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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 없는 뱅크시, 익명성 포기할까… ’우산을 든 소녀’ 상표권 박탈

    얼굴 없는 뱅크시, 익명성 포기할까… ’우산을 든 소녀’ 상표권 박탈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궁지에 몰렸다. 연이은 상표권 박탈로 익명성을 포기하지 않으면 작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20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EU지식재산청(EUIPO)은 뱅크시 작품 2점에 대한 상표권을 추가로 박탈했다. 대상 작품은 2004년 런던에서 선보인 ‘레이더 쥐’(Radar Rat)와 2008년 뉴올리언스에 등장한 ‘우산을 든 소녀’(Girl with Umbrella)다. EU지식재산청은 지난달 ‘꽃을 던지는 시위자’(Flower Bomber)와 ‘지금 웃어라’(Laugh Now)의 상표 등록을 취소한 바 있다. 이로써 뱅크시는 작품 4점에 대한 권리를 잃게 됐다. 상표권 분쟁은 2018년 영국의 한 연하장 회사가 뱅크시의 ‘꽃을 던지는 시위자’를 그대로 인쇄한 카드를 제작하면서 상표 등록 취소를 청구한 게 시작이었다.해당사는 뱅크시의 상표 출원이 악의적이라며 취소를 요구했다. 상표의 목적은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상업적 출처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뱅크시는 단순히 타인의 상표 등록 또는 사용을 막기 위한 ‘악의’를 가지고 상표를 등록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성 뒤에 숨은 뱅크시가 저작권법 원칙에 반하여 무기한으로 이미지를 독점하려는 속셈으로 상표권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뱅크시 측은 작품의 무단 도용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악의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영리 목적으로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EU지식재산청은 연하장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의가 제기되기 전까지 뱅크시가 상표를 이용한 영리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팝업스토어 역시 법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퍼포먼스에 불과했다고 판단했다. 팝업스토어 운영 당시 뱅크시 측이 “상표법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것이 역효과를 냈다. EU지식재산청은 뱅크시가 상품을 제작 및 판매할 목적으로 상표 등록을 한 게 아니며, 오로지 상표권을 지키키 위한 임시방편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고 결론내렸다. 게다가 불법 그라피티는 저작권법 보호 대상도 아니며,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설치되었기에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봤다.뱅크시의 익명성도 자충수가 됐다. 작가 신원도 모르는데 저작권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결국 뱅크시는 지난달 ‘꽃을 던지는 사람’과 ‘지금 웃어라’에 이어 ‘레이더 쥐’와 ‘우산을 든 소녀’의 상표권까지 빼앗기게 됐다. 뱅크시는 그간 “저작권은 실패자들이나 주장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왔다. 상업적 목적만 아니면 자신의 작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을 주장하는 대신 상표를 출원하고 작품의 출처를 밝히도록 했다. 하지만 상표 등록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활동 자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얼굴 없는 예술가’로 이름을 알린 뱅크시에게 익명성은 곧 작품이나 마찬가지지만, 작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신원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익명성을 포기하지 않으면, 상표로 등록한 다른 여러 작품의 권리마저 잃을 가능성이 높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열린세상] 류호정 의원과 타투 논란/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류호정 의원과 타투 논란/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십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팔목에는 푸른빛이 도는 회색의 작은 무늬가 있었다. 문신이 뭔지도 몰랐던 어린 시절 그게 뭔지 묻는 내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영원한 우정을 맹세한 표시”라고 하셨다. 의리, 남자 이런 걸 높이 샀던 아버지는 아마도 친구들과 의형제를 맺으며 ‘없어지지 않는’ 징표를 몸에 남기셨을 것이다. 문신을 범죄시하던 시절이라 평소엔 와이셔츠 소매 안으로 감추고 다니셨지만 가끔씩 언뜻언뜻 보이곤 하던 그 무늬는 비밀스러운 만큼 신비로웠고 멋져 보였다. 시대는 변했고, 또 변하지 않았다. 타투업계 종사자가 2만명이 넘고 적어도 한 가정에 한 명 이상은 타투를 했다고 봐야 하는 시대지만 여전히 타투는 불법이다. 요즘은 눈썹 문신 안 한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도가 아닌가. 뉴욕에서 만난 한 타투이스트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세상에서 몸을 도화지 삼아 멋진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게 좋다”고 했다. 과거에 타투가 노예나 범죄자를 벌하기 위한 형벌로 쓰였다는 말은 할 필요도 없다. 과거에는 어쨌든 이미 타투는 미적이고 장식적인 목적으로 바뀐 지 오래다. 하지만 현행법상 타투는 의료행위에 속해서 의사가 아니면 타투를 시술할 수 없다. 타투 합법화를 반대하는 가장 큰 세력도 의사들이라고 한다. 나는 내 몸에 새기고픈 멋진 그림을 예술적 능력이 의심스러운 의사의 손에 맡길 생각이 없다. 지금 상황으로는 의사가 미적 감각과 예술적 능력까지 갖추든지, 타투이스트들이 의사 시험을 보든지 해야 한다. 며칠 전 류호정 국회의원이 타투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회 앞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류호정 의원은 보라색 등이 파인 드레스를 입고 등에 타투 스티커를 붙여 사진을 찍음으로써 이 사안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젊은 국회의원다운 참신한 퍼포먼스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논란이 거세다. 제일 먼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가 없다는 얘기. 차마 입에 다시 옮기기 싫은 온갖 품위 없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경악시킨 무수한 국회의원들을 두고 있는 나라에서 등 파인 드레스 입은 게 품위 손상이라니 생뚱맞다. 정장만 입으면 저절로 품위가 유지되나? 지금이 이런 ‘쑈’를 할 때냐는 질타도 어리둥절하다. 그럼 지금은 무슨 일을 할 때인가? 그들이 생각하는 그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그 ‘중요한 일’ 때문에 언제나 뒤로 밀려나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줄줄이다. 그보다 더 낯부끄러운 건 그녀의 몸에 쏟아진 저급한 품평과 지적질이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혐오는 혐오로, 조롱은 더 센 조롱으로 돌아올 뿐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서 가능하면 험한 표현은 삼가자고 다짐했다. 그러므로 류 의원의 사진을 보고 외모와 몸매 품평을 쏟아내는 사람들에게 차마 ‘거울 좀 보고 말하라’고는 하지 않으련다. 똑같이 외모 중심 대꾸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사적인 성문화를 왜 끄집어내느냐고 나무란다. 그림이야 취향 문제이니 누군가의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몸에 그리는 그림과 글귀, 혹은 자신감이나 과시적 표현 등이 ‘숨겨야 하는 성 문화’와 직결되는지는 의문이다. 외려 타투가 불법으로 되면서 온갖 협박과 성희롱에 시달리는 건 타투이스트들이다. 나는 TV 예능 프로에서 자기 몸에 타투로 새긴 글귀를 보여 주겠다며 윗몸을 노출한 남자 가수를 본 적 있다. 그이는 빼어난 몸매의 소유자도 아니었고 지극히 평범한 육체를 지녔지만 그때 아무도 그를 향해 ‘가슴도 납작한 게’, ‘섹시하지도 않은 몸뚱어리’ 내보인다고 욕하지 않았다. 그들의 몸은 평가의 대상도 아니고, 성적 대상화도 되지 않는다. ‘부모님이 주신 몸’에 함부로 ‘낙서’하고 다니는 ‘관종’이라고 욕하지도 않았다. 몸은 젠더에 따라 달리 인식된다. 여성의 몸이기에 쉽게, 함부로 성적 대상화된다. 없는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는 판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수준의 타투이스트들을 지금까지 불법 노동자로 묶어 두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 이십 년이 넘도록 발의해도 무시됐던 법안이다. ‘과한 퍼포먼스’를 문제삼지만, 지난 시간 동안 점잖게 말했을 때는 왜 듣지 않았을까?
  • 타투쇼? 이것이 진보정당이 살아남는 법

    타투쇼? 이것이 진보정당이 살아남는 법

    지난 16일 류호정 의원은 ‘엄숙한’ 국회 안에서는 이색적인 차림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류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의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류 의원은 등에 타투스티커를 붙이고 등이 파인 드레스를 입은 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류 의원은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거 맞다”며 자신을 향한 비판을 직격했다. 류 의원의 반응처럼 기자회견 직후 세간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물론 ‘타투업법’ 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닌 류 의원의 퍼포먼스에 대한 비판이었다. 류 의원의 페이스북과 관련 기사에는 ‘그런 것 하지 말라고 국회의원 뽑는 것이다’, ‘류호정이 하는 거 다 싫다’는 등의 반응이 달렸다. 일반시민뿐만 아니라 정의당 안에서도 류 의원의 방식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여럿 나왔다. 전반적으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과도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걱정은 과유불급인데, 저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당내에 있더라“라고 우려했다.정의당내에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주된 목소리는 달랐다. 많은 정의당 구성원들은 ‘진보정당이 살아가는 방식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이번 퍼포먼스를 평가했다. 적은 의석으로 최대의 성과와 관심을 끌어내려고 하는 진보정당으로서는 이 같은 파격적인 방식의 정치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보정당은 지금껏 한차례도 20석을 넘기지 못한채 소수정예로 싸워왔다. 민주노동당은 10석을 얻은 게 고작이었고, 통합진보당은 열린우리당 계열인 국민참여당까지 합쳤지만 13석에 그쳤다. 정의당의 다른 관계자는 “진보정당 의원들은 어쩔 수 없는 ‘관종(관심종자)’가 됐다”고 설명한다. 류 의원뿐만 아니라 지금껏 진보정당 정치인들이 대부분 그랬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은 2017년 국정감사장에서 신문지를 펼쳐서 드러누웠다. ‘열악한 구치소 환경으로 인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점을 유엔 인권위원회에 알리겠다’는 취지에서 보인 퍼포먼스였다. 21대 국회에서 활동하는 류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매번 새로운 방식의 정치행위를 선보였다. 구체적으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의원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이후 구글 트렌드 분석에서 키워드 1위로 급부상했다. 최근 빈출 키워드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창총장 등은 순위권(1~12위) 밖이었다. 법안을 발의했다고 단순히 밝히기만 했다면 얻지 못했을 관심이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제이엔에이치홀딩스·레몬그룹, 업무 협약 체결…‘라이브 커머스’ 전문 인플루언서 육성

    제이엔에이치홀딩스·레몬그룹, 업무 협약 체결…‘라이브 커머스’ 전문 인플루언서 육성

    기획형 라이브 커머스 업체 제이엔에이치홀딩스가 라이프 스토리를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을 위해 주식회사 레몬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라이브 커머스 전문 인플루언서 양성의 토대를 마련했다. 두 기업은 스토리 형식이 가미된 라이브 커머스를 위한 인재 육성에 공동으로 투자하며, 인플루언서와 셀럽들이 브랜드 설립부터 제조, 유통까지 가능하도록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제이엔에이치홀딩스의 정원하 대표는 “지금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콜라보레이션의 시대’라고 판단한다”며 “오랜기간 파트너였던 레몬그룹과 함께 커머스형 인플루언서를 양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이엔에이치홀딩스는 8년간의 업력을 바탕으로 CJ제일제당, 벤시몽, 롯데GRS 등 대기업 라이브 커머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광고대행사이다. D2C 유통사인 레몬그룹은 개인 라이브 채널을 통한 유통시장 성장에 발 맞춰 토털 라이브 센터를 설립, 제품 소싱부터 기획 및 연출, 스튜디오와 출연진 관리까지 아우르는 올인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레몬그룹 최경석 대표는 “레몬그룹은 2016년도부터 인플루언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투자·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셀러의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를 접목하는 콘텐츠 커머스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레몬 라이브 센터를 필두로 제이엔에이치홀딩스와 기존의 광고대행 틀에서 벗어나 직접 좋은 국내 제품을 발굴하고 기획해 국내외 시장에서 각광 받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기업의 대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가능성 있는 인재들의 발굴과 육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브랜드가 탄생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제이엔에이치홀딩스 자회사인 더올마이티 퍼포먼스 마케팅실과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데이터 마케팅과 홍보, 유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타투법/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타투법/이종락 논설위원

    몇 년 전부터 눈썹 문신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 눈썹에 숱이 적은 편인데 5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이 부분이 더욱 도드라지는 모양이다. 말이 문신이지 표피나 진피(眞皮)층 상부에 색소를 넣어 6개월∼2년간 효과가 지속되도록 하는 ‘반영구 화장’이다. 그런데도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몸을 인위적으로 변형하려 칼을 대는 것에 아직도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유교 문화에서 자란 탓이리라. 공자의 가르침을 기록한 유가의 주요 경전 13경(經) 중 ‘효경’(孝經) 첫 장에 그 유명한 문구인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불감훼상효지시야(不敢毁傷孝之始也)’라고 나온다. 공자가 제자인 증자에게 ‘효의 원칙과 규범’을 얘기하면서 “사람의 신체와 터럭(털)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고 가르치는 대목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그제 국회 본청 앞 잔디밭에 타투를 새긴 등이 드러나는 보랏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논란이 뜨겁다. 자신이 발의한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문신을 뜻하는 타투는 피부에 색소를 주입해 일정한 문양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표피 아래 진피층에 색소를 입혀 영구적으로 문양이 남도록 하는 것으로 류 의원은 영구적인 것이 아닌 타투 스티커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2018년 문신 염료 제조사 ‘더스탠다드’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 중 눈썹 문신 등 반영구 화장은 1000만명, 타투는 300만여명이 시술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영구 화장과 타투를 합치면 4명 중 1명꼴이다. 2019년 한국타투협회가 밝힌 국내 타투 시장 규모는 약 1조 2000억원(반영구 화장 약 1조원, 타투 약 200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령이 없다. 하지만 1992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국내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불법이 됐다. 17대 국회에서 공중위생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시작으로 18·19대 국회에서 ‘문신사 법안’이 발의되며 합법화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됐다. 시술의 안전 문제와 감염 등 위생 문제를 이유로 의료계와 복지부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타투 퍼포먼스’를 한 류 의원이 지난 11일 타투업을 합법화하는 타투업법을 발의했다. 젊은 세대는 타투를 예술의 영역이자 표현과 개성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기성세대 중 상당수는 타투가 미풍양속을 해치고 청소년들의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규제해야 한다고 본다. 타투의 합법화 논쟁이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jrlee@seoul.co.kr
  • “도쿄올림픽 거부” 일본영사관서 욱일기 태워…체포된 대학생

    “도쿄올림픽 거부” 일본영사관서 욱일기 태워…체포된 대학생

    부산의 한 대학생이 일본 영사관 앞에서 도쿄올림픽 참가 반대 내용이 담긴 욱일기 바탕 인쇄물을 태우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부산·경남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A씨를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4시 47분쯤 부산 동구 일본 영사관 정문 앞에서 같은 단체 소속 대학생 한 명과 함께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미신고 집회를 했다. A씨는 집회 종료 후 욱일기 바탕 위에 ‘독도 침탈 군국주의 도쿄올림픽 거부’라는 내용이 쓰인 A4 용지를 라이터로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A씨를 제지하고 체포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문화마당] 충분하지 않은 시간의 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충분하지 않은 시간의 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미국의 명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남긴 말이 있다. “위대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한데 첫째는 ‘계획’, 둘째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다.” 참 맞는 말이다. 우리가 성취다운 성취를 맛본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언제나 시간의 압박이 존재했다. 어렸을 때는 학예회, 고등학생 시절엔 대학 입시 준비, 사회에 나와서는 입사 면접 준비, 입사 후에 프레젠테이션. 이런 일들을 앞두고 만족할 만큼 완벽하고 여유 있게 준비를 해서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는 상황이 과연 우리에게 있긴 했을까? 그러면서도 꾸준히 실력을 천천히 쌓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들인 완벽히 준비된 상태를 허황되게 꿈꾼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걸 해내는 이에게서 나오는 여유를 동경한다. 현대인들 대부분은 시간결핍증후군에 시달린다. 저마다 각자 다른 이유로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착각일 수도, 핑계일 수도 있다. 시간이 모자라고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는 건 그래도 지금 하는 일과 삶에 집중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냥 정신없이 바쁜 것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시간이 충분한 가운데 마음만 바쁘게 살 수 있는가 하면, 시간이 모자라지만 계획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얼마든지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힘과 더불어 에너지의 중요한 함수다. 분명 많이 먹으면 힘이 나고 적게 먹으면 힘이 달릴 텐데, 오히려 배부른 상태에서는 능률이 오르지 않고 약간 허기진 상태에서 최고의 능률을 발휘하게 된다. 시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배부를 정도로 많이 남아 있다면 일이 손에 잡히질 않고, 어느 정도의 시간적 압박이 있을 때 오히려 보란 듯이 해내는 인간은 영험하면서도 게으른 동물이다. 신께서 모두에게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씩의 시간을 주셨는데, 시간을 인위적으로 쪼개서 ‘투 두 리스트’(to do list)에 빼곡히 할 일들을 적어 스스로를 압박하면 능률과 성취가 더해진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24시간을 부여받았다는 그 전제가 사실은 우리를 나태하게 하고 쳇바퀴 돌아가는 삶으로 이끌고 있다. 분명한 건 신은 우리에게 24시간을 분배한 적이 없다. 해와 달을 만들어 주고 식물과 동물을 사냥하고 수렵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사냥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라. 언제 사냥감이 눈앞을 스쳐 지나갈지 모른다. 아니면 인간 스스로가 맹수의 사냥감이 된다고 생각해 보라. 언제가 될지 모르니 미리 계획을 세워 놓기는 하지만 일이 닥치면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긴장과 몰입, 그로부터 나오는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일 테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사계절이 지나며 언제나 다르니, 해가 지기 전에 밭을 갈고, 겨울이 오기 전에 추수를 해야 하는 유동적인 압박감은 농경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냉장고에 저장할 수 있고, 비닐하우스로 겨울재배도 가능해지니 언제나 경작을 할 수 있고 섭취할 수 있다는 여유가 생기는지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시간은 냉장고에 저장할 수 없다. 화살처럼 해와 달도 그들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구나 거사를 앞두고 “내게 하루만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언제나 가지게 된다. 하루만 더 있었으면 대가가 돼있을 것이라 믿고 싶지만, 공연이 내일이고 마감이 내일이어도 상황은 매한가지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모호하고 착한 학습보다는,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를 의식해 한계에 부딪혀서 일을 달성시키고야 마는 인간이 지닌 잠재력에 한 표를 던진다.
  • 色에 홀딱 빠진 흑백

    色에 홀딱 빠진 흑백

    “색이 나를 유혹했다.” 흰 캔버스 위에 역동적으로 붓질한 검은 획들의 하모니로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추상인 듯 구상인 듯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펼쳐 온 이강소 화백이 달라졌다. 흑과 백, 회색 등 무채색을 사용해 수묵화 같던 평면 작업에 주황, 노랑, 초록 등 형형색색 눈부신 빛깔의 조화가 더해졌다. 모노톤 회화가 내면을 성찰하게 하는 깊이감으로 발길을 붙든다면 컬러 회화는 넘치는 생동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화백은 16일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한 개인전 ‘몽유’에서 컬러 회화를 처음 선보였다. 그는 “20년 전 사둔 아크릴 물감을 우연히 꺼내 칠해 보니 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이렇게 멋진 색깔을 놔두고 지금까지 뭐 했나 싶더라”며 “나를 유혹하는 색채를 계속 실험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선 1990년대 말 제작한 ‘강에서’ 연작과 2000년대 중반 발표한 ‘샹그릴라’, ‘허’(虛) 연작, 2010년대 이후 현재까지 이어 온 ‘청명’ 연작 등 회화 30여점을 소개한다. 지난 20년간 펼쳐 온 회화 작업의 정수와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서울대 미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1970년대 ‘신체제’,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 ‘서울현대미술제’ 등을 주도하며 한국 실험미술운동의 최전선에 있었다. 설치, 퍼포먼스, 사진, 비디오, 판화, 조각 등 매체를 넘나들며 새로운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전시장에 선술집을 차리고, 미술관에 닭을 풀어놓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광폭 활동 속에서도 전통 회화 양식을 탈피한 평면 작업에 대한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캔버스 천의 실밥을 한 올씩 뽑거나 몸에 칠한 물감을 닦은 캔버스용 광목천을 바닥에 펼쳐 놓기도 했다. 물감과 붓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뉴욕주립대 객원 미술가로 미국에 머물던 1985년부터다. 그는 “그때는 마구잡이로 붓질하고, 칠했다. 색채도 강렬했다. 어릴 때부터 익힌 습관적인 표현과 색깔을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이미지를 더 자유롭게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어느 겨울날 자주 들르던 동물원에 갔는데 얼음 웅덩이에서 노는 오리의 모습에 감동받아 그 형상을 화폭에 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강소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리 그림이 탄생한 배경이다. “오리를 그렸지만 내가 보기에도 오리와 많이 다르다. 오리인 척하는 이미지를 차용한 건데 보는 사람에 따라 오리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그 찰나의 간극이 재밌다”고 그는 덧붙였다.단색화적인 흑백 그림을 고수해 온 건 동양화의 전통인 기운생동을 보다 잘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기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필휘지의 붓질로 만물의 기운을 화폭에 품으려다 보니 색을 자제하고 형체에 집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나를 표현하기 위해 색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색이 나를 택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색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꿈속에서 노닐다’는 뜻의 전시 제목 ‘몽유’(夢遊)는 장자가 말한 ‘나비의 꿈’처럼 “이 세계가 실은 꿈과 같다”는 화백의 철학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 “각자 경험에 따라 현실은 달리 보이며, 그림도 마찬가지”라는 그는 “내가 어떤 의도를 갖고 그리는 게 아니라 써지는 대로, 그려지는 대로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따른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쌓이고 쌓이는 돌봄 부담

    쌓이고 쌓이는 돌봄 부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전담사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속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수레를 끄는 모습의 퍼포먼스를 통해 알리고 있다. 노조는 이날 정부에 근무여건 개선 등을 촉구했다. 뉴스1
  • 쌓이고 쌓이는 돌봄 부담

    쌓이고 쌓이는 돌봄 부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전담사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속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수레를 끄는 모습의 퍼포먼스를 통해 알리고 있다. 노조는 이날 정부에 근무여건 개선 등을 촉구했다. 뉴스1
  • “색(色)이 나를 유혹했고, 그려지는 대로 그렸다” 이강소 화백의 꿈 같은 회화

    “색(色)이 나를 유혹했고, 그려지는 대로 그렸다” 이강소 화백의 꿈 같은 회화

    “색이 나를 유혹했다.” 흰 캔버스 위에 역동적으로 붓질한 검은 획들의 하모니로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추상인 듯 구상인 듯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펼쳐온 이강소 화백이 달라졌다. 흑과 백, 회색 등 무채색을 사용해 수묵화 같던 평면 작업에 주황, 노랑, 초록 등 형형색색 눈부신 빛깔의 조화가 더해졌다. 모노톤 회화가 내면을 성찰하게 하는 깊이감으로 발길을 붙든다면 컬러 회화는 넘치는 생동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화백은 16일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한 개인전 ‘몽유’에서 컬러 회화를 처음 선보였다. 그는 “20년 전 사둔 아크릴 물감을 우연히 꺼내 칠해보니 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이렇게 멋진 색깔을 놔두고 지금까지 뭐했나 싶더라”며 “나를 유혹하는 색채를 계속 실험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선 1990년대말 제작한 ‘강에서’ 연작과 2000년대 중반 발표한 ‘샹그릴라’, ‘허’(虛) 연작, 2010년대 이후 현재까지 이어온 ‘청명’ 연작 등 회화 30여점을 소개한다. 지난 20년 간 펼쳐온 회화 작업의 정수와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서울대 미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1970년대 ‘신체제’,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 ‘서울현대미술제’ 등을 주도하며 한국 실험미술운동의 최전선에 있었다. 설치, 퍼포먼스, 사진, 비디오, 판화, 조각 등 매체를 넘나들며 새로운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전시장에 선술집을 차리고, 미술관에 닭을 풀어놓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광폭 활동 속에서도 전통 회화 양식을 탈피한 평면 작업에 대한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캔버스 천의 실밥을 한 올씩 뽑거나 몸에 칠한 물감을 닦은 캔버스용 광목천을 바닥에 펼쳐놓기도 했다. 물감과 붓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뉴욕주립대 객원 미술가로 미국에 머물던 1985년부터다. 그는 “그때는 마구잡이로 붓질하고, 칠했다. 색채도 강렬했다. 어릴 때부터 익힌 습관적인 표현과 색깔을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이미지를 더 자유롭게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어느 겨울날 자주 들르던 동물원에 갔는데 얼음 웅덩이에서 노는 오리의 모습에 감동받아 그 형상을 화폭에 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강소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리 그림이 탄생한 배경이다. “오리를 그렸지만 내가 보기에도 오리와 많이 다르다. 오리인 척 하는 이미지를 차용한 건데 보는 사람에 따라 오리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그 찰나의 간극이 재밌다”고 그는 덧붙였다.단색화적인 흑백 그림을 고수해온 건 동양화 전통인 기운생동을 보다 잘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기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필휘지의 붓질로 만물의 기운을 화폭에 품으려다 보니 색을 자제하고, 형체에 집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나를 표현하기 위해 색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색이 나를 택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색채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꿈속에서 노닐다’는 뜻의 전시 제목 ‘몽유’(夢遊)는 장자가 말한 ‘나비의 꿈’처럼 “이 세계가 실은 꿈과 같다”는 화백의 철학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 “각자 경험에 따라 현실은 달리 보이며, 그림도 마찬가지”라는 그는 “내가 어떤 의도를 갖고 그리는게 아니라 써지는 대로, 그려지는 대로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따른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트로트 열풍 뒷이야기/광주대 교수

    [윤석년의 소통 가게] 트로트 열풍 뒷이야기/광주대 교수

    케이팝의 전 세계적 인기만큼 국내 가요, 특히 트로트 열기가 후끈하다. 트로트의 뉴트로 현상이 무척 흥미롭다. 이 열기의 시작은 2019년 2월 말부터 제작 방영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 트롯’이었다. 송가인이라는 스타가 탄생하면서 당초 예상 외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런 트로트 열풍은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의 부캐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의 노래가 깜짝 인기를 얻으면서 분출되기 시작했다. 2020년 들어 방송국들은 포맷과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앞다퉈 트로트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지역 축제 등 각종 행사에 단골로 등장했던 트로트 가수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면서 각 방송국 트로트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거나 갖가지 경연에 직접 참여했다. 트로트 프로그램 대부분이 10% 후반대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특히 중장년층 시청자의 정서에 부합된 트로트 프로그램은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을 압도할 정도로 인기리에 방송됐다. 지난해 방영된 ‘내일은 미스터 트롯’은 3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올해 시즌 2도 역시 성공리에 마쳤다. 송가인, 임영웅 등 신인 가수들이 스타 반열에 오르는 등 오랜 무명 생활 속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어김없이 보여 주었다. 게다가 이들이 겪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휴먼 스토리도 시청자의 시선을 끌 만했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가수들이 기성 가수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한 트로트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모습은 왠지 신선하게 느껴졌다. 다소 구태의연한 기성 트로트 가수들을 내세운 기존의 가요 프로그램과 달리 젊은 감각의 연출에 생동감 있고 활기찬 가수들의 노래와 퍼포먼스가 곁들여지면서 트로트 프로그램은 새로 거듭났다. 지난 2년 동안의 트로트 열풍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진 않았다. 트로트 인기를 처음으로 점화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 트롯’ 탄생의 배경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2017년 3월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은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재승인에 필요한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종합편성채널에 뉴스 이외에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작 편성을 하도록 조건부 재승인을 허용했다. 이에 뉴스 이외에 드라마와 예능의 제작이 불가피했다. 부랴부랴 전직 방송계의 거물을 회장으로 모시고, 오락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풍부한 지상파 방송 출신 PD를 스카우트했다.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중 오디션 형식의 ‘내일은 미스 트롯’이 제작됐다. 애당초 기대와 달리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났다. 화려하고 다양한 형식의 경연으로 인기를 얻은 이 프로그램은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의외의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다시 남자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내일은 미스터 트롯’을 제작 방영했다. 무려 35.7%의 시청률로 같은 시간대는 물론 전체 오락 프로그램 1위라는 압도적인 성공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오디션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낸 젊은 트로트 가수들을 여러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트로트의 열기가 여전하지만, 인기가 앞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올 하반기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각종 공연과 지역 축제 등 행사가 서서히 개시될 예정이다. 가을에는 야외에서의 행사도 펼쳐질 것이다. 각종 행사장에 가수들의 노래가 빠질 리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젊고 신선한 트로트 가수들이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닐 기회가 분명 늘어난다. 그렇지만 좋은 꽃 노래도 유행이 지나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신인 트로트 가수에 대한 대중의 인기도 변덕스러울 수 있다. 트로트의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 세련, 강력, 든든, 짜릿… 뭘 원하든 ‘끝판왕’

    세련, 강력, 든든, 짜릿… 뭘 원하든 ‘끝판왕’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세계 3대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속한 아우디가 고성능차를 앞세워 한국 수입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아우디 최강의 스포츠카 R8을 비롯해, ‘RS 6’와 ‘RS 7’,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S Q8’, 그리고 전기차 ‘e트론 GT’와 ‘RS e트론 GT’가 선수로 선발됐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1일 레이싱 경기장인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열고 이 고성능 모델을 한 자리에 펼쳐놨다. 아우디 고성능차의 짜릿함과 매운맛을 동시에 선보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영화 속 아이언맨 차 ‘e트론 GT’ 아우디의 새 전기차 ‘e트론 GT’와 ‘RS e트론 GT’는 고성능 라인업의 화룡점정이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어벤져스에 재합류할 때 타고 등장한 차가 바로 이 ‘e트론 GT’다. 이번 아우디 행사에서 e트론 GT를 직접 주행하진 않고 레이싱 선수가 모는 차량에 동승만 했다. 전기차임에도 가속력은 폭발적이었다. 급가속을 했을 때 짧은 순간 중력가속도가 0이 돼 몸이 공중에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고출력은 e트론 GT 530마력(390㎾), RS e트론 GT 646마력(475㎾)으로 RS 모델이 더 강력하다. 하지만 최대 주행거리는 e트론 GT 488㎞, RS e트론 GT 472㎞로 기본 모델이 더 길다. 두 모델은 연내 국내에 출시 예정이다. 판매가격은 1억 1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S 6 아반트·RS 7 스포트백 아우디 ‘RS’는 고성능 브랜드다. 벤츠의 ‘AMG’, BMW의 ‘M’과 동일선상에 있다. R은 질주하다는 뜻의 독일어 ‘Renn’, S는 스포츠를 뜻한다. 영어로는 ‘레이싱 스포츠’다. RS 6 아반트와 RS 7 스포트백은 속은 비슷하지만 겉이 많이 다르다. RS 6 아반트는 왜건 형태로, 넉넉한 적재 공간을 갖췄다. 비교적 순해 보이지만 힘은 무시무시하다. 8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 조합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81.6㎏·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7.0㎞/ℓ다. RS 7 스포트백은 ‘5도어 쿠페’에 대한 아우디만의 해석이 가미된 모델이다. RS 6 아반트보다 디자인이 더 공격적이고 차체 높이도 낮아 더 날렵한 느낌을 준다. 복합연비에서는 RS 7 스포트백이 7.4㎞/ℓ로 0.4㎞/ℓ 정도 미세하게 우세하다. 판매 가격은 1억 5000만~1억 7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육중한 날쌘돌이 ‘RS Q8’ RS Q8은 아우디의 최상위 SUV Q8의 고성능 버전이다. RS 모델 27년 역사에서 고성능 스포츠카의 유전자를 이식한 첫 대형 SUV다. 넉넉한 공간을 품은 덩치 큰 패밀리 SUV의 모습이었지만, 내재된 힘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RS Q8은 상대적으로 작고 날렵한 RS 6, RS 7과 똑같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81.6㎏·m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6.6㎞/ℓ다. 특히 무게가 2450㎏에 달하는데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최단 시간(제로백)은 3.8초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육중한 날쌘돌이’였다. RS Q8은 차량의 무게 중심이 낮아 크게 굴곡진 코너를 돌 때에도 쏠림현상이 덜했다. 특히 RS Q8에는 ‘리어 휠 스티어링’(후륜조향) 기술이 적용됐다. 앞바퀴가 돌 때 뒷바퀴도 최대 5도까지 움직이기 때문에 회전반경이 짧아 좁은 차로에서도 유턴을 편하게 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1억 7202만원이다.괴물 퍼포먼스 ‘R8 V10’ R8 V10 퍼포먼스는 아우디 고성능차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몸무게는 스포츠카치고 가벼운 1695㎏인데, 최고출력은 무려 610마력, 최대토크는 57.1㎏·m에 달한다. 국내 일반 중형차 성능의 3배가 넘는 무시무시한 괴력이다. 트랙 위를 달려 본 느낌은 ‘땅 위를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적확했다. 그렇다고 R8이 무작정 달릴 줄만 아는 차는 아니었다.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최첨단 편의기능까지 두루 탑재했다. ‘레이싱 트랙에서 태어나 일반 도로를 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슬로건에 딱 들어맞는 모습이었다. 운전대 안쪽에 있는 빨간색 시동 버튼은 마치 미사일 발사 버튼을 연상케 했다. R8 V10 퍼포먼스 모델은 10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고 배기량은 5204㏄, 복합연비는 6.0㎞/ℓ다. 판매가격은 2억 5757만원이다. 인제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온-오프 하이브리드’ 아동청소년 예술공연 축제 개막

    ‘온-오프 하이브리드’ 아동청소년 예술공연 축제 개막

    국내 최대 전국형 아동청소년 예술공연 축제인 ‘2021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집행위원장 방지영, 예술감독 조은아 이하 여름축제)’가 7월 17일부터 8월 8일까지 서울과 대구, 광주, 인천, 김해 지역에서 그리고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과 행복한 성장을 위해 28년간 어린이들과 함께한 이번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팬데믹 이후의 삶을 맞이하며, 일상으로의 회복을 바라는 ‘Come with me, NOW!’ 키워드를 내세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집중하는 내면의 힘과 생태환경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9개의 국내 작품(오프라인)과 3개의 해외 작품(온라인), 그리고 두 개의 특별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국내 공연은 ▲마술·극 기반의 다원예술 ‘에코백’ ▲복합인형극 ‘할머니의 이야기치마’ ▲인형극 ‘오늘, 오늘이의 노래’ ▲음악극·뮤지컬 ‘멸종위기동물편’ ▲인형극 ‘세 친구’ ▲넌버벌 ‘정크, 클라운’ ▲넌버벌 ‘네네네’ ▲움직임 오브제극 ‘나와 몬스터 그리고 가방’ ▲창작국악뮤지컬 ‘수상한 외갓집’이다. 이들 작품은 서울의 종로 아이들극장, 유니플렉스 2관, 관악아트홀과 함께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 광주 ACC 어린이극장, 인천 수봉문화회관 소극장, 김해서부문화센터어 공연된다. 8월 2일부터 네이버TV후원 라이브를 통해 선보여질 해외 공연은 미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Air Play’, 일본의 ▲그림자극 ‘Hand Shadow ANIMARE’, 캐나다의 ▲놀이음악극 ‘Papa Hen’이다. 이 외에 특별프로그램으로 ‘아동청소년 연극, 100년을 돌아보다(가칭)’과 ‘지도교사를 위한 워크숍’이 유튜브와 줌을 통해 진행된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4대보험 되는 ‘이모님’… 믿고 맡기는 ‘시니어 일자리’

    4대보험 되는 ‘이모님’… 믿고 맡기는 ‘시니어 일자리’

    “우리 집에 오시는 ‘이모님’한테도 4대 보험이 적용된다고?”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을 대하는 세간의 반응이다.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사노동자법은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노동 제공기관이 노동자를 고용하도록 하고, 퇴직금·4대 보험·유급 휴일·연차 유급휴가 등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물론 중개 업체와 관련 기관 3000여곳 중 향후 인증을 받은 기관 소속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되고, 직업소개소나 개인 간 계약은 예외다. 그러나 1953년 근로기준법 제11조에서 ‘가사 사용인’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지 68년의 세월이 흘러, ‘우리 집 이모님’도 드디어 ‘노동자’로 인정받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진보다.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부담이 늘어나도 신설될 중개업체를 통해 가사노동자를 고용할지가 제도의 조기 안착에 중요하다. 오는 16일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을 앞두고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한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가사서비스 플랫폼인 사회적기업 행복한돌봄 안창숙 이사장을 만나 저간의 사정을 들었다.-지난 5월 21일,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 제정안이 통과됐을 때 국회 앞에서 환영 기자회견을 했어요. 감개무량했겠어요. 안창숙 10여년 동안 가사노동자들의 법을 통과시키려고 온갖 노력을 했는데, 그게 주마등처럼 휙 지나가더라고요. 광화문 앞에서 앞치마 두르고 냄비 들고 퍼포먼스하던 기억 등…. 그런 고생들이 한몸에 녹아내리는 느낌이라 너무 좋았어요. 법적으로도 노동자로 인정을 못 받고, 집에서도 이 일 한다고 말 못하던 선생님들(가사노동자)이 이제는 어디 가서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 최영미 그간은 별로 흥분하질 않았는데 그날은 굉장히 벅찼어요. ‘드디어 국회 본청 계단에 우리 회원들이 서보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 나이가 육십이 돼 가는데 지난 십 년 인생의 숙제가 풀렸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굉장히 착잡했죠. 10년 전 처음 시작할 때 같이 고생하신 분들이 이제 예순, 일흔이 넘어서 앞으로 받을 혜택이 적으니까요. -가사노동자법은 18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되고 10여년간 발의·폐기를 반복했습니다. 21대 국회 들어서야 통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 2010년 처음 발의할 때도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과 여성단체연합, 자활단체 등 대의에 동의하는 단체들이 모였지만 각자가 힘을 쏟기에는 어려운 이슈였어요. 이 문제를 자임하는 곳이 저희처럼 작은 단체라는 한계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이슈에 대한 정치권, 언론, 연구자 등등의 이해가 적은 게 컸다고 봐요. 사람들이 ‘우리 집 이모님’을 가사노동자로 인식을 못 하는 거죠. 이 일에 종사하는 5060 여성이 대졸자도 아니고, 일흔 넘으신 분들은 중졸이나 무학자가 많아요.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웠어요. 거기에 더해 국회 시스템이 문제였죠. 무쟁점 법안이라 해도 다른 당이 발의하면 반대한다는 식의 관행이 영향을 미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이 계속 뒤로 밀렸어요.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상임위가 바뀌면 힘을 못 쓰고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했죠.-반면 21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정부안을 최초 발의한 이래, 9월에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발의안이 나오고 1년도 안 돼 의결됐어요. 안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이 의원, 강 의원 등 여러 국회의원과 한국노총이 앞장서 주니까 우리도 힘이 났고요. 시민단체들이 이번에는 다 같이 “한 번 해 보자”라는 기운이 있어서 협업이 잘 이뤄진 거 같아요. 최 저는 사실상 포기했었어요. 10년 동안 현장 노동자들이 너무 지쳤고요. 하다못해 산업재해라도 인정받아야겠다는 고민을 하는 와중에 이 의원이 등장해서 초선 의원의 저돌성을 보여 줬어요. 한국노총도 이번에는 ‘내 조직이 아니어도 한 번 뛰어들어 보자’라는 적극성을 보여 줬어요. 같이 보도자료 뿌리고 의원들을 만났는데 정말 큰 힘이 됐죠. 국회에서도 ‘현장 노동자들이 죽자사자 10년을 고생했으면 이번에는 좀 해 주자’라는 일종의 합의가 있었던 거 같아요. 최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부터 경기도 부천에서 실직가정 돕기 운동을 하다가 여성 가장의 존재에 주목, 가사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운동에 뛰어들게 됐다. IMF 당시 실업단체들이 만든 중장년 여성일자리사업단이 2003년 ‘전국여성가사사업단 우렁각시’라는 전국조직으로 발전했고, 2012년에 지금의 협회가 창립됐다. 안 이사장은 2008년 서울로 유학을 온 아이 따라 강원도 태백에서 상경해 가사노동자로 일하다 ‘우렁각시’에 합류했다. 지금은 가사관리, 산후관리, 베이비시터를 포괄하는 가정 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행복한돌봄에서 조합원들과 사용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가사노동자의 특수성은 전국 추산 40만명에 달하면서도 가시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의 이슈는 일부 고령층 여성의 일로 치부돼 왔다. 중국 동포 등 이주노동자 문제와 직결되지만 어디서도 대변되지 않았다. 양대 노총에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의 노동 문제는 조직률이 10% 안팎인 양대 노총이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 중심의 양대 노총에서는 주로 배달노동자, 대리기사와 같은 남자를 조직해 왔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시대, 이들은 직격타를 맞았다. 여성 실직자들이 가사노동을 도맡게 되면서 기존에 고용했던 가사노동자를 해고하거나, 감염 우려로 집안에 외부인을 들이기 꺼리는 분위기까지 한몫했다. 안 이사장이 체감하는 가사노동자 실업률은 30%에 달한다. 가사노동자법은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가사노동자법이 1년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현장에서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계신지요. 안 그간 선생님들한테 제공되는 게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휴게시간도 없고, 일하다가 다치면 본인이 다 부담하는 거예요.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 하면 당장 잘리는 거고요. 퇴직금이나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죠. 가사노동자법이 통과돼서 앞으로는 4대 보험이 되고, 노동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거고요. 앞으로 정부 인증을 통한 제공기관을 둔다고 할 때 어떻게 인증을 하고 운영을 할 것인가의 문제가 고민이 되는 거 같아요. 최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에서는 우려도 있고 기대도 있어요. 저희가 18대 국회 때는 근로기준법 11조를 없애는 방안을 냈었는데요. 11조가 없어지면 사람들이 베이비시터나 가사관리사를 쓰는 순간 본인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용자 책임을 모두 져야 해요. 너무 비현실적이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을 두는 안이에요. 우리나라에서 현행 근로기준법과 사회보험법의 적용을 받으려면 근로자, 피고용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거죠. 고객 입장에서도 우리 집에 오는 가사노동자가 맘에 안 들거나 불안할 수도 있는데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제공기관의 역할이 필수적이죠. 고객들은 불만을 회사에 얘기하고, 회사도 노동자의 근로소득을 보장하는 형태가 되는 거죠. 이렇게 해야 향후 산업으로 발전해서 근로복지 속으로 편입될 수 있는 거고요. -가사노동자법 통과로 향후 가사서비스 요금이 30%가량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비용 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안 4대 보험을 들게 되면 기존에 받은 100만원에서 그중 30만원 정도는 본인 부담금이 될 것이고요. 요금도 당연히 올라가겠죠. 30%까지는 안 되더라도 25%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최 현재 일반 가사 플랫폼들에서 가사관리사 시급이 1만 1000원 안팎인데요. 단순 계산했을 때 추가되는 금액이 퇴직금 10%, 보험료 20%, 부가세 10%를 감안하면 40%가 돼요. 당연히 노무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죠. 몇 년 전 조사에서 가사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품질을 믿을 수 있다면 감내할 수 있는 인상액으로 10%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33.1%, 10~30%가 29.1% 수준이었어요.(2015년 전국고용서비스협회 조사 결과) 이용자는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한편으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는 이익에 대해 의무를 다해야죠. 서로 감내하는 부분들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런 것들도 연착륙해야 하잖아요. 정부가 제공기관과 노동자들에게 세제감면을 해주고 소비자들한테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해요. 그래야지만 전체 비용이 많이 안 올라가는 선에서 연착륙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이어서 들려준 현장의 기대와 우려는 다음과 같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입사해 사원증을 갖고 싶다는 것, 특히나 사회적협동조합 같은 공익적 기관의 형태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것이 가사노동자들의 바람이다. 한편 요금 상승이 가사노동자를 주로 고용하는 여성과 피고용인 여성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는 여성 대 여성의 싸움이 아닌, 68년간 국가가 방기했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가사서비스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 “이쪽 일자리 파이가 엄청 크거든요. 저처럼 예순이 넘어서도 건강하신 분들이 여기 들어와 사원증을 새로 가질 수 있어요. 시니어들의 일자리와 40대 파트타임 일자리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콜드플레이 MV에 외계인으로 나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콜드플레이 MV에 외계인으로 나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국내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협업한 신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콜드플레이는 8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에 지난달 발매한 새 싱글 ‘하이어 파워’(Higher Power)의 뮤직비디오를 올렸다. 뮤직비디오에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든 쓰레기 행성 ‘카오티카’를 탐험하는 콜드플레이와 강아지 로봇, 거대한 홀로그램들로 마치 짧은 SF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거리의 춤추는 에일리언으로 분장해 화려한 댄스를 선보인다. 독창적인 안무와 “당신이 가진 초월적인 사랑의 힘이 나를 일으킨다”는 희망적인 가사가 어우러진다. 감독 데이브 메이어스는 “현재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와서 느끼고 있는 소외감, 마치 우리가 외계 행성 존재한다고 느껴지는 것에 대해 비유했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거리에서 사랑을 찾게 되고 그 희열을 통해 최고 수준의 에너지 그리고 ‘하이어 파워’에 도달하게 됨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앞서 콜드플레이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함께한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하며 협업 소식을 알렸다. 이후 지난달 12일 ‘브릿 어워즈’ 오프닝 무대에서 홀로그램 형식으로 출연해 합동 무대를 꾸몄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녹화에 참여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김보람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2011년 창단된 예술단체로 밴드 이날치와 협업한 ‘범 내려온다’ 영상 및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으로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100일 앞으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100일 앞으로

    8일 오후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D-100’ 기념식에서 오세훈(왼쪽 여덟 번째) 서울시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비엔날레 조형물 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노재팬은 옛말, 文정권의 반일 전략에 한국인도 질린 듯?” 궤변

    “노재팬은 옛말, 文정권의 반일 전략에 한국인도 질린 듯?” 궤변

    ‘노재팬’은 옛말이며, 문재인 정권과 일부 좌파 반일단체의 네거티브 전략에 한국인도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는 기고글이 일본 매체에 실렸다. 7일 일본 JB프레스는 문재인 정권 들어 욱일기에 대한 단순 트집잡기가 가속화됐으나 이는 국민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담긴 글을 게재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일본인 작가 타나카 미란은 기고글에서 “독도 표기를 놓고 올림픽 보이콧을 거론한 한국이 이번에는 일본 골프 대표팀 유니폼을 들먹이며 또 다른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일운동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올림픽에서의 욱일기 반입 및 사용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친북반일반미를 내세우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학생들은 욱일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언론이 일제히 골프 대표팀 유니폼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여론은 비교적 잠잠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림픽 자체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데다, 욱일기 문제로 소란을 피우는 일이 일상이다 보니 “또 시작”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왜곡했다.기고자는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도쿄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어느 쪽이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 것이냐고 딴지를 걸었다. 올림픽 보이콧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다가 막상 북한이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히자 부랴부랴 참가를 설득하는 모습이 우습다고 비아냥댔다. 관종과 같은 언동을 반복하다가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로부터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와 함께 한국 내 반일 소동은 일부 좌파 반일단체와 언론의 선동에 의한 것일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욱일기에 대한 과민 반응과 단순 트집잡기가 문재인 정권 하에서 두드러졌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케로로 중사'와 '귀멸의 칼날'을 그 예로 들었다. 욱일기 논란이 일법한 장면을 포함하고 있는 '케로로 중사'가 별 논란 없이 지나간 반면, '귀멸의 칼날'은 관련 논란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2019년 몰아친 ‘노재팬’(NO JAPAN, 일본제품 불매운동) 열풍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함께 가라앉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기고자의 주장일 뿐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1∼4월 소재·부품 누적 수입액 647억 9500만달러 가운데 일본 제품은 96억 9600만달러로 15.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1%보다 1.1%포인트 낮아진 수치이고 2001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19년 7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소재·부품 수출 규제를 계기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소재·부품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한 결과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 눈부셔라… 벤투호 빌드업

    아! 눈부셔라… 벤투호 빌드업

    ‘후방 빌드업으로 점유율↑’ 완성도 높여 패스성공률 92% 등 내용·결과 다 챙겨손흥민 3골 관여·황의조 멀티골 맹활약1년 반 만에 돌아온 김민재도 철벽 수비완전체 귀환에 벤투호가 한일전 참패의 충격을 털고 한숨을 돌렸다. 5일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투르크메니스탄과의 4차전(북한전 제외)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으로서는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긴 경기로 요약된다. 벤투호는 2019년 11월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사실상 처음 완전체가 됐다. 그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과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 지난 3월 말 일본전은 이래저래 빈틈이 많았으나 이번에 유럽파에 한·중·일 멤버까지 가용 가능한 자원이 거의 합류했다. 개인 능력은 물론 전술 이해도와 실행력이 좋은 선수가 뭉치다 보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으로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점유율 75%, 패스 699개에 성공률 92%, 슛 27개(유효 16개), 그리고 5-0 결과를 내며 그간 의미 없는 점유율 축구를 한다며 받아온 비판도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2018년 브라질 월드컵 직후 출범한 벤투호는 이날까지 A매치 17승8무4패를 기록했는데 5골 이상 넣은 경기는 2019년 9월 2차예선 스리랑카전(8-0)에 이어 두 번째다. 투르크메니스탄이 앞선을 크게 끌어내려 사실상 10백 밀집 수비로 나서자 벤투호는 운동장을 절반만 사용할 정도로 라인을 끌어올렸고 상대가 공을 잡으면 공격진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해 좀처럼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공격에서 손흥민, 황의조(2골), 남태희(1골), 권창훈(1골), 이재성이 부지런히 공을 주고받으며 기회를 엿봤다. 손흥민은 상대 밀집에 무리하게 뒷공간을 파고 들지 않고 아래에서 공간을 만들며 플레이메이커 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3골에 관여했다. 몸싸움에 능한 황의조는 전방에서 밀집에 균열을 만들었고 권창훈 등은 2선에서 수비를 달고 움직이며 손흥민에게 공간을 열어주기도 했다. 정우영과 김민재, 김영권(1골)의 후방 빌드업도 탄탄했다. 특히 E1 챔피언십 이후 오랜만에 합류한 김민재는 탁월한 피지컬과 스피드로 상대 역습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손흥민을 ‘슈퍼스타’,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적’이라 칭하면서 “손흥민의 능한 기술과 빌드업 플레이가 재빠른 마무리와 함께 태극전사들의 흠 잡을 데 없는 퍼포먼스를 완성됐다”고 분석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6일 “전술적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에게도 기회를 줘 경쟁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벤투호의 과제”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금요칼럼] 강사법 시행 2년, 신분보다 급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강사법 시행 2년, 신분보다 급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강사법을 시행한 지 어느덧 네 번째 학기가 저문다. 만으로 2년이다.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강사의 법적 지위를 3년간 보장하는 것이 요체다. 친소관계로 강사를 선발하는 ‘불공정성’을 제거하고 교무처의 문자 하나로 계약을 해지해 버리는 고용 불안정성을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애초에는 4대 보험 복지혜택도 제공하려 했으나 이해집단의 반발을 조율한 끝에 정작 의료보험은 제외하였다. 강사 신분은 3년간 보장할지라도 매 학기 강의를 줘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없애 버렸다. 강의를 담당한 학기의 방학 중에도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만 어렵게 살아남았다. 이런 강사법조차도 난항을 겪었다. 국회를 통과해 놓고도 유예기간을 마냥 연장했다. 마지못해 시행하는 과정에서 누더기 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누더기 강사법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강사일까? 강사법 시행의 결과 기존 시간강사 가운데 60%가량이 아예 강사직을 잃었다. 교육부가 강사들끼리 이전투구의 밥그릇 빼앗기 싸움, 이를테면 ‘제로섬 게임’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학이 승자일까. 재정적 부담만 조금 늘었을 뿐이다. 전리품이라면 그나마 강사법을 누더기 법으로 바꾸는 로비를 성공한 정도다. 혹시 해당 학과가 승자일까. 되레 강사 선발 관련으로 업무량만 폭증했다. 그래서 요즘엔 아예 서류심사만 할 뿐 면접은 건너뛴다. 그러면 대학생이 승자일까. 그들은 관심도 없다. 교수자가 누구이건 그저 강의를 열정적으로 수준 높게 진행해 주면 만족한다. 당연하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강사법의 최종 승자란 말인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교육부 관료들이다. ‘공정’이라는 기계적 명분으로 대학을 더 옥죄는 데 일단 성공했다. 가뜩이나 등록금 동결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더러 조금 더 눈을 아래로 깔라는 ‘위계에 따른 강압’이 잘 먹혔다.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다. 그렇다면 강사의 신분은 정녕 보장되었나? 3년이 지나면 끝인데 말이다. 강사법 덕분에 살림이 좀 나아진 강사분을 나는 주위에서 접하지 못했다. 신분상 고용안정을 체감한다는 분도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법은 법이니까 굴러는 간다. 많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면서 말이다. 이런 현실임에도 국회 교육위 의원들도 솔직히 관심이 없다. 퍼포먼스 같은 포럼만 개최할 뿐이다. 그렇다면 세계 선진국의 강사 제도는 어떠할까? 우리나라 강사법 시행 이전의 상황과 거의 같다. 학과마다 대학원이 활발한 대학에서는 박사과정이나 수료생들에게 강의 경험을 쌓도록 강좌를 맡긴다. 대학원이 없는 대학에서는 학과장이나 일반 교수가 추천하면 대개 그대로 통과한다.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불공정이라 비난하지 않는다. 대학의 강사는 저잣거리 시정잡배와는 비교가 불가한 해당 분야 전문학자이기 때문이다. ‘모집’이 아니라 ‘초빙’의 대상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범대 학사 출신 교육부 관료가 무시할 존재가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어쭙잖은 3년짜리 신분 보장을 반기는 강사는 거의 없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원한다. 지금은 사문화되었지만, 대학 교수의 봉급을 세부적으로 보면 교육 40%, 연구 40%, 일반행정 20%다. 어떤 정교수 연봉이 1억이라면 교육의 대가로 4000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의무 수업시수가 1년에 12학점이라면 한 과목(3학점)당 1000만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 대학에서 한 과목을 맡는 시간강사에게도 1000만원을 지급해야 상식이다. 개혁이란 방향성이 분명해야 한다. 도중에 우여곡절이 있을지라도 방향성을 잃는 순간 개혁은 물 건너간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더라도 방향성이 분명하면 뚜벅이 걸음으로 토끼를 이기는 법이다. 개혁은 그렇게 하는 거다. 강사법은 애초부터 지나치게 신분 보장 쪽으로 방향을 잘못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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