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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신흥동에 美·유럽 수산물 수출 물류센터 조성

    미국·유럽 수산물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국제수산물수출물류센터’가 인천 신흥동에 조성된다. 9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국제수산물수출물류센터 건립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물류센터 건립은 제주수협이 주관하며 50억원의 사업비는 해수부 50%, 제주도 30%, 제주수협 20% 분담으로 한다. 인천항만공사는 부지를 유상 제공한다. 물류센터 부지는 2300㎡다. 제주산 수산물은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량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중국에서도 수요가 커지면서 센터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5월까지 수산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한 9억 1300만 달러로 집계된 게 이를 뒷받침한다. 해수부와 제주수협은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고 한·중 카페리 항로가 많은 인천이 수산물 수출 거점의 최적지라고 봤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제주산 수산물뿐 아니라 전국 각지 수산물이 물류센터에 들어오게 되면 인천이 수산물 수출 판로 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단독] ‘페리카나 매출 4배’ 비비큐… 창업비용은 7배 ‘배보다 배꼽’

    [단독] ‘페리카나 매출 4배’ 비비큐… 창업비용은 7배 ‘배보다 배꼽’

    자영업자나 은퇴자 등 이른바 ‘을(乙)의 보루’로 여겨지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 매출액에 비례해 창업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매출 불만 등에 따른 계약 해지 사례도 적지 않다. ‘을의 눈물’을 없애려면 가맹본부가 운영비용과 월수익 등의 정보를 창업 희망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러한 사실은 서울신문이 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통해 주요 7개 외식업종(한식, 치킨, 커피, 분식, 제과제빵, 패스트푸드, 피자)의 가맹점 수 상위 1~3위 업체, 총 21곳의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이 높을수록 창업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롯데리아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7억 2910만원으로 21곳 중 1위였는데 가입비와 인테리어비용 등 창업비용 역시 4억 569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 2위인 파리바게뜨(6억 3872만원)도 창업비용(2억 7355만원)이 두 번째로 많았다.이렇다 보니 창업비용 대비 예상 매출이 높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면 페리카나는 가맹점 평균 매출이 치킨업계 1위 비비큐의 4분의1 수준인 1억 651만원이지만 창업비용이 3000만원으로 비비큐의 7분의1에 불과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25개의 가맹점을 모집했다. 점포 수가 많더라도 계약 해지율이 높은 브랜드도 있다. 한때 점포 수가 1000개를 넘었던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지난해 140개 가맹점과 계약이 중도 해지됐다. 가맹본부가 무리하게 경영을 확장하면서 가맹점에 제대로 본사 물품을 공급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딸(99건)과 본죽(92건) 등도 계약 해지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이에 대해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정보공개서에 표기된 92개 매장은 본죽이 ‘본죽&비빔밤카페’로 상호 변경을 하면서 계약 해지 처리된 것으로 실제로 영업을 종료한 매장은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맹본부들이 가맹점 모집 때 허위·과장 정보를 기재하거나 불리한 계약 내용을 숨기는 관행이 있다고 보고 이달 중 실태 조사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전체 가맹점 수는 21만 7823개이며 이 중 외식업종이 48.7%인 10만 6003개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필수구입물품 거래처가 특수관계인인지 여부, 지난 1년간 평균 공급가, 광고판촉비용 분담 비율 등 창업에 참고가 되는 정보를 정보공개서에 추가로 담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류샤오보, 독일·미국 의사 진료 이어 ‘가족 면회’ 전격 허용…임종설 확산

    류샤오보, 독일·미국 의사 진료 이어 ‘가족 면회’ 전격 허용…임종설 확산

    중국 국가 전복혐의로 수감됐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중국 정부가 외국인 의사 진료에 이어 가족 면회도 허용했다. 그의 임종이 다가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8일 AP통신에 따르면 류샤오보의 전 변호인인 상바오쥔(尙寶軍)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형·동생 부부의 면회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병간호를 맡고 있는 부인과 처남 이외에 가족이나 친구의 면회는 차단해왔다. 류샤오보의 친구이자 시민활동가인 후지아는 성명을 통해 “가족들의 면회 허용은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상태 악화를 인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류샤오보가 가족 곁에서 임종을 맞이했다고 국제사회에 주장하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전날에는 처음으로 외국인 의사의 진료가 허용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독일 간암 전문의 한 명이 류샤오보가 입원한 선양 소재 중국의대 부속 제1 병원을 방문했다고 독일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류샤오보의 상태에 대한 독일 전문의의 소견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미국 정부도 전문의 한 명을 보내기로 한 상황이다. 애나 리치-앨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국무부가 미국 의료 전문가의 중국행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에 전문의의 제약 없는 류샤오보 접견을 보장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여전히 류샤오보의 친구 면회를 차단한 상태다. 류사오보의 부인 류샤는 2009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있으며 처남 류후이 역시 사실상 보복성 판결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자유로운 발언이 어려운 상황이다. 류샤오보의 친구들은 온라인 청원을 통해 중국 당국이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라도 단 한 번은 그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원에 참여한 작가 겸 시민운동가 모즈쉬는 “류샤오보의 마지막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면서 “그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친구인 우리의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구인 페리 링크는 “당국은 류샤오보가 중국에서든 해외에서든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단 24시간 만이라도 그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9년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 체제 종식과 중국의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을 주도했다가 2009년 국가 전복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 중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뷰] 엉터리 계획서 쓴 ‘콜럼버스 공무원’… 항해하게 하라, 대한민국이여

    [퍼블릭 뷰] 엉터리 계획서 쓴 ‘콜럼버스 공무원’… 항해하게 하라, 대한민국이여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들이 “말만 할 뿐 실행을 않는다”고 욕을 먹더니 요즘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달빛(Moonshine)만 쳐다본다”는 신조어가 생겼다.# “일 않고 달빛만 본다”… 공무원 비하 신조어 미국인 작가 존 A 셰드가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를 만든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듯이 일하지 않는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公僕)이 아니다. 무사안일의 항구를 떠나 큰 바다로 내보내야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혹시라도 관료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법규나 매뉴얼 또는 국민 정서라는 밧줄에 묶여 있지 않은지 한 번쯤 살펴볼 때가 되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렴하고 개혁적인 공직자였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어찌하여 다산은 무려 500권이 넘는 책들에 예외 없이 공직자들에게 고(告)하는 소망 사항을 남겼을까? 이는 아마도 정부 관리들이 청렴하고 열심히 일하면 행복한 나라가 된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관리가 임용될 때(赴任)부터 관직을 떠날 때(解官)까지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지침을 소상하게 기술하고 있는데, 250여년이 흐른 지금 읽어도 감동적이다. 특히 청렴과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디테일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선생은 “조정은 백성의 심장이고 백성은 조정의 팔다리”라며 정부와 국민을 상생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보았다. 또한 “나라에 놀고먹는 사람이 많으면 나라가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엄하게 질책하였다. 복지부동 공무원들은 당연히 없어야 하지만 주변 여건이 이들을 키우는 측면이 있다면 이를 바꿔 볼 때도 되었다고 본다. 소신 있는 ‘돈키호테’에게 정상 참작의 아량을 베풀 여지는 없을까? 요즘은 자신의 무용담을 떠벌리는 돈키호테들은 사라졌다. 무관용 원칙 때문일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하면서도 아쉬운 측면도 없지 않다. 중국인은 일찌감치 나침반을 발명하고도 미지를 항해하지 못했지만 콜럼버스는 ‘엉터리’ 항해 계획서로 스페인 국왕을 설득시켜 위대한 항해를 감행했다. 지금 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발견한 곳을 인도라고 믿었던 콜럼버스의 착각에 웃을 수 있지만 그가 인류 역사에 남긴 모험의 발자취는 결코 폄하할 수 없다. 21세기는 분명한 목표가 보이는 산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한 사막을 더 닮았다고 한다. 생텍쥐페리가 “나는 지도를 보면서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라고 말했듯 수시로 변하는 사막을 건너는 데는 지도가 소용이 없다. 매뉴얼만 뒤져서는 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 “무관용 원칙… 공직사회 위축 부작용 우려” 이런 맥락에서 돈키호테 같은 공무원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의 비리는 엄하게 다루어야 하고 무사안일을 꾀하는 관료는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예외 없는 무관용 원칙 적용이 공직사회를 위축시켜 결국 복지부동하는 공무원을 키우고 있다면 이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 영화 ‘리얼’에 나왔다는 아이유-수지-박서준-안소희 “숨은그림찾기 수준”

    영화 ‘리얼’에 나왔다는 아이유-수지-박서준-안소희 “숨은그림찾기 수준”

    배우 김수현의 화려한 귀환을 예고하는 액션 느와르 ‘리얼’에 박서준부터 배수지, 아이유, 안소희 등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이목을 더욱 집중시킨다. 영화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 배우 김수현부터 성동일, 이성민, 최진리, 조우진까지 최고의 캐스팅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리얼’의 개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서준, 배수지, 아이유, 안소희, 손현주, 김다솜, 나인뮤지스 경리, 김주하, 박민하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대한민국 톱스타들이 깜짝 카메오로 등장할 것을 예고해 관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먼저, 최근 KBS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통해 ‘국민 남사친’으로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배우 박서준은 영화 초반부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의 뒷거래 현장을 습격, ‘장태영’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로 출연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이어,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수지는 ‘장태영’의 타투이스트로 등장해 온 몸에 타투를 새기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이런 엔딩’의 뮤직비디오에 김수현이 출연하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한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아이유 또한 ‘리얼’에 깜짝 출연할 것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부산행’(2016), ‘싱글라이더’(2017)를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 안소희와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 손현주가 각각 차이나타운 노동자와 재활환자로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한 김다솜은 재활치료사, 그룹 나인뮤지스의 경리가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로 출격한다. 또한 언론인 김주하가 뉴스 아나운서로, 나인뮤지스의 전 멤버 박민하가 카지노 ‘시에스타’의 서빙 페리로 출연하는 등 영화 곳곳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하며 스크린을 촘촘히 채운다. 이처럼 관객들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화려한 카메오 군단을 자랑하는 ‘리얼’은 풍성한 볼거리와 낯익은 얼굴들을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까지 선사할 것이다. 박서준, 배수지, 아이유, 안소희 등 화려한 카메오 군단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는 영화 ‘리얼’은 오는 6월 28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가슴으로 보는 시선’ 케이티 페리

    [포토] ‘가슴으로 보는 시선’ 케이티 페리

    가수 케이티 페리가 24일(현지시간) 영국 서머싯 워디 팜에서 열린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북핵 동결과 주한미군 감축 맞교환”…美는 거부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핵 동결’과 ‘주한미군 감축’을 맞교환하자는 중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북핵 동결 후 폐기’라는 2단계 북핵 해법도 미국의 강경한 대북기조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또는 경제적 압박을 해제하도록 요구하는 그 어떤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NYT는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북의 ‘핵 동결’ 운운은 ‘함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올해 초 한국 방문 때 북핵 ‘동결’을 위한 협상 제안을 거부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윌리엄 J 페리 전 국방장관은 “동결을 위한 대화는 북한이 미 본토를 강타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핵 동결’ 합의의 실패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1994년 북한과 ‘핵 동결’ 골자로 하는 제네바기본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제네바기본합의는 폐기됐다. 그러다 부시 행정부 말기인 2007년 비핵화 조치를 담은 2·13 합의를 도출했지만, 결국 북핵 신고내용을 둘러싼 북·미 간 갈등으로 좌초됐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2·29 합의(북핵 동결 및 미사일 발사 유예)에 도달했지만, 2개월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합의가 깨졌다. 틸러슨 장관이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들이 한반도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는 것을 막기 원한다면 김정은 정권에 훨씬 더 큰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가하기 위한 외교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중국에 강조했다”며 ‘대화’보다는 ‘압박’을 강조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미·중 외교안보대화 결과를 공지하면서 “중국 측은 미국의 사드 배치 반대를 재천명하고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철거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의 결과를 공지하면서 주한미군 축소 및 북한 핵 동결 제안과 이 제안을 미국이 거부했다는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대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중국 방문 합의 등 우호적인 성과를 부각시켰다. 첫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원칙을 꺾지 않았으며, 미국의 압박에 밀리지 않으면서도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피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이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도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 발사 동결을 위한 대화를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완전 해체를 달성’하는 2단계 방안은 미국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한 소식통은 “‘웜비어 사망’ 사건 등으로 미국 내 분위기가 험악해져 있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믿음’을 주지 않는 한 대화 카드는 먹히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수도권 5대 학군 ‘송도’…부동산시장도 ‘훨훨’

    수도권 5대 학군 ‘송도’…부동산시장도 ‘훨훨’

    국내 부동산시장은 학군이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2030세대가 내집마련에 뛰어들면서 명문 학군이 형성된 곳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수도권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곳은 대치동, 목동, 중계동, 평촌, 송도 등 총 5곳이다. 먼저 서울 3대 학군 내 학원 수를 살펴보면 대치동 791개, 목동 562개, 노원구 중계동 234개로 조사됐다. 나머지 두 곳은 수도권 신도시로 평촌은 496개의 학원이, 송도는 238개의 학원이 자리한다. 특히 송도는 입주 10년만에 수도권 5대 학원가에 이름을 올려 눈 여겨볼 만하다. 송도는 학원수가 급증해 서울 노원구 중계동을 넘어섰고 형성된 학군의 명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가 2017년 2월 졸업자 대상으로 조사한 특수목적고(과학고ㆍ외고국제고ㆍ예고체고ㆍ마이스터고 등) 진학률을 살펴보면 송도 해송중은 7.5%, 신송중은 6.9%의 특목고 진학률을 보였다. 이는 기존 명문 학군 속하는 강남 대청중(6%), 목동 목운중(6.2%), 분당 서현중(4.8%), 평촌범계중(7.4%)과 비슷한 수준이다.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송도의 집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1,320만원으로, 2016년 2분기(1,272만원)에 비해 3.8% 가량 상승했으며 올해 3.3㎡당 평균 전셋값이 1,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입주물량만 5개 단지 5,584가구에 달하는데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주택수요가 상승 중임을 알 수 있다. 또 분양권시장도 억대의 웃돈이 등장했다. 송도 내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올 11월 입주를 앞둔 송도3공구 F15블록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전용 84㎡ 35층의 초기 분양가는 5억4천만원 정도였지만 현재 6억8천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또, 지난 10월 분양한 송도68공구 A13블록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2차’ 전용 84㎡(고층)의 현재 거래가는 5억3천만원이 넘는데 초기 분양가는 4억원3천만원 정도다. 이 단지는 전매제한이 해제된 지난 5월 한 달에만 300여건의 분양권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송도는 최근 시세상승에 불이 붙어 5대 명문 학군 중에서도 집값이 낮은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3,889만원이다. 목동은 2,515만원이다. 더욱이 개발이 한창인 곳이라 향후 시세 상승여력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기존의 대표 학군인 강남, 목동, 평촌 등은 집값이 비싸고 주거환경도 노후화돼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며 “최근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깨끗한 주거환경과 국제학교, 특목고 등이 유치되는 등 자녀를 키우기 좋은 신흥 명문 학군을 찾아 다니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건설사에서 송도 내 최대규모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를 6월 분양할 예정이라 2030세대 젊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포스코건설이 랜드마크시티(68공구) M1블록에 공급하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동, 총 3,472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서해안쪽 대형 개발사업들이 인접해 최대 수혜단지로 주목 받고 있다. 단지 인근에는 송도 최초 관광·레저·휴양·쇼핑복합센터 ‘골든하버’와 복합물류센터 ‘아암물류2단지’, 68전망대와 18홀 골프장이 들어서는 ‘블루코어시티’ 등이 사업속도를 내고 있다. 교통환경도 뛰어나다. 단지 옆에 위치한 송도6교를 이용해 인천발 KTX출발역인 송도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2021년 개통 예정인 KTX송도역은 쇼핑업무숙박시설과 정류장주차장을 갖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된다. 또 인근에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인 랜드마크시티역이 2020년 개통 예정이며 송도에서 남양주까지 연결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B 노선도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어 수도권 및 광역교통망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랜드마크시티 북서측에 크루즈와 카페리(여객과 차량을 함께 운반하는 선박) 등이 접안할 수 있는 ‘신국제여객터미널’도 지난해 12월 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인근에 다양한 교통호재가 잇따르면서 생활인프라도 더욱 확충될 예정이다. 단지 내 상가가 지상 1~2층에 연면적 약 1만 5,600㎡의 대규모로 들어서 입주와 동시에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하고 랜드마크시티 중심상업지구도 도보 5분거리에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해양5초, 해양1중 등 학교부지가 가까워 입주 후 자녀들이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해변산책로, 마리나시설, 유람선 선착장 등이 들어서는 송도의 명품 수변공간인 워터프론트 호수도 인접해 있다. 모델하우스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하고 입주는 2020년 8월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천재과학자 이휘소, 그를 만나고 싶다

    [남순건의 과학의 눈] 천재과학자 이휘소, 그를 만나고 싶다

    한국 출신 최고의 과학자는 과연 누구일까. 필자는 한 명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휘소. 2015년 우리나라 첫 과학자 우표에 실린 그는 1935년생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을 수도 있지만, 불행하게도 1977년 6월 16일 교통사고로 42세에 생을 마쳤다. 그의 연구기간은 20년도 안 되지만 그는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우주 기원 이해에 필수인 표준모형을 완성하는 데 없어선 안 될 게이지 이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 중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도 많다. 2013년 힉스와 앙글레는 한 입자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입자를 힉스 입자라 이름 붙인 주인공이 이들과 입자물리학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 박사다. 이 박사는 197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와인버그와 함께 1977년에는 암흑물질의 질량 최소값을 추정하는 계산을 했다. 이 방법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이 박사는 한국 태생이지만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중국계 부인과 결혼했기 때문인지 국내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의 제자였던 고(故) 강주상 고려대 교수가 쓴 ‘이휘소 평전’을 통해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가 모두 의사인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대학에서 의욕적인 젊은 교수를 만났고, 한국을 돕던 미국의 유학프로그램 덕에 미국에서 대학 공부를 다시 할 수 있었다. 가장 훌륭한 수리물리학 교과서 저자인 아프켄이 그가 다니던 오하이오 마이애미대 교수로 부임해 좋은 강의도 들을 수 있었다. 피츠버그대학원에서도 출중한 능력을 드러낸 그가 펜실베이니아대로 옮기려 하자 일부 교수들이 그를 붙잡았다. 펜실베이니아대 출신의 젊은 교수가 그의 전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펜실베이니아대 물리학과에서도 매우 유연하게 전학하도록 해 주었다. 필자도 대학원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해 봤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제도들이 매우 경직돼 있어 좋은 학생이 시의적절하게 교육을 받기 어렵다. 그에게 최대의 행운은 그가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가 입자물리학 분야의 전성기였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되고 이론적 발전이 비약적으로 일어났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로 놀란 미국이 과학 전반을 개혁하고 대학마다 좋은 물리학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했다. 물론 이런 환경이 제공된다고 저절로 이 박사 같은 업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 남보다 먼저 해결하는, 이런 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었다. 사실 이 정도의 물리학자가 있는 다른 나라는 그를 기리는 사업과 이름을 딴 연구소를 만드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일부 물리학자들의 노력으로 그의 생과 업적을 살피는 일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특히 그와 같이 입자물리학에 뜻을 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은 매우 적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출중한 인물들이 마음껏 기회를 잡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그의 이름을 딴 물리학연구소 하나쯤은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론물리연구소 설립은 큰 재원 없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정부가 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도 많다. 캐나다 최고의 이론물리연구소인 페리메타 연구소는 블랙베리로 큰돈을 번 라자리디스가 1999년 만들었다. 2000년 설립된 카블리 재단은 전 세계에 기초과학 특히 이론물리학과 천체물리학 연구소들을 세우고 운영비를 대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도 카블리 연구소가 있다. 이런 연구소가 조속히 한국에 설립돼야 한다. 오로지 젊은 세대의 장래를 위한 연구소여야 한다. 이 박사가 생전에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에게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던 것처럼 그의 뜻을 살리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연구소여야 할 것이다.
  • 박지원 “문정인 발언, 시기 부적절했지만 내용만은 옳다”

    박지원 “문정인 발언, 시기 부적절했지만 내용만은 옳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19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국에서 중대 발언을 한 것은 시기와 장소에 있어서 부적절했지만, 내용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앞서 문 특보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차 한미대화 행사에서 “북핵 동결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미국의 대북특사·국방장관을 역임한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은 작년 ‘북한 핵 폐기는 늦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동결하면 한미연합군사훈련도 축소·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무·국방장관도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고, 체제전복도 않겠다’고 했다. 즉 강한 대북압박·제재와 포용을 동시에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트럼프 정부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궤를 함께한다고 믿는다”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한미정부의 변화를 포착해야 한다. 기회를 놓치면 큰코다친다고 거듭 경고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강석호 개인전(작품) 한국 현대미술을 견인하는 40대 작가들을 초대해 작품을 선보이는 페리지 아티스트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된 전시.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것들을 경험하고 회화작업으로 재구축하는 작가는 ‘디 아더’라는 제목으로 두 인물의 한쪽 눈을 클로즈업해 화면 가득 채우는 회화들을 선보인다. 8월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페리지갤러리. (070)4676-7091. ●두산 큐레이터워크샵 특별전 젊은 작가와 기획자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는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의 2011년 참가자인 조은비의 기획으로 진행하는 전시. 박주연, 이미래, 파트타임스위트가 참여해 ‘모빌’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7월 5일까지.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1층갤러리. (02)708-5050. [대중음악]●시와 소극장 콘서트 감성 싱어송라이터 시와가 피아니스트와 단둘이 여는 소극장 공연이다. 2006년부터 라이브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던 시와는 셀프 타이틀 미니앨범 ‘시와’, 정규 1집 ‘소요(逍遙)’, 2집 ‘다운 투 어스’, 미니앨범 ‘시와, 커피’, 3집 ‘머무름 없이 이어지다’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사랑받고 있다. 25일 오후 5시.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 3만 5000~4만원. (02)558-4588. ●짙은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싱어송라이터 짙은(본명 성용욱)이 정규 2집에 담긴 노래를 전부 라이브로 들려주는 무대다. 2008년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데뷔한 짙은은 ‘백야’, ‘고래’ 등 세련된 모던록 사운드와 매력 넘치는 보컬, 문학적인 노랫말로 사랑을 받고 있다. 24일 오후 6시, 25일 오후 5시. 마포구 서교동 신한카드 판 스퀘어. 6만 6000원. (02)338-0958. [뮤지컬·연극]●뮤지컬 ‘이블데드’ 동명의 미국 공포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우연히 들른 오두막에서 수상쩍은 물건들을 발견하며 만나게 되는 좀비들를 다룬 코미디 호러 뮤지컬. 24일~9월 17일.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1만~7만 7000원. 1544-1555. ●연극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년 이명세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6년의 긴 연애 끝에 결혼한 영민과 미영의 집 근처에 두 사람의 대학교 여후배인 승희가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7월 30일까지.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 5만원. (02)744-0207. [클래식·국악] ●유재하&라흐마니노프 1980년대 대중가요에 세련된 클래식 색깔을 입힌 싱어송라이터 유재하와 러시아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실내악으로 듣는 이색 콘서트다. 이들은 20~30대 때는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았으나 시대를 초월해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로 남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0년 결성된 국내 실내악 앙상블 디오엘이 연주한다. 22일 오후 8시. 경기 성남 티엘아이아트센터. 3만원. (031)779-1500.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임현빈의 춘향가’ 국립창극단을 거쳐 현재 남원시립국악단 수석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명창 임현빈이 조선 후기에 활약한 김세종 명창으로부터 이어져 온 춘향가를 들려준다. 2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 2만원. (02)2280-4114.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뭍과 하나될 섬, 섬이 그리울 섬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뭍과 하나될 섬, 섬이 그리울 섬

    이달 말이면 인천 강화에서 석모도로 가는 바다 위로 다리가 놓입니다. 이미 2014년 교동대교가 ‘은둔의 섬’ 교동도의 문을 열었고, 이제 석모도까지 빗장을 풀고 나면 몇몇 작은 섬을 제외한 강화의 섬들은 죄다 뭍과 연결됩니다. 석모대교는 길이 1.5㎞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다리입니다. 하지만 기능은 어마어마할 겁니다. 많은 사람과 차들이 쏟아져 들어가겠지요. 그 와중에 석모도로 가는 뱃길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수많은 장삼이사에게 일상에서의 해방감과 교감의 기쁨을 알게 해 줬던 ‘새우깡 갈매기’ 역시 이 여정에서 사라지겠지요. 막배 끊기고, ‘부득이’ 한뎃잠을 자야 하는 상황을 내심 기다렸던 ‘청춘들’에게도 그리 반가운 상황은 아니지 싶습니다. 뭍으로의 변신을 앞둔 석모도를 돌아봤습니다. 앞으로 뭍의 습속이 다리를 따라 빛의 속도로 밀려들고 나면, 한때 이곳에 어부가 살았고 작은 갯마을도 있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겠지요.카페리를 타고 석모도 들어가는 길. 갈매기들이 앞다퉈 몰려든다. 이른바 ‘새우깡 갈매기’다. 녀석들의 배짱이 보통 아니다. 선객들의 코앞까지 거침없이 넘나든다. 이건 뭐 동냥이 아니라 막무가내로 빼앗겠다는 심보다. 모양만 비슷하다면 나무젓가락도 새우깡인 줄 알고 들이댈 기세다. 남도에도 ‘새우깡 갈매기’는 있지만, 녀석들에 비하면 ‘수줍은’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 석모도 여정에서 ‘새우깡 갈매기’는 볼 수 없게 된다. 이달 말에 다리가 들어서고 나면 석모도 뱃길이 끊기기 때문이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녀석들은 이제 어느 곳을 찾아 제 ‘기량’을 선보여야 할까.●쓸쓸한 석포리 선착장… ‘새우깡 갈매기’도 아듀~ 석모도는 한때 주말 정체로 악명이 높았던 섬이다. 뚜벅이족이야 문제될 게 없었지만 자가용족은 달랐다. 느지막하게 나오려다 낚시객, 관광객 등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낭패를 겪는 경우가 허다했다. 제때 배를 못 타는 건 그렇다 쳐도 막배는 탈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곤 했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있을 터. 내심 “배 끊겼다”는 말에 반색했던 ‘청춘’이 은근히 많았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해 온다. 석모대교(삼산연륙교)는 왕복 2차로, 1.5㎞ 길이의 다리다. 강화 본섬과 석모도를 연결하는 다리인데 왜 연도교가 아닌 연륙교라 부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차량들이 오가는 건 오는 28일 0시부터다. 앞서 25일께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다리 위에서 마라톤 대회와 걷기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카페리가 닿는 곳은 석포리 선착장이다. 아직은 번다한 모양새지만 어딘가 파장을 앞둔 장터처럼 쓸쓸한 분위기다. 제 역할이 끝나고 퇴장하는 배우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제 새로운 것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때다.석모도 안쪽으로 들면 제법 큰 섬이란 느낌을 갖게 된다. 치솟은 상주, 상봉, 해명산이 남북으로 물결치고, 그 아래로 파릇한 논이 광활한 평야를 이루고 있다. 작은 섬이 어떻게 이리 너른 뜰을 가질 수 있었을까. 답은 지역 이름에 있다. 오래전 이 일대는 갯벌이었다. 조선 숙종 때 간척사업을 벌여 매음도, 어유정도 등 사이의 갯벌을 메웠고, 현재의 기름진 농토를 이루게 됐다. 당시 섬 이름은 현재 매음리, 어유정리 등의 지명으로 남았다.●‘기도발’ 좋다고 소문난 화강암 절집 보문사 섬에서 가장 이름난 관광지는 보문사다. 양양 낙산사, 금산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도량’이라고도 하고, 여수 향일암을 보태 ‘4대 관음성지’라고도 한다. ‘기도발’이 좋다고 소문나 먼 곳에서 부러 찾아오는 이도 많다. 주변의 화강암을 잘 이용한 절집이기도 하다. 석모도의 지질은 대부분 화강암이다. 석재로서 품질이 뛰어나 조선시대 경복궁 등 궁궐의 판석으로 곧잘 이용됐다고 한다. 보문사 경내 와불전의 와불상, 석실(석굴법당), 마애석불좌상 등 이름난 볼거리들은 모두 낙가산 기슭의 화강암을 활용해 조성했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면 진신사리 봉안탑과 오백나한상이 객을 맞는다. 바로 옆은 와불상을 모신 와불전이다. 이 일대가 1000여명의 신도가 모여 설법을 들었다는 천인대다. 와불전 아래는 석실이다. 거대한 화강암 동굴 안에 미륵보살상, 나한 등을 모셨다. 석실 앞에선 수백년 묵었다는 향나무가 용틀임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거대한 크기의 맷돌(인천시 민속자료 1호)이 인상적이다. 석실이 조성된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맷돌이다. 한때 수백명에 달했다는 보문사 승려들의 공양을 위해 이 맷돌로 곡식을 찧었다고 한다. 크기가 일반 맷돌의 서너 배는 족히 될 듯하다. 가장 큰 볼거리는 절집 뒤편의 마애석불좌상과 눈썹바위다. 다소 팍팍한 오르막을 10분 정도 오르면 만날 수 있다. 마애석불좌상은 화강암 눈썹바위 아래 조각돼 있다. 1928년 조성된 것으로 높이 9.2m, 폭 3.3m다. 마애불의 시선과 방향을 같이하면 너른 풍경이 두 눈에 담긴다. 발아래 보문사와 멀리 바다 위의 섬들이 걸개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일대에서 맞는 저물녘 풍경도 빼어나다. 사위를 붉게 물들이는 해넘이와 마주할 수 있다. ●한옥온천마을 족욕장에 발 담그면 여행 피로 싹~ 절집을 나서면 온천을 알리는 여러 개의 입간판과 만나게 된다. 석모도엔 특이하게 온천이 많다. 강화군에서 투자한 미네랄 온천을 비롯해 네댓 개의 민자 온천이 개발되고 있다. 대부분의 온천 이름에 ‘미네랄’을 내걸고 있지만, 일본의 온천처럼 유황 냄새가 짙다. 한 건설업체가 조성 중인 한옥온천마을에 족욕장이 마련돼 있다. 누구나 무료로 온천수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여정에 지친 다리를 쉬어 가기에 맞춤하다. 민머루해변은 섬 내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모래가 많지 않아 해수욕장보다는 갯벌 체험장으로 더 인기다. 물이 빠지면 1㎞ 정도의 갯벌이 드러난다. 남도의 갯벌처럼 푹푹 빠지지 않고, 다소 딱딱한 편이어서 걷기 어렵지 않다. 장화를 신고 들어가면 조개, 게 등 다양한 갯것과 마주할 수 있다. 해변 뒤 언덕을 넘어가면 장구너머포구다. 야트막한 언덕이지만 발아래로 굽어보는 민머루해변 모습이 제법 넓고 시원하다.●붉게 물든 갯벌… 7번 빛깔 달리하는 칠면초 가득 갯벌 일부엔 벌써 칠면초가 피기 시작했다. 아직 붉게 여물지는 않았지만 이마저도 예쁘다. 칠면초는 갯벌 등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만 자라는 염생식물이다. 해마다 일곱 번 빛깔을 달리한다고 해서 이처럼 고운 이름을 얻었다. 봄에 연둣빛 싹을 틔워 차츰 붉어지다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11월이면 하얗게 말라 죽는다. 머지않아 여름이 절정을 지날 때면 절정에 이른 칠면초로 섬 이곳저곳이 붉게 물들 터다. 꼭 빨간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모습일 테지. 그때까지 석모도가 섬으로서의 풍경과 습속을 유지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 : 28일 이전까지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타고 가야 한다. 오전 7시~오후 9시 운항한다. 1인 왕복 2000원, 차량은 승용차 기준 왕복 1만 6000원(탑승자 불포함)이다. 배에 오를 때 왕복 승선권을 받는다. 섬에서 나올 때는 그냥 타면 된다. 석포리 선착장 앞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맛집 : 보문사 입구 만복성(933-8253)은 간짜장이 맛있는 집이다. 미리 만들어 놓지 않아 시간은 다소 걸리지만 맛은 깊다. 짬뽕에서도 제법 불의 맛이 난다. 요즘 밴댕이가 제철이다. 석포리 선착장과 보문사 일대에 횟집들이 몰려 있다. 다만 민감한 이들은 밴댕이회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강화도의 해산물 가운데 새우젓은 예부터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 새우젓으로 만든 향토 음식이 젓국갈비다. 돼지갈비에 두부, 호박, 청양고추 등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전혀 비리지 않고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강화 본섬의 일억조갈비(933-4224), 신아리랑집(933-2025) 등이 이름났다. →잘 곳 : 석모도 자연휴양림은 강화군청에서 운영해 값이 저렴하다. 다만 주말 예약은 쉽지 않다. 932-1100. 섬내 곳곳에 펜션은 많다.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섬 위 관음의 권능, 괴로움의 바다에 빠진 중생을 보듬다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섬 위 관음의 권능, 괴로움의 바다에 빠진 중생을 보듬다

    관음보살(觀音菩薩)은 고통을 겪고 있는 중생에게 부처를 대신해 대(大)자비심을 베푸는 존재다. 관세음보살, 혹은 관자재보살이라도고 한다. 불교경전인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세존이시여. 관음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관음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까.” “만약 무량한 백 천 만억 중생이 여러 가지 고뇌를 받을 때 관음보살에 대해 듣고 일심으로 그 이름을 부른다면, 관음보살이 곧 그 음성을 관(觀)하여 모두 해탈시키기 때문이니라.”●중요 관음성지 바닷가 섬이나 산에 자리 관음보살은 괴로움의 바다에 빠진 중생이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해탈의 길로 인도하는 존재다. 옛날 할머니들이 뭔가 답답한 일이 생겼을 때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고 되뇌인 것도 관음이 가진 이런 권능 때문이다. 당연히 관음의 신통력은 개인의 고통을 해소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았다. 불교국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관음에 의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또 다른 불교경전인 화엄경의 입법계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여기서 남으로 가면 보타락가(補陀洛迦)산이 있고, 거기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관자재니라. 그에게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다음 보타락가산의 정경을 묘사했는데 ‘바다 위에 산이 있고 갖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매우 깨끗한 곳에 꽃과 과일나무가 가득 차고 샘과 연못, 시냇물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고 했다. 관음보살이 ‘남쪽 바닷가의 아름다운 산이나 섬에 머물고 있다’는 믿음은 여기서 비롯됐다. 보타락가는 산스크리트어의 포탈라카(potalaka)를 음역한 것이다. 흔히 낙가산이나 낙산이라고 줄여 부른다. 우리나라의 3대 관음성지(觀音聖地)로 양양 낙산사와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을 꼽는데, 여수 향일암을 합쳐 4대 성지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중요한 관음성지들이 모두 바닷가의 산이나 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강화~석모 ‘연륙교’ 빠르면 이달 내 개통 오늘 찾아가는 보문사는 이름부터가 관음성지다.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담긴 끝 간 데 모를 관음보살의 권능이 이 땅의 모든 중생에 미치기를 소망하며 발원한 사찰이라고 할 수 있다. 관음도량인 보문사가 낙가산에 자리잡고 있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는 섬 안의 섬이다. 김포반도와 강화도를 잇는 연륙교가 놓인 것은 벌써 오래전이지만, 보문사에 가려면 아직은 배를 타야 한다.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연륙교 공사는 지금 마무리 단계다. 빠르면 이달 안에 개통될 것이라는 뉴스도 있었다. 주민들에게는 참으로 다행이지만, 역설적으로 탐방객이 ‘배 타는 재미’까지 맛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강화 외포리 포구에서 카페리에 오르면 석모도까지는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배에 오르기 전 새우과자 한 봉지쯤 준비하면 입맛을 다시며 몰려드는 갈매기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된다. 석모도 선착장에서 보문사까지는 다시 8㎞ 남짓 차를 달려야 한다. 자주 있지는 않은 듯하지만 버스도 오간다. 주차장에 내리면 ‘낙가산 보문사’라는 편액이 달린 일주문이 보인다. 보문사의 창건과 관련해서 ‘전등사본말사지’에 ‘신라 선덕여왕 4년(635) 금강산에서 옮겨온 회정대사가 세웠다’는 대목이 보인다. 하지만 ‘유점사본말사지’의 보덕굴조에는 ‘회정선사가 고려 의종 10년(1156) 고구려 보덕화상이 창건한 금강산 보덕굴을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다. 학계에서는 두 회정을 같은 인물로 보고 고려시대 창건설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대장경 3질 봉안 기록… 관음도량의 중심지 ‘전등사본말사지’에는 ‘신라 진덕여왕 3년(649) 마을사람들이 보문사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부처와 나한 등 22구의 돌조각을 그물로 걷어올려 절의 석굴에 모셨다’는 설화도 실어놓았다. 그 석굴이 절 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석실(石室)이다. 천연동굴에 3개의 문을 만들고 석가모니와 나한을 모셨으니 일종의 나한전(漢殿)이다. 하지만 모셔진 불상의 연대는 그리 오래지 않은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석굴 좌우로는 극락보전과 용왕전, 삼성각, 범종각, 선방 등이 규모 있게 자리잡고 있는데, 대부분 최근 지은 것들이다. 관음도량으로 보문사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절 뒤편 바위 절벽에 새겨진 관음보살좌상이다. 높이 9.2m, 폭 3.3m의 당당한 관음보살이 절 앞에 드넓게 펼쳐진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관음보살은 지붕처럼 앞으로 내민 눈썹바위 아래 좌정하고 있다. 부처님이 새길 자리를 준비해 놓은 것이 아닐까 싶게 절묘한 자연과의 조화다. 불교신자라면 그만큼 관음보살의 영험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관음보살상은 금강산 표훈사의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1928년 조성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문화재적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쌓여갈 것이다. 관음도량으로 보문사의 역사적 의의가 극대화된 것은 고려시대다. 고려는 고종 19년(1232) 몽골에 대항하고자 도읍을 개경에서 강화로 옮겼다. 강화는 원종 11년(1270) 환도하기까지 38년 동안 피란 수도 역할을 했다. 강화경(江華京) 시대다 이른바 강도고려(江都高麗)가 부처의 가피를 입어 몽골군의 살육과 약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팔만대장경을 판각하고 선원사에 보관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원나라 간섭기의 문인 민지가 지은 ‘고려국대장이안기’(高麗國大藏移安記)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보인다. 1304년 고려에 왔던 원나라 승려 철산(鐵山)이 강화 보문사에 봉안한 대장경 3질 가운데 1질을 중국 강서행성(江西行省) 대앙산(大仰山)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원나라를 세운 몽골의 침략을 막아달라는 대장경의 안타까운 유전(流轉)이기도 하다. ●가는길목에 ‘고려 대찰’ 선원사터도 볼만 보문사(普門社)라는 표현도 눈길을 끈다. 고려시대에는 사(寺)보다 격이 낮은 도량을 사(社)라 불렀던 듯하다. 하지만 두 표현을 뒤섞어 쓴 사례도 적지 않다. 어쨌든 보문사가 팔만대장경을, 그것도 여러 질 봉안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절의 위상이 크게 높았음을 의미한다. 고려를 망국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비는 ‘국가적 관음도량’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고려 말 권력을 좌지우지했던 최씨 정권의 문객 이수는 칠언시 ‘보문사’에서 ‘장엄한 전각들은 천세계를 다 삼키고 높이 솟은 누대는 허공에 달려 있네’라고 읊었다. 당시의 보문사가 한적한 섬의 작은 암자와는 거리가 멀었음을 보여준다. 이 시에는 이수를 비롯한 최씨 정권 인사들이 정기적으로 보문사를 찾아 재를 올렸음을 짐작게 하는 내용도 있다. 팔만대장경의 비장처였던 보문사를 찾는 길에는 강화읍에서 멀지 않은 선원사 터도 들르면 좋을 것이다. 강화로 도읍을 옮긴 뒤 최우가 창건한 선원사는 당대에는 순천 송광사와 함께 양대 사찰로 손꼽히던 대찰(大刹)이었다. 오백불상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빈터만 남았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고요한 아침 식사

    [정찬주의 산중일기] 고요한 아침 식사

    내 산방에서 승용차로 대원사까지는 30여분 거리. 안사람과 나는 이른 아침에 서둘러 산방을 나선다. 대원사 아실암에서 보성문인협회 회원 몇 분과 만나기로 한 시간은 7시 10분이지만 먼저 도착하여 대원사 경내를 산책하고 싶어서다.내 산방 옆에 있는 쑥고개를 지나 화순과 보성의 경계를 짓는 개기재를 넘는다. 초여름의 햇살이 정면에서 비추니 눈이 부시다. 내가 태어난 바람재마을 느티나무 고목도 보인다. 태를 자른 마을을 지나며 상념에 잠긴다. 고향에서 자란 기간은 고작 100여일. 한국전쟁 중에 갓난아기였던 나는 부모를 따라 제주도 대정으로 갔던 것이다. 이제 느티나무 고목 옆의 생가는 사라지고 없지만 60대 중반을 넘어선 나라는 실존이 기적이란 느낌이다. 대학 시절에 동인활동을 했던 시인 친구 두 명은 벌써 하늘의 부름을 받았으니 말이다. 기적이란 제행무상(諸行無常)이 피워 낸 꽃이 아닐까도 싶다. 그 꽃의 향기와 크기는 우리 각자의 몫일 터이고. 어느새 나는 대원사 가는 왕벚나무 길로 들어선다. 벚꽃이 만개한 왕벚나무 길은 상춘객들의 명소다. 지척에 살고 있지만 몇 해 전에 한 번 와본 뒤 오늘 처음이다. 그날 인해(人海)에 떠밀려 벚꽃을 완상하지 못하고 사람 구경만 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은 왕벚나무 길에 나무 그림자가 물무늬처럼 일렁이고 있다. 아침 해와 왕벚나무가 만나 호젓한 길에 나무 그림자를 그려 놓고 있다. 벚꽃만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나무 그림자들이 신비롭고 그윽하다. 문득 일제강점기부터 호남 화단을 이끌었던 오지호 화백이 떠오른다. 나는 어린 시절에 그분이 개설한 서당에서 한문을 배운 적도 있는데, 그분의 작품 ‘남향집’은 청색의 나무 그림자가 주요 제재다. 나무 그림자가 난반사하는 빛의 조화로 푸른빛을 띤다는 것을 알려 준 그림이다.대원사 아실암 뜰에는 벌써 아침 식탁이 차려져 있다. 대원사 회주 현장 스님이 찰밥과 아욱국, 부추간장을, 후식으로 딸기와 군고구마를 내놓은 단출한 식탁이다. 보성문인협회 회장인 이남섭 시인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만남인데 낙향해서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산사의 고요한 아침 식사다. 부탄에 갔을 때 그곳의 어느 분이 내게 “부탄의 고요를 가지고 가십시오”라고 권유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실암 뜰의 식탁에도 산사의 고요가 함께하고 있는 듯하다. 선(禪)이란 거창한 것도, 관념적인 것도, 선객들의 전유물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글자 그대로 고요한 자리가 바로 선이 아닐까 싶다. 마침 대원사 티벳박물관에서는 ‘어린왕자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프랑스 생텍쥐페리재단의 협조와 허락을 받아 열리는 전시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세 번째라고 한다. 일행은 현장 스님의 안내로 대원사 티벳박물관 지하 전시실로 내려가 본다. 다 알다시피 ‘어린 왕자’는 어린 왕자가 여섯 개의 별을 여행하고 돌아와 사막에서 만난 여우에게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나오는 선재 동자가 53명의 선지식을 찾아다니는 서사 구조를 연상케 하는 동화다. 전시실 입구에는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법정 스님 편지가 소개돼 있다. 편지를 보면 법정 스님이 어린 왕자의 목소리를 왜 ‘영혼의 모음’이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벽면에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인상적인 구절들이 화두처럼 적혀 있다. ‘미래에 관한 한 그대의 할 일은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야.’ 너무 오래전에 읽었으므로 기억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마치 누군가가 옆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동화의 구절들이 가지고 있는 내재율 때문이리라. 산문의 내재율이란 심장박동 같은 것이 아닐까. 영혼을 일깨우는 율동이 아닐까. 그렇다. ‘어린 왕자’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철학적인 장시(長詩)라는 생각이 든다. 60대 중반을 넘어서야 실감하는 발견이니 한참 늦은 셈이다. 산방으로 돌아오는 길의 나무 그림자가 어린 왕자처럼 홀연히 입을 연다. ‘내 비밀을 알려 줄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는 거야.’ 눈 속의 눈으로 보니 나무 그림자에도 벚꽃이 피고 지고 있는 듯하다.
  • ‘리얼 맨체스터 정신’…아이들과 춤추는 英경찰 (영상)

    ‘리얼 맨체스터 정신’…아이들과 춤추는 英경찰 (영상)

    현지 시간으로 4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원 러브 맨체스터’ 자선 콘서트가 열린 가운데, 맨체스터와 전 세계가 진정 필요로 하는 화합의 정신을 보여준 경찰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자선 콘서트가 열리는 도중 한 제복을 입고 모자를 쓴 경찰관이 공연을 보고 있던 10대 아이들 쪽으로 다가간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과 경찰관이 함께 손을 잡고 뱅글뱅글 돌며 흥겹게 자선 콘서트를 즐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많은 경찰들이 같은 방식으로 시민들과 추모 콘서트를 즐겼다. 현장에서 이를 본 사람들도, SNS를 통해 접한 사람들도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다. 비록 자선 콘서트 현장에 있던 아이들은 여전히 테러의 공포에 휩싸여 있었고, 경찰들 역시 반복되는 테러에 극심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반복되는 테러의 위협에 놓인 맨체스터 및 전 세계가 바라는 '화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해 저스틴 비버, 케이티 페리, 콜드 플레이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했지만, 10대 아이들과 손을 잡고 춤을 춘 경찰의 ‘무대’가 가장 인상깊었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SMS에 “아이들과 춤을 추는 이 경찰의 모습은 우리 경찰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글과 함께 ‘#원러브맨체스’ 해시태그를 달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해당 영상을 본 뒤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모습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열린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이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이번 콘서트에서는 후원금이 무려 30만 달러(약 3억 2000만원)이 모였으며, 이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략폰 출시 뜸한 ‘보릿고개’ 프리미엄폰으로 마니아 공략

    전략폰 출시 뜸한 ‘보릿고개’ 프리미엄폰으로 마니아 공략

    소니 ‘엑스페리아 프리미엄’ 8일 시판 LG ‘X파워2’ 조만간 국내 판매 개시 갤노트FE는 이달 말 전후 구매 가능 아이폰6 32GB는 알뜰폰 시장 나와 올 상반기 LG G6, 삼성전자 갤럭시S8이 출시됐다. 하반기, 아마 9월쯤을 전후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애플 아이폰8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보통 중간에 낀 여름은 주요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 일정이 없는 보릿고개로 취급됐다. 올해 사정은 조금 다르다. 해외 제조사들이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으로 품질에 다소 결함이 있었던 갤럭시노트7도 리퍼폰 형태로 곧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아이폰 구모델인 아이폰6도 알뜰폰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X파워2’ 한 번 충전시 동영상 15시간 시청 일본 소니는 전략 스마트폰 보릿고개를 정면으로 공략한다. 소니는 프리미엄폰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을 공개한 데 이어 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세계 최초로 5.5인치 4K HDR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차이를 더 선명하게 표현한다. 카메라는 초당 960 프레임 촬영을 통해 슈퍼 슬로모션 기능을 제공한다. 출고 가격은 86만 9000원이다. 소니코리아는 11일까지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을 체험할 블로거 50명을 모집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11일까지 소니코리아 홈페이지와 공식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지원해 뽑히면 4주 동안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을 사용해 볼 수 있다.LG전자는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였던 ‘X파워2’를 조만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30만원대 가격대에 4500㎃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이 배터리면 충전기 없이 최대 이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고 한 번 충전하면 동영상을 약 15시간, 인터넷 검색은 약 18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5.5인치 화면에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500만 화소 전면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퍼폰도 ‘갤럭시노트FE’란 이름으로 이달 말을 전후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FE는 팬덤 에디션(Fandom Edition)의 약자로, 갤럭시노트 팬층을 위한 제품이란 뜻을 담았다. 3500㎃였던 갤럭시노트7 배터리 용량을 3200㎃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지원금 합치면 ‘아이폰6’ 실구매가 0원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 ‘미디어로그’에 아이폰6 32GB 모델을 공급한다. 아이폰6는 2014년 10월 한국에 출시된 뒤 국내에서 370만대 팔린 모델이다. 출고가가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수준인 37만 9500원에 공시지원금 최대 33만원이 책정됐다. 유통점에서 주는 추가지원금(지원금의 15%)을 합하면, 실구매가는 0원이 된다. 중고폰 유통업체가 일부 알뜰폰 업체에 중고 수리폰(리퍼비시)이나 중고폰 형태로 아이폰6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이통사가 직접 나서 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 박상훈 상무는 “아이폰6 단말 공급이 저가 모델 위주 알뜰폰 시장에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알뜰폰 고객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로그 홍장표 MVNO사업담당은 “이번 아이폰6 출시로 프리미엄폰은 비싼 요금제로 사용해야 한다는 기존 인식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추후에도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을 통해 알뜰폰 사업자만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그란데, 테러 피해지원 자선공연

    그란데, 테러 피해지원 자선공연

    지난 22일 영국 맨체스터 테러 발생 당시 현장에서 공연했던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23)가 3일 맨체스터에서 테러 희생자와 가족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연다고 BBC 등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란데와 함께 저스틴 비버, 콜드플레이, 케이티 페리 등 가수들이 동참해 테러로 희생된 가족들을 돕는 성금 마련을 위한 ‘하나의 사랑 맨체스터’ 공연에 나선다. 이번 공연은 5만명 수용 규모의 올드 트래퍼드 크리겟 경기장에서 열린다. BBC는 공연을 중계방송할 예정이다. 이들 이외에 테이크 댓, 마일리 사이러스, 퍼렐 윌리엄스 등도 무대에 오른다. 주최 측은 테러 당시 공연을 관람했던 이들에게는 무료로 티켓을 제공한다. 공연에서 얻은 수익금은 맨체스터 시당국이 마련한 ‘하나의 맨체스터 긴급 펀드’에 전달돼 테러 희생자들을 돕는 데 쓰인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신문 주최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트위터 라이브로 즐긴다

    서울신문 주최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트위터 라이브로 즐긴다

    트위터코리아가 전 세계 K팝(케이팝)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준결승·결승 무대를 커버댄스 페스티벌 공식 계정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한다. 준결승은 다음달 2일 서울신문사 앞 서울마당에서, 결승은 이튿날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드림콘서트에 앞서 열릴 예정이다.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서울시, 한국문화원, 한국연예제작자협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한국관광공사, 한국음반산업협회, 한·아세안센터, 올케이팝, 메가존이 후원하는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올해로 7회째다. 전 세계 각 지 K팝 팬들이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과 스타일을 연습해 기량을 겨루는 행사다. 올해는 세계 각 국에서 약 2500여개 동영상이 접수됐다. 온라인 예선과 세계 각 지역 오프라인 본선을 통과한 러시아, 멕시코,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홍콩, 한국 등 각 국 대표 10개팀이 서울에서 결선 무대를 펼친다. 올해 ´트위터 인기상´이 신설됐다. 최종 심사 결과와 별개로 트위터 내 각 팀이 받은 팬들의 호응을 집계해 가장 인기가 높은 팀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각 국 대표 10팀이 트위터 계정에 사진, 동영상, 페리스코프 생중계 영상 등을 활용해 콘텐츠를 올리면 팬들이 리트윗, 답글, 동영상 시청, 해시태그 언급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또 트위터 공식 계정을 팔로우하면 6월 2일 오후 5시부터 중계되는 준결승, 6월 3일 오후에 개최되는 결승 무대를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공식 트위터 계정은 @KPOPCoverDance이다. 트위터코리아 신창섭 대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실시간으로 보이는 트위터에서 K팝은 특히 전 세계적인 규모로 뜨거운 대화가 오가는 소재 중 하나”라면서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신선한 즐길거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저성장 시대의 진통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지 오래다. 자연히 우리의 대내외 경제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비교적 순탄한 경제성장의 수혜를 누려온 우리의 관성은 일자리가 축소되고 임금 수준이 열악해지는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더구나 호전적인 북한의 도발이 거세지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요즘의 복합적인 국가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자기 이익을 지키고 키우기에 골몰하기 십상이다. 이런 때에 국가적 안목을 가진 통치자들이 주도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자칫 국가의 정책 대안들이 소망하는 대로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설계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국가의 역할 못지않게 기업과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의 인식과 행태의 변화가 더 주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중반 50여 년간 고대 아테네가 황금시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마음껏 발휘된 덕택이다. 우리는 투키디데스(BC 460?~400?)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페리클레스(BC 495?~429)는 아테네는 ‘헬라스의 학교’라고 자부했다. 그는 아테네인들의 모험심과 자유로운 역량에 대한 자부심을 일깨웠다. “시민 개개인은 인생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희하듯 우아하게 자신만의 특질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는 아테네인들의 남다른 선행의 풍조도 찬탄했다. “우리는 손익을 따져보고 남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유를 믿고 아무 두려움 없이 도와줍니다.” 그는 상호 부조와 더불어 자조·자립의 정신도 북돋웠다. 페리클레스는 “위험도 피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실로 정신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부는 행동을 위한 수단이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가난을 시인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가난을 면하기 위해 실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 못지않게 스스로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실천적 노력을 권장했던 것이다. 페리클레스가 이끌던 황금시대는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충만했던 때다. 헤겔(1770~1831)이 ‘역사철학 강의’에서 그리스정신의 핵심 유산을 ‘자유정신이 충만한 아름다운 개인’으로 본 것도 의미심장하다. 통치자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책임지는 도전정신을 진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와 빈부 격차 해소는 국가의 노력만으론 이루기 어렵다. 민간의 활력을 살려야 한다. 도전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아름다운 개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강아지로 슈퍼카 닦은 재벌2세…동물학대 논란

    강아지로 슈퍼카 닦은 재벌2세…동물학대 논란

    1억 원이 넘는 G바겐(벤츠 G클래스)에 불을 지르고 수천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변기에 버리는 등 다양한 기행으로 주목을 받아온 런던의 재벌 2세들이 이제는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7일(현지시간) 이날 ‘런던의 부유한 아이들’이라는 이름의 유명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문제의 영상을 소개했다. 런던의 명품거리 메이페어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에서 한 남성은 자신의 승용차인 마세라티 MC12를 작은 몰티즈 강아지로 문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한 여성이 이를 보고 웃는 소리도 고스란히 담겼다. 또한 함께 공개된 게시글에는 “상징적인 자동차를 청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100% 천연 강아지 털로 적절하게 광택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코멘트까지 달렸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무려 4만5000회를 넘겼다. 그리고 동물 애호가로 보이는 일부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동물 학대라고 비난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네티즌은 “이 행동을 한 사람은 마음이 쓰레기일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동물 애호가들을 조롱했다. 한 네티즌은 “지금 PETA(동물보호단체)는 미쳐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영상 속 남성이 소유한 마세라티 MC12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단 50대 한정 생산된 모델로, 원래 가격은 약 50만 파운드(약 7억 3000만 원)이었지만, 희소성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는데 국내에서는 17억 원에 팔린 사례가 있다. 해당 계정은 영국에서 가장 잘사는 아이들의 소행만을 공개하고 있어 확실히 논란을 일으키기에 부족하지 않다. 이들은 돔 페리뇽과 같은 최고급 샴페인을 바다에 그냥 버리는 등의 기행을 일삼기도 했다. 이 계정을 만든 24세 부동산 중개인은 처음에 재벌 고객들의 호화스러운 일상에 관한 사진을 자신의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공유할 목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부유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이제 메이페어와 나이츠브리지, 그리고 첼시에 있는 가장 잘나가는 클럽들에서 이들 재벌 2세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또한 “재벌 2세들이 내게 자신들의 사진을 보내면 난 이를 확인하고 계정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 성공하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이 계정을 시작했었다”면서 “매일 내 계정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런던의 부유한 아이들 / 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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