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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수반 연봉킹은 싱가포르 총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국가수반은 싱가포르의 리셴룽(67) 총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억만장자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상위 4번째로 집계됐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미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전 세계 대통령과 총리 가운데 연봉 상위 20위까지를 선정한 결과 리 총리가 싱가포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18배를 넘는 161만 달러(약 18억 7000만원)를 연봉으로 받아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2위는 중국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수반인 캐리 람(62) 행정장관(56만 8400달러)이 차지했다. 우엘리 마우러(69) 스위스 대통령은 48만 3000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봉으로 40만 달러를 받아 4위에 올랐다. 스콧 모리슨(51) 호주 총리, 앙겔라 메르켈(65) 독일 총리 등이 뒤를 이었다. USA투데이는 국가수반 연봉이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는 대부분 경제 규모나 1인당 국내총생산도 상위권에 속한 국가라고 전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은 순위권 내에 없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연봉킹’ 국가수반은 싱가포르 리셴룽… 4위 트럼프는 전액 기부

    ‘연봉킹’ 국가수반은 싱가포르 리셴룽… 4위 트럼프는 전액 기부

    USA투데이 집계…상위 20위는 2.6억~18.7억원1인당 GDP의 5∼8배 수준…일부 국가 20배 안팎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국가 수반은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로 조사됐다. 서아프리카에 있는 모리타니 대통령은 국민당 GDP의 31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재산을 가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봉은 상위 4번째로, 연봉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고 있었다. 28일 미국 일간 USA투데이 등의 집계를 보면 세계 각국 수반이 받는 연봉을 미 달러(작년 4월 13알 환율 기준)로 환산한 결과, 상위 20명의 연봉이 22만달러(약 2억 6000만원)에서 161만달러(약 18억 7000만원)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이 신문은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13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직원의 1천배를 넘는 연봉을 받는 것처럼, 상위 20개 국가 정상 연봉도 국민들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1위인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18배를 넘는 161만달러를 연봉으로 받는다. 그가 최고의 연봉을 받지만 싱가포르 국민들은 “지도력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1995년 발표된 세계 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CPI)에 의하면 싱가포르는 가장 부패가 없는 나라로 꼽힌다. 그의 집권 기간은 14년 7개월이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연봉의 1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연봉이 1인당 GDP의 10배인 56만 8400달러(6억 6000만원)로 리셴룽 총리의 뒤를 이었다. 스위스의 윌리 마우러 연방 대통령은 48만 3000달러(5억 6000만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정상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1인당 GDP의 7배가량인 40만달러(4억 6000만원)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봉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고 있다.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호주 국민 평균 임금의 7배 이상인 37만8000달러를 받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연봉은 독일 평균 임금의 거의 8배인 36만 9000달러다.3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국가수반은 9명이며 룩셈부르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벨기에, 덴마크 등의 정상이 22만달러를 넘는 연봉을 받고 있다. 서방 국가 정상들 대부분 1인당 GDP의 6∼8배 수준의 연봉을,북유럽 정상들은 5배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으나 남아공과 과테말라 정상의 연봉은 각각 1인당 GDP의 22배, 31배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국가수반의 연봉이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는 대부분 경제 규모나 국민 생산성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대통령 연봉이 33만달러에 달하는 모리타니는 1인당 GDP가 40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모리타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중국과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 GDP는 모리타니의 2400배에 달한다. 이 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 각국 정부 웹사이트 등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절대 군주제 국가나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제외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스라엘 전사 10명 조국에 첫 메달 ‘희망 ’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스라엘 인구는 830만명을 조금 밑돌았다. 국제법상 242개국 중 97위다. 국토의 60% 이상이 사막인 이곳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설 선수단을 꾸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그런데도 1994년 릴레함메르 때부터 평창까지 24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이번엔 2002 솔트레이크, 2006년 토리노, 4년 전 소치 때의 곱절인 10명을 파견한다. 1948년 건국 때처럼 지구촌에 흩어진 유대 혈통들의 귀화를 통해서다. 피겨스케이팅에만 7명, 스켈레톤과 쇼트트랙, 알파인스키에 각각 1명씩 출전한다.? ‘세계 10위 안 ’ 바이첸코 등 귀화이스라엘 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10명의 인생 얘기를 전했는데 특히 피겨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알렉세이 바이첸코(사진ㆍ30)가 첫손에 꼽혔다. 2009년까지 우크라이나 국가대표로 뛰다 귀화,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조국에 첫 메달을 안겼다. 세계랭킹 10위 안에 들어 조국에 사상 첫 동계올림픽 메달을 안길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다음으로는 쇼트트랙 메달권에 근접한 블라디슬라프 비카노프(29)가 있다. 지난달 유럽선수권 남자 1500m 동메달을 따며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에 이어 종합 2위를 꿰찼다.?비카노프ㆍ코너 등 국기 달아피겨 페어에 출전하는 페이지 코너(18)는 미국 뉴욕주에서 나고 자라 세 살 때 스케이팅을 배웠다. 그러나 미국 대표팀 선발전을 앞두고 몸이 아파 올림픽 출전이란 꿈을 접었다. 어머니가 이스라엘 시민권자여서 이스라엘 대표 선발전에 극적으로 참가했다. 조국은 그에게 싱글 대신 페어 출전을 제안했고, 한참 망설인 끝에 받아들였다.스켈레톤에 나서는 애덤 에덜먼(27)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하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오라클의 상품 매니저(PM)로 일하다 몇 년 전 봅슬레이 중계를 보고 ‘바로 이것이다’ 싶어 이스라엘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에 연락했다. 소치 대회 기간 미국에서 썰매를 집중적으로 익혀 이번 대회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가슴에 달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中 반부패 단속에 작은 다이아 ‘품귀’

    中 반부패 단속에 작은 다이아 ‘품귀’

    일본과 수요 겹쳐 가격 상승 중국 정부의 반부패운동이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에 엉뚱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뇌물이나 선물용으로 잘 팔렸던 대형 다이아몬드 대신 저렴한 다이아몬드를 사려는 중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소형 다이아몬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보석류 소비국으로, 특히 2014~15년 호경기에 힘입어 보석류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소형 다이아몬드의 표준 품격은 0.2캐럿인데, 중국 웨딩시장에서는 0.3~0.5캐럿 이상의 중형 다이아몬드가 주류를 이뤘다. 다이아몬드 가격은 무색에 가깝고 내부에 불순물이나 흠이 적을수록 비싸진다. 중국에서는 가장 무색에 가까운 D컬러, 불순물이 가장 적은 ‘Flawless’나 ‘IF’가 많이 팔렸다. 이에 비해 일본은 전부터 소형인 0.15~0.25캐럿에 색이나 투명도도 조금 떨어지는, 저렴한 가격의 다이아몬드를 선호했다. 그런데 일본 보석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들이 이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저가 다이아몬드를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 보석가공업체 구와야마의 한 관계자는 “인도에 구매를 하러 갔더니 이전이라면 가격이 좀더 높은 제품을 샀던 중국 바이어와 경합을 하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선호하는 다이아몬드 등급이 겹치면서 수요가 집중돼 0.2캐럿 다이아몬드가 1캐럿 환산으로 지난해보다 약 10% 오른 6만~8만엔(약 58만~77만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인들이 소형 다이아몬드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시진핑 정권이 부패척결운동에 열을 올리며 부패 단속을 강화해 뇌물이나 선물용 다이아몬드 수요가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편 전 세계 보석시장의 70%를 점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시장에는 돈이 몰려들면서 희귀하거나 알이 굵은 다이아몬드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최대 경매업체 마이니치옥션이 주최한 경매에 나온 2.27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가 일본 귀중품으로는 최고가인 2억 2500만엔에 낙찰된 것이 대표적이다. 희귀한 핑크 다이아몬드의 경우 0.015캐럿에 20만~25만엔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 가격의 두 배다. 이에 대해 일본 보석수출입업체 스와무역 하라다 노부유키 대표는 “세계적으로 금융완화 상태가 이어져 여윳돈이 다이아몬드에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다이아몬드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미국(244억 달러·약 26조 6400억원), 인도(199억 달러), 홍콩(189억 달러), 벨기에(154억 달러), 아랍에미리트(92억 달러), 중국(78억 달러) 순이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행복국가’ 부탄의 조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행복국가’ 부탄의 조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가장 행복한 나라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 행복을 최고로 여기는 건 맞습니다. 포용과 연대, 조화 같은 요소가 공공행복을 위한 필수조건이죠.”‘행복의 나라’ 부탄에서 온 노부 왕축(47) 교육부 장관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행복의 조건이다.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부탄의 왕축 장관은 “공공의 행복에 필요한 다양한 가치를 지닌 사람을 키우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고도 했다. 그의 눈에 경쟁심리를 ‘부추기는’ 한국의 교실은 어떻게 비쳤을까. “한국의 학교생활이 매우 경쟁적이고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삶은 한 가지 길만 가야 하는 게 아니다. 항상 다른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남부 아시아의 인도와 중국 사이 히말라야산맥 동쪽에 있는 부탄은 영국의 싱크탱크인 유럽신경제재단(NEF)이 2010년 발표한 행복지수 1위 국가에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의 대명사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답해 화제가 됐었다. 이후 조사에서 코스타리카에 1위 자리를 내줬고, 2016년 NEF 조사에서는 56위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 사이에는 가난하지만 가장 행복한 국가로 각인돼 있다. 더욱이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잠룡 시절 방문한 뒤 깊은 감명을 받고, 취임 후 부탄의 국민행복지수를 한국식으로 개발하겠다고 해 더욱 관심을 모았었다. 올해는 한국?부탄 수교 30주년을 맞아 부탄 정부가 한국 국민들에게 6~8월 관광세 등을 할인해줘 부탄에 다녀온 사람들이 늘면서 인터넷에 여행 후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 부탄은 면적 3만 8394㎢로 세계 137위(미 CIA 팩트북)이고 인구는 약 76만명으로 세계 165위이다. 국내총생산(GDP, 2017 국제통화기금 기준)은 23억 달러(세계 162위), 1인당 GDP는 2871달러로 한국(2만 8739달러)의 10분의1 수준이다. 1972년 국민총행복지수(GNH) 개념을 처음 만들어 국가의 모든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부탄에도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 인구가 늘면서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확대되고 있다. 언제까지 청정국가로 남아 있을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도 92%가 행복하다고 답했다니 행복한 사람을 찾기 어려운 우리로서는 부럽다. 행복은 상대적이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행·불행이 갈린다. 그래서일까. “사회가 서로 배려하고 보살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왕축 장관의 조언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 세종만 아기 울음소리 늘고… 서울 산모 나이 33.7세 최고령

    세종만 아기 울음소리 늘고… 서울 산모 나이 33.7세 최고령

    ‘아기 울음 소리가 그쳤다’는 말은 과거 농촌의 쇠락을 상징하는 표현이었지만 이제는 서울마저 아기 울음 소리가 잦아들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6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서울은 다른 지역보다 결혼을 늦게 하고, 결혼 후에도 아이를 늦게 낳으며, 자녀 수도 좀처럼 2명을 넘지 않는 저출산 문제의 표본이 됐다.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0.94명), 출산 여성의 평균 나이(33.7세), 첫째 아이 출산까지 걸리는 결혼 기간(2.06년), 출생아 중 첫째 아이 비중(58.9%) 등이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였다. 서울에 이어 부산(1.10명)과 인천(1.14명) 등 주요 도시들의 합계출산율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했다.●시·도별 합계출산율 격차 0.88명 시·군·구 단위로 좁히더라도 출산 여성의 나이가 가장 많은 10곳 중 9곳이 서초구(33.54세)를 포함한 서울시내 자치구이다. 합계출산율은 관악·종로구(0.78명)가, 셋째 아이 이상 출생아 비중은 용산구(4.5%)가 각각 가장 낮아 ‘불명예 1위’에 올랐다. 출생 통계만 놓고 보면 세종이 서울과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있다. 세종의 합계출산율은 1.82명으로 서울보다 2배 가까이 높다. 2위인 전남(1.47명)과도 압도적인 차이다. 또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지난해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21.8% 증가했으며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組)출생률(14.6명)도 수위를 차지했다. 중앙부처들의 이전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시·도별 합계출산율 격차가 0.88명으로 큰 이유는 20~30대의 출산율에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20대 후반은 세종·충남·전남, 30대 초반은 세종·울산·전남, 30대 후반은 세종·제주·울산 등의 순으로 출산율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인 2.1명을 넘는 시·군·구는 전남 해남군(2.42명) 1곳뿐이었다. 2015년 4곳에서 더 후퇴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이미 세계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합계출산율은 1984년 처음으로 2명 밑으로 떨어져 꾸준히 감소해 2005년에는 1.08명까지 추락했다. 국가 차원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나오면서 반등하기 시작해 2012년에는 1.30명까지 회복되기도 했으나 상승세는 또다시 꺾인 상황이다. ●한국 합계출산율 224개국 중 220위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68명이다. 지난 3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펴낸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 224개국 중 220위다. 싱가포르가 0.82명으로 가장 낮았으며 마카오 0.94명, 대만 1.12명, 홍콩 1.19명 등의 순이었다. 비교 당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이었다. 한편 셋째 아이 이상 출생아 비중은 전북 임실군(24.1%)이 가장 높았다. 셋째 아이 이상 출생아 수 자체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수원(896명)이다. 출생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 불균형은 완화되고 있다. 출생 성비는 105.0명으로 전년보다 0.3명 줄었다. 시·도별로는 제주(108.1명)가 가장 높았고 광주(102.7명)는 가장 낮았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후손 사라져 가는 국가… 어떤 리더가 살리나

    후손 사라져 가는 국가… 어떤 리더가 살리나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토드 부크홀츠 지음/박세연 옮김/21세기북스/488쪽/2만 2000원미국에는 7550만명의 아이가 있다. 이들은 9000만 마리의 고양이, 7500만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아간다. 반려동물 시장에서 페츠마트, 펫코 등 기업의 연매출은 100억 달러(약 11조 3000억원) 정도다. 반면 미국 최대의 유아매장인 칠드런스 플레이스의 연매출은 18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사람들의 관심이 아이들보다 반려동물에게 더 많이 쏠리고 있는 듯하다. 미국 여성들은 평균 1.89명의 아이를 출산한다. 이는 질병, 전쟁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안정된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출산율인 ‘대체율’ 2.1명에 못 미치는 수치다. 서유럽 국가들은 더하다. 독일은 1.4명, 이탈리아는 1.39명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1861년 이탈리아 왕국 이래 최저치다. 급기야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나라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고. 왜 이런 통계를 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 중앙정보국이 펴낸 ‘월드팩트북’에선 한국의 출산율을 1.25명으로 적고 있다. 224개국 중 220위다. 이 수치라면 한국도 죽어가고 있다. 새 책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는 강대국들이 번영과 함께 직면하는 분열 양상을 파헤치고 있다. 책은 한 국가가 번영의 시절을 끝내고 파국을 맞을 때 나타나는 공통된 경향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가 출산율 하락이다. 이어 국제무역의 활성화, 부채 증가, 근로 윤리의 쇠퇴, 애국심의 소멸 등 다섯 가지 ‘번영의 대가’를 치르며 파국의 길로 들어선다. 책은 1부 ‘분열의 원인’과 2부 ‘리더의 자격’으로 나뉜다. 1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의 분열 과정을 살피고, 2부는 쇠락하는 국가를 회생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가 번영할수록 출산율은 떨어진다. 고대 스파르타인들은 정복 전쟁으로 많은 노예를 소유하게 되면서 자녀들의 노동에 의지하지 않게 됐다. 많은 자녀는 여유의 부족을 의미하고, 자신의 재산을 더 많은 사위와 며느리에게 나눠 줘야 한다는 뜻이었다. 기원전 4세기 초반 스파르타 인구는 80%나 감소했다. 국가 쇠락의 다섯 가지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리더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피정복 민족을 결집하고 포용했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했던 터키 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 일본 메이지 유신 시대의 지도자들, 이스라엘의 여성 지도자 골다 메이어 등에 주목하며 리더의 덕목과 자격을 이야기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97.3%’ 꿈의 일본 취업률, 좋기만 할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97.3%’ 꿈의 일본 취업률, 좋기만 할까

    지난해 일본의 대졸 취업률은 97.3%, 고졸 취업률은 97.7%를 기록했다. 졸업이 곧 취업인 셈이다.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한국 청년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력 수입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일본 기업 채용박람회에 참가하는 일본 글로벌 기업이 35개사에서 올해 50개사로 늘어날 예정이라는 사실로도 짐작할 수 있다. 직장을 찾지 못해 3포, 5포를 넘어 N포세대에 이른 한국 젊은이들에게 일본의 취업률은 꿈같은 현실이 아닐 수 없다.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일본 출산율이 정점을 찍은 것은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를 가리키는 ‘단카이 세대’가 고도성장을 이뤄 냈던 1973년이다. 당시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는 평균 2.14명이었다. 하지만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매년 발간하는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치 기준 이 수치는 1.41명으로 떨어져 224개국 중 최하위권인 210위에 머물렀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율이 낮아지는 데다 만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둘째 아이 출산 감소로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2월 22일자 보도에서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꺼리는 가정이 적지 않다”면서 “고령자에게 초점이 맞춰진 사회보장예산을 출산 및 육아 분야로 재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를 낳지 않으니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돼 취업경쟁에 뛰어들 사람도 줄어들었다. 일본 고졸·대졸 취업률이 97%를 넘어선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출산율이 꼽히는 이유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며 취업률은 97%를 넘어섰지만, 여기에는 ‘숫자의 함정’이 있다. 100%에 가까운 취업률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자영업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2012년에 비해 72만명 줄어든 6556만명이다. 2030년에는 6180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취업률 집계에 포함된 사람 중 40.5%가 비정규직이다. 즉 100명 중 97명이 취업했다면 이 97명 중 약 39.3명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는 뜻이다. 일본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03년 30.4%에서 2016년 37.5%로 확대됐다. 공격적인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회복되고 여성 일자리 늘리기 등 노동시장의 개혁으로 취업률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취업률 상당 부분이 거품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고용 및 소득 안정을 보장하는 양질의 취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베 정부가 최저임금 1000엔,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정치적 카드로까지 쓸 만큼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취업률이 높아졌으니 젊은층의 소득이 높아지고, 이것이 결혼율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본의 결혼율은 출산율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고령화를 꼽는다.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고령 부모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젊은층에게 결혼은 사치로 여겨질 수 있다. 일본은 2006년 초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이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했다. 고령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부양해야 할 인구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본은 부모뿐만 아니라 형제에 대한 부양 의무까지 있다. 일본 민법 877조 제1항은 ‘직계 혈족 및 형제자매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고령의 부모 혹은 빈부 격차가 심한 형제를 부양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지키기 위해 일부는 결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엇이 시작이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취업률과 출산율, 결혼율은 서로 맞물려 있다. 아베 총리는 2060년 이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겠다면서 표방한 ‘1억 총활약 사회 실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취업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와 잔업수당 규정,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여성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의 이 정책들의 효과가 구체적 수치로 내건 것처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 수를 1.8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헬조선’이라는 비판과 자조가 넘쳐나는 국내 사정 또한 일본의 처지와 놀랍도록 비슷하기 때문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日, 꿈의 취업률 97%…‘헬조선’보다 나을까?

    [송혜민의 월드why] 日, 꿈의 취업률 97%…‘헬조선’보다 나을까?

    지난해 일본의 대졸 취업률은 97.3%, 고졸 취업률은 97.7%를 기록했다. 졸업이 곧 취업인 셈이다.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한국 청년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력 수입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일본기업 채용박람회에 참가하는 일본 글로벌 기업이 35개사에서 올해 50개사로 늘어날 예정이라는 사실로도 짐작할 수 있다. 직장을 찾지 못해 3포, 5포를 넘어 N포세대에 이른 한국 젊은이들에게 일본의 취업률은 꿈같은 현실이 아닐 수 없다.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①출산율 저하 일본 출산율이 정점을 찍은 것은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를 가리키는 ‘단카이 세대’가 고도성장을 이뤄냈던 1973년이다. 당시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는 평균 2.14명이었다. 하지만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매년 발간하는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치 기준, 이 수치는 1.41명으로 떨어져 224개국 중 최하위권인 210위에 머물렀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율이 낮아지는데다 만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둘째 아이 출산 감소로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2월 22일자 보도에서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꺼리는 가정이 적지 않다”면서 “고령자에게 초점이 맞춰진 사회보장예산을 출산 및 육아 분야로 재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를 낳지 않으니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되어 취업경쟁에 뛰어들 사람도 줄어들었다. 일본 고졸·대졸 취업률이 97%를 넘어선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출산율이 꼽히는 이유다. ②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비정규직의 확대 일할 사람이 줄어들고 취업률은 97%를 넘어섰지만, 여기에는 ‘숫자의 함정’이 있다. 100%에 가까운 취업률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자영업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2012년에 비해 72만 명 줄어든 6556만 명이다. 2030년에는 6180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취업률 집계에 포함된 사람 중 40.5%가 비정규직이다. 즉 100명 중 97명이 취업했다면, 이 97명 중 약 39.3명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는 뜻이다. 일본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03년 30.4%에서 2016년 37.5%로 확대됐다. 공격적인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회복되고 여성 일자리 늘리기 등 노동시장의 개혁으로 취업률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취업률 상당부분이 거품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고용 및 소득 안정을 보장하는 양질의 취업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베 정부가 최저임금 1000엔,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정치적 카드로까지 쓸 만큼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③결혼율과 초고령화 사회 일각에서는 취업률이 높아졌으니 젊은 층의 소득이 높아지고, 이것이 결혼율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본의 결혼율은 출산율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고령화를 꼽는다.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고령 부모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젊은 층에게 결혼은 사치로 여겨질 수 있다. 일본은 2006년 초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이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했다. 고령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부양해야 할 인구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본은 부모뿐만 아니라 형제에 대한 부양의 의무까지 있다. 일본 민법 877조 제1항은 ‘직계 혈족 및 형제자매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고령의 부모 혹은 빈부 격차가 심한 형제를 부양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지키기 위해 일부는 결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엇이 시작이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취업률과 출산율, 결혼율은 서로 맞물려 있다. 아베 총리는 2060년 이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겠다면서 표방한 ‘1억 총활약 사회 실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취업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와 잔업수당 규정,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여성 일자리 확대 등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의 이 정책들의 효과가 구체적 수치로 내건 것처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 수를 1.8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헬조선’이라는 비판과 자조가 넘쳐나는 국내 사정 또한 일본의 처지와 놀랍도록 비슷하기 때문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OECD 꼴찌’ 한국 출산율, 전 세계서도 최하위

    35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치 기준으로 1.25명인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224개국 중 최하위권인 220위로 조사됐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뜻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은 곳은 홍콩(1.19명·221위), 대만(1.12명·222위), 마카오(0.94명·223위), 싱가포르(0.82명·224위)뿐이다. 전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순위가 낮았다. 일본이 1.41명으로 210위였고, 북한은 1.96명으로 125위, 중국은 1.60명으로 182위였다. 합계출산율 세계 1위는 아프리카의 니제르(6.62명), OECD 1위는 이스라엘(2.66명·세계순위 73위)이었다. 한편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CIA 추정치보다 적은 1.17명으로 4년 연속 OECD 회원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김미경 위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김미경 위싱턴 특파원

    최근 몇 주 새 오랜만에 영화를 두 편 봤다.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야기해 북·미 관계 악화를 가져온 영화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미국인 포로 고문을 다룬 영화 ‘언브로큰’은 극장에서 봤다. ‘인터뷰’는 논란의 중심이 된 것에 비해 수준 낮은 B급 코미디였다. 메시지도 없고, 허탈한 웃음만 나왔다. 반면 ‘언브로큰’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심각했다. 이들 영화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자는 해킹 사태로 이어졌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 벽두 대북 추가 제재까지 발표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이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은 대화 재개 분위기인데 한·미 간 여간 어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마침 일본에서 후자에 대한 대응이 나왔다. 우익들이 들고일어나 영화감독 앤젤리나 졸리와 배우들의 일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한 것이다. 워싱턴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러나 영화평이나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질문에 어느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않았다. 이른바 ‘로키’(Iow-key) 대응이었다. 왜일까. 기자는 이를 워싱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일본의 ‘로비 활동’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자. 미 중앙정보국(CIA) 팩트북 한국지도에 독도 표기가 사라졌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슬그머니 복원됐다. “일본의 로비 때문은 아니다”라는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당국자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왜냐면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하는 것을 주장하며 여론 몰이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미 전직 고위 당국자들의 한·일 관계 관련 망언이 이어지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8일 한 세미나에서 “일본이 과거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한국도 베트남전 때 아주 무자비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버트 샤피로 전 미 상무부 차관도 지난달 유튜브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샤피로의 발언’이라는 제목의 영상물에서 한·일 관계 갈등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며 “베트남이 과거 한국군이 자국 민간인에게 행했던 과거를 제쳐놓고 한국과 수교한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왜 일본을 두둔하며 한·일 관계 악화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것일까. 블레어 전 국장은 현재 A급 전범 용의자 출신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사사카와재단USA 이사장을 맡아 워싱턴에서 친일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샤피로 전 차관이 회장으로 있는 컨설팅회사 소네콘은 일본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일본의 로비는 미국 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영입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물량 공세를 퍼부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주미 일본대사관 담당자들이 싱크탱크들을 돌면서 일본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확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주미 일본대사관은 위안부·독도·동해 등 이슈별로 나눠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로비하는 팀들까지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는 결국 통하게 돼 있다”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래서야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정신 무장과 조직 확충이 절실하다.
  • [씨줄날줄] 맬서스의 빗나간 예언/오승호 논설위원

    중국은 1953년 인구조사 결과를 분기점으로 인구 증식에서 억제 정책으로 바꾼다. 피임과 인공유산에 대한 각종 조치를 완화하는 등 산아제한 정책을 편다. 그러나 1957년에는 인구증식 정책으로 회귀한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마옌추(馬演初) 등 인구 억제를 주장하는 지식인들을 맬서스주의자로 탄압하기도 한다. 인구 문제로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겪은 끝에 1979년부터는 인구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한 자녀 갖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한 자녀 갖기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완화될지 주목된다. 한 자녀 정책 반대론자들은 노동인구가 줄어들어 경제성장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이 정책을 포기할 경우 인구 급증으로 농산물 등 자원부족 상태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서는 자녀를 더 가지려고 해외 원정출산을 하는 이들도 있다는데, 13억명의 중국 인구가 더 늘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일본 정부는 인구 문제로 고민이 적잖다. 인구가 3년 연속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인구는 지난해 10월 1일 기준 1억 2730만명으로 0.17% 줄었다. 15~64세 생산가능 인구는 7901만명으로 32년 만에 8000만명을 밑돌았다. 일본에서는 미국이나 호주의 예를 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해외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성 장관은 지난 3월 ‘국토의 그랜드 디자인’ 골격을 발표하면서 “2050년에는 약 60% 지역에서 인구가 절반 이하가 되고, 20%가량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혀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는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기억할 것이다. 정책 효과로 1980년에는 출산율이 2.83명으로 떨어졌지만 인구억제 정책은 계속됐다. 지난해 출산율은 1.19명으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만든 지 10년이 지났지만 출산율은 1.3명 미만에 머물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 추정치는 1.25명으로 일본(1.4명)보다 낮다. 분석대상 224개국 가운데 219위다. 토머스 맬서스는 1798년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적으로 늘어난다면서 인구 억제를 주장했다. 식량 부족이나 빈곤 문제의 원인을 인구과잉에서 찾았다. ‘인구 위기’는 경제 문제를 넘어 국가 존립 차원에서 극복해야 한다. 그의 인구론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할 획기적인 출산장려 정책은 없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힘 못 쓴 출산 정책… 한국 출산율 바닥권

    한국의 출산율이 전 세계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꼴찌고,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組)출생률도 일본 다음으로 뒤에서 2등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혼과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지 못하는 등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져 20~30년 후에는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6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올해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함께 분석 대상 224개국 중 219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24명보다 0.01명 늘었지만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출산율 비교의 기준이 되는 수치다. 한국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홍콩(1.17명), 타이완(1.11명), 마카오(0.93명), 싱가포르(0.8명) 등 4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의 조출생률은 8.26명으로 224개국 중 220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혼율 증가, 초혼 연령의 상승, 결혼·육아비용 급증, 임신·출산에 대한 직장의 비우호적 분위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싱가포르 - 가정 방문 통해 본 현황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싱가포르 - 가정 방문 통해 본 현황

    스물 다섯의 이른 나이에 의사 남편과 결혼, 아이 3명을 키우며 미국계 제약회사 애보트의 사업개발 담당 매니저로 일하는 에일린 차우(42). 그는 퇴근길 시내 과외센터에서 중국어 수업을 마친 셋째 창기엔(10)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온다. 의사로 일하는 남편은 빨라도 오후 9시에 귀가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주로 차우의 몫이다. 10년차 ‘워킹맘’인 차우는 4년간의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2003년 회사에 복귀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NUS)을 졸업한 뒤 2년간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지만 그는 출산과 동시에 일과 가정 중 하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차우는 “직장 상사, 남편, 아이, 나 자신을 모두 돌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싱가포르 역시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유연하지 않고 긴 업무시간, 치열한 경쟁 등 때문에 워킹맘들이 끝까지 회사에 남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차우는 첫째 창이쉰(14·여)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낸 지 4년 만에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마케팅 업무직을 제안받아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2013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0.79%로 세계 224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전체 인구 수인 530만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약 6만명의 아기들이 태어나야 하지만 현재 약 3만 7000명에 그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같은 저출산 현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7년 안에 총 인구 수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로 차우는 “첫째는 경제력, 둘째는 시간”이라고 대답했다. 싱가포르의 사교육 시장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과열돼 있다. 차우는 현재 자신이 버는 돈의 80%를 사교육비로 지출한다. 중학생인 첫째에게 2000싱가포르달러(약 170만원), 아직 초등학생인 둘째와 셋째에게는 각각 1700싱가포르달러, 1500싱가포르달러의 교육비가 들어간다. 철저한 능력 중심의 메리토크라시 사회인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생이 졸업시험으로 한국의 수학능력시험과 맞먹는 국가고시를 치른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신의 의지에 상관 없이 기술전문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에 돈을 쏟아붓는다. 초등학교 4학년인 차우의 둘째딸 창이안(12)은 “4학년부터 우·열반 제도(스트리밍)가 시작된다”며 “친구들 대부분이 전과목 과외나 학원을 다닌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성들이 출산을 결심하기란 쉽지 않다. 어려운 관문을 거쳐 사회로 나온 고학력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일에 몰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1987년 리콴유 전 총리는 연례 국정운영 기조연설을 하는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고학력 여성들의 혼기가 늦어지고 출산을 기피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리 전 총리는 이때부터 커뮤니티개발부(MOCD) 산하에 사회적개발유닛(SDU)을 설립해 정부가 고학력 남녀의 맞선을 직접 주선하도록 했다. 파울린 스트라우간 NUS 사회학과 교수는 “SDU는 현재 사회적개발네트워크(SDN)로 바뀌어 민간 결혼정보업체들의 신용도를 인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저출산 정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1년 ‘결혼·출산 지원 패키지’를 만들면서부터다. 당시 결혼과 출산으로 직장을 떠난 여성들을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시키기 위해 고심하던 정부는 세제 혜택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경력단절 여성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에 세금 우대를 해주는 것이다. 그 결과 싱가포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2002년 50.6%에서 지난해 57.7%로 올랐다. 하지만 기업이 경력단절 여성에게 빗장을 여는 것만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는 없었다. ‘결혼·출산 지원 패키지’ 2013년 개정판에 따르면 6세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은 세제혜택, 공공임대아파트 우선분양권, 의료비 지원, 674만원의 베이비 보너스 등을 받을 수 있다. NUS 아시아연구소의 가빈 존스 교수는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결혼·출산 지원 정책을 시작해 현재 아이 3명을 낳은 부모에게 16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 4000만원)를 제공하지만 실제 추산되는 아이 3명의 양육 비용은 30만~50만 달러(약 2억 5000만~4억 2000만원)로 2~3배 더 많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싱가포르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기들 다 어디로 갔나…‘아시아 4龍’ 저출산 늪

    아기들 다 어디로 갔나…‘아시아 4龍’ 저출산 늪

    ‘도대체 아기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요?’ 홍콩의 젊은 층이 직면한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홍콩 청년그룹 연합회’가 지난 6월 발행한 계간지 ‘홍콩 청년’은 이 같은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아기들을 찾기 힘들다”며 사회 전체가 저출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자유롭고 활기찬 경제활동으로 유명한 홍콩이 저출산의 그늘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방증한다.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며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이뤄온 대한민국과 타이완, 싱가포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2013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0.79로 세계 224개국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홍콩과 타이완의 출산율도 1.11 정도로 최하위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출산율도 1.24로 219위에 그쳤다. 복지국가 프랑스의 출산율도 2.08로 117위에 머물러 있다. ‘아시아의 4마리 용’과 유럽의 저출산 현실은 얼마나 심각하고 각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라는 제목의 심층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홍콩과 타이완, 싱가포르, 프랑스의 저출산 현장을 직접 취재했으며, 우리나라의 현실과 과제도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저출산 문제가 노동력 저하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각종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와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아기들 다 어디로 갔나 ‘아시아 4龍’ 저출산 늪

    아기들 다 어디로 갔나 ‘아시아 4龍’ 저출산 늪

    ‘도대체 아기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요?’ 홍콩의 젊은 층이 직면한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홍콩 청년그룹 연합회’가 지난 6월 발행한 계간지 ‘홍콩 청년’은 이 같은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아기들을 찾기 힘들다”며 사회 전체가 저출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며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이뤄온 대한민국과 타이완, 싱가포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2013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0.79로 세계 224개국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다. 홍콩과 타이완의 출산율도 1.11 정도로 최하위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출산율도 1.24로 219위에 그쳤다. ‘아시아의 4마리 용’과 유럽의 저출산 현실은 얼마나 심각하고 각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라는 제목의 심층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홍콩과 타이완, 싱가포르, 프랑스의 저출산 현장을 직접 취재했으며, 우리나라의 현실과 과제도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저출산 문제가 노동력 저하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각종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와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하층민 의식/박현갑 논설위원

    서울 명동에 4000원짜리 밥집이 있다. 사람들이 몰린다. 같은 명동엔 월 임대료만 9000만원대라는 150평짜리 가게도 있다. 건물주야 좋은지 모르지만 밥집 손님으로선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제 빈곤감의 확산을 확인하는 소식이 나왔다. 국민 3명 중 1명꼴로 자신의 소비생활 수준이 ‘하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다. 한국소비자원이 성인남녀 1500명을 개별면접해서 밝힌 ‘2013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에 따르면 자신이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 비율이 34.8%로 나왔다. 1994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첫 조사에서 11.8%를 기록한 하류층 비율은 2002년 17.7%로 떨어졌다가 2007년 27.1%, 올해 34.8%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62.5%로 2007년에 비해 8.5% 포인트 줄었다. 중산층 몰락과 빈곤감의 확산이다. 최근 국가경쟁력 지표 하락에 이은 또 다른 우울한 소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48개국 중 25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떨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189개국 가운데 117위로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개인의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이 136%로 2003년 한국은행의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빈곤감의 확산은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회사의 성장은 나의 성장이었다. 내가 열심히 일해 회사 수익이 나면 그 성과가 보너스로, 월급 인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회사의 성장은 주주의 성장일 뿐이었다. 국가 간·기업 간 경쟁으로 적자생존의 원리가 강화되면서 주주는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빴고, 근로자는 해고 아니면 뒷전이었다. 고용 불안을 느끼는 근로자로서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자본주의 심장부라 할 만한 미국 뉴욕 월가의 ‘99대1 운동’은 자본주의로 인한 빈부격차를 더 이상 자본주의 시스템에 맡길 수 없다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에도 변화 조짐이 있다. 사회적 경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적 기업운동과 협동조합 설립은 정책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시사한다. 하층민 의식의 확산을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파하는 빈곤감의 표현으로 무시할 게 아니라 고용창출로 이끌 지혜가 필요하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사설] 국가경쟁력 25위, 성장률 117위로 밀린 한국

    세계경제포럼(WEF)의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148개국 중 25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밀려났다. 2004년 29위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다. 말레이시아(24위)에도 추월당했다. WEF의 한국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로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19위로 반등한 뒤 올해 다시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출 7위, 수입 8위,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 13위를 기록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에 걸맞은 수준의 국가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성장 엔진도 식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10년 6.3%로 세계 57위였지만, 2011년에는 3.6%로 10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2.0%까지 떨어져 세계 189개국 가운데 117위를 기록했다. 2년 사이 60계단이나 내려갔다. 기획재정부는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4~5월에 평가가 이뤄진 점이 국가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국가의 생산성이나 국민소득을 늘릴 수 있는 능력 또는 잠재적인 성장 능력 등을 말한다. 고착화되고 있는 저성장 기조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한 과제다. 정부는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특히 금융 및 노동시장 부문의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은행건전성’은 지난해 98위에서 올해 113위로 뚝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엊그제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국내 은행산업의 신용 전망은 안정적이나 가계부채, 수익성 악화 문제 등으로 인해 잠재적인 신용위험이 상존해 있다”고 내다봤다. 10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등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노사 간 협력’은 지난에 129위, 올해 132위로 바닥 수준이다. ‘기업의 생산성’ 부문은 9위에서 21위로 악화됐다. 경직적인 노사관계와 고임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대기업들도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WEF 평가에서 ‘소액주주 보호’ 부문은 124위에 머물렀다. 재계는 경영 방해 등을 이유로 상법 개정안에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 보호나 투명 경영이라는 법 개정의 당초 취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제국주의의 침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수백년간 뿔뿔이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중동의 쿠르드족. 이들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것인가. 지난 29년 동안 터키 정부에 무력으로 대항한 터키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 반군이 지난 3월 무장투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터키에서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쿠르드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P·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와의 평화협상안에 따라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PKK 소속 반군 2000여명은 이날 철수를 개시해 4개월 동안 산악지대를 통해 이라크 북부지역의 칸딜산으로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운의 민족’인 쿠르드인들은 쿠르디스탄 지역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땅’으로 불리는 쿠르디스탄은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서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디얄라강 유역에 이르는 20만㎢의 지역이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에 각각 분할 점령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에 따르면 인구는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는 터키로 1400만명이며 이란(790만명), 이라크(470만명), 시리아(160만명), 아제르바이잔(115만명) 등의 순으로 많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르드족은 수천년 동안 쿠르디스탄에서 평화롭게 유목 생활을 해오다 16세기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끝모를 불행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배하자 세력 공백기를 이용해 1922년 6월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쿠르디스탄의 일부인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유전지대를 탐내던 영국이 개입해 좌절됐다. 이후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쿠르디스탄이 분할 점령돼 한때 품었던 ‘독립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섯 조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도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수십 차례 분리·독립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각국 정부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는 등 탄압과 박해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데다 역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10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 학살을 당했다. ‘달걀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쿠르드족의 독립은 1984년 ‘쿠르드 노동자당’을 창설해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65)은 이라크와 터키 국경에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을 규합해 분리·독립 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 3000여명을 중심으로 터키 정부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군과 이라크군의 절대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1984년 한 해 동안에만 2700여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빌미로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을 금지하며 탄압정책의 강도를 더욱더 높였다. 쿠르드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터키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 시설 등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속했다. 이에 터키군은 동남부 지역에 병력 15만명을 긴급 배치해 PKK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당황한 오잘란은 1993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PKK 강경파의 테러 활동이 끊이지 않자 각국 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속했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현지 쿠르드족 5000명 이상을 학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후세인이 미국과의 이라크 전쟁에서 패한 후 비로소 자치권을 얻었다. 이란 내 쿠르드족은 1946년 소련 군대의 지원으로 독립 국가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으나 1년 만에 무너졌다. 1999년 2월 PKK 반군 지도자 오잘란이 체포돼 터키로 압송되면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쿠르드족의 영웅’인 오잘란이 수감돼 있던 터키 이스탄불의 임잘린 교도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키 곳곳에서 쿠르드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이들의 무장투쟁은 지속됐다. 서로 간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자 터키 정부와 PKK는 지난해 말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유화정책을 내놓자 PKK도 자치권 확대, 쿠르드족 정체성 인정과 언어 사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터키에 대해 쿠르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평화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잘란이 지난 2월 PKK를 비롯한 쿠르드계 정당에 보낸 평화안 로드맵에서 정전을 선언하고 올여름까지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PKK 반군이 2년간 억류했던 터키군 8명을 석방하고 터키 땅에서 공식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PKK가 30년 가까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터키군에 무장 항쟁을 지속하는 동안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4만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의 철군이 시작됐지만 쿠르드족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993년과 1999년 정전을 선언했다 깨졌던 선례가 있고, 평화협상에서 PKK가 요구하는 새로운 평등 헌법을 터키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쿠르드 강경세력이 언제든지 테러를 일으킬 수 있고, 쿠르드족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쿠르드족에 대한 노선과 정책이 다른 여러 국가들이 직접 관련돼 있어 풀기 어렵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대부분 각국의 내정에 속해 국제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주말 인사이드]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제국주의의 침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수백년간 뿔뿔이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중동의 쿠르드족. 이들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것인가. 지난 29년 동안 터키 정부에 무력으로 대항한 터키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 반군이 지난 3월 무장투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터키에서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쿠르드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P·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와의 평화협상안에 따라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PKK 소속 반군 2000여명은 이날 철수를 개시해 4개월 동안 산악지대를 통해 이라크 북부지역의 칸딜산으로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운의 민족’인 쿠르드인들은 쿠르디스탄 지역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땅’으로 불리는 쿠르디스탄은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서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디얄라강 유역에 이르는 20만㎢의 지역이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에 각각 분할 점령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에 따르면 인구는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는 터키로 1400만명이며 이란(790만명), 이라크(470만명), 시리아(160만명), 아제르바이잔(115만명) 등의 순으로 많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르드족은 수천년 동안 쿠르디스탄에서 평화롭게 유목 생활을 해오다 16세기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끝모를 불행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배하자 세력 공백기를 이용해 1922년 6월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쿠르디스탄의 일부인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유전지대를 탐내던 영국이 개입해 좌절됐다. 이후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쿠르디스탄이 분할 점령돼 한때 품었던 ‘독립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섯 조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도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수십 차례 분리·독립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각국 정부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는 등 탄압과 박해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데다 역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10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 학살을 당했다. ‘달걀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쿠르드족의 독립은 1984년 ‘쿠르드 노동자당’을 창설해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65)은 이라크와 터키 국경에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을 규합해 분리·독립 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 3000여명을 중심으로 터키 정부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군과 이라크군의 절대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1984년 한 해 동안에만 2700여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빌미로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을 금지하며 탄압정책의 강도를 더욱더 높였다. 쿠르드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터키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 시설 등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속했다. 이에 터키군은 동남부 지역에 병력 15만명을 긴급 배치해 PKK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당황한 오잘란은 1993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PKK 강경파의 테러 활동이 끊이지 않자 각국 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속했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현지 쿠르드족 5000명 이상을 학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후세인이 미국과의 이라크 전쟁에서 패한 후 비로소 자치권을 얻었다. 이란 내 쿠르드족은 1946년 소련 군대의 지원으로 독립 국가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으나 1년 만에 무너졌다. 1999년 2월 PKK 반군 지도자 오잘란이 체포돼 터키로 압송되면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은 추진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쿠르드족의 영웅’인 오잘란이 수감돼 있던 터키 이스탄불의 임잘린 교도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키 곳곳에서 쿠르드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이들의 무장투쟁의 불길은 다시 타올랐다. 서로 간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자 터키 정부와 PKK는 지난해 말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유화정책을 내놓자 PKK도 자치권 확대, 쿠르드족 정체성 인정과 언어 사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터키에 대해 쿠르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평화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잘란이 지난 2월 PKK를 비롯한 쿠르드계 정당에 보낸 평화안 로드맵에서 정전을 선언하고 올여름까지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PKK 반군이 2년간 억류했던 터키군 8명을 석방하고 터키 땅에서 공식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PKK가 30년 가까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터키군에 무장 항쟁을 지속하는 동안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4만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의 철군이 시작됐지만 쿠르드족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993년과 1999년 정전을 선언했다 깨졌던 선례가 있고, 평화협상에서 PKK가 요구하는 새로운 평등 헌법을 터키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쿠르드 강경세력이 언제든지 테러를 일으킬 수 있고, 쿠르드족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쿠르드족에 대한 노선과 정책이 다른 여러 국가들이 직접 관련돼 있어 풀기 어렵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대부분 각국의 내정에 속해 국제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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