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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드럽지만 강한 힘… 가파른 길도 ‘쌩쌩’… ‘기술의 혼다’ 체감

    부드럽지만 강한 힘… 가파른 길도 ‘쌩쌩’… ‘기술의 혼다’ 체감

    일본 혼다자동차를 두고 흔히 ‘기술의 혼다’라고 하는 말에는 양면성이 숨어 있다. 기술력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다른 완성차 브랜드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다는 뜻도 숨어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강원 춘천 문배마을에 이르는 시승 구간에서 만난 혼다의 신형 8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파일럿’은 혼다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기존의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모델이다. 일단 외관은 한껏 부드러워졌다. 기존 파일럿의 투박한 모습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인상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혼다만의 기술력과 실용성은 여전했다. 육중해 보이던 외관에서 날렵한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내부 공간은 45㎜ 길어진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 덕분에 더 여유로워졌다. 특히 2열 좌석 하단에 ‘워크인 스위치’를 적용해 버튼 하나로 3열 좌석에 쉽게 올라탈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3열 좌석 역시 다른 7~8인승 SUV 모델과 비교해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주행 성능은 역시 ‘기술의 혼다’를 체감케 했다. 3.5ℓ 6기통 자연흡기 방식의 가솔린(휘발유)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정직하게 차를 앞으로 밀고 갔다. 묵직하게 속도가 올라가 고속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은 탈수록 혼다만의 매력을 드러냈다. SUV로서 비포장도로(오프로드) 주행 성능도 뒤지지 않았다. 춘천 문배마을의 험한 오프로드의 가파른 길도 여유 있게 올랐다. 일반·눈길·진흙길·모랫길의 4가지 주행 모드로 상황에 맞는 주행 기능을 설정할 수 있어 도심과 오프로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기본기도 갖췄다. 동급 경쟁 차종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지만 8.9㎞/ℓ의 연비는 도심형 차량으로 이용하기엔 좀 부담스럽다. 미국에선 출시된 9단 자동변속기도 국내 출시 모델엔 없다는 점 역시 아쉽다. 하지만 실용성 대비 가격은 매력적이다. 혼다 올 뉴 파일럿의 국내 판매 가격은 5460만원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해외여행 | 맥주, 여행의 주인공이 되다②Portland 포틀랜드 맥주생활백서

    해외여행 | 맥주, 여행의 주인공이 되다②Portland 포틀랜드 맥주생활백서

    ●Portland포틀랜드 맥주생활백서 장미, 자전거, 친환경의 도시. 바리스타, 독립출판물, 힙스터의 도시. 포틀랜드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아! 중요한 걸 하나 빠뜨렸다. ‘크래프트 비어의 도시’. 물론 미국 어디에나 크래프트 비어는 있다. 그러나 포틀랜드의 크래프트 비어는 유별나다. 포틀랜디아*의 라이프스타일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포틀랜디아Portlandia | 포틀랜드 고유의 생활 특성을 지닌 포틀랜드 사람들을 일컫는 말. 파리지엔, 뉴요커와 같은 맥락. 포틀랜디아 라이프스타일 먼저 포틀랜드를 ‘크래프트 비어의 도시’라고 말하는 근거를 찾아보자. 포틀랜드에는 약 65개의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있다. 단연코 미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많은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있는 도시다. 포틀랜드에서 만들어내는 맥주의 개수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뿐만 아니라 포틀랜드에서 팔리는 맥주의 40%가 크래프트 비어다. 미국 전역에서 크래프트 비어의 점유율이 10%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포틀랜드에서는 두 명 중 한 명이 크래프트 비어를 마시는 셈이다. 맥주 축제도 급이 다르다. 1988년부터 매년 열리는 ‘오리건 브루어스 페스티벌Oregon Brewers Festival’에는 대략 8만5,000명의 맥주 애호가들이 모인다. 이 축제가 열리는 7월은 오리건주의 ‘크래프트 비어의 달’로 지정되기도 했다.그렇다면 포틀랜드 사람들은 왜 이토록 크래프트 비어를 사랑하는 것일까. 포틀랜드 사람들은 중고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소규모 독립 커피숍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마신다. 이들은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일관성보다는 개인 혹은 소규모 업체에서 만들어내는 개성을 중요시한다. ‘소규모, 실험정신, 다양성’ 이라는 단어를 대변하는 크래프트 비어가 ‘포틀랜디아Portlandia’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포틀랜드에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생기기 시작한 건 1980년 초부터다. ‘포틀랜드를 독특하게 유지하자Keep Portland Weird’는 도시의 슬로건답게 포틀랜드 전역에 개성이 넘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이 생겨났다. 이 작은 도시를 빼곡히 메운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브루펍에서는 계속해서 새롭고 놀라운 맥주들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포틀랜드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은 결코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미국식 밀맥주의 선구자위드머 브라더스 브루어리 ‘위드머 브라더스 브루어리Widmer Brothers Brewing Co.’는 포틀랜드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터줏대감이자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1984년 설립되었으니 포틀랜드에서는 거의 최초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라 할 수 있다(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브루어리는 이보다 조금 먼저 설립된 ‘브릿지포트Bridgeport 브루어리’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크래프트 비어 씬업계에서 위드머 브라더스가 미친 영향력이다. 이들이 만든 ‘아메리칸 헤페바이젠’은 미국 크래프트 비어 씬의 한 획을 그었다.30여 년 전, 20대의 커트Kurt와 롭Rob 위드머 형제는 하던 일을 관두고 취미였던 맥주 만들기를 직업으로 삼기로 했다. 의기투합하여 위드머 브라더스 브루어리를 설립하였고 그로부터 2년 후, 그들은 ‘위드머 브라더스 헤페’ 맥주를 만들었다.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위드머 브라더스 브루어리를 찾아갔다. 늦은 시간이라 브루어리 문은 닫혀 있었지만, 브루어리 바로 옆에 위치한 펍은 맥주를 마시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마다 불투명한 노란 빛의 맥주가 하나씩 놓여 있다. 무엇인지 물어 볼 것도 없다. 이곳의 간판 맥주, 효모를 거르지 않은 밀맥주 헤페바이젠Hefeweizen이다. 헤페는 ‘효모’, 바이젠은 ‘하얀색’을 뜻한다.헤페바이젠의 고향은 유럽이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제품으로는 벨기에의 ‘호가든Hoegaarden’이 있다. 그러나 위드머 형제가 만든 헤페바이젠은 호가든과 다르다. 바나나, 정향의 향이 두드러지는 독일식 헤페바이젠과 달리 미국식 헤페바이젠은 홉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홉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중요한 건 이러한 시도가 처음이었다는 것이다. 아직 미국 크래프트 비어 씬에 선수가 많지 않던 시절, 위드머 형제는 유럽식 맥주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하며 미국 크래프트 비어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주문한 위드머 브라더스 헤페가 나왔다. 잔 위에는 작은 레몬 하나가 꽂혀 있다. 첫 모금에는 홉에서 나오는 화사한 향이 번진다. 풀잎이 코끝에 잠시 머물다 간다. 무심하게 꽂혀 있던 레몬이 향을 보다 단단하게 받쳐 준다. 고작 레몬 한 쪽이 주는 이 시너지! 샌디에이고에서 주구장창 IPA를 마시며 너무 강한 쓴 맛에 지쳐 있던 미각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최근 위드머 형제의 은퇴 소식을 들었다. 20대에 브루어리를 설립해 30여 년이 지났으니 그들도 어느덧 쉰을 훌쩍 넘긴 것이다. 내 옆자리에는 그 형제들과 비슷한 연배의 중년 남성이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크래프트 비어? 좋아하지요. 거의 매일 마신다고 할 수 있어요. 여기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오는 곳이랍니다.” 크래프트 비어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불과 30여 년 만에 크래프트 비어는 전 세대를 넘나드는 미국 문화가 됐다. 929 N Russell St, Portland, OR 9722711:00~20:00 (금, 토요일은 23:00까지) 포틀랜드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홉웍스 바이크 바 단 하루라도 포틀랜디아가 되고 싶다면? 자전거를 빌릴 것. 포틀랜드는 ‘자전거의 도시’다. 이곳에선 어디에서나 자전거 타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지하철은 물론 버스에도 자전거를 실을 수 있고, 매년 자전거 통근대회도 열린다. ‘친환경’을 목숨처럼 사수하는 포틀랜디아에게 자전거 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지도. 그 결과 포틀랜드는 미국 도시 중 자전거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무려 미국 평균 자전거 이용률의 10배 정도!)가 됐다.포틀랜드에서는 어느 곳이든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다. 그곳이 맥주 펍이라 해도 예외가 아니다. ‘홉웍스 바이크 바Hopworks Bike Bar’는 자전거를 콘셉트로 만든 펍이다. 맥주를 사랑하고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이곳에서 자전거는 말 그대로 ‘사랑’이다. 환경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은 바이크 바 입구에 세워진 에코 자전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착한 자전거’는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운동 에너지가 전기로 변환되는 구조다. 물론 맥주로 부푼 배를 가볍게 하는 효과도 있다.실내는 또 어떤가. 자칫 어지러워 보이는 천장엔 눈에 익은 철제 구조물이 줄지어 매달려 있다. 자전거 프레임이다. 놀라운 것은, 각 프레임이 모두 다른 자전거 숍에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예술품에 이름표를 달 듯 프레임마다 자전거숍의 이름과 프레임 이름이 적혀 있다. QR코드를 통해 해당 숍의 홈페이지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홉웍스의 철학은 ‘세계적 수준의 맥주를 만들며,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다. 단지 ‘바이크 바’라는 콘셉트만을 내세웠다면 지금의 인기를 누리진 못했을 것이다. 홉웍스는 2007년 문을 연 이래 꾸준히 세계 대회의 상을 휩쓸며 대표맥주 ‘IPA’와 ‘HUB LAGER’가 최고의 맥주임을 입증했다. 거기다가 맥주를 사랑하는 지역의 커뮤니티가 꾸준히 홉웍스를 찾고 있으니 당초의 목표를 이미 다 이룬 셈이다. 3947 N Williams Ave, Portland, OR 9722711:00~23:00 (금, 토요일은 자정까지) Farm it, Brew it, Drink it!로그 브루어리 ‘로그 브루어리Rogue Ale & Spirits’에는 ‘수염 맥주Beard Beer’라는 아주 특이한 맥주가 있다. 맥주병에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남자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뒷면을 읽어 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맥주는 로그 브루어리 양조자의 수염으로 만든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염에서 채취한 효모를 이용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이 맥주를 마시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맥주를 뿜어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 이 자체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자연 효모’로 맥주를 만들어 왔다. 다만 그 대상이 수염인 경우가 드물 뿐이다. 로그 브루어리의 헤드 브루어인 존 메이어John Maier는 1978년부터 기르기 시작한 자신의 수염에서 효모를 채취해 1만5,000번 이상 맥주를 만들었다. 그렇다고 존 메이어를 단지 특이한 맥주를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로그 브루어리의 창업부터 함께해 온 양조자다. 다시 말해 로그 맥주의 역사를 써 온 사람이다. 존은 로그 맥주를 한 단어로 ‘혁명’이라 말했다. 수염 맥주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닌 듯했다. 그들은 ‘혁명’을 보여 주겠다며 나를 포틀랜드에 위치한 브루어리 본사에 초대했다.창고 같은 외관, 잔뜩 쌓인 병맥주를 바라보며, 혹시 잘못 찾아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로그 브루어리의 마케팅 담당자인 안나Anna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가워요! 여기가 로그 브루어리의 본사입니다. 양조설비는 없지만 로그에서 일어나는 일 전반을 안내해 드릴 수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 그녀를 따라 들어간 방에는 몇 개의 오크통이 진열돼 있었다. 때때로 맥주도 와인처럼 오크통에 장기 숙성하기 때문에 그리 새로운 광경은 아니다. 안나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오크통 보이시죠? 로그 브루어리에서 만드는 오크통입니다. 해안가에서 30km 떨어진 곳의 나무로 1주일에 5개의 통을 만들죠.”그렇다. 오크통에 숙성한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는 많지만, 직접 오크통까지 만드는 곳은 여기뿐이다. 당연히 맥주에 쓰이는 재료도 직접 재배한다. 포틀랜드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로그 농장에서는 8종류의 홉, 보리, 밀, 호밀, 할라피뇨, 헤이즐넛, 호박, 옥수수, 메리언베리marionberries 등이 자란다. “우리가 홉이나 보리 등을 직접 생산합니다. 이걸 굽거나 연기 냄새를 배게 하거나 뭐든지 할 수 있죠. 벌꿀을 만들어 소다와 사이다도 만들고요. 우리는 이렇게 완벽한 통제 하에 맥주와 증류주, 사이다와 소다를 만들어 내기 위해 농장을 운영합니다.”농장을 기반으로 로그 브루어리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맥주를 만들었다. 바로 로그에서 재배한 홉으로만 만든 맥주다. 네 가지, 여섯 가지, 일곱 가지 홉을 사용한 맥주에 이어 최근 여덟 가지 홉을 사용한 맥주도 출시됐다. 재배하는 홉 종류가 늘어날 때마다 신상이 나온다. 그뿐 아니라 로그는 이전부터 꾸준히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맥주를 만들어 왔다. 포틀랜드의 명물 ‘부두도넛Voodoo Doughnut’을 오마주한 ‘부두도넛 베이컨 맥주(맥주에 베이컨이 들어간다)’다. 동물성 재료가 직접 맥주에 들어간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긴 했지만, 로그의 목적은 기행이 아니다. 그들은 이 맥주를 통해서 부두도넛이라는 지역의 명물을 더욱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후로도 5종류의 부두도넛 시리즈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우리는 항상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실험을 합니다. 일본 셰프와 함께 소바 맥주(간장 맛이 나는 건 아니다. 메밀을 사용했다) 시리즈를 낸 적도 있어요. 저는 언제나 다른 재료들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이것이 존 메이어의 양조 철학이다.투어가 끝날 때까지도 안나는 ‘혁명’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다. 그러나 내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그 설명은 충분했다. “미국 내 판매량이요? 25위권 안이죠. 그러나 사실 로그 브루어리는 미국 내 마켓을 확장시키는 것보다 좋은 맥주를 만드는 데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답니다.” 시간과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더 좋은 재료로 더 좋은 맥주를 만드는 일. 이것이 바로 로그가 실천해 온 혁명이 아닐까. 2320 SE Marine Science Dr, Newport, OR 97365 11:00~20:00(토요일은 21:00까지) 포틀랜드의 펍 크롤 펍 크롤이란 ‘펍을 기어 다닌다’는 뜻으로, 하루 동안 여러 개의 펍을 순회하는 것을 말한다. 포틀랜드에는 여러 가지 펍 크롤 방법이 있다. 간편하게는 투어버스를 타고 지정된 펍에 내려 맥주를 마시고 다시 버스로 이동하는 것. 좀 더 역동적인 방법으로는 자전거 투어가 있다. 8명 정도 함께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몰고 펍까지 가는 것이다. 맥주가 채 소화되기도 전에 페달을 밟아야 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마지막 방법은 걸어 다니는 것. 포틀랜드에는 한곳에 펍이 밀집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걸어 다녀도 무리가 없다. 걸으면서 적당히 술도 깨고 소화도 시키고, 일석이조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로그 브루어리 rogue.com
  • 해외여행 | 타이완-당신이 타이동에 가면 좋겠다

    해외여행 | 타이완-당신이 타이동에 가면 좋겠다

    화려하지 않은 것들에게도 눈길을 주고, 아름다운 것을 잘 발견해 내는 사람. 그런 당신이라면 타이동을 쉽게 사랑하게 될 테니. 타이동은 타이베이 송산 공항에서 비행기로 50분, 타이베이 기차역에서 4시간 40분 소요된다. 평일의 경우 당일 예매가 가능하지만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타이동까지 가는 동안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보고 싶다면 항공은 오른쪽 창가에, 기차는 왼쪽 창가에 앉는 것이 좋다. 누가 타이동台東에 가야 할까?당신이면 좋겠다. 낮은 담 꽃길 사이로 걷는 오후의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 어린 고양이 앞에서 발걸음을 오래 멈추는 그대. 핸드폰으로도 예쁘게 사진을 찍고, 가이드북의 형식적 추천보다 골목의 우연한 발견을 더 사랑하는 사람. 야시장의 생기로움과 한 잔의 맥주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 늦은 아침의 자전거 여행을 사랑하고 두렵도록 푸른 바다 앞에 서면 어느 순간 가슴까지 함께 일렁이는 그대. 걸음을 멈추고 문득 누군가를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 물들어 가는 노을과 바람에 눈과 귀 기울이고, 흔들리는 수천 개 등불에 마음 빼앗기는 사람. 풍경은 쉽게 잊어도 사람은 오래 기억하는 그대. 그런 당신이 타이동에 가면 좋겠다. 그렇다면 당신도 나처럼 타이동을 쉽게 사랑하게 될 테니까.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만나기 전부터 사랑할 것 같은 느낌 기내식을 주식처럼 먹을 정도까지 자주는 아니어도, 여행 좀 다녀 봤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감이 있다. 풍경에 대한 감각이다. 이곳을 내가 사랑하게 될 것인가 아닌가 하는 직관적 느낌. 공항 문을 열고 낯선 곳의 첫 공기를 들이마셨을 때, 택시 기사의 웃음과 마주쳤을 때, 햇살을 가리려고 경례하듯 손 그늘 만들며 도심 멀리 바라볼 때, 현지인의 그릇과 소품들에 마음 빼앗길 때, 그 느낌은 그냥 온다. 여행의 감이 오는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감이 있다. 나의 경우 화려하고 높은 빌딩과 쇼윈도 속 명품 가방을 보고 감이 온 적은 없다. 호텔 앞 24시간 편의점을 보고 감이 온 적도 없다. 뉴요커와 파리지엥도 크게 나를 현혹시키진 못했다. 나의 감은 오히려 소박하고 사소한 것들에게서 왔다. 벽에 그려진 그림들. 아이들의 웃음소리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잎들. 작지만 예쁜 카페의 불빛들. 조금 쓴 커피와 부드럽고 달콤한 디저트들. 그런 것들에게서 나는 여행의 감을 얻었다. 하지만 타이동은 조금 특이한 경우다.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프로펠러가 달린 조그만 비행기를 타고 타이베이 공항을 출발했을 때, 오른쪽 창가에 앉은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눈부신 해변이었다. 크기를 짐작할 수도 없는 태평양이었다. 아름다웠다. 파도의 흰 거품이 맥주처럼 해안에 밀려와 넘치는데, 목마른 모래톱이 그걸 다 받아 마시고 있었다. 멀리 생각보다 웅장한 타이완의 산맥과 그 중턱의 마을들. 한 뼘 위의 구름들.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면서 나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내가 곧 타이동을 사랑하게 될 것임을. 하늘로 오르는 등불 짐을 내리고 숙소를 나와 타이동의 길을 처음 걸을 때, 먼저 나를 반겨 준 것은 수천 개의 등불이었다. 멀리 하나씩 보이던 등불이, 광장 쪽으로 걸어 나오자 곧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고, 다시 골목을 하나 더 돌아 티에화춘鐵花村에 들어서니, 그곳은 이미 등불의 군락이었다. 열기구 모양의 등불은 각각의 무늬와 색깔 속에서, 마치 티에화춘 전체를 공중으로 몇 미터쯤 들어 올린듯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폐허였던 기차역과 주변을 완벽하게 문화의 중심지로 변화시킨 곳. 금요일마다 예술가들의 수공예품 마켓이 열리고 또 어떤 요일엔 달콤한 음악 공연이 열리는 곳. 오후의 햇살이 길게 비출 때 선로 위를 가만히 걸어 보거나 오래된 역사의 나무의자에 앉아 오지 않을 기차를 조금 기다려 보는 일. 어느 담벼락의 무늬를 배경으로 찰칵 사진을 담아 보는 일. 티에화춘의 낮 시간은 그렇게 사소한 일들로 한적하게 흐르고, 드디어 밤이 오면 온통 등불과 사람들로 반짝인다. 당신이 언젠가 티에화춘에 간다면, 그저 그 등불 아래에서 마음이 쉽게 흔들릴 수 있도록 경계의 벨트를 가만히 풀어 두면 된다. 섬세하게 만든 은반지와 고양이 모양 조각 비누를 하나쯤 사고, 예쁜 엽서와 노트를 구경하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를 배경음으로 다시 수천 개의 등불 아래 앉으면 그뿐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당신의 안쪽에서 등불처럼 빛나는 어떤 얼굴 하나를 떠올려 봐도 좋다. 그것은 그리움일까 연민일까 고민하다가 남아 있는 미련을 조금 덜어 내 등불과 함께 날려 보내면 어떨까. 늦은 밤 그 시간이 되면 어차피 등불이 티에화춘을 날아 오르게 할 테니까. 당신의 마음도 함께 날아가고 있을 테니까. 티에화춘鐵花村옛 철도 역사와 인근 부지를 예술촌으로 만들어 보존했다. 옛 역사와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철로를 걸어 볼 수도 있다. 매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며 주말에는 예술 수공예품 마켓도 열린다. 밤에는 수천 개의 등불이 아름답게 불을 밝힌다. No. 26, Lane 135, Xinsheng Rd, Taitung City, Taitung County 비에 젖은 꽃잎, 맑은 웃음, 좁고 예쁜 골목 택시를 타고 갈 때 볼 수 없었던 풍경을, 걸으면서 다 보았다. 속도의 눈속임 속에 숨겨져 있던 타이동의 모습들이었다. 사람 손길을 무서워하지 않는 고양이들은 구두 수선집 낮은 지붕 위에 자리를 잡았고, 과일 가게 옆에는 귀 접힌 어린 강아지가 졸고 있었다. 작은 카페들이 조화를 이루며 골목을 채웠다. 어디와 비슷하다고 말하면 좋을까. 북적이기 전의 서촌과 비슷하고 합정역 어느 골목과 닮았을까. 줄무늬 천막으로 비를 겨우 가린 노점의 작은 식당이 있고, 옆으로 간판이 예쁜 베이커리가 있는데 둘 다 각자의 모습 그대로 그곳에서 어울렸다. 오후의 소나기와 만나라고 화분을 밖으로 내어 놓은 상점들과 손으로 우산을 든 채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타이동의 풍경이었고, 길을 물으면 친절히 알려 주는 웃음들이 또한 그대로 타이동이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라면 타이동과 어울릴 것이라고. 화려하지 않은 것들에게도 눈길을 주고, 아름다운 것을 잘 발견해 내는 사람. 공산품보다 수공예품을 더 좋아하며 일상에 아무리 바빠도 한나절의 여유로움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주말이면 가방에 책 한 권쯤 담고 떠나는 사람. 그저 사람들 몰려가는 곳보다, 내가 좋아하는 곳을 오래 지켜 가는 사람. 경주와 군산, 통영의 골목을 천천히 걷다 돌아와도 참 좋은 여행이었다고 추억하는 사람. 그날 오후에 걸었던 타이동의 거리는 내게도 충분히 그런 곳이었다. 무심코 찾아 들어간 카페에서 나눈 간단한 대화는 정겨웠고, 커피는 향긋했으며, 망고 케이크는 입에서 모음처럼 부드럽게 녹았다. 그날 짠맛 아이스바를 물고 투명한 햇살 아래서 걸을 때, 타이동이 내게 다시 한 번 알려 줬는지도 모른다. 바빠지려고 여행을 온 게 아니라,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여행을 온 것이라고. 그러니까 여행에선 바쁘지 않아야 하는 법이라고. 진팡빙청津芳冰城40년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완 전통 빙수집. 팥빙수를 닮은 다양한 빙수와 짠맛이 가미된 아이스바를 맛볼 수 있다. 타이동 야시장 입구 근처에 있다. No. 358, Zhengqi Rd, Taitung City, Taitung County +886 8 932 8023 아이스바 TWD35(한화 약 1,300원) 나무 그늘 아래 쌀국수 한 그릇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후에 그냥 걷는 것. 두 번째 날의 전체 일정이었다. 타이동은 그렇게 느긋한 계획에 어울리는 여행지다. 좌표를 찍듯 어딘가를 찾아 가서 인증하고 높이와 면적을 자랑하는 건물에 줄 서서 들어가는 일은, 적어도 타이동에서는 필요 없는 일이었다. 멀리 시외로 나서면 계곡이 있고, 바람이 높게 불어 여름마다 열기구 축제가 열리는 언덕도 있다 했지만, 시내는 그저 낮고 한가로울 뿐이었다. 쌀이 좋기로 유명하다는 설명이 있었고 여행자라면 한 번쯤 들러 간다는 쌀국수집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보리수나무 아래 쌀국수집’. 우리말로 풀어 쓰면 그 정도 이름인 곳. 수십년 전 어느 나무 아래 노점의 작은 국수집으로 시작하여, 이제 번듯한 식당이 된 곳이다. 한적한 골목 사이로 걷고 도로를 두 개쯤 건너 식당에 도착했을 때, 조금 놀랐다. 오전 11시가 막 지났을 뿐인데, 이미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입구 쪽으로 주방의 풍경이 그대로 눈에 보였다. 바쁜 손놀림이었다. 성성한 흰쌀면을 다발처럼 담아 국물로 적신 후 싱싱한 가츠오부시를 가득 얹어 끝없이 식탁으로 날랐다. 쌀이 좋고, 가츠오부시가 좋아서 더 맛있는 쌀국수가 된다는 설명이다. 생각보다 국물이 시원했다. 식탁 위의 고추소스를 조금 덜어 국물에 풀자 매콤함이 면에 부드럽게 스몄다. 짧고 쉽게 부서지는 면은 숟가락으로 떠서 마시듯 먹기 좋았다. 한국인의 속도로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이마의 땀을 닦고, 그제야 식당을 살펴보니, 현지인들은 한 손에 신문을 들고 천천히, 아이와 눈 맞추며 천천히, 친구와 이야기 나누며 천천히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것이 타이동의 속도였다. 나는 그 속도로 천천히 오후의 골목을 걷기로 했다. 타이동에서는 타이동의 속도를 지키는 것이 도리이므로.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롱슈시아 쌀국수榕樹下米苔目· Rong Shu Xia Rice Noodles타이동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 중 하나. 맑은 국물과 가쓰오부시 속 희고 투박한 쌀국수면이 특징이다. 건면과 탕면이 있다. 탕면을 먹을 경우 식탁 위에 있는 고추소스와 식초를 적당히 넣으면 매콤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No. 176, Datong Rd, Taitung City, Taitung County, 950 +886 963 148 519 09:30~15:00, 17:00~20:00 (15:00~17:00 Break Time) 탕면 기준 TWD40(한화 약 1,500원) 가난하지만 풍부한 사람들 얼마 전까지 타이동 아이들의 소원은 맥도날드를 먹어 보는 것이었다. 매일 바닷가재만 먹는 가난한 생활이 싫어 부모님께 투정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타이완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문명의 상점은 멀고 바다에서 오는 풍성한 선물은 가득하다. 물론 지금은 맥도날드와 나이키, 5층짜리 백화점도 들어와 있지만. 필리핀판과 유라시아판이 수백만년 동안 서로를 밀어내면서 저절로 깊은 계곡과 산맥이 형성된 곳. 울창한 삼림 아래로 모래 해변이 끝도 없이 이어지다가 어느 곳에서는 바위로 절경을 보여 주는 곳. 태평양과 가장 가깝게 닿은 기차역이 있고 빈랑槟榔 열매를 오래 씹어 이가 모두 붉게 물든 노인들이 많은 곳. 해안의 기괴한 바위들과 산호초들이 명품이며, 인근해의 난류 속에 어자원이 풍성하여 마치 줍듯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 산에서 무너져 내려온 암석들에서 쉽게 옥과 보석이 발견되는 곳. 코로 피리를 연주하고, 꽃무늬 전통 의상을 입은 소수민족들이 고산지역에서 옛 풍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으며 낙농업이 발달하여 전국의 우유를 책임지는 곳이 타이동이다. 타이완 일주여행의 마지막 코스. 휴가 때 정말 쉬려고 현지인들이 찾아오는 현지인의 여행지. 진한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의 땅. 부처의 머리 모양을 닮은 과일 석가로 유명하고 야자수 나무들이 인가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고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많고 태평양을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야시장에서 현지인들과 앉아 과일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잊을 수 있는 곳이 타이동이다. 그리고 타이동은 자전거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도로들과 길고 먼 삼림과 호수, 멀리 바다로 고기잡이 떠난 남자를 기다리다 반쪽의 꽃이 됐다는 처녀의 전설이 있으며 그 꽃 뒤로 먼 수평선이 끝없이 아름다운 곳이다. 내가 만난 타이동, 내가 들은 타이동은 그렇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의 방식으로 타이동을 만나게 될 터. 타이동에서 당신의 골목과 당신의 사람은 당신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도 변하지 않는 것 하나는 당신도 쉽게 타이동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 일종의 확신으로 말하는 것이다. 자전거 하나로 행복한 길 숙소에서 전기 자전거를 빌려 시내를 한 바퀴 돌아 보니, 좋았다. 어디선가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 보기로 결심했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으니 츠샹池上을 권했다. 기차와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는 곳. 유명한 쌀 생산지로, 타이완 사람들이 쌀의 고향이라 부른다 했다. 아침을 먹은 후 출발하여 몇 시간쯤 자전거를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다. 치샹에 닿으니 역 앞으로 몇몇 자전거 대여점이 보였다. 3시간쯤 달릴 수 있다는 전기자전거를 택했다. 도시락도 구입했다. 그 지역 최고 품질의 쌀로 만든 도시락, ‘츠샹판바오’를 앞 바구니에 실었다. 달리다 느끼는 허기를 채워 줄 것이다. 목적지는 완안萬安 지역의 바이랑따다오伯朗大道로 정했다. 푸른 논 사이로 곧게 뻗은 도로가 아름답고, 영화배우 금성무가 광고를 찍은 덕으로, 타이완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지역이었다. 조금은 낯선 전기 자전거의 작동 방법을 시험해 본 후 지도를 보고 출발했다. 몇 미터쯤 비틀거렸다. 그러나 이내 나는 라이더가 되었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한참 달리니 온통 들판이었다. 푸른 논 사이사이로 잘 닦여진 도로가 곡선과 직선으로 길게 펼쳐졌다. 이제는 익숙해진 핸들로 그 사이를 달렸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가니, 그저 풍경과 자유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많은 타이완 여행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지만, 그곳에는 나와 내가 탄 자전거 하나만 있는 듯 느껴졌다. 그건 무엇이었을까. 현실에서 멀리 떠나와 낯선 곳을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 여행이라는 자유와 자전거라는 자유가 함께 만나, 모든 것을 잠깐 잊게 해주는 것. 때마침 비도 내렸다. 비가 왜 두려우랴. 비닐 우비를 꺼내 입고 즐겁게 소리 지르며 달렸다. 자전거로 달렸다. 누군가가 그때 내게 물었다면 나는 대답했을 것이다. 최고의 순간이라고. 여행이 최고이며, 자전거가 최고라고. 만약 도시락을 먹고 있을 때 물었다면 답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들이 그곳에서 최고였다. 츠샹池上 자전거 도로 끝없이 펼쳐진 논 사이를 자전거로 달릴 수 있다. 츠샹역에 내려 바이랑따다오伯朗大道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계절에 따라 푸른 녹색과 황금들녘, 만발한 유채꽃이 펼쳐진다. 곧게 뻗은 일직선 도로와 ‘금성무 나무’로 불리는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타이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타이동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으며 반나절 코스로 선택하면 좋다. 도시락과 비닐 우비까지 챙겨 가면 완벽. No. 259, Zhongxiao Rd, Chishang Township,Taitung County 노랑 고양이의 하품, 옥빛 조약돌의 ‘샤르륵’ 뜻밖의 장소에서 기대하지 않던 최고의 순간을 만날 때도 있다. 그것이 여행이다. 가고 싶은 곳만 갔을 때엔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일. 타이동 여행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내키지 않은 채 출발했던 ‘샤오예류小野柳’와 ‘산시엔타이三仙台’에서 뜻밖의 선물을 만난 것. 모래 암석들이 경관을 이룬 샤오예류는 수만년의 시간이 응축된 곳이었다. 해안에 가득한 기묘한 바위들은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감탄을 주진 않았다. 어느 나라에선가 더 큰 바위를 만났던 적도 있었고, 그런 풍경도 쉽게 잊힌다는 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날 내가 그곳에서 받은 선물은 오후의 고양이었다. 지질학 체험관 뒤에서 늘어지게 한숨 자고 있던 타이동의 노란 고양이. 손으로 가만히 등을 쓸어 주니 친근한 태도로 내 손등에 머리를 비볐다. 온전한 기대와 신뢰의 표현이었다. 어느 날 당신 앞으로 그 고양이가 걸어와 손등에 머리를 기댈지도 모른다. 저 멀리 암석들과 열대의 나무들과 태평양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고양이와 나누는 잠깐 동안의 공감. 여행에 있어 그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 산시엔타이는 오래된 전설이 드리운 곳이다.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가면 먼 태평양과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 꼭 가보라 했다. 의미가 풍경을 형성하고, 전설이 더해질 때 더 아름다워지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내게는 오히려 와 닿지 않았다. 전설의 의미를 잘 알 수 없었고, 공감이 생기지 않았다. 실망하여 되돌아가려는데 어디선가 ‘샤르륵샤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아름다운 소리였다. 해안에 수많은 옥빛 조약돌들을 태평양의 파도가 밀어서 적시고, 다시 되돌아갈 때 물과 돌이 서로 부딪히며 나는 소리였다. 파도가 한번 밀려오면 조약돌이 옥빛으로 물들고, 파도가 건너가면 일제히 ‘샤르륵’ 소리를 내는 것. 물속에서 수십만 개의 조약돌이 내는 합창, 아니 물과의 협연. 가만히 해안에 앉아 오래도록 그 소리를 들었다. 타이동에 오길 잘했다.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느긋한 속도와 연한 간지러움 같은 기분들. 순박한 사람들. 초록의 잎과 붉은 꽃들. 물렁한 과일들. 풍성한 해산물과 정겨운 골목들. 지붕들. 타이동에 오길 잘했다. 나의 감이 적중한 것이다. 이제 당신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최성규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tourtaiwan.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에코체험 1번지로

    에코체험 1번지로

    경기 양주시에서 시작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20㎞ 길이의 중랑천은 각종 물고기와 수생식물이 자라는 서울의 생태하천 중 하나다. 서울과 경기도의 9개 지방자치단체를 지나는 하천이지만 지금껏 중랑천의 생태 환경을 알려 주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래서 서울 노원구가 중랑천 곁에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교육하는 시설을 처음 만들었다. ●물 절약 등 관찰시설 운영 구는 26일 상계동 중랑천변에 마련된 중랑천환경센터 개관식을 열었다. 지상 2층(전체 면적 379㎡)으로 올린 이 건물에는 아이들이 도심하천의 생태를 직접 관찰·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여러 시설이 들어섰다. 1층은 ‘하천유역 체험존’으로 꾸몄다. 입구에 들어서면 하천 전 구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중랑천 유역지도가 보이고 중랑천에 사는 주요 동식물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또 자전거에 올라타 제자리에서 페달을 돌리며 특수촬영한 중랑천의 실제 모습을 현장감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중랑천 바이크’ 시설도 이색적이다. ‘물절약 체험존’으로 꾸며진 2층에는 여러 방법으로 손을 직접 씻어 보며 방법에 따라 물 쓰는 양이 달라질 수 있음을 느끼는 공간 등이 있다. 또 빗물이 떨어져 지하수와 생활용수가 되는 과정을 재밌게 표현한 시설도 볼 수 있다. ●무료 개방… 인터넷으로 선착순 센터는 다양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하천의 구성 요소인 모래를 만지며 하천을 이해하는 ‘중랑천 샌드 아트’ 프로그램이나 중랑천의 철새를 알아보는 ‘철새야 놀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환경센터는 무료 개방되며 운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홈페이지(jr1000ecocenter.nowon.kr)를 통해 선착순 접수하면 된다.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문을 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우리 자녀들이 중랑천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천의 생태 환경을 잘 복원하고 건강한 지구와 환경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소주 2잔, 음주 단속 안 걸려도 사고 위험은 2배

    소주 2잔, 음주 단속 안 걸려도 사고 위험은 2배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단속 기준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실제 운전에서는 사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증명됐다. 교통안전공단이 26일 경기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실제 술을 마신 운전자를 대상으로 음주운전 운행 위험성을 비교 평가한 결과다. 실험은 체중 65㎏인 남성을 대상으로 ‘정상적인 상태’와 ‘혈중알코올농도 0.03~0.05%인 상태’로 나뉘어 진행됐다. 먼저 술을 마시지 않은 운전자가 시속 60㎞로 달리다 전방에서 적색 신호등이 들어올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급브레이크를 밟기까지 반응 시간은 3회 평균 0.131초였다. 위험을 알아채고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완전히 멈추기까지의 제동거리는 20.5m로 측정됐다. 반면 같은 운전자가 소주 2잔을 마신 뒤 취기가 오른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03%)에서 운전했을 때는 장애물 회피, 차선유지 등 위급상황 대처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3회 음주운전 실험 결과 반응시간은 정상 때의 2.5배인 0.328초가 걸리면서 장애물을 들이받았다. 또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멈출 때까지 걸린 거리도 정상 때보다 10m 정도 긴 30.1m로 측정됐다. 술 기운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브레이크를 밟는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곡선주행 운전 실험도 반응시간이 느려지고 운전대조작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여러 번 차선을 이탈했다. 공단은 “음주 운전자를 대상으로 13개 정밀적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8개 항목에서 위험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졌고 특히 행동 안정성과 민첩성, 동체시력은 3단계 이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일반적으로 체중 65㎏인 성인남자가 소주 2잔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2~0.04%, 3~5잔을 마시면 0.05~0.1%, 6~7잔을 마시면 0.11~0.15%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영태 공단 이사장은 “이번 실험은 앞으로 강화될 음주운전 단속기준(혈중알코올농도 0.05→0.03%)을 적용할 때, 비록 단속에서는 벗어날지 몰라도 실제 운전에서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술을 단 한 잔만 마셔도 운전대를 잡지 않는 운전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시민과 함께 하는 항만…27∼29일 부산항 축제

    시민과 함께 하는 항만…27∼29일 부산항 축제

    제9회 부산항 축제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일대에서 펼쳐진다. 부산시와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가 주최하고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부산항축제는 27일 오후 7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특설무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해 개막행사는 140년 부산항의 역사를 품은 북항에서 모스크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열린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 이사벨과 뮤지컬 아역 배우 윤시영이 협연한다. 대형 열기구 퍼레이드인 나이트 글로우쇼와 부산항 불꽃축제도 마련된다. 축제 기간에 부산해양경비안전서 부두와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는 부산항 투어를 열어 시민들에게 부산항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해양 관련 행사로는 해군·해경 대형함정과 부산항 부두 공개행사가 진행된다. 항만소방서에서는 선박화재를 대비한 훈련으로 색색의 소방수를 뿌리는 시범도 보인다. 이밖에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카누, 카약, 요트 등 해양레포츠 체험도 마련된다. 국립해양박물관을 시작으로 부산항축제 관련 기관들을 모두 방문하면 스탬프를 찍어주고 기념품도 증정한다. 의장대, 밴드, 댄싱팀 등이 상설공연을 하며, 연날리기와 워터볼, 페달보트 체험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별난영상] 자전거로 두 아들을 물지게 옮기듯?…중국스러운 묘기

    [별난영상] 자전거로 두 아들을 물지게 옮기듯?…중국스러운 묘기

    자전거로 두 아들을 실어나르는 중국 아빠의 모습이 화제네요.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중국의 한 도로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놀랍게도 남성은 어깨에 비엔딴(扁擔: 멜대)을 이고 자신의 어린 아들 둘을 태운 채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집으로 가고 있다. 아이들을 태운 바구니가 아빠 어깨 위 장대에 매달려 시소처럼 움직이네요. 중국에는 기인들이 참 많은 듯 보입니다. 사진·영상= Live Leak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러닝머신과 자전거가 만나면?…걷는 자전거 ‘로피핏’

    러닝머신과 자전거가 만나면?…걷는 자전거 ‘로피핏’

    페달이 아닌 러닝머신 위를 걸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가 나왔다. 네덜란드의 한 자전거 회사가 개발한 로피핏(Lopifit)이 바로 그것이다. 이 ‘걷는 자전거’는 언뜻 보기에는 일반 자전거와 형태가 비슷해 보이지만 페달 대신 발판 위를 걸으면 자전거에 내장된 전동기가 작동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3단 기어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25km다. 제동 방식도 일반 자전거와 같다. 손잡이 부분의 핸들브레이크를 당기면 전동기 작동이 멈추면서 자전거 또한 급제동하게 된다. 물론 발판 위에서 내려와도 자전거를 멈출 수 있다. 전동기는 4시간 완충으로 최고 55km를 이동할 수 있다. 로피핏의 창업자 브루인 버지미스터(Bruin Bergmeester)는 “운동을 하던 중 ‘야외에서 자연을 즐기며 러닝머신을 이용할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걷는 자전거를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걷는 자전거 로피핏은 블랙, 블루, 오렌지, 레드, 실버, 화이트 등 총 6가지 색상을 제공하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1899유로(한화 약 25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영상=Lopifit/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다 함께 영화 보면서 에너지도 아끼는 동대문

    ‘아파트 주민이 모두 모여 영화 보는 2시간 동안 아파트 단지의 모든 전등을 끕니다.’ 5월이지만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력소비량이 점차 늘어나는 요즘, 동대문구가 자칫 낭비되기 쉬운 에너지를 절약하고 아파트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행복한 불 끄기 마을영화제’다. 동대문구는 에너지 다이어트 정책의 하나로 오는 9월까지 매달 22일 오후 8시 지역 아파트단지에서 ‘행복한 불끄기 마을영화제’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마을영화제는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5~9월 가정에서 쉽고 즐겁게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저녁 시간 소등 후 실외에서 이웃들과 영화를 관람하는 에너지 축제다. 2012년 전농동 래미안아름숲아파트에서 시작된 마을영화제는 입주민들의 큰 호응으로 점차 다른 아파트 단지로 확산하고 있다. 래미안아름숲아파트에 사는 김모(49)씨는 “평소 보고 싶었던 전지현, 이정재 주연의 영화 ‘암살’을 무료로 보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할 수 있게 돼 정말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생활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는 오는 20일 행사를 여는 제기이수브라운스톤아파트를 시작으로 제기한신휴플러스, 휘경주공1단지, 래미안아름숲아파트, 이문2차 푸르지오아파트 등 6곳이 참여한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영화 시작 전 에너지 문제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자전거 페달을 밟아 직접 전기를 생산해 솜사탕을 만들고 기후변화 사진전을 관람하는 등 다양한 행사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유덕열 구청장은 “에너지를 아끼고 문화생활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이 에너지 절약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속도 제한장치 풀린 대형차량 5500대 적발

    행락철을 맞아 관광버스 수요가 느는 가운데 일부 관광버스들이 불법으로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해제, 운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12일 관광버스 등 대형차량 5500대의 최고 속도제한장치를 불법해제한 무등록 튜닝업자 이모(41)씨와 김모(44)씨 등 2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주고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해제한 운전자와 차주 5500여명에게 임시검사 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하도록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김씨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을 돌며 관광버스와 대형 택배 차량, 레미콘 차량, 탱크로리, 덤프트럭 등 5500여대의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해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차고지 등에서 대당 15만∼30만원을 받고 출고 당시 시속 90∼110㎞로 설정된 차량 최고속도를 100∼140㎞로 높여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씨는 관광버스 5200대를, 김씨는 화물차량 300대를 무단 튜닝했다. 이들은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해제하는 데 필요한 튜닝 프로그램과 진단기 등 장비를 3000만원에 샀다. 자동차 전자장치 진단기(스캐너)로 자동차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나서, 노트북에 저장된 속도제한 해제프로그램과 자동차 전자 제어장치(ECU)를 연결, 자동차 최고속도를 불러와 원하는 속도로 바꿔 입력하고 나서 저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불법 튜닝으로 지난 4년간 5억∼10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올렸으며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값비싼 외제 차량 등을 보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국토부는 2013년 8월부터 과속에 따른 대형 교통사고를 줄이려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승합차는 시속 110㎞로, 3.5t 초과 화물차량은 시속 90㎞로 최고속도를 제한하는 장치를 장착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ECU에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 지정해놓은 속도에 도달하면 엔진 연료 주입이 정지돼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 정기검사 때 불법 해제가 적발되지 않은 것은 직접 차량을 운전해보지 않고는 최고속도 제한장치가 해제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대형차량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무단 해제한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자동차 검사소에 전문 검사장비와 인력을 확보해 정기검사를 강화할 것을 국토부와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등에 건의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테슬라도 놀랄 걸?…스타일리시한 ‘전기 트럭’ 깜짝 공개

    테슬라도 놀랄 걸?…스타일리시한 ‘전기 트럭’ 깜짝 공개

    전 세계적에 전기차 신드롬을 일으킨 테슬라(Tesla)에 대항해 미국의 한 회사가 친환경‧고효율의 전기 트럭을 깜짝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유명 기술미디어 웹사이트인 CNE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니콜라 모터 컴퍼니’는 지난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전기 트럭 ‘니콜라 원’(Nikola One)을 공개하고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니콜라 원 트럭은 320kWh 리튬 이온 방식의 내장 배터리가 장착됐으며,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160갤런 용량의 연료절감형 터빈엔진도 갖췄다. 총 6개의 바퀴가 있고 각각의 바퀴는 개별적인 모터와 연결돼 있다. 2000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는 이 트럭에는 독립적인 서스펜션(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이 장착돼 있어 일반 트럭보다 훨씬 뛰어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와 일반 자동차의 차이점과 마찬가지로 유지비용이 낮다는 점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니콜라 원 트럭의 유지비용이 일반 디젤 트럭의 절반에 불과하며,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터빈엔진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별도의 배터리 충전이 필요치 않다. 뿐만 아니라 강렬한 레드 컬러의 외관과 날렵한 디자인 등도 니콜라 원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니콜라 모터 컴퍼니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니콜라 원 트럭은 디젤 엔진을 제거함으로서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더욱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면서 “차량을 출발시키거나 멈출 때 클러치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전기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만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예정 가격은 37만 5000달러(약 4억 3700만원)로, 동급 트럭에 비해 약 2배 정도 비싼 수준이다. 현재 이 회사는 5000대에 한해 10만 갤런의 천연가스를 제공하는 사전 주문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또 테슬라와 유사하게 예약금 환불이 가능한 사전주문을 받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경전철도 레일바이크도 ‘타봐야 안다’… 속도붙는 현안 해결

    [자치단체장 25시] 경전철도 레일바이크도 ‘타봐야 안다’… 속도붙는 현안 해결

    읍사무소 공무원부터 38년 공직생활 바이크 코스·시설 점검… 관광 활성화 경전철로 출근하며 MRG 대책 모색 “사람 보고 뽑아줘… 지역 화합 앞장” 허성곤(61) 경남 김해시장은 경남 유일의 야당 단체장이다. 허 시장은 4·13 총선과 함께 치러진 김해시장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새누리당 후보를 꺾은 것도 쉽지 않았지만 본선 진출 과정도 극적이었다. 그는 2014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9급 지방공무원으로 시작한 38년 공직생활을 정리한 뒤 새누리당 경선했지만 낙천했다. 재선거가 확정되자 고심 끝에 정당 운영이 더 투명·공정하다고 본 더민주로 옮겨 경선에 나섰지만 2위에 그쳐 재차 본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경선과정 불공정 문제로 공천이 취소돼 그에게 전략공천이 돌아왔다. 기사회생한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지역의 더민주 지지기반을 업고 ‘능력 있는 일꾼’을 내세워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재선거는 당선과 동시에 시장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시정을 파악할 시간이 없다. “시정 파악하느라 그동안 인터뷰나 외부 손님을 만날 틈이 없었다”는 허 시장과 지난달 27일 동행 취재했다. 오전 7시 30분쯤 허 시장은 상계동 아파트를 나서 집 앞 창신대역에서 경전철을 탔다. 옆자리에 앉은 시민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하다 시청역에서 내려 오전 8시 20분쯤 시장실에 도착했다. 허 시장은 출근할 때 경전철을 자주 이용한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부담이 커 부산시와 김해시 재정에 무거운 짐이다. 그래서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린다. 그는 “시민들에게 경전철 이용을 권장하고 경전철 실태를 체험하면서 MRG 대책을 찾아보기 위해 종종 이용한다”면서 “경전철이 안전하고 쾌적한 데다 시민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경전철 적자는 우선 재무적 투자자와 협의해 고금리를 현실에 맞게 저금리로 낮추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부산시·중앙정부 등과 협의해 직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통과돼 경전철 MRG 문제를 풀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오전 10시 30분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시장실에서 농업기술센터와 보건소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는 당선 다음주인 지난달 25~28일 4일간 실·국별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하루에 2~3개 실·국씩 주요 현안 중심으로 간략하게 업무보고를 받았다. 허 시장은 “김해시와 경남도 주요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데다 김해에서 계속 살아 시정을 잘 알아 형식적인 업무보고로 행정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업 방향 결정이나 시장 의견이 필요한 주요 현안 사업 위주로 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지난달 29일 개장 예정이던 낙동강레일바이크 점검을 위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생림면 마사리 현장으로 향했다. 오후 4시쯤 도착한 그는 레일바이크 페달을 탑승해 돌려보고 철길을 살펴보는 등 꼼꼼하게 안전사항을 점검했다. 이어 와인동굴과 열차카페를 차례로 둘러봤다. 이를 운영하는 사장 부부에게 “관광활성화에 도움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현장에서 김미경 문화관광사업소장 등 담당공무원들에게 “낙동강레일바이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와 화포천 생태습지 등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봉하마을과 가까워 이들 시설과 연계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면서 “숙박시설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제시했다. 오후 5시 30분쯤 허 시장이 시장실로 돌아오자 직원 10여명이 결재판을 들고 왔다. 김승일 김해시 홍보담당관은 “시장님이 소탈해 직원들이 편하게 의견을 밝힐 수 있지만 결재할 때는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스타일이다”며 “전날은 오후 7시 넘어서까지 결재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을 다니면서 주요 사업장을 점검하고 시민 의견도 많이 듣겠다”면서 “007가방을 들고 중앙정부와 국회로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현안사업 협조와 국비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당적을 바꾼 데 대해 “공직생활만 하다 선거에 나서다 보니 정치 행보에 서투른 점이 있었다”면서 “지방선거 후보공천을 비롯해 더민주의 정당운영이 투명·공정하다고 판단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자치는 정당 역할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특히 지방행정은 정치인보다 행정을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기간에도 시민들에게 이를 호소해 공감을 얻었다. 허 시장은 “지방행정이 중앙정치권의 예속에서 벗어나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이 폐지돼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약속해 놓고 아직 지키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선거 기간과 취임 뒤 시민들로부터 투명·청렴한 시정으로 시민 신뢰를 회복하고 세대와 계층, 도시와 농촌, 동김해와 서김해, 구도시와 신도시, 내국인과 외국인을 비롯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화합하고 통합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정지표도 이 같은 시민들의 소망을 담아 ‘깨끗한 시정, 하나 된 김해’로 정했다”고 했다. 이런 지론에 따라 화합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시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전원 새누리당 소속인 김해시 도의원들을 초청해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도의원과 시장이 어느 당 소속이냐를 떠나 시민과 김해발전을 위한 한마음으로 항상 소통하고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허 시장은 “지역 간 이질감을 없애고 선거과정에서 분열된 지역 민심을 통합하고 시민화합을 이루는데 시장이 앞장서겠다”며 “이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김해답게 시정협의회’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8년이란 긴 시간을 오직 ‘공직’이란 외길을 묵묵하게 걸어오면서 단 한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면서 “저의 행정능력을 믿고 선택해 주신 시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사심 없이 깨끗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임기 동안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와 도시재생사업, 교육수준 향상, 도시계획 정비 등 공약을 차근차근 추진해 53만 시민이 행복한 휴먼시티 김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975년 김해농공고(현 김해생명과학고)를 졸업한 그는 김해읍사무소에서 9급으로 공무원을 시작했다. 김해시 건설교통국장·도시관리국장을 거쳐 창녕군 부군수, 경남도 농수산국장·도시건설방재국장·건설사업본부장·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14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맡았다가 재선거 출마를 위해 퇴임했다. 틈틈이 학업을 병행해 부경대를 거쳐 지난해 동아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본격 라이딩 계절…단일 기종으로 2만대 돌파한 토종 자전거?

    본격 라이딩 계절…단일 기종으로 2만대 돌파한 토종 자전거?

    기온이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즐기 좋은 계절이 다가왔다. 최근 주말을 중심으로 경기 고양에서 서울, 하남, 남양주를 잇는 한강변 자전거길이나 경의중앙선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남한강 자전거길 등에는 페달을 밟으며 봄바람을 만끽하는 라이더들이 가득하다. 국내 자전거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라이딩은 이제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잡았다. ‘자출족’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게 됐고, 지난 2003년 시작된 자전거 커뮤니티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자출사)’는 회원수가 65만 명을 넘어서 36명의 운영진, 전국 11개 지부를 지닌 대규모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다양한 수입산 하이엔드 자전거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토종 자전거 브랜드도 입소문으로 꾸준히 시장을 움직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강스포츠가 생산·유통하는 미소자전거의 간판 모델 ‘미소 부르고스’는 최근 국내 브랜드 단일 모델로 판매량 2만 대를 돌파했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지향하는 미소 부르고스는 크로몰리 프레임과 포크로 제작됐다. 국내 상용화 된 자전거 재질 중에서 가장 내구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 받는 소재다. 더불어 24단 기어비와 튼튼한 휠셋으로 다양한 지형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어느 자전거 매장에서도 수리 및 정비가 가능할 정도로 범용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짐받이나 머드가드 장착만으로 여행용 자전거로 변신도 가능하다. 2009년부터 출범한 미소자전거는 미소 부르고스를 비롯해 미소 아스트로가, 미소 레온, 미소 페라다 등 다양한 모델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ANTI-RUST CHROMOLY, DOUBLE BUTTED 기술을 적용한 프레임을 채택하고 있으며 고객이 안전하게 오랫동안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자전거와 협력하여 꾸준히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한강스포츠 관계자는 “미소자전거는 기존 자전거 유통 구조와 달리 제조사가 유통∙판매∙A/S를 직영,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판매한다”면서 “본사 A/S 직영점에서 5년간 무상으로 사후 점검 및 정비를 받을 수 있는 ‘미소 엑셀런트 워런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내에 있는 모든 미소자전거 매장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속주행 시 가속감 탁월… 하이브리드 재미없는 차? 편견 한 방에 날렸다

    고속주행 시 가속감 탁월… 하이브리드 재미없는 차? 편견 한 방에 날렸다

    과거 프리우스는 속도를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타는 차였다. 핸들도 무겁고 순발력도 떨어졌다. 하지만 4세대 프리우스는 완전히 달랐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무게를 줄이고 열효율은 40%가량 늘리면서 작지만 빠른 차로 변신했다. 이전 프리우스가 연비만 생각한 모범생에 가까웠다면 4세대 프리우스는 달리기까지 잘하는 선수로 돌아왔다.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안면읍의 한 식당에서 서산과 안성휴게소를 거쳐 서울 강남 압구정동으로 상경하는 약 120㎞ 구간에서 4세대 프리우스를 시승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특히 고속주행 시 가속감이 월등히 좋아졌다. 운전자세를 55㎜ 낮춰 주행 안정감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따로 노는 듯했던 3세대와 달리 4세대는 완벽한 일체감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는 재미없는 차’라는 편견을 한 방에 날려줬다. 응답성과 핸들링도 민첩해졌다. 다만 소리가 나갈 수 있는 틈새는 철판을 두껍게 하거나 구부려 틈을 막고, 철판이 진동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정진제를 붙였다곤 하지만 80~90㎞만 속도를 내도 요란하게 스며드는 풍절음은 아쉬웠다. 하이브리드차 특유의 무겁고 이질적인 브레이크 답력(페달을 밟는 힘)도 여전히 거슬렸다. 4세대는 천장 최고점을 170㎜ 앞으로 당겨 가만히 있어도 달려 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연비는 프리우스답다. 정체, 저속, 고속 구간을 두루 거치며 급가속, 급제동을 반복했는 데도 연비는 리터당 23㎞를 기록했다.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순간 연비가 리터당 50㎞ 이상이 찍히기도 했다. 시속 70㎞까지 전기모터가 구동돼 도심 주행에서도 엔진 쓸 일이 별로 없다는 게 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21.9㎞, 도심이 22.6㎞, 고속도로가 21㎞다. 가격은 3260만~ 3890만원 사이.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자동차일까 자전거일까…하이브리드 이동수단 ‘팟라이드’

    자동차일까 자전거일까…하이브리드 이동수단 ‘팟라이드’

    자동차 같아 보이지만 정확히는 자동차의 모습을 한 자전거다. 스웨덴의 디자인 엔지니어 미카엘 셸만(Mikael Kjellman)이 제작한 하이브리드 이동수단 팟라이드(PodRide) 얘기다. 이달 초 미카엘 셸만이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팟라이드는 혹독한 날씨와 싸워가며 통근을 하는 스웨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영상에서는 팟라이드가 네 개의 바퀴로 눈길과 오르막길 등을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팟라이드는 방수 소재의 원단이 차체를 감싸고 있는데다 야간이나 악천후 주행을 위한 LED 헤드라이트, 수동 와이퍼를 갖추고 있다. 일반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 주행하는 방식이지만 전동 모터를 더해 시속 25km의 속도로 자동 주행도 가능하다. 차체 길이는 180cm이며 폭은 75cm, 높이는 145cm다. 14단 변속 기어에 모터 출력은 250W로 가격은 우리 돈으로 300만 원 전후다. 팟라이드는 현재 소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팟라이드의 기술 개선 및 대량 생산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사진·영상=Mikael Kjellman/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집에서 퍼팅자세 교정·비거리까지 계산

    집에서 퍼팅자세 교정·비거리까지 계산

    탁 트인 골프장이 TV 화면에 펼쳐지고 그 앞에서 골프채를 휘두른다. 공에는 적외선 센서 60개가 탑재돼 0.1초 간격으로 움직임을 감지한다. 비거리를 계산해 보여 줌은 물론 이용자의 퍼팅 실력을 정확히 측정해 알려 준다(KT ‘기가 IoT 골프퍼팅’). 일상 속의 ‘스마트 헬스케어’가 진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이동통신 3사가 헬스케어에 IoT를 접목해 건강과 재미, 편리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이색 서비스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중 스마트 헬스케어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KT다. KT는 홈IoT의 주력 사업을 헬스케어로 점찍었다. 각각의 헬스케어 기기를 자사의 IPTV와 연동해 TV를 보며 운동을 하고, 건강 데이터 분석까지 제공받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시한다. 지난달 출시한 ‘기가 IoT 헬스바이크’와 출시 예정인 ‘기가 IoT 골프퍼팅’은 기기의 곳곳에 센서가 부착돼 있어 실제 경기장과 필드에서 운동하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집에서 경험할 수 있다. 헬스바이크를 타는 동안 TV 화면에 오르막길이 나타나면 페달의 강도가 세져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장애물과 충돌하면 바이크가 진동한다. 지난 2월 출시된 ‘기가 IoT 헬스밴드’는 자신의 신체 정보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TV 속 헬스트레이너를 따라 하며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KT는 이들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건강 데이터를 홈IoT 플랫폼 ‘IoT 메이커스’로 전송해 이용자의 종합적인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보여 줄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한샘과 에몬스가구 등 가구업체와 제휴해 피부 상태를 측정해 주는 IoT 거울을 내놓았다. 거울 속에 내장된 특수 고해상도 카메라가 피부의 모공과 주름, 피부결, 잡티 등 피부 상태를 측정해 보여 준다. 피부 상태에 맞는 스킨케어와 화장품 정보를 볼 수 있으며 메이크업과 네일 등 각종 ‘뷰티 팁’도 영상으로 제공한다. SK텔레콤의 스마트밴드는 하루의 목표 운동량과 수면량을 입력하면 실제 얼마나 실행했는지를 측정하고 ‘라이프 스코어’라는 점수로 보여 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나우! 지구촌] 술 못마시는 사우디 청년들, 뭐하고 놀까?

    [나우! 지구촌] 술 못마시는 사우디 청년들, 뭐하고 놀까?

    요즘 중동에선 '바릅스'(Barbs)라는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2000만 회를 넘긴 뮤직비디오에선, 힙합과 아랍 리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음악에 맞춰 젊은 사우디 아라비아 댄서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사우디의 힙합이라고 하면 기름과 물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지만 분명 힙합에서 말하는 스웨그(허세를 부리듯 자유분방한 스타일)가 있다. 특히 발과 몸을 정면에서 비스듬히 돌린 다음 상체를 약간 뒤로 한 채, 가슴부터 웨이브를 타며 옆으로 이동하는 동작을 아랍의 젊은 세대들이 너도나도 따라 추고 있다. 바릅스는 ‘단정치 못한’ 또는 ‘지저분한’이라는 뜻으로, 이 춤 동작에 붙여진 이름이 되었는데, 아랍 청년들 사이에서 자신이 춘 바릅스를 영상으로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게 유행이 됐다. 그러나 사우디의 보수적 비평가들은 춤 동작이 ‘외설적’이라며 바릅스를 추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군인 두 명은 군복을 입고 바릅스를 춘 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아부다비 정부는 이들이 제복과 군대에 대한 경의를 져버렸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여자가 남자 다리 사이로 지나가는 안무가 있는데, 만약 싸이가 아랍인이었다면 글로벌 스타 싸이는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렇듯 보수적인 아랍국 가운데서도 가장 보수적인, 술마저 허락되지 않는, 사우디의 청년들은 대체 뭘 하고 노는 지 궁금해졌다. 끽해야 시샤(물담배)나 피고 사막에서 사륜 바이크나 탈 것이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했다. 사우디 청년들은 위험천만한 놀이 문화에 빠져 있다. 바로 훔친 차량으로 폭주하는 조이라이딩(joyriding)과 드리프트(drift)이다. 드리프트는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아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운전 기술로, ‘스턴트’에 가까워 자칫하면 다치거나 목숨을 잃기 쉽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경찰은 올 들어 드리프트를 한 운전자 90명을 체포하고 차량 79대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인 드리프트를 하다 경찰에 걸리면 징역은 물론이고 태형도 받는다. 지난해 드리프트를 했다가 징역 6년에 태형 600대를 선고 받은 경우도 있다. 미국의 파스칼 메노레 교수는 폭주나 드리프팅이 불법이면서 위험한데도 사우디 청년들에게 왜 인기 있는 오락거리인지 이해하기 위해 리야드에 머물면서 이를 연구했다. 이와 관련해 그가 낸 책에 따르면 조이라이딩은 차가 있는 부유한 청년에게만 국한되지 않았고 사정이 어려운 청년들도 가담했다. 차를 훔쳐 도시의 도로에서 드리프팅을 하는 특별한 이유를 가진 청년은 없었다. 그는 젊은 사우디인들이 굉음을 내며 도로를 달리는 현상은 개인적인 원인이 있다기보다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사회의 강압적인 배제의 결과라고 결론 지었다. 흔하진 않지만 사우디 전통 의상인 흰색 토브가 아니라 민소매에 배기바지를 입고 스냅백을 쓴 청년들을 보거나, 유튜브에서 아랍어로 랩을 하는 사우디인들의 뮤직비디오를 발견했을 때 사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힙합이 억압받는 상황에서 탄생한 표현주의 음악이라는 걸 생각하면 사우디의 젊은 세대에서 힙합이 싹 틔우고 있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메기인 줄 알았더니…낚싯줄에 악어가?

    메기인 줄 알았더니…낚싯줄에 악어가?

    물고기 대신 악어를 낚은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 주(州) 마르탱빌 파우스 포인트 스테이트 파크 호수에서 메기 대신 악어를 낚아 화들짝 놀라는 랜스 버고스(Lance Burgos)란 남성의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지난 9일 11살 딸과 함께 카약을 타고 파우스 포인트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던 버고스. 그가 물 위 버려진 낚시용 스티로폼 부표를 건져 올리는 순간, 하얀 이빨을 드러낸 거대한 악어가 딸려 올라온다. 예상치 못한 악어의 모습에 깜짝 놀란 버고스가 스티로폼을 던지며 카약에 달린 페달을 최대 속도로 밟아 달아난다. 버고스는 지난 9일 정오께 캠프장 인근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으며 고프로카메라에 악어의 모습을 고스란히 잡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 유튜브에 게재된 버고스의 영상은 사흘만에 250만 78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Lance Burg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아랍S다이어리] 술도 못먹는 사우디 청년들의 놀이문화는?

    [아랍S다이어리] 술도 못먹는 사우디 청년들의 놀이문화는?

    요즘 중동에선 '바릅스'(Barbs)라는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2000만 회를 넘긴 뮤직비디오에선, 힙합과 아랍 리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음악에 맞춰 젊은 사우디 아라비아 댄서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사우디의 힙합이라고 하면 기름과 물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지만 분명 힙합에서 말하는 스웨그(허세를 부리듯 자유분방한 스타일)가 있다. 특히 발과 몸을 정면에서 비스듬히 돌린 다음 상체를 약간 뒤로 한 채, 가슴부터 웨이브를 타며 옆으로 이동하는 동작을 아랍의 젊은 세대들이 너도나도 따라 추고 있다. 바릅스는 ‘단정치 못한’ 또는 ‘지저분한’이라는 뜻으로, 이 춤 동작에 붙여진 이름이 되었는데, 아랍 청년들 사이에서 자신이 춘 바릅스를 영상으로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게 유행이 됐다. 그러나 사우디의 보수적 비평가들은 춤 동작이 ‘외설적’이라며 바릅스를 추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군인 두 명은 군복을 입고 바릅스를 춘 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아부다비 정부는 이들이 제복과 군대에 대한 경의를 져버렸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여자가 남자 다리 사이로 지나가는 안무가 있는데, 만약 싸이가 아랍인이었다면 글로벌 스타 싸이는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렇듯 보수적인 아랍국 가운데서도 가장 보수적인, 술마저 허락되지 않는, 사우디의 청년들은 대체 뭘 하고 노는 지 궁금해졌다. 끽해야 시샤(물담배)나 피고 사막에서 사륜 바이크나 탈 것이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했다. 사우디 청년들은 위험천만한 놀이 문화에 빠져 있다. 바로 훔친 차량으로 폭주하는 조이라이딩(joyriding)과 드리프트(drift)이다. 드리프트는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아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운전 기술로, ‘스턴트’에 가까워 자칫하면 다치거나 목숨을 잃기 쉽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경찰은 올 들어 드리프트를 한 운전자 90명을 체포하고 차량 79대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인 드리프트를 하다 경찰에 걸리면 징역은 물론이고 태형도 받는다. 지난해 드리프트를 했다가 징역 6년에 태형 600대를 선고 받은 경우도 있다. 미국의 파스칼 메노레 교수는 폭주나 드리프팅이 불법이면서 위험한데도 사우디 청년들에게 왜 인기 있는 오락거리인지 이해하기 위해 리야드에 머물면서 이를 연구했다. 이와 관련해 그가 낸 책에 따르면 조이라이딩은 차가 있는 부유한 청년에게만 국한되지 않았고 사정이 어려운 청년들도 가담했다. 차를 훔쳐 도시의 도로에서 드리프팅을 하는 특별한 이유를 가진 청년은 없었다. 그는 젊은 사우디인들이 굉음을 내며 도로를 달리는 현상은 개인적인 원인이 있다기보다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사회의 강압적인 배제의 결과라고 결론 지었다. 흔하진 않지만 사우디 전통 의상인 흰색 토브가 아니라 민소매에 배기바지를 입고 스냅백을 쓴 청년들을 보거나, 유튜브에서 아랍어로 랩을 하는 사우디인들의 뮤직비디오를 발견했을 때 사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힙합이 억압받는 상황에서 탄생한 표현주의 음악이라는 걸 생각하면 사우디의 젊은 세대에서 힙합이 싹 틔우고 있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속도 지키면 속 뒤집어져” 분노조절 못하고 자기합리화… ‘괴물’로

    “속도 지키면 속 뒤집어져” 분노조절 못하고 자기합리화… ‘괴물’로

    분노와 흥분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차들이 도로를 질주하며 다른 운전자들을 공포로 몰아간다. 순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진다는 말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자동차 2000만대 시대’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작년 말 국회가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했고, 지난달 말에는 법원이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양형 기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까지 파괴하는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실태와 원인, 해결 방안을 4회에 걸쳐 짚어 본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저를 난폭한 운전자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저 자신이 이렇게 운전하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지만 고쳐지지가 않네요. 사고 위험도 높고, 보행자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잘못하면 감방에 갈 수도 있고, 그런 거 다 알기는 하는데….” 사업가 A(37)씨는 바이어를 만나고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하루 평균 다섯 번 정도 운전대를 잡는다. A씨가 가장 참지 못하는 것은 차량 정체다. 가속 페달을 꾹 눌러 밟고 싶은데 브레이크 페달에만 발이 놓여 있을 때는 가슴이 터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여성 운전자와 노인 운전자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여자하고 노인은 차를 끌면 안 돼요. 차량 흐름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죠. 운전면허증을 왜 아무나 다 줍니까.” 심리 테스트 결과 그는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가 정상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분노조절장애도 있었다. 지난 1월 주변의 권유로 첫 심리 상담을 받았을 때만 해도 “다른 사람도 다 이 정도로 운전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였다. 다행히 상담을 통해 ‘스톱버튼’ 기법을 배우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스톱버튼 기법은 화났다고 느껴질 때 바로 폭발시키지 않고 가슴 부위에 화를 참는 단추가 있다고 가정한 후 그 버튼을 누르거나 치면서 상황을 넘기는 심리 안정 요법이다. 서울신문은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일반적인 형태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4일 도로교통공단에서 심리 상담 및 치료를 받는 ‘난폭 운전자’ 5명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은 모두 업무나 차량 정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통제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평소에는 안 그런데, 이상하게 운전대만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괴물’로 돌변하는 것 같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심리 테스트 결과 다른 운전자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규칙을 잘 지키는 데 대해 ‘고지식하고 답답하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원 B(29)씨는 유복한 가정환경 덕에 3억원짜리 이탈리아제 스포츠카를 끌고 다닌다. 심리 테스트와 상담을 해 본 결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공격적인 성향도 두드러졌다. 상습적인 과속과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등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두 번이나 받은 상태였다. 그는 규정 속도를 지키는 차들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운전 못하는 사람들이나 규정 속도를 지키는 거죠. 왜 그렇게 도로에 1000㏄짜리 경차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런 차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아주 속이 뒤집어집니다.” 자기 운전 실력에 대한 지나친 확신도 나타났다. “사람들은 저더러 난폭 운전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큰 사고 낸 적 없어요. 과속이야 재수 없으면 걸리는 거고. 벌금은 어차피 제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있죠.” 그를 상담했던 교수는 “이런 유형의 운전자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확신이 너무 강해 개선이 가장 어려운 경우”라며 “심리치료 후에도 운전 습관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 C(46)씨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높았다.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는 평균 수준이었는데, 그는 사회 시스템에 불만이 많았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을 통해 뒤로 일을 처리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필요한 서류도 많고 복잡합니다.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각박해졌어요.” 그는 최근 강화된 교통법규 준수 의무도 우리 사회 시스템이 답답해진 결과라고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빨간불에도 갈 수 있고 우회전 전용 차로에서 직진도 할 수 있는 거죠. 또 어쩌다 보면 깜빡이 안 켜고 끼어들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는 고지식하게 신호를 다 지키는 차들이 앞에 있으면 심하게 짜증이 난다고 했다. “행인이 없는 1차로에서 빨간 신호마다 서는 차 뒤에 있으면 답답해 죽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당장이라도 내려서 앞차 문을 두드리고 욕을 퍼부어 주고 싶습니다.” 그를 상담한 교수는 “교통 시스템은 바뀔 수 없으니 운전자 스스로 바뀌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설득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전했다. 택시 기사 D(44)씨는 거의 분노조절장애 수준이었다. 9년째 회사 택시를 운행하는데 다른 택시와의 경쟁 때문에 분노 지수가 높아진 경우였다. “자꾸 손님을 놓치니까 화가 나죠. 내가 점찍어 놓은 손님을 다른 택시가 태우면 너무 화가 납니다.” 그는 자신을 앞질러 손님을 태운 택시에 경적을 울리며 추격하거나 욕설을 퍼붓고 위협하다 여러 차례 경찰에 적발됐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서 손을 흔드는 고객을 태우려다 버스가 끼어들어 손님을 놓친 뒤 버스 기사와 시비가 붙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납금 내기가 버거워요.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통장으로 생활하고 있다고요. 손님들도 툭하면 신고한다고 하고, 취객의 난동도 많고, 사는 게 완전 스트레스예요.” 음식점을 운영하는 E(41)씨는 심리 테스트 결과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는 정상 범위였다. 하지만 난폭 운전을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였다. 1억 2000만원짜리 수입차(BMW M3)를 탄다. 후방에는 대형 스포일러(날개)를 달았고 소음기를 떼내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천둥 치는 소리를 낸다. 그 역시 운전대를 잡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이렇게 잘 나가는 차인데 좀 밟아 줘야 하지 않겠어요. 차가 막히면 답답해서 성질이 납니다.” 그는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는 이른바 ‘칼치기’를 즐긴다. “틈이 보이면 일단 머리부터 들이밀고 보는 거죠. 그러면 다 알아서 비켜 줘요. 깜빡이는 안 켜요. 깜빡이를 켜면 오히려 안 비켜 주려고 하는 차들이 많아서요.” 그는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공단 측은 심리치료로 역할극을 하도록 유도했다. 자기 차가 고장 나서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달리는 상황을 가정했다.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지나가며 창문을 열고 욕설을 해댔다. 그는 “빨리 가고 싶지만 차량 문제인 것을 어쩌라는 건지 당황스러웠다”며 “다른 사람의 심정을 다소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난폭·보복 운전자도 자기가 거칠게 운전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피해자의 심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운전 방식이 타인에게 공포심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운전 습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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