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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항공기테러기도 용의자는 ‘평범한’ 영국 청년들

    英 항공기테러기도 용의자는 ‘평범한’ 영국 청년들

    영국 항공기 연쇄테러 기도 사건의 용의자 신원이 속속 확인되면서 영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대부분의 용의자가 영국에서 태어난 17∼35세의 평범한 청년들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영국 국민들로서는 지난해 런던 7·7테러 이후 또 다시 자국인들이 개입된 ‘자생적(自生的) 테러’의 가능성에 경악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용의자가 최근 결혼한 기혼자들로 구체적인 테러 가담 동기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영국 언론들이 제각각 경찰과 정보기관의 미확인 내용들을 마구잡이로 보도하면서 영국내 이슬람 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3일 용의자 23명 대부분이 교외에 살고, 크리켓과 축구를 즐기는 평범한 청년들(ordinary men)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택시기사와 피자 배달원, 중고차 판매원으로 드러났다. 보수당 전 정치인의 아들과 히드로 공항의 전직 보안요원도 끼어 있다. 테러법으로 기소 전 구금할 수 있는 최장 기간인 28일 동안 이들에 대한 의문이 얼마나 풀릴지도 관심거리다.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대학생들이 이번 테러 기도의 핵심 주역이라고 보도했다. 런던 메트로폴리탄대 이슬람회를 이끌고 있는 생화학과 재학생 와히드 자만(22)이 지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브루넬 대학의 정보보안센터장인 앤서니 글리스 교수는 대학가에 수십여개의 이슬람 극단주의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고 있다고 주장, 파문이 커지고 있다. 주요 대학에는 최고 명문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런던정경대(LSE)도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고급 직업전문학교인 폴리테크닉스와 역사가 오래된 대학에서 20개 이상의 극단주의 이슬람 학생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자만의 대학 기도실 등에서 성전(지하드) 홍보물과 공항 보안 접근법이 담긴 안내책자를 찾아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 무하지룬이 제작한 음성 테이프도 발견됐다. 하지만 이웃들은 다른 증언을 하고 있다. 자만이 영국 프리미어리그팀인 리버풀의 팬으로 축구와 칩스(chips)를 광적으로 즐기던 ‘전형적인 영국 청년’이라고 항변했다. 인디펜던트는 22∼25살 세 아들이 한꺼번에 체포된 가족과 이웃들이 경찰에 항의 집회를 벌이는 사태도 일어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가운데 최소한 3명은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전했다. 보수당 전 정치인의 아들인 돈 스튜어트(19)는 6개월 전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이브라힘 사반트(25)도 이슬람 사원에서 이맘(종교지도자)과 상담한 뒤 8년전 개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 NHK는 이날 용의자들이 ‘액체 폭탄’으로 ‘아세톤 화합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8월12일자 서울신문 1면 보도> 영국 언론들은 이번 테러가 미국행 항공기뿐 아니라 영국 본토까지 대상에 포함된 것이라고 정보기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함께 현재 수십건의 테러 음모와 용의자 수백명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존 리드 영국 내무장관은 “이번 검거를 계기로 테러 위협이 끝났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국내 정보기관인 MI5 관리의 말을 인용, 용의자 23명 중 1명이 사실상 알카에다 조직의 ‘영국 지도자’라고 전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이번 사건의 주모자로 알 카에다의 최고위 인물인 마티 우르 라흐만을 지목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엘프녀’가 한순간에 ‘오크녀’로

    ‘엘프녀’가 한순간에 ‘오크녀’로

    전국을 휩쓴 2006 독일월드컵 응원 열기의 중심에 길거리 응원이 있었다면 그 한쪽에는 인터넷 여론을 주도한 네티즌들의 힘이 있었다. 하지만 빛나는 광장 뒤에 숨은 익명의 군중들은 힘모아 ‘대∼한민국’을 외치다가도 의견이 다르면 상대를 불문하고 달려들어 막무가내로 공격하고 상처내는 그릇된 행태를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5일 한국에서 연맹 홈페이지(www.fifa.com)에 접속하는 것을 봉쇄했다. 스위스전 오심 시비와 관련해 한국 네티즌들이 봇물처럼 항의를 해대는 데 대한 맞대응이었다. 그러자 한국 네티즌들은 곧장 ‘우회접속’에 나섰다. 우회접속은 우리나라에 배당되지 않은 제3국의 인터넷망으로 발신처를 변경한 뒤 접속하는 것. 네티즌들은 ‘IT강국의 힘을 보여주자.’면서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이 방법을 빠르게 퍼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적 망신이니 억지 좀 그만 부리라.’고 만류하는 네티즌들도 생겨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진 한 장으로 손쉽게 스타를 만들어 냈다. 토고전 길거리 응원 사진으로 유명해진 ‘엘프녀’가 대표적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늘씬한 미모의 종족인 ‘엘프’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엘프녀’는 모델 한장희씨로 밝혀졌다. 하지만 한씨 신원이 밝혀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고등학생 때 사진을 유포하고 ‘성형수술을 했는지 얼굴이 너무 다르다.’면서 게임과 소설에 등장하는 괴물 종족 ‘오크’를 본따 ‘오크녀’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자기들 마음대로 외모만 보고 스타로 만들었다가 트집을 잡아 바닥에 내팽개친 것이다. 결국 한씨는 사진 출처인 미니홈피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스위스전 패배 이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공격대상이 됐다. 김진규 선수가 이호 선수의 미니홈피 ‘일촌 한마디’ 코너에 ‘○○○, 니나∼나나∼축구 그만둘 때까지 욕먹겠다∼신경쓰지 말자∼수고했다 칭구야∼∼열심히 했자나’라는 글을 올리면서 두 선수의 미니홈피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 방명록의 글들은 언어 사용의 부적절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두 선수 선발이)이번 월드컵의 최대 오류’‘싸이질할 동안 연습이나 하라.’는 등 비방성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호 선수는 결국 미니홈피를 폐쇄했다.26일 다시 열었지만, 방명록 메뉴는 삭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단, 아데바요르, 프라이 등 상대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며 아드보카트 감독에게까지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 이들을 두고 ‘국빠’라고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국가대표 팬’을 뜻하는 ‘국빠’는 자기가 대표팀 감독이라도 되는 양 전술과 선수에 대해 무조건 흠을 잡으려는 ‘악플러’(악성댓글 작성자)들을 비꼬는 신조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문화의 취약점이 월드컵이라는 극적인 계기를 맞아 심각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인터넷상에서는 억지를 쓰고 화를 내는 등 부정적인 정서를 매우 쉽게 표출할 수 있으며, 개인의 감정이 집단화되기 쉽다.”면서 “월드컵에서 이런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World cup] FIFA 두 수뇌 ‘16강 결정전’ 나란히 앉아 관전

    ‘오월동주’에다 ‘동상이몽’이다. 오는 24일 대한민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의 16강 운명이 결정될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은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정몽준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의 미묘한 ‘신경전’으로도 관심을 끈다. 둘은 FIFA의 의전 관례에 따라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경기를 관전하게 된다. 지난 19일 스위스-토고전에 이어서다. 블라터 회장의 국적은 다름 아닌 스위스. 물론 그가 내려다본다고 심판들의 깃발이 춤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쩐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는 게 한국 팬들의 분위기. 국내 팬은 물론 현지 응원단이나 대표팀에까지 그의 참관은 또 하나의 경기 외적 ‘변수’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스위스-프랑스전에서 프랑스의 앙리가 날린 슛이 상대 페널티지역의 스위스 수비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을 줄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심판은 프랑스 선수들의 항의를 일축했다. 스위스-토고전에서도 스위스의 수비수가 벌칙지역을 파고들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지만 파라과이 심판은 항의를 묵살한 채 경기를 계속 진행시켰다. 그저 심판의 실수로만 여기기에는 어쩐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게 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두 사람의 ‘숨겨진 앙금’도 그라운드 못지않게 VIP(귀빈)석을 달굴 전망. 정 회장은 8년 전 FIFA 회장 선거 당시 블라터 대신 레나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회장을 지지, 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물론 현재는 ‘협력적 동반자’ 관계라고 말을 하지만 아직도 앙금은 남아 있을 법하다. 세계축구를 주무르는 FIFA의 최고 수장과 부회장이기 이전에 두 나라의 축구팬인 블라터와 정몽준. 오는 24일 90분의 ‘동상이몽’ 끝에 과연 누구의 입가에 미소가 번질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굴러온 입장권 행운 자칫 봉변 부를수도

    WBC의 열풍과 함께 야구계는 구름 관중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도로는 관중 동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만 보면 기대에 한참 모자란다. 황사와 날씨가 심술을 부린 영향이 크다. 다행히 지난 일요일 경기에는 개막전 이후 최다 관중이 몰려 5월의 특수를 다시 기대하게 만든다. KBO,KBL, 축구협회 등은 법률적으로는 야구, 농구, 축구를 관장하는 지배기구다. 그러나 실제로 들여다보면 군림하기보다는 소속 구단과 선수 및 언론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큰소리를 칠 때가 거의 없다. 다만 포스트시즌에는 목에 힘을 준다. 표를 달라는 청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제값을 다 받고 표를 주면서도 생색을 낸다. 최근 국내 스포츠의 경쟁 상품이 늘어나면서 포스트시즌에도 이런 생색을 낼 기회는 많이 줄어들어 한국시리즈경기에 암표상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뉴스거리가 될 정도가 됐지만 아무튼 중요 경기의 입장권은 일반 팬 입장에서 구하기기 쉽지 않다. 매년 있는 포스트시즌 경기가 이럴진대 월드컵 결승전이나 올림픽 개막전의 입장권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 독일월드컵의 경우는 독일 정부의 까다로운 규정으로 더 심해졌다. 입장권 실명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독일 내각과 상원 합동 회의는 테러와 훌리건 난동 방지를 위해 입장권에 RFID 칩을 내장시켰다. 여기에는 성명, 생년월일, 국적, 여권번호가 입력된다. 입장권을 구매할 때 이런 사항을 같이 기재해야 한다. 따라서 한번 입장권을 산 다음에는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도 다른 사람에게 입장권을 판매할 수가 없다. 개인적인 입장권 재판매가 가능한 경우는 질병, 사망, 출국금지, 독일 입국 거부, 가족 사이의 양도뿐이다. 이런 입장권 실명제는 암표를 막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규제가 강화되어도 이를 빠져나가는 귀신들이 있다.1920년대 미국의 금주법이 범죄를 줄이기는 커녕 마피아와 같은 조직범죄 집단의 배만 불려준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입장권 경매가 진행됐다. 진단서 정도야 허위로 만들기가 간단한 나라도 많은 게 현실이다.FIFA가 강력히 항의했지만 영국 이베이 사이트의 경매만 금지시키는 데 그쳤다. 영국의 축구 서포터스 협회 국제 담당은 “팬들 사이에 선의로 거래되는 입장권 교환을 금지시켜서 오히려 팬들을 암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이는 오로지 FIFA가 대회 이전에 입장 수입을 미리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황당한 짓을 하고 있는 탓이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FIFA와 독일 정부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배당된 입장권은 8%다. 이 입장권을 구매한 우리 축구팬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여행상품이나 이벤트를 통한 입장권 제공도 불법인데 독일가기 이벤트도 무성하다. 먼 독일까지 가서 경기장 입장을 거부당하고 분통을 터뜨리는 사례가 없기를 바라는 노파심마저 생긴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한류통신] 日 교과서 배용준 사진 게재 ‘연예인 금기’ 깬 신선한 충격

    교과서, 그것도 역사교과서가 화제로 등장하면, 긴장감이 돈다. 한·일의 역사인식의 문제 등 이데올로기도 포함한 논의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3월말에 날아든 화제는 조금 다르다.2007년도부터 쓰이는 일본의 일부 고교 교과서에 배용준의 사진이 게재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싣는 것은 2개의 지리 교과서이다. 그 중 하나는 “일·한 우호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누가 보더라도 아는 사람”으로서 2004년 11월 나리타 공항 사상 최다인 3500명의 팬이 환영나온 배용준 방일때의 사진을 게재했다. 본문에는 한류에 관한 언급은 없고 양국의 역사적 경위나 한·일우호가 진행되는 현상을 전달한다고 한다. 일본의 교과서가 연예인 등을 다루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의 일로 역사가 짧고 드물다. 이 출판사가 내는 교과서에 연예인을 싣기는 배용준이 처음으로 게재를 둘러싸고 난항을 거듭했다고 한다. 편집담당자는 “연예인을 싣는 것은 교과서의 성격상, 그리고 초상권의 문제 등으로 어려웠다. 그러나 어떤 현상이 우호의 상태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엔터테인먼트의 화제와 같은)생활에서 실감하는 것이라면 (학생들이)쉽게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사진을 싣기로 한 다른 교과서에서는 한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이웃나라들과의 공통성이나 이질성을 소개했다. 한류 붐에 관한 기술도 덧붙였다고 한다. 이들 교과서에 대한 교육현장의 반응은 교직원들에게 견본이 가는 이달 중순 이후에 나올 것이지만, 한류를 “미디어에 의해 날조된 붐”으로서 폄하하는 ‘혐한류’파의 블로그에서는 이미 문부과학성에 항의메일을 보내는 운동마저 시작됐다. 그리고 한·일의 역사문제를 엮어서 이들 교과서에 대해 항의하는 혐한파 인사들도 있다. 이런 반응에 대해 편집담당자는 “일·한우호의 객관적인 현상으로서 담담하게 소개했을 뿐”이라고 냉정한 반응을 보인다. 한류에 대한 찬부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거품경제 붕괴후 정체해 있던 일본인이 보여준 열광은 객관적으로 봐서도 분명히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연예인은 금기시’했던 일본 교과서업계의 상식까지도 바꿀만큼의 충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솔직히 놀랍다. 고교생들은 내년 봄 이들 교과서를 어떤 생각으로 볼 것인지 궁금하다.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심판 ‘존재의 이유’

    만약 심판 없이 축구 경기를 치른다면 어떻게 될까. 종종 축구는 ‘한 판의 바둑’에 비유된다. 하지만 ‘고수’들의 준열한 포석일 리는 없다. 심판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한 안전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경기를 빚어내는 창조적인 지휘자다. 축구팬에게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국내 프로축구 때문이다.K-리그는 현재 난타전이다. 상위권을 확보한 팀이 있고 하위권으로 처진 팀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초반전. 한두 경기만 이겨도 금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심판의 존재는 더욱 막중해진다. 선수들은 수시로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감독들도 테크니컬 라인을 벗어나거나 양복 상의를 벗어던진다. 서포터스의 야유 소리도 커진다. 이 정도라면 아직 괜찮다. 축구장에 야유가 없다면 그 또한 심심한 일.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더욱이 올해는 월드컵 때문에 전체 일정이 빡빡하다. 선수들은 쉬 피로해지고 코치진도 여유있게 지략을 펼칠 시간이 없다. 심판의 휘슬에 항의하고 도전하는 일이 벌어질 우려는 더욱 커진다. 프로축구연맹의 김용대 심판위원장이 지난 27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룰에 맞게 엄격하게 휘슬을 불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가 밝힌 ‘8가지 기준’ 가운데 특히 주목할 것은 팔꿈치 가격과 경기 지연, 그리고 거친 항의 행위다. 이것들은 그동안 국내 경기에서 자연스러운 경기의 일부로 간주되었지만 올해부턴 사정이 다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경기 종료 후 심판이 그라운드에서 나올 때 지나친 항의나 야유를 하는 건 사양해 달라.”고 당부했다.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가 진행될 때는 카드를 쥔 심판을 마지못해 존중하면서 경기가 끝난 뒤엔 심판을 밀치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때에도 경기 감독관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여전히 K-리그 경기장엔 관중이 부족하다. 하위권 팀 경기에는 고작 1000여명 안팎이다. 그 이유를 잦은 항의와 욕설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그러나 과열 양상이 팬을 쫓아낸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텅빈 경기장엔 또다시 자연스레 욕설이 오갈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심판에 대한 동업자 정신, 그 신성불가침의 권위를 존중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의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월드컵 인사이드] (6) 상혼에 흔들리는 붉은악마

    [월드컵 인사이드] (6) 상혼에 흔들리는 붉은악마

    독일월드컵이 열리는 오는 6월 대한민국의 전역은 12번째 전사들의 붉은 물결로 또 한번 뒤덮일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 응원의 상징인 ‘붉은악마’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적 응원 문화의 상징인 붉은악마가 대기업의 마케팅 대상으로까지 전락하는 바람에 역설적이게도 응원 문화의 뿌리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길거리 응원의 탄생 2002한·일월드컵에서 세계인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선수들보다 거리를 온통 붉게 물들인 엄청난 규모의 응원단이었다. 수백만 시민들이 길거리에 앉아 똑같은 옷을 입고 한 가지 구호를 외치는 일은 그들에게 경이로움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엄청난 인파가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점이었다. 또 응원하는 동안의 열광적인 모습과 달리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모두 축구대표팀의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공이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회원만 33만명(홈페이지 가입 기준)에 이를 정도로 비대해진 붉은악마는 논란에 휘말렸다. 자발적인 응원의 주체가 아닌 객체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선 다양한 후원 계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2002년 SK텔레콤 등 5개사와 후원계약을 맺었던 붉은악마는 현재 KTF, 현대자동차, 네이버로부터 9억여원의 후원을 받고 있다. 붉은악마 측은 “후원금은 사무실 운영, 응원도구 제작 등 공적인 일에만 사용되며 남는 돈은 전액 축구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후원관계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 기회에 정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물의를 빚은 서울 광장 응원 입찰 논란과 프로축구단 연고지 이전에 대한 항의 시위도 붉은악마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논거가 되고 있다. 서울 광장 사용권 논란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붉은악마측이 SK텔레콤(컨소시엄)에 광장 사용 독점권을 빼앗기면서 불거졌지만 순수해야 할 응원단이 대기업과 결합한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화연대는 “독점사용권을 팔겠다는 서울시의 해괴한 발상도 문제지만 붉은악마도 스펙터클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열정적이면서도 소박한 응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난 3·1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와의 A매치에서 검정색 비닐봉투를 뒤집어 쓴 채 퍼포먼스를 벌인 것도 국가대표 서포터스라는 붉은악마 본래의 목적을 벗어난 행위로 비난받고 있다. 이날 퍼포먼스는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옛 부천 SK)의 무원칙한 연고 이전에 항의를 벌인 것이지만 일반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당황했다. 일부에선 “응원단 이상도 이하도 아닌 붉은악마가 A매치에서 정치적 퍼포먼스를 벌인 것은 본분을 잃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후원 받는 악순환에 순수성 위협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응원의 중심은 붉은악마라는 데 이견이 없다. 논란이 된 서울 광장 응원만 해도 여론의 뭇매를 맞은 SK텔레콤(컨소시엄)측이 뒤늦게 모든 단체에 광장을 개방할 뜻임을 밝혀 붉은악마가 참여할 길은 형식상 열려있다. 독일 현지에서의 응원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붉은악마는 400명의 원정 응원단을 이미 꾸려 놓았다. 김정연 총무는 “지난해 11월 현지답사를 통해 현지 교민 2세들과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여러 경로로 현지에 합세할 분들과 최대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조직이 커진 붉은악마가 큰 판을 벌이겠다는 강박관념을 갖다 보니 기업 후원을 받는 악순환이 이뤄져 초창기의 순수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진 것이 안타깝다.”면서 “이들을 이용하기에 급급한 대기업과 거대 미디어들의 얄팍한 태도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외국서포터스 “우리도 뛴다” ‘외국에도 붉은악마가 있다.’ 독일월드컵 개막까지 80일이 남았지만 각국 서포터스들의 열기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일전의 특수성 때문에 10년 넘게 붉은악마와 라이벌구도를 이어가는 일본 울트라닛폰이 대표적이다.2004년 국제축구연맹(FIFA) 100주년 기념 서포터 부문 공로상을 붉은악마와 공동수상하기도 했던 울트라닛폰은 지난 92년 히로시마에서 열린 아시안컵 우승을 계기로 본격 출범했다. 붉은악마와 달리 조직적인 체계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쫓아가 광적인 응원을 펼친다. 잉글랜드는 축구종가인 동시에 훌리건들의 고향이다. 국가대표 서포터스인 ‘92클럽’은 여러차례 소요사태를 유발해 악명이 높으며 독일월드컵 조직위의 ‘블랙리스트’에도 올라 있다.1985년 리버풀-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흥분한 잉글랜드 응원단이 이탈리아 응원단을 향해 돌진하다 담장이 무너져 39명이 숨진 사건은 이들의 과격성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 붉은 유니폼을 입는 미국의 ‘샘스아미’는 특별한 응원도구 없이 경기 내내 골문 뒤 관중석에 진을 치고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94미국월드컵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98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며 미국 전역에 지부를 둔 전국구 조직으로 성장했다. 홈팀 독일에는 민소매 청재킷에 각종 배지를 잔뜩 달고 다니는 ‘그라운드후퍼스’가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훌리건으로 알려진 열혈남아들이지만 유럽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얌전(?)한 편. 98프랑스월드컵 한국-네덜란드전에서 붉은악마들을 질리게 만들었던 네덜란드의 ‘오렌지후터스’는 강렬한 오렌지색 복장과 페이스페인팅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안방이나 다름없는 독일에서 열려 대규모 원정응원이 예상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흥행의 키 ‘신사협정’

    국내 프로축구는 4년 주기로 기대와 실망을 되풀이했다. 다름 아닌 ‘월드컵 특수’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젊은 선수들의 인기 역시 연예인 못지않게 상종가를 쳤다. 월드컵의 열기가 K-리그 그라운드에서 재연될 거라는 기대는 당연지사.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봄날 아지랑이처럼 사라진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엔 고종수와 이동국의 열풍이 불었다. 최초의 ‘오빠 부대’도 등장했다. 한·일월드컵 직후엔 안정환 김남일 이천수 등 4강 신화의 주역들이 프로축구 중흥을 노렸지만 물거품이 됐다. 원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같은 흐름의 반복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앙골라전을 마친 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 구단에서 열심히 뛰는 건, 선수로선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 프로축구의 비정상적인 현실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특별히 당부해야 했다. K-리그가 활성화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구성원 전체의 ‘문화적 마인드’다. 바꿔 말한다면 K-리그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국가대표팀이나 프로야구가 아니라 홍수를 이루고 있는 영화나 TV드라마, 레저활동 등이다. 이들보다 더 흥미롭고 활기차고 또 경이롭기까지 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대개 개막 이벤트나 연예인 출연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렇게 이십여 년을 해도 관중은 늘지 않았다. 핵심은 이벤트나 선물이 아니라 경기 그 자체다. 축구장을 찾은 팬에게 최고의 선물은 영화만큼 경쾌하고 재미있으며 은밀한 데이트만큼 짜릿하고 열정적인 전·후반 90분이다. 여기에서 필수적인 건 바로 ‘신사 협정’이다. 잦은 항의와 욕설, 고의적인 경기 지연이 되풀이된다면 아무리 사인볼을 나눠주고 경품을 내걸어도 관중은 오히려 줄게 될 것이다. 유명한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도 싱거운 줄거리와 늘어지는 대사로 일관하면 관객은 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의 축구 스타들이 세련된 경기 매너와 출중한 기량을 14개 지역을 거점으로 일제히 펼쳐 보인다면 한국 프로축구는 굳이 월드컵의 빛과 그림자에 연연하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장동건 1인시위 사고날뻔…

    장동건 1인시위 사고날뻔…

    영화배우 장동건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폐지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릴레이 시위에 참가한 것. 하지만 ‘시위하는 장동건’을 보려고 시민 수백명이 몰려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장씨가 ‘스크린쿼터의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전세계에 태극기를 휘날리겠습니다’라는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등장한 것은 6일 오후 1시. 소식을 듣고 대기하던 취재진과 팬들, 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 등 500여명이 몰려 시위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주말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안성기, 박중훈의 1인 시위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었다. 5분 만에 장씨는 인파에 떠밀려 빌딩 안으로 철수했다. 하지만 주최측은 누구나 예상했던 이런 상황에 대비하지 못했다. 경찰에 협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 결국 오후 2시30분부터 경찰의 보호 속에 국회 정문 앞에서 시위가 계속됐다. 이곳에서도 200여명이 장씨의 시위를 지켜봤으며 NHK 등 일본 취재진도 눈에 띄었다. 한편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문화관광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인 영화배우 최민식은 정부로부터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하기로 했다.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이날 “스크린 쿼터 축소를 추진 중인 정부에 항의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최씨가 받은 훈장을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황우석 살리기’ 2R

    황우석 교수의 연구용 난자 출처 의혹 보도로 촉발된 네티즌들의 MBC 공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집단항의로 MBC ‘PD수첩’의 광고 취소사태를 일으킨 데 이어 MBC의 다른 프로그램으로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국수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황 교수의 공식 팬카페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이러브 황우석’ 카페에는 지난 25일 ‘MBC 프로그램별 광고주 게시판’이 개설됐다. 당초 PD수첩의 광고주 목록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게시판에서는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 배너 광고를 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 대한 집단 회원탈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9시 뉴스데스크’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간판 프로그램의 광고주에게도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항의의사를 전달, 광고를 끊도록 만들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 게시판에는 MBC의 홈페이지와 프로그램에 광고를 주고 있는 회사의 목록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황 교수를 위하는 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다음 토론방 ‘아고라 광장’에는 현재 “국수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뿐인 촛불시위는 나라 망신이니 자제하자.”는 네티즌 청원이 올라와 있다.“황 교수도 거짓말을 한 책임이 있고 PD수첩도 언론으로서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제는 네티즌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황 교수와 PD수첩 모두를 격려하자.”는 청원에 이틀 만에 900여명의 네티즌이 동의 서명을 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서로 민망하고 안타까운 상황에서 누구를 위한 촛불시위인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한국병’이 다시 도지는 것 같아 무섭다.” 등의 의견을 냈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의 1인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아이러브 황우석’ 카페에도 이성적인 대응을 강조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1인 시위라는 형식을 지키자.” “‘MBC 최문순 사장은 공개사과하라’ ‘PD수첩 관계자를 문책하라’ 등 2개 문구만 사용하자.” 등 나름대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카페 초기화면에도 “질서를 어기는 우리의 추한 모습이 내외신을 통해 타전된다면 우리도 MBC와 다를 것이 없다.”는 당부의 글이 올라와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네티즌 725명 “난자 기증”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연구에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누리꾼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황 교수는 며칠째 연구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된다. 27일 황 교수의 팬 커뮤니티인 ‘아이러브황우석’(http:///daum.cafe.net//ilovehws)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난자 기증 의사를 밝힌 누리꾼의 수는 이날 아침 기준으로 725명이다.중·고생과 40세 이상 여성 등 연령상 기증이 불가능한 누리꾼들도 ‘정신적 기증자’로 참여하고 있다. 난자 기증자들을 돕기 위한 봉사단도 발족된다.‘난자기증운동본부 자원봉사단’(가칭)은 다음달 초 서울에서 창립식을 열고 난자기증 시술 교육 및 기증자 건강 관리 등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6일 저녁 서울 MBC 본사 앞에서 누리꾼 50여명은 가수 강원래씨와 함께 황 교수의 난자 의혹을 제기한 ‘PD수첩’에 항의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하이서울 페스티벌 6일간의 일상탈출… 참가자 160만

    5일 밤 10시30분 서울광장에서 3차원 영상레이저쇼인 ‘피지쇼’를 마지막으로 서울을 뜨겁게 달궜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4월30일부터 6일 동안 열린 축제에는 연인원 160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는 5일 서울광장, 상암동 월드컵공원, 창동 열린극장 등 서울 각지에서 열린 축제에 참가한 시민은 ▲4월30일 10만 7000명 ▲5월1일 33만 6000명 ▲2일 9만명 ▲3일 9만 8000명 ▲4일 23만명 ▲5일 5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체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과 근처에 몰려든 시민까지 합하면 실제 참가 인원은 160만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축제는 9일 동안 연인원 100만명이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축제는 6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인터넷 사이트인 엠파스의 인기 검색어 4위로 올라갈 만큼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은 단연 ‘조용필 쇼’였다.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이 서울광장의 수용인원인 3만명을 훨씬 웃도는 5만 5000여명에 달하자 안전사고를 막기위해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나오는 시민들을 통제했을 정도였다. 일본인 팬들도 5000여명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점 50여곳이 태평로의 서울시청∼일민미술관 구간에서 벌인 ‘서울사랑 음식축제’ 역시 축제의 흥을 달궜다. 주중에는 샐러리맨들이 바닥에서 신문지를 펴놓고 음식을 먹기도 해 대학가의 축제를 연상케 했다. 원칙적으로는 오후 6시까지 영업을 하기로 했지만 시민들이 하루 평균 3만∼4만명이 몰려 새벽 1시까지 문을 열기도 했다. 다만 길바닥에서 신문지를 펴놓고 음식을 먹거나 음식점들이 보도를 점거하고 있어서 보행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던 점이 흠으로 지적됐다. 행사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는 지난해의 1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하이서울페스티벌을 보러온 외국인 2만 8000명으로 1인당 27만 6500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올해에는 방문객 수가 더 늘어난 만큼 이태원 그랜드 세일 등을 통한 경제적인 효과도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에는 ‘청계천 미리보기 행사’로 인해 광화문 일대를 교통통제를 했는데 노동절을 맞이한 민주노총·한국노총의 대규모 집회도 인근에서 열려 ‘시내 교통이 혼잡하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 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컴퓨터 프로 게임쇼’에는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을 감안하지 못해 8000명만 참가하는 차질을 빚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참배 20시간 대기… 일부 실신도

    |파리 함혜리특파원·외신|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8일 오후 5시)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 앞에서 거행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앞두고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참배객들로 로마시가 최악의 안전 위기에 직면했다. 이탈리아 정부와 교황청 관계자들은 급기야 전세계 신도들에게 로마 방문 자제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보안 책임자인 구이도 베르톨라소 경감은 7일 “로마에는 100만명 이상의 순례객들이 도착해 있으며 이제 더 이상의 참배객을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7일 테러 및 안전사고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보안 당국은 장례식 동안 제2관문인 참피로 공항을 폐쇄하고 로마 상공 일원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한편 전투기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찰기,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 등을 배치했다. 또 로마 시내에 저격수와 폭탄 전문가, 테러대응부대 등 6500여명의 배치도 완료했다. 이중 1500여명은 외국 국가원수 경호를 전담한다. ●추모 인파가 몰려든 성베드로 광장에선 7일 한 시간에 10∼15명가량이 장시간 대기에 지친 나머지 실신, 응급치료를 받았다. 의사들은 “실신한 이들이 많이 보이는 증상은 졸도와 저혈압, 공황장애이며 일부는 심장과 폐에 문제가 생겨 치료받았다.”고 전했다. 장례식날인 8일 전세계에서 순례객들만 400만명이 로마에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구 300만의 로마는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발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교통혼잡은 말할 것도 없고 제대로 걸어다닐 수도 없다. 신문지와 플라스틱 물병 등 쓰레기가 쌓여 시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교황청은 6일 오후 10시(현지시간)부터 시신 대면을 위한 참배객들의 진입을 제한하고 밤샘 장례식 준비에 들어가려 했으나 인파들의 항의로 1시간 만에 다시 바리케이드를 치워야 했다. 교황청은 “1시간에 1만 5000∼1만 8000명이 교황 시신을 대면할 수 있다.”면서 “교황 시신이 일반에 공개된 지난 4일 이후 모두 100만명 이상이 교황 시신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200여명의 각국 정상급 지도자와 4명의 국왕 및 5명의 여왕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전세계에서 20억명 이상이 TV를 통해 장례식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황 장례식 취재를 위해 각국 취재인력 3500여명이 바티칸에 도착해 있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장례미사는 추기경,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3단계로 진행된다. 미사에 앞서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즈 소말로 바티칸 궁무처장이 입관의식을 주관한다. 이후 미사는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집전으로 찬송과 예배, 성체성사, 설교, 동방정교회 주교들의 기도 등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은 다시 소말로 추기경 집전으로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서 편백나무관을 아연관 속에 안치하는 의식으로 마무리된다. ●부시 미 대통령은 7일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함께 로마에 도착한 직후 교황의 시신을 대면했다. 검은 양복에 회색 넥타이 차림의 부시 대통령은 로라 여사 및 2명의 전직 대통령과 함께 성베드로 성당에 안치된 시신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몇분 동안 기도를 드리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일어나 머리를 숙여 마지막 경의를 표했다. ●오는 18일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시작을 앞두고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등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지지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라칭거 추기경의 팬 사이트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벨기에의 고드프리드 다닐스 추기경을 위한 팬 사이트는 “바티칸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를 때 하늘에 ‘다닐스’라는 글자가 새겨졌으면 좋겠다.”는 문구를 게시해 놓기도 했다. lotus@seoul.co.kr
  • 쉬어가기˙˙˙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BS SKY스포츠가 프라이드FC와 판크라스 등 종합격투기를 방영하는 것을 질타한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 홈페이지에 종합격투기팬의 항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당시에는 파장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KBS SKY스포츠가 종합격투기 방송을 그만 둔다는 소문이 돌자, 격투기팬들이 “국회의원보다 종합격투기 선수가 훨씬 인간답고 진실하다.”며 이 의원을 성토하고 있는 것.
  • 올 최고 유행어 ‘유스카상’의 영예는?

    올 최고 유행어 ‘유스카상’의 영예는?

    2004년에도 안방극장에 숱한 유행어들이 탄생했다. 코미디 분야는 물론 드라마 분야에서도 어느 때보다 풍성한 유행어들이 속속 등장,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올 한해 브라운관을 강타한 유행어들을 정리했다. ●드라마 분야 #“애기야 가자.” 꿈의 시청률 50%를 넘긴 SBS 주말극 ‘파리의 연인’에서 주인공 박신양의 대사. 한기주가 곤경에 처한 태영을 돕기 위해 애인을 자처하며 던진 이 한마디에 한반도 전체에 ‘애기야’ 신드롬이 몰아쳤다. 최근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네티즌 투표에서 ‘올 한해 최고의 유행어’로 뽑히기도 했다. 한편 이동건의 대사인 “이 안에 너 있다.”도 “애기야 가자.”와 함께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대사로 꼽힌다. #“아자 아자 파이팅!”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김정은이 운을 떼고 KBS 2TV ‘풀하우스’의 송혜교가 완성한 명대사. 극중 송혜교가 비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격려해주던 이 대사가 힘없이 축 처져 있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줬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등을 통해 전파되며 유행이 됐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주인공 권상우가 극중 최지우를 옆에 두고 부메랑을 던지면서 한 대사.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 상과 일부 CF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 #“밥 먹을래? 나랑 잘래?”vs“피고는 본 변호인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까?” 최근 월·화 안방극장 팬들을 양분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2TV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각각 소지섭이 임수정에게, 김래원이 김태희에게 던진 대사. 최근 드라마의 인기 만큼이나 두 대사도 인기 유행어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 남자가 내 머리 속에서 집을 짓나봐.” 컬트 드라마로 유명한 MBC ‘아일랜드’는 화제의 인정옥 작가 손에서 명대사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와 유명세를 탔다. 극중 이나영이 현빈 앞에서 김민준에 마음을 털어놓으며 한 “그 남자가 내 머리 속에서 집을 짓나봐.”라는 대사와, 이나영에게 “처음엔 불쌍해서 좋았고, 지금은 좋아서 불쌍합니다.”라고 말한 현빈의 대사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한없이 자극했다. 김민준의 “지랄스럽네.”라는 말도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KBS2TV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엄마 역의 고두심이 가슴에 ‘빨간약’을 바르며 말한 “내가 마음이 많이 아파서…이거 바르면 괜찮을 것 같아서….”와 MBC ‘불새’에서 에릭의 “타는 냄새 안나요? 내 마음이 지금 불타고 있잖아요.”,“이 여자, 나한테는 하느님입니다.” 등도 연인들 사이에서 유행이 된 명대사로 꼽힌다. ●코미디 분야 #“그런거야?”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에서 개그맨 김형인과 권성호, 최영수의 대사. 군대를 배경으로 고참이 졸병의 말꼬리를 잡아 괴롭히는 상황에서 튀어나와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한다. 우리네 사회에서 윗사람의 생떼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랫사람의 답답함을 희화화시킨다. 군대를 다녀 온 남성들은 물론 여성과 10대들에게까지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올 하반기 한반도를 강타한 최고 유행어가 됐다. #“그때 그때 달라요.”,“생뚱 맞죠?” SBS ‘웃찾사’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머리에 해바라기 꽃을 단 ‘미친소’ 선생님 정찬우와 그의 조교 김태균이 유행시킨 대사. 중학교 수준의 쉬운 영어 문장을 기발한 단어 조합과 억지스런 해학으로 완전히 다른 의미로 번역하면서 특유의 억양과 함께 청중에게 던지며 웃음을 유발한다. 말도 안되는 번역의 연속이지만 듣다 보면 그럴 듯한게 인기의 비결. 삽시간에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최고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뭡니까 이게.”,“사장님, 나빠요.” KBS 2TV ‘폭소클럽’의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에서 신인 개그맨 정철규가 유색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천대 문제를 다루며 히트시킨 대사. 방영 2주째부터 중소기업 사장님들로부터 “방송을 즉시 중단하라.”는 항의전화가 밀려올 정도로 파급력이 엄청났다. #“본능에 충실해.” SBS ‘웃찾사’에서 ‘초절정 느끼’ 개그로 벼락스타가 된 ‘마가린 버터 3세’ 리마리오(본명 이상훈)가 내놓은 유행어로 최근 안방극장을 강타했다.‘더듬이 춤’과 함께 느끼한 눈빛으로 말하는 이 대사 한마디에 모든 시청자들이 몸에 돋은 ‘닭살’을 어루만지며 배꼽을 움켜 잡아야 했다. 이밖에 ‘개그콘서트’에서 복학생(유세윤)의 “내 밑으로 다 조용히 햇!”,‘깜빡 홈쇼핑’ 안어벙(안상태)·김깜빡(김진철)의 “마데인(made in)”,SBS 웃찾사에서 윤택의 “뭐야?”등의 유행어들도 상한가를 쳤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양키스 정규시즌 0-22 패배 수모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양키스 정규시즌 0-22 패배 수모도

    뉴욕 양키스가 안방에서 ‘앙숙’ 보스턴 레드삭스에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3연승 뒤 4연패의 망신을 당하자 “이제 ‘양키 제국’은 무너졌다.”는 뉴요커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양키 제국’의 몰락 징조는 정규시즌부터 나타났다. 마운드가 문제였다. 양키스는 지난달 1일 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자신의 최다 점수차인 0-22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대패했다. 양키스의 타선이 단 5안타로 침묵하는 동안 클리블랜드는 무려 22안타를 터뜨렸다. 선발 하비에르 바스케스는 1과3분의1이닝 동안 5안타 6실점,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바스케스는 보스턴과의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도 조지 데이먼에게 만루홈런을 허용 선발로 나서 2점포를 포함해 4안타 5실점한 케빈 브라운과 함께 5만 6000여 홈팬들의 쏟아지는 야유를 들어야만 했다. 반면 시리즈 1차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쓴 보스턴의 커트 실링은 지난 20일 6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4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의 ‘징조’도 심상치 않았다. 4회 보스턴의 마크 벨혼이 때린 타구가 왼쪽 담장을 완전히 넘었지만 한 관중이 두 손으로 공을 쳐내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뜨렸다.2루타로 인정받은 타구는 보스턴의 격렬한 항의 끝에 3점홈런으로 뒤집어졌고, 양키스는 끝내 패했다. ‘양키 제국’의 탄생을 알린 지난 1996년의 경우와는 정반대 상황. 당시 홈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3-4로 뒤진 양키스는 8회말 선두타자 데릭 지터의 타구가 담장 근처로 떨어지는 순간 한 소년이 팔을 뻗어 직접 담장 바깥으로 거둬들였고, 심판은 이를 홈런으로 인정해 동점을 이뤘다. 연장 11회 버니 윌리엄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한 양키스는 이후 1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고,2000년까지 4차례나 월드시리즈 패권을 잡으며 태평성대를 구가했다. 똑같이 홈에서 벌어졌지만 희비가 엇갈린 두 ‘홈런 해프닝’에서 양키스 팬들은 ‘제국의 몰락’을 이미 감지했는지도 모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근혜 ‘패러디 상심’

    “요즘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마음이 무거워지는군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5일 새벽 0시23분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게시판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박 전 대표는 영화 포스터 패러디 파문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알 수 없는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라고 운을 뗀 뒤 “잠을 이룰 수가 없는 밤에 또다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늦은 시간 여러분 마음의 글을 읽으면서,싸이 가족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배어 있는 정겨운 글이 그리워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썼다. 박 전 대표는 평소에도 미니홈피에 직접 사진을 올리고,글을 쓸 정도로 정성을 쏟는 편이다.빡빡한 일정에도 하루에 한번씩은 홈피를 클릭해 네티즌의 글을 읽는다. 이날 올린 글도 ‘박사모’를 자처하는 네티즌이 ““청와대에 항의하러 갑시다.”,“박근혜 의원님,참으면 병 납니다.”는 식으로 잔뜩 위로글을 남긴 것을 읽고 화답하는 형식으로 쓴 것이다. 이 때문에 마무리 에서는 “어렵고 힘든 나날 속에서도 마음을 의지하며 믿을 수 있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내일을 기다리게 된다.”고 ‘팬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패러디 파문이 야당 대표를 공격한 것임을 강조하듯 “세상이 상식을 넘어서 가고 있어도 우리 모두는 올바르게 서야 한다.”,“우리마저 흔들려 갈 길을 잃어버린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둠을 걷게 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한편 전여옥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상심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선일씨 피살사건이 알려진 지난달 23일 새벽에도 ‘핫라인’을 통해 박 전 대표에게 ‘직통’으로 보고할 정도였다는 전 대변인은 정작 이날은 자신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주변에 ‘전화는 받지 않겠다.’,‘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K리그 올스타 팬투표 1위 김남일

    ‘진공청소기’ 김남일(27·전남)이 프로축구 2004삼성하우젠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 영광을 차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3일부터 한달여 동안 K-리그 홈페이지와 각종 스포츠 관련 사이트,핸드폰 모바일 등을 통해 올스타전 팬 투표를 실시한 결과 29만 9521표를 얻은 김남일이 28만 6660표를 획득한 최진철(33·전북)과 28만 3179표의 이운재(31·수원)를 따돌리고 K-리그 최고 스타로 등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의 뒤를 이어 전남의 김태영(34)이 4위(27만 2446표)를 차지해 ‘월드컵 전사’들의 인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올림픽대표팀의 주장 조병국(23·수원)은 ‘젊은피’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5위(26만 8130표)에 올라 ‘포스트 홍명보’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역대 올스타전 최다 득점(8골)과 최다 최우수선수(3회) 수상에 빛나는 이동국(25·광주)은 통산 7번째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또 김병지(34·포항)는 감독 추천 선수로 선정돼 역대 최다 출전 기록(9회)을 세웠다.포지션별로는 골키퍼 이운재,수비수 최진철,미드필더 김남일,공격수 최성국(21·울산)이 각각 최고 득표를 차지했다. 조광래(50) FC 서울 감독과 전기리그 우승팀 포항의 최순호(42) 감독이 각각 중부팀과 남부팀을 이끌고 맞붙는 올스타전은 7월4일 오후 6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은 만두 어때요?

    오늘은 만두 어때요?

    만두는 사람을 살리자는 데서 유래됐다.소설 삼국지에선 제갈공명이 운남성(雲南省)의 여수(濾水)에서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람의 머리 대신 밀가루를 빚고 소·양고기로 속을 채워 만두를 제물로 썼다고 전한다.이곳에 사는 만이(蠻夷)족의 머리를 대신했다고 하여 만두(蠻頭)라고 부르다가 만두(饅頭)가 됐다는 것이다.인간애가 가득한 게 만두다. 만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된다.당시의 이름은 상화.밀가루에 술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야채나 팥 등을 넣어 찐 음식인데 요즘의 찐빵에 가까워 보인다.고려사엔 충혜왕때 궁궐 주방에서 상화를 훔쳐 먹은 사람을 처벌했다는 기록도 보이고,“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회회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로 시작하는 악장가사 ‘쌍화점’도 전해온다. 이렇듯 궁중에서 저잣거리로 나온 만두는 추운 북한 지역에서 더욱 발달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만두는 평양식과 개성식.평양식은 두부를 기본으로 숙주나물·부추·파·돼지고기를 소로 넣은 것으로 어른 주먹만하게 크다.만둣국은 양지머리와 사태를 삶아서 그 국물에 만두를 말아냈다.개성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앙증맞다.두부나 김치를 적게 넣는 대신 야채를 많이 넣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하다. 우리의 만두는 본산지 중국의 만두와는 좀 다르다.중국인은 만두를 ‘만터우’로 발음한다.만터우는 겉이나 속이 밀가루뿐이고 내용물이 없어서 대개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다.대표적으로 우리가 꽃빵이라고 부르는 ‘화쥐안(花卷)’,실가닥처럼 벗겨지는 ‘인쓰쥐안(銀絲卷)’이 있다. ‘자오쯔’로 읽히는 교자(餃子)가 우리의 만두와 매우 비슷하다.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민 다음 고기나 야채를 다져 넣고 찐 것이다.익히는 방식에 따라 물만두와 흡사한 수이자오(水餃),쪄내는 증자오(蒸餃),구워내는 궈톄(鍋貼)가 있다. 야채나 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싸서 먹는 음식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된 조리법이다.인도에는 감자와 야채를 소로 넣어 튀긴 ‘사모사’,이탈리아의 ‘라비올리’도 유명하다.남미에는 ‘엠파나다’,폴란드에는 ‘피에로기’가 있다. ‘만두파동’때문에 속터지는 주부들을 위해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이 ‘편수’와 ‘오징어 찐만두’ 조리법을 보여줬다.결혼 5년차·10년차인 주부 정성임(33),박복희(39)씨는 “여름 만두 편수는 처음 듣는다.”며 “만두 가게에서도 못봤다.”고 입을 모았다.만두피를 칼로 4각형으로 자르던 안 회장은 “편수는 개성지역의 향토음식이에요.변씨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 ‘변씨 만두’라고도 하지요.”라고 설명했다.“입맛없던 여름철 수라상에도 올렸던 궁중음식인 편수는 여름 재료인 호박·표고버섯·쇠고기를 속재료로 썼지요.”라며 편수를 빚었다.만두피 끝에 물을 묻히면 잘 붙는다는 게 안 회장의 설명이다. 안 회장은 “시중에 팔지 않는 편수를 집에서 만들어 찬 육수나 장국에 띄워 먹으면 한결 맛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고개를 끄덕인 두 주부는 편수와 만두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었다.만두 때문에 더 이상 속 터질 일 없을 듯했다. ■ 장소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안승춘과 만두 요리 조리 ●편수 재료 만두피 40장(밀가루 2컵,식용유 1큰술),쇠고기 300g,표고버섯 10장,애호박 1개,숙주나물 150g,육수 4컵,간장·참기름 1작은술씩,잣·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후추 15작은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만두피는 밀가루 2컵,물 ⅔컵,식용유 1큰술, 소금 약간 넣고 반죽해 밀어 8㎝ 정사각형으로 잘라 놓는다.(2)쇠고기는 곱게 다져 간장·후추·마늘·파로 양념해 팬에서 익힌다.(3)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자루를 떼고 가늘게 채썬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소금·후추로 양념해 살짝 볶는다.(4)숙주나물은 끓는 물에 삶아 물기를 꼭 짜 놓는다.(5)애호박은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다.(6)쇠고기·호박·숙주나물·표고버섯을 담고 파·다진마늘·후추·참기름을 넣고 양념해 소를 만든다.(7)만두피에 소를 한 숟가락 놓고 잣을 2개씩 넣어 삼각이나 사각 모양으로 빚는다.(8)양지머리 육수는 간을 맞추어 끓인 다음 (7)을 넣고 끓여 편수가 떠오를 때 냉수 2큰술을 넣고 끓여 담아낸다. ●오징어 찐만두 재료 만두피 60장,오징어 300g,부추 100g,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청주 1큰술씩,소금 ½작은술,다진 파 2큰술,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오징어는 내장과 껍질을 제거한 후 살만 곱게 다져 소금·깨소금·참기름·청주를 넣어 양념한다.(2)부추는 다듬어 씻은 후 0.5㎝ 길이로 썰어 놓는다.(3)오징어와 부추를 섞은 다음 다진 마늘·소금·후춧가루·깨소금을 넣고 양념하여 만두소를 만든다.(4)만두피에 (3)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넣고 만두피를 마주 덮어 꼭꼭 눌러 난꽃모양을 만든다.(5)찜통에 물이 끓으면 물을 축인 면보를 깔고 빚은 만두를 놓아 10∼12분간 찐다.(6)찐만두는 초간장에 찍어서 먹는다. ●군만두 재료 만두피 40장,다진 돼지고기 200g,부추 150g,다진 마늘 ½큰술,다진 생강·맛소금 (@)작은술씩,물 2큰술,후추 (C)작은술,간장·참기름 1큰술씩,식용유 만드는 법 (1)돼지고기는 살만 준비해 곱게 다진다.(2)부추는 깨끗이 다듬어 씻어 1㎝ 길이로 썬다.(3)(1)의 돼지고기를 그릇에 담고 간장·맛소금·후추·참기름·마늘·생강·물을 넣고 끈기가 나도록 젓는다.(4)(3)에 부추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5)만두피에 (4)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놓고 반으로 접어 주름을 잡아 군만두 모양을 만든다.일부는 반으로 접어 손가락 사이에 넣고 눌러 물만두 모양을 만든다.(5)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만두를 접시에 둥글게 담아 한번에 팬으로 밀어 넣고 한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온수 ⅓컵을 붓고 뚜껑을 닫아 수증기에 의해 만두가 익도록 하여 구워낸다. ●물만두 만두를 끓는 물에 넣고 삶아내어 냉수에 씻은 후 접시에 담아 낸다. ●만두피(군만두용) 재료 밀가루 3컵,뜨거운 물 ⅔컵,냉수 ⅓큰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뜨거운 물을 붓고 섞어 익반죽한다.(2)반죽에 냉수를 붓고 치댄다.(3)(2)를 물을 축인 면보에 싼 다음 30분가량 두었다가 다시 치대 만두피를 만든다. 초간장 간장 3큰술,식초 1큰술,설탕 ½작은술 ■이북만두 드셔보시라요 서울신문사 뒤쪽의 리북 손만두(776-7350)는 어른 주먹만한 평양식 만두로 유명하다.1인분에 만두는 달랑 세 개다.주인 박혜숙(64)씨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만두 한개에 2000원 꼴이라며 항의하지만 먹고 나면 조용히 셈을 치른다.”고 자랑했다.큼지막한 만두의 속을 헤집어 보니 두부·숙주나물·파·돼지고기가 나왔다. 올해로 문을 연지 16년째.그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대로 만두를 빚어낸다.접시만두(6000원)를 주문하면 참기름이 살짝 뿌려져 나온다.이 집의 만두에는 평양만두에 꼭 들어가는 김치가 안 들어간다.“처음에는 김치를 넣어 만들었지요.젊은 손님들이 ‘만두가 쉰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는 통에 이젠 김치를 넣지 안 넣습니다.” 여름엔 김치말이밥(5000원)도 많이 찾는 식단.얼음과 시원한 육수에 식은 밥을 김치에 띄워낸 것이다.개운하면서도 시원하다.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의 만두집(544-3710)은 시장 골목 같은 분위기다.만두만 23년째 빚고 있다.만둣국(6000원)엔 양지머리를 곤 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약간 얼큰하다.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 맞은 편의 평양면옥(2267-7784)은 냉면 못지않게 평양식 만두로도 널리 알려졌다.두부·숙주나물·파를 많이 넣어 만드는 만두는 담백하고 만두피는 졸깃하다.일인분에 여섯개가 든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각 6500원.이밖에 대치동 현대아파트 맞은 편 어랑손만두(566-2959)는 남양주의 서울리조트 부근 만두집의 분점이다.리조트 나들이객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면서 서울로 진출했다.만두를 터뜨려 뚝배기에 담고 국물을 부어 육개장처럼 빨갛게 끓여낸 어랑뚝배기(5500원)가 별미다.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용두동 사거리의 개성집(923-6779)은 아기자기한 개성식 만두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김포공항옆 메이필드호텔 한식당 봉래정(6090-5800)은 다음달 말까지 여름 보양식으로 숭어를 포 떠 만두피로 만든 숭어만두(5만원) 코스를 내놓는다. ■손만두 손맛 보세요 ‘한여름 흰 모시를 입은 여인네 같다.’는 편수.세검정에서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두 전문점 손만두(379-2648)가 여름 만두 편수를 내놓고 있다.박혜경(45) 사장은 “우리의 전통 음식이자 여름 별미인 편수를 하는 곳은 우리집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이 집의 편수는 오이·소고기·표고버섯 등으로 소를 만들었다.야채가 비교적 많이 든 까닭에 담백하면서 상큼했다.4각형의 모양도 깜찍하지만 만두피는 쫄깃하다.편수찬국(1만 1000원)은 찬 육수에 편수를 담아낸 것.육수는 소나무 숲속의 한 줄기 바람처럼 여름의 열기를 은은히 식혀주는 것이 특징.약간 신맛이 나면서 부드럽다.편수(8000원)는 쪄 낸 것으로 찐 만두와 맛이 비슷하다. 손만두집은 편수보다 만두로 더 먼저 유명세를 탔다.개성식으로 둥글고 귀엽게 빚은 만두에는 소고기의 사태 살코기를 쓴다.비계는 쓰지 않지만 감도는 기름기는 참기름이다.색동 만두도 금방 눈에 띈다.노란색은 당근,분홍색은 홍채두(비트),초록색은 시금치의 즙을 짜 반죽에 넣어 색을 냈다.물만두나 찐만두·소(야채)만두·만둣국·떡만두는 6000∼8000원이다. 저녁에는 만두 전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다.어른 서넛이 즐길 수 있는 만두전골(4만원)은 이북식 만두쟁반을 응용했다.팽이버섯·미나리·파·조랭이떡 등을 띄워 아기자기한 게 눈부터 즐겁다.전골 육수는 양지머리를 곤 것이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손수 빚은 색동 만두와 조랭이떡을 포장 판매하기도 한다.주방에 인공 조미료통이 아예 없다고 말하는 박씨는 “음식은 정성과 재료가 기본”이라고 말했다.재료에 정성을 다하면 구태여 조미료를 더할 필요가 없다는 대단한 자신감이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오늘은 만두 어때요?

    만두는 사람을 살리자는 데서 유래됐다.소설 삼국지에선 제갈공명이 운남성(雲南省)의 여수(濾水)에서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람의 머리 대신 밀가루를 빚고 소·양고기로 속을 채워 만두를 제물로 썼다고 전한다.이곳에 사는 만이(蠻夷)족의 머리를 대신했다고 하여 만두(蠻頭)라고 부르다가 만두(饅頭)가 됐다는 것이다.인간애가 가득한 게 만두다. 만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된다.당시의 이름은 상화.밀가루에 술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야채나 팥 등을 넣어 찐 음식인데 요즘의 찐빵에 가까워 보인다.고려사엔 충혜왕때 궁궐 주방에서 상화를 훔쳐 먹은 사람을 처벌했다는 기록도 보이고,“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회회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로 시작하는 악장가사 ‘쌍화점’도 전해온다. 이렇듯 궁중에서 저잣거리로 나온 만두는 추운 북한 지역에서 더욱 발달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만두는 평양식과 개성식.평양식은 두부를 기본으로 숙주나물·부추·파·돼지고기를 소로 넣은 것으로 어른 주먹만하게 크다.만둣국은 양지머리와 사태를 삶아서 그 국물에 만두를 말아냈다.개성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앙증맞다.두부나 김치를 적게 넣는 대신 야채를 많이 넣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하다. 우리의 만두는 본산지 중국의 만두와는 좀 다르다.중국인은 만두를 ‘만터우’로 발음한다.만터우는 겉이나 속이 밀가루뿐이고 내용물이 없어서 대개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다.대표적으로 우리가 꽃빵이라고 부르는 ‘화쥐안(花卷)’,실가닥처럼 벗겨지는 ‘인쓰쥐안(銀絲卷)’이 있다. ‘자오쯔’로 읽히는 교자(餃子)가 우리의 만두와 매우 비슷하다.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민 다음 고기나 야채를 다져 넣고 찐 것이다.익히는 방식에 따라 물만두와 흡사한 수이자오(水餃),쪄내는 증자오(蒸餃),구워내는 궈톄(鍋貼)가 있다. 야채나 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싸서 먹는 음식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된 조리법이다.인도에는 감자와 야채를 소로 넣어 튀긴 ‘사모사’,이탈리아의 ‘라비올리’도 유명하다.남미에는 ‘엠파나다’,폴란드에는 ‘피에로기’가 있다. ‘만두파동’때문에 속터지는 주부들을 위해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이 ‘편수’와 ‘오징어 찐만두’ 조리법을 보여줬다.결혼 5년차·10년차인 주부 정성임(33),박복희(39)씨는 “여름 만두 편수는 처음 듣는다.”며 “만두 가게에서도 못봤다.”고 입을 모았다.만두피를 칼로 4각형으로 자르던 안 회장은 “편수는 개성지역의 향토음식이에요.변씨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 ‘변씨 만두’라고도 하지요.”라고 설명했다.“입맛없던 여름철 수라상에도 올렸던 궁중음식인 편수는 여름 재료인 호박·표고버섯·쇠고기를 속재료로 썼지요.”라며 편수를 빚었다.만두피 끝에 물을 묻히면 잘 붙는다는 게 안 회장의 설명이다. 안 회장은 “시중에 팔지 않는 편수를 집에서 만들어 찬 육수나 장국에 띄워 먹으면 한결 맛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고개를 끄덕인 두 주부는 편수와 만두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었다.만두 때문에 더 이상 속 터질 일 없을 듯했다. ■ 장소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안승춘과 만두 요리 조리 ●편수 재료 만두피 40장(밀가루 2컵,식용유 1큰술),쇠고기 300g,표고버섯 10장,애호박 1개,숙주나물 150g,육수 4컵,간장·참기름 1작은술씩,잣·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후추 15작은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만두피는 밀가루 2컵,물 ⅔컵,식용유 1큰술, 소금 약간 넣고 반죽해 밀어 8㎝ 정사각형으로 잘라 놓는다.(2)쇠고기는 곱게 다져 간장·후추·마늘·파로 양념해 팬에서 익힌다.(3)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자루를 떼고 가늘게 채썬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소금·후추로 양념해 살짝 볶는다.(4)숙주나물은 끓는 물에 삶아 물기를 꼭 짜 놓는다.(5)애호박은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다.(6)쇠고기·호박·숙주나물·표고버섯을 담고 파·다진마늘·후추·참기름을 넣고 양념해 소를 만든다.(7)만두피에 소를 한 숟가락 놓고 잣을 2개씩 넣어 삼각이나 사각 모양으로 빚는다.(8)양지머리 육수는 간을 맞추어 끓인 다음 (7)을 넣고 끓여 편수가 떠오를 때 냉수 2큰술을 넣고 끓여 담아낸다. ●오징어 찐만두 재료 만두피 60장,오징어 300g,부추 100g,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청주 1큰술씩,소금 ½작은술,다진 파 2큰술,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오징어는 내장과 껍질을 제거한 후 살만 곱게 다져 소금·깨소금·참기름·청주를 넣어 양념한다.(2)부추는 다듬어 씻은 후 0.5㎝ 길이로 썰어 놓는다.(3)오징어와 부추를 섞은 다음 다진 마늘·소금·후춧가루·깨소금을 넣고 양념하여 만두소를 만든다.(4)만두피에 (3)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넣고 만두피를 마주 덮어 꼭꼭 눌러 난꽃모양을 만든다.(5)찜통에 물이 끓으면 물을 축인 면보를 깔고 빚은 만두를 놓아 10∼12분간 찐다.(6)찐만두는 초간장에 찍어서 먹는다. ●군만두 재료 만두피 40장,다진 돼지고기 200g,부추 150g,다진 마늘 ½큰술,다진 생강·맛소금 (@)작은술씩,물 2큰술,후추 (C)작은술,간장·참기름 1큰술씩,식용유 만드는 법 (1)돼지고기는 살만 준비해 곱게 다진다.(2)부추는 깨끗이 다듬어 씻어 1㎝ 길이로 썬다.(3)(1)의 돼지고기를 그릇에 담고 간장·맛소금·후추·참기름·마늘·생강·물을 넣고 끈기가 나도록 젓는다.(4)(3)에 부추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5)만두피에 (4)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놓고 반으로 접어 주름을 잡아 군만두 모양을 만든다.일부는 반으로 접어 손가락 사이에 넣고 눌러 물만두 모양을 만든다.(5)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만두를 접시에 둥글게 담아 한번에 팬으로 밀어 넣고 한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온수 ⅓컵을 붓고 뚜껑을 닫아 수증기에 의해 만두가 익도록 하여 구워낸다. ●물만두 만두를 끓는 물에 넣고 삶아내어 냉수에 씻은 후 접시에 담아 낸다. ●만두피(군만두용) 재료 밀가루 3컵,뜨거운 물 ⅔컵,냉수 ⅓큰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뜨거운 물을 붓고 섞어 익반죽한다.(2)반죽에 냉수를 붓고 치댄다.(3)(2)를 물을 축인 면보에 싼 다음 30분가량 두었다가 다시 치대 만두피를 만든다. 초간장 간장 3큰술,식초 1큰술,설탕 ½작은술 ■이북만두 드셔보시라요 서울신문사 뒤쪽의 리북 손만두(776-7350)는 어른 주먹만한 평양식 만두로 유명하다.1인분에 만두는 달랑 세 개다.주인 박혜숙(64)씨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만두 한개에 2000원 꼴이라며 항의하지만 먹고 나면 조용히 셈을 치른다.”고 자랑했다.큼지막한 만두의 속을 헤집어 보니 두부·숙주나물·파·돼지고기가 나왔다. 올해로 문을 연지 16년째.그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대로 만두를 빚어낸다.접시만두(6000원)를 주문하면 참기름이 살짝 뿌려져 나온다.이 집의 만두에는 평양만두에 꼭 들어가는 김치가 안 들어간다.“처음에는 김치를 넣어 만들었지요.젊은 손님들이 ‘만두가 쉰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는 통에 이젠 김치를 넣지 안 넣습니다.” 여름엔 김치말이밥(5000원)도 많이 찾는 식단.얼음과 시원한 육수에 식은 밥을 김치에 띄워낸 것이다.개운하면서도 시원하다.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의 만두집(544-3710)은 시장 골목 같은 분위기다.만두만 23년째 빚고 있다.만둣국(6000원)엔 양지머리를 곤 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약간 얼큰하다.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 맞은 편의 평양면옥(2267-7784)은 냉면 못지않게 평양식 만두로도 널리 알려졌다.두부·숙주나물·파를 많이 넣어 만드는 만두는 담백하고 만두피는 졸깃하다.일인분에 여섯개가 든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각 6500원.이밖에 대치동 현대아파트 맞은 편 어랑손만두(566-2959)는 남양주의 서울리조트 부근 만두집의 분점이다.리조트 나들이객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면서 서울로 진출했다.만두를 터뜨려 뚝배기에 담고 국물을 부어 육개장처럼 빨갛게 끓여낸 어랑뚝배기(5500원)가 별미다.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용두동 사거리의 개성집(923-6779)은 아기자기한 개성식 만두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김포공항옆 메이필드호텔 한식당 봉래정(6090-5800)은 다음달 말까지 여름 보양식으로 숭어를 포 떠 만두피로 만든 숭어만두(5만원) 코스를 내놓는다. ■손만두 손맛 보세요 ‘한여름 흰 모시를 입은 여인네 같다.’는 편수.세검정에서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두 전문점 손만두(379-2648)가 여름 만두 편수를 내놓고 있다.박혜경(45) 사장은 “우리의 전통 음식이자 여름 별미인 편수를 하는 곳은 우리집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이 집의 편수는 오이·소고기·표고버섯 등으로 소를 만들었다.야채가 비교적 많이 든 까닭에 담백하면서 상큼했다.4각형의 모양도 깜찍하지만 만두피는 쫄깃하다.편수찬국(1만 1000원)은 찬 육수에 편수를 담아낸 것.육수는 소나무 숲속의 한 줄기 바람처럼 여름의 열기를 은은히 식혀주는 것이 특징.약간 신맛이 나면서 부드럽다.편수(8000원)는 쪄 낸 것으로 찐 만두와 맛이 비슷하다. 손만두집은 편수보다 만두로 더 먼저 유명세를 탔다.개성식으로 둥글고 귀엽게 빚은 만두에는 소고기의 사태 살코기를 쓴다.비계는 쓰지 않지만 감도는 기름기는 참기름이다.색동 만두도 금방 눈에 띈다.노란색은 당근,분홍색은 홍채두(비트),초록색은 시금치의 즙을 짜 반죽에 넣어 색을 냈다.물만두나 찐만두·소(야채)만두·만둣국·떡만두는 6000∼8000원이다. 저녁에는 만두 전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다.어른 서넛이 즐길 수 있는 만두전골(4만원)은 이북식 만두쟁반을 응용했다.팽이버섯·미나리·파·조랭이떡 등을 띄워 아기자기한 게 눈부터 즐겁다.전골 육수는 양지머리를 곤 것이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손수 빚은 색동 만두와 조랭이떡을 포장 판매하기도 한다.주방에 인공 조미료통이 아예 없다고 말하는 박씨는 “음식은 정성과 재료가 기본”이라고 말했다.재료에 정성을 다하면 구태여 조미료를 더할 필요가 없다는 대단한 자신감이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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