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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과이도 임시대통령 인정”… 마두로 “美와 관계 끊겠다”

    트럼프 “과이도 임시대통령 인정”… 마두로 “美와 관계 끊겠다”

    시민 수만명 “마두로 퇴진”… 7명 사상 과이도 “과도정부 수립 합법선거 시행” 폼페이오 “前대통령은 외교 권한 없다” 러·中 등 불간섭 내세워 “마두로 지지” 美 vs 中·러 ‘신냉전 격화’ 가능성도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주변 국가들이 마두로 대통령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 정국이 극도의 혼돈에 빠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남미의 우파 국가들이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35)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하자 좌파 국가들이 ‘마두로 지키기’에 나서는 등 국제사회의 좌우 대립 구도도 심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민 수만명이 마두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 일부가 경찰과 충돌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은 1958년 베네수엘라에서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 독재정권이 대중 봉기로 무너진 날로, 마두로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13일 만에 퇴진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시위대의 선봉에 선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 스스로를 ‘임시 대통령’이라고 규정하며 “정권을 불법적으로 찬탈한 마두로를 끌어내고 과도정부를 수립해 합법적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야권 주요 후보가 수감되거나 가택연금 상태라 출마하지 못한 상황에서 열린 대선에서 당선돼 퇴진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 왔고, 경제난의 원흉으로도 지목돼 왔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으로 석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 하락과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적자, 미국의 제재 등으로 지난해 100만%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살인적 인플레와 생필품 부족으로 고국을 떠난 사람만 330만명이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미주의 우파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회가 헌법을 발동해 마두로 대통령을 불법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대통령직은 공석”이라며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칠레, 페루, 파라과이,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우파 정부들도 과이도 의장 지지 성명을 냈고, 유럽연합(EU)도 조속한 재선거를 촉구했다. 그러나 좌파가 집권한 쿠바와 볼리비아는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멕시코 또한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며 간접적으로 마두로를 옹호했다. 베네수엘라의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도 외교부 차원에서 서방국가의 잇단 성명을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하며 마두로 정권을 지지했다. 베네수엘라를 놓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신냉전이 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과 정치·외교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직 대통령인 마두로는 외교 관계를 단절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맞받아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더 압박하기 위해 추가 제재를 내릴 예정이다. 마두로 정권을 사면초가로 몰아넣은 ‘정계의 샛별’ 과이도 의장은 베네수엘라 중산층 출신으로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은 친미 인사다. 2007년 우고 차베스 정권의 방송 장악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 지도자 출신으로 2011년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지난 5일 국회의장이 된 그는 베네수엘라 야권에서 강경파로 꼽힌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마두로, 정적 국회의장 억류… 베네수엘라 내홍 절정

    마두로, 정적 국회의장 억류… 베네수엘라 내홍 절정

    대통령 퇴진운동 주도 野지도자 과이도 당국에 체포됐다 SNS에 퍼지자 풀려나 “정보요원들, 상부 지시로 연행했다 말해” 과이도, 23일 대규모 정권 규탄 시위 촉구 美도 지지… 재집권한 마두로 최대 위기‘좌익 반미(反美)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국내외의 퇴진 압박이 거세지면서 베네수엘라 내부 혼란이 ‘시계 제로’ 상태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 퇴진 운동을 주도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36) 국회의장이 13일(현지시간) 한때 정보기관 요원들에게 억류됐다 풀려난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정권을 둘러싼 혼란상은 오는 23일 최고조를 찍으며 분수령을 맞게 될 예정이다.1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전날 고속도로에서 정보요원들에 의해 제지를 당한 뒤 차에서 끌어내려졌다. 그는 휴일 반정부 시위 참석을 위해 수도 카라카스에서 인근 해안도시 카라발레다로 이동 중이었다. 정보 요원들은 무기를 휴대한 채 과이도 의장을 차량 밖으로 끌어낸 뒤 억류했다. 하지만 당시 억류 소식은 주변 지지자들에 의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고, 과이도 의장은 곧 석방됐다. 파장을 두려워한 정부 당국이 신속하게 그를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당시 정보요원들은 상부 지시로 체포한다는 입장을 과이도 의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보장관실은 “야권 진영의 ‘언론 쇼’를 도와주려는 불법 요원들의 일탈 행동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반정부 시위에 참석한 과이도 의장은 “조금도 두렵지 않다”면서, 지지자들의 환호와 갈채 속에서 오는 23일 전국적인 정권 규탄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3일은 지난 1958년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 독재정권이 대중 봉기로 무너진 날이다. 마두로 정부도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2015년 총선 승리로 베네수엘라 의회를 장악한 야권의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해왔다. 지난 11일 과이도 의장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집회를 열고 “마두로는 불법 찬탈자이며 헌법은 나에게 재선거를 주관할 과도 정부 구성의 정당성을 부여했다”면서 “마두로를 대신해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권에 비판적인 미국의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에 대해 “과이도 의장의 용감한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마두로 정권에 분명한 각을 세웠다. 미주 최대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 측도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야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페루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캐나다 등으로 구성된 ‘리마 그룹’도 지난 4일 마두로 대통령에게 권력 이양을 요구하면서 국제적인 포위망에 힘을 보탠 상황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야권 연합에게 참패, 의회를 잃었지만, 2017년 ‘제헌의회’라는 초법적인 별도 기구를 설립해 의회를 무력화하고 지난해 대선까지 치러 집권을 연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대중주의적 통치력이 야권의 도전을 어떻게 넘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페루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각료 입국금지”

    美 피신한 前 대법관 “작년 대선 불공정” 페루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각료에 대해 입국을 금지했다. 지난해 5월 주요 야당 인사들이 불출마한 가운데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한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다. 대선 직후 미국으로 피신한 크리스티안 세르타 베네수엘라 전 대법관도 “지난해 대선은 불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네스토르 포폴리시오 페루 외교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의 가족을 포함해 그와 관련된 모든 인사의 입국을 막고자 이들의 명단을 리마 이민국에 전달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즉시 발효되며, 명단에 오른 사람은 은행 이체도 금지된다”고 페루의 한 라디오에서 밝혔다. 앞서 리마그룹(14개국) 중 13개국의 외교부 장관들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 만나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개혁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이 공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됐기 때문에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오는 10일) 재임하지 말고 새로운 대선이 진행될 때까지 우파 야당이 장악한 국회에 권력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베네수엘라와 같이 좌파 정권인 멕시코는 회동에는 참석했으나 불간섭주의를 이유로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당 출신인 세르타 전 대법관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이 자유롭지 않았고, 마두로의 통치를 합법화하는 역할을 하기를 원치 않아 결별하기로 했다”면서 “현 정권의 행태는 독재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세르타가 사무실 여직원을 성희롱한 것 때문에 국외로 도망쳤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美 앞마당까지 파고든 中 ‘일대일로’… 美, 브라질과 손잡고 반격

    [글로벌 인사이트] 美 앞마당까지 파고든 中 ‘일대일로’… 美, 브라질과 손잡고 반격

    “미국과 브라질은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될 것이라는 열망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브라질의 안보·경제 협력은 이제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브라질에 투자하는 ‘어떤 나라’와 달리 공정한 관계를 추구합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브라질은 미국과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희망합니다. 우리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브라질 내 미군기지를 설치하는 문제를 협의할 것입니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남미의 트럼프’를 자처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일 취임한 뒤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가 반(反)좌파·반중국 동맹으로 격상되는 형국이다. 취임식에 참석한 폼페이오 장관이 지칭한 ‘어떤 나라’는 중남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의미한다.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쿠바는 미국이 중남미의 ‘폭정 3인방’으로 지목한 반미(反美) 좌파 국가들로 중국과 밀접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다.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일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브라질과 미국은 친구”라면서 이들 3국뿐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적대감을 드러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미군기지 설치 제안에 만족한다”면서 “미국·중남미 관계에 새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친미 노선을 표방한 보우소나루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손잡고 중국이 그동안 중남미에서 키워온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자유주의 우파동맹을 결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며 중남미의 정치·경제적 지형도 급변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中, 철도·교량·항만 건설 등 아낌없는 지원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에 철도, 교량, 항만 건설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하면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중남미 지역을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 싱크탱크 ‘인터 아메리칸 다이어로그’는 중남미 국가들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으로부터 빌린 채무만 1500억 달러(약 169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622억 달러로 1위, 브라질이 421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이미 중국은 지난 10년 새 브라질,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 됐고, 이 지역의 콩, 옥수수, 철광석 등 원자재 주요 수입국이 됐다. 중국은 2013년에는 니카라과 운하의 건설사업권과 운영권을 확보했으며, 2015년에는 베이징에서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 장관급 회의를 열고 중남미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2017년 원유 거래에 미국 달러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달러 대신 위안화로 유가를 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에는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아르헨티나와 600억 위안 규모의 새로운 통화 스와프 체결을 논의했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중국을 포위하는데 대응해 역으로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를 파고 들어오는 형국이다. ●트럼프 취임 초기 美 우선주의로 중남미 방치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는 취임 초기 중남미를 방치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2017년 4월에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중남미 지원을 위해 창설했던 미주개발은행(IADB)의 개발프로그램 기부 연장을 거부하기로 했고, 10월에는 중남미 융자에 집중하는 세계은행(WB)의 기금 확대 요청도 거부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중남미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를 보면 브라질의 경우 2015년 73%에서 2017년 50%로, 멕시코는 66%에서 30%로 급감했다. 이밖에 페루는 70%에서 51%, 칠레는 68%에서 39%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남미의 요충지 파나마가 2017년 6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자 트럼프 정부는 본격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고 호주의 연구 분석 전문 매체 ‘더컨버세이션’이 분석했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운 중국은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대만을 고립시키기 위해 경제 지원을 미끼로 파나마,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등이 대만과 단교하도록 유도했다. 파나마는 중국과 수교한 이후 28개 외교 및 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중국과 파나마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도 진행 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일 파나마를 국빈 방문해 다양한 분야의 원조를 약속했다. 이는 중남미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됐다. 워싱턴타임스는 “중국 기업이 파나마 운하를 장기간 관리하고 항구를 인수하게 되면 향후 미 해군 함대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 美기지 허용 등 군사협력까지 도모 이 와중에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에 16년 만에 친미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은 중국에 반격할 기회를 잡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중국이 브라질을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왔다. 남미만을 놓고 보면 12개국이 좌파 6개, 우파 6개로 양분됐지만, ‘남미의 ABC’로 불리는 주요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가 이제 모두 친미 우파 성향이라는 점에서 무게추가 미국쪽으로 쏠리게 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시절부터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쿠바 정부가 브라질에 파견한 의료인력들을 철수시키도록 하고, 인프라스트럭처와 기타 전략적 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브라질에 미군기지를 허용하는 등 군사적 협력 관계까지 도모하면서 남미 좌파 국가들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반미 성향인 ‘남미국가연합’도 존폐 위기에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남미 좌파 정권들이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1991년 결성한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며 2012년 6월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칠레가 2012년 6월 출범시킨 친미 성향의 ‘태평양동맹’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메르코수르 인구의 70%, 국내총생산(GDP)의 62%를 차지하는 브라질이 메르코수르를 탈퇴하면 메르코수르를 ‘눈엣가시’로 여겨온 미국엔 호재다. 반면 메르코수르와 FTA를 추진하던 중국엔 악재가 된다. 이밖에 2008년 당시 좌파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주도해 창설한 반미 성향의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도 존폐 위기에 몰렸다. 브라질 게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올리버 스튜겔 연구원은 ‘아메리카쿼털리’ 기고문을 통해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브라질을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친미 성향 브라질 대통령 당선으로 이 같은 셈법이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브라이트바트는 “보우소나루 당선은 중국에 상상할 수 없는 악몽”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도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새 정부가 트럼프의 노선을 따르고 중국과의 통상관계를 중단하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미 공기업 민영화, 연금 및 조세 개혁 등 신자유주의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결국 미국과 브라질이 추구하는 ‘자유주의동맹’이 성공하려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 개혁이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경제가 성공적으로 회생하면 오는 10월 재선을 앞둔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도 브라질을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궁극적으로 중국과의 중남미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트럼프와 보우소나루의 ‘브로맨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안보매체 포린폴리시는 “브라질과 같은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을 대하는 정치적 태도는 달라질 수 있어도 본질적으로 중국이 개별 국가들과 맺은 경제적 양자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라면서 “중남미 국가들 내부의 불평등과 열악한 인프라가 큰 문제인데, 미 정부는 이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이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브라질의 트럼프 취임 “사회주의서 해방”

    [월드 Zoom in] 브라질의 트럼프 취임 “사회주의서 해방”

    연금·조세 개혁 겨냥 경제학자 재무장관 중남미 우파 연대로 反中·아랍 노선 강화 트럼프 “美가 함께 있다” 연대감 드러내‘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취임으로 브라질이 또 한번 기로에 섰다. 그는 1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통해 브라질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보우소나루의 개혁은 감세와 시장 활성화, 재정균형과 공기업 민영화 등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 자율성을 확대하는 우파적인 경제 정책 및 보수적인 사회 정책을 근간으로 한다. 그가 취임식에서 “브라질 국민들이 사회주의로부터 해방됐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그가 좌파 노동자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도 경제 침제와 함께 지난 15년간의 좌파 정권 집권에 대한 민심의 피로감 탓이 컸다. 브라질은 세계 5위의 국토면적(851만 5770㎢)과 인구(2억1239만명)를 가진 잠재력이 큰 ‘미래의 나라’이지만, 1인당 국내총소득(GDP)이 1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9821.41달러로 세계 61위권이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경제수장에 앉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파울루 게지스는 시장 자율과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해 향후 연금 및 조세 개혁과 정부 지출 억제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러나 후한 연금 정책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내 온 브라질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이다. 재정 건전화라는 명분은 좋지만, 인기 없는 연금 개혁을 이뤄내기는 첩첩산중이다. 취약한 연방의회에서의 지지 기반은 개혁의 걸림돌이다. 30개 정당이 난립하는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자유당(PSL)은 52석으로 전체 의석수(513석)의 10% 수준이다. 정책 연대 여부가 신임 대통령의 수완과 지도력에 달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취임 직후 트위터에 “미국이 함께 있다”고 강한 연대감을 보였다. 두 사람은 성향과 이념, 지향성 등에서 매우 비슷한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주변국 관계 등 외교 정책에서도 트럼프 스타일의 보우소나루는 노골적인 친미국·친이스라엘 노선을 드러내면서 중국·아랍권과 마찰을 더욱 빚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 및 아랍권과의 갈등이 향후 경제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온두라스, 콜롬비아, 페루로 이어지는 중남미 우파연대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중남미 침투를 차단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부패 척결과 공공치안 확보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공약이자 주요 변화 목표이다. ‘반부패 수사’의 상징인 세르지우 모루 전 연방판사가 법무장관으로 합류하면서 정·재계 및 기존 세력에 대한 반부패 조사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돌풍… 남미 ‘핑크 타이드’ 퇴조 가속

    ‘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돌풍… 남미 ‘핑크 타이드’ 퇴조 가속

    트럼프처럼 기성 정치 거부·SNS 소통 득표율 55% 기록… WSJ “급진적 변화” 좌파 진영, 경기침체·부패에 발목 잡혀 30년 만의 스트롱맨 귀환… 정치지형 요동군 대위 출신의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63)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28일(현지시간) 남미 최대국인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지난 13년간 집권한 좌파 노동자당(PT)은 경기침체와 부패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보우소나루 돌풍’을 일으킨 극우 진영에 정권을 내줬다.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파라과이, 콜롬비아에 이은 우파 지도자의 등극으로 남미의 ‘핑크타이드’(온건 사회주의 성향 물결) 퇴조 양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PSL 후보가 55.1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룰라 후계자’인 페르난두 아다지 PT 후보(44.87%)를 눌렀다고 보도했다. WSJ는 “보우소나루의 당선은 급진적 변화”라며 주목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이날 글로부TV에 나와 “헌법과 민주주의, 자유를 수호하는 정부를 이끌 것”이라면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단결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트럼프’를 자처해 온 보우소나루는 그동안 여성·난민·인종·동성애를 차별하고 군부 독재를 찬양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아 왔다. 7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면서도 기성 정치권은 물론 기초적인 민주주의원리도 거부하는 ‘아웃사이더’ 성향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브라질이 민주주의를 회복한 뒤 30년 만에 ‘스트롱맨’(포퓰리즘적 극우 정치인)이 다시 귀환하는 정치 지형의 변화 요인으로 ‘좌파의 붕괴’가 꼽힌다. 스콧 메이워링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NYT에 “부패 혐의로 투옥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전 대통령)의 그늘에만 기대어 선거 전략을 제대로 짜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부패·돈세탁 혐의로 투옥돼 12년형을 선고받았고, 그의 뒤를 이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도 경제 실패 등으로 탄핵됐다. 이 틈을 타 기성 정치권과 거리가 먼 보우소나루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며 인지도를 쌓고 변화를 정치 메시지로 부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SNS에 경쟁자를 비하하거나 브라질의 현실을 개탄하는 동영상을 주로 게재하며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 아울러 경제난과 맞물린 치안 불안 등 사회적 혼란도 그의 당선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약 6만 4000명이 범죄 등으로 피살됐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 공약으로 형사처벌 연령을 기존의 18세에서 16세로 낮추고 치안 강화를 위한 군병력 투입 등을 제시했다. 한편으로는 총기 소유 조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공약해 비판도 받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베네수엘라 ‘디폴트’ 국민 80% 빈곤층 전락…‘경제 성장 바람’ 남미 우파 득세

    베네수엘라 ‘디폴트’ 국민 80% 빈곤층 전락…‘경제 성장 바람’ 남미 우파 득세

    올해 중남미는 자연 재해로 인한 참사와 정치, 경제적 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멕시코에서는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에서 32년 만의 최악의 지진이 발생해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허리케인 ‘어마’는 카리브해 인근 국가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베네수엘라는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이후 남미 최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아 국민의 80%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내전에 시달린 콜롬비아가 내전 종식을 선언해 지구촌에 희망을 안겼다. 중남미 지역 이념 지형은 전체적으로 ‘우향우’로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혼란을 겪은 곳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다. 유가 폭락으로 경제 위기가 악화하면서 반(反)정부 시위가 빈번해지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55) 대통령은 지난 7월 제헌 의회 투표를 강행하고, 시위대를 폭력 진압하는 등 정치적 탄압을 강화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명분으로 경제 제재 조치를 내렸고, 결국 베네수엘라의 국가 경제는 사실상 디폴트에 상태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제 재제 뿐만 아니라 마두로 정부가 유가 하나만을 믿고 전임 차베스 정권의 무상 복지 정책을 그대로 시행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콜롬비아, 반세기만에 내전 종식 콜롬비아는 올해 반세기만에 평화를 되찾았다. 지난해 말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지난 6월 보유한 무기 중 방범용 일부 무기를 제외한 7000여 점을 유엔에 반납해 사실상 무장해제 절차를 마쳤다. 8월 31일에는 FARC가 새 이름을 정하고 정당으로 거듭나면서 세계 최장기 무력 분쟁 가운데 하나였던 콜롬비아 내전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콜롬비아에서는 53년간의 내전으로 약 26만명이 사망했고, 6만명이 실종됐으며 70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핑크 타이드’ 20여년 만에 후퇴 지난 20여 년간 중남미에서 힘을 떨쳤던 ‘핑크 타이드’(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정치 물결) 현상은 올해 들어 약해졌다. 수년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페루 등에서 시작된 중남미 ‘우파 바람’은 지난 17일 칠레와 온두라스 대선에서 나란히 우파 성향의 후보를 당선시켰다. 기업인 출신 억만장자로 ‘칠레의 트럼프’로도 불려온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68)은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온두라스에서도 기업인 출신으로 우파 성향인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49) 현 대통령이 부정 개표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돌아온 ‘칠레 트럼프’ 좌불안석, 남미 좌파

    돌아온 ‘칠레 트럼프’ 좌불안석, 남미 좌파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중도 우파 성향 억만장자 세바스티안 피녜라(68) 전 대통령이 중도 좌파 성향의 알레한드로 기이에르(64) 상원의원을 제치고 당선돼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남미 주요국가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에 이어 칠레까지 보수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중남미에서 우파 정권의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다.BBC 등에 따르면 이날 칠레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집계 결과 우파 야당인 ‘칠레 바모스’(칠레여 갑시다·CV) 후보로 나선 피녜라가 54.6%를 득표해 45.4%를 얻은 중도좌파여당연합 ‘누에바 마요리아’(새로운 다수·NM)의 후보 기이에르를 9.2% 포인트 차이로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 지난달 열린 1차 투표에서 피녜라는 36.6%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해 22.7%를 득표한 2위 기이에르와 결선투표를 치렀다. 이로써 칠레는 4년 만에 좌파 정권 시대를 끝내고 다시 우파 정권의 문을 열었다.칠레 국민이 피녜라를 선택한 것은 분배와 권리 신장보다는 경제 회생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칠레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2.83%, 2015년 2.75%, 2016년 2.44%로 하향 곡선을 그려 왔으며 현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집권 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대에 그쳤다. 이는 주력 수출품목인 구리 시세가 약세를 보인 탓이 크다. 여기에 바첼레트 대통령의 교육과 연금 개편 등 각종 개혁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아들의 부동산 부패 스캔들 등이 더해져 한때 ‘칠레의 대모’로 불렸던 바첼레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20%대 중반으로 곤두박질쳤다. 칠레는 2006년부터 바첼레트·피녜라가 서로 대권을 주고받고 있다. 2006~2010년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재임한 바첼레트 대통령은 당시 사회복지 시스템을 확충하는 등 분배 위주의 정책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재임 당시 84%에 이르는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다. 재선은 가능하나 연임은 금지한 헌법에 막혀 출마하지 못한 사이 우파인 피녜라가 대통령에 당선돼 2010~14년 정권을 잡았고, 피녜라 역시 연임이 불가능해 2014년에 다시 바첼레트 대통령과 ‘바통 터치’를 했다. 이번에 피녜라는 ‘경제 회복과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변화를 호소했다. 그는 법인세 인하 등 친시장주의 정책을 펼쳐 4년 임기 동안 경제성장률을 두 배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140억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사회간접자본·보건 시설 투자와 연금 개편 등의 공약도 내걸었다. 실제로 피녜라의 첫 재임 기간인 2010~2014년 칠레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국제 구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경제는 연평균 5.3% 성장했으며 실업률은 5∼6%대, 물가상승률은 3%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경제 성장에만 치중해 사회 전반 분야의 질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소화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국민은 재산 27억 달러(약 3조원)의 기업인 출신 억만장자에게 다시 한번 변화를 맡겼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제학 교수로도 활동한 피녜라는 항공사와 대형 쇼핑몰, 공중파 TV 채널, 프로축구팀 등을 소유하고 있다.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20년간의 칠레 좌파 정권 시대를 종식시키기도 했다. 칠레 정권이 우파로 교체되면서 1990년대부터 남미를 휩쓸었던 ‘핑크 타이드’(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의 물결도 기울고 있다. 2015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우파 성향의 대통령이 집권한 데 이어 이듬해 페루에서도 경제학자 출신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다. 멕시코와 파라과이도 중도 우파 정부가 권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날 온두라스에서도 사업가 출신의 우파 성향 올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당선이 공식 확정됐다. 경제를 석유와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이 국제 원자재 가격 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 수입이 감소해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축소되자 좌파 정권의 지지도가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콜롬비아(5월), 멕시코(7월), 브라질(10월)이 내년 대선을 남겨두고 있어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씨줄날줄] 여성 고위공무원단/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여성 고위공무원단/김균미 수석논설위원

    5년 전 프랑스 신문들 1면에 실렸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첫 내각 사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남녀 장관 각각 17명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에는 ‘평등 내각’이라는 제목이 달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역시 프랑스는 달라’, ‘프랑스니까 가능하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올랑드가 대선 공약을 이행한 것은 2000년 제정된 모든 선거에서 남녀 후보를 동수로 추천해야 한다고 정한 ‘남녀동수법’과 맥을 같이한다. 이후 올해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남녀 동수 내각을 꾸렸고, 앞서 2015년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했다.세계 최초의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한 나라는 칠레다. 칠레는 2006년 여성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가 선출된 뒤 내각을 남녀 동수로 꾸렸다. 페루와 이탈리아가 뒤따르면서 남녀 동수 내각은 더는 별나라 얘기가 아닌 세상이 돼 가고 있다. 21일 말도 탈도 많았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임명으로 문재인 대통령 1기 내각이 마무리됐다. 195일 만이다. 총리와 18개 부처 장관 중 5명이 여성이다. 이번 정부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 국가보훈처장을 포함하면 여성 장관(급)은 6명으로 30%에 육박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회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고,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내각 30% 여성 임명 약속은 지켰다. 임기 동안 남녀 동수 내각의 단계적 실현과 공공부문의 유리천장 타파를 내걸었는데, 정부가 일단 후자의 로드맵을 내놓았다. 정부가 2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로드맵’의 핵심은 여성 고위공무원단 목표제 도입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 여성 비율을 현재 6.1%에서 10%로 높이고,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 비율을 현재 11.8%에서 2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대 신입·간부후보생 모집 때 남녀 구분 및 여성 군 간부 보직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국가·지방공무원 임용령과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 지침에 여성 관리자 확대 내용을 넣어 계획에 그치지 않도록 했다. 미흡한 기관에는 개선하도록 권고하고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 다양성은 창의성과도 관련이 있다. 의무가 아닌 권고 사안에 그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의지를 갖고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내놓은 것은 나름 평가할 만하다. 관건은 역시 실행이다. 대통령의 의지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예디낙 해트트릭, 맏형 케이힐의 마지막 월드컵 희망 선사

    예디낙 해트트릭, 맏형 케이힐의 마지막 월드컵 희망 선사

    호주의 마일 예디낙(33·아스턴 빌라)이 해트트릭으로 대선배인 팀 케이힐(38·멜버른 시티)의 마지막 월드컵 본선 희망을 살려줬다. 시드니 앞바다에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예디낙은 15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로 불러 들인 온두라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혼자 세 골을 뽑아내 3-1 승리를 이끌어 팀이 1, 2차전 합계 3-1로 4회 연속 본선 진출에 마침표를 찍게 만들었다. 아시아지역 예선과 시리아와의 대륙 플레이오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케이힐 대신 해트트릭을 터뜨려 함께 러시아로 향하게 됐다. 케이힐은 온두라스 1차전을 벤치에서 안타깝게 지켜봤으나 이날은 선발 출전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 중반 교체됐다. 하지만 내년 러시아에서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온두라스는 후반 추가시간 엘리스가 한 골을 뽑아 영패를 모면했지만 3회 연속 본선 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호주는 전반 7-3의 점유율 우세를 바탕으로 집요하게 온두라스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온두라스는 전반 23분 엘리스가 중앙으로 돌파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수의 마크에 가로막혔고, 호주도 무이와 케이힐이 최전방에서 찬스를 만들어갔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호주는 전반 36분 케이힐이 코너에서 경합을 이겨내고 지킨 공이 로지치에게 연결됐고, 로지치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말았다. 온두라스는 전반 40분 이사기레가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면서 피구에로아를 투입하며 교체카드를 일찍 쓰는 바람에 뒤엉켰다. 팽팽한 균형은 후반 초반이 돼서야 깨졌다. 호주는 후반 8분 로지치가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예디낙이 강하게 찬 것이 피구에로아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망은 흔들어 앞서나갔다. 호주는 후반 20분 케이힐을 빼고 유리치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7분 뒤 아코스타의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제디낙이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하면서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온두라스는 피구에로아마저 후반 28분 마르티네스와 교체돼 게임 플랜이 뒤엉켰다. 온두라스는 후반 40분 팔라시우스가 반칙을 범해 또다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예디낙이 다시 골망을 갈랐다. 호주는 내년 러시아로 떠나는 티켓을 따낸 31번째 나라가 됐다. 이제 16일 오전 11시 15분 킥오프하는 페루-뉴질랜드의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 승자가 32번째 마지막 티켓을 움켜쥔다. 1차전은 0-0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페루 마추픽추 열차 오버부킹 논란…벌금형

    페루 마추픽추 열차 오버부킹 논란…벌금형

    페루의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관광명소 마추픽추를 기차로 연결하는 회사가 오버부킹(초과예약)으로 벌금을 맞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루 지적재산권 및 시장경쟁 보호위원회는 최근 '페루 레일'에 벌금 10만3153솔레스(페루 화폐단위, 약 3523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오버부킹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페루 레일이 2016년 7월 28~31일(이하 현지시간) 나흘간 정원을 초과해 예약을 받아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고객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페루 레일은 접수된 고객불만 383건에 대해 답변조차 않는 등 마추픽추를 찾는 고객들에게 성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회사가 무대응으로 넘겨버린 고객불만 중 16건은 오버부킹에 관한 것이었다. 페루 레일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대변인을 통해 "오버부킹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해 대선 1차 투표가 실시된 2016년 4월 10일과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7월 28~31일로 관광객이 유난히 많았을 때"라고 설명했다. 본의 아니게 오버부킹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가 의도적으로 정원을 초과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는 "자리가 모자라자 승객들이 시설을 점거하고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면서 "다른 승객들과 직원의 안전이 위험해지면서 정원을 초과해 승객을 태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객불만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위원회의 지적도 페루 레일은 반박했다. 회사는 "접수장을 보면 불만에는 일일이 답을 했다"며 "다만 서신이나 이메일로 답변을 개별적으로 발송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페루 레일은 "앞으론 주소나 이메일주소를 남겨 개별 답변을 발송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페루 레일은 쿠스코와 마추픽추를 연결하는 기차를 독점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마추픽추는 1991년 미국의 역사가이자 고고학자인 하이럼 빙엄 예일대 교수가 발견한 잉카 유적이 있는 곳이다. 마추픽추는 1983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2007년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바 있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하면서 연중 내내 외국인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미·러, 군사협력 시사 ‘급속 밀월’… EU, 美 뺀 새 경제축 만든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전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아시아에서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며 세계 질서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은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란 핵 합의 폐기 등 고립주의 외교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예고해 향후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악화 일로를 달렸던 미·러 관계와 영국의 브렉시트로 혼란이 가중된 유럽연합(EU), 세계의 화약고로 꼽혀 온 중동 등의 정세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대하는 러시아] 美 “러와 IS 격퇴 협력” 적에서 동지로…트럼프·푸틴 군비 강화 땐 충돌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유럽과 중동에서 사사건건 충돌해 온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눈엣가시’로 여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무용지물’이라고 폄하한 데 이어 미·러 밀월 관계가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러시아든 어떤 나라든 이익을 함께하는 국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이는 그동안 러시아와의 협력을 거부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뒤집는 발언이다. 미·러 관계는 2011년 시리아 내전과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크림반도 합병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의 서방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해킹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미국에서 추방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라고 칭송하며 친(親)러 행보로 일관했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의 영향권과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러시아가 핵 군축을 하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누구보다 반긴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내전 휴전협정을 주도하며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EU의 혼란과, 나토의 균열 등은 세력 확장을 꿈꾸는 러시아에 유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유화정책이 구조적 측면에서 임기 말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대러 제재를 해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러시아의 직접적 위협을 받고 있는 나토 회원국은 미국을 불신하게 되고 미국의 패권적 지위도 위협받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와 의회의 다수가 러시아를 불신한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트럼프는 군비 강화와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어 군사 강국 지위 회복을 주장하는 푸틴과의 충돌도 예고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21일 “미·러 양국의 핵전력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대칭적 형태의 감축은 의미가 없다”며 핵 군축과 제재 해제를 연계하자는 트럼프의 제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푸틴과 트럼프 둘 다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서로 간의 이익이 상충되면 양국 간 관계는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흔들리는 EU] 英, 美와 양자 FTA ‘발빠른 변신’… 뿔난 獨·佛, 중남미 국가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에 맞서는 유럽연합(EU)은 분열할지, 강화될지 ‘기로’에 서 있다. 영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발맞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가속화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간 수차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를 칭찬하며 더 많은 국가가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첫 정상회담으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지목했다. 영국은 즉각 ‘환영’의 목소리로 화답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브렉시트의 첫걸음으로 보고 미국과의 무역 문제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 중인 메이 총리에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FTA 같은 공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면서 “우리가 어떻게 특별한 관계를 쌓을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간 무역협정시대에서 양자 무역협정시대를 선언한 미국과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다. 따라서 미·영 양국의 외교·경제 협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EU의 중심인 독일과 프랑스 등은 트럼프 행정부를 연일 비난하며 미국을 뺀 새로운 경제축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한 측근은 23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인다운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을 포기했다”면서 “우리 중 누구도 더는 그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먼저 EU는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 공략에 나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후안 마누엘 콜롬비아 대통령과 양국 간 관광·교육·안보 분야 협약에 서명한 후 “프랑스와 유럽은 태평양동맹(PA·멕시코·콜롬비아·칠레·페루 등)과 통상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와 유럽은 PA와 함께 무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통상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양측 간 무역협정 추진을 시사했다. 이는 잇단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계기로 세계 무역시장에서 EU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또 한 축으로 내부 결속에 나섰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트럼프 정부에 대해 “최선의 대답은 유럽이 단합하는 것”이라면서 브렉시트를 예로 들며 “유럽의 힘은 단합에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들썩이는 중동 ] 美, 이란 핵합의 부정적·팔레스타인 자극… 親이스라엘 행보에 분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세계의 화약고’ 중동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중립외교를 유지하고 이란 핵 합의를 이끌어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뒤집으려 하면서 지역 정세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취임 전부터 노골적으로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22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이란 핵 합의 재협상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놓고 밀착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가 이란과 팔레스타인의 ‘앙숙’인 이스라엘에 동조해 친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를 만날 계획이다. 이란은 핵 합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에 따른 제재 해제 1주년을 맞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재협상을 하자는 트럼프의 주장은 셔츠를 목화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공허한 얘기’라고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서명한 나쁜 핵 협상에 반영된 위협을 멈추는 것이 최고 목표”라며 트럼프를 거들었다. 머지않아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다. 당장 이란은 23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시리아 평화회담에 같은 당사국인 러시아, 터키의 초대를 받은 미국의 참여를 반대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팔 갈등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이스라엘 예루살렘시 당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동예루살렘에 신규 주택 566채를 짓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승인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도 추진 중이다. 이·팔 갈등을 고려해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두었던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뜻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정착촌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열린세상] ‘출포검’과 ‘지포대’/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출포검’과 ‘지포대’/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검사들 사이에 통용되는 용어로 ‘출포검’이란 말이 있다. ‘출세를 포기한 검사’를 뜻한다. 출포검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한다. 출포검은 승진이나 좋은 보직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윗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업무 성과는 뒷전이 되기 십상이고 사건 처리에서도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는 소신파가 된다. 막강한 검찰권을 맘대로 휘두르기 때문에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스개로 하는 소리고 현실에 그런 출포검은 없다.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난 이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4%대에 머물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라고 한다. 광화문광장은 연일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과 촛불의 바다가 된다. 아마 한반도에서 역사가 시작된 이래 자발적으로 이렇게 많은 인파로 뒤덮인 광경은 일찍이 없었을 것이다. 세계사적으로 보아도 일국의 지도자가 이처럼 국민에게 지탄과 조롱의 대상이 된 경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내치든 외치든 대통령이 관여할 국정의 공간은 완전히 사라졌다. 여론은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최근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서 합의한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방법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다. 여당에서는 ‘4월 퇴진, 6월 대선’의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한다. 자고로 국민의 지지를 잃고 정치적 위기에 빠진 지도자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국민의 관심을 딴 곳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편을 찾는다.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다.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로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비정상적인 상황을 일컫는다. 영화 ‘왝더독’에서는 대통령이 성추행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고 재선이 어려워지자 정치 해결사를 백악관 내 밀실로 불러들여 계책을 꾸민다. 그리하여 국민에게 생소한 알바니아를 적대국으로 포장하고 반알바니아 정서를 조작하는 한편 전쟁 발발의 위기를 조성해 국면 전환에 성공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위기에 처했던 여느 대통령과도 확연히 다른 처지에 있다. 단순히 국민의 지지를 잃은 대통령이 아니라 아예 국민의 지지를 포기한 대통령(지포대)이 되고 말았다. 일시적으로 지지를 상실한 대통령은 언젠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지포대는 그런 희망조차 없다. 따라서 지포대는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가 있다. 우리 정치사에도 위기에 처한 대통령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상황을 조작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툭하면 터졌던 간첩단 사건은 후일 무고한 시민을 고문해 간첩으로 몰았고 심지어 사형까지 집행한 야수적인 인권 유린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고 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도 대통령의 참석이 불투명하다고 한다. 경제부총리가 내정됐지만 취임도 못 하고 어정쩡하게 있다. 최순실 사태로 국내 기업들이 코리아디스카운트에 시달린다고도 한다. 대기업 총수들이 뇌물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이미지가 저하되고, 해외에서의 공공 입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가가 기업을 지원하기는커녕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데 정작 지포대 리스크는 국정 마비나 경제 침체로 끝나지 않는다. 지포대의 위험성은 출포검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대통령은 작금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모험이라도 감행하고 싶어질 것이다. 심지어 전쟁이라고 났으면 하는 심정일 수도 있다. 온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결정이 아직 지포대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4월 퇴진 운운은 너무 안이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쥐가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지포대가 국민을 물어 버릴 수도 있다. 하야든 탄핵이든 한시가 급하다.
  • APEC “보호무역주의 배격”…사실상 트럼프 반자유무역 저지 공동선언

    APEC “보호무역주의 배격”…사실상 트럼프 반자유무역 저지 공동선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이 20일(현지시간)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자유무역주의를 지키겠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반(反) 자유무역’ 정책 기조에 맞서 역내 자유무역과 투자를 계속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1개 APEC 회원국 정상은 이날 ‘질적 성장과 인간 개발’을 주제로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24차 정상회의 폐막 공동선언문에서 “세계화와 이와 관련된 통합 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점증하고 있으며, 우리는 보호무역주의 대두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적 목적으로 환율을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방된 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무역을 약화하고 국제 경제의 진전과 회복을 늦추는 보호무역적이고 무역 왜곡적인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재천명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국내 일자리를 잠식하는 ‘최악의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주도하던 TP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기 공약에 이어 차기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TPP 폐기를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트럼프는 또 자국 일자리와 경제를 보호하고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수정하거나 탈퇴하겠다는 공약을 취임 200일 내 실행한다는 구상이다. 중국과 멕시코산 제품에 각각 45%와 3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도 했다. 정상들은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경기 회복이 느리게, 불균형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성장률 저하, 높은 금융 변동성, 원자재 가격 하락, 불평등과 고용 상황 악화, 국제 무역 성장세의 둔화가 있었다”며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경쟁적 목적으로 환율을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어 “역내 회원국들이 무역, 투자 및 개방된 시장의 혜택을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 다가가서 더 잘 설명하고, 그 혜택들이 널리 분배되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덧붙였다. 정상들은 다자무역체제 발전과 관련해선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한 전략적 공동연구’와 ‘요약보고서’를 승인했다. 연구 진행을 위한 권고사항이 담긴 ‘FTAAP에 관한 리마선언’도 채택했다. 이로써 TPP가 사실상 폐기될 위기에 처한 틈을 타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FTAAP 구축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자국이 주도하는 ‘양대’ 무역협정인 FTAAP 건설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APEC 회원국들은 2014년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FTAAP 설립에 대해 원론적으로 동의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 “트럼프 됐다고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APEC서 국제사회 우려 불식

    오바마, “트럼프 됐다고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APEC서 국제사회 우려 불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외순방의 종착지인 페루 리마에서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무역 마찰 등을 우려하는 중남미과 아시아 국가 달래기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리마에서 1000여명과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최악의 상황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라”면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정책을 진행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했다고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그는 “긴장이 고조될 수 있고 특히 무역 분야에서 그럴 수 있다”면서도 “차기 행정부가 일이 돌아가는 과정을 본다면 무역 협정이 미국과 상대국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유세하는 것과 실제로 정책을 펼치는 것은 항상 같지 않다”며 트럼프 당선자가 유세 기간의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여러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는 장벽을 쌓겠다고 공언해 온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로 관련 국가들의 시름이 깊어진 것을 고려한 발언이다.  미국의 교역국들은 트럼프의 당선에 우려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전 세계에 심각한 경제적 곤경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세계 무역이 다시 성장하고 보호주의가 사라져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트럼프의 집권에 직면한 상황에서 멕시코와 미국인 양자 관계에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트럼프가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혀온 TPP의 비준을 오바마 행정부가 사실상 포기하면서, 참여국들 사이에서 TPP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TPP에 참여한 11개국 정상들과도 만나 TPP와 같은 “높은 수준의 무역협정”에 대한 지지의 뜻을 강조하면서 TPP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잔여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해외 순방을 통해 트럼프 당선 이후 불안에 떠는 동맹국을 안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주 유럽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미국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재확인했고 20일 페루 APEC 정상회의에서도 비슷한 기조로 발언할 전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APEC 회의… 첫 총리 대리 참석, 미·중·일·러 정상과 회담도 못해

    APEC 회의… 첫 총리 대리 참석, 미·중·일·러 정상과 회담도 못해

    양자회담은 페루 부통령 유일 19~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다. 하지만 주요 회원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에선 빠져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속에 우리나라 정상외교가 삐걱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총리는 18일 출국한다. 17일 총리실에 따르면 황 총리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경제의 저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 안보 문제 등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 총리는 1차 회의, 2차 회의 등 공식 다자 회의에 참석해 논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주최국인 페루의 마르틴 알베르토 비스카라 제1부통령과의 회담이 현재까지 확정된 유일한 양자 회담 일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주요 4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 등 민감한 한반도 안보 상황을 놓고 관련국끼리 진지한 협의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정작 핵심 당사자인 우리나라만 국가 정상인 대통령이 불참하게 됐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등 국제정세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주요국 간 논의도 가능하다. 선언적 의미에 그칠지라도 논의 자체에서 배제돼선 곤란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 등 엄중해진 한반도 안보상황 때문에 이미 지난 9월 대통령 불참을 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그럴수록 정상외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1989년 각료회의로 출범한 APEC은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된 후 우리나라에선 줄곧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왔으며 총리가 대신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전세계 대통령 하야·탄핵 사례

    닉슨, 워터게이트 ‘거짓말’로 사임 獨 불프, 저금리 대출 드러나 사퇴 호세프, 회계장부 조작 혐의 탄핵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또는 하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전 세계 대통령의 사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불명예 퇴진한 전 세계 대통령은 15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은 남미 지역 국가 출신이지만 정치 선진국인 미국과 독일에서도 나왔다. 브라질과 이스라엘에서는 각각 두 명씩 있었다. 이들의 퇴진 이유는 부정부패와 부정선거, 회계장부 조작, 성추행 등 다양했다.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1913~1994)은 미국 최대 정치 스캔들인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사임했다. 이 사건은 대선 기간이던 1972년 6월 닉슨 측 공작원 5명이 워싱턴DC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사무실에 설치한 도청 장치를 수리하려다 발각돼 알려졌다. 닉슨 대통령은 이듬해 6월까지도 자신의 개입 사실을 부인했지만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녹음 내용이 공개되자 의회가 탄핵안을 준비했고 결국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왔다. 대통령을 이어받은 부통령 제럴드 포드가 그해 9월 그를 사면해 처벌은 면했지만, 평생을 국민의 따가운 눈총 속에 살아야만 했다. 빌 클린턴(70)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위증 혐의로 1998년 12월 하원에서 탄핵 소추됐다. 1999년 2월 상원에서 탄핵안을 부결시켜 간신히 대통령 자리는 지켰다. 퇴임 직전인 2001년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대해 그간 거짓 진술을 했다고 인정하는 대신 기소를 면제받기로 특별검사와 합의해 형사기소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에게는 ‘사생활이 문란한 대통령’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독일에서도 2012년 2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보수 기독민주당(CDU) 출신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이 자진 사퇴했다. 2008년 주택 구입 당시 지인에게서 시중금리보다 낮은 연리 4% 조건으로 50만 유로(약 6억 3000만원)를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난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2014년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난 뒤였다. 정정 불안이 일상화된 남미 국가에서는 수시로 탄핵이 이뤄진다. 1993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1922~2010)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공금횡령 및 부정축재 혐의로 탄핵당했다.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74) 대통령도 1997년 세금 횡령 혐의로 탄핵 소추됐다. 일본계인 알베르토 후지모리(78) 페루 대통령 역시 2000년 부패 혐의로 탄핵된 뒤 수감돼 지금까지 감옥에 있다. 가장 최근에는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69)가 2014년 재선 당시 국가 부채를 숨기려고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 9월 탄핵당했다. 호세프는 의회 결정을 “정적들이 일으킨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오바마·아베의 TPP 앞날 ‘캄캄’… 시진핑만 웃는다

    中주도 16개국 무역협정 ‘RCEP’ 탄력 무산땐 아베 치명타… 트럼프 설득 총력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추진됐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백지화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에 불리하다며 폐기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체제의 등장으로 TPP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시행할 정책집인 ‘유권자와의 약속’에서 TPP 철수를 명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중국이 TPP의 폐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새로운 무역협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한 TPP는 중국을 조준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올해 초 TPP 협상을 타결하고 각국 의회 비준 절차만이 남은 상태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9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의회에서 연내 TPP 심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TPP나 다른 무역협정에 관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 주도 아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인도 등 모두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리바오둥(李保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오는 19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새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아·태지역은 성장모멘텀 약화 현상에 직면했다”며 “중국은 재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자유무역지대 구축을 위한 초기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전에도 APEC에서 새 무역협정을 제안하려 했지만 TPP를 우선 순위에 둔 미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의 모멘텀이 약해진 틈을 적절하게 활용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의도다. FT는 버락 오바마 정부도 앞서 TPP가 실패로 끝나면 중국이 자체 무역협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마이크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예상했던 시나리오가 실제로 펼쳐지고 있다”며 “TPP가 성사되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새 무역협정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이날 중의원에서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자민·공명 연립 여당과 일본유신회 소속 의원들이 TPP 협상안을 비준 처리했다. 연립 여당은 오는 30일 끝나는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연내에 의회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TPP는 발효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TPP를 자국 경제 회생의 핵심으로 삼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베 정부는 트럼프의 마음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17일 트럼프와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온갖 추문과 비난…美대통령 된 트럼프 영욕의 선거운동

    온갖 추문과 비난…美대통령 된 트럼프 영욕의 선거운동

    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전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인차별, 이주노동자 차별 등을 비롯해 과거 성추행 사례까지 드러나며 온갖 추문을 뿌렸고, 그에 대한 비난이 넘쳤다. 하지만 그 추문과 비난이 놀라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선거기간 동안 그가 보인 행적에 대한 비판은 미국 안팎을 넘나들었고, 정치 분야에만 머물지도 않았다. 멕시코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면서 국가간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이에 멕시코의 한 잡지는 트럼프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 사진의 표지에 ‘미국인 파시스트’라는 의미의 ‘Fascista Americano’라는 문구를 넣으며 그를 거칠게 비난했다. 히틀러를 떠올리게 하는 사진이었다.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중국에서도 트럼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화장지를 제작하는 산동성(山东省) 칭다오(青岛)의 벽지회사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트럼프와 힐러리 등 미 대선후보의 얼굴을 새긴 휴지를 판매했다. 당시 제품을 내놓자마자 인터넷에서만 5000롤 이상의 트럼프 휴지를 팔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 불티 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회사는 50여 곳으로부터 트럼프 휴지 주문을 받아 5000롤 이상을 출하했다. 이에 비해 힐러리 화장지는 단 8곳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상태다. 또 일마 고어(Ilma Gore)라는 이름의 미국 출신 여성 화가는 최근 직접 그린 트럼프의 나체 그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강제로 삭체처분을 받았다. 그녀가 그린 그림 속 트럼프는 옷을 전혀 입지 않은 채 한쪽 다리를 올리고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기울인 자세이며, 특유의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그림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전세계 누리꾼들로부터 열광을 받았지만, 반대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는 등 뜨거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의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을 놓고도 풍자와 조롱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의 헤어스타일리스트였던 에이미 래시(52)는 “트럼프의 금발은 100% 그의 모발”이라고 강조하는 기사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는 "트럼프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헤어스타일을 전혀 바꾸지 않았으며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매우 오랫동안 전문적인 미용실을 다니지 않았다. 대신 그의 가족이 대신 커트를 해주거나 염색을 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사실은 그의 헤어스타일을 정면이 아닌 뒤에서 바라봤을 때 확실히 알게 됐다. 뒷 헤어라인을 직선으로 잘라놓은 것을 확인하고는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얼마전엔 미국의 생물학자 조우 핸슨이 페루의 아마존지역을 찾았다가 '가발 모충'을 만났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는 "페루 아마존에서 정말 희한한 모충을 봤다"며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핸슨은 모충을 '트럼프 모충'이라고 불렀다. 그는 "'트럼프 모충'은 눈길을 끌길 원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지길 원한다"며 "눈에 띄면 죽을 수도 있는데 (노출을) 원하는 건 매우 혼란스러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린 아이들을 동원해서 부른 선거송에 대해서도 전체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USA 프리덤 키즈’라는 3명의 소녀들이 부른 ‘자유의 부름’(Freedom’s Call)에는 트럼프가 평소 언급해 온 공격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메시지가 다수 포함돼 있어 8~12세에 불과한 소녀들이 부르기에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자유의 적들이여 이 노래를 들어라/ 다 함께 그들을 무찌르자(때려 눕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는 가사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게 무자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마치 아돌프 히틀러나 김정은 등 유명 독재자에 대한 헌사를 연상케 하는 공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60년 숙원 쿠릴 열도 반환… 아베 “반드시 해결” 자신감

    60년 숙원 쿠릴 열도 반환… 아베 “반드시 해결” 자신감

    일본과 러시아 관계가 바짝 가까워지고 있다.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 해결과 극동개발 등 경협이란 카드를 서로 보이면서 2차대전 이후 현안인 ‘평화조약’까지 달려갈 기세다. 일·러는 오는 11, 12월 잇단 정상회담에도 합의했다. 11월 대선 등 정권 교체기를 맞아 미국의 견제가 느슨하게 된 틈을 파고들어 현안을 급조율하면서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자세로 영토 문제에 빗장 하나를 열어젖혔다. ●푸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돼” 힘 실어 4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2일 이뤄진 일·러 정상회담에 대해 양측이 영토교섭 가속화를 확인했다면서 북방영토 반환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평화조약(체결 교섭)에 관해 둘이서만 꽤 깊이 논의했다”면서 북방영토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이례적으로 단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일본의 에너지 분야 등 8개 경협안에 “적확한 방안”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푸틴은 2일 동방경제포럼 연설에서도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에 (아베 총리와) 일치한다”며 기대를 높였다. 또 “어느 한쪽이 졌다고 느끼면 안 된다”며 “역사적으로 그런 해결 사례는 적지만 그런 사례를 우리가 만들어 내기를 강력 희망한다”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시코탄도·하보마이 먼저 이양 가능성 양측은 오는 11월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활용해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오는 12월 15일에는 푸틴이 아베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을 방문해 후속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야마구치 회담은 평화조약 체결 문제 등 영토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평화조약 합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면 쿠릴 4개 섬 중 시코탄도(島)와 하보마이 두 개 섬을 먼저 일본에 넘겨주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일·러 양국은 관계 개선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미국의 정권교체기 등 공백기를 맞아 현안을 조율하면서 성과를 보겠다는 자세다. 미국은 내년 2월 새 대통령 취임 뒤에도 외교안보팀이 가동되려면 청문회·인준 절차 등을 거쳐야 돼 반년 이상 대외 정책의 공백이 생기게 된다. 푸틴은 “대대적인 대러 경제협력을 통해 신뢰관계를 높여 북방영토 협상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겠다”는 아베의 포석을 수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일본을 제재 대열에서 이탈시켜 경제적 곤경과 외교 고립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日, 러엔 에너지 등 8개 경협안 ‘당근’ 아베 총리는 러·일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분야 등 8개항의 경협안을 제안했다. 대미 관계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도 대러 관계를 진전시켜 영토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고 극동개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미국 정권교체기를 활용한 셈이다. 일·러는 매년 한 차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일 정상회담 개최 등에도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1956년 공동선언에서 “평화조약 체결 후 시코탄, 하보마이 두 섬을 인도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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