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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22년 전 사랑받았던 ‘뮬란’인데…디즈니도 “문제 야기했다” 곤혹

    [이슈픽] 22년 전 사랑받았던 ‘뮬란’인데…디즈니도 “문제 야기했다” 곤혹

    신작 영화 ‘뮬란’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자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가 결국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며 스스로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화 ‘뮬란’은 ‘아버지를 대신해 성별을 숨긴 채 전쟁에 나서 공을 세우는 여성’이라는 중국의 오랜 설화에 기반한 고전문학 ‘화목란’(파 뮬란)에 파생된 작품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시리즈 중 최근작으로 1998년 개봉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디즈니 르네상스’ 실사화 최대 기대작이었는데애니메이션 ‘뮬란’은 ‘인어공주’(1989)를 시작으로 ‘타잔’(1999)까지 이어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최고 전성기 작품들로 평가받는 ‘디즈니 르네상스’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작품이다. 제작비 9000만 달러에 전 세계적으로 총 3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여 흥행에도 성공했다. 최근 몇 년간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디즈니 르네상스’ 작품들을 중심으로 실사영화 시리즈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특히 ‘뮬란’ 실사화에 거는 디즈니의 기대는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도 남달랐다.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파 뮬란’에 중국계 미국 배우 류이페이(유역비)가 캐스팅됐을 때만 하더라도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우려보다는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컸다. 예고편 공개되자…내가 알던 ‘뮬란’과 다르다그러나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이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별과 고난을 딛고 일어서 끝내 승리하는 성장 스토리였던 애니메이션과 달리 ‘오리엔탈리즘으로 범벅된 이상한 무협영화’ 같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의 너무 현란하고 능숙한 무술 실력, 새끼 용 무슈나 상관 리샹, 조상신 등 원작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매력적인 캐릭터의 삭제, 난데없는 마녀 악당 등 지나친 원작 파괴도 혹평의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원작에서도 일부 지적됐던 고증 오류와 지나친 오리엔탈리즘(서구가 단순하게 떠올리는 실제와 다른 동양의 이미지)이 실사영화에서는 더욱 두드러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유역비 ‘홍콩 경찰 지지’에 보이콧 본격화논란은 작품 바깥에서 더 크게 터져 나왔다. 미중 갈등과 더불어 홍콩 민주화 운동이 한창 이어지고 있던 제작기간 중 주연배우인 유역비가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등의 글을 올리는 등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역비는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중국계 미국인이다. 이를 두고 ‘본인은 미국 시민권자로 모든 자유를 누리면서 자유를 열망하는 홍콩의 시민들을 강경 진압하고 있는 중국과 홍콩 경찰들을 공개 지지해 홍콩의 민주화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유역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때부터 홍콩과 대만 등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지역에서는 ‘뮬란 보이콧’ 운동이 확산됐다. 엔딩 크레딧 논란…“디즈니가 인권탄압 돕는다”지난 4일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뮬란’이 공식 개봉한 뒤 작품에 대한 혹평이 잇따른 것을 넘어 인권 논란까지 터지고 말았다. 엔딩 크레딧에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문구가 문제였다. 중국 북서부의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인 탄압 논란이 오랜 기간 제기된 지역이다. 중국 정부에 반발하는 위구르인들을 가둔 ‘재교육’ 강제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수용소에는 최소 100만명이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위구르 탄압에 앞장서는 기관으로 지목되는 투루판시 공안당국에 대해 디즈니가 특별 자막을 통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은 중국의 악명 높은 인권 탄압에 디즈니가 눈 감은 것을 넘어 적극 협력의 뜻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디즈니는 ‘뮬란’ 촬영을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 당국의 협조를 받은 데 대한 감사를 표시한 것이라지만, 일각에서는 “디즈니가 중국의 반인륜 범죄 정당화를 도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회사인 만큼 디즈니가 제작하는 영화는 폭력성 등과 관련한 수위는 물론 정치적 올바름과 관련해 여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대체로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인권 탄압 동조’ 논란은 디즈니로서 더욱 뼈아픈 비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문제 야기했다”면서도 “촬영지 당국 언급은 관행”이 같은 비판에 결국 디즈니도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놨다. 크리스틴 매카시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주최한 미디어·통신·엔터테인먼트 업계 온라인 콘퍼런스 행사에서 뮬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우리에게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신장 촬영을 허가해준 중국 현지 공안국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메시지를 엔딩 크레딧에 넣은 것에 대해선 “영화 제작을 허락한 나라와 지방 당국을 엔딩 크레딧에서 언급하는 것은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실제 뮬란 촬영은 주로 뉴질랜드에서 이뤄졌고, 중국에서는 (신장뿐만 아니라) 20여곳에서 촬영을 진행했다”며 “엔딩 크레딧에는 중국과 뉴질랜드를 모두 언급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중국에서 막 개봉한 뮬란이 최근 논란으로 흥행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선 “나는 흥행을 예측하는 사람 아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결국 연기된 ‘미스터트롯‘ 공연…“송파구 행정명령 유감”

    결국 연기된 ‘미스터트롯‘ 공연…“송파구 행정명령 유감”

    송파구, 전날 집합금지 명령“서울공연 여부, 27일 결정”팬텀싱어3 공연도 전날 취소‘내일은 미스터트롯’(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의 이번 주 공연이 구청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따라 결국 연기됐다. 공연제작사 쇼플레이는 오는 24∼26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스터트롯’ 1주 차 서울 공연을 잠정 연기한다고 22일 밝혔다. 제작사는 “전날 올림픽공원 측으로부터 시설 중단 명령을 받아 현재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미스터트롯’ 콘서트를 기다려주신 관객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오는 27일 까지 전체 서울공연 진행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림픽공원을 관할하는 송파구는 지난 21일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최근 5일 안에 9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송파구 확진자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처분을 위반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JTBC ‘팬텀싱어3’도 31일과 8월 1일 콘서트를 취소했다. 앞서 ‘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는 앞서 세 차례 연기 끝에 이번 주부터 3주간 총 15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다. 1만 5000석 규모 체조경기장에서 좌석 간 거리 두기로 회당 5200명을 수용하는 방식이었다. 제작사는 10억원 이상의 방역 비용을 투입하는 등 안전한 진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구가 갑작스럽게 행정명령을 내렸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제작사는 “4일간의 (무대장치) 셋업을 마치고 리허설을 하루 앞둔 상태에서 출연자와 수백여 명의 스태프들이 넋을 잃었다”며 “영세한 공연기획사가 제작비용 수십억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팬들의 사회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스터트롯’ 콘서트 결국 연기... 제작사 측 “행정명령 유감” (종합)

    ‘미스터트롯’ 콘서트 결국 연기... 제작사 측 “행정명령 유감” (종합)

    ‘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가 결국 연기됐다. 22일 공연 제작사 쇼플레이 측은 오는 24∼26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스터트롯’ 1주차 서울 공연(총 5회)을 잠정 연기한다고 22일 밝혔다. 제작사는 전날 올림픽공원 측으로부터 시설 중단 명령을 받아 현재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미스터트롯’ 콘서트를 기다려주신 관객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오는 27일까지 전체 서울공연 진행 여부를 최종 정리해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공원 관할 구청인 송파구는 전날 체조경기장과 핸드볼경기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천 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3주간 총 15회에 걸쳐 열리는 ‘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도 타격을 입게 됐다. 제작사는 1만5000석 규모인 체조경기장에서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적용해 회당 5200명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공연을 개최하려고 했다.그러나 송파구는 대규모 인원이 밀폐된 실내에 장시간 머무르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이 크며, 관객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 대규모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제작사는 10억원 이상의 방역 비용을 투입하는 등 안전한 진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구가 갑작스럽게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강한 유감을 밝혔다. 제작사는 “4일간의 (무대장치) 셋업을 마치고 리허설을 하루 앞둔 상태에서 이런 통보를 받고 출연자와 수백여 명의 스태프들이 넋을 잃었다”며 “영세한 공연기획사가 제작비용 수십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의 사회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을 깊이 있게 논의하지 않은 채 공연 3일 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처사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美, ‘틱톡 죽이기’ 포기하나? 백악관 “틱톡, 미국기업 만들수도”

    美, ‘틱톡 죽이기’ 포기하나? 백악관 “틱톡, 미국기업 만들수도”

    미국이 국가 안보를 내세워 중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앱) ‘틱톡’과 ‘위챗’ 등 사용을 금지시키려고 하는 가운데 백악관이 “틱톡을 미국 기업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틱톡이 중국 운영사에서 떨어져 나와 미국 기업으로 독립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틱톡 측이 이 방안을 받아들일지, 미 회사가 틱톡을 인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틱톡은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앱이다. 전 세계 젊은 층의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과 중국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 차단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은 틱톡 팬들의 반발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틱톡 사용 금지를 검토한다는 발표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홍보 앱에는 틱톡 이용자들이 700개 이상 최하점 평가를 등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틱톡이 워싱턴DC에서 영향력 있는 로비스트들을 대거 고용해 구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과 계약한 로비스트 가운데 데이비드 어번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폼페이오 장관의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동기이기도 한 어번은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된 인물이다. 여기에 틱톡은 오랜 기간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로비스트 마이클 베커먼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대관업무 능력을 대폭 강화한 틱톡은 최근 3개월간 의회 내 법사위와 정보위, 통상위 관계자들과 50회 이상 연쇄 접촉을 통해 ‘미국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간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는 미국 버지니아 서버와 싱가포르 백업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다. 다만 아직까진 로비 활동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반중 성향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인 사용자의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틱톡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고 일부는 모순된다”고 주장한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틱톡이나 위챗 등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수중에 넘어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트댄스는 이날 커들로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시장의 추측성 소문에 얽히지 않겠다”면서도 “바이트댄스는 틱톡 사업의 경영 구조 변화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OC, 대책 없이 말로만 “올림픽 정상 개막”… 전 세계 거센 비난

    IOC, 대책 없이 말로만 “올림픽 정상 개막”… 전 세계 거센 비난

    “우린 훈련 못 하는데 어떻게 경기하나”캐나다 출신 IOC 선수위원 강력 성토 “IOC, 상황 파악 제대로 못 하고 무책임” 유로2020·코파아메리카 전격 1년 연기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론 힘 실릴지 주목올림픽, 월드컵처럼 4년 주기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과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가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을 1년 뒤로 전격 연기했다. 대형 스포츠 대회 또는 리그가 연내가 아닌 내년으로 1년 연기된 것은 처음으로, 이들 대회와 비슷한 시기에 개막이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 주장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8일 새벽(한국시간)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입장을 재확인하자 세계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전날 밤 홈페이지를 통해 “유로2020을 1년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6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12일부터 한 달간 12개국 12개 도시에서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던 유로2020은 내년 6월 11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1960년부터 4년마다 개최된 이 대회가 홀수 해에 열리는 건 처음이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팬과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올 시즌을 안전하게 마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윤’이 아닌 ‘가치’가 대원칙이었다”고 했다. 비슷한 기간 예정됐던 코파 아메리카도 내년 6월 개막으로 미뤄졌다. 반면 IOC는 이날 새벽 성명을 통해 “아직 올림픽 개막이 넉 달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며 도쿄올림픽 연기론을 배척했다. 그러자 스페인 올림픽위원회(COE) 알레한드로 블랑코 위원장은 COE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스페인 선수들이 코로나19 때문에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같은 조건으로 대회장에 도착할 수 없다”며 “IOC의 결정은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리포트가 나온 이후에 그것을 기반으로 내려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IOC 선수위원인 헤일리 위큰하이저(캐나다)도 트위터를 통해 “IOC가 상황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무감각하고 무책임하다”고 성토했다.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네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선수들이 당장 어디에서 훈련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고 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인 카테리나 스테파니디(그리스)도 “1월부터 현재까지 상황이 크게 나빠졌는데도 IOC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도쿄올림픽이 열리지 못할 경우 대안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IOC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는 어떠한 해결책도 이상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선수들의 책임감과 연대를 기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IOC는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는 한편, 경기의 완전함과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쌍용 안 잡고 뭐하나… 서울 ‘수호신’이 노했다

    쌍용 안 잡고 뭐하나… 서울 ‘수호신’이 노했다

    유럽서 뛰던 기성용·이청용 복귀 수순 각각 전북·울산 등과 접촉 사실 알려져 정작 원소속팀 서울은 영입에 미온적 팬들 “핵심 선수 다 놓치고 또 이러나” 시즌권 환불 인증 등 집단 반발 움직임유럽에서 활약하던 기성용(31)과 이청용(32)의 국내 K리그 복귀처가 원소속팀이던 FC서울이 아니라 각각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FC서울 팬들이 FC서울 구단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FC서울 팬들에게는 기성용의 타 구단 이적설이 단순히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는 것 이상의 충격이 된 모습이다. 6일 현재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성용이 전북에 가면 팬클럽을 탈퇴하겠다”, “데얀이 수원으로 옮길 때 이상의 충격이다. 구단은 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 “기업구단이라 돈도 있으면서 선수 영입 안 해도 최용수 감독이 성적 내고 평균관중 매년 1위 하니까 배가 부른 것 같다” 등의 비난 글로 도배돼 있다. 어떤 팬은 2020 시즌권을 환불했다는 글을 남겼고, 구단에 항의 성명서를 보내기도 했다. 팬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데는 그동안 FC서울이 팬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데다 기업구단(GS)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C서울이 기성용, 이청용 등과 소극적인 계약에 나서 이들이 결국 전북, 울산 등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FC서울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도 기성용 선수 등과 계속 접촉하고 협상을 이어 가고 있다”고만 말했을 뿐 자세한 협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FC서울은 그동안 팀에서 뛰며 팬들에게 사랑받던 간판스타들을 줄줄이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2006년부터 통산 305경기를 FC서울에서 뛰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아디는 본인의 현역 연장 의지에도 구단의 은퇴권유로 은퇴하게 됐고,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던 데얀을 라이벌 수원 삼성에 이적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주영(중국 이적), 오스마르(일본 임대), 아드리아노(중국 이적), 윤일록(일본 이적) 등 팀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들을 붙잡지 못하고 내보낼 때마다 팬들의 분노는 쌓여 갔다. 연이은 전력 누수로 2018시즌 강등권에 처했던 성적은 팬들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고, 급기야 FC서울 엄태진 사장이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FC서울은 2019년 한 해 동안 경기당 홈 평균 관중이 1만 7061명으로 국내 전체 스포츠 구단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구단이다. 2010·2012·2016년 우승을 차지했었던 만큼 팬들의 자부심도 높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괸당’이 최고라는 제주, 전략공천설에 술렁

    민주당 ‘서귀포 출신’ 송재호 내정 가능성 “제주는 좁은 지역사회… 경선 필요” 지적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괸당(혈족·친족)이 최고당!” 제주에서는 선거 때마다 ‘괸당’이 최고라는 말이 나온다. 제주는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히는 좁은 지역사회라는 의미다.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주갑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고려하면서 괸당 투표 성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 한경면 출신인 4선의 강창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지역 연고가 없는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내정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송 전 위원장은 이곳과는 무관한 서귀포시 표선면 출신이어서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는 ‘왜 남의 동네에 와서 출마하느냐’는 식의 이야기가 없지 않다. 그는 앞서 지난 21일 국가균형발전위에 사표를 내고 제주갑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제주갑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온 지역 후보들도 전략공천을 반대하고 있다.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등은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경선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강창일 의원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가 좁은 지역사회라는 특성을 중앙당이 감안해 전략공천 대신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식 팬카페인 ‘문팬’의 김상균 제주대표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괸당 정서를 강조한 것이다. 당은 앞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제주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김우남 후보가 문대림 후보 측의 당원명부 유출 등을 문제 삼아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분열돼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반사이익을 거둔 뼈아픈 경험이 있다. 30일 현재 민주당에서는 문윤택 제주국제대 교수협의회장, 자유한국당은 고경실 전 제주시장, 구자헌 전 제주도당위원장,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고병수 정의당 제주도당 위원장과 장성철 바른미래당 제주도당위원장 직무대행도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무소속으로는 김용철 공인회계사, 임효준 전 제주매일 기자 등이 지역을 노리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베트남 공항 직원, 엑소 찬열·세훈 여권 사진 유출

    베트남 공항 직원, 엑소 찬열·세훈 여권 사진 유출

    베트남 공항 직원이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 찬열, 세훈의 여권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찬열과 세훈은 ‘2020 케이팝 슈퍼 콘서트 인 하노이’에 참석하고자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했다. 당시 공항 직원이 찍은 찬열, 세훈의 여권 사진이 현지 SNS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엑소 팬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글을 썼다. 사진을 유출한 공항 직원은 페이스북 계정에 “엑소 팬인 친구에게 보내줬는데 그것이 이렇게 확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엑소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직원의 페이스북 계정은 비활성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욱일기 망령든 ‘전범풀’

    욱일기 망령든 ‘전범풀’

    홈페이지에 욱일기 배경 이미지 게시한국 IP서만 보이는 ‘반쪽 사과문’ 하루 만에 또 日 SNS 계정에서 사용 국내 팬 “리버풀, 무신경하다는 방증”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 리버풀이 정말 왜 이럴까. 리버풀의 일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이미지가 또 올라왔다.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욱일기가 배경 이미지(섬네일)인 영상을 올렸다가 사과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국내 축구 팬들은 ‘전범풀’(전범기+리버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거론하며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창단 첫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도 한국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며 빛이 바랜 모양새다. 유럽 챔피언 리버풀은 22일 새벽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전반 9분 터진 호베르투 피리미누의 결승골을 앞세워 남미 챔피언 플라멩구(브라질)를 1-0으로 꺾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직후 리버풀의 일본 SNS 계정에는 우승 축하 이미지가 게시됐는데 여기에 욱일기 문양이 삽입되며 논란을 불렀다.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지구 모양의 공과 클럽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있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등 뒤로 햇살이 뻗어나가는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것이다. 리버풀 공식 계정도 이 이미지에 ‘좋아요’를 누르며 국내 축구 팬들의 반발을 부채질했다.앞서 지난 20일 리버풀은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올린 동영상으로 한국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클럽 월드컵의 전신인 인터콘티넨털 컵 1981년 일본 대회 플라멩구와의 결승전을 소개한 영상을 올렸는데 이 영상의 섬네일 이미지에 욱일기가 들어가 있던 것이다. 특히 이 영상은 최근 리버풀이 영입한 일본 공격수 미나미노 다쿠미 뉴스와 연계되어 파장이 커졌다. 리버풀은 21일 공식 페이스북에 영어와 한국어로 “어제 저희는 많은 분이 불쾌하다고 여기는 이미지를 온라인 채널에 올렸다”면서 “문제점을 발견한 즉시 바로 해당 이미지를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가 올린 이미지로 인해 불쾌했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홈페이지가 아닌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고, 이마저도 한국 IP에서만 볼 수 있어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내 축구팬들이 ‘전범풀’이라는 호칭을 다시 끄집어 낸 것은 리버풀의 욱일기 관련 논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리버풀이 영입한 공격수 나비 케이타가 팔에 욱일기 문신을 한 사실이 구단 프로필 사진에서 발견됐다. 당시 케이타는 욱일기 문신을 다른 문양으로 덮었고. 리버풀은 이 사실을 공개하며 서둘러 논란을 진화했다. 그런데 한 달 뒤 리버풀 유소년팀 소속의 골키퍼 샤말 조지가 욱일기가 그려진 모자를 쓴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리버풀은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한 국내 축구팬은 “전범기 논란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은 리버풀이 그만큼 무신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류스타 최시원 홍콩 사태 관심 보였다가 본토 ‘뭇매’

    한류스타 최시원 홍콩 사태 관심 보였다가 본토 ‘뭇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홍콩 시위 관련 게시글에 공감을 표시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사과하며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다. 최시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최근 제가 트위터에서 잘못된 행동으로 여러분의 감정을 상하게 해 사과드린다”면서 “연예인으로서 여러분이 제게 준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 깊이 자책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홍콩이 중국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부라는 생각과 입장을 부인한 적이 없다”면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최시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홍콩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을 맞아 중태에 빠진 패트릭 차우(21)가 수술 뒤 CNN 방송과 인터뷰한 내용을 리트윗했다. 차우는 이달 11일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열린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다. 병원에서 오른쪽 신장과 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CNN에 “총알로 사람을 죽일 수는 있어도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곧바로 불쾌감을 표시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최시원의 리트윗을 홍콩 시위 지지 표현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최시원은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자신의 웨이보에 글을 올려 “트위터에서 발생한 일을 확인했다. 나는 단지 (홍콩의) 혼란과 폭력 사태가 조속히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최시원 팬클럽은 25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폐쇄했다. 팬클럽은 웨이보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어떤 사람도 우리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없다. 우리는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2016년에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중국 팬들의 비난을 샀다. ‘하나의 중국’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쯔위도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며 중국 팬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軍이 한 정당만 지지하는 게 맞나…진보가 해야 할 국방·안보가 있다”

    “軍이 한 정당만 지지하는 게 맞나…진보가 해야 할 국방·안보가 있다”

    “군 선배들에 입당 결심 알리니 노발대발 정의당 들어갈 예비역 나 말고 또 있을까 노동운동 헌법 보장… 당 노선 거부감 없어 다양한 위협 대비한 포괄적 안보가 중요 文정부 안보 붕괴론은 군인 무시하는 것”지난 4일 이병록(61) 전 해군 제독(준장)의 정의당 입당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군 장성 출신이 진보정당에 들어간 건 71년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오른쪽’으로 분류되는 군에 36년간 몸담았던 그가 더불어민주당을 거쳐 가장 ‘왼쪽’으로 분류되는 정당으로 이끌린 동인(動因)은 무엇이었을까.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의 한 커피숍에서 이 전 제독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정의당에 입당할 때 주변의 만류는 없었나. “군 선배들이 언론 보도를 보고 노발대발할 거 같아 전날 전화를 드렸더니 정말 노발대발하셨다(웃음).” -왜 만류하던가. “좌파에 대한 오해가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야당이나 진보에서 시위를 많이 하니까 군인 입장에서는 왜 국론을 분열시킬까라고 생각했다. 좌파는 공동체 분열세력이라든가 친북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거다. 다양성에 대해 아무래도 좀 생각을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진보정당에 입당한 계기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여러 당 중 선택을 하는 건데 우리(군)가 한 당만 지지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대개 보수에서는 북한에 대한 전통적 안보를 중시한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보면 유오성(주인공)이 ‘한 명만 팬다’고 해서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자기한테 여러 사람이 달려들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이 시대의 안보는 다양한 위협에 두루 대비하는 포괄적 안보가 중요하다. 물병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전통적 안보 개념이라면 물통 안의 물이 썩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포괄적 안보다.” -이념적으로 정의당에 거부감은 없었나. “내 거부감보다는 주변의 옛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고민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들어갔을 때도 거의 좌파로 매도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정의당에 들어가면 더 반발이 심하겠구나 하고 걱정했다. 다만 모든 당이 다 국방 안보 정책이 있어야 되는데 과연 진보정당에 들어갈 수 있는 예비역이 누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했을 때 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의당의 노선에 공감한다는 얘기인가. “노동운동 자체는 헌법에 보장된 거라 거부감이 없다. 다만 제가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평생을 거기 몸담았던 분들과 얘기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흔히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하듯 온몸을 바쳐서 해왔기 때문에 작은 이론적 차이를 수용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정책이 결정되면 그걸 집중해서 실행해 나가는 능력은 진보가 보수한테 배워야 될 측면이다.” -북핵 문제와 남북 통일에 대한 소신은 무엇인가. “북핵의 위협에만 초점을 맞추는 분들이 있는데 북한이 핵을 가진 건 사실인데 미래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고 현재 핵을 감소시키고 폐기까지 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몇 개 없기 때문이다. 너희를 공격하지 않고 흡수 통일하지 않겠다는 신뢰가 쌓인 다음에 대화가 이뤄지고 그다음에 경제 교류가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통일이 되는 것 아니겠나. 급작스러운 통일은 심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북한이 붕괴된다 해도 과연 남한을 선택할지 의문이다. 독일도 통일 후 상당히 오랜 기간 혼란을 겪었다. 서독이 했던 경험과 예멘처럼 정치적인 집단에 의해서만 합의된 통일로부터 우리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상정 대표의 안보관엔 공감하나. “수권 정당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정책을 집행하는 부분에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국방이 튼튼하다는 기준은 결국 어떻게 국방 정책과 국방력을 운영하느냐에 달렸다. 군사적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거기에 맞춰서 군비를 증강하면 결국 안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긴장을 완화시킴으로써 안보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보에서 해야 될 국방이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 상황을 진단한다면. “자유한국당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안보가 무너졌다고 하는데 그러면 2년 전에는 최강의 군대였다고 했는데 갑자기 2년 후에는 안보가 무너졌다는 얘기인가. 우리 후배들이 전부 다 무능한 집단이라는 말인가. 이런 반발이 예비역과 현역을 막론하고 군 내부에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영국 FA컵 예선서 인종차별 행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예선에서 인종차별 언행이 발생했다. 선수단이 이에 반발해 경기장에서 나와 버렸다다. BBC에 따르면 20일(한국시간) 열린 2019~20 FA컵 예선 4라운드 7부리그 해링게이 버러와 5부리그 요빌 타운 경기가 인종차별 논란 속에 취소됐다. 홈 팀 해링게이 소속인 카메룬 출신 골키퍼 발레리 더글라스 파예타트를 향해 원정 팬들이 침을 뱉거나 물건을 던졌고, 잉글랜드 출신 수비수 코비 로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는 등 인종차별이 발새한 게 발단이었다. 요빌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9분 해링게이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경기를 더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결국 경기는 취소됐다. 취소가 결정되고서 양 팀 선수들은 함께 그라운드로 나와 악수하고 서로와 팬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톰 로이주 해링게이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이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빌 선수들과 감독은 서포터를 진정시켰고 최선을 다해 우리를 지원했다.‘너희가 나가면 우리도 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로이주 감독은 “요빌이 이런 행동으로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가 탈락하면 그들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요빌이 본선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조사에 나섰고 FA도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우려를 표하며 대응을 약속했다. FA는 “최대한 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해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경기 관계자, 당국과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경기에 차별이 들어설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상대 팀인 요빌 역시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 클럽은 인종차별을 비롯한 어떤 차별적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관계 당국, 해링게이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종차별은 축구계에서 끊이지 않았고, 그에 따라 축구계에서도 관용없는 대응을 천명해 왔다. 최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예선 경기에서 홈 팬들이 원정팀인 잉글랜드의 흑인 선수들을 향해 ‘원숭이’라 부르거나 원숭이 소리를 흉내 내는 등 인종차별적 행동을 해 파문을 일으켰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불가리아 축구협회장과 이사진, 국가대표팀 감독이 줄줄이 사퇴하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소보·보스니아·알바니아 노벨문학상 한트케 선정에 강력 반발 왜?

    코소보·보스니아·알바니아 노벨문학상 한트케 선정에 강력 반발 왜?

    코소보와 보스니아, 알바니아 등이 10일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페터 한트케(76)를 선정한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1990년대 옛 유고 연방 해체를 틈타 이슬람교를 믿는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코소보가 독립하려 하자 세르비아가 저지른 ‘인종 청소’를 부인하고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공습에 반대한 전력 때문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인종 청소로 악명 높았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을 옹호했고 2006년 그의 장례식에 참석해 수천 명의 참배객들 앞에서 연설하는 등 유럽 전체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생전에 국제사법재판소 재판을 받던 밀로셰비치는 한트케가 증언대에 서 자신을 옹호해주길 바랄 정도였다. 한트케는 세르비아 민족을 나치에 내몰린 유대인에 비유하기도 했다. 역시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엘프리에드 옐리네크도 한트케와 같은 입장이었지만, 수잔 손탁과 살만 루시디 등 많은 이들은 밀로셰비치와 세르비아가 인류를 위해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쪽에 섰다. 코소보의 블로라 치타쿠 미국 주재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훌륭한 작가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노벨위원회(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이 선정하고 시상하는데 착각한 듯)는 하필 인종적 증오와 폭력의 옹호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코소보에서 태어난 젠트 카카즈 알바니아 외무장관도 “인종청소를 부인하는 인물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다니 끔찍하다”며 “2019년에 우리가 목격하는 이 일은 얼마나 비열하고 부끄러운 행태인가“라고 꼬집었다. 1995년 스레브레니차 내전에 8000명 이상의 무슬림 남성들이 세르비아에 의해 학살됐는데 이 때 살아남은 사라예보의 국제관계 교수인 에미르 술자기치는 “밀로셰비치의 팬이었으며 악명 높은 학살 부인자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고 트위터에 개탄했다. 반면 30년 가까이 프랑스 파리 외곽 샤빌에서 살고 있는 한트케는 AFP 통신에 “깜짝 놀랐다”면서 “스웨덴 한림원이 그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매우 용기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APA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독일 dpa 통신이 보도했다. 독일계 아버지와 슬로베니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한림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4시간 동안 숲속을 거닐었다면서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못했다”며 저녁은 부인과 함께 지역의 자그마한 식당에서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 차례 노벨 문학상을 폐지해야 한다고 공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야권, 조국 기자간담회 일제히 비난…“대국민 사기콘서트”

    야권, 조국 기자간담회 일제히 비난…“대국민 사기콘서트”

    한국당 “조국, ‘콘서트 출신 금수저 장관’ 될 것”바른미래 “불법 청문회…문 대통령 등 검찰 고발”평화당 “지나친 조국 감싸기…민심 부메랑될 것”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대국민 사기 콘서트’, ‘셀프 청문회’라고 비난하며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이번 기자간담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에서 정한 인사청문회를 끝내 회피한 조국 후보자가 오늘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기습 침략한 것으로, 주권자의 권리에 대한 명백한 테러”라면서 “거대한 미디어 사기극에 국회가 모욕당한 초법적·초특권적 기자간담회를 국민이 어떤 심정으로 지켜볼 건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민주당의 방해로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열지 못했으니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청문회를 열 시한을 두고 청문요청서를 재송부해야 한다”면서 “방송사에도 오늘 조국 후보자의 간담회를 생중계한 만큼 반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한국당에도 달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야가 (증인 채택을) 합의만 하면 오는 7일까지 인사청문회는 언제든 가능하다. 우리는 법대로 청문회를 요구하겠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국 기자회견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상상할 수 없는 초법적이고 초특권적인 일이라 예상하기 어려웠다”면서 “국회에 와서 한 ‘대국민 사기쇼’의 결정판으로, 국민들이 기억하고 표로써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전략은 조국 후보자 청문회 정국을 추석 때까지 끌고 가 추석 민심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이날 한국당은 당초 합의했던 이날 청문회 개최가 무산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수했던 ‘가족 증인 채택’을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7~9일까지 시간을 벌면서 ‘조국 정국’을 추석 밥상 위에 올려놓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덮어놓고 조국을 응원하는 ‘얼빠 팬클럽’과 애초부터 청문회 따위는 생각도 없었던 청와대, 온갖 물타기와 증인채택 거부로 청문회 무산에 공을 세운 민주당 의원들이 VIP로 참여하는 ‘얼빠진 대국민 사기 콘서트’”라고 규정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조국 후보자는 최초의 ‘콘서트 출신 금수저 장관’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면서 “허술하고 타락한 대학 수시전형의 행태를 장관 임명이 따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조국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불법청문회’로 간주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면서 “피의자 신분인 조 후보자는 개인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법무부 장관은 내 자리란 말이오’의 기자간담회는 필요 없다. 적폐의 위선을 듣고 싶어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여야가 하루속히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조국 후보자의 명분 없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의혹에도 임명하겠다는 의미로, ‘조국 감싸기’가 지나치다”며 “‘셀프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오히려 역겨움을 느끼며, 기자회견을 밀어붙이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오만은 결국 민심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서라]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모저모…실검 1위 부인, 언론에는 “예리한 비판” 부탁

    [법서라]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모저모…실검 1위 부인, 언론에는 “예리한 비판” 부탁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윤석열 43대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취임했습니다.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팀장 당시 항명논란을 겪으며 좌천됐다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이력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스타검사’이자 ‘국민검사’가 검찰총장이 되는 건 드문 일입니다. 법조계에 종사하고 있지 않다면, 사실 검찰총장 이름을 알고 있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윤 총장은 항명파동 당시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국민들 뇌리에 각인됐습니다. 기자들도 윤 총장의 인기를 듣고, 느끼고 있습니다. 윤 총장 서초동 자택 인근에서 팬(?)들이 알아보고 환호하는 일도 있다고 하네요. 윤 총장 관련 기사에는 다른 법조기사보다 단연 댓글이 많이 달립니다. 대부분 윤 총장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글이죠. 우여곡절을 겪고 검찰총장에 오른 윤 총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주변에 있는 검찰에 계신 분들은 (제가) 지내온 것보다 정말 어려운 일들이 (제 앞에) 놓일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늘 원리 원칙에 입각해 마음을 비우고 한발 한발 걸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윤 총장 부인 김건희 대표  윤 총장 취임식 당일,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겁니다. 더불어 ‘윤석열 부인‘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통상 정부 고위직 인사 기사에는 가족 관계가 포함되는데, 윤 총장 지명 기사에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이야기가 실린겁니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 투자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윤 총장은 52세 때인 지난 2012년 12살 연하인 김 대표와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윤 총장의 별명은 ‘검찰총장’이었는데 검찰 총각 대장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윤 총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윤 총장의 보유 재산이 사실상 부인 김 대표의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취임식에 앞서 오전에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윤 총장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전시기획업체를 운영하는만큼 청와대에 걸린 미술품을 유심히 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정확하고 예리한 비판과 조언 부탁한다.”  오후에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검찰 주요 간부들과 대검 직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윤 총장은 취임사도 이례적이었습니다. ‘공정경쟁’과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한 겁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장이나 경제부처 장관 취임사가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국민을 위한 검찰이나, 법집행을 강조한 부분도 있었지만 사정을 담당하는 검찰총장의 취임사 같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취임식을 마친 뒤 윤 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실을 일일이 방문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취임 첫날 퇴근길에서는 기자들에게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취임 첫날 소감을 부탁드린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총장은 뭐라고 답했을까요.  “검찰 앞길에 녹록하거나 쉬운 길은 없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앞으로 많이 있을텐데 저희가 국민의 검찰로 원칙에 입각해 잘 걸어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정확하고 예리한 비판과 조언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임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반발한만큼 지금 검찰을 둘러싼 최대 쟁점은 수사권 조정입니다.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의견이나 계획을 묻자 “나중에 차차 (말하겠다)”고 짧게 말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검사장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 대거 기용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 후속 인사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윤 총장 취임 바로 다음날인 26일, 법무부는 31일자로 검사장급 이상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23기가 전진배치되고, 부산경남(PK)도 주요 보직에 발탁됐습니다. 세번째 여성 검사장도 탄생했죠.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건 ‘윤석열 사단’입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며 1~3차장검사를 자기 사람으로 앉혔습니다. 그 검사들이 이번 인사에서 그대로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 주요 보직 부장을 맡았습니다. 이두봉 1차장검사가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박찬호 2차장이 공안부장으로, 한동훈 3차장이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한 거죠. 박찬호 2차장은 원래 ‘특수통’인데, 공안 수사를 담당하는 2차장검사에서 공안부장이 됐습니다. 2차장을 맡으면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정보경찰 정치개입 등을 수사했습니다. 한동훈 3차장은 특검 때 국정농단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법농단 수사를 맡았습니다. 전국의 특수 수사를 관장하는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지휘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절대권력 횡포’ 日 연예기획사들, 노예계약과 출연료 착취 파문

    ‘절대권력 횡포’ 日 연예기획사들, 노예계약과 출연료 착취 파문

    막강한 권력을 틀어쥐고 연예계 전체를 쥐락펴락해 온 일본 초대형 연예 기획사들의 ‘갑질 횡포’ 실태가 하나둘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소속 연예인들과 정식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출연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가 하면 자기 회사를 떠났다는 이유로 전 소속 연예인들의 TV 출연을 방해한 정황 등이 잇따라 드러났다. 일본 언론들은 가혹한 갑을 관계 때문에 ‘인권 사각지대’로 비판받아온 연예계의 구태를 뜯어고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양대 기획사는 각각 개그맨·개그우먼과 남성 아이돌그룹의 본산인 요시모토흥업과 자니스사무소다. 이 중 문제가 더 심각한 곳은 소속 연예인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며 경영진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이다. 요시모토흥업 파문의 발단은 소속 일부 연예인들이 조직폭력배나 보이스피싱 사기단 등의 행사에 몰래 돈을 받고 출연한 사실이 지난달 폭로되면서다. 이를 처음 보도한 주간 프라이데이는 “요시모토흥업 소속 개그맨들이 2014년 12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범죄집단의 송년회에 참석했으며, 한 명 당 100만엔(약 1090만원)을 받았다”고 범죄집단 관계자의 말을 통해 전했다. 특히 이 범죄집단은 일본 전역에서 40억엔 이상을 가로챘던 악명높은 보이스피싱 사기단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안겼다. “모든 범죄들이 나쁘지만 하필 노인들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파폄치한 범죄자들의 행사였느냐”는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이에 요시모토흥업은 이 사건과 또다른 조직폭력단 행사에 참가한 개그맨 등 11명에 대해 활동 중지 및 근신 등 처분을 내렸다. 여기에는 스타급 개그맨인 미야사코 히로유키(49) 등도 포함됐다.그러다 요시모토흥업의 갑질횡포 파문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일 미야사코가 역시 범죄집단 행사에 참가했다가 근신 중인 동료 다무라 료(47)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였다. 미야사코는 사건이 터지고 난 뒤 회사 측의 잘못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과정에서 갈등이 커져 계약해지 통보를 당한 상태였다. 두 사람은 기자회견에서 요시모토흥업 측이 자신들의 사과 기자회견을 막은 사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 모두 다 잘라버리겠다”고 한 오카모토 아키히코(52) 사장의 발언 등을 폭로했다. 이틀 뒤인 22일 오카모토 사장은 이에 대한 반박 회견을 갖고 “잘라버리겠다고 한 사실은 있지만 농담이었다”고 해명하고 미야사코에 대한 계약해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부적절한 해명은 외려 갑질 의혹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오카모토 사장이 5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답변 능력에 대해서도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대표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야사코 등이 범죄집단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회사 측에 시인한 것이 지난달 8일이었음에도 실제 회사 측은 주간지 폭로가 있고 난 뒤인 24일에야 인정을 한 점 등에 대해 기자들의 추궁이 이어졌지만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지 등 연예매체들은 일제히 요시모토흥업의 ‘노예계약’ 등 갑질횡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1912년 설립된 요시모토흥업은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개그맨과 개그우먼 등 희극인이 속해 있다. 무엇보다도 소속 연예인과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제대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행태가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연예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들을 ‘개인사업자’로 규정하고 적어도 법적으로는 대등한 관계에서 계약서를 교환하지만, 요시모토흥업은 희한하게도 구두계약을 원칙으로 해 왔다. 이런 식이다 보니 일한 만큼 제대로 수입이 보장되지 않고, 이것이 소속 연예인들이 범죄집단 행사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만든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특히 요시모토흥업 소속 스타급 개그맨이자 MC인 가토 고지가 요시모토흥업의 오사키 히로시 회장과 오카모토 사장을 퇴진을 요구하며 “그들이 안 나가면 내가 나가겠다”고 선언했고 상당수 스타급 연예인들이 동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요시모토흥업 파문과 별도로 자니스사무소도 아이돌 팬들의 맹비난에 직면해 있다. 창업자인 일본 연예 매니지먼트업계의 신화 자니 기타가와가 지난 9일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향후에도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아온 자니스사무소는 기타가와가 세상을 뜬지 1주일여만인 1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해체된 인기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의 전 멤버들이 TV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주의조치를 내린 이유였다. 공정거래위는 “자니스사무소가 2016년 말 해체된 스마프의 전 멤버 3명을 TV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방송국에 압력을 가했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자니스 측은 “압력 등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공정거래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이런 행위가 ‘우월적 지위의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 처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988년 결성 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스마프는 리더 나카이 마사히로를 비롯해 기무라 다쿠야, 이나가키 고로, 구사나기 쓰요시, 가토리 신고 등 5명의 멤버로 구성된 그룹이다. 해체 후 자니스에 그대로 남은 기무라 다쿠야와 나카이 마사히로는 방송계에서 꾸준히 활동을 했지만, 다른 3명은 2017년 9월 자니스 사무소와 계약이 종료된 뒤 정규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일본 언론들은 “공정거래위가 연예인의 소속사 탈퇴를 둘러싼 갈등 문제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스타급 연예인들조차도 소속사에 대해 입지가 지나치게 열악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프로야구에는 선수회가 노동조합의 기능을 하는 등 경영진의 전횡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연예계에는 그런 것이 없는 탓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요시모토흥업으로부터 미야사코에 대해 별다른 이유도 없이 계약해지가 통보되고 그 처분이 오카모토 사장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철회된 것만 봐도 소속 연예인들의 입지가 얼마나 약한지 알수 있다”고 전했다. 연예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일본엔터테이너권리협회의 대표인 사토 야마토 변호사는 마이니치에 “계약서가 없으면 연예인의 지위나 권리 관계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조치도 애매하게 된다”면서 “연예인들을 범죄집단으로부터 지키고자 한다면 최소한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수입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밀라노-코르티나 7년 뒤 동계올림픽 개최 스톡홀름-아레에 47-34

    밀라노-코르티나 7년 뒤 동계올림픽 개최 스톡홀름-아레에 47-34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돌로미티(이탈리아 알프스) 관광의 거점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2026년 동계올림픽과 동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개최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스위스테크 컨퍼런스 센터에서 제134차 총회를 열어 IOC 위원들의 투표로 이같이 결정했다. 82명이 투표에 참여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가 47표를 얻어 스웨덴 스톡홀름과 스키 리조트 도시 아레, 라트비아의 시굴다 연합(34표)을 눌렀다. 무효표가 하나 나왔다. 현재 IOC 위원 수는 95명이지만 비위 혐의를 받고 있어 징계를 자청한 위원 등 셋이 정직 중이고 넷은 정당한 이유를 들어 불참을 통보했다. 스웨덴 출신 두 위원, 이탈리아 출신 세 위원도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83명이 한 표를 던질 수 있었지만 토마스 바흐 위원장도 기권해 모두 8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만약 두 후보도시가 동수가 되면 바흐 위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참이었다.바흐 위원장은 “밀라노-코르티나에 축하를 보낸다. 전통적인 동계 스포츠 강국에서 뛰어나고도 지속 가능한 동계올림픽이 열리길 기대한다. 이탈리아 팬들의 열정과 경험 많은 경기장 운영 등이 어우러져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완벽한 여건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7년 뒤 동계올림픽은 2월 6~22일 열리고 동계패럴림픽은 3월 6~15일 열린다. 스케이팅 종목과 아이스하키는 밀라노에서 열리고, 알파인 스키 종목들은 코르티나에서 열린다. 다른 설상 종목들은 보르미오와 리비뇨 등 이탈리아 알프스의 다른 경기장 도시에서 열린다. 코르티나담페초는 1956년 제2회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로 밀라노와 함께 두 번째 개최에 나선다. 스톡홀름은 이곳에서 539㎞나 떨어진 유명 스키 리조트 아레와 손잡고 동계 스포츠 제전을 개최하겠다고 나섰다.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면서 지난해 평창과 2022년 중국 베이징 이후 동계올림픽이 2014년 러시아 소치 이후 12년 만에 유럽 대륙으로 돌아온다. 이탈리아는 63년 전 코르티나담페초와 2006년 토리노 등 벌써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치렀고, 1960년 로마에서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다. 스톡홀름은 1912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다. 2026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처음에 나선 도시들은 더 많았다. 캐나다 캘거리와 스위스 시옹, 오스트리아 그라츠, 일본 삿포로 등이 엄청난 비용 부담과 현지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뜻을 접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U-18 한국축구팀, 소변 시늉 ‘모독’…우승컵 회수당해

    U-18 한국축구팀, 소변 시늉 ‘모독’…우승컵 회수당해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 대표팀이 중국에서 열린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에 발을 올리고 소변을 보는 시늉을 하는 등 대회를 모독하는 듯한 행동을 해 우승컵을 회수당했다. 중국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대표팀이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와 중국 인민망 등에 따르면, 한국 대표팀은 청두에서 열린 2019 판다컵 우승 후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우승컵에 발을 올린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 다른 대표팀 선수는 우승컵에 소변을 보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고 인민망은 보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런 행동은 중국의 한 사진 애호가가 촬영한 사진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주최 측은 한국 대표팀의 행위를 확인한 뒤 한국 축구협회와 대표팀에 엄중한 항의와 함께 성명을 발표했다. 주최 측의 항의에 한국 U-18 대표팀은 다음날(30일) 새벽 단체로 사과를 했다. 한국 대표팀은 사과문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사과를 드린다”며 “우리는 축구 선수로서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고, 다시 한번 이번 잘못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이어 “우리는 모든 중국 축구 팬과 선수, 중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리는 한국과 중국 축구협회의 우호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김정수 감독도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죄송하다. 이번 일은 완전히 나의 잘못이다”라며 주최 측에 별도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도 이 사안과 관련해 중국축구협회와 청두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귀국 예정인 선수단은 이날 예정된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김정수 감독이 청두축구협회를 방문해 다시 한번 사과 의사를 전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축구협회는 한국 대표팀의 비도덕적 행동에 대해 모욕적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에 한국 대표팀의 이런 행동을 보고했다. 중국축구협회 관계자는 “29일 저녁 한국의 한 선수가 시상식 후 트로피에 대해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대회 조직위는 사건 발생 직후 한국 선수단에 엄중히 항의했고 한국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가 곧바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신랑망 보도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는 한국 대표팀이 우승컵 앞에서 점잖지 못한 행동을 했다며 우승컵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조직위 측은 “이 대회는 청두시가 중국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만든 국제대회”라면서 “많은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는 대회며 스포츠맨십에 반하는 팀과 선수들의 참가는 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대표팀이 참가한 판다컵은 한국, 중국, 태국, 뉴질랜드 등 4개국이 참가한 대회로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지난 3일, Mnet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이 시작됐다. 2016년부터 걸그룹 ‘아이오아이’, 보이그룹 ‘워너원’이라는 걸출한 남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고, 지난해 6월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이 참여해 외연을 넓힌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즌4다. 역시 4회째를 맞은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여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의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이번에 프듀를 톺아봤다. 지난 23일 모인 세 사람은 사사로이는 각자의 ‘원픽’(One Pick)부터 프듀의 명과 암,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 갔다.●평론가, 시인, 기자의 ‘원픽’은? 이정수 기자(이하 이) ‘프로듀스X101’ 열심히 보고 계신가. 각자의 원픽은 누구인지. 서효인 시인(이하 서) 김우석(티오피미디어)이다. 텍스트(가사) 창작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 업텐션 활동하면서 잠깐 쉴 때 쉬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를 팬클럽에 올린 적이 있는데 글이 굉장히 좋더라. 책도 열심히 읽는 것 같아서 그런 멤버도 (아이돌에) 한 명 있으면 좋겠다. 한 픽만 더 꼽자면, 금동현(C9). 귀여워서. 이 손동표(DSP미디어). 끼가 너무 넘쳐서 아이돌을 하려고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도 있고. A등급 받은 연습생들은 다 춤 잘 추지만 타고나게 잘 춘다는 친구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손동표.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이하 김) 김요한(위)은 보는 순간 직관적인 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로 말하면 ‘청춘스타’ 느낌. 다른 한 명은 함원진(스타쉽)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성품과 아이돌력을 동시에 갖춘 느낌. 시즌2의 정세운 생각이 많이 났다. 그와 같은 ‘박수’조에 속한 김동윤(울림)도 지켜보고 있다.●‘프듀’ 전매특허 ‘악마의 편집’… “프듀가 만든 세계관” 이 3회까지 봤는데 슬슬 ‘악마의 편집’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리더로 뽑혔는데 리드를 잘 못하는 걸로 방송에 나가거나, 여기에 불만 표하는 연습생들은 시청자들의 눈에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서 프로그램을 만든 이상 편집이 없을 수가 없다. 안에 있는 멤버들도 편집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눈치 싸움을 벌이는 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센터를 맡을 때, 양보할 때 혹은 욕심을 낼 때 등등. 앞으로 연예인으로 활동하기 위한 일종의 훈련 같기도 하고. 프듀가 만든 세계관이기도 하다.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좀더 압축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 방송 분량이 너무 길다. (이번 시즌은 매회 방송 분량이 2시간 이상이다.) 이 제작 발표회 때 ‘악마의 편집으로 희생되는 연습생들이 많은 것에 대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방송사가 제시한 해법 중 하나가 시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더 많은 연습생들을 1분이라도 더 비추게 하기 위해서. 김 멤버들끼리도 “악마의 편집 당할 거 같은데” 같은 얘기들을 한다. 시즌4쯤 되니까 연습생들이 인성이 좋아 보일 것 같은 포인트를 인식하고 발언하는 게 체감상으로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제작진이 예전보다 편집점을 잡기가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예전에는 하는 말이 다 ‘리얼’이었는데, 지금은 연습생들도 충분히 학습이 돼 있는 상태로 들어오니까. 제작진과 연습생들 사이의 기싸움으로도 보인다.●차별화가 안 보이는 ‘X’… 그럼에도 ‘프듀’인 이유는? 이 앞선 시즌들과 차별화가 있어야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진 ‘차별화’가 안 보인다. 새로 만든 최하위 등급 ‘X’를 부각하지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 X등급 만들면서 오히려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정체성이 이상해진 느낌. X등급이 기존의 최하 등급이었던 F등급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방송 초반 X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쏠려서 굳이 연습생들을 단계별로 나누고 긴장감을 유지해 온 것들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됐다. 이 첫 방송에서 X등급이 되면 퇴출될 것처럼 얘기했는데, 결국 이들을 위한 트레이닝이 따로 마련됐다. 시청자들은 아닌 걸 알고 있고, 그래서 프로그램상에서 연습생들이 놀라고 이런 부분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김 그래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안 보낼 걸 알고 있으니까.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듀가 확실히 나은 점은 무엇인가. 김 원조집 손맛은 따라가기 쉽지 않다. ‘더유닛’(KBS2)도 있었고, ‘소년24’(Mnet) 같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차별화를 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프듀가 가지고 있던 포맷을 거의 그대로 가져갔다. 대결, 커버 무대, 오리지널곡을 투표로 뽑는 것 등. 그러나 프듀는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이 멀어지지 않도록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 갈등 상황 만지는 것에서부터 심사위원들 라인업, 무대 찍는 것도 엠카운트다운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조선의 ‘미스트롯’도 프듀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의 그대로 가져와도 미스트롯은 성공했다. 서 장르가 다르니까 가능한 얘기. 형식은 같지만 내용이 다르니까. 김 아까 골목상권 얘기했는데 ‘미스트롯’은 같은 메뉴를 가지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지역을 발굴해서 대박 난 집인 거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보통 10대부터 30대까지가 주 시청층이다. 미스트롯은 ‘5060’처럼 기존 서바이벌로는 커버가 안 되는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영리한 기획이었다. ●프듀 시리즈는 ‘길티 플레저’… 하지만, 정말 프듀가 문제? 이 프듀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1위부터 101위까지 쭉 줄 세우고, 연습생들 우는 모습 비추고. 경쟁사회를 너무 잔인하게 보여 준다. 서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순위가 매겨지는 게 재밌어서 보고 있는데, 문제제기를 한다는 게 너무 본질적인 얘기 같아서. 어차피 아이돌이 데뷔하는 과정에서 월평 다 하고 순서 매겨서 나오는데, 그게 TV라는 화면을 통해 공개가 되냐, 안 되냐의 문제 아닐까. 김 십대시절 학교에서 이미 공부로 1등부터 500등까지 줄 세우는 걸 당연시 여긴 한국 사회에서 이제 와서 아이돌들 순위 매기는 걸로 문제라고 말하는 게 가끔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프듀만 문제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쩌면 한국이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나오고 폭넓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더 큰 구조상의 문제는 순위가 매겨지고 등급이 나눠지는데 연습생들은 그 시스템에 전적으로 순응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는 거다. 솔직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고 트레이너에서 국프(국민 프로듀서)까지 늘상 남의 시선으로만 판단될 수밖에 없다. 반발하거나 부정적 언행을 하면 트레이너들 눈 밖에 나거나 인성 논란에 휘말린다. 서 얘기를 하면 할수록 해선 안 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웃음) 일종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 즐기는 행동)다. 보면서 손발이 저리는 지점이다. 요즘 20대들은 ‘무임승차론’에 심취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어느 회사에 공채로 입사한 사람이 있고, 비정규직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근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하면 ‘시험 안 본 사람이 무임승차한다’는 얘기가 바로 나오는 거다. 한 번의 정량화된 평가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한 번의 평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프듀를 위한 제언 이 프듀가 이번으로 시즌4인데 전작들 흥행이 잘된 것에 비하면 주목을 못 받는 느낌이다. 앞으로 ‘슈퍼스타K’가 사라진 것처럼 화제성이 줄어들 수도 있고. 프듀가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처럼 좀더 글로벌하게, 범아시아적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 홍콩에 합숙소를 만들고 더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을 모으는 거다. 김 기본적으로 투표로 사람을 뽑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번 팬이 돼 버리면 사람을 끝도 없이 미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후 CJ부터 여타 기획사까지 팬덤만 믿고 애매한 퀄리티의 물건을 내놓는 일이 잦아졌다. 제작자들이 전체적인 완성도와 연습생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했으면 한다. 사랑하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서 커버곡을 선정할 때 연습생들 달리기 안 시켰으면 좋겠다. ‘이건 경쟁이고, 이기면 장땡이야’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냥 팀 색깔에 맞는 곡을 주면 안 될까. 김 촬영장에 설치하는 몰래카메라 좀 없어졌으면 한다. 여자 연습생들은 실수로 카메라 망가뜨려서 당황하게 하고, 남자 연습생들은 거울 뒤에서 귀신이 나타난다는 식의 성별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설정도 진부하다. 연습생들도 다 알고 치는 고스톱 아닌가. 작위에 작위를 더해 그마저도 연기하는 연습생들을 보고 싶지 않다. 서 잠자는 것도 청소년들에게 맞는 정확한 취침시간, 기상시간을 정해서 했으면 한다. 제대로 된 근로 계약을 하는 거다. 24시간 카메라 돌리는 방식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는 홍콩 진출이 불가하다.(웃음)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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