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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먹구구식 입장권 판매/ “”입장권 언제 받나”” 분통

    월드컵이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두 개최국의 입장권 판매와 교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혼란을 겪고 있다.국내에선 당초 이달부터 교부하려던 일정을 수차례 연기한 끝에 20일부터 입장권을 나눠줄 예정이지만 인쇄를 맡은영국 바이롬사가 제때 물량을 댈 수 있을 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일본도 일반 판매분 25만장이 도착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일본은 22일 도착할 예정인 3차 판매분이얼마나,제때 도착할 지 모르고 있다.양 개최국이 입장권때문에 속을 끓이게 된 원인과 대책을 짚어본다. “매일 아침 9시에 계속 나오시는 방법밖에 없는데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벽산빌딩에 마련된 월드컵입장권 서울교부센터.17일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창구 직원이 건넬 수 있는 말이라곤 이 말이 고작이었다. 개막전 등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3경기 입장권을교부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120평 남짓한 사무실을 열었지만 이곳에서 사흘동안 교부한 입장권은 수십장 정도. 비가 내려서인 지 찾는 이들도 많지 않아 교부센터는 썰렁하기이를 데 없었다.10명 정도 줄지어 선 축구팬들에게 한 창구 직원은 “개막전 2장과 준결승전 20여장(둘다 1등석으로 64만원짜리)이 오늘 받은 물량의 전부”라며 “내일 일은 물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입장권이 이곳에 배정될 지 알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서 판매되는 입장권은 일본 등 해외에서 팔다 남은 물량으로 바이롬사를 통해 그날그날 배정된다.따라서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나 국내 판매 대행을 맡은 인터파크도 정확한 사정을 모른다. 그런데도 KOWOC은 이곳에서 곧바로 입장권을 살 수 있는것처럼 언론을 통해 보도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강명환(37·서울 월곡동)씨는 “인천에서 열리는 한국-포르투갈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이곳을 들렀지만 인천 경기표는 팔지 않는다는 얘기만 듣고 돌아간다.”며 허탈해 했다. 강씨는 또 며칠 전부터 KOWOC이나 인터파크 등에 수십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있는 답변을 해주지않았다며 교부센터조차 전화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날한국-폴란드 경기의 실물 입장권 4장을 발부받은 백재근(24·대학생)씨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케이스.“어제밤 한국-스코틀랜드 전이 끝난 뒤 친구에게서 FIFA 티켓사이트 주소를 알아내 예약에 성공했다.”며 “이곳 창구에 와 신용카드로 결제해 10분만에 입장권을 받았다.”고기뻐했다. 그러나 1년전에 입장권을 예약한 이들은 아직도 입장권을 손에 쥐지 못하고 있다.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싱황이다. 개막 13일을 앞둔 개최국 국민들이 입장권을 손에 쥐지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하고,받아들여야 할지 방문자와 창구 직원의 표정 모두 서울을 뒤덮은 먹구름 만큼이나막막했다. 임병선기자 bsnim@ ■바이롬사 반응 “문제없다”태평 월드컵 입장권 구입을 둘러싼 혼란에 대해 정작 판매대행사인 바이롬사는 큰 걱정이 없다는 분위기다.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바이롬사는 입장권 및 숙박의 전권을 부여받은 2002월드컵 공식 대행업체.하지만 바이롬은한국과 일본 현지에 입장권 제작 및 판매 업무를 볼 사람을 파견하지도 않은 상태다.다만 숙박 업무를 위해 운영이사만을 파견했다. 바이롬은 지난 94년·98년 월드컵 숙박 대행을 맡은 업체로 이번에 처음으로 입장권 제작 및 판매까지 대행하게 됐다.그러나 본사 직원 10여명밖에 되지 않는 회사로 150여만장의 입장권을 한·일 양국 및 각국 축구협회에 공급할역량은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바이롬사는 최근의 혼란과 관련한 수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팩스를 통해 “현재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으며 고객들의 반응 또한 만족스러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박록삼기자 ■속타는 조직위 “판매부도 올까”노심초사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입장권 판매와 관련해 쏟아지는 팬들의 항의와 판매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의 무사태평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02월드컵 개막이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입장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예매한 팬들과 뒤늦게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연일 조직위에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고있다.더구나 국제축구연맹(FIFA) 입장권 판매 공식 대행사인 바이롬은 무작정 “잘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말만 되풀이 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조직위측은 자칫 월드컵 사상 초유의 ‘입장권 판매 부도 사태’까지 걱정하면서 일단 파국은 막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조직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바이롬에 항의했지만 안일한 응답만 돌아와 속만 태우는 중이다. 특히 조직위는 지난 15일 입장권 발매 장소의 혼란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바이롬에 전달했지만 역시 “차질없이입장권을 보내겠다.”는 대답만 들었다. 현재까지 예약된 우리나라 개최 경기 입장권은 71만여장이며 이 가운데 39만장이 국내에 들어왔을 뿐이다.지난 16일 전달됐어야 할 20만장이 아직 들어오지 않는 등 바이롬은 계속 기일을 어기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 들어 온 입장권 가운데 일부는 좌석 등급등의 인쇄가 잘못돼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을 거친 뒤 배포중이다.17일 들어올 32만장도 제대로 인쇄됐는지 하나하나 확인할 예정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입장권 제작 및 판매 능력이 거의없는 바이롬이 어떻게 공식 대행사로 선정됐는지이해할 수 없다.”면서 “많은 피해를 입은 만큼 월드컵이후에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김동성, 어이없는 판정 분노 폭발

    2002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선두로 골인한 김동성(고려대) 선수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기자 쇼트트랙 팬들과 네티즌들이 일제히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개최국의 텃세가 해도 너무하다.”며 대회본부등을 상대로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쇼트트랙 대표팀 응원단인 ‘블루 히어로즈’의 홈페이지(www.blueheroes.net) 게시판에는 이같은 항의의 글이 300여건이나 올랐다. 한 네티즌은 “지나친 할리우드 액션으로 보는 이들을 속인 미국 선수 오노는 차라리 영화배우”라고 비꼬았다. 사이트가 한꺼번에 많은 글로 붐비자 이날 오후 3시쯤 결국 서버가 장애를 일으켰다. ‘다음’‘프리챌’ 등 각 인터넷 종합검색 사이트 토론방에도 울분을 토로하는 글이 수천건씩 쏟아졌다. ‘다음’사이트에 마련된 ‘2002 솔트레이크시티 안티 카페’에는 김 선수가 실격패하자마자 3091명의 회원들이 동시에 접속을 시도하는 바람에 1시간 만에 서버가 다운됐다. 아이디가 ‘keeper11’인 네티즌은 “김 선수가 1등을 하고도 금메달을 따지못한 것은 미국의 ‘깡패주의’ 때문”이라면서 “진짜 ‘악의 축’은 바로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아이디가 ‘ksyang07’인 네티즌은 ‘안티 사이트’들의 연합을 통해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의견을 냈다. 국회 홈페이지(www.assembly.go.kr)의 자유게시판에도 미국을 비난하는 글이 100여건이나 올랐다. 충주의 한 고교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꿈나무들이 우리나라의 비참한 현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면서 “권력자들의 강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 직후 미국 NBC방송이 자체 인터넷사이트(www.nbc.com)를 통해 실시한 김동성 실격판정에 관한 찬반투표코너에는 오후 3시까지 23만여명이 참여해 96%가 “”실격 판정이 잘못됐다.””는 의견을 냈다. 송한수 이영표기자 tomcat@
  • 유승준 입국거부 찬반 공방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가수 유승준(26)씨가 2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의해 거절당한 뒤 사이버 공간에서는 치열한 찬반 공방전이 벌어졌다. 법무부의 인터넷 홈페이지(www.moj.go.kr)는 이날 사용량이 폭주하면서 거의 접속이 불가능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한국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한 미국시민 유승준이 한국에 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법무부의 입국 금지에 속이 다 후련하다.”고 뜻을 모았다. 유승준 안티 사이트(cyberdemo.wo.to)에는 “절대 한국에서 활동 못하게 해야 한다.” “유승준은 대한민국을 상대로사기친 날강도이다.” “미군에 입대시켜라.” 등의 분노가들끓었다. 그러나 유승준 팬 사이트에는 “유승준이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입국조차 막느냐.” “군대를 가기 싫어하는 유승준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유승준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겠다.”는 등의 격려성 글들이 실렸다. 유씨는 미국 LA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국 거부에 대해 “당황스럽지만 공인으로서 비난을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방송 라디오코리아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서류상으로 미국사람이라 하더라도 나 자신은 한국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긍지를 갖고 살고 있는데 제 나라에 못들어간 게 당황스럽고 난감했다.”며 “외람되지만 많이 섭섭하고 억울한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이송하기자 songha@
  • 올 문화계 결산 방담

    지난 한 해 문화계에는 유난히 크고 작은 사안이 많았다. 엽기와 조폭,트랜스젠더 등 파격의 파고가 높았는가 하면문학권력 논쟁이 문단을 흔들었다.다양성과 소수파에 대한인식이 높아졌고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한 해를 마감하면서 지난해 문화계의 흐름과 두드러진 현상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전개 방향을 찾아보는 방담을 마련했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와문학평론가 방민호,대중문화 평론가 성기완씨가 방담에 참여했다. [방민호] 지난 한 해 문화계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하나가 한국영화의 성장일 것이다.올해 한국영화가 동원한관객수준은 괄목할만한 것이다.일부에선 한국영화의 진흥기로 평가하기도 한다.그러나 과연 얼마만큼 내적인 발전이동반됐을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주철환] 소재가 편중되긴 했지만 800만 관객동원은 분명한국 영화계의 팽창을 보여준 것이다.그러나 한국영화의 기폭제니 원동력이니 하는 평가에는 회의적이다.마케팅에 크게 의존했고 배급권을 쥔 자본의권력은 우려할 정도이다. 특히 작품성을 인정받은 감독들의 작품들이 외면당하는 ‘극과 극’의 현상은 우리 영화계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시킨 사례로 봐야 한다. [방민호] 10년전 유행하던 홍콩 누아르가 지금은 퇴조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조폭,블록버스터류에 힘입은 지금의팽창현상이 한국 영화의 미래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본다. 이제는 영화인들과 일반 관객 모두가 진지하게 우리영화를 돌아볼 시점에 왔다. [성기완] 영화관객 동원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듯이 대중음악 쪽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컴필레이션(모듬)음반수백만장이 팔려나갔지만 뻔한 내용을 유명배우 표지모델로포장한 게 대부분이다. 공연내용에서도 몇몇 언더그라운드가수들 것을 빼곤 특별히 주목받은 공연이 없었다.종전 엘리트 위주의 순수문화가 강조되던 것과는 달리 멀티미디어와 대중 편향으로 치닫는 문화권력의 이동과정에서 혼란이일고있는 느낌이다. [주철환] 그렇지만 단기간의 현상을 그대로 평가해선 안될것이다.30년전 가수 남진의 인기에 밀렸던 나훈아가지금은오히려 더 많은 팬을 확보한 것이 단적인 예다. 시간이 흐르면 문화의 소모성은 자연 가려지게 된다.엔터테이너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예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예를들어 립싱크 가수들 자신이 광의의 가수로 자평하듯이 그대로 보아주고 조폭영화도 조폭영화 나름의 가치를 인정할필요가 있다.시간이 지나면 대중들이 더 정확하게 그 가치를 평가한다. [방민호] 올해는 조폭,엽기,연예인 마약사건 등 기묘한 현상이 유난히 많았다.이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일각에선 이같은 흐름들을 다양성의 확대나 소수파에 대한 인식이 증대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철환] 돈을 버는 방법이 다양해진 탓이라고 본다.무엇보다 대중들의 요구사항에 편승해 마케팅을 잘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방민호] 제작자나 창작자의 의도도 문제지만 이런 현상이확산되는 것은 대중들의 잘못된 의식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없지 않다. [성기완] 영화 ‘엽기적인 그녀’만 보더라도 제목상의 괴기스러움보다는 오히려 ‘착하게 살자’는 내용이 강하다. 문제는 대중문화를 상품화해 돈 버는 이들이 피상적으로 파격적인 소재를 차용할 것이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방민호] 중화권에서 맹위를 떨친 한류를 그냥 지나칠 수없다.중국과의 친화라는 정치·경제적인 필요와 맞물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본다면 한류의 정체성과 가능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주철환] 한류는 낯설고 새로운 양식의 우리 대중문화에서느끼는 중화권 대중들의 자극이라고 본다.그렇다면 한류가끝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그런 점에서 한국의대중문화가 마치 중국을 식민지화하는 것처럼 보는 들뜬 시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방민호]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문화가 역동성을 갖는 시기임엔 틀림없다.이제부터는 한국 문화가 가진 정체성을 확실히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문화적 다양성이 논의되고소수파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지만 본질적인 변화는 없지 않은가. 외형적인 것에 치중한 나머지 인간의 본질과내면세계에 대한 가치폄하는 여전하다고 본다. [성기완] 우리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다양성의부족일 것이다.여기에는 오랫동안 힘을 발휘해온 정치적인배경 탓이 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의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큰 변화이다.트랜스젠더에 대한 관대한 시각이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주철환] 트랜스젠더 바람이 다양성과 관련해 상당한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외모와 이미지를 중시한측면이 강한 것이지 근본적인 성 인식엔 변화가 없다는 비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커밍아웃으로 처음 눈길을 끈 홍석천의 경우 비판적인 시각이 컸지만 트랜스젠더 하리수는상황이 달랐다.마약사건에 연루된 황수정의 경우도 반발과배신의 강도가 컸던 것은 드라마에서의 조신한 모습과 너무다른 탓도 있지만 여전히 외모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시각때문이다. [방민호] 문학계에 거세게 몰아친 권력논쟁도 우리 문화의정립 필요성을 방증한 계기라고 본다.지난해와 올해는 문학권력 논쟁에 앞서 문학인 지식인들이 과거의 현상들을 수리하고 미래 정립이란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었다.미당 타계후 친일,권력야합 논의를 둘러싼 비판으로 문학계가 어지러웠다.삶과 문학을 분리해 생각하자는 단절론과 연속론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면서 우리 지식인과 문학인들이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음을 실감했다. [주철환] 문학 권력의 문제도 결국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하지만 한국 문학의 문제가 민주주의의 문제를 놓고따질 시기는 지났다.이미 70∼80년대 이 문제는 걸러졌다고 본다.문제는 진정 우리 문화가 키워온 정신적인 자산이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기완] 문학 권력 논쟁은 안티조선 움직임과 묘하게 연결돼 권력의 문제로 평가되는 감이 크다.그러나 그동안 문학권력에 대한 반감이 컸음을 반증하는 계기가 됐다.문학권력논쟁을 보면서 반대로 이에 대한 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른반작용도 문제가 컸다. [방민호] 문제는 문학과 삶은 문학인·지식인이 창조행위와는 상관없이 그 공동체에서 자기자신을 어떻게 정립했는가하는 물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지식인 문학인 논쟁의 가장 큰 맹점은 그들의 과거행위를 정치적인 문제로 환치할 뿐 공동체 속에서 어떤 모럴을 가졌는지를 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주철환] 논의와 논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지금은 이게 더 중요하다’는 식의 주장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논의 논쟁을 많이 하면서 그 인물의 과거 권력 행위에 대해선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인신공격은 위험하다. [방민호] 문학 권력 논쟁은 인신공격적 비방이 오가면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논의의 한계를 노출한 인상이 짙은게 사실이다. [주철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줄 수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체성과 포용력이 절대적인 조건이라고 본다. 대중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판단의 주체성이선행돼야 하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포용력이 따라야 한다. [성기완] 결국 논의가 ‘장’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문화에 고급과 대중 문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서로보완하면서 예술성에 대한 진지한 인식을 키워나갈 때 ‘장’의 논리가 더욱 성숙될 것이다.물론 이 ‘장’을 움직이는 데는 사태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노력이 더욱필요할 것이다. [주철환] 우리 문화계에는 이념과 이익을 추구하는 대립과반목이 여전하다.이념을 추구하는 쪽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지금까지 문화의 건강한 감시세력이 분노에 찬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같은 차원의 운동은 대중들에게 별 호소력을 얻지 못했다.새해에는 격돌하는 분위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는 열린공론의 장이 많아졌으면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베니스영화제 초청 ‘트레이닝 데이’ 출연 워싱턴·호크

    제5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비경쟁작으로 출품돼 2일 (현지시간) 시사된 ‘트레이닝 데이’ (Training day·감독 안톤 후쿠아)의 주인공 덴젤 워싱턴과 에단 호크가 시사회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작품에 대해 각자 소견을 밝혔다. ‘트레이닝 데이’는 뉴욕 경찰의 마약반을 소재로 한 영화.흔히 ‘지성파 흑인배우’로 통하는 덴젤 워싱턴과 일명 ‘할리우드의 청춘’ 에단 호크가 각각 부패한 고참과 신참 경찰로 만났다.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적당히 타락한 고참으로 등장하는 덴젤 워싱턴은 갓 경찰이 된 에단 호크를 데리고 다니며 각종 해프닝을 연발,미국 경찰의 실상을 보여준다. 그동안 주로 지적이고 부드러운 역할을 맡아 온 덴젤 워싱턴은 “욕과 비속어가 섞인 거리의 언어를 쓰면서 연기하는것이 나름대로 충격적이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긍정적인 역만 해오다 부정적인 역할을 연기했지만 다른 역과마찬가지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극중 역할과는 달리 “4명의 자식들을 데리고 지난 11년간매년 여름마다 베니스 등 유럽의 각 도시를 여행다녔다”고귀띔해 가정적인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가정과 작품속 ‘섹스 심벌’로서 팬들의 사랑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팬들에게 인사하고 사인하는것은 개인적 관계에서가 아니라 연예산업으로 생각한다.팬을 집으로 불러 섹스를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에단 호크가 끼어들어 “나는 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처음으로 경찰역을 맡았다”는 에단 호크는 “150명씩이나 죽어가는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 비하면 2명밖에 죽지 않으므로 그리 폭력적인 영화는 아니다”라고 새 영화를 소개했다.또 “베니스영화제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영화를 대하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제”라고 덧붙였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싸움,분노,절망,희생에 관한 영화”라며 “거리에는 수많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그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베니스 윤창수특파원 geo@
  • 더위 날릴 통쾌한 액션비디오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비디오 시장도 바쁘다.속속 화제작을 출시,비디오 마니아를 손짓한다.올여름 비디오 목록에는 유난히 미개봉 화제작들이 많다.액션 팬이라면 선택의폭이 더욱 넓다. 해양액션 ‘인트리피드’(Intrepid)와 파이어 액션 ‘어블레이즈’(Ablaze)를 기억해두면 어떨까.스펙터클 영상이 웬만한 개봉작 뺨친다. ‘인트리피드’는 지난 98년 ‘어플릭션’으로 아카데미남우조연상을 받은 관록의 배우 제임스 코번이 주연한 영화다. 두 특수요원이 초호화 유람선 인트리피드호를 무대로 국제테러조직으로부터 정부 고위관리의 딸을 구출해내는 이야기를 얼개로 하고 있다.코번은 인트리피드호를 이끄는 믿음직한 선장역을 맡았다.핵폭발로 거대 해일이 밀려오는 장면,전복된 배가 바다속으로 가라앉는 장면 등은 아찔할 만큼사실적이다. ‘분노의 역류’ 나 ‘리베라메’같은 정통 파이어액션을기대한다면,‘어블레이즈’가 제격이다.소방대장과 화재 조사관 형제가 종합병원에 불어닥친 어마어마한 화재폭풍을제압하는 줄거리다.도시를 통째로 삼키는 불기둥의 컴퓨터그래픽이 압권이다. 모방범죄의 실화를 소재로 한 법정스릴러 ‘살인공모’(Deliberate intent)도 볼만하다.변호사 하워드(론 리프킨)는한때 자신의 고객이었던 남자와 그의 어머니가 의문사하자,남자의 아버지에게서 살인혐의를 눈치채고 끈질긴 법정공방을 벌인다. ‘에버 애프터’‘엠마’류의 시대극에 끌리는 여성관객을위해 ‘미스 줄리’(Miss Julie)가 나왔다.귀족의 딸과 하인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초점을 맞춘,고전적 소재의 드라마다.1890년대말 스웨덴의 귀족사회를 복원한 풍성한 화면은 재미를 더해준다.‘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마이크피기스 감독.‘딥 블루 씨’에서 미모의 천재 과학자로 나왔던 새프런 버로스가 주연했다. 황수정기자 sjh@
  • 프로야구 선수협 “단체훈련 거부”―“선수지원 중단”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회장 송진우) 사태가 장기화와 함께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8개 구단 사장단의 ‘야구활동 중지 가능성’이라는 강경 방침에 분노한 선수협은 27일 경기도 용인의 워크숍장에서 참가 5개 구단대표자회의를 열고 현 집행부 인정과 방출선수 복귀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단체훈련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선수협은 내년 1월말까지 규정된 비시즌 기간을 넘기더라고무기한 단체훈련에 참가하지 않으며 조만간 서울시에 사단법인 설립신청서를 제출,법인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날 8개구단 단장들도 야구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현 집행부와 외부인의 사퇴,8개 구단 선수 대표로 구성된 순수한 선수협의 구성을 거듭 촉구하는 등 구단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단장들은 또 선수협이 합동훈련을 거부함에 따라 내년 시즌에 대비한 장비구입과 유니폼제작, 해외전지훈련 계획 등 일체 업무를 중지하겠다고 사장단에 건의했다. 이로써 선수협 사태는 선수협과 구단의 감정 싸움으로 번지며 상당기간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자칫 공멸의 길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총회 강행(선수협)-주동자 자유계약선수 공시(구단)-회원 워크숍(선수협)-야구활동 중지 검토(구단)-단체훈련거부(선수협)로 이어지는일련의 선수협과 구단의 ‘맞불 공방’은 상대의 감정만을 자극할 뿐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협과 구단들은 사태 해결보다는 상대를 궁지에 물아넣을 ‘초강수 찾기’에 골몰하고있어 야구인과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협과 구단들은 사단법인 설립과 불가라는 첨예한 기본입장차를 고수하고 있어 사태 진전은 좀처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당사자들간의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선수협 사태는 제3자(정부)의 중재로 파문을 잠재울 수 밖에 없는 시점을 맞고 있는 셈이다.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지난 겨울 ‘선수협 파동’이 두달 가까이이어지자 막판 적극 중재에 나선바 있다. 현재 문화부는 선수협과 구단이 한발씩 양보하고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한다는 원칙을 들어 관망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kimms@
  • ‘대한민국 록페스티벌’ 취소

    “우리나라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었나 보네여.우리나라는 어울리지 않게 ‘록’하려고 꿈꾸다가 맨날 망하는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이달 12일부터 사흘동안 강원도 속초 엑스포행사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제1회 대한민국 록페스티벌이 지난달 26일 개막을 보름 앞두고 갑자기 취소된데 대한 팬들의 분노가 쇄도하고 있다.공동주관사인 라이브엔터테인먼트(대표 이종현)와 (주)로카스,동아닷컴이 공연약정을 둘러싸고 빚어진 이견을 끝내 해소하지 못해 결국 공연이 취소된 것. 라이브측은 “동아닷컴이 약정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행사를 한달 남겨두고갑작스레 실무팀을 교체해 준비에 차질을 빚게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수익성을 좇아 재약정을 고집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관객들에게 기본적인 숙식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맺은 업체와의 가계약이파기된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이에 대해 동아닷컴은 “두 회사의 제안을 검토해 공동참여하기로 했지만 약정조건 등에 대한 이해조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며“검토단계에서 보다 진중하게 임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라이브 기획팀 정진욱씨는 아마추어 밴드 50팀이 참여하는 엘로우 스테이지를 9월에 개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연에는 중국인 로커 최건과 일본의 이와마노 기요시로 등은 물론 들국화 신중현을 비롯한 국내ㆍ외 록그룹 170여팀이 참가하기로 돼 있어 국내 공연문화계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와 로카스측이 동아닷컴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참여밴드들도 ‘행동’에 돌입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등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임병선기자
  • ‘스매싱 펌킨스’ 올림픽공원 라이브무대 관람기

    “훨씬 사이키델릭하게 들리네요.” 지난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얼터너티브 밴드,스매싱 펌킨스의 내한공연을 지켜본 이들의 공통적인 느낌.그들의 앨범 중 한두곡에사이키델릭의 ‘음습한 그림자’가 스며들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 라이브 무대에서 들리는 그들의 음악은 훨씬 더 그쪽에 가까웠다. 이번 공연은 국내 팬들에게 생애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 감동과 그에따른 상처를 동시에 안겨주고 끝났다. 감동은 전적으로 리더 겸 보컬리스트 빌리 코건의 카리스마에서 우러나왔다. 100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그는 예의 독재라 칭할 만한 강력한 카리스마를 무대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대중을 자신의 손짓 하나로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은 또 어떻고. 그의 낮게 읊조리듯 분노를 담아낸 목소리와 포효하고 절규하는 듯한 보컬은 경악스러운 것이었다. 조명이 꺼지고 쉬려는 것처럼 보이던 그가 통기타를 들고 의자에 앉았다.2집에 수록된 ‘디스암’과 ‘아바 아도르’를 연주했는데 이때 청중들은 ‘우리정말 헤어지지 말자’(위 머스트 네버 비 어파트)고 외치며 이들에게 해체 결정을 번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코건은 마이크를 받아 머리를 다쳐도 별 신경을 안쓰고 몰상식한 팬들이 던지는 페트병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도 오히려 “우리가 너무 늦게 찾아와 여러분이 화가 난 것 아니냐”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큰 스타다운 면모를 보였다.물론 이런 코건의 활약은 전적으로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의 드러내지 않은 성실함에 터잡아 가능한 것이었다.그는 이펙트를 많이 쓰지 않고도 적절한 음을 잡아내는 탁월한 역량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그러나 코건이 특별히 할애해 선보인 그의 보컬은 정말 ‘애정’없이는 듣기 힘든 것이었다. 마지막 앙코르곡 ‘1979’는 멤버 전원이 기타를 메고,드럼 머신 사운드에맞춰 멋진 마무리를 했고 아쉬운 팬들은 20여분동안 메아리 없는 세 번째 앙코르를 외쳤지만 아무도 욕하는 이는 없었다.그들이 최선의,최상의 연주를했다는 데 이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호박’들이 해체이유로 밝힌 10대들이 지배하는 음악시장은이날 무대에서도 재연됐다.지난달 하드코어 그룹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내한때보다3분의 1로 줄어든 청중이 모든 것을 웅변했다. 그들을 이제 영영 못보게 될 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들이 들려주었던 완벽한연주와 깨끗한 무대매너는 록을 사랑하는 이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각인될 것이다.코건이 말했던 ‘더 매력적인 음악을 선보이기 위한 시작’에 방점을찍으며. 임병선기자
  • 연예인 잇단 물의(네티즌 코너)

    ◎“연예인은 무죄?” 관대한 법적용 비난 탤런트 심은하씨가 2일 혈중알콜농도 0.098% 상태로 음주운전,도로교통법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최근 탤런트 이승연의 불법운전면허 취득에 이은 연예인들의 물의로 며칠째 연예인들의 처신에 관한 비난이 하이텔 큰마을방(plaza)에 쏟아졌다. ‘재능을 아끼고 사랑해준’ 팬이기에 네티즌의 분노는 더욱 컸고 불미스러운 일에 더욱 가혹했다. 다스름이란 ID를 쓰는 네티즌은 ‘연예인은 성역인가?’라는 제목으로 인기인들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한 법의 아량에 대해 흥분했다.또 ‘연예인들은 사고쳐도 무죄???’란 제목의 글에선 일반시민들이 사고를 내면 구속하고 비슷한 사고를 연예인들이 내면 불구속하는 일이 많다며 법의 불공정한 적용을 비난했다(ID 너 사랑해). 그외 “보나마나 몇 개월뒤 잠잠해지면 또 나오겠지”(ID 세리)라며 여론의 집중 비난을 받으면 잠시 몸을 숨겼다가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연예계 행태를 비웃는 내용도 눈에 띈다. 한편 이승연씨의 경우 MBC SBS는 작게 보도하고 KBS는 ‘확대보도’한 것은 이승연이 ‘KBS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라는 소식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이승연의 오만방자함에 대해…’라는 글을 올린 ID 빌라와 겐도,sosjj 등은 이승연의 태도를 비난했는가 하면 공영방송인 KBS가 자사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고 악의적인 단어를 사용한 것은 잘못(ID yun755)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서민들로선 감히 상상도 못할 억대의 CF모델료를 받고 인기를 누리는 스타라면 그만큼 자기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아직도 쓰린 「아메리칸 드림」/LA폭동 5주년… 오늘의 한인사회

    ◎융자금 못갚아 가옥압류 등 후유증 29일로 로스엔젤리스(LA)에서 폭동이 일어난지 만 5주년이 됐다.고속도로에서 과속운전을 한 흑인 로드니 킹을 만신창이가 되도록 두드려팬 백인경찰관들이 재판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데 분노한 흑인들에 의해 일어났던 이 폭동은 흑백 사이의 빈부격차와 인종갈등 등 숱한 미국내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드러냈던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은 흑백갈등의 불똥이 엉뚱하게 한인사회로 번져 한흑갈등으로 본질이 변질되면서 LA에서는 한인들을 비롯,모두 5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천300명 이상이 다쳤는가 하면 1천100여채의 건물이 손상을 입거나 불에 타 없어졌다.상가를 운영하던 한인들은 집과 상가는 물론 사랑하는 가족까지 잃는 씻을수 없는 회한을 남겼으나,재기에 성공한 15%를 제외한 다른 이들의 상당수가 환멸을 느끼고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 등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 사건 이후 재기의 발버둥을 쳤으나 중소기업청 등으로부터 융자받은 재기자금을 갚지 못해 다시집을 압류당하거나,업종변환에 따른 경험부족 등으로 거리에 나앉는 사람들이 많은 등 상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5년이 지났건만 폭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흑백간의 갈등이나 빈곤,경제적 격차 등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 폭동의 재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것.흑인들은 아직도 거리를 해매며 정부보조금으로 그날그날을 살며,먹을 것을 구하려는 히스페닉 걸인들은 고급 세단을 타고 가는 백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LA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열리는 등 나름대로 자구노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흑백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LA폭동은 언제든지 재발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지적이다.더욱이 미국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마저 있어 미국이 자랑해온 「아메리칸 드림」이 퇴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우상들의 타락(사설)

    기능이 뛰어난 운동선수이면서 해맑은 미소년의 인상이 돋보여 사랑받던 농구선수가 체련복 후드로 얼굴을 가리며 경찰서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우리를 속상하게 했다.그 추락하는 모습 자체도 불유쾌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우상」으로 섬기는 그 많은 소년소녀들를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며칠전 브라운관에서 발랄한 기운을 샘솟게 하던 여자 탤런트가 그와 똑같은 「음주뺑소니운전」으로 잡히던 모습을 본 뒤라 더욱 그랬다.둘은 다같이 젊은 도당을 거느린 오늘의 아이돌이다. 음주운전은 이 사회 최대의 골칫거리다.연령이 점점 어려져서 더욱 골머리를 앓게 하는 「사회악」이다.두 사람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듯 광분하는 젊은세대가 바로 그 충동에 빠져드는 사회문제인데 하필 그들이 그 본을 보일 것이 무엇인가. 게다가 정황으로 보면 그들은 누적범 같다.그렇다는 것은 그들 「청소년의 우상」 사이에서는 이런 일이 의외로 많이 행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혐의도 든다.그래서 더욱 우울하다.우상이 하는 짓이면 해괴한 버릇까지 흉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팬」이다.그들은 바로 우리의 자식이다. 이런 「젊은 우상의 타락」에 대해서 사회는 온정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그들이 시민에게 위안과 기쁨으로 공헌한 바를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다만 그들로 인해 타락이 미화되거나 확산전염되는 일은 심각한 일이다.「걸렸다가」 쉽게 풀려나는 일이 거듭될 때마다 자라는 세대의 도덕적 불감증이 심화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관대함은 무책임의 죄를 짓는 일이다. 그들이 속해 있는 세계의 자정노력도 있어야 한다.재능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응징하여 한번 추락하면 그 빚갚기가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알게 해야 재범이 예방된다.
  • 거만한 할리우드 스타들/김종면 문화부 기자(오늘의 눈)

    대중스타의 약속은 깨뜨리기 위해 존재하는가.23일 하오9시30분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양식당 플래닛 할리우드에서 열린 미국 액션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기자회견은 거센 항의로부터 시작됐다.영화「다이하드3」의 국내개봉(6월10일)을 앞두고 열린 이날 회견의 주인공이 사과 한마디없이 두시간이나 늦게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TV시리즈 「블루문 특급」의 탐정이나 영화 「다이하드」의 정의파형사 존 맥클레인 이미지로만 브루스 윌리스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이날 밤 그가 보인 행태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상품가치 있는 외국배우나 감독등을 억지 춘향격으로 끌어들여 영화홍보에 이용하려는 영화사측의 지나친 저자세가 이들의 왜곡된 스타의식을 한층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올 상반기에만도 톰 크루즈,레오스 카락스,바네사 파라디등 많은 외국스타와 감독들이 「인터뷰아닌 인터뷰」를 하고 돌아갔다.영화홍보를 위해 왔음에도 불구,이들은 하나같이 팬들이 진정 알고 싶어하는 개인생활에 관한 질문은 고사하고 심지어 영화에 관한 질문까지도 애써 피하려하는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보도용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몇차례 실랑이를 벌여야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들을 데려오는 영화사측은 『그동안 유명배우들이 가까운 도쿄 등지까지만 왔다가 돌아가는게 보통이었는데 한국까지 들르게 한 것만해도 어디냐』며 거창하게 「국력신장론」까지 들먹인다.하지만 단발적인 홍보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들의 온갖 투정을 다 들어주며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영화수입사측의 태도는 어느 면에선 「문화적 매판행위」로까지 비쳐져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우선 먹기엔 곶감이 달다」.해외스타의 얼굴을 내세워 눈앞의 단기효과를 올리는데만 급급한 우리 영화수입사들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말이다.영화사들이 이같은 얄팍한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장기적인 투자에 힘쓸때 더이상 외국배우 모시기 추태는 없을 것이며 우리 영화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 스타의 사회적 유형가운데 하나로 「좋은 동료」(Good Joe)형 이란게 있다.모든 이들과 잘 어울리며 친절하고 약자에게는 관대하지만 권위에 젖은 사람이나 속물주의자들에겐 단호한,존 웨인이나 윌리암 홀덴,팻 분 등과 같은 타입의 배우들이 요즘 새삼스레 그리워진다.
  • 영화「아버지」의 가족애/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여행중에 한 영화를 보았다. 제목은 「아버지(Dad)」.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지휘를 한 미국영화다.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삼스럽게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능력의 한계가 불가해스러웠기 때문이다. 10년만에 만나보면 옛날에 부부였던 5쌍중에 1쌍도 그대로 부부로 남아 있는 쌍이 없을 지경인 것이 오늘의 미국사회다. 갈기갈기 균열되어버린 그 사회에서 가족애의 기반을 되살려내기 위해 펼치는 그토록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일이 신기하다. 그렇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위선적 환상의 문법을 쓴 것도 아니다. 오늘의 미국거리 어디서나 만나볼 수 있는 흔해빠진 미국인들의 심성 속에서 심해진주를 건져내듯한 수법으로 만들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을 성경대신 삼아 성공만을 지상으로 살아온 장년인 「존」은 아내와는 「물론」 이혼했고 대학생인 아들 「빌리」는 독립해서 떨어져 산다. 증권회사 간부인 존이 눈부시게 활약중인 회사에서 간부회의를 하고 있을 때 누이동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80대인 아버지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70대후반의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실려갔다는 소식이다. 달려간 존이 노부 제이크 앞에서 깊은 충격을 받는 것은 아버지의 늙음 때문이다. 못본 사이에 조그맣게 오그라들어 쇠잔해 있는 그 노인이 아버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기성이 센 아내에게 자신을 맡기고 스스로 작아져서 그 틀속에 갇혀 눈뜨고 잠들때까지를 보내던 노인은 아내가 쓰러지자 자기를 어떻게 건사할지를 몰라한다. 젊은시절 자동차경주 선수였던 아버지의 패기를 자극하며 갖가지로 노력하여 며칠 사이에 아버지 제이크는 딴 사람처럼 활기를 찾아간다. 아버지 존보다 할아버지 제이크에게서 더많은 사랑을 느끼는 손자 빌리도 마침 찾아오고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할머니도 안정을 되찾아 오랜만에 가족이 모이게 된 자리에서 할아버지 제이크는 순진하게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날밤 제이크는 혈뇨를 보고 겁을 집어먹으며 아들에게 의지한다.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고 암을 적출해 낸다. 아버지가 암을 지독하게 겁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존은 의사에게 그 사실을 제이크에겐 당분간 숨겨주도록 당부하고 집으로 온다. 그러나 「의사로서의 의무」를 앞세운 의사의 통고로,혼자서 암통고를 받은 노부는 그 충격으로 몸을 떨며 발작상태에 빠져 있다. 난폭해질지도 모른다며 훨체어에 손발을 묶고 진정제를 놓아 식물인간처럼 잠을 재우는 것을 보다못한 존은 병원측과 싸워가며 아버지를 싣고 퇴원한다. 그러나 집에 온 제이크는 더 나빠진다.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침대밑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고 정신이 들지를 않는다. 할 수 없이 재입원하고 병원장 호의로 의사만을 바꾼다. 식물인간상태가 계속되는 곁에서 존은 사업핑계나 대면서 살아있던 아버지곁을 점점 멀리 떠나버렸던 자신에게 회한을 느낀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도 지켜드리고 그 순간을 가슴에 새기리라』고 다짐한다. 그런 존곁에 돌려보낸줄 알았던 빌도 나타난다. 존이 자리를 비우면 몰래 들어와 할아버지 병상을 지켰음을 알고 존은 빌리를 깊이 포옹한다. 처음 제이크가 암때문에 병원에 왔던날 그는 아들 존에게 수줍게 말한 일이 있다. 『나는 너를 한번도 껴안아 본 적이 없는데…. 한번 안아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늙은 자신보다 두배는 큰 아들을 안으며 짓던 그 수줍음과 신뢰의 느낌을 존은 빌리에게서 재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몇주간이 지난 어느 아침 아버지 제이크는 깨어난다. 숙면을 하고난 아침처럼 깨어난다. 의사는 자신있게 그것이 「가족의 사랑과 헌신」이었음을 확언하고 박수를 보낸다. 소생한 아버지는 딴사람처럼 되어간다. 명랑하고 활기가 넘치고. 그런 가운데 좀 이상한 짓도 한다. 자기가 마치 딴 가족과 살고 있는 것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의사는 그것을 「성공정신분열증」이라고 밝힌다. 이중인격증상이다. 아내의 내주장에 쥐여있던 제이크는 거기서 해방되어 온순하고 순종적인 아내와 다시 살고 있는 환상 속을 들락날락하는 것이다. 그런 남편의 행동을 한동안 받아주던 늙은 아내 베티는 어느날 분노를 터뜨린다. 『저이는 내 남편이 아니다. 미친 남자말고 내남편을 돌려받고 싶다』고 소리친다. 언성을 높이며 아들과 아내가 다투자 노인은 둘을양팔에 끌어안는다. 그리고 울면서 말한다. 『서로 미워하지 마라. 우리는 소중한 가족이지 않니…』 평온을 되찾고 드디어 암은 재발한다. 마침내 제이크는 『죽는다는 건 죄가 아니다. …살지 않는 것이 죄지…』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경지에서 평화롭게 가족곁을 영원히 떠나간다. 아들에 의해,가족애를 되살린속에서 품위있게 죽은 것이다. 80난 제이크노인역을 맡은 배우가 「잭 레먼」이다. 「뜨거운 것이 좋아」 「아파트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따위 코미디영화로 올드 팬에게는 아주 친숙한 배우다. 65살난 그의 제이크노인역은 깊고도 원숙해서 코미디배우인 기왕의 이미지를 여러 차원 뛰어넘는다. 노년이 되어서도 총기를 잃지 않고 이렇게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를 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인간의 심해에서 건져올리는 이 가족애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더욱 관객을 위로했다. 너덜너덜 흩어져서 넝마처럼 되어버린듯한 오늘의 미국에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구원의 가능성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이나라에서는 근년에 이르러 가족애를 다룬 영화가 부쩍 성행했고 관객도 동원했다. 80년대 벽두에 「강한 미국의 재생」을 기치로 내걸었던 레이건대통령은 그것의 기초가 되는 하나를 가족애의 끈으로 풀이했었다. 현대 미국의 메시지로서 가장 절실한 가족애가 스티븐 스필버그 팀의 손에서 요리되면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높고 그윽한 방법으로 차원높은 메시지를 전하는 이런 영화,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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