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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40대로 대폭 개각…‘분노 시위’ 더 격화됐다

    열흘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위기에 처한 칠레 정부가 내각의 3분의1을 교체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위 물결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장관 3분의 1 경질… “젊은층과 소통” 40대로 AP통신 등은 28일(현지시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칠레는 변화해 왔고, 정부도 변해야만 한다”면서 경제장관과 재무장관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장관을 경질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대통령의 사촌이자 시위대를 ‘범죄자’라고 부르며 공분을 일으킨 안드레스 차드윅 내무장관도 포함됐다. 신임 장관들은 중도 성향의 40대 위주로 채워졌다. 젊은층으로 구성된 시위대와 소통을 확대한다는 의도에서다. ●시위대 “의료·교육·연금 진정한 개혁 필요” 그러나 불평등과 빈약한 공공서비스, 높은 생활비 등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피녜라 대통령이 발언을 하는 동안 이미 시민들은 산티아고에 있는 대통령궁 밖에 모여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의 진압에 흩어진 시위대는 얼마 뒤 이탈리아광장에 모여 본격적인 시위에 들어갔다. 휴대전화 상점을 운영하는 한 30대 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내각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의료 서비스와 교육, 연금에서 진정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칠레는 상위 1%가 국가 전체 부의 33%를 독점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꼽힌다. 이날 일부 시위대는 인근 상점과 패스트푸드점에 방화를 저지르고 약국을 약탈하는 등 폭력 행위를 벌이면서 최루탄과 고무총, 물대포를 동원한 진압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칠레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만 최소 20명이 사망했으며, 1000명 이상이 다쳤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5년 가까이 벤치에서 사는 母子, 이들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5년 가까이 벤치에서 사는 母子, 이들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프리랜서 작가 톰 드카스텔라는 2017년 어느 날 런던 남부 번화한 거리의 벤치 위에 푸른색 방수포가 덮여 있는 것을 봤다. 낮에는 나이 든 여인과 아들이 벤치에 앉아 멀거니 세상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밤에는 방수포가 벤치를 덮고 둘 중 한 명은 벤치 위에서 자고, 다른 이는 맨바닥에서 자는 듯했다. 작가가 보기에 2년째 모자는 그러고 있었다. 작가는 왜 누구도 이들을 돕지 않는 건지, 모두들 으레 일어나는 일로 받아들이는 건지 궁금해 했으며 캐면 캘수록 신기하게만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여러 장의 삽화와 함께 이들 모자의 사연을 알아본 드카스텔라 기자의 기사를 게재했다. 영문으로 200자 원고지 98장 분량인데 일부만 간추린다.소말리아 출신들이며 어머니는 70대, 아들은 30대가 됐다. 시 의회에서 모자에게 서민용 아파트를 주선했는데 그때마다 거절했단다. 심지어 한 번도 살라고 권하는 곳을 가보지도 않았단다. 벤치에서 사는 삶에 불편한 것이 없어서란 기막힌 답이 돌아왔다. 그 전에 시 의회가 제공한 서민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나 퇴거 조치된 뒤 2014년 12월 현재의 벤치에서 몇백 m 떨어진 벤치에서 지내기 시작했는데 감기에 걸려 입원힌 동안 시가 벤치를 철거하고 말았다. 두 사람을 돕겠다고 벌인 일이었다. 어머니가 먼저 퇴원했는데 아들이 찾아온다며 벤치가 있던 곳을 떠나지 않았다. 비도 쫄딱 맞곤 했다. 한때 다른 벤치를 찾기도 했다가 2015년 4월 지금의 벤치에 모자가 함께 깃들고는 여즉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평일 오후 2시 15분 두 모자가 방수포를 내리고 얼굴만 내민 채 벤치에 앉아 있었다. 저상 버스의 승객들이 이쪽을 보고 ‘저런 곳에서 사람이 산단 말이지?’ 하는 눈길을 건네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둘은 참선에 열중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아들은 책을 보거나 머리를 빗는다. 어머니는 앉아 그저 앞을 응시한다. 앉은 채로 잠든 것처럼도 보인다. 무덥거나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 때 어떻게 견디지, 아니 그것보다 시끄러워서 잠이 오기는 할까 등등 걱정이 앞서는데 둘은 그런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구걸을 하지도 않는다.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도 아니다. 행인들이 건네는 음식이나 모포도 받지 않는다. 그저 얘기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 옆에는 음식점들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보내준 음식과 모포들이 쌓여 있다. 화장실과 세면은 옆 도서관과 카페를 이용하면 된다. 아들은 매일 모스크에 기도하러 다니고, 모자는 이곳 미첨 로드의 붙박이가 됐다.지난 1월 아주 추운날 아들에게 말을 붙여봤다. 밤에는 안 춥냐? 춥지, 아주 추워. 여기 얼마나 있었어? 아주 오래, 몇년 됐을 걸. 몇년 씩이나, 왜? 신문에서 봤는데 의회에서 너네한테 아파트 준다고 했는데 싫다고 했다며? 불가능해. 뭐라고? 제대로 말하려면 긴데… (버스가 쌩하니 지나가 못 알아들었음)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아니면 정말 벤치에서 살건가? 우린 여기 있을래. 여기 있는다고? 그래. 영원히? 몰라. 정말? 우린 운이 좋을 수 있어. (역시 소음 때문에 알아듣지 못했음. 지금도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함) 그래도 시에서 아파트를 준다면 그리로 옮겨가지 않을래? 이제 너랑 말 못하겠네. 미안. 이 순간 어머니가 웃음을 터뜨렸고 아들도 키득거렸다. 기자 역시 벙쪄 웃었다. 처음에는 상황이 괴이쩍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자신의 질문이 괴이쩍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답은 명확했고 기자는 멍청한 놈이 돼버렸다. 기자가 BBC에 기사를 써낼 것이라고 했더니 아들이 자기도 안다고 해서 다시 얘기가 오갔다. 다들 안에서 잔다고. 그래, 하지만 우린 아파트 안 들어가. 집 안 침대에서 편하게 자고 싶지 않아? 집도 난방이 필요하고 바깥도 마찬가지야. 어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맞아! 똑같아! 기자는 어떻게든 벤치에서 사는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려고 소말리아에서 왔니, 등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아들은 더 이상 말하기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영어로는 충분한 대화가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모자의 건강이 걱정됐다. 한 시간 뒤 기자는 소말리아인들이 들락거리는 알자지라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모자를 아는 사람과 얘기를 해봤다. 압디아지즈 하시는 모자에게 알아듣게 얘기했지만 도통 듣지 않는다고 했다. 소말리아 공동체에 큰 상처로 여겨진다고 했다. 조국의 방송이 둘의 얘기를 다룬 것을 유튜브로 볼 수 있었다. 그이는 “만약 나라면 진작 죽었을 것이다. 어떻게 그들이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국립통계사무국에 따르면 노숙하다 사망한 사람의 평균 연력은 남자 44세, 여자 42세였다. 지난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597명의 홈리스가 죽었는데 길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돌봄센터, 병원 등에서도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둘이 의회 앞마당에서 숨진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만 보도된다.기자와 모자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봄 날씨 같았던 지난 2월이었다. 어머니가 햇살 속에 말갛게 웃길래 물었다. 행복하냐고? 그랬더니 어머니의 얼굴이 싹 달라지며 ‘애가 날 꼬시려고 그러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여름에 수은주가 섭씨 30도까지 올라가자 그들은 방수포 대신 우산을 펴들었다. 이제 그들을 내버려두는 게 그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 점이 명확해졌다. 시도 더 이상 그들을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영국식 타협책’을 택한 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 모자가 사는 데 벤치가 가장 나은 곳이라고 해야 할까. 기자는 끈질기게 질문을 해댄다. 모자가 심하게 아프거나 목숨을 잃으면 사람들은 무얼 했느냐고 탓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푸른색 방수포를 쳐다보며 이상한 궁금증에 사로잡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기자는 결론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식사 도중 안내견과 함께 맥도날드서 쫓겨난 美 장애인

    식사 도중 안내견과 함께 맥도날드서 쫓겨난 美 장애인

    시각장애인 보조견의 식당 출입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미국에서도 유명 패스트푸드점이 장애인 안내견을 쫓아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폭스뉴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장애를 가진 50대 남성이 안내견과 함께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오토바이 사고로 두 다리가 마비된 레온 메이슨(59)은 최근 안내견 ‘벨라’와 함께 맥도날드 매장을 찾았다가 굴욕을 당했다. 그는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매니저가 다가와 나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매니저는 “당신의 개가 악취를 풍긴다”는 이유를 대며 식사 중이던 그를 쫓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가 난 메이슨이 벨라가 장애인 안내견이라고 항변하자, 매장 측은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메이슨은 “경찰에게 벨라의 안내견 등록증을 보여줘야만 했다”면서 “나는 안내견을 매주 목욕시킨다. 몸치장도 좋아하고 아주 얌전하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이어 “내가 다리도 불편하지만 당뇨와 발작이 심해 벨라가 없으면 어디에도 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폭스뉴스는 물의를 빚은 매장 측에 이번 일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상태다.미국은 장애인법(ADA)을 통해 일정 훈련과 등록 과정을 거친 ‘서비스 동물’(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 보호 동물)의 공공장소 출입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당은 물론 호텔, 극장, 의료시설, 박물관, 도서관, 공원, 학교, 은행, 미용실, 택시, 소매점 등 거의 모든 시설 출입이 가능하다. 다만 서비스 동물이 배변 등으로 불편을 끼치거나 타인을 위협할 경우에는 퇴장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안내견을 대동한 장애인이 통제력을 잃은 상태라는 전제가 붙는다.메이슨의 안내견은 매장에 특별한 불편을 끼치지 않은 데다, 주인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맥도날드의 퇴장 조치는 부당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시각장애 1급 장애인 손님과 보조견 2마리의 출입을 거부한 경기도 부천의 한 식당에 대해 명백한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에게 있어 보조견은 한 몸과 같은 존재”라고 지적하며 경기도에 과태료 부과를 권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와우! 과학] 가공식품 먹어도 살 안찌네…유해물질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 발견

    [와우! 과학] 가공식품 먹어도 살 안찌네…유해물질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 발견

    각종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은 맛있고 간편한 한 끼 식사나 간식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고혈압, 당뇨, 비만 등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열량이 높아 비만의 위험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가공식품에 풍부한 나트륨, 설탕, 포화지방과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부산물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가공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이 모두다 뚱뚱하거나 당뇨가 생기진 않는다. 과학자들은 식생활 습관 이외에 유전적 요인이나 운동량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이 만성 질환 위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주목되는 중요 인자 중 하나는 바로 장내 미생물이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의 애슐리 R. 울프가 이끄는 연구팀은 파스타, 초콜릿, 시리얼 등에 풍부한 과당라이신(fructoselysine)을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을 발견했다. 과당라이신은 식품 첨가물이 아니라 식품 가공 과정에서 아미노산과 당 성분이 화학 반응을 일으켜 형성되며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당뇨나 동맥경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분해하는 사람 장내 미생물인 콜린셀라 인테스티날리스(Collinsella intestinalis)를 발견했다. 콜린셀라는 과당라이신을 해롭지 않은 물질로 분해하면서 자신도 양분을 얻는다.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이 미생물은 과당라이신이 풍부한 환경에서 더 잘 번식했다. 장내 미생물은 동물에 따라 큰 차이가 있지만, 사람에 따른 개인차도 매우 크다. 콜린셀라처럼 해로운 물질을 분해하는 장내 미생물이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공식품에 의한 피해를 덜 입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사람에 따라 가공식품에 대한 반응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준다. 더 나아가 이를 이용한 질병 예방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이 어떤 방법으로 과당라이신을 분해하는지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알아내면 해로운 물질만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지나친 가공식품 섭취가 해로운 이유가 한두 가지 첨가물이나 부산물 때문이 아니라 전체적인 식품 구성과 불규칙한 섭취 패턴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적당히 먹을 필요가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287일 만에 공항 탈출 네 아이 아빠 루렌도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287일 만에 공항 탈출 네 아이 아빠 루렌도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한국 땅’ 첫 주말 임시 숙소 사용법 익혀 난민 불인정 땐 3년 넘게 재판 가능성 대법 판결 전까지 취업 불가 “도움 절실”“네 아이를 위해서 하루빨리 일을 구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난민 심사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제1터미널을 전전해야 했던 콩고 출신 앙골라인 루렌도(47) 가족이 지난 11일 마침내 공항을 나서며 287일간의 ‘감금 생활’을 끝냈다. 서울고법이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은 덕택이다. 이들이 짐을 푼 경기 안산의 구세군 이주민 쉼터는 한 달만 묵을 수 있는 임시 거처지만 루렌도와 아내 보베테(40)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겠다는 소박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국 땅을 밟은 루렌도 가족의 첫 주말은 정착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마련하고 적응 방법을 배우느라 분주했다. 12일에는 쌀과 양파 등 먹을 것 위주로 장을 봤다. 이제까지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돌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쉼터에 있는 가전제품으로 밥하고 빨래하는 법도 익혔다. 13일 오후에는 난민 지원 활동가들과 원활하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현재 가족의 건강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다. 이들은 가림막도 없이 소파를 이어붙여 만든 침대에서 9개월 가까이 생활했다.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캐리어 바퀴 소리 등이 수시로 귀를 괴롭히는 공간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탓에 아이들은 새벽 2시까지 잠들지 못하기 일쑤였다. 신선한 음식보다는 공항 내 패스트푸드, 시리얼과 가루우유로 끼니를 때웠다. 이 탓에 아이들은 공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고기를 먹고 싶다”고 외쳤고 첫 식사로 삼겹살을 먹었다. 이들을 지원하는 홍주민 목사에 따르면 루렌도는 혈압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고 보베테는 치아와 우울증 문제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점이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15일에는 온 가족이 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받는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일시적 체류를 허가받았다. 앙골라에서 온 이들은 지난해 12월 28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앙골라 정부가 콩고 출신을 차별하고 박해했다”며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난민이 아니라고 본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 입국을 불허해 난민 지위 심사를 받을 기회도 갖지 못했다. 국내 활동가들의 지원을 받아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 불복 소송을 제기한 루렌도 가족은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다행히 지난달 27일 항소심에서 이겨 입국의 길이 열렸다. 법무부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야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렇다 해도 심사를 거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심사 결과 난민 지위가 불인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어 1년마다 이를 연장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다시 대법원까지 최장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부부는 구직 활동을 할 수 없다. 정부의 지원도 없다. 오로지 주변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 가야 한다. 홍 목사는 “루렌도 가족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87일 공항살이 끝낸 루렌도씨와 네 아이…아직 ‘임시’ 대한민국

    287일 공항살이 끝낸 루렌도씨와 네 아이…아직 ‘임시’ 대한민국

    ‘한국 땅’ 첫 주말 임시 숙소 사용법 익혀 겨우 공항 나왔지만 대법 판결 등 남아 3년여 취업 불가… “도움의 손길 절실”“네 아이를 위해서 하루빨리 일을 구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난민 심사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제1터미널에서 지내야 했던 콩고 출신 앙골라인 루렌도(47) 가족이 지난 11일 마침내 입국하며 287일간의 공항 생활을 끝냈다. 서울고법이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은 덕택이다. 이들이 짐을 푼 경기 안산의 구세군 이주민 쉼터는 한 달만 묵을 수 있는 임시 거처지만 루렌도와 아내 보베테(40)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겠다는 소박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국 땅을 밟은 루렌도 가족의 첫 주말은 정착에 필요한 물품을 마련하고 적응 방법을 배우느라 분주했다. 12일 루렌도 가족은 쌀과 양파 등 먹을 것 위주로 장을 봤다. 이제까지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돌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또 쉼터에 있는 가전제품으로 밥하고 빨래하는 법도 익혔다. 13일 오후에는 난민 지원 활동가들과 원활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한국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루렌도 가족의 건강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다. 이들은 24시간 불을 밝히는 공항에서 잠을 청해야 했고, 신선한 음식보다는 공항 내 패스트푸드 등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이 탓에 아이들은 공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고기를 먹고 싶다”고 외쳤고 첫 식사로 삼겹살을 먹었다. 이들을 지원하는 홍주민 목사에 따르면 루렌도는 혈압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고 보베테는 치아와 우울증 문제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점이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15일에는 온 가족이 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받는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일시적 체류를 허가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8일 앙골라에서 인천공항에 온 뒤 “앙골라 정부가 콩고 출신을 차별하고 박해했다”며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이 아니라고 판단, 입국을 불허해 난민 지위 심사를 받을 기회도 갖지 못했다. 국내 활동가들의 지원을 받아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 불복 소송을 제기한 루렌도 가족은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다행히 지난달 27일 항소심에서 승소해 입국의 길이 열렸다. 법무부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야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그렇다 해도 심사를 거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심사 결과 난민 지위가 불인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어 1년마다 이를 연장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다시 대법원까지 최장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부부는 구직 활동을 할 수 없다. 정부의 지원도 없다. 오로지 주변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 가야 한다. 홍 목사는 “루렌도 가족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030 세대] 세상은 나아지는데 왜 내 삶은 힘들어질까/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세상은 나아지는데 왜 내 삶은 힘들어질까/김영준 작가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시간은 과거에 비해 훨씬 짧아진 것처럼 교통은 더욱 편리해지고 있으며 1인당 평균 주거 면적은 2005년에 불과 23.14㎡였던 것이 2018년에는 31.7㎡로 증가했다. 주거 공간만 봐도 현대인은 과거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삶을 보면 좀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청소기도, 세탁기도 과거보다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들고 있으며 우리의 식탁만 하더라도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먹거리로 가득하다. 지금은 건강의 적 취급당하는 패스트푸드가 고급으로 취급받던 적이 있었다는 걸 떠올려 보면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분명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게 느끼고 있지 못한 듯하다. 많은 사람은 세상은 점점 편해지는데 자신의 삶은 더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느끼니 말이다. 세상은 나아지는데 왜 내 삶은 힘들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세상이 공짜로 나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세상은 그에 걸맞은 비용을 요구한다. 더 넓은 주거면적과 더 좋은 주거환경에는 더 많은 주거비용이 든다. 마찬가지로 삶을 편안하게 만드는 더 좋은 상품들을 더 저렴하게 누리려면 더 저렴하게 많이 생산해야 하므로 높은 생산성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선 더 효율적으로, 더 일을 잘해야만 한다. 즉 요구되는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면은 경제적인 부분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옛날 어르신들은 애는 때려 가며 키워야 한다거나 놔둬도 알아서 잘 큰다는 말을 쉽게 입에 올렸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러한 방식의 보육이 아동발달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 잘 알고 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하는 것도 늘어나고 있다. 인권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환경의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알아야 하고 신경 써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이런 것들은 모두 그냥 지켜지거나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로 그런 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그간 이룬 모든 진보들은 스스로를 갈고 가다듬어 더 나은 존재들이 됐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보다 더 나은 미래는 그에 걸맞은 비용을 요구한다. 이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마찬가지다.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진보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더 발전하고 더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힘듦은 당연히 수반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멈춰 서는 순간 사회는 우리를 추월한다.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는 일도 힘이 든다. 하물며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진일보하게 만드는 일이 힘들지 않을 리가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삶의 힘듦은 우리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비용일지도 모른다.
  • [씨줄날줄] 검찰개혁 동요(童謠)/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검찰개혁 동요(童謠)/이지운 논설위원

    어린이(또는 청소년) 마케팅은 규제가 많다. 이 연령대가 ‘수용’과 ‘판단’에서 미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들의 마케팅이 청소년의 윤리적 판단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논문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마케팅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패스트푸드 전쟁만 봐도 그렇다. 서구 여러 나라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들이 어린이 비만의 원인이라고 보고 학교 수업 종료 후 취침 전까지 관련 광고를 내보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랬더니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하는 이른바 ‘콘셉트 광고’로 규제를 피해 가며 매출 신장을 이뤄 냈다. 10~14세의 연령군 프리틴(PreTeen)은 마케팅 업계의 주요 표적이다. 본격적 소비가 시작되는 시기로, 특히 의류 시장에서 위상이 상당하다. 나아가 어린이들은 더이상 마케팅의 대상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스스로 상품이 되고, 마케터가 된다. 어린이(청소년) 유튜버가 대표적이다. 많은 돈을 번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유튜버는 손가락으로 꼽히는 희망 직업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유튜브가 어린이들이 보는 동영상에 표적 광고를 붙이지 못하도록 하기로 했다고 한다. 광고 대상의 성별이나 나이, 관심사 등 정보를 수집해 제작된 맞춤형 광고를 표적 광고라 한다. 이 조치는 ‘아동온라인사생활보호법’(COPPA)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13세 미만 이용자들의 정보를 추적하거나 이들을 표적으로 삼은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미국 소비자단체 등은 2018년 유튜브가 이 법안을 위반했다고 고발했다. 유튜브는 최근 국내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국내 키즈 유튜버들에게 “콘텐츠가 어린이를 위해 제작됐는지 여부를 고지하라”며 “아동용 채널로 확인되면 개인 맞춤 광고 게재가 중단되고 댓글 등 일부 기능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렇게 되면 광고 수익을 포기하거나, 광고를 받고 싶으면 아예 콘텐츠를 변경해야 한다. 세계 60여 개국에서 일괄 시행되는 조치로, 해외 곳곳에서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이를 방조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어린이 유튜버에 대해서는 ‘아동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한 인터넷 매체가 “검찰개혁을 바라는 청소년들이 촛불 국민께 드리는 노래”라며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도마에 올랐다. 10대 어린이 11명이 개사한 동요를 메들리로 부르며 ‘토착왜구’, ‘적폐’, ‘윤석열 검찰’ 등을 조롱하는 내용이다. 선동의 효과보다 혐오의 강화로 부정적 효과가 컸다. 더불어 어린이가 콘텐츠로 활용되는 것을 막는 세계적 추세도 거스른 것이다. jj@seoul.co.kr
  • 들끓는 벌레떼, 찜통·냉골 쪽방… ‘주거 지옥’ 젊어 고생 사절

    들끓는 벌레떼, 찜통·냉골 쪽방… ‘주거 지옥’ 젊어 고생 사절

    “제가 살던 하숙집은 가벽으로 공간을 쪼개 방을 나눠 놓은 곳이었어요. 에어컨은 복도에 딱 한 개라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고, 겨울에는 실내에서 털옷을 껴입어도 이가 덜덜 떨렸어요.”서울에서 10년째 자취 중인 김모(28)씨에게 집은 ‘그냥 잠만 자는 곳’이다. 대학 입학 이후 기숙사, 원룸, 하숙집을 전전한 김씨는 “그동안 ‘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안락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며 “비싼 방값에 비해 주거환경의 질은 턱없이 낮았다. 집이라는 단어는 답답함과 짜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열악한 환경에 몰려 주거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등 16개 학생회·학생단체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대학생 주거권 보장을 위한 자취생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청년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유엔은 1986년 모든 시민에게는 안전한 곳에서 안락하게 생활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세계 주거의 날로 정했다.●서울 거주 청년 3명 중 1명은 ‘주거 빈곤’ 청년층 주거 빈곤은 심각하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최저 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에 미달하거나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 비율인 주거빈곤율은 청년층에서만 ‘역주행’ 중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이슈보고서 ‘지난 20년 우리가 사는 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에 따르면 서울의 만 20~34세 1인 청년 가구 중 주거 빈곤 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갈수록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빈곤 가구 비율이 20.3%, 15.6%, 12.0%로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서울 1인 청년 가구 빈곤 비율이 2000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것은 (반)지하, 옥탑, 고시원 등 최저 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 사는 비율이 청년층에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가 발표한 2018 청년 가구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10명 중 1명이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옥탑에 거주하는 비율도 2.4%였다.‘자취생 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대학생 천기주(20)씨는 자신을 ‘하우스 푸어’라고 소개했다. 천씨는 “지난해 기숙사에 살 때만 해도 좁은 곳에서 여럿이 사는 게 싫어 자취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런데 기숙사 선정에서 탈락해 하는 수 없이 자취를 시작하니 그 생각이 다 깨졌다”고 말했다. 그는 “개강 직전 남은 방은 창문이 없는 9.9㎡(약 3평)짜리 고시원뿐이었고, 폐쇄회로(CC)TV도 없어 불안했다”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집을 찾아 헤매다 결국 학교에서 버스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수도세와 관리비 10여만원은 별도다. 매달 집이라는 공간을 사용하는 대가로만 한 학기 기숙사비(70만원)와 비슷한 수준의 돈을 내야 한다. 대학생 김혜린(25)씨는 “부모님께 기대지 않고 자립하고 싶다는 마음에 몇 년 전 친구와 같이 자취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처음 집을 구할 때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것보다 심한 곳이 많아 충격이 컸다”며 “보증금 300만원, 월세 33만원을 주고 겨우 계약한 집은 도넛 등 과자를 상온에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개미 떼가 모여들고, 해가 들지 않아 식물이 말라 죽는 곳이었다. 그곳은 아무리 꾸며도 결코 ‘안식처’가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이들처럼 그나마 ‘창문 있는 방’에서 살기 위해선 월세 푸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국토부의 2018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자가점유율(자기 소유의 주택에 자기가 사는 비율)은 18.9%로, 취약층 외 일반 가구(57.7%)는 물론 신혼부부(48%)에 비해서도 훨씬 낮았다. 대신 월세 거주 비율은 51.7%에 달했다.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이 지난 5월 서울지역 대학 자취생 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월평균 생활비의 52.7%에 달하는 49만원을 주거비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명 중 1명은 최저 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대학생 주솔현(24)씨는 “창문이 A4용지 크기 정도밖에 안 되는 12㎡(약 3.5평)짜리 원룸에서 산 1년은 제일 병원에 많이 갔던 기간”이라며 “환기가 거의 되지 않아 요리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매끼를 사 먹었는데 가격이 싼 패스트푸드나 라면을 자주 먹다가 응급실에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보러 다닐 때 부동산 관계자가 ‘학생들은 좁은 데서도 잘산다’고 한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공교육에서 의식주가 인간의 필수조건이라고 가르쳤으면 우리 같은 자취생이 고시원과 반지하에서 겨우 연명하는 현실에 대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청년 하우스 푸어 막으려면 적극적 정책 필요” 청년층의 주거 빈곤이 계속되는 건 주거 안정을 통해 안정적 생활을 이어 가는 이른바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소득 대부분을 비싼 월세로 지출하는 탓에 미래에 대한 대비도, 주거환경 개선도 불가능하다. 인천에서 2년째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한모(22)씨에게 ‘개강’은 한 학기의 시작이자 아르바이트가 또다시 시작되는 시기다. 한씨는 “종일 학교 주위 원룸을 보러 다니다 겨우 계약한 방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38만원짜리인 지금의 집”이라며 “월세가 생활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기 때문에 항상 돈이 부족하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저축이나 취미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생 조모(28)씨는 “좁은 공간이지만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부모님에게 죄송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입학 때부터 매달 월세 50만원을 부모님에게 받고 있다는 조씨는 “지금까지 주거비만 어림잡아 3000만~4000만원 정도 들었다”고 전했다.청년의 주거환경은 수십년째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나 맞춤형 대책은 마련되지 않는다. 정부의 사회 초년생, 청년, 신혼부부 주거 정책에 대해 당사자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공하는 행복주택의 계약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평균 67%에 그쳤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등의 계약률은 90% 이상이었지만 다른 지역은 20~40%에 불과했다”며 “행복주택이 청년이 거주하기엔 너무 외곽에 있거나 청년 인구 비율이 적은 지방에 지어지는 등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세 보증금을 지원하는 청년 전세 임대주택 역시 한계가 크다. 지원 자격이 까다롭고, 치열한 경쟁 끝에 ‘당첨’된다 해도 지원 금액이 제한적이라 현실 물가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청년 전세자금 대출로 집을 구한 직장인 차모(25)씨는 “서울 집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대출금을 끌어모아 1억원을 만들어도 16.5㎡(약 5평) 정도의 작은 공간만 구할 수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조금 더 넓은 곳으로 가는 대신 교통 인프라를 포기했다”며 “LH 전세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매물도 많아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차씨는 “기껏 당첨돼도 집 같은 집을 구하기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자 그 뒤로는 ‘어차피 아등바등 돈 벌어도 집은 절대 못 산다’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돈을 저금하는 대신 ‘욜로’(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방식)하며 살고 싶다”고 토로했다. 청년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근형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거비가 월 소득의 20%를 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수도권 지역 자취생 대부분은 소득의 절반을 주거비로 쓰는 게 현실”이라면서 “청년 대상 주거지는 임대료를 월 15만원 수준으로 정하고 최저 주거기준 이하인 주택은 개선 권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정책국장은 “행복주택 등 상당수 정책은 중산층 이상이 접근 가능한 정책”이라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전·월세 인상률 상한을 도입하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처럼 민간 자본을 이용해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자는 제안도 있다. 영국이 2011년부터 도입한 ‘부담 가능한 주택 프로그램’(Affordable Homes Programme·AHP)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다. 서울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영국은 임대료가 낮은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2020년까지 공공이 민간 공급 주체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가가 재정 부담을 안고 모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민간에 보조금을 줘 새로운 주택 건설을 유도하는 것이다. 미국 역시 1986년부터 저소득층 주택을 짓는 민간 개발자에게 10년간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해외언론 “한국의 먹방(Mukbang), 이제 세계인에게도 먹힌다”

    해외언론 “한국의 먹방(Mukbang), 이제 세계인에게도 먹힌다”

    한국에서 시작된 이른바 '먹방'이 이제는 세계를 사로잡는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은 '먹방'이 많은 새로운 팬들을 모으고 있으며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우리에게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이미 하나의 인기 장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같은 '국산' 먹방 콘텐츠에 국경은 없었다.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인들에게도 먹방이 '먹히면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킨 것. AP통신은 "한국에 뿌리를 둔 먹방(Mukbang)이라 불리는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를 타고 미국과 전세계로 퍼졌다 "면서 "일부 먹방 스타들은 큰 돈을 벌고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먹방을 보고 팬이 된 사람들과 실제 먹방을 통해 큰 수입을 얻고있는 유튜브 스타들의 사례를 전했다. 달라스 출신의 제품 디자이너 베키 비치는 "나는 단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먹고 싶을 때 먹방을 본다"면서 "하루 3편을 보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이 덕에 살도 뺐다"며 웃었다. 워싱턴 D.C.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애슐리 콥도 "학생 중 한명이 먹방 비디오를 보내준 이후 팬이 됐다"면서 "마치 좋은 책을 읽을 때 처럼 현실을 잠시 떠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AP통신은 유튜브 먹방 채널을 운영하며 2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베다니 가스킨(44)의 사례를 소개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로 100만 달러 이상의 광고비를 벌어들인 가스킨은 "나는 처음에 요리 영상으로 시작했다"면서 "사람들이 내가 만든 요리를 먹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비평가들은 먹방이 건강에 좋지않다고 비판하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보지말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먹방이 2009년 경 한국에서 싹트기 시작했으며 유튜버들이 돈을 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서 "먹방의 핵심은 사회적 활동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도 식사를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 혼자 산다’ 한혜진, 전현무 결별→잠정 하차 “못다한 이야기”

    ‘나 혼자 산다’ 한혜진, 전현무 결별→잠정 하차 “못다한 이야기”

    ‘나 혼자 산다’에 달심 한혜진이 돌아온다. 4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한혜진이 에코백 만들기에 도전,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하루를 보낸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한혜진은 TV와 함께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화면 속 네 얼간이의 활약에 같이 웨이브를 따라 해보는 등 얼간이들과 전파로 교감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혜진은 직업상 많이 가지고 있는 더스트 백을 활용해 에코백 만들기에 도전한다. 지난 번 세탁소 아저씨의 손을 거쳐 더스트 백을 에코백으로 화려하게 변신시켰던 기억을 되살려 이번엔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한 것. 본격적으로 에코백 만들기에 돌입한 한혜진은 어렵지 않게 한 시간 정도 걸릴 것을 예상하며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가방 안쪽에 해야 할 초크칠을 바깥쪽에 하는 등 시작부터 허당미를 발산하며 난항을 겪는다. 다시 한 번 으스러진 멘탈을 붙잡고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을 발휘하며 재봉틀을 시작한 한혜진은 자신은 똥손이 아니라 똥머리(?)였다는 깨달음과 함께 마음을 내려놓았고, 슬슬 재미를 느끼며 만들기에 집중했다. 과연 한혜진은 에코백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한혜진은 그동안 잠정적 휴식기를 가졌던 못다한 속마음 이야기도 공개할 예정이라 기대를 더한다. 한혜진의 우여곡절 에코백 만들기 에피소드는 4일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60㎏ 감량 성공男, ‘뚱뚱하다’ 상처 준 여성의 고백 받아

    60㎏ 감량 성공男, ‘뚱뚱하다’ 상처 준 여성의 고백 받아

    몸무게가 최고 157㎏에 달했던 고도 비만 남성이 다이어트 성공으로 환골탈태한 뒤 뜻밖의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에 사는 남성 앤소니 베이어(26)는 10대 시절 이미 몸무게가 157㎏에 달하는 고도 비만이었고, 이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고도비만이었던 시절,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시 그는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학교에서 열리는 댄스파티에 함께 가자고 요청했고, 당시 이 여학생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평소 뚱뚱한 몸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아 온 그에게 댄스파티를 함께 할 여학생이 있다는 사실은 꿈 같은 일이었다. 들뜬 그는 리무진을 빌리고 멋진 정장을 준비해 댄스파티 당일 그녀의 집 앞으로 데리러 갔지만, 당시 여학생은 보란 듯이 차에 타기 직전 그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훗날 댄스파티 직전 자신을 거절한 것이 모두 계획된 장난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려야 했다. 5년 전,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은 베이어는 의사로부터 몸무게를 감량하지 않는다면 건강과 생명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고, 이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패스트푸드 중독에 가까웠던 식단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꾸준히 운동을 병행한 덕분에, 그는 무려 60㎏을 감량하면서 건강과 외모를 모두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전, 그의 SNS로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다름 아닌 학생 시절 그에게 잔혹한 장난을 친 문제의 여학생이었다. 성인이 된 그녀는 메시지를 통해 “그때 심한 장난을 쳐서 너무 미안했다. 사과하고 싶다”며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 사과하고, 너와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베이어는 “너무 믿을 수 없는 일이라 제대로 된 답장도 보내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그녀를 용서할 수 있지만, 그 일을 잊진 못할 것”이라며 당시 그녀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어 “앞으로는 나처럼 비만 등으로 건강을 잃었거나 잃을 위기에 있는 사람들은 돕는 개인 트레이닝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군통령’ 설하윤, 맥심 10월호 한정판 표지 장식

    ‘군통령’ 설하윤, 맥심 10월호 한정판 표지 장식

    트로트 가수 설하윤(27)이 남성지 맥심(MAXIM) 10월호 표지를 통해 ‘군통령’다운 매력을 뽐냈다. 맥심은 4일 설하윤의 화보를 담은 맥심 10월호 정기구독자용 한정판 표지를 공개했다. ‘이달의 여사친’을 테마로 한 10월호 모델로 선정된 설하윤은 이번 화보를 통해 친근하면서도 매력적인 ‘여사친’ 매력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설하윤의 표지는 서점에서 만나볼 수 없는, 맥심 정기구독자에게만 제공되는 한정판 표지다. 설하윤의 섹시한 눈빛과 몸매가 드러난 한정판 브로마이드도 포함돼 있다. 설하윤의 맥심 표지 장식은 완전히 새로워진 맥심의 첫 번째 표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맥심은 10월호 머리글에서 이례적으로 발행인(대표이사 유승민)이 직접 “잡지가 몰락한 패인은 인터넷과 포털을 흉내 낸 데 있다”라고 진단하며 “여전히 책이 가진 비교 우위는 패스트푸드식 웹 정보와 차별화되는 깊이와 신뢰성이다. 속도보다는 질, 트렌드보다는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맥심의 변화 방향을 밝혔다. 맥심은 자동차, 스포츠,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소개해 온 종합지를 버리고, 매월호가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고 화보 역시 한 가지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개편을 시도했다. 잡지 본연의 성격에서 벗어나 단행본에 가깝게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심은 앞으로 남녀관계와 연애에 관한 민감한 주제를 그달의 특집 테마로 잡을 예정이다. 1등 종합 남성지 타이틀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 이번 맥심 10월호에는 이 밖에 은퇴 후 유튜버로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농구 스타 하승진, 아프리카TV의 인기 BJ 뜨뜨뜨뜨와 박민정, 미스맥심 콘테스트 란제리 화보 등이 담겨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무인 정육점 미트박스365 오픈…정육점의 새로운 패러다임

    무인 정육점 미트박스365 오픈…정육점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미트박스365’에 가입하고 무인 정육 자판기를 설치했다. 바쁜 시간대에 따로 판매원을 두지 않고, 미리 고객이 자주 찾는 상품을 진열해 인건비 절감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가게 문이 닫힌 늦은 저녁이나 밤에도 고기 판매가 가능해 추가 수입도 벌 수 있었다. 기술 발달과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언택트(Un+Contact) 마케팅이 뜨고 있다. 언택트는 비대면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2030 세대부터 모바일 기기 사용에 능숙한 중장년층까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네트웍스는 성남시 중원구에서 무인 정육점 ‘미트박스365(스마트 키오스크)’ 안테나샵(antenna shop) 개업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미트박스365는 스마트 키오스크 플랫폼이다. 기존의 정육점 사업자는 미트박스365 설치로 인건비 증가 없이 365일 24시간 상품 판매를 할 수 있는 무인 정육점을 운영할 수 있다. 다점포 운영도 가능하다. 제휴 할인가로 미트박스 상품을 공급하며, 상권과 고객 특성에 최적화된 다양한 축산 상품 구성과 컨설팅도 함께 제공된다. 글로벌네트웍스 관계자는 “무인 키오스크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약국 등 이미 여러 산업에 도입됐다”며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정육점 운영에 있어 효율성을 높이고 정육점 사장님과 상생할 수 있는 무인 정육점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트박스365에는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키오스크 기능 모니터링은 물론 신선 재고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 원격으로 온도 제어 및 판매 가격을 변경할 수도 있다. 향후에는 유통기한 임박, 특정 시간 등 조건별 세일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서영직 사장은 “미트박스365는 21세기형 정육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안테나샵부터 시작해 2020년에는 미트박스 회원 정육점을 대상으로 미트박스365 점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객은 미트박스365에서 시간에 구애 없이 믿을 수 있는 신선한 고기를 필요할 때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미트박스365 내 진열된 상품 중 구매할 상품 결정, 키오스크 화면에서 상품 선택, 신용카드로 결제 후 픽업함에서 상품을 꺼내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맥도날드 마스코트가 팬티 차림으로…日 이자카야 광고 논란

    맥도날드 마스코트가 팬티 차림으로…日 이자카야 광고 논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의 마스코트인 로널드 맥도날드가 일본에서 충격적인 모습으로 변신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발칵 뒤집었다. 트위터 등에서 빠르게 확산한 한 이미지에서 마스코트는 기존 모습과 달리 탄탄한 가슴 근육에 초콜릿 복근 그리고 사이드 메뉴인 프렌치프라이처럼 보이는 팬티 차림으로 등장한다.프렌치프라이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 광고는 일본어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서구 네티즌은 일본에서 이런 광고를 대수롭지 않게 만드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 이 광고는 일본의 한 이자카야 체인점이 자사의 감자튀김이 맥도날드의 것보다 더욱 신선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맥도날드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소셜 저널리즘 사이트 미디엄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맥도날드의 이른바 ‘골든 아치’로 불리는 M자 형태의 로고와 매우 비슷한 모양이 있는 빨간색 용기에 맥도날드와 같은 종류의 프렌치프라이를 보여준다.우측에는 로널드 맥도날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사실 이는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명 아티스트 위저드 스컬의 작품을 재현한 것이다. 광고 좌측에는 “물론 우리는 프렌치프라이를 원래 용기에 담아 내놓는다”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음식을 이와 같은 형태로 내놓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 “이들(이자카야 체인점)은 맥도날드에서처럼 감자튀김을 사전에 가공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현장에서 만드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썼다. 몇몇 트위터 사용자는 일본에서 맥도날드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농담하며 이 광고를 공유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맥도날드 매장이 묻을 닫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에는 체인점의 상호가 나와서 맥도날드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단서를 주긴 하지만, 친근한 마스코트를 근육질로 변신시킨 생각은 너무 얼토당토않은 것 같다고 몇몇 외신은 전했다. 한편 패스트푸드 마스코트를 섹시 이미지로 변신시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FC 역시 지난 2016년 마스코트인 커넬 샌더스를 젊고 섹시한 이미지로 변신시켜 주목을 받았다.해당 광고는 인스타그램의 KFC 계정에서 가상 인플루언서(영향력자)나 로맨스 소설 그리고 최근에는 데이트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홍보하는 광고에서 잇따라 등장했다.가장 최근에는 올해 어머니 날을 맞아 미국 여성 전용 클럽 치펜데일이 커넬 샌더스를 남성 댄서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토] ‘아찔한 설하윤’ 맥심 커버 장식

    [포토] ‘아찔한 설하윤’ 맥심 커버 장식

    인터넷의 위력 앞에 속속 무너지는 종이 잡지 시장에 남성지 맥심이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맥심 10월호는 미녀 트로트 가수 설하윤이 표지를 장식했다. ‘남사친과 여사친’이라는 소재를 주제로 삼았다. ‘남자(여자) 사람 친구’(이하 남사친-여사친)는 친하지만 연인 사이는 아닌 관계를 뜻하는 신조어다. 맥심은 ‘남녀간의 우정 가능한가, 전여친과 여사친 되기, 친구 이상의 감정 진단 심리테스트 및 남녀간의 견해 차이, 이성 친구는 잠재적 연애대상인가, 친구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 여친이 경계하는 여사친 유형’ 등 ‘이성 친구’를 소재로 한 20가지의 심층적 화두를 던지는 데에 한 권 전체를 할애했다. 늘 화제를 일으켜온 맥심의 화보들 또한 이 테마에 충실하게 촬영했다는 후문이다. 가수 설하윤이 장식한 표지는 “너 정말 나한테 관심없냐?”는 카피와 함께 미묘한 여사친과의 관계를 표현했다. 맥심의 이영비 편집장은 “자동차, 스포츠,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소개해 온 카테고리식 종합지를 버리고, 매 월호가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화보 역시 한 가지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개편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시의성 있는 이슈와 인물을 얕게 다루는 가십성 월간지가 아니라 하나의 명확한 주제를 깊게 다뤄 출판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맥심이 다양성과 잡다함을 특징으로 하는 잡지 본연의 성격에서 벗어나 단행본에 가깝게 변한다는 걸 의미한다. 또한 “앞으로의 맥심은 주로 남녀관계와 연애에 관한 민감한 주제를 그 달의 특집 테마로 잡고, 모든 필진과 편집부가 한 주제를 파고드는 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맥심의 변화가 급격히 몰락해가는 잡지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세계의 유명 잡지들이 매년 급격히 사라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쎄씨, 인스타일, 여성중앙, 헤렌, 플레이보이, 보그걸, 레이디경향, 루엘, 레옹 등 많은 메이저 잡지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휴간 또는 폐간된 상태다. 휴간도 사실상 폐간으로 받아들이는 게 업계 분위기다. 맥심은 10월호 머리글에서 이례적으로 발행인(대표이사 유승민)이 직접 “잡지가 몰락한 패인은 인터넷과 포털을 흉내낸 데 있다”고 진단하며 “여전히 ‘책’이 가진 비교 우위는 패스트푸드식 웹 정보와 차별화되는 깊이와 신뢰성이다. 속도보다는 질, 트렌드보다는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라며 맥심의 변화 방향을 밝혔다. ‘이달의 여사친’으로 표지 모델에 발탁된 가수 설하윤은 “남녀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단둘이 만난 남녀에게는 언제나 잠재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심지어 술이라도 마시면...”이라며 인터뷰를 통해 남사친에 대한 평소 생각을 밝혔다. 스포츠서울
  • 애니켐, 서울대와 친환경 방수코팅 종이 공동개발 성공

    애니켐, 서울대와 친환경 방수코팅 종이 공동개발 성공

    국내 최초 압출코팅 방식에 의한 UL2485(펄프 재활용성) 인증 친환경 방수코팅 종이(상표 ECO CIRCLE)가 출시됐다. 이번 친환경 방수코팅 종이는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조재영 교수팀의 기초 연구를 토대로 ㈜애니켐(대표 이옥란)이 자체적으로 양산화 기술을 개발해 만든 재활용성 방수코팅 종이 소재로, 현재 국내 특허등록을 마치고 해외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그간 개발된 재활용성 방수코팅 종이는 아크릴 수지계 에멀젼 등을 습식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조돼 재활용은 가능한 반면,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폴리에틸렌 방수코팅 종이보다 방수·열접착·용기성형성 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애니켐-서울대가 산학협동 공동개발한 친환경 방수코팅 종이는 폴리에틸렌 수지에 식품용 고순도 미세 탄산칼슘 입자를 45중량% 고도로 분산한 특수 복합체를 코팅소재로 활용해 원가경쟁력이 우수한 압출코팅 방식으로 만들어,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방수성과 비슷한 수준의 열접착성 및 용기성형성을 갖췄다. 게다가 가격 또한 부담스럽지 않아 친환경 포장재로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대규모 점포나 패스트푸드 매장, 커피전문점 등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재활용이 불가능해 거의 전량 소각해야 하는 폴리에틸렌 방수코팅 종이 제품을 주로 써왔던 만큼, 이번 ㈜애니켐-서울대가 공동개발한 친환경 방수코팅 종이가 환경 보호 및 자원순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애니켐 전승호 박사는 “이번에 선보인 UL2485 인증 친환경 재활용성 방수코팅 종이로 만든 친환경 종이컵, 종이트레이, 종이쇼핑백 등이 빠르게 보급돼, 기존 폴리에틸렌 방수코팅 종이 용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폐기물 감량 및 자원순환에 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UL2485는 작년에 제정된 코팅 종이의 재활용성을 평가하는 국제 표준규격이다. TAPPI 표준에 따른 펄프 해리공정을 통한 코팅층 성분 등 제거량이 코팅 종이 총무게의 15중량% 미만일 경우, 펄프가 거의 100% 회수된다고 판단해 재활용성이 있다고 규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환경부에서도 UL2485를 기준으로 방수코팅 종이 제품의 재활용성 여부를 규정하고 해당 규격에 의한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한해 사용할 것을 권장할 방침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개발제품은 UL2485 공인시험기관 중 하나인 캐나다 FPInnovations로부터 코팅층 성분 등 제거량이 코팅 종이 총무게의 9.7중량%로 판정받아, 원래 코팅층 성분만이 9.6중량%인 점을 감안할 때 펄프가 거의 100% 회수되는 재활용 소재로서 UL2485 인증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쉴 권리 보장” vs “학습자유 침해”…학원 일요휴무제 성공할까

    “쉴 권리 보장” vs “학습자유 침해”…학원 일요휴무제 성공할까

    고교생 55% 하루 여가 2시간조차 안 돼 시민포럼 “과열경쟁… 통째로 쉬게 해야” 기존 야간교습 금지와는 다른 ‘극약처방’ 학원가 “학원 쉰다고 공부 쉬겠냐” 반박 과외·스터디카페 등 타 사교육 팽창 우려 학부모 “평일 교습제한 밤 9시로 당겨야” 서울시교육청, 이달 말부터 공론화 추진“일요일에 집에 있으면 공부가 잘 안 돼서 학원에 가요.”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학원가에서 만난 고등학교 2학년 박모(17)양은 일요일인 이날도 학원에서 4시간동안 수학 강의를 들었다. 박양은 월요일과 금요일은 학원을 쉬는 대신 화·수·목요일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가 4시간 동안 수학과 영어 공부를 하고 밤 10시에야 집으로 향한다. 학원에서의 4시간 수업은 주말에도 이어진다. 박양은 “일요일에 학원 문을 닫게 하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한숨을 쉬었다. “독서실이든 스터디카페든 가서 공부할 것 같아요. 남들은 다 공부할 텐 데, 불안하잖아요.” 서울의 대표적인 학원가 중 한 곳인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는 일요일에도 학생들로 붐볐다. 배낭 같은 책가방을 등에 맨 트레이닝복 차림의 학생들이 버스에서, 부모님의 승용차에서 내렸다. 분식집과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학생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휴대전화 화면에 코를 박은 채 ‘혼밥’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길가의 테이크아웃 커피숍에 줄을 서 버블 밀크티 한 잔씩 손에 든 채 종종걸음으로 학원으로 향했다. 중계동 학원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일요일 수업은 ‘필수’다. ‘A고등학교 1학년 수학’, ‘B고등학교 2학년 국어’ 등으로 수업이 잘게 쪼개지면서 일요일 오전 8시에 시작하거나 오후 10시에 끝나기도 한다.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총정리와 논술 수업은 주말에 몰려 있다. 중학교 내신 대비나 ‘특목고 대비’ , ‘예비 고1 대비’ 수업, 초등학생 대상 학원에서 평일에 놓친 수업의 보강이 일요일에 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다.●일요일도 밤 10시까지… 쉬지 못하는 학생들 일요일까지 학원을 전전하는 학생들에게 휴일을 돌려주기 위해 서울교육청이 ‘학원 일요휴무제’라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2014년(1기) 교육감선거 공약으로, 학원과 교습소가 일요일에 운영하지 못하도록 법률을 제정하거나 서울시 조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학원의 야간 교습(밤 10시~12시 이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요일 하루를 통째로 쉬게 한다는 점에서 야간 교습 금지와는 다른 차원의 ‘극약처방’인 셈이다. “학생들을 쉬게 하려면 입시 경쟁부터 완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녹록지 않으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라도 하자는 겁니다.” ‘학원 일요휴무제’ 추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쉼이 있는 교육 시민포럼의 김진우(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상임위원장은 일요일 ‘학원 러시’를 “학원이 문을 열고 학생들이 다니니 너도나도 학원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과열 경쟁’”이라고 정의했다. 학원의 공급을 줄여서라도 도무지 식을 줄 모르는 사교육 열기에 ‘찬물’을 끼얹어 보자고 시민포럼은 제안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09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주당 학습시간은 70.1시간이다. 근로자가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면 과로로 인정받는다. 초등학생의 34.5%, 중학생의 40.4%, 고등학생의 54.8%는 하루 중 여가 시간이 2시간도 되지 않는다.(2019 청소년 통계) “학원 야간교습 금지를 통해 ‘학생들이 밤 10시 이후에 학원 수업을 받는 건 지나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듯, 일요일엔 학원 문을 닫는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일요일만큼은 쉬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자는 것입니다.”(김 상임위원장)초등학교 5학년인 김모(11)양과 최모(11)양은 이날도 책가방을 등에 메고 중계동 학원가로 나왔다. 김양은 수학학원을, 최양은 영어학원을 다녀왔다. 김양과 최양은 “일요일에도 학원에 다니느냐”는 질문에 비명을 질렀다. “이 동네 애들은 거의 다 일요일에도 학원에 가요. 중계동엔 별별 이상한 학원들이 많아요.”(최양) 기자가 ‘학원 일요휴무제’ 이야기를 꺼내자 학생들은 “일요일도 평일도 학원은 다 싫다”고 외쳤다. “그런데 엄마가 가만 안 놔둘 걸요? 평일에 하나 더 다니라고 하실 거예요.”(김양) 일요일 학원 수업이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고등학생들에게는 절실한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목요일 하루만 학원을 쉬고 매일 4시간씩 학원에 가는 고교 1학년 김모(16)양은 “일요일에 학원에 가는 건 학생의 자유”라고 선을 그었다. “저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학원에 가는 거예요. 평일에 시간이 없어 주말에 몰아서 학원에 가는 친구들은 어떡하나요. 일요일에 학원을 가든 집에서 쉬든 독서실에 가든 학생들이 선택할 일이에요.” 학원 일요휴무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학원을 쉰다고 공부를 쉬겠느냐”라는 회의론이다. 박종덕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은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인터넷 강의와 과외 등도 함께 금지돼야 학원도 동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일요일에 학원 가는 것’ 때문에 건강권을 침해받고 있을까요? 평일 저녁에 쉬고 일요일에 학원에 가는지, 일요일에 인터넷 강의나 과외를 얼마나 이용하는지 등 실태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과외나 스터디카페 등 다른 사교육이 팽창하는 ‘풍선효과’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과외를 받을 수 있는 경제력이 되는지, 학원 대신 갈 수 있는 학습 공간이 지역에 있는지 여부가 학생들에게 격차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학원 대신 과외” vs “풍선효과 크지 않아” 그러나 일부 학생과 학원가에서 나타나는 풍선 효과에 발목 잡힐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 상임위원장은 “고액 과외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일요 휴무제와 상관없이 과외를 받는다”면서 “전체 학원의 파이를 줄여 학원 이용조차 어려운 서민들이 겪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원 학습실에서 강사가 몰래 수업하는 등의 불법 행위는 단속을 강화해 대응할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학원 일요휴무제는 치열한 입시 경쟁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최소한의 쉴 권리는 지켜주자는 일종의 ‘정전협정’이다. ‘사교육 특구’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원 일요휴무제가 사교육이라는 망망대해에 미미하게나마 파장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은 분명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정진후(15)군은 “‘일요일에는 학원을 쉬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요일은 쉬는 날인데 학원에 가는 걸 다들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잖아요. 한 번쯤은 이상하다, 너무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학부모 조미경(46)씨는 ‘일요일 휴무’에 얽매이기보다 다양한 해법을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 “평일 교습 제한을 밤 9시로 당기는 게 아이들의 건강권에 더 절실할 것 같아요. 주말에는 오후 7시까지만 수업하도록 하면 아이들이 집에서 저녁을 먹고 쉴 수도 있겠죠.” 초등학생과 중학생부터 제도를 도입하는 ‘연착륙’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교육청의 학원 일요휴무제 공론화는 이달 말 시작된다. 오는 27일과 다음달 22일에는 학원 관계자 등 이해 당사자들 100명이 찬반 동수로 참여하는 ‘열린 토론회’가 진행된다. 이어 다음달 26일과 11월 9일에는 정식 공론화 절차인 ‘시민참여단 토론회’가 열린다. 서울교육청은 토론회 결과와 연구용역 보고서의 내용을 종합해 연내 결론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정해진 결론이나 방향은 없다”면서 “토론회에서 찬반 양론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저렴한 값에 푸짐… ‘가성비 버거’ 열풍

    저렴한 값에 푸짐… ‘가성비 버거’ 열풍

    가격 최대 2000원 낮춰 2주새 2만개 판매 ‘맘스터치’도 매장 전국 1204개로 급성장 “광고비 최소화·유통 노하우로 가격 인하” 롯데리아 등 ‘전통의 강자들’ 매출 뒷걸음국내 외식업계에 ‘가성비 버거’ 바람이 불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으로 승부하는 ‘가성비 브랜드’들이 버거 시장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오랫동안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독식했던 ‘버거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시장은 이제 기존 패스트푸드, 프리미엄 수제버거, 가성비 브랜드 ‘3강 체제’로 굳혀져 가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가성비 버거 열풍에 불을 지핀 건 지난달 서울 마포구에 1호점을 오픈한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다. 이 매장에서 가장 저렴한 버거 가격은 1900원이다. 기존 패스트푸드 유사 메뉴에 비해 최대 2000원 싸다. 문을 열자마자 음식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가성비버거’ 게시글이 쏟아지더니 버거도 2주 만에 2만개 이상 팔려 나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성비’ 콘셉트를 단순하고 빠르게 전달하고 싶어 이마트에 로열티를 주고 PB브랜드인 ‘노브랜드’ 이름으로 상품을 론칭했다”고 말했다. 이날 스타필드시티 부천에 2호점 낸 노브랜드버거는 연말까지 수도권 지역에 10호점까지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자니 로켓’이라는 수제버거 브랜드를 가진 신세계푸드가 저가 버거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건 ‘가성비 버거’라는 시장의 새 흐름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버거 시장은 맥도날드, KFC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의 독무대였다. 이후 고급 수제버거 열풍이 불면서 SPC가 쉐이크 버거 등을 한국에 들여왔지만 타깃층이 달랐다. 견고했던 버거 시장의 판도는 토종 브랜드 맘스터치 성공 이후 바뀌었다. 2004년 한국 파파이스에서 분사한 맘스터치는 두꺼운 치킨 패티로 저렴하고 푸짐한 버거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 최근 급성장했다. 2014년 전국 500개였던 매장은 지난달 기준 1204개로 늘어났다. 1300여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리아에 이어 업계 2위다. 이 관계자는 “맘스터치를 통해 ‘가성비 버거’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면서 “기존 패스트푸드보다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광고, 마케팅비를 최소화하고 식자재 사업과 유통 노하우를 극대화해 가격을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가성비 버거’의 등장으로 전통의 버거 강자들은 주춤하고 있다. 1위 업체 롯데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8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맥도날드도 수익성 개선 조치로 최근 서울 신촌점과 사당점을 비롯한 20여개 매장 문을 닫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껌 한 통도 카드 결제… ‘현금 없는 사회’ 눈앞

    껌 한 통도 카드 결제… ‘현금 없는 사회’ 눈앞

    영화관 등 ‘현금 없는 매장’도 늘어 작년 가계 보유 현금은 7만 8000원 2015년 11만 6000원서 크게 줄어 5만원권 제외한 지폐 발행도 감소 금융 소외계층·고령층 불편 우려도‘지갑에서 현금이 사라졌다.’ 카드 사용, 모바일 결제 등이 보편화되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성큼 다가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결제 수단이었던 현금은 더이상 지갑이나 주머니 속에서 구경하기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의 ‘경제주체별 현금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가 보유한 현금은 지난해 평균 7만 8000원으로 2015년 11만 6000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유통업계도 현금 사용을 줄이는 추세에 발을 맞추고 있다. 과거에는 카드 수수료가 부담되거나 세금을 덜 내려는 일부 매장에서 카드 결제를 거부했다면 최근엔 반대로 ‘현금 없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영화관 CGV,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패스트푸드 체인점 버거킹 등의 일부 매장은 고객으로부터 현금을 받지 않고 있다. 현금이 아닌 카드, 모바일 간편결제 등을 통한 결제는 증가하는 추세다. 2일 김영진(경기 수원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일평균 결제금액은 2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 이 중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일평균 1조 5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늘었다. 소비 유형별로 살펴보면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가 23%, 공과금과 전문서비스가 9.3% 각각 증가했다. 신용·체크카드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4만 1492원, 2만 2172원으로 3.7%, 1.3% 감소했다. 편의점에서 껌 한 통을 사도 카드로 결제하는 등의 소액 결제가 늘어난 영향이다. 개인 신용카드 전체 이용 건수는 2016년 98억 3611만건에서 지난해 121억 9295만건으로 뛰었다. 카드 정보를 미리 스마트폰에 저장해 두고 비밀번호 입력, 지문 인증 등을 통해 물건을 살 수 있는 간편결제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간편송금·결제 이용 규모는 2016년 100만건, 331억원에서 2018년 480만건, 2075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5만원권을 제외한 지폐 발행은 줄어들고 있다. 김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최근 10년간 상태별 은행권 발행(제조·사용) 현황’을 보면 2009년 23조 4000억원어치가 발행됐던 만원권은 지난해 9조 7000억원에 그쳤다. 5000원권과 1000원권 발행 역시 같은 기간 각각 5000억원, 6000억원에서 3000억원, 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5만원권을 제외하고 시중에 풀리는 지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의원은 “북유럽의 몇몇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미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논의가 세계적인 추세로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지갑에 들고 다니는 현금은 절차 줄어들고 카드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변화를 바라볼 때 현금 자체가 디지털 통화로 대체되는 사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9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한은은 연구 과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지폐 발행 비용의 절감, 지하경제 양성화,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융합) 산업 발전 등의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현금 없는 사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금 없는 사회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현금은 발권 당국이 발행하는 유일한 법화(法貨)인 만큼 일부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거부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금이 사라지면 당장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 소외계층이나 고령층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발권은행인 한은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현금은 익명성을 갖고 있는 데다 여러 지급 수단 중 가장 편리하고 안전하며 신속한 지급 수단으로 평가받는다”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빠른 시일 내 도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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