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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속페달 밟혔는데…멈출 수 없는 금융시장 딜레마

    과속페달 밟혔는데…멈출 수 없는 금융시장 딜레마

    코스피, 최근 두달 간 30% 넘게 ↑한은 총재 “작은 쇼크에 흔들릴 수도”금리 인상 등 긴축 신호 보내긴 어려워공매도 재개 두고 정부 입장 오락가락부동산 양도세 완화하자니 철학과 달라개인들 “자산 증식 방법 주식 밖에 없어”연초 불을 뿜다가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주식시장과 공급물량 확대를 둘러싼 부동산시장을 두고 중앙은행과 정부, 정치권, 개인투자자 모두 딜레마에 빠졌다. 너무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위험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긴축 정책을 펼 순 없다. 빈대 잡으려다 실물경제라는 초가삼간마저 태울 수 있어서다. 오는 3월 공매도 재개로 시장의 자정능력을 끌어올리고 싶지만 동학개미의 반발이 거세 선택이 쉽지 않다. 쏠렸던 증시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턴하는 것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급물량 확대 방법론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여 만인 지난 8일까지 37.0%(2300.16→3152.18) 올랐다. 조정을 거쳐 지난 15일에는 3085.90까지 떨어졌지만, 두 달 동안의 상승 폭은 30%를 웃돈다. 한국은행도 증시 과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내놓은 건 구두 경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과속을 하면 조그마한 쇼크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자본시장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금리 인상 등 유동성 긴축 신호를 보내지만 실물경기에 충격을 줄 수 있어 꺼내지도 못했다.소방수 역할을 해야 하는 당정은 동학개미 눈치를 보느라 공매도 재개를 놓고 갈팡질팡이다. 4월 보선을 앞둔 여당으로서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원칙적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보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이 부담스럽다. 혹시라도 주가가 꺼지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뿐더러 자산시장의 다른 한 축인 부동산 시장에 뭉칫돈이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같은 규제를 풀어 바로 물량을 나오게 하자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과 결이 다르고, 새로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건 3~5년이나 걸린다. 획기적인 공급 확대 대책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면 공매도를 재개해 없애 주는 게 맞고, 거품이 아니라면 공매도를 재개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장 감시자’인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세계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 증시는 고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자료를 내며 증시 거품론을 반박했다. 개인투자자도 난처하다. 예적금 금리는 0%대로 너무 낮은데 부동산은 워낙 비싸고 규제도 강화돼 마음대로 살 수 없다.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주식이라 고점 논란이 있어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낮은 금리 수준에 비해 주식 배당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주식은 앞으로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과평가 구간에서 많이 사기보다는 매달 우량주 위주로 조금씩 사는 게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혼다 어코드 등 5개 차종 1만 4217대 리콜

    혼다 어코드 등 5개 차종 1만 4217대 리콜

    국토교통부는 혼다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그룹,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수입·판매한 5개 차종 1만 4217대를 시정조치(리콜) 한다고 15일 밝혔다. 혼다 어코드 1만 1609대는 보디 컨트롤 모듈(Body Control Module·BCM) 소프트웨어 오류로 계기판의 각종 경고등이 오작동하고, 후진 시 후방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는 등 안전기준을 위반해 리콜됐다. 국토부는 우선 리콜을 진행하도록 하고, 추후 시정률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2307대는 브레이크 페달 연결부의 용접 불량으로 페달이 떨어져 나갈 우려가 있어 리콜에 들어간다. 스카니아 트랙터 등 2개 차종 218대는 보조 히터(무시동 히터) 연결 배선이 인접 부품과의 간섭으로 피복이 벗겨질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이 결정됐다. 포드 에비에이터 83대는 엔진의 동력을 뒷바퀴에 전달하는 구동축의 용접 불량으로 리콜됐다. 리콜 대상 차량은 제작·판매사 서비스센터에서 무상 수리받을 수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자전거로 5㎞ 달려가 지갑 돌려준 하와이 경비원에 車 선물

    자전거로 5㎞ 달려가 지갑 돌려준 하와이 경비원에 車 선물

    미국 하와이주의 식료품점 경비원이 여성의 지갑을 주워 자전거를 타고 5㎞ 떨어진 여성의 집에 찾아가 돌려준 일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마지막날 ‘착한 사마리아인’ 행동의 대가로 승용차 한 대를 선물 받았다. 마우이 섬 카훌루이에 있는 식료품점 푸드랜드를 경비하던 아이나 타운센드(22)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달 어느날 쇼핑 카트를 정리하던 중 지갑 하나를 주웠다. 지갑 주인은 클로이 마리노였고 주소를 알아볼 수 있었다. 5㎞ 떨어진 곳이었는데 그는 5년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해 자전거 밖에 타고 갈 게 없었다.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클로이는 집에 돌아와 있었다. 생후 5개월 된 아들과 함께 장을 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탓이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타운센드가 싱긋 웃고 있었다. 식료품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는 언덕배기가 있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올라오기 힘든 일이었을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지갑을 돌려주려고 달려온 것이었어요. 정말 대단해요.” 타운센드는 마침 근무 시간까지 조금 짬이 남아 그녀의 집을 찾아올 수 있었다며 곧바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물론 클로이는 사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타운센드는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다만 성탄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지갑을 돌려주고 싶었을 따름인데 됐으니 그만이라고 했다. 남편 그레이 마리노가 이 얘기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해서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낯선 이에게 친절을 베풀고 환대하는 섬 원주민들의 알로하 정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말로는 이 신사의 정의를 표현할 길이 없다. 그의 진심은 우리 섬에서, 또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지 보여준다”고 적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레이의 친구 그레고리 고뎃이 고펀드미 페이지를 만들어 5000달러를 모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타운센드에게 자동차를 사주자고 했다. 목표액의 네 배가 넘는 2만 2500달러(약 2457만원)가 모금됐다. 2017년식 폭스바겐 제타를 신년 전야에 선물 받고도 돈이 조금 남아 금융상품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고뎃이 투자에 대해 조언하기로 했다. 그는 CNN 방송에 새 차 얘기를 듣고 슈퍼볼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뻤다며 “그저 출퇴근을 편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제는 가족을 위해 훨씬 많은 일을 하게 됐다. 그게 더 큰 그림의 일부”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고령운전자 사고 10년새 2.7배↑…“도로표지판 개선해야”

    고령운전자 사고 10년새 2.7배↑…“도로표지판 개선해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해 도로교통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이 10일 밝힌 ‘초고령사회 대비 고령 운전자를 고려한 도로교통 시설 개선 방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9년 118만명, 2016년 249만명, 2019년 333만명으로 10년 사이 2.8배(215만명) 늘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도 2009년 1만2000건에서 2019년 3만3000건으로 2.7배(2만1000건) 증가했다. 전국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09년 4.9%에서 2016년 10%로 두 자릿수로 오르더니 2019년 12.6%까지 늘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증가는 인구 고령화와 고령 운전자 증가에 비례한 것으로,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병관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운전자가 고령화되면 시각·인지·운동기능 등 운전하는데 필요한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사고도 증가한다”며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도로교통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설 개선방안으로 교차로의 교차각을 최소 75도 이상(보통은 90도)으로 유지해 시야를 더 확보하고, 신호 교차로 시거(운전자가 교차로 전방에서 신호를 인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최소거리) 산정 시 반응시간을 현행 6초에서 8.5초로 늘려 교차로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여유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령 운전자는 20대보다 도로표지 판독 시간이 2배나 걸리고 오독률도 3~4배로 높아 표지판 규격을 키우고 도로 형태와 일치하는 안내표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긴급 자동제동 페달과 오조작 방지기능을 갖춘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김 연구위원은 “고령자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떨어진다고 이들의 운전과 이동권을 무조건 제한할 수 없고 고령 운전자를 고려한 도로 교통안전 확보는 미래 교통환경의 중요한 과제”라며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일반인들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정의를 재검토해 연령 기준을 보다 세분화하고, 면허관리 제도만이 아닌 지원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파노라마 전망 누리는 방이동 아파트 ‘스카이 베르데 포레’

    파노라마 전망 누리는 방이동 아파트 ‘스카이 베르데 포레’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력하게 시행 중인 가운데 한강 생활권이나 대형공원이 가까워 ‘공세권’의 장점을 선사하는 아파트가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이런 분위기 속에 투자 불변의 진리로 통하는 ‘강남행 역세권’에 자리한 동시에 올림픽공원을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는 아파트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리미엄 중소형 민간임대아파트 ‘스카이베르데포레’로, 도심 속 힐링 라이프를 기대할 수 있어 호평 된다. 중소형 민간임대아파트로,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에 지하 4층, 지상 35층 총 706세대 규모로 선보인다. 현재, 방이동 민간임대주택 창립준비위원회에서는 민간임대아파트 사업을 위한 발기인을 모집하고 있다. 주차공간 872대의 공동주택(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될 예정이며, 주거공간은 84㎡A타입 53세대, 84㎡B타입 223세대, 59㎡A타입 102세대, 59㎡B타입 112세대, 44㎡타입 216세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1~2인 가구가 부동산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최근 강세인 중소형 임대 아파트로, 인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특히, 이 단지는 올림픽공원이 도보 단 1분 거리에 있는 숲세권 단지라는 점에서 호평 된다. 탁 트인 올림픽공원 조망을 확보해 쾌적한 생활이 예고된다. 더불어 석촌호수공원, 방이동 고분군, 롯데월드 어드벤처, 방이동 먹자골목, 롯데월드몰,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호텔, 롯데마트, K-아트홀, 홈플러스, 방이시장 등 다채로운 인프라가 인근에 자리해 생활의 편리함을 기대할 수 있다. 도보로 방이초, 방이중을 통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방산초와 방산고 등 명문학군을 품고 있으며, 올림픽공원 도서관과 한국체육대학교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 자녀를 교육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 교통 편의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도보 약 1분 만에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9호선 한성백제역 초역세권 단지다. 도보 약 8분 거리에는 8호선 몽촌토성역도 있다. 풍부한 도로망도 갖췄다. 올림픽로, 위례성대로, 올림픽대로가 가까이 지난다. 각 가구는 특화설계를 적용해 우수한 주거 편의를 자랑한다. 친환경 마감자재 사용으로 안전성 확보 및 품격 높은 주거 공간을 제시한다. 실내 환기시스템이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며,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안으로 유입해 준다. 필요할 때만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절수형 페달을 설치해 수도세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세대마다 층간 완충재를 시공해 세대별 층간 소음도 크게 줄였다. 더 깨끗한 음용수를 공급하고자 중앙 정수 시스템을 설치했으며, 세라믹 고급 욕조를 설치해 피로를 해소하기도 좋다. 스카이 베르데 포레는 주택 소유 여부나 소득수준 등 다양한 자격 제한에 상관이 없는 아파트다. 청약통장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선착순으로 가입할 수 있다. 지금 자격으로 준공한 후 10년 뒤 소유권 등기가 가능하며, 내 집처럼 직접 살아보고 등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임대거주 10년 동안 취득세와 재산세 등 세금 부담도 없고, 지위권 양도도 자유롭다. 스카이 베르데 포레 홍보관은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하며, 기타 자세한 상담은 홍보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피플+] “엄마 보고 싶어”…400km 자전거로 달린 세 소년 사연

    [월드피플+] “엄마 보고 싶어”…400km 자전거로 달린 세 소년 사연

    일하러 떠난 엄마를 만나기 위해 장장 400km를 자전거로 이동한 12살 소년들의 사연이 애틋함을 전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뚜오이째는 까마우시에서 400km가량 떨어진 호치민시까지 5일 밤낮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세 명의 소년에 대한 사연을 전했다. 12살 소년 응오안의 부모는 생계비를 벌기 위해 몇 달 전 호치민으로 일하러 떠나야 했다. 응오안은 할머니 집에 맡겨져 학업을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다. 응오안은 친구 2명에게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고, 친구들은 기꺼이 응오안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이윽고 지난 1일 새벽 6시 세 명의 소년은 각자의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추진된 소년들의 비밀스러운 일탈이었다. 이들은 5일 밤낮을 자전거로 이동했지만, 도중 한 친구의 자전거가 고장 나는 바람에 다른 친구의 뒷좌석에 올라타야 했다.출발 당시 세 소년의 수중에는 겨우 1만5000동(한화 713원)만 있어 다른 친구에게 4만동(한화 1900원)을 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밤이 되면 길가 한쪽에서 노숙을 하며 5일 만에 호치민에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호치민 빈탄군에 있는 부모의 거처를 찾아냈다. 하지만 소년의 부모는 며칠 전 호치민을 떠난 것. 다름 아닌 세 소년의 실종 사건이 경찰에 접수되면서 부모님은 서둘러 호치민을 떠나 고향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난지라, 까마우시는 세 소년의 실종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세 소년의 행방을 찾는 소식이 여기저기 퍼졌고, 경찰과 가족들은 백방으로 소년들을 찾아 나섰다. 빈탄군 경찰이 소년의 부모가 거처하는 주변에서 아이들을 발견하면서 세 소년은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을 발견했을 당시 아이들에게는 작은 빵 두 조각, 오이 한 개, 그리고 물병 하나가 전부였다. 한편 누리꾼들은 “엄마를 너무 보고 싶어 했던 행동이니 아이들을 너무 나무라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올렸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SUV에 경찰 매단 채 가속페달 밟은 한기총 집회 참가자

    SUV에 경찰 매단 채 가속페달 밟은 한기총 집회 참가자

    법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집회 참가자가 청와대 근처 차량 통행을 제지하는 데 반발해 경찰관을 차에 매단 채 운전해 다치게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변민선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치상 혐의로 기소된 사랑제일교회 전도사 이모(4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도로에서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단 소속 경찰관을 매단 채 11m가량 가속 페달을 밟아 바닥에 떨어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씨는 일행들과 함께 한기총이 주최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도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관이 통행을 제지하자 항의한 끝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청와대 동문과 서문 사이 도로에 집회 관련자들이 통행하는 것을 경호 안전 등의 이유로 통제하며 광화문 방면으로 우회하도록 유도했다. 이씨는 경찰이 구체적인 사유 없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통행을 제한해 위법한 공무집행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기도회를 주최했던 전광훈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이 2018년 12월 집회에서 ‘청와대로 진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경찰 입장에서는 피고인과 차량 동승자들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경호구역을 우회하는 것이 과도한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이에 불응해 차량을 운행해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입장에서는 대통령 등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가 없었는데도 평소 다니던 도로에 출입이 통제되는 것에 부당함을 느낄 수 있었던 점,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북한·해외동포 작품까지 포괄… ‘한국문학 세계화’ 최전선에 서다

    북한·해외동포 작품까지 포괄… ‘한국문학 세계화’ 최전선에 서다

    지난 1일 이화여대에서 노벨문학상 120주년 기념으로 한국-스웨덴 노벨상 메모리얼 프로그램이 열렸다. 노벨문학상이 한국문학에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온라인 실시간 행사였다. 그 행사에서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잠깐 만났다. 오랫동안 한국 서정시의 빼어난 범례로서 ‘밤에 쓰는 편지’로부터 ‘어린 당나귀 곁에서’까지의 세계를 낮고 투명하고 느릿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시인 김사인’은 어느덧 3년째 한국문학을 세계문학의 일원으로 소개하고 진흥해가는 최전선에 서 있었다. 우리는 며칠 후 번역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이어갔다.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도 번역원도 잔뜩 움츠려 있을 것만 같았는데, 잔잔한 웃음을 머금으면서 김 원장은 이렇게 말을 건넨다. “늘 해오던 사업 방식에서 보면 위기와 혼란의 한 해였죠. 그러나 우리의 잠재력으로 보면 판세 전환의 기회가 되기도 할 것 같아요.” 번역원의 해외 사업이 상당한 제약을 받으리라는 짐작을 한순간에 역전시키는 반전의 순간이었다.●한국문학의 위기이자 기회 그는 “오늘은 번역원장 자격으로만 만나자”고 했다. 시인으로서는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김 원장은 감염병 유행으로 충격과 변화가 컸을 텐데 비교적 비관적이지 않았다. “왜 부심의 세월이 아니었겠어요? 그러나 이러한 매체적 전환의 요청이 올해의 감염병 때문에 온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서서히 진행돼오다가 코로나와 결합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가진 정보기술(IT) 수준에서 볼 때 이 사태는 모종의 단절임에도 불구하고 다시없는 기회가 될 것이고, 서구 중심의 근대문학 질서에서 후발 주자인 우리가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기술적 환경을 잘 살린다면 오히려 그 후발성을 극복하는 기회가 될 거라는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 팬데믹 사태는 우리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의 문제이니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문학 소통의 모델을 제시한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책무가 아니겠는가. 어느새 찬찬한 시선의 ‘시인 김사인’은 구체적이고 먼 시선을 가진 ‘번역원장 김사인’으로 환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사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국내 도서시장을 보더라도 출판 환경에는 크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소설이나 청소년 분야는 작년보다 매출이 신장되기도 했다. “출판사들은 사람들이 주로 집에 있으니까 문학 쪽 신장을 크게 기대했던 모양이에요. 물론 기대만큼 큰 성과는 없었지만 그래도 손실은 없었다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한 문학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감하게 해주죠.” 말하자면 집에 있어도 사람들은 이제 책 형태의 문학 쪽으로 돌아오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같은 방식이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는 것을 김 원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문학의 존재방식이 많이 변했다”면서 “활자를 매개로 하는 도서 형태와는 다른 형식, 활력을 띠면서도 고전적 가치를 품는 방식을 적극 사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야를 확장해 비(非)활자 방식까지 포괄하면서 활자와 비활자가 공존하는 세계를 바탕으로 한국문학이 설계되어야 한다는 김 원장의 진단에서 이 사태가 정말 위기이자 기회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문학이란’… 정의를 다시 내리다 임기 동안 번역원의 성과를 묻자 그는 “창작을 하는 한국문학 전공자에게 이 자리를 맡긴 뜻을 늘 헤아렸다”고 했다. 두 가지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나는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 다른 하나는 번역원의 기능과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었다. 그동안 번역원은 20여년의 역사를 축적하면서 40여개 언어권에 1500여종 도서를 번역해 출간했다. 그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성과를 쌓은 셈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제 번역 지원이나 해외 행사 중심에서 벗어나 번역원의 위상을 재설정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김 원장이 생각하는 한국문학은 시간적으로는 고대에서 현대, 공간적으로는 남북한은 물론 해외 한인문학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원장이 되어 그는 이러한 구상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상설기구를 문학진흥본부라는 이름으로 만들었다. 기존 방식으로 하면 한국문학은 한반도 남쪽에만 한정되고, 서울과 문단 중심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시공간 문제만 아니라 입양인 출신 작가의 한국어로 쓰이지 않은 작품들도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김 원장은 그것들을 모두 한국문학으로 수렴하려는 아전인수의 태도보다는 그 역사적 실재들에 대한 배려를 시야에 넣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아나톨리 김의 문학은 러시아문학이면서 동시에 한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탈북문학, 재북문학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합니다. 구비문학 유산들에도 마음을 열고요.” 이어서 김 원장은 이제 번역원이 명실상부한 한국문학 외교 전략본부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지난 시대와 동시대, 활자와 비활자, 한반도의 안팎을 동시에 사유하면서 번역원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창립 때의 절실한 필요로는 ‘번역원’이 딱 맞지만, 이제 그러한 기능 중심의 이름을 넘어 대안적 명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를 선정해 번역 지원하고 해외에 파견하는 데 멈추지 않고 번역원이 더욱 확장된 역할을 해가기를 우리도 크게 기대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러한 위상을 담은 대안적 이름은 ‘한국문학 국제교류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섬세한 말맛 살릴 번역 역량 육성이 과제 김 원장은 번역 역량의 절대적 부족을 안타까워했다. 한국문학을 섬세하게 살려 다른 언어권 독자들에게 읽힐 수 있는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분들을 단기속성으로 양성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할 때 아직 차이가 많이 납니다. 번역아카데미를 13년째 하면서 매년 5개 언어권 인력을 20명 정도 2년 과정으로 양성해왔습니다. 올해부터는 일본어, 중국어 2개 언어를 늘리기도 했고요.” 그동안 배출한 인력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제 온라인 시스템을 포괄하는 새로운 육성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김 원장을 추후 과제를 던진다. “좋은 문학 콘텐츠가 받쳐주지 않으면 모든 것이 소용없어요. 좋은 물건 없이 장사하려면 신용만 떨어지는 격이죠. 번역원이 어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진땀 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수한 문학 콘텐츠 발굴과 소개도 중요하지만 김 원장은 상대방의 문학적 전통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고 말을 건넨다. “‘너희는 우리 문학을 얼마나 읽는가’ 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도 외국문학 이해를 넓혀야 합니다. 상대방 문학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쌍방향과 호혜성이 매우 중요해요. 우리 것만 소개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김 원장은 최근 나온 러시아문학 선집을 보여주면서 그쪽에서도 한국문학을 번역해 펴내는 상호이해의 사업을 했다고 소개한다. 소수 언어권에 대한 개방적 태도도 중요하다고 몇 번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문학을 ‘가만히 좋아하는’ 시인으로서의 감각과 경험은 그의 이러한 구상과 실천에 행간마다 깃들어 있었다.●‘시인 김사인’의 공익근무 국제사회에서 한국 시에 대한 반응을 묻자 그는 “서구권은 이미 시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는 분위기를 먼저 말했다. “그래도 스페인어권, 아랍, 러시아 같은 곳은 시적 전통이 살아 있다”면서 “언어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그쪽 독자들이 한국 시를 반기는 듯하다”고 소개했다. 번역 장벽이 소설에 비해 훨씬 높은 서정시를 그네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서양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 시를 활발하게 번역해 소개하는 날이 활짝 열리기를 고대해본다. 마지막 말씀을 부탁하자 김 원장은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고 하면서 자세를 고쳐 세웠다. “세계 무대에서 남북문학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한국문학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알리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미국에서 북한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쪽 출판사가 자력으로 북한문학 책을 내면서 ‘North Korea’라고 쓰면 우리가 그동안 써온 ‘Korea’는 자동으로 ‘South Korea’가 돼버려요. 명칭에서부터 분단 고착이 되는 거죠. 시급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정말 중요한 의제가 아닐 수 없다. 김 원장은 임기 동안 정작 한 편의 시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가끔 메모는 한다”면서도 그는 “다른 시인과 경향들을 관찰해가는 일종의 공익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사인 시인을 그리워하는 독자들은 임기 후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 이렇게 한국문학 확장의 최전선에 선 김 원장의 공익근무가 차근차근 현실화하기를 소망해보는 겨울 오후의 시간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이번엔 브레이크 결함…코나 등 현대·기아차 5만 3000여대 리콜

    이번엔 브레이크 결함…코나 등 현대·기아차 5만 3000여대 리콜

    현대·기아차가 제작·판매한 승용차 5만 3000여 대가 브레이크 결함으로 리콜된다. 국토교통부는 47개 차종 8만 2657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시정조치(리콜)한다고 8일 밝혔다. 리콜 대상 차량은 현대·기아차의 코나 전기차(EV) 등 4개 차종 5만 2759대로 전동식 브레이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견됐다. 브레이크 경고등이 켜질 때 브레이크 페달이 무거워지고,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리콜을 결정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G90 184대는 전자제어장치(ECU) 제조 불량이 발견됐다. ECU에 수분이 들어와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에 들어간다. 도요타 자동차 캠리 하이브리드 등 24개 차종 1만 5024대는 연료 펌프 일부 부품(임펠러) 결함으로 연료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 MKZ 등 4개 차종 1만 2172대는 앞바퀴 브레이크 호스의 내구성 부족으로 브레이크액이 새고 제동거리가 길어질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을 결정했다. 머스탱 808대는 브레이크 페달 부품의 내구성이 부족해 페달에 강한 힘을 주면 부품이 파손될 가능성이 발견됐다. 노틸러스와 머스탱 차종 569대는 후방카메라 내부 부품 접촉 불량으로 카메라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운전자의 후방 시야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후방카메라 비정상 작동과 관련, 머스탱에 대해 우선 리콜을 시행하고, 시정률 등을 고려해 과징금도 부과할 계획이다. 비엠더블유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BMW X5 xDrive30d 등 11개 차종 69대는 서브 프레임 일부분에서 용접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더는 끌 수 없다는 文, 尹 징계 직진… 여권 ‘秋 명예퇴진’ 솔솔

    더는 끌 수 없다는 文, 尹 징계 직진… 여권 ‘秋 명예퇴진’ 솔솔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졸속 검증’이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속전속결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인선한 것은 4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를 정상적으로 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매듭짓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추 장관 취임과 함께 시작된 둘의 대립이 지난달 24일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징계청구로 증폭된 이후 극심한 정국 혼란은 물론 국민의 피로감이 임계치를 넘어선 상황을 더는 끌지 않겠다는 의미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흐지부지된다면 집단 반발에 나선 검찰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검찰개혁의 동력을 잃고,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권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로 거론됐던 징계위 전 윤 총장의 자진 사퇴와 추 장관 퇴진이 물건너간 상황에서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던 측면도 있다. 윤 총장의 거취가 정리되고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처리된다면 개각 때 자연스럽게 추 장관도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총장이 물러나 검찰 상황이 진정되고 공수처가 출범하면 추 장관이 임무를 완수한 모양새가 된다는 점에서 윤 총장과의 극한 갈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뉘앙스가 강한 ‘동반 퇴진’ 프레임도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윤 총장의 거취 정리와 공수처 출범을 전제로 한 추 장관의 ‘명예 퇴진’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은 통화에서 “공수처가 출범하면 검찰개혁 1단계는 끝나는 것이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추 장관만이 꼭 계속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문 중진 의원도 “윤 총장이 정리되면 추 장관의 ‘결정’도 있어야 한다”면서 “본인이 판단해야 하는 문제이지 당에서 뭐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애초 총리가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것도 윤 총장에 대해 결단을 해 달라는 것이었고, 추 장관은 개각 때 교체하면 부담이 덜할 것이란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본궤도로 복귀하자 ‘추·윤 갈등’ 국면과 검찰개혁 입법을 분리하는 데 집중했다.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대신 “검찰개혁은 포기할 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추·윤 갈등이라는 ‘장외경기’가 생겼던 것뿐이지 본질은 검찰개혁”이라며 “공수처 출범을 완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여권이 원하는 대로 ‘윤석열 해임 후 추미애 명예퇴진’ 구도가 완성돼도 정국이 안정된다는 보장은 없다. 검찰의 집단 반발이 거세질 수 있고, 상당수 국민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에서 공수처가 출범해도 검찰개혁의 완성으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징계를 비롯해 ‘추·윤 갈등’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길섶에서] 택시/김상연 논설위원

    “기사님, 15분 안에 서울역까지 갈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중요한 약속에 늦어 다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재촉했다. 기사는 “글쎄요”라는 반응으로 잠시 애타게 하더니 이내 가속페달을 밟는다. 택시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처럼 긴박하게 내달린다. 마음이 급한 기사는 비상식적으로 끼어들거나 느리게 가는 차가 나타나면 욕설도 불사한다. 승객은 그런 기사를 내심 열렬히 응원한다. 택시 안엔 묘한 동지애가 흐른다. 여태까지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을 외면한 택시기사를 만난 적이 없다. 요금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그들은 왜 ‘흑기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일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향한 측은지심과 운전 실력에 대한 직업적 자부심이 결합된 것은 아닐까. 흑기사 택시기사는 외국에도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잡아탄 택시의 기사에게 기차 시간이 촉박하다고 호소했더니 엄청난 속도와 아찔한 곡예운전으로 목적지에 내려 줬다. 인상적이었던 건 배우 조지 클루니처럼 잘생긴 그 기사가 그 어떤 짜증이나 분노도 표출하지 않고 시종 미소를 머금은 채 운전했다는 것이다. 너무나 평온한 표정이어서 그의 얼굴을 몇 번이나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사의 직업철학을 배울 수 있다면 일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을 텐데…. carlos@seoul.co.kr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스스로 위로”…홍정욱, 딸 사건 언급

    “‘이 또한 지나가리라’ 스스로 위로”…홍정욱, 딸 사건 언급

    ‘두려움은 타고나기에 절로 죽지 않고, 자신감은 타고나지 않기에 절로 솟지 않는다. 죽지 않는 것을 누르고, 솟지 않는 것을 파내는 노력, 그것이 단련이다’ (트위터 2012.06.14.)/홍정욱 홈페이지 글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딸이 마약류를 투약하고 밀반입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장문의 심경 글을 남겼다. 홍 전 의원은 24일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자극과 충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고요한 의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2019년 가을 큰딸이 마약을 들고 입국하다가 적발됐다. 같은 시기, 중병을 앓고 계셨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아내와 둘째 딸과 막내아들은 모두 미국에 있었고, 큰딸은 검찰 조사 후 누나 집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홀로 집에서 두문불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목표는 하루하루를 잘 넘기는 것이었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공사장을 맴돌았다. 많은 공사를 겪어 봤지만 이렇게 전 과정을 직접 지켜본 것은 처음”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끝난 뒤에는 정원에서 책과 차와 시가를 벗 삼아 하루를 보냈다. 북한산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계절이 바뀌며 마른 가지에 싹이 돋고, 잎이 자라 꽃이 피는 모습을 지켜본 건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홍 전 의원은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이 순간 소리 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라는 백거이의 시처럼, 자극과 충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고요한 의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홍 전 의원은 “내리막길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더 힘들다고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 <중용>에 ‘남이 한 번 만에 한다면 나는 백 번, 남이 열 번 만에 한다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서 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며 “나는 강인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았다. 그러나 강함보다 약함을 고민하는 자에게, 지식보다 무식을 염려하는 자에게 성장이 있다고 믿었다. 나는 그렇게 노력하며 한 해를 보냈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홍 전 의원의 딸 홍 씨는 지난해 9월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던 중, 변종 마약의 일종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종이 형태 마약) 등을 밀반입한 사실이 적발돼 불구속 기소됐다. 또 지난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미국에서 마약류를 3차례 사들여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홍 씨는 재학 중이던 미국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택배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홍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7만8537원의 추징금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 씨의 형량이 다른 마약 사건에 비해 가볍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라이드온] 숲속인 듯 맑은 공기… 벤츠의 새로운 숨결

    [라이드온] 숲속인 듯 맑은 공기… 벤츠의 새로운 숨결

    “수입차는 벤츠지!” 독일의 자동차 명가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서 수입차의 대명사로 통한다. 2016년 BMW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왕좌를 지키고 있다. 올해도 이변이 없는 한 1위는 문제없어 보인다. 벤츠가 2016년부터 수입차 대세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해 10월 출시된 고급 세단 ‘10세대 E클래스’ 덕분이었다. E클래스는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수입 고급차 시장 베스트셀러 모델에 등극했다. 올해 10월까지 약 4년 동안 국내에서만 16만대가 판매됐다. 국내에서 수입차 단일 모델로 10만대를 돌파한 건 E클래스가 유일하다. 벤츠코리아는 지난달 13일 ‘더 뉴 E클래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관계자는 “완전 변경에 가까운 부분변경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사실상 필승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벤츠가 BMW의 추격을 뿌리치고 국내 시장에서 5년 연속 1위를 굳히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신형 E클래스는 외부 디자인이 기존 모델보다 더 날렵하고 세련되게 바뀌었고, 첨단 안전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새롭게 디자인된 헤드램프는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실내에는 차세대 지능형 운전대가 벤츠 모델 최초로 장착됐다.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스포크에 있는 각종 터치 버튼을 스마트폰처럼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도로에 설치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자동으로 속력을 조절하는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 맵 데이터를 기반으로 곡선 구간, 톨게이트, 원형 교차로를 인식해 진입 시 자동으로 속력을 줄여 주는 ‘경로 기반 속도 조절 기능’도 새로 추가됐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교차로에 진입했을 때 전방을 찍은 영상에 화살표가 나타나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12.3인치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하나의 패널로 통합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이제 벤츠를 상징하는 핵심 아이템이 됐다. 아울러 신형 E클래스에는 한국과 중국 시장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공기 정화 시스템인 ‘에어 퀄리티 패키지’가 처음 탑재됐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 하우스 오브 E’에서 신형 E클래스 실물을 공개하고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시승은 경기 포천의 한 카페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93㎞ 코스에서 진행됐다. E350 운전석에 앉았을 때 좌석이 몸 전체를 감싸 주는 느낌이 들어 운전자와 좌석이 하나가 된 듯했다. AMG 라인 모델이어서인지 스포츠카의 감성이 확연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도로 위를 쭉 미끄러지듯 달려나갔다. 밟으면 밟는 대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치 활력 넘치는 한 마리 야생마 같았다. 제한 속력이 시속 100㎞ 정도인 국내 도로에서 주행 능력치를 마음껏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E350 최고출력은 299마력, 최대토크는 40.8㎏·m, 복합연비는 10.2㎞/ℓ, 가격은 8880만원이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E220d의 주행감과 성능도 가솔린 모델 못지않았다. 가속력, 핸들링, 코너링 모두 안정적이었고,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도 크지 않았다. 물론 최고출력은 194마력으로 가솔린 모델보단 낮고 최대토크는 40.8㎏·m로 똑같지만 디젤 모델답게 복합연비는 13.2㎞/ℓ로 3.0㎞/ℓ 우수하다. 판매 가격도 7790만원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1090만원 저렴하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고물 자전거로 맨발투혼…참가 소년에 지원 줄이어

    [여기는 동남아] 고물 자전거로 맨발투혼…참가 소년에 지원 줄이어

    최근 캄보디아 수도에서 열린 한 자전거 경주대회에 참가한 한 소년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 사연이 공개됐다.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프노펜 프렉리프테서 지난 8일 열린 한 자전거 경주대회의 15세 이하 부문에 참가한 13세 소년은 맨발로 녹슨 고물 자전거를 타고 분투해 많은 사람을 감동하게 했다. 페츠 테아라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워 고물상에서 5달러(약 5500원)에 팔리던 녹슨 자전거를 간신히 구해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다른 참가자들은 새것과 다름없는 자전거에 헬멧과 보호대를 착용한 것과 달리 테아라가 착용한 것이라고는 헌 옷과 샌들뿐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이 신은 샌들이 페달을 밟는데 방해가 돼 그마저도 벗어던지고 맨발로 경주에 임했다. 하지만 장비를 완벽하게 갖춘 다른 참가자들에게 소년은 승산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경기 도중 자전거 체인이 빠져 넘어지기도 했지만 소년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 완주에 성공했다. 경주 직후 소년은 “경주에 꼭 참가하고 싶었고 이기기 위해 애를 썼기에 내게 좋은 자전거나 장비가 없어도 억울하거나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소년은 대회에서 6위에 머물러 입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소년이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을 움직였던 모양이다. 캄보디아 국왕에게 ‘옥냐’라는 명예 칭호를 받은 랑 틸렝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소년의 대회 참가 사진을 본 그는 수소문 끝에 소년의 집을 찾아가 새 산악자전거를 선물했다. 그는 “소년의 의지가 마음에 들었다”면서 “나 역시 과거에는 소년과 비슷한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자전거를 선물 받은 소년 역시 “정말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경주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소년에게는 지원해주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다섯 남매 중 막내인 소년은 “어머니는 오랫동안 아파서 누워 있고 아버지는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신다”면서 “나보다 가족들을 먼저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나까지 도와줄 수 있다면 새 옷이나 교재 같은 것을 받고 싶긴 하다”고 덧붙였다.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소년의 모습에 지원자들은 가족을 위한 식료품이나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소년이 갖고 싶어하는 것들도 지원했다. 또 한 여성 독지가는 부서져가는 함석집에 사는 소년과 그 가족에게 새집을 지어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게다가 캄보디아 적십자도 뒤늦게나마 자전거 경주에 참가한 소년을 지원했다. 그리고 소년에게 가장 기쁜 선물이 된 것은 벨테이 국제학교의 입학이었다. 학교 측은 현재 4학년인 소년과 두 친구에게 고등학교 졸업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학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소년의 아버지 페츠 타(53)는 “아들이 자전거 경주에 참가했다는 사실조차 저전거 선물 얘기가 있기 전까지 몰랐다”면서 “벨테이 국제학교 측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소년은 “행복한 기분으로 가득하다”면서 “앞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학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마당] 페달을 밟아 날아오르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페달을 밟아 날아오르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마지막 연주 장면. 숙연히 페달에 발을 올려 놓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은 그렇게 시작의 종을 울린다. 움켜쥔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듯이, 긴장이 가득한 심장의 떨림은 이내 피아니스트의 발을 타고 큰 울림을 품은 소리의 진동으로 승화된다. 클릭 한 번이면 세계 반대편에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말과 문자를 내뱉으며 대화를 한다. 눌러 보고 찔러 보면 즉각적인 반응이 오니 참으로 편리하지만 그만큼 뾰족하고 울퉁불퉁해진 마음그릇에 그 울림과 감동을 담아 둘 공간이 부족해 보인다. 우체통에 조심스레 편지를 떨어뜨려 놓는 일을 언제 마지막으로 해 보았던가. 종이비행기를 하늘로 날리고, 종이배를 물에 띄워 보내려면 언젠가는 손을 놓아야만 되듯이, 손에 쥔 무언가를 내려놓을 때 우리는 날개 달고 유유히 물 흐르듯 진정한 감동과 울림을 자아낼 수 있다. 피아니스트에겐 손이 자유로워지는 곳에 페달이 있다. 페달을 밟으면서 그의 울림은 손을 떠나 날개를 단다. 피아노의 저음은 그 울림시간이 실제로 매우 길다. 그러다 보니 줄이 너무 오래 울려 여러 음이 섞이지 않도록 울림을 차단하는 댐퍼라는 장치를 뒀다. 이 댐퍼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게 페달이다. 페달을 밟으면 댐퍼가 열려 울림이 지속되고, 페달을 떼면 다시 댐퍼가 현을 움켜잡아 울리지 않게 한다. 자동차의 페달이나 자전거의 페달, 심지어 오리보트와 재봉틀의 페달도 에너지의 종류와 변환 과정만 다르지 그 원리와 작용은 매우 흡사하다. 페달을 밟는다는 것은 곧 움직인다는 것이고, 움직인다는 것은 설렌다는 것이다. 설렌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존경받는 호로비츠는 “페달은 피아노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페달은 피아노를 살아 숨쉬게 한다. 악기의 맥박과 호흡은 그 에너지를 다 소진하면서 우리의 영혼을 다시금 울리고 떨리게 해 준다. 영화 ‘불멸의 연인’을 보면 베토벤이 피아노에 귀를 대고 기대어 연주하는 모습이 나온다. 베토벤은 피아노의 페달을 단순히 음을 지속하고 차단하는 기능을 뛰어넘어 예술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첫 번째 작곡가라고 할 수 있다. 청각을 상실한 뒤로 그는 악기의 소리를 초월한 그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사실 작곡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페달을 언제 밟고 언제 떼어야 하는지 악보에 일일이 표기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당연한 룰이 존재하기도 하고 연주 장소의 잔향에 따라 매번 다르게 연주자가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토벤의 곡에는 댐퍼를 열어 두라고(페달을 밟으라고) 악보에 정확히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듣는 일상의 소리가 아닌, 다른 차원의 어떤 소리, 혼돈과 조화를 넘나들 때 일어나는 기적적인 현상들을 나타내고자 하는 곳에 댐퍼를 열어 두라고 표기를 한다. 가령 일반적인 낮은 저음역의 트릴은 대지의 떨림을, 중음역대의 트레몰로는 유령의 아우성을, 고음역의 빛 한 줄기와 같이 내려오는 멜로디는 마치 신의 계시를 나타내며 페달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고 균형을 잡기 위해선 페달을 쉬지 않고 밟아야 하듯이, 우리는 삶에서 페달링을 반복해야 한다. 손에 움켜쥔 딱딱하고 뾰족한 것들을 내려놓고, 우리를 억압하는 댐퍼를 타파하고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은 발구름을 계속해서 디뎌 보자. 떨리는 심장박동을 느낄 때 쯤이면 자유롭게 날고 있는 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중형 세단도 고성능 시대’… 성능 높인 국산 중형 세단 삼총사

    ‘중형 세단도 고성능 시대’… 성능 높인 국산 중형 세단 삼총사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고 수요 또한 증가하면서 강력한 성능의 중형 세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제조사들은 더 빠르고 스포티한 중형 세단을 내놓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7월 SM6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TCe 300 엔진’을 선보였다. 이 차는 파워트레인을 새롭게 교체하고, 안락한 주행감을 위해 ‘리어 서스펜션’ 등의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디자인도 디테일을 살려 세련되게 다듬었다. 신형 SM6 가격은 TCe 260은 ▲SE 트림 2450만원 ▲SE Plus 트림 2681만원 ▲LE 트림 2896만원 ▲RE트림 3112만원 ▲프리미에르 3265만원이다. TCe 300은 ▲LE 트림 3073만원 ▲프리미에르 3422만원이다. LPe는 ▲SE 트림 2401만원 ▲SE Plus 2631만원 ▲LE트림 2847만원 ▲RE 트림 3049만원이다(개소세 3.5% 기준). 가장 상위 등급인 프리미에르의 경우 3000만원대에서 거의 부족함 없는 성능과 고급 옵션을 누릴 수 있다. 신형 SM6에는 TCe 300과 TCe 260 두 종류의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특히 TCe 300은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Alpine)과 르노 R.S. 모델에 탑재되는 엔진으로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m의 파워를 자랑한다. 이 엔진은 2000~4800rpm에 이르는 넓은 구간에서 최대 토크가 뿜어져 나온다. TCe 260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개발한 신형 4기통 1.3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배기량이 적지만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m의 부족하지 않은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13.6㎞/ℓ다. 이 두 차에는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결합됐다. 승차감도 개선됐다. 프런트와 리어 댐퍼에 MVS(모듈러 밸브 시스템)를 적용해 감쇠력을 부드럽게 제어한다. 리어 서스펜션에는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Hydro Bush)를 적용해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MVS와 하이드로 부시의 조화로 유럽 스타일의 핸들링 성능은 물론 승차감까지 업그레이드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소음을 줄이고자 차체 각 부위에 흡음재와 윈드실드 글라스를 넣었다. TCe 300에는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 소음의 반대 위상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을 기본 적용했다. 현대차는 출시를 앞둔 쏘나타 N 라인의 모습을 공개했다. 기존 쏘나타를 통해 선보인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콘셉트를 바탕으로 N 브랜드의 고성능 이미지를 입혀 스포티한 감각을 부각했다. N 라인 전용 범퍼는 3개의 인테이크 홀을 적용해 강인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프런트 윙은 차체를 낮게 보이게 하고 ‘N 라인’ 엠블럼을 살려준다. 에어 벤트는 휠 하우스의 공기 역학을 도와주고 N 라인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은 고성능 이미지를 나타낸다. 후면의 블랙 하이그로시 포인트 컬러의 범퍼와 공기 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리어 스포일러, 듀얼 트윈팁 머플러 등도 눈에 띈다. 기아차는 스팅어 마이스터를 내놓았다. 스팅어 마이스터는 신규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G2.5 T-GDI’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304마력(PS), 최대 토크 43.0kg·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연비는 11.2㎞/ℓ다(2WD, 18인치 휠 복합 연비 기준). 기존 모델보다 최고 출력이 개선된(370→373마력) ‘3.3 가솔린 터보’ 모델은 전자식 가변 배기 밸브가 적용됐다. 기아자동차는 드라이브 모드와 가속 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배기음이 조절되는 전자식 가변 배기 밸브를 통해 운전의 재미를 높였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모든 트림에는 엔진 동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코너링을 돕는 차동제한장치(M-LSD)를 기본 적용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여기는 남미] 일자리 찾아 자전거 타고 5000㎞…콜롬비아 청년의 사연

    [여기는 남미] 일자리 찾아 자전거 타고 5000㎞…콜롬비아 청년의 사연

    아직은 미완료 현재진행형이지만 청년의 도전 정신과 집념은 미리 칭찬을 받아도 좋을 것 같다. 취업을 위해 3개월 가까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 중인 콜롬비아 청년이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자전거를 타고 청년이 이동한 거리는 이미 5000㎞를 훌쩍 넘어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취업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는 다니엘 로드리게스 쿠에토(21). 지난 8월 18일(이하 현지시간) 고향인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 쿠에토는 6일 칠레의 지방도시 포소 알몬테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칠레 바예나르까지는 아직 1100㎞ 정도를 더 달려야 한다. 쿠에토는 “철로 만든 애마(자전거)가 있어 남은 여정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하루속히 바예나르에 도착해 일자리를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이 고향을 떠나 해외취업을 결심한 건 칠레에 살고 있는 한 친구로부터 일자리 제안을 받은 직후였다. 바예나르의 한 건설업체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된 그는 주저하지 않고 가볍게 짐을 꾸려 자전거에 올랐다.그는 콜롬비아의 한 라디오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콜롬비아에서도 취업이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해외취업은 새로운 도전 같았다”며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칠레를 향해 출발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서 칠레의 포소 알몬테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면서 그가 달린 거리는 정확히 5240㎞. 대장정에 나선 청년은 남미 5개국을 여행했다. 이것만으로도 그에겐 큰 경험이다. 쿠에토는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의 지방도시 솔레닷에서 출발, 볼리바르 도로를 타고 메데진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3일 휴식을 취한 그는 콜롬비아 파스토를 경유해 에콰도르로 넘어갔다. 보름간 에콰도르를 달려 페루로 들어간 그는 볼리비아를 거쳐 마침내 칠레에 입성했다. 자전거를 달려야 하는 만큼 그는 최대한 가볍게 백팩을 챙겼다. 자주 갈아입을 수 있게 약간의 옷과 텐트가 짐의 전부다. 식사는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알바로 해결한다. 도로변에 있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해주는 대신 한끼를 해결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쿠에토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알코올 등을 꼼꼼히 챙겨 갖고 다니지만 혹시라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지 경계하거나 의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바예나르에 도착해 일자리를 얻는 게 목표지만 여행을 하면서 남미 전역을 자전거로 돌아보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며 “언젠가 꼭 남미 자전거투어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업계, 바이든 시대 맞아 ‘친환경’ 페달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업계, 바이든 시대 맞아 ‘친환경’ 페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적으로 ‘친환경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도 친환경 경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포항제철소 소결공장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청정설비 준공식을 열었다. 이름은 ‘선택적 촉매환원 설비’(SCR)로 촉매를 이용해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한다. 질소산화물은 특히 대기 중 미세먼지 발생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SCR 준공으로 소결공장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140~160ppm에서 최대 80% 저감된 30~40ppm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앞서 내년까지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해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고 올해 말까지 9700억원의 투자비를 집행할 예정이다. 바이든 당선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업체도 팔을 걷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는 이날 중국 창저우 분리막공장에서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생산라인 규모는 3억 4000만㎡다. 분리막은 배터리에서 화재를 방지해주는 기능을 하며 배터리 원가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소재다. 회사 측은 특히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SK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앞으로 예정된 폴란드 공장까지 합쳐 2023년 약 18억 70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경제 활성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두산퓨얼셀은 이날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선사 ‘나빅8’과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선박은 통상 선박유로 운항하는데 환경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연료유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자 조선·해운업계는 저유황유,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찾고 있다.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는 해운업계의 고민을 덜어 줄 대안이 될 수 있으며 2050년까지 최대 300GW 신규 발주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기존 선박유보다 발전 효율이 높고 배치도 자유로워 선박 설계 혁신도 이끌 수 있다는 게 두산퓨얼셀의 설명이다. 그동안 태양광, 셀과 모듈 사업에 집중했던 한화솔루션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날 강원도 평창군,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풍력 발전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이 최근 기업의 ESG(환경, 사회적가치, 지배구조)경영 현황을 눈여겨보고 있는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이례적으로 커졌다”면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친환경 경영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월드피플+] 일자리 찾아 삼만리…자전거로 5개국 5200㎞ 달린 청년

    [월드피플+] 일자리 찾아 삼만리…자전거로 5개국 5200㎞ 달린 청년

    아직은 미완료 현재진행형이지만 청년의 도전 정신과 집념은 미리 칭찬을 받아도 좋을 것 같다. 취업을 위해 3개월 가까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 중인 콜롬비아 청년이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자전거를 타고 청년이 이동한 거리는 이미 5000㎞를 훌쩍 넘어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취업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는 다니엘 로드리게스 쿠에토(21). 지난 8월 18일(이하 현지시간) 고향인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 쿠에토는 6일 칠레의 지방도시 포소 알몬테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칠레 바예나르까지는 아직 1100㎞ 정도를 더 달려야 한다. 쿠에토는 “철로 만든 애마(자전거)가 있어 남은 여정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하루속히 바예나르에 도착해 일자리를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이 고향을 떠나 해외취업을 결심한 건 칠레에 살고 있는 한 친구로부터 일자리 제안을 받은 직후였다. 바예나르의 한 건설업체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된 그는 주저하지 않고 가볍게 짐을 꾸려 자전거에 올랐다. 그는 콜롬비아의 한 라디오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콜롬비아에서도 취업이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해외취업은 새로운 도전 같았다”며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칠레를 향해 출발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서 칠레의 포소 알몬테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면서 그가 달린 거리는 정확히 5240㎞. 대장정에 나선 청년은 남미 5개국을 여행했다. 이것만으로도 그에겐 큰 경험이다.쿠에토는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의 지방도시 솔레닷에서 출발, 볼리바르 도로를 타고 메데진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3일 휴식을 취한 그는 콜롬비아 파스토를 경유해 에콰도르로 넘어갔다. 보름간 에콰도르를 달려 페루로 들어간 그는 볼리비아를 거쳐 마침내 칠레에 입성했다. 자전거를 달려야 하는 만큼 그는 최대한 가볍게 백팩을 챙겼다. 자주 갈아입을 수 있게 약간의 옷과 텐트가 짐의 전부다. 식사는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알바로 해결한다. 도로변에 있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해주는 대신 한끼를 해결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쿠에토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알코올 등을 꼼꼼히 챙겨 갖고 다니지만 혹시라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지 경계하거나 의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바예나르에 도착해 일자리를 얻는 게 목표지만 여행을 하면서 남미 전역을 자전거로 돌아보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며 “언젠가 꼭 남미 자전거투어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차분하고 절제된 열정 임동혁이 차려 낸 ‘베토벤 코스

    차분하고 절제된 열정 임동혁이 차려 낸 ‘베토벤 코스

    몸에 딱 알맞은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한 옷차림만으로도 왠지 경건한 마음이 들도록 한 무대는 ‘베토벤에게’라는 제목과 잘 어울렸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2년 만에 전국 투어 리사이틀로 관객들을 만나는 시간이기 전에 그가 온 마음을 다해 베토벤과 소통한다는 의미가 더 커 보였다. 지난달 14일 경기 용인을 시작으로 경남 함안, 울산, 진해, 창녕을 거쳐 전국 투어를 가진 임동혁은 2일과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연주로 베토벤과의 여정을 일단락 지었다. 2016년 쇼팽, 2018년엔 슈베르트와 함께 투어했고, 지난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앨범을 발매하며 주로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선보였던 그와 베토벤은 얼핏 연결이 쉽지 않았다. 스스로도 “매우 힘에 부친 도전”이라고 했다. 게다가 최근 등장만으로도 화제가 된 유튜브 채널 ‘또모’에서 그는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과 23번 ‘열정’을 가장 어려운 작품 1위와 3위로 뽑았는데(2위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두 작품을 모두 프로그램에 넣었다. 유튜브에서 눈을 가린 채 소리만 듣고 피아노를 구별해 내는 그의 모습을 보면 “괜한 엄살”로 비칠 법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그만큼 낯설면서 특별했다.지난 6일 만난 무대에서 임동혁은 슈만의 ‘어린이 정경’을 애피타이저로 내놨다. 감미롭고 따뜻하며 때론 발랄한 13곡이 그의 악보에선 점음표를 더한 듯 좀더 여유롭게 지나가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피아노 선율을 더욱 음미할 수 있게 했다. 이어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셋잇단음표가 반복돼 어렵다”고 토로했던 ‘월광’ 1악장이 시작됐다. 그가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셋잇단음표들을 엮는 약 5분이 단단히 준비한 마음이 스르륵 풀어지며 베토벤에게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그도 건반에 올린 손과 페달을 밟는 발 외에 어떠한 불필요한 몸짓도 없이 오로지 피아노 중심에만 집중하며 묵직하게 베토벤에 닿아 갔다. 2부를 연 ‘열정’은 좀더 뜨겁고 격정적이었지만 그 역시 넘지 않으려는 선이라도 있는 듯한 절제가 있었다. 임동혁은 “나이가 들면서 좀더 진중하고 차분해져 기분에 휘둘리는 연주를 덜 하고, 그래서 베토벤과 더 가까워졌음을 느낀다”면서 자신이 연구한 베토벤의 음악은 절제와 구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렬하게 몰아치지만 과하지 않은 연주가 더 애처로운 단조를 그려 냈다.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잃은 뒤 쓴 피아노 소나타 30번의 서정적인 음색으로 임동혁은 베토벤의 삶에 인사를 보냈다. 특히 3악장에 적힌 ‘노래하듯이, 마음속 깊이 감정을 갖고’라는 지시어에 충실한 듯 진지하게 변주를 이어 갔다. 베토벤과 만난 임동혁은 이번 전국 투어에서 차이콥스키 ‘사계’ 중 10월과 스크랴빈 에튀드 작품번호 8번 중 12번을 앙코르로, 관객들에게도 아름답고 따스한 위로를 건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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