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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그라운드 밖의 땀 냄새 밴 ‘명언’

    “한 골이면 충분하다.”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당시 이탈리아 팀 주장 프란체스코 토티가 내뱉은 말이다. 이 말로 토티는 한국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이 말은 축구계의 속담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수문장 올리버 칸도 지난 3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큰 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일종의 번외 경기라고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그라운드 바깥에서는 선수와 감독들의 ‘명언’이 종종 탄생한다. 예컨대 “나는 온갖 나쁜 일을 했다. 그러나 축구를 더럽히는 일은 하지 않았다.”는 마라도나의 발언은 유명하다. 실제로 그는 유일무이한 축구의 경지를 보여줬다. 토털 사커의 창시자 리누스 미헬스 감독은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일 뿐이다.”며 승리를 위한 절치부심뿐만 아니라 늘 승패의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고독감까지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축구는 생태학적 균형을 잡는 스포츠다.”는 말도 있다. 전 레알 마드리드의 기술고문 호르헤 발다노가 한 말인데, 소설가이기도 한 그는 ‘굳센 체력’만 앞세우고 ‘슬기로운 마음’은 뒷전으로 밀쳐내는 현대 축구를 비판했다. 축구의 기술·심미적 밸런스의 중요성을 드러낸 말이다. 한국축구에도 ‘말잔치’는 있었다. 그런데 대개는 “최선을 다하겠다.”,“팬에게 감사한다.”는 식의 천편일률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선수가 축구장 안에서 온 정열을 다 쏟아냈으면 그것으로 족할 뿐 기자회견에서 그럴 듯한 말을 지어낼 필요는 없다. 언론의 공세에서 선수를 보호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팬들이 언론을 통해 선수를 만나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젠 보다 적극적이고 개성있는 발언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억지로 지어낸 ‘멋진 말’은 매력적이지 않다. 명언이란 멋을 부린 말이 아니라 선수와 감독이 축구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낸 뒤 얻어낸 ‘성찰’에서 나오는 법이다. 그래서 축구장의 명언에는 향기가 아니라 진한 땀 냄새가 배어 있다. 2007년 아시안컵이 시작됐다. 홍명보 코치의 현지 인터뷰에서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값진, 한국 축구의 현실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명언이 들렸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의 경기하는 방법이 틀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체력만 강조한 것도 고쳐야 하며 선수들이 너무 정직한 것도 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머리에 피가 나야만 잘 하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과연 그렇다.‘불굴의 투혼’이니 정신력 싸움’이니 하는 말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어떤 한계점에 한국 축구는 도달한 것이다. 이제는 그 이상을 지향해야 할 때다.‘머리가 피에 나도’ 뛰어야만 하는 투혼으로는 부족한 경지가 따로 있다.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그 새로운 대지를 젊은 선수들이 밟아보기를 기대할 뿐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한나라 3차 정책토론회] 돋보인 돌발질문·재치 문답

    “이 후보는 이라크에서 몇 명이 매일 죽는지 알고 있습니까.”(고진화 후보)→“거, 뭐 매일 다르겠죠.”(이명박 후보) “박 후보는 북한이 왜 BDA(방코델타코리아) 문제에 그렇게 집착한다고 생각하나.”(홍준표 후보)→“특별히 집착하는 것은 북한에 물어봐야지 내가 알 수 없다.”(박근혜 후보) 대전 평송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3차 정책비전대회에서는 돌발 질문과 재치가 돋보이는 답변이 오갔다. 각 후보 지지자 5000여명(경찰 추산)이 대형 현수막과 북·꽹과리·장구 등을 동원해 응원하며 뿜어낸 열기도 뜨거웠다. 그러나 ‘평온했던´ 1·2차 토론회와 달리 각 후보 지지자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명박 후보의 연합 팬클럽인 MB연대 회원 1000여명은 최근 청와대와 범여권의 검증 공세와 관련, 토론회장 앞에서 ‘노무현 정권 규탄대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에서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홍 후보는 박 후보의 대북관·안보관·외교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저격수’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박 후보도 홍 후보의 날 선 질문을 재치있게 피해나갔다. 고진화 후보도 이 후보의 대북 정책을 집요하게 비판했지만 이 후보의 유연한 답변으로 큰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대전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칸 페스티벌] 시네마 대상 춘추전국 ‘밀양’ 깜짝 황금종려상?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 제60회 칸 국제영화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16일 개막 이후 다양한 화제를 뿌리며 27일 시상·폐막식을 앞두고 있다.25일(현지 시간) 현재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경쟁부문 수상작이다. 예년에 견줘 유력한 후보작이 떠오르지 않아서인지 르 피가로, 르 몽드 등 주요 언론을 비롯, 수많은 사이트에서 ‘대상 추천작’을 묻는 설문조사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밀양’ 수상 여부 촉각 한국의 가장 큰 관심은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두 작품의 수상 여부다. 경쟁부문에 한국 영화 두 편이 오른 것은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처음이다. 현재까지 영화전문 잡지의 평가 등 현지 반응에 비춰 보면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김기덕 감독의 ‘숨’보다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공식 시사회 이전부터 언론의 관심을 모았던 ‘밀양’은 23,24일 시사회 이후에도 호평을 받았다. 우선 현지 데일리 ‘스크린’에서 프랑스 대중문화 비평지 ‘포지티브’의 미셸 클레망으로부터 만점인 평점 4점을 받았다.‘스크린’평가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은 평균 3.2점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기우 감독의 ‘4개월,3주 그리고 2일’, 코언 형제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두 편이다. 또 ‘밀양’은 25일자 ‘프 필름 프랑세’로부터 4점 만점에 평균 2.6점을 얻었다. 전체적으로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밀양’의 개별상 수상을 예감케 하는 청신호도 많다.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회 뒤 반응이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비슷했다.”며 감독상 수상 가능성을 내다봤다. 특히 유럽 언론들은 여주인공 신애 역의 전도연의 열연에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화담당인 기자인 윌프리드 엑스브라이야트 기자는 “전도연이 섬세한 감정연기를 잘 소화했다.”며 사견을 전제로 “여우주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지도 전도연의 연기를 호평했다. ●독살당한 러시아 전 정보요원 다큐 ‘깜짝 발표’ 한편 영화제 막판에 독살당한 러시아 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26일 상영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리트비넨코의 친구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온 안드레이 네크라소프 감독이 연출한 ‘반란:리트비넨코의 경우’는 조직위원회가 제작단계부터 비밀을 유지하면서 영화제 막판에 ‘비밀병기’로 띄웠다. 감독은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사람들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드라마 ‘한 여학생의 일기’가 칸 영화제에 처음으로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18일 영화 수입업자 시사회에 이어 21,24일 시사회가 열렸다. 북한에서 800만명의 관람했다는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사 ‘프리티 픽처스’가 지난해 18월 평양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본 뒤 판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할리우드 스타들에 대한 열광도 여전했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오션 13’이 상영된 24일 칸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근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보려는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앞서 21일 열린 안젤리나 졸리의 기자회견 때도 카메라 기자들과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vielee@seoul.co.kr
  • 오월, 뮤지컬 속으로

    오월, 뮤지컬 속으로

    5월의 뮤지컬 팬들은 행복하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의 교과서’로 불리며 장기상연된 명작 뮤지컬이 3편이나 막이 오른다. 오는 18∼2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킹 앤 아이’는 195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5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작품이다. 대머리 배우 율 브리너가 주인공인 태국 시암의 왕 역할을 맡아 퉁명스럽게 “기타 등등, 기타 등등(et cetera)”을 외치는 모습은 아직도 고전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러시아 출신의 이 배우는 1985년 폐암으로 사망했지만, 그가 1000번이 넘게 공연한 왕 역할은 작품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국내에선 지난 2003년 탤런트 김석훈이 시암의 왕 역할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변신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브로드웨이 제작팀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 왕 역할은 드라마 ‘ER’와 뮤지컬 ‘미스 사이공’ 등에 출연한 폴 나카우치가 맡았다. 시암의 왕자, 공주 역할로 출연하는 아역배우 14명은 한국 어린이들로 캐스팅됐다. 서울에 이어 6월2∼9일 일산 아람누리 극장과 6월15∼2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도 공연된다.4만∼12만원.(02)541-2614. 올해로 공연 50주년을 맞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한국 배우들이 새롭게 26일∼7월1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1958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89년부터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되며 류정한, 김소현과 같은 뮤지컬 스타를 배출했다. 이번에는 ‘명성황후’의 윤영석과 ‘마리아 마리아’의 소냐가 주인공을 맡아 연인으로 출연한다. 반세기가 넘도록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미국 이민자 사회의 갈등으로 재해석해 사랑의 힘을 노래했기 때문이라고 제작사측은 설명했다. 이 뮤지컬은 세계적인 작곡가 레오너드 번스타인의 음악과 현대무용의 거장 제롬 로빈스의 감각적인 안무로 브로드웨이 뮤지컬답게 화려한 무대를 만들었다. 미국에서의 초연 당시 734회의 장기공연을 하고 영화로 만든 작품도 성공을 거두며 브로드웨이의 황금기를 이끌었다.5만∼8만 5000원.(02)3141-1345.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캐츠’는 4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를 찾는다. 이번에는 제1회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해외초청 작품으로 대구에서 먼저 공연된다.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부산 국제영화제를 통해 부산이 아시아 최고의 영화도시로 거듭났듯이, 대구를 아시아의 대표적 뮤지컬 도시로 키우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대구에는 1000석 규모의 공연장 7곳과 11개 오페라단의 2500명이 활동하며, 경북지역까지 포함하면 27개 대학에 46개나 개설된 관련학과 등 제작 인프라가 풍부하다. 서울을 제외하면 극장 시설이나 관객의 예매율과 호응도 면에서 대구는 지방 제1의 뮤지컬 도시라는 평이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캐츠’가 4년전 대구에서 30회 공연에 34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방 공연의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31일∼7월1일 대구 오페라하우스 공연 이후 7월6일∼9월2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어 광주, 대전까지 4개 도시에서 다섯달 동안 내한 공연을 펼친다.4만∼14만원.(02)501-788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명작 뮤지컬 관람 포인트 ●캐츠 이미 볼 사람은 다 봤다는 뮤지컬. 전세계 6500만명, 한국에서도 38만명이 관람했다. 이번은 런던 공연 종연 이후 전세계 유일한 투어팀의 마지막 공연. 과거 내한공연과 겹치는 배우도 있지만, 대체로 캐스팅 연령이 낮아져 화려한 안무의 진가를 맛볼 수 있다. 극중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는 유명 가수들이 180여차례나 녹음한 ‘캐츠’의 대표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뉴욕시 웨스트 사이드를 무대로 미국계 불량청소년 집단인 제트단과 푸에르토리코계 샤크단의 세력 다툼과 함께 토니와 마리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소냐가 부르는 대표곡 ‘투나이트’를 주목할 것. ●킹 앤 아이 젊은 영국 미망인이 시암(현재 태국)의 왕 초청으로 궁중 가정교사로 일하며 문화 갈등을 극복하고 왕과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 아시아 문화를 신기한 볼거리로만 여기는 데다 일국의 왕이 미망인을 사랑한다는 것이 서구중심적 시각이란 비판이 있다. 왕이 여주인공과 춤출 때 나오는 노래 ‘셸 위 댄스’는 일본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 인기스타 문희(文姬)가 약(藥)은 왜먹어

    인기스타 문희(文姬)가 약(藥)은 왜먹어

    「톱·스타」 문희가 음독했다는 「쇼킹」한 소문이 지난 주 영화계 주변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끝없이 전파 확대되어 갔다. 놀라운 것은 이 문희 음독설을 그럴싸하게 받아들이는 층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문희 자신은 자기의 뜬소문을 그대로 믿는 층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오히려 충격을 느끼고 있는 표정. 방문 두드려도 안일어나 가족들이 놀란것은 사실 소문의 진원은 7월24일 문희가 그날 출연키로 된 3편의 촬영「스케줄」을 「팡크」낸데서부터 시작됐다. 이 날 그녀는 『샹하이 출신』(변장호(卞長鎬) 감독) 『결혼대작전』(최훈(崔薰) 감독) 『속·꼬마신랑』(이규웅(李圭雄)) 등 세 영화 촬영 계획이 서있었고 이 영화의 제작부 사람들이 아침부터 문희 집에가서 그녀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이 날 아침 문희는 평소 같으면 충분히 일어날 시간인데도 잠자리에서 나오질 않았다. 10시께 이상하다싶어서 심부름하는 소녀 김모양(18)을 2층 문희의 침실에 올려보냈다. 잠귀가 유달리 밝아서 한두번의 「노크」에도 눈을 번쩍 뜨는 문희가 이날은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깨어나지 않았다는 것. 이상하게 생각한 김양이 열쇠구멍으로 들여다 봤을때 문희는 죽은듯 누워 있었다. 놀란 가족들이 뛰어올라 잠긴 문을 열고 가까스로 자리에서 일으켰다. 이성관계다, 가정문제다 그럴싸한 소문 나돌지만 여기서 소문은 일단 문희가 수면제를 먹은 것으로 났다. 그리고 잠자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살할 목적으로 먹은 것이란 추측이 그럴싸하게 뒤따랐다. 몇해전 자살한 「마릴린·몬로」를 연상케 하면서 이 한국의 「톱·스타」가 왜 세상을 버리려 했는가에 관한 해석이 구구하게 퍼졌다. 그 해석을 크게 분류하면 첫째가 「이성관계의 고민」이고 그 다음이 「가정문제」 그리고 「영화에 대한 환멸과 의욕상실에서 온 비판」등이다. 결혼적령기의 남녀치고 이성문제에 대한 그나름의 집념이 없을수 없다면 「스타」문희도 예외일 수없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더구나 「한국에서 제일 예쁜 배우」인 그녀에겐 그녀의 표현대로 「엉뚱한 스캔들」이 적지않이 있었다. 「베일」속에 곧잘 감추어졌던 이 「엉뚱한 스캔들」이 이번에 다시 표면화 하지 않았느냐는게 이 첫번째 문제에 관한 추리였다. 그 다음 가정문제. 평소 문희와 가까이 지냈다는 한 사람은 그녀가 곧잘 『속상해 죽겠다』 『중이 되고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족관계를 보면 어머니 서여사(55)아래 4남1녀의 외딸. 오빠가 셋이고 남동생이 하나다. 표면상 다복한 가정의 귀염동이 외딸이고 사실상 서울 장위(長位)동 그녀의 집 분위기는 그다지 어두운 구석이 안보인다. 문희에게 딸린 식구는 운전사 2명, 「스케줄·맨」 한사람, 심부름하는 소녀 한사람 그리고 식모가 2명. 오빠 2명은 결혼해서 분가했고 나머지 식구가 11명이다. “너무 엉뚱한 소문때문에 진짜 아파도 누울수 없어” 한 사람은 문희의 짐이 너무 무겁다고 동정의 빛을 띠었다. 촬영장에서 과로로 곧잘 졸도하면서 문희는 평균 20편의 영화를 겹치기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큰 돈을 모으지도 못했다』고 자못 동정적 발언. 염세·비관론은 위 두가지 문젯점과 직결된다. 「데뷔」한지 5년이 지난 그녀는 겹치기 출연이 연기자의 생명을 단축한다는 것을 모를, 그런 무분별한 입장은 아니다. 작품에 대한 정열도 욕심도 「데뷔」때처럼 폭발적일 수는 없다. 정상을 극복했다는 포만감 뒤에 어쩔수 없이 느낄 「매너리즘」과 허탈감을 수습 못한채 지금도 20편의 영화에 강행군한다는건 마음내키는 즐거운 활동이 못된다. 이것은 문희와 같은 또래의 윤정희(尹靜姬)나 남정임(南貞妊)의 경우도 마찬가지. 다만 「유달리 내성적인」 문희에게 이 허탈감이 쉽사리 찾아 들었으리라는 관측이고 그것이 이 가상적인 음독설의 이유로 등장했다. 물론 이런 이유는 문희가 약을 먹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닌 한 근본적으로 참새떼의 입방아가 되고만다. 그러나 인기연예인이나 명사의 신상문제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벗겨지고 분석된다면 문희에게 던져진 「구설수」는 예상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정도의 의미는 있다고 할는지…. 어쨌든 문희는 『수면제를 먹기는 커녕 보지도 못했다』고 펄펄 뛰었다. 『아마 그날 왔던 제작부 사람들이 잘못알고 퍼뜨린 소문같다』면서, 『너무 엉뚱한 소문때문에 아파도 누워있을 수조차 없다』고 안타까와 했다. “촬영 마치고 새벽에 귀가 10시까지 정신없이 잔것” 그녀의 말을 들으면 그날따라 몸이 몹시 아팠다. 전날인 23일에도 몸살 기운이 있어 촬영장에서 짜증을 냈다. 뚝섬에서 『약속은 없었지만』이란 영화촬영중 짜증을 내다가 조문진(趙汶眞)감독과 말다툼까지 했고 새벽 5시께 집에 와서는 『몸도 아프고 짜증도 나서 실컷 울었다. 그리고 아침 10시께까지 정신없이 잤다』는 것. 10시께 문을 두드릴 때는 눈은 떴으나 극도로 피로해서 일어날 기력을 잃었고 「알보민」이란 주사를 맞은 뒤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는 것. 그런데 문양의 한 측근이 대기하고 있던 제작부 사람들에게 『도저히 일어나지 않으니 촬영장에 가서 양해를 구해달라』고 말한 것이 음독설로 확대된 전말이라는 것이다. 그날 이후의 동정을 「체크」해 보면, 문희는 24일 낮 밤 촬영을 모두 쉬고 25일엔 가족들과 청평(淸平)쪽으로 「드라이브」했고, 26일부터는 『5형제』(고영남(高英男) 감독) 『누가 그 여인을 모르시나요』(이상언(李尙彦) 감독) 등의 촬영에 다시 들어갔다. 어째서 그런 소문이 그럴싸하게 퍼지고 있는지 - 이점이 바로 문희와 그의 가족을 가장 불쾌하게 만든 것 같다. 문희의 어머니 서여사는 말했다. 『바쁜 「스케줄」때문에 피로하고 몸도 약하기는 하지만 배우생활을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다. 집에 와서는 별 불평없이 잘 지내고 있다. 딴생각을 하고 있을 까닭이 없다』 그리고 장본인인 문희도 『제가 뭣때문에 약을 먹었겠어요? 염려해주는 건 고맙지만 엉뚱한 소문때문에 정작 나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오해될까봐 걱정이예요』 호기심과 신비의 「베일」속에 가려져 있는 「스타」의 사생활이 이렇게 엉뚱한 소문을 낳는다는 증거. 그러나 문희와 그 가족들은 이번 뜬소문을 『고마운 교훈으로 잘 소화하겠다』고 그들 나름으로 의미를 붙였다.
  • 치솟는 스타 출연료 “이건 아니잖아~”

    치솟는 스타 출연료 “이건 아니잖아~”

    방송가 연예인의 출연료는 얼마나 될까. 미니시리즈 한편에 출연해 수십억원을 버는 탤런트가 있는가 하면 생활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조연급도 많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스타급의 천정부지 몸값 때문에 드라마 제작이 힘들다고 방송사 및 제작사들은 아우성이다. 반면 연예인과 기획사측은 한류열풍과 언론매체의 다변화로 드라마 수요가 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항변한다. 연예인 시장에서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는 데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겪는 통과의례라는 설명이다. 보통 60분짜리 드라마는 회당 1억원 안팎을 들여 찍는다. 그런데 스타 한명에게 2500만원 이상의 출연료와 인기작가에게 2000만원의 원고료를 준다. 따라서 나머지 조연들과 스태프, 무대장치 등 드라마 제작에 투자할 여력은 거의 없다. 이는 곧 드라마의 제작부실과 시청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대박을 좇는 기획사들의 난립 등의 문제점으로 연결되고 있다. # 스타 연예인 얼마나 받나 김종학프로덕션 등 드라마 제작사 31곳이 모여 지난해 9월 발족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최근 체제를 갖추고 본격적인 제작현실 개선에 나섰다. 김승수(전 MBC 드라마국장) 사무총장은 6일 “스타들의 높은 출연료와 인기작가들의 고액원고료, 드라마 저작권 문제 등이 제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사들은 방송사로부터 미니시리즈 기준 회당 8000만∼1억원의 제작비를 받고 있으나 실제작비는 두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더욱 방송사에서 받는 제작비 가운데 무려 60∼80%가 주연배우들의 개런티와 작가들에게 지급하는 작가료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제작사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출혈도 고액 출연료 지급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탤런트들의 출연료는 방송사가 미리 정하고 있다. 활동연차와 경력 등에 따라 매년 등급을 결정, 그 기준에 따라 지급한다. 그러나 스타급 연기자들에겐 이 등급기준이 무의미하다. 지난해 초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 출연한 손예진은 1회 출연료로 당시 최고인 2500만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후 스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서 MBC ‘여우야 뭐하니’의 고현정도 회당 25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방송가에선 스타급 여배우 몸값의 하한선이 2500만원이 되었다며 요즘은 “무조건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남자 배우의 지존은 ‘욘사마’ 배용준. 오는 5월 MBC를 통해 방영될 ‘태왕사신기’에서 그가 받는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방송계의 정설은 회당 ‘1억원’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측은 “드라마의 해외판매액 등 흥행성적에 대한 성과급까지 모두 합하면 1억원쯤 될지 몰라도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이외에도 전도연, 김희선, 이요원, 송혜교, 하지원, 권상우 등도 1회당 20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급’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년간 영화만을 고집하고 있는 장동건, 정우성 등이 드라마 시장에 뛰어들 경우 지금까지의 출연료 순위는 완전히 새로 써야 할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 인기작가도 스타 못잖아 스타급 작가들의 몸값도 장난이 아니다.‘사랑과 야망’의 리메이크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김수현. 그의 회당 원고료는 3000만원 정도로 선두권. 다음 레벨인 회당 2000만원 이상을 받는 작가들도 크게 늘었다. 사극과 대하드라마에서는 ‘주몽’ ‘허준’의 최완규,‘대장금’ ‘서동요’의 김영현,‘태조 왕건’ ‘야인시대’의 이환경,‘다모’ ‘주몽’의 정형수 작가 등이 톱클래스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에 이어 ‘하늘이시여’를 히트시킨 임성한,‘바람은 불어도’ ‘장밋빛 인생’의 문영남,‘그대 그리고 나’ ‘그 여자네 집’의 김정수 작가 등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최완규 작가는 “최근 몇년 새 연기자나 작가의 원고료가 비상식적으로 오른 것은 인정한다. 이것이 드라마 제작구조에서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위적인 조정은 힘들 것 같다.”며 시장원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한류의 거품을 걷어라 이처럼 치솟는 연예인 몸값의 가장 큰 원인은 ‘한류 열풍’의 부작용이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송프로그램 수출액은 1억 4774만달러(약 1330억원), 드라마의 편당 평균수출단가는 4378달러(약 400만원)이다. 드라마의 해외수출뿐 아니라 DVD와 각종 캐릭터사업 등 부가적으로 얻는 수입이 몇년 사이에 급증했다. 그래서 대형드라마 제작사들이 회당 ‘한류 스타’들에게 억대의 출연료를 주고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일본시장에서 DVD 판매를 보장할 수 있는 배용준, 이병헌, 권상우 등에게 언제든지 1억원 이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반(反)한류의 바람이 불면서 한류 스타들이 고작 ‘팬사인회’나 하는 등 해외 팬관리에 엉망인 실정이다. 또한 방송사 외주제작 의무편성비율이 40%까지 높아지면서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함께 하는 거대 제작사들의 등장도 스타들의 몸값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부작용도 심각해 ‘스타 권력화’ 현상의 심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얼마 전 중견배우 천호진은 ‘한국 드라마는 사실상 사망했다.’고 말했다. 일부 스타들에게 제작비의 대부분이 들어가 드라마 발전이 없는 것을 빗댄 것이다. 제작비에서 스타 2명의 출연료로 절반을 떼주는 현실에서 세트·의상·소품 등 미술비와 음향·조명시설비, 조연·엑스트라 인건비 등 프로그램 완성도를 위해 필요한 데 드는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곧 드라마 산업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MBC 정운현 드라마국장은 “2년 전부터 출연료와 작품료가 비정상적으로 올랐다. 스타들의 높은 몸값을 메우기 위해 다른 예산을 삭감하거나 부족분은 협찬을 받아 꾸려가다 보니 과도한 간접광고와 협찬사의 개입으로 작품 완성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스타의 몸값 조정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정 국장은 “지나치게 스타에 의존하기보다 감각적인 영상과 과감한 신인의 발굴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하윤금 박사는 “일본이나 미국처럼 인기도·시청률 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제작비를 투명하게 공개해 경쟁적으로 몸값을 올리는 폐해를 막아야 한다.”며 출연료를 책정하는 정확한 시스템의 도입이 급선무라고 제시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부시 남미 순방은 좌파 깨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남미 순방 목적은 ‘21세기 팬(Pan) 아메리카주의’ 세일? 부시 대통령의 남미 5개국 순방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히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를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좌파 분열’ 외교 정책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멕시코, 브라질, 우루과이,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을 방문한다.이는 부시 대통령 순방을 앞두고 남미 각국을 방문 중인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9일(현지시간) 느닷없이 제시한 ‘팬 아메리카주의’ 때문이다. 번스 국무부 차관보가 피력한 ‘팬 아메리카주의’가 중남미에서 상실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고 우군과 적군을 재확인, 새 ‘동맹 지도’를 그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부시 순방이 온건·중도·강경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좌파 벨트’ 내부 분열 작업의 시작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적어도 사사건건 미국과 대립하며 남미 좌파 수장으로 떠오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고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21세기 팬 아메리카주의’ 자체가 차베스 대통령의 ‘21세기 사회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베네수엘라 정부는 12일 부시 순방은 중남미를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외무장관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중남미 분열 전략은 ‘시간낭비’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한나라 빅3 경선전초전 ‘3色 스타일’

    한나라 빅3 경선전초전 ‘3色 스타일’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빅3’의 최근 행보가 흥미롭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후보검증과 관련,‘창과 방패’ 대결을 벌이고 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고건 전 총리의 대권 레이스 중도하차 이후 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상종가를 칠 기세다. 이들 세 주자의 선거캠페인을 복싱 스타일에 비유하는 등 다채로운 관전평도 화제다. ●朴, 黨 자제촉구에도 전투모드 박근혜 전 대표는 당 지도부의 거듭된 자제 경고에도 불구하고 검증 공방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선 후보의 검증은 꼭 필요하다. 대선 승리를 위해 예방주사나 백신을 맞는 기분으로 거를 것은 걸러야 한다.”며 후보검증의 필연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후보검증 자체는 다음달 초 구성될 당 경선준비위원회에 일임한다고 하더라도 이전까지는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계속 문제제기를 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李, 철저한 무대응 전략 이명박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와 직접 맞서지 않고 철저하게 링 사이드로 빠지는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거는 싸움에 말려들 경우 득보다 실이 크다는 계산이다. 이 전 서울시장은 거의 한 달 만에 경남을 시작으로 지역 민생행보를 재시동하는 등 철저히 외곽을 돌며 경제 챙기기에 매진하는 모습으로 실리전을 펴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9일 마산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모범운전자연합회 경남지부 회원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화합해야 하고 단결이 중요하다. 다른 말은 필요없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단결과 화합”이라면서 박 전 대표의 ‘백신론’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피했다. 이 전 시장 팬클럽인 ‘MB 연대’가 이날 검증공방 상호 자제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孫, 與구애속 몸값 높이기 최근 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 전 지사는 “여차하면 한나라당을 탈당할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와 함께 정국개편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려는 ‘강·온 작전’을 펴고 있다. 아직 당내 지지도가 낮아 ‘이-박’ 검증전에 가세하기보다는 ‘민심 대장정’을 펼치며 가상 대결을 앞두고 혼자서 연습하는 ‘섀도 복싱’을 구사 중이다. 손 전 지사는 19일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을 찾아 당직자 및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권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손학규가 한나라당에서 대접을 받지 못해서 자꾸 저쪽(여권)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저평가 우량주’로 대접받는 서운함을 표현했다. 한편 소설가 이문열씨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 녹화에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 먼저 마시고 있다.”,“내전의 칼로 쓰이는 것은 아주 안 좋아 보인다.”는 등 주자들간 때이른 검증공방을 간접 비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선관위 “가이드라인 마련할것”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관계법에서 예비 대선후보의 팬클럽과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규정이 모호해 큰 혼란이 우려된다는 보도(서울신문 1월8일자 1·4·5면)에 따라 8일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온 국민이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관계법 개정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의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의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팬클럽과 UCC 관련 기사는 발전적인 비판이었고, 실무부서에서 참고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팬클럽 활동,UCC 선거운동 방식 등의 내용을 포함해 정치관계법을 안내하는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사례와 유권해석을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사전에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팬클럽과 대선주자 캠프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안티 팬들과 대화할 생각 전혀 없어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007 카지노 로얄’에서 새로운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는 11일 “나의 캐스팅에 대한 안티 팬들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면서 “하지만 그들과 논쟁을 벌이거나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크레이그와 마틴 캠벨 감독,‘본드걸’ 카테리나 뮤리노 등 ‘007 카지노 로얄’의 주요 배우와 감독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영화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방한 기자회견에 나섰다. 크레이그는 “나의 캐스팅을 비난하는 안티 팬들이 인터넷 등에 올린 글들을 모두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내 무시했고 영화를 찍는 데만 집중했다.”면서 “그들이 그런 비난을 한 것은 내가 싫어서는 아니었을 테지만, 그들과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감독·배우들과의 일문일답.▶한국에 온 인상이 어떤가.-“어제 뮤지컬 ‘명성황후’를 관람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 안무와 의상, 노래 모두 완벽했다.(카테리나 뮤리노)”-“나는 뮤지컬을 관람하지 않고 절을 방문했다. 기도가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대니얼 크레이그)”▶처음 제임스 본드 역으로 캐스팅됐을 때 비판여론이 많았다는데.-“맞다. 처음 캐스팅됐을 때 그런 비판이 많았다. 아마 기존 007 팬들이 제임스 본드라는 인물에 대한 애정이 넘쳐서였을 것이다. 아마도 내가 싫어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았다. 인터넷 등에서 나를 비난하는 글들을 모두 읽어봤다. 그러나 무시하고 영화를 진행했다.(크레이그)”▶‘카지노 로얄’은 어떤 점들이 이전 007 시리즈들과 차별화됐나.-“무엇보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에 최대한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책 내용을 읽어보면 매우 현실적이다. 그 때문에 본드의 캐릭터를 (이전 시리즈들보다) 훨씬 더 인간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마틴 캠벨 감독)”-“첫번째 시리즈이기 때문에 본드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완전히 완성되기 이전이다. 본드걸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인간적이고 실수도 하는 약한 면이 있는 캐릭터란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크레이그)”▶007은 영국 입장에서 보면 유능한 첩보원이지만, 제3세계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많은 인물이다.-“좀 어렵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본드는 어쨌든 실수를 저지르는 인물이다. 그런데 분명 알아야 할 것은 그는 살인이 직업인 사람이란 것이다.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 살인을 한다. 본드 영화의 틀을 보면 나쁜 사람을 쫓아가고 잡는 그런 형태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픽션이고 판타지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다.(크레이그)”▶이전 시리즈의 본드 중 역할 모델이 있었는지.-“이전 본드들과 비교는 안했다. 개인적으로 역대 007 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숀 코너리다.(크레이그)”▶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이전 시리즈인 ‘어나더데이’에서 한국에 대해 왜곡해 묘사한 부분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한국영화 팬이다. 감독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올드 보이’와 ‘친절한 금자씨’(이상 박찬욱 감독)를 재미있게 봤다.‘어나더데이’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코멘트 못하겠다.(크레이그)”-“제목은 잘 모르겠지만 6·25를 주제로 한 한국 영화(아마도 ‘태극기 휘날리며’를 지칭하는 듯)를 봤다. 두 형제간의 사랑이 감동적이었고, 매우 완성도가 높았다.(캠벨)”-“나도 한국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지금 파리에 살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권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이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영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뮤리노)”연합뉴스
  • K-리그, 바꾸면 뜰까

    ‘이번에는 성공할까?’ 프로축구 K-리그가 내년 단일리그로 치러진다. 또 6강 플레이오프(PO)로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83년 개막한 K-리그는 24년 동안 무려 12차례나 리그 운영 방식을 바꾸게 됐다. 일관성이 없어 국내 팬의 혼란만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잦은 리그 방식 변경은 통산 기록을 축적하는 데도 걸림돌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 곽정환)은 24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7년 K -리그 운영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로써 2004년부터 도입된 전·후기리그 및 4강 PO제는 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 방식은 2001년부터 3년 동안 운영되던 PO없는 단일리그제가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여의치 않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하지만 전·후기리그 및 4강 PO제도 전기 우승팀이 미리 티켓을 확보함에 따라 후기엔 집중력과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꼬리를 물었다. 새로 도입된 운영 방식도 1998년부터 3년 동안 실시됐던 단일리그 및 4강 PO제에다 PO 참가팀 숫자만 늘린 것이라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때문에 ‘백년대계’가 아니라 미봉책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내년 컵 대회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컵 대회는 주중에, 정규리그는 주말에 치러진다. 이사회는 또 실업축구 N-리그 우승팀의 K-리그 승격과 관련, 가입금 10억원에 발전기금 10억원 등 모두 20억원을 내는 조건을 달았다. 즉 N-리그 우승팀이 20억원을 내지 못하면 승격은 무산된다.18세 이하 유소년 클럽 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해 K-리그 팀들은 연고지역 내 고교 한 곳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의결됐다. 연맹은 이를 위해 스포츠토토 기금 24억원을 지원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디어 과잉의 사회 옳은가?

    뉴스는 현실의 거울인가, 구성된 현실인가. 똑같은 사건이 언론매체에 따라 전혀 다르게 요리되는 현상을 수도 없이 목격하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뉴스의 객관성 신화에 의문부호가 찍히기 시작한 것은 세계적으로는 60년대 후반부터. 토드 기틀린은 80년대 이후 ‘구성된 현실’로서 뉴스와 현실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 현상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 온 진보적 사회학자들 중의 하나다. ‘무한미디어-미디어 독재와 일상의 종말’(남재일 옮김, 휴먼&북스 펴냄)은 사회학자 기틀린에서 문화비평가 기틀린으로의 변모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미디어에 대한 단편적인 분석과 주장보다는 TV, 인터넷, 모바일, 광고 등 미디어의 총체성은 무엇이며 이들이 쏟아놓는 이미지와 사운드에 포위돼 있는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지가 이 책의 관심사다. 저자는 빠른 속도와 중지의 패턴, 경박한 경향, 선정성, 다음 것을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점 등 미디어의 ‘급류’에는 공통적인 구조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감각의 만족, 재미, 편리, 안락 뒤에 숨겨진 의존, 무기력, 기만 등과 연관된다. 미디어 콘텐츠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순간적으로 흘러간다. 간혹 진지한 콘텐츠도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1회용 감정’을 파는 행위일 뿐이다. 미디어는 심지어 미디어가 없다면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되는 감정들을 인간에게 쏟아붓는다. 인간의 삶은 불필요한 것들로 포화상태가 되며 개인은 파편화되고 만다. 저자는 이러한 무제한적인 미디어의 기원을 화폐경제와 노동분업이 이뤄진 도시 산업사회에서 찾는다. 저자는 특히 생산과정의 지루함을 인공적 자극으로 풀었던 19세기 삶의 양식을 게오르크 지멜의 주지주의 개념을 빌려 풀어나간다. 또한 대중문화가 미국에서 만개하게 된 연유와 세계화의 공세도 분석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시되는 지식과 통찰이 간단치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인간을 단지 미미한 존재로 보지 않고 미디어의 급류를 헤쳐나갈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 비평가, 풍자가, 훼방꾼, 분리주의자, 폐지주의자 등의 전략을 하나하나 분석해 본 저자의 결론은 무제한적인 미디어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질서 자체를 논해야 한다는 것이다.‘기술적 진보의 심장부에서 거대한 노동분업을 그만둘 때만이 인간의 자유와 감각의 총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선언은 너무 야심적인가. 1만 8000원.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세계가 깜박한 왕따들의 스매싱

    60억 인류의 운명을 달랑 탁구대 위에 올려놓는 담대한(!) 상상력이라니. 한술 더 떠 인류의 대표가 결전에 패해 지구가 멸망하게 되는 결말에 이르면 말문이 콱 막힌다. 이 무슨 허무맹랑한 소설이냐 싶겠지만 비주류 인생들을 비주류 문체로 그려내 주류 문단에 파란을 일으킨 소설가 박민규(38)라면 가능한 얘기다. ‘핑퐁’(창비)은 2003년 ‘지구영웅전설’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두 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박민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삼미 슈퍼스타즈’에서 프로의 세계에서 1할2푼5리의 최저 승률로 살아가는 아마추어 인생들의 비애를 특유의 경쾌한 톤으로 그려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선 또다른 마이너리티인 ‘왕따’ 중학생들을 중심에 세운다. 주인공 ‘못’과 ‘모아이’는 ‘치수 패거리’에게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다. 돈을 빼앗기고 구타에 시달리면서도 어떤 저항조차 할 수 없고, 고작 제발 죽게 해달라고 기도하거나 핼리 혜성이 지구와 부딪쳐주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틸 뿐이다.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수결로 운영되는 사회에서 온갖 악의 요소를 갖춘 치수 패거리는 세계를 대표하는 2%이며,‘다수인 척’ 살아가는 나머지 98%는 이들을 철저히 외면한다. 집단 따돌림 당하는 10대들의 이야기야 이제 낯설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진부한 소재. 하지만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작가의 상상력은 이들의 처절하고 눈물겨운 현실을 우주적인 판타지로 전이시킨다. 심하게 얻어맞은 날, 벌판에서 탁구대를 발견한 두 소년은 ‘탁구계의 간섭자’인 세끄라탱을 통해 인류의 역사가 탁구 게임으로 좌지우지돼왔음을 알게 된다.‘세계가 깜박한 존재’인 두 소년은 인류의 대표와 맞선 시합에서 승리하고, 결국 인류를 멸망시키기로 결정한다. 폭력적이고, 부조리한 현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인류를 아예 삭제해버리는 결말은 지나친 비관주의가 아닐까.“나를 포함해서 인류가 이대로는 안 되겠더라고요.2000년동안 전쟁도 할 만큼 했고, 종교분쟁이나 인종갈등 등 해볼 건 다 해봤잖아요. 선진국도 많고, 잘사는 민족도 많지만 왜 사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위기극복이나 희망이 아니라 전부 다 죽이는 이야기에 끌렸어요.” 공익을 위하고, 타인을 배려한다지만 권력을 탐하는 욕구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한 인간에게 더 이상 기대할 바가 없다는 날선 비판이다. 그런데 왜 하필 탁구일까.“맨날 두들겨맞는 중학생 둘이서 할 만한 운동이 별로 없잖아요. 축구나 야구처럼 혼자서 여러 명을 상대하는 경기가 아니라 일대일로 직면하는 운동이라는 점도 작용했고요.” 내용뿐 아니라 소설 형식도 자유롭다. 활자의 크기를 달리하거나 행갈이에 변화를 줬고, 손수 그린 5컷의 점묘 삽화를 넣었다. 의도적으로 ‘박민규식 스타일’을 구축하는 거냐고 묻자 손사래를 친다.“진짜 몰라서 그런 거예요. 산문을 배운 적이 없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몰랐거든요. 어차피 독학으로 공부해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쓰려고요. 독자에게 어떻게 읽힐 것인가는 별로 관심 없어요.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듯 독자는 읽고 싶은 대로 읽으면 되는 거지요.”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日 교수 조언 “靑-日총리 잇는 인맥 필수적”

    日 교수 조언 “靑-日총리 잇는 인맥 필수적”

    |도쿄 황성기특파원|오는 9월20일 일본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열린다. 선거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비롯,3∼4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찌감치 ‘아베 압승’으로 성적표가 나온 상태다.5년간의 고이즈미 시대가 끝나고 아베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아베는 대북 강경파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 우리에게는 미지의 정치인이다. 아베는 누구이고, 아베 정권은 한국과 동북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바야시 요시아키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고바야시 교수는 “아베가 총리가 되기 전, 머릿속에 한·일관계의 틀을 만들기 전에 제대로 된 한국 이해를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관계가 좋지 않다. 아베의 등장으로 개선될 것 같은가. -아베는 안티 공산주의, 안티 사회주의다. 그래서 중국과 북한은 안된다. 한국은 괜찮다. 그렇지만 지금의 한국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 대한 프레임이 형성돼 있지 않다. 부인이 한류 팬이라는 것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몇번이나 한국에 함께 갔으니까. 그렇다고 한국에 대해서 호의적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안티로는 보고 있지 않다. 지금 자기 내부에서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한국대사관의 문제인지, 청와대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베측과 파이프를 만들어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고이즈미 정권 때 한국은 너무 늦었다.2001년 4월 초순(고이즈미는 4월26일 총리 취임)에 한국의 움직임이 있긴 했어도 충분하게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 접근하는 쪽이 아래이고 접근을 받는 쪽이 위는 아니잖은가.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빨랐다. 그렇다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아래가 아니듯이 말이다. ▶대북 선제공격론이라든가 아베의 발언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먼저 어프로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고이즈미 정권 때 김대중 정권이 실패했지만, 한·일관계 패러다임의 아이디어를 총리가 될 사람(고이즈미)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같은 일을 (노무현 정권이)아베에 대해서 되풀이하는 게 아닌가. 이상한 고집이 있다. 청와대든 한나라당이든 좋지만 제대로 된 파이프가 중요하다. 한국의 외교통상부와 일본의 외무성이 아무리 합의해도 의미가 없잖은가. 청와대와 일본 총리 사이에 제대로 된 개인적 인맥이라도 좋으니 양쪽을 잇는 파이프가 필요하다. ▶아베 장관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7월20일 출간)에는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의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혀 어프로치가 없었지 않은가. 아베의 머리에 한국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단히 관심이 있다. 단지 아직 프레임을 만들지 않았다. 아베는 뉴질랜드에 흥미가 많다. 인도,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은 작년부터 어프로치를 많이 했다. 아마도 뉴질랜드까지 넣은 5개국 연대가 될 것이다. ▶북한에는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는가. -물론이다.(미사일과 납치문제 해결이 없는 한)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일본 국민도 나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지금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원하는 일본인이 몇명이나 있는가. 아베는 납치피해자와 직무상 죽 일을 해왔다. 자식을 납치당한 사람의 슬픔을 죽 들어왔다. 북한에 대해서는 절대로 ‘노’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프레임이 생겼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아베는 한차례도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단지 대국이라고 할 뿐이다. 그렇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쓴다. ▶전쟁을 모르고 태어난 아베의 등장은 일본에서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호헌파의 퇴조와도 연관성이 있다. 집단적자위권이나 교전권, 군대의 인정을 주장하는 아베가 적극 헌법개정에 나설 것인가. -고이즈미는 헌법에 흥미가 없었다. 아베가 헌법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으나 그것으로 개헌에 적극적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아베의 정치적 유전자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외할아버지인 기시 신스케(총리 역임)의 영향이 크다. 아동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의 정치적인 사회화는 13,14세에 이뤄진다. 그 나이면 아버지는 그렇게 훌륭하게 보이지 않지만 할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그 나이때 여론이나 언론은 미·일안보조약에 반대하며 기시를 엄청나게 비판했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았던 정치가 기시를 몇 십년이 흘러서 일본이 재평가해 주는 것을 아베는 보고 배웠다. 기시와 전혀 캐릭터가 다르지만 아버지 아베 신타로(외상 역임)는 사람 좋은 사람이다. 협력관계였던 다케시타 노보루에게 배신을 당했어도 친구사이를 유지하고 총리까지 양보했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총리가)될 수 있을 때 되어야 하고, 사람 좋은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일본 국민에게 아베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총체적인 것이다. 아베 말고 총리가 될 사람을 꼽자면 그 말고 달리 없다. 자민당 내에서도 그렇지만 나쁜 이미지가 없고, 스캔들도 없고, 예의바르고 일견 온화해 보인다. 차기 총리로 누가 좋으냐고 조사하면 높지만, 아베가 총리가 된 후에 지지율을 조사한다면 고이즈미처럼 80%정도 될까 하면 그건 아니다. 고이즈미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가 하면 그 역시 아니다. ▶일본인들은 아베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뭐든 확대하고 성장하고 공공사업을 늘리는 종래형 일본을 고이즈미가 바꿨다. 과거로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할 것은 우리가 할테니 공정한 룰은 국가가 만들어 달라든가, 종래와 같은 국가의 역할을 바라지 않는 게 유권자의 3분의2 정도라면 나머지 3분의1은 하층이니까, 뭔가 국가가 해줘야 하고, 돌봐달라 그런 정도 아니겠나. ▶아베 등장의 일본 국내정치적 의미라면. -역대 총리들은 자민당 총재 60∼70%, 일본 총리 30∼40%였던 것을 고이즈미는 총리의 역할을 90%까지 높였다. 자민당 총재로서의 인식은 10%밖에 없었던 예외적인 인물이다. 아베는 그것을 원래대로 돌릴 것이다. marry04@seoul.co.kr ■ “아베 총리되면 야스쿠니 참배할것” |도쿄 황성기특파원|여느 해와 다름없이 ‘야스쿠니의 계절’,8월 들어 일본은 현 총리와 총리 후계자들의 신사참배를 놓고 떠들썩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총리는 오는 15일 참배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의 3대 공약 중 ‘우정개혁’과 ‘자민당 부수기’를 이룬 만큼 남은 ‘8월15일 참배’ 공약도 지킬 것이라는 예상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총리는 연 1회의 참배를 계속해왔고 이번에는 자민당 총재선거의 공약대로 15일에 참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이나 중국 등의 맹반발이 예상되지만 어차피 9월이면 물러나는 만큼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로 생기는 국내외적인 부담은 차기 총기의 자리를 굳힌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안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바야시 요시아키 게이오대 교수는 “총리가 되더라도 아베는 8월에는 참배하지 않을테지만 4월 같은 시기를 택해 참배는 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참배 사실이 보도된 지난 4일 이후 아베 장관은 야스쿠니에 대한 지론을 되풀이했을 뿐 자민당 총재선거의 쟁점으로 야스쿠니가 부각되는 것을 꺼렸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다른 후보들보다 야스쿠니 참배에 강경한 그가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대학원 교수는 야스쿠니 문제의 해결책은 총리가 참배를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4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한국이 말해서가 아니라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을 지키면 외교문제도 없어진다. 나라가 야스쿠니신사를 이용하고 국민의 정신을 동원하는 일을 막기 위해 (헌법에)정교분리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marry04@seoul.co.kr ●고바야시 교수는 유권자의식과 선거, 지방자치 문제에 정통한 51세의 정치학자. 게이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땄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 ‘일본과 한국에 있어서 정치와 거버넌스’라는 책을 냈으며 ‘현대일본의 정치과정 연구’(한울),‘공공선택’(오름)의 번역본을 출간했다. 회원 1600명의 일본정치학회 회장에 뽑혀 오는 10월 취임한다.
  • TV 전통에 빠지다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풍덕고교 운동장. 서경석·조혜련·정형돈 등 인기 MC들과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이 MBC 카메라와 함께 등장했다. 이들은 수백명의 학생들에 둘러싸여 퀴즈대회를 열었다. 질문은 ‘국보 10개를 적으시오’‘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을 구분하시오’ 등 우리 문화유산에 관련된 것들이다. 참가자 중 국보 10개를 모두 적은 학생은 단 1명. 국사 선생님들조차도 아리송한 문화재 퀴즈가 흥미롭게 진행됐다. TV가 전통문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물론 그동안 간간이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전통문화를 소개했으나 이번에는 방법이 사뭇 다르다. 전통문화라고 하면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눈길을 끌거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입는 한복에서, 예능프로그램 속 전통문화유산 관련 프로그램 신설 등에서 이같은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문화유산으로 눈 돌린다 MBC ‘느낌표’가 22일 첫 방송하는 코너 ‘위대한 유산 74434’(연출 성치경)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문화재를 소재로 삼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다뤘던 공익적인 성격의 ‘눈을 떠요’‘독서 바람’ 등에 이어 문화재에 대한 인식과 보호에 눈 돌린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와 손잡고 분야별 전문가집단을 구성,22주간 문화재와 관련된 이슈를 찾아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첫회에 방송되는 풍덕고교 문화유산 퀴즈대회를 시작으로 문화재가 훼손되거나 방치된 현장을 보여주고, 해외반출 문화재 등도 소개한다. 특히 일본 ‘오구라 컬렉션’과 영국 소더비 등 경매시장에 소개된 우리 문화재의 실상을 알려 이들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민모금운동 등 여론을 형성할 계획이다.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프로그램 제목에 붙은 숫자 ‘74434’는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 수를 의미한다.”면서 “이들을 되찾기 위해 여론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너는 또 문화재 발굴·보수현장과 매장·무형문화재, 천연기념물 등에 대한 소개를 통해 문화유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방법도 찾는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KBS 프로그램 ‘진품명품’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문화재를 가격으로 따진다는 점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위대한 유산’이 문화재 보존·환수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통 한복·혼례식 곳곳에 인기리에 종영한 SBS ‘서동요’나 MBC ‘궁’ 등 사극이 보여준 전통의상과 궁궐, 소품 등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없는 젊은 층도 호기심을 갖고 보기에 충분했다. 요즘에는 사극뿐 아니라 현대극에서도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 KBS 일일연속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 최근 결혼에 골인한 주인공 기웅(정준)과 해인(김성은)은 서울 낙성대 전통혼례식장에서 극중 양가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전통혼례를 올렸다. 김성은은 “머리에 화관이 무겁고 옷이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이들의 전통혼례가 방송된 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전통혼례식을 보니 새롭고 재미있다.”며 호응했다.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의 주인공 커플 왕모(이태곤)와 자경(윤정희)도 한복을 응용한 동양적인 분위기의 결혼예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입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팬들을 위해 ‘하늘이시여’ 홈페이지에서 대여 이벤트까지 벌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연접수는 다음달 결혼하는 커플에 한해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방송계 관계자는 “드라마에서 전통의상 등이 나가면 시청자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TV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소문난 스타·소문나는 사건

    소문난 스타·소문나는 사건

    연예인 이름은 대중이 만들어준 셈 명예롭게 보관할 책임이 대화(對話)의 광장(廣場) 주제(主題)=인기(人氣)와「스캔들」 MC=유명세(有名稅)란게 있읍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괜찮을 일도 유명인이기 때문에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에 없는 세금인 것 같습니다. 흔히 유명인은 사생활이 없다고도 하는데 이점에 대해서 인기가수 최희준씨의 의견은? 최희준(崔喜準)=인기연예인의 이름은 자기 개인의 것이 아니고 그 이름을 만들어 준 대중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명인 자신은 그 이름을 명예롭게 보관하고 잘 관리할 책임이 있는거죠. 그러나 그 사람도 인간인데 왜 사생활을 즐기고 혼자만의 것으로 누릴 권리가 없겠어요? 유명인이기 때문에 부당하게 사생활이 침해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이순재(李純才)=부당하게 침해당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부당하냐가 문젭니다. 사생활에도 남녀관계·돈·사회적지위·가정문제등 여러가지로 나눠 볼수가 있는데 문제는 그것이 추문의 요인이 될 경우입니다. 한마디로「스캔들」이라고 하지만 공감과 동정을 받을수도 추하게 보이는 사생활은 일반인의 경우라도 비판을 받지요. 유명인은 그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거리가 되니까 영향도 크고 반응도 큰 것이지요. 있는 사실이 거짓없이 드러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일들이 침소봉대(針小棒大)로 악영향을 줄때 그것은 부당한 침해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석(金亭錫)=이곳에 와보니 나도 유명인이 된 것 같습니다. 한때 내 수필집이 나도 모르게「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저자인 나도 유명인같은 기분을 맛봤는데-유명인은 어느 편이냐하면 다수의 존경 보다는 흥미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호기심의 대상이니까 그 사생활이 관심거리가 되죠. 한마디로「스캔들」이라 해도 동기나 방법이 다수의 공감내지 동정을 받을때는 아름답게 미화할 수가 있어요. 인기스타의 사생활 얘기가 나오면 독자는 우선 친근미 느껴 송영수(宋榮秀)=그래서 일부러「스캔들」을 조작하는 유명인이 있대요.「스캔들」의 본고장은 역시「할리우드」일 것 같은데 그곳에선「스캔들」이 주는 타격보다 그로 인해 얻는 명성, 매명의 이익이 더 큰 것으로 계산되나봐요. 그예가「제임스·메이슨」의 자살극이지요. 연극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름은 났으니깐 이득을 봤다고 할는지…. 최희준=그런것은 외국에선 가능할지 몰라도 한국에선 불가능해요. 가령 인기있는 총각·처녀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한다고 전제합시다. 조금도 떳떳하지 못할게 없어요. 그런데 이게 「스캔들」이 되고 볼꼴 사나운 소문으로 변모해요. 미화(美化)가 아니라 추화(醜化)죠. MC=유명인의「스캔들」을 들을 때 실지로 어떤 느낌이 드나요? 방청석에서 한 말씀- 서현수=사생활 얘기가 나오면 밉다거나 싫어지기에 앞서 친근미를 느껴요. 별처럼 우리와 먼거리에 있는 인기인도 평범한 사생활을 갖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약간의 탈선쯤은 우선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김신숙=「스캔들」은 곧 인기의 척도가 될 것 같아요. 학교 안에서도「핸섬」한 남학생이나 미모의 여학생에겐 으레 뒷공론이 따르게 마련이거든요. 우리 연예인들도 멋진 소문을 존 대담하게 풍겨줬으면 좋겠어요.「스캔들」없는 유명인이란 겨자없는 냉면처럼 맛이 없어서-. 김태봉=얼마전 모「스타」부부의 이혼기사를 읽어봤어요. 각기 두번씩이나 이혼경력을 쌓게 되는 거니까 결코 아름답다거나 권장할 일이 못돼요. 그런데 뭔가 멋이 있어 보였어요. 「스타」란 그 사생활이 어떻게 표면화 하느냐는데서도 그 비중을 알 수 있어요. MC=「스캔들」없는 유명인은 멋이 없다는 발언이 나왔는데「펄·시스터즈」도 어떻게 멋진 소문이라도 뿌려 볼 생각은 없으신지? 배인순(裵仁順)=그렇지 않아도「스캔들」세례를 한번 받았읍니다. 보는 사람은 멋지다거나 흉하다거나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황당무계한 소문이 나돌때 정작 장본인의 기분은 그게 아닙니다. 완전히 기가 꺾여요. 처음엔 분한생각도 나지만 환멸과 좌절감 때문에 죽고 싶은생각밖에 없었어요. 인기인이 입은 상처는 생활까지 위협 매스·콤은 신중 기해주길 최희준=흥미중심의「매스·콤」이 때때로 불확실한「스캔들」을 보도하는데 생각할 문젭니다. 사람이 잘못해서 남에게 상처를 입혀도 폭행이니 과실치상이니 하는데 언론의 폭행은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와도 어쩌는 수가 없이 감수할 경우가 있어요. 가령 불확실한「스캔들」보도 때문에 한 유명인의 인기가 떨어지고 한가족의 생활이 구렁텅이에 빠진다고 생각해봐요. 전항(全恒)=결정적인 예를 흔히 볼 수가 있어요. 사실보도인지는 몰라도 간통했다는 한 유명인은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소속 협회서는 제명처분을 받아 활동무대를 완전히 박탈당하고 아주 매장된 일이 있어요. 송영수=「스캔들」때문에 매장된 예는 연예인 아니라도 많아요. 몇 년전 영국정계를 떠들석하게한「프로퓨모」사건만해도 한나라의 육군상이 완전히 삭탈관직당하고 초야의 몸이 되니않았습니까? 사건의 주인공인「킬러」가 그 뒤에 돈과 명성을 얻어 상반된 현상을 나타낸 건 확실히「아이러니」라 할 수 있지만…. 김정석=나는 역사상 가장 멋있는「스캔들」을 중세기(中世紀)「아베·랄브스」사건으로 생각합니다. 그때만 해도 서구(西歐)문화는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을때였는데 가장 명망있는 신학자이자 수도원의 신부였던「아베·랄브스」가 17세 수도소녀와 사랑에 빠진거예요. 자기 밑에 와서 수도하는 소녀를 농락했다고 교회는 그를 파문하고 추방했죠. 그는 뒤에『나의 불행했던 사랑 얘기』란 책을 냈는데 판금(販禁)된 이 책이 신부, 교직자들 사이에서「베스트·셀러」가 됐대요. 물론 숨어서 사본 지하(地下)「베스트·셀러」지만 . 그 책에 담긴 그 신학자의 사랑얘기는 지금 보아도「휴머니티」가 넘쳐 예술을 느끼게 해요. [ 선데이서울 69년 8/17 제2권 33호 통권 제47호 ]
  • [월드컵 인사이드] (6) 상혼에 흔들리는 붉은악마

    [월드컵 인사이드] (6) 상혼에 흔들리는 붉은악마

    독일월드컵이 열리는 오는 6월 대한민국의 전역은 12번째 전사들의 붉은 물결로 또 한번 뒤덮일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 응원의 상징인 ‘붉은악마’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적 응원 문화의 상징인 붉은악마가 대기업의 마케팅 대상으로까지 전락하는 바람에 역설적이게도 응원 문화의 뿌리까지 흔들고 있는 것이다.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길거리 응원의 탄생 2002한·일월드컵에서 세계인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선수들보다 거리를 온통 붉게 물들인 엄청난 규모의 응원단이었다. 수백만 시민들이 길거리에 앉아 똑같은 옷을 입고 한 가지 구호를 외치는 일은 그들에게 경이로움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엄청난 인파가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점이었다. 또 응원하는 동안의 열광적인 모습과 달리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모두 축구대표팀의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공이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회원만 33만명(홈페이지 가입 기준)에 이를 정도로 비대해진 붉은악마는 논란에 휘말렸다. 자발적인 응원의 주체가 아닌 객체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선 다양한 후원 계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2002년 SK텔레콤 등 5개사와 후원계약을 맺었던 붉은악마는 현재 KTF, 현대자동차, 네이버로부터 9억여원의 후원을 받고 있다. 붉은악마 측은 “후원금은 사무실 운영, 응원도구 제작 등 공적인 일에만 사용되며 남는 돈은 전액 축구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후원관계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 기회에 정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물의를 빚은 서울 광장 응원 입찰 논란과 프로축구단 연고지 이전에 대한 항의 시위도 붉은악마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논거가 되고 있다. 서울 광장 사용권 논란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붉은악마측이 SK텔레콤(컨소시엄)에 광장 사용 독점권을 빼앗기면서 불거졌지만 순수해야 할 응원단이 대기업과 결합한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화연대는 “독점사용권을 팔겠다는 서울시의 해괴한 발상도 문제지만 붉은악마도 스펙터클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열정적이면서도 소박한 응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난 3·1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와의 A매치에서 검정색 비닐봉투를 뒤집어 쓴 채 퍼포먼스를 벌인 것도 국가대표 서포터스라는 붉은악마 본래의 목적을 벗어난 행위로 비난받고 있다. 이날 퍼포먼스는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옛 부천 SK)의 무원칙한 연고 이전에 항의를 벌인 것이지만 일반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당황했다. 일부에선 “응원단 이상도 이하도 아닌 붉은악마가 A매치에서 정치적 퍼포먼스를 벌인 것은 본분을 잃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후원 받는 악순환에 순수성 위협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응원의 중심은 붉은악마라는 데 이견이 없다. 논란이 된 서울 광장 응원만 해도 여론의 뭇매를 맞은 SK텔레콤(컨소시엄)측이 뒤늦게 모든 단체에 광장을 개방할 뜻임을 밝혀 붉은악마가 참여할 길은 형식상 열려있다. 독일 현지에서의 응원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붉은악마는 400명의 원정 응원단을 이미 꾸려 놓았다. 김정연 총무는 “지난해 11월 현지답사를 통해 현지 교민 2세들과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여러 경로로 현지에 합세할 분들과 최대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조직이 커진 붉은악마가 큰 판을 벌이겠다는 강박관념을 갖다 보니 기업 후원을 받는 악순환이 이뤄져 초창기의 순수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진 것이 안타깝다.”면서 “이들을 이용하기에 급급한 대기업과 거대 미디어들의 얄팍한 태도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외국서포터스 “우리도 뛴다” ‘외국에도 붉은악마가 있다.’ 독일월드컵 개막까지 80일이 남았지만 각국 서포터스들의 열기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일전의 특수성 때문에 10년 넘게 붉은악마와 라이벌구도를 이어가는 일본 울트라닛폰이 대표적이다.2004년 국제축구연맹(FIFA) 100주년 기념 서포터 부문 공로상을 붉은악마와 공동수상하기도 했던 울트라닛폰은 지난 92년 히로시마에서 열린 아시안컵 우승을 계기로 본격 출범했다. 붉은악마와 달리 조직적인 체계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쫓아가 광적인 응원을 펼친다. 잉글랜드는 축구종가인 동시에 훌리건들의 고향이다. 국가대표 서포터스인 ‘92클럽’은 여러차례 소요사태를 유발해 악명이 높으며 독일월드컵 조직위의 ‘블랙리스트’에도 올라 있다.1985년 리버풀-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흥분한 잉글랜드 응원단이 이탈리아 응원단을 향해 돌진하다 담장이 무너져 39명이 숨진 사건은 이들의 과격성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 붉은 유니폼을 입는 미국의 ‘샘스아미’는 특별한 응원도구 없이 경기 내내 골문 뒤 관중석에 진을 치고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94미국월드컵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98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며 미국 전역에 지부를 둔 전국구 조직으로 성장했다. 홈팀 독일에는 민소매 청재킷에 각종 배지를 잔뜩 달고 다니는 ‘그라운드후퍼스’가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훌리건으로 알려진 열혈남아들이지만 유럽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얌전(?)한 편. 98프랑스월드컵 한국-네덜란드전에서 붉은악마들을 질리게 만들었던 네덜란드의 ‘오렌지후터스’는 강렬한 오렌지색 복장과 페이스페인팅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안방이나 다름없는 독일에서 열려 대규모 원정응원이 예상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류통신] 팬을 가족으로 껴안는 한국식 이벤트 기다려

    [한류통신] 팬을 가족으로 껴안는 한국식 이벤트 기다려

    최근 일본에서 뜨거운 한류 화제라고 한다면 ‘파칭코 겨울연가’이다. 이달 13일에 일본 전국의 빠찡꼬 가게에서 전개된다고 한다. 빠찡꼬 기계는 눈의 이미지를 본뜬 은색을 기조로 하고 구슬이 쏟아지면 스토리의 다이제스트판이나 명장면을 볼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얼마 전 일본 TV는 지난달 20일부터 이 기계를 들여 영업하고 있는 일부 점포에서 빠찡꼬 손님들과는 거리가 먼 듯한 겨울연가 팬인 아줌마들이 장사진을 치는 장면을 보도했다. 카메라 달린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넋을 잃은 표정의 주부로 가득 찬 가게와는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겨울연가의 방송으로 일본에 한류가 찾아온 지 벌써 3년이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팬들이 어떤 한류 이벤트에도 열광하는 것은 왜일까? 그 의문을 푸는 큰 열쇄는 팬미팅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팬미팅’을 검색하자 결과의 대부분이 한국 연예인들 것이다. 일본 스타에 의한 팬미팅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있다고 하더라도 ‘팬클럽 한정’ 등으로 벽이 꽤 높다. 한류 스타들은 일본의 매스컴이 주저하는 사적인 질문이나 마니아적인 의문에도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팬에게 상품을 건넬 때에는 포옹까지 해준다. 그리고 한 명의 팬에 지나지 않는 자신을 ‘가족’이라고조차 말해준다. 일본 배우에게는 있을 수 없는 것들이다. 팬들의 생각에 부응해주는 한국 스타들에 의해 일본인은 팬미팅을 비롯한 한국식 이벤트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어떠한 이벤트에 참가하기를 포기하고, 인생을 가정에 바쳐온 중년 여성들의 에너지는 엄청나다. 어느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의 타깃이 20대 여성에서 육아가 끝나고 시간적·경제적으로 여유있는 50,60대 여성이 되고 있다. 그들은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새로운 가치관을 갖고 세상을 바꾸어온 세대이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인간관계를 넓히고 지친 남편이나 자식들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한류 이벤트나 그에 편승한 상품이 나올 때마다 지적되는 배금주의에는 비판도 있고, 마음 속 깊이 칭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벤트를 통해 일본의 연예계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감동을 느끼게 된 것은 분명하고 그 부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간접적으로 스타를 맛보고 일방적으로 망상하는 수밖에 없었던 일본인은 한류 이벤트에 의해서 자그마한 행복을 느끼게 된 것이다. 도쿄신문 기자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축구관계자의 공개적 선수비판 ‘NO’

    왜 축구는 열 한 명이 뛰어야 한단 말인가.11명이 아니라 13명,15명만 돼도 현재 전지 훈련 중인 선수들과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의 아름다운 조화를 상상할 수 있겠는데, 아쉽게도 축구의 신은 오직 11명만 뛸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당장 공격수부터 보자. 결정적 한 방을 지닌 킬러임을 보여준 이동국, 포지션에 구애없이 90분을 종횡무진하는 이천수, 능란한 볼 키핑을 보여준 조재진 그리고 날렵한 스포츠카 같은 박주영 등. 여기에 ‘해외파’를 더하면 점입가경이다. 박지성 설기현은 현대 축구의 한복판에서 일취월장하고 있으며 차두리와 안정환의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다른 포지션의 경쟁도 치열하다. 백지훈 이호 김동진 조원희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사실 그 자리는 이영표 이을용 송종국이라는 중량급들의 것이었다.20대 초반의 신예들이 2002년 당시 6만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4강까지 선발 출장했던 선배들의 경륜을 이겨낼지 관심사다. 그러니 왜 축구는 11명만 뛰고 나머지는 짐을 꾸려야 한단 말인가. 이런 때일수록 축구인의 언행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팬의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자유롭게 갑론을박할 수 있지만, 축구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특정 선수에 대한 의견(더욱이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는 건 금물이다. 최근 ‘붉은악마’ 운영위원과 대한축구협회의 ‘책임 있는’ 관계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박주영 선수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나는 이들이 얼마든지 그러한 견해를 가질 수 있고 또 필요한 자리에서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디어가 수단이 된 것에 대해선 아니올시다다. 더욱이 요즘 그같은 예민한 발언은 곧장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퍼지게 마련이다. 둘의 사견은 현재 인터넷에서 ‘붉은악마 박주영 비판, 축구협회도 인정’이라는 식으로 과대포장됐다. 서서히 최종 엔트리 23명과 베스트 11을 엄별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팬들은 물론이려니와 축구 관계자들은 많은 선수들에게 깊은 애정과 신뢰를 보일 필요가 있다. 되새기지만 안타깝게도 축구는 11명이 뛰는 경기다. 우리는 나머지 십 수명의 선수들에 대해서도 그들이 축구화 끈을 풀 때까지 격려하고 성원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짜릿한 순간과 빛나는 열정을 선물한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광명 음악밸리축제’ 성공 이끈 음악평론가 박준흠씨

    ‘광명 음악밸리축제’ 성공 이끈 음악평론가 박준흠씨

    지난 주말, 경기도 광명시는 음악에 흠뻑 취했다. 강렬한 록 비트와 감미로운 포크 선율이 하루종일 광명의 하늘에 넘실거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20만 관객들은 30여년을 아우르는 한국 음악의 성찬 앞에서 내남없이 한데 어울렸다. 척박한 음악환경에서 피어난 한송이 꽃이라고나 할까. 광명을 ‘음악도시’로 색칠한 광명음악밸리축제를 이끈 주인공은 바로 음악평론가 박준흠(39)씨다. 음악팬들에게 ‘전설’로 남아 있는 대중음악전문지 ‘서브’의 편집장이자 웹진 ‘가슴’을 이끌고 있는, 국내에 몇 안되는 음악평론가다. 이번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기획과 진행 등을 도맡으면서 대중음악사를 새롭게 썼다. ●20만명 음악축제에 빠지다 광명음악밸리축제는 사경을 헤매고 있는 대중음악계로서는 ‘기이’하면서도 ‘축복’ 같은 행사였다.‘음악도시 광명 3일간의 음악축제’라는 부제로 7일부터 사흘동안 ▲싱어송라이터 전문 음반사인 하나뮤직 스페셜과 밸리초이스 ▲인디뮤직 10년사 ▲민중음악 30년사라는 큰 줄기로 치러졌다. 출연진은 우리의 대중음악 역사를 모두 아울렀다. 한국 포크의 역사 한대수·조동진과 민중음악의 뿌리깊은 나무 노래를 찾는 사람들, 기타리스트 이병우, 인디밴드 허클베리핀 등 80개 팀이 함께했다. 전국에서 모인 20만명의 다양한 관객들은 이에 화답하듯 인근 찜질방을 전전하면서 주무대가 있던 광명시민운동장을 매일 가득 메웠다. 이번 축제의 부제는 ‘한국 음악창작자의 역사’다.‘좋은 음악창작자는 좋은 앨범을 만든 사람’이라는 당연한 명제가 통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아프게 반영한다. 박씨는 “존중받아야 할 음악가들이 걸맞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한 자리에 모셨다.”면서 “음악인들도잘 모르는 노동음악가 연영석씨의 노래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것을 보고 ‘진정성 있는 기획은 통하는구나.’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지역 문화축제의 모범 이번 축제는 음악 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더불어 지역 문화축제의 모범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광명을 음악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백재현 광명시장의 의지도 큰 몫을 했다. 광명음악밸리축제는 대공연장과 음악 유통·교육·기획시설, 클럽 등을 갖추게 될 광명의 ‘음악밸리’ 사업을 알리는 행사다. 이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 이번 축제를 통해 광명이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던 사람들도 광명시의 ‘팬’이 됐다. 더구나 하이서울페스티벌 등의 행사비용보다 적은 5억원밖에 들지 않았다.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사람 수가 아닌 행사의 질로 승부하는 도시 이미지 마케팅을 경험하지 못한 시의회와 관료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민중음악이나 인디음악을 하루종일 공연하면 누가 오겠냐.’는 비난이 많았다. 지역 예술단체를 앞세워야 한다는 ‘외압’도 있었으며, 예산 문제로 심야 음악영화제를 열지 못한 것도 아쉽다. 그러나 문화기획의 전문성에 대한 주위의 신뢰가 있었기에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음악은 삶을 위로할 수 있어야 박씨의 이력은 음악애호가에서 전문가로 변한 전형이다. 음악을 좋아하던 형과 누나를 둔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록의 ‘세례´를 받았다. 광운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것도 음향 엔지니어를 꿈꿨기 때문. 결국 LG정보통신연구소, 케이블TV 등을 거쳐 95년 음악기획자 겸 평론가로 들어섰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접한 고교 시절은 암흑의 80년대였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의식에 민감했던 그에게 음악은 유일한 탈출구였다. 박씨는 “독재정권과 억압적인 학교 시스템을 견디는 창구가 음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삶의 일부다. 때문에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창작행위도 예술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번 축제 때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공미술 프로그램 등을 포함시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상을 외면한 음악은 장식물에 불과하다. 나 역시 ‘왜 이렇게 생계가 힘들까.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구나.’라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음악은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척박한 우리나라를 정상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해야 한다. 훈장처럼 과거의 경력을 들먹이는 사람들은 허클베리핀이나 연영석의 노래를 듣고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화려한 생활만을 노래하는 ‘엔터테이너’들이 점령한 가요판을 비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인디음악을 이번 축제의 중심인 토요일에 배치했다. 작품성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겸비한 인디음악의 10주년을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신념에서다.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펑크밴드 럭스를 공중파에 추천한 것도 그다. 앞으로의 목표는 음악 배급, 행정, 정책 등 제작인력을 키우는 것. 한국 음악계는 ‘산업’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 박씨는 “문화정책은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음악인프라 구축과 함께 대중음악이 바람직하게 성장할 수 있는 문화시스템 기획자로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명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66년 서울 출생 ▲85년 광운대 전자공학과 입학 ▲95년 LG정보통신연구소, 케이블채널 GTV 등에서 근무하다 음악평론가로 전업 ▲98년 1월∼99년 3월 대중음악 전문지 서브 편집장 역임 ▲99년 8월 음악전문서 ‘이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교보문고) 출간 ▲99년 10월 대중문화 비평 전문웹진 ‘가슴’ 창간 ▲2000년 3월∼2002년 1월 인터넷방송국 쌈넷 방송국장 역임 ▲2005년 3월 광명음악밸리축제 음악감독 취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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