 쇠퇴한 이유로 문학가들의 실수와 사회의 변모를 열거한다.그에 의하면 페미니즘과 마르크시즘 비평가들은 사회에 뿌리박고 자란 문학작품들을 놓고 단지 자기 입지를 강화하기 위하여 남근중심주의니 부르주아 계층의 자기합리화니 하며 재단한다는 것이다.해체주의자 또한 전문 용어를 구사해가며 그럴싸하게꾸며 쇠퇴해 가는 문학을 대학이란 전문체제 속에 넣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글을 읽어갈수록 나의 의문은 깊어만 갔다.문학 작품은 인쇄매체 속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작가가 쓴 글이 순수하게 독자에게 전해질 수는 없는 일이다.그 중간에 출판사가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있고 제도가 있다.당연히 그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는 굴절되고 왜곡된다.그리고 그 굴절과 왜곡은하나의 훌륭한 의미로 독자에게 수용된다.또 저작권법 때문에 그 작품과 전혀 상관없는 후손들이 벼락부자가 된다 하더라도 작가의 노고를 몽땅 사회에 환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또 실제 작가와 책 속에 함축된 작가는 엄연히 분리되어야 한다. 커넌이 비난하는 것처럼 폴 드 만이 여자를 버리고 아이를 외면했다 하더라도 그의 문학 이론이 세상에 미친 영향이 빛바래는 것은 아니다.그럼에도 커넌은 왜 이렇게 좌충우돌하면서 작가와 평론가들의 위선과 표절을 캐는 것일까? 문학은 인간이 공유하는 하나의 장(場)으로 작용할 수 있다.‘무정’을 읽고 1910년대 학생들이 교육으로 국가를 발전시킬 결심을 했다면 당시 기생들은 기생 영채의 불운을 자기일 처럼 슬퍼했다.문학은 독자들이 각자 자신의감정과 세계관을 드러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공유물이다.페미니즘 비평가가 염상섭의 ‘삼대’에서 가부장의권위에 희생되는 여성들의 모습을 끄집어내며 울분을 터뜨릴 수 있는 것이며 마르크시즘 비평가가 같은 소설을 읽고 부르주아 지식인의 나약함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이 모든 것중 어떤 것도 문학의 나약함을 설명해줄 수 없다. 커넌의 말대로 문학은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다.이야기는영상매체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 영화와 TV 속으로 스며들었고 컴퓨터 속으로 들어가 둥지를 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변화를 ‘문학은이제 수많은 의사소통의 양식들 중에서 단지 글을 통한 의사소통을 위한 하나의 테크닉일 뿐’이라며 비장하게 설명하고 있다.커넌이야말로 그동안 문학의 정전성(正典性)을 믿었던 문학 연구가였는지 모른다.자기가 사랑하던것에 대한 배반감이 이리도 사무친 것일 줄이야.그의 분노와 고뇌에 의해 이 시대에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 “로댕의 연인 클로델은 편집증환자”

    “로댕으로 말하자면,그는 근시인데다 호색한의 큰 퉁방울 눈을 갖고 있다. 일할 땐 코를 모델 바로 위에,또 진흙 바로 위에 갖다 댄다.내가 그의 코에대해 말했던가? 뭐랄까,수퇘지 주둥이,그 뒤에 차갑고 푸른 눈동자가 숨어있다.…내 누이의 가볍고 섬세한 손,반짝이는 내면의 빛과는 얼마나 다른가. …결별은 불가피했다.클로델은 로댕에게 모든 것을 걸었고,그를 잃음으로써모든 것을 잃었다” 카미유 클로델을 옹호하기 위해 로댕을 ‘괴물’로 묘사한 폴 클로델(카미유 클로델의 남동생이자 작가)의 글이다.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그리고 그의 제자이자 모델,조수,정부였던 카미유 클로델.제라르 드 파르디외와이자벨 아자니가 주역을 맡은 영화 ‘카미유 클로델’의 잔상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로댕에 대한 이런 비난은 당연한 것으로 여길지 모른다.남성의 억압에 의해 파멸된 비범한 재능을 지닌 여성이 바로 이 영화가 그린 클로델상이기 때문이다. 클로델과 관련해 로댕에 쏟아지는 비난은 크게 세 가지다.▲로댕은 실제로클로델이 창작한 작품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등 조각가로서의 클로델을 이용했고 ▲연인으로서의 클로델에게 싫증이 나 그녀를 버렸으며 ▲클로델의 정신착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로댕은 과연 페미니스트들이 흔히 주장하듯 지독한 착취자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 미국 매사추세츠대 명예교수인 루스 버틀러는 최근 열린 로댕갤러리 개관기념 심포지엄에서 로댕과 클로델의 사랑과 권위,스타일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관심을 모은다.그는 로댕보다는 클로델의 문제성에 초점을 맞춘다.클로델의 작품에 로댕이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 버틀러교수는 이렇게 반박한다.“로댕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서명을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따르기를 원했다.이는 19세기 유럽의 대형 작업실의 장(長)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다.그런 점은 마치 20세기 영화 스튜디오의 감독과 비슷하다” 로댕과 클로델은 1882년 처음 만났다.로댕은 42세,클로델은 17세였다.그때로댕은 젊은 여인들의 작업실을 맡아 그들의 작업을 지도해 주고 있었다.이런 일은 19세기에는 흔한 것이었다.왜냐하면 당시 에콜 데 보자르에는 여성입학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로댕은 그 자신이 이 유명한 미술학교의학생이 되려고 했지만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그들의 상황에 동정적이었다.이런 맥락에서 로댕은 클로델의 작가적 경력을 높여주는 일에 최선을다했다.하지만 1893년 이들은 결국 헤어졌다.그들의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것은 로댕이 아니라 클로델이라는 게 버틀러교수의 견해.그 구체적인 요소로 클로델의 심한 편집증,그로 인한 격한 성격과 피해의식,과대망상,질투심 등을 든다.아울러 클로델의 정신질환도 이러한 성격적인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클로델은 로댕의 삶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이들을 질투했다.특히 로댕의 첫사랑이었던 로즈 뵈레는 클로델을 가장 화나게 하는 존재였다.클로델은 ‘독방생활’‘내연관계’ 등 일련의 작품들에서 로댕과 뵈레를 역겨운 종속관계로 패러디하고 있다.클로델의 가다듬어지지 않은 분노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사례다.로댕과 클로델.이들의 불행은 두사람이 서로의사랑을 동일한 기준에 의해 생각하지도 표현하지도 않았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당당한 육체적 사랑을 드러내는 로댕의 ‘입맞춤’ ‘영원한 우상’ 같은 작품과 클로델의 군상 ‘사쿤탈라’ 같은 작품은 그런 점에서 좋은 비교가 된다.5세기의 인도 작가 칼리다사가 쓴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사쿤탈라’는 ‘정신이 전부인’ 완전한 사랑을 보여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안티 미스코리아

    만약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눈과 클레오파트라의 코,소피아 로렌의 입술을합성하면 어떤 미인이 탄생될까.지난 97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앞두고 이 행사를 중계하는 방송사가 역대 미스코리아 중 가장 아름다운 눈·코·입을 조사하여 화면에 합성한 결과 너무나 흉물스러운 나머지 방영을 포기한 일이 있다.그 얼굴에 그 눈이 조화됐을 때 최상의 생명감을 연출한다는 것은미(美)의 기본이다.그러나 현대의 미인은 성형외과와 미용실,차밍스쿨에서조합되어 양산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인공적인 미에 대한 관심이 반감되면서 지난해엔 노인들이 ‘실버미인대회’를 열더니 이번엔 페미니스트저널인 ‘이프(if)’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기존 미인대회의 문제점을제기하는 안티 미스코리아대회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89살 할머니에서 10살 어린이들로 그들은 여자들끼리 나와서 서로가 예쁘다고 경쟁하는 행태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참가한 유일한 남성인 한 대학생은 미인을 뽑는 미스코리아대회를 ‘우량 소’대회에 비유하면서 사람을 소 취급한다고 꼬집기도 한다.이런 정도라면 미스코리아대회의 의미가 뭔지, 그동안 어떤 공적을 세웠는지 따져볼 만하다.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미스코리아가 되는 일이 신데렐라처럼 하루아침에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임을 주입시키지나 않았는지도 묻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은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해마다 100여개 대회에서 줄잡아 2,000명의 공인 미인을 탄생시킨다면 미인공해 수준이 아닐 수 없다.명칭도 지방의 특산물을 내세워 감귤이니 단감,옥수수,감자에서 머드아가씨니 고추·고추장,호박·새우젓아가씨 등등 각양각색이다.물론 내 고장의 특산품을 선전하고 발전시키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왜 하필 미인대회냐 하는 것과 그래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었느냐를 돌아봐야 할 때다. 미인의 기준은 각자의 눈높이에 따라 다르지만 “가슴이 좀 크다거나 허리가 가늘다는 이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부끄럽다”고 한 한 시인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더구나 이런 일을 깨우치고선도해야 할 TV가 앞장서 이를 중계하는 일도 문제다.수치로 계량된 획일적 아름다움으로 여성의 성(性)을 상품화하려는 미인대회는 여성비하이자 개성을다양화하는 시대에서 뒤떨어지는 일일 수밖에 없다.미모는 물론 눈을 즐겁게 한다.그러나 볼테르는 ‘고운 심성은 혼(魂)을 즐겁게 한다’고 충고한다. 고추장아가씨니 새우젓아가씨 등 말도 안되는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행사가앞으로는 좀더 자제되기를 바란다.
  • 안티미스코리아대회 성황/30명 열전

    지난 15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열린 ‘안티(反)미스코리아대회’에서 이화여대생 4명으로 구성된 ‘노허즈 밴드’가 대상인 안티미스코리아상을 수상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30여명의 출전자들이 나와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노래,춤,퍼포먼스 등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관객들의 열띤 호응으로 축제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노허즈 밴드’는 미스코리아대회를 패러디한 짧은 연극과 노래로 대상을받았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갖고 나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할머니,딸에게 주는 편지를 낭독한 여성장애인 김진옥씨가 ‘웃자’상을 차지했다. 유일한 남성 출전자인 서울대생 전한해원씨는 성의 역할을 바꾼 퍼포먼스와 패션쇼로 ‘뒤집자’상을 수상했다.이밖에 “여성의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강조한 박복련(89)할머니,여성의 자아찾기를 주장하는 노래 ‘가요 가요 나는 가요’를 부른 고은광순,‘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모임’대표 등은 특별상을 받았다.
  • 제2회 서울여성영화제 내일까지 계속

    ‘서울 여성영화제’의 풍경이 달라졌다.지난 97년 1회 대회가 열기로 일관했다면 올해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흐르고 있다.그렇다고 관객의 발길이 뜸한 것은 아니다. 19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엔 평일인데도 어림잡아 160여명의 관객이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영화제를 주최한 여성문화예술기획은 “16일 개막 이후 전체 200여개의 객석 가운데 80∼90%에 관객이 찼다”면서 “단편 경선작 20편과 17일 자정부터 6시간동안 열렸던 심야상영은 매진됐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음악과 페미니즘의 만남을 꾀한 ‘팝의 여전사’는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고함과 박수로 흥분의 도가니였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잔치 분위기는 진지하다.좌석지정제를 실시하고 상영 간격을 늘리는 등 관객 입장을 배려한 결과 ‘화려한 외형’보다 ‘알찬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행사 진행도 짜임새 있다.‘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구호 아래 ‘앞서서 보기’‘뒤집어 보기’‘뒤돌아 보기’‘더불어 보기’‘견주어 보기’ 등으로 나누어 국내외 52편의 장단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편성해 관람이편해졌다. 19일의 경우 ‘프릭 올란도’‘보름달’‘아이리스의 갈망’‘자유부인’‘나의 페미니즘’ 등이 상영되었다.엄마의 죽음에 따른 충격으로 방황하던 아이리스가 ‘남자 탐험’이라는 성적 모험을 감행한 뒤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다는 ‘아이리스의 갈망’은 역동적인 장면 전환과 충동적인 섹스를 통한 남성 중심의 성 담론에 대한 고발로 눈길을 끌었다. ‘50∼60년대 멜로드라마와 신여성’을 주제로 한 ‘뒤돌아 보기’코너도20∼60대의 다양한 관객층의 발길이 잦다.영화제를 주최한 여성문화예술기획의 남인영 프로그래머는 “이 시기 작품들은 근대화 직전 전통적 가족제도가 일시적으로 무너지는 시대상황을 반영한 당찬 여인상과 그전의 봉건제적 모습이 공존해 묘한 매력을 풍긴다”고 설명했다.이혜경 집행위원장은 기획 의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번 행사는 여성,영화,서울에 키포인트가 있습니다.여성의 눈으로 진보적이고 대중성이 강한 매체를 통해 서울이 중심이 되어 세계의 최신 흐름을감지하자는거죠”. 이위원장은 이 잔치가 여성운동의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성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에 여성이 그대로 편입해 평등을 찾는 단계에서 질적 비약을 하자는 겁니다.‘여자로 보지 말아 달라’는 식의 남성화되는 운동을 벗어나 소외받아 온 여성의 눈으로 삶의 질서를 바꾸는 태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당연히 이 영화제는 소수민족이나 흑인,동성애자,장애인 등과 정서적 친화력을 갖습니다”. 이 영화제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자유라는 화두-한국 자유주의자의 열 가지 표정’

    우리 시대의 자유주의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일제 식민지시대와 뒤이은 분단,또 잇따른 독재정권 하에서 껍데기로만 남아온 슬로건 ‘자유’.그 비틀린 시대에도 ‘자유’를 삶의 화두로 삼아 시대의 곁길을 걸어온 사람들은 있었다.도서출판 삼인에서 펴낸 ‘자유라는 화두-한국 자유주의자의 열 가지 표정’은 우리 시대 자유주의자 10명의 그들나름의 자유로운 ‘몸짓’을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 ‘자유주의자’라는 울타리에 넣고 있는 사람들은 여류화가 나혜석,소설가 최인훈,문학평론가 김현,작가 전혜린,시인 김수영,영화감독 장선우,무용가 홍신자,작가겸 평론가 복거일·마광수교수,언론학자 강준만 교수등 10명.얼핏 보아도 이들은 기성(旣成)과 안주(安住)로부터의 ‘자유’를갈망했음이 엿보인다. ‘거침없는 글쓰기’로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전투적 자유주의자’ 강준만 교수가 그렇고 “여자도 사람이다”며 여자이기 이전에 ‘사람이 되고저’했던 여류화가 나혜석이 그렇다.자서전적 수상록 ‘자유를 위한 변명’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춤추듯 순간을 살았다”는 전위무용가 홍신자는독신을 결심했던 것도 자유를 위해서였고 뒤늦게 40세 때 12세 연하의 남자와 결혼을 한 것도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였다고 했다.결국 ‘자유’라는 것은 이것 저것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나 할까.홍씨를 쓴 필자 강무성씨는 “내가 아는 한 홍신자는 자유주의자를 자처한 적이 없다”며 “따라서 그는 자유주의자 여부를 따지는 논의에서 미리부터 멀리,자유롭게 있는 것이다”고 홍씨의 ‘자유’를 자리매김한다. ‘음란물’ 필화 끝에 대학강단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어야했던 마광수 교수는 어떤 ‘색깔’의 자유주의자일까.그를 논한 최연구씨는 “마교수의 사상은 한마디로 ‘야한 정신’인데,이 야한 정신이란 다름아닌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자유 정신’”이라고 그려내고 있다. “나는 평범한 것을 증오한다”며 평범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증오로 30세짧은 생을 살다간 서울대 법대출신의 작가 전혜린.그의 자유주의는 “나 자신 속에서 발견한 여자가나를 절망케 한다”며 여자라는 ‘옷’을 벗어버림으로써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나의’ 도시는 뮌헨이요,슈바빙”이라고 할만큼 그는 슈바빙을 사랑했고 그리워했다.그러나 한겨레 최재봉 기자는 슈바빙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노라며 ‘폴란드 망명정부의지폐처럼 속절없이 스러져버린 전혜린’의 이름을 되뇌이고 있다.이국땅 슈바빙을 “와이셔츠 단추를 푼 분위기”라며 ‘자유’를 만끽했던 전혜린의‘자유주의’는 이미 세인의 기억속에서조차 ‘자유’롭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이 한국의 자유주의(자)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다.그러나 ‘자유’를 지향해온 이들을 통해 자유의 의미,시대와 자유의 상관관계,그 굴절과 저항의 맥락을 짚어보는 데는 하나의 ‘거울’이 될 수는 있을것이다.이 책은 삼인이 ‘레드 콤플렉스’‘보수주의자들’‘한국에 페미니스트는 있는가’‘세상은 그를 잊으라 했다’에 이어 다섯번째로 내놓은 ‘인물비평’ 시리즈다. 9,000원.
  • 김용중씨 아름다운 자연전

    중견화가 김용중씨의 개인전이 12일까지 서울 갤러리 상에서 열린다.97년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작품 ‘팀’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김씨는 서울 성남고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해 대성한 성실파.70년대하이퍼리얼리즘 계열의 극사실적인 작업을 거쳐 80년대 후반 추상·비구상작업을 선보이며 작품 세계의 변화를 모색해왔다. 작가는 한 때 비구상 작업을 통해 물질문명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고발하는데 몰두했다.그러나 요즘엔 현대인의 심리를 은유적 형태로 보여주는 인물화와,인간의 심성을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치유하려는 의도를 담은 풍경화에 빠져있다. 김씨의 풍경화는 바탕이 매끄럽게 정돈된 사실적 풍경화와는 좀 다르다.올이 굵은 마대 캔버스를 사용,추수가 끝난 논이나 밭에 남아있는 검불들처럼얽히고 설킨 자연 그대로의 이미지를 추구한다.이번 개인전에는 300호 크기의 대작을 포함해 모두 50여점이 공개된다.(02)730-0030金鍾冕
  • 리뷰-극단 현빈의 ‘선택’

    지난해 굿을 처음으로 연극화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선택’이 다시 문예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여성을 비하하는 주제로 ‘반페미니즘’ 논쟁을 불붙게 했던 이문열의 동명 소설을 소재로 한 작품. 첫 공연 때 벌어진 논쟁의 앙금이 남은 탓일까.주인공 장씨부인의 넋이 들려주는 얘기는 ‘반페미니즘’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다.대신 요즘 사위어 가는 ‘어미의 아름다움’에 대한 ‘일갈’이 굿판을 채우고 있다.지난 공연 때는 ‘소박이냐 현모양처냐’를 놓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제하는 극단적 상황을 설정해 여성계의 반발을 불렀었다.이번에는 선택의 문제를 아예 피하고 대신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자식키우기’라는 보편적 미덕을 강조한다. 장고 해금 징 바라의 우리 가락이 흐르는 가운데 장씨부인(이용이)은 시종일관 판을 압도한다.흐드러진 춤과 함께 때론 나무라고 때론 눙치는 대사로관객을 자유자재로 울렸다가 웃긴다.‘사람됨을 키우는 모성’이 사라져간다고 따금하게 꼬집기도 한다.‘남자 황진이’를 맡은 이원종의 걸죽한연기와 만신(여자 무당)역을 맡은 김영화 김연재 김경숙 등의 추임새도 굿판으로의 몰입을 돕는다. 구경꾼은 둘째 마당에 이르면 객이 아니라 주인이 된다.만신의 떡을 사거나 나눠 먹은 뒤 무대로 나가 같이 절하고 춤춘다.더불어 어울리는 신명 나는거리(굿의 한 장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느덧 굿판은 장씨부인의 극락천도를 비는 ‘베가르기’ 장면에 이른다.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다가 막바지에 다다른다.관객이 장씨부인을 따라 베를가르며 서서히 나아가는 길은 ‘겸허’로 이어진다.“햄버거와 피자가 제사상에 오를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사람이나 귀신이나 나눠먹는게 도리”라는 장씨부인의 넋두리는 요즘 사람들의 자세를 꾸짖는 것이다.굿판은 21일까지 이어진다.(02)764-6010李鍾壽
  • ‘99지구촌 점검 NGO(4회)-여성단체

    여성 NGO 운동 역사에서 75년 UN ‘여성의 해’ 선포는 질적 도약의 기폭제가 됐다.지역 단위에서 산발적으로 일하던 단체들이 그해 멕시코에서 열린제1차 UN 여성대회를 통해 서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적 정보망을 공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까지 몇몇 미국 거대조직 성평등운동 위주던 여성 NGO활동은 이후 초신성 같은 폭발력으로 급분화하기 시작한다.무수한 단체들이 어느 분야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생겨났다.여성운동 대명사와도 같은 성평등을 비롯,환경,보건,교육,정치참여,빈곤,반독재 등이 모두 ‘여성의 시각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여성 NGO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밑바닥에는 여성 할례,보스니아 내전에 따른 여성지위,정신대 등 국지적 관심사를 다루는 지방(local) NGO가 있다.이풀뿌리 단체들이 모이면 지역(regional)단체가 나온다.이들은 다시 현안별네트워크를 이뤄 최종적으로 UN을 무대로 압력단체로 활동하게 된다. 세계여성대회는 UN이 주관하는 매머드급 행사.NGO들은 여기서 향후 5∼10년간의 운동목표를 ‘행동강령’이란 이름으로정리,UN을 통해 각국 정부에 압력을 넣고 해마다 그 이행을 점검,감시한다. ‘평화와 자유를 위한 국제 여성연맹(WILPF)’은 가장 유서깊고 잘 알려진국제 여성조직의 하나.1915년 1차 세계대전 참화속에 반전을 기치로 출범한이들은 이후 군축,고문방지,인권과 평등을 위한 활동으로 초대회장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성환경개발기구’(WEDO)는 여성을 환경과 연계시키는 신조류 에코-페미니즘을 타고 90년 미국을 본부로 태어났다.의·식·주 생활의 주체인 여성관점에서 환경문제를 감시한다. ‘아시아 민중 회의’(APA)는 미국중심의 글로벌 경제에 반대하고 아시아민중의 입장에서 위기에 대응하자는 말레이시아 주도의 조직.‘전국여성기구(NOW)’는 50만 회원과 501개 회원단체를 거느린 너무나도 잘 알려진 미국여성운동단체다. 여성 NGO들은 올 3월 UN여성지위위원회에서 95년 북경 여성대회때 채택된행동강령들의 국가별 이행을 점검,밀레니엄을 준비하며 국제 활동의 포문을연다.
  • ‘99미술 새로운 조류 탐색

    미술관들은 미술 조류의 큰 흐름을 명확히 반영하면서 숨어있는 미래의 물결이 느껴지는 전시회를 열고자 애쓴다.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 대표적인 미술관들이 올 주요 전시계획을 확정했다.여전히 IMF 영향에 위축되어 있긴 하지만 미술계의 ‘투명한 창’ 역에 걸맞는 여러 의미있는 전시가 돋보인다.●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에서 지난해 말 시작한 ‘다시 찾는근대 미술전’을 3월까지 계속한 뒤 ‘한국 근대조각전’(7∼10월)과 ‘한국 근대공예전’(11월∼2000년2월)을 가질 계획이다.건축의 해를 맞아 ‘근대건축전’과 ‘현대건축전’을 8∼10월 과천미술관에서 동시에 열 예정이다. 옷을 통해 산업과 미술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옷,그 아름다움과 쓸모전’(6 7월)도 기대된다.8∼10월에는 ‘신소장품전’이 계획되어 있으며 ‘한국미술 독일순회 귀국전’(2∼3월) ‘멕시코 현대미술전’(3∼4월) ‘올해의 작가전’(6∼8월) ‘한국 현대판화 스페인순회전’(8∼11월) 등도 마련되어 있다.●예술의 전당 기획전인 ‘다윗의 도시와 성서의 세계전’이 3월까지 이어진 뒤 ‘인류문명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미술관 기존 테마의 일환으로 ‘간다라불교 미술전’이 6월 뒤따른다.파키스탄 전역에 걸쳐 국·사립 미술관이수집한 유물 100여점을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4월에 열리는 ‘문화상품대전’은 향후 최고의 부가가치를 가지게 될 문화예술 상품을 개발하여 전시한다.또 6월에는 ‘한국의 길전’이 열린다.길을 통하여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미래를 상정해보고자 마련한 전시다.9월에 계획된 ‘여성미술제’는 국내 페미니즘 미술을 정리하는 전시로 여성과 여성미술이란 무엇인가,우리 여성 미술가들이 보는 페미니즘은 어떤 모습인가를 알아본다.●민간 미술관 새해 초두 한국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중섭(21일∼2월21일 갤러리 현대),이응로(26일∼2월6일 가나아트센터)의 유작전이 열린다.호암갤러리는 소정 변관식 유작전을 2월에 가진 뒤 7월에 박수근의 유작을 선보인다. 아트선재센터는 ‘현대미술에서의 반복’전을 3월 초까지 열며 ‘프랑스 젊은 작가전’을 1월 말부터 두 달간 갖는다.특히 풍경을 주제로 한국의 정체성을 살펴보는 ‘한국의 빛과 바람전’(3∼7월)에 이어 ‘일본현대미술전’(9∼10월)이 계획되어 있다. 가나아트센터는 8월 인권과 관련한 그림을 모은 ‘인권시대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미술관은 4월 대중문화와 미술과의 관계를 짚어보는 ‘대중문화와 이미지읽기전’을 연다.성곡미술관은 기획전으로 ‘코리안 팝전’(2∼4월)을 준비하고 있고 금호미술관도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 건축과 회화를 묶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金在暎 kjykjy@
  • 허난설헌 일대기 그린 소설 펴낸 김신명숙씨

    “허난설헌은 당대 최고의 문명을 떨쳤던 오라비 허봉이나 동생 허균보다시격(詩格)이 높다는 평을 받은 걸출한 시인이었습니다.뿐만 아니라 혁명적이단아였던 허균 못지 않게 저항과 파격의 삶을 산 선구적 여성이었어요.역사에 매몰된 그를 불러내 새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페미니스트 잡지 ‘이프’의 편집위원인 김신명숙씨(39)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불꽃의 자유혼-허난설헌’(금토·전2권)을 내놓았다. 당대의 문장가였던 초당 허엽의 셋째딸로 태어난 허난설헌은 타고난 재예와 용모로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여덟살 때 이미 ‘백옥루상량문’을 지어 세상을 놀라게한 그는 사후에 편집된 시집으로 중국은 물론 일본에도 알려진‘국제적’ 작가였다. “허난설헌이야말로 조선조 최고의 페미니스트이자 ‘저항하는 여성들의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그는 삼종지도와 칠거지악 등 유교적 여성윤리에 치열하게 저항하다 스물일곱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요.허난설헌은 하루하루 숨통을 죄어오는 효부·현모양처 이데올로기에 괴로워 하며 스스로를 새장에 갇힌 앵무새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김신씨는 “현모양처와 기생의 전형인 신사임당과 황진이와는 달리 허난설헌은 남성에 의해 틀지워진 여성상에 맞지 않았던 탓에 지금도 마땅히 자리할 곳이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신씨가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작품화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것은 이문열씨의 소설 ‘선택’이 여성계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던 97년 봄.김신씨는 “그같은 시대착오적인 남성우월주의자들을 그대로 관망할 수 없어 허난설헌을 소설로 살려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부모성 같이 쓰기 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는 자신의 성을 아버지의성 ‘김’과 어머니의 성 ‘신’을 합해 ‘김신’으로 쓰고 있다.가부장적가족제도를 타파하려는 ‘페미니스트적’ 의도에서다.金鍾冕 jmkim@
  • ‘정보가 곧 재산’ 컴퓨터 배우기

    ◎최근 여성정보화 교육센터 잇따라 개설/여성정보원 페미넷­주부·일반여성 교육/…밀레니엄연 퀴미­고학력자 대상으로 “정보화사회는 여성에게 보다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여러분야에서 여성들이 지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여성의 본성은 미래사회의 특성과 잘 부합한다” 산업사회와 달리 정보화사회에서는 여성이 주역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그러나 이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준비된’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아직 많은 여성들이 컴퓨터라면 무조건 나와 관계없는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다.그러나 컴퓨터를 활용하면 오피니언 리더도 될 수 있고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인터넷 PC통신을 통해 국내외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정보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재택근무와 ‘나홀로 창업’(SOHO)도 가능하다.결혼한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육아와 직장의 선택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도 있다. 한국여성정보원(Feminet,02­706­6764)과 한국여성밀레니엄 연구원(KWMI,02­262­0135)은 이런 점에 착안,여성정보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이들은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정보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페미넷은 주부 등 일반여성들을,최근 발족한 퀴미는 고학력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퀴미의 조미리원장은 “실직자 구제도 중요하지만 세계화에 뒤지지 않으려면 미래 준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된다”고 강조했다.퀴미 산파역을 맡았던 성주인터내셔날 김성주 사장은 이제 막 부상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여성들이 도전해 볼만한 분야로 꼽았다.그는 “컴퓨터를 활용하면 시간 공간 제한없이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원장과 김사장은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지내다 올초 이메일을 통해 알게 됐다.두사람을 알고 있는 한 호주인이 조원장에게 김사장을 소개해 주었고 조원장이 다시 김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서로 만났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를 지냈던 조원장은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정보화사회에서 영원히 소외될지 모른다는 조급함에 퀴미 창립에 동참하게 됐다며 정보화사회를 앞당기는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가 곧 재산’이다.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활용하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짓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 중견작가 안혜성씨 ‘꽃씨 되어 날으리’

    ◎한 여성의 삶 통해 내면의 폭력성 추적 중견작가 안혜성씨(50)가 페미니즘 소설 한 편을 내놓았다. 이 사회에서 인간생명의 존엄성이 어떻게 유린되고 있는가를 여성의 시각에서 파헤친 ‘꽃씨 되어 날으리’(여성신문사). ‘불꽃춤’ 이후 10년만에 펴낸 이 소설에서 작가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경제적 폭력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의 양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와 함께 어떻게 폭력에 맞서 인간정신의 승리를 이끌어낼 것인가도 살핀다. 주인공은 편모 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민홍.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적 상처를 입은 대학선배와 사랑을 나누지만 실패한다. 졸업후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자리잡지 못한다. 열정으로 다가온 또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그 또한 가세가 기운 민홍을 박대한다. 민홍은 마침내 “폭력을 가한 인간과 사회에 더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하기 위해 죽음을 갈망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이내 병실 창가에서 굴러 떨어지는 가녀린 박주가리 꽃씨를 보고 생명의 신비에 눈뜬다. 안씨는 지난 80년 강제해직된 전직기자 출신. 이후 작가로 데뷔해 ‘향목(香木)’‘안개의 벽을 넘어’ 등 많은 작품을 냈다.
  • 유럽 68세대 “새 정치 실험”

    유럽에 새 물결이 일고 있다. 60∼70년대 반 체제운동을 주도했던 ‘68세대’가 성숙한 정치인으로 변신,유럽 정치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젊은시절 유럽의 정신 세계를 압박하고 있던 권위주의에 도전했던 이들은 이제 금리인하,고용창출,공공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추구 등을 내세우며 기존 정책들을 뒤엎고 있다. 젊은 혈기 탓에 ‘실패한 혁명’을 맛보아야 했던 이들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68세대’의 주체와 성격,미래를 진단해본다. ◎혁명은 지금도 진행중/30년전 佛서 깃발 올린 개혁성향 좌파/佛·獨·英·伊서 집권… 변신에 관심 집중 유럽의 ‘68혁명’ 세대들이 정치무대에 전면 포진,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기성 질서의 저항세력으로 대별됐던 좌파적 색채의 68세대는 30여년이 지난 지금 성숙한 정치인으로 변신,유럽을 차례로 점령하면서 ‘실패로 끝난 혁명’의 뒤늦은 완성을 추구하고 있다. 68혁명의 진원지 프랑스에서는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를 우선 꼽을수 있다. 68시위가 발발하자 외무부 관리였던 그는 이에 동조하여 대학 강단으로 되돌아갔으며 이후 사회당에 입당,정치인으로 나섰다. 죠스팽 내각의 장클로드 게소 교통주택장관 등 공산당 소속 4명의 관료는 시위 당시 핵심적 역할을 했다. 68세대의 강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국가는 독일·대다수 각료들이 68세대다. 세계 최초의 환경정당으로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은 전적으로 ‘68세대’가 만든 정당.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사민당 총재인 오스카 라퐁텐 재무,요슈카 피셔 외무,오토 실리 내무,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 등이 선두주자. 특히 슈뢰더와 실리는 역시 68세대들이었던 독일 적군파들의 변호사를 자임했다. 프랑스로 넘어가 68시위를 주도했던 다니엘 콘 밴디트는 현재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중이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로빈 쿡 외무,잭 스트로 내무,피터 멘델슨 무역장관 등도 68세대의 기수들. 브라운은 68년 당시 글래스고대학 급진학생노조 회장이었고 스트로는 전국학생연맹 의장이었다. 제3의 길을 주창한 토니 블레어 총리도 같은 범주에 든다. 좌익 민주당 소속의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도 60년대 말 좌익 청년시위를 주도했던 골수 사회주의자로 올리비에로 딜리베르토 법무장관과 함께 이탈리아 68세대를 대표한다. ◎좌파정권 정책과 전망/고용확대·성장추구·복지강화 초점/금리인하·정부지출 확대 불가피… 이전 정책과 상충/각국사정 복잡·다양… 정책 협조·성공에 부정적 시각 유럽연합(EU) 좌파정권들은 고용창출과 공공지출 확대를 통한 성장추구,복지정책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전의 우파정권들이 내년 1월1일 출범 예정인 유로화(유럽단일통화) 도입을 위해 펴온 공공부채 및 재정적자 감축정책 등 기존 정책들과는 상충되는 점이 많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경기부양과 실업자를 축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공공지출을 늘려 나가겠다고 종전 정책를 뒤집었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도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주장한 금리인하는 종전 정책을 기본부터흔들었다. 과거 우파정권들은 강한 유로화를 위해 현금리 고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들의 새로운 정책이 착근에 성공할 지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국 지도자들의 입지강화를 위해 자국민용 정치적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U 지도자들의 발언은 금융정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동안 활성화된 유럽의 자유시장경제제도와 각국의 다양한 국내 사정도 이들 연대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를 던지게 한다. 우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각국 입장의 교통정리가 급선무다. 그러나 모두 고만고만해 서로가 어느누구도 교통경찰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68세대는 ‘또다른 실패’를 맛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8세대의 정의와 변천/68년 佛 학생·반체제운동 주도/기성세대 거부 유럽·美 젊은층 지난 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과 6월의 반체제운동을 주도한 대학생과 젊은층,이들에 동조해 시위를 벌이거나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당시 유럽과 미국 등지의 20∼30대를 68세대라 일컫는다. 전후 경제적 풍요 속에서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권위주의를 거부하며 체제에 도전,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의 청년운동을 주도했다. 당시 프랑스는 2차대전의 폐허에서 완전히 재기,경제적으로는 사상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으나 정치적으로는 완고한 권위주의가 지배하고 있었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했지만 교회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보수화된 기성세대에 대한 도전 집단이었던 셈이다. 운동권 학생은 물론 노동자,지식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학생조직으로는 ‘프랑스학생연합(UNEF)’‘3·22운동’ 등이,노동자단체에서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프랑스민주노조연맹’‘프랑스 교원노조(FEN)’가 그리고 정치단체로는 베트남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념적으로는 마르크스 레닌주의자를 비롯해 트로츠키주의자,마오저뚱주의자,체게바라주의자나 무정부주의자 등 다양한 세력이 뛰어들었으나 내부적 통일성은 없었다. 이후 변질 과정을 겪게 되지만 오늘날의 생태주의,여성 권리와 남녀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하는 페미니즘,반전·반핵운동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면서 범사회적 저항운동과 문화운동의 기수가 됐다. ◎68세대 탄생 당시 주요 사건 ▲62년 2월8일=프랑스 우익 폭탄테러 발생.시위대 8명 사망 ▲63년 11월22일=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 ▲64년 8월7일=미군 통킹만 보복공습 ▲65년 4월17일=미 대학생 1만5,000명 백악관 앞에서 반전시위 ▲66년 4월=마오저뚱(毛澤東)문화혁명 시작 ▲66년 11월=미니스커트 돌풍 ▲67년 7월27일=미 주요 도시 최악의 인종폭동 ▲68년 4월4일=마틴 루터 킹 피격 사망 ▲68년 5월30일=프랑스 총파업 ▲68년 8월22일=소련,체코 프라하 침공 ▲69년 4월28일=드골 프랑스 대통령 사임 ▲69년 11월15일=워싱턴서 25만명 반전시위 ◎70년대 신좌파와의 차이/70년대,공산주의와는 다른 진보적 반체제 운동/90년대,노동자 권익보호 등 정치정책노선 치중 68세대가 주도한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의 ‘신좌파’(New left)운동은 반체제운동이었다. ‘진보’를 뜻하는 좌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당시 모든 인습과 제도에 저항했다. 그러나 권력 장악이 목표였던 정치적 좌파(구 좌파),즉 공산주의 노선과는 다른 다분히 이념적·이상적인 것이었다. 신좌파운동의 대표격인 68년 프랑스 5월운동은 드골 정부의 중앙집권적 관료주의를 배격해 일어났고 미국의 학생민권평화운동은 베트남전으로 드러난 추악한 자본주의체제 지배세력에 대한 저항. ‘프라하의 봄’으로 상징되는 체코 반체제운동은 소련 동유럽의 전통적 좌파가 대상이었다. 반면 90년대 말부터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새 조류는 30년이 흐른 지금 주역은 그대로지만 ‘새로운 신좌파(New New left)’로 불릴 만큼 노선엔 차이가 있다. ‘좌파 정당’들의 새로운 ‘정치정책노선’으로 70년대 이후 환경·여성·반핵·지역자치운동의 신사회운동으로 계승된 기존의 신 좌파운동과는 대별된다. ‘개량적 좌파정책’,‘중도좌파’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자본주의 장점을 취하면서 직업교육 의료혜택,연금제도 등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을보호하겠다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제3의 길’이 대표적 예다.
  • 딩링/쭝청 지음(화제의 책)

    ◎중국 행동주의 작가 딩링 일대기 페미니즘 소설 ‘소피의 일기’와 프롤레타리아 소설 ‘태양은 쌍간허를 비추고’ 등의 작품을 남긴 중국의 행동주의작가 딩링(丁玲·1904∼1986)의 전기. 분열과 격동의 역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딩링의 삶과 문학세계를 통해 중국 현대문학사의 흐름을 살핀다. 딩링은 좌익작가인 남편 후예핀이 국민당에 의해 처형된 뒤 중국공산당에 입당,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다룬 작품을 쓰기 시작한다. 1936년에는 공산당본부가 있던 옌안으로 가 혁명사업에 뛰어든다. 문화대혁명 기간 우파주의자로 지목받아 투옥된 딩링은 75년 석방될 때까지 18년 동안 육체노동과 구금생활을 한다. 그는 당원 자격을 회복한 뒤에는 문학지를 창간하는 등 활발한 문필활동을 해왔다. 김미란 옮김 다섯수레 8,500원
  • 역사속의…·일본의 밤…·히즈라/높아가는 페미니즘의 목소리

    ◎역사속의 페미니스트­여권 의식에 눈뜨게된 과정/일본의 밤문화­여성상품화 사회구조에 일침/히즈라­이분적 성 분류에 문제제기 ‘역사속의 페미니스트’,‘일본의 밤문화’,‘히즈라’ 사회발전의 무게중심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아가고 있다.교육기회의 확대와 여성의 경제적 능력의 향상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이를 바탕으로 페미니즘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동성애자의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과연 21세기의 성은 어떻게 정리될까.세기말과 두번째 천년대의 마지막 시기에 성(性)과 관련된 책들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여성사학자 거다 러너가 쓴 역사속의 페미니스트(평민사)는 7세기부터 1870년까지의 여성사로 역사의 뒷전에 물러나 있던 여성들이 소외로 부터 벗어나 여권의식에 눈뜨게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여성들이 역사속에서 주변인으로 남게 된 것은 교육과정의 불평등 때문이라고 말한다.이로 인해 여성들은 남성중심적인 사회구조와 싸워야 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 요구를 하나의 집단으로 규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여권의식이 이루어지려면 여성들이 하위집단이며 이 집단의 구성원으로써 부당행위를 겪어 왔다는 것에 대한 자각과 함께 여성의 종속조건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또 여성의 조건을 변화시키기 위한 목표나 전략을 여성들이 자율적으로 규정하고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살아갈수 있는 사회적인 변화가 여권의식 발전에 가장 중요하다. 일본의 밤문화는 미국의 여성인류학자 앤 엘리슨이 80년대 초 도쿄 비즈니스클럽에서 직접 4개월 가량 호스티스로 일하며 쓴 보고서.일본 남성들은 일로부터 휴식을 취하고 동료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비즈니스클럽에 가며 호스티스는 보조기구로 작동한다.저자는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라 남녀동등주의라며 여성이 상품화되는 이러한 파행적인 사회구조에 일침을 가한다. ‘히즈라’는 인도의 제3의 성에 관한 얘기로 남성,여성 등 서구의 이분법적 성 분류체계에 문제제기를 한 인류학자 세레나 난다의 연구서.히즈라는 보통 중성으로 태어난 사람을 말하지만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적 기질을 지닌 사람들도 이에 속한다.서구는 동성애,성 전환과 같은 중간적인 범주에 따른 모호성과 모순을 불편하게 여기지만 인도 문화는 자신의 성에 반대되는 행동 등 인간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기질과 인성 및 성적 욕망 등을 의미있게 수용한다.
  • 김명숙씨 춤판 ‘신공무도하가’

    ◎“삶에 지친 님아,내가 가니 손잡아요”/나약해져 가는 현대남성 ‘여성의 힘으로 구출’ 표현 날로 나약해져가는 현대 남성들을 여성들이 내면에 잠재된 강인한 생명력으로 구해낸다는 내용의 창작춤이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견 무용가 김명숙씨(44·이화여대 무용과 교수)가 15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신(新)공무도하가’(안무 김영숙·연출 조광화). 강에 빠져 죽은 남편을 애절하게 그리는 고대설화 ‘공무도하가’를 오늘의 현실에 맞게 각색했다. ‘공무도하가’의 백수광부는 봉두난발을 한 채 호로병을 옆에 차고 험난한 강을 건너다가 익사한다. 그를 만류하지 못한 아내는 통곡한다. 이어 구슬프게 공후를 타며 ‘공무도하가’를 지어 부른 뒤 남편을 따라 강물에 빠져 죽는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임은 결국 물을 건너다 물에 빠져 죽으니/장차 임을 어이할꼬” 하지만 ‘신공무도하가’에서 여인은 강에 몸을 던지는 백수광부를 하릴없이 바라보거나 따라죽지 않는다. ‘장차 임을 어이할꼬’라는장탄식은 이 공연에서는 ‘삶에 지친 님아,내가 가니 손잡아요’라는 정도의 적극적인 무용언어로 바뀐다. 춤의 주인공은 전사(戰士)적인 생명력을 지닌 여성. 일종의 페미니즘 무용인 셈이다. 작업복 같은 투박한 광목 질감의 옷을 주로 사용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추상성이 강한 창작춤은 관객들로서는 이해하기 쉽지않을 뿐 아니라 자칫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창작춤의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무대에서는 다양한 춤사위와 배경음악을 마련했다. 해금 등 국악 선율악기와 첼로 등 서양 현악기의 조화가 이채롭다. 우리 전통춤의 맥찾기 작업에 몰두해온 김씨는 지난해 궁중무용 ‘춘대옥촉’을 복원·공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구비문학과 창작춤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그가 개인무대를 갖기는 무용생활 22년만에 처음이다.
  • 페미니즘 비디오 미술/미술평론가 김홍희씨 연구서 펴내

    ◎이분법 극복 해체주의로 중견 미술평론가 김홍희씨(50)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은 비디오와 페미니즘 미술의 상관관계를 고찰한 연구서 ‘페미니즘·비디오·미술’(도서출판 재원)을 펴냈다. 비디오 미술은 비디오라는 포스트모던 대중매체를 사용하며 모더니즘 미술과는 달리 형식보다는 내용,미학보다는 삶의 의미를 강조한다. 때문에 그것은 포스트모던 미술 또는 ‘의식(意識)미술’로 불린다. 김씨는 비디오 매체를 ‘미학적 비디오’와 ‘정치적 비디오’로 구분한다. 이것은 페미니즘 비디오 미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책에서는 페미니즘 비디오를 1세대와 2세대로 나눠 다룬다. 1세대 페미니즘 비디오(1970년대 초∼1980년대 전반)는 여성의 경험과 조건을 강조하는 본질주의 미학에 바탕을 둔다. 이것은 여성의 심리와 신체,사회적 경험을 나르시즘으로 표출하는 자전적 작업을 선호한다. 반면 2세대 페미니즘 비디오(1980년대 후반∼1990년대)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문제’까지 쟁점화함으로써 남근중심적 주도권을 해체시키려는경향을 보인다. 페미니즘 비디오는 미학과 정치,본질주의와 사회주의,나르시즘과 탈(脫)나르시즘의 대립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이분법들을 극복하려는 해체주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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