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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수궁 돌담길서 공정무역 만나자

    덕수궁 돌담길서 공정무역 만나자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면 시장과 이윤 위에 인간 존엄이 있음을 확인하고 불공정한 시장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서울시는 13일부터 이틀간 덕수궁 돌담길에서 ‘공정무역! 시민이 주다’ 주제로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세계공정무역기구(WFTO)가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을 세계 공정무역의 날로 정하고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공정무역 캠페인을 벌이는데 서울시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공정무역이란 저개발국 생산자와 노동자들이 만든 물건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해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아동노동을 금지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착한’ 무역이다. 한국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009년 공정무역 회사인 ‘아름다운 커피’ 설립을 계기로 처음 시작했다. 시는 박 시장 당선 이듬해인 2012년 5월 세계적인 공정무역도시로 거듭나겠다며 ‘공정무역도시 서울’ 선언문을 채택했으며, 같은 해 11월 공정무역 조례를 제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서울시내 약 260개 이상의 상점, 카페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취급하는 등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축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개 공정무역 단체와 동아리가 참여한다. 박 시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공정무역으로 저개발국 생산자를 지원해 공정무역의 가치를 꽃피우자”고 당부할 계획이다. 슈퍼키드 등 가수들의 축하 무대는 물론, 일본 공정무역 관계자와 국내생협조합원, 일반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무역·민중교역 포럼도 열린다. 앞서 사전행사로 12일에는 ‘공정무역 페루 생산자와 시민의 만남’ 행사도 진행된다. 시는 페스티벌 기간에 시민들이 수공예품, 커피, 초콜릿 등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공정무역 장터도 개최한다.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분수대 사이에서 열린다. 장터에는 공정무역 단체는 물론 학생들로 구성된 공정무역 동아리 등도 참여한다. 유연식 일자리노동정책관은 “저개발국 생산자 및 노동자들의 가난과 고통을 해결하면 우리 소비자들에게는 더 건강하고 좋은 물건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10여개 나라 색다른 맛 하루에 맛보자

    “군포에서 하루 10여개국 여행하는 특별한 체험 하세요.” 경기도 거주 외국인 54만 9503명 중 1만 787명이 거주하는 군포시는 오는 13일 산본로데오거리에서 ‘2017 다문화 음식축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나라별 음식경연과 다채로운 공연, 음식 만들기·시음 등 체험부스가 운영된다. 군포시 주최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한다. 지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지원 민간단체가 함께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는 코코넛 밀크를 넣은 쌀가루 반죽에 새우를 얹어 구워낸 베트남 붕따우의 특산음식 ‘반콧’을 비롯해 태국의 돼지고기 죽 ‘카우똠무’, 페루의 ‘카플라카나’가 소개된다. 향신료를 넣은 인도네시아 볶음밥 ‘나시고랭’, 왕새우로 만든 중국 산동성 지역의 대표음식 ‘홍샤오 따샤’ 등 10여개국의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2014년 시작한 다문화 음식축제는 지난해까지 색다른 30여종의 각국 요리를 선보였다. 1000원으로 엽전 3개를 교환하면 세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한국 전통무예 태권무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의미의 무지개떡 자르기, 나라별 음식경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2부에서는 필리핀, 미얀마, 몽골, 베트남 등의 전통춤과 비보이 댄스, 거리로 나온 예술 공연 등이 이어진다. 체험 부스에서는 야자수 잎으로 만든 원뿔형의 베트남 모자 ‘논’ 만들기, 각국 전통의상 입어보기 행사가 열린다. 이외에도 원형단상에 올라가 상대편을 떨어뜨리는 미국의 전통놀이 ‘유령권투’, 고리 던지기인 일본 전통놀이 ‘와나게’ 등의 놀이체험이 열린다. 세계 전통차 시음 판매도 진행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과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행사”라며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페루 잉카문명 이전 1300년 된 금은 유물 무더기 발견

    페루 잉카문명 이전 1300년 된 금은 유물 무더기 발견

    잉카문명 전의 것으로 보이는 유물이 페루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은 "쿠테르보 지역 유칸 산에서 오리손테메디오시대 기원 후 700~10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과 은으로 제작한 유물 100여 점을 일반인들이 찾아냈다"면서 "유물이 발견된 곳은 귀족 출신으로 보이는 어린아이의 무덤이다"고 보도했다. 어린이의 덩치에 맞게 미니어처처럼 작게 제작된 점, 당시 중남미 여러 문명을 아우르는 듯한 다문화적 예술성이 녹아 있는 게 이번에 발견된 유물의 특징이다. 페루의 저명한 고고학자 왈테르 알바는 "당시엔 와리, 카하마르카, 모치카 등 여러 문화의 교류가 활발했던 시기"라며 "문화의 교류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물은 모두 진품으로 예술성이 뛰어나다"며 보존 상태가 뛰어나 잉카문명 전 지금의 페루 지역에 살던 문명을 연구하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물은 약 2주 전인 부활절기간 중 유칸 산에 오르던 순례자들의 눈에 띄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물건들인 걸 단번에 알아본 순례자들은 쿠테르보 당국에 자진해 유물을 넘겼다. 쿠테르보 당국은 페루 최고 권위의 고고학자 알테르 알바에게 유물을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유물이 오리손테메디오시대의 것이라고 확인했다. 알바는 "유물이 발견된 곳을 둘러본 결과 무덤이라 묻혀 있는 게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화부에 통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고학계에선 "무덤에서 발견된 어린아이가 유칸 산의 신에게 바친 제물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오리손테메디오시대는 기원 후 700~1200년으로 지금의 안데스 지역에선 와리문명이 꽃을 피운 시기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포토] 포즈 하나로 시선 압도하는 모델들

    [포토] 포즈 하나로 시선 압도하는 모델들

    27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패션위크에서 패션브랜드 ‘Ana Maria Guilfo’ 가을/겨울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센 언니 포스 풍기며 도도한 워킹

    [포토] 센 언니 포스 풍기며 도도한 워킹

    27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패션위크에서 패션브랜드 ‘Omar Valladolid’의 가을/겨울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보일듯 말듯… 아찔한 망사 드레스

    [포토] 보일듯 말듯… 아찔한 망사 드레스

    25일(현지시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열린 디자이너 아니 알바레즈 칼더슨의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멋진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남미] 8살 딸 이용해 교도소에 마약 반입한 엄마

    [여기는 남미] 8살 딸 이용해 교도소에 마약 반입한 엄마

    어린 딸을 이용해 교도소에서 마약장사를 하던 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경찰은 딸과 함께 마약을 숨겨 교도소에 들어가려던 여성을 체포했다. 경찰은 여자가 상습적으로 교도소에서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자는 15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교 에세이사라는 곳에 있는 교도소를 찾았다.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여동생을 면회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여자는 8살 딸을 데리고 갔다. 모녀는 1차 검문을 무사히 통과했지만 2차 검문에서 꼬리가 잡혔다. 딸이 입고 있는 점퍼 안주머니가 두둑해 보이는 걸 이상하게 여긴 교도관이 몸수색을 하다가 마약을 발견한 것. 딸이 숨겨 들어가려던 마약은 알약처럼 만든 엑스터시로 576정이었다. 수사 결과 여자는 마약 공급책, 딸은 운반책이었다. 교도소 신세를 지고 있는 여동생은 판매를 맡았다. 아르헨티나에선 신체접촉이 가능한 자유로운 재소자 면회가 가능하다. 자매는 이런 점을 이용해 교도소에서 마약장사를 했다. 여자는 교도소에 들어갈 때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어린 딸에게 마약을 숨겨 면회 때 동행토록 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면회할 때 살짝 마약을 건넸고 여동생은 교도소에서 마약을 팔았다. 경찰은 "어린아이에 대해선 수색이 허술한 약점을 노렸다"면서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았지만 수법을 보면 그간 여러 차례 여자가 마약을 들여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자의 딸은 경찰에 붙잡힌 마약운반책으론 중남미 최연소 마약운반책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중남미 최연소 마약운반책은 2014년 마약캡슐 101개를 꿀꺽 삼키고 국제공항을 빠져나가려다 붙잡힌 11살 여자어린이다. 한편 페루와 콜롬비아 등 마약범죄가 빈번한 주변국에서 넘어가는 마약사범이 늘면서 아르헨티나는 덩달아 마약범죄로 골치를 앓고 있다. 급기야 아르헨티나 정부가 "마약범죄를 막기 위해 (주변국 출신에게) 출입국을 제한하겠다"고 관련법률을 개정하면서 최근엔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등 주변국 사이에 외교적 갈등까지 빚어졌다. (사진=TN)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SNS의 위력…만년설 화산에서 조난 당한 청년 구조돼

    SNS의 위력…만년설 화산에서 조난 당한 청년 구조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위력을 발휘하며 소중한 목숨을 살렸다. 만년설로 뒤덮인 화산에 올랐다가 조난을 당한 청년이 SNS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 정신을 잃지 않고 스마트폰 SNS을 활용한 덕분이다. 페루 남부 아레키파에 있는 화산 미스티에는 매년 부활절을 앞두고 등산객이 몰려든다. 고난주간에 화산에 오르면서 고난을 체험하는 관습이 있어서다. 안토니오 타이페(25)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친구들과 함께 미스티 정상에 올랐다. 사고는 내려올 때 벌어졌다. 만년설이 덮인 산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던 타이페는 뒤쳐지면서 혼자가 됐다. 설상가상 눈에서 미끄러지면서 머리와 다리를 다쳤다. 꼼짝할 수 없게 된 청년은 손수건으로 피가 흐르는 머리를 지혈했지만 거동은 불가능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영락없이 목숨을 잃게 될 위기상황. 절망한 그는 순간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을 떠올렸다. 서둘러 꺼내 보니 기적처럼 신호가 잡히고 있었다. 타이페는 채팅앱 왓스앱에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그러면서 피를 흘리는 자신의 셀카를 찍어 올렸다. SNS의 위력은 엄청났다. 순식간에 메시지를 공유하는 사람이 불어나더니 페루 긴급상황작전센터로 사고가 접수됐다. 긴급상황작전센터는 실시간으로 SNS에 상황을 알리며 구조작전에 나섰다. 같은 날 저녁 긴급상황작전센터는 SNS에 "타이페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긴급 소식을 전했다. 이어 청년을 발견해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면서 아레날에 있는 작전센터 베이스로 그를 옮길 것이라는 실시간 상황소식을 올렸다. 구조당국의 실시간 상황보고는 계속됐다. 긴급상황센터는 "베이스에선 다시 경찰이 청년을 산밑 지휘본부로 후송할 것"이라며 "지휘본부엔 이미 소방대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은 14일 밤 무사히 구조됐다. 현지 네티즌들은 "침착하게 청년을 구한 구조대, 정말 고생했다" "실시간 상황보고, 진짜 감동적이었다"며 작전센터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부영, 남미 수재구호금 20만 달러 지원

    부영, 남미 수재구호금 20만 달러 지원

    부영그룹은 지난달 집중 호우와 산사태 등으로 피해를 본 페루와 콜롬비아에 총 20만 달러의 수재구호금을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하이메 포마레다 주한 페루 대사와 티토 사울 피니야 주한 콜롬비아 대사에게 각각 수재구호금 10만 달러씩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자연재해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은 페루와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한국전쟁 당시 물자지원국과 참전국으로 도움을 준 두 나라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페루는 지난달부터 수도 리마의 동부 지역에 지속된 집중 호우와 산사태로 270명이 사망하고 64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콜롬비아도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남서부 모코아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314명이 숨지고 173명이 실종됐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1세기 열대우림 파괴…인디언에게 관리권 맡겨야”

    “21세기 열대우림 파괴…인디언에게 관리권 맡겨야”

    열대우림의 파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인디언에게 관리를 맡기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비정부기구(NGO) 열대우림연합(Rainforest Alliance)은 최근 과테말라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열대우림의 관리를 인디언공동체에 위탁하자"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열대우림연합은 인류와 자연 간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 비정부단체다. 열대우림연합은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절제한 벌목을 하지 않는 인디언공동체에 관리권을 주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선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대우림연합이 지목한 대표적 성공사례가 과테말라다. 과테말라는 비오스페라 마야라는 자연보호구역 220만 헥타르 중 40%의 관리권을 인디언공동체에게 넘겼다. 그 결과 당장 무차별적 벌목이 중단되면서 자연보호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생활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나무를 자르는 인디언 고유의 문화가 자연을 지킨 셈이다. 열대우림연합에 따르면 페루, 온두라스 등 다른 중남미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콩고와 인도네시아에서도 관리권을 인디언사회에 위탁하면서 자연 파괴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열대우림연합의 산림책임관 벤자민 허지든은 "열대우림의 파괴를 저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디언공동체에게 관리를 맡기는 것이라는 게 세계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의 관리를 인디언공동체에 맡기면 사회적 갈등도 줄게 된다. 무차별적 벌목의 중단으로 산림이 보호되면서 인디언 경제가 발전하고 (벌목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사라져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허지든은 "지금이야말로 관리권을 인디언공동체에 맡겨 자연을 살리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00~2010년 열대권 국가에선 700만 헥타르 규모의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경제성만 따진 무차별적 벌목이 주범이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생방송 멈추고 물에 빠진 개 구한 기자 화제 (영상)

    생방송 멈추고 물에 빠진 개 구한 기자 화제 (영상)

    20년 만에 최악의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페루 사회에 생명 존중의 상징적 장면이 뉴스로 생중계돼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페루는 지난달 초부터 연안 해역에서 발생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인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와 산사태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지금까지 100여 명의 시민들이 숨지고, 100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을 낳았다. 아직도 비가 계속 쏟아지고 있으며 811개 도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국토 절반 가까운 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했고, 앞으로도 더 이어질 전망이라 전국민적 근심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일(현지시간) 한 TV 뉴스에서 수해 피해를 중계하던 기자가 생방송 도중 물 속에서 헤엄치며 힘겨워하는 개를 발견했다. 개는 얼마나 오랜 시간 물 속에서 헤엄을 쳤는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허리춤까지 물에 잠긴 채 수해 피해 지역 뉴스를 전하던 그는 바로 방송을 중단하고 개를 껴안았다. 개 또한 자신을 구해준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아니면 물 속에서 헤매느라 저항할 힘조차 없었던지 기자가 껴안자 짖거나 바둥대지 않고 얌전하게 안겼다. 이 기자는 물을 헤치고 3~4분을 걸어가 물에 잠기지 않은 마른 땅이 나오는 곳까지 개를 안고 가서 내려놓았다. 그 개는 마치 감사의 인사를 하는 듯 잠시 뒤를 돌아본 뒤 총총히 제 길을 갔다. 이 영상을 접한 페루 시민들은 "호우 피해로 근심이 깊은 상황에서 따뜻한 차를 마신 듯 마음이 훈훈해졌다", "개를 구해줬듯 정부가 호우 피해자들을 다 구해줬으면 좋겠다" 등 방송 기자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비어 있는 그 의자, 종교·정치·개인 속 ‘부재’를 담다

    비어 있는 그 의자, 종교·정치·개인 속 ‘부재’를 담다

    의자를 도구로 부재(不在)의 서사를 풀어내는 한국 극사실주의 1세대 대표작가 지석철(64·홍익대 교수)의 근작을 소개하는 ‘부재-시간, 기억’전이 부산 해운대의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지석철의 작품에는 작고 굴곡 있는 나무 의자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언제나 비어 있는 의자는 부재하는 존재를 향하고 있는 갈망, 그리움과 서정성을 드러내는 주제가 되어왔다. 시간의 흐름과 기억을 나타내는 풍경과 사물은 마치 사진처럼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간결하게 완성된 화면은 더욱더 단단하게 부재를 표현하고 있다. 부재의 서사를 다루기 위한 도구로서 이제는 작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미니 의자’는 지속적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며 시대의 상실과 아픔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근작에서는 마치 다큐멘터리 작가가 세계 곳곳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것처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영국 브라이튼 해변,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캄보디아 메콩, 페루의 나스카 광장 등 미니 의자가 목도하는 낯선 부재의 에피소드가 열거되고 있다. 보통은 하나의 미니 의자가 등장하지만 산더미처럼 포개져 더미를 이루거나 좌우로 도열되기도 하면서 부재의 가중이 심화됨을 암시하며 이를 통해 종교, 정치, 자연, 개인 등 어디에서든 발견되는 부재의 보편적 현상을 이야기한다. 지석철은 1982년 한국의 대표 청년작가로 파리 비엔날레에 초청돼 미니 의자 300개를 설치작품으로 선보이며 파리비엔날레 10대 작가로 선정됐고 이후 ‘의자 작가’로 알려지게 됐다. 미니 의자가 등장하는 배경에는 고향 마산에 대한 추억과 세계 곳곳에서 만난 이국의 인물들, 그리고 장소를 떠올리게 하는 랜드마크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지만 특유의 모노톤과 고독함이 묻어나는 스토리는 일관성 있게 전개된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051)731- 5878.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KAI, 페루에 항공기 20대 공급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3년 동안 다목적 항공기 ‘KT1P’ 20대를 페루 공군에 공급했다. KAI는 지난 7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라스팔마스 공군기지에서 ‘KT1P 최종호기 납품 행사’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 및 하성용 KAI 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KAI는 2012년 페루와 KT1P 20대 수출 계약을 맺고, 최초 4대는 KAI에서 생산한 뒤 나머지 16대는 페루 현지에서 제작했다. KT1P는 기본 훈련기 KT1과 전술통제기 KA1 등을 기반으로 제작한 무장겸용 항공기다.
  • 온라인> 페루 역대 최악의 자연재해, 도움의 손길 간절

    연안 엘니뇨 현상으로 이례적인 폭우와 산사태가 페루 북부 지역을 강타해 90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페르난도 사발라 페루 총리는 이번 이상기후 재난으로 12만 명의 이재민(모든 재산 유실)을 비롯해 피해자가 7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로 4000km와 농로 5000km, 200개 이상의 다리도 붕괴됐다. 페루 전역의 2800개 이상의 구 가운데 특히 북부 811개 구가 비상사태에 처해있다. 침수된 피우라, 람바예께, 라 리베르타드 지역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쿠스코, 마추픽추, 나스카 라인, 아레키파, 콜카 캐년, 아마존 등 관광 지역들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페루대사관은 한국인들의 인도적인 기부를 지원받고자 은행 계좌(KEB 하나은행 107-910017-40204)를 개설했다. 현재 페루 국민은 단수로 신음하고 있으며 자연의 분노가 멈추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141명 탄 여객기 불시착하며 불길… ‘사망자 0’ 기적

    총 141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기가 활주로에 불시착하며 화염에 휩싸였으나 기적적으로 단 한 명의 중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해외언론은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260km 떨어진 프란치스코 칼 공항에서 벌어진 사고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사고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경 141명의 승객을 태운 페루비안 항공사의 보잉 737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착륙하던 중 방향을 잃은 여객기가 활주로 밖 풀 숲으로 미끄러지면서 화염에 휩싸인 것. 다행히 일사분란하게 사고 여객기를 빠져나온 승객들과 공항 측의 응급 조치로 가벼운 부상자 외에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고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담은 영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영상에는 여객기 주변으로 불타오르는 화염과 긴박하게 움직이는 승객과 공항 관계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페루비안 항공사 대변인 알베르토 로페즈는 "사고 여객기는 추락한 것이 아니라 착륙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서 "착륙 직후 기체에 2차례의 큰 충격이 있었으며 승객 29명이 병원에 후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In&Out] 제약산업 ‘국민산업’으로 육성해야/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In&Out] 제약산업 ‘국민산업’으로 육성해야/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2009년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친 신종인플루엔자 사태에서 의약품 보유 유무가 국가적 위기를 넘어 전 인류의 생명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음을 절감했다. 당시 우리도 백신 비축량이 부족해 다국적 제약사에 사절단을 급파, 백신을 구걸했던 참담함을 겪어야 했다. 새로운 질병의 출현을 계기로 보건은 안보의 개념에서 이해되고 있으며, 의약품자급 능력은 자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척도가 됐다.하지만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제약산업 기반이 무너져 제약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의 경우 제약시장의 80% 이상을, 브라질과 페루 등 중남미 국가들도 70% 이상을 수입 의약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필리핀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세계 각국 평균치보다 15배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완제의약품 자급도는 80%에 육박하고 있다. 새로운 질병 출현과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제약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장될 전망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의료비 수요에 대응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비를 절감하는 ‘비용 대비 효과적’ 약물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로 눈을 돌려보자. 제약산업은 미래 국가경제를 주도해 나갈 먹거리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저 성장 기조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2005년 이후 연평균 6%대의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해 약 1200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평균 4~7%의 성장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내수, 수출 부진과 함께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정보기술(IT) 등 전통적으로 한국경제를 떠받쳤던 주력산업이 퇴조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의 출현이 요구되고 있다. 부진한 국내 경기를 회복할 구원투수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의약품을 위시한 바이오헬스산업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뛰어든 지 30년에 불과한 한국 제약기업은 2015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달성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3년 항생제 팩티브가 처음으로 의약 종주국인 미국에서 약을 시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이래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의약품은 2017년 10개를 넘어섰다. 완제의약품 수출도 최근 10년간 평균 15%대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매해 고성장하고 있다. 2014년 산업 분야별 기술무역 수지비(기술수출액/기술도입액)를 보면 보건의료 분야가 1.81로 전 산업분야 중 가장 높다.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정부는 물론 국내 2400여개 제조업체(2016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도 제약산업이 중심인 바이오헬스 등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꼽았다. 여기에 저성장 기조에 따른 사회 전반의 고용감축 흐름과는 달리 제약기업은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있다. 매년 꾸준한 인력 채용으로 제약산업계의 종사자는 5년 전보다 2만명이 늘어 2016년 말 1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부터 2024년까지의 취업자 수 증감률’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이 1.0%인 반면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은 2.6%로, 전 제조업에서 가장 높다. 특히 제약산업은 지식기반산업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석박사 등 양질의 인력 유입에 적극 나서면서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제약산업은 질병으로부터의 해방, 건강증진 등 국민건강권 확보의 토대가 되는 사회보장 성격의 산업인 동시에 국가경제에 활력을 주는 미래 먹거리산업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산업인 제약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산업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 페루 최악 홍수… 최소 72명 사망·수천명 이재민 발생

    페루 최악 홍수… 최소 72명 사망·수천명 이재민 발생

    18일 리마크 강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페루 리마 동쪽의 조시카 마을이 물에 잠겼다. 엘니뇨 등으로 폭우가 이어지면서 지난 1월 이후 72명이 죽고 수천 명이 홍수 피해를 당했다. 페루 AFP 연합뉴스
  • ‘화성 감자’, 똑같은 조건 재배 성공했다 (연구)

    ‘화성 감자’, 똑같은 조건 재배 성공했다 (연구)

    '마션'은 화성에 고립된 우주 비행사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다. 당연히 영화 자체는 허구지만,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러 설정은 과학계에서도 여러 가지 흥미로운 논쟁을 일으켰다. 그 가운데 하나는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부분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영화처럼 감자를 재배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화성같이 극한적 환경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2015년 나사와 국제 감자 센터(International Potato Center)의 과학자들은 화성과 유사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감자를 개발하기 위해서 합동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이 감자를 선택한 이유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일 뿐 아니라 현재 세계의 주요 식량 자원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감자 품종을 만들어낸다면 당장에 화성에서 재배가 어렵더라도 식량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존에는 작물 재배가 어려웠던 지역에서 추가로 감자를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주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할 때 여러 가지 가능성을 테스트할 수 있다. 합동연구팀은 페루의 팜파스 데라 요야(Pampas de La Joya) 사막에서 화성의 토양과 가장 비슷한 흙을 구해 큐브 셋(CubeSat)이라는 작은 격리 상자에 담고 감자를 재배했다. LED를 이용해서 화성의 약하지만, 방사선이 강한 태양 빛을 대신하고 지구와는 크게 다른 화성의 대기 조건을 흉내 낸 가스를 넣어서 감자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이고 기압이 낮은 대기 조건과 약한 빛, 낮은 기온에서도 감자가 자랄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연구를 이끈 줄리오 발디비아-실바는 "이 감자가 화성에서도 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화성 표면에 감자를 심으면 잘 자란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환경이 갖춰진 화성 기지에서 화성 대기를 이용해서 감자를 재배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미래 화성 유인 탐사에서는 화성 감자 재배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 우주 정거장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것처럼 미래 우리의 후손들은 화성 감자의 맛을 보고 지구의 익숙한 맛과 비교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돌려받을 약탈물” “돌려줄 장물”… 부석사 불상 어느 품에

    “돌려받을 약탈물” “돌려줄 장물”… 부석사 불상 어느 품에

    1심 서산 부석사 승소·21일 2심 약탈 추정… 적합한 국제법 없어 # 1911년 8월 21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있던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튿날 박물관은 발칵 뒤집혔고 수색과 수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모나리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 뒤였다. 루브르박물관 직원이던 이탈리아인 빈첸초 페루자가 그림을 몰래 훔쳐 자기 집에서 보관하던 중 피렌체에서 화상에 넘기려다 체포됐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환호했지만 모나리자는 순회 전시된 뒤 프랑스에 반환됐다.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자신을 후원한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권유로 거처를 프랑스로 옮길 때 가져간 그림으로 숨지면서 왕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국가에 귀속됐다. 절도 사건으로 모나리자는 유명해졌고 2012년 이탈리아 국립문화유산위원회가 “이탈리아인이 이탈리아에서 그린 그림은 이탈리아 것”이라며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 2012년 10월 6일 오후 8시쯤 일본 쓰시마섬 간논지(觀音寺)에 4명의 도둑이 침입했다. 사찰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은 잠겨 있지 않은 출입문을 열고 절 안으로 들어가 재단에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을 손쉽게 훔쳤다.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고려말인 1330년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만들어졌다. 범인은 김모(당시 69)씨 등 한국 문화재절도단이었다.이들이 불상을 들고 현해탄을 건너와 붙잡히면서 국내 초유의 국외문화재 소송이 벌어졌다. 세계적으로도 똑같은 사례는 물론 비슷한 사례도 찾기 힘들다. 약 700년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추정되는 약탈’과 ‘분명한 절도’가 뒤섞여 한·일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1심에서 부석사가 승소했지만 일본이 강력 반발하면서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2심 재판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지법 민사12부(부장 문보경)는 지난 1월 26일 정부를 상대로 불상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부석사의 손을 들어주며 “불상 내 복장물 중 종이로 쓴 결연문에 ‘고려국 서주(서산 지역) 부석사’라고 써 있고 시주자 32명의 이름이 새겨졌고 다른 사찰로 이전되면 남기는 기록이 없는 점으로 미뤄 부석사 소유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왜구들이 1352~81년 5차례 서산 지역을 침입했다”는 ‘고려사’의 기록을 들어 약탈 등의 방법으로 일본에 넘어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제법은 1970년 유네스코 협약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석사 불상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모나리자는 프랑스가 불법으로 소유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정황이 있지만 부석사 불상은 약탈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일본에 어떻게 넘어갔는지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면서 “결국은 재판 결과가 판가름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범죄 자금책은 경남 마산 조직폭력배 장모(당시 51)씨였다. 마산 P파 고문인 장씨는 조폭생활 늘그막에 돈벌이 수단으로 문화재에 관심이 있었다. 국내 문화재는 공소시효 시작이 도난에서 발견 시점으로 강화돼 판매가 어렵게 되자 김씨가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장씨와 연결됐다. 앞서 김씨는 “약탈당한 우리나라 문화재가 일본에 많으니 훔쳐와 팔자”며 다른 공범들을 끌어들인 뒤 장씨에게 접근했다. 장씨는 4500만원을 제공했고 김씨 일당은 범행 한 달 전 일본 현장을 사전 답사했다. 김씨 일당 4명이 타깃으로 삼은 일본으로 문화재 절도 원정을 떠난 것은 범행 3일 전인 2012년 10월 3일이었다.●日무인 사찰·보안 허술… 절도 용이 김씨 등이 범행에 성공하자 장씨는 운반책으로 일본과 부산을 오가는 골동품 보따리상 손모(당시 60)씨를 동원했다. 손씨는 일본으로 건너가 이들로부터 건네받은 절도 문화재들을 배낭과 가방에 넣어 10월 8일 낮 12시쯤 후쿠오카현 하카다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20분쯤 부산항에 도착했다. 김씨 일당이 훔친 문화재는 부석사 불상(나가사키현 지정문화재 造8호) 외에도 통일신라 불상인 동조여래입상(일본중요문화재 造3259호)과 고려시대 대장경(나가사키현 지정문화재 書8호)도 있다. 귀국 이틀 전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쓰시마섬 사찰들을 돌면서 훔쳤다. 대장경은 사찰 지붕을 뚫고 절도했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일본은 신들이 산다고 해서인지 스님이 잠을 자지 않는 무인 사찰이 많아 훔치기가 쉽다”며 “하카다항에는 엑스레이 검색대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손씨는 부산항에서 “50~60년 전에 만든 가짜 골동품”이라고 속여 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들여오는 골동품에는 감정관이 신경을 덜 쓴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함께 훔친 대장경 행방은 오리무중 김씨 등은 장씨의 어시장 창고에 장물을 보관하면서 이듬해 초 판매책 임모(당시 51)씨와 짜고 밀매에 나섰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아버지 A씨에게 12억원에 부석사 불상을 팔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사진만 보여 주는 임씨가 수상쩍어 진품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문화재청에 문의했다. 그때는 이미 일본이 인터폴(국제경찰)을 통해 불상에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였다. 일당 9명이 차례로 검거됐다. 김씨 등 4명은 구속돼 최고 징역 4년형, 장씨 등 5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압수한 장물 중 동조여래입상은 소유권을 주장하는 곳이 없어 일본에 반환됐다. 그러나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한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재판에 들어갔다. 부석사 스님과 신도들이 2013년 2월 불상 반환금지 가처분을 해 놓고 지난해 4월 불상 보관 주체인 정부를 대상으로 소유권 다툼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터진 뒤 일본이 문화재 보호를 강화하고 한국 관광객에게 문화재 보여 주는 것을 꺼린다고 들었다”면서 “그런데 불상과 함께 훔친 대장경은 오리무중이다. 범인들은 ‘돈이 안 될 거 같아 일본에서 버렸다’고 하는데 도둑들 말을 믿을 수 있느냐. 일당 중 누군가 혼자 팔아먹으려고 몰래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심했다. 경찰은 김씨 일당 검거 브리핑에서 3개 절도 문화재의 시가를 모두 150억원으로 발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약탈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불에 타 그슬린 흔적에다 훼손된 부분이 있지만 완형에 가까운 형태로 잘 만들어졌다”며 “돈으로 따지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에 계속 있었어도 국보나 보물 등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등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일본이 약탈해 간 우리 문화재를 가져왔으니 우리는 ‘애국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건이 터지자 문화재 전문가들 사이에는 “불상을 만든 부석사가 돌려받아야 한다”와 “다른 국외문화재 환수를 위해서 훔쳐온 것은 일본에 반환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독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따른 반일 감정도 끼어든다. 그렇지만 재판 중임을 이유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부석사 불상 사건으로 일본에서 한국 관련 문화재 전시나 교수들 교류 등이 전면 중단됐다”면서 “부석사가 승소를 해도 일본에 반환하면서 ‘우리도 훔쳐온 문화재를 반환했으니 너희도 약탈한 것을 돌려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신선한 국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근 문화재환수국제연대 대표는 “불상을 찾아오면 부석사에 관음전을 지어 모실 것”이라고 반환에 거부감을 보였다. 문화재보호법은 ‘불법 반출된 국외문화재라는 사실이 인정되면 회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도 끊임없이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불상은 1심 승소에도 부석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묶여 있다. 최종심에서 어떤 결정이 날지 몰라 법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일본 관음사도 2014년 11월 불상을 반환해 달라는 ‘몰수물 교부 청구’ 소송을 제기했었다. 대전고검 관계자는 “일본이 재판보다 외교를 통해 돌려받는 게 쉽다고 여겨 재판보다 외교부 압박에 더 나서는 것 같다”며 “관음사가 몰수물 교부청구를 해놨기 때문에 정부가 승소하면 관음사가 불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석사가 이기면 부석사 소유가 되지만 일본에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한국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朴 대리인단 ‘재판부 모독’… 이정미 “아, 뒷목이야”

    재판관들 휴일도 반납하며 심판 매진 증인 윤전추 “모른다” 최순실 “억울” 朴은 출석 거부한 채 ‘법정 외 변론’만 “3월 13일 이전 결론” 당부한 박한철 퇴임 이후 사찰서 외부와 단절 생활 靑 지연 전략에 최종 변론기일 연기도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300명 중 234표의 찬성으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9일 밤 권선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탄핵소추 의결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면서 탄핵심판이 시작됐다. 당시 페루 출장 중이었던 김이수 재판관이 서둘러 귀국했고, 역시 국제 헌법재판기구인 베네치아위원회 회의 참석차 출국했던 강일원 재판관도 급히 들어와 주심을 맏았다. 재판관들은 주말 휴일까지 반납하며 심판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의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재판부는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전체 재판관 회의를 열었다. 전담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는 헌법연구관들이 전례 없는 격무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12월 22일 시작한 변론 절차는 사건의 쟁점과 일정을 정하는 3차례 준비기일을 거쳐 본격적인 증거조사로 들어갔다. 올해 1월 5일 첫 증인으로 출석한 이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었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채용된 의혹을 받는 그는 대부분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씨에 대한 1월 16일 5차 변론 증인신문은 가장 주목받았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31일 검찰 출석 당시 “죄송하다”며 울먹이던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또 “유도신문 말라. 검찰조사 받는 게 아니다”, “몸이 안 좋으니 5분간 휴정해 달라”며 당당한 모습까지 보였다. 이날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신문까지 순수 심문 시간만 10시간에 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심판 법정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밝혀 달라’는 헌재의 요구에도 알맹이 없는 답변서를 보내 추가 해명을 요구받기도 했다. 도리어 박 전 대통령은 ‘법정 외 변론’을 이어갔다. 그는 새해 벽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탄핵 사유를 전면 부인했다. 박한철 전 소장이 지난 1월 31일 임기가 끝나 퇴임하면서 헌재는 ‘8인 체제’가 됐다. 그는 소장 권한대행을 맡은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 만료일인 3월 13일 이전에 결론이 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전 소장은 퇴임 이후 한 사찰에 들어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론 종결이 다가오자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는 등 노골적인 지연 전략을 폈다. 10명 남짓이었던 대리인은 17명까지 늘었다. 강 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고 재심을 언급하기도 해 법조계에서 “재판부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이 권한대행은 대리인단이 재판부에 대한 원색적인 불만에 “지나치다”, “굉장히 모욕적 언사를 참고 있다”며 수차례 뒷목을 잡기도 했다. 최종변론기일에 다다른 막바지엔 이들의 지연 전략은 극에 달했다. 결국 최종변론기일이 2월 24일에서 27일로 미뤄졌다. 변론을 마친 뒤에도 재판관들은 매일 평의를 열었다. 선고날인 3월 10일 재판관들은 평소보다 한 시간쯤 이른 오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출근을 마쳤다. 이 권한대행은 머리에 미용도구를 꽂은 것도 잊은 채 출근해 긴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판관들은 오전 11시 선고 직전 선고 결과를 결정하는 ‘평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은 재판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인용’ 결정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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