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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난 남자야, 그냥 다른 남자.” 다큐멘터리 영화 ‘3xFTM(쓰리 에프티엠)’이 새달 4일 개봉한다. 포스터의 글귀대로 영화는 ‘다른 남자’ 3명의 일상을 기록한 작품이다. 다른 남자? 그러니까, 이들은 통상적인 ‘남·여’의 이분법적 인식에서 살짝 비껴서 있다. 모두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살기를 원한다. 눈치챘겠지만 FTM은 ‘여자에서 남자로(female to male)’의 영어 약자이다.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2’에서 ‘1’로 바꾸기까지 그리고 바꾼 뒤에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영화는 이들의 성전환 배경과 과정,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상처와 극복 여정을 속깊은 친구와의 대화처럼 조근조근 들려준다. ●“누군가 한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FTM)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자체가 아예 없잖아요? 그건 존재 자체를 모르는 거고, 그만큼 FTM에 대한 한국사회의 차별과 억압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주죠. 이 다큐는 FTM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일종의 시작점 같은 영화예요.” 개봉을 앞두고 얼마 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일란 감독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두 주인공 김명진, 한무지(이상 가명)씨도 함께 한 자리였다. 감독의 말처럼 ‘3xFTM’은 FTM에 관한 국내 첫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동안 성전환여성(MTF·male to female)에 관해서는 연예인 하리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와 ‘언/고잉 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FTM은 예술 영역에서도 거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한 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도 똑같은 사람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김명진) 영화는 이들이 겪는 열악한 삶의 조건을 잘 드러낸다. 김씨는 2006년 호적상 성별을 바꾸었다. 호르몬 치료만 한 상태였지만, 건강이 안 좋아 수술 받기 힘든 몸이란 병원 진단서를 일일이 제출해내서 이뤄낸 일이었다. 이후 징병검사를 받아야 했던 그는 성별변경 관련 증거서류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에 신체검사에서 바지를 내려야 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결과 성전환자에 대한 징병신체검사 개정을 이끌어냈지만, 손해배상소송은 1심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 중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입사를 위해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에서 ‘여자’자만 지워 이력서를 써낸 그는 얼마 뒤 회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다행히 무혐의 판정으로 끝났지만, 이미 잘린 뒤였다. 다시 들어갔던 대기업에서도 6개월만에 같은 이유로 명예퇴직을 당했다. 요즘 싸우고 있는 대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남자로서 가슴, 자궁을 지닌 것은 장애와 같다.”며 성전환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전환수술 보험 안 되고 부작용 위험 커 한씨는 가슴 절제수술에 이어 최근 자궁 적출수술을 했다. 하지만 성별변경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성별변경을 위해서는 대법원 예규에 따라 성기수술도 해야하지만, 비용이 엄청난데다 부작용의 위험성마저 크다. 영화 속에서 “여성이라 말하고 합격했다. 연봉 2800만원에 내 영혼을 팔았다.”며 절규했던 회사에는 끝내 입사하지 않았다. ‘3xFTM’은 성적소수문화 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가 기획한 커밍아웃 3부작 중 하나다. 이후로 정치인 최현숙씨의 이야기를 담은 ‘레즈비언 정치도전기(홍지유·한영희 감독)’, 4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을 다룬 ‘종로의 기적(이혁상 감독)’이 계속될 예정. ‘3xFTM’은 김 감독에겐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2005년)을 잇는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6년 ‘성전환자 성별 변경 관련법 제정을 위한 공동연대’에 참여하면서 주인공들을 만났고, 그해 가을쯤 활동 성과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면서 이들에게 출연을 제의하게 됐다. ‘3xFTM’을 찍는 과정은 녹록지는 않았다. 주인공들은 심적 부담감 때문에 촬영 도중 한번씩 다 ‘잠수’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안 가 스스로 돌아왔다. 김명진씨는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이 다큐의 끝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좋겠는데, 잃는 것만 있으면 지금 와서 그만둬도 너를 잡지 않겠다.’고요.”라고 회상했다. 조바심 낼 법도 했지만, 감독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단다. “이 다큐에 응할 정도의 사람이면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거라고 봤어요. 제가 끌어들인 것도 있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참여한 거라고 봤죠. 그들의 ‘자기 동기’를 믿고 기다렸어요.” 지난해 4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이후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는 것은 물론 2008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여성영화인모임 다큐·단편 부분 여성영화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규모 상영을 예상하고 만들었던 영화가 일반 극장에까지 걸리게 된 건 관객의 힘이 컸다. 한무지씨는 “FTM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라고 고마워했다. ●“관객에 대한 믿음으로 개봉 용기내” 영화에서 “난 엄마 뱃속에서부터 남자”라고 했던 또 한명의 주인공 고종우(가명) 씨는 이날 아쉽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매체 인터뷰에 대한 부담감과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적소수자들의 정체성이 알려지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듯했다. 김씨와 한씨도 마찬가지 심정이지만, 관객을 믿는다고 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함부로 아웃팅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다만, 우리 모습이 또다른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되긴 해요. 우리 외에도 정말 많은 FTM들이 있으니까요. 이 다큐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FTM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한무지) “영화 카피처럼 우린 그냥 ‘다른 남자’일 뿐이에요. 예전에 여자였기 때문에 조금 더 여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남자일 뿐, 전염병을 가진 사람도 특이한 사람도 아니거든요. 관객들이 우리를 그냥 한 인간으로, 똑같은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김명진)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우리은행 명칭 독점 못한다”

    ‘우리은행’이라는 명칭의 독점적 사용권을 허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우리은행’이라는 상표 등록을 인정할 경우 일반인들이 ‘우리’라는 단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상표 등록을 무효로 판단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국민은행 등 8개 은행이 ‘우리은행’의 서비스표 등록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시중 8개 은행은 지난 2005년 ‘우리은행’이 인칭대명사를 상표화해 ‘우리’라는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를 독점해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친다며 특허법원에 등록 무효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은 은행업, 신용카드발행업 등에서 ‘우리은행’ 상표를 등록한 것은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재무관리업, 홈뱅킹업 등에서는 상표등록이 유효하다고 원고 일부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우리’라는 단어에 대한 일반인의 자유로운 사용을 방해해 공공질서를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 판단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현재 명칭을 쓸 수 없게 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다른 은행도 명칭에 ‘우리’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쪽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을 쓸 것”이라면서 “이미 ‘우리은행’이 널리 알려진 만큼 다른 곳에서 같은 명칭을 사용할 경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지혜 최재헌기자 wisepen@seoul.co.kr
  • “공직자 평가지수 만들어 모니터링을”

    “공직자 평가지수 만들어 모니터링을”

    서울신문 제29차 독자권익위원회가 27일 오전 7시30분 ‘정치와 행정’을 주제로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독자권익위 김형준(명지대 교수·정치학) 위원장과 박용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수석 부회장)·이청수(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심재웅(한국리서치 상무이사)·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이영신(이화여대학보사 편집국장) 위원이 나와 서울신문의 정치·행정·정책 보도와 관련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본사에서는 이동화 사장, 김인철 미디어연구소 부소장, 손석구 미디어연구소 CRM 팀장, 편집국 구본영·서동철 부국장, 곽태헌 정치부장, 임창용 정책뉴스부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전·사후보도 더욱 충실히” 위원들은 서울신문이 특화하고 있는 정책 심층 진단코너인 월요기획 ‘정책진단’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최근 사교육 통제 논란 등 일부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과 사후 보도가 부족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서울신문의 특화된 정치·행정의 경우 ‘어드밴스&애프터(사전 사후보도)’를 통해 한 두달 전 이슈를 먼저 점검하고 재난발생 등 사고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서울신문만의 장관 평가지수를 만들어 공직사회 개각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용조 한국교총 수석 부회장은 “월요일 정책진단은 다른 신문과 차별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 아주 우수하다.”면서 “다만 정책과 국민 간에 이해관계를 부각시켜 국민의 눈길을 잡고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업성취도 평가 등 꾸준히 살펴봐야 할 주요 보도에 대한 사후보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정책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책 보도시 행정부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무비판적으로 몰입하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때처럼 검찰이나 경찰 등의 수사자료에 대한 확인 없는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은 “행정부의 보도자료에 쉽게 매몰되는 경향이 있어 잘못된 사실 관계와 비판을 통한 심층 분석을 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5월1일자 감사원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지방자치단체 행정심판 패소처리 ‘뭉그적’이란 기사는 국민 권익과 매우 밀접한 영향이 있었는데 패소건수나 지자체가 왜 늑장을 부리는지 등 추가 취재가 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6일 보도된 ‘멜라민 파동 후속대책 용두사미’ 기사를 예로 들어 정책의 사후 검증 기능을 평가하기도 했다. 위원들은 특히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 보도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 조문,이념·정파 갈려서야(5월26일)’ 등 편가르기식 대응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사설이 잇따라 실린 것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익명의 정부·검찰 관계자 멘트에 의존해 조각난 ‘쪽지식’ 기사를 올리거나 무비판적 보도에 대한 따끔한 질책도 이어졌다. ●“정치 기사에서 전투용어 지양을”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는 “언론이 장례를 편가르기로 활용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중심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언론에서 낙종의 두려움 때문에 작은 정보들이 증거나 여과 없이 정보 보고형 보도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영신 이화여대학보사 편집국장은 실명보도 원칙과 파키스탄 사태 등과 같은 국제정치와 관련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써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정치기사와 관련, ‘내전, 무혈쿠데타, 입법전쟁, 전열 정비’ 등 전투용어를 쓰지 말 것과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는 기사나 ‘심증보도’도 배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동화 서울신문사 사장은 “좋은 지적이며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분위기에 빠져들지 않고 미리 문제와 대안을 제시하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구당(灸堂) 김남수/오일만 논설위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청와대 시절, 조깅을 하다 다리를 다쳤다. 이런저런 치료에도 차도가 없기에 당시 용하기로 소문난 침구사(針灸師), 구당 김남수옹을 불렀다. 단 한번의 침으로 고쳤다고 해서 구당이 얻은 별명이 ‘한번 침’이다. 그의 시술로 병을 고친 사람들은 대기업 총수부터 일반 서민들까지 부지기수다. 최근엔 위암 투병 중인 영화배우 장진영도 그의 시술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당은 1915년생이니까 올해 94살이지만 도무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자신이 원장으로 있던 청량리 남수 침술원에서 아침 6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종일 서서 진료를 했다고 한다. 그가 밝힌 건강 비결은 매일 아침 팔·다리에 뜨는 ‘보양뜸’이다. 그는 뜸 시술이 값싸고 효과가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뜸자리’라는 의미의 구당(灸堂)을 자신의 호로 삼았다 . 이런 구당이 지난해 9월부터 뜸 시술 활동을 못한다. 침사 자격만 있는 구당의 뜸 치료가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진료를 계속하겠다는 소망에서 서울시에 낸 침사 자격정지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20일 패소했다. 법적인 관점에서 구당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1914년 일제가 침(針)사와 구(灸·뜸)사를 구분했으나 우리 정부는 1951년 침구사로 통합시켰다가 곧바로 이 자격증을 폐지했다. 침사 자격증만 가진 구당은 구사 자격증을 따고 싶어도 딸 수가 없는 처지다. 침과 뜸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은 한의사 업계에서도 인정한다. 밥을 먹을 때 반찬과 같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법과 현실의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현행법의 법리 해석을 우선시해야 하는 법원의 입장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구당은 많은 임상실험으로 제도권 한의학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 측면도 없지 않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인산(人山) 김일훈(1909∼1992년) 선생도 평생 무면허 시술을 펼친 인물이지만 ‘죽염 치료’라는 독특한 의료 이론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한국의 한의학이 세계로 나아가려면 제도권 한의학과 민간 의학의 장점이 결합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진정한 실사구시요 실용주의라고 생각해 본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93년만의 사과… 소록도 세상으로 돌아오다

    “사회적 냉대와 차별, 편견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온 한센인과 가족에게 정부를 대표해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16일 전남 고흥군 국립 소록도병원에서 열린 ‘제6회 전국 한센가족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한센병 병력자와 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현직 총리가 소록도를 공식 방문해 한센인 고통을 위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문둥병·나병이라 불리는 한센병 병력자 2만여명은 1915년부터 1963년까지 소록도와 집단촌(89곳)에 격리돼 감금·폭행·낙태 등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 유전되지 않고 치료약만 먹으면 1~2년 만에 완치되는데도 한때 병을 앓았다는 이유로 냉대와 편견을 견뎌야 했다. 차별과의 첫 싸움은 2003년에 시작했다. 일본과 한국 한센인권변호인단의 지원을 받아 소록도 한센인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인권 침해 소송을 낸 것이다. 2005년 10월 일본 법원에서 패소 판결이 나오자 한센인 1000명이 서울 종묘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본은 관련 법을 개정해 1인당 800만엔(환율에 따라 8000만~1억 2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센인이 난생 처음으로 세상의 차별과 맞서 승리한 것이다. 17일 현재 소록도 한센인 124명을 포함해 426명(청구인 453명)이 보상금을 지급받았다. 일제 강점기 피해자에 대해 일본 정부가 보상한 유일한 사례이다. 승리의 열매는 달콤했다. 11살 때부터 소록도에 살아온 김용덕(80) 할머니는 냉장고와 세탁기, 김치냉장고를 장만했다. “손가락도 없는데 빨래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소원 풀었다니까.” 냉랭한 외지인의 시선도 달라졌다. 버스를 태워주지 않아 걸어다녔는데 요즘 시내에 나가면 음식점이며 옷가게며 어서 오라고 반긴다. 주말이면 조용하기만 하던 섬이 친척과 아이들 웃음소리로 활기가 넘친다. 김정행(69) 원생자치회 회장은 “우리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센인은 2007년 10월 제정된 ‘한센인특별법’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 제정 취지와 달리 보상 대상과 범위가 좁고 한센인이 피해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기에 보상자가 기껏해야 100여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관측됐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타이완처럼 객관적인 사실만 확인되면 일괄 보상하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총리의 공식 사과로 한센인의 법 개정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록도(고흥)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10년 섹스리스 개선의지땐 이혼불가”

    결혼 뒤 10년 동안 성관계를 갖지 않은 부부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이혼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서울가정법원 가사10단독 김현정 판사는 30대인 남편 A씨가 30대 부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1999년 5월 결혼한 뒤 몇 차례 성관계를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계속해서 ‘섹스리스’로 살아 왔다. A씨는 “부인이 결혼기간 내내 설명도 없이 성관계를 거부했고, 안일한 경제관념과 사치 때문에 고통받았다.”면서 “부인이 시가쪽 일에 대해 무조건 반감을 가져 더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A씨 부부 사이에 성관계가 없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책임을 부인에게 돌릴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B씨는 오히려 “성관계 실패 뒤 노력을 했지만, 남편이 의도적으로 성관계를 회피했고 아이를 갖자고 해도 경제적 이유로 반대했다.”고 했다.재판부는 "부부 사이에는 직접적인 성관계만 없었을 뿐 2007년 1월까지는 비교적 다정하게 원만한 결혼생활 유지해 왔다.”면서 “B씨는 결혼 생활의 유지를 바라면서 성문제에 대해 전문가 상담, 치료 등 모든 노력을 할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부의 경우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파탄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취지 어긋나게 써도 기부약속 지켜야”

    기부한 돈이 기부 목적대로 쓰이지 않았다고 해서 나머지 기부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제5민사부(고재민 부장판사)는 7일 송금조 ㈜태양 회장 부부가 부산대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송씨 등은 이 기부금을 ‘부담부증여’로 전제, 부산대가 기부금을 제2캠퍼스(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사용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증여계약을 해제하고 나머지 기부금을 출연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증여는 부담부증여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담부증여란 특정한 이행 조건을 단 증여를 말한다. 재판부는 또 “송씨 등은 부산대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도 주장하지만 송씨 등의 인격까지 손상됐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소송 제기 시효(6개월)도 지난 만큼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지법 백태균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기부받은 쪽이 기부금을 기부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기부 약속을 해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기부금을 기부목적대로 썼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 부부는 2003년 10월 부산대에 양산캠퍼스 땅값으로 사용해 달라며 당시 기부사상 최고액인 305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고, 2006년 8월까지 195억원을 냈다. 그러나 학교측이 땅값이 아닌 건물 신축 비용 등으로 사용하자 지난해 7월 남은 기부금을 줄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지자체 행정심판 패소 처리 ‘뭉그적’

    경기도 남양주시는 지난 2006년 주민 A씨로부터 시내 버스회사가 운영 중인 버스 대수 등을 공개해달라는 정보공개청구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남양주시는 버스회사의 영업기밀을 침해할 수 있다며 기각 처분을 내렸고, A씨는 행정심판을 제소했다. 행정심판 결과 남양주시는 ‘정보공개청구를 기각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2년이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의 감사에 적발됐다.경기도 평택시는 지난 2007년 한 건설업체가 제출한 ‘교통영향평가서’가 미비하다며, 반려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행정심판위원회는 “교통영향평가서 반려 처분은 도지사 권한인 만큼, 평택시가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반려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평택시는 판결을 받고도 1년이 넘도록 새 처분을 내리지 않고 있다가 역시 행안부 감사에서 적발됐다.지방자치단체들이 잘못된 행정처분을 내려 이를 취소하라는 행정심판 판결을 받아도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행 ‘행정심판법’ 등엔 지자체는 행정처분 취소 판결을 받으면 즉시 새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행안부가 지난해 10~11월 경기도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남양주·평택·성남 등 모두 11개 시·군이 행정심판에서 행정처분 취소 판결을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지난달 30일 드러났다. 성남시 등은 민원인들이 새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구해야 마지못해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방학변전소 허가’ 속앓는 도봉구

    ‘방학변전소 허가’ 속앓는 도봉구

    서울 도봉구가 지역에 들어설 방학변전소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변전소에 건축허가를 내주었건만, 주민들이 야속하게 뜻을 몰라주고 연일 반대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공익시설에 대한 전형적 ‘님비(NIMBY·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 현상이라 여러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구, 건축주와 1년 법정분쟁 27일 도봉동 62 방학변전소 공사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 50여명이 공사장 정문을 막았다. 주민들은 손에 ‘불법 복합변전소 절대반대’ 등이 적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지난 23일에는 구청으로 몰려가 구청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여 민원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그동안 도봉구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방학변전소 건립을 막기 위해 행정소송 제기, 공사중단 지시, 시정 통보 등 다각도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5일 서울고등법원이 ‘건축허가(설계변경)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도봉구는 어쩔 수 없이 ‘건축허가’를 내줬다. 최선길 구청장은 “주민들의 뜻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공사중단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법과 원칙이 있으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결국 비통한 심정으로 건축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타운 전기수요 늘어 설치시급” 방학변전소 부지는 1998년 삼영모방 공장이 이전하면서 쓸모없는 나대지로 사실상 방치됐다. 구는 2007년 7월 목욕탕, 창고 등 용도로 건축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건축주가 돌연 골프연습장과 변전소 등으로 건물의 용도를 바꾸겠다는 신청서를 구청에 접수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도봉구는 주민들의 뜻과 요구에 따라 설계변경을 승인하지 않았고, 또 주민감사청구도 받아들여 ‘공사중단 지시’를 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건축주는 지난해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구는 1심에서 패소했다. 그래도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하고, 건축주와 한전에 건축 취소를 권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뛰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154㎸급 옥내형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극히 미미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전혀 없고 도봉구 일대는 법조타운 건립 등 신규 수요전력의 증가로 추가적인 변전소의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주민들이 주장하는 전자파에 의한 건강 피해, 행정절차상의 오류, 재산 가치 하락 등보다 ‘전기’라는 필수공공재의 원활한 공급에 무게들 둔 것이다. 법원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인근 주민에게 미치는 유해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최 구청장은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법원의 판결은 유감이지만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변전소를 좀더 지하 깊이 설치하고 엄격한 행정적 감시로 주민 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도서관 자리독점 제재 정당” 서울시립대생 학교 상대 패소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한승)는 도서관 자리를 ‘독점’하려다 도서관 출입 정지 등 제재를 받은 서울시립대 학생 10명이 학교를 상대로 낸 도서관규정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이들은 지난해 9월 자리를 맡기 위해 중앙도서관 열람실 좌석에 책을 놓아둔 채 귀가했다가 개인 물건 방치를 금지하는 도서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도서관 출입 및 자료 대출 30일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이들은 “도서관 규정 개정에 학생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다른 학교 도서관에는 개인 물건 방치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목적이 도서관 좌석의 장기 선점에 따른 이용자들의 불편과 불이익 예방이라는 점 등에 비춰 도서관 출입 금지 등 제재가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문근영 빨치산 비방은 색깔론”

    보수논객 지만원씨가 지난해 기부 선행으로 주목받은 톱스타 문근영씨에 대해 ‘빨치산’을 들먹인 비방은 색깔론이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부장 김성곤)는 17일 지씨가 “발언을 왜곡해 보도했다.”며 SBS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씨는 지난해 11월 문씨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년간 8억 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공개되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기부천사 만들기, 좌익세력의 작전인가’, ‘문근영은 빨치산 선전용’ 등의 글을 올렸다. 이에 SBS가 “색깔론까지 들고 나와 비방했다.”고 보도하자 SBS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소송을 제기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의 글은 문근영의 기부행위에 빨치산 선전 등의 어떤 목적이 있었다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서술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뚝섬 ‘노른자위’ 4구역 1만9000㎡ 공매

    서울시의 뚝섬 개발과 함께 ‘금싸라기 땅’으로 떠오른 뚝섬상업용지 4구역 1만 9002㎡가 공개 매각된다. 시는 뚝섬상업용지 4구역 1만 9002㎡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www.onbid.co.kr)을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15일 밝혔다. 뚝섬 서울숲과 인접한 4구역은 지하철 뚝섬역이 가깝고 한강 조망권이 뛰어나 2개 감정평가기관에 감정평가를 의뢰한 결과, 매각 예정가격이 3880억원으로 나왔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이달 20일부터 27일까지 입찰서를 접수한 뒤 28일 낙찰자를 선정하고 다음달 8일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자세한 입찰 정보는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의 공고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땅은 지난 2005년 ㈜P&D홀딩스가 4440억원에 낙찰받아 계약금 444억원을 냈지만 잔금을 제때 치르지 않아 2007년 매매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P&D홀딩스는 계약자 지위를 유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까지 갔지만 지난해 10월 패소확정 판결을 받았다. 시는 매각 대금을 경제 활성화를 위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의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땅은 용적률 600%를 적용받아 회의장, 산업전시장, 숙박시설(관광호텔) 등 최고 250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법원 “음주운전 사망해도 보험금 100% 줘야”

    약관상 보험금 지급 감액 사유인 음주 운전 사고로 사망했다고 해도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부장 박경호)는 12일 그린손해보험이 음주 교통사고로 숨진 A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3년 매달 10만원씩 내는 ‘무배당 다보장 상해보험’에 들었다. 이 보험 약관에는 음주나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사망할 경우 보험금의 20%만 지급한다는 ‘감액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그런데 A씨는 지난해 10월 강원 홍천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382% 상태로 화물차를 운전하다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보험사는 감액 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6000만원 가운데 20%인 1200만원만 지급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 조항이 특약으로 보험 계약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한 상법 규정에 어긋난다며 보험금 전액을 달라고 요구했고, 보험사는 보험금을 더 주지 않아도 된다는 확인을 구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상법 732조는 ‘사망보험은 사고가 계약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생긴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인한 인사 사고일 경우 감액조항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캐나다産 쇠고기 재개방 ‘포문’

    캐나다産 쇠고기 재개방 ‘포문’

    캐나다가 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우리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함에 따라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양국간 통상분쟁으로 비화했다. 캐나다는 2003년 자국에서 광우병(BSE)이 발병한 이후 우리나라에 수출을 하지 못했지만 2007년 국제수역사무국(OIE)로부터 광우병 통제국으로 인정받으면서 우리나라에 수입 재개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캐나다의 WTO 제소에 맞서 우리 정부는 최대한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마냥 빗장을 걸어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터라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加 “미국산은 되고 왜 우리 쇠고기는 안 되나” 캐나다 정부는 지난 9일 WTO에 캐나다산 쇠고기의 한국 시장 접근 문제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측은 10일 “한국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언제 해제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어 WTO의 분쟁해결 협의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가 요청한 ‘협의’ 단계는 WTO 분쟁해소 절차 중 1단계다. 당사자들은 요청이 접수된 날로부터 30일 안에 협의를 시작하고, 60일 동안 이견을 조정하게 된다. 협의 단계에서 합의에 실패하면 2단계로 회원국들로 구성된 패널의 평가를 받는다. 패널보고서에 불복할 경우 3단계로 상소절차가 이뤄진다. 이 모든 단계는 일반적으로 2년 정도 소요된다. 캐나다산 쇠고기는 2003년 수입금지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 국내 수입쇠고기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캐나다는 2007년 5월 미국과 함께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등급을 받은 뒤 쇠고기시장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재발하면서 현지 역학조사가 실시됐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문기구인 가축방역협의회는 지난달 말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캐나다의 광우병 발생 상황 등을 고려, 향후 캐나다와의 기술협의 때 신중히 검토해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국민 건강 위해 강경 대응해야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캐나다가 (쇠고기) 협상 기간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대한 당당하게 대응하고, 캐나다와 양자 협상이 가능하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장관은 “그동안 (WTO에) 제소된 사건들을 보면 국제 관계에선 과학적·합리적인 측면만 보기 때문에 소비자와 국민 정서는 감안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OIE로부터 광우병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인정받았고, 똑같은 광우병 통제국인 미국 쇠고기는 수입하고 있어 캐나다 쇠고기를 거부할 명분이 적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예산까지 써 가면서 ‘OIE 통제국인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언론 광고까지 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WTO에 가면 거의 지는 만큼 우선 개방한 뒤 국민을 설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미국과 캐나다는 성장호르몬 문제 때문에 EU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다가 WTO에서 패소했지만 부담금을 물면서까지 문호를 열지 않고 있다.”면서 “농식품부 장관이 미리 ‘제소당하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발언하는 것은 국민 건강은 물론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캐나다에 종속돼 있는 게 아닌 만큼 캐나다산 목재나 농산물 등에서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타협을 찾는 등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뉴스플러스] “군회식 폭행 정신질환 국가유공자”

    군대 회식자리에서 구타를 당해 정신질환을 앓게 된 것은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강모(54)씨가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유공자등록 불인정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대법원은 “구타를 당해 의식을 잃은 이후 갑자기 정신분열 증세를 보인 만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서 원심 판단을 뒤집고 강씨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 ‘탈영’ 젝스키스 이재진 한달만에 잡혀

    ‘탈영’ 젝스키스 이재진 한달만에 잡혀

     지난달 초 탈영한 뒤 행적이 묘연했던 그룹 젝스키스 출신 이재진(30·일병)씨가 탈영 1개월여만인 8일 낮 대구에서 군 당국에 체포됐다.  군 관계자는 “이 일병이 이날 오후 2시 50분쯤 대구 인근 숙박업소에서 나오다 육군 헌병대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체포 당시 이씨는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 헌병부대로 압송된 이씨는 현재 탈영 경위와 그간 행적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일 질병 치료를 이유로 청원 휴가를 나온 뒤 부대 복귀일인 지난 달 6일까지 복귀하지 않아 근무이탈 혐의로 수배됐다.탈영 후 1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일각에서는 이씨가 사고를 당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퍼지기도 했었다.또 그가 군 입대 후 우울증을 앓았으며,군 병원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영 전 자살시도를 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06년 게임개발 업체에서 산업체 기능요원으로 복무하다 병역비리조사에서 부실 복무 혐의가 드러나 현역 재입대 판정을 받았다.그는 산업기능요원 편입 취소 및 현역 입영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취소소송을 냈지만 원고 패소 판결을 받고 지난해 육군에 재입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가수 이재진 열흘째 軍 미복귀…헌병 수사
  • 정부-지자체 무단점유 토지 맞교환

    정부-지자체 무단점유 토지 맞교환

    정부기관인 경찰청, 국립현대미술관, 국방부, 헌법재판소가 들어서 있는 땅중 일부는 서울시 소유다. 반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은 정부 땅에 건물을 세워 자기 것처럼 사용한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상대 땅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기 이전 정부와 지자체는 별다른 계약도 없이 공유지에 건물을 짓고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서울시가 사용 중인 자신들의 땅(145만㎡·시가 6250억원 추정)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도 시 소유 대지(172만㎡·6333억원 추정)를 무단으로 쓰면서 상대방(서울시)에만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 행정력 낭비사례 정부와 각 자치단체가 서로 점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 전국 단위의 맞교환이 추진된다. 정부는 2006년 7월부터 지자체가 사용 중인 국유지에 대해 변상금과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들이 이에 반발해 소송에 나서고 있어 대표적 행정력 낭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7일 “올해 초부터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중심이 돼 정부와 지자체간 상호 점유재산 문제 해결을 위한 ‘국·공유지 상호교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16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정부-지자체 간 상호 점유재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자체별 점유재산 현황 파악이 끝나는 대로 맞교환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 이르면 내년부터 청사 등 공용 목적으로 쓰고 있는 무단 점유 토지에 대한 변상금과 사용료를 면제해 줄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지자체와 국가기관 간 재산가치가 비슷한 토지를 맞교환해 상호 점유재산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기획재정부에 보고된 정부-지자체 간 상호 점유재산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2조원 정도다. 여기에 아직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서울, 경기, 충남·북 등의 자료가 더해지면 4조~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단점유 변상금 부과…뻔한 소송대란 정부-지자체 간 점유재산 갈등은 20 06년 모든 국유지를 정부기관인 자산관리공사가 맡아 관리하면서부터 나타났다. 공사는 지자체가 관리하던 국유지 중 청사나 어린이집 등으로 활용되는 토지에 대해서도 변상금과 사용료를 물리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지자체들은 “공공 목적으로 수십년간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던 땅에 하루아침에 무단 점유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변상금을 부과하는 처사를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정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실제 서울 중구청의 경우 구 청사 일부(809㎥)가 국유지를 점유해 정부로부터 변상금 11억원을 부과받자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0월 패소했다. 결국 변상금과 별도로 정부에 50억원을 지불, 해당 토지를 사들여 사건을 마무리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들 역시 정부가 무단 점유한 토지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정부와 지자체 간 소송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지자체 간 상호 점유재산에 대한 합리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바둑판 송사’ 패소 윤기현 9단 프로기사직 사퇴

    명품 바둑판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서 패소했던 윤기현 9단이 프로기사직에서 물러났다. 재단법인 한국기원은 26일 정기이사회에서 윤 9단이 전날 제출한 사퇴서를 최종 수리했다고 밝혔다. 윤 9단은 2004년 7월 지병으로 숨진 김영성 전 부산바둑협회장이 생전에 기증했다며 억대의 명품 바둑판을 놓고 김 전 회장의 유족과 소송을 벌였으나 지난달 대법원은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종합할 때 한 세트를 기증받았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유족들의 손을 들어 줬다. 일본 유학파 출신으로 1951년 입단한 윤 9단은 1972년 당시 1인자였던 김인 9단을 꺾고 국수에 올랐고, 이듬해까지 2연패했던 바둑계의 원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장동건, 임창정에 일조권 소송 패소

    배우 장동건과 가수 최성수가 법정 싸움에서 배우이자 가수인 임창정에게 패소했다.민사합의14부(부장 임채웅)는 장동건 등 서울 서초구 잠원동 A아파트 주민 15명이 임창정 등 13명을 상대로 낸 일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임씨 등은 지난해 3월, A아파트와 27~42m 떨어진 건물(지하 1층, 지상 9층)을 헐고 지하 2층, 지상 16층의 건물을 신축했다. 건물이 들어서자 아파트 시야가 가려지고, 햇빛도 덜 들어왔다. 장동건 등 주민들은 아파트 값이 하락했다며 880만∼8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신축 건물의 조망권, 일조권 침해가 수인한도(受忍限度·피해를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앞서 법원은 고 최진실 등이 임씨 등을 상대로 낸 일조권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했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장동건, 임창정에 ‘일조권’ 싸움 패소

    장동건, 임창정에 ‘일조권’ 싸움 패소

    배우 장동건(사진 왼쪽)과 가수 최성수가 임창정(오른쪽)과의 일조권 싸움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장동건과 최성수 등 서울 서초구 잠원동 A 아파트 소유자 15명이 임창정 등 1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했다. 장동건 등 15명은 임창정 등 13명이 A아파트 인근에 2007년 3월부터 신축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3월 공사를 마친 후 일조권 등을 침해받아, 건물 가치가 떨어졌다며 880만원~83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아파트의 채광과 조망 등이 일부 방해 받았다 하더라도 수인한도(환경권의 침해나 공해, 소음 따위가 발생해 타인에게 생활의 방해와 해를 끼칠 때 피해의 정도가 서로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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