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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밤의 성채

    아프가니스탄에 있던 바미안 대불은 세계 최고 불상이었다.바미안 대불은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150㎞ 지점에 있었다.1.4㎞에 걸쳐 펼쳐진 거대한 암벽에 1000여개의 석굴이 파여 있고 동쪽과 서쪽 끝에 각각 38m와 55m 높이의 대불이 세워져 있었다.바미안 대불은 소중한 인류의 문화유산이었다.그 바미안 대불이 2001년 3월 폭파됐다.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충격 속에 그 대불이 폭파되는 장면을 TV로 봤다.이슬람 원리주의자인 탈레반 정권이 바미안 대불을 파괴했다. 국제사회는 바미안 대불을 파괴하지 말라고 탈레반 정권에 압력을 가했다.그러나 탈레반 정권은 국제적 압력을 무시하고 반문명적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신의 피조물 조각상에 강한 터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문화유산의 파괴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문화재의 조직적인 약탈이다. 아프가니스탄 뿐만이 아니라 이라크의 많은 문화재들도 피해를 입었다.1991년 1차 걸프전과 최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수만점의 문화유산들이 파괴되거나 약탈됐다.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로 인류문화유산의 보고다. 문화유산은 자연재해에 의해서도 파괴되어 왔다.이란 밤시의 대규모 지진으로 2000년 역사의 페르시아 유적이 크게 파괴됐다.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1200여㎞ 떨어진 밤시는 페르시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고도(古都)다.‘진흙의 도시’로 유명한 밤의 대표적 문화유적은 성채다.사막 한 가운데 자리잡은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붉은 진흙 성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진흙벽돌 성채다.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던 성채가 지진으로 대부분 붕괴됐다. 인류의 진흙건축 유적 중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지진으로 파괴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일본에서도 지난 1995년 지진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교토(京都)의 사찰을 비롯,많은 문화재들이 피해를 입었다.그러나 일본의 피해는 다행히 크지 않았다.일본은 지진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으나 이란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밤의 진흙 성채는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알려졌다.고고학을 전공하는 이란 학생 레자 후세이니(25)는 “우리의 역사를 잃었다.”고 말했다.문명화 시대에 세계의 문화유산들이 잇달아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국제경제플러스/日미쓰이, 사우디 4억弗 공사 수주

    |도쿄 AFP 연합|일본의 종합상사 미쓰이(三井)물산이 사우디 아라비아로부터 4억 6300만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4기 건설공사를 수주했으며 플랜트 건설 부문을 한국의 현대중공업에 넘길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21일 보도했다.일본 기업이 중동지역에서 대형 발전소 건설 공사의 주계약자로 선정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사우디의 대기업인 ‘브리튼 앤드 사우디 오제르 국제전력’으로부터 수주한 계약에 따라 미쓰이물산은 페르시아만 인근 사우디 아람코 정유공장 인근에 발전소를 건설하게 된다.
  • 이런 책 어때요/ 악기(樂記) 외

    악기(樂記) 이영구 엮음 자유문고 펴냄 고대 중국,특히 주나라 때 악(樂)은 예(禮)와 더불어 정치상 매우 중요한 개념이었다.예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했다면,악은 인심을 감화시키는 구실을 했다.공자 또한 예와 악을 매우 중시했다.공자시대에는 시·서·예·악이 사대부의 필수교양이었고 후에 주역과 춘추가 추가돼 6경으로 발전했다.이 책은 ‘예기’의 ‘악기’편 전문을 비롯, ‘여씨춘추’‘시경’‘서경’‘효경’ 등 중국고전에 실려 있는 음악론을 골라 묶은 것.부록으로 팔일무(八佾舞,나라의 큰 제사 때에 64명의 악생이 8렬로 정렬해 추던 춤)의 춤사위가 실렸다.1만 2000원. 이산 열국지 최이산 옮김 신서원 펴냄 한학자인 저자가 텍스트 자체의 번역에 초점을 맞춰 새로 펴냈다.주나라가 이방민족인 견융에 쫓겨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부터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까지 550년 간의 춘추전국 시대가 배경이다.노자·공자·맹자·상앙·한비자·장자·손자·오자서·진시황 등 숱한 인물들이 난세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다.원저자는 명나라말기의 문장가인 풍몽룡.‘삼국지’가 사실상의 주인공인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죽고 나면 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반면 ‘열국지’는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완수하는 절정에서 막을 내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전12권 각권 1만원. 짜르의 마지막 함대 콘스탄틴 플레샤코프 지음 / 표완수·황의방 옮김 중심 펴냄 1905년 5월27일,유럽중심의 현대세계는 막을 내렸다.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가 유럽의 열강을 물리친 것이다.이날 일본은 당시 세계 제1의 육군국이자 제2위의 해군국인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쓰시마 해협에 수장시킴으로써 러·일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이 승리로 일본은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반면 러시아는 혁명의 불길에 휩싸이게 됐으며,결국 볼셰비즘의 제국으로 발전했다.이 책은 레판토,트라팔가,유틀란트,미드웨이 해전과 함께 세계 5대 해전의 하나로 꼽히는 쓰시마 해전에 대한 본격 연구서다.1만 8000원. 세계를 매혹시킨 반항아 말론 브랜도 패트리샤 보스워스 지음 / 정영목·고명섭 옮김 푸른숲 펴냄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근육질의 비천한 노동자 코왈스키로 나와 특유의 웅얼거림과 야수적 즉흥연기를 선보임으로써 신인간형의 등장을 선언한 배우 말론 브랜도.‘워터프런트’의 일자무식 노동자 테리 멀로이,‘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이방인 폴,‘대부’의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지옥의 묵시록’의 광기에 찬 커츠 대령 등 그는 영화를 통해 수많은 초상들을 만들어냈다.하지만 그는 배우라는 직업의 가치를 끊임없이 의심했다.특히 할리우드의 탐욕과 위선,협잡에 경멸감을 감추지 않았다.브랜도의 내면을 밝힌 평전.1만 4000원. 길 위의 천국 이지상 지음 북하우스 펴냄 터키는 수많은 문명과 종교의 지층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동서양의 다리’다.그 지층을 한 꺼풀 벗기면 약 500년간에 걸친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흔적이 나타나고,기독교 초기 유적지와 1000년에 걸친 동로마 제국의 기독교 문화가 드러난다.더 깊이 들어가면 알렉산더 대왕,페르시아,트로이 전쟁의 흔적이 보이며 기원전 20세기 무렵 철기문명을 일으킨 히타이트 족의 유적도 나타난다.맨 밑바닥에는 인류 초기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자리잡고 있다.이런 것들이 바로 여행칼럼니스트인 저자가 터키를 인류의 보물창고라 부르는 근거다.1만 3800원.
  • [열린세상] 지정학적 감수성을 배양하자

    세계의 지리학자들은 조선 태종 2년(1402년)에 만들어진 세계지도인 혼일역대국도강리지도(混一歷代國都疆理地圖,이하 ‘강리도’)를 보고 놀란다.강리도는 예수회 신부 마테오 리치가 만든 곤여만국전도(1602년) 이전에 동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유일한 세계지도이다.구미학자들은 아프리카의 남단 부분이 정확하게 그려진 것을 보고 경탄을 금치 못한다.바르톨로뮤 디아스가 희망봉을 발견한 1488년까지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남쪽이 어떤 형태인지 몰랐다.큰 대륙이 연이어 있다고 그린 지도도 많았다.일본 학자들은 규슈와 혼슈의 위치 잡기가 상당히 정확하고,간토 이북의 묘사도 당대 일본에서 유행하던 교기 지도보다 낫다고 말한다.다만 일본 열도의 위치를 한반도 남쪽에다 그려 넣어 전체구도가 일그러졌고,위도도 뒤집어져 있지만,이는 여백을 살리기 위해 사용한 편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태종이 권근과 이회에 일러 이 세계지도를 만들게 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북쪽으로는 여진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고,남쪽에는 왜구가 자주 출몰하였기 때문에 건국 초기 조선은 해외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이회는 이 지도를 만들기 위해 명에서 가져온 성교광피도와 혼일강리도를 합성하였고,일본에도 사람을 두 차례나 보내 지도를 구하고,실제조사를 하게 하였다.강리도는 15세기 조선의 지도제작자들이 얼마나 외부의 정보를 가공하고 합성하는 데 뛰어났는지 잘 보여준다.여기에는 그리스의 위대한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아랍·페르시아의 지도 제작자,중국과 일본의 지도 제작자들의 지식이 훌륭하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실측도가 아니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중국과 조선이 대단히 크게 그려졌고,일본은 왜소하게 그려졌다.유럽,아프리카,아라비아 등 나머지 세계도 대단히 축소된 형태로 그려져 있고,인도는 해안선에 붙어있어 금방 식별하기 힘들 정도이다.하지만 이 지도가 당대 조선의 국제정치적 관심을 보여주는 심상지도(心象地圖)라는 점도 명심하자.당시 조선은 동아시아 지리정보의 센터였고,정녕 뛰어난 지정학적 감수성을 지닌 지도제작자들이 많았다.안타깝게도 이 전통은 성리학의 융성과 더불어 점차 사라졌다.뒤늦게도 구한말 유길준이 ‘서유견문’에서 새로운 심상지도를 그리지만,너무 늦었고,조선은 국권을 상실했다. 강리도가 제작된 지도 벌써 600년이 넘게 흘렀다.하지만 지정학적 감수성으로 재단하면 지금이 그때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대북 문제로,이라크 파병 문제로 분열되어 싸우는 지금 나라는 거의 두 동강나 있다.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찬반논란에 국력을 소진시키고 있다.언성만 높아가고,과도하게 감정이 이입된다.상대방을 설득시키는 토론이 사라진 지 오래이다. 해결되지도 않을 격론이 거듭되고 공감대가 점점 사라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엘리트나 사회 성원들 다수에게 공유되어야 할 지정학적 감수성과 실사구시 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세계화와 개방의 시대라고 하지만,세계 속에서의 한국 위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없다.그런 합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조차 없었다.탈냉전 시대에 들어와서 세계 전체가 요동을 치고 있는데도,바깥을 향한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정하다.국내의 내부갈등에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차분하게 밖을 바라보지 못한 까닭이다. 이미 IMF 위기도 겪지 않았던가? 시민단체 사람들뿐만 아니라,현실 정치인들조차 국제 정치와 경제가 게임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국내정치의 연장으로 파악한다.현실주의 입장에서 계산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들이 도덕적으로 정서적으로 재단된다. 예송논쟁으로 당쟁으로 소일했던 조선의 선비들은 명분을 중시했다.하지만 실사구시를 버린 명분론 타령으로 국력은 소진되었고,종국에는 국권도 잃고 말았다.전란을 겪었고,나라를 잃었고,6·25 전쟁을 겪었던 이 위험하고 불안정한 공간인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과연 무엇인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 성 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원
  • 호두 하루 한개 먹으면 10년 장수 한대요

    ‘가을의 정수’는 호두(胡桃)라 할 수 있다.누런빛을 띠는 단단한 껍데기 속에 건강에 좋은 영양과 고소한 맛이 오밀조밀 들어 있다. 호두의 과육이 사람의 뇌 모양같이 생긴 탓에 예부터 많이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는 것으로 믿어왔다.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에 좋은 것으로 최근 밝혀져 과거의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40대가 하루 1개를 먹으면 10년 장수하고,50대는 5년 장수한다는 설도 있다. 페르시아가 원산지로 추정되는 호두는 동·서양에서 모두 사랑을 받은 과실이다.우리나라에선 정월 보름에 땅콩·밤 등의 견과류와 함께 부럼으로 먹었다.입맛을 잃고 기운이 없을 때 호두죽을 먹으며 기운을 차리기도 했다.또 일이 복잡하게 얽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호둣속 같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우리와 친근하다. ●기억력 향상·치매예방에 도움 중국에서도 귀족들이 호두를 선물로 주고받을 정도로 좋아했다.청나라 말기 서태후는 노년에도 아름다운 피부를 간직해 부러움을 샀다.아름다운 피부의 비결은 호두로 만든 음식을 즐겼기 때문이다.머리카락을 검게 하고 윤이 나게 하는 등 탈모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에서도 호두 사랑이 지극했다.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가 ‘호두까기 인형’이란 불멸의 작품을 남겼을 정도다.유럽에선 호두가 천연 식품 가운데 가장 영양가가 높고,소화가 잘돼 ‘신의 견과(Nut of God)’로 불릴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이런 호두에는 가을의 정수답게 영양이 뛰어나다.옛날엔 호두를 삼과피(三果皮)라 하여 밤·잣·은행 등과 함께 으뜸으로 꼽았다.동의보감을 보면 호두는 신경쇠약증·불면증·고질적인 부스럼 등과 함께 여성들의 유방이 붓고 차가운데 효험이 있다.항암본초에는 익지 않은 호두를 따 술에 담아 먹으면 식도암·위암·간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호두는 식물성 식품이지만 영양을 보면 지질이 높아 동물성 식품처럼 보인다.지방이 66∼69%로 아주 높다.호두의 불포화 지방(건성유)은 특수한 향미를 지니고 있으며 고급요리·약용 등으로 쓰인다.단백질 14∼16%,탄수화물 11∼13%가 들어 있다.열량은 호두 100g당 652㎉에 이른다.또 비타민 A·E와 비타민B군이 들어 있으며 인·철·망간·칼슘·나트륨 등도 많은 편이다.비타민E는 감마 토코페롤로서 전립선암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동의보감 ‘신경쇠약증·불면증에 효험' 호두의 지방은 대부분 복합불포화지방산(76%)과 단순불포화지질(14%)로 구성돼 있다.호두의 복합불포화지방산은 오메가-3이다.오메가-3의 하루 권장 섭취량 기준은 우리나라는 설정되지 않았지만 캐나다·일본·영국 등에선 하루 1∼2g정도로 정해 놓았다.특히 콜레스테롤은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며,호두의 알파 리놀레닌산은 심장병과 심장마비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오메가-3의 모체인 알파 리놀레닌산이 풍부한 호두 기름도 건강에 좋다.호두 기름은 백혈병으로 오는 폐렴,소아나 유아의 기관지염,폐선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 호두에는 100g당 15.4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인체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불가결한 9종의 필수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필수 아미노산은 인체에서 생성할 수 없어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해야 한다.라이신,트립토판,히스티딘,페닐알라닌,류신,이소류신,트레오닌,메티오닌 그리고 발린이 그들이다.단백질이 좋고 나쁨은 이들 필수 아미노산의 함유량에 달려있다. ●100g당 652kcal… 콜레스테롤 ‘0' 이런 호두는 과거엔 주로 약재로서 가루약이나 알약으로 쓰였다. 우린 주로 부럼처럼 곧바로 먹거나,‘천안호두과자’처럼 빵의 속재료로 이용해왔다. 색다르게,호두를 이용한 샐러드를 만들어보자.재료로는 그레이프푸르츠 1개,오렌지 2개,딸기 0.5ℓ,파인애플 (@)개,사과 1개,바나나 1개,배 1개,씨없는 포도 1컵,호두 (A)컵,시금치 약간을 준비한다.먼저 모든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3㎝크기로 자른 다음 시금치·호두·오렌지를 뺀 나머지를 모두 살살 버무려 둔다.여기에 오렌지를 주스로 짜서 넣고 다시 버무린 뒤 시금치를 깔고 과일을 올린다.그 위에 호두를 뿌리면 된다. ■ 도움말 이문호 임업연구원 특용수과 연구원,정세채 경북과학대 바이오식품계열 교수 이기철기자 chuli@
  • 책꽂이

    ●사흘에 그린 자화상(승지행 지음,배꼽마당 펴냄) 여든셋의 나이에 왕성하게 작품을 내고 있는 작가의 장편.사흘동안 일어난 일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나는 누구인가’란 문제를 파고든다.전통 소설기법을 깨는 형식의 새로움도 신선.9800원. ●숨어사는 즐거움(강제윤 지음,녹두 펴냄) 88년 등단한 시인이 보길도 생활을 담아 펴낸 두번째 글모음.흑염소 이야기 등 생활과 일 속에 느낀 단상과 여행 경험을 60여편의 산문과 시로 묶었다.9000원. ●사랑하는 이여 바람 부는 밤에 나는 더 사랑한다(이동녘 지음,행복한책읽기 펴냄) 89년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천막교회 목회자,노동자 등의 체험은 이웃들의 고난한 삶을 종교·노동·가난으로 버무려 생생하게 노래한다.6000원. ●인도로 간 또또(강석경 지음,열림원 펴냄) 작가가 인도 체험을 바탕으로 쓴 어른용 동화.말썽꾸러기 또또가 자기속의 다른 인물 나나를 발견,성장하는 과정을 다룸.9년 만에 재출간.박문선 화백이 그림을 보탬.8500원.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정일근 지음,문학사상사 펴냄) 84년 등단한 뒤 병마와 싸우면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온 시인의 7번째 시집.“시와 함께 죽을 수 있는 사람,시와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고백이 60편의 시에 녹아 있다.5000원. ●남사당의 노래(정창근 지음,모시는사람들 펴냄) 남북한과 유럽에서 작품을 발표한 이색 경력의 작가가 내놓은 신작.남사당패 주인공을 통해 조선 말기 백성들의 고통상을 그리며 새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1만원. ●코리안 메모리즈(최종림 지음,누보 펴냄) 시인 겸 극작가인 지은이의 장편 소설.8·15 해방을 연합군의 승리로 인한 수동적 광복이 아니라 임시정부와 대한광복군의 투쟁끝에 얻은 독립으로 조명.8000원. ●악의 꽃(샤를 보들레르 지음,윤영애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 ‘현대시의 시조’라 불리는 시인의 대표시집.기존 번역서의 미흡한 점을 보충 수정하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곁들였다.1만 5000원. ●입술 없는 꽃(메블라나 잘라루딘 루미 지음,이성열 옮김,문학수첩 펴냄) 페르시아 신비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의 작품집.13세기 신비적관념과 사상을 망라한 작품 100여편을 골랐다.우정과 사랑이 중심 주제.5500원. ●이제야 너희를 만났다(신달자 지음,문학수첩 펴냄) 70년 등단한 중견시인이 30여년 동안 발표한 10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선집.일상에 가려 그리지 못한 삶의 얼굴을 가시화하는 시세계를 만날 수 있다.6500원.
  • [씨줄날줄] 에덴동산

    인간은 영원히 낙원을 꿈꾼다.페르시아 말에서 유래한 파라다이스,토머스 모어의 공상소설 제목이기도 한 유토피아,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황금시대가 있는가 하면 중국에서는 임금 없어도 살 수 있는 요순시대가 인류가 꿈꿔온 낙원들이다. 신들의 고향인 중동에서 만들어낸 낙원은 에덴동산.성서에 나오는 지명의 위치를 추론하느라 고민해온 성서고고학자들은 어느 때부턴가 구약성경 창세기에 에덴동산에서 강이 발원하여 티그리스(힛데겔),유프라테스,비손,기혼 등 4강의 근원이 됐다는 구절을 근거로 지금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는 이라크 남부 알쿠르나 지역에 에덴동산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담과 하와(이브)로부터 인류가 기원했다는 성서의 말씀은 20세기 분자생물학과 만나,성서고고학자들의 추론과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결론이 도출되기도 했다.생물학자들은 여성을 통해서만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인류가 단 하나의 여성으로부터 출발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하였으나 그 여성은 20만년전쯤 아프리카에 거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에덴동산으로 여겨지고 있는 알쿠르나 일대가 후세인 정권 시절 황폐화됐다며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복원에 나서겠다고 한다.시아파 교도의 저항이 거세지자 후세인이 대규모 댐과 운하를 부근에 건설,갈대가 무성했던 습지를 건조지역으로 바꿔버렸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한때 50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지금은 2만∼4만명에 불과하다고 한다.부시 대통령은 복원 예산으로 1억달러를 요청했는데 미 의회는 그 정도로는 어림없는,너무 거대한 사업이라 국제적인 재정지원이 따라야 한다면서 예산을 삭감해 버렸다. 아담과 이브는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뒤 낙원에서 쫓겨나지만 그 대신 선악에 대한 지혜를 갖게 된다.에덴동산이 이라크전 선무 차원에서 거론되는 것이나,전후 부담을 자꾸 국제사회에 떠넘기려는 미국 태도가 께름하기는 하지만 그곳 환경과 주민들의 보금자리가 복원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여기에 더해 걸핏하면 힘을 마구 휘두르는 패권주의자에게 선과 악에 대한 바른 판단이복원된다면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이런 바람 또한 낙원처럼 이를 길 없는 꿈과 같겠지만. 강석진 논설위원
  • 책 / 그리스 문화 산책

    정혜신 지음 민음사 펴냄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했을 때 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귀족들의 서가에 꽂힌 책과 예술품을 실어나른 일이었다.정복자인 로마인들은 그리스어를 배웠고 로마의 위대한 문학가들은 그리스 문학을 공부의 시작으로 삼았다.“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했지만 오히려 그리스가 미개한 정복자를 지배했다.”고 한 로마의 서정시인 호라티우스의 말은 그런 정황을 압축해 보여준다. 서구 사상사의 궤적은 좀 과장해 말하면 고대 그리스를 향한 충동의 역사다.철학자 니체는 그리스 세계를 아폴론적인 것(조형의 원리)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음악의 원리)의 이중성에서 찾았고,화이트헤드는 유럽의 철학전통을 ‘플라톤에 대한 각주달기’로 일축했으며,푸코와 들뢰즈 등은 그리스예술에서 미학의 이상적 원리를 찾았다. ‘그리스 문화 산책’(정혜신 지음,민음사 펴냄)은 디오니소스의 열정에서 사포의 사랑까지 인간의 존엄성과 영혼의 자유를 갈망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과 문학을 다룬다. 그리스 고전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그리스의 위대한 문화를 낳게 한 자양분은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과 신념이라고 강조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자유를 향한 열망과 이것이 낳은 인간본성의 해방이야말로 그리스적 지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아이스퀼로스의 비극 ‘페르시아인들’의 한 장면은 그리스적 자유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다리우스 왕의 부인인 아토사가 그리스인들이 어떤 자들이기에 거대한 페르시아제국을 물리칠 수 있었는가 묻자 페르시아의 원로들은 이렇게 대답한다.“그들은 노예도 신하도 아닌 자유민입니다.” 저자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실을 받아들이겠다며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오이디푸스의 자유의지,마음의 평정을 인간의 참자유라고 외친 에피쿠로스,교육을 통해 진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진보사상을 설파한 소피스트,사회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 디오니소스,감정의 균형을 통해 마음의 자유를 찾는 그리스비극 등도 모두 자유의 관점에서 설명한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 책 / 승리와 패배

    볼프강 헤볼트 지음 / 안성찬 옮김 해냄 펴냄 ●역사상 극적인 전쟁 50건 소개 “나폴레옹이 항복한 곳.오,그래.내 운명도 마찬가지네.너에게 정복당한 나…너를 언제까지나 사랑하리.”1974년 ‘유러비전 그랑프리’를 수상한 ‘워털루’라는 제목의 이 곡은 사실 전투와는 별 상관이 없으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과도 거리가 멀다.단지 워털루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곡에 이용했을 뿐이다.이 히트곡은 곧 사랑의 노래다. 1814년 유럽도 똑같이 소리쳤다.“나폴레옹이 항복했다.만세!” 나폴레옹이 엘바섬에 갇히자 사람들은 나폴레옹 전쟁의 종말을 축하했다.빈 회의에서는 유럽의 5대 강국인 오스트리아·러시아·프로이센·영국·프랑스의 사절단이 마주 앉아 낮에는 유럽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논의했고 밤에는 왈츠를 췄다.하지만 파티는 곧 중단됐다.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해 1815년 3월 프랑스에 도착한 뒤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파리에 입성한 것이다. ‘승리와 패배’(볼프강 헤볼트 지음,안성찬 옮김,해냄 펴냄)는 인류 최초의전쟁인 트로이 전쟁에서부터 중세 기사계급 몰락의 서곡이 된 젬파흐 전투,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끌어낸 요크타운 포위전,최근의 중동 전쟁까지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극적인 전쟁 50건을 소개한다.전쟁의 전개 과정뿐만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게 된 역사·문화·사회적 배경,국제사회에 끼친 영향까지 폭넓게 다룬다. 책은 여러 시대의 전쟁들을 의식적으로 안배한 듯하다.로마와 카르타고 간의 칸나이 전투를 비롯한 고대의 고전적 전쟁을 다뤘고 중세의 헤이스팅스 전투도 빼놓지 않았다.하지만 전체적으로 20세기 전반에 일어난 전쟁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전쟁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그 안에서 벌어진 전투들이야말로 어떤 사건들보다 우리의 정치적 사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다.한 예로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인류에게 가장 큰 정신적 외상을 안겨준 사건 가운데 하나다. ●日 진주만 기습, 인류에 정신적 외상 “니타카 산에 올라라.” 1941년 12월1일 일본 해군에 비밀 공격지령이 떨어진 이후 반 년 동안 미국은 끔찍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미국의 전투함대는 12월7일 아침 일본 전투기들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두 차례에 걸친 공격에 대부분의 군함들은 파손됐고,2403명의 해군이 목숨을 잃었다.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일본의 국제법 위반에 격노했다.일본의 선전포고가 어뢰와 폭탄이 터지고 난 다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진주만 공격을 소재로 한 책 제목이 ‘우리는 새벽에 자고 있었다’일 정도로 당시 미군들은 무방비 상태였다.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은 승승장구해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원정과 비교될 정도로 대단한 전과를 올렸다.이들에 의해 세계제국은 다시 한번 무너졌다.영국·프랑스·네덜란드는 아시아지역에서 그들의 식민지를 급속히 잃어갔다.하지만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으로 불과 5분 만에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하게 된다. 저자는 전쟁의 처음과 끝,승자와 패자를 이야기하면서 “승리도 패배만큼 비극적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영국의 웰링턴 공은 나폴레옹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겼지만 수천명의장병과 친구를 잃었기에 결코 기뻐할 수 없었다.그는 “패전 다음으로 가장 슬픈 일은 승전이다.”라고 되뇌었다.전쟁의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그 실체는 참혹할 뿐이다.아우스터리츠 전투는 유럽 전역에 “살아있는 자에게 죽음을”이란 말을 유행시켰으며,인디언 탄압에 나선 미군들은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 채 죽어야 했다.2차대전 때 갓 스물을 넘긴 일본 청년들은 스스로 폭탄이 돼 사지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패전 다음으로 가장 슬픈 일은 승전 ‘해냄 클라시커50’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이 책은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죽어 있는 전쟁이 아니라 생생한 역사의 교훈을 전해주는 살아 있는 전쟁의 모습을 보여준다.전쟁의 흔적을 담은 300여 컷의 컬러 화보와 전쟁지역의 지정학적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전쟁 관련 참고도서 등이 실려 있어 일반의 이해를 돕는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6)조동일 - 한국의 학문, 탈 식민지화를 위해

    저 옛날 원효는 중국으로 가려다 중도에 돌아왔으되 당대 불교철학의 첨단에 서 있었다.오늘날에도 해외에 유학하지 않고 세계적인 학문을 이룩하는 사람이 있다.그가 바로 국문학자 조동일 선생이다.“유럽 문명권의 독주 때문에 빚어진 불행한 역사를 청산하고 다음 시대를 열기 위해서 일제히 노력하는데 동아시아도 다른 여러 문명권과 함께 적극 기여하는 것이 마땅하고,한국에서도 할 일을 해야 한다.나는 내 나름대로 그 임무의 일단을 수행하면서,주위의 다른 사람,이웃나라 학자,다른 문명권 학계의 분발을 촉구한다.”(조동일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 중에서) 말복을 앞두고 부채질을 해야 할 만큼 뜨겁던 날,선생의 연구실 바깥에서는 매미 소리가 따갑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선생은 역시 변함이 없었다.뭔가 혼자만의 담대한 구상에 빠져 있다 불청객을 맞은 듯했지만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지 손수 녹차를 타주시는 배려를 보이기까지 했다. 비록 내 자신이 도둑맞은 건 아니었지만,선생과의 인터뷰 테이프를 도둑맞은 나는 뭐라 변명 드릴말씀이 없었다.빨리 본론을 시작하는 수밖에. “다시 선생님의 근황을 여쭈어 보아야겠어요.” “‘지방문학사 연구의 방향과 과제’라는 책을 썼어요.이제 교정을 다 봐서 책이 곧 나올 단계입니다.그리고 ‘국문학통사’도 한 번 더 고쳐서 제4판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이 작업은 오래 걸려서 2005년 초에나 나올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한국문학사를 연구해 오셨는데요.우리의 문학은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의 문학과 어떤 점에서 구별될 수 있을까요?” “한국문학사가 세계문학사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점이 뭐가 있느냐.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어요. 첫째,구비서사시의 전통입니다.우리 문학을 보면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사시가 면면히 이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어느 한 시대에 구비서사시의 풍부한 유산을 가진 나라는 여럿 있지만 이렇게 시대에서 시대로 이어지면서 면면히 새롭게 창조되는 구비서사시를 볼 수 있는 것은 한국문학이 특별한 경우입니다.시대에 따른 역동성이 있다는 것이죠. 둘째,한국은 동아시아 문명권의 중간에 위치해있습니다.중국이 중심부이고 일본이 주변부라면 한국은 중간부인데 중간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느냐.중심부가 발전시킨 공동 문어문학과 주변부에서 일찍부터 발전시킨 자국어 민족문학이 비슷한 비중으로 발전하면서 그 양자가 밀접한 관련 양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한국문학의 이런 특징은 다른 문명권의 중간부에서도 발견됩니다.산스크리스트어 문명권의 타밀,아랍 문명권의 페르시아,유럽 문명권의 프랑스나 독일 등이 그렇지요. 셋째,한국은 식민지 통치를 받으면서 근대문학을 일으켰는데 식민지 경험을 가진 다른 어느 나라의 문학보다 훌륭한 근대민족 문학을 이룩했습니다.그리고 그것은 앞 시대의 축적의 대가입니다.일본 식민지 통치는 언론과 정치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했고 이것이 문학에서는 고도의 암시와 상징,비유를 가능케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 근대문학은 문학적 창조의 방법을 보이면서도 민족이 요망한 것을 깊이 집약하는 양면성을 갖추었습니다.이것은 우리 문학이 가진 한 특성이면서 제3세계 근대문학이 가진 보편적 특징을 잘집약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고대,중세,근대에 걸쳐 한국문학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전통과 가치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군요.문명권을 중심부,중간부,주변부로 보는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동아시아 문명권의 경우 중국은 공동 문어문학,즉 한문학의 중심부이고 그 규범을 보인 성과가 높은 반면에 중국의 백화문학은 근대에 들어서야 성립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반면에 일본은 공동 문어문학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 수준도 별로 높지 못한 데 반해 자국어문학은 일찍 성립된 편입니다.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굉장한 것인 양 자랑하고 있는데 이것은 문명권의 주변부가 가지는 일반적 특성일 뿐 민족성 우위를 주장하는 것은 전혀 적합하지 못합니다.일찍 자국어문학을 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보다 유럽 문명권에서 주변부 중의 주변부인 아이슬란드보다 못합니다.중세에는 공동 문어문학을 잘한 중간부,즉 한국이 아주 위세가 높았고,근대에 와서는 주변부였던 탓에 자국어 문학이 일찍 개화한 일본이 조금 나은 형편에 놓여 있는 거지요.그러나 근대를 넘어서서 다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근대와 중세의 유산을 함께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공동 문어문학에 함유된 가치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중간부인 한국의 중요성이 커집니다.유럽처럼 동아시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가지고 있는 중세적 보편성과 일본이 가지고 있는 개별성을 함께 구비하고 있는 한국이 두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구실을 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 한국문학 연구를 폭넓은 시야를 확보하면서 주체적,독자적인 위상으로 끌어올리는 문제를 깊이 고민해 오신 것 같은데요.” “학문하는 데 있어 흔히 볼 수 있는 두 가지 조류가 있어요.하나는 서양 학문을 가져와서 우리 것을 만들고 또 그것을 토착화하자는 수입학이죠.그런데 이 수입학은 아무리 잘해도 원산지보다 잘 할 수는 없어요.원산지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죠.또 수입학으로 대안을 만들 수는 없는 거죠. 다른 하나는 국학,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이것을 자립학이라고 했어요.수입학이 범람하는 와중에 자립을 하자는 것도 좋지만 우리 것에 매달리면서 그것의 의의를 많은 경우 감정적으로 설정하고,우리 것이 가지는 보편적 의의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편성이 결여돼 일반이론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자립학입니다.이러한 자립학으로도 우리 학문은 학문이 크게 나갈 수는 없어요. 수입학의 폐단과 자립학의 폐쇄성을 함께 넘어가는 바람직한 학문의 방법이 필요한데,나는 이것을 창조학이라고 명명했습니다.창조학이란 뭐냐면,우리 것,우리 민족,우리 유산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의의를 발견하고 그것을 한편으로는 동아시아로 확대하고 제3세계로,세계로 확대하는 것이죠.동아시아로 확대한다는 것은 중세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고 제3세계로 확대한다는 것은 근대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과를 가지고 유럽문명권 사람들이 무엇을 잘못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거죠.그렇게 해서 근대를 합리화하는 그들의 한계에서 벗어나,유럽 문명권 중심주의를 세계 전체로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그것의 근본적 결함을 비판하고 대안이 되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학문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중요한 말씀 같습니다.그런데 학문을 함에 있어 언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예컨대 영어를 잘 알아야 한다든가,말입니다.” “국제비교문학회 같은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보면,말할 수 있는 사람은 할 말이 없고 할 말이 있는 사람은 말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겪게 됩니다.우리나라뿐 아니라 제3세계가 다 마찬가집니다.말할 수 있으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은 영문학,혹은 국문학 전공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영어는 빠지지 않게 하지만 내용이 없다는 것이죠.할 말도 있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 그것을 외국어로 표현할 줄도 아는,그러니까 양쪽을 갖춘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영문학자나 국문학자가 그렇게 하기는 매우 어려워요.국문학을 깊이 공부하는 사람이 비교연구의 관점도 다 갖추고 세상에 통용되는 말로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 현실이고 제3세계 국가들도 모두 비슷합니다.그런 공통적인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영어를 공용어로 해야 경쟁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견해는 만만치 않은데요.복거일씨가 그런 분 가운데 한 사람이었죠?” “영어는 일종의 교통어입니다.모국어가 다른 사람끼리 통용하기 위한 말인데,교통어로서의 영어가 갖는 효용성을 부정할 수는 없겠죠.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할 말은 점점 더 없어져요.할 말이 있고 말을 못하면 다른 사람이 번역을 해서라도 내놓을 수 있는데 말을 할 수 있고 말할 내용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대목에서 선생은 어조가 한결 높아진다. “지난번에 그런 주장이 횡행하길래 3개월 만에 급한 대로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이라는 책을 썼습니다.관심이 있어 자료는 모으고 있었지만 내 분야가 아니었기에 바로 쓸 계획은 없었어요.그러나 문제가 시급하다는 생각,몇 달 만에 책을 썼고 원고 넘기고 한 달여 만에 책이 나왔어요.그 책의핵심 중 하나는,영어 공용어 국가는 영국과 미국의 식민지였거나,자기 나라 사람끼리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뿐이라는 것이에요.우리나라 사람끼리 말이 통하지 않게 하는 것,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어 한국어를 못 쓰게하는 것은 어떤 정치권력이나 법으로도 불가능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소리를 떠드는 것은 사람의 의식을 혼미하게 하는 거예요.영어를 공용화한 나라가 얼마나 많은 불행과 고통을 겪고 있는지 조사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하고 정책을 좌우하는 사람들까지 부응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그것은 경쟁력도 못키우고 학문을 발전시키지도 못합니다.” 선생은 외국어를 가장 잘하는 국문학자 가운데 한 분이고 학문을 하려면 5개국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영어 공용어론에 대해서는 여간 강경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마 평생 학문을 학문답게 해온 사람의 지혜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닐는지. 나는 선생께,선생님도 생활이라는 개념이 있느냐고 여쭈었더니,그렇단다.매년 8월 아무 날에는 제자들과 속리산에함께 오르신단다.이 글을 정리하느라 선생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매주 일요일 오후 1시5분쯤이면 도봉산역에 도착해 등산을 하신단다.참으로 놀라운 생활이 아니냐.그 규칙성,그 성실함이라니. ■방교수가 본 국문학자 조동일 옛날에 신림 4거리에서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어떤 큼직한 가방을 멘 사람이 혼자 쑥 들어오더니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호프 500cc를 한 잔 시켜 마시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그가 바로 조동일 선생이었다.그 무렵 나는 그가 늘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마냥 큼직한 커리어백을 끌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곤 했다.그는 다른 생각 없이 공부만 하고 땅만 보고 다니는 사람 같았다.생각은 하늘에 두고. ●도전과 의지의 삶… 저서 50여권 이번에 조동일 선생과 인터뷰를 치르는 동안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녹취 테이프 푸는 일을 맡은 작가 김신우씨 집에 도둑님이 들어 테이프를 잃어버린 것.생각다 못해 선생에게 다시 인터뷰를 하자고 어렵게 말씀 드렸더니 쾌히 그러자신다.천재지변 같은 일을 어떻게하겠느냐고. 나는 선생 연구실의 낮은 문턱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높고 낮음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었다. 1939년 경상북도 영양 사람으로 예천 출생이다.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뒤 국문과에 다시 입학,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도전과 의지의 삶을 살아왔다.1982년에 간행되기 시작하여 모두 다섯 권으로 낸 ‘한국문학통사’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쓴 저서가 모두 50여권. 그의 관심은 한국문학에서 출발하여 한국문학으로 끝나되 그 단일 주제는 끊임없이 확장,심화되어 왔다. ●평생 한국학의 세계성 탐구 ‘우리 학문의 길’(1993) 등이 보여주듯,그는 한국 지식사회가 주체성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길을 고민해 왔으며 나아가 그러면서도 정저지와(井底之蛙)에 머무르지 않는 학문의 창조성을 고창해 왔다.최근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처럼 그동안의 학문적 성과를 갈무리하는 저서를 내는 한편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민족문화가 경쟁력이다’(2001) 같은 저서로 사회 일각의 천박한 서양 동화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언어와 학문의 가치 옹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재미있고 유익한 볼거리 풍성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주제 영상인 ‘천마의 꿈-화랑 영웅 기파랑전’ 등 다양한 볼거리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화랑 영웅 기파랑전 신라 설화중 가장 신비로운 인물인 화랑 영웅 ‘기파랑’과 연인 선화낭자,동해의 거친 물결을 잠재웠다는 만파식적의 설화 등 3개의 신라 설화를 연결시켰다.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 드라마틱하고 부드럽게 펼쳐진다.엑스포조직위가 자랑하는 첨단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4D입체 영상작품이다.3D영상에다 장면에 따라 실제로 향기나 바람,안개 등의 특수효과를 관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제작된 꿈의 기술이다.특수 안경을 끼고 15분 동안 관람한다. ●세계 신화전 ‘신의 나라’,‘인간의 나라! 지하의 나라’,‘사이버 나라’ 등 체험공간으로 관람객을 이끈다.한국·중국·일본 동양 3국 신화,그리스-로마 신화,이집트 신화,북유럽 신화 등에 담겨있는 우주의 탄생과 소멸,인간의 삶과 죽음 등 심오한 내용을 다양한 영상물과 조형물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세계 꼭두극축제 국내·외 11개 인형극단이 인형을 통해 유익한 이야기 보따리를 펼친다.엑스포기간에 매일 2개 극단이 하루 4차례씩 공연한다.하영훈 인형극단의 ‘동물들의 음악여행’,베트남 수중 인형극단의 익살맞은 15개 단막극 ‘수중 인형극’,스페인 퍼폭 공연단의 줄 인형을 이용한 댄스극 ‘프래그먼트’ 등이 펼쳐진다. ●세계 캐릭터·애니메이션전 신화와 설화를 상징하는 ‘천마’에서부터 현대의 대표적 캐릭터 ‘마시마로’(엽기 토끼)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전시된다.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포토 존에서 애니메이션 주인공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난장트기 신라의 저잣거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웃음과 해학,신명이 넘치는 한마당 행사다.난전상의 흥정소리,엿장수의 가윗소리는 물론 중국과 아라비아·페르시아 등 서역 상인의 공연도 함께 펼쳐진다. ●세계벼룩시장 유럽·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관 등 대륙별로 전시관을 만들어 인도의 대리석 동물상,인도네시아의 발리북,스페인의 플라멩코 인형,이탈리아의 베니스카니발 가면 등 다양한 토속상품과 음식을 판매한다. ●첨성대 영상관 초대형 3D 입체 스크린을 통해 지구 온난화,해양 서식지 파괴,산림 황폐화 등 지구 환경문제를 경고한다.모든 연령층의 관객들이 지구환경의 문제점과 위험에 처한 동물 등을 영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경주 한찬규기자
  • [외교관 통신] 東海 이름 되찾아 준 ‘국력’

    어느 시인이 내가 그를 꽃이라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하였듯이 이름은 그만큼 우리들에게 소중한 것이라고 본다.‘동해’라는 이름 속에는 우리의 역사가 있고,얼이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도 있다.그래서 우리는 민,관,전문가,젊은층 할 것 없이 모두가 합심하여 빼앗긴 이름을 되찾고자 그렇게 노력해왔다. 동해 이름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우리 나라가 본격적으로 국제 캠페인을 전개한 것은 1992년부터였다.이제 10년이 좀 넘은 셈이다.92년 7월에 개최된 유엔 지명표준화회의에 이를 제기,바다 이름에 대한 분쟁을 한·일 양측이 상호 합의에 의해 해결하라는 의장의 권고를 얻어낸 것이 모멘텀이 되었던 것이다. 그 10년 후의 모습은 어떠한가.더 타임스,이코노미스트,워싱턴 포스트,르 피가로,르 몽드 등 세계 각국의 유수 신문·잡지들이 동해를 단독 표기 또는 병기하거나 동해를 별도로 설명해주고 있고,CNN을 위시한 세계적인 방송사들도 병기하거나 아예 바다 이름 자체를 표기하지 않고 있다.뿐만 아니라,세계 유수 지도제작사와 브리태니커·마이크로소프트 등 백과사전,나아가 세계적인 지리전문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까지도 동해를 병기하고 있지 않은가.각국의 지리 교과서와 관광 안내 책자까지는 다 언급할 수 없지만,이 모든 것이 그간의 우리의 힘든 노력을 잘 증명해주고 있다. 1990년 중반 민간기구로 발족한 동해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학술적·체계적 홍보,젊은 세대들의 사이버 캠페인,나라 안팎에서 우리 이름이 표기된 고지도를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많은 보통 사람들의 열정,그리고 우리 항공사를 포함한 민간단체들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이만한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물론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를 상대로 한 외교부와 문화관광부의 끈질긴 맨투맨식 홍보전도 결코 과소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92년 동해 이름 되찾기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 그 일을 맡았던 적이 있다.그 때는 사실 일본해가 100여년 동안 국제적으로 단독 통용되어온 점을 감안,이를 어느 정도 되돌리는 데는 적어도 한 세대는 가야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1929년부터 거의 공식화된 일본해 명칭이 쉽사리 바뀔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었기에 지구전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적으로나 물적으로나 이란보다 월등히 우세한 아랍국가들이 아무리 ‘아라비아만’이라고 주장해도 그 바다는 아직까지 ‘페르시아만’으로 불리고 있는 예를 보아도 그렇다.한번 정착된 이름이 되돌려지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년만에 이만큼 온 것은 우리의 결집된 힘,그리고 역사를 바로 잡고 우리의 얼을 바로 심고자 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믿는다.뿐만 아니라 상대에 대한 솟아오르는 우리의 자신감이 또한 거기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본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자국 수로국이 제작한 동해·일본해 병기 지도를 일본해 단독 표기로 번복했다는 보도가 있었고,이에 대해 외교 무능이라는 질타가 잇따랐다.물론 잘못이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그러나 우리 바다 이름 되찾기 전쟁은 기나긴 전쟁이다.전장에서 일진일퇴는 있기 마련 아닌가.우리는 이미 많은고지를 점령하였으며,가깝다고는 할 수 없지만 평화적인 해결이 저만큼 보이는 지점까지 왔다.누가 뭐라 해도 92년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욱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서로 힘을 더하고 다독거려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정달호 파나마대사 ●정달호(54) 서울대 정치학과,외시 10회,국제연합2과장,프랑스 참사관,오스트리아 공사참사관,기획 심의관,국제기구정책관
  • 알리바바는 무슨 꿈을 꿨을까/63빌딩‘아라비안 나이트’展

    고대 메소포타미아문명은 이라크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탄생했다.성경에서 말하는 에덴동산의 옛터가 있었고 노아의 홍수가 발생했던 곳.고대 오리엔트의 중심이자 실크로드의 교역도시,이슬람의 발상지,아라비안나이트의 신드바드가 모험을 떠난 곳….메소포타미아지역은 인류 최초의 문명 탄생지답게 유적과 이야기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지난 20일 개막,8월31일까지의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63빌딩 특별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꿈’전은 그 옛날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사회상과 가치관을 엿보게 한다. 전시는 ‘아라비안나이트관’‘고대 메소포타미아문명관’‘페르시아 유목민과 아라비아상인관’‘이슬람교의 이해와 이슬람문화관’‘전쟁과 평화관’등 다섯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다.함무라비 법전의 근간이 된 우루남무 법전 석판,네모 반듯한 성탑(聖塔)인 지구라트 모형,신전 벽면에 박은 점토못,캐러밴의 필수품인 게르바(일종의 물통),전설상의 동물인 부라크에 올라탄 마호메트 삽화 등이 전시된다.아라비안나이트의 대표작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신드바드의 모험’‘알라딘과 요술램프’ 등의 이야기를 모형과 함께 전시해 어린이들도 관심을 갖게 꾸몄다.성인 7000원,중고생 6000원,초등학생 5000원.(02)789-5663. 김종면기자 jmkim@
  • 地理는 곧 역사다 지리는 편견이다 왜?

    지오그래피/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이희재 옮김 /푸른숲 펴냄 지리를 뜻하는 영어 geography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이다.ge는 ‘지구’,graphe는 ‘묘사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일찍이 그리스인들은 지리에 관해 사색하고 발언하고 또 기록으로 남겼다.학자들 중에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서양 최초의 지리서로 보는 이들도 있다. ●세계에 대한 이성적 탐구 시도 고향 트로이를 떠나 먼 여행길에 나선 오디세우스의 발길이 닿은 곳 가운데 많은 지명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지리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도 그리스의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였다.그리스인의 지리 탐구는 물론 이집트인과 메소포타미아인이 이룩한 성과를 밑거름으로 한 것이었다.하지만 그리스 사상가들이 다른 문명권의 사상가들에 비해 남달리 주목받는 것은 세계에 대한 이성적 탐구를 체계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지오그래피’(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이희재 옮김,푸른숲 펴냄)는 멀리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를 만든 지리적 탐사와 발견의 기록’,즉 지리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작은 삼각형을 이용해 지구의 둘레를 계산한 에라토스테네스,얼음으로 덮인 땅에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붙인 바이킹 전사 에리크,최초로 세계일주에 성공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한 마젤란….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이러한 지리적 호기심과 탐험에 의해 그 영토를 넓혀 왔다.이 책은 지구와 우주의 비밀을 탐구해온 과정과 그 성과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신나는 지리학습의 기회 제공 대중저술가인 저자는 무엇보다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는 ‘지리적 사고’를 강조한다.고대인을 본떠 지리적 사고를 해보라고 권한다.지리적 사고란 세심한 관찰과 사유를 통해 이미 주어진 그럴 듯한 전제를 의심해 보는 태도를 일컫는다. 이 책은 지리적 사고의 한 예로 제3세계를 언급한다.제3세계라는 이름에 숨겨진 서구의 오만과 편견을 짚어내는 것은 지리적 사고를 발휘해야만 가능한 일.제3세계란 용어는 1950년대 프랑스 지식인들이 만들어냈다.그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신생 독립국들을 지칭할 만한 산뜻한 용어가 필요했다.그런 연유에서 대부분 가난하고 정치상황이 불안한 옛 식민지들을 ‘르 티에르 몽드(le tiers mondes)’라는 한 마디로 뭉뚱그린 것이다.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 제3세계라는 말은 점점 시대착오적인 용어가 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제3세계라는 개념이 문화와 종교,인종 차원의 다양성을 묵과했다는 점이다.가난에 찌든 중미 각국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와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피부색이나 종교,문화,언어가 다른 사람들을 편견없이 대하는 자세야말로 지리적 사고가 주는 가장 큰 소득이다.저자는 책 곳곳에서 서구에 의해 각색된 역사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리는 역사다.지리적 요인은 세계사적 사건들의 성격을 결정지었다.이 책에는 역사를 바꾼 지리적 요인을 비롯해 다양한 역사·지리학적 정보가 담겨 있다.영국의 장군 웰링턴 공은 “전쟁의 승패는 언덕 저편에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전쟁의 관건은 지리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산악지대에 뚫린 비좁은 고개는사람과 물자가 모여드는 깔때기 구실을 한다.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사이의 험준한 산악지대에 나 있는 카이바르 고개가 바로 그런 경우다.인도로 들어가는 요충지였던 이 고개를 차지하기 위해 페르시아 제국과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충돌 이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전쟁이 되풀이됐다. 이 책은 지리가 더이상 따분한 학문이 아님을 보여준다.신대륙을 발견하는 것처럼 신나는 지리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사해(死海)는 왜 ‘죽음의 바다’인가.오스트레일리아는 대륙인가 섬인가….저자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통해 ‘정답으로 가는 길’을 이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국경지대에 있는 사해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다.유출구 없이 육지에 둘러싸인 염호(鹽湖)로,강한 소금기 때문에 생물이 살기 어렵다.중세에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은 사해 상공의 대기는 독을 머금고 있다고 여겼다.물 위를 나는 새를 구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새가 이곳에 살지 않은 진짜 이유는 먹이가 없어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대륙이자 가장 큰 섬이다.지도 제작자들이 이 유배의 땅이 단순히 여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육지가 아니라 여섯 번째 대륙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1801년에 들어서다.고대 그리스시대 이후로 숱한 억측을 낳았던 전설의 남반구 대륙 ‘테라 오스트랄리스’를 기념하는 뜻에서 이곳에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 해였다. ●상대주의적 시각서 서구횡포 비판 저자는 눈앞에 보이는 세상을 꼼꼼히 관찰하고 한 걸음 나아가 그 너머를 상상한다.내가 아니라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그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어인 지리적 사고다.지리적 사고는 국경이 희미해진 오늘날 지구촌에서 더불어 살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근대 이후 역사와 지리를 독점해온 서구의 횡포를 비판하는 상대주의적인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본다는 점이다.1만 3000원. 글 김종면기자 jmkim@ 그래픽 김송원기자 oksong@
  • 책 / 오만과 편견

    임지현·사카이 나오키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서구의 근대 시민사회는 자신의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자기 경계 밖의 사람들을 타자(他者)화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자유·평등·박애라는 서구 시민사회의 보편적인 슬로건에도 불구하고 시민혁명 자체는 이미 ‘차별’과 ‘배제’의 논리 위에서 출발했다. 그러한 차별과 배제의 논리는 제국주의를 통해 비유럽세계로 전파됐고,결과적으로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주변부 민족주의의 논리는 제국의 오만을 모방한 편견으로 이어졌다.서구적 근대의 특징인 ‘경계짓기’의 논리가 전 지구적 근대의 논리로 보편화된 것이다. ‘오만과 편견’(임지현·사카이 나오키 지음,휴머니스트 펴냄)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근대적인 정체성이 어떻게 선을 긋고 경계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해 왔는가를 추적한다.책은 그 논의의 실마리를 한·일 두 지식인의 대담이라는 색다른 형식을 통해 풀어간다. 주인공은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와 사카이 나오키 미국 코넬대아시아연구과 교수.한국의 민족주의에 내재된 폐쇄성과 억압성을 비판하는 글을 꾸준히 발표해온 임 교수는 ‘당대비평’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일상적 파시즘’ ‘탈민족주의’ 같은 생소한 담론들을 공론화시켜왔다. 사카이 교수는 문화이론가 가라타니 고진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손꼽히는 사상가.서구중심적인 사유의 틀에서 벗어나 내셔널리즘의 일본적 특수성을 날카롭게 분석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3년 동안 ‘경계짓기로서의 근대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서울과 도쿄,뉴욕에서 모두 10차례의 대담을 나눴다.이 책은 그 고단한 과정의 산물이다.이들은 ‘인종’ 내지 ‘민족’이라는 근대의 견고한 장벽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하나씩 허문다. ●21세기 美 헤게모니 방식 한·일 삶에도 침투 임 교수는 먼저 사람이 사람을 타자화하는 과정은 근대 국민국가의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특별히 부각된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다.이를 뒷받침하는 예로 그는 서기 169년 비잔틴을 정복한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셉티무스 세베루스가 흑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로마제국의 ‘관용적인’ 시민권 정책 탓도 있지만,흑인이 로마황제가 됐다는 것은 인종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경계가 그만큼 단단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고대 그리스의 경우 ‘바르바로이(Barbaroe)’는 원래 야만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기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쓰는 사람을 뜻했다.이 말이 ‘야만인’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은 페르시아전쟁을 겪으면서부터다.이처럼 고대의 경우에도 자신의 정체성,즉 그리스인의 정체성은 페르시아라는 타자를 매개로만 가능했다. 사카이 교수 또한 국민국가의 형성이란 관점에서 인종과 민족의 정체성 문제에 접근한다. 19세기 미국 역사를 살펴보면 원래 유대인이나 이탈리아인,그리고 아일랜드인은 백인으로 간주되지 않았다.스스로의 사회적 저항 과정을 통해 흑인을 타자화하고 흑인이라는 범주를 변형시킴으로써 자신들을 백인화하고 백인지상주의를 내면화해갔다는 게 그의 견해다. 책을 위한 대담이 진행되는 동안 두 차례의 세계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2001년 9·11테러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다.21세기에 접어든 지금의 미국 헤게모니 작동방식은 19세기 유럽의 사회제국주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해졌다.저자들은 미국의 헤게모니는 국제정치의 영역에서만 관철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범한 한국인과 일본인의 일상적 삶 속에도 미시정치의 방식으로 침투해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보편적 존재로서의 남성,타자화되는 여성’이라는 제목 아래 젠더(gender)의 문제도 다룬다.“‘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은 자연적인 차이에 기초하기보다는 국민국가가 형성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근대 자본주의가 성립하면서 이러한 가부장제는 더욱 강화됐다.가부장제를 전근대의 산물로 보는 시각에서 자본주의 임노동체계의 성립과 관련된 근대의 산물로 바라보는 새로운 이해방식이 필요하다.”(임 교수) ●상품 고급화에도 백인‘기호’가 필요한 시대 사카이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차별과 편견을 잉태한 제국의 오만을 지적한다.“인종의 위계질서는 사회적 신분이나 식민지 관계를 통해 학습돼왔다.그러나 오늘날은 욕망의 상품화를 통해 학습되는 방식으로 변했다.상품이 고급스럽다는 것을 호소하려면 반드시 인종의 위계질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급 레스토랑은 백인 여성을 모델로 써야 하고,고급 승용차의 경우는 철두철미하게 ‘백인’이라는 기호를 사용해야 한다.” 이 책은 기획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전제로 하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기획’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국내 책 기획에 해외의 필자를 끌어들여 출판기획의 시공간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녹색공간] 생태적 재앙 흑사병과 사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혹자는 이 괴질을 ‘21세기의 흑사병’ 혹은 ‘중국판 체르노빌’로 부르고 있다.이렇게 부르는 데는 이 질병이 세계화에 의해 초래된 생태적 재앙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두 질병은 모두 중국에서 발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중국에서 생겨난 흑사병은 인도·페르시아·시리아·이집트로 확산되지만,크림반도에 정박했던 이탈리아 상선들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제노바·마르세유 등과 같은 유럽 항구도시로 옮아갔다. 사스는 중국을 방문했다 홍콩으로 돌아온 미국인 사업가가 사망함으로써 알려지기 시작했지만,광저우(廣州)의 한 대학교수가 자신의 몸에 붙어있던 바이러스를 홍콩의 어느 호텔 엘리베이터에 풀어놓은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이 두 질병은 또한 모두 도시에서 창궐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흑사병은 1348년 프랑스 항구도시 마르세유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특히 도시인구의 30∼60%를 앗아갔다. 사스는 중국의 세계교역 창구인 홍콩을 통해,또 홍콩과교류하는 도시를 통해 전파되면서 세계 26개국에서 394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5881명을 감염시켰다(지난 2일 현재). 두 질병은 모두 시대를 달리하는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전파되었거나 되고 있다.흑사병이 몽골인에 의해 열려진 유라시아간 자유교역,즉 14세기적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전파되었다면,사스는 지구전역을 무대로 하는 자유교역,즉 21세기적 세계화의 흐름에 묻혀 퍼지고 있다. 두 질병은 세계화의 후유증인 셈이지만,모두 세계화가 수반하는 자연생태계의 교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14세기 유럽인 3분1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은 동양에서 옮겨온 바이러스가 유럽의 열악한 환경에서 창궐했던 것이었다.당시 유럽은 식량공급과 주거지 확보를 위해 유럽 전체를 빽빽이 덮었던 숲을 대대적으로 없앤 결과 생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었고 이로 인해 각종 질병들이 생겨났다. 사스는 바이러스 서식이 용이한 아열대 기후인 중국 남방지역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악화된 환경에서 돌연변이한 바이러스로 생겨난 것이다.‘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으로 알려진 사스는 생성되자마자 인구과밀도시로 침투했고,또한 도시 네트워크를 따라 세계로 퍼져 갔다. 사스는 이렇듯 오늘날의 세계화가 불러온 생태적 재앙이다.독일의 사회학자 울리 베크의 ‘세계위험사회론(World risk society)’에 의하면 이는 예견된 재앙이다.세계위험사회론에 의하면,산업화로부터 파생한 유해물질이 생태계를 타고 전지구로 확산됨으로써 지구촌 사회는 위험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생태위기가 지구전역으로 퍼지는 것은 세계위험사회가 가지는 필연적 현상이다.베크는 1986년의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 사건을 지구적 환경위기의 한 전형으로 설명했다. 사스를 ‘중국판 체르노빌’로 부르는 까닭은 바로 사스가 지구적 생태위기에 해당하기 때문이고,체르노빌 사건과 같이 국가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됨으로써 상황이 더 악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컨대,사스는 자유주의 경제에 의해 주도되는 세계화가 초래한 생태적 재앙인 셈이다.하지만 21세기 세계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세계화에 따른 폭력과 질병의 출현도 이제 막시작한 것에 불과하다면,앞으로 더욱 진전될 세계화를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될까? 조 명 래 단국대교수 한국도시연구소장
  • 戰後 이라크정치 ‘시아파 변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이라크에서 그동안 핍박받던 이슬람 시아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들은 주요 도시의 치안유지를 맡고 반미시위를 주도하며 빠르게 정치주도권을 장악해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의 다양한 민족과 종교를 아우르는 모자이크식 정부를 표방하고 있으나 시아파의 조직력과 영향력에 놀라는 기색이다. 시아파 대부분은 신정부의 대통령은 종교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신정국가를 주장하는 일부 과격 시아파들이 득세,미국의 이라크 재건 사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아파는 10억의 이슬람 교도중 15%에 달하는 소수파다.그러나 이라크에서는 인구의 65%를 차지한다.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파키스탄 등 시아파가 소수인 나라에서는 핍박을 받아왔다.미국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다소 과격한 시아파의 등장을 견제해 왔다.이란과의 연대 가능성도 미국으로서는 큰 골칫거리다. 중동 전문가들은 열쇠는 과도정부가 쥐고 있다고 분석한다.시아파는 이라크 침공에 앞서 지난해 7월 ‘이라크 시아파 선언’을 발표,민주적인 통일 이라크를 원한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아랍인인 이라크인들이 페르시아인인 이란과 연계할 가능성도 낮다.이라크인의 강한 민족주의 성향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도정부가 다양한 이라크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꼭두각시 정권이 된다면 시아파의 자제가 한계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충고하고 있다.즉 시아파내 강경파가 득세,시아파만의 독립국이나 자신들이 집권하는 이라크를 추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무너진 후세인 / 이틀 약탈에 7000년 문화가 사라졌다

    “전쟁의 포화에도 파괴되지 않은 유물들을 약탈자들이 모두 파괴했다.” 이라크 국립고고학박물관의 나발 아민 관장은 무자비한 약탈로 빈껍데기만 남은 박물관 내부를 돌아보며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13일 외신기자들을 안내하며 박물관을 둘러보던 아민 관장은 두 동강난 채 바닥에 버려진 수메르인의 점토판,부서진 도자기 조각들을 바라보며 “이라크인의 자존심을 지켜 준 7000년 문화 유산은 영원히 사라졌다.”고 탄식했다.얼굴부분이 망치로 무참하게 뜯겨져 나간 하르타 여신상을 발견하고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민 관장은 “폭격에 대비해 소장품들을 지하창고에 옮기기는 했지만 약탈자들에는 대비하지 못했다.”면서 “미군의 탱크 2대만 있었더라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탄식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전했다. 바그다드의 국립박물관은 이라크 지역에서 번성했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바빌로니아·아시리아·페르시아 왕국 유물을 비롯한 17만점의 소장품을 보유,지난70여년간 전세계 고고학자들의 필수 견문 코스로 꼽혔다.소장품의 연대는 기원전 3500년경인 수메르문명부터 1258년 이슬람의 아바시트 칼리프 시대까지 방대하다.특히 메소포타미아지역에서 문명의 씨앗을 뿌린 수메르인들이 남긴 토기와 점토판은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인류 최고(最古)의 문화유산으로 꼽혔다.기원전 3500년부터 약 1500년간 현재의 이라크 남부를 중심으로 번성한 수메르인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근간이 되는 부분을 일궈냈으나 어떤 민족이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수메르인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물들이 이번에 모두 사라짐에 따라 이들이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아시리아학 명예교수인 새무얼 노아 크레이머박사에 따르면 인류역사상 39가지가 수메르인으로부터 비롯됐다.학교,촌지,청소년문제,세금감면,판례,창조론,사랑노래,도서목록 등에 대한 인류최초의 기록이 점토판에 설형문자(쐐기문자)로 새겨져 있다.바그다드 박물관 지하창고에 보관돼 있다 약탈된 점토판 중에는 인류 최초로 설화 등을 인용한 문학작품으로 꼽히는 ‘길가메시 서사시’ 수메르원본도 포함됐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보고 있다. 최초의 제례를 알려주는 5000년이나 된 우르크의 항아리도 사라졌다.가장 오래된 조각품으로 알려진 5500년전 귀부인상도 자취를 감췄고 가장 오래된 동조각품인 아카디아왕(기원전 2300년)의 흉상도 사라졌다.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의 함무라비왕(기원전 1792∼1750년)에 의해 만들어진 함무라비 법전 서판의 행방도 묘연하다.박물관은 또 님루드의 아시리아 여왕무덤에서 발견된 황금 부장품들을 소장하고 있었지만 모두 사라졌다. 약탈자들은 덩치가 큰 대리석 조각 등은 손을 대지 못했지만 조각상의 머리부분만 떼어가거나 주춧돌의 부조부분을 망치로 떼어 가 흉물로 만들어 놓았다.고대바빌로니아의 나무하프는 금박장식이 벗겨진 채 두동강 나 있었다.박물관의 소장품 카탈로그와 사진자료,학술자료마저도 분실되고 없었다. 보스턴대학 고고학과의 폴 지만스키박사는 “약탈자들에게는 단지 ‘돈으로 바꿀 수 있는값진 물건’에 지나지 않았을 박물관 소장품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고고학자들에게는 물론 인류 모두에게 더 없이 귀중한 가치를 지닌 유물들”이라며 “유물들은 어느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고고학자이며 예술사가인 매사추세츠 예술대학의 존 러셀 교수는 “이라크에는 유물 밀매조직이 많으며 이번 박물관 약탈자들 가운데도 전문적인 도굴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이들 유물들이 국경을 넘어 외국으로 밀반출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안에 국경수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카고대학 동양사학과 맥과이어 깁슨교수는 “모술,우르,님루드,바빌론 등 이라크에 있는 박물관들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비극적인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방부에 이라크의 문화유산을 보호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새만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만화로 재구성했다.이희재 글·그림.1만5000원.청년사. ●황토빛 이야기 1∼3 주인공 소녀 이화가 여자로 성숙해가는 이야기.여백의 미를 살린 공간처리,맛깔스러운 사투리,토속적인 캐릭터 등 작가의 실험정신이 돋보인다.김동화 글·그림,각권 8800원.행복한 만화가게. ●만화로 읽는 공자 1∼3 공자의 철학과 춘추전국시대의 상황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재미있게 설명했다.다케가와 고타로 글,모모나리 다카시 그림.장원철 옮김.각권 7500원,황금가지. ●수학마왕 2 고대 시간여행을 통해 수학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시리즈 2편.비원 스튜디오 글,김린 그림,김용운 감수.8500원.웅진. ●가루지기 옹녀와 변강쇠 이야기를 고우영 특유의 해학으로 재구성했다.80년대 스포츠 신문에 연재했던 동명 만화의 무삭제 완전판.고우영 글·그림.각권 7000원.자음과모음. ●투란도트의 공주 푸치니의 오페라로 유명한 페르시아 민담을 초등학생 대상으로 재구성한 만화.이규성 글·그림.8000원.가교출판.
  • 부시의 전쟁 /美軍 바그다드 전격장악 숨은 주역은 ‘비밀부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군이 바그다드 중심부를 장악하면서 별다른 저항에 부딪히지 않은 이유가 비밀부대의 사전 정지(整地)작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정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이미 3월초 이라크에 잠입,요인암살과 정보수집 등의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 5일 미·영 연합군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최측근 알리 하산 알 마지드 장군의 주거지를 폭격한 것도 비밀부대의 정보수집활동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1일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시카 일병 구하기’작전의 주역도 이들이었다. 비밀부대의 인원은 대략 1만 1000명 수준.6일 USA투데이 인터넷판에 따르면 CIA의 전직 군장교 출신 요원 20∼30명을 비롯해 델타포스·그린베레 등 특수부대와 공군·해병대 선발병력 등 미군 1만여명이 포함됐다.영국 SAS요원 300여명과 호주 및 폴란드 특수군도 합류했다. 현재 비밀부대의 최우선 목표는 후세인 대통령을 생포하거나 그의 사망을 확인하는것이다.바트당 당직자와 공화국수비대 지휘부 등 주요 지도자를 암살하는 것과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이라크측 군통제시설과 전력·통신 시설을 파괴하는 것도 주요 임무다. 그동안 바그다드에서는 생물·화학무기가 숨겨진 것으로 의심되는 10여곳을 장악했으며 대통령궁과 공화국수비대본부에 폭격을 유도하기도 했다.이라크군의 수공(水攻) 가능성이 큰 하디타댐을 확보했고 통신망을 장악,이라크 군과 수뇌부간의 대화를 도청하기도 했다.6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바그다드 거리 곳곳에까지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연합군 특수부대가 퍼져 있다.”고 전했다. 서부 사막지역에서는 활주로 장악과 함께 이라크군의 스커드 미사일기지를 파괴했으며 시리아에서 무기를 들여오던 공화국수비대의 무기공급선도 차단했다.남부에선 유정(油井)확보를 비롯,북부 페르시아만을 장악해 이라크군의 무기조달과 지휘부의 국외탈출을 막았다.또 북부에선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무장단체 안사르 알 이슬람에 대한 연합군의 폭격을 유도했다. 황장석기자 외신 sur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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