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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코로나 시절 돌아본 타조법과 도조법/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코로나 시절 돌아본 타조법과 도조법/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코로나 사태가 1년을 넘었다. 다음주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한다지만, 순조롭게 진행돼도 올해 안으로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상공인의 삶은 힘들기 그지없는데, 건물주는 월세를 꼬박꼬박 챙긴다. 세계적인 고통의 시간을 나 몰라라 하며 분담하지도 않는다. 월세 10%를 두어 달 깎아 준 건물주 이야기가 큰 배려인 양 인터넷에 떠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비정하다. 피도 눈물도 없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건물주의 쥐꼬리만 한 한시적 선심에 고마워해야 할까? 조선 시대에 자기 땅이 부족한 농민은 남의 땅을 소작했다. 가을걷이를 마치면 수확량에 비례해 일정 액수를 소작료로 지주에게 바쳤다. 대개 산출량의 50%였다. 이게 타조법(打租法)이다. 이런 계약하에서는 지주가 소작농의 영농과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소작료를 더 많이 챙기기 위함이다. 하지만 소작농으로서도 자기가 흘린 땀방울에 비례해 자기 몫을 챙길 수 있었다. 특히 흉년이 일상이던 19세기에는 타조법이 지주와 소작농의 고통 분담 장치로도 일부 기능을 했다. 이런 타조법은 대한제국까지도 소작농의 50%를 상회했다. 그런데 조선 후기에는 새로운 소작료 산출 방식이 적잖이 유행했다. 일정액을 소작료로 미리 정하는 방식이었다. 예상 수확량은 평균적 데이터가 있었으므로, 대체로 30~50% 선에서 정액화했다. 도조법(賭租法)이다. 예년보다 대풍이라면 소작농에게 유리하고 흉년이라면 소작농은 빚더미에 앉는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소작농은 몰락하는 계약 구조인 셈이다. 정액이 예상 수확량의 30%까지 낮아진 이유 중에는 조선 후기에 번성한 동성 촌락도 한몫했다. 아무튼 농민 스스로 영농 방법을 고민하고 수확량 증대에 힘쓸 동기가 커졌으므로, 현재 학계에서는 도조법의 등장을 발전으로 보는 추세가 강하다. 지주는 풍흉과 상관없이 고정수입을 보장받아서 좋고, 소작농은 노력에 비례해 소득을 올릴 수 있었고 풍년이라도 드는 날이면 태평가를 부를 수 있었다. 나라가 망하면서 일제는 ‘근대식’ 토지소유권을 확립한다는 명목으로 토지 소유자를 명시해 배타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이른바 1910년대의 토지조사사업이 그것이다. 이제 지주의 권한은 천정부지로 강해졌고 소작농은 경작권마저 빼앗겼다. 농지라는 게 발이 달려서 어디로 이동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므로, 지주와 소작농이 인근 마을에 함께 사는 일이 흔했다. 그래서 “저기 산 넘어 밭뙈기는 김 서방네가 대대로 부쳐 먹는 땅”이라는 인식이 지주와 소작농 사이에도 편만했다. 그런데 일제가 배타적 소유권을 법제화하면서, 소작농은 대대로 부쳐 먹던 땅에 대한 법적 권리 곧 경작권을 상실했다. 이제는 지주의 눈 밖에 나면 ‘대대로 부쳐 먹던 땅’마저도 박탈당할 수 있는 처지로 내몰렸다. 비유하자면, 정규직 소작농이 비정규직으로 바뀐 것이다. 미국은 땅이 넓다 보니 몰(mall) 문화가 대세인데, 입점업체의 계약 방식은 타조법에 가깝다. 기본 액수를 정해 놓고 나머지는 총매출액에 비례해 최종 월세를 정한다. 1년이 넘는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국이나 일부 유럽에서 소상공인의 월세 문제가 그다지 시끄럽지 않은 이유는 타조법에 가까운 이런 계약 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 상가 월세를 현재의 25% 정도로 고정하고 나머지는 타조법 방식으로 바꾸면 어떨까? 매출액을 좀더 투명하게 하는 과세 효과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상가건물의 채권자인 은행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조치가 시급하다. 건물주 가운데는 사실상 은행에 목이 꿰인 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ㆍ건물주ㆍ상인의 연결고리를 고민할 시점이다. 타조법은 중세적이고 도조법은 근세적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 외국인 국내 기업 인수건 21%·금액 58% ‘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덮친 지난해에도 기업결합 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큰 손’인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가 눈에 띄게 줄면서 금액 측면에선 반토막이 났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모두 86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다만 거래금액은 210조 2000억원으로 2019년(448조 4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거래금액이 줄어든 것은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국내 기업이 주도한 기업결합의 경우 건수로는 22.4%, 금액은 20.3% 증가했지만, 외국기업이 주도한 기업결합은 건수(-20.8%)와 금액(-58.4%) 모두 감소했다. 특히 외국기업의 국내기업에 대한 기업결합은 2016년 47건, 2017년 41건, 2018년 37건, 2019년 41건 등 40건 전후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28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외국기업에 의한) 30조원 이상 대규모 인수·합병 사례가 없어 전체 금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결합금액이 가장 컸던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합병은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간 기업결합(4조 6000억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국내기업 간 기업결합이 증가한 것은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18.5% 늘어난 영향이 크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대응한 사업구조 재편,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면서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방송, 유통 등 서비스업 분야가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급구! 바이러스 맞을 분”… 영국, 코로나 인체실험 한다

    “급구! 바이러스 맞을 분”… 영국, 코로나 인체실험 한다

    이달 내 18~30세 지원자 90명 대상 감염 최소량 측정·백신 개발 빨라질 듯 “실험 참여 안 해도 코로나 감염 위험윤리적 비난보다 이득 더 커” 공감대영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에 인체를 고의로 노출시키는 실험을 승인했다. 건강한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투여해 감염에 필요한 최소량을 측정하고, 백신의 빠른 개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실험은 이달 안에 신체 건강한 만 18~30세 자원자 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1년 넘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전파 속도를 늦추고자 고안한 방안이지만, 윤리적 타당성을 놓고 학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격론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실험이 가능한 이유는 현재 가능한 모든 방역 대책을 시행했는데도 확산세가 도무지 가라앉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인체 실험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허용 지침을 개발한 연구 윤리 전문가 찰스 웨이저 박사는 “개인이 인체 실험에 참여하지 않아도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높으면 의도적으로 감염시키는 것이 윤리적으로 더 허용된다”고 봤다.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큰 만큼 인체 실험을 통해서라도 치료 방법을 찾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대니얼 하우스만 교수는 최근 펴낸 관련 논문에서 “이 실험에 대한 윤리적 반박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실험이 가져올 이득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미 럿거스대 인구수준생명윤리센터도 “소수의 젊고 건강한 자원자가 대상이라 사망이나 다른 부작용의 위험이 극도로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참여자를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면 결과를 얻는 시간이 훨씬 짧아진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백신 개발 과정에서는 3상 효능시험이 이뤄지는데,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대조군까지 비교해야 해 한계가 크다. 전염병 백신과 관련해 인체 실험이 이뤄진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연구윤리위원회 감독 아래 성인 수만명이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등의 인체 실험에 참여했다. 다만 이번 실험으로 백신이 개발돼도 미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이를 승인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실험 결과를 인구 전체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WHO 복귀하는 美 “2억 달러 이상 낼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거액을 내놓으며 ‘통 큰’ 복귀를 알렸다. 중국 편향적이라며 탈퇴를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흔적 지우기의 일환이자, WHO 내 중국의 영향력을 무력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이달 말까지 WHO에 2억 달러(약 2212억원) 이상 낼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회원국으로서 재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WHO가 팬데믹 대응을 이끄는 데 필요로 하는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간 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WHO에 지원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WHO 늑장 대응 및 중국 편향성 등의 논란이 불거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고, 7월 공식 탈퇴 절차를 밟았다. 탈퇴는 1년 뒤인 오는 7월 6일자로 효력이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탈퇴 절차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이를 뒤집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모든 국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주목된다. 이는 미국이 최근 WHO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조사했지만 기원 규명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WHO 조사 과정에서 중국이 충분한 자료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백악관이 언급한 것을 비춰 볼 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회적 언급이지만 복귀와 함께 WHO 내 중국 영향력을 누르고 미국이 다시 리더로 나설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 코로나19에 젊은 여성들이 극단을 선택, 세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日 코로나19에 젊은 여성들이 극단을 선택, 세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일본은 세계 어느 다른 나라보다 자살을 빠르고 정확하게 보도한다. 오죽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하지 않는 월별 집계까지 한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당국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자살 희생자 수를 3분의 1 정도 줄였다고 자부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덮쳐 다시 자살률이 증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성은 조금 줄었는데 여성은 전년보다 거의 15%가 늘어났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 879명이 극단을 선택해 2019년 같은 달보다 70%가 늘어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990년대 거품이 빠지면서 주로 중년 남성들이 극단을 택했는데 코로나 시국에는 전혀 다르게 젊은이들, 그것도 젊은 여성들이 극단을 택하고 있다. 자살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우에다 미치코 와세다대학 교수는 “이렇게 (젊은 여성의 자살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아주 아주 이례적”이라면서 “연구자로 경력을 쌓는 동안에도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산업 부문, 예를 들어 관광, 유통, 식품산업 종사자들이 극단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혼하지 않는 여성이 늘어난 데다 젊은 여성일수록 신분이 불안정한 채용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정이 전통적인 성역할을 고착시키는 문제도 있지만 보호장치가 사라지는 문제도 있어 보인다. 길어야 8개월 일하고 해고되는 일도 다반사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극단을 선택한 남녀는 2199명으로 그 때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2087명보다 많은 점을 많은 신문들이 지적했다. 같은 해 9월 27일 다케우치 유코란 유명 여배우가 집에서 극단을 택했다. 나이 마흔의 스타가 황망히 세상을 등져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녀의 죽음 뒤 열흘 동안 207명의 여성이 뒤따라 목숨을 던졌다. 다케우치와 같은 또래 여성들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 나이대 여성의 자살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물론 유명인의 죽음 뒤에 삶의 의지를 내려놓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일본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해서 자살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매체나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될수록 취약한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에 가족을 잃은 이들이 황망하게 목숨을 던지는 일도 상당히 늘고 있다. 죄책감 때문이다. 집에만 있으란 방역 대책 때문에 이들의 자책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일본인들은 죽음이란 주제를 내놓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코로나19 3차 유행의 와중에 일본은 두 번째 비상사태를 선언했는데 이달 한달은 이어질 것 같다. 레스토랑과 호텔, 바 등은 문을 열지 못해 더 많은 해고가 이어질 것 같다. 우에다 교수는 일본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봉쇄 대책이 엄격하지도 않고 사망자 숫자(19일 오전 3시 45분 현재 7294명)도 많지 않은데 더 심대한 타격을 입은 다른 나라들에서는 더 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책임론’ 씻기 나선 中, “코로나19 책임 전가 말라”

    ‘코로나 책임론’ 씻기 나선 中, “코로나19 책임 전가 말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국제조사 결과를 명분삼아 ‘감염병 기원 책임론’ 씻기에 나섰다.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나왔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향해 “(자국 내 확산) 잘못을 떠 넘기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7일(현지시간) 주영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코로나19를 정치화하고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부 국가의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감염병 발생 이후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했다”며 “중국은 이번(WHO 전문가팀의 기원 조사)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영국을 포함한 WHO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하반기 세계 여러 곳에서 발병했다는 증거와 보고서가 많이 있다”며 “이것은 관련 국가와 지역에 시급하게 연구팀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투명성 부족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증거는 우한에서 기원했다고 가리키는 듯하다”고 답했다. 앞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자 중국을 찾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조사팀은 9일 “첫 집단감염 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한편, 대만이 구입하기로 한 독일 바이오엔텍 코로나19 백신 500만회분 계약이 보류된 것을 두고 중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만 고위 관료에게서 제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천스중 대만 위생복리부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백신 협상안을 발표하려고 하려던 찰나에 바이오엔테크가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우려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대만이 너무 행복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류 결정 이면에 중국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바이오앤텍은 중국 제약업체 상하이 푸싱의약과 코로나19 백신 독점 개발 및 영리화 계약을 맺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하게 따른다면 대만에 백신을 공급할 권한은 푸싱의약에 있다. 이에 ‘바이오앤테크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회사는 기존 입장을 바꿔 대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 사람을 위해 팬데믹 종식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이런 전세계 약속의 일환으로 대만에 우리 백신을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영국 세계 최초 ‘코로나 인체 실험’…윤리 딜레마 통과한 이유는

    영국 세계 최초 ‘코로나 인체 실험’…윤리 딜레마 통과한 이유는

    영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에 인체를 고의로 노출시키는 실험을 승인했다. 건강한 이들에 바이러스를 투여해 감염에 필요한 최소량을 측정하고, 백신의 빠른 개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1년 넘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파 속도를 늦추기 위해 고안한 방안이지만, 윤리적 타당성을 놓고 학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격론이 벌어졌다. 이번 인체 실험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허용 지침을 개발한 연구 윤리 전문가 찰스 웨이저 박사는 “지금까지 접한 것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었다”고 전했다. 10여명의 국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인체 실험으로 효과적 백신 만들자” vs “코로나 직접 노출 위험” 결과적으로 실험이 가능한 이유는 현재 가능한 모든 방역 대책을 시행했는데도 코로나 확산세가 도무지 가라앉지 않아서다. 웨이저 박사는 “개인이 인체 실험에 참여하지 않아도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높으면 의도적으로 감염시키는 것이 윤리적으로 더 허용된다”고 봤다.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큰 만큼, 인체 실험을 통해서라도 치료 방법을 찾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책 ‘경제분석, 도덕철학, 공공정책’을 펴내기도 한 미국의 철학자 다니엘 하우스만 교수는 최근 펴낸 논문에서 “이 실험에 대한 윤리적 반박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이득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그는 “무고한 사람을 고의로 해치면 안된다는 도덕 원칙이 있지만, 살아 있는 사람의 신장을 타인에게 이식하는 것도 이 원칙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며 실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장티푸스·콜레라도 인체 실험으로 백신 개발 일각에서는 “백신 개발을 위해 인체 실험을 하려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구제 요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미 럿거스대 인구수준생명윤리센터는 “소수의 젊고 건강한 자원자가 대상이라 사망이나 다른 부작용의 위험이 극도로 높은 것은 아니다”며 “모든 연구 참여자를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면 결과를 얻는 시간이 훨씬 짧아진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백신 개발 과정에서는 3상 효능시험이 이뤄지는데,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대조군까지 비교해야 해 한계가 크다. 전염병 백신과 관련해 인체 실험이 이뤄진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연구윤리위원회 감독 아래 성인 수만명이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등의 인체 실험에 참여했다. WHO는 “이 같은 인체 실험은 장티푸스와 콜레라에 대한 백신 개발을 가속화했고, 인플루엔자의 면역 연구에 기여했다”고 했다. 이번 실험은 이달 안에 신체 건강한 만 18~30세 자원자 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참가자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의료진이 24시간씩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최소 2주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귀가한다. 이들은 약 1년간의 추적 검사를 포함해 총 4500파운드(약 690만원)의 보상을 받게 된다. 다만 이를 토대로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미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승인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임상 결과를 인구 전체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인영 “한미 공조로 북미관계 촉진…주변국 지지와 협력 확보하겠다”

    이인영 “한미 공조로 북미관계 촉진…주변국 지지와 협력 확보하겠다”

    “개성공단, 여론수렴해 재개 방안 마련” 통일부가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미 관계를 촉진하고, 주변국의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북한 동향과 관련해 “코로나19와 미국의 정책 재검토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관망, 유보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남북 간 교류가 중단되고, 북중·북러 간 인적, 물적 교류도 크게 감소했으며 북한은 방역과 경제 등 대내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이달 초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 개선을 당면 과제로 내세웠으나, 대외무역 상황 악화 등을 고려하면 어떤 성과를 낼지 예측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통일부는 북한이 대남·대미 정책의 구체적 내용과 방향을 밝히지 않아 한·미 대북정책에 따라 대응하는 전략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장관은 “미 대선과 북한 당대회 등을 거치며 정세 변곡점에 진입, 한미의 새로운 대북 접근이 가시화되고 추가적인 정세 변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후퇴하지 않고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평화 정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나올 때까지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지난해 6월 북한에 의해 폭파된 남북연락채널 복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기존 통신선이 복구되면 임시 연락사무소와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설치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협력사업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한 상황이지만, 북중 무역 재개 상황 등을 보고 주류·생수 등 비제재 품목의 물물교환 등 ‘작은 교역’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개성·금강산 지역 등 북한 개별 방문을 통해 경제협력을 재개하고, 제재가 완화되면 철도·도로 현대화 수준과 방법 등에 대한 포괄적 합의와 인도물자 시범 운송 등 공공인프라 협력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2016년 2월 폐쇄된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여론수렴을 통해 실효적 재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8세 환경운동가, ‘화성 이주 홍보 영상’ 올린 이유

    18세 환경운동가, ‘화성 이주 홍보 영상’ 올린 이유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1%’라는 제목의 우주 화성의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툰베리가 공개한 영상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학생들의 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 결석 시위’(Fridays For Future, 이하 FFF) 단체가 제작한 것으로, 인류가 꿈꾸는 우주 속 이주 행성으로서의 화성을 소개한다. 영상 속 화성은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답고 정적이며, 전 세계를 멈추게 만든 팬데믹도, 범죄나 전쟁, 환경 오염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해당 영상은 오디오를 통해 “우주 화성은 오염되지 않은 공간이며,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다. 화성은 우리에게 궁극적인 자유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소개한다.  다만 환상과도 같은 우주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 인류는 전체의 단 1% 뿐이며, 나머지 99%의 인류는 여전히 지구에 머물러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돼 있다. 툰베리가 공개한 이 영상의 핵심은 화성으로의 이주를 홍보하는 것이 아닌, 지구에 남을 99%의 인류를 위해서라도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가 화성 탐사와 화성으로의 이주를 꿈꾸고 있지만, 실제로 화성에서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한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툰베리와 FFF 측은 해당 영상을 “순수한 넌센스”라고 표현했다.FFF 측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화성 탐사 우주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ASA가 지난해 7월 화성으로 발사한 탐사로버인 퍼서비어런스호의 개발과 발사, 운영 및 분석에 드는 비용은 27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인류는 화성을 반문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후변화와 싸우는 상징적인 인물인 그레타 툰베리는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말 노르웨이 국회의원들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러시아에 수감중인 야당 지도자 알레겟이 나발니 등을 노벨상 후보자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오는 10월에 최종적으로 발표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할머니가 기증한 자궁에서 태어난 손녀, 1.8㎏이지만 건강

    할머니가 기증한 자궁에서 태어난 손녀, 1.8㎏이지만 건강

    프랑스에서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이 출산에 성공한 첫 사례가 나왔다. 희귀한 일이지만 전례가 없던 일은 아니라고 AFP 통신이 1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희귀병 ‘로키탄스키 증후군’ 때문에 자궁 없이 태어난 데보라(36)는 어머니 브리지트(59)가 2019년 3월 기증해 이식 받은 자궁으로 임신해 지난 12일 파리 외곽 일드프랑스 오드센주의 포슈 병원에서 1.845㎏의 딸 미샤를 낳았다. 어머니는 딸에게 자궁을 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주저하지 않고 기증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식 수술을 마친 데보라는 적응 기간을 거쳐 이듬해 7월 체외 수정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 임신 33주 차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미샤는 인큐베이터에서 집중 돌봄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해외 영토 마요트에 거주하는 브리지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산통을 겪은 딸의 곁을 지키지 못했다. 브리지트는 인터뷰를 통해 딸이 겪어야 했던 과정을 “대단한 모험”이라고 부르며 딸을 위해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면 언제고 다시 수술대 위에 눕겠다고 말했다. 자궁을 이식한 의료진이 미샤의 출산까지 도왔다. 건강한 자궁을 이식해 출산한 사례는 2014년 스웨덴에서 세계 최초로 나왔다. 이 수술 과정은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에 자세히 소개됐다. 2017년 브라질 의료진은 사망한 여성의 자궁을 적출해 이식한 뒤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식받은 여성을 데보라와 똑같은 장애를 갖고 있었다. 로키탄스키 증후군은 4500명의 여성 가운데 한 명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성공 사례가 있었다. 포슈 병원 의료진을 이끈 장마르크 아유비는 베르사유 생퀸틴 의대 교수인데 세계에서 자궁을 이식해 출산에 성공한 사례는 20건 정도 된다고 했다. 로키탄스키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여성에게 입양이나 대리모 출산 같은 방법 말고 다른 대안이 생겼다는 것이 의미라고 정리했다. 다만 자궁이 완벽하게 이식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아이를 갖게 하기 위해 의도된 “임시방편 이식”이라고 말했다. 또 스웨덴에서 여러 성공 사례가 나왔지만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이 두 번째 임신에 성공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유비 팀은 자궁 없이 태어난 여성의 이식과 출산 성공을 돕는 일을 계속하도록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며 같은 조건의 10명 여성들에게 자궁을 이식하는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은주의 비하인드 컷] 뉴노멀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

    [이은주의 비하인드 컷] 뉴노멀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

    지난해 이맘때 유튜브 채널 ‘은기자의 왜 떴을까TV’에서 방송했던 ‘드림즈’ 선수단 과몰입 인터뷰는 누적 51만뷰를 기록한 인기 콘텐츠다. 당시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야구단 ‘드림즈’ 선수 역할을 한 배우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 그대로 인터뷰하면 어떨까 해서 기획한 아이템이었다. 세 선수, 아니 세 배우는 야구복을 그대로 입고 인터뷰를 진행했고, 나 역시 야구단을 취재하는 기자로 과몰입해 질문했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배우인 줄?! 야구선수면 야구를 잘합시다´, ‘우리 아버지 드림즈 우승만 기다리십니다’, ‘드림즈 어린이 회원 출신입니다’ 등 팬들의 재치 댓글이 홍수를 이뤘다. 몇 달 뒤 ‘다비이모’ 인터뷰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소속사에 섭외를 문의하니 인터뷰 대상이 본캐릭터 개그우먼 김신영인지, 부캐릭터 다비이모인지부터 물었다. 다비이모는 인터뷰에서 “CF가 많이 들어온다. 조카 신영이보다 수입이 훨씬 더 많다”며 부캐에 대한 인기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이처럼 ‘가상현실’이 만든 가상의 세계관은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고, 이와 관련된 콘텐츠들도 쏟아지고 있다. 부캐릭터처럼 인간이 IP가 돼 예능이나 드라마 속 세계관을 현실로 확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보기술(IT)로 만들어 낸 가상의 캐릭터가 가상현실 속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걸그룹 블랙핑크처럼 가상의 공간에서 아이돌과 팬이 서로 아바타로 만나 팬사인회를 열거나 신인 걸그룹 ‘에스파´처럼 인간 걸그룹 멤버와 AI로 만들어진 아바타 멤버가 함께 활동하기도 한다. 이른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가상현실 시장이 5년 더 앞당겨졌다고 말한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답답한 현실 세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대중의 심리와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콘텐츠 수요 확대에 기인하고 있다. 최근 IT 기업들이 엔터업계에 앞다투어 투자하면서 이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 배우와 화상으로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IT가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소 허탈하기도 했다. 같은 공간에서 인터뷰를 했을 때처럼 비언어적 교감을 통해 친밀감이나 라포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람과의 직접 소통이 사라지고, 차가운 비대면이 ‘뉴노멀´이 되는 것 같아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계가 단절되면서 사람들은 ‘진짜´ 소통에 더욱더 목말라하고 있다. AI 기술이 많은 부분을 대체하겠지만,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정과 온기 그리고 따뜻한 소통만큼은 기술로 대체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메타버스´ 시대에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 “코로나 대응 최우선… 백신 국가주의 거부”

    “코로나 대응 최우선… 백신 국가주의 거부”

    최초의 여성·아프리카계 사무총장“가난한 국가에 백신 공평하게 보급”親중국 우려에 “새 규칙 형성” 일축“아프리카계 최초로, 첫 번째 여성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 제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겠지요.”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는 15일(현지시간) WTO 사무총장 추대 뒤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대응과 WTO 개혁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오콘조이웨알라는 “팬데믹이 보건과 경제 측면에서 이중 충격을 가했고, 세계 여러 지역에 경제적 파괴가 일어났다”면서 “WTO는 평소처럼 일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백신 국가주의는 성공할 수 없다”며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든 국가, 특히 가난한 국가에 공평하고 저렴하게 보급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첨예해진 미중 무역갈등에 치이며 위상이 위축된 WTO를 이끌게 된 오콘조이웨알라는 선진국 간 무역분쟁, 기후위기, 코로나19 등의 현안별로 새로운 무역규칙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가디언은 2000년대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던 오콘조이웨알라가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과의 국가채무 상환 협상을 타결해 국가 재무 건전성을 순식간에 개선시킨 일화를 소개하며 그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당시 부패 청산도 추진하던 그는 자신을 험담하는 이들에게 “나는 투사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은 쫓아내 버릴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새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로 친중국 성향이기 때문에 오콘조이웨알라가 사무총장인 WTO도 중국에 우호적일 것이란 시각이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었기도 하다. 오콘조이웨알라는 한층 더 높은 단계의 구상을 제시하며 의심을 일축시켰다. “불신은 미국 대 중국, 미국 대 유럽연합(EU), 중국 대 EU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난한 국가일수록 무역만큼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수단이 없습니다. 모든 그룹 간 격차를 해소하는 무역규칙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사실 나이지리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오콘조이웨알라는 미국에서 유학했고, 2019년엔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고국에서 재무·외교장관을 할 때를 제외하면 세계은행(WB)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환대엔 이 같은 그의 경력도 한몫을 했다. 개도국과 선진국에서 모두 살아본 그의 참신한 관점은 2007년 ‘아프리카 원조 무용론’을 다룬 TED 콘퍼런스에서 빛을 발한 바 있다. 15세 때 말라리아에 감염된 3살짜리 동생을 업고 10㎞를 걸어 원조 의사를 찾아가 동생을 살렸던 일화를 꺼낸 그는 “가족을 살릴 수 있다면 원조여도, 무역이어도 좋다. 다만 고액 기부자들이 내키는 대로 하는 원조는 그만두자. 무역계획 수립에 정성을 쏟듯 중장기적 관점으로 원조 계획도 잘 설계하자”며 현장 중심의 실용적 대안을 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에이치엘비, 허위공시 논란에 주가 27% 급락…“당국에 소명 중”(종합)

    에이치엘비, 허위공시 논란에 주가 27% 급락…“당국에 소명 중”(종합)

    에이치엘비가 항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 허위 공시 논란에 16일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치엘비는 전 거래일 대비 27.24% 하락한 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05억원, 91억원을 순매도하고 개인은 194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루 거래대금은 오후 3시 40분 기준 약 2조2255억원으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1위였다. 에이치엘비제약(-22.81%)과 에이치엘비생명과학(-27.96%)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 종목 모두 오전에 관련 첫 보도가 나온 직후에는 장중 하한가를 기록했다. 진양곤 회장 “통계적 유의성 확보 못 했으나 임상적 유의성 확보”“섣부른 보도에 주주들 피해…참담 심경”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후 2시 유튜브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 공개와 관련 “금융감독원에서 조사했고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 조치를 앞두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사실 관계가 대립하고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이 알려져 주주들이 피해를 입은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에 대해 “지난 6년간 중국에서 매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수만명에게 처방되고 있고 지난 5년간 국제 임상 논문을 통해 25종의 암에 대해 효능을 입증했다”면서 “임상은 약효와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인데 통계상 문제가 일부 있었으나 약효와 안전성을 검증했고, ‘유럽 암학회’에도 당사 글로벌 3상 결과가 베스트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FDA와의 사전미팅 회의록에 ‘실패’(fail)라는 단어가 있는 건 맞다.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신약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내용”이라면서도 “사전 미팅은 신약 허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고, 저희와 생각도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페일’(fail)은 제가 이미 2019년 6월에 밝힌 내용이고 FDA에서 NDA를 위해 자료를 보완하라는 조언도 받았다”며 “다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NDA를 위한 보완 서류를 다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금융당국에 소명 중”이라면서 “개발을 하고 상업화를 진행 중인 기업에 대해 결론이 나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이날 한 매체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에이치엘비에 대해 항암 치료제 미국 내 3상 시험 결과를 허위공시한 혐의에 관한 심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에이치엘비는 임상 시험 결과가 실패에 가까운 것이었음에도, 성공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것. 이에 에이치엘비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 당국의 요청을 받은 후 이에 대해 소명 중에 있는 상황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 섣불리 기사화돼 시장과 투자자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향후 이에 대한 검토 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정희 서울시의원, 전통시장 활성화 위해 설맞이 장보기 참여

    유정희 서울시의원, 전통시장 활성화 위해 설맞이 장보기 참여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유정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4)이 지난 10일 오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악구 내 전통시장을 방문해 설맞이 장보기에 참여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된 이번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서 유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난해보다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위로했다. 유 의원은 “상인분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죄송했다”며 “이제 곧 전국민 코로나 백신 무료 접종도 시작이 되고 모든 시민분들께서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방역에 동참하고 계시니 조만간 코로나19를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 의원은 “전통시장은 우리 관악을 대표하는 곳이자 주민분들의 삶 그자체”라며 “시민분들께서 명절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이 가득한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이번 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겁니다. 2100년이 되면 5배나 더 큰 사망률을 기록하게 될 거예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 빌 게이츠가 경고하는 우리의 암울한 미래상이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 출간하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위·김영사)에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코로나19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 심각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게이츠는 2009년 재단을 설립하며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는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이번 책은 ‘미래로 가는 길’(1995)과 ‘생각의 속도’(1999)에 이은 세 번째 책으로, 재단의 지난 연구를 담았다. 그는 우리가 매년 51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510억t은 이산화탄소 환산 톤(CO₂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 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코로나19의 위협과 비교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매년 10만명당 14명이 사망하는데, 지금처럼 탄소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면 21세기 중반쯤 코로나19와 사망률이 같아지고 21세기 말에는 10만명당 75명의 사망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 온도 변화도 우려한다. 산업혁명 시기 이전보다 지구의 온도가 최소 1℃ 상승했는데, 지금대로 간다면 21세기 중반엔 1.5~3℃, 21세기 말에는 4~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기후변화가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를 5개로 나눠 ‘그린 프리미엄’(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활동했을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혁신이 가능한지 살핀다. 5개 분야는 제조(31%), 전력생산(27%), 동식물 사육·재배(19%), 교통·운송(16%), 냉난방(7%)이다. 저자는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핵분열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을 거론한다. 핵분열 방식 발전은 물론 한국 등이 참가해 공동개발 중인 핵융합 발전, 평소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그리드 스토리지 등이다. 특히 핵분열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에 관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라는 이유로 높게 평가했다. 물론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원전의 위험성도 인정한다. 그러면서 “자동차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처럼 원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전력 생산을 급격하게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문제점을 해결해 가면서 대안도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려면 결국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은행이나 투자자가 원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아이디어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온전하게 개발될 수 있다는 이유다. 부유한 나라는 2050년까지, 중간소득 국가는 2050년 직후 가능한 한 빠르게 제로 탄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 확진자 200만 멕시코, 세계 인기 관광지 된 이유

    [여기는 남미] 코로나 확진자 200만 멕시코, 세계 인기 관광지 된 이유

    팬데믹시대 여행업계 오아시스로 떠오른 멕시코가 외국인관광객의 입국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우고 로페스 가텔 멕시코 보건부차관은 최근 "외국인관광객에 대한 입국 제한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찬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관광객 입국으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멕시코처럼 감염병이 이미 유행 중인 국가에선 외국인 유입으로 확산세가 심화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서 "설사 영향이 있더라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가텔 차관의 발언은) 지금처럼 외국인의 자유로운 입국을 계속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래 미주대륙에서 하늘 길을 막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지상 국경은 차단했지만 단 한 번도 공항을 폐쇄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입국자에 대한 검역이나 조건을 까다롭게 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외국인관광객은 간단한 신고서를 제출하면 발열체크만 하고 멕시코에 입국할 수 있다. 브라질 등 대부분 중남미국가가 입국자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과 일정기간 자가격리 의무화는 먼 나라 이야기다. 현지 언론은 "관광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미의 코스타리카마저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외국인관광객에게 보험 가입을 의무화했지만 멕시코는 이런 조치조차 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로운 입출국이 가능하다 보니 멕시코는 사막기가 도래한 세계 여행관광업계에 오아시스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적인 관광대국을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은 70%대로 급감했다. 멕시코도 코로나19 타격을 피하지 못했지만 피해 규모는 훨씬 적었다. 지난해 멕시코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전년 대비 44.3% 감소한 2510만 명이었다. 덕분에 멕시코는 지난해 세계 3위 관광대국으로 떠올랐다. 특히 멕시코로 몰리는 건 북미에서 관광객들이다. 지난해 멕시코를 방문한 외국인관광객 2510만 명 중 미국인 관광객 65%, 캐나다 관광객 12.3% 등 전체의 78%가 북미 관광객이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프랑스 청년 피에르는 최근 멕시코 칸쿤을 여행했다. 원래 그는 터키 여행을 계획했지만 까다로운 입국조건을 보고 목적지를 멕시코로 바꿨다. 그는 "멕시코가 첫 옵션은 아니었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어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멕시코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현지 언론은 "외국인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코로나 확진자 200만 멕시코, 세계 인기 관광지 된 이유

    [여기는 남미] 코로나 확진자 200만 멕시코, 세계 인기 관광지 된 이유

    팬데믹시대 여행업계 오아시스로 떠오른 멕시코가 외국인관광객의 입국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우고 로페스 가텔 멕시코 보건부차관은 최근 "외국인관광객에 대한 입국 제한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찬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관광객 입국으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멕시코처럼 감염병이 이미 유행 중인 국가에선 외국인 유입으로 확산세가 심화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서 "설사 영향이 있더라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가텔 차관의 발언은) 지금처럼 외국인의 자유로운 입국을 계속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이래 미주대륙에서 하늘 길을 막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지상 국경은 차단했지만 단 한 번도 공항을 폐쇄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입국자에 대한 검역이나 조건을 까다롭게 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외국인관광객은 간단한 신고서를 제출하면 발열체크만 하고 멕시코에 입국할 수 있다. 브라질 등 대부분 중남미국가가 입국자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과 일정기간 자가격리 의무화는 먼 나라 이야기다. 현지 언론은 "관광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미의 코스타리카마저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외국인관광객에게 보험 가입을 의무화했지만 멕시코는 이런 조치조차 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로운 입출국이 가능하다 보니 멕시코는 사막기가 도래한 세계 여행관광업계에 오아시스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적인 관광대국을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은 70%대로 급감했다. 멕시코도 코로나19 타격을 피하지 못했지만 피해 규모는 훨씬 적었다. 지난해 멕시코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전년 대비 44.3% 감소한 2510만 명이었다. 덕분에 멕시코는 지난해 세계 3위 관광대국으로 떠올랐다. 특히 멕시코로 몰리는 건 북미에서 관광객들이다. 지난해 멕시코를 방문한 외국인관광객 2510만 명 중 미국인 관광객 65%, 캐나다 관광객 12.3% 등 전체의 78%가 북미 관광객이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프랑스 청년 피에르는 최근 멕시코 칸쿤을 여행했다. 원래 그는 터키 여행을 계획했지만 까다로운 입국조건을 보고 목적지를 멕시코로 바꿨다. 그는 "멕시코가 첫 옵션은 아니었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어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멕시코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현지 언론은 "외국인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탄소제로 실패 땐 2100년 사망률 코로나 5배 ‘기후재앙’

    “이번 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일 겁니다. 2100년이 되면 5배나 더 큰 사망률을 기록하게 될 거예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 빌 게이츠가 경고하는 우리의 암울한 미래상이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전 세계 동시 출간하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위·김영사)에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코로나19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 심각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게이츠는 2009년 재단을 설립하며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는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단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이번 책은 ‘미래로 가는 길’(1995)과 ‘생각의 속도’(1999)에 이은 세 번째 책으로, 재단의 지난 연구를 담았다. 그는 우리가 매년 51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510억t은 이산화탄소 환산 톤(CO₂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 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코로나19의 위협과 비교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매년 10만명당 14명이 사망하는데, 지금처럼 탄소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면 21세기 중반쯤 코로나19와 사망률이 같아지고 21세기 말에는 10만명당 75명의 사망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 온도 변화도 우려한다. 산업혁명 시기 이전보다 지구의 온도가 최소 1℃ 상승했는데, 지금대로 간다면 21세기 중반엔 1.5~3℃, 21세기 말에는 4~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기후변화가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분야를 5개로 나눠 ‘그린 프리미엄’(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활동했을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혁신이 가능한지 살핀다. 5개 분야는 제조(31%), 전력생산(27%), 동식물 사육·재배(19%), 교통·운송(16%), 냉난방(7%)이다. 저자는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핵분열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을 거론한다. 핵분열 방식 발전은 물론 한국 등이 참가해 공동개발 중인 핵융합 발전, 평소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그리드 스토리지 등이다. 특히 핵분열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에 관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라는 이유로 높게 평가했다. 물론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원전의 위험성도 인정한다. 그러면서 “자동차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처럼 원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전력 생산을 급격하게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문제점을 해결해 가면서 대안도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려면 결국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은행이나 투자자가 원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아이디어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온전하게 개발될 수 있다는 이유다. 부유한 나라는 2050년까지, 중간소득 국가는 2050년 직후 가능한 한 빠르게 제로 탄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021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팬데믹 후 급변한 외식소비 분석

    2021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팬데믹 후 급변한 외식소비 분석

    2017년부터 매년 달라지는 소비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 따라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와 함께 현시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외식 키워드를 제시해온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가 올해로 5번째 발간을 맞이했다. 2020년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 사태가 수많은 산업을 혼란에 빠트렸고 외식 업계 역시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되면서 꺼지지 않는 불빛의 밤을 자랑하던 우리의 골목은 생기를 잃었다. 각 외식 업소들은 손님들의 방문 기록과 체온을 체크하고 매장 내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며, 고려해 본 적 없던 포장과 배달 서비스도 시작하게 됐다. 이처럼 많은 일상이 변화했지만 더욱 큰 틀에서 지금의 현상을 들여다본다면 우리가 외식을 통해 즐기고자 했던 본질적인 방향성은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 처음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를 펴내던 2017년부터 꾸준히 거론됐던 외식 트렌드의 다양한 키워드들은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고 지속되어 현재 더욱 진화한 형태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이동한 소비의 거대한 흐름에 의해 달라지는 외식의 현실과 지속 가능함에 대한 가치, 첨단 기술의 접목 등 K-외식은 혼란의 시대를 지나면서도 그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다양한 방식들을 시장에 제시하며 독자적인 외식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2021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에서는 배달, 간편식, 푸드테크 등 다양한 산업으로 분화하는 ‘넥스트 노멀 시대 속 외식 트렌드’의 흐름과 외식 ‘외식 공간이 가지는 의미’의 변화, 랜선 사회의 식당 속 ‘더욱 중요해지는 콘텐츠의 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주목해야 하는 ‘국내 다이닝과 바, 카페 트렌드와 키워드’, 더욱 알찬 리스트와 함께 돌아온 ‘서울의 골목 상권과 맛지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한 고급 맛집 정보를 담은 ‘다이어리알’의 맛집 가이드인 ‘다이어리알 레스토랑 가이드 2021 서울 편/전국 편’도 함께 수록해 정보와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국내 대표 외식 정보서로 한발 앞서 외식 트렌드를 이해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으며, 더욱 풍요로운 외식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들을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 미룰 수 없는 이유/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디지털문화정책전공 교수

    [In&Out]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 미룰 수 없는 이유/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디지털문화정책전공 교수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 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이 시급한 정책과제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었다. 국회의 입법 과정은 지체돼 2019년 4월 발의됐다. 약 7개월 후인 그해 11월에야 국회 문화체육관광소위원회에 상정됐으나 법안심사 일정조차 잡히지 않아 예술인들의 애를 태웠다. 2020년 5월 20대 국회 마지막 법제사법위원회에 간신히 제출됐지만 별다른 이견이나 반론도 없이 통과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 대폭 수정된 이 법률안은 21대 국회 시작과 함께 다시 발의됐고, 여전히 소위원회에 계류된 채 또 새해를 맞았다. 이 법률안이 탄생한 직접적 계기는 거의 동시적으로 사회 이슈가 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이다. 그 속에서 “불공정한 예술환경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의 삶”이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를 침해하는 이 사태들을 관통하는 근본 문제로 제기됐다. 국가검열 없는 예술 표현의 자유 보장, 성희롱·성폭력의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와 함께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의 보호 및 증진’이라는 목표가 법률안에 자리잡게 된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위기가 직업적 불안정성이 높은 다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은 세계 곳곳에서 확인됐다. 프로젝트 기반 용역계약, 네트워크 기반 채용, 서면계약 기피, 불공정한 계약 관행, 불확실한 노동시간과 수입으로 인한 복수의 파트타임직 겸업 등이 일상인 예술노동의 현실 역시 코로나19의 충격에 극히 취약했다. 정부와 국회가 문화예술계의 피해를 파악하고 긴급지원 형태의 재정사업, 예술인고용보험제도의 도입 등을 추진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팬데믹 위기의 장기화 및 일상화는 ‘긴급’ 조치들의 효과를 빠르게 소진시켰다. 이미 1980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가결된 ‘예술인의 지위에 관한 권고’는 기술진보와 문화산업의 성장에 비해 예술인에 대한 사회경제적 보상과 노동권 등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 마련이 더딘 상황을 문제시했다. 나아가 이 권고의 실행을 위한 유네스코의 최근 보고서(2015, 2019)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거대 플랫폼들의 부상과 시장 집중이 예술적 성과에 대한 불공정한 경제적 보상, 예술인들의 권리 및 자유 침해, 문화 분야 여성 노동의 불안정성 및 성별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 대비책이 없다면 팬데믹 위기의 대안으로 부상한 디지털 전환도 예술인과 창조노동자에게는 ‘기회’는커녕 위협적인 또 다른 위기거나 오래된 위기의 심화일 것이다. 현재 계류 상태인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안은 긴박한 시대 전환에도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에 위태롭게 방치된 예술인들의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구제 조치다. 팬데믹 위기로부터의 회복, 앞으로도 닥쳐올 재난과 위기에 대한 대비,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갈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위해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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