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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외교協 대선후보 대북정책 비교

    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차기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지금보다 훨씬 강경해질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외교협회(CFR)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내년 대선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곧 경선에 돌입하는 공화당 대선주자 전원의 대북정책을 조사·집계한 결과 확인됐다. ●“공화후보 당선 땐 강경 일변도” 27일(현지시간) CFR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의 유력한 선두권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북한을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와 함께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깡패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그는 동맹국과 협력해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구체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문을 닫게 하고 북한과 교역하는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롬니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현 오바마 행정부는 물론 공화당 정권인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도 너무 유약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2009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미국이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점, 앞서 부시 행정부가 대화를 한답시고 북한과 이란의 핵, 미사일 개발을 초래한 점 등을 싸잡아 비난하며 더욱 강경한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페리 “北·이란 核 임박한 위협”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북한과 이란의 핵 보유 야망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라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북한을 이란, 중국, 러시아와 함께 ‘악의 축’으로 간주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북한과 이란 등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선별적 암살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도 핵실험은 ‘적대적 행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일하게 론 폴 하원의원만 한반도 문제에 대한 불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CFR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공화 경선 D-5 주요 후보 분석 (3) 릭 페리

    美 공화 경선 D-5 주요 후보 분석 (3) 릭 페리

    지난해 12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텍사스주 보수주의 운동가인 마이클 설리번과 마주 앉았다. 페리는 20년지기 친구인 설리번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사람들이 나를 대선주자로 거론하는데 나는 확신이 서지 않아.” 그 후 올해 6월, 7월이 되도록 페리는 여전히 “출마를 생각 중”이라며 고민스러워했다고 설리번이 지난 1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지난 8월 초 페리가 마침내 출마 선언을 했을 때 공화당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준수한 외모에 공화당의 핵심인 텍사스 출신인 데다 주지사로서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실적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어이없게도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추락한다. 요점 없는 말을 중언부언하는가 하면 정제되지 않은 과격한 발언을 내뱉었다. 심지어 자기가 할 말을 잊어 버려 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후 페리는 ‘준비 안 된 후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그가 막판까지 고민하다 허겁지겁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점을 감안하면 적확한 지적이다. 그나마 페리의 출마 결심엔 부인 애니타의 종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사실 페리는 그전 정치 역정에서도 ‘준비된 후보’였던 적이 별로 없다. 1984년 페리가 텍사스 A&M대학 동창인 존 샤프로부터 텍사스주 하원의원 도전을 권유받았을 때 페리는 막판까지 망설이다 하원의원 월급을 물어본 뒤에야 출마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후 1989년 텍사스에서 민주당적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로비스트로 전직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상품성(외모, 카리스마, 리더십)을 눈여겨본 공화당 선거전략가 칼 로브의 설득으로 텍사스주 농업장관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도전한다. 텍사스라는 한정된 지역 선거에서 페리는 별다른 준비나 토론 실력 없이도 선거광고와 유세만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토론 실력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페리는 간과했다. 사실 페리의 정치에 대한 ‘비(非)준비성’은 어려서부터 평범한 삶을 그려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샤프는 “페리는 말을 너무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어 했다.”고 회고했다. . 페리가 만일 경선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사상 유례없는 ‘벼락치기 당선’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진지한 준비 없이 당선된 뒤 미국을 안팎으로 곤란에 빠트렸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를 일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자격미달’ 깅리치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참여 자격을 얻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버지니아주 공화당은 24일(현지시간) 깅리치가 오는 3월 6일 ‘슈퍼 화요일’에 실시되는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참여를 위해 필요한 1만명의 버지니아 주민 지지 서명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도 1만명의 지지 주민서명을 제출하지 못해 프라이머리 참가 자격을 얻지 못했다. 깅리치는 1만 1050명, 페리는 1만 1911명의 서명을 마감시한인 22일까지 제출했으나, 검증과정에서 유효하지 않은 서명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이다. 또 미셸 바크먼, 릭 샌토럼, 존 헌츠먼 등 다른 후보 3명은 아예 지지서명 자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투표용지에는 공화당 대선주자 중 롬니 전 주지사와 론 폴 하원의원의 이름만 오르게 됐다. 깅리치 측은 “유권자들은 유력 후보에게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비난하면서 깅리치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직접 써넣는 투표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지니아법은 기명 투표를 금지하고 있다. 래리 새바토 버지니아주립대 교수는 “이번 사태는 깅리치에게 재앙”이라고 진단했다. 버지니아에서 선거인단 확보를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신뢰감이 훼손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46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는 버지니아는 여론조사에서 깅리치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깅리치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동해항엔 지금 러 관광객 북적

    동해항엔 지금 러 관광객 북적

    스키시즌을 맞아 러시아 관광객들이 여객선을 타고 몰려들고 있다. 강원 동해시와 DBS크루즈페리는 21일 동해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는 크루즈 여객선 이스턴드림호를 이용해 스키를 즐기려는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한 차례씩 왕복 운항하는 이 노선에서 정원 460명을 넘어 승선권을 미처 구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DBS크루즈페리는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마지막 주와 새해 1월 첫째 주에 블라디보스토크 운항 항차를 주 1항차에서 주 2항차로 늘릴 계획이다. 동해항을 통해 입국하는 러시아 관광객은 주로 2박3일이나 6박7일 정도 머물다 돌아가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등 극동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발전에 따른 여객과 화물의 운송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어서 항로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내년 상반기 일본 교토, 오사카 등 대도시와 산업단지가 인접한 동해시의 자매도시인 쓰루가항에도 항로가 개설돼 동해항이 국제 물류거점, 2018평창동계올림픽 관문항으로 국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DBS크루즈페리 관계자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많은 국내외 이용객의 동해항 방문으로 지역경기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면서 “해상 뱃길을 통해 일본 기업의 동해자유무역지역 입주와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발전에 기여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테러공포증 美 ‘과학 검열’ 논란

    테러공포증 美 ‘과학 검열’ 논란

    미국 정부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의 일부 내용을 빼달라고 요청해 검열 논란이 뜨겁다. 치사율이 높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사람 간에 쉽게 옮길 수 있다는 연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생물학 무기로 악용될 것을 염려해 미리 손을 쓴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과학자들의 연구활동과 대중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며 날선 비판과 우려를 내놓고 있다. ‘생물안보를 위한 국가과학자문위원회’(NSABB)가 20일(현지시간) 네이처,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의 일부 내용을 싣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사람 대 사람 간에 거의 전염되지 않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매우 쉽게 전파되는 형태로 만들어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은 사람에게는 거의 감염되지 않지만 한 번 감염되면 치명적인 치사율을 보인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1997년 당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6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이 수월하도록 개발되면 사상 최악의 세계적 전염병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왔다. 때문에 이미 지난 9월 발표된 연구를 놓고 저널과 연구진, 정부는 수개월간 설전을 벌여왔다. 브루스 앨버츠 사이언스 편집장은 “이번 건은 연구진의 기술이 잘못된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정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검열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 공공 접근권(퍼블릭 액세스)을 보호하려는 과학자들은 반기를 들었다. 필립 캠벨 네이처 편집장은 “공중보건을 위해 조류인플루엔자 연구의 모든 내용을 다른 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합법적인 과학자들에게 논문을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의 웬디 바클레이 교수는 “논문의 정보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어떻게 검증하고 누가 결정할 것이냐.”고 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정일 사망 이후…美 공화대선주자들 반응

    2주 앞으로 임박한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표밭을 누비느라 분주한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19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입장을 저마다 밝혔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길고 잔인했던 국가적 악몽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김정일의 죽음이 이를 종식시키는 것을 앞당기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자신은 호화로운 생활을 한 무자비한 독재자였다.”면서 “결코 그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아이오와에서 한 연설에서 “김정일의 후계자가 어떨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어떤 위협이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밝힌 뒤 “우리는 강력한 국방력과 총사령관의 의미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성명에서 “앞으로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김정일의 사망은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후계자인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에서 내전이 발생한다면 핵무기가 악한들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도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김정일은 비양심적 독재자였다.”면서 “그의 죽음은 북한 주민들의 비극적인 장을 종식시키는 것인 동시에 좀 더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와 정치개혁을 향한 길을 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북한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김정일이 카다피, 빈라덴, 스탈린과 함께 지옥에 떨어져 자리를 함께한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며 “김정일의 사망은 북한 주민들의 오랜 고통을 끝낼 역사적 기회”라고 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김정일은 역사상 최악의 인권탄압 독재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Six Senses Resorts in Vietnam-천천히 음미하는 최고의 휴식

    Six Senses Resorts in Vietnam-천천히 음미하는 최고의 휴식

    Six Senses Resorts in Vietnam 식스센스 닌반베이,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 Six Senses Ninh Van Bay & Evason Ana Mandara Nha Trang 천천히 음미하는 최고의 휴식 천천히 음미하는 최고의 휴식그녀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비행기 안까지 끌어안고 탑승한다. 소곤소곤 전화 몇 통으로 정리를 해보지만 계획한 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들에 잔걱정들이 밀려든다. 심호흡, 습관적인 마인드 컨트롤. 안전띠를 매고 마침내 핸드폰을 끈다. 이제 비행기는 이륙할 것이고 이름도 감각적인 ‘식스센스 리조트’를 향해 베트남으로 출발할 것이다. 떠나온 일상의 잔상과 새로운 목적지의 정보가 뒤섞여 겹쳐지며 혼선을 빚지만 모든 걸 접어두고 잠깐 눈을 붙이기로 한다. 운이 좋다면 달콤한 숙면 뒤에 새로운 세상이 찾아올 것이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에이투어스 02-572-2622 www.atour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ix Senses Ninh Van Bay 식스센스 닌반베이 내 안에 잠든 식스센스를 깨우다 야트막한 산을 길게 배경으로 두르고 자리한 해변 위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별이 내려앉은 듯 불 밝힌 선착장에 배가 가뿐하게 자리를 잡는다. 한눈에 들어오는 나지막한 숲과 그 안에 파묻힌 식스센스 닌반베이의 빌라들은 너무도 다소곳해 한 덩어리인 듯 하늘 아래 편안하다. 푸근한 환대를 받으며 흙길을 지나 빌라로 향하는 순간은 본능적으로 모든 것을 떨치고 자연으로 스며들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숲길을 지나 당도한 곳에 파도 소리 들리는 비치 빌라가 자리했다. 천장 없이 나무 아래 덩그라니 자리한 샤워시설과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개방형 욕실에, 문 없는 화장실까지. 내 몸과 마음이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인테리어다. 하지만 잠깐의 당혹스러운 순간이 지나면 곧 신나고 발랄한 자유로움이 마음속을 간질인다. 몸을 둘러싼 딱딱한 껍질들을 하나씩 훌훌 던져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한다. 객실 문을 열고 나서면 나만의 수영장, 한 발짝 더 나아가면 꿈결 같은 나만의 해변이 조용히 펼쳐져 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본다. 침 흘리게 예쁜, 티끌 하나 없이 파란, 흰 구름이 뭉개뭉개 떠 있는, 빽빽한 나무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을 내보이는, 물 위에 뚝 떨어진 하늘, 하늘이다. 그리고 저 멀리 펼쳐진 보석 같은 바다, 산의 풍경이 홀리듯 눈길을 사로잡는다. 눈은 저절로 넓고 멀리 시선을 던지며 그 너머의 것을 읽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오가닉 가든이 자리한 야트막한 담장 너머를 기웃거린다. 별 모양의 노란 스타 프루트가 연한 녹색 이파리들 사이에 반짝반짝 매달려 있다. 과일이란 모름지기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어떤 사람’의 딱딱한 머리가 신선한 발견에 말랑말랑 유쾌해지는 순간이다. 뱀처럼 긴 모양새의 호박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수나 레몬그라스, 모닝글로리 등 허브와 과일이 지천이다. 식스센스 닌반베이의 오가닉 가든은 리조트의 친환경적 취지를 단박에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커다란 삽이 있다면 한 삽에 떠 넣어 챙겨 오고픈 아름다운 텃밭이다. 그 텃밭 한가운데 투박한 나무 식탁에 앉아 정성스럽게 키운 재료로 맛을 낸 건강한 음식을 탐하는 시간이란 너무도 향기로워 두말이 필요 없다. 파랗던 하늘을 뒤덮으며 먹구름이 몰려오고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지만 이 또한 즐거운 일. 잠시 소나기가 지나간 길은 흙 냄새와 녹음의 향기가 더욱 진하다. 깊은 숨으로 비 묻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다. 빌라 옆에 세워둔 자전거의 안장 위에도 빗물이 앉았다. 빗방울을 툭툭 털어내고 올라앉아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그림처럼 어우러진 주변 풍경들이 느린 속도로 온몸을 스쳐지나간다. 식스센스 닌반베이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 토속적이며-Local, 오가닉하고-Organic, 건전하며-Wholesome, 동시에 계몽적이고-Learning, 영감을 주는-Inspiring, 즐거운-Fun 체험-Experience’을 표방하는 ‘느리게 사는 삶-SLOW LIFE’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리조트 건물이나 인테리어, 소품에 있어서도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인공적 덧칠을 자제했다. 객실에 제공되는 물 또한 모두 현지에서 정화해 자체 조달한 생수로, 플라스틱이나 인공 포장재 등의 반입을 줄이고자 신경썼다. 그런 식으로 자연과 환경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자연 보호를 뚝심 있게 실천하고 있다. 생수 판매 대금은 물 부족 국가 기금으로 기부하는 등 지역 보호와 발전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이러한 시도들과 더불어 투숙객들로 하여금 어떻게 자연 속에서 새로운 개념의 휴식과 체험이 가능한지 생각하게 해준다. 식스센스 닌반베이에 머물다 보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가만히 말을 걸어 온다. 구석구석에 자리한 아름다운 공간들은, 쉽지 않은 결단들을 도와주는 영적인 장치들을 준비하고 있다. 툭툭 던져 받는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주워 모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재구성하게 된다. 살면서 엉킨 머릿속을 말끔하게 리셋하고 싶을 때 자동적으로, 간절히 생각날 법한 그곳이다. 선착장에서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던 그들을 포함해서, 그 깨끗하고 조용한 위로가 그리운 순간이 불쑥 찾아올 것만 같다. 1 식스센스 닌반베이는 객실 인테리어나 생수까지 자연 보호와 지역 공동체 기여에 중점을 두고 있다 2 바다를 향해 활짝 열려 있는 식스센스 닌반베이의 록커리 워터빌라 객실 3 자연 속으로 스며든 듯 자리한 빌라는 자연의 일부분 같다 4 닌반베이의 파란 바다와 하늘, 야트막한 산언덕과 해변의 하얀 모래는 빛나는 휴식의 순간을 보장한다 5 싱그러운 공기와 함께 즐기는 오가닉 가든에서의 점심식사 6 별처럼 빛나는 스타 프루트 7 닌반베이의 아름다운 저녁놀을 배경으로 선셋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 Resort info. Six Senses Ninh Van Bay 식스센스 닌반베이 식스센스 닌반베이 리조트는 나트랑에서 배를 타고야 비로소 접근할 수 있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닌반베이에 자리하고 있다. 하늘과 바위, 산과 해변, 우거진 수풀만이 리조트를 감싸고 있다. 나트랑 공항에서 리조트 선착장까지 1시간 정도, 선착장에서 보트로 20분 정도 이동하면 리조트에 닿는다. 식스센스 닌반베이 리조트에는 비치 풀빌라, 힐탑 빌라, 록커리 워터 빌라, 록 빌라, 스파 스위트 빌라, 프레지덴셜 빌라 등 모두 58개의 빌라가 숲속과 바닷가를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각 빌라마다 널찍이 자리잡아 투숙객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있고 그렇게 보장받은 은밀함은 단지 자연을 향해서만 활짝 열려 있다. 레스토랑은 조식 뷔페를 제공하는 다이닝 바이 더 베이 레스토랑, 점심을 제공하는 다이닝 바이 더 풀, 저녁 7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닌반베이의 아름다운 바다를 눈과 귀로 만나며 와인과 코스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다이닝 바이 더 락이 운영된다. 그 밖에도 드링크 바이 더 베이에서의 술 한잔, 와인 동굴에서 즐기는 특별한 디너, 오가닉 가든에서 맛보는 웰빙 점심식사 등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 또한 식스센스 닌반베이 리조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스센스 스파와 요가 클래스, 닌반베이의 바다를 온전히 체험하는 각종 액티비티와 선셋 크루즈 등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주소 Ninh Van Bay, Ninh Hoa, Khanh Hoa, Vietnam 문의 +84 58 352 4268 www.sixsens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vason Ana Mandara Nha Trang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 품격 있고 럭셔리하게 머물다 빌라는 푸른 정원에 폭 안겨 있다. 그 정원을 따라 산책하듯 거닐면 아기자기한 길목과 텃밭, 연꽃 가득한 연못과 레스토랑, 풀장과, 그리고 마침내 탁 트인 해변을 만나게 되는 구조다. 아름답고 색깔 고운 정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눈부신 햇살이 스며들고 소박한 자연의 빛깔이 더욱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장식들을 만날 수 있다. 객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감도 정겨운 나무와 돌과, 투박하지만 따스한 천연의 재료들로 꾸민 인테리어와 소품들이 편안하고 격조 있는 품위를 드러내며 여행자를 반긴다. 해변으로 이어진 객실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수목 가득한 안쪽 뜰과 달리 비치 빌라가 자리한 앞쪽은 곱고 하얀 모래사장을 따라 파란 바다가 펼쳐져 있다. 열대수목으로 조성된 정원을 지나 곱고 흰 모래 해변이 펼쳐지고 저 너머에 파란 바다가 넘실댄다. 그 해변에 그림처럼 놓여 있는 그늘집과 선탠 베드를 배경으로 웨딩 촬영이 진행 중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가장 행복한 순간을 담기에 부족함 없이 완벽하고도 평화로운 배경이다.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의 공간은 자연스럽게 로비에서 정원으로, 정원에서 객실로, 객실에서 테라스로, 테라스에서 해변과 바다로 나만의 공간이 무한 확장되는 것 같은 평화로운 착각을 준다. 그 모든 것은 리조트 입구를 들어서서 나트랑 도심의 들썩임이 순식간에 잦아드는 순간 이루어지는 신비 체험이기도 하다. 나트랑 도심과 가까운데다 전용해변까지 갖춘 이 공간은 유독 도시여행의 즐거움과 휴양, 모두를 놓치고 싶지 않은 여행자들에게 안성마춤일 듯싶다. 1 나트랑 도심에 자리한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은 아름다운 전용 해변을 갖춘 고품격 리조트로 도시여행과 휴양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안성마춤이다 2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의 객실 인테리어는 천연 소재로 단순하지만 품격 높은 격조를 보여 준다 3 리조트는 열대 수목으로 우거진 정원 안에 편안하게 자리했다. 앞으로 눈부신 해변이 펼쳐지고 정원 곳곳에 쉴수 있는 오두막과 연못, 요가 데크가 자리해 있다 4 리조트 안에 자리한 2개의 수영장은 바다와 하늘의 푸른 빛과는 또 다른 유쾌한 블루를 선보인다.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의 테라스 풀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Resort info. Evason Ana Mandara Nha Trang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 ‘손님을 위한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의 아나만다라. 아름다운 외양 못지않게 따뜻하게 방문객을 환영한다. 1만6,000m2 규모에 가든뷰 빌라, 수페리어 씨뷰 빌라, 디럭스 씨뷰 빌라, 디럭스 비치프론트 빌라, 아나만다라 스위트 등 74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두 채의 객실을 연결해서 쓸 수도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레스토랑은 24시간 조식 뷔페부터 다양한 점심 저녁 메뉴를 준비하고 있는 아나 파빌리온 레스토랑부터 저녁이면 베트남 전통 공연과 길거리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비치 레스토랑, 로비 바, 풀 바까지 기분에 따라 다채로운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에바손 아나만다라 나트랑의 식스센스 스파는 동서양의 각종 트리트먼트 테크닉을 이용해, 진정한 웰빙 스파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밖에도 2곳의 수영장과 짐, 비즈니스 센터, 기프트숍 등이 있어 투숙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나트랑 도심에서 1km 정도 거리로 나트랑 시티투어 등 리조트 밖에서 즐기기에도 좋다. 주소 Beachside Tran Phu Blvd, Nha Trang, Vietnam 문의 +84 58 3522 222 www. evasonresorts.com T clip.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나트랑은 베트남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나짱이라고 불린다. ‘하얀 집’이라는 뜻의 나트랑 이미지처럼 유난히 하얀 해변의 모래와 파란 바다는 많은 유럽 사람들을 매혹시켜 왔다. 호치민에서 비행기로 약 50분 거리로 200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의 미항으로도 뽑힌 바 있다. 나트랑의 대표 볼거리로는 24m에 달하는 좌불상으로 유명한 롱선사Chua Long Son 불교사원, 고딕 양식의 가톨릭 성당인 나트랑 대성당Nha Tho Nui, 참파왕국의 사원으로 나트랑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힌두사원 포나가르 참탑Thop Cham Ponagar, 나트랑 최대 규모의 야외 시장인 담 시장Cho Dam 등이 있다. 나트랑 가는 길 인천에서 호치민까지 베트남항공이 매일 운항 중이다. 호치민에서 나트랑까지는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이동한다. 인천에서 호치민까지 비행시간은 약 5시간30분 정도. 호치민에서 나트랑까지는 약 50분가량 걸린다. 날씨 일반적으로 고온다습한 5~10월까지의 우기와 비교적 여행하기 좋은 11~4월까지의 건기로 나뉜다. 환율 2011년 11월 기준, 1만동은 약 530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에스토니아에 일주일간 여행을 간다고요? 하루면 다 보는 곳 아닌가요?”라고 에스토니아를 여행해 본 사람들이 말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라는 사실만 알아도 실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에스토니아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당신의 다음 유럽 여행지로 꼽아두어도 에스토니아가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를 소개한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에스토니아관광청 www.visitestonia.com 핀에어 02-730-0067 www.finnair.co.kr @Tallinn탈린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에스토니아 “너희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하니?” “글쎄…. 우린 작은 나라니까.” 25살, 앳된 얼굴의 가이드 카티Kati의 짧은 대답에는 많은 뜻이 함축돼 있었다. 15세기 이후, 50년 이상 독립국가로 존재해 본 적 없는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열강들에게 종속당해 온 시절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에스토니아 곳곳에는 혼재된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행을 하면서 ‘대체 무엇이 에스토니아의 고유한 문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사실 에스토니아는 운명적으로 고유의 것을 창조하기보단 받아들이고 재생성하는 데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지정학적으로 교역의 거점이었고, 강대국들의 텃밭이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사용하는 자신들만의 언어, 에스토니아어를 유지해 온 나라. 그 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했다. ‘왕년을 회상하는’ 방식의 자존심이 아니라 지금을 소중히 여김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문화적으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많이 다르며, 언어와 민족은 북녘의 핀란드와 유사하다. 젊은이들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것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다른 점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구가해 온 에스토니아는 MSN 메신저와 스카이프Skype를 개발한 IT 강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탈린은 물론 지방 소도시의 식당에서도 대부분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할 정도다. 발트 3국 중 유일한 유로 사용국가이기도 하다. 에스토니아의 혼재된 문화는 재래시장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발틱역Baltic Station 맞은편에는 러시아식 재래시장이 매일 열린다. 앤티크 제품부터 채소, 과일, 생필품까지 50여 개 상점이 문을 여는데 탈린 시내와는 전혀 다른 구소련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차가운 사람들의 표정마저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린 것만 같다. 발틱역에서 트램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자리한 옛 공장터 ‘키르부투르크Kirbuturg’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가 사 입을까 싶은 낡은 옷가지부터, 고장난 라디오까지 어딘가 익숙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여름철이면 구시가지의 시청광장에서는 민족 장터도 수시로 열린다. 탈린이 고대부터 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상징하듯 광장에는 주변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음식과 수공예품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처럼 다채로운 전통 시장을 체험하려면 반드시 주말을 끼고 탈린을 여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언덕에 올라 부엌을 들여다보아라” 탈, 린. 입에 감기는 발음마저 고혹적인 도시다. 어떤 합리적 연관성도 없지만 그 이름에선 묘한 여성성이 느껴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의 풍경 또한 그러하다. 덴마크인들이 11세기에 이주해 오면서 도시의 면모를 갖춘 탈린은 13세기에 한자동맹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거친 장사꾼들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도시가 지금 이처럼 매혹적인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관광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중세시대에 탈린은 상인과 일반인들이 거주하던 저지대와 영주나 귀족들이 거주하는 고지대로 나뉘었다. 저지대에는 과거 길드 상인들의 건물들이 식당, 카페, 기념품 상점들로 용도가 바뀌어 보존되고 있으며, 고지대에는 교회와 각국 대사관을 비롯해 부유층의 집들이 있으니 그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탈린은 도시 전체가 평평한 지형으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톰페아 언덕Tompeaa Hill이 해발 40m밖에 되지 않아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구시가지는 어느 입구로 들어서든 풍부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지만 비루 성문Viru gate에서 도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성문을 통과해 100m 즈음 들어가면 북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구시청사와 시청광장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광장 주변 노천카페에서 음식과 차를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청광장 부근에는 1422년에 문을 열고, 10대째 내려오는 약국이 있고, 카타리나Katariina 골목은 중세 분위기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엌을 들여다보아라Kiek in de Koik’라는 엉뚱한 이름의 포수대에는 탈린 성곽의 역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탈린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톰페아 언덕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의 역사를 반영하는 알렉산데르 네프스키 교회가 화려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돔 성당도 있다. 성당 내부에는 교회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장식품들이 가득해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데 현재는 중세시대의 유물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종교에 큰 관심이 없는 까닭에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혹자는 구시가지를 하루에 세 번, 둘러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가한 이른 아침, 이슬 낀 자갈길을 걸어 보고, 한낮에는 박물관, 교회 등을 들러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물든 야경을 감상하고, 라이브 카페와 클럽에서 젊은 탈린을 만나 봐야 한다. 구시가지에는 살 만한 기념품도 많다. 먼저 발트 지역의 명물인 호박Amber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구시가지에는 인력거에서 중세 복장을 한 아리따운 여인들이 아몬드에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해 그 자리에서 직접 볶아서 판매하는 가게를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으니 선물용으로 훌륭하다. 1 탈린 구시가지 시청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13세기 한자 무역시대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 구시가지 곳곳에는 젊은 여인들이 중세 복장을 입고 에스토니아 전통 간식인 볶은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3 구시가지는 도보 여행에 좋다. 비루 게이트 입구에서 세그웨이Segway를 빌려 탈 수도 있다 4 탈린 구시가지에는 재치 넘치는 디자인의 간판들이 가득하다 5 구시가지는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 이슬에 젖은 자갈길을 걸으면 중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Festival 전국민이 합창을 하는 나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들은 많지만 노래를 통해 혁명을 이룬 역사를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88년, 혁명 기간 중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소련의 통치에 반대하며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광장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당시 소련은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를 진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991년 결국 독립을 이뤄내기까지 에스토니아는 반폭력 독립운동으로 일관했으며, 소련을 해체시키는 기반을 이뤘다. 비폭력 저항운동의 역사는 발트 3국이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1989년 3국 국민들은 탈린에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소련 체제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렸고 자유를 외쳤다. 25만명이 만든 인간 띠는 ‘발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사건은 유네스코에도 유산으로 등재됐다. 에스토니아인들의 노래 사랑은 역사가 꽤 깊다. 탈린에서는 1869년부터 5년에 한번씩 송페스티벌Estonian Song Festival이 개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인들은 합창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탈린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당신도 음악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물론이죠. 송페스티벌에 나간 적도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 3만명이 합창을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대에 한번쯤 서 보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 소련 시절,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가 이제는 탈린관광안내사무소에서 일을 하는 티나Tiina씨는 “1988년,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노래로 세계에 보여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노래의 힘을 신봉하는 듯 느껴졌다. 올해의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9월 말, 우리보다 앞서 단풍으로 물든 탈린에서는 디자인 축제와 재즈 축제가 한창이었다. 에스토니아 재즈 밴드의 공연이 펼쳐진 한 클럽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맥주 잔을 들고 조용히 음악을 즐기던 중년의 남성에게 별 뜻 없이 말을 걸었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재즈를 좋아하시나 봐요”, “저는 독일에서 온 교사입니다. 탈린에만 3일째인데 재즈 축제 때문에 왔죠. 에스토니아의 수준 높은 음악문화에 매료됐답니다.” 리듬에 맞춰 잔뜩 흥에 취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지하게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 2011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모두 노래부르길 좋아한다 2 재즈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구시가지의 유명한 극장 본 크롤Von Krahl에서 기타 트리오의 연주가 펼쳐졌다 3 1869년부터 시작된 에스토니아 송페스티벌은 3만명이 합창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 대항해 노래를 부르며 저항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4, 5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된 현대미술관 쿠무KUMU는 중세 미술작품부터 최근의 미술 조류를 반영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6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를 위해 선물한 여름 궁전, 카드리오르그 공원의 미술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Museum 표트르 대제가 아내에게 선사한 궁전 문화 수도 탈린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미술관도 있다.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인 캐서린 1세를 위해 헌사했다는 카드리오르그 공원Kadriorg Park에는 화려한 궁전과 미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올드타운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공원 일대는 오크 나무와 라일락 나무로 울창한 숲과 호수가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목조로 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은 공원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궁전 내부에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의 16~19세기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대형 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작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미술 애호가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공원 뒤켠에는 화려한 꽃들로 수놓여진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웨딩 촬영과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애용된다고 한다. 카드리오르그 공원에서 얕은 언덕을 따라 오르면 석회석으로 지어진 뾰족한 외관이 인상적인 현대 미술관 쿠무KUMU를 만날 수 있다. 2006년에 문을 연 에스토니아 최대의 미술관으로,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변의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디자인과 독특한 내부 설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7개 층에 전시된 작품은 종류도 시대도 매우 다채롭게 구성된 것이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을 연상시킨다. 상설 전시관에는 18세기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에스토니아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에스토니아 화풍의 변화와 함께 민중들의 삶의 궤적까지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차 독립(소련 붕괴) 때까지의 작품들도 별도로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의 작품에는 소련 체제 하에 접어들면서 공산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60년대부터 모더니즘, 팝아트, 극사실주의 등 당시 유행하던 화풍이 에스토니아라는 특수한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읽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매우 실험적인 장르의 미술, 조각, 설치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한나절을 박물관에서 보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다. 1 시청광장에서 아몬드를 볶고 있는 에스토니아 소녀의 모습 2 탈린 구시가지의 교회나 성벽의 첨탑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3 톰페아 언덕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의 모습. 멀리 발틱해, 핀란드만으로 나아가기 위한 항구도 보인다 4 중세 분위기의 레스토랑 올데한자Olde Hansa는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다 @Lahemaa National Park 라헤마 국립공원 숲, 바다, 늪, 대저택 그리고 완벽한 자연 많은 이들이 에스토니아를 하루 혹은 이틀만 여행하는 것은 ‘탈린 너머의 에스토니아’를 발견하지 못한 까닭이다. 탈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방향으로 향하는 1번 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전혀 다른 세상에 다다를 수 있다. 때묻지 않은 늪지대와 울창한 삼림, 중세시대 영주들의 호화로운 저택들이 어우러져 있는 라헤마 국립공원은 1971년 구소련이 지정한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그 화려하던 소련이, 그것도 전성기인 70년대에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왠지 그럴싸하지 않은가.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늪지대에서 이색 하이킹을 즐겨 보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중세 영주의 집에서 스파를 즐기며 근사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Viru Bog Trekking 늪지대를 엉금엉금 걷는 재미 에스토니아의 6개 국립공원 중 라헤마 국립공원은 탈린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중세 영주들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탈린과 함께 여행하면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라헤마 국립공원은 대체로 평지에 가까워 가벼운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 바다에서의 카약이나 카누 등을 즐기기에 좋다. 하이킹의 경우,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지도만 있으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해변에서부터 늪지대까지 다채로운 산책로가 있으며, 에스토니아에 서식하는 비버Beaver를 구경할 수도 있는 산책로도 있다. 국립공원에는 50여 종의 포유류가 있다고 하지만 산책 중 이들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양한 산책로 중에서도 늪지대(혹은 습지) 산책로를 선택했다. 습지 하이킹으로 유명한 곳은 비루Viru Raba 지역이다. 공원에 이르자 침엽수림이 내뿜는 공기가 신선하면서도 묵직하게 폐 속으로 침투했다. 숲 속으로 몇 걸음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전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소의 밀도가 높았다. 그러나 비루 습지 산책로의 주인공은 침엽수림이 아니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몇백 미터를 들어가자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고 일견 잔디처럼 보이는 평원이 훤하게 펼쳐졌다. 맨땅에 뿌리를 내린 침엽수가 20m는 족히 넘는 키를 자랑하는 데 반해 늪지대에 나 있는 나무들은 큰 것이 3m 수준이었다. 무릎 높이의 나무 한 그루도 실은 수십년을 자란 것이라고 하니, 흙과는 전혀 다른 습지의 생태가 신기하기만하다. 이곳에서는 습지 위로 걷다가 발이 잠기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식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통나무를 깔아놓은 3.5km 산책로를 걸어야만 한다. 산책길 중간중간 만날 수 있는 작은 연못은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아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국립공원에는 840종에 달하는 식물군을 볼 수도 있으며, 찰스 다윈이 가장 좋아한 식물이었다는 식충식물도 곳곳에 있어 살아있는 과학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Manor House 중세 독일 영주처럼 쉬어 볼까 라헤마 국립공원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재미는 중세 영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너하우스Manor House를 구경하는 것. 개인적으로 지난 3월, 영국 코츠월드 지방의 매너하우스를 개조한 호텔에서 머문 경험이 있는 터라 매너하우스에 꽤나 매료가 된 상태였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적어도 하룻밤 정도는 지방의 매너하우스에서 머물러 봐야 한다는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은 기대치를 갖고 찾아본 에스토니아의 매너하우스. 영국의 그것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는 화려한 정원과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특히 라헤마 국립공원의 3대 매너하우스로 불리는 팔름세Palmse, 사가디Sagadi, 비훌라Vihula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간직하고 있다. 팔름세 매너하우스는 노랑, 주황으로 채색된 바로크풍 건물이 9월의 낙엽과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팔름세는 화려한 정원이 뒤뜰에 펼쳐져 있고, 박물관, 공방, 와인 판매점, 카페, 식당 등이 한 데 모여 있다. 특히 메인 건물에는 18세기 에스토니아 영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초상화, 낡은 피아노, 벽난로,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살롱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1749년 독일 영주가 살던 사가디 매너하우스는 야생동물, 희귀식물 등 국립공원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전시관Forest center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매너하우스는 비훌라. 16세기에 지어져 오랜 역사를 자랑함에도 골프코스를 갖추고 있고, 스파, 워터파크 등의 시설은 물론 인접한 해변에서 카야킹, 말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스포츠가 가능하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누구나 로맨틱한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꿈꾼다고 한다. 결혼식을 마친 후, 남편이 참나무 한 그루를 매너하우스에 기증하며 아내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뿌리와 함께 묻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참나무가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1 습지의 생태는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이끼류의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2 라헤마 국립공원은 살아있는 과학교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을 좇아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국립공원은 바다를 면하고 있다. 북극 빙하를 타고 온 퇴적물과 암석들로 해변 지역의 생태 또한 독특하다 4 라헤마 국립공원에는 군데군데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5, 6 비훌라 매너하우스Vihula Manor house는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중세 영주의 대저택이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 및 예식을 올리는 것을 동경한다고 전해진다 @Parnu패르누 여름 수도에서 잘 먹고 잘 쉬기 에스토니아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저 춥기만한 나라’라는 것.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바로 아래 있고,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 끄트머리에 있으니 그런 오해가 있을 법하다. 겨울철에는 영하 20~30도는 예사이고, 오후 3시면 어두워지는 혹독한 겨울나라의 면모를 보이지만 6~8월은 영상 30도 가량의 온화한 날씨에 밤 11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나라로 변모한다. 고로 에스토니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철은 여름이며, 남쪽의 해변도시 패르누Parnu는 여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탈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패르누에 도착했다. 거리상 129km밖에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탈린에 비해 공기가 훨씬 온화한 느낌이다.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수식어처럼 널따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끼고 있다. 9월 말, 해변에는 산책을 나온 몇몇 사람들만 눈에 띄었을 뿐 백사장은 하얗게 비어 있었다. 그렇다고 패르누의 여행 시즌이 마감된 것은 아니었다. 패르누에는 19세기부터 스파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해 자국민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동유럽 지역에서도 스파를 즐기기 위한 여행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스파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리조트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스파와 마사지,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으니 에스토니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패르누에서는 건강을 위한 웰니스 스파Wellness Spa와 치료 목적의 메디컬 스파Medical Spa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스트랜드 호텔Strand Hotel & Conference에서 진흙팩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75분 동안 사해 머드를 온 몸에 바르고 나니 피부가 수분을 단단히 머금었고, 노폐물과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듯했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고 39유로(약 6만2,000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오일 마사지 등도 30유로 선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스파 에스토니아Spa Estonia와 같은 메디컬 스파 호텔에서는 각종 질병 진단을 10유로 수준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중국식 마사지, 태국식 마사지부터 벌꿀 마사지까지 취향대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그로테스크한 호텔을 가득 채운 선율 패르누는 완벽한 휴양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음식도 단순히 먹고 배부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오거닉 푸드가 어울린다. 형형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아름다운 올드시티에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에스토니아 50대 식당으로 선정된 오가닉 카페 ‘마헤딕Mahedik’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어 찾아보았다. 탈린에서 수십년간 호텔에 종사했던 에비 큐식Evi Kuusik씨는 오가닉 푸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고향인 패르누로 돌아와 가게를 열었다. 직접 농부들로부터 채소와 육류를 구매하고, 어부들로부터 생선을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와 빼어난 맛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어 샐러드와 엘크 고기로 만든 파스타를 맛보았다. 과일주스부터 디저트로 먹은 파이까지 몸에도 좋은 것이 맛까지 훌륭했다. 큐식씨는 “사실 오가닉 푸드라는 게 대단할 게 없어요. 패르누에서 어릴 적부터 먹어 왔던 것을 되살리는 일을 한 것뿐이죠”라고 맛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 식당의 사장은 큐식씨의 딸 에벌린Evelin Kuusik이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한국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고 한다. 빼어난 미모의 모녀가 운영하는 마헤딕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피아노, 클라리넷 등의 소박한 공연도 열린다. 흥미롭게도 이 낯선 땅, 그것도 조그만 마을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사람을 또 한 명 만났다는 사실을 그저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패르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럭셔리 호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에서 묵는 밤. 운이 좋게도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인 제이슨 카터Jason Carter의 공연을 보게 됐다. 그는 평양에서 공연을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음악으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했는데, 공연이 끝나고는 ‘남한’에서 온 나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곤 이메일을 보내 왔다.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더 소상하게 얘기해 주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결국 제이슨 카터 덕분에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패르누에서의 추억도 더욱 애틋하게 간직하게 됐다. 유명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도 큰 행운이었지만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대저택, 그러니까 무대 뒤편에는 뿔 달린 사슴 박제가 걸려 있고, 마룻바닥을 밟을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이방의 공간에서 멜랑꼴리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란 참 기묘했다. 공연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왔다. 널찍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자작나무 향이 짙게 풍기는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피곤을 풀었다. 에스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포근하고 로맨틱하게 저물었다. 1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게 잘 먹고, 잘 쉬기 위한 모든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최근에는 오가닉 푸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파를 체험할 수 있는 스트랜드 호텔 & 스파 3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 4 여름철이면 패르누는 전국에서 모여든 휴가객과 북유럽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는 여느 휴양지에 비해 상업적인 냄새가 덜 느껴진다 5 패르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멘데 빌라. 1905년 독일인 부호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지었으며, 이제는 사우나 달린 객실,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지는 럭셔리 호텔로 변모했다 6 도심 가운데에 자리한 작은 공원에는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밀도 높은 산소를 내뿜고 있다 7 소박한 분위기의 카페 풍경 Travel to Estonia ▶에스토니아 여행팁 탈린 카드Tallinn Card 탈린 여행의 필수품이다. 6시간(12유로), 24시간(24유로), 48시간(32유로), 72시간용(40유로)이 있으며,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 박물관, 스파·사우나 입장은 물론 가이드 투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탈린 호텔과 라헤마 국립공원 투어 등은 할인이 가능하다. 탈린관광청 웹사이트(www.tourism.tallinn.ee/fpage/tallinncard)에서 사전 구매도 가능하며, 주요 호텔 및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압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화폐 1유로는 약 1,601원(10월 기준). 크룬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기후 6~8월에는 최고기온 30도 정도로 따뜻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평균 기온이 영하로 매우 추운 편이다. 여행을 하기에는 5~9월 사이가 좋다. 무선인터넷 에스토니아는 EU 국가 중에서도 IT가 가장 발전된 나라다. 대부분의 호텔과 식당에서 WIFI를 무료로 제공한다. ▶Food 영부인이 재유행시킨 검은 빵 에스토니아는 열강들의 통치를 받은 역사가 긴 만큼 음식 문화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영부인이 흑빵을 굽는 모습이 TV에 노출되면서, 이 전통 빵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어느 식당을 가든 흑빵을 먹어 볼 수 있다. 탈린 시청광장에 자리한 올데 한자Olde Hansa는 15세기 한자 시대의 분위기로 에스토니아 전통식을 제공하는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각종 곡물과 육류, 북유럽에서 즐겨 먹는 연어의 맛도 훌륭하지만 인테리어부터 음악, 점원들의 복장까지 완전히 중세풍으로 연출해 이색 체험 차원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www.oldehansa.ee 라헤마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어부들의 마을 ‘알트야Altja’에 있는 에스토니아 전통식당 알트야 코르츠Altja Korts는 앞바다에서 잡힌 청어요리가 주를 이루며, 막걸리 맛과 흡사한 러시아식 전통음료인 크바스Kvass의 맛이 훌륭하다. www.altja.ee ▶Hotel 이왕이면 핀란드식 사우나 달린 호텔 탈린에서는 올드타운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호텔을 잡는 게 편리하다. 수영장,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호텔이 많으니 예약 전 확인하는 게 좋다. 올드타운 비루 게이트 앞에 위치한 노르딕 호텔 포럼Nordic Hotel Forum이 가격, 접근성, 서비스 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www.nordichotes.eu 패르누에서도 사우나, 스파 시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으며, 도시의 역사를 대변하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는 아르누보풍의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www.ammende.ce FINNAIR 에스토니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우리나라에서 에스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지만 항공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핀에어를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사’인 핀에어는 서울과 헬싱키를 9시간 만에 연결하며, 헬싱키에서 탈린까지는 35분만에 연결된다(헬싱키에서 페리를 이용할 경우, 탈린까지 2~3시간이 소요된다). 핀에어는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안전 사고를 일으킨 적 없어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선정되고 있으며, 각종 매체로부터 ‘북유럽 최고 항공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항공사 TOP 5’에 꼽히기도 했다.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개인 노트북 연결 콘센트 및 USB 연결장치를 탑재하고 있고, 비즈니스석에는 180도 젖혀지는 침대형 좌석을 도입했다. 특히 한국 승무원 탑승,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기내식 제공, 한국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한국 승객들을 배려한 기내 서비스는 한국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헬싱키 반타 공항 역시 유럽 공항에서는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을 설치해 환승 및 공항 이용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www.finnair.co.kr 02-730-0067
  • 10대가 된 어린 왕자와 여행 간다면…

    1942년 미국 뉴욕의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생텍쥐페리가 냅킨에 장난삼아 그림을 그렸고, 그것을 본 출판업자 커티스 히치콕이 “그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이 ‘어린 왕자’의 탄생 비화다. 히치콕이 뭘 그린 거냐고 물었을 때 생텍쥐페리는 “별것 아니오. 그냥 마음에 담아서 다니는 어린 녀석이지요.”라고 답했다. 어린 친구가 바로 ‘어린 왕자’이자 생텍쥐페리의 외로운 ‘야간비행’ 내내 그와 함께했던 또 다른 생텍쥐페리였다. ‘어린 왕자 두 번째 이야기’(A. 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지식의숲 펴냄)는 어린 왕자가 10대가 되어서 다시 우연한 기회에 주인공 ‘나’와 함께 길을 떠나면서 나누는 대화와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 생텍쥐페리의 종손이자 생텍쥐페리재단 이사장인 프레드릭 다아게는 “생텍쥐페리가 살아 있었다면 지금의 사람들에게 남겼을 주옥 같은 메시지”라고 이 책을 평가했다. 저자인 로엠메르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시인으로 아르헨티나 문학가협회에서 그를 문학 대사로 임명한 바 있다. 그가 쓴 ‘어린 왕자 두 번째 이야기’는 전 세계 15개국 이상에서 출판됐다. 생텍쥐페리 재단에서 극찬한 두 번째 이야기는 철저하게 작가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에서 구현했던 세계관과 인물 캐릭터를 기반으로 원작에 걸맞은 후속편으로서의 완성도를 보여 준다. ‘나’의 자동차 여행길에 우연히 같이 탄 10대의 어린 왕자는 여전히 질문을 쏟아낸다. “운명이라는 건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하는 길인가요? 사람들이 자기 운명을 바꿀 수는 없나요?”란 어린 왕자의 질문에 ‘나’는 “네가 어떤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강물이라고 가정해 보자. 강물은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찾으려 애쓰며 자신을 가로막는 산을 피하려고 할 거야. 어려움이란 건 바로 네가 도중에 발견하게 되는 커다란 바윗덩어리 같은 거란다. 만약 강물이 그 바윗덩어리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면 결국 강물을 막는 둑처럼 쌓이고 말 거야. 반대로 그게 나타날 때마다 하나씩 이겨내면서 나아간다면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게 되고 그 물은 수정처럼 맑아져서 바위들을 씻기고 반질반질하게 해서 점점 더 빛나게 만들 거야.”라고 말해준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지구에 나타난 어린 왕자는 ‘어린 왕자’와는 또 다른 경험을 하지만 그 안에는 ‘어린 왕자’에서 깨달았던 인간적인 가치는 물론 정서적 공감을 하게 하는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롬니 ‘대세론’ 시들… ‘안정적인 보수’ 깅리치 대역전

    롬니 ‘대세론’ 시들… ‘안정적인 보수’ 깅리치 대역전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갈 공화당 후보 경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공화당은 내년 1월 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시작으로 50개주별로 돌아가며 6개월에 걸쳐 후보 선출 과정을 밟아간다. 1일(현지시간) 현재까지 경선 구도는 결과를 점치기 힘들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추대 형식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미국 국민의 관심은 오바마에 맞설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될지에 쏠려있다. 내년 1월 3일부터 시작되는 미 공화당 경선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양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처음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깅리치는 구시대 인물 이미지에 2차례 이혼하고 3차례 결혼한 사생활 때문에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유망주였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토론 실력 부족과 성추문 의혹으로 잇따라 추락하면서 그들에게 쏠렸던 공화당 주류 강경파의 표가 안정감 있는 깅리치에게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깅리치는 지난달 21일 CNN 여론조사에서 24%의 지지율로 20%의 롬니를 제치고 1위로 떠올랐다. 후보 경선이 한달밖에 남지 않은데다 깅리치가 과거 하원의장을 역임하는 등 중앙 무대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케인이나 페리처럼 지지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008년 대선 경선에도 출마했던 롬니는 그동안 선두권에서 이탈하지 않고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또 지지율과 상관없이 ‘누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가’란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늘 1위로 꼽히며 대세론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그는 주지사 시절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과 비슷한 정책을 편 전력과 모르몬교 신자라는 점 때문에 공화당 주류로부터 ‘공화당스럽지 않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강경파 쪽에서 다크호스가 나타날 때 마다 롬니가 2위로 밀려난 것은 그의 대세론이 허약하고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결국 케인처럼 치명적인 도덕적 약점을 노출하지만 않는다면 깅리치가 공화당 주류의 응집력 있는 지원을 등에 업고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지난달 30일 라스무센 리포트 여론조사 결과 깅리치는 오바마와의 양자대결에서 45% 대 43%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같은 조사에서 롬니는 34% 대 44%로 오바마에 뒤졌다. CNN 여론조사에서 케인은 17%, 페리는 11%를 얻었으며 론 폴 하원의원은 9%,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5%, 릭 센토럼 전 상원의원과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가 각각 3%씩을 얻었다. 페리가 엄청난 선거자금을 모아놓았다는 점에서 막판 역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케인이 중도 사퇴하지 않는다면 공화당 경선은 ‘2강 2중 4약’의 구도로 출발할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제주, 中관광객에 하늘·뱃길 ‘활짝’

    제주와 중화권을 잇는 하늘길과 뱃길이 내년에 더 활짝 열린다. 제주도는 내년 2월부터 상하이~제주~모지(일본) 노선에 국제카페리가 운항되는 것에 맞춰 중국 여행업체와 공동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달 초 제주도 방문단이 중국 상하이와 타이완 타이베이를 방문해 중국 최대 여행사 CITS의 통웨이 총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제주도와 CITS는 이 카페리를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 제주 유치 방안 등을 협의하고 상하이~제주 3박 4일 또는 5박 6일 상품 개발과 대형 기업체 인센티브단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이 카페리는 한·중·일 3개 업체가 합작선사를 차려 운항하는 것으로, 현재 선박 구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ITS는 연간 148회(1회당 700명) 10만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제주로 보낼 계획이다. 또 한·중 수교 20주년인 내년 4~5월에 양국 톱 가수들이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6대 도시 순회공연을 계획 중인 것에 맞춰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을 테마로 대형 이벤트를 열어 대대적인 제주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타이완~제주 항공기 운항도 확대할 예정이다. 도는 타이완의 유력 항공사인 부흥항공과 내년 3월부터 타이베이~제주 직항을 현재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리고, 현재 중단 중인 제주~가오슝 노선을 주 2회 재운항키로 합의했다. 또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타이베이 간 부흥항공 노선을 제주까지 연결하는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제주를 찾기 위한 공항 입국 절차도 쉬워질 전망이다. 도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비행기를 갈아탄 뒤 제주로 가는 무비자 중화권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국제 환승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고 법무부에 건의했다. 이는 중화권 관광객이 직접 제주를 방문하면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지만 인천공항을 경유하게 되면 무조건 비자를 소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는 또 중화권 환승 관광객을 위해 인천공항∼제주공항 노선에 항공기를 증편해 달라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요청했다. 도는 이 밖에 제주공항 항공기 24시간 운항, 관광객 부가세 사후 환급제도 조기 시행 등도 정부에 건의했다. 환승 관광객에 대한 출입국 제도가 개선되고 항공기가 24시간 운항하게 되면 중국인 등 내외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제주와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8개 도시를 잇는 직항 항공편이 매주 28회 운항되고 있으나 편수가 모자라 중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인천공항을 경유해 제주를 찾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15일 중국 선양에 제주관광홍보사무소를 연 데 이어 이달 중 광저우, 12월에는 일본 나고야에도 사무소를 둘 예정이어서 제주를 해외에 알리는 홍보사무소는 기존 6곳(베이징·상하이·도쿄·오사카·후쿠오카·타이베이)에서 9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전남~제주 쾌속선 경쟁시대…쾌속선 4대·위그선 4대 투입

    전남~제주 간 뱃길이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면서 이들은 더 빠르고 안락한 제주 뱃길을 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14일 목포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전남에서는 제주와 가장 가까운 완도항에서 배를 띄우는 한일고속이 새달 23일 초쾌속선을 취항시킨다. 3000t급 쾌속 카페리 ‘한일 블루나래호’가 취항하면 완도~제주 뱃길이 1시간대로 빨라진다. 3시간 10분에서 1시간 4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목포~제주 간 국내 최고, 최대 규모의 ‘바다 위의 호텔’로 불리는 2만 4000t급 스타크루즈호를 띄우는 씨월드고속훼리는 매일 오후 2시 30분 출항하는 선박을 5000t급 쾌속선으로 대체하기 위해 계약을 끝냈다. 고흥 녹동항에서도 카페리가 조건부 면허를 받아 취항을 앞두고 있으며 씨월드고속훼리도 1시간 40분대인 해남 우수영~제주 뱃길을 연다. 현재 전남~제주를 오가는 뱃길에는 목포~제주 간 카페리 3척, 완도~제주 카페리 3척, 고흥 녹동~제주 카페리 1척, 장흥~성산포 2척 등 총 9척이 운항 중이다. 운항 시간은 최단 1시간 50분~최장 5시간. 그러나 앞으로 쾌속 카페리 4척 외에 완도~제주 간, 여수~제주 간 각각 1척과 3척의 위그선 등 총 8척의 배가 새로 투입될 예정이다. 목포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키신저·페리·고촉통 ‘MB 현인그룹’ 결성

    키신저·페리·고촉통 ‘MB 현인그룹’ 결성

    헨리 키신저(왼쪽) 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오른쪽) 전 미국 국방장관, 고촉통 싱가포르 명예선임장관 등 국제안보 및 원자력 분야 10개국 전문가 15명이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현인(賢人)그룹을 결성, 오는 29일 이 대통령을 만난다. 외교통상부와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내년 3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의장인 이 대통령에게 관련 자문을 제공하기 위한 비공식·명예 자문그룹인 ‘대통령 현인그룹’을 결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그룹은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 리자오싱 중국 전인대 외사위 주임,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가렛 에번스 전 호주 외무장관, 이고리 이바노프 전 러시아 외무장관, 샘 넌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등 해외 인사 12명과 한승주 전 외교장관,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 국내 인사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9일 이 대통령을 예방, 관련 현안에 대한 첫 번째 자문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과 페리 전 장관, 넌 상원의원은 오바마 정부의 ‘핵무기 없는 세상’ 구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인그룹은 내년 3월 정상회의까지 이 대통령에게 자문 및 정책 제언을 하고, 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등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외 지지 기반 확대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레토릭의 허실/구본영 논설위원

    ‘오 와우(Oh Wow)!’ 전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임종 직전 남긴 탄성이다. 부인 로런과 아이들을 차례로 쳐다본 뒤 그들 어깨 너머를 바라보며 했다는 말이다. 그의 친누이인 작가 모나 심슨은 추모글에서 천재 컴퓨터 예술가의 강한 의지와 이상에 대한 신념이 담긴 수사로 해석했다. 그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놓고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와우!’는 긍정적 뉘앙스를 담은 감탄사라는 사실이다. 반면 영미권에서 ‘웁스(Oops·아이쿠)!’는 곤란한 상황에서 쓰인다. 엊그제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릭 페리 후보가 민망한 실수를 저지른 뒤 내뱉은 수사다. 그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작은 정부론’에 따라 폐지할 연방정부 부처 3곳을 거명하려다 낭패를 당했다. 사회자가 “교육부·상무부…”라며 더듬거리는 그에게 세번째 부처를 빨리 대라고 채근하자 “기억하지 못하겠다. 웁스!”라고 손을 든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들이 ‘페리의 웁스’란 제목으로 대서특필하는 통에 페리의 지지율이 급락했음은 물론이다. 얼마 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우즈가 메이저대회 13차례 등 72승을 올릴 때 골프백을 멘 명캐디다. 지난 7월 우즈에게 해고된 뒤 애덤 스콧의 우승을 도운 사실을 회상하며 “검둥이를 확 밀어뜨리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했다가 흑인을 비하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하지만 즉각 “농담이었지만, 내 발언이 얼마나 인종차별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고 우즈에게 솔직히 사과,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웠다. 이처럼 짧은 외마디도 때론 엄청난 정치적·사회적 파장을 부를 수 있다. 어느 원로 정치인은 정치는 ‘허업’(虛業)이라고 자조한 적이 있다. 정치가 ‘실업’(實業)이 되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정확한 수사(레토릭)를 구사해야만 한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아 우쭐해지기 쉬운 이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만 사용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평소 진중한 언행이 최선이겠지만, 솔직히 실수를 시인하는 것도 차선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우리 정치판엔 한·미 FTA를 반대한다며 “옷만 입은 이완용”, “미친 FTA…”등 막말이 횡행한다. 합리적 설명보다 거칠고 날 선 발언을 해야 주가가 올라간다고 착각해 자신이 무슨 실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여간 딱하지 않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자살한 엄마를 둔 소녀의 영상편지 ‘감동’

    자살한 엄마를 둔 소녀의 영상편지 ‘감동’

    자살한 엄마를 둔 16살 소녀의 영상편지가 인터넷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이 보도한 동영상의 주인공은 미국 미시건 주 그랜즈 피즈에 살고 있는 16살 소녀 케이트. 그녀는 지난달 24일 유튜브에 엄마의 장례식에 사용된 브랜드 페리의 ‘내가 만약 젊어서 죽는다면’(If I die young)을 배경으로 자신의 엄마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올렸다. ”안녕하세요.제 이름은 케이트에요.이것은 저의 비밀을 담고 있는 비디오에요.저는 15살입니다. 2011년 10월 27일에는 16살이 되지요. 저는 10학년이고, 너무 좋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답니다. 친구들을 사랑하고, 친구들은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답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저에 대해서 묻는다면...그들은 ‘그녀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강한 여자아이일거야’ 라고 말 할거에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제가 ‘강한 여자아이’ 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저는 조금은 힘든 일을 겪었지만,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제 생각에 ‘강한 소녀’라는 말은 암과 투병을 하거나 전쟁에 참가한 그런 사람이지 저는 아니에요. 당신은 왜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부르는지 궁금할거에요. (잠시 깊은 숨을 몰아쉬고) 음 10월 5일 저의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엄마가 숲속에서 목을 맨것을 발견했어요. 엄마는 자살을 하셨답니다. 엄마는 너무나 아름다운 분이셨답니다. 보실래요?(엄마 사진에 키스를 하며) 아마 당신은 제가 우는 대신 웃고 있는지 궁금하실거에요. 왜냐면 엄마는 제가 행복하기를 바랄 것이기 때문이지요. 엄마는 제가 웃는 것을 좋아하셨어요. 엄마가 너무나 그리워요. 엄마는 지금쯤 더 나은 곳에 있으시겠지요, 저는 최고의 보호천사를 가지고 있답니다. 하나만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당신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혹은 누군가를 알고 있다면 도움을 청하세요. 저를 위해서 그리고 저의 엄마를 위해서도 삶은 더 나아질 거에요. 약속드릴께요. 당신이 대화상대가 필요하다면 제가 여기에 있어요. 동영상을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동영상은 해외언론에 소개되면서 수만의 조회 수와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는 중이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영화리뷰] ‘신들의 전쟁’

    [영화리뷰] ‘신들의 전쟁’

    신들의 통치 아래 평화롭던 세상에 탐욕스러운 왕 하이페리온(미키 루크)이 전쟁을 선포한다. 하지만 진작 사태를 예견한 신들의 우두머리 제우스(루크 에번스)는 평범한 노인으로 변신해 테세우스(헨리 카빌)를 어린 시절부터 훈련시켜 왔다. 테세우스는 불멸의 무기 ‘에피루스의 활’을 손에 넣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하이페리온 왕에 맞서 평화를 지키고자 분투한다. 하지만 하이페리온은 테세우스에게서 에피루스의 활을 빼앗고, 신들의 숙적인 타이탄을 감옥에서 꺼낸다. 10일 개봉한 ‘신들의 전쟁’의 타셈 싱 감독은 할리우드 내에서도 손꼽히는 비주얼리스트다. 지난 1991년 록밴드 R.E.M.의 명곡 ‘루징 마이 릴리전’(Losing My Religion) 뮤직비디오로 음악방송 MTV의 뮤직비디오 어워드를 석권했다. 이후 나이키, 리바이스 등 상업광고에 전념했다. 2000년 제니퍼 로페즈의 ‘더 셀’, 2006년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등의 작품에서 시각효과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낸 것도 이런 경력과 무관하지 않을 터다. 신들이 테세우스를 구하려고 하이페리온 왕의 부하들과 싸우는 장면에서 신들은 초월적인 속도로 움직이지만, 인간은 슬로모션으로 움직이는 등 몇몇 장면에선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안겨 준다. 특히 마지막 20분은 신과 타이탄, 테세우스와 하이페리온, 양측의 군대까지 얽혀 무한 액션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이전까지 드라마 얼개가 너무 느슨하다. 주인공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갖은 어려움을 겪는 신화의 단골 레퍼토리를 압축하다 보니 액션은 놓치고 드라마는 헐거워졌다. 초반 60분 동안 이렇다 할 액션 한 번 없다는 점은 김어준 식으로 말한다면 ‘닥치고 액션’을 원하는 관객의 인내심을 집요하게 실험하는 셈이다. 비슷한 시대배경과 소재를 다룬 잭 스나이더의 ‘300’에서 시각적 황홀을 만끽했던 팬들의 기대치를 감안하면 정공법을 택해야 했다. 노출이 많은 선남선녀들이 나오는 영화에서 가장 존재감을 드리운 배우는 환갑을 앞둔 미키 루크(59)다. ‘아이언맨2’의 위플래시 역에 이어 또 한번 소름 돋는 악역 하이페리온 왕 캐릭터로 극의 무게를 잡는다. 위플래시가 아이언맨에 대해 복수심을 불태울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과 달리, 하이페리온 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민초들을 학살한다. 또 신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다. 행위의 정당성이 배제된 캐릭터임에도 루크의 카리스마 덕에 무난했다. 테세우스 역의 헨리 카빌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배우다. ‘300’의 잭 스나이더가 연출을 맡은 ‘슈퍼맨-맨 오브 스틸’에서도 히어로로 등장하기 때문. 헨리 8세와 앤 불린의 치명적 사랑을 그린 ‘튜더스’에서 왕의 유일한 친구인 찰스 브랜던 역을 맡아 섹시한 매력을 뿜어냈던 그는 이 영화에서 에이트팩(8조각) 복근을 앞세워 여심을 공략한다. 예언자 페드라 역을 맡은 프리다 핀토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 이어 또 한 번 칠흑처럼 깊은 눈빛으로 팬들을 빨아들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평택~옌타이 카페리 운항 신규항로 2013년 개설

    2013년 상반기에 평택항과 중국 옌타이항을 오가는 카페리 항로가 새로 개설된다. 국토해양부는 1~3일 중국 리장(麗江)에서 제19차 한·중 해운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양국은 또 내년 5월 전면 개장되는 경인아라뱃길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을 각각 1척씩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 측에서는 한진해운이 내년 2월쯤 경인항과 중국 칭다오 간 2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 크기)급 선박을 투입하고, 중국 선사에서도 경인~톈진 항로에 선박 1척을 운항할 예정이다. 두 나라는 아울러 카페리항로의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선령 20년을 초과하는 선박에 항만국 통제 등을 강화하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 밖에 한국 대표단은 우리 선사들이 중국 항만 이용 시 중국 측의 일방적인 터미널 배정, 통관된 미선적 수출 컨테이너선의 재통관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Weekend inside] 불출마 선언에도… 美 대선 ‘힐러리 바람’ 왜?

    앞으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인기가 식을줄 모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힐러리가 내년 대선 1대1 가상대결에서 민주당 후보로서 공화당의 선두권 대선 주자들을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지지율이 55% 대 38%로 17% 포인트 앞섰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에게 불과 3% 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힐러리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도 58% 대 32%로 26%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반면 오바마는 페리에게 12% 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오바마의 지지율이 급락한 지난 8월부터 내년 대선을 겨낭한 ‘힐러리 대안론’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자, 지난 17일 힐러리는 “나는 구식인물”이라며 내년뿐 아니라 2016년 대선에까지 나가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쯤 되면 지지율이 수그러들만도 한데 오히려 더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타임은 “올해 64세인 힐러리는 2016년엔 69세가 된다.”며 “인기의 근원을 추측하지는 않겠다.”는 말로 ‘기현상’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사실 ‘힐러리 바람’은 정치권의 통념상 특이한 경우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라이벌 밑으로 들어가 부하 역할을 하면 종속 변수가 되면서 왜소화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힐러리는 장관으로서 오바마에게 한번도 반기를 든 적이 없고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하는 처신을 보였다. 힐러리 바람의 근저에는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와 접전 끝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데 따른 아쉬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바마 정부 아래서 경기침체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자 “차라리 그때 힐러리를 뽑았더라면….”이라는 심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이끌었던 빌 클린턴 정부에 대한 향수가 깃들어져 있을 수 있다. 경선 패배 후 힐러리가 보여준 처신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는 평가도 있다. 힐러리는 대선 본선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도왔고, 오바마 취임 후에는 국무장관으로서 권력투쟁에 발을 담그지 않고 묵묵히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 이런 모습들이 그의 카리스마를 더욱 키웠다는 것이다. 물론 공화당 대선 주자들 가운데 딱히 마음을 끄는 인물이 없다는 점도 힐러리 바람을 키우는 요인일 수 있다. 타임은 그러면서 “힐러리는 T S 엘리엇의 시 ‘이스트 코커’(East Coker)의 ‘저항에 맞서 거듭거듭 시도한다.’는 내용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것은 그녀가 얼마나 오랫동안 권력에 대해 생각해 왔는지를 시사한다.”며 대권을 향한 힐러리의 꿈이 계속될 것이란 시각을 넌지시 내비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김치세계화 대장정 떠나는 ‘김치버스’ 류시형 팀장

    [김문이 만난사람] 김치세계화 대장정 떠나는 ‘김치버스’ 류시형 팀장

    우리 식탁에 김치가 없다면 어떨까. 노래 하나 들어보자.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진수성찬 산해진미 날 유혹해도/김치 없으면 왠지 허전해/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입맛을 바꿀 수 있나~’ 김장철이 다가온다. 해마다 이맘 때면 주부들은 올해 배춧값은 어떻고 고춧가루 값은 어떤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올해에는 고춧가루 값이 다른 해보다 비싸다고 걱정들이 많다. 다른 것은 몰라도 월동준비의 대표작은 김치이기 때문이다. 어떤 직장은 김장 보너스로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주기도 한다. 한식 세계화라는 말이 요즘 흔하게 거론된다. 성과는 아직 미약하다지만 한국 음식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상상은 즐거운 일이다. 일본의 초밥이 세계 무대를 누비듯 우리 한식이 그렇게 못할 일도 없을 터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 김치는 어떨까. 젊은 청년 3명이 김치 세계화를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인공은 류시형(28)· 김승민(28)·조석범(24)씨다. 이들은 오는 23일 ‘김치버스’를 타고 400여일간 30여개국 대장정에 나선다. 제목도 그럴 듯하다. ‘천년의 맛 세계인과 함께’라는 주제로 김치의 현지화, 퓨전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린다. 지난 15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세계김치문화축제 개막식 때 출정식을 했고 첫 도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지구촌 김치로드를 개척한다. 이들 3명은 경희대 조리학과 선후배 사이로 팀장인 류씨의 아이디어로 ‘김치버스’가 탄생됐다. 김치버스는 25인승 중형버스의 의자를 뜯어내고 실내에 주방시설과 잠자리용 평상을 설치한 캠핑카로 세계 각국의 야외 광장에서 김치요리를 즉석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됐다. 버스 뒤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김치버스가 가는 여행길은 대강 이렇다. 강원도 동해항에서 카페리에 올라 러시아로 간 뒤 유라시아를 돌고 대서양을 건넌 다음, 북미대륙과 태평양을 거쳐 귀국한다. 총 길이만 해도 20여만㎞에 달한다. 이들의 활동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페이스북과 유튜브, 홈페이지 등으로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방송 제작을 위해 PD 1명도 동행한다. 지난 18일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김치요리 시연회를 갖는 화제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들은 전시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대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팀의 리더인 류씨와 집중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하고 나머지 둘에게 대장정을 나서는 소감이 어떤지만 물었다.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 김치버스가 출발을 하게 됐는데 그 분들의 조언과 응원을 가슴속에 간직하며 계획한 400일 동안 사고 없이 몸 건강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의 김치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돌아오겠습니다. 제 꿈이 뚜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요리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김치버스 프로젝트는 저에게 뚜렷한 색을 입혀주는 그런 기회가 될 것입니다.”(김승민)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면서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행복하기를’ 제가 좋아하는 여행에 대한 구절입니다.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떠나는 길이지만 항상 즐겁게 여행을 하고 무사히 돌아오고 싶습니다. 또 팀원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더 많이 성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꿈은 프랑스 유학을 다녀와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것입니다.”(조석범) 머나먼 길을 떠나는 이들의 눈초리에서 자신감과 비장함이 느껴졌다. 김씨는 류씨의 한 학번 후배이자 동년배다. 조씨는 류씨의 4년 후배로 휴학 중이다. 김치버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류씨와 별도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장소는 전시장 야외 의자. 김치는 어떻게 제공하고 자동차 점검과 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했다. “신선한 김치는 감칠배기(광주김치 대표 브랜드)가 중간중간 제공하고 자동차 수리는 현대자동차가 맡게 됩니다. 김치는 원래 현지 배추로 직접 요리하려고 했으나 김치의 장점인 ‘발효’를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30~40㎏ 분량의 김치를 국내에서 직접 공수받기로 했습니다. 때문에 배송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입니다(웃음). 하지만 현지에서 겉절이나 오이김치 등을 만들어 시식하는 행사도 가질 계획입니다.” 김치요리는 어떤 식으로 선보일까. “우리가 다닐 나라가 30여개국이나 됩니다. 각 나라마다 요리가 물론 다르겠지요. 하지만 그들만의 요리에 김치를 얹혀 버무려 김치의 위력을 알릴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가면 김치피자를 즉석에서 만드는 것이지요. 미국에 가면 김치핫도그와 김치햄버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세계김치문화축제 기간(10월 15~19일) 동안 각 국가별로 김치요리 시연회를 가졌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 주재 각국 대사들과 외국인들도 참석해 직접 맛을 보기도 했다. 반응은 ‘원더풀’이라고 류씨는 말했다. 김치버스를 타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려면 경비도 간단치 않을 텐데 어떻게 마련했을까. “소요 경비는 총 3억원 정도인데 현대자동차와 경희대, 그리고 세계김치문화축제위원회, 감칠배기 등으로부터 2억원 정도 후원을 받았습니다. 예산이 다 마련되지 않아도 23일 예정대로 출발하게 됩니다. 우리 셋은 젊잖아요. 그게 곧 밑천이거든요(웃음).” 류씨는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을 편도 항공권과 26 유로 등 총 80만원으로 ‘나홀로 무전여행’을 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길에서 많은 친구를 만나 그 집에서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한국의 문화와 요리 얘기를 하게 됐지요. 대부분 한국의 요리에 대해 잘 모르더라구요. 무척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김치버스 투어 계획은 그때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의 김치를 그들의 음식에 버무리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한국의 음식이 비빔밥이라고 하지만 그들에게 제대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식에 김치를 넣으면 새로운 요리가 되고 인상 깊게 파고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게 됐지요.” 류씨는 무전여행에서 돌아와 김치버스 제안서를 곧바로 만들어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신뢰성 등의 이유를 들어 계속 ‘퇴짜’ 맞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듯 류씨의 열정이 결국 통하면서 꿈이 이루어졌다. 류씨는 세계 무전여행에 앞서 대학 1, 2학년때 두 차례나 국내 무전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무전여행할 때 저를 차에 태워주신 한 아주머니께서 그러더군요. ‘우리 딸도 지금 유럽에서 무전여행 중인데’라고 말입니다. 잔잔한 제 마음에 큰 파동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아닌 비범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고 안전보다 기회를 택하자고 했습니다. 세계 무전여행도 바로 그때 생각하게 됐습니다. 무전여행때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부자, 가난한 사람들 가릴 것 없이 사귀었습니다. 주로 20~30대 젊은 친구였는데 약 200명은 사귀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소중한 친구들이었고 무전여행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김치버스 투어때 언어 문제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자신했다. 류씨의 고향은 부산. 중학교 3학년 때 조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하자는 출발에서 그랬단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사진과 여행 취미를 더했다. 무전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26유로’라는 책을 펴내 어엿한 여행 전문가로 또 하나의 이름을 새겼다. 그는 이번 김치버스 투어를 준비하면서 동료 김씨와 같이 1종 면허까지 땄다. 둘이 번갈아가면서 운전한다는 계획에서 그랬다. 류씨는 해병대에서, 다른 두 명은 육군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장래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백과사전에 이름을 남기고 싶습니다. 여행이든 요리든 열정적으로 해서 그 분야에 큰 꿈을 이루고자 합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유명한 요리기획자라고나 할까요(웃음).”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우리는 경희대 조리학과 선후배 사이 ●류시형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호텔경영대학 조리학과를 나왔다. 대학 1,2학년때 국내 무전여행을 두 차례나 했다.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 무전여행을 했다. 알래스카 오지탐사, 남아공과 중국 배낭여행, 서울도보 여행, 개인사진전, 학교 앞 김밥장사, 파티 플래너, 메뉴 컨설턴트 등의 경험이 있다. 2008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경희대 대표팀 소속으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2009년에는 세계 무전여행기 ‘26유로’ 책을 펴냈다. 올해 4월 일본JTV에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 여행작가 겸 요리사로 김치버스 프로젝트 팀장을 맡고 있다. ●김승민 류씨와 같이 경희대 조리학과를 나왔으며 레스토랑 동천홍 서울대점 근무(2006), 중식 레스토랑 Mei-Chan 근무(2007), 경희대 음식 페스티벌 주방팀 파트 셰프(2009~2010), 중식 레스토랑 장가방 근무(2011), 현재 요리사로 활동 중이다. ●조석범 한국국제요리경연 경희대학교 Live부문 금상, 전시부문 은상(2010) 등을 수상했으며 2010년 제1회 조리경영학회 학술제에서 메니저로 참여했다. 현재 경희대 조리학과 휴학 중이다.
  • GM, 첨단 2인용 전기차 ‘쉐보레 EN-V’ 개발

    GM, 첨단 2인용 전기차 ‘쉐보레 EN-V’ 개발

    제너럴 모터스(GM)가 첨단 2인용 전기차인 차세대 쉐보레의 컨셉트카 EN-V 개발을 진행해 화제다. 네트워크 전기차로 불리는 EN-V는 톡톡 튀는 디자인과 첨단 기능이 특징이다. 14일 GM에 따르면 쉐보레의 EN-V는 실용성 확인을 위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용 프로그램을 가질 계획이다. 글로벌 쉐보레 마케팅 및 전략부문 크리스 페리 부사장은 “쉐보레 EN-V 컨셉트카는 교통문제가 심각해 해결책을 요구하는 곳에 거주하는 전세계 고객들에게 가능성 있는 해결책을 보여 줄 것”이라고 전했다. 네트워크화된 전기차라는 의미의 EN-V는 전기로 움직이는 2인용 컨셉트카로 지난해 상하이 세계 엑스포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환경 문제뿐 아니라 교통 혼잡, 주차, 안전성, 에너지 소비 문제를 해소해 보자는 취지에서 개발됐으며 온도 조절, 개인 수납공간, 모든 기후 상태 및 노면 상태에서의 작동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GM 선행기술 컨셉트카 담당 크리스 보로니 버드는 “쉐보레 EN-V 컨셉트카는 전기 동력과 네트워크 기반의 연결성을 결합한 차량의 새로운 특징을 창조했다.”면서 “교통 혼잡, 사고로부터 자유롭고 석유와 배출 가스가 없는 도심 운송을 위한 해결책이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재미와 패션적인 요소를 강조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잠재적인 시범 프로그램을 위해 미국 등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시범 운영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N-V는 다른 차량 및 기타 통신 인프라와 통신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차량 사고 빈도를 줄이고 주차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등의 기능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차세대 자동차로서 주목받고 있다. 디트로이트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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