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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자 인터뷰 31] 설대우 “올바른 방향으로 헤쳐온 두 달, 아찔한 순간도”

    [2000자 인터뷰 31] 설대우 “올바른 방향으로 헤쳐온 두 달, 아찔한 순간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 관련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2주 가까이 흘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나 ‘멈춤’ 운동으로 우리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더 바뀌고 세계질서를 재편할지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적지 않은 이들이 왜 팬데믹을 선언하지 않느냐고 윽박지를 때 WHO가 시류에 영합해 서둘러 선언하는 바람에 상상하기 어려운 경제사회적 파장을 낳았다고 본 사람이 있었다.  설대우(54)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가 주인공인데 지난 15일 서울신문 3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마주 앉았다. 팬데믹 선언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와야 했는지 톺아보고,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 두 달이 흐른 과정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었다. 설 교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총점을 매긴다면 75점 정도 줄 수 있겠지만 올바른 방향을 걸어왔고 우리의 소중한 경험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무대에서의 발언권을 높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물론 중간중간 뼈아픈 실책과 결함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Q. 사람들은 팬데믹 선언이 열흘 뒤였건, 앞이었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할 것 같다. A.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난 팬데믹 선언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방역 차원의 문제를 넘어 경제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고 본다. 지난 1월 31일 WHO는 ‘세계적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는데 많은 이들이 이때 팬데믹을 선언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WHO가 중국 눈치를 본 것은 맞는데 팬데믹을 선언할 시점은 분명 아니었다. 거의 중국에서만 발병이 된 국지적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WHO는 세계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사람이나 물류의 이동 제한이나 국경 폐쇄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때 물류의 이동 제한이나 국경 폐쇄를 선언해 각국이 중국으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외교적 명분을 줬어야 했다. 그리고 정작 팬데믹을 선언했을 때는 반대로 여러 나라의 국경 폐쇄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선언해야 했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세계적 대유행이 안됐는데도 될 것이란 공포에 사로잡히게 만들어 실물경제가 완전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금 감염자는 15만명, 사망자는 4000명 수준이다. 과거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두 차례 있었는데 1968~69년 홍콩 독감 사망자는 100만명이었다. 2009~10년 신종플루는 전 세계에 퍼져 수억명을 감염시켰고 사망자가 1만 9000명 정도였다. 한국에서만 감염자가 70만~100만명, 사망자가 260여명이었다. 홍콩독감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통제할 수단이 없었다. 신종플루 때는 타미플루도 있었고, 백신도 있어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 그래서 신종플루 때는 팬데믹을 선언하면서도 통제가 가능한 수단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WHO는 팬데믹을 선언하며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데 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완전히 이율배반적인 얘기다. 또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 둔화 국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 두 나라뿐인데 WHO의 도움을 받아 그런 것이 아니었다. 명백히 사람간 접촉에 의해 발생하니 웨이브(파도)형 확산 양상을 띄니까 팬데믹 선언을 미루며 다른 나라들에서도 한국과 같은 확산 차단이 가능한지 따졌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 서둘러 팬데믹을 선언하는 바람에 세계 증시 시총이 1경원이나 빠지는 사태를 초래했다. 한국도 시총 300조원이 증발했다. 한국은 오히려 WHO의 팬데믹 선언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 세계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 선언을 우리 식대로 ‘경계’라고 보면 팬데믹은 ‘심각’ 단계인데 이 두 단계에서는 대처 방법이 달라야 한다. 그런데 대처하는 데 아무런 달라진 것이 없었다. 도움을 주지 않고 공포만 부추겨, WHO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아졌을 한국의 극복 노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 앞으로도 WHO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데 팬데믹 선언의 기조 아래 움직여 한국처럼 스스로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가로막을 것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유럽발 경제위기다. 이탈리아는 진정되고 나면 국가부도 사태를 걱정하게 되고, 유럽을 거쳐 세계경제에 커다란 피해를 입히는 상황을 WHO가 초래했다. Q. WHO는 사령탑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A. 거칠게 얘기하면 WHO 사무총장은 개인적 가십으로 기구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중국과 같은 강압적 봉쇄 정책은 체제가 다른 나라들에 전범이 될 수가 없다. 한국 모델이 가장 적합한 모델이니 전파, 확산, 권고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는다.(실제로 WHO는 21일에야 한국 모델을 “교과서”라고 치켜세웠다.) 언론에서는 늑장이라고 계속 질타하는데 타이밍이 맞지도 않았고, 내용도 부실했다. 실제로 방역과 관련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헛발질했다고 본다. Q.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구의 70%는 걸린다고 보고 완화하고 시간을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는데. A. 절대 동의한다. 이미 확산됐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정책의 무게 중심을 희생을 줄이는 쪽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다.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병원이 마비된다고 가정하고 어떻게 하면 완화시킬 수 있느냐를 선제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병원이 감당이 안 되니 누구는 살리고 누구를 구할지를 결정할 시점에 와있다. 이탈리아는 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일격을 맞은 것이다. 독일은 이미 4000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으니 메르켈 총리가 현실적인 접근을 한 것이다. 한국도 위험천만한 순간이 있었다. 정치가 방역에 발을 들이려는 순간이었다. ‘진단 검사를 너무 많이 해서 감염자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정치권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는 생각의 일단을 보여준 때가 있었다. 확진자란 이름표를 붙여줘 돌아다니면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킨다고 경고하게 만든 것이 우리의 방향이었다. 이 질병은 전파하는 사람 따로 있고, 희생되는 사람 따로 있다. 젊은이들은 무증상, 경증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해 돌아다녀 지역사회에 퍼뜨리고 희생자는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일 것이라고 난 여러 차례 얘기했다. 계속 검사 역량을 높여 확진자란 이름표를 달아주는 일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그렇게 해서 아무튼 그런 얘기 사라졌다. 중국처럼 한 지역을 권위적으로 봉쇄하지 않고, 민주적인 통제를 통해 안정화시킨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을 만든 힘은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로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올바르게 실천한 덕분이었다. 그게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얘기다. 만약 우리가 그때 정치가 개입해 사태 해결을 왜곡시키게 놔뒀으면 지금 엄청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굉장히 위험한 순간을 뚫고 나왔고, 권위주의 시절과 달리 매우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성과를 이뤄내 세계에 모범이 될 것이다. 중국의 방법은 다른 민주 국가나 서구에서 도저히 따를 수 없는 모델이다. 설사 사태를 종식시킨 뒤에라도 부작용이 만만찮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그런 시스템으로 안정화, 둔화 추세로 넘어갔기 때문에 엄청난 성과라 할 수 있다. 언제나 세계질서는 굉장한 위기 뒤에 재편됐다. 한국의 위상이 G7에 걸맞은 것이 될 것이라고 본다. 투명한 사회 시스템,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구나, 모두가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일본의 한국인 대상 입국 제한 조치는 한국인의 건강을 위해 매우 올바른 정책이라고 방송에서 (비꼬아) 얘기한 적이 있다. 일본의 확진 환자 수도 실제의 10분의 1 밖에 안된다고 한다. 일본의 불투명성, 방역에 있어 (도쿄올림픽 성공에 집착한) 정치권의 개입 때문에 위상이 추락할 것이라고 믿는다. 난 유람선 사태 초기부터 일본은 (7월에) 올림픽 못한다고 했다. 갈수록 감염병 이슈가 글로벌 사회에서 중요해지는데 다른 나라가 발언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영향력을 한국은 갖게 된다. 일본은 한국에 행한 경제 보복, 비자로 인한 외교 분쟁이 뼈아픈 실책이 될 것이다. 코로나 19 이후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괜찮은 파트너로 부상한다. 일인당 실질 소득은 이미 한국이 일본을 앞질렀다. 자연재해는 정치가 할 일이 많다. 하지만 감염병이란 사회적 재해는 전문성이 앞서고 정부는 보조 기능에 머물러야 한다. 정부가 끼어들면 방역이 뒤엉킨다. 전문가 집단이나 방역당국이 일할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옳다. 미국의 예를 봐도 그렇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뭘 하려고 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혼내고 하다가 유럽 사태를 보며 태도가 바뀌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문 영역에 정치가 좌지우지하려고 하면 결국 뒤엉키게 된다는 교훈을 다시 깨닫게 된다. 방역과 관련 잘했는데 마스크 관련 당국이 못해 부총리-총리-대통령 순으로 나섰다. WHO의 전격적인 팬데믹 선언이 있을 수 있으니, 팬데믹을 선언하는 그날 곧바로 미리 준비해 둔 액션 플랜이 나와야 한다고 거듭 얘기했는데 정작 WHO가 선언한 날, 아무도 움직이지 않더라. 대통령이 예전에 없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시하니까 그때야 움직이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도 감염병이 간격을 두고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가 연구소가 감염병 전문지식을 제시하고 치료제와 백신도 개발하고 다른 나라의 감염병 정보를 축적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을 연구할 수 있도록 설치됐으면 하는 것이 이번의 교훈이 됐으면 한다.Q. 적지 않은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풍토병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보는데. A. 당분간 웨이브(파도 치는) 형태로 확산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이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감염증을 옮길 중간 숙주가 없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 중동에서는 낙타라는 중간 숙주가 있어 계속 숙주를 통해 메르스가 번식했다. 사스는 2년이 걸려 완전히 없어졌는데 우리 생활과 밀접한 중간 숙주(예를 들어 천산갑 같은)가 없어서다. 우리를 감염시키는 네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데 이들처럼 병원성을 상실하면서 사람을 감염시킨다면 계속 존재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Q. 언제 어떻게 종식을 선언하는가? A. 신규 확진자가 없어야 하고 치료 중인 최후의 환자가 완치된 뒤 잠복기의 두 배, 코로나19 같으면 4주가 지나면 종식을 선언할 수 있다. Q. 당분간 우리 방역의 큰 방향은 치료, 격리, 해외 유입 차단이 되는 것이 맞는지? A. 크게 국내 요인과 해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는 확진 환자를 빨리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해 사망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것과 접촉한 이를 신속하게 격리해 더 이상 확산하는 일을 막는 것이다. 해외 요인은 우리가 기존에 봉쇄가 아니라 추적을 통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계속하는 것이 옳겠다. 다만 미국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 진단 검사비가 터무니없이 비싸고 불법체류자, 보험이 안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것이다. 감염 확산이 통제 불능이 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은 의료 시스템이 이탈리아처럼 감당 안되면 엄청난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강(强)달러가 돼 완전히 경제문제가 된다. 우리가 코로나 종식시킨다, 이런 것도 하등에 문제가 되지 않는 국면이 올 수 있는데, 대통령이 한마디 해야 움직이는 이런 정책당국이 그에 대한 대비를 글로벌 시각으로 준비할 수 있겠느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종식했는데도 미국이 환자가 많아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특별입국 절차를 강화하되 사전에 미국의 양해를 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Q. 얼마 전 ‘비선 자문’ 논란이 있기도 했다. A. 메르스 때는 대통령이 전문가 집단에 권한을 위임한 것처럼 하면서 비선 자문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결과가 아주 좋지 않았다. 전문가 집단도 집단지성이 필요하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자문하는 이들은 의사들이 아무래도 많다. 바이러스를 전공하거나 약학을 공부하고 역학을 전공하는 분들이 다양하게 포진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중구난방이 되선 안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사태가 조기 종식될 수 있다고 발언한 뒤 곧바로 (신천지 때문에) 환자가 폭증했던 것이 잘못된 조언 탓이었지 않나 짐작할 따름이다. 비선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조언이 아니었구나 생각할 수 있겠다.
  • 007도 분노의 질주도 멈췄다

    007도 분노의 질주도 멈췄다

    배우·제작진도 줄줄이 감염·자가격리 제작 중단하거나 개봉 무기한 연기도 칸 영화제도 6월 말~7월 초 개최 검토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로 세계 공개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화판이 급변하고 있다. 극장에 관객이 급감하며 개봉을 연기하는 일은 물론 배우들과 제작진의 안전을 우려한 제작 중단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이런 경향이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디즈니·마블·할리우드까지 ‘팬데믹’ 비상 올 상반기를 달굴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 대작 영화는 개봉이 줄줄이 늦춰졌다. 디즈니는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던 실사영화 ‘뮬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올해 처음 공개하는 마블 영화로 관심이 쏠렸던 ‘블랙 위도우’도 새달로 예정했던 국내 공개 일정을 미뤘다. 5월 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북미 개봉 일정도 마찬가지다. ‘분노의 질주’ 아홉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오는 5월에서 내년 4월로, 007시리즈 신작 ‘노 타임 투 다이’도 4월에서 11월로 연기됐다. 디즈니는 또 ‘인어공주’와 ‘피터팬&웬디’ 실사영화 등의 제작을 중단했다.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7’, 소니 픽처스의 ‘신데렐라’, ‘나이팅게일’, 유니버설 픽처스의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도 제작이 중단됐다. 할리우드 톱 배우 톰 행크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을 다룬 배즈 루어먼 감독의 영화를 찍기 위해 호주에 머무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블 영화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는 감독 데스틴 크리튼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검사 결과 음성이었지만 촬영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올해 73회를 맞는 칸 국제영화제도 1946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영화제 일정을 연기했다.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칸 영화제는 6월 말~7월 초 사이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달 24일 개최 예정이던 홍콩국제영화제, 4월 개최 예정이던 베이징국제영화제도 모두 일정을 미뤘다. ●지난달 극장 관객 사상 최저치 기록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지난달 극장 관객이 737만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자 ‘침입자’, ‘결백’, ‘콜’ 등 3월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들은 속속 연기 소식을 알려 왔다. 제작 일정에도 차질을 빚는 건 마찬가지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 연출에 하정우, 주지훈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영화 ‘피랍’은 이달 말 모로코 촬영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콜롬비아에서 촬영 중이었던 송중기 주연 영화 ‘보고타’도 배우·스태프들의 안전을 위해 귀국 결정을 내렸다.●“해외 배급 일방적 해지”… 소송전 비화 이러한 추세 속 ‘사냥의 시간’의 행보가 눈에 띈다. 이제훈·안재홍·최우식 주연에 영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는 애초 지난달 26일 개봉을 예정했다가 무기한 연기했다. 영화는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배급을 맡은 리틀빅픽처스는 23일 “가장 효과적이면서 더 많은 관객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다음달 10일부터 전 세계 190여개국에 29개 언어 자막으로 동시 공개할 예정이다.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신작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공개로 선회한 첫 사례다. 이와 관련해 영화의 해외 세일즈를 담당했던 배급사 뉴(NEW)의 자회사 콘텐츠판다 측이 “넷플릭스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일방적으로 해외 세일즈 대행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트럼프 남 탓에 질린 美, 뉴욕주지사 리더십에 반했다

    트럼프 남 탓에 질린 美, 뉴욕주지사 리더십에 반했다

    “인구 80% 코로나 감염 가능성” 전망도 ‘분열 조장’ 백악관 브리핑과 대조적 평가“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의 대통령이 보여 줘야 할 진정한 리더십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에 대한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이자 원로 언론인 칼 번스타인의 찬사다. 일일 기자회견에서 단호하면서도 명료한 메시지로 코로나19 상황을 전하는 쿠오모 주지사는 ‘남 탓’으로 일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국가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는 평가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뉴욕주 시민들은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회견을 (TV에) 예약 시청을 설정해 놓고 보고 있다”며 쿠오모의 리더십에 의지하는 뉴욕주의 상황을 전했다. 뉴욕주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 5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쿠오모 주지사의 코로나19 기자회견은 정오가 되기 전 시작해 길게는 1시간가량 진행된다. 경기부양책 진행 상황과 의료물자 현황 등은 물론 사소한 건강 상식까지 전하며, 때로는 좋지 않은 소식도 솔직하게 밝힌다. 주 전체 인구의 80%인 1588만명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한 이날 회견의 내용은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 준 사례다. 취재진의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는 자세도 신뢰를 높인다. 특히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회견이 끝나는 시간과 백악관의 코로나19 브리핑이 시작하는 시간이 종종 겹치는데, 이 때문에 뉴욕과 워싱턴의 대응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팬데믹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을 언론과 민주당의 탓으로 돌리고,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에도 연일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 분열적 리더십으로 도마에 오른 상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일화로 “두려움에 떠는 미국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신은 최악의 기자라고 말할 것”이라고 쏘아 붙인 것을 소개했다. 이는 “우린 이겨낼 수 있으며, 미국은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 말한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회견 메시지와 절묘한 대비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의료물자 부족 사태 해결을 촉구한 민주당 주지사들과 입씨름을 벌였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의료 물자가 부족해) 경쟁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하는 지경”이라고 하소연했으며,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대통령이 뉴욕시 출신인데 고향을 도우려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짜뉴스를 공유한 프리츠커와 다른 일부 주지사들은 자신들의 결점을 연방정부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미 정가는 케네디·부시 가문과 함께 손꼽히는 정치 명문가 출신인 쿠오모 주지사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가디언은 CNN의 저널리스트 브라이언 스텔터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측이 쿠오모 주지사의 일일 브리핑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장황하고 횡설수설하기까지 하는 트럼프와 쿠오모의 솔직한 접근법이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분기 수출 전망 7년 만에 최악… S&P “한국 올 성장률 -0.6%”

    2분기 수출 전망 7년 만에 최악… S&P “한국 올 성장률 -0.6%”

    이달 1~20일 수출 작년보다 늘었지만 조업일수 감안 하루 평균은 0.4% 감소 “수출기업 버틸 수 있는 지원 강화를”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수출을 비롯한 실물경제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06억 9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0%(27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조업 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0.4%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올해 1월 14개월 만에 증가했다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11.7% 급감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20.3%), 승용차(13.7%), 석유제품(11.4%), 무선통신기기(26.6%) 수출이 늘었다. 반면 선박(-49.6%)과 액정디바이스(-16.7%) 등은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 타격까지 예상되자 올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이 -0.6%를 기록하고, 물가상승률 -0.4%, 연말 예상 기준금리는 0.50%로 전망했다. 앞서 S&P는 지난 5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수출 감소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915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79.0으로 2013년 1분기(78.4) 이후 7년 3개월 만에 80선이 무너졌다. 강성은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수요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실물경제 타격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면서 “수출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금융지원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도 80개 시·군 봉쇄… ‘13억 인구’ 팬데믹 새 뇌관

    인도 80개 시·군 봉쇄… ‘13억 인구’ 팬데믹 새 뇌관

    청정지대로 불리다 이달 확진 400명 넘어 파키스탄, 곳곳 봉쇄… 스리랑카도 통금 13억 8000만명의 세계 2위 인구밀집국 인도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유럽, 미국에 이어 또 다른 뇌관이 될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생이 취약하고, 대도시마다 밀집거주지가 산재해 있어 지역감염이 시작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가 국내총생산(GDP) 7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점에서 세계경제에도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2월까지 3명에 그쳐 인도는 그동안 ‘청정 지대’로 불렸다. 그러나 이달 들어 확진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23일(현지시간) 4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도 정부가 이날부터 31일까지 뉴델리를 비롯해 전국 80여개 주요 시군에 대해 봉쇄 및 통행 제한 조치를 내린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델리 등 일부 주는 주 경계를 폐쇄해 주 간 이동도 통제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도 생필품 구매 등 긴급한 일이 아니면 외출이 제한됐다. 사실상 통행금지나 다름없다. 외국인 입국의 사실상 금지와 국제선 운항 중지 등 여러 강력한 조치를 도입한 인도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민 이동과 외부 활동까지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이웃 파키스탄 곳곳에서도 지역 봉쇄와 통행 제한에 나섰고, 스리랑카는 통행금지령까지 발동했다. 파키스탄에서는 확진환자가 쏟아져 나오는 남동부 신드주가 이날부터 15일간 주 전체를 봉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꼿꼿함과 경륜 사이’ 파우치 “마이크 앞에서 트럼프 밀쳐낼순 없어”

    ‘꼿꼿함과 경륜 사이’ 파우치 “마이크 앞에서 트럼프 밀쳐낼순 없어”

    “마이크 앞에 뛰어들어 그를 밀쳐낼 수는 없는 일이다.” 앤서니 파우치(79)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고, 삶의 경륜이 묻어나는 노회함까지 갖췄다고 할 수도 있겠다. 트럼프 대통령에 견줘 작달막한 몸집이지만 의사이자 과학자인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을 마다 않는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권을 뺏지 않는 거의 유일한 존재란 얘기도 듣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브리핑 도중 ‘중국 바이러스’라고 억지를 부리고 중국 당국이 서너달 전에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렸어야 한다고 발언할 때 옆에 서 있는 게 어떠냐고, 사실은 그때 왜 곧바로 사실을 바로잡지 않느냐고 따지는 질문을 받고 “OK, 그는 그렇게 말했다. 다음번에는 제대로 바로잡으면 된다고 마음먹는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나도 안다.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느냐”고 되물은 뒤 ‘적절한 인사들’에게 트럼프 발언의 부정확성에 대해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번에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대해 논의할 때 ‘이 대목에 신중히 하고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 때문에 나 같으면 그렇게 표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때때로 의견 불일치가 있지만,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이슈에 있어 자신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편이라고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에 대해 과학적이지 않은 얘기를 장황하게 떠들어 대자 대통령의 심기를 최대한 살피면서도 광범위한 임상 시험을 거쳐야 여러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노련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파우치 소장은 일일 브리핑 때마다 많은 이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서 있다는 지적에 “조금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화상 기자회견을 할 방법이 없냐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백악관을 다룰 때는 때때로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얘기해야 한다. 난 계속 밀어붙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가 아는 한 아직 해고되지 않았다”고 웃어넘기며 “그들(백악관)이 날 침묵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진실을 말하는 내 목소리를 환영한다고 생각한다.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계속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한가운데에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사실에 입각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엄청나게 힘든 책무를 떠안고 있다”며 “이제 파우치의 좌절감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WP는 그의 허심탄회한 발언들이 소셜 미디어 등에 퍼지고 있다며 ‘파우치가 해고될 것’이란 일부 트윗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브리핑 도중 워싱턴의 주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할 때 써온 ‘딥 스테이트’란 표현을 쓰자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손동작 때문에 비판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남 탓에 질린 美, 뉴욕주지사서 찾은 정상급 리더십

    트럼프 남 탓에 질린 美, 뉴욕주지사서 찾은 정상급 리더십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의 대통령이 보여 줘야 할 진정한 리더십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에 대한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이자 원로 언론인 칼 번스타인의 찬사다. 일일 기자회견에서 단호하면서도 명료한 메시지로 코로나19 상황을 전하는 쿠오모 주지사는 ‘남 탓’으로 일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국가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는 평가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뉴욕주 시민들은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회견을 (TV에) 예약 시청을 설정해 놓고 보고 있다”며 쿠오모의 리더십에 의지하는 뉴욕주의 상황을 전했다. 뉴욕주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 5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쿠오모 주지사의 코로나19 기자회견은 정오가 되기 전 시작해 길게는 1시간가량 진행된다. 경기부양책 진행 상황과 의료물자 현황 등은 물론 사소한 건강 상식까지 전하며, 때로는 좋지 않은 소식도 솔직하게 밝힌다. 주 전체 인구의 80%인 1588만명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한 이날 회견의 내용은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 준 사례다. 취재진의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는 자세도 신뢰를 높인다. 특히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회견이 끝나는 시간과 백악관의 코로나19 브리핑이 시작하는 시간이 종종 겹치는데, 이 때문에 뉴욕과 워싱턴의 대응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상황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팬데믹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을 언론과 민주당의 탓으로 돌리고,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에도 연일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 분열적 리더십으로 도마에 오른 상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일화로 “두려움에 떠는 미국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신은 최악의 기자라고 말할 것”이라고 쏘아 붙인 것을 소개했다. 이는 “우린 이겨낼 수 있으며, 미국은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 말한 쿠오모 주지사의 기자회견 메시지와 절묘한 대비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의료물자 부족 사태 해결을 촉구한 민주당 주지사들과 입씨름을 벌였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의료 물자가 부족해) 경쟁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하는 지경”이라고 하소연했으며,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대통령이 뉴욕시 출신인데 고향을 도우려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짜뉴스를 공유한 프리츠커와 다른 일부 주지사들은 자신들의 결점을 연방정부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미 정가는 케네디·부시 가문과 함께 손꼽히는 정치 명문가 출신인 쿠오모 주지사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가디언은 CNN의 저널리스트 브라이언 스텔터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측이 쿠오모 주지사의 일일 브리핑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장황하고 횡설수설하기까지 하는 트럼프와 쿠오모의 솔직한 접근법이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로나19, 80%는 가볍게 지나가…인구 60% 면역 때 종식”

    “코로나19, 80%는 가볍게 지나가…인구 60% 면역 때 종식”

    중앙임상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부분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므로 치료제 등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주치의로 이뤄진 중앙임상위원회의 오명돈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2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코로나19 팬데믹의 이해와 대응전략’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80%는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제가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며 “폐렴이 있더라도 입원해서 산소치료 하고 안정시키면 다른 폐렴보다도 더 쉽게 호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에크모를 했던 환자들도 1∼2주 정도 보전하는 치료를 받으면 항바이러스제의 힘이 아니더라도 회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오 위원장은 “인구 60%가 면역을 가졌을 때 코로나19의 확산을 멈출 수 있다”면서 “인구집단 면역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예방접종밖에 없는데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려면 12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해외 유입을 차단하고, 확진자의 접촉자를 찾아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억제정책’을 유지할지, 학교 개학 등과 같은 일상생활을 회복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모든 방역 조치를 총동원하는 억제조치는 계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중·고등학교 개학에 따라 학생이 감염되었을 때 어떻게 교육 받을지도 미리 준비해야 하고 가을철 대확산을 대비해서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궁극적 무기인 치료제 백신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며 “백신이 나올때까지 코로나19 방역 주체는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다. 모두가 힘을 합치면 코로나19 유행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는 뚜렷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치료를 하거나 기존 에이즈, 에볼라 등의 치료에 쓰던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식으로 치료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기존에 개발되거나 허가받은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국내에서 임상 중인 코로나19 치료 후보제 중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효과가 가장 좋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빈민층으로 코로나19 번질라…전세계 전전긍긍

    빈민층으로 코로나19 번질라…전세계 전전긍긍

    브라질 빈민가서 첫 확진자 나오며 당국 비상美 사각지대 원주민 지역사회도 불안타임지, “저소득층 확산은 부유층에도 영향”각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이 빈민층으로 급속 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난한 계층이 감염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는 전세계 만연한 불평등 이슈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브라질 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 형성된 빈민가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실제 환자가 발생해 보건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시 크루즈선 등에 환자를 격리하거나, 호텔이나 미분양 아파트에 집단수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민가는 인구가 밀집돼 있고, 위생시설이 극히 부족해 감염병에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주요국 보건 관련 통계를 인용해 “이들 자료를 종합해보면 코로나19는 한 사회의 하층민에게 두 배가량 더 치명적이다”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 미국 원주민 사회에서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21일 확진자가 26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 원주민은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여겨질 만큼 미국 사회에서도 관심 밖에 있다. WSJ은 “가난하고 고립돼 있는 미 원주민 지역사회는 팬데믹과 싸우기 위한 자원이나 의료진을 거의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서 “평소에도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원주민보건서비스(IHS)로부터 충분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당장은 미국과 유럽의 상황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이후에는 빈민국이 많은 아프리카와 같은 대륙이 코로나19의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아프리카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발언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확진자는 이틀 사이 두 배 늘어난 116명이었지만, 이날 현재 274명으로 더욱 급증한 상태다. 시사주간 타임지는 “저소득층이 감염병 확산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은 중상위층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며 “스페인독감이 창궐할 당시에도 빈민층이 먼저 감염됐고, 이같은 1차 감염은 부유층으로 2차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자유의 헛된 대가

    [이종수의 헌법 너머] 자유의 헛된 대가

    개인과 특정 집단의 신앙에 법이나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이단(異端)을 앞세운 숱한 종교 탄압이 있어 왔기에, 오늘날 대다수 나라의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중요한 덕목인 ‘관용’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에서 비롯됐다. 헌법학에서 ‘종교’의 개념을 정의하는 일은 그간 무척이나 난해한 문제였다. 특히 종교와 미신을 구별하는 것이 그러하다. 그래서 혹자는 “종교는 초과학적이고 미신은 비과학적”이라고 간명하게 표현하지만, 초과학과 비과학의 구별이 여전히 모호하다. 자유와 자유권은 다르다. 어떤 자유가 법질서 내에서 보장되면 비로소 자유권이 된다. 이렇듯 권리로 보장된 자유도 무제한적이지는 않다.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길거리에서 마음껏 팔을 휘두르는 자유는 타인에 대한 폭력과 다를 바 없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특히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방역과 치료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다수가 모이는 행사 자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등으로 많은 시민이 팔을 걷어붙이고서 적극 협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교회는 여전히 다수의 신자가 모이는 현장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어느 교회는 “예배가 한번 중단되면 다시 재개하기가 어렵고 교회공동체가 파괴된다”고 강변한다. 그리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주일마다 원죄(原罪)를 되뇌면서 신자들의 믿음을 굳건히 하지 않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종교집회의 자유’가 당연히 포함된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헌법 문제로 아래 사례가 있다. 어느 지역에서 한 마을에만 교회가 있고, 인근의 여러 마을에는 교회가 없다. 마침 교회가 있는 마을에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했고 전염병의 전파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당국은 관련 법령에 근거해서 해당 마을로의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한다. 며칠이 지나서 일요일이 돌아왔고, 인근의 여러 마을에서 거주하는 신자들이 전염병이 발생한 마을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방역 당국이 관련 법령에 근거해서 출입을 막는다. 그러자 신자들은 예배 참석을 막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반발한다. 그렇다면 방역 당국은 이들이 마을 안으로 들어가도록 그대로 내버려 둬야 할까.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또한 제한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헌법은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중략)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 방지는 중요한 공공복리에 해당하고 또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기본의무이다. 예배를 잠시 중단하는 것이고, 온라인 예배와 같은 다른 대안도 있기 때문에 당국이 법령에 근거해서 현장예배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도 딱히 위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독일의 헌법 체계에서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우리와는 달리 독일 헌법은 개별 기본권 조항마다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한 별도의 헌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렇듯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하다는 유보조항을 두지 않는 기본권이 더러 있다. 이런 기본권을 ‘절대적 기본권’으로 부른다. 종교의 자유가 그러하다. 그렇다면 통제지역인 마을 안의 교회로 들어가려는 신자들을 막는 조치는 위헌인가. 그렇지 않다. 이른바 ‘기본권의 내재적 한계’라는 개념이 있다. 즉 설령 법률에 의한 제한이 불가하더라도 모든 기본권에는 타인의 권리, 합헌적 질서 그리고 도덕률을 침해해서는 안 되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 특히 전염병 감염과 전파를 통해 다수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침해할 객관적 정황이 분명하기 때문에, 해당 마을 안으로의 출입은 설령 예배 참석이라도 제한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자유에는 감수해야 할 대가가 따른다. 그런데 그 대가가 무질서는 아니어야 한다. 자유의지는 또한 자기책임을 수반한다. 바이러스 전파와 같이 자신이 스스로 더이상 책임질 수 없는 일에 자유를 앞세워도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요즘 같은 위중한 시기에 현장예배 자제가 이웃사랑의 실천임을 진정 깨닫기를 바란다.
  • [사설] 더 철저한 2주간 ‘물리적 거리두기’, 적극 협조하자

    정부가 그제 새달 5일까지 보름 동안 종교와 유흥, 실내체육 시설 등의 운영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시설 폐쇄는 물론 구상권 청구 등 법이 정한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최근 일부 요양병원과 주점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단호한 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정부의 간곡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어제 9개 대형 교회가 현장예배를 강행했다. 종교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재난 시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정부 방침을 보란 듯이 어기는 상황을 좌시해선 안 될 일이다. 법과 행정명령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필요하다면 피해를 배상받는 구상권 행사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여론이다. 최근 들어 전국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힘든 사례가 상당수 존재한다. 전국 각지의 교회와 요양병원, 사회복지시설, 강습소 등에서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학원, PC방, 스포츠센터, 찜질방, 노래방, 독서실 등의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특히 한국 인구의 절반가량이 밀집한 서울 등 수도권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 21일 현재 일일 확진자 6557명, 일일 사망자 793명인 이탈리아와 같이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구로구 콜센터 감염사태에서 보듯 서울과 인천, 경기가 촘촘한 교통망으로 묶여 있어 전파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정부가 자제와 중단을 권고해도 업주나 시민이 자발적으로 호응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상황은 팬데믹(대유행 상태)의 공포감이 엄습하는 실정이다. 세계 코로나19 감염자는 불과 나흘 만에 10만명이 늘어 모두 30만명을 넘어섰고 1만명 이상이 숨졌다. 진정세를 보이는 한국에서는 해외 유입 바이러스로 비상이다. 22일 확진자 98명 중 15.3%가 해외발 유입이고 서울시의 최근 신규 확진자의 60%도 해외발 유입이다. 현재는 모든 내외국 입국자에 적용된 특별입국절차를 빈틈없이 실시해 해외발 역유입을 막는 것이다. 교류가 활발한 미국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지난 10일 754명에서 어제 현재 2만 6000명을 훌쩍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했고, 뉴욕주는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이 넘어 중대재난지역이 됐다. 어제 0시를 기해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했듯이 미국·캐나다 등 북미발 입국자까지 확대해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 “韓, 사재기 없는 나라” 해외 언론들 주목에, 文 “국민 덕분… 감사”

    “韓, 사재기 없는 나라” 해외 언론들 주목에, 文 “국민 덕분… 감사”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에서 ‘생필품 사재기’ 광풍이 몰아치는데도 국내에선 비슷한 조짐이 없는 데 대해 “사재기 없는 나라, 이건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부, 국민에게 안도감 줘야” 문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수차례 이렇게 언급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22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안도감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미덥지 못하면 사재기를 한다. 정부를 비판하는 분들도 사재기를 안 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긴 하지만,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계시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소위 선진국들조차 물이나 화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빚어졌지만, 우리나라는 마스크 공급난 외에 생필품 사재기는 크게 없어 해외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사재기가 없는 것은 국민들이 정부 대처를 신뢰한 결과라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 BBC 등은 우리 국민들의 의연한 자세를 평가하는 보도를 냈다. ●“이인삼각 경기처럼 함께 이겨 내자”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서 “바이러스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도 거대한 이인삼각 경기다. 나 혼자 안 아파도 소용없고 나 혼자 잘살아도 소용없다”며 “불편과 불안을 이겨 내는 것도 ‘함께’이며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힘든 시간이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함께 이겨 내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며 국민을 격려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기 불황의 전주곡 ‘코로나發 신3저’

    경기 불황의 전주곡 ‘코로나發 신3저’

    1980년대 대한민국의 초호황을 이끈 ‘3저 현상’(저유가·저금리·저원화가치)이 30여년이 지난 지금 전혀 다른 의미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3저 현상은 경기 호황의 시그널인데,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촉발한 ‘신3저’는 반대로 불황의 강력한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0일 배럴당 28.67달러까지 추락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환자의 최초 발생(1월 20일) 직전 거래일인 지난 1월 17일(65.10달러)과 비교해 두 달 사이 36.43달러(56.0%) 폭락했다. 원화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달러당 1246.5원으로 마감돼 같은 기간 87.1원 뛰었다. 기준금리는 지난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1.25%에서 0.75%로 인하해 역대 최저다. 과거 3저는 경제 성장의 보증수표였다. 저유가는 원자재값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소비자는 물건값과 기름값이 싸져 소비를 늘렸다. 또 기업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일자리도 자연히 늘어나 가계소득도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다. 저금리로 기업과 국민이 싼 이자로 대출받았고,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 3저 현상에 힘입어 1985년 7.8%였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986년 11.3%, 1987년 12.7%, 1988년 12.0%로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발 신3저’는 불황의 전주곡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유가는 세계적인 수요 부진, 저금리는 경제활력 상실을 보여 주는 증거”라면서 “원화 가치가 낮아도 해외 수요자들이 다 앓아 누워 있는 상황이어서 수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와 불확실성 확대로 유가가 싸져도 소비할 기업과 사람이 없고, 금리가 낮아도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특히 저유가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인 석유화학업종의 단가 하락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준다. 중동 산유국들의 수입이 줄면서 이들이 주요 고객인 국내 조선과 해양플랜트, 해외 건설 수주에도 악재”라면서 “코로나 공포로 정부가 돈을 줘도 소비하지 않고, 국경이 봉쇄돼 수출도 안 되기 때문에 3저는 더이상 경기 부양 요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스페인 하루 사망 394명↑ 확진 3646명↑ 크로아티아 지진

    스페인 하루 사망 394명↑ 확진 3646명↑ 크로아티아 지진

    스페인에서 하루 동안 코로나19 감염자가 3600명 늘었고 사망자는 394명이 늘었다. 전 세계 확진 환자는 30만명을 넘어섰고, 1만 30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완치자는 9만 2000명이 됐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394명 늘어 1720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전날 집계로는 하루 동안 324명이 늘었는데 그보다 증가 폭이 컸다. 확진자도 하루 동안 3646명이 늘어 2만 8572명이 됐다. 전날 4946명보다는 조금 증가 폭이 줄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1785명은 집중 치료를 받고 있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완치 판정을 받은 이는 2575명이 됐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미국 확진자 수는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기준 2만5493명에 이르렀다. 미국이 스페인의 확진자 수를 앞서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가 됐다. 이란의 확진자는 1028명 증가해 2만 1638명이 됐으며 사망자는 129명 늘어 1685명으로 집계됐다. 이란 확진자는 세계 여섯 번째, 사망자는 이탈리아(4825명), 중국(3261명), 스페인(1720명)에 이어 네 번째이고, 완치자 7913명은 중국 다음으로 두 번째다. 스위스의 코로나19 확진자도 7000명을 넘어섰다. 연방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이날 정오 현재 7014명으로 집계돼 전날의 6113명보다 900명 정도 늘어났다. 사망자도 60명으로 늘었다. 특히 이탈리아와 맞닿은 남부 티치노 칸톤(州)의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SRF 방송이 보도했다. 티치노 칸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집에 머무르라고 명령했고, 연방정부도 티치노에 지난 20일 산소 호흡기 50개를 추가로 배분했다. 호주는 이날 시드니와 멜버른을 봉쇄하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들어 전국의 모든 펍, 클럽, 영화관, 카지노, 나이트클럽, 교회 등의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 이 나라 확진자는 전날 기준 1200명을 넘겼고, 7명이 사망했다.한편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 근처에서 이날 오전 5시 24분(세계표준시·UTC)쯤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가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진앙은 자그레브에서 북쪽으로 6㎞ 떨어진 곳으로, 진원의 깊이는 10㎞다. 부상자는 2명으로 집계됐으나,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나오지 않았다. 무너진 아파트 잔해 속에서 발견된 15세 청소년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한 명은 미성년자로, 지붕이 무너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자그레브 비상의료기관 관계자가 전했다. 자그레브의 상징인 대성당의 두 개 첨탑 중 하나의 끝부분이 부서졌다. 이 대성당은 1880년 지진으로 무너졌다가 재건된 것이다. 전기가 끊기면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뛰쳐나오고, 화재도 여러 건 발생했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는 이번 지진의 규모가 자그레브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14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근처 나라들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다행히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NEK)는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수도 일부를 폐쇄한 가운데 발생했다. 이 나라에서는 206명이 감염돼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적어도 두 차례 여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플렌코비치 총리는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와 있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다보르 보지노비치 내무부 장관은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해야 할지 최대한 파악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지진이 발생할 경우 프로토콜이 있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연결됐을 경우에는 상황이 훨씬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의 규모가 5.4라고 했으며,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5.3이라고 측정한 뒤 5.1 규모의 여진이 뒤따랐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발 신3저’(저유가·저금리·저원화) 경기 불황의 전주곡 울렸다

    ‘코로나발 신3저’(저유가·저금리·저원화) 경기 불황의 전주곡 울렸다

    1980년대 대한민국의 초호황을 이끈 ‘3저 현상’(저유가·저금리·저원화가치)이 30여년이 지난 지금 전혀 다른 의미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3저 현상은 경기 호황의 시그널인데,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촉발한 ‘신3저’는 반대로 불황의 강력한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0일 배럴당 28.67달러까지 추락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환자의 최초 발생(1월 20일) 직전 거래일인 지난 1월 17일(65.10달러)과 비교해 두 달 사이 36.43달러(56.0%) 폭락했다. 원화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달러당 1246.5원으로 마감돼 같은 기간 87.1원 뛰었다. 기준금리는 지난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1.25%에서 0.75%로 인하해 역대 최저다. 과거 3저는 경제 성장의 보증수표였다. 저유가는 원자재값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소비자는 물건값과 기름값이 싸져 소비를 늘렸다. 또 기업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일자리도 자연히 늘어나 가계소득도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다. 저금리로 기업과 국민이 싼 이자로 대출받았고,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 3저 현상에 힘입어 1985년 7.8%였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986년 11.3%, 1987년 12.7%, 1988년 12.0%로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발 신3저’는 불황의 전주곡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유가는 세계적인 수요 부진, 저금리는 경제활력 상실을 보여 주는 증거”라면서 “원화 가치가 낮아도 해외 수요자들이 다 앓아 누워 있는 상황이어서 수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와 불확실성 확대로 유가가 싸져도 소비할 기업과 사람이 없고, 금리가 낮아도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특히 저유가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인 석유화학업종의 단가 하락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준다. 중동 산유국들의 수입이 줄면서 이들이 주요 고객인 국내 조선과 해양플랜트, 해외 건설 수주에도 악재”라면서 “코로나 공포로 정부가 돈을 줘도 소비하지 않고, 국경이 봉쇄돼 수출도 안 되기 때문에 3저는 더이상 경기 부양 요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문 대통령 “사재기 없는 나라는 국민 덕분,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

    문 대통령 “사재기 없는 나라는 국민 덕분,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

    코로나19 관련 “정부가 국민에게 안도감 줘야”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에서 ‘생필품 사재기’ 광풍이 몰아치는데도 국내에선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해 “사재기 없는 나라, 이건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22일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안도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소위 선진국들조차 물이나 화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빚어졌지만, 우리나라는 마스크 공급난 외에 생필품 사재기는 크게 없어 해외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사재기가 없는 것은 국민들이 정부 대처를 신뢰한 결과라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 BBC 등은 우리 국민들의 의연한 자세를 평가하는 보도들을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미덥지 못하면 사재기를 한다. 정부를 비판하는 분들도 사재기를 안 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긴 하지만,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계시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마이클 라이언 사무차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교과서 같은 우수 사례”라며 “다른 나라처럼 전면적 국경 봉쇄나 이동 제한을 강제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대책을 잘 조직했고, 이를 지역사회·시민들이 받아들일 의지도 있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793명!!! 이탈리아 하루 사망자, 뉴욕주만 확진 1만 356명

    793명!!! 이탈리아 하루 사망자, 뉴욕주만 확진 1만 356명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하루 동안 800명 가까이가 숨졌다. 스페인도 하루 사망자가 300명 이상 급증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1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기준으로 전국 누적 사망자가 482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793명이 늘어나 하루 기준 증가 인원이 또다시 최대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도 6557명이 늘어 5만 3578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00명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명률도 전날보다 0.5%포인트 상승해 9.0%에 이르렀다. 확진 판정을 받은 100명 가운데 9명은 세상을 등진다는 얘기다. 한국(1.16%)의 아홉 배에 가깝다. 누적 사망자와 완치자(6072명)를 뺀 실질 확진자는 4만 2681명이다. 이 가운데 2857명은 중증 환자로 분류된다. 전날보다 202명 늘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사망자가 전날보다 324명 늘어 1326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확진자도 하루 동안 4946명이 늘어 2만 4926명이 됐다. 스페인은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나라가 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1612명은 집중 치료를 받고 있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전체의 3분의 1가량인 892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마드리드의 사망자는 804명까지 늘어났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확진자는 1만 4459명으로 전날(1만 2612명)보다 1847명이 늘어났다. 확진자 가운데 1525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망자는 562명으로 전날(450명)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 112명이 추가됐다. 한편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환자만 1만명을 넘어서며 미국 전체 확진자가 1만 8000명을 넘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방송은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기준 미국의 환자를 1만 8960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날 오후보다 약 800명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도 263명으로 증가했다. 워싱턴주에서 가장 많은 83명이 숨졌고, 뉴욕주에서 53명, 캘리포니아주에서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존스홉킨스 대학은 이날 오전 미국의 확진자 수를 1만 9931명으로 집계했다. 곧 2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독일과 이란이 미국을 앞섰으나 단숨에 이들 나라를 제쳤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지금까지 뉴욕주에서 4만 500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이 중 1만 356명이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말했다. 환자 가운데 약 15%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등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코로나19 대응 전략이 억제에서 확산 지연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LA카운티 보건국은 최근 의사들에게 가벼운 호흡기 증상을 보이면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치료·처방을 달라지게 하지 않을 환자는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보건국은 이런 권고가 “환자 억제 전략에서 질병 확산 지연 및 과도한 질병 감염률·치사율 방지로의 전환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 보건국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검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모든 의료 시설에 지시했다. 보건국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현 시점에 불필요한 검사 수요는 (의료용) 개인보호장비 공급의 급속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검사 키트는 팬데믹이 정점을 찍은 뒤 더 중요한 역할을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새로운 현장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긴급 사용 승인했다고 밝혔다. FDA에 따르면 이 검사 키트는 약 45분 만에 코로나19를 감지해낼 수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북한, 코로나19 와중에 대형 실내행사 ‘최고인민회의’ 강행

    북한, 코로나19 와중에 대형 실내행사 ‘최고인민회의’ 강행

    “다음달 10일 평양서 최고인민회의 소집”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가적 봉쇄조치를 취한 가운데 대형 실내 행사를 강행한다. 북한은 남한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다음 달 개최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다음 달 10일 평양에서 소집한다고 21일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공시에서 이렇게 대의원들에게 알리면서 대의원 등록도 4월 10일 진행된다고 밝혔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매년 4월쯤 정기회의를 열어 헌법과 법률 개정 등 국가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주요 국가기구 인사, 예산안 승인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북한은 통상 1년에 한 차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지만 2012년과 2014년, 2019년에는 예외적으로 두 차례 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이 실내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를 전면 금지하는 가운데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강행하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전국 선거구에서 선출된 687명이다. 대의원 중 확진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불참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대의원들이 지난해처럼 만수대의사당에 집결할 경우 실내 방역에 만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경제 성장 견인하기 위한 조치 논의될 듯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은 올해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정면돌파전’을 새 국가 노선으로 천명했지만 연초부터 코로나19 국제적 확산에 따른 국가 봉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해 경제 상황을 결산하고 올해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것과 함께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입법 조치나 결정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정체 국면 속에서도 ‘자위적 차원’ 명분으로 저강도 군사훈련에 머무르면서 나름 자극적 행보를 삼가는 모양새여서 이번 회의에서 대외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실시된 제14기 선거부터 대의원에 선출되지 않았고, 역시 지난해 두 차례 헌법 개정을 통해 대의원을 맡지 않기로 한 만큼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이번 회의에는 불참할 전망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홍남기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배제 못 해”

    홍남기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배제 못 해”

    “실물경제 먼저 타격받고 지구촌 복합적 요인 작용”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본다면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책당국자로서 말하기 적절치 않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소비·투자·수출 파급영향을 따져본다면 그런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성장률 전망을 묻는 말에는 “올해 여러 가지 진작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는 차이가 있다며 “지금은 실물경제가 먼저 타격을 받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지구촌 전체라는 복합적 요인이 묻혀있는 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병이라는 특수 상황이다 보니 접촉을 꺼리고 이동이 제한된다”며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더 타격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3개월 전후가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중요하다”며 “코로나19로 매출·생산에 차질을 빚고 경영난을 겪는 기업을 더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는 나아지는 2년에 걸친 ‘V’자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제 영향은 초창기에는 올해 상반기에 어렵고 하반기에 회복하는 (1년에 걸친) ‘U’자를 생각했다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2년에 걸친 ‘V’자 시나리오가 가능해졌다”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한국경제 영향은 불가피하며 세계 경제도 마찬가지”라며 “이 같은 어려움이 3∼4년 가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불안 심리가 걷히는 속도와 확장적 정책 공조 노력에 따라 회복세가 달라질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시설이 파괴됐다면 시간이 걸리지만, 상당 부분 불확실성과 불안 심리가 큰 폭으로 작동된 것이 있어 그것이 걷히면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2020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논란 속 日 도착한 성화

    [포토] ‘2020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논란 속 日 도착한 성화

    그리스에서 출발한 ‘2020 도쿄올림픽’ 성화가 20일 일본 미야기현 히가시마쓰시마시 마쓰시마 항공자위대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최 연기 및 취소의 목소리 높아진 가운데 성화가 일본측에 전달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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