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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팬데믹 시대에 ‘나에게 기대‘라던 빌 위더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팬데믹 시대에 ‘나에게 기대‘라던 빌 위더스

    ‘린 온 미(Lean on me, 나에게 기대)’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미국의 솔(soul) 싱어송라이터 빌 위더스가 심장 합병증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향년 82. 위더스의 가족은 고인이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숨졌다고 AP 통신에 3일 전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가족은 성명을 통해 “고인은 시와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말했고, 그들을 서로 연결했다”며 “어려운 시기에 고인의 음악이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표곡 ‘린 온 미’ 얘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식 도중에 울려퍼졌던 이 노래는 최근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각국의 의료진과 보건 종사자들을 위로하는 한편 투병 의지를 북돋는 음악으로도 사랑받고 있어서다. 위더스는 1970년대 ‘린 온 미’를 비롯해 ‘에인트 노 선샤인(Ain‘t No Sunshine)’, ‘러블리 데이’,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 ‘유즈 미’ 등 많은 명곡을 남긴 솔의 전설이었다. 생전에 그래미상을 세 차례 받았으며, 지난 2015년 로큰롤 명예의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러블리 데이’는 미국 차트에서 가장 오래 머무른 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 18초 동안 높은 음을 이어간 것으로 유명하다. 1985년 이후 음반을 내지 않았지만 리듬앤블루스와 힙합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랜드마스 핸즈’는 ‘블랙스트리트’의 ‘노 디기티’에 샘플링됐고 래퍼 에미넘은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를 1997년작 ‘보니 앤드 클라이드’에 삽입하기도 했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솔직하고 부드러운 창법에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특징인 위더스의 노래는 결혼식과 파티 등 수많은 행사장에 등장하는 애창곡이 됐다. 여섯 자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 음악에의 길에 들어선 것은 해군 복무 9년을 마친 뒤 스물아홉 살의 비교적 늦은 나이였다. 보잉 사에 취직해 화장실 변기를 만드는 일을 하고 교대시간에 기타를 독학했고, 이때 모은 돈으로 1970년 LA의 스튜디오를 빌려 부커 T 존스와 함께 데뷔앨범 ‘저스트 애즈 아이 엠’을 녹음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5년 롤링스톤 인터뷰를 통해 “거장과 함께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2년 뒤 ‘린 온 미’를 발표했는데 어린 시절을 보낸 웨스트버지니아주 탄광 마을에서 어려운 이웃끼리 서로 돕고 지내던 기억을 되살려 가사를 썼다.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로 차트를 누빈 뒤 그는 사실상 활동을 접었는데 1990년대까지 이따금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와 함께 공연 무대에 서기도 했다. 젊었을 적 언어장애, 말을 더듬는 장애를 겪었던 그는 같은 처지의 가수 에드 시런과 함께 2015년 젊은이를 위한 말더듬이연맹을 위해 자선 무대에 서기도 했다. 같은 해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뒤 CBS ‘굿모닝 인터뷰’에 출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죽으라는 얘기 같다(It’s like a pre-obituary)!”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숱한 음악인에게 영감을 안겼지만 가수 활동을 접은 뒤에는 결코 음악에의 길을 추구하지 않았다. 위더스는 2015년에 “요즈음 난 팝 차트를 팝 타르트(Pop-Tart)와 구분하질 못하겠다”고 털어놓기도 했고 1년 전 롤링스톤 인터뷰를 통해선 “내 짧은 활동기간에 썼던 몇 안되는 노래는 누군가 기록하지 않는 장르가 되진 않았다. 난 거장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가는 노래들을 쓸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고인의 음악 경력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스틸 빌(Still Bill)’에 출연한 스팅은 “곡을 쓰는 데 가장 어려운 일은 단순하면서도 심오해져야 한다는 것인데 빌은 본능적으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족으로 부인 마르시아, 두 자녀 토드와 코리를 뒀다. 챈스 더 래퍼, 록스타 겸 배우 레니 크라비츠,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 존 레전드 등이 추모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19 사태 닮았네”…보고싶은 질병 영화 1위 ‘감기’

    “코로나19 사태 닮았네”…보고싶은 질병 영화 1위 ‘감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전염병 확산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그린 재난 영화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조사회사 피앰아이(PMI)가 20~50대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보고 싶은 질병·전염병 영화로 ‘감기(17.7%)’가 1위에 올랐다. 영화 ‘감기’는 초당 3~4명을 감염시키고 치사율이 100%인 유례없는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가 경기도 분당에 발병한 후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룬다. 영화 속에서 잦은 기침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모습, 마트에서 몸싸움하며 사재기를 하는 모습, 시민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졌던 행태들이다. 영화는 2013년 개봉 당시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조명되고 있다. 2위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13.5%)’이 차지했다.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이후 박쥐로부터 시작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착안한 영화다. 맷 데이먼, 로렌스 피시번, 주드 로, 기네스 펠트로우 등 유명 배우가 출연했지만, 국내 관객 수는 22만명에 불과했다. 정부의 정보통제, 거짓뉴스, 지역 고립과 폭동 등을 그려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염되는 출혈병을 다룬 ‘아웃브레이크(13.4%)’,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를 피하고자 사투를 벌인 ‘부산행(13.0%)’, 미국 대통령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일어나는 급박한 상황을 그린 영화 ‘에볼라 바이러스(9.6%)’ 등도 순위에 올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코로나19 충격파로 해고가 급증하는 미국·유럽 각국은 ‘실업 지옥’

    코로나19 충격파로 해고가 급증하는 미국·유럽 각국은 ‘실업 지옥’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전 세계에서 실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2주 만에 1000만명을 넘겼고, 상대적으로 사회보장 제도가 튼튼한 유럽 각국도 실업자들이 무더기로 양산됐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과 유럽 각국의 실업자는 1600만명을 넘어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처럼 전세계적인 실업 대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금지 등 봉쇄조치를 내렸음에도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가는 등 기세가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선 단 2주 동안 1000만 명에 가까운 실업자가 발생했다. 미 노동부는 3월 넷째주(22~28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5만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주 328만 3000건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66만 5000명의 10배에 이른다. 로이터통신은 “1~2주 전만 해도 미국인의 50% 미만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자택 격리 상태에 놓여 있었지만 지금은 90% 가량이 봉쇄 조치를 적용받고 있다”며 “이에 따른 여파가 노동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업자의 증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사업체가 늘면서 동반 급증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 뉴욕 등 주요 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체에 일시 영업폐쇄 조치를 내렸다. 캘리포니아주에서만 한 주에 87만 9000명이 실업수당을 새로 신청했다. 4월 전까지 미국 주간 신규 실업자 수 최다 기록이었던 1982년의 69만 5000건을 훨씬 웃돈다. 당시 2차 오일쇼크 여파로 미국 전역에 걸쳐 발생한 실업자 수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캘리포니아주 한 곳에서 직장을 잃은 이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에선 36만 6403건이 접수됐다. 3월 넷째주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는 시장 예측치도 크게 뛰어넘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550만 건, 모건스탠리는 450만 건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이뤄졌을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토스텐 슬록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에 따른 해고 속도는 고 최악의 공포 수준으로 놀랍다”면서 “정부가 대처하기도 전에 기업들이 먼저 행동한 결과”라고 지적했다.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3월 실업률이 10%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월만 해도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50여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실업 대란이 일어나는 이유를 미국의 부실한 사회보장 시스템과 정부의 슈퍼 경기부양책에 있다고 진단했다. 각국은 업장 폐쇄 등의 조치에도 근로자들의 임금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일자리 지키기에 나섰는데, 미국은 이러한 조치 대신 실업 수당의 기간과 적용 범위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막대한 돈을 풀며 일자리 지키기에 나선 유럽 역시 대규모로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지난 2주간 400만명이 임시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민간기업 전체 근로자의 5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둘째주 봉쇄가 시작된 후 89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으며 사상 최악의 실업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55만명이 이 나라 일자리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임시 계약직이었다. 3월 한 달간 총 실업자는 350만명으로 치솟았다.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14%의 실업률이었던 스페인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영국에선 3월 마지막 2주 동안 100만여명이 유니버셜 크레딧(universal credit)을 신청했다. 이는 근로자의 소득에 따라 복지 혜택을 맞춤 제공하는 제도로 실직을 당할 경우에도 정부가 소득의 일부분을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영국의 경우 근로자들에게 한달 2500파운드(약 376만원) 한도로 임금의 80%를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쇼핑몰과 식당, 상점 등이 전부 문을 닫으면서 정부가 감당할 한계치를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일랜드도 지난 한 주간 3만 4000개 회사가 정부의 임금 보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 “코로나19 감염 0” 자랑스러운 19개국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감염 0” 자랑스러운 19개국을 소개합니다

    코모로, 키리바시, 레소토, 말라위, 마셜 제도,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북한, 팔라우, 사모아, 상투프린시페, 솔로몬 제도, 남수단, 타지키스탄, 통가, 투르크메니스탄, 투발루, 바누아투, 예멘(알파벳 順) 등 19개 나라의 공통점은? 북한이 포함돼 누구나 쉽게 답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거나 그렇다고 주장하는 나라들이다. 주한 미군 사령관이 연일 “그럴 리가 없다”고 하는 북한이나 예멘 등이 정말 그럴 리가 없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믿고 있다고 영국 BBC가 3일 보도했다. 방송은 유엔 통계를 들춰보니 세계에서 가장 외래 방문객이 찾지 않은 10개국 가운데 7개 나라가 코로나19 감염자가 0이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란 트렌드를 앞장 서(?) 실천하고 있었던 나라들인 셈이다. 외딴 섬이라 물리적으로 찾기 힘든 곳, 워낙 열악한 인권과 치안으로 악명 높은 남수단, 이따금 여행객을 참수한다는 얘기가 들려온 파미르 고원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남태평양 나우루는 가장 가까운 도회지가 320㎞ 바다 건너 키리바시의 바나바 섬이다. 호주 브리즈번과는 4023㎞ 떨어져 있다. 193개 유엔 가입국 가운데 모나코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땅덩이에 인구가 1만명 조금 넘어 투발루 다음 두 번째다. 엄청 통계가 없는데 한 여행사는 한해 160명 정도가 찾는다고 주장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나라에 병원이 어엿하게 한 군데 있으며 산소호흡기는 하나도 없고 간호사가 부족해 바짝 긴장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일 중국, 한국, 이탈리아를 다녀온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호주에서 귀국하는 자국민들을 2주 동안 호텔에 격리하기로 했는데 최근에 거의 없었다. 매일 입국하는 이들의 체온을 재 증상이 의심스러우면 검체를 채취해 호주에 보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이 내려졌다. 이 나라의 대통령 라이오넬 아인지미아는 “매일 아침 세계 지도에 표시된 코로나19 발생국을 가리키는 붉은 점을 보며 홍역 발병 때와 비슷하구나 느낀다. 우리 기도를 잘 들어주신 신께서 다른 나라들도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양이 가로막는 것이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기도 했지만 이런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국면에서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준 셈이다. 앞의 섬 나라들과 확연히 다른 곳이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다. 지난달 20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학교 문을 닫고 모든 사증(비자)을 취소했다. 영국 리버풀 열대의학 대학의 공중보건의 피터 맥퍼슨 박사는 말라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웰컴 트러스트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단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창궐과 30년을 맞서 싸운 경험을 믿는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준비를 잘하고 있지만 이 나라에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는 것은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며 결국은 모든 나라가 코로나19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3일 오후 3시(한국시간) 현재 말라위의 코로나19 감염자가 3명으로 집계돼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해군, “부하들 구해야” 언론에 편지 흘린 항공모함 함장 잘랐다

    美 해군, “부하들 구해야” 언론에 편지 흘린 항공모함 함장 잘랐다

    미 해군 지도부가 부하 승조원들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고 상부에 보낸 편지를 통해 강조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을 축출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토머스 모들리 해군부 장관 대행은 “전시가 아닌데도 미군 병사들이 애꿎게 희생되는 일만은 막아달라”고 편지에 적어 상부의 조치를 촉구한 크로지어 함장이 “극심한 판단력 부족”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물론 편지 내용보다 편지를 언론에 전달해 알린 행위가 해군 지도부의 심기를 더 건드렸음을 모들리 대행은 취재진들에게 숨기지 않았다.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의 편지가 “해군이 자신의 요청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줘 해군도 정부도 이 일에 손놓고 있다는 식의 생각을 낳았다. 그런데 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크로지어 함장은 지난달 30일 작성된 편지에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산을 적절히 돌보는 데 실패하는 것이다. 승조원들 말이다”라고 적었다. 모들리 대행은 이날 국방부 출입 기자들에게 루스벨트 호에서 1000명 정도의 승조원이 하선했으며 2700명 정도를 며칠 안에 내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모에서 모든 승조원을 빼낼 수도, 빼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핵항모 운용을 비롯한 필수 임무에 필요한 승조원들은 하선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93명이 양성 판정을, 59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에서도 약간의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나왔다고 CNN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하원 군사위 민주당 지도부는 성명을 내 “크로지어 함장이 명령 계통에서 확실히 제거되고 이 결정적인 순간에 해고된 것은 우리의 병사들을 더 위험으로 빠뜨리고 우리 함대의 준비됨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로 아주 안정을 해치는 조치“라며 “철저한 조사를 하지도 않고 지휘관을 내던지는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상에서 커져가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형편없는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해군장관 대행은 승조원 보호와 국가안보라는 임무에 충실했고, 이 팬데믹의 시기에 군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와 같은 폭넓은 문제에 제대로 집중했던 지휘관에게 총을 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군은 권력층을 향해 진실을 말하는 것에 대한 오싹한 메시지를 나머지 병력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 도중 크로지어 함장이 승조원들을 구하려다 경질됐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전혀, 조금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마스크와 WHO의 무능/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마스크와 WHO의 무능/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신종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해에는 ‘초예측’이란 저서를 통해 “가난한 나라는 공중위생과 공공보건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신종 감염병이 등장하면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각국 시장이 단일한 세계경제로 통합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테러리즘 등과 함께 ‘전 세계적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든 사람이 신체·정신적으로 최고의 건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유엔의 전문기구이다. 1948년 설립 이후 천연두 박멸 등 세계적인 유행성 질병 및 전염병을 퇴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194개 회원국의 공중보건 행정과 검역업무를 지원하고 연구자료 등을 생산, 보급해 왔다. 전염병 등 각종 질병을 통제하는 국제적인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는 “WHO의 무능이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WHO는 세계 각국의 전염병 관련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을 때에도 중국의 대응을 칭찬하며 허송세월 했다는 게 각국의 시각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은 지난 1월 30일에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지만 팬데믹 선언에는 미온적이었다. 약 10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오히려 팬데믹을 우려한 일부 국가의 이동 제한이나 국경 폐쇄 등을 비판했다. “(WHO가) 정치와 돈에 오염됐다”며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이 계속되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도 포함된다. 미국의 CNN 방송은 지난달 9일 “자체적으로 현 상황을 팬데믹이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당시는 112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던 시점이다. WHO의 팬데믹 선언(3월 11일)보다 이틀 빨랐다. 더욱 기가 찰 노릇은 팬데믹 상황에서 WHO는 마스크 착용을 반대했다. 오히려 지난 1일까지도 “마스크가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반대했다. 현재는 미국·독일 등에서 일회용뿐 아니라 천마스크라도 착용하라고 장려한다.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이 4만 50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는 2일 기준 91만명, 곧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과 함께 경제적인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WHO의 늑장 대응으로 경제 등 세계적 붕괴라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WHO의 무능이 4월을 또 ‘잔인한 달’이 되게 하고 있다. yidonggu@seoul.co.kr
  • [사설] ‘코로나19 해고’ 현실화, 노사정 협력으로 넘어야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전체 직원 1650여명의 약 45%인 750명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치에 미달하면 사실상 정리해고 수순을 밟는단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국경을 봉쇄한 탓에 항공업계의 대량해고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스타항공뿐 아니라 대부분의 항공사가 개점휴업 상태인데 이로 인해 여행사, 호텔,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업체, 식당 등으로 연쇄적 ‘감원 태풍’이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감원 수요가 서비스업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안 좋은 징후들이 엿보인다.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1조원이 긴급수혈됐지만 사업 재편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른 대기업들이라고 해서 사정이 나아 보이지도 않는다. 노동인권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해고와 권고사직 강요 비율이 같은 달 초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고용유지를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기업들의 경영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실적이 예상을 크게 밑돈 상태에서 코로나 팬데믹 ‘복병’까지 만났으니 기업들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 뻔하다. 20여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한국은 대규모 산업구조조정과 감원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아직도 당시의 공포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가 부도나고, 기업이 무너지는데 가계가 무슨 수로 버텨낼 수 있었겠는가. 숱한 가정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그러나 그때의 고통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아무런 준비 없이 위기에 노출됐던 그때와는 다르게 대응할 수 있다. 정부가 100조원의 긴급 민생·기업구호 패키지를 내놓고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하는 등 가계와 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현재 한국경제의 글로벌 동조 수준은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높다. 미국·독일 등에서 현금살포를 한다면 같이 대응해야 한다. 또한 개별 경제주체들이 일시적인 해고나 실직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외환위기 때는 제3의 힘에 의해 강제적으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선제적인 노사정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노사정은 정리해고 자제, 고용 유연성 확대, 재고용을 비롯한 실업대책 마련 등을 놓고 대타협의 길을 서둘러 모색하기 바란다.
  •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다음번 재앙.’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신호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을 뜻한다. 지금은 세계의 시선이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미국과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에 쏠려 있지만, 시차를 두고 아프리카와 인도, 남미 등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는 위기를 넘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서방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코로나19의 공격에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봉쇄와 사회적 거리 유지로 확산세가 꺾이길 기다리고 있는데, 하물며 방역능력과 의료체계, 위생상태가 취약한 저개발국가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유엔과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위기일수록 ‘공존’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선진국들이 제 코가 석 자지만 더 힘든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큰 저개발국과 최빈국들을 돕는 것이 궁극적으로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부터 모두를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주요 20개국(G20) 화상정상회의에 이어 통상장관, 중앙은행·재무장관 회의가 이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성된 G20이 11년 만에 다시 굴러가고 있다. ●위기 속 더 깊어진 국가 간 양극화 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7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93만 2605명이다. 사망자는 4만 6809명이다. 미국의 확진환자 수는 21만 3372명으로 이탈리아(11만 574명)와 스페인(10만 4118명)을 합친 숫자와 맞먹는다. 다만 미국의 사망자 수는 4757명으로 5000명에 육박해도 앞의 두 나라 사망자의 각각 절반 수준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확진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기는 저개발국과 저소득층에 더욱 가혹하다. 한국에서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를 권장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정은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싶어도 쓸 마스크를 살 돈도 없고, 손 씻을 깨끗한 물은 고사하고 마실 물조차 부족한 나라들이 있다. 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치다. 지난달 24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자 부자들은 생필품을 사려고 슈퍼마켓으로 달려갔지만, 같은 시간 일감을 잃은 사람들은 맨발로 수백㎞를 걸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인구 13억 8000만명 중 빈민층이 7400만명에 이르고, 뭄바이의 인구밀도는 미국 뉴욕의 28배나 된다. 워싱턴에 있는 감염병·경제·정책연구소의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코로나19 사태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데 그즈음 병원에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1000명당 병상수가 인도(0.5개)보다 6배나 많은 이탈리아(3.2개)도 병상이 모자라 대혼란을 겪고 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난민들이 몰려 있는 시리아 등 중동 지역 사정도 크게 낫지 않다. 현대 경제사 전문가인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실은 칼럼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나라들로 인도 이외에 남아공과 브라질, 터키, 알제리 등을 꼽았다. 남아공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 및 보균자가 약 770만명이나 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투즈 교수는 경고했다. ●위기 속 확대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는 방역 및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고학력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저학력·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한 사람 중 대학원 졸업자는 73%, 대학 졸업자는 62%였으나, 고졸 이하는 22%에 그쳤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의 61%, 중간 소득층의 41%가 각각 재택근무를 했다고 답한 반면 저소득층은 27%만 집에서 일했다. 저소득층은 감염 위험을 감수해 가며 일을 하고 있다. 정치전문 사이트인 액시오스가 입소스와 지난달 27~30일 미국 성인 13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소득을 5분위로 나눠 가장 낮은 1분위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재택근무자는 3%에 불과했고, 직장에 출근했다는 응답은 26%였다. 반면 4분위와 5분위에 속한 고소득층은 재택근무 비율이 각각 48%와 39%나 됐다. 직장이 문을 닫았거나 일시 해고됐다는 응답자도 소득이 적고 저학력층일수록 많았다. 각국의 정부는 단기 처방으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직접 현금 지원을 하며 경제와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당장은 여력이 없더라도 저개발국가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맞은 최대 위기”라면서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을 통제,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가 시급하며 선진국이 저개발국가들을 도와야 위기가 재앙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G20 국가들이 공존 요청에 화답하고 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화상회의에서 오는 15일까지 신흥국에 대한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행동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열린 G20 통상장관 화상회의에서도 세계은행은 최빈국들의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식품과 다른 기본 물자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관세 부과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일부 국가, 코로나 틈타 정부 권한 강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한 정부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 비상 상황이다 보니 정부 개입이 늘고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이 어느 정도 침해돼도 일단은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언론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커진 정부가 과연 사태가 진정된 뒤에 코로나19 이전으로 순순히 돌아갈지 벌써부터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와중에 몇몇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달 30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바19 저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법원의 영장 없이 정보기관이 확진환자의 휴대전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 명령을 승인했다. 필리핀 의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코로나19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올해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겼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단속한다며 언론을 통제하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개인의 민감한 정보들을 수집, 활용하는 것을 ‘빅브러더’에 빗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보니 사생활 보호와 인권 문제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스스로 무뎌져 자칫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때를 놓치면 위기 와중에 비대해진 정부의 역할을 견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공급망의 마비를 경험한 각국은 주요 기간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보호주의의 벽을 더 높일 가능성도 크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코로나 사령관’ 보호령 신변 위협에 경호 강화

    ‘코로나 사령관’ 보호령 신변 위협에 경호 강화

    트럼프 잘못된 견해에 정면반박해 인기 극우파 “국가 흔드는 세력” 음모론 제기미국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위기를 경고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한 경호가 강화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정국에서 ‘최고사령관’이나 다름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의 인기가 올라가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파우치 소장에 대한 개인 경호는 전날 미 연방보안청의 권고에 따라 제공되기 시작됐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휴교령, 자택격리 등을 적극적으로 주창한 인사로 꼽힌다. 79세에도 하루 4~5시간만 자며 사태 해결에 매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를 이뤘다. 특히 “4월 12일 부활절까지 미국인들의 생활을 정상화하겠다”던 트럼프가 계획을 포기한 것도 그의 설득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며 국민들 사이에서 그의 전문적 식견과 대처에 관한 호평이 자자하다. 백악관 브리핑이나 인터뷰 등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견해를 수정하거나 정면 반박하는 그의 강단 있는 행동에 팬덤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파우치 소장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 보수 우파 진영에서는 그가 정부 뒤에 숨어 국가를 흔드는 세력이라는 의미인 ‘딥 스테이트’(Deep State)의 일원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극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한다는 비난도 거세다. 지난달 2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를 비판하며 ‘딥 스테이트’라는 용어를 쓰자 뒤에 있던 파우치 소장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때부터 파우치 소장을 비판하는 글이 더욱 급증했다. 더불어 파우치 소장의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일이 반복됐고, 최근에는 사인을 요구하는 척하며 그와 접촉하려는 사례도 있어 경호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WP는 “파우치 소장이 일부 우익 논객과 블로거들의 공개적인 표적이 됐으며, 경제활동이 재개되기를 촉구하는 이들은 그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 간 불화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존경한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의 경호 강화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경호가 필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석유소비 정점 찍었다 ‘대전환 전망’ 잇따라… 미국 내 첫 독립셰일업체 파산신청

    석유소비 정점 찍었다 ‘대전환 전망’ 잇따라… 미국 내 첫 독립셰일업체 파산신청

    국가유가 급락에 코로나19 충격까지 덮진 셰일업계에서 첫 파산신청 사례가 나왔다. 국제유가보다 셰일 석유 채굴 원가가 몇 배나 비싸진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셰일생산 기업 화이팅석유(Whiting Petroleum)가 1일(현지시간)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파산보호신청(미국의 파산법 제11장)이란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구조조정을 비롯해 채무 상환이 일시적 연기 등 회생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셰일 석유를 채굴·생산하는 화이팅석유는 하루 만에 주가가 무려 47%나 곤두박질치며 시가총액이 3400만 달러(약 42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1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에 비하면 0.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화이팅석유의 부채는 27억 달러에 이른다. 수평 시추와 수압 파쇄 등 혁신적인 기술을 자랑하는 셰일 업계는 채굴 원가가 높아 유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선 버티기 어렵다. 셰일유의 생산원가는 배럴당 40~50달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18년 만에 최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기준유가인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20.3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1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 침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에 경쟁적인 원유 증산 여파라는 초대형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셰일 관련 업체들이 줄도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캘론석유(Callon Petroleum) 등 일부 셰일 기업들은 최근 부채 재조정을 위해 자문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 소속 존 프리맨 애널리스트는 “다른 기업들도 뒤를 따를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유가에선 기업들이 버틸 수 없다”고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일 백악관에서 엑손 모빌, 셰브론, 컨티넨탈리소스 등 미국 최대 석유 및 가스회사 임원진들을 만나 석유파동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원유에 대한 관세조치와 미국 선박이 항만에서 석유를 포함한 물자를 수송하는데 요구되는 법률 조항 면제 등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 정부가 에너지 기업을 도울 방법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과감한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를 두고 주요 거대 석유기업과 중소형 독립 셰일 업체 간 시각차가 큰 탓이다. 엑손과 셰브론 등 대기업들은 정부 개입이 거시경제 정책보다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유국 간 증산 경쟁이 국제유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적으로 석유 산업이 황폐화됐다. 이를 예전처럼 돌려놓고 싶다”면서 “앞으로 며칠 안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에 대한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은 러시아에 나쁘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주 많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넷플릭스 출연 美전문가 “단기효능 코로나19 백신 완성 임박

    넷플릭스 출연 美전문가 “단기효능 코로나19 백신 완성 임박

    미 캘리포니아주(州)의 한 과학자가 자신과 동료들이 코로나19를 예방할 항체를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디스트리뷰티드 바이오’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컵 글랜빌 박사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결합해 무력하게 할 수 있는 항체 치료법의 완성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6부작 다큐멘터리 ‘팬데믹: 인플루엔자와의 전쟁’(1월22일 공개)에 출연해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글랜빌 박사는 “우리는 사스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 5개를 사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작용하도록 개선했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효과적일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항체들을 확보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글랜빌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처럼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속해서 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들은 다른 바이러스에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글랜빌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이들 항체를 조금씩 변형해 수많은 버전으로 만들었고 그 속에서 다른 바이러스에도 작용할 수 있는 버전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이들 연구자가 확보한 항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 세포로 침입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알려진 스파이크 단백질(S 단백질) 부위에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이들 항체의 효과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8~10주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글랜빌 박사는 이를 단기적인 백신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들 항체는 검증된 기존 항체들을 이용해 만든 것이어서 빠르게 실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글랜빌 박사는 “선별한 항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거치고 나면 백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이번 여름 말까지 완료되면 이 약은 응급 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사용하는 시기는 빠르면 9월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센티백스/디스트리뷰티드 바이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포토] 위기의 항공업계… 텅 빈 기내식 밀 카트

    [서울포토] 위기의 항공업계… 텅 빈 기내식 밀 카트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기내식 카트가 텅비어 있다. 2020.4.2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19로 종말온다”며 입맞춤 요구한 아르헨 경찰

    [여기는 남미] “코로나19로 종말온다”며 입맞춤 요구한 아르헨 경찰

    코로나19로 지구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에 일탈행동을 한 경찰이 처벌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이투사잉고의 경찰이 동료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아르헨티나는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필수사업장 근무자나 의사, 간호사, 공무원 등을 제외하면 일반 국민의 이유 없는 외출은 금지돼 있다. 도시마다 경찰이 순찰을 돌면서 사회적 격리를 위반하는 사람이 있는지 감시한다. 무단 외출을 하는 사람에겐 최장 징역 15년이 선고될 수 있다. 문제의 경찰은 동료 여경과 순찰차를 타고 감시활동에 나섰다가 일을 냈다. 순찰을 돌던 경찰은 순찰차를 길가에 세우더니 갑자기 조수석에 앉아 있던 여경에게 달려들었다. 한 손으론 여경의 목을, 또 다른 손으론 뒷머리를 잡고는 강제로 입을 맞췄다. 여경은 저항했지만 건장한 남자의 힘을 이겨내기 힘들었다. 여경은 경찰복 상의 주머니에 꽂아두었던 볼펜을 꺼내 달려든 경찰의 얼굴을 공격했다. 볼에 상처가 나면서 얼굴을 움켜잡는 순간을 이용해 여경은 순찰차에서 내려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여경의 신고로 사건을 알게 된 아르헨티나 경찰은 문제의 남자경찰을 즉각 직위해제하고 즉각 그를 검찰로 송치했다. 문제의 경찰은 검찰조사에서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다. 그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는 걸 보니 지구의 종말이 오는 줄 알았다"면서 "세상이 끝나기 전 평소 짝사랑하던 여경과 꼭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검찰이 아직 기소 여부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문제의 경찰이 직위 해제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회적 격리로 거리가 한산해지자 아르헨티나에선 경찰의 일탈행동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멘도사주에선 경찰이 자신의 연인을 순찰차에 태우고 한적한 곳으로 가 사랑을 나누다 적발됐다. 문제의 경찰도 직위해제되고 바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진=클라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마스크 필수 아니라던 WHO…착용 권고로 입장 선회

    마스크 필수 아니라던 WHO…착용 권고로 입장 선회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저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WHO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WHO는 의료용 마스크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아프거나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사람들에 한해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는) 매우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진화할 때 우리(WHO)의 조언도 그러하다(달라질 수 있다)”면서 “(다만) 마스크는 다른 보호 조치와 결합할 때 (전염 방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WHO는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더 위험하다고도 강조했다. 또 의료진이 마스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이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도 전 국민 마스크 착용 권고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WHO도 권고 사항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 한 주 동안 사망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앞으로 며칠 내로 확진자가 100만 명에 이르고, 5만 명이 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서 입국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많은 국가가 시민들에게 이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바이러스의 전염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장 가난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HIV와 맞선 남아공 과학자 기타 람지 코로나19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HIV와 맞선 남아공 과학자 기타 람지 코로나19에

    세상에서 에이즈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 남아공, 이 나라 여성들의 HIV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과학자 기타 람지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스러졌다. 향년 63. 람지 교수는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더반 근처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고인이 수석 과학자로 일했던 HIV 전문 연구기관인 오럼 연구소의 수석 연구자 개빈 처치야드가 밝혔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고인은 지난달 중순 런던 위생 및 열대약학 학교(LSHTM)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귀국한 뒤 고열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귀국 당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천식과 폐렴이 동반된 합병증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치야드는 “고인은 활력 넘치는 사람, 진정한 투사였다.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누구도 가로막을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뒤 “그녀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이렇듯 여성들이 불리한 대우를 받는 사회에서 건강돌봄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모든 것과 싸우던 모습이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유엔 에이즈의 책임자 위니 뱐위마는 람지 교수의 죽음은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때에 일어난 것이어서 더욱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마부자 남아공 부통령도 “람지 교수의 죽음은 공중보건 분야 전체는 물론 HIV, 에이즈에 대항한 세계의 싸움에 심대한 타격이 되고 있다”고 애도했다. 이어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국면에 HIV 창궐에 맞서 싸운 챔피언을 잃었다. 그녀가 있어 우리는 팬데믹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강화해 발병 곡선을 편평하게 만드는 소명에 귀기울이게 됐고, HIV 신규 감염자를 0으로 만드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람지는 LSHTM와 워싱턴 대학, 케이프타운 대학의 명예교수이기도 했다. 2년 전 유로피언 개발 의료시험 파트너십(EDCTP)가 시상하는 빼어난 여성과학자 상을 받은 뒤 “수십년 동안 HIV 예방 분야에서 내가 해온 의료 연구를 인정받아 진짜 짜릿하다. 내가 위대한 여성들 사이에 서 있다는 것에 훨씬 더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인도계로서 약사인 남편 프라빈과 두 아들이 모두 성공한 데 자부심을 느끼며 젊은 여성들이 과학 분야의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일을 사랑하고 열정 넘치게 열심이며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일은 과학에서의 업적을 남기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처치야드 교수는 고인이 몹시 그리울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공인된 아프리카 과학자를 잃어 진실로 우리에게 엄청난 공백이다. 하지만 기타는 능력을 키워나가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음을 굳게 믿었다. 엄청난 유산을 남겼고, 그녀가 해낸 일은 계속될 것이다. 지칠줄 모르는 투사로서 그녀는 HIV와의 싸움, 결핵과의 싸움, 지금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지칠줄 모르고 해냈다. 그녀가 우리가 끝까지 하지 않길 바랐던 일이 포기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싸워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대형병원 감염위기, ‘생활방역’ 전환 시기상조 아닌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어제도 101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9887명)가 조만간 1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최근 수도권 병원과 대구의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대형 집단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어제 폐쇄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가 13명으로 늘었다.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은 1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총 121명으로 집계됐다. 3대 대형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과 경기 남양주 소재 병원에서도 속출했다. 대형병원과 요양·정신병원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폐쇄된 병실에 다수가 입원해 있는 만큼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생기게 되면 빠른 시간 내에 집단감염으로 급속히 번진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치명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병원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이었다. 또 대형병원 입원환자의 대부분은 고령에 지병이 있는 ‘고위험군’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229명의 확진자가 나온 제2미주병원과 대실요양병원은 첫 발견이 늦어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두 병원은 첫 감염자의 증상이 나타난 이후 16일 뒤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진 것이다. 확진속도와 치명률이 높은 병원의 경우 두 배 세 배로 감염 예방을 집중적으로 하는 동시에 환자와 종사자 스스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된 이후에도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넘나들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확진자가 꾸준히 느는 추세다. 지난주 전국의 종교시설,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등 3만 9809곳이 방역 지침을 어겨 행정지도를 받았다.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고 거주지에서 무단이탈해 고발당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와 방역을 병행하자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세계 코로나19 감염자는 8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4만 2000여명에 이른다. 미국 확진자는 18만명을 넘어섰고 일본은 처음으로 하루 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세계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한복판에 서 있다. 한국이 먼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5일 이후에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방역은 성공적이었지만, 끝까지 잘해야 성공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
  •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프라이버시의 종말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프라이버시의 종말

    9·11테러가 일어난 지 석 달이 조금 지난 2001년 12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마이애미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키 190㎝가 넘는 거구의 청년이 탑승한다. 비행기가 대서양을 건너는 중 이 청년은 신발을 벗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성냥을 꺼내 신발에 불을 붙이려는 것이었다. 타는 냄새를 맡은 승무원은 그 청년을 찾아냈지만, 담배를 피우려는 것으로 착각하고 “실내에서는 금연이니 불을 끄라”고 주의를 준다. 청년은 성냥불을 껐지만, 승무원이 사라진 후 이내 다시 신발을 꺼내 불붙이기를 시도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다른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그를 제지, 체포하고 신발을 빼앗는 데 성공한다. 전 세계를 긴장하게 만든 유명한 ‘신발폭탄 테러 미수사건’이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많은 공항에서 비행기에 타기 전에 우리가 신발을 벗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사건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2009년에는 한 테러범이 속옷에 폭탄을 설치하고 비행기에 탑승해서 비행 중에 퓨즈에 불을 붙이려다가 화상만 입고 승무원과 탑승객들에게 제압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 사건 전에도 비행기에 타기 전에 전신 X레이 스캔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시민과 인권단체의 반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옷 테러리스트’ 사건 하나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 우리의 옷 속을 다 들여다보도록 프라이버시를 포기했다. 프라이버시는 신이 내려준 절대불가침의 권리가 아니다. 우리는 필요하면 프라이버시를 포기하고 안전을 선택하는 거래를 한다. 우리는 공공장소를 다니며 하루에도 수백 개의 폐쇄회로(CC)TV에 촬영되지만, 길을 안전하게 다니기 위해 프라이버시를 포기할 수 있다. 여전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성폭행범이 경찰의 CCTV 분석으로 잡혔다는 뉴스만으로도 그 정도의 반대 목소리는 쉽게 잠재운다. 하지만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근래 들어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거의 예외 없이 줄어드는 방향으로만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메르스 이후로 감염 의심자의 위치 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열어 볼 수 있게 한 법 때문이고, 이를 본 이스라엘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팬데믹 사태가 끝나고 나면 세계 각국은 전염병 감시를 위해 프라이버시 침해소지가 큰 다양한 조치를 제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4년의 텔레그램은 인권을 침해하는 부패한 정권으로부터 발언의 자유를 보장받으려는 시민 저항의 상징이었지만 2020년의 텔레그램은 성범죄의 대명사가 됐고, 텔레그램으로 ‘망명’했던 시민들은 이제 집단탈퇴를 무기로 텔레그램 본사에 수사에 협조하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6년 전 갑자기 한국에서 사용자가 증가해서 놀랐던 텔레그램은 이제 다시 한번 놀라게 될 거다. 그렇다고 텔레그램이 그 사이에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정책을 바꾼 것도 아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리가 프라이버시를 가지는 대가가 그토록 무섭고 참혹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고, 그 값을 치르면서까지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지 않다고 결정한 것뿐이다. 우리가 탑승한 비행기가 태평양 상공에서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우리의 벗은 몸 정도는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결정과 같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성범죄의 증거가 확보된 이상 텔레그램은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서라도 전염병 감염 사실을 숨기고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잡아내겠다면, 유권자들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프라이버시라도 포기하는 결정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훗날 우리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법은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법은 가장 나쁜 권력자가 가장 악랄한 방향으로 왜곡해서 사용할 것을 가정하고 신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안전을 위해 포기한 프라이버시는 우리가 본 적이 없는 권력자가 우리의 후손들을 감시하는 데 사용할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伊 발코니 노래도 멈췄다

    伊 발코니 노래도 멈췄다

    WB “아태지역 1100만 빈곤층 전락”“이탈리아 사람들은 이젠 발코니에 나와 노래하거나 춤추지 않는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배고픔도 두려워한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은행 앞에 길게 줄 서는 실정이다.” 봉쇄 3주째인 이탈리아의 암울한 분위기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나폴리에서 사제로 활동하는 살바토레 멜루소의 말을 인용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코로나19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초창기, 이탈리아인들은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이웃을 격려하기 위해 발코니에 나와 “모든 것이 잘될 거야”라며 노래했다. 하지만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노래는 그쳤고,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달라진 모습은 빈곤 지역인 남부 캄파니아, 칼라브리아, 시칠리아, 풀리아로 갈수록 심각하다. 주민들에겐 음식과 돈이 다 떨어졌다. 상점 주인들은 음식을 무료로 나눠 달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경찰들은 슈퍼마켓 절도를 막고자 순찰을 하고 있다. 자영업자나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수입이 끊겼고, 사회적 혜택도 없다. 시칠리아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파리데 에지네는 “도시가 봉쇄되는 바람에 식당도 문을 닫았다. 우리 가족 넷은 저축으로 생활하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시 봉쇄에 수입이 끊어진 이들의 모습이 이탈리아에만 해당될까. 코로나19에 의해 아시아·태평양 지역민 1100만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세계은행(WB) 경고가 나왔다. WB는 최근 낸 보고서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영향 전망’에서 무역·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 등의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어 주민 1100만명이 하루 5.5달러 미만으로 사는 빈곤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제3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WB는 이로 인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유동성을 제공할 금융부문과 자본시장이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의 특별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코로나19 ‘경고 실패’ WHO 개혁, 어떻게...중국 불과 0.2% 분담

    코로나19 ‘경고 실패’ WHO 개혁, 어떻게...중국 불과 0.2% 분담

    미국 의회 일각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사전 경고에 실패한 세계보건기구(WHO)를 의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일 오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5만 9431명이다. 대중 강경파인 릭 스콧 상윈 의원은 31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WHO의 임무는 건강 정보를 세계에 알려 각국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코로노19와 관련해 WHO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스콧 의원은 “중국은 환자와 사망자, 무엇을 언제 알았느냐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만 WHO는 한번도 더 깊이 조사하지 않았다”며 “그들의 무능 대가는 목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코로나19를 은폐해 팬데믹으로 확산시킨 중국 공산당 정부를 돕게 되는 WHO에 자금 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WHO가 지난해 4월 밝힌 연간 예산을 보면 수입에서 미국이 14.67%로 가장 부담이 많다. 다음은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9.76%로 뒤를 잇지만 중국의 분담률은 겨우 0.21%로 영국, EU, 일본, 독일, 이탈리아, 한국(1.29%)에 한참 뒤진다.그는 WHO가 중국 공산당의 “의도적인 선전 앵무새”라며 다음달 의회가 개원되면 청문회와 완전한 조사를 요구했다. 스콧 의원과 일부 의원들은 대만에 대해 WHO가 가입을 거부한 것은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초기에 자국 의료진이 WHO에 코로나19의 인간 대 인간의 전염 가능성이 있다는 초기 질의 보고서에 답하지 않았다며 WHO의 행보와 능력에 의심을 품고 있다.WHO는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한 지난 1월 14일 트윗에서 “중국 당국이 수행한 예비 조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 전염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한 것을 포함해 초기 활동을 조사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만우절에 코로나19 관련 거짓말은 징역” 엄포한 나라들

    “만우절에 코로나19 관련 거짓말은 징역” 엄포한 나라들

    가수 겸 배우 김재중(34)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만우절 거짓말을 해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올해 코로나19 관련 만우절 농담을 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해 눈길을 끈다. 4월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대만은 유언비어를 유포하면 최고 징역 3년형과 300만 대만 달러(약 1억2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전날 페이스북으로 “만우절에 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코로나19 관련 농담은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만 위생복리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배려해달라”며 코로나19 관련 농담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태국 정부 역시 최고 징역 5년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코로나19 관련 농담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내비쳤다. 태국 정부는 공식 트위터로 “올해 만우절에 코로나19에 걸렸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명시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아닐 데슈무크 내무부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주 정부는 코로나 관련 유언비어나 공포를 퍼뜨리는 행위를 금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 구글은 내부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맞서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의미로 ‘만우절 농담’ 전통을 따르지 않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재중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고백하는 글을 올렸으나, 이내 “만우절 농담”이라며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막대한 상황에서 이런 농담을 한 것은 취지를 떠나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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